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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중심 경제 숨통… ‘車 양보’ 자충수

    수출중심 경제 숨통… ‘車 양보’ 자충수

    3년여를 끌어온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2007년 6월 정식서명 뒤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6월 토론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1월 정상회의 전까지 이견을 조정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를 내린 이후 급물살을 타면서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다수 전문가는 이번 협상이 두 나라에 ‘윈-윈’이라고 말한다. 수출 중심의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로는 환율전쟁의 와중에 관세를 낮춰 숨통이 트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3년 전 협상의 대표적 성과인 자동차에 대해 미국에 큰 폭의 양보를 함으로써 눈앞의 손실은 물론 EU를 비롯한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도 스스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 나라가 속전속결로 진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제적 요인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던 미국으로선 돌파구가 시급했다. 우리나라도 공산품 수출 증가 등 경제적 기대효과는 물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지가 절실했다. 덕분에 자동차와 쇠고기 등 ‘휘발성’ 쟁점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일부에서 쇠고기가 협상의 걸림돌이 될 거란 우려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미국은 쇠고기라는 ‘패’를 직접 꺼내 보이는 대신 의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우리나라를 압박하는 카드로만 썼다. 정작 실무·통상장관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는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다. 반면 쇠고기만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식의 배수진을 치고 나선 통상당국은 처음부터 운신의 폭이 좁았다. 설사가상 두 나라 대통령이 11일 정상회담 이전으로 협상 시한을 못 박은 것도 협상의 묘를 발휘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양쪽 모두 명분과 실리를 얻었다.”면서 “금융위기를 돌파하려면 두 나라 모두 출구전략이 필요했고 최대공약수를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부속서든 합의서든 내용에 큰 수정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 측에 양보를 한 것은 아니라는 논리를 펼 것”이라면서 “미국은 자동차에 대한 양보를 끌어냄으로써 명분을 얻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미국에 자동차를 양보해서 생기는 손실을 직접적으로 계량화하기는 힘들지만, 우리나라의 안전·환경기준마저 스스로 깨뜨린 셈”이라면서 “비관세 장벽의 가격은 따질 수가 없는 것인데 앞으로 한·EU를 비롯해 다른 나라와 FTA에서 어떤 후폭풍을 불러일으킬지 가늠조차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타결시켜야 한다는 신화에 매달리다 보니 우리가 얻은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게 됐다.”면서 “G20 서울회의와 맞물려 의장국이 자유무역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이기 위해, 또 한·미 관계를 위해 무리하게 타결시킨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일영·김민희기자 argus@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3) 중국 경제를 말하다 ③ 환율전쟁 부른 ‘위안화 매직’

    [新 차이나 리포트] (3) 중국 경제를 말하다 ③ 환율전쟁 부른 ‘위안화 매직’

    세계 경제를 양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환율전쟁을 시작했다. 광속(光速)에 비유되는 중국 경제의 무한질주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1등 경제국 미국과 중화 부흥을 통해 과거의 영화와 패권을 되찾겠다는 중국 간에 벌어지는 일종의 헤게모니 다툼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미·중 간에 얽히고설킨 정치·경제적 갈등이 ‘위안(元)화’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제력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된 위안화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미국의 공세에는 위안화의 ‘농간’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1990년대 저임금을 기초로 한 ‘세계의 공장’에서 단시간 내에 일약 세계 2강(G2)으로 올라 선 중국 경제의 이면을 보면 정교하고 교묘한 ‘위안화의 매직’이 숨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밀물처럼 들어오는 세계 각국의 천문학적인 직접투자(FDI)와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국제 수출시장 석권 등은 저평가된 위안화 때문에 가능했다. 위안화의 마술이 시작된 것은 17년 전인 1993년이다. 당시 중국 경제사령관인 주룽지(朱鎔基) 부총리는 92년까지 1달러 당 5.7619위안이었던 환율을 93년 8.6187위안으로 떨어뜨렸다. 한꺼번에 33.1%의 평가절하를 한 것이다. 달러의 구매력이 3분의1이나 높아진 것이다. 물론 세계는 깜짝 놀랐지만 당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1.2배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였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땅덩어리만 크고 후진 개도국에 불과한 중국이 위안화를 아무리 평가절하해도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경제대국을 향한 중국의 심모원려(深謀遠慮)를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평가절하 이후 벌어진 결과를 놓고 세계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78년부터 93년까지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연 평균 16%에 불과했다. 하지만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단행된 이듬해부터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무려 30.2%에 달했다. 중국의 전면적인 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시작된 것이다. 환율의 마술은 곧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은 상품으로 변했다. 외국자본의 대 중국 투자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한국 기업들이 앞다퉈 달러를 싸들고 몰려간 것도 당시의 이런 상황과 깊은 연관이 있다. 수교(1991년) 이전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했던 김동진 포스코 중국법인 고문은 당시를 회상하며 “생산 기지를 옮긴 의류, 신발, 가죽 제품 분야의 한국 기업들이 짭짤한 재미를 보기 시작했고 중국 역시 이 시기에 저임금을 토대로 경제적 기초를 닦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급상승은 승승장구하던 아시아의 네마리 용(한국, 싱가포르, 홍콩, 타이완)에게는 불행의 시작이었다. 중국에 세계 수출시장이 잠식당한 이 국가들은 대규모 무역적자를 보기 시작했고 급기야 해외 차입으로 적자를 메웠다. 대외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97년 아시아에 몰아쳤던 외환위기 역시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촉발된 ‘환율게임’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미·중 간 ‘2차 환율전쟁’ 역시 위안화의 평가절하에서 비롯됐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무제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의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켜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은 무역 불균형의 원인에 대해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실제보다 최대 40%까지 저평가됐으며, 중국 당국이 이를 방치하는 것은 사실상 수출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중국은 미국의 이런 공세에 대해 70~80년대 욱일승천하던 일본경제를 한방에 무력화시켰던 플라자 합의(1985년)를 떠올린다. 장쥔(張軍) 중국경제연구센터 주임은 “당시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은 엔화의 과도한 평가절상을 밀어붙여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내렸고 이것이 근본적으로 일본경제의 장기 침체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정세판단 하에 중국의 ‘버티기 전략’도 만만치 않다. 장융창(强永昌) 푸단(復旦)대 교수(경제학)는 “중국에서 경제성장률이 1% 떨어지면 일자리가 800만 개 이상 사라진다. 중국의 중소 수출업체들의 마진율은 매우 낮기 때문에 최근 근로자 임금 인상과 맞물려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평가절상되면 수만개의 중소기업들이 채산성 때문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2005~2008년 사이 이미 20% 이상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뤄졌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2020억 달러에서 2680억 달러로 오히려 늘었다.”며 “미국의 최근 환율 공세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정치적 쇼”라고 몰아쳤다.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최전선에서 배수진을 치고 미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공세에 맞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베이징·상하이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공무원 빼와 로비스트로 고용 기업인들 만족도 날로 키우고…

    공무원 빼와 로비스트로 고용 기업인들 만족도 날로 키우고…

    오랜만에 한국 아저씨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소설이 나왔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67)씨가 신작 ‘허수아비춤’을 펴냈다. ‘허수아비춤’은 정치에만 민주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경제에도 민주화가 필요하다는 작가의 인식에서 출발한 소설이다. 기업 회장이 건설업으로 비자금을 조성해서 수십억원의 연봉을 미끼로 공무원, 검사들을 스카우트하고, ‘문화개척센터’란 이름의 기묘한 조직을 만들어 전방위 로비를 하는 데 이어 계열사 공조를 통한 순환출자 구조를 완성하는 소설의 줄거리는 한 검사 출신 변호사가 배수진을 치고 폭로한 대기업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작가는 1년 넘게 발로 뛰는 현장 취재를 끝내고 여름 석 달의 불볕더위 동안 꼼짝없이 앉아서 원고지에 볼펜으로 꾹꾹 소설을 써내려갔다. 원고지 1200장에 이르는 소설은 인터넷으로도 연재되어 두 달 만에 누적 조회 수 220만회를 돌파했다. 조정래씨는 지난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태백산맥’을 쓸 때는 국가보안법에 걸리면 어떡할 것인가란 걱정이 있었는데, 이번엔 전혀 그런 어려움 없이 썼다.”며 “다만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나 하는 생각에 우울하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허수아비춤’이란 소설 제목은 “기업의 만행을 ‘허수아비춤’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상징적인 제목이자 기업인이 특수계층으로서 누리는 만족감이 지속하여선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들어 사회·역사 의식이 옅어지면서 문학에도 ‘일류’(日流) 바람이 거세졌다. “재미있는 이야기, 연애 이야기를 쓰는 게 아니라 (역사에) 남을 작품을 써서 사회 정화에 이바지하는 것이 작가의 책무”라고 조씨는 강조했다. 감성적인 소설을 써 내는 젊은 작가들에 대해서는 “작가의 의식과 인식에 따라 느낀 만큼 쓰는 것”이라며 “내 눈에는 대하소설 5권, 10권짜리 소재가 수두룩하다. 보는 자의 눈에 따라 좌우된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독자들에 대해서는 무한한 신뢰를 표현했다. “70년대에는 10만부 팔리면 많이 팔린다고 했는데, 지금은 소설이 100만부 넘게 팔리는 시대”라며 “작가들이 독자를 끌어가는 게 아니라 독자들이 (작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읽어야 할 필요가 있는 책은 찾아서 읽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 10권이 넘는 대하소설을 집필한 대가의 필력답게 ‘허수아비춤’은 단숨에 책을 읽게끔 하는 힘과 재미가 있다. 그러나 대하소설이 아닌 까닭에 등장인물 숫자가 한정적이다. 그래서인지 인물들의 성격이나 하는 일이 뻔히 예상된다. 작가 스스로 “(등장인물인) 허민 교수의 칼럼으로 소설 주제를 너무 직설적으로 이야기한 것이 흠”이라고 밝힐 정도로 아름다운 문장을 읽어내려가는 데서 느끼는 문학적 재미는 떨어진다. 하지만 ‘돈은 귀신도 부린다.’ ‘돈만 있으면 처녀 불알도 산다.’ 등 작가가 인용한 속담처럼 무소불위의 돈 앞에서 ‘자본주의의 노예’로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 ‘허수아비춤’은 전라도 판소리처럼 통쾌함을 안겨준다. 그렇다고 갑자기 영웅이 등장해 모든 모순을 해결하진 않는다. 작가는 “시민의식이 고양되지 않으면 노예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적어도 시민단체 3~5개에 가입해서 후원하라.”고 독려했다. 우리의 경제 자화상을 잘 닦인 거울로 보듯 파헤친 ‘허수아비춤’은 하루하루 돈의 노예로 살아가는 소시민의 영혼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일러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라·신·이 삼총사, 득없는 ‘치킨게임’

    라·신·이 삼총사, 득없는 ‘치킨게임’

    신한금융지주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라응찬 지주 회장과 신상훈 사장 사이에 파인 골이 너무 깊은 데다 재일교포 주주, 노조의 셈법도 달라 갈수록 양상이 복잡하다. 6일에도 라 회장과 신 사장은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서울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에 출근해 업무를 봤다. 라 회장은 노조를 비롯해 신한금융 안팎의 관계자들과 잇따라 면담을 가졌고, 신 사장도 검찰 고소를 당한 임원 등과 함께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사장은 이날 라 회장을 다시 만나 고소의 부당함과 조직 안정 등을 토로했다. 한 지붕 두 살림의 ‘낯 뜨거운 동거’가 이뤄지고 있다. ●檢조사 라회장 타격입나 금융계 안팎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결국 라 회장, 신 사장, 이백순 행장 등 3명 모두에게 치명타가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라 회장으로서는 28년을 동고동락한 신 사장을 고소한 마당에 이를 거둬들일 수는 없는 입장이다. 검찰에 고소한 횡령·배임혐의가 어떤 식으로 결론나든 신 사장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셈이다. 만약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라 회장이 당장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라 회장의 눈과 귀를 가리는 누군가의 음모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신 사장의 말이 옳다고 해도 지금으로서는 사태를 없던 것으로 하기에는 너무 멀리 나갔다. ●무고주장 신사장 배수진 통할까 신 사장도 마찬가지다. 나름대로 라 회장을 ‘형님’으로 모셔왔고, 앞으로도 모시겠다고 한 이면에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분명한 의사가 포함돼 있다. 검찰조사에서 무혐의를 자신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법 적용에서 어떤 판단을 받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자신은 떳떳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사장 측도 그동안 다져 놓은 신뢰 등을 통해 재일동포 주주 등을 대상으로 “죄가 없는데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행장 다시 일본행… 주주설득했나 라 회장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 행장의 입장도 비슷하다. 한때 상사로 모셨던 신 사장에게 칼을 들이댄 이상 물러설 수 없다. 재일동포 주주와 노조 등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빼낸 칼을 칼집에 넣을 수는 없다. 이 행장은 지난 주말에 이어 6일에도 일본 도쿄로 건너가 저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3인의 입장이 요지부동이란 얘기는 자신의 거취를 걸었다는 얘기와도 다를 게 없다. 법률적인 판단, 재일동포 주주, 노조, 내부 행원 등 이들을 둘러싼 변수들이 있긴 하지만 이들을 다시 뭉치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재일 동포 주주 역시 자신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해임 결의를 강행하려는 측에 서운함을 내비치고 있지만 내부투쟁이 불거진 현 상황에서 갑자기 누구 편을 들어준다는 것 자체가 도박일 수 있다. 충돌은 피하게 할 수 있지만 근원적인 답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신한은행이 100% 출자한 일본 현지 법인 SBJ은행이 오는 14일 출범 1주년을 맞는 상황에서 이런 악재가 터져나온 데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신한은행을 비롯한 신한카드·생명 등 계열사 노조는 해임안 상정을 반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검찰 수사 전 해임안 상정을 반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측 간의 힘겨루가 계속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결국 3명 모두 이번 사태로 그룹 명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데 책임을 지고 함께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를 지켜보는 금융당국과 청와대의 시각이 주목받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민희·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 원자바오, 개혁·개방 1번지 선전서 ‘분배’ 강조

    원자바오, 개혁·개방 1번지 선전서 ‘분배’ 강조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20일부터 이틀간 개혁·개방 1번지인 남부 광둥성 선전을 시찰했다. 22일은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불렸던 덩샤오핑이 태어난 날이고, 26일은 덩샤오핑이 ‘선부론’(능력있는 사람, 지방부터 부자가 되라)을 주창하며 선전을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한 지 30년째 되는 날이다. ●경제특구 지정 30년 기념 선전 방문 원 총리는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 등을 대동, 경제특구 지정 30년을 기념하는 전시장을 찾아 덩샤오핑 동상에 허리 숙여 헌화했다. 이어 선전의 기업과 연구소, 아파트촌 등을 시찰하면서 “개혁·개방을 고수해야 광명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체와 후퇴는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고도 했다. 원 총리는 그러나 30년 전의 덩샤오핑과는 달리 ‘균부론’(다 같이 잘살자)에 방점을 찍었다. 선부나 성장 못지않게 균부와 분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선전시와 광둥성 정부에 다섯 가지 글자를 제시하면서 개혁·개방의 성과를 중국 전역으로 확산시키라고 주문했다. 특별(特)한 지위를 견지하고, 분배(好)를 추구하면서 혁신(新)으로 돌파하는 한편 기회를 선도(先)하며 동요하지 말고 과감하게 개혁·개방을 선도하는 위치에서 일처리(幹)를 잘하라는 것이다. 원 총리는 특히 미래의 발전목표를 세우거나 추진할 때 분배를 가장 앞에 두라고 요구했다. 중국의 정책 방향이 ‘빠르고도 좋은 성장’(又快又好·성장 우선)에서 ‘좋고도 빠른 성장’(又好又快·분배 우선)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분배에서 성장을 찾으라.”(好中求快)고 강조했다. ●‘수출 대신 내수로 성장 지속’ 풀이 이와 관련,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새로운 전략적 개념으로 내세웠다. 지금까지의 수출 드라이브, 성장 일변도의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균부론을 강조하는 것은 수출이 아닌 내수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국민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원 총리는 선전 시찰에서 올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때와 마찬가지로 정치개혁을 강조해 주목된다. 정치개혁을 이루지 못하면 지금까지 이룩한 경제적 성과를 모두 잃는 것은 물론 현대화 목표도 달성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공산당 지도부가 기층 당조직의 당무 공개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 연장 갈등

    인천시 경서동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 연장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인천시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는 2016년이면 종료되는 수도권매립지 사용기간을 2044년까지 무려 30년 가까이 늘리는 협상안을 제시했다. 수도권매립지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활용할 골프·수영·경마장 등 5개 경기장을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하지만 인천시는 서울시가 제시한 ‘당근’에 연연하지 않고 수도권매립지 사용 기간 연장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매립지 인근 주민들도 서울시의 제의가 매립지 이용을 영구화하려는 시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는 나아가 2016년 쓰레기 매립이 끝나는 제1·2매립장을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시의 고압적인 자세로 인내의 한계가 극에 달했다.”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1992년 개장된 수도권매립지는 인천은 물론 서울, 경기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는 공유수면을 매립해 만든 것으로 1989년 서울시와 환경부가 각각 373억원, 150억원을 투자해 매입했다. 투자비용만큼 현재 서울시가 71.3%,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이 28.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사실상 서울시 소유인 수도권매립지를 정부가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특별법 제정을 국회에 청원키로 했다. 다음 달 열릴 정례회에서 특별법 초안을 만들어 국회에 청원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중앙정부 소유전환, 매립완료 후 인천시에 관리전환(기부채납)’이라는 로드맵을 정하고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 포기 등의 배수진을 치며 강력대응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경기장이 매립지에 설립되지 못하는 경우의 수까지 모두 검토하고 있다.”며 “시가 경기장 유치에 혈안이 돼 주민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서울시, 환경부 등과 체결할 예정이던 ‘수도권매립지 환경명소 브랜드화를 위한 협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다시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이 협정에는 쓰레기 매립기간을 2016년에서 204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수도권 내 유일한 폐기물 처리시설인 수도권매립지가 폐쇄될 경우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님비현상이 만연돼 있는 상황에서 다른 곳에 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도권매립지 매립용량이 아직 절반도 차지 않아 사용기한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른 곳에 입지를 마련하려면 막대한 사회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7·28 재보선/화제의 당선자들] ‘나홀로’ 거둔 승리… ‘넘버2’ 여의도 귀환

    28일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서울 은평을 지역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은평구민들의 위대한 승리”라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6·2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집권여당이 다시 힘을 갖고 국민들의 요구를 잘 받아들여서 안정감 있게 해달라는 뜻”이라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집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다 당선이 확정된 오후 10시30분 무렵 은평구 불광동 선거사무소에 모습을 드러낸 이 후보는 “지방선거 이후 여당이 안정이 안 됐었는데, 다시 여당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국민의 요구가 은평을 통해 반영된 것”이라고 당선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 “꼭 내가 선거운동을 잘해서 당선됐다기보다는 대통령이 힘 내서 일을 더 잘해달라는 격려와 국민의 현실적 요구를 은평 주민들이 반영한 것”이라면서 “국민이 현명하게, 집권여당이 힘 내서 정치를 좀더 잘하고, 경제를 살리고, 서민들 먹고 살게 해달라고 한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명박 대통령을 언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내가 이(쉰) 목소리로 지금 가서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며 넘어갔다.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최고위원직 등을 제안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국회에 가서 많은 동지들과 토론해서 정리해도 늦지 않는다. 오늘 결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 후보는 또 “지금까지 야당으로 3선을 하며 나라의 눈으로 은평을 봤지만, 이제 여당으로 4선 의원이 돼 은평구의 눈으로 나라를 보겠다. 은평구에 서민 정책이 안 먹히면 나라 전체에 서민 정책이 먹히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은평 발전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면서 끝까지 ‘지역일꾼’으로서의 모습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지역발전을 원하는 주민들의 욕구와 ‘나홀로 선거운동’을 꼽았다. 그는 이에 대해 “나홀로 선거운동이 은평구민들에게 받아들여졌고, 이로써 한국 정당사에서 선거 문화를 개혁하는 데 구민들이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선거운동기간 동안 세 가지 없이 지냈다. 휴대전화, 손목시계, 언론 보도를 잊었다. 당이나 외지인의 도움 없이, 눈뜰 때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중앙의 정치이슈나 여론조사결과 등과는 무관하게 ‘지역일꾼’으로 평가받기 위해서였다. 이 후보의 ‘나홀로 선거운동’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야권 단일 후보인 민주당 장상 후보를 꺾는 원동력이 됐다. 이 후보는 선거일을 이틀 앞둔 26일에는 48시간 철야 선거운동을 선언하기도 했다. 전날 야권에서 후보 단일화라는 막강한 승부수를 띄우자 이 후보 역시 배수진을 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만 자전거를 12시간이나 탔고, 찜질방에서 새우잠을 청한 뒤 다시 골목으로 나가 유세차량을 탔다. 유세차에 올라 점심, 저녁도 거르고 “이재오가 왔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자정 무렵에는 마지막으로 집 근처인 갈현동에서 유세를 마치고, 분식집에 들어가 김밥 한 줄을 먹으며 13일 동안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기회와 도전의 현장에 가다] 두산인프라코어

    [기회와 도전의 현장에 가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의 서부대개발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한국기업들에 새로운 도전의 장이다. 한국기업들은 광활하게 펼쳐진 중국 서부지역에서 시장선점과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서부대개발의 선봉장은 중국 전체 굴착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두산인프라코어(두산 굴착기)다. 삼성이나 LG, SK 등 한국의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낙후된 서부 진출을 꺼릴 때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져 성공한 기업이다. 지난 1994년 대우종합기계 중국법인으로 출발했다가 2005년 두산인프라코어가 인수하면서 서부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서부대개발의 출발지인 시안에서 종착역인 신장의 우루무치는 물론 청두와 쿤밍, 우한에까지 지사망을 갖춘 한국 기업은 두산이 유일하다. 산하 영업소까지 합치면 서부지역에 15개가 넘는 사무소가 있다. 우루무치나 광시자치구, 칭하이 등 서부지역의 웬만한 대형 건설 현장에서 주력 상품인 두산 굴착기가 눈에 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산 굴착기가 서부는 물론 중국 전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은 결코 우연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산둥성 옌타이시 개발구에 위치한 중국 본부에 가 보면 비밀이 풀린다. 한여름 육중한 기계가 오르락내리락하며 발산하는 뜨거운 열기와 체온까지 더해져 조립공장 내부는 사우나실을 방불케 한다. 하지만 중국인 직원들은 누구 하나 방문자들에게 눈을 돌리지 않고 밀린 주문량을 소화하기에 여념이 없다. 조립공장 옆 출고장에는 갓 생산된 굴착기들이 굉음을 울리며 시험 운전에 들어가고 1시간가량 각종 테스트를 거친 후 판매 공터로 집결한다. 여기서 생산된 굴착기가 중국 전역에 공급되는 것이다. 쓰촨청 청두에 있는 두산법인의 경우 한국 주재원은 물론 중국인 직원 모두가 ‘최고의 기업’이란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는 느낌이 와 닿는다. 하지만 두산 굴착기도 장밋빛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1996년 당시 처음 공장문을 가동하자마자 닥친 IMF 외환위기와 모기업(당시 대우 그룹)의 부도사태 등으로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현지 직원들 상당수가 집으로 돌아가고 가동률도 급격히 떨어지면서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까지 몰렸다. 벼랑끝에 선 2000년 1월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중국시장에서 금기시하던 할부판매라는 배수진을 쳤다. 현금 회수율이 극히 낮은 중국시장 관행을 감안할 때 일종의 ‘도박’에 가까웠다. 당시 서울 본사에서는 심지어 “회사를 망치려고 하느냐.”는 ‘막말’까지 하면서 반대했지만 “앉아서 죽기보다 싸우다 죽자.”는 논리로 할부 판매전략을 관철했다. 때마침 중국 정부는 동서 균형발전이란 목표로 서부대개발 등 사회간접자본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공격 경영’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2000년 두산 굴착기는 중국전체 시장의 20%를 점유, 업계 1위로 올랐다. 올해 판매목표는 2만 3000대다. 지난 5월 당초 목표인 1만 7000대에서 30%나 높인 수치다. 그만큼 생산과 판매, 마케팅 모든 분야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증거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성공 뒤에는 이익만 챙기지 않고 사회복지 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경영방침이 있다. 중국 오지에 초등학교를 세우는 ‘희망 공정’에 참여, 현재 10개의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김형택 청두 지사장은 “중국인의 마음을 사는 경영전략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두산이 생존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서부대개발은 물론 지난해 쓰촨성 지진 복구 사업에 따른 재건축 붐을 톡톡히 보고 있다. 또 칭하이성과 간쑤성은 물론 신장성까지 판매망을 확대 중이다. 이들 지역에 도로나 철로 등의 교통 인프라 구축 수요는 물론 앞으로 금광이나 석유 등 지하자원 개발붐이 가속화될 경우 시장의 전망은 더욱 밝다. 신장법인장도 겸하고 있는 김 상무는 “신장은 석유 등 천연자원의 매장량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며 “서부대개발이 가시화되면 신장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국가까지 굴착기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청두·옌타이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신구조화’로 세계무대 밟는다

    위기의 한국 남자테니스가 9~11일까지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Ⅰ그룹 플레이오프 2라운드(4단1복식)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맞붙는다. 무대는 경북 김천종합스포츠타운 실내코트. 지난 2008년 월드그룹(세계 16강)까지 진출했던 한국은 그해 플레이오프에서 네덜란드에 져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Ⅰ그룹으로 떨어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7월 3승2패로 중국을 꺾고 Ⅰ그룹 잔류에 성공했지만, 이형택(34)이 은퇴한 뒤인 지난 3월 카자흐스탄과의 1라운드 원정 5전 전패의 수모를 당해 Ⅱ그룹 강등 위기에 몰렸다.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을 꺾어야만 Ⅰ그룹에 남아 내년 월드그룹 재도전 기회를 얻는 만큼 배수진을 치는 각오로 이번 대회에 나선다. 김남훈(40)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신구의 조화’를 앞세워 난관을 헤쳐 나간다는 복안이다. 대표팀에 새로 합류한 김영준(30·고양시청)과 임규태(29·삼성증권)가 ‘선참’으로 이형택(34)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최근 상승세를 탄 막내 임용규(19·명지대)와 김현준(23·경산시청) 등 ‘젊은 피’들이 스트로크를 가다듬고 있다. 특히 기대주는 올해 윔블던테니스 8강의 루옌순(세계 42위·타이완)을 5월 부산오픈에서 꺾고 챔피언에 등극한 임용규. 그는 7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데니스) 이스토민을 꼭 잡고 싶다.”며 당찬 대표팀 첫 출사표를 던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정권심판 아니다 한나라 도움 사양”

    “정권심판 아니다 한나라 도움 사양”

    ‘사량침주(捨糧沈舟)’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1일 오는 7·28 서울 은평 재선거에 나서는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식량을 버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돌아갈 길이 없는 배수진을 치고 대처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그런 심정으로 제 모든 것을 버리고 한 인간의 본 모습 그대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전 위원장은 오전 은평구 불광동 사무실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전체 20평 남짓한 사무실 안에 200여명의 지지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일반적으로 후보들이 국회 기자회견장이나 중앙당사에서 출마선언을 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매우 이례적이다. 그는 이번 선거를 두고 철저하게 중앙정치와 분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선거는 정권 심판의 성격이 아니라 은평을 지역의 국회의원을 다시 뽑는 것일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이번에 선거가 8곳에서나 벌어지는데 굳이 은평에 와서 정권을 심판한다는 것은 야당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면서 “은평을 위한 일꾼을 구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날 오전 김무성 원내대표가 “이 전 위원장이 공천을 받으면 제가 앞장서서 당의 총력을 모아 반드시 당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을 비롯해 앞으로 있을 중앙당의 지원책에 대해서도 “마음은 고맙지만 사양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6·2 지방선거 이후의 지역민심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을 감안한 듯 거듭 “어려운 것을 알고 출마했다. 매우 힘든 선거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이 전 위원장은 또 선거를 통해 당내 화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언문을 통해 “가진 모든 것을 던져 계파와 세대, 지역의 담을 허물고 화합의 토양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겠다.”고 천명한 것은 그런 맥락에서다. 특히 그동안 갈등의 골이 깊었던 친박계에 대해서는 “앞으로 친박에 진정으로 대하겠다. 제가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국민들에게는 하나된 당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물러설 곳 없다… 반드시 승리할 것”

    “물러설 곳 없다… 반드시 승리할 것”

    “우리는 이번 대회 16강을 위해 2년6개월을 달려왔다. 이제 종착역에서 마지막 승부를 남겨 두고 있다. 선수들은 16강을 일궈내겠다는 열망과 의지로 뭉쳐 있다. 그들을 믿는다.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 월드컵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허정무 감독의 각오는 더욱 굳건해 보였다. 어쩌면 남아공월드컵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출사표다. 그러나 이 한마디는 지난 두 차례 경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보다 훨씬 결의에 찬 듯했다. 허 감독은 21일 밤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이 열릴 더반의 머저스마비다 스타디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최종 3차전에 임하는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파부침주‘(破釜沈舟·밥해 먹을 솥을 깨고 돌아올 때 탈 배를 가라앉힌다는 말로 배수진을 치는 결연한 자세)의 각오로 나서겠다고 밝혔던 터. 허정무 감독은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공격과 수비가 균형을 이루는,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같은 시각 폴로크완에서 열리는 그리스-아르헨티나전을 지켜봐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그 경기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우리 경기만 하겠다.”고 일축했다. “공격진에서는 야쿠부와 오뎀윙기, 우체 등 훌륭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고, 수비진에도 요보 등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라고 나이지리아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은 허 감독은 “선제골이 어느 팀에서 터지든 흐름은 분명히 주도하겠지만 이후 경기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 “어떤 상황이 되든 끈질긴 승부를 펼칠 것이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안정환과 이동국 등 조커 요원에 대해서도 허 감독은 “물론 중요할 때, 필요한 시점에서 분명히 기용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23명의 선수 전부 출전 가능성이 있다. 경기를 치르고 훈련하면서 파악하고 어떤 선수가 어느 상대팀에 들어맞는지, 또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출전 여지를 남겨뒀다. 4-4-2 포메이션으로 나이지리아전에 나설 허 감독은 상대가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을 타기 전 경기를 끝낼 비장의 카드로 4-1-4-1의 변형 포메이션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 감독은 프린세스마고고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전술훈련 중 4-4-2를 중간에 4-1-4-1로 변형했다. 박주영·염기훈 ‘투톱’을 박주영 ‘원톱’으로 바꿨다. 4-1-4-1은 4-4-2에 견줘 미드필더 숫자가 한 명 더 많다. 따라서 중원 압박에 더 유리하다. 지난 18일 허 감독이 “개인기가 뛰어난 나이지리아 선수들을 강한 압박으로 밀어붙여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물론, 4-1-4-1에도 약점이 있다. 두 명의 중앙 수비 앞에 한 명의 미드필더만 포진하는 탓에 도리어 상대가 강하게 압박할 경우 수비에서 허리로 옮겨지는 공격이 쉽지 않다. 수비도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포진할 때보다 약해진다. 그러나 허 감독의 기본 전략이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이라면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더반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수도권 빅4 ‘브랜드 전쟁 중’

    수도권 빅4 ‘브랜드 전쟁 중’

    6·2 지방선거의 여야 주요 후보들은 사흘 연휴 뒤 월요일을 맞은 24일 다시 한번 승리를 다짐하며 선거운동에 속도를 올렸다. 후보들은 강점을 부각하고,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과 장소를 찾아다니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측은 오전 7시 캠프가 자리잡은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앞마당에서 ‘필승재다짐대회’를 갖고 ‘부동층 공략을 위한 대장정 돌입’을 선언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상 15%p 안팎의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부동층의 움직임에 따라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요 선거운동 장소로 내세운 곳은 서대문구 남가좌2동 소재 서울형 어린이집인 세연어린이집. 오 후보는 “‘서울형 어린이 집’을 통해 지난 4년간 국·공립 보육시설 대기자수를 5만 4000명으로 2만 6000명 줄였다.”면서 “재선 시장이 되면 서울형 어린이 집을 확대 운영하겠다.”며 주요 공약인 ‘보육걱정 없는 서울!’을 역설했다. 이어 도봉·노원·성북 등 ‘강북 벨트’를 중심으로 한 오후 유세전에서는 한 후보를 ‘과거 회귀 세력’으로 몰아세우며 서거 1주기가 겹친 ‘노무현 열풍’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는 강경 모드로 전환했다. 새벽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을 찾아 ‘한명숙의 시민광장 행동’을 천명했다. 천안함 사태가 북한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보수층이 강하게 결집하고 정권심판론이 희석되는 조짐이 뚜렷해지자 배수진을 치고 나선 것이다. 한 후보는 당국의 천안함 사건 진상조사 결과 발표로 인해 “지방선거의 자취가 사라져버렸다.”며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태 관련 대국민 담화가 이뤄진 직후에도 기자회견을 갖고 군지휘라인 등 책임자 처벌과 국정조사 실시, 정부의 선거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과 단일화한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인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함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에서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호남표 끌어안기’에 열을 냈다. 호남 공략으로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해 범야권 단일후보라는 적통성을 인정받으려는 행보로 보인다. 유 후보는 “과거 시사평론을 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몇 차례 비판했던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면서 “사과말씀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정부에 있어보니 김대중 대통령님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뚫고 거기까지 이루셨는지 알 것 같았다.”며 고 김 전 대통령의 치적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전통 야권 지지층과 신진 야권 지지층이 힘을 합쳐 승리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이 여사는 “이기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는 옛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며 유 후보 견제에 나섰다.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구(舊)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소속 전 의원 등 원로 정치인 20여명은 한나라당 경기도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우리가 창당하고 소속됐던 민주당이 좌파세력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며 김 후보 지지를 천명했다. 지지선언에는 경기도 부천원미갑 4선 출신인 안동선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과 성남에선 3선을 지낸 이윤수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참여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지방선거 D-25] 여야 서울시장 후보 첫 토론회 공방

    [지방선거 D-25] 여야 서울시장 후보 첫 토론회 공방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오세훈 시장과 민주당 후보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7일 첫 토론회에서 막상막하의 승부를 벌였다. 오 시장은 시정 전반에 대해 세세한 내용까지 언급하며 현 시장으로서의 노련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한 전 총리 쪽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공격적 방어’를 펼쳤다. 한 전 총리는 정책·공약의 세부적인 내용에까지 들어가기보다는 큰 틀에서 사람을 중심에 둔 철학의 깊이를 강조했고,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공세를 받아넘기면서도 지금의 시정을 전시행정 등으로 몰아 예검을 겨누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전시행정” vs “도시경쟁력 강화” 공방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주최로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주요 현안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공약한 한 전 총리가 “부모의 가난을 증명해야 밥 한 그릇을 주는 지금의 선택적 무상급식은 어린이들에게 자존심과 배고픔 중에 양자택일하라고 강요하는 폭력”이라고 공격했다. 오 시장은 “제한된 예산을 형편이 어려운 집 아이들에게 집중 투자하고, 공교육 강화에 쓰겠다.”고 반박했다. 또 “국무총리 시절 무상급식 관련 안건이 총리 주재 회의에 올라왔을 때는 폐기하고서 왜 지금은 공약으로 내놓느냐.”고 역공을 펼쳤다. 한 전 총리는 “현실적인 문제로 그랬으리라 생각하는데 지금 기억에 없다.”고 빠져나갔다. 오 시장은 또 “볼거리, 즐길거리를 많이 만들어 다른 나라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중에도 서울은 관광객이 30%나 늘어 일자리도 늘었다.”고 전시행정 논리에 방어태세를 취했다. 한 전 총리는 이에 대해 “환율 때문에 중국과 일본에서 쇼핑관광을 많이 온 것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부수고 파헤쳐 새 건물을 세우는 것보다 한국 사람들의 냄새, 지금은 다 없애버린 피맛골의 부침개 부치는 냄새로 관광객을 끄는 것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대권 도전 여부와 관련해서는 오 시장이 “4년 동안 재선 시장으로 정책 비전을 확실히 완수해놓고, 그때 국민이 원하고 당의 부름이 있으면 고려해 보겠다.”고 여지를 남긴 반면, 한 전 총리는 “서울시를 마지막으로 제 정치 인생을 마감하겠다. 당이 요구해도 단호히 거절하겠다.”고 명확히 선을 그으며 ‘배수진’을 쳤다. ●돋보인 吳 ‘소신’- 韓 ‘내공’ 오 시장은 특히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 다소 차이가 나는 ‘소신답변’도 서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4대강 개발 사업에 찬성한다면서도 “낙동강과 영산강 두 곳 정도를 먼저 하고 좋은 성과를 냈으면 어땠을지, 동시착공은 좀 아쉽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정국에서 서울광장에 차벽을 친 것은 지금도 동의할 수 없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검찰이 제기한 골프채 수수 및 골프비 대납 의혹 등 ‘피하고 싶은 예상질문’이 나왔을 때도 “다시 법정에 온 것 같다.”고 농담까지 섞어가며 의연하게 답변에 임했다. 또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골프리조트에 머물 때 며칠 다녀간 동생들이 필드에 같이 나가자고 해서 산책하듯 돌아다니다 비용 30만원을 계산하려고 하니 누가 이미 다 계산했다고 하며 받질 않았다.”고 법정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당시 상황을 소상히 설명한 뒤 “더 조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캠프는 모두 토론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오 시장 쪽은 “한 전 총리는 오늘 토론에서도 준비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면서 “반면 오 시장은 전시행정이란 오해를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한 전 총리 쪽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임종석 전 의원은 “오 시장은 겉치레 행정을 자신의 치적이라고 주장하는 데 급급했고, 복지와 교육 등 시정에 대한 비전과 경륜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줬다.”고 평했다. 토론회장에는 오 시장의 측근인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과 경선에서 오 시장과 맞붙었던 김충환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과 지지자 등이 대거 참석해 오 시장을 응원했다. 민주당은 같은 시간 원내대표 선거가 치러진 탓에 당에서 많은 ‘지원군’이 오지는 못했지만, 지지자 수십명이 토론 진행 내내 장외에서 화면을 지켜보며 한 총리가 답변을 할 때마다 박수갈채를 보냈다. 특히 이날은 한 전 총리의 생일이라 토론회가 끝난 뒤 현장에서 즉석 생일축하 이벤트가 벌어지기도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하토야마 ‘수모’

    │도쿄 이종락특파원│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최대 현안인 오키나와현 주일 미군의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오키나와를 방문했다. 주민들의 지지 없이 후텐마 해법을 찾을 수 없는 만큼 직접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다. 주민들로부터 힘을 얻어 미국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정부의 후텐마 방안은 주민들에게도, 미국 측에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달 말까지 후텐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임하겠다는 각오를 이미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이 때문에 하토야마 총리의 오키나와행은 주민들과 최종 담판을 통해 후텐마 문제를 해결하려는 ‘배수진’인 셈이다. 실제 하토야마 총리는 비장했다. 그러나 오키나와 주민 300여명도 오전부터 현청사 앞에서 ‘후텐마 기지 오카니와현 내 이전 반대’를 외치며 맞섰다. 하토야마 총리는 오전 오키나와에 도착하자마자 나카이마 히로카즈 현지사와 다카미네 젠신 현의회 의장 등과 잇따라 회담했다. 오후에는 후텐마비행장과 인접한 초등학교를 방문, 주민들과 대화시간도 가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후텐마 비행장의 헬리콥터 부대 등 50% 이상을 가고시마현 도쿠노시마로 옮기고, 나머지를 오키나와현 내 나고시에 위치한 미군 캠프 슈와브의 연안부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주민들의 협조를 구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나카이마 지사와의 회담에서 “이런 시기에 오키나와를 방문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지적도 있었다.”면서 “후텐마기지를 모두 오키나와현 밖으로 이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해를 구했다. 이어 오키나와현 밖으로 후텐마기지를 모두 옮기겠다고 한 자신의 기존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과 관련,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사죄한다.”고 말했다. 나카이마 지사는 이에 대해 “정부는 미군 기지의 현외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부대를 현외로 옮겼으면 좋겠다.”며 기존의 입장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어 열린 현 의회 의원들과의 간담회, 주민들과의 대화에서도 오키나와 측은 “당초 하토야마 총리의 약속대로 후텐마기지를 100% 오키나와 밖으로 옮겨야 한다.”며 정부안을 반대했다. 한편 미국과 일본 정부는 후텐마 기지 이전과 관련해 첫 실무협상을 가졌다. 일본 측은 도미타 고지 외무성 북미국 참사관, 구로에 데쓰로 방위성 방위정책국 차장이, 미국 측은 도노번 국무 부차관보와 시퍼 국방 부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은 정부안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했지만 미국 측은 후텐마 기지를 도쿠노시마로 옮기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달 안에 어떤 형식으로든 후텐마 기지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퇴 압력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정치자금 문제로 검찰의 재조사를 받게 된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과 더불어 민주당의 양대 축이 무너질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생각하기도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도 있게 되는 셈이다. jrlee@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흔들리는 차붐 회생할까

    [AFC 챔피언스리그] 흔들리는 차붐 회생할까

    수원이 변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무색하다. 프로축구 15개 팀 중 정규리그 14위(승점 6). 올 시즌 딱 두 번 이겼다. 1996년 팀 창단 이후 최다인 5연패에 빠졌다. 2008년 우승을 차지했던 것이 꿈만 같다. 이후 2년째 중·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다. 수원팬들은 낯설기만 하다. 차범근 감독의 퇴진운동까지 시작됐다. ●‘두터운 선수층’ 장밋빛 기대 무너져 시즌 전만 해도 차 감독은 ‘장밋빛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던 ‘애제자’ 조원희를 데려왔고, 울산에서 ‘왼발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을 불렀다. 국가대표 센터백 강민수도 제주에서 야심 차게 영입했다. ‘브라질 3인방’인 호세모따-헤이날도-주닝요도 발굴했다. 해외에서 두 달여를 머물며 뽑을 만큼 공들인 선수였다. 지난해 FA컵 우승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두꺼운 선수층은 필수였다. 공수에서 꼼꼼하게 전력보강을 이루며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뚜껑을 열었지만, 돌풍은커녕 시작부터 불안했다. 염기훈·김두현·이관우·이상호·강민수 등 주축선수들은 부상에 신음했다.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이운재마저 흔들렸다. 주닝요만 그럭저럭 활약할 뿐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미미했다. 호세모따는 과격한 플레이로 두 번이나 경기를 망쳤다. 차 감독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퇴진’ 배수진… 분위기 쇄신 필요 24일 강원FC에 패한 뒤 차 감독은 ‘퇴진’을 언급했다. 그는 “성적이 나쁜 것은 모두 감독 책임이다. 지금 상황에선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을 묻는다면 퇴진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최후의 카드를 뽑아든 셈. 구단은 “차 감독의 발언은 분발하기 위한 행동으로 이해한다. 시즌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변화를 주는 것은 맞지 않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퇴진 해프닝’이 일단락됐지만 선수단이 충격을 받은 것은 당연하다. 수원은 27일 홈에서 싱가포르 암드포스(승점 4)와 AF C챔스리그 G조 조별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이미 승점 10(3승1무1패)으로 16강 진출은 확정됐다. 그러나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도, 홈에서 16강 단판 토너먼트를 치르기 위해서도 승리는 필수다. 차 감독은 26일 “감바 오사카(일본·승점 11)가 허난 전예(중국·승점 2)에 질 경우 1위가 가능하기 때문에 꼭 이기겠다. 암드포스전은 반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수의 진’을 친 차 감독이 AFC챔스리그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한나라·민주당 전략공천 내홍 증폭

    한나라·민주당 전략공천 내홍 증폭

    ■ 한나라당 - 동작 등 3구 여성구청장후보 공천에 반발 이종구 서울시당 공심위장 사퇴의사 표명 한나라당이 ‘전략 공천’을 둘러싸고 내홍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당 공천심사위원회는 19일 예정됐던 회의를 돌연 취소했다. 앞서 오전 최고위원회가 동작·강남·송파구를 기초단체장 여성후보 전략공천지역으로 강행 결정한 것에 대한 반발심이 담겼다. 이종구 공심위원장은 최고위 결정에 대해 “노코멘트”라면서도 “아무튼 예정됐던 공심위는 열리지 않는다.”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의 한 측근은 “최고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표시”라고 설명했다. 이 측근은 “이 의원이 공심위원장직 사퇴 의사까지 당 지도부에 냈다.”면서 “지역 여론 조사결과 90% 이상이 전략 공천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데도 ‘여당 우세지역이기 때문에 여성을 전략공천한다.’는 중앙당의 논리는 지역 반발심만 키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강남갑 당협위원장인 이 의원 쪽은 인재영입위가 앞서 강남구청장 여성 후보로 신연희 전 서울시 정책관을 영입했다가 최근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로 번복한 것에 대해서도 “중앙당의 원칙과 일관성 없는 전략공천 행태를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중앙당 공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24일까지 후보 추천을 요청한 뒤 다음주 회의에서 후보자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광진구의 경우 당 인재영입위에서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을 전략공천 후보로 영입했지만 확정을 못하고 있다. 박 회장은 당의 영입과 동시에 주소지를 옮기는 등 지역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서울시당에서는 지역여론 등을 이유로 공천을 뒤로 미루고만 있다. 중앙당 공심위와 인재영입위 간의 엇박자도 내홍을 키운 요인으로 지적된다. 충남지사를 두고는 중앙당이 전략공천 후보로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을 영입해 놓고도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높은 이완구 전 지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계속해서 추가 공모를 하는 상황이다. 논의가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면서 전략 공천에 대한 신뢰성을 스스로 해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민주당 - 한명숙측 “서울시장 후보경선 큰 의미 없어” 이계안 등 즉각 반발 “정치생명 걸고 싸울것” 민주당에 ‘전략공천’은 양날의 칼이다. 지방선거를 효과적으로 치를 수 있는 수단인 동시에 당 내분을 촉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헌·당규에는 당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선거구 수의 30% 범위에서 전략공천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참신한 정치 신인을 내세우거나, 당내 경선이 혼탁할 때, 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기득권 후보를 배제할 때 당 대표는 전략공천이란 ‘칼’을 꺼낼 수 있다. 그러나 전략공천의 기준이 ‘선거 전략상 특별한 고려가 필요한 선거구’로 애매하게 규정돼 있어 자칫 ‘사당화(私黨化)’ 논란을 부르기 십상이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첫 전략공천자 명단을 발표했다. 서울 구로구 이성(전 서울시 감사관), 서울 송파구 박병권, 서울 금천구 차성수, 인천 부평구 홍미영(여성) 후보를 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큰 논란이 없는 지역과 후보여서 별 잡음은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최대 관심은 한명숙 전 총리를 전략공천할지다. 인천은 송영길 최고위원이 시장 출마 조건으로 전략공천을 요청했으나, 다른 예비후보들의 반발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후보 선출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 전 총리 측과 당 주류는 “경선이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계안 예비후보 등은 “전략공천을 하면 정치생명을 걸고 싸우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당 일각에선 ‘불법 ARS 여론조사’ 의혹 사건으로 재심 결정이 난 광주시장 후보도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강운태 의원과 재심을 청구한 이용섭 의원이 각각 비주류와 주류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어 전략공천이 자칫 당 내분을 부를 수 있다. 야권연대가 성사돼 민주당이 다른 야당에 양보하는 지역도 ‘무(無)공천’이라는 일종의 전략공천으로 풀어야 한다. 이때 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섰던 이들이 야권 단일후보를 돕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軍紀와 士氣/김성호 논설위원

    기강, 질서가 흐트러지고 사기가 땅에 떨어진 엉망의 군대를 부를 때 쓰는 말 ‘당나라군’. 중일전쟁기 일본군이 우왕좌왕하는 중국군의 모습을 놀려대고 비웃었다는 데서 유래된 속어로 통한다. 속빈 강정의 ‘당나라군’은 2003년 이라크전쟁 초기, 힘 한번 못쓰고 궤멸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별칭으로도 회자됐다. 이라크 공화국수비대라면 8만여명에 달했던 최정예 부대. 후세인 친위대라며 위세를 과시했지만 연합군의 초기 공격에 흩어져 오간 데 없는 ‘종이호랑이’로 판명났으니…. 오합지졸의 ‘당나라군’과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종이호랑이 오명은 모두 군기(軍紀)와 사기(士氣)의 실종을 겨눈다. 군대에서 한치의 소홀함과 실수도 용납될 수 없는 질서 기강의 소멸이며, 싸울 명분과 의욕의 처절한 상실인 것이다. 군기와 사기가 떨어진 별개의 질서이고 기세일까. 전장서 병사 일탈과 실수에 일벌백계의 처단을 내리고 흩어지는 기세를 결집했던 극단의 처방은 모두 군기와 사기를 지키고 부양하기 위함이다. 춘추전국시대 ‘무패신화의 장군’, 오기가 지은 오자병법의 ‘필사즉생 행생즉사(必死則生 幸生則死).’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요, 요행히 살려 하면 죽을 것이라는 결사의 다짐이다. 임진왜란 영웅 이순신 장군의 말로도 유명한 ‘생즉사 사즉생’도 극한의 사기 다짐이고, 사기(史記) ‘회음후열전’ 속 한나라 조나라의 최후결전서 유래한 ‘배수진’도 군기와 사기의 다짐이다. 이 군기와 사기를 들추고 경계함이 먼 옛날, 먼 나라만의 일일까. 요즘 우리 군에도 무너지는 기강 질서의 일탈이며 그로인한 사기의 저하가 심심찮게 들춰진다. 몇몇 이탈과 일탈이 부르곤 하는 군 전체의 명예손상과 사기 저하의 안타까움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군을 향해 ‘당나라군’ ‘종이호랑이’를 들먹이는 이가 있을까. 천안함 침몰 사태에 군기와 사기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46명의 대량실종을 부른 원인 규명이 늦어지는 데 따른 추측과 성급한 재단들이다. 함장을 비롯해 지휘부에 편향된 질타도 있고 평소 미흡했던 훈련과 소홀한 대응에 관한 화살도 쏟아진다. 실종자 가족들의 타들어가는 마음과는 동떨어진 듯하다. 2002년 연평해전에서 희생된 전사자 6명과 부상자 19명의 아픔은 여전히 생생한데. 연평해전 희생자 말고도 꽃다운 젊음을 나라에 맡긴 젊은이들은 숱하다. 성급한 무심의 돌팔매에 억울하게 상처받는 젊음을 한번 생각해 보자. 사기는 군인만이 아닌 모두가 챙겨야 할 몫일 텐데.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프로농구] 챈들러 더블더블… 동부 “멍군”

    [프로농구] 챈들러 더블더블… 동부 “멍군”

    22일 모비스-동부의 2009~10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 이 열린 울산 동천체육관. 경기 전 강동희 동부 감독은 “이번에는 압박수비에 대한 대비를 했다.”며 비장한 표정이었다. 동부는 1차전에서 모비스의 ‘변칙 압박수비’에 꽁꽁 묶여 하프라인을 넘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렸다. 오랜만에 마퀸 챈들러(28점 10리바운드)가 동부를 살렸다. 동부는 더블더블을 기록한 챈들러와 김주성(16점 7리바운드)의 활약으로 모비스에 72-70, 승리를 거뒀다. 원정 1승1패를 기록한 동부는 기분좋게 홈인 원주로 올라가게 됐다. 모비스는 21개의 3점슛을 쏘고도 4개만 성공하는 지독한 외곽포 난조에 고개를 떨궜다. 역대 4강 PO에서 1차전 패배 뒤 챔피언결정전에 나간 경우는 6번뿐이었다. 동부는 역대 7번째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도전한다. 2008~09시즌 4강 PO 1차전 승리 후 내리 3연패로 좌절을 맛봤던 모비스는 다시 다급해졌다. 초반에는 모비스가 기세를 잡았다. 경기 시작 6분여만에 13-3, 10점차로 훌쩍 달아났다. 결국 1쿼터는 21-10으로 모비스가 앞섰다. 그러나 2쿼터부터 동부의 챈들러가 터지기 시작했다. 챈들러는 2쿼터에만 10점을 올리며 반란을 예고했다. 전반은 동부가 33-40으로 뒤졌지만, 1쿼터에 잃어버린 점수를 많이 만회했다. 3쿼터부터 동부는 모비스와 대등하게 맞섰다. 1점차로 시소게임을 이어가다가 양동근(11점 8리바운드)의 막판 골밑슛으로 54-51, 모비스가 앞선 채 쿼터를 마쳤다. 하지만 4쿼터에서 동부는 챈들러의 자유투 2개 성공으로 61-60,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이광재(5점)의 두 차례에 걸친 백도어플레이와 김주성의 중거리슛으로 67-61까지 벌어졌다. 경기종료 2분36초 전 모비스 브라이언 던스톤(19점 11리바운드)의 화려한 덩크슛도 끝내 분위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하지만 경기종료 21초 전부터 명승부가 펼쳐졌다. 66-71로 뒤지던 모비스는 양동근의 레이업슛과 14초 전 애런 헤인즈(6점)의 덩크슛으로 추격의 불씨를 댕겼다. 71-70로 동부의 1점차 리드. 공격권은 동부에 있었다. 종료 8초 전 다급해진 김효범(19점)이 박지현과 부딪혀 반칙을 범하고 말았다. 박지현의 자유투 1개가 림을 통과했다. 72-70에서 모비스의 마지막 공격기회. 3점포 한 방이면 모비스가 승리를 굳힐 마당이었다. 함지훈이 동부 골밑에서 외곽에 자리한 박종천(5점)에게 패스했지만, 박종천의 슛이 손을 떠나기 전 야속하게도 버저가 울렸다. 3차전은 24일 동부의 홈인 원주에서 열린다. 울산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감독 한마디] ●승장 강동희 감독 1차전에서 큰 점수차로 져서 선수들이 의기소침할까봐 걱정했다. 선수들이 배수진을 치고 나온 것 같다. 오늘 패해 분위기가 넘어갔으면 3차전에서 힘들 뻔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 모비스의 와곽슛이 안 터져서 운 좋게 이길 수 있었다. 국내선수, 특히 김주성 한 명만으로 공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디펜스는 국내 선수들, 득점은 챈들러가 해줘야 한다. 마지막 모비스의 대응은 칭찬할 만했다. ●패장 유재학 감독 3점슛이 이 정도로 안 나와서는 이길 수 없다. 2개만 들어갔어도 달랐을 것이다. 박종천은 경험이 없어서 평소와 달리 하나도 안 들어갔다.초반에 너무 많이 이겨 선수들이 느슨해진 것 같다. 상대에게 너무 쉽게 슛을 내줬다. 수비에서 실책이 많이 나와 분위기가 넘어갔다.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코트를 나와서 그러지 말라고 했다. 어차피 끝난 경기이다. DVD를 보면서 3차전에 대비하겠다.
  • 김문수 재선이냐, 야권 돌풍이냐

    김문수 재선이냐, 야권 돌풍이냐

    6·2지방선거를 70일 남짓 앞두고 경기지사 선거 구도가 윤곽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문수 현 지사가 21일 재선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한나라 경선없이 추대… 정권심판론 차단 김 지사는 오후 경기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2일 공천신청서를 중앙당에 내겠다.”면서 “재선 도전이 도민들과 당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전에는 경기지역 한나라당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김 지사를 당의 단일후보로 지지한다고 결의했다. 사실상 경선 없이 김 지사를 한나라당 후보로 합의 추대한 것이다. 김 지사는 수도권 선거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무상급식과 관련, “책임과 순서에 따라 실시돼야 한다.”면서 “시·군 간 재정 형편이 달라 어려운 아이들부터 순차적으로 실시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차기 대선 도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김 지사를 앞세워 확실한 승리를 따내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기에서 기선을 제압해 수도권에서 야권의 ‘정권 심판론’을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혼전 양상을 보이는 서울·인천과 달리 지금까지 경기에서는 김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들을 따돌리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김 지사 쪽은 여론조사에서 4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다. 한나라당과 1대1로 맞서는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는 야권으로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민주당 김진표·이종걸 의원,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가 단일화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승리하기 힘들다는 점에는 야권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주류의 지원을 받고 있는 김진표 의원과 참여당의 명운을 짊어진 유 전 장관 간 단일화가 전국적인 단일화 협상의 가늠자가 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은 수원 토박이로 경기 남부권에서 경쟁력이 있고, 유 전 장관은 친노(親) 리더로서 선거 바람몰이에 강점이 있어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 여론조사·국민경선 단일화 제안 하지만 민주당과 참여당은 후보 단일화 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연대 협상 테이블에서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와 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의 혼합 방식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여론조사만 적용하면 인지도와 지지율이 높은 유 전 장관이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참여당은 국민경선이 실시되면 조직력이 앞서는 민주당이 선거인단을 대거 동원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시민 “선대위원장 맡을 수도” 배수진 유 전 장관은 경기 광명시에서 열린 수도권 당원대회에서 “다음 주에 (경기지사)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니 민주당은 나에게 더 이상 다른 곳(대구)으로 가라고 하지 말라.”면서 “김진표 의원으로 단일화되면 내가 선대위원장을 맡을 테니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보자.”고 말했다. 이창구 홍성규기자 window2@seoul.co.kr
  • 親李핵심 경남지사 선거 ‘기싸움’

    親李핵심 경남지사 선거 ‘기싸움’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미 경남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이 전 장관을 비난하고 나서는 등 분위기가 급격히 달아오르고 있다. 4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한 이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이임식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경남 창원으로 주소를 옮기려고 한다. 가족과 완전히 이사를 하겠다.”고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 4일 하루 동안 사임과 출마를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서는 “각료는 대통령의 엄명을 마지막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오후 5~6시쯤에서야 사표를 냈고 오늘 새벽 ‘이임식을 하라.’는 뜻을 전달받아 퇴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는 암시인 셈이다. 이 전 장관은 “경선에서 탈락하더라도 늙을 때까지 고향에 있겠다.”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그는 “자연과학 분야 교수인 아내도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학교 일을 정리하고 적극적으로 선거를 도울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전 장관의 사실상 출마 선언에 이 전 총장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 전 총장은 “출마와 불출마를 오락가락하면서 혼란을 주고 떠밀려 나오는 소신 없는 행위는 경남도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으로 유감스럽다.”며 이 전 장관을 비판했다. 이 전 총장은 특히 “선거를 앞두고 주무 장관인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퇴하고 선거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전 장관의) 출마는 청와대 내 일부 정무 참모 라인의 의견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이 전 장관은) 여권 핵심부의 의견인 양 알리고 다니는데, 여권 핵심부를 더 이상 팔지 마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타협하지 않고 굴하지 않겠으며, 끝까지 경선에서 완주해 당원과 도민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친이계 핵심 인사간의 격돌에, 친박계는 팔짱을 끼고 잠시 물러서는 모습이다. 친박계는 지난 총선 당시 ‘공천 파동’의 주역인 이 전 총장을 겨냥해 ‘저격수’를 내보낼 것인가를 저울질해 왔다. 이제는 이 전 장관을 지원할 것인지, 제3의 인물을 출전시켜 어부지리를 노릴 것인지를 고민하게 됐다. 친박계에서는 김학송·안흥준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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