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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사 석궁테러’ 파문] “법적결정 수긍 못하는 성격적 결함”

    박홍우 부장판사를 테러한 교수 출신인 김명호씨의 ‘석궁 테러 사건’을 계기로 범죄인의 심리적 동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표창원 교수는 “교수들은 한길만 보고 살아온 사람들이다 보니 교수 직위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난다는 것은 다른 대학에 가기도 어려운데다 자기 삶의 실패, 회복할 수 없는 파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자신은 정당한 데 학교가 잘못했고 그런 것을 사법부가 제대로 가려줄 것을 기대했는데 전혀 자신의 주장이나 이유있는 내용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상대방 편을 들었다는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자신의 억울함을 표현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보니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케이스로,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시스템도 문제”라면서 “여기에 개인적인 특성상 법적인 결정을 수긍하지 못하는 성격적인 결함도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앙대 심리학과 현명호 교수는 “지식인이냐 아니냐의 문제라기보다는 분노 표현의 방식 문제였다고 볼 수 있다. 특별하게 김씨를 다르게 해석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면서 “누구나 화가 나고 하면 그것을 통제못하는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판사 등을 테러 대상으로 삼는데 따른 심리적 동기를 또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기도 한다. 범죄 심리학자들은 일반적으로 ‘판사에 대한 신뢰성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표 교수는 “모든 범죄인들이 판사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공평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믿었던 판사에게서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상대편에 편들어주는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는 죄를 추궁하고 경찰력 등 무력수단이 있어 강하다고 느끼며 선처를 호소해야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반면, 판사는 권위가 있지만 문약(文弱)한 존재로 인식하는 게 범죄인들의 일반적인 심리 상태”라고 밝혔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의 시각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한 변호사는 “최근 사법부가 영장갈등을 빚는 등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면서 불신감을 준 것도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직 대학교수인 가해자는 판사 못지 않은 상식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자신의 믿음과 반대되는 판결이 나올 때 불신감으로 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 이재훈기자 yidonggu@seoul.co.kr
  • 잇단 표절·대필… 출판계 멍든다

    잇단 표절·대필… 출판계 멍든다

    연세대 마광수 국문과 교수가 제자의 시를 자신의 시집에 무단전재한 사실이 5일 밝혀지면서 우리 문화계의 표절, 무단전재, 위작, 대필 관행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지식인 사회의 ‘못난 자화상’을 이번 기회에 아예 공론화해 근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화계 ‘베끼기 관행’ 성벽 지난해 4월 출간된 마 교수의 시집 ‘야하디 얄라숑’(해냄 펴냄)에 수록된 작품 가운데 ‘말(言)에 대하여’가 홍익대 교수 시절 제자였던 김이원(43·여·당시 영어교육학과 3학년)씨가 쓴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작품은 당시 홍익대 교지에 실렸고, 김씨의 제보로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시집에 실린 ‘바이올린’이라는 시도 마 교수에게 평가를 부탁했던 주부독자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전에는 미술평론가 한젬마씨의 베스트셀러가 사실상 대필작가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대두됐다. 2004년 한 조사에서는 영미문학 작품의 번역·출판에서 남의 번역을 그대로 베끼거나 단어·표현만 바꾼 책들이 조사대상 서적의 54%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줬다. 미술계도 위작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돈’이 되는 유명작가 작품은 특히 위작이 범람한다. 고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경우 시중에 유통되는 작품 상당수가 위작 논란에 휘말려 검찰이 전부 감정을 의뢰하기에 이르렀다. 이밖에도 “유명 문학평론가 김모씨가 제자의 논문을 표절했다.” “소설가 ○○○와 ○○○가 이탈리아 철학자와 일본 유명작가의 작품을 베꼈다.” “대형 뮤지컬 ○○○는 초연 연출가의 작품 복사판이다.”는 등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나 이필상 고려대 총장 사태에서 드러났듯, 학계에서도 ‘자가표절’이나 제자 논문의 사용 등이 오랜 관행이었다. ●문학작품 베끼기 왜? 마 교수는 “죽을 죄를 지었다.”면서도 “일방적 폭로전에 심한 배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냥 묻히기에 너무 아까운 시여서 구절을 바꿔 시집에 실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작품인줄 알면서도 버젓이 자기 이름을 단 시집에 냈다는 얘기다. 결국 마 교수는 ‘의도적’으로 무단전재했다는 것이다. 일부 기성시인들의 경우,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표절 등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설가들도 좋은 문장이나 기사, 서적 등을 스크랩해 두고 있다가 창작에 활용하는데, 자신의 언어로 썼다고 한 것이 나중에 되돌아 보면 원래의 스크랩과 비슷해 깜짝 놀란다고 한다.2000년대 젊은 시인들의 경향인 ‘환상시’의 경우, 일본만화나 일본소설의 이미지를 재현했다는 비판이 많지만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다. ●‘표절=범죄’ 사회적 합의 시급 표절 등 문화계 비리의 가장 큰 문제는 뚜렷한 근절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인터넷을 통해 숙제와 논문을 베끼는 등 사회적으로 표절 등에 대해 관대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실제 일부 네티즌들의 경우,“마 교수가 전재한 작품은 수준도 떨어지는데 왜 이렇게 시끄럽게 떠드냐.”고 반응하기도 했다. 문학평론가인 이숭원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는 “인터넷 등의 영향으로 원본을 확정할 수 없는 시대라서 자기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표절이 일어나게 된다.”면서 “재연되지 않게 하려면 표절은 죄악이고 범죄라는 사회적 컨센서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표절의 범람은 결국 문학의 진위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작가는 엄격하게 자기를 되돌아보고, 독자는 치밀하게 감시해 표절을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세대는 금명간 마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홍종화 교무처장은 “일단 문과대 차원의 진상조사를 벌인 뒤 사실이 확인되면 다음주 교원인사위원회를 소집해 징계 여부를 논의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징계위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판사측도 “전국 서점에 해당도서의 판매중지 및 수거를 요청해 폐기할 계획”이라면서 “독자들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야하디 얄라숑’은 초판 2000부 등 모두 3000부를 찍어 현재까지 2000부가 팔렸다. 박홍환 강아연기자 stinger@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진실〈우리 편은 아무도 없었다-삼청교육대〉(YTN 오후 11시5분) 아직도 사람들은 5공시절 `삼청교육대´에 다녀온 사람들을 사회악 세력쯤으로 생각한다. 과연 그랬을까?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심지어 죽음까지 당한 이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깡패, 삼청교육대 출신´낙인. 과연 그들은 이 낙인을 받아야 마땅한 것인지 짚어본다.   ●크리스마스 특선공연(EBS 오후 8시) 세계적인 안무가 우베 숄츠가 ‘Storming The Gates of Heaven’이란 제목으로 만든 작품. 무용수들의 의상은 순수함을 상징하는 흰색이 주를 이룬다. 시각적인 명료함과 함께 우아하고 완벽하게 짜여진 고전적인 무용은 마치 모차르트의 음악을 눈으로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게임의 여왕(SBS 오후 9시55분) 은설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한미숙은 은설을 찾아가 아버지와 사랑한 사이였다며 중절수술을 하라고 한다. 은설이 중절수술 후 자고 있다는 말을 들은 신전은 산부인과로 은설을 찾아가 너 따위를 사랑한 내가 미친 놈이라고 말한다. 배신감에 괴성을 지르며 차를 몰던 신전은 사고를 당해 실종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92년 미국 산티에고의 크리스마스 이브. 사업에 실패한 에반스와 그의 부인, 그리고 딸 조안은 추운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낸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딸이 원하던 하얀 드레스 대신 낡은 공책을 선물해 줄 수밖에 없었던 에반스. 에반스의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조안은 심통이 났는데….   ●반올림#3(KBS2 오전 8시50분) 교장으로부터 크리스마스 때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은 아이들.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보육원에서 보내기 싫은 아이들은 가식적인 봉사활동 보다는 그냥 노는 것이 낫지 않겠냐며 국빈의 말을 따라 보드를 타러 가기로 한다. 아이들은 놀러갈 돈을 모으기 위해 고구마 장사를 시작하는데….   ●역사기행-마젤란의 유산 필리핀(KBS1 오후 11시) 7150개의 크고 작은 섬이 흩어져있는 나라 필리핀.16세기 스페인의 침략으로 필리핀 역사는 새로운 막을 연다. 한 손에는 칼, 한 손에는 십자가를 든 스페인은 기독교를 앞세워 종교와 문화를 장악한다. 최초로 세계를 일주한 탐험가 마젤란의 마지막 여행지, 필리핀을 이원복 교수가 찾아간다.
  • [길섶에서] 박수근과 박완서/최태환 수석논설위원

    박완서는 화가 박수근에게서 꽤 깊은 인상을 받았던 모양이다. 소설 ‘나목(裸木)’ 속 화가의 모델이 바로 박수근이다. 그는 가난 속에 살다간 박 화백을 맘씨 착한 아저씨로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박 화백은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다. 독학으로, 그만의 세계를 창조했다. 평면 구도의 마틸기법. 소리없는 그리움, 질박함이 담겨 있다. 그는 한때 백화점 모퉁이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생계를 이어갔다. 일제 때 조선미술전람회(지금의 국전)에서 받은 상을 작업공간에 전시해 두었다.‘공인’화가라는 걸 알리고 싶어서였다. 문학소녀 박완서는 이때 불꽃 같은 예술혼의 박 화백을 가슴에 담았다고 한다. 문화재청장인 유홍준씨가 몇해 전 어느 자리에서 두 박씨 얘기를 꺼냈다. 박완서는 박 화백의 부인을 처음 본 뒤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너무나 순박했던 화백의 부인마저 저렇게 착한 닮은꼴이었다니. 박화백의 ‘노상(路上)’이 경매에서 한국화 최고액인 10억원 넘게 팔렸다. 돈 때문에 백내장 수술도 제때 못한 그다. 당대의 외면, 후대의 열광. 고인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20&30] ‘약 주고 병 주는’ 직장동료

    [20&30] ‘약 주고 병 주는’ 직장동료

    “회사 생활에서 울고 웃는 건 일보다는 사람 때문 아닌가요.” 직장인 대부분은 업무 자체보다는 함께 일하는 사람과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상사 외에 또 다른 ‘공공의 적’이 있으니 바로 직장 동료. 물론 동료는 힘든 회사 생활에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미우나 고우나 함께 해야하는 직장 동료에 대한 얘기를 2030들로부터 들어봤다. ■이런 동료 딱! 좋아 - “재테크 정보통 인기끌죠” “자기 일 제대로 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동료가 최고 아닌가요?” 직장 생활 4년 동안 비교적 여러 부서를 거친 회사원 이모(28·여)씨. 그는 이 기간에 ‘좋은 동료=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렸다. 그는 “인간성은 좋은데 일을 잘 못해서 남에게 피해 주는 것보다 인간미는 조금 떨어져도 맡은 일 하나는 확실하게 하는 사람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일 잘하는 동료를 선호하는 것은 이씨만이 아니다. 뛰어나게 일을 잘해 경쟁 의식을 느끼게 하는 동료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일처리를 제대로 못해 남에게 피해 주는 사람도 함께 지내고 싶지 않은 동료다. 이씨는 “같이 일하든 따로 일하든 ‘저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틀림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동료가 직장 생활에서 가장 듬직한 벗”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은 공적인 일에서뿐만 아니라 사적인 관계에서도 세심하게 동료를 배려해 매 순간 고마움과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고 흐뭇해 했다. 일의 효율성을 동료 평가의 잣대로 삼는 것은 윤모(28)씨도 마찬가지다. 팀으로 작업할 때가 많아 한 사람이 일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너무 일만 따지면 비인간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도 동료들도 회사에 놀러 다니는 것이 아니고 월급 받고 일하는 거니까 최소한 자기 일을 깔끔하게 하는 사람이 좋죠.” 직장 생활 3년차로 우울증과 일에 대한 회의가 찾아온다는 박모(27·여)씨에게는 인간미 넘치는 동료가 최고다. 힘들 때 옆에서 도와주는 동료가 있기에 회사 생활이 그렇게 팍팍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몸이 안 좋을 때면 일을 나눠서 해 주거나 술자리에서 ‘흑기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가 상 아래 버린 술을 모아둔 그릇을 몰래 치워줄 때면 정말 고마운 생각이 들죠. 술자리에서 상사한테 잘 보이기에 급급한 사람들에 비하면 천사 아닌가요?” 전문직 김모(31)씨는 어떤 상황에서든 한결 같은 동료들이 좋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앞에서는 친절하고 뒤에서는 남의 험담이나 늘어놓는 이중인격자들에게 질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배울 만큼 배웠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라곤 다른 사람 흉보는 것이 전부라는 게 한심할 뿐”이라면서 “굳은 표정이라도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 좋다.”고 전했다. 회사 동료와 선·후배로부터 일 잘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민종(31)씨. 하지만 일 외에 다른 부분에서는 눈치가 빠르지 못해 회사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이씨에게는 소위 ‘정보통’으로 불리는 몇몇 동료들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그는 “회사 돌아가는 분위기에 맞게 처신해야 할 때가 많은데 아무래도 불리한 측면이 많다. 사내 고급 정보를 선·후배들은 잘 알려주려 하지 않는데 동료 가운데 친한 2∼3명이 가르쳐 줄 때 가장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에게 재테크만큼 귀가 솔깃한 것은 없다. 그래서 요즘엔 재테크 정보를 알려주는 동료가 인기가 높다. 고등학교 교사 박모(33)씨는 “대부분 교사들은 재테크에 별다른 관심이 없거나 좋은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몇몇 젊은 동료 교사들은 핵심 재테크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박형욱(29)씨도 마찬가지다.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재테크에 밝지 못하기 때문에 자주는 아니어도 동료들이 재테크 노하우나 핵심 정보를 알려줄 때 가장 고맙다고 한다. 박씨는 “급여가 많지 않기 때문에 큰 규모의 재테크를 할 수는 없지만 동료들이 주는 정보로 작게 성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면서 “친한 동료가 아니면 안 가르쳐 줄 정보도 꽤 있다.”고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런 동료 딱! 싫어 - “상사에 아부땐 짜증나요” “학교 선배랍시고 직장에서도 선배 행세 하려는 동기를 보면 대뜸 욕이라도 해주고 싶죠.”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덕민(가명·25)씨는 회사에 비교적 빨리 입사했다.2000년에 대학에 입학해 군대를 다녀와서 복학한 뒤, 어학연수 등을 위한 휴학 없이 바로 올 2월에 졸업하면서 입사에 성공했다. 그래서 이씨는 같이 입사한 다른 남자 동기들보다 두 세 살 적다. 그런데 입사 동기 가운데 같은 대학 출신 박모(27·98학번)씨는 학번이 높다며 항상 선배 행세를 하려고 한다. 이씨는 “학교 다닐 때 알지도 못했고 지금은 엄연한 입사 동기인데 너무 염치 없는 것 같다.”면서 “동기지만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27·여)씨에게 저녁 회식은 그야말로 고문하는 자리다. 겉보기에는 말술이라도 거뜬히 마셔낼 것처럼 강단 있는 모습이지만 체질상 술을 잘 못마셔 입사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주량이 소주 반 병이 안 된다. 하지만 경력으로 입사한 동료 직원은 회식 때마다 ‘사회 생활하면서 무조건 술 못 마신다고 말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면서 자꾸 술을 권한다. 은근히 잘난 척도 한다. 박씨는 “팀장 이상 상사들이 주는 술도 힘들어 죽겠는데 같은 팀원이 친한 척 한답시고 한 술 더 뜨니 정말 밉다.”면서 “술을 다른 잔에 몰래 버리는 걸 보면 ‘아깝게 그걸 왜 버려?’라며 소리 치는데 회사 사람만 아니면 한 대 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술과 관련된 ‘나쁜 동료’가 또 있다. 회사원 이유종(31)씨는 “전날 회식 자리에서 술 적게 먹은 여자 동기가 다음날 점심으로 스파게티 먹으러 가자고 팀장한테 조를 때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것은 단순히 음식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동기에 대한 배려 차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전문직 이모(28·여)씨는 최근 같은 팀 내의 동료에게 크게 실망했다. 평소 성격 좋고 일도 무난해 회사 내 평판도 좋고 나이가 몇 살 많아서 그런지 고민도 잘 들어줘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귀찮은 일은 떠넘기고 쉬우면서 빛나는 일만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심지어 내가 한 일을 자기가 한 것처럼 가로채기까지 하더군요. 그동안 좋았던 감정이 이런 일을 겪으면서 완전히 사라졌어요. 인간 자체에 실망해 버린 거죠.” 광고회사에 다니는 윤모(28·여)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윤씨는 업무가 많고 시간을 다투는 일이 많아 일의 효율에 따라 동료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 일을 요청했을 때에는 가만히 있다가 한참 뒤에 ‘못하겠다.’고 하면 정말 속이 터진다. 그는 “자기 일을 은근히 남한테 떠밀면서 남의 일에 대해 자기가 다 아는 것처럼 구는 동료가 가장 얄밉다.”면서 “막상 자기가 할 것도 아니면서 ‘그건 그런 식으로 처리하면 안 되지.’라면서 훈수를 두고 팀 작업을 할 때면 가장 쉬운 일만 하려고 하는 사람이 정말 싫다.”고 말했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무던히 애쓰는 사람은 후배든 동기든 상관없이 미워 보이게 마련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최모(27·여)씨는 부장에게 잘 보이려는 몇몇 동료들이 정말 싫다. 부장이 없을 때면 앞장 서서 흉을 보면서 앞에 있을 때에는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이 군다. 이씨는 “윗사람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래도 도를 지나치면 그것만큼 꼴불견도 없다.”고 했다. 회사 사람이 상을 당해 부장이 가는 것을 알면 휴일도 반납하고 나오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 몰라라 한다. 이씨는 “부장한테 잘 보이려는 노력의 절반만 일에 쏟아부어도 유능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면서 “젊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손바닥 비벼대며 비굴하게 사는 걸 보면 정말 짜증난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04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20분) 이른바 동북공정으로 불리는 중국의 역사왜곡 움직임이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간단히 말해 중국의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에 편입하려는 이런 시도는 우리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단국대학 복기대 박사와 함께 동북공정의 현황과 우리의 대응방안 등에 대해 알아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돈 걱정 없는 가정 만들기의 첫 번째 방법은 꼼꼼한 가계 설계. 그러기 위해서는 내 집 마련하기 전략과 장기 투자계획을 세우고, 자녀 교육, 노후 등을 책임지기 위하여 2∼3년 적립 펀드를 하고 통장 쪼개기가 필수이다. 철저한 재무관리로 새로운 인생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재테크 특강을 백정선 강사에게 들어본다. ●김미화의 U(SBS 오후 1시40분) 연해주 현지봉사 청소년 174명이 여행경비를 십시일반 마련해 러시아에서 우리나라로 입양된 한 소녀 모녀상봉을 만들어낸 사연, 자신을 보살펴 준 이웃 할머니에게 거액의 수술비를 쾌척한 강하사, 효행상에 빛나는 지연이와 두리의 아름다운 효심까지, 추석을 맞아 진정한 효의 의미를 되돌아본다. ●얼마나 좋길래(MBC 오후 8시20분) 동수는 선주의 이별통보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마지막 확인을 하기 위해 선주를 찾아간다. 그리고 애써 담담한 척하는 선주는 동수가 준 반지까지 동수 앞에서 던져버린다. 분노와 배신감에 가득 찬 동수는 선주에게 가라고 소리치고, 선주는 동수가 돌아서기 무섭게 반지를 찾아내 눈물을 흘리는데…. ●추석 특집, 무한지대 큐!(KBS2 오후 6시40분) 각 지역과 집안의 내림 음식을 통해 고향의 맛을 소개하고,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각 분야의 명인들을 통해 ‘전통의 솜씨’를 소개한다. 더불어 명절 대목을 맞아 특수를 누리고 있는 ‘한가위 거상들’과 ‘반짝 틈새 상인들’을 통해 명절 분위기에 한껏 젖어 있는 팔도의 모습도 소개한다.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40분) 남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기후가 덥다보니 저장음식이 발달하게 됐다. 유난히 발효음식들이 많고, 젓갈을 담가도 수십 가지, 김치를 담가도 종류별로, 상이 넘칠 만큼 찬이 많아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도 음식의 기본이라 불리는 저장 발효음식들, 그 삭힘과 절임의 미학으로 안내한다.
  • [한류통신] 한국인 여행객 추태 ‘반한류’ 부추긴다

    [한류통신] 한국인 여행객 추태 ‘반한류’ 부추긴다

    올해 초 문화관광부가 동남아시아 국가의 관광 가이드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문화·관광을 직접 체험케 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한국의 가치를 제대로 전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에 뿌듯한 적이 있었다. 같은 시기 외교통상부로부터는 “추한 한국인으로 인해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는 사례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해외에서의 불법행위나 추태가 통보되면 여권에 제한을 가해 일정 기간 출국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는 ‘추한 한국인’ 대책이 마련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정부가 한국문화와 관광 홍보, 국가이미지 제고와 한류의 지속을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오죽하면 외교부가 저런 대책을 내 놓았겠나 싶어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 한해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방문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단다. 국민 5명에 1명꼴로 해외에 나간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직도 때때로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인 여행객을 현지 교민들은 만난다. 한국 여행객들의 낯부끄러운 행태를 두고 현지인들은 손가락질하면 그만이지만 교민들은 마치 자기의 잘못인 양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 뷔페에서 챙겨놓은 음식들을 해양공원에 앉아 팩소주와 함께 먹고 마신다거나, 음식물 반입이 안 되는 디즈니랜드에 몰래 가지고 들어가다 망신당하기 일쑤다. 미식천국이라는 홍콩까지 와서 중국음식을 앞에 두고, 하루 종일 들고 다니던 김치와 고추장, 심지어는 쌈된장에 반찬까지 풀어놓고 ‘신토불이’니 ‘우리의 것이 세계의 것’ 더 나아가 ‘우리는 한국음식 문화를 알리는 민간외교관’이라며 큰소리를 치는 여행객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꼴불견이다. 한류열풍이 홍콩에 거세게 분 이후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홍콩인 수는 수천명에 이르고, 홍콩 공영라디오 방송에서는 한국어강좌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어가 매일같이 흘러나온다. 이제 더 이상 얼굴 뜨거워지는 추태를 부려놓고 ‘스미마센’하며 일본인을 흉내내 위기를 모면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어를 배우는 홍콩인들이 한국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곤 하는데, 이들의 입에서는 홍콩인들에 대한 험담과 욕설을 듣고는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는 사람도 있다. 한국 여행객들의 이러한 추태는 홍콩이나 동남아 등의 한류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권윤희 (위클리홍콩 대표)
  • [씨줄날줄] 영수회담/진경호 논설위원

    ‘칠회칠배(七會七背)’. 칠종칠금(七縱七擒)에 빗댄 이 말은 국민의 정부가 끝나갈 무렵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진영에서 나왔다. 김대중(DJ) 대통령과 7차례 영수회담을 가졌으나 모두 뒤통수를 맞았다며 극도의 배신감을 드러낸 말이다.2001년 10월 두 사람의 마지막 영수회담 표정을 한 언론인은 이렇게 전한다.“이 총재는 쌍심지를 켠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DJ는 ‘저 친구가 대통령이 되면 내 여생은 없다.’고 결심했다.” DJ로 하여금 여생을 걱정케 한 말이 무엇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비리로 구속된 DJ의 두 아들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겠느냐는 추정만 있을 뿐이다. 아무튼 국민의 정부 시절 영수회담은 이처럼 거칠었다. 막힌 정국을 풀기보다 여야 대치를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반면 권위주의 정권 시절 영수회담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1990년 3당 합당 등 정국의 거대한 물줄기가 이 영수회담에서 결정됐고, 정국에 훈풍이 부는 경우가 잦았다. 모두가 1인 정당, 보스정치 시대의 산물이다.1975년 영수회담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내 신세가 저 (창밖의)새와 같다.’고 한숨 지었고,‘대통령 오래 할 생각 없다.’는 말을 김영삼 신민당 총재는 비밀에 부쳤다.(김영삼 회고록) 2년 뒤 박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가진 이철승 민주당 대표는 훗날 “피차 쓰라린 경험에서 우러나온 각별한 인간관계를 얘기했다.”고 회고했다. 짐짓 인간적 정리와 낭만정치에 대한 향수를 담은 회고담이다. 그러나 뒤집어보면 영수, 즉 몇몇 우두머리에 의해 우리 정치가 지배돼 왔음을 드러내는 부끄러운 고백이기도 하다. 그 ‘인간적 정리’ 뒤에 담긴 흑막도 알 길이 없다. 참여정부 들어 영수회담이 사라졌다. 지난해 대연정 논란의 와중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단 한차례 열렸을 뿐이다. 영수회담의 쇠락은 정치 발전의 징표다.1인 지배에서 벗어나 시스템에 의한 정치라는 긍정적 요소를 지닌다. 다만 조건이 있다. 영수회담에 버금갈 다각도의 소통이 필요하다. 전시작전권과 관련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를 여권이 일축했다.“대통령 면담을 신청하라.”는 여권의 일갈에 정치발전이라는 평가가 머쓱해진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열린세상] 공직자의 숙명적 윤리와 철학/이종철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조선조 양반사회에서 가난은 선비의 떳떳한 도리라 하였지만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은 죄악이고 사회적 부채일 수도 있다. 불평등이 절대악이라는 공산주의와 필요선이라는 민주주의의 이념 논쟁 속에서 우리는 불평등이 공정한 경기규칙 속에서 이루어진 결과인가 아니면 불공정한 게임룰에서 비롯되었는가를 문제삼는다. 옛 속담에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말이 있다. 이웃이 논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데, 갑종 근로소득세나 세금 한 푼 안 내고 재산만 불린 일부 정치인과 소수의 엘리트층이 손에 옹이가 박이도록 일한 보통사람보다 재산소득이 엄청 많을 때 결과의 불평등을 필요선이라고 공감할 사람이 있겠는가. 변호사, 의사, 회계사, 고위공직자와 국민을 대표하는 선량이 되는 길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들은 모두 벌거벗은 국민의 혈세와 사랑 속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들이다. 이제 현대의 귀족층인 그분들이 화사한 꽃들의 자태를 한껏 뽐내며 국민에게 마음의 보답을 해야 한다. 이것이 꽃의 아름다운 소명이다. 최고의 전문성을 가지고 국민의 생활향상, 복지실현, 지역경제와 기업의 활성화, 교육 문화 육성에 앞장서는 것은 우리들의 소망이다. 더불어 남모르는 자선과 이웃 사랑 또한 그들의 도리이다. 지금껏 자신을 키워준 가족과 사회, 국민을 위하여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눠 베푸는 것은 이 시대의 아름다운 책무이다. 조상을 잘 둔 탓에 또는 천운이 좋아서 남부럽지 않은 재력을 가지는 것은 보통의 행운이 아니다. 하지만 창조적 엘리트들은 돈이 인생 행복의 목표가 아니라 하나의 작은 수단이라는 것을 각심해야 한다. 건강공단의 2005년 통계에 의하면,1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고소득자가 9만 6500명에 달하지만 월급 100만원 미만의 직장인은 무려 180만 8000명이라 한다. 부디 2007년 공직자 재산신고 때부터는 1급 이상 공직자, 국회의원, 판·검사 등 1000여명 중 재산 신고액이 20억원이 넘는 사람들은 사회기부금이나 자선란을 만들어 작게는 1년에 1000만원에서 크게는 4000만원 정도는 불우이웃, 중증장애어린이집, 노인요양시설, 장학재단에 쾌척하는 선행이 있기를 빈다. 사회지도층이 되어 현직에 오르려는 선택된 계층은 검증에 앞서 스스로 기부하는 정신을 발휘하는 사회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남을 도와보지 못하고 겸손과 정직, 신념과 목표가 없는 명사는 참된 지도자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의 독버섯일 뿐이다. 1993년 공직자 재산등록제가 실시된 이후 현직에 있는 고위직들의 재산이 공개될 때마다 천진한 국민들은 허탈감과 무력감, 때로는 배신감까지 느껴왔다. 최고위 공직자나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의 자리는 돈과 부동산을 굴려서 재산을 증식하는 자리가 아니다. 업무상 우월적 직위를 남용한 부당한 부의 축적과 부정부패와 소득의 누락을 멀리하며 국민과 국가에 멸사봉공하여 헌신하는 자리이다. 국민에게 꿈과 희망, 용기를 심어줄 참 공직자의 언행일치와 솔선수범이 이루어질 때 갑작스러운 수마에 허탈하여 망연자실한 국민의 이반된 민심을 달랠 수 있다. 대한민국은 20세기 후반 급속한 산업화의 발전 과정에서 30년 동안 수많은 공직자들이 건강까지 버리며 밤낮없이 일해왔다. 가족과의 정담과 자녀와의 사랑을 나눌 겨를도 없이 명예를 지키며 헌신한 창조적 엘리트 집단이 공직자이다. 국민은 공직자에게 전문성, 공정성, 정직, 성실, 멸사봉공, 애국애족과 함께 선비적인 청빈과 청백리를 기대한다. 이것이 곧 공직자가 품어야 할 숙명적 윤리이며 철학이다. 공직자가 국민으로부터 정서적으로 존경받는 풍토여야만 나라가 살고 정부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민심은 천심이라 하지 않았던가. 국민은 법적 논리에 앞서 정서적 공감을 기대한다. 이종철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 새 ‘화동사진’ 발견 … 김현희 北공작원 확인

    KAL 858기 폭파사건의 핵심인 김현희(44)씨가 입을 꼭 다물고 있다. 국정원과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의 줄기찬 면담 요청에 김씨는 응하지 않고 있다. 진실위는 국정원이 지난해 10월 말 김씨의 주거지를 방문해 최근까지 10여차례나 면담을 요청했지만 남편 등으로부터 번번이 거절당했다. 이에 따라 김씨가 기내에 폭탄을 어떻게 반입했는지, 실제 음독했는지, 북한 출신인지 등의 의혹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궁금증만 자아내고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은 김씨의 음독자살 시도 등 7가지의 의혹을 제기해 왔다.●미완의 KAL 858기 폭파사건 조사 김씨는 1997년 12월28일 자신의 신변경호를 맡았던 전직 안기부 직원 정모씨와 결혼하면서 공개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김씨는 서울과 시댁이 있는 경북 일원을 오가며 생활하면서 2000년 아들,2002년 딸을 각각 출산했다. 하지만 2003년 KAL 858기 조작설이 제기되면서 사회적 관심을 모으자 세간에서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김씨가 국정원과 진실위의 면담요청을 거부한 이유가 관심을 모은다. 김씨는 “국정원이 KAL 858기 폭파사건을 재조사하도록 결정한 것에 강한 배신감”을 이유로 들었다. 진실위 관계자는 김씨의 ‘배신감’에 대해 “국정원이 과거 안기부와 달라졌고, 재조사를 하려 한다는 점에서 복합적으로 배신감이란 표현을 썼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배신감은 약속 위반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어서 ‘배신감’이란 표현을 사용한 배경이 주목된다. 진실위는 “김씨가 안기부의 지원으로 사회 유명인사로 활동하고 정착할 수 있었던 사정에 비춰 배신감 발언은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면담 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명분이 없다고 비난했다. 강제조사권마저 거론했으나 실제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김씨가 입을 다무는 데다 미얀마 인근 해안에서 KAL 858기의 동체로 추정되는 인공조형물 조사가 남아 있어 이날 조사결과 발표는 미완으로 끝났다.●새로 드러난 사실은 KAL기 폭파사건의 주범인 김현희씨가 북한의 공작원임을 입증하는 새로운 ‘화동’(花童) 사진이 발굴됐다.1972년 11월2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조절위원회 당시 남측 장기영 대표에게 꽃을 전달한 북측 화동소녀 가운데 한 명이 김씨라는 사실이 추가 발굴사진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진실위는 남북조절위 개최 당시 일본 공산당 기관지인 ‘적기’(赤旗)의 평양 특파원이었던 하기와라 료가 보관하던 총 36장의 사진 가운데 그동안 미공개됐던 사진에서 화동 소녀 김현희를 발견했다. 안기부가 1988년 1월5일 KAL858기 폭파사건 수사발표 당시 제시했던 사진과 하기와라 료가 촬영한 사진 중 김현희 본인이 ‘자신이다.’고 진술했다는 사진 속의 소녀는 김씨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1990년 4월12일 특별사면 이후 사회정착에 대비해 1995년 4월부터 외고종조부 김모(1990년 당시 73세)씨의 집에 입주해 살았다는 사실도 새로 밝혀졌다. 외고종조부는 김씨의 입주로 늘 주위를 살펴야 하는 정신적 긴장 등으로 생활에 제약을 받자 고령 및 노환을 이유로 김씨에게 결혼 또는 분가를 요청했다고 한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강학중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바람난 남편 “배째라”… 죽고만 싶어

    Q남편이 술집 여자와 바람이 났습니다. 처음에는 극구 오리발을 내밀더니 요즘은 아예 ‘배째라’ 식입니다. 한술 더 떠 나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도 합니다. 애 둘에 맞벌이 하느라 내 생활도 없이 고생한 게 누군데…. 그 여자의 머리 끄덩이를 잡고 싸우는 생각, 남편 직장에 찾아가 폭탄선언을 해버리는 상상, 별의별 생각 때문에 요즘은 먹지도 자지도 못합니다. 아이들 때문에 이혼도 할 수 없고, 죽고만 싶습니다. -문경숙(가명·41세) A 죽고 싶다는 말씀이 어쩌면 지금의 심정을 가장 적확하게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배신감, 분노, 절망감, 극도의 무력감으로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만큼 고통스러우실 텐데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는 지혜가 있으시다니 무척 다행입니다. 무엇보다도 이성을 잃지 말고 냉정을 찾으셔야 합니다. 물론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겠지만 지금의 상황 때문에 직장까지 잃게 되면 이 일을 헤쳐나갈 수 있는 자원과 에너지를 잃어버리는 셈이니까요. 직장에 있는 동안만큼은 그 일을 잊어버릴 수 있도록 오히려 일에 더 몰두해 보시기 바랍니다. 직장에 충실하고 아이들을 더 잘 돌보기 위해서라도 더 잘 챙겨 먹고 내 건강을 찾으셔야 한다는 것 명심하시고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이와 같은 경우에는 성급한 결정이나 행동은 절대 삼가시기 바랍니다. 남편과 만났던 그 여자와 담판을 짓겠다는 생각 역시, 의도대로 되지도 않을 뿐더러 문제만 더 복잡하게 만들게 됩니다. 직장 상사에게 폭로하여 남편에게 복수하고 싶은 충동 역시 이해는 갑니다만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뒷수습을 하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기에 참으셔야 합니다.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 늦은 귀가, 루주 자국 같은 걸로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외도로 단정지어 문제를 키우는 부부도 많은데, 이 경우는 남편이 스스로 인정했다니 외도가 확실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책임을 아내에게 전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부인은 내 생활도 없이 부인이 희생했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남편이 눈을 밖으로 돌린 것은 아닌지요. 물론 남편의 외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지만 남성들의 외도가 반드시 성적인 욕구 불만 때문만은 아니랍니다. 아내와 가정 안에서 충족되지 않은 그 무언가를 밖에서 구하려 했던, 외도의 진정한 원인을 대화로 나누기 전에는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 감정을 추스르기도 힘든데 남편의 입장을 헤아린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려우시겠지만 바로 그것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라고 믿습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거나 후회하기는커녕 오히려 뻔뻔하게 큰 소리를 계속 치거나 도저히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이혼을 고려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혼은 최후의 선택이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몇마디 사과나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다짐만으로 넘기지 말고 구체적인 약속이나 그 약속을 어겼을 경우 어떻게 하겠다는 부부간의 합의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두 분의 애정이나 신뢰에 심각한 경계 경보가 울렸다고 생각하고 이 위기를 오히려 둘도 없는 기회로 살려낼 수 있다면 오늘을 얘기하며 웃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 두 분이 어떻게 노력하셔야 할지 더 많은 대화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
  • 난지캠핑장 ‘바가지’ 판친다

    난지캠핑장 ‘바가지’ 판친다

    서울시가 민간업자를 통해 위탁운영하는 마포구 상암동 난지캠핑장이 규정에 없는 물건을 비싼 값에 임대하거나 단체할인율을 적용하지 않는 등 부당이득을 취해온 것으로 24일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1년간은 대형 텐트 임대료를 67%나 비싸게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관리감독은커녕 오히려 동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텐트임대료 문제 생기자 규정대로 받아 난지캠핑장은 30인 이상 중학생 이하 청소년단체 이용객들에게 모든 비용을 50% 할인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 운영을 맡은 위탁업체는 입장료만 깎아줬을 뿐 다른 품목에 대해서는 전혀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았다. 고기 굽는 그릴도 신고 없이 대·중·소 각각 2만 5000원·1만 2000원·8000원에 임대하고 있다.20인용 ‘인디언 텐트’는 10만원에 대여해 오다 지난달 문제가 생기자 슬그머니 6만원으로 정상가 환원했다. ●서울시, 운영권 적정가의 5배 받고 넘겨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가 위탁업체와 맺은 협약서에 따르면 위탁업체는 인디언텐트 6만원,4인용 텐트 6000원, 담요 1500원, 매트 1000원, 전등 1000원 등 품목을 정해진 가격에만 임대할 수 있다. 변경사항이 있으면 서울시와 협약서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위탁업체는 서울시에 5일마다 1회 20만∼200만원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 지난달 학생 100여명과 함께 난지캠핑장을 이용한 H중학교 양모 교사는 “입장료 외 텐트·담요·매트 등 아무것도 할인받지 못했다. 캠핑장쪽에서 할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가족과 주말캠핑을 다녀온 회사원 김모(30)씨도 “그릴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생각을 했지만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곳이라서 믿었는데 배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확인 결과 지난해 서울시는 입찰을 통해 난지캠핑장 운영권을 3년간 14억 7500만원에 위탁업체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가 예상했던 적정가격 2억 9000만원의 5배에 이르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나치게 큰 돈을 내고 운영권을 낙찰받은 위탁업체가 이를 벌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폭리를 취하는 것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위탁업체 유리하게 일처리 서울시도 관리감독은커녕 위탁업체에만 유리한 방향으로 일처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위탁업체가 규정에 없이 각각 7만원과 4만원에 대여해온 ‘몽골텐트’ 특대형과 대형 두 종류를 지난 5월 정식 임대목록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용객들이 별로 안 찾는 특대형은 1만원을 내린 6만원으로 조정한 반면 수요가 많은 대형 텐트는 1만원을 올려 5만원으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릴이 규정된 임대품목에서 왜 빠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시민들의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생기는 것 아니겠느냐.”고 위탁업체의 입장을 대변했다.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안에 있는 난지캠핑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캠핑족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해 8만여명이 이용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Form나게 Beauty나게] 원피스로 후회없는 멋내기

    [Form나게 Beauty나게] 원피스로 후회없는 멋내기

    무섭게 비가 들이친 어느날 밤. 친구가 붉어진 눈시울로 집 앞에 나타났다. 엉겨 붙어 펑펑 운 친구의 말, 만난 지 얼마 안 되는 남자친구가 알고 보니 양다리라더라. 그것도 상대는 그의 친구였다. 이럴 수가! 그날 밤 방송된 인간의 바람기에 대한 TV 다큐멘터리는 잔인하게도 친구를 위한 것이었나. 짧은 만남이었지만 친구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기에, 더욱 배신감도 크고, 툴툴 털어버리기도 쉽지 않았을 터. 그런 남자라면 우는 것도 아깝다며 위로해도 친구의 귀에 들어갈 리가 만무하다. 그에게 선물로 받았다는 애꿎은 원피스에 한풀이를 할 뿐. 그럼 입고 오지나 말지. 옷을 너무도 좋아하는 나는 “과감하게 버려, 이왕이면 내 옷장에 버려.”라며 분위기 전환용 농담을 던지기도 했지만, 그 원피스는 또 왜 친구에게 이다지도 잘 어울리는거야! 배신을 이겨내는 것은 친구의 몫, 잘 어울리는 원피스를 찾아내는 것은 나 자신의 몫. ■ 스타일컨설턴트 이혜숙(www.cyworld.com/colorism02)·의상협찬 더 걸스(www.thegirls.co.kr)
  • 北-中 혈맹관계 난기류

    북·중 관계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17일 “북·중 관계의 이상조짐은 이번 유엔 안보리 결의문 찬성뿐 아니라, 지난 4월부터 나타났다.”고 말했다. 차오강촨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 4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했을 뿐이다. 중국 국방부장의 격은 다른 부장(장관)보다 높고, 전통적인 군사관계를 감안할 때 전례 없는 일이다. 이런 북·중간의 ‘사건’은 최근에도 계속됐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양형섭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친선대표단을 지난 11일 접견했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맞교환한 후이량위 국무원 총리를 단장으로 한 중국 친선대표단을 만나주지 않았다. 중국으로서는 면담을 거부당한 것이고, 상호주의라는 외교 원칙에도 어긋난다.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면담을 거푸 거부당한 중국으로서는 얼굴을 들기 어렵게 됐다.”면서 “중국이 여러가지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유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꾸준히 진행돼온 북·중간 혈맹관계 이상 조짐 가운데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른 외교소식통은 “북한측이 중국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9·19 공동성명이 채택되고 금융제재 문제가 불거졌을 때 중국측이 미국의 금융제재를 풀어줄 것 처럼 하면서 북한을 회유, 지난 1월 북·미·중 3자회담에도 나갔지만 상황은 오히려 파국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마카오 은행에 묶인 북한 돈을 풀어줄 권한을 가진 측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이유도 있다. 그래서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의 이상기류를 북·중관계의 근본적 변화로 넓게 전망하는 이도 있다. 북·중 관계가 전통적인 사회주의 혈맹관계에서 보통관계로 전환하는 조짐이 있다는 진단이다. 그래서 중국의 대북 식량 및 에너지 지원과 전략적 관계도 수정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후진타오 주석이 북한을 과거보다 거칠게 다룰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중국으로서는 북한보다는 미국·일본과의 관계를 전략상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유엔 결의문 찬성은 중국이 북한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녹색공간] 환경사업 불신비용을 줄이자/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필자가 환경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과목 중에는 ‘환경양론’이란 게 있다. 환경오염물이 발생원에서 퍼져나가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려면 그 오염물의 물질수지와 에너지수지를 알아야 한다. 환경양론은 오염물이 어떤 경로로 얼마만큼 이동해서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배우는 과목이다. 환경양론을 가르치며 항상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예제가 있다. 미국의 어느 도시에 A와 B라는 공장이 나란히 있었다. 어느 겨울에 지역 환경단체가 갑 공장을 오염물질 배출 위반 혐의로 해당 지자체에 고발하였다. 그리고 증거로 A공장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나오는 사진을 찍어 제출하였다. 사진에 같이 나온 B공장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보이지 않았다.A공장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을 찍은 날의 공장 운영일지를 검사하고 혹시 어떤 사고가 있었는지 조사하였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B공장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는 보이지 않고 A공장에서만 하얀 연기가 보이는 이유를 조사하였다.A공장은 보일러 연료로 비싸지만 친환경적인 천연가스를 사용하고,B공장은 석탄을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A공장이 B공장보다 더 깨끗한 연기가 굴뚝에서 나와야 한다. 그러나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수소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아 수증기를 많이 발생시킨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하얀 연기로 보이는 것이다. 갑 공장의 기술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인근주민, 환경단체, 담당공무원, 기자들에게 과학적인 자료를 제시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과학적인 사실을 이해 당사자들이 이해하고 서로 신뢰하였기 때문이다. 도시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각로에서 나오는 연소가스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시설에는 상당한 투자비가 들어간다. 또한 주민들의 민원을 줄이기 위하여 굴뚝에서 무해한 수증기가 응결되어 나오는 하얀 연기를 보이지 않게 하기위하여 백연처리장치를 상당한 추가 예산을 들여 설치하는 곳도 있다. 주민들에게 하얀 연기가 무해한 수증기라는 설명을 해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이나 사업을 신뢰하지 않아서 낭비하는 예산을 불신비용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국책사업에 천문학적인 불신비용이 들어간다. 민간기업도 상당한 불신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공장에서 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노력보다 환경민원을 처리하는 데 더 많이 신경쓰는 공장장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불신비용이 우리 정부와 기업의 경쟁력을 낮추고 있다.1990년 초 원주가 광역쓰레기매립장 건설사업의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여러 자치단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한 지역에 매립장을 설치하여 공동으로 사용하자는 취지다. 원주권 광역쓰레기매립장 후보지를 선정하는 과정에 정부가 어떻게 지역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형식적인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후보지를 선정하는지를 필자는 경험하였다. 또한 청계천복원사업에 참여하면서 시행처가 제시한 설계자료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상황을 여러 번 겪었다. 주민공청회에서 흔히 보는 주민들의 실력행사는 정부의 조사결과에 신뢰를 갖지 못하는 배신감과 좌절감의 표출이라 할 수 있다.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받은 용역기관이 정부의 의도대로 작성한 전문적인 조사내용을 주민들이 짧은 공청회 기간에 토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주민들이 선정한 전문가가 참여해도 조사내용을 검토하고 검증할 충분한 시간과 경비를 주지 않아서 정부 측 전문가의 논리를 반박하기 어렵다. 그래서 주민들이나 시민단체들이 공청회에서 무력시위를 행사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다. 선진국의 경우 정부는 사업 초기부터 주민들과 NGO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의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위원회에 충분한 예산을 제공한다. 따라서 위원회는 정부의 용역기관이 수행하는 조사결과를 병행하여 독립적으로 검증한다. 또한 그 진행과정을 수시로 주민들에게 보고하고 공청회에 참여하여 정부측 전문가와 토론한다. 이런 방법이 정부사업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사업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도 환경 불신비용을 줄여야 국가경쟁력이 살아난다. 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 ‘교재 폭리’ EBS 또 값 인상

    ‘교재 폭리’ EBS 또 값 인상

    EBS(교육방송)가 올 여름방학 대입 수능특강 교재비를 최고 22% 올렸다. 지난달 9일 원가보다 최대 5배나 높게 교재비를 책정했다는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가 있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교재비 인하를 기대하던 학부모와 학생·교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EBS는 지난달 말 2006년 여름방학 수능특강 교재 총 24종을 발간했다. 고3 대상 ‘수능특강 10주 완성’ 15종,‘고2특강’ 5종,‘고1특강’ 4종으로 이 중 3가지만 올해 처음 나왔고 21종은 지난해에도 발간됐던 책들이다. EBS는 ‘수능특강 10주 완성’ 윤리·국사·한국지리·한국근현대사·정치·경제·사회문화는 각각 4500원에서 5500원으로 22.2%,‘고2특강’ 수학Ⅰ·수학Ⅱ는 각각 5000원에서 6000원으로 20.0% 인상하는 등 10종의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1만 1000원짜리 한 권으로 나왔던 ‘고1특강’ 영어는 올해 6000원짜리 2권으로 분책하면서 사실상 1000원(9.1%)을 올렸다. 일반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인상폭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7%였고 올들어서도 상반기까지 2.4%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EBS 전용수 출판팀장은 “가격이 오른 교재는 쪽수가 증가했기 때문에 단순히 정가만 놓고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5가지 교재는 오히려 면당 단가가 낮아졌다.”고 주장했다.‘수능특강 10주 완성’ 윤리의 경우 지난해 134쪽에서 올해 166쪽으로 늘어 면당 단가가 33.58원에서 33.13원으로 1.3% 낮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쪽수가 줄었는데도 정가를 내리지 않은 교재가 6종이나 됐다. 학부모·학생·교사 등 소비자들은 EBS가 그동안 취해온 폭리를 소비자들에게 환원하기는커녕 오히려 인상의 구실을 찾는 데 급급하다며 비난하고 있다. 전북 익산 남성고 박점배(39) 교사는 “서울보다 EBS 의존도가 월등히 높은 지방에서는 이번 가격인상에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면서 “그동안 폭리를 취했다는 것이 명확히 드러났는데도 쪽수가 조금 늘었다고 교재비 인상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고3 신제헌(18)군은 “EBS에서 두 달에 한번 꼴로 새 교재가 나와 이번 학기 들어서만 20여권을 샀다.”면서 과중한 교재비 부담을 호소했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박경양(50) 정책실장은 “사교육비 경감에 앞장서야 하는 공영방송이 감사원 지적에도 불구하고 교재값을 올렸다는 것은 도덕성과 윤리성의 문제”라면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EBS 관계자는 “여름특강 교재는 감사원 지적이 있기 전에 이미 가격 책정이 끝나 인쇄에 들어갔었다.”면서 “가격을 조정할 시간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교재비는 EBS 전체 재정의 30%나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 쉽게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기용 윤설영기자 kiyong@seoul.co.kr
  • 강삼재 “黨 지켜왔는데 배신의 칼 꽂아”

    강삼재 “黨 지켜왔는데 배신의 칼 꽂아”

    한나라당 강삼재 전 사무총장이 30일 전격 탈당했다. 강 전 사무총장은 7·26 재보선에서 마산갑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전날 공천심사위원회 최종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토록 끝까지 지키고 싶었고 지켜왔던 한나라당으로부터 내침을 당했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 그는 “당의 결정이 잘못됐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심판받지는 않겠다.”면서도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는데 역할이 없으면 못하는 것이고 생기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겠다.”며 정치 재개의 여지는 남겨 두었다. 그의 탈당은 공천 신청 이후 휘말린 ‘과거 회귀’ 논쟁과 관련, 당에 대한 ‘배신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법원에서 무죄확정을 받은 사람이 정치하는 것을 과거회귀라고 하면 억울하다.”고 전제한 뒤 “아무런 관련이 없는 김덕룡 전 의원의 공천헌금 비리나 7월1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경선에 제가 부정적으로 연루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나아가 “새롭게 시작하려는 저에게 당이 철저한 배신의 칼을 꽂았다.”며 “당에 대한 ‘짝사랑’을 접겠다.”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를 열고 7·26 재보선 후보자로 마산갑 이주영 전 의원, 서울 성북을 최수영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송파갑 정인봉 전 의원, 경기 부천소사에 차명진 ‘김문수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의결했다.‘과거 회귀’ 논란에 휘말린 강 전 사무총장과 이흥주 전 이회창 총재특보, 전력 시비로 구설에 오른 허준영 전 경찰청장 등은 모두 탈락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무너지는 학교(中)] 학교당국·교사는 책임없나

    [무너지는 학교(中)] 학교당국·교사는 책임없나

    얼마 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에 “선생님 때문에 아이가 가출했다.”는 상담이 접수됐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경기도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으로 소풍을 갔는데, 담임 교사가 집합시간에 늦은 아이를 떼어놓고 춘천으로 돌아온 것이다. 항의하는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 언쟁이 심해졌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는 집을 나가 버렸다. 곧 집에 돌아오긴 했지만 학생에게는 큰 상처가 남았다. 교권 침해는 스승으로 우러러 볼 수 없는, 일부 자질이 부족한 교사들이 스스로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오모(39·주부)씨는 올해 퇴임한 한 선생님만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난다. 아이들에게 “어머니에게 전화 좀 하라고 해라.”라고 촌지 압력을 가한 것이다. 한 어머니가 교장실에 전화를 해 항의하자 이 교사는 학생에게 “또 고자질해 봐라. 난 말년이라 무서운 것이 없다.”는 막말까지 했다. 오씨는 “그 선생님이 퇴임한 뒤에 이야기해 보니 모두 최소한 30만원씩은 갖다 줬더라.”고 고개를 저었다. ●학생들 지나친 편애·욕설도 문제 학사모 최미숙 상임대표는 “아직도 용돈 좀 달라는 식으로 촌지를 요구하거나 학생을 지나치게 편애하는 등 교사들의 문제성 행동에 대한 상담이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일부 교사들의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언행에 존경심을 잃어가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등학교 3학년 A(18)군은 3주 전 춘추복을 입는 기간인데 여름 교복을 입었다고 학생부장으로부터 벌을 받았다. 학생부장은 땅바닥에 ‘엎드려 뻗쳐’를 한 A군의 손을 발로 밟고 허벅지를 찼다.A군은 “지난해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 회의에서 원하는 교복이면 시점에 상관없이 입도록 합의했는데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교권을 존중받으려면 선생님들도 학생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동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 2학년 C(17)양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는 50대 여자 교사 때문에 고생이다. 그 선생님은 복도를 지나다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너희들 뒤에서 내 욕했지?’라며 마구 뺨을 때린다는 것이다.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술냄새를 풍기며 교실에 들어오거나 술이 덜 깨 자율학습으로 수업을 대체하기도 한다. ●학교측도 “나 몰라라” 피하기 급급 학교측이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거나 마냥 방치해두는 경우도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D(27)씨는 아이들 싸움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점심시간에 싸움이 나 담임을 맡은 반 아이가 턱뼈가 부러졌는데 폭행한 학생의 부모가 “이미 포기한 자식”이라면서 치료비 보상을 거부하고 나선 것. 피해 학생의 부모가 학교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나서자 학교측은 D씨에게 책임을 떠넘겼다.D교사는 “스스로 위축되는 것은 물론 학교에 배신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극성파’ 부모들을 아예 기피한다. 서울 동북부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 싸움에 부모들이 나서 법정싸움까지 갔다. 치료비 보상 문제로 학급 전원이 목격자로 경찰서에 불려다니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학교에서는 ‘그 부모는 아예 건드리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동생 담임 맡기를 교사들이 꺼리는 정도다. 한 학부모는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선생님을 뭘로 보겠느냐.”고 했다. 학부모들은 짧은 교생실습 기간과 획일적인 임용고사로는 교사의 자질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이경자 사무국장은 “정식교사로 임용하기 전에 교사로서의 적성을 검증해야 한다. 교직은 단순히 생계 유지를 위한 직장 개념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학교측의 역할과 관련해 전국 초·중·고 교장협회장인 신답초등학교 배종학 교장은 “갈등이 있을 때에는 먼저 교장이나 교감에게 알려 1차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탈북자 스태프 김철용씨에 비친 국경의 남쪽

    탈북자 스태프 김철용씨에 비친 국경의 남쪽

    ‘쉬리’부터 ‘웰컴 투 동막골’까지 소위 분단영화는 꽤 많았다. 이런 영화에 비하자면 4일 개봉한 영화 ‘국경의 남쪽’은 사실 2% 부족해 보인다. 극적인 사건보다 멜로를 중심으로 잔잔한 일상을 주로 비추기 때문이다. 이건 장점이기도, 단점이기도 하다. 단점이라면 영화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지루함과 따분함이다. 장점은 딱딱하게 굳은 표정과 어깨를 풀고 분단과 북한을 말했다는 점이다. ‘국경의 남쪽’에 스태프로 참여한 ‘진짜 탈북자’ 김철용(32)씨도 일상의 리얼리티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점을 최대의 성과로 꼽았다. 김씨는 5년전 탈북해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감독지망생이다.‘예전과 달리 북을 사실 그대로 묘사하겠다.’는 감독의 제안에 연출부에 참가했다. 결과물에는 아주 만족한단다. 실제 리얼리티의 예는 많다. 우선 주인공 선호의 대사. 약간 웅얼대는 듯한 선호의 대사는 어색하게 들린다. 북한말이라 그런게 아니라, 이제까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해왔던 북한말과는 다르다는 뜻이다. 정작 시사를 본 탈북자들은 이제까지와 달리 북한말이 사실적이라 칭찬한단다.“선호 대사를 모두 이해해도 이번 영화는 성공”이란 게 김씨의 말이다. 남한정착도 마찬가지. 해피엔딩 행복스토리나 우스꽝스러운 좌충우돌로 분칠하지 않는다. 그냥,‘산다는 것의 쓸쓸함’으로 다룬다. 북에서 잘나가던 호른주자 선호는 가게 한 귀퉁이에서 전자오르간을 쿵짝거리고, 선호 누나는 꾀꼬리 창법으로 ‘휘파람’을 부른다. 그렇게 선호네 가족은 ‘북한식 랭면집’을 팔고 산다.TV에 이색맛집으로 소개되길 기대하면서. 선호는 교회간증도 나간다. 북의 사상토론으로 무장된 말솜씨에 교회간증 정도는 누워서 떡먹기다. 듣고 싶어하는 말을 주고, 필요한 돈을 받는 거다. 한 방송사의 표어처럼 ‘기쁨주고 사랑받는’ 관계다. 이게 바로 남한과 북한이 만나 서로를 소비하는 방식이다. 엉거주춤 일어서서 서로를 부둥켜 안은 척은 하는데 여전히 낯설다. 이 때문에 멀쩡한 허우대에 곰살맞은 아내와 안정적인 돈벌이가 있지만 뜻밖에 선호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김씨가 고심하는 것도 바로 이 문제다. 언젠가 영화화하기 위해 시나리오 작업도 하고 있다. 다루는 주제는 ‘사회적 조건과 인간’이다.‘똑 같은 사람인데 왜 나는 이런 사회에서 태어나 이렇게 살아야 하고, 왜 너는 저런 사회에서 태어나 저렇게 살아야 하느냐.’는 질문. 선택할 수 없는 첫 조건, 출생 때문에 자신의 삶을 결정당하는 인간들에 대한 얘기다. 선호도 남으로 가서 북에서 태어났다는 선택할 수 없는 주어진 조건을 뛰어넘으려 애쓰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진 못하다. 그래서 행복하지 못하다. 그건 김씨의 삶에도 고스란히 반복된다. 김씨가 북에 가족을 남겨둔 채 사선을 넘었고 하나원에서 만난 동기와 가정을 꾸렸다는 사실은 선호의 궤적과 얼추 겹친다. 대사관 진입장면을 뺀 영화의 탈북과정 전체가 그의 경험이기도 하다. 걸으면 얼마 되지도 않을 30m 너비의 두만강을 건널 때 아찔함, 누룽지 몇조각 들고 보름 동안 중국의 온갖 곳을 숨어다닐 때의 막막함 등이 모두 녹아 있다. 이제는 잊었다 했는데도 현장에서 촬영분량을 모니터링할 때면 순간 멍해지고는 패닉상태에 빠진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남몰래 화장실에서 몇번이나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 이런 지워지지 않은 생채기에 대한 고민이 영화화됐을 때 과연 감당해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더구나 그의 표현대로 “북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게” 우리의 분위기라면.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전달할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됐다는 게 김씨의 대답이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국경의 남쪽 어떤 영화 ‘국경의 남쪽’은 한 탈북자의 기구한 사랑을 담은 영화. 선호(차승원)는 북에서도 꽤 안정적 집안에서 자란 만수예술단의 호른주자다. 곡사포 대신 직사포만 쏘아대는,‘동치미 국물처럼 시원한 여자’ 연화(조이진)와의 결혼도 꿈꾸는 행복한 사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버지가 ‘남쪽의 자본가’인 할아버지와 연락을 주고 받기 시작하고, 보위부가 그 냄새를 맡으면서 행복은 깨지기 시작한다. 선호 가족은 결국 월남을 결심, 중국을 거쳐 남한에 정착한다. 선호는 연화에게 월남 자금을 전해주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하지만, 선교사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은 연화의 결혼 얘기뿐. 배신감에 치를 떨던 선호는 자신을 따스하게 돌봐주던 남한 여자 경주(심혜진)와 결혼한다. 이 때 오직 선호만 보겠다는 일념에 연화가 월남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직접 만난 연화에게서 결혼소식은 잘못됐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미 정착해버린 선호는 연화에게 무엇을 어떻게 설명해야하는지를 두고 망설이는데…. 차승원의 멜로연기, 북한 풍경과 월남과정에 대한 묘사 등에서 관심을 모았다.‘짝’,‘장미와 콩나물’,‘아줌마’ 등을 만든 스타PD출신 안판석 감독의 데뷔작이다.
  • 金문화·영화인 격앙된 만남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1일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영화인들의 농성현장을 찾았으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발길을 돌렸다. 이날 오후 김 장관은 광화문 열린마당의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농성현장을 방문, 스크린쿼터 축소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 현장에는 정지영ㆍ이춘연 대책위 공동위원장,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신우철 영화인협회 이사장, 김형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등이 있었다. 김 장관은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 영화를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한다.”며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진실된 마음으로 찾아왔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자 정지영 공동위원장은 “영화인 출신 장관이라 배신감이 더 컸다.”며 “영화계와 문화부가 함께 가기 힘든 상황에서 과연 이런 만남 자체가 필요한지 의문이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장관은 “정부의 방침을 수정할 여지가 있는지 내부적으로 알아봤는데 도저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해들었다.”며 “정부의 기조를 맞추면서 동시에 영화인의 우려와 분노를 받아들이려고 고민 중이다.”라고 대답했다. 이춘연 공동위원장도 “사실 장관이 우리가 하지 말았으면 하는 대사만 하고 있어서 섭섭하다.”며 김 장관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김 장관의 발언이 원론적인 수준에서 맴돌면서 천막 안 영화인들의 분위기가 격앙되기 시작하자 김 장관은 “영화인도 정부가 왜 이런 결정을 하고 진행하는지 이해하기 바란다.”며 “영화 발전을 위하는 마음은 전임 장관과 나 그리고 실무진이 다 같다.”고 말하면서 자리를 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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