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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신임’ 정국 / 의원직 총사퇴 안됩니다

    한나라당이 14일 ‘의원직 총사퇴’ 카드로 재신임 정국의 배수진을 치려다 소속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되는 해프닝을 겪었다. 최병렬 대표가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투표에서 재신임받을 경우 대표의 정계은퇴는 물론 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사퇴하는 방안을 밝히기로 하고 오전 긴급소집된 상임운영위 의결을 거쳤으나 연설 직전 열린 의총에서 최종 추인받는 데 실패한 것이다. 최 대표는 의총에서 “대통령이 재신임되면 내년 총선에서 우리 당 의원들에게는 심대한 타격이 된다.”면서 “결연한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상당수 의원들은 이같은 초강수가 재신임 투표를 전제로 하는 데다 국민들이 한나라당마저 경솔한 집단으로 보게 된다며 반대 의사를 개진했다.최 대표의 최측근인 안상수 대표특보단장과 윤여준 여의도연구소장까지 “사퇴 카드를 꺼낼 때가 아니다.”고 시기상조론을 폈다. 최 대표는 전날 몇몇 중진모임에서만 자문을 구한 채 줄곧 혼자 고민하다 홍준표 의원이 “대통령이 재신임되면 야당대표를 계속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면서 “반노의 중심에 대표가 서서 전부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이같은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 대변인과 임태희 대표비서실장도 이날 아침에서야 알았다고 한다.이에 대해 강재섭·김형오 의원은 “재신임 투표와 똑같은 대국민 협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강 의원은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강행하는 경우야말로 탄핵사유감으로,(그럴 때)이벤트성 정국운용에 항거하고 의원직 사퇴로 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의도와 상관없이 결국 재신임 투표가 이뤄지면 총사퇴 카드는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물론 당초 국민투표를 받았다가 유보하고,시기도 ‘조속’에서 ‘최도술 선 규명’으로 입장변화를 보인 데 이은 이번 파동은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적지않은 상처를 남기게 됐다. 박정경기자 olive@
  • 하프타임 / KTRD오픈골프 내일 개막

    올 남자프로골프 상금왕 경쟁의 분수령인 KTRD오픈골프대회(총상금 3억원)가 16일부터 4일간 경기도 용인 88CC에서 열린다.이 대회를 포함해 앞으로 3개 대회가 남은 가운데 상금순위 1위 신용진(LG패션·1억 9236만 6667원)과 2위 정준(캘러웨이·1억 6866만원)의 상금차는 약 2370만원.시즌 개막전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줄곧 지켜온 상금순위 1위를 한국오픈에서 컷오프되면서 선두를 내준 정준은 난생 첫 상금왕과 다승왕 등 2관왕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각오로 출사표를 던졌고,신용진은 올들어 8개 대회에서 준우승 3차례,4위 4차례,그리고 5위 한차례 등 매번 우승권에서 맴돌면서도 끝내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한 불운을 끝내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 SK비자금 파문 확산 / ‘최돈웅 100억수수’ 당혹

    SK비자금 수사의 ‘최종 행선지’가 지난해 대선자금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나라당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특히 9일 최돈웅 의원의 100억원 수수 혐의가 터져나오자 “사건이 어디로 가는 거냐.”며 당황해하는 모습이다.당초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수사대상에 포함되자 비교적 느긋해하던 전날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수사가 어디로 가는 거냐” 이날 최 의원의 기자회견 때 뒤 벽의 당 로고가 짙은 청색 커튼으로 가려져 눈길을 끌었다.최 의원의 자금수수 의혹을 최대한 당으로부터 떼내 보고픈 심사를 반영하는 듯했다. 한나라당의 ‘동요’는 두 가지에서 비롯된다.우선 수사의 칼날이 ‘판도라의 상자’(대선자금) 위에 있다는 점이다.둘째,사건의 향배와 파장이 쉽게 가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아침부터 분주했다.최병렬 대표와 홍사덕 총무는 최 의원을 불러 아침식사를 함께 하며 장시간 사건경위와 대책을 논의했다.그러나 별 진전은 없었던 것 같다.홍 총무는 “본인이 아니라니…믿을 수밖에 더 있느냐.”고 답답해했다. 노무현 대통령 측근인 최도술씨와 이상수 통합신당 총무위원장이 함께 소환통보를 받은 사실도 그다지 위안이 되지 않는 모습이다.특히 홍 총무는 “이상수 의원은 별 문제가 안되는데도 끌어들인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최씨에 대해서도 “고도로 트레이닝(훈련) 안된 사람이 노 대통령 주변에 많지 않으냐.”며 ‘개인비리’로 끝날 가능성을 점쳤다. ●대선자금엔 ‘모르쇠’ 한나라당 현 지도부는 대부분 대선 당시 자금과는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이다.때문에 대선자금의 실체를 모를 가능성이 높다.홍 총무는 “프런트(전면)에 있지 않았던 나로서는 알 수도 없고,알려고 해서도 안될 일”이라고 일단 거리를 뒀다. “모른다.”는 답변은 당시 지도부 인사들도 마찬가지다.이회창 전 후보의 한 측근은 “최 의원 건은 아는 바 없다.이 후보도 매우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했다.중앙당 후원회장인 나오연 의원은 “SK측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았으나,모두 정상적으로 영수증 처리를 했다.”면서 “그러나 액수를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김영일 사무총장 역시 “총장으로서 집행만 했지 (대선자금 전체규모는)모른다.”면서 “다만 당에 들어온 돈은 국고보조금 138억여원과 중앙당후원금 110억여원,그리고 약간의 당비가 전부”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문제의 100억원이 외곽조직,즉 이 전 후보의 개인후원회인 ‘부국팀’이나 또 다른 제3의 루트를 통해 들어왔을 가능성도 거론된다.이 전 후보의 개인후원회는 회원수만 25만여명인 데다 유력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대선 직전 이 전 후보 진영에 들어온 SK 전 임원 Y씨를 매개로 돈이 오갔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이럴 경우 사건은 이 후보를 직접 겨냥할 가능성도 있다.그러나 이 전 후보의 법률고문으로 외곽조직을 챙겨온 서정우 변호사는 “이 전 후보는 결코 돈을 직접 받는 분이 아니다.돈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상수 수사부터 지켜보고…” 한나라당은 일단 시간을 벌자는 생각이다.10일로 통보된 검찰의 최 의원 소환에 불응한다는 방침이다.홍 총무는 “오는 14일 이상수 의원 소환조사를먼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검찰 수사가 어느 정도 진전돼 있는 것인지,수사가 어디로 향하고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지 등을 살펴보고,이에 따른 정국 향배를 가늠해 본 다음 대응책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비,여권에 대한 공세의 포문도 열어 놓고 있다.박진 대변인은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살림을 도맡았던 이상수 의원과 노 대통령 집사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혐의가 확인되면 이는 현 정부의 정통성 상실을 의미한다.”면서 “검찰이 야당을 끌어들여 구색 맞추기를 기도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최악의 경우 현대 비자금 사건에 대한 특검수사로 맞불을 놓는 배수진이 예상된다. 진경호기자 jade@
  • 새 작품집 낸 중견 VS 신인 정길연 - 정이현 대담

    등단 19년 만에 “이제 소설이 뭔지 알 것 같다.”는 작가 정길연(42)과 첫 작품집을 내고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신인 정이현(31)이 28일 만났다.비슷한 시기에 작품집을 낸 여성작가란 사실 하나만으로 통한 것일까.장편 6편에 두권의 작품집에 이어 세번째 작품집 ‘쇠꽃’(문이당)을 낸 농익음과 지난해 등단한 뒤 ‘낭만적 사랑과 사회’(문학과지성사)를 갓 구워낸 풋풋함은 첫 만남이란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도란도란 정담을 일구었다.말문을 연 것은 선배.후배의 ‘첫 출산’을 축하한 뒤 문학입문 과정을 이야기한다. 연:정외과(성신여대)를 졸업하고 문예창작과(서울예대)로 재입학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야.그 전문성은 소설의 자양분이거든.나처럼 바로 문창과(서울예대)에 들어간 경우엔 때로 문학 자체의 세계에 갇힌다는 한계를 실감할 때가 있거든. 현:든든한 힘이 되네요.사실 ‘작가 오정희’론을 펼치는 20살 동기들을 보며 ‘난 저 나이에 뭐했나.’하며 기죽기도 했거든요. 연:아니야.40대쯤되면 그 모든 걸 소설이란 용광로에 녹일힘이 생겨.소설가는 장거리 주자이거든. 다리도 놓을 겸 살짝 끼어들어 작품집 낸 소감을 물었다. 연:이제 작품집 낸 기분이 뭔지 알겠어요.등단 이후 정신없이,그저 작가이기에 쓴다는 관성에 등 떼밀려온 느낌이었거든요. 현:일단 기쁘고 설렙니다.교정지 넘긴 이후 ‘붕’ 떠있었어요.막상 책이 나오니 ‘진짜 독자’를 만난다는 부담도 들고요. 두 사람은 대담 제의를 받은 뒤 촉박한 일정을 쪼개 서로의 작품을 읽었다.그 발품에 힘입어 상대 작품에 대한 덕담과 조언을 주고받았다. 연:문단에는 선,후배가 없어요.무서운 신인작가 많아요(웃음).문체만 있고 내용이 빈약한 작가들이 꽤 있어 걱정했는데 이현씨는 ‘트렁크’나 ‘무궁화’등의 작품에서 보듯 발랄함과 정통적 기법을 겸비해 인상적이었어요. 현:그저 학교서 받은 수업에 충실하면서 제 주위 이야기를 담으려 한 것입니다.선배님 작품을 계속 읽은 편인데 장편 ‘종이꽃’에서 이번의 ‘쇠꽃’ 사이에 즉,한없이 연약한 종이가 단단한 쇠가 되는 과정에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연:큰 변화는 없어요.다만 개인적 환경변화에 따라 공중의 상상력이 땅에 뿌리내리면서 굳게 박혔다는 느낌,혹은 작가로서 배수진을 쳤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핏보면 군더더기 없는 구성과 정제된 문체로 느릿느릿 걸어온 선배와 재기발랄한 문체로 ‘쌩’달리는 후배의 작품세계는 달라보인다.그러나 둘의 소설관은 딱 맞아떨어진다.“독자에게 늦게 들킬수록 작가로서는 더 좋은 고도의 사기극”이라는 선배의 말에 후배는 “어머,놀랐어요,전 작품집에서 소설이 ‘짝퉁’(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물건)이라고 썼거든요.”라고 맞장구친다. 하지만 ‘있음직함’을 그리는 방법은 달랐다.“둘다 동시대 여성의 질곡을 다뤘는데 저는 사회에 초점을 두었는데 선배님은 개인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 본다.”는 후배의 정리에 선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까지 모세혈관에서 찾은 문제점을 대동맥에 연결시키는 게 과제”라고 말한다.이어 “이현씨도 언젠가 그 역의 작업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장편 쓰는 풍경,첫 작품집 이후 짐벗기 등 아직 ‘형태가 갖춰지지 않은’ 후배의 질문은 이어졌고 그럴 때마다 선배는 자신의 경험을 자상하게 들려주었다. 이종수 기자 vielee@ 정길연‘쇠꽃’ 잘짜인 구성과 시처럼 절제된 문체,생생한 대사가 8편의 작품에 빛난다. 기막힌 반전을 숨기며 유부남인 친구 오빠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키우는 주인공과 어머니의 2대에 걸친 기구한 인생을 담은 ‘연’을 비롯,애인과 공모하여 초호화 양로원 노블 팰리스에서 수발들던 할머니의 차를 훔친 뒤 그에게 버림 받은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 등 질곡과 싸우기보다는 숙명적으로 안고가는 여인들의 한많은 사연을 촘촘히 엮었다. 정이현 ‘낭만적 사랑과 사회’ 여러 유형의 영악한 여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경박한 세태를 조명한 작품집. ‘결혼=인생 최대의 도박’이라 여기는 깜찍하고 도발적인 주인공의 남자 관계를 소재로 성 풍속도를 스케치한 표제작을 비롯, 8편을 담았다.남편과의 세차례 사별에 원인을 제공한 듯한 여성(‘순수’),자신의 출세를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화장품 회사 중견 간부(‘트렁크’)등악마적 주인공이 많이 등장하는데 작가의 초점은 그런 인물을 낳은 사회를 까발리는 데 있다.
  • 미국여자월드컵축구대회 /프랑스 잡고 월드컵 첫승 일낸다

    “포기는 없다.” 미국여자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브라질에 0-3 완패를 당한 한국이 프랑스와의 2차전에 사활을 걸었다.한국은 25일(한국시간) 오전 8시45분 워싱턴의 RFK스타디움에서 펼치는 프랑스와의 한 판 대결에서 무조건 승리해 첫 승을 올리는 동시에 8강 진출의 길을 헤쳐 나간다는 각오다.본선에 첫 출전한 양팀 모두 이번 경기에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는 상황.각각 1패씩을 안은 상태에서 8강을 도모하기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 한다. 프랑스는 당초 한국이 1승의 제물로 삼은 팀.1위로 유럽예선을 통과했고 세계 9위에 올라 있지만 선수들의 기량이 한국에 비해 크게 나을 게 없다는 것이 중평이다.특히 골결정력은 출전팀 가운데 최하위라는 혹평도 받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수비 부담없이 승부수를 띄워볼 만하다. 한국을 상대로 역시 1승을 벼르는 프랑스도 적극적인 공세로 나설 게 뻔하다.따라서 맞불을 놓기보다는 차분하게 기회를 엿보다 결정타를 날린다는 복안.프랑스 수비수들의 오버래핑이 잦고 수비 복귀가 늦다는 허점도보인다.그러나 미국여자프로축구리그(WUSA) 2시즌에서 28골을 몰아친 간판 스트라이커 마리에트 피숑은 여전히 경계 대상이다. 최병규기자
  • LG “하나로 인수계획 곧 제출”

    한동안 속내를 내놓지 않던 LG가 하나로통신 인수전략의 윤곽을 드러냈다. 정홍식 LG 통신사업 총괄사장은 14일 “(TF팀에서) 작업중인 하나로통신 인수계획이 완성되면 이를 정보통신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의 언급은 진대제 정통부장관이 최근 제주에서 “LG가 하나로통신 인수에 관심이 있다면 납득할 만한 자금과 인수후 계획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은 화답 성격이다. LG가 준비중인 전략의 하나는 하나로통신 경영권을 인수한 뒤 기존의 외자보다 더 좋은 조건의 외자를 유치하는 것.애초부터 내놓은 안이다. 또 시장의 부정적 시각에 따라 합병을 고려했던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을 별도 회사로 존립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 사장은 또 하나로통신 외자유치안 조인식과 관련,“구체적인 조건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투자기간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국부의 헐값매각이란 측면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하나로통신은 9일 5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안 조인식을 마치고 다음달 21일 주총 관문만 남겨둔 상태다. LG는 이들 제안이 먹히지 않을 경우 주총 거부가 가능한 ‘지분율 17.7% 카드’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최근 하나로통신 주식 470만주를 매입,지분율을 15.9%에서 17.7%로 올려 놓았다. 통신사업 철수 검토도 비장의 카드로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그는 “이동통신분야에서 5개 사업자가 허가됐으나 만일 LG가 통신시장에서 철수하면 두개 사업자만 남게 된다.”면서 “이는 소비자의 통신비용 부담증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언급했다.LG텔레콤을 KTF에 넘기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정기홍기자 hong@
  • LG, 하나로 외자유치 막기 배수진

    LG가 다음 달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를 위한 주총을 앞두고 ‘주식매입 카드’로 정보통신부와 정면 승부에 돌입했다. 하나로통신의 1대 주주인 LG는 지난 4일 주식시장에서 LG투자증권을 통해 하나로통신 주식 500만주(지분 1.8%)를 매입했다.이로써 LG 지분은 15.9%에서 17.7%로 높아졌다. LG의 지분매입은 최근 정통부가 사실상 SK텔레콤이 제안한 외자 유치안에 손을 들어줌으로써 더이상 기댈 곳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주식 매입으로 외자 유치안을 부결시키겠다는 것.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4일 외자유치가 무산되면 법정관리 등을 두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논의할 것이라며 LG를 압박했다. LG는 그동안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장악,통신사업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현재로선 LG가 유리한 입장이다.다음 달 21일 주총은 특별결의 형태여서 참석 주식의 3분의 1이상,총 주식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즉 주총에 50% 주주가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지분을 17.7%로 높인 LG로선 지분 16.7%만 갖고 있으면 외자 유치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 또한 주식을 사들여 주총 때까지 주가를 올려 놓으면 그동안 가격대가 맞지 않아 실패했던 삼성전자 소유주식(8.5%)도 쉽게 사들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정통부는 LG의 이같은 배수진에 못마땅해 하면서도 긴장하는 모습이다.외자 유치안이 수포로 돌아가면 유선통신판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LG가 획기적인 통신사업 계획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를 갖고 또다시 정통부를 압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
  • 연찬회서 老·長·靑 격돌/한나라 ‘5·6共 퇴진론’ 확전

    한나라당이 다시 들끓고 있다.앞서 제기된 ‘60대 용퇴론’이 ‘5·6공 퇴진론’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4일 열린 연찬회에서 노·장·청간의 대립각이 다시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5·6공 출신 용퇴하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오세훈 의원은 “선배님들께만 용퇴해 달라는 게 아니다.‘왜 우리만 나가라고 하나.같이 나가자.’고 하면 의원직 사퇴서 같이 쓰겠다.”고 배수진을 쳤다.“국정감사가 끝날 때면 당직을 비롯,지구당위원장직을 사퇴할 준비도 돼 있다.”고도 했다. 남경필 의원은 “5·6공을 비롯,나라의 역사를 만든 선배들의 업적을 충분히 기린다.그러나 이제 용퇴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고 그 역할이 소멸하고 있다.”면서 “몸을 불살라 당의 앞길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최병렬 대표에 대해서는 “지역구에서 용퇴해 진취적인 20대 여성에게 지역구를 물려주는,아름다운 결단의 선봉에 서달라.”고 요구했다.원희룡 의원은 “‘시대에 졌다.당의 환골탈태를 원한다.’며 떠난 대선후보를 기억한다.”면서 “이래서는 40대 이하의 젊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영남과 강남을 교체하라” 홍준표 김문수 이재오 이윤성 의원 등 재선의원들은 ‘정풍운동 6대 방안’을 내놓았다.▲강남 7개 지역구 후보 교체 ▲영남지역구 후보 대폭 교체 ▲전국구 전원 신인으로 교체 ▲대표,총무,공천심사위원 전원 비강남,비영남 지역구 출마 ▲지역구 세습공천 금지 등을 주장했다.홍준표 의원은 “물갈이를 제대로 하려면 땅 짚고 헤엄칠 정도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강남과 영남지역 의원들이 먼저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소장과 노장을 동시에 겨눴다. 김문수 의원은 “어려서부터 급진 좌경의 길을 걸으며 누구보다 기존체제에 맞서며 살아 왔다.”면서 “그러나 5·6공에도 성과가 있으며 여기에 참여한 사람이 잘못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초선의원들을 비판했다.장광근 의원은 “이런 논의는 중간 허리나 원로층에서 먼저 자발적으로 일어났어야 하며,그런 기류가 있음을 느꼈는데 (용퇴론 등으로) 그런 싹마저 꺾었다.”고 지적했다. ●“나이든 나무도 쓸모 있어” 중진들은 맞대응을 자제했다.발언권을 신청한 의원이 거의 없었다.박종근 의원은 “‘노인당’이라는데,한나라당 의원의 평균 연령은 민주당 것과 한살 차뿐”이라며 “국민이 선택하는 기준 외에 어떤 기준도 독재적이고 비민주적인 기준”이라고 반박했다. 김광원 의원은 “산에는 나무가 10년생에서 100년생 낙락장송까지 다양한데 큰 나무는 대들보감이며,서까래는 10년생”이라면서 “아무 대책없이 대들보감을 다 베어내자는 것이냐.”고 말했다.한 영남의 중진 의원은 기자들에게 “우리가 초선의원들 선거운동에 들러리 설 일 있느냐.기다리면 지나가지 않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지운 박정경기자 jj@
  • 노조파업에 직장폐쇄 맞불 / 칼빼든 使

    노동조합의 파업에 맞서 사용자들의 대항권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부쩍 직장폐쇄를 단행하는 사업장이 늘었다. 25일 재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응,직장폐쇄를 단행한 사업장은 40곳에 이른다.지난 한 해 동안 49곳의 사업장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직장폐쇄를 진행중인 사업장은 11곳으로 파악됐다. ●대항권 행사 부쩍 늘어 직장폐쇄는 노사쟁의가 발생할 때 사용자가 자기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사업장을 폐쇄하는 조치다.완전히 사업에서 손을 떼는 폐업과는 다르지만 직장폐쇄를 단행했을 때도 큰 손실은 불가피하다. 한국네슬레가 이날 서울사무소의 직장폐쇄에 들어간 것을 비롯,올들어 직장폐쇄를 단행한 주요 사업장은 통일중공업(7월 19∼23일),호텔리베라(7월 4일∼),KGI증권(7월 26일∼),레고코리아(2월 14일∼5월 19일),한국오웬스코닝(7월 19일∼8월 11일),한국테트라팩,한국강구,삼영 등이다.올들어 노사분규가 273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직장폐쇄율은 14%가 넘는다. 직장폐쇄는 지난 1998년 27건에 불과했으나 99년 22건으로 줄어들었다가 2000년 58건,2001년 47건,2002년 49건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민주노총 주진우 비정규사업실장은 “노사간 힘의 불균형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용자가 직장폐쇄를 남발하고 있다.”면서 “정당한 노동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대응이 점차 과도해지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재계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응할 수 있는 사측의 대항권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직장폐쇄는 가장 소극적인 대항수단”이라고 말했다.한국네슬레측은 “일부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비조합원의 출근을 저지하고 욕설에다 폭력까지 행사해 정상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활동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재계의 총공세? 이처럼 직장폐쇄 등 사업자들의 대항권 행사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최근 재계에 흐르고 있는 “노조의 힘에 더 이상 밀려서는 안된다.”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들어 주요 재계 인사들은 재계 차원의 연대를 유달리 강조하고 나섰다.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8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노조의 파업을 무서워하면 노사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서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결연하게 대처하겠다.”고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했다.다음날인 19일에는 현명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앞으로는 재계가 공동 연대해 같은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정부의 노사정책 변화 움직임을 감지,적극적인 대응전략을 구사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배수진’과 때맞춰 주5일제 등은 재계 요구대로 정부안이 여야 합의로 곧 통과될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에는 이,눈에는 눈’ 식의 대응이 우리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재계가 정부나 노동계에 강경 일변도의 목소리를 내놓는 것이 또다른 ‘갈등’의 시발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용수 박홍환기자 dragon@
  • 盧대통령 6개월 진단 / 노사대타협 경제동력 살려야

    ■경제·노동분야 이필상 고려대 교수(경영학) 경제가 심각한 불황국면에 처해 있다.소비심리는 실종되고 기업투자는 마비상태와 다름없다.여기에 청년실업은 늘고 가계부채는 쌓여 국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이런 상황에서 참여정부는 3가지 경제과제를 부여받았다. 우선 정부는 시장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여 비리구조를 청산하고 건전한 시장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또 신산업을 개발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경제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무엇보다도 정부는 노사대타협을 이루어내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국민적 힘을 모아야 한다. 참여정부는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갖가지 정책을 내놓았다.그러나 현실적 대안의 부족으로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오히려 추경편성과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정책을 펴 투기만 확산시키고 위기를 방치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첫째,정부는 재벌개혁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천명하고 증권집단소송제,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총액출자제한강화 등의 개혁정책을 제시했다.효율적인 시장제도를정착시키기 위한 핵심적 시장 개혁정책이다.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불황이 날로 악화되자 기업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논리에 밀려 후퇴하고 있다. 둘째,정부는 동북아중심경제건설을 목표로 물류,금융,첨단산업의 발전 계획을 제시했다.이 계획은 미래 우리 경제의 생존수단을 찾는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과제이다.그러나 문제는 논의만 많을 뿐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오랜 산고 끝에 인천의 송도,영종,청라 지구를 경제특구로 지정하여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그러나 규제,노사,조세 등에 있어서 기업하기 힘든 나라인 우리나라에 외국인 투자가 얼마나 들어올지 미지수이다. 한편 정부는 2008년까지 국민소득 2만달러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기술혁신,시장개혁,문화혁신,동북아 중심,지방화 등 5대 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그러나 이 역시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셋째,정부는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여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 정책은 갈등의 연속이다.두산중공업 사태에서 무노동 무임금원칙이 무너졌다.철도청의 민영화는 노조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또 화물연대의 (1차)파업사태도 정부의 양보로 타결되었다.이렇게 되자 재계는 투자를 못하고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극한적 반발에 나섰다.현대자동차의 노사 협상이 노조의 주장을 대폭 수용하는 선에서 이루어지자 재계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주5일 근무제의 정부안을 수용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이 가운데 화물연대는 다시 파업에 돌입하여 곳곳에서 물류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앞으로 우리 경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 현재 우리 경제는 개혁과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혼란과 갈등이 극심한 상태이다.여기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노사대타협을 이루어낸 후 개혁과 동력 회복이라는 양면작전을 효과적으로 펴야 우리 경제는 새로운 희망과 질서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투자의 활력을 되찾고 경제영토인 시장 확대를 위해 세계무대로 나선다.그러나 정부가 기본 기조를 잃고 우왕좌왕할 경우 우리 경제는 난파선위에서 편을갈라 싸움을 벌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그리하여 경제를 구조불능의 침몰상태로 몰고간다. 출범 6개월을 맞은 참여정부에 경제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정책을 펴는 강력한 의지와 소신을 촉구한다. ■언론정책분야 김민환 한국언론학회 회장(고려대 교수) 일부신문 여론 과점 집중견제 갈등 공영방송 소유구조등 재정비 시급 새 정부가 들어서면 언론은 최소한 몇 달 동안 정부를 흔들지 않는 것이 선진국의 관행이다.우리나라에서도 이 관행이 점차 뿌리를 내리는가 싶었는데,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와 신문은 정권출범 초기부터 적대의식을 숨기지 않은 채 대립하고 있다. 우리 신문은 대체로 가족소유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그런데다 몇 개의 신문이 여론형성과정을 지배하고 있다.이들 신문은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을 바탕으로 개혁세력에 대해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주요 신문이 이런 정파성을 지양하지 않는다면,그리고 정부가 언론의 소유구조나 시장구조를 바꾸어 언론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놔야 한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면,정부와 언론의 갈등은 앞으로 더 심화될 개연성이 있다. 노무현 정부의 언론 관련 행적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첫째,이른바 조·중·동이 여론형성 과정을 과점하는 시장구조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드러난다.대통령이 동아일보나 조선일보가 아니라 한겨레신문을 방문한 것이나,첫 인터뷰를 인터넷 신문과 한 것에서 이런 의지를 읽을 수 있다.청와대의 기자실을 폐쇄하고 브리핑제를 도입한 데에도 주류 신문을 견제하려는 전술적 의도가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오보를 내는 신문에 대한 제소도 주류 신문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들어 노무현 정부는 일부 신문의 과점 상태를 시정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두 가지 조치를 취했다.그 하나가 공동배달제의 검토이다.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마이너신문이 판매망의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공동배달제 시행에 관한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다른 하나는 신문고시의 개정이다.정부는 이 고시를 개정해 거대신문이 자전거 등 고가의 경품을 내걸고 독자를 유인하는 불공정행위에 대해 정부기구가 직접 단속할 수 있게 했다. 둘째,신문의 소유구조 개혁에 관하여는 아직까지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이 문제는 법 개정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접어둘 가능성이 크다. 셋째,방송에 관한 개혁정책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공영방송의 소유구조나 방송 3사의 과점 문제도 쟁점이 되기에 충분하다.통신과 방송의 융합에 관한 정책을 재정비하는 것도 시급하다. 넷째,언론에 관한 담론이나 정책이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가 배제된 채 주로 대통령이나 청와대 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에 국제문제나 경제문제 등 큰 문제에 집착하고 작은 일은 내각에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언론에 관한 한 주무부서가 제자리를 찾게 해야 한다. 다섯째,언론 문제에 관한 대통령의 발언이 표현 방식이나 용어 등에 있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빈번히 일고 있다.최근에 청와대는 일부 신문이 정부에 대해 막말 수준의 비판을 하고 있다고 불평한 바 있지만 언론계에서는 대통령이 언론에 대해 부적절한 어법을 구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와 언론은 “건전한 긴장관계”를 벗어난 지 오래다.이런 갈등으로 언론도 신뢰도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지만 정부 역시 얻은 게 없다.정부는 언론개혁을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여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개혁분야 오석홍 서울대 명예교수(행정학) 정부개혁에 관한 노무현 대통령 정부의 방향 설정과 기초 작업은 건강해 보인다.개혁의 기조는 현시대의 세계화된 개혁원리에 충실한 것이다.개혁의 청사진은 행정개혁학 원론처럼 평이하고 친근하다. 노무현 정부 출범기의 정부개혁 또는 그 계획을 긍적적으로 평가하게 하는 여러 징상(徵狀)들이 있다.참여와 대화의 강조는 소비자시대·국민중심주의 시대의 요청에 부응한다.탈권위주의적 변화는 이미 체감되는 성과이다. 공직자들을 개혁세력화하려는 노력도 돋보인다.지방화의 결의도 주목할 만하다.인사행정의 투명화,그리고 지역주의 타파에도 희망이 보인다.공직임용에서의 여성차별·이공계 차별을 없애려는 정책 역점도 한층 강해 보인다.공직에 비혜택 집단을 대표시키려는 의지가 분명하다. 반부패시책의 효력도 앞으로 현저히 커질 것 같은 조짐이 보인다.어둠 속에서의 ‘짜고 해먹기’는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하지 않은 것들의 가치를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집권 초기에 으레 해오던 공무원 숙청과 기구 개편을 하지 않았다. 민심을 얻고 개혁하는 것 같이 보일 수 있는 아주 뚜렷한 호재를 버린 용기는 대단한 것이다.장관을 자주 바꾸지 않기로 한 방침도 같은 줄거리의 이야기이다. 민심수습·국면전환·희생양 지목·감투배분 등을 위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장관경질은 통치지도자에게 너무 큰 유혹이다.이를 뿌리친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개혁정책을 뒷받침해 줄 중요한 자산들을 가지고 있다.기성제도들의 피로 또는 파탄,신세대·비혜택계층의 조직화,세계화된 개혁물결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정치적 흠결이 적은 사람들이 정부를 주도하는 것도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갈 길이 수월한 것은 물론 아니다.신질서의 추진은 다수에 대한 소수의 싸움이다.거대한 저항이 기다리고 있다. 논리가 아니라 감정 때문에 저항하는 감정적 저항자들과의 화해는 아주 어려울 것이다.말과 생각이 다른 문화지체자들과의 논쟁도 힘들 것이다.변동이 몰고 올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 때문에 떠는 많은 인구를 달래는 것도 난제이다. 개혁추진세력은 개혁을 향한 강한 신념과 의지 그리고 탁월한 창의력을 가지고 의표를 찌르는 모험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무릇 모든 인간사에서 처럼 개혁에도 숙성기간이 필요하다.졸속이나 건너뛰기는 금물이다.개혁을 하려면 기성 질서를 해체하는 혼돈의 단계를 피할 수 없다. 혼돈이 없으면 개혁은 기회를 얻지 못한다.개혁의 전주(前奏)인 혼돈은 완전한 무질서가 아니라 질서 있는 무질서이다.무질서의 측면밖에 못 보는 많은 사람들의 불평에 대응하는 방책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개혁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도대체 예전 같지가 않다,총체적 위기다 등등의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위무하는 방책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숙성기간을 거쳐 급진적 개혁을 성공시키려면 개혁추진자들은 상당기간 ‘관리된 혼돈’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그에 이어 개혁실현 그리고 개혁정착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거기까지 가면 대체로 임기 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오늘의 하이라이트

    ●축구 한국 여자팀은 오전 11시 캐나다를 맞아 전체 경기 일정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리는 ‘대회 1호 게임’에 출격한다.여자월드컵 출전 멤버들이 빠졌지만 반드시 첫 승리를 일궈내겠다는 투혼에 넘친다. 1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 남자팀은 비교적 쉬운 상대인 태국을 큰 점수 차로 눌러 조별 판도에서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략이다.올림픽대표팀과 상비군 유망주들이 주축을 이룬 남자팀은 김진용(한양대) 이진우(고려대) 주형철(건국대) 등 대학의 내로라하는 골잡이들을 내세워 대량득점을 노린다. ●농구 유일한 대학생 국가대표 방성윤(연세대)과 올해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 김동우(모비스)를 앞세운 남자팀은 남아공을 반드시 이겨야 1차리그 통과를 바라볼 수 있어 첫판부터 배수진을 쳤다.센터진이 취약한 한국은 화려한 포워드진의 적극적인 골밑 공략과 속공에 승부를 걸 계획이다.스타플레이어 출신 조문주(성신여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여자팀은 순수 대학선수 위주로 구성돼 있지만 남아공도 강하지 않아 승리를 기대해볼만하다.
  • 국민연금기금 운용주체 각축전

    100조원이 넘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주체를 놓고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와 보건복지부간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재경부·예산처는 운용기관을 독립시켜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복지부는 자신들에게 맡겨달라고 맞서고 있다. 복지부는 주내에 관련부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말에 운용주체를 지금처럼 복지부에 두는 국민연금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강행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따라서 이번 주에 관련부처간 자존심 싸움은 피크에 이를 전망이다. ●운용주체 놓고 평행선 관련부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민간전문가로 임명하는 등 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인 현재 상황에서는 위원회의 책임성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9∼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될 새 위원회에는 정부부처 대표를 2∼3명만 두고 나머지는 대부분 민간전문가로 채운다는 데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독립위원회를 어디에 둘지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재경부·예산처는 총리실에 두자는 입장이나복지부는 복지부에 그대로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경제부처의 논리는 앞으로 수백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국민연금을 이제는 복지차원을 넘어서 국민경제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우리가 맡으면 전문성과 책임성이 없고,총리실에 갖다 놓으면 전문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며 “우리에게 맡겨달라.”고 반박하고 있다. 쉽게 말해 국가 예산에 맞먹는 100조원대의 국민연금 운용권을 내놓는 일이 자존심 상한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복지부는 운용주체가 총리실 산하로 가면 경제부처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기금이 증시부양 등에 활용될 소지도 있다고 지적한다. ●배수진치는 복지부 정부는 지난주말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련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운용주체를 어디에 둘지를 집중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분위기는 3대 1로 복지부에 불리한 것같다.정부 관계자는 “이번주중 관련부처 차관회의를 한번 더 갖고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부처간 합의가 안되면 복지부의 방안대로이번주말 입법예고를 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더 받고 연금을 덜주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운용위의 독립성을 보장하되 복지부에 두는 내용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정부 관계자는 “연금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하려면 입법예고 시간여유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사설] 노사문화 새 모델 모색할 때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은 당면 현안인 노사문제와 관련,“노조는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대신 사용자는 노조의 권리와 제한된 범위에서 경영 참여를 보장하는 유럽 일부 국가(네덜란드)의 노사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로 참여정부가 추구하는 노사문화 새 모델을 제시했다.지금처럼 전부가 아니면 전무(全無)식의 대립적 노사관계를 탈피해야 한다는 당위론과 함께 노사가 더불어 승리하는 ‘윈-윈’ 게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노사정책의 최고 사령탑인 이 실장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재계는 벌집을 들쑤신 듯한 분위기다.참여정부 출범 이후 노동계쪽으로 기울어졌던 노사정책의 저울추가 철도파업 철회를 계기로 간신히 균형을 찾아가던 시점에 다시 노동계에 힘을 실어주려는 발언이라는 것이다.특히 사용자의 배타적 ‘전담수역’처럼 인식돼온 경영권 부문에서 노조 참여 허용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노동계의 경영 참여는 ‘파이’를 키워야 할 상황에서 ‘나눠먹고 보자.’는 식의 포퓰리즘 문화의 득세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동계도 불만이기는 마찬가지다.과거 정부와의 유일한 차이점이 공권력 투입 자제였는데 철도 파업의 공권력 투입으로 마지막 차별마저 없어졌다는 것이다.노동계는 참여정부 출범 4개월만에 과거의 노동 탄압적인 노사관계로 회귀했다며 대정부 투쟁을 강화할 태세다.현안인 주5일 근무제,비정규직 보호,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등에서도 양보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재계와 노동계가 이처럼 ‘양보와 타협 불가’라는 평행선을 그리는 한 새 노사문화 정착은 요원한 얘기다.힘 겨루기식 정면 충돌만 반복될 뿐이다.하지만 소득 1만달러의 덫에서 벗어나려면 지금의 소모적인 노사문화를 생산적인 동반관계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적대적 노사관계부터 청산해야 하는 것이다.정부도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노사가 공존할 수 있는 토양부터 가꾸어야 한다.
  • ‘파업과의 전쟁’ / 재계, 親勞에 경고…損賠訴등 추진

    경제5단체가 23일 생산기지 등의 해외이전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노조의 불법행위를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배수진으로 풀이된다.아울러 정부의 친노조 성향 정책에 대한 강한 불만과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특히 경제5단체의 회장·부회장단이 노사관계를 이슈로 긴급 회의에 이어 기자회견까지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경영 못 해먹겠다.” 조남홍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파업으로) 경쟁력이 약화되면 기업은 국내든 국외든 경영하기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이 경쟁의 원리”라고 밝혀 총파업이 기업경쟁력 상실과 국내 산업공동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대기업들도 이같은 목소리에 대부분 공감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의 노사정책이 노조쪽으로 기울어 안타깝다.”면서 “노사 관계가 정상 궤도를 벗어나고 있는데 국내에서 기업활동을 하려는 기업인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노동시장의 질은 기업의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면서 “노동력과 인건비 등뿐만 아니라 노사관계의 안정성도 노동시장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라고 말했다.그는 “정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해외생산 비중을 70∼80%까지 늘리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노총 관계자는 “경제5단체의 주문은 노조에 파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과연 기업을 경영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불법 파업 손배소 대처 경제5단체는 불법 파업에 대해 손해배상소송 및 가압류를 적극 활용할 뜻임을 내비쳤다. 조남홍 경총 부회장은 “조흥은행 협상 결과에서 민·형사상 소송을 최소화한다는 조항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처벌 대상자는 엄정히 다스려야 하며,이같은 관행을 뿌리뽑지 못할 경우 불법 파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사측도 노사합의라는 명분으로 이를 덮고 가서는 안된다.”며 “법과 원칙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명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도 “기업이 가진 ‘무기’는손배소를 제기하고 가압류·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법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홍환 주현진 김경두기자 golders@
  • 조흥銀 60개점포 영업중단

    조흥은행 노조가 18일 총파업에 돌입해 60여개 점포(노조 주장 100여개)의 영업이 마비되면서 고객들이 제때 돈을 찾지 못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정부는 파업과는 상관없이 1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열어 예정대로 조흥은행 매각을 매듭짓기로 했다.하지만 실질 매각대금이 당초보다 2000억여원 가량 낮은 2조 7000억원으로 알려져 ‘헐값매각’ 시비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지역별 비상점포를 가동하고 다른 은행이 예금을 대신 지급토록 하는 등 고객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3·19면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조흥은행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우선협상대상자인 신한금융지주회사간의 은행 매각협상이 타결됐다.”면서 “양측이 합의한 조흥은행 매각조건을 19일 공자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가급적 이날 바로 승인받을 방침”이라고 밝혔다.김 부총리는 “노조 파업으로 인해 은행 매각이 중단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정재(李晶載) 금융감독위원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금융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며 ▲전산센터 필수요원 및 대체 영업인력 투입 ▲예금 대지급 ▲지역별 거점점포 운영 ▲종합상황실 24시간 가동 등의 비상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조흥은행 허흥진 노조위원장은 “전산센터 인력들이 이미 99% 철수해 19일쯤에는 전산망이 자동적으로 다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전체 은행원 6500명 가운데 임원과 지점장 등 간부급 직원을 제외한 55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해 총 559개 점포 가운데 60여개가 사실상 문을 닫았다.이 때문에 일부 고객들은 예금을 제때 찾지 못해 혼란이 빚어졌다.노조는 정부가 매각을 철회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도 당초 30일로 예정했던 연대 총파업을 오는 25일쯤으로 4∼5일 앞당기기로 했다.이남순 위원장은 “정부가 조흥은행 파업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해 노조원들을 강제 해산시킬 경우,현 정권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원수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정부와 노동계 모두 ‘결코 밀릴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쳐놓고 있지만, 양측 모두 대화채널은 계속 열어두겠다고 밝혀 막판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조흥은행 매각대금은 총 3조 3400억원(주당 62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카드채 등 사후손실보전(인뎀니피케이션) 6520억원이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실질 매각대금은 약 2조 7000억으로 줄어든다.올초 신한지주회사가 제시한 금액(2조 9600억원)보다 적다.조흥은행 고객은 현재 1016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안미현 김유영기자 hyun@
  • NBA / 샌안토니오 ‘코트 평정’

    짜릿한 막판 역전극이었으며,최고 선수의 완벽한 플레이를 만끽할 수 있는 마지막 승부였다.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팀 던컨의 활약에 힘입어 4년만에 미프로농구(NBA) 정상에 복귀했다. 샌안토니오는 16일 홈 SBC센터에서 벌어진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4쿼터 대역전극을 펼치며 뉴저지 네츠를 88-77로 이겼다.챔프전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한 샌안토니오는 지난 99년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챔피언 반지를 끼었다. 21득점 20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한 던컨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챔프전 MVP도 거머쥐었다.던컨이 2개의 슛블록만 더 기록했더라면 챔프전 사상 첫 쿼드러플 더블(Quadruple-double)도 작성할 뻔했다. 경기는 줄곧 배수진을 치고 나온 뉴저지의 흐름으로 이어졌다.노련한 제이슨 키드(21점·9어시스트)의 경기운영과 케리 키틀스(16점),리처드 제퍼슨(13점)의 쌍포가 터지며 3쿼터 중반에는 점수차를 12점까지 벌려놓았다. 4쿼터 초반까지도 키드에서 제퍼슨으로 연결되는 속공이 이어지며챔프전이 7차전까지 가는 듯했다.외곽포가 터지지 않은 샌안토니오는 던컨과 데이비드 로빈슨(13점·17리바운드)의 골밑 슛에 의존해야만 했다. 그러나 종료 6분부터 믿기지 않는 샌안토니오의 반격이 시작됐다.케년 마틴의 슛을 블로킹한 던컨이 말릭 로즈에게 공을 뿌렸고,로즈가 레이업을 성공시켜 72-67,5점차까지 따라붙었다. 곧이어 스테픈 잭슨(17점)의 3점포 2개가 잇따라 불을 뿜었으며,샌안토니오는 73-72 첫 역전에 성공했다.로빈슨의 골밑슛에 이어 잭슨이 또 하나의 3점포를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샌안토니오가 19점을 쏟아넣는 동안 혼이 빠진 듯한 뉴저지는 단 1점도 보태지 못하며 자멸했다.특히 독감에 걸려 컨디션 난조를 보인 파워포워드 마틴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SK ‘악몽의 3개월’ 종지부

    ‘악몽의 세월은 끝이 나는가.’ 15일 밤 늦게 SK㈜ 이사회가 SK글로벌에 대한 출자전환안을 가결했다는 소식을 접한 SK그룹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SK그룹은 지난 3월 채권단의 SK글로벌 공동관리 착수 이후 본격적인 SK글로벌 살리기에 나섰다.지난 4월에는 ‘SK글로벌 정상화추진본부’를 발족하고 각 계열사 채권의 출자전환이나 추가 출자,탕감 등을 모두 포함한 자구안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SK글로벌 실사 결과 4조 3000억원 규모의 자본 잠식과 추가 분식회계가 밝혀지면서 회생에 어두운 그림자를 내비쳤다.특히 채권단은 SK㈜의 SK글로벌 매출채권(1조 5000억원)을 모두 출자전환해 줄 것을 요구,SK그룹과 밀고 당기는 공방전을 본격화했다. 게다가 소버린자산운용이 SK㈜의 최대 주주로 등장하면서 SK글로벌 사태는 ‘삼각 관계’로 번졌다.소버린은 최대 주주로서 SK㈜의 SK글로벌 지원은 주주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이에 따라 SK그룹은 주주 이익과 SK글로벌 지원이라는 ‘줄타기’속에서 해법 찾기에 골몰했다. 반면 채권단은 SK그룹의 소극적인 태도에 맞서 SK글로벌 청산이라는 배수진을 치며 SK측에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했다.결국 지난달 말 SK측과 채권단은 SK㈜의 매출채권 출자전환 규모를 8500억원으로 하는 SK글로벌 경영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 그런데 양측 합의 이후 문제는 더욱 꼬여나갔다.시민단체와 SK㈜노조,소버린,소액주주들이 들고일어선 것이다.이들은 SK㈜의 SK글로벌 지원을 반대하며 법적 대응을 천명했다.특히 출자전환을 승인하는 SK㈜ 이사회를 겨냥,사외이사들을 고발하겠다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그러나 SK㈜ 이사회는 경제전반에 미치는 파장을 감안,SK글로벌에 대한 매출채권 8500억원의 출자전환 등 지원안을 가결함으로써 3개월간의 진통에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이대론 공멸” 최후카드 / 민주신주류 탈당 시사 안팎

    민주당 신주류측이 집단탈당을 통한 독자적인 범개혁신당 창당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11일 알려져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민주당 신주류는 줄곧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와 신당창당을 주장했지만 전략부재와 추진력 미약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그러나 이번에는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배수진을 치고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년 총선 대세는 세대교체 신주류측이 신당창당 방침을 굳힌 것은 “민주당을 혁명적으로 리모델링하든,아니면 통합신당을 하든 호남지역당의 한계를 털어내지 못해 내년 총선에서 참담한 패배를 하게 될 것”이란 분석 때문이라고 한다. 6개월 가깝게 신당창당을 외치면서 기존 민주당표의 분열을 우려,결단을 못하면서 신주류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고 이런 행태가 유권자들에게는 역설적으로 ‘구태정치 재현’으로 비쳐져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게 신주류측의 자체진단이다. 신당에 대한 지지여론이 대북송금 특검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압박과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 등으로인해 출렁거렸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여론의 대세는 변화와 세대교체여서 민주당이나 신장개업으로는 이런 시대정신을 담아내기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여망 담아내 신당 성공한다 하지만 신당추진세력들 내부에는 성공을 확신하지 못해 불안해하는 기류가 여전하다.이런 기류를 반영,신주류 핵심권인 민주당 이호웅·이미경·천정배 의원과 개혁국민정당 김원웅·유시민 의원 등은 이날 내심은 어떻든 집단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청와대 핵심부는 집단탈당이 임박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다만 신당이 ‘노무현당’이 되어선 안 된다는 인식도 확산 중이다.노무현당으로는 한나라당 의원들도 흡수할 수 없고,사당화되기 때문에 신당은 명실상부한 ‘21세기형 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자민련도 신당영향권 여권 신당이 노무현당이 아닌 21세기형 정당을 지향할 것으로 알려지며 한나라당과 자민련도 신당바람 영향권에 진입하는 기류다.김부겸 의원이 전날 범개혁신당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지를 비쳤고,다른 개혁파의원도 ‘정계빅뱅’ 가능성을 예상했다.개혁당 김원웅 의원도 “단기간내 민주당 탈당사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한나라당 경선 이후 내분이 일 것이고,그것이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춘규 김상연기자 taein@
  • 한나라 당권주자 정견발표 / “수구당 탈피 내가 적임자”

    한나라당은 22일 오후 당사에서 당 선관위 주관으로 당권주자 정견발표회를 갖고 당대표 선거전 개막을 공식화했다. 당권주자들은 당과 정치개혁에 대한 비전과 포부를 밝히고 자신이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일각의 우려처럼 인신공격성 비난전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자들은 한결같이 수구적인 당의 이미지를 탈피하자고 강조하면서,“당선되면 젊고 유능한 인사들을 당의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고 약속했다.노무현 대통령과 현 정부에 각을 세우며 ‘선명성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대선책임론 공방 김덕룡 의원은 “국민들은 ‘노무현 정권이 정부이길 포기했다.’는 소리를 하면서 ‘한나라당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느냐.’고들 한다.”면서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야당다운 야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체성 확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개혁적 보수,도덕적 보수를 위해 젊고 건강한 보수 일꾼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서청원 의원을 겨냥한 듯,“질 수 없는 선거에 지고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도당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청원 의원은 대선 패배,불출마 번복 등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번뇌가 있었다.대선 패배에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러나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아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달라는 당원들의 요구에 힘입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또한 “다른 주자들의 공박을 이해하긴 하지만,‘함께 뛰어서 지도력을 심판받고,함께 당을 이끌어나가자.’는 자세가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 다른 주자들을 꼬집기도 했다. 이재오 의원은 대북송금사건,병풍 등 대선과정에서 제기된 4대 의혹사건을 언급하면서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공작을 이 기회에 단죄하는 데 당력을 모아 투쟁해야 하고 대표가 되면 이것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세대교체도 주요 이슈 김형오 의원은 “명망가들의 노쇠하고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이 당의 역동적인 발전을 막고 있다.”고 지적하고 “당의 진정한 개혁은 세대교체에 있다.”면서 ‘50대 리더십’을 역설했다.이날 ‘당 개혁 프로그램’을 두툼한 책자로 내기도 한 그는 7대 국정비전,당의 7대 개혁방안 등을 제시하며 준비된 지도자임을 강조했다. 강재섭 의원은 “대선후보로 아껴두자는 얘기가 있지만,이번에 대표가 되지 않으면 당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나선 것”이라면서 “총선 결과가 시원찮으면 깨끗이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그는 “우리 당을 ‘시골 노인회관 같다.’는 비판에 충격을 받았다.”는 말로 젊은 지도자론을 강조하기도 했다.그는 “(당선되면) 적어도 자유체제와 안보,민생에 대해서는 노무현씨의 멱살을 잡고,몸통을 확실히 잡겠다.”고 해 박수를 받았다. 최병렬 의원은 “연설은 하지 않겠다.”면서 가장 나지막한 목소리로 정견을 발표했다.그는 “차세대들이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바람막이가 되겠다.정치적 사심이 없는 사람이 대표로 선출돼야 한다.”면서 대권 출마에 욕심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최 의원은 “당의 혁신을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고,야당다운 야당의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이어 지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주요당직 지역안배,‘안티정당’ 이미지 탈피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이지운 박정경기자 jj@
  • 정책진단/ 경유차 ‘배출기준’ 강행

    환경부가 11일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2005년 국내 시판 경유승용차 배출기준을 유럽연합(EU)보다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당분간 유지키로 해 경제부처와 산업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환경부의 입장은 수도권 대기환경개선 특별법에 대한 정부부처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유승용차 국내 시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이에 따라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지 않으면 2005년 경유차 국내 시판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힘겨루기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밀어붙이는 환경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경유차 배출기준을 완화하는 안이 빠져 있다.EU의 경유차 배출기준인 유로-3보다 미세먼지 25배,질소산화물 12배 등 세계최고 수준의 경유차 배출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 환경부가 이처럼 EU를 뛰어넘는 경유차 배출기준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산자부를 압박하려는 배수진으로 해석된다. 환경부는 대기환경법 개정을 미룰 수 없기 때문에 경유승용차의 배출허용 기준을 정하지 않고 입법예고를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환경부가 핵심 어젠다로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대기질 개선 특별법’에 대한 부처 협의 없이는 경유승용차 시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으름장인 셈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수도권 대기환경개선 특별법 제정,에너지 상대가격 조정 등에 관한 사항이 가시화되는 대로 경유승용차 기준을 포함한 차기 제작차 배출기준에 대한 추가 개정을 즉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3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경유승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는 환경부의 이런 결정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수도권 대기오염 저감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유승용차 시판이 허용된다면 대기질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한 만큼 환경부의 이번 결정은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반발하는 경제부처·산업계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부처 갈등으로 인한 정책혼선으로 시설투자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통상마찰 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경유승용차 배출허용기준 완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수기반이 없을 경우 수출경쟁력이 약화돼 산업 성장에 부정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경유차 국내시판을 허용하기로 한 지 두달만에 환경부가 뒤집은 것은 말도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경유차 국내 시판 여부는 산업자원부가 수도권 대기환경개선 특별법에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진상기자 j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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