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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부모·학생 등 반발 “결국 다른 학생이 피해”… 공교육 불신

    교사가 특정 학생들의 중간고사 답안지를 고쳐 준 동영상이 공개되자 학부모와 학생들은 “공교육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는 “교사의 그런 행위가 학생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답이든 아니든 그렇게 몇몇 아이들만 불러서 수정하는 것 자체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고교 3년생 자녀를 둔 정수연(46·여)씨는 “학부모라면 누구나 그 교사가 해당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대가를 받았다고 여길 것”이라면서 “내신점수 1~2점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병들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시선도 싸늘했다. 비봉고 한 학생은 “엄격하게 평가하면 오답 처리가 될 수도 있는 문제를 교사의 지시로 고쳐 정답으로 처리하면, 결국 피해는 다른 학생이 입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 학교뿐이겠느냐.”고 말해 공교육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교육 전문가들의 지적도 다르지 않았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교육 현장에서 지켜야 할 룰을 깨뜨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학교에는 객관성, 합리성, 능력주의라는 가치와 온정·인간주의라는 상반된 가치가 동시에 작동한다.”면서 “학생들을 평가할 때는 엄격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야 하고, 학생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때는 온정적으로 다뤄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시험은 온정주의를 배제, 객관적·합리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교육의 근간이 무너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친이상득계·친이재오계 ‘원내대표 경선 후유증’ 속내

    친이상득계·친이재오계 ‘원내대표 경선 후유증’ 속내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한나라당 주류 친이명박계의 양대 축이었던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 장관 측에서 ‘배신당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양측 모두 갈등 확산을 경계하고 있지만 앙금까지 씻을지는 미지수다. 친이상득계와 친이재오계 의원을 각각 만나 속내를 들어 봤다. ■ 친이상득계 이춘식 의원 “투표 때 사전 합의 없었는데 배신이라니…” “사전 합의도 없었는데 배신이 말이 되나?” 한나라당의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이춘식 의원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재오 특임장관 측근 인사들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상득계 의원들이 이재오계를 배신한 채 비주류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이렇게 반문했다. ●친이계 두 후보 마찰이 패인 이 의원은 “안경률(이재오계) 후보나 이병석(이상득계) 후보 중 한명이 결선 투표에 올라가면 그 사람을 밀어주자는 사전 합의조차 되지 않았다.”면서 “배신은 합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지, 의원들이 자유롭게 투표한 것을 놓고 배신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비주류였던 황우여 후보가 당선된 것은 친이계로서 큰 충격”이라면서도 “친이계 두 후보 간 마찰이 너무 컸던 게 결정적인 패인”이라고 말했다. 2~3개월 전부터 시작된 마찰은 이상득 의원이나 이재오 특임장관이 나서도 단일화가 되지 못할 정도로 악화됐고, 이병석 후보를 밀었던 친이계 의원들이 결선 투표에서 황우여 후보를 지지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이상득 의원은 단 한 통의 전화도 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중립을 지켰다.”면서 “만약 이 의원이 이병석 후보를 밀기로 작정했다면 1차 투표에서 33표 밖에 못 얻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 의원이 개입했다면 벌써 소문이 파다했을 것”이라면서 “당이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개입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장관에 대해 “두 분 모두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지만 정치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호불호가 뚜렷한 이재오 특임장관은 세력을 만들고 확장하는 스타일이지만, 이상득 의원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스타일이란 설명이다. ●全大때 친이계 재결집 가능성 이 의원은 이어 “당권을 놓고 겨루는 전당대회에서 친이계가 재집결할 수 있다.”면서 “해프닝으로 끝날지도 모르는 원내대표 경선만 놓고 친이계가 몰락했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이춘식 의원은 이상득계이지만 이재오 장관과도 소원한 관계는 아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친이재오계 권택기 의원 “총선불안 때문… 李·李 갈등 문제 아니다” “이제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면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드러난 친이계 결집표) 64명의 중심축도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가까운 권택기 의원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내년 총선에 대한 의원 개개인의 불안감이 표출된 것이지, 이 장관과 이상득 의원 간 갈등에 의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범친이계 60여표로 줄어든 건 충격 경선 직후 이 장관의 “배신은 한번으로 족하다.”는 언급이 이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강한 어조로 부정했다. 권 의원은 “이명박정부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단 사람들이 미래 권력을 향해 (친이계에서) 이탈하는 것을 보고 한 말”이라면서 “이 의원의 지시로 표가 이탈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강제로 시킨다고 따르는 의원이 어디 있느냐.”면서 “갈등·분열 중심으로 보는 외부의 표 계산과 이탈에 초점을 둔 친이계 내부의 표 계산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권 의원은 “이 장관과 이 의원이 갈등 관계처럼 비쳐지는 데는 정치 스타일의 차이 때문”이라면서 “이 장관은 앞에서 치고나가는 반면 SD는 뒤에서 묶어나가는 스타일이다. 이 외에는 두 사람이 첨예하게 나뉜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이재오계의 몰락으로 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권 의원은 “64명 중 대부분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인데, 자꾸 이재오계라고 하니 이를 부정하는 의원들도 나오는 것”이라면서 “이 장관 역시 좌장일 뿐 자기 계파·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미 FTA 등 역할 부분 있을 것 그는 다만 “그동안 범친이계는 100여명이라는 게 대체적 흐름이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80여표를 예상했는데 60여표까지 줄어든 것은 큰 충격”이라면서 “이는 현실 인식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라고 인정했다. 권 의원은 “당분간 친이계는 묵언수행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나 추가 감세 철회, 내년도 예산안 문제 등을 놓고 역할할 부분이 반드시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사설] 성남시 ‘이숙정 사건’ 처리 적반하장이다

    경기도 성남시가 이숙정 시의원이 행패 부린 장면을 공개한 판교동 주민센터의 동장을 사실상 좌천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성남시는 그제 조모 동장을 다른 구 동장으로 전보조치했다가 곧바로 ‘시민행복특별팀’으로 인사했다고 한다. 그 팀은 역량 미달 등 이른바 문제 공무원들이 가는 곳이라니 누가 봐도 보복성이 짙어 보인다. 성남시의 이번 인사는 적반하장 격이다. 자신을 몰라본다는 이유로 직원에게 서류더미를 던지며 행패를 부린 이 의원은 멀쩡한데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도리어 동장에게 죄를 묻는 것이 정당한 행정행위인가. 성남시의회 민주당 시의원들은 이미 이 의원에 대한 제명징계 요구안을 두번이나 무산시켜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은 바 있다. 그것도 모자라 민주당 출신 이재명 성남시장까지 한통속이 돼 의회 편을 드는 인사를 하다니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이 따로 없다. 이 시장은 취임 직후 나랏돈 5400억원을 못 갚겠다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더니만 무상급식도 모자라 무상교복까지 들고 나온 포퓰리스트 아니던가. 이번 사건 처리과정을 보면 민주당은 공당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나 진배없다. 한때 도둑질한 시의원까지 감싸며 중증 도덕불감증을 보인 민주당의 행태는 갈수록 태산이다. 성남시 인사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고 본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주민들을 최일선에서 접촉하는 동장 길들이기 차원에서 본때를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친(親) 한나라당 성향의 동장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고, 민주당으로 말을 갈아타라는 줄서기를 강요한 것 아니겠는가. 지난 정권에서 한나라당이 휩쓸던 지방권력이 지난해 지방 선거에서 민주당 쪽으로 대거 넘어간 것은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의 결과다. 민심은 안중에도 없고 오만하게 지방권력을 휘두르다 매를 맞은 것이다. 지금 민주당이 하는 짓이 꼭 그 꼴이다.
  • 이상득 “MB 포용정치 할 것”

    이상득 “MB 포용정치 할 것”

    대통령 특사로 남미 방문 길에 오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 중도 실용노선으로 포용하는 정치를 해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상득 계보 형체도 없다” 이 의원은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교민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내의 정치적 안정이 중요하다.’는 한 교민의 질문에 사견임을 전제로 “국민이 화합, 국익 위주로 컨센서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9일 그의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은 이재오 특임장관의 ‘배신’ 주장과 관련, “이른바 이상득 계보의 형체가 남아 있기는 하냐.”고 반문하면서, “이 의원은 자칫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해 엄정 중립을 강조했었다.”고 소개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이 의원이 이번 LA 방문에서도 “나는 지난 2009년 8월부터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자원외교에만 치중했다. 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등 17개국을 11차례 방문해 17명의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간담회 개최에 대해서는 “LA는 자원외교차 10여 차례 경유했어도 한 번도 교민들을 만나지 못했다.”면서 “외국에서 열심히 생활하며 모국에 기여하는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치 중단 자원외교만 치중 이 의원은 이어 “한국의 산업화가 발전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미국과 유럽, 일본에 비해 뒤처져 있다. 우리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원자재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강석호·이은재 의원, 이서희 LA 민주평통회장, 스칼렛 엄 LA 한인회장, 이창엽 새 LA 한인회장, 김춘식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이재오 “배신당한 건 한번으로 족하다” 지역구서 거취 고심

    이재오 “배신당한 건 한번으로 족하다” 지역구서 거취 고심

    이재오 특임장관이 9일 칩거에 들어갔다. 집무실에도 나오지 않았다. 평상시처럼 이른 아침 지하철을 타고 출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층 체력단련실에서 1시간 동안 운동만 하고는 다시 지역구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 주에는 약속된 일정만 소화하고 대부분 지역구에 머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희생양이 직업 아니다” 이 장관은 자신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27 재·보선 참패와 지난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패배의 책임이 자신에게 집중되고 있는 데 따른 부담감이 꽤 크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 3개국 순방에서 돌아오는 이달 중순쯤 거취 결정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측근은 “임명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긴 하지만 당사자로서 본인의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장관의 직업이 ‘희생양’은 아니지 않으냐.”고 푸념했다. 이 장관 역시 경선 이후 사석에서 “배신은 한번으로 족하다. 희생양도 한번이지, 희생양이 직업은 아니지 않으냐.”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선 전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허 참 그게 아닌데’라고 웃어넘겨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면에 원내대표 경선 결선투표에서 중립진영인 황우여 후보 쪽으로 돌아선 이상득계에 대한 서운함이 묻어났다. 이 장관은 2008년 5월 18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이상득 의원과 갈등을 빚다가 미국행을 택한 바 있다. 이 장관은 다만 특임장관직 사퇴를 현실 정치 복귀 코스로 설정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측근은 “이 장관의 고민은 국정운영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차원”이라면서 “물러나더라도 당지도부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 “여의도 돌아가지 않을 것” 한 친이계 의원도 “‘여의도 정치’에 매몰되어선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면서 “국민의 뜻을 좇아 좋은 정책을 만들고 체감할 수 있게 하다 보면 자연히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특임장관직에서 사퇴하더라도 세를 결집해 당권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당분간 민심 현장에서 큰 정치를 향한 밑그림을 그릴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결혼식 당일 도망친 신부, 그 대가는?

    결혼식 당일 도망친 신부, 그 대가는?

    결혼식 당일 신부가 새로운 사랑을 찾아 도망치는 장면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대부분 로맨틱하게만 그려지지만 현실에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결혼식 당일 약혼자에게 버림받은 이탈리아의 한 남성이 정신적 충격과 금전적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신부에게 50만 유로(한화 7억 8000만원)을 요구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에 따르면 ‘리카르도’라고만 알려진 32세 남성은 로마 외곽의 한 성당에서 결혼식을 하기로 돼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신부의 오빠가 결혼식 1시간이 지나서야 “신부가 다른 남자와 도망쳤다.”는 사실을 알려왔기 때문. 약혼자에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서 수많은 하객들 앞에서 망신을 당한 이 남성은 유능한 변호인단을 구성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장에서 이 남성은 “결혼식과 피로연, 파티 등을 열고 그녀의 취향에 맞게 신혼집을 꾸미느라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었다.”고 금전적 손실을 배상할 것을 요구했으며 도덕적인 배신과 정신적 충격에 대한 위로금을 달라고 주장했다. 리카르도의 변호사 안나 오레치노는 “나의 고객은 결혼식의 수많은 하객들 앞에서 어떤 언질도 받지 못한 채 1시간이나 수모를 당해야 했다.”면서 “정신적 치료비 12만 유로(1억 8000만원)을 포함해 50만 유로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돌아온 박근혜 당분간 신중한 행보?

    돌아온 박근혜 당분간 신중한 행보?

    여권의 ‘새판 짜기’가 가시화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언제부터 전면에 나설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소장파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연합해 친이(친이명박)계 주류 후보를 탈락시킨 만큼 박 전 대표의 행보가 당의 진로를 좌우할 수 있다. 친박계는 일단 현 상황이 친박계의 득세나 주도권 장악으로 보이는 것을 경계한다. 위기에 몰린 친이계를 자극해 또 다른 계파 갈등을 유발할 수 있고, 당권에 욕심낸다는 인상을 줄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박계는 당분간 계파색을 자제한 채 소장파와 함께 쇄신을 화두로 연합전선을 펼 가능성이 크다. 한 친박 의원은 “누가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면서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권력투쟁의 기회로 삼는다는 느낌을 주면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신중한 행보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특사로 유럽 방문을 마치고 8일 귀국한 그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황우여·이주영 의원이 각각 선출된 것과 관련, “축하드리고 국민 뜻에 부응해서 잘 하시길 바란다.”고만 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그리스를 방문 중이던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중요한 선거들이 있고 하니 아무래도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친박 진영은 이를 “총선 정국이 되면 그때 자연스럽게 나서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꾸려질 총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간판’으로 선거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 같은 시간표가 박 전 대표의 심사숙고 끝에 나왔기 때문에 당내 정치환경이 변했다고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이재오 “분노·배신 웃어넘겨라” 트위터 글

    이재오 “분노·배신 웃어넘겨라” 트위터 글

    4·2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침묵을 지켜 왔던 이재오(얼굴) 특임장관이 당내에서 제기되는 책임론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장관은 3일 트위터에 “아들아, 가슴 깊이 분노가 치밀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 하늘을 보고 허허 웃어 보아라.”,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허참 그게 아닌데’ 하고 웃어 넘겨라.”는 글을 올렸다. 아들에게 충고하는 식의 글이지만, ‘분노’와 ‘배신’ 등 예사롭지 않은 표현을 쓴 것은 주류 퇴진론 등 자신을 겨냥한 움직임이 나오는 데 대한 불쾌감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장관은 재·보선 이후 현안과 관련된 언급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던 터라 분노와 배신의 주체가 누구인지 등을 두고 이 글이 더욱 시선을 끌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광장]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는 국민이다/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는 국민이다/최광숙 논설위원

    최근 영국에서 열린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 왕실의 전통에 따라 치러진 그 결혼식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동화 속 나라의 이야기 같은데도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왕실이 주는 독특한 매력과 위엄 때문일 게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우아한 기품과 근엄함, 카리스마로 따지면 세계 어느 왕실 패밀리와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박 전 대표는 최근 몇년간 여야를 통틀어 여론조사 1위를 줄곧 지켜온 저력도 갖췄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 ‘천당 아래 분당’ 선거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승리하자 오히려 박 전 대표의 당내 입지는 더 탄탄해지는 듯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지지표까지 박 전 대표로 쏠린다는 여론조사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이러니 4·27 재·보선에서 참패한 한나라당 내에서 박근혜 역할론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지 모른다. 선거 전략상 틀린 얘기도 아니다. 대중적 지지도는 물론이고 좌절한 당을 추스릴 리더십을 그 이상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 참패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내가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이를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한나라당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동안 청와대만 바라보다 인기가 추락하니 이젠 박 전 대표만 쳐다보는 격이다. 이러다간 내년 총선에서 전멸할 것이라는 수도권 의원 등 대다수 의원들의 위기감이 부른 박근혜 구원투수론은 집권 여당·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치를 잘해 돌아앉은 국민의 마음을 잡겠다는 굳은 결의는 없다. 어떻게 하면 내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 수 있을까? 계파 간 기득권에만 골몰한다. ‘원칙공주’라며 사사건건 박 전 대표를 맹비난하던 홍준표 최고위원은 그중 압권이다. “지금은 박근혜 시대이고, 나는 박 전 대표의 보완재”라고 말했다고 하니 내년 총선 걱정이 턱밑까지 차 있음이 틀림없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에 회초리를 든 것은 특정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우라는 메시지가 아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데 대한 매서운 경고다. 변화·쇄신하라는 주문이다. 손 대표가 선거 후 “안 바꾸면 생존하지 못한다.”고 당의 혁신을 강조했다는데, 그것이 바로 국민의 뜻이다. 오로지 인기 스타에 기대어 표 구걸할 생각만 하는 한나라당에 미래가 있을 수 없다. 한나라당은 과거 1997년, 2002년 대선에서도 이회창 대세론에 안주하다 김대중·노무현 후보에게 정권을 내준 사실을 잊었는가. 박근혜라는 미래의 권력에 취해 당을 개혁하고 쇄신하지 않는다면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배신자의 이미지를 이번에 완전히 걷어내고 민주당의 유력 주자로 자리 잡은 손 대표는 그리 가벼이 볼 상대가 아니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힘이 있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텃밭 김해을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국민참여당 후보가 졌다고 유시민 대표가 납작 엎드릴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한번 졌다고 당이 부정당하는 건 아니다. 포기하지 않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손 대표와 유 대표가 야권 연대의 틀 안에서 각자 놀다 대선 직전 단일화에 성공해 순식간에 전세를 역전시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지난 2002년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후보가 야권 단일화로 드라마틱한 순간을 연출했던 것처럼 말이다. 한나라당은 이제라도 민심의 바다에 뛰어들어라. 한나라당과 청와대에 성난 민심이 어디로 물줄기를 틀지 모른다. 이 정권도 1년 10개월밖에 안 남았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청와대와 당의 관계, 당 운영 방식 등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다음 총선·대선에서 또다시 유권자들의 ‘응징 심리’가 발동할 수 있다. 도대체 한나라당은 어디서 구원투수를 찾고 있는가? bori@seoul.co.kr
  • [ISU 세계선수권] 김연아, 세계선수권 쇼트 삐끗해도 1위…13개월 공백은 없었다

    [ISU 세계선수권] 김연아, 세계선수권 쇼트 삐끗해도 1위…13개월 공백은 없었다

    음악이 끝나자 ‘비련의 여주인공’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은 소녀’로 돌아왔다. 지난해 토리노세계선수권 이후 13개월 만에 앉은 키스 앤드 크라이존.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더니 전광판에 65.91점이 뜨자 그제서야 ‘휴’ 하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피터 오피가드 코치는 대견한 듯 제자의 어깨를 두드렸다. 시즌 초반 대회를 통해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감각을 끌어올렸던 다른 선수들과 달리 1년의 실전 공백이 있었지만, 여전한 연기로 그동안의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피겨퀸’이었다. 김연아(21·고려대)가 돌아왔다. 13개월의 빈틈을 느낄 수 없는 무대였다. 당연하다는 듯 순위표 맨 윗자리를 꿰찼다. 김연아는 29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첫날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5.91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기술점수(TES) 32.97점에 예술점수(PCS) 32.94점을 보탰다. 안도 미키(일본·65.58점)와 크세니아 마카로바(러시아·61.62점)가 그 뒤를 이었다.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는 58.66점으로 7위에 머물렀다. 김연아는 이날 전체 선수 중 마지막인 30번째로 은반에 올랐다. ‘주인공은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말처럼 단연 돋보였다. 바로 전 링크를 수놓았던 ‘라이벌’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을 뛰는 ‘점프 기계’ 같았던 반면, 김연아는 작품에 녹아드는 완벽한 감정 표현으로 차원이 다른 예술성을 선보였다. 아돌프 아당 작곡의 ‘지젤’이 흘러나오는 동안 김연아는 그저 ‘사랑에 배신당한 여인’이었다. 환희, 설렘, 절망,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2분 50초 동안 촘촘하게 풀어냈다. 첫 점프로 예고했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단독 점프로 처리하며 삐걱댔지만, 두 번째 트리플 플립에 더블 토루프를 붙여 콤비네이션으로 처리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플라잉 싯스핀에서 마음을 가다듬은 김연아는 더블 악셀(기본점 3.3점)을 깔끔하게 소화했다. 김연아가 ‘지젤’의 하이라이트로 꼽았던 스텝은 실전에서 더 화려하게 구현됐다. 다이내믹한 배경 음악에 맞춰 배신당한 여인의 복잡한 내면을 애절한 표정으로 녹여냈다. 눈빛과 손짓 하나에 온갖 감정이 변화무쌍하게 전해졌다. 이날 처음 공개한 드레스도 몰입을 도왔다. 어깨를 드러내고 허리 부분이 파인 짙은 드레스는 파격적이면서도 절제된 우아함을 선보였다. 하늘거리는 스커트는 ‘순박한 시골 처녀’의 처연한 아름다움을 더했다. 김연아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긴장을 안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첫 점프가 부담스러웠나 보다. 완벽한 프로그램을 보여주지 못한 게 속상하지만 그래도 1등을 해서 기쁘다.”며 웃었다. 이어 “다른 연기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정신이 없다. 원래 잘하지 않는 실수라 놀랐지만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쇼트프로그램 1위로 건재함을 과시한 김연아는 30일 밤 전통민요 아리랑을 편곡한 프리스케이팅 ‘오마주 투 코리아’를 앞세워 정상 탈환에 박차를 가한다. 최종 순위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점수의 총점으로 가려진다. 2009년 세계선수권(미국 로스앤젤레스) 이후 2년 만에 ‘월드챔피언’을 노린다. 올 시즌 휴식을 취하느라 3위(4024점)까지 떨어진 ISU랭킹도 우승포인트 1200점을 받아 ‘톱’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박재범 칼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할 때

    [박재범 칼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할 때

    국민의 시선을 모았던 4·27 재·보선 결과가 드러났다. 여당이 충격적으로 참패했다.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전례 없이 높았다. 시기적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탓이다. 이제 관심은 국정에 미칠 파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집권 후반기의 정국전개 양상은 ‘증후군’이라 할 정도로 패턴화되고 있다. 임기 후반기에 치러진 재·보선 등 선거 이후 여야 가릴 것 없이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해졌다. 여당이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것이 모여 국정의 난맥이 초래됐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최저수준의 지지율을 보였고, 바로 직전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작 10%대 초반에 머물렀다. 세 번씩이나 반복된 현상을 보면 뭔가 정치구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시작은 영웅적이지만 끝은 만신창이다. 그러나 임기 후반기의 정권은 구조 개선을 이뤄낼 에너지가 부족하다. 따라서 국정을 맡은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 닥치게 되더라도 담담한 심정을 잃지 않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다. 설령 진정성을 의심받아 배신감과 모멸감을 느끼게 되더라도 평정을 잃지 않고 소통과 설득에 나서는 것이 긴요하다. 오로지 국정의 중심으로서 공직사회의 고삐를 손에서 놓지 않되 국민의 목소리에 겸손하게 귀 기울임으로써 국익을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미 경제학자 겸 저널리스트 허버트 스타인은 ‘대통령의 경제학’에서 ‘새로운 대통령의 출현은 언제나 희망을 준다. 모든 것이 가능할 것만 같아 보인다.’고 했다. 이 말은 취임 당시의 포부를 현실화하는 일이 대체로 불가능했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설득시켜 더 크고 지속적인 국가이익을 위해 (국민들에게 현 시점의) 희생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일’이라고 했다. 임기 후반기 대통령이 택해야 할 길을 엿보게 해준다. 노 전 대통령 때처럼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는 식으로 푸념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칫 소극적 태도로 비춰지거나, 오히려 국민을 우습게 본다는 식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대통령과 참모진이 국정을 꽉 쥐고 가야 하는 이유는 내년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이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이 있고, 중국 후진타오 주석의 임기도 끝난다. 3대 세습 중인 북한이 강성대국을 선포한 해이기도 하다. 일본도 대지진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른다. 국익을 지키기 위해 준비하고 염려해야 할 사안이 쌓여 있다. 여건이 어려울수록 초심을 되새겨야 한다. 제2의 IMF 위기를 세계적으로 가장 잘 극복했다는 수치상의 실적에 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정권이 탄생하게 된 시대정신은 정부 스스로 잘 규정했다. 반부패, 공정, 국격 등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나아가 통일의 초석도 다져야 할 때이다. 이로써 이명박 대통령은 긴 역사의 호흡에서 건국, 산업화, 민주화에 이어 선진국 진입의 기틀을 다진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 있다. 이 일에 힘을 모을 때 레임덕 시비를 건너고, 내년 새로 떠오를 정권에 좀 더 형편이 나아진 나라의 운영권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용은 ‘소기위이행(素其位而行) 불원호기외(不願乎其外)’라고 했다. 리더는 현재 처한 위치에 따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하고 제자리 밖의 다른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불쾌하다고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거나 사세가 불리하다고 눈앞의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는 것은 소탐대실일 뿐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중산·중년층이 돌아선 까닭에 대해 무엇보다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조만간 청와대와 정부 등 체제 정비가 이뤄진다. 규모와 인선의 기준은 과연 국민이 맡긴 일을 제대로 해낼 역량과 품성이 인정되느냐의 여부라고 본다. 이번 개편이 한반도의 환경 변화에 불안감을 갖고 초심을 새롭게 가다듬는, 젊은 사고방식의 청장년층을 폭넓게 활용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주필 jaebum@seoul.co.kr
  • “알카에다의 배신·공모에 놀아난 서방”

    위키리크스가 관타나모 폭로전에 나선 가운데, 서방국가와 관타나모 교도소에 수감됐던 알카에다 대원들이 공모와 배신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지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알카에다 대원인 아딜 하디 알자자이리 빈 함릴리가 대표적이다. 관타나모 교도소에서 작성한 문서에 따르면 함릴리는 ‘알카에다에 매우 중요한 인물이며 납치범이자 암살범’으로 활약했다고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그는 2002년 파키스탄에서 두 차례 폭탄테러를 감행했을 당시 영국 정보기관 M16과 캐나다 정보기관을 위해 일하는 ‘이중생활’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알제리 시민권자인 그는 2003년 파키스탄에서 체포돼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졌다. ‘배신의 달인’도 있었다. 예멘 국적의 무함마드 바라르다흐는 미군에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 ‘중요한 소식통’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다른 관타나모 구금자 123명의 범죄사실을 넘겨주는 대가로 자유를 획득해 다른 구금자들의 변호인은 물론 미군 조사관에게도 ‘신뢰할 수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는 결국 미국의 요청으로 석방돼 스페인으로 넘겨졌다. 영국은 이번 폭로전의 최대 희생자가 됐다. 세계의 금융도시인 수도 런던과 세계 최대의 공영방송인 BBC 모두 알카에다에 놀아났다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미군에 체포된 알카에다 요원 다수의 휴대전화 전화번호부에서 BBC 직원의 번호가 발견돼 영국 BBC는 알카에다의 프로파간다에 이용됐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현재 이 번호는 결번이지만 BBC 월드와이드의 본사인 부시하우스에 근무하는 직원의 자리에 있던 전화번호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미국 측은 알카에다 요원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동정적인 입장이거나 반동맹 군사조직(ACM) 활동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방송인과 접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런던은 한 모스크가 이슬람 무장단체의 주요 은신처이자 테러 작전의 잉태지였던 것으로 밝혀져 ‘런더니스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됐다. 지난 20년간 이슬람 무장단체 대원 수십명이 런던 북부의 핀스베리파크 모스크를 제 집처럼 드나들며 테러 계획을 짜고 무장대원들을 육성, 파견해 왔다는 것이다. 이 문서를 작성한 미국 관타나모 기지의 고위급 지휘관들은 핀스베리파크 모스크를 ‘테러 계획과 프로파간다 생산 기지’라고 일컬었다. 이 모스크의 설교자인 아부 콰타다와 아부 함자는 전 세계에서 흘러 들어온 이슬람 극단주의자 수십명을 런던을 거쳐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으로 보내는 핵심 모집책으로 활약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쇼생크 탈출/이춘규 논설위원

    영화 빠삐용. 프랑스령 기아나로 향하던 죄수 수송선에서 스티브 매퀸과 더스틴 호프먼이 열연한 빠삐용과 드가가 만난다. 빠삐용은 살인 누명, 드가는 지폐위조 혐의다. 빠삐용은 자신을 범인으로 몬 검사에게 복수하기 위해, 드가는 아내에게 당한 배신 때문에 탈주하기로 한다. 둘은 우정을 나눈다. 연이은 탈주 탓에 둘 다 악마의 섬에 갇힌다. 끝까지 자유를 꿈꾼 빠삐용은 마침내 혼자서 까마득한 벼랑에서 뛰어내려 탈주에 성공한다. 1994년 개봉된 영화 쇼생크 탈출.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종신형을 선고받고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된 남자에게 죄수들의 세계는 끔찍하다. 비리와 악행을 일삼는 교도관에게도 시달린다. 장기적이고 치밀한 탈출 계획을 세운 뒤 탈옥에 성공한다. 자유와 희망, 제도 폭력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영화다. 사실감이 넘쳐 실화에 기초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실화는 아니다. 원작소설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을 각색했다. 신창원. 1997년 1월 20일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던 부산교도소 감방에서 화장실의 쇠창살을 절단하고 탈출한다. 2년 반 동안 신출귀몰하며 화제를 뿌린다. 홍길동으로 미화되기도 했지만 전국을 누비며 절도 104건, 강도 5건, 강도강간 1건 등 총 142건의 범죄를 저질렀다. 도피 중 꼼꼼하게 쓴 일기엔 교도행정의 문제점 등이 적나라하게 적시됐다. 검거될 때 입었던 화려한 쫄쫄이티셔츠는 모조품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일본에도 전설적인 탈옥사건이 있다. 시라토리 요시에. 28세이던 1936년 살인혐의로 수감 중 처음 탈옥해 3일 만에 붙잡힌다. 6년 후. 탈옥수라는 이유로 독방에서 혹독한 대우를 받은 데 앙심을 품고 2차 탈옥해 3개월 만에 자수한다. 2년 뒤에는 매일 쇠창살에 된장을 발라 부식시킨 뒤 제거하고 탈주. 2년여 만에 붙잡힌 뒤 다시 감방 바닥을 파고 탈주하는 등 모두 4차례 탈옥해 ‘탈옥왕’으로 불렸다. 재판에서 사형을 면하게 되자 모범수로 1961년 가출소, 막노동을 하다 71세에 사망한다.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의 교도소에 수감된 탈레반 조직원 500여명이 외부에서 5개월간 파고 들어간 320m의 땅굴을 통해 탈출했다. 아프간판 쇼생크 탈출. 2008년 6월에도 탈레반 공격을 받아 탈레반 조직원 등 1000여명이 탈옥했던 교도소다. 오는 7월 주둔군 단계적 철군을 앞둔 시점에 발생한 대규모 탈옥 사건으로 미군과 나토군의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탈옥사건은 항상 후폭풍이 거세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김연아 ‘지젤’ 완벽 연기

    김연아 ‘지젤’ 완벽 연기

    ‘피겨퀸’ 김연아(21·고려대)가 이제 사랑도 안다. 사랑의 환희와 이별의 슬픔을 눈빛 하나로 표현해 낸다. 오는 29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선보일 쇼트프로그램 ‘지젤’에서다. 지난해 ISU 토리노세계선수권 이후 13개월 만에 은반에 서는 김연아는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비련의 여주인공’ 김연아 지젤은 2막으로 이뤄진 로맨틱 발레. 신분을 속인 왕자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진 16세 소녀가 배신을 당해 자결하고, 춤추는 요정이 된 뒤에도 그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는 슬픈 사랑 얘기다. 기쁨·설렘·절망·애절함 등 다양한 감정선을 2분 50초에 촘촘하게 녹였다. 김연아는 “두세 가지 감정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한 부분도 빼놓지 않고 전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공식연습에서 그동안 공백이 무색한 ‘클린 연기’를 펼쳤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교과서 점프’로 가산점(GOE)을 긁어모았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이번에도 첫 점프로 낙점됐다.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은 더욱 완벽해졌다. 스핀은 우아함을 더했다. 하지만 김연아가 으뜸으로 꼽는 건 단연 ‘스텝’이다. 레이백 스핀이 끝난 뒤 ‘갤럽 제너럴’에 맞춰 이어지는 직선스텝시퀀스는 작품의 클라이맥스다. 순박한 시골처녀 지젤이 연인의 거짓을 알게 돼 자결하고, 주변 사람들이 절규하는 장면이다. 온갖 감정이 변화무쌍하게 녹아있다. 배신감에도 마음을 접지 못한 여인의 복잡한 내면을 다양하고 애절한 표정으로 연기했다. 귀를 쓸어내리는 손짓 하나에도 슬픔과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지난 시즌 금메달을 일궜던 ‘007 제임스본드 메들리’(쇼트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현란하고 박진감 넘치는 스텝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명품 예감, 김연아표 지젤 김연아의 표현력은 그동안 단연 최고였다.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가 ‘점프기계’라는 달갑잖은 별명을 듣는 동안 김연아는 ‘예술성’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빨간 꽃을 달고 관능적인 매력을 뽐냈던 ‘록산느의 탱고’(2006~07시즌 쇼트프로그램)를 시작으로 미군 병사와 베트남 여인의 사랑을 그린 ‘미스 사이공’(2007~08시즌 프리스케이팅), 죽음의 위협 속에서 1000일 동안 얘기를 풀어냈던 왕비의 우아함을 녹인 ‘세헤라자데’(2008~09시즌 프리스케이팅), 섹시한 여인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분출한 007제임스본드 메들리까지 팔색조의 변신은 끝이 없다. 지젤도 피겨사에 길이 남을 ‘명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피터 오피가드 코치는 “이 이상도 가능할까 싶은 김연아의 표현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고 자부했다. 김연아 역시 “강한 음악과 함께 스텝을 연기하는 부분이 지젤의 포인트지만, 여러 감정이 실린 안무들이 곳곳에 많으니 전체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지젤 DVD를 숱하게 돌려보며 연구와 분석에 땀을 흘렸다. 그동안 작품이 쑥스러움 많은 소녀의 ‘연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사랑에 아파 본’ 김연아의 ‘예술’이 될 것이다. ‘김연아표 지젤’이 기대되는 이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특별기고)정부는 명성황후 능욕 사건을 조사하라

    일본 의회도서관 헌정자료실 이토오 백작 문고에 가면 에조 보고서라는 게 있다. 1895년 경복궁 내의 건청궁 옥호루에 일본낭인 수십 명이 난입해 명성황후를 살해한 사건의 전모를 기록한 이 보고서는 사건의 예비에서부터 실행까지 소상하게 기록한 매우 귀중한 사료이다. 이 보고서는 당시 조선 정부의 내부 고문관이던 이시즈카 에조가 작성해 일본에 있는 자신의 직속상관인 스에마쓰 가네즈미 우정국 장관에게 보낸 것으로 사건의 지휘자가 미우라 공사임을 직시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의 존재 가치는 무엇보다도 당시 명성황후 살해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한 데 있다. 명성황후 시해 다큐멘터리 <민비암살>을 보면 저자인 쓰노다 후사코는 ‘당시 현장에 있던 일본인 중에는 같은 일본인인 나로서는 차마 옮길 수 없는 행위를 하였다는 보고가 있어...’라고 써 명성황후 시해의 현장에는 드러나지 않은 비밀이 있음을 암시한다. 일본의 역사학자 야마베 겐타로는 저서 <일한병합소사>에서 ‘명성황후는 살해당한 후 낭인들에게 능욕 당했다’라고 쓰고 있는데 두 사람의 이런 기술의 원천이 바로 에조 보고서이다. 특히 보고서는 미우라 공사 몰래 작성되어 비밀리에 스에마쓰에게 전해졌으므로 명성황후 살해의 배후로 지목되는 이토오 히로부미나 무쓰 무네미쓰의 손길을 벗어나 진실이 보전되고 있다. ‘미우라 공사에게는 배신의 극치이지만...’이라고 시작되는 이 보고서의 서두는 시해 순간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문을 열고 왕비를 끌어내 칼로 몇 군데 상처를 낸 후(刃傷) 발가벗기고(裸體) 국부검사(局部檢査)를 했다. 참으로 우습고 노할 일이다(可笑可怒). 그 후에는 기름을 부어 소실했다. 궁내부 대신은 칼로 베어 죽였다’. 야마베는 이 놀라운 구절에 대해 사망 후 능욕이라는 해석을 했지만 이 보고서의 어디에도 그런 추정을 할 근거는 없다. 이 보고서를 자구 그대로 읽으면 명성황후는 살아 있는 상태에서 능욕을 당했다고 해석되지만 일본인인 야마베는 차마 이 엄청난 진실을 그대로 옮기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간 우리 정부는 명성황후 능욕 사건에 대해 한 번도 조사한 적이 없다. 이것이 만약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했거나 너무도 치욕스런 일이라 조사를 포기한 것이라면 두 가지 점에서 큰 잘못이다. 하나는 역사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역사란 편의적으로 묻어버리거나 파내서는 안 된다. 일단 있었던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혀놓고 그에 따라 대처하는 것이 역사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닌가. 또 하나는 이런 사실을 묻어둠으로써 결과적으로 정부가 일본의 역사 왜곡에 협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의 일본인들은 부끄러운 과거사를 전혀 모른다. 한국이든 아시아든 유엔이든 바깥 세계에서는 정신대를 그렇게 떠들지만 정작 일본인들은 이들을 못마땅한 시선으로 본다. 정부가 정신대를 돈을 벌기 위해 일본 군대를 따라다닌 몸 파는 여자로, 징용은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자진해서 온 노동자로 호도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런 논리를 강변하던 한 일본인에게 명성황후의 최후를 알려줬더니 그는 의회로 달려가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보고서를 보고 나서야 눈물을 흘리며 사죄해왔다. 이 사람의 예에서 보듯이 정부는 일본인 스스로 기록한 이 명성황후 시해의 참혹한 진상을 하루 속히 조사해 일본 국민들이 과거의 만행을 제대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그때라야 비로소 일본 시민 사회에서 왜곡된 역사교육과 그 연장선상에 서 있는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의심과 우려가 점화될 것이다. 정부는 지금 울릉도에 군함을 정박시키는 등의 독도 수호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그 전에 일본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명성황후 참살의 진상을 확고하게 알려주어 그들의 양심을 일깨우는 것이 우선이다. 일본 문부성이 그토록 강요한 후쇼샤의 왜곡된 교과서를 거부한 주체가 바로 일본의 양심적 시민세력이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소설가 김진명
  • 김연아, 세계선수권 앞둔 실전연습서 ‘지젤’ 연기 선보여…발레계 “탁월”

    김연아, 세계선수권 앞둔 실전연습서 ‘지젤’ 연기 선보여…발레계 “탁월”

     ‘피겨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2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실전훈련으로 선보인 ‘지젤’ 연기에 대한 국내 발레계의 호평이 쏟아졌다.  김연아는 25일 첫 실전 훈련에서 ‘지젤’을 주제곡으로 한 쇼트프로그램을 처음 공개했다. 김연아는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아돌프 아당이 작곡한 발레 ‘지젤’ 음악에 맞춰 격정적인 몸짓과 함께 점프,스핀 등의 기술을 적절히 조화시킨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쳤다.  이 프로그램에 사용된 음악은 전체 2막으로 구성된 발레 ‘지젤’ 중 2막의 처녀귀신 ‘윌리’들이 등장하는 장면과 1막의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 지젤이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배신당해 괴로워하며 미쳐가는 장면의 배경 음악이다.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은 26일 “ ‘지젤’ 음악 속의 감정과 느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피겨에 맞게 잘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단장은 “러시아가 ‘발레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국민들이 발레를 좋아해 모스크바에 있는 피겨 팬들이 굉장히 좋아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 ‘낭만 발레’로 유명한 ‘지젤’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더 점수를 따지 않을까 도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김연아는 29일 밤(한국시간)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 경기장에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연기한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與, 분당을에 ‘사활’… 野, 후보단일화 극대화

    4·27 재·보궐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예측 불허의 판세가 계속되고 있다. 공식 선거전 마지막 휴일인 24일 여야는 주말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을 폈다. 여야 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투표 참여와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불법 선거가 몰고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나라당은 경기 성남 분당을 선거에 집중했다. 주말에만 소속 의원과 당 사무처 직원 등 300여명이 방문해 득표전을 폈다. 그동안 강원도지사 선거에 매진했던 안상수 대표도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 분당을에 집중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의 질을 떨어뜨리는 배신 정치를 종결시키고 중도·보수 세력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강원도에는 소속 의원 20여명을 투입, ‘힘있는 여당 후보론’을 내걸고 득표전을 벌였다. 경남 김해을에서는 부산·경남지역 조직을 총동원해 김태호 후보의 나홀로 선거 운동을 측면 지원했다. 야권은 후보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강원과 경남 김해을에서 발생한 금권·관권 선거 파문에 공세적으로 대응했다.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직접 출마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정자동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에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면서 “대한민국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4월 27일 투표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꿔 달라.”며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강원 강릉에서 펼쳐진 야 4당 합동 유세에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정세균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전 대표 등이 유세에 참여했다. 김해을의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는 전날 야 4당 지원유세에 이어 유시민 대표 등과 함께 진영읍과 장유면의 성당, 교회 등을 돌며 부활절 민심에 호소했다. 구혜영·장세훈기자 koohy@seoul.co.kr
  • 서태지-이지아 ‘마녀사냥식 신상털기’ 괜찮은가

    서태지와 이지아 사이에 55억원짜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실이 밝혀지고 이들의 행적이 시시콜콜 공개되면서 과도한 ‘신상털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서태지가 다른 연예인보다 한층 높은 수준의 ‘신비주의’를 표방하며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누리꾼들의 신상털기는 더욱 집요하다. 이들의 결혼증명서, 이혼판결문까지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또 이지아닷컴, 서진요(서태지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등과 같은 웹페이지가 개설되면서, 이들의 사생활은 누리꾼들의 ‘먹잇감’이 돼 버렸다. 이 같은 마녀사냥식 신상털기에 대해 사생활 노출 수준은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반면 신비주의를 표방한 초특급 연예인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 팬들이 느낀 허탈한 배신감이란 지적도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지아가 정우성을 사귈 때 이혼녀임을 밝힐 법적 의무는 없다. 도의적 의무는 있기 때문에 이 점에서 이지아를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은 정우성뿐”이라고 주장했다. 진중권 문화평론가 역시 “공개를 원하지 않는 남의 사생활을 캐는 건 목적 없는 행위”라며 “사생활을 공개할지 말지는 본인들 취향의 문제. 이혼소송에까지 이르렀으면 당사자들 모두 힘든 상황일 듯”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 같은 맥락에서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24일 “(신상털기는) 사회의 집단 폭력”이라며 “개인을 사회로부터 매장시켜 버리는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로 규정했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 이영미 문화평론가는 “팬들은 스타에 대해 친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해 온 서태지에게 팬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태지 쇼크’에 숨겨진 심리학

    ‘서태지 쇼크’에 숨겨진 심리학

    대한민국을 강타한 ‘서태지 쇼크’. 그의 결혼과 이혼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22일에도 서태지의 팬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하루 종일 ‘서태지·이지아’를 입에 올렸을 정도로 충격의 강도는 컸다. 이토록 충격파가 컸던 이유는 어디 있을까. ●“뭔가 달라야 한다는 기대심리 무너져” 스타들의 결혼과 이혼은 흔히 접할 수 있는 연예뉴스 중 하나다. 그런데도 서태지의 경우는 달랐다. 다른 연예인들과는 ‘급수’가 다른 ‘문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 요인이 가장 컸다. 그를 정신적 지주로 여겼던 팬들이나 음악적 완벽주의자로 생각했던 대중은 이 같은 기대 심리가 무너지면서 정서적으로 큰 배신감을 느꼈다. 서태지는 그동안 결혼 사실을 철저히 함구해 왔다. 2008년 8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음악하는 데 제약이 될 것 같아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점점 줄어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태지의 한 팬은 “결혼 생각이 없다고 했던 말들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사실에 하루 종일 머리가 멍했다.”면서 “그런 것도 모르고 꼬박꼬박 음반은 물론 관련 상품까지 샀던 것을 생각하면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대중은 서태지 같은 스타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특별한 기대 심리를 갖게 마련”이라면서 “서태지에 대한 환상이 깨진 데다 그가 과거에 결혼설을 부인하는 등 솔직하지 못한 데서 실망을 느끼고, 인간성 자체까지 의심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인에게 피해 준 것도 아닌데 왜…” 연예인들도 인간인 만큼 사적인 영역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우리 사회의 관음증을 드러낸 또 하나의 사례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호연’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특별히 타인들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사생활을 밝히지 않았다고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서태지는 사생활과 공적인 생활이 분리된 사람”이라면서 “삶의 한 방식으로서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고 왜 꼭 사회적인 판단을 해야만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냉소했다. 이어 “정치 지도자도 아닌 예술인의 개인사가 이 정도의 비난 대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의 사생활을 놓고 세상이 뒤바뀐 것처럼 왈가왈부하는 것은 엿보기를 즐기는 우리 사회의 관음증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서태지 “나는 잘 있다. 걱정 말라” 전날 밤 공식 입장을 밝힌 이지아와 달리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서태지는 한 지인에게 “나는 잘 있다.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소송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했다. 록그룹 시나위 시절부터 서태지와 친분을 쌓아온 가수 김종서는 트위터에 “제 트위터에는 사실 마니아(서태지 팬)들이 많은데, 그들의 의지할 곳 없는 깨알 같은 글들이 너무 눈물이 난다. (서태지가) 이 글을 읽기 바라며 빨리 태지답게 본인의 입으로 말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은주·김정은기자 erin@seoul.co.kr
  •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결국 치유되더라…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결국 치유되더라…

    문학은 간절한 구원의 몸짓이다. 상처가 없이는 문학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느냐, 비스듬히 비켜서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는 개인에게도, 집단에도 마찬가지다. 소설가 이남희와 김별아가 나란히 책을 냈다. 소설 또는 수필로 형식은 달리했지만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치열하게 구원의 글쓰기, 치유의 글쓰기를 펼쳐낸 점은 한 가지 모습이다. [친구와 그 옆 사람] 이남희 지음 실천문학 펴냄 모든 문학은 ‘치유하는 글쓰기’의 과정이자 결과물이다. 쉬 극복하지 못한 채 쌓이고 쌓여 왔던 콤플렉스는 역설적으로 열등감과 결핍감을 메워주는 무한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또 몸과 마음에 남겨진 상처는 대충 반창고로 가려두거나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름의 끝이 어디인지 아예 손가락 집어넣어 후벼파는 것으로 치유의 방법을 삼을 수도 있다. ●페미니즘 영 역서 새 소설 세계 구축 중견소설가 이남희(53)의 새 소설집 ‘친구와 그 옆 사람’(실천문학 펴냄)은 과감히 상처를 직면하고 헤집는 편을 택하고 있다. 한 편의 중편과 여섯 편의 단편으로 이뤄진 소설집은 1980~1990년대 리얼리즘으로 세상과 맞서던 이남희가 페미니즘의 영역 안에서 새롭게 자신의 소설 세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증명시킨다. 모든 작품의 화자는 여성이다. 표제작인 중편소설 ‘친구와 그 옆 사람’은 이남희 소설 세계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징검다리와 같은 작품이다. 리얼리즘을 틀어쥐고 소설과 대면해 오던 이남희는 이제 실체조차 의심되는, 상실된 1980년대 혁명의 꿈을 되새기는 한편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그려봤던 소박한 행복, 붙잡을 수 없는 사랑의 부질없음을 혼자 사는 여자 ‘영우’를 통해 발화하고 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연하남 김환에게 사랑을 구걸하듯 얽매이는 처지는 20세기와 21세기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남희의 모습과 다름없다. ●불안·혼돈의 심리 세밀하게 묘사 단편에서 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세 번째 여자’의 은정이, ‘낯선 이들의 집’의 정남이, ‘빛의 제국’의 그녀 등은 모두 이혼한 채 새로운 사랑을 갈구하지만 다양한 이유의 상처로 인해 거듭 배신당하고, 더 큰 상처를 안은 채 스스로 갈무리짓고 만다. 유년 시절 아버지, 이웃의 남자 등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폭력은 ‘어두운 층계 위’나 ‘거미집’에서 정밀히 묘사된다. 읽는 이, 아니 그보다 쓰는 이의 불편함이 더욱 크겠지만 고개를 외로 돌리지 않는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 ‘낯선 이들의 집’ 등을 통해 남녀의 우정 또는 동성애의 가능성을 타진하며 관계의 또 다른 형태를 모색한다. 꿈을 잃어버린, 깊은 상처를 가진 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에는 자잘한 곳까지 마음 쓰는 이남희의 문체와 언어가 제격이다. 규정짓기 어려운 불안과 혼돈의 심리도, 스쳐 지날 법한 찰나의 상황조차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다만 숨이 막힐 정도로 스스로를 가둬놓는 여리고 섬세한 언어나, 전편에 걸쳐 태연한 표정으로 상처를 헤집고 다니는 인물들의 상황들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허나 어쩌랴. 그것 또한 치유의 방법이니 말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이또한 지나가리라!] 김별아 지음 에코의서재 펴냄 학창시절 10년 동안 줄곧 반장을 지내는 등 모두가 부러워하는 ‘엄친딸’이었지만 사실 일기장에는 ‘죽음과 죽임’만을 반복해서 적었던 ‘소아 우울증’이었음을 뒤늦게 확인하고 고백한다. 또한 살과 피와 뼈를 내줬고 스스로 존재할 수 없는 아이를 길러줬건만 ‘감히’ 대들거나 숫제 투명인간 취급받기 일쑤인 어미임을 아파한다. 늘 지혜롭고 완벽하기를 추구했던 성격은 또 다른 결핍과 욕망을 불러왔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평지형 인간’의 백두대간 산행기 ‘평지형 인간’을 자처하는 소설가 김별아(42)가 쓴 산문집 ‘이 또한 지나가리라’(에코의서재 펴냄)는 굳이 분류하자면 일종의 산행기다. 아들이 다니는 대안학교의 아이들, 학부모들과 함께 백두대간 동아리에 들어가 격주로 백두대간의 한 구간씩 오르내리며 느끼고 겪은 부분을 기록한 글이다. 한번 산을 타면 열 시간 안팎의 시간에 15~20㎞씩 가야 한다. 이렇게 무려 40곳을 지나야 비로소 백두대간 완주가 된다. 지난해 3월 13일 전북 남원에서 대간꾼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뒤 모두 열여섯 구간을 진행한 김별아가 남긴 중간보고서 격의 산행기다. 암벽을 네발로 기어오르며 말로만 떠들던 죽음의 공포를 실제로 느끼기도 하고, 헤드 랜턴 불빛 하나에 의지해 강풍에 후들거리며 마루금을 걷고, 쏟아지는 비에 쫄딱 젖어가며 산을 오르는 얘기는 함께 주먹을 꽉 쥐게 만들고 허벅지 근육을 팽팽하게 만든다. 하지만 김별아가 정작 하고자 하는 얘기는 ‘상처의 치유’에 있다. 그는 산을 타는 이야기만큼이나, 그보다 훨씬 공을 들여 오랜 시간 자신 안에 품어왔던 상처와 콤플렉스를 털어놓는다. 산을 타기 전에 자신 안에 쌓여 있고 자신을 움직였던 에너지의 원천이 분노와 집착, 증오, 결백임을 확인하는 순간 치유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진배없다. ●진정한 사랑에 터잡은 구원·치유의 글 김별아는 “이 책은 산으로부터 받은 위로의 이야기”라고 적었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서 받은 상처는 결국 자연이 치유해 준다.”고 덧붙였다. 문득 괜한 걱정이 든다. 김별아가 너무 편안해지는 것은 아닌가. 김별아 안의 결핍과 상처, 불안, 긴장, 슬픔, 질투, 증오, 이런 것들이 모두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닌가. 과연 내면의 불 같은 갈등이 없이도 소설이 터져나올 수 있을까. 너그러운 표정을 지으며 온화하게 나를 이해하고, 남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착한 소설’만 쏟아지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진정한 이해와 사랑에 터를 잡으면 치유의 글쓰기도, 문학을 통한 또 다른 구원도 나올 터다. 접어야 할 쓸데없는 걱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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