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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물이용시설 확대 得이냐 失이냐

    빗물이용시설 확대 得이냐 失이냐

    남부 아프리카의 고원에 위치한 보츠와나란 나라는 이색적인 화폐단위를 쓰고 있다. 풀라(Pula)와 테베(Thebe)인데, 둘 다 ‘빗방울’이란 뜻이다. 즉 우리나라에선 100원,200원 셈하는 것을 이곳에선 100빗방울,200빗방울로 부르는 것이다.“빗물을 돈으로 여기는 이유는 워낙 가뭄이 심하기 때문”(서울대 빗물연구센터)이라고 한다. 보츠와나처럼 전형적인 물 부족국가뿐 아니라 인류에게 물은 곧 생명이다. 갈증을 해소하고 논밭 작물을 키우는데 쓰이며, 심지어 배설물을 치우는 데도 없어서는 안될 생존의 필수품이다. 사람 몸의 구성비율처럼, 지구표면의 4분의 3을 덮고 있을 만큼 지구상의 물은 많지만, 쓸 수 있는 물은 극히 제한돼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집계에 따르면 지구에 존재하는 물 가운데 97.5%는 바닷물이고, 인간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0.01%뿐이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으로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한 사람이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2003년 현재 1520㎥로, 유엔 통계에 따르면 180개국 가운데 136번째다. 인구증가와 산업성장 등 요인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도 2000년 ‘물절약 종합대책’을 세우면서 앞으로의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해 오고 있다. 누수 수도관을 교체하고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도요금을 점차 올려나가는 한편 중수도 활용 등 절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역점을 둬 왔다.‘빗물이용시설의 확대’도 주요한 정책 수단 가운데 하나인데, 현재 법령 상으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운동장이나 체육관 건설시에만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를 이보다 더욱 확대하도록 독려해 오던 정책은 최근 갑자기 철회됐다. 환경부는 지난 6월 각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수립해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물수요관리종합계획과 관련,2002년 보낸 지침 중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세우라.’는 내용을 삭제한다.”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의 경우 공공·민간건축물에 대해 대대적인 빗물이용시설 확대를 꾀하려다 부랴부랴 이를 철회하거나 축소하는 등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수자원 정책 방향이 선회한 이유는 환경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서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는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20년 이용해도 비용 못건져” 빗물이용시설은 건물 옥상이나 바닥 등에 빗물을 모으는 저류조와 배수관을 설치해 여과 과정 등을 거친 뒤 청소·조경·화장실 용수 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현재 전국적으로 법적 의무가 없는데도 빗물이용시설을 설치, 활용하고 있는 곳은 30여개에 이른다. 연구용역은 이 가운데 서울대학교 기숙사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대전월드컵경기장 등 3곳을 대상으로 시설 설치 및 관리비용과 편익을 비교해 빗물이용시설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했다. 결과는 부정적이다. 앞으로 20년 동안 시설을 활용하더라도 3곳 모두가 편익(상수도요금 절감비용)보다 비용(시설설치비+유지·관리비)이 훨씬 커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대 기숙사의 경우 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편익은 170만원(편익가치=0.17)에 불과했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대전월드컵경기장도 편익가치가 각각 0.51과 0.2에 그쳤다. 강우량의 70%가 하절기에 집중되는 등 기후 특성상 빗물이용시설의 겨울철 사용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이 경제성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나타났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윤주환 고려대 교수(환경시스템공학과)는 “적어도 경제성만 놓고 보면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확대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부실 보고서로 정책 성급하게 변경” 환경부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당초 지자체에 내려보냈던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확대하는 쪽으로 물수요관리 대책을 수립하라.’는 지침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절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책 방향이 경제성 분석이라는 단편적인 측면만 고려한 나머지 진지한 성찰 없이 성급하게 바뀌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빗물이용시설로 인한 상수도 요금 절감 등 개인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성만 감안했지 홍수나 국지성 호우 등에 대비한 ‘방재’ 기능적 측면 등 빗물이용시설 확대 설치로 인한 사회적 가치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대가 유엔환경계획과 함께 설립한 ‘빗물이용센터’의 관계자는 이 때문에 “환경부 용역결과는 빗물이용의 공익적·환경적 측면 등을 감안하지 않은 ‘고려할 가치도 없는’ 내용”이라고까지 폄하했다. 그는 “경제성 분석도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한 사람이나 단체의 ‘사적 편익’만 감안할 게 아니라 ‘공적 편익’도 계산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하천 물을 고도로 정수처리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드는데 이에 대한 정부 예산을 비롯, 홍수조절에 기여하는 효과 등을 경제적으로 환산해야 하지만 이를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빗물이용센터에 따르면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는 고도정수처리된 상수도 물의 50%가 화장실 용수나 세탁용으로 쓰인다. 이를 빗물로 대체 이용해 고도정수처리비용을 줄이고, 빗물이용시설의 홍수조절 기여 효과 등을 감안할 경우 경제성 분석 결과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환경부도 이런 지적에 대해선 어느 정도 수긍하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이번 연구용역이 물의 생태적 순환 등 환경적 가치를 다루지 않고 개인 측면에서의 경제성만 분석한, 단편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전문가 검토 등 절차를 더 거친 뒤 빗물이용시설 설치 확대와 관련한 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올 연말까지 각 지자체가 수립한 ‘물수요관리 종합대책’을 승인할 예정이다. 하지만 불과 2개월 전에 ‘확대 설치’에 대한 정책 변경을 통보한 상태여서 그 때까지 빗물이용시설 설치 확대와 관련한 정부의 최종 입장정리가 나오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휴가에 지친 ‘애마’ 관리 이렇게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단 차량을 깨끗이 청소하는 일이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가 돌멩이, 나뭇가지에 긁히고 바닷가에서 소금기에 고생한 ‘애마’를 위해 반나절 정도는 수고를 해야 한다. 휴가지를 가면 나무 밑이나 해변 주차장에 주로 주차를 하게 되는데 버드나무나 송진같은 나뭇진이 차량 위로 떨어져 페인트에 묻게 된다. 손바닥으로 문지르면 질감과 함께 끈적함이 손에 느껴지는데 이것이 바로 나무에서 떨어진 수액이다. 차체에 떨어진 수액은 태양열에 의해 자체 수분이 점점 증발하면서 나뭇진의 농도가 짙어지는데 만일 그대로 방치하면 도막이 손상될 수 있다. 수액은 세차시 물로도 제거되나 송진은 물에는 녹지 않기 때문에 알코올 등을 이용하거나 완전히 마른 경우는 콤 파운드(고운 연마제)를 이용하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바닷가를 다녀온 경우 벌레나 갈매기 배설물이 차체에 떨어져 붙어 있을 수 있다. 배설물은 산성이기 때문에 수분이 증발해 농도가 짙어지면 도막을 점점 파고 들어가 페인트를 영구 손상시키므로 가급적 빨리 세차하는 것이 좋다. 중성 세제를 함께 사용하면 아주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자동차 페인트가 긁히고 흠집이 생기면 바닷물이나 염분이 강한 해풍에도 녹이 쉽게 발생한다. 외관과 엔진 룸, 바퀴주변과 차량의 하단 부위도 강한 물줄기를 뿌려 세척하고 가벼운 손상이 있는 곳은 보수용 페인트를 가볍게 수 차례 발라주는 것도 좋다. 바퀴부분 알루미늄 휠도 염분이 묻으면 푸른색의 녹이 발생되는데 중성세제로 세차해야 휠의 도막이 보호된다. 외부 세차를 끝낸 뒤에는 그늘에서 왁스와 같은 광택제를 발라 페인트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세차후 물기가 쉽게 제거되지 않으면 광택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트렁크를 꽉 채웠던 짐도 잘 정리해 차량 무게를 줄여 줘야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막을 수 있다. 특히 휴가철에는 트렁크에 각종 음식물을 싣고 가기 때문에 냄새가 배기 쉬운데 적절한 환기가 필수적이다. 시골 비포장 도로를 다녀온 차량의 경우 바닥이 돌에 부딪혀 오일이 새거나 누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점검이 필요하고 긴 비탈길을 운행한 차량은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 상태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 도움말 현대자동차 고객서비스팀 이광표 차장
  • ‘사이버 5적’ 몰아내자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윤리운동단체인 ‘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이 11일 서울 서초동 정보통신윤리위 이클린홀에서 제1회 사이버양심포럼을 열고 ‘사이버양심 5적(敵)’을 발표했다. 이번 포럼은 인터넷 자정운동인 ‘사이버 명예시민운동’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위원장인 강지원 변호사와 역대 위원장을 지낸 동덕여대 손봉호 총장, 광운대 박영식 총장 등이 참석해 공개대담을 가졌다. 포럼에서는 ▲욕설·비방 등 사이버언어폭력 ▲‘야동’‘야사’ 등 청소년유해정보 유포 ▲허위사실·유언비어 퍼뜨리기 등 사이버명예훼손 ▲아이디 도용 등 개인정보 침해 ▲다른 이의 창작물을 퍼나르는 저작권 침해 등을 5적으로 선정했다. 5적의 피해자로는 올 6월 지하철에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아 얼굴 등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등 수모를 겪은 ‘개똥녀’와 사귀던 여성이 실연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연이 미니홈피에 공개되면서,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유출돼 욕설 등에 시달리다 회사까지 그만둔 남성 등이 꼽혔다. 지난달 한 프리랜서 사진작가가 본인의 작품을 복사해 전자앨범에 올린 네티즌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저작권 침해를 인정, 작가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례도 사이버상에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데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른 본보기로 소개됐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데스크시각] 경천사 10층석탑과 8·15 유감/김성호 문화부장

    우리나라 최초의 대리석탑으로 빼어난 조형미를 자랑하는 국보 제86호 경천사 10층석탑이 10년간의 이전·복원 작업 끝에 모습을 드러냈다.1995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0개년 계획을 세워 의욕적으로 복원을 추진해와 마침내 결실을 거둔 것이다. 정밀실측과 보존처리, 레이저를 사용한 오염물 제거,3차원 정밀 스캔작업을 통해 제모습을 찾은 것으로 과학적인 문화재 복원처리의 중요사례로 높이 살 만하다. 경천사 10측석탑이 복원됨에 따라 오는 10월28일 용산에 개관할 새 국립중앙박물관의 가장 큰 사업중 하나가 마무리됐다. 박물관측이 이 석탑을 8·15 광복절을 앞두고 공개한 데는 나름대로 숨은 뜻이 있어 보인다. 일제에 의해 밀반출됐다가 환수된 대표적인 ‘수난 문화재’의 원형복원이란 점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석탑의 밀반출 사실을 폭로한 것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영국 언론인 배설이었다.1907년 일본 궁내대신 다나카 미쓰야키에 의해 석탑이 해체되어 일본으로 밀반출된 사실을 ‘Korea Daily News’등에 폭로함으로써 국내 반환운동의 불을 지핀 것이다. 이 석탑은 1918년 반환돼 경복궁 회랑에 다시 들어섰지만 밀반출 과정에서 심하게 훼손돼 시멘트로 복원된 아픈 상처를 갖고 있다. 경천사 10층석탑이 외국 언론인의 관심과 민간 단체의 노력으로 반환됐다면 지난 6월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의 남북한 합의에 따라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공식요청해 반환될 것으로 보이는 북관대첩비 역시 정부가 아닌 민간인들의 노력으로 되돌려받는 일제 약탈 문화재의 전형이랄 수 있다. 북관대첩비는 임진왜란때 함경도 경성·길주에서 의병장 정문부가 왜군을 대파한 사실을 기념해 숙종35년에 세워진 전승기념비로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비석을 파내 일본으로 가져간 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돼 있다. 북관대첩비의 성격상 국내 반환에 대한 양국 정부의 입장은 미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절 우리 정부가 이 기념비의 반환을 놓고 보여준 방관적인 자세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경천사 10층석탑과 북관대첩비 말고도 일제에 의해 약탈된 우리 문화재는 부지기수다.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빼앗겨 일본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는 줄잡아 3만∼4만 점에 달한다. 학계에서는 국보·보물급을 포함, 전세계에 유출된 문화재가 10만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65년 한·일협정 체결 당시 정부 소유로 돼있는 1321점을 반환했으나 이후 좀처럼 추가 반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재는 단순히 물질적인 결정체에 머물지 않고 한 민족의 삶과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제는 민족 말살과 탄압 차원에서 우리 문화유산을 정책적으로 대거 훼손, 강탈해간 측면이 짙다. 그래서 민간 주도로 반환된 경천사 10층석탑의 제모습이 살아난 것과, 북관대첩비 송환에 쏠리는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8·15를 전후해 정부와 자치단체 차원의 이런저런 행사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광복절 당일인 15일에는 문화관광부, 행정자치부, 서울시가 경복궁∼숭례문 구간에서 기념행사를 제각각 마련한다고 한다. 얼핏 보기에도 비슷한 성격의 행사를 굳이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광복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자고 하는 취지야 탓할 바가 아니지만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아보이지 않는다. 또 문화재청은 통영시 해저터널의 근대문화유산 등록을 예고하면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대한 존칭에서 유래한 ‘태합굴’(太閤堀)이란 가명칭을 붙여 빈축을 샀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서둘러 사과문을 내 새 명칭을 붙이겠다며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그 ‘잔인하다고 할 만큼의 무신경’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문화재의 수난은 민족의 수난이다. 일회성의 생색내기 행사보다는 수난받은 문화재, 아니 수난받은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본질적인 노력에 더 힘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이번 8·15 광복절에는 경천사 10층석탑 복원과 북관대첩비 반환의 의미만이라도 곱씹어 볼 수 있었으면…. 김성호 문화부장 kimus@seoul.co.kr
  • 멧돼지 퇴치엔 호랑이똥 특효

    ‘호랑이 똥 냄새에 멧돼지 줄행랑.’ 긴 주둥이로 마구 고구마 밭을 휘젓는 멧돼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박종천(54·전남 장흥군 장흥읍 건산리)씨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생각해냈다. 지난 6일 낮 장흥군 장동면 북교리 마을 앞산 고구마 밭(500여평) 주변에 호랑이 똥을 군데군데 뿌렸다. 동물의 왕이 실례한 것이니 혹시나 효험이 있을까 해서다.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호랑이 9마리가 1주일 동안 배설한 똥 20㎏를 모아서 가져왔다. 노린내와 함께 지독한 냄새 때문인지 거짓말처럼 6일부터 9일까지 나흘 동안 멧돼지는 고구마 밭에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출몰해 재미를 본 이 멧돼지는 수컷으로 150㎏이 넘는 거구다. 때문에 박씨는 밭 가장자리에 움막을 짓고 불침번을 서면서까지 멧돼지와 숨바꼭질을 해왔으나 역부족이었다. 고구마 밭 100여평은 이미 멧돼지가 밟고 뒤엎어버려 못쓰게 됐다. 먹성이 좋은 멧돼지는 특히 고구마를 좋아한다고 한다. 박씨는 “호랑이 똥 냄새가 역겨울 정도로 짙어서인지 똥을 뿌린 뒤로는 멧돼지는 물론이고 초식동물인 노루나 고라니마저 밭 근처에 얼씬도 않는다.”고 좋아했다. 이 아이디어는 박씨의 친구인 김모(54) 전남도 의원으로부터 “호랑이 똥이 멧돼지 퇴치에 좋다더라.”는 말을 듣고 밑져야 본전이라며 즉각 실천에 옮긴 것. 요즘 농촌 산간지방에서는 급격히 불어난 멧돼지 개체수로 인해 밭농사는 물론이고 논농사마저 포기할 정도로 이들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 동물병원 수의사들은 “호랑이를 만나본 적이 없는 멧돼지라도 본능적으로 호랑이 채취가 남아 있는 똥 냄새에 놀라 얼씬도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편혜영의 첫소설집 ‘아오이’

    편혜영의 첫소설집 ‘아오이’

    사람의 첫 인상이 그렇듯 작가가 세상에 내놓는 첫 책의 인상은 두가지다. 평범하거나 강렬하거나. 편혜영(33)의 첫번째 소설집 ‘아오이가든’(문학과지성사)은 의심할 것 없이 후자다. 썩어가는 시체들, 배를 가른 고양이, 우글거리는 구더기떼 등 책장을 넘길 때마다 툭툭 튀어나오는 엽기적인 하드고어의 이미지는 또래의 젊은 작가들은 물론 한국 소설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낯설고, 새롭다. 문학평론가 이광호씨는 “한국 소설의 특별한 ‘또다른 시작’”이라고 이 도발적인 작가의 등장을 평했다. 표제작 ‘아오이가든’은 역병이 도는 어느 도시의 끔찍한 참상을 다루고 있다. 시민들은 집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한 채 두려움에 떨고, 거리는 동물들의 시체와 배설물로 가득 찬다. 희망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을 길 없는 폐허의 형상은 디스토피아를 묘사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시킨다. 단편 ‘저수지’는 연쇄 실종자들의 사체를 찾기 위해 저수지 일대를 수색하는 사건과 외진 방안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는 세명의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실험용 쥐(마술 피리), 구더기 천지 속에서 삶과 죽음이 구별되지 않는 존재(문득) 등 소설집에 실린 여타의 작품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독특하고, 개성적인 상상력은 어디에서 온 걸까.“등단(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후 다양한 유형의 작품을 습작했는데 의외로 이런 스타일이 재밌고, 잘 맞았어요. 쓸 때는 재미있었는데 막상 책으로 묶여 나오니 독자들이 읽기 편한 작품들은 아닌 것 같아 걱정이에요.” 언젠가 친지의 시신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낯설지가 않았다. 시체는 이승의 육신이 빠져나간 잔해일 뿐 무서운 느낌이 안들더라고 했다.‘산 사람이 사람인 것처럼 죽은 사람도 사람이야. 자기가 살아 있다거나 죽었다고 느끼는 건 어느 한 순간이야.…그 순간을 제외하면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똑같이 살고 있는 거야.’(‘문득’,110쪽) 그의 엽기적 상상력은 우리가 살고 있는 불온한 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는 “내 소설이 끔찍하고, 무섭다고 하는데 어쩌면 현실은 더 잔혹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주위에 엄연히 존재하는데 우리가 애써 외면한 것뿐이라는 얘기다.‘아오이가든’은 홍콩의 사스 전염병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흰 마스크를 쓰고 유령처럼 거리를 배회하는 홍콩 시민들은 충격적이었다.‘아오이가든’은 사스 감염자가 집단적으로 발견된 아파트의 이름이다. 마찬가지로 ‘저수지’도 실제 있었던 사건의 뉴스 보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일본 괴기소설처럼 엽기적인 이미지로만 남는 소설이 되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팬터지적인 측면이 강한데 앞으로는 좀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평범한 인상보다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강렬한 인상이 더 기억에 남듯 그의 데뷔작도 독자의 뇌리에 강한 충격을 남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블루버드의 냠냠 다이어리] 가지런히 무쵸 볼까요

    [블루버드의 냠냠 다이어리] 가지런히 무쵸 볼까요

    전엔 가지를 잘라 조리거나 볶아서 먹곤 했었는데 며칠 전 시댁에 갔더니 어머님이 가지를 쪄서 무쳐 주시더라고요. 조리거나 볶은 것보다 맛이 깔끔하고 좋아 집에서 다시 무쳐 봤어요. 역시나 국물이 자작한 게 고소하고 맛있더군요. 재료:가지 5개, 청양고추 1개, 풋고추 1개, 다진마늘 1스푼, 다진파 1스푼, 통깨 1스푼, 참기름 1스푼, 소금 조금 1. 가지를 잘 씻어 반으로 갈라 2등분하고 찜통에 넣고 쪄주세요. 2. 잘 찐 가지를 꺼내 손으로 먹기 좋게 결대로 찢어 그릇에 담고 청양고추, 풋고추, 다진마늘, 다진파, 참기름, 통깨를 양껏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춰 주세요. 3. 양념이 고루 배도록 손으로 자박자박 주물러 줍니다. 너무 세게 주무르면 가지가 물러 질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4. 이제 마지막으로 예쁜 그릇에 담아 통깨 살살 뿌려 내놓으면 된답니다. 오늘 역시 아주 간단하죠? 가지의 예쁜색소는 지방질을 잘 흡수하고 혈관안의 노폐물을 용해, 배설시키는 성질이 있어 피를 맑게 하고 빈혈, 하혈 증세를 개선한다고 하네요.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요리엔 청양고추가 거의 빠지지 않는 답니다. 매운 것을 유난히 즐기기도 하지만 매운 고추에 많이 들어있다는 캅사이신이란 성분이 암세포를 억제하고 비만예방에도 아주 효과가 있다고 해요. ■ 블루버드의 조잘조잘 지난주 찜통 같던 더위는 시원한 빗줄기와 함께 한풀 꺾인 듯싶네요. 저희는 100년만의 더위란 기상청의 예보가 오보라는 소문에 올여름 에어컨 없이 보내려했다가 톡톡히 낭패를 보았답니다.ㅡ ㅡ;;; 한 시간이 멀다 하고 샤워를 해봤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30분도 안돼 등에 땀줄기가 주르륵…….ㅡ ㅡ 새벽에도 식지 않는 뜨거운 열기 탓에 밤잠을 설치신 분들이 많을겁니다. 물론 에어컨이 있는 집 사정이야 그보단 나았겠지만요. 작년엔 30년 만의 더위라더니 올해는 100년 만의 더위. 해가 갈수록 점점 더 강한 더위에 내년 여름을 맞이하기가 벌써부터 무서워지네요.^ㅡ^;;;내년엔 200년 만의 더위가 오는 건 아닌지???? ㅎㅎㅎㅎ 아직도 휴가 떠나지 않은 분들이 제법 많은 듯 싶은데요. 더위를 식히는 것도 참 좋지만 부디 건강한 휴가계획으로 안전한 여행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혹 저처럼 떠나지 못하시는 분들은 시원한 수박 한 통 옆에 차고 공포영화 한 편 보시면서 더위를 식혀 보는것도 괜찮은 피서가 아닐까 싶은데 어떠세요?
  • “애완견 산책 눈치보지 마세요”

    서울숲에 전용 화장실을 갖춘 ‘애완동물 구역’이 설치된다. 서울시는 8월 중 서울숲 잔디광장 북동쪽에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과 함께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애완동물 구역(Pet Area)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애완동물 구역의 규모는 500여평 정도. 구역 주위로 울타리를 두른다. 시민과 애완동물이 함께 쉴 수 있는 잔디밭과 테이블, 동물 전용 화장실 등이 마련된다. 애완동물 구역은 미국 등 서구의 공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국내에서는 생소한 애완동물 구역을 만들기로 한 것은 서울숲 개장 이후 애완견의 출입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숲 홈페이지(parks.seoul.go.kr/seoulforest) 게시판에서는 ‘숲에 배설물이 종종 방치돼 있다.’,‘아이가 자전거를 타다 개가 쫓아오는 바람에 놀라 넘어졌다.’면서 애완동물 출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반면 ‘상식으로 풀 문제지 무조건 공원 출입을 막는 것은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현재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에는 애완동물을 공원에 데려오지 못한다는 조항이 없다. 다만 공공 피해가 예상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공원 관리사무소에서 관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서울숲에 목줄이나 배변 봉투를 가져오지 않은 채 개나 고양이를 데려오는 시민들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서울시 최광빈 공원과장은 “여론조사를 통해 애완동물과 관련된 여러 대안을 찾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자신의 애완동물 때문에 다른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개똥녀’ 美서도 시끌

    |워싱턴 연합|지난 6월 한국의 인터넷을 시끄럽게 한 ‘개똥녀’ 논쟁이 미국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7일 한국의 지하철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사라졌던 ‘개똥녀(Dog Poop Girl)’ 사건은 인터넷의 힘과 함께 ‘해결되지 않은 (인터넷 세상의) 미래의 한 구석’을 엿보게 하고 있다면서 이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분석과 블로거들의 논쟁을 소개했다. 조지 워싱턴 대학의 대니얼 J 솔로브 법학 교수는 “개똥녀 사건은 자기 개가 저질러 놓은 것은 치워야 한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규범을 담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 개인의 규범 위반에 대해 영구적인 기록을 갖는 것은 마치 ‘디지털 주홍글씨’로 그들을 낙인찍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집단 행동 전문가인 하워드 레인골드는 “(‘개똥녀’ 사건에 대한) 토론은 사생활권에 대한 규칙이 변화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과 함께 시작돼야 한다.”면서 “15억명이 온라인으로 감시하는 요즘 세상에는 과거의 ‘빅 브라더’가 아닌 우리의 이웃, 즉 지하철의 사람들에 대해 우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 닷컴에는 ‘인터넷 린치’를 막기 위한 관련 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과 블로거들의 행동을 옹호하고 오히려 정부의 인터넷 통신 감시를 우려하는 엇갈린 댓글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 몸살앓던 서울숲 점차 안정찾는다

    몸살앓던 서울숲 점차 안정찾는다

    개장초 한꺼번에 몰린 30만 인파로 몸살을 겪었던 뚝섬 서울숲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얼마전 내린 폭우로 경사면이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해 수방대책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하루 평균 4만명 다녀가 지난달 18일 개장한 서울숲에는 지금까지 약 80만명의 시민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4만명이 찾은 셈이다. 그 사이 비가 내린 날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개장초 지적됐던 문제들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먼저 곳곳에 이정표가 설치돼 서울숲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어디든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했으며, 주말에 많은 인원이 몰릴 경우를 대비해 이동식 간이 화장실도 여전히 대기 중이다. 서울숲이 제 궤도에 오르면 이동식 화장실은 없어질 예정이다. 수심이 최고 3m인 연못에는 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들어가지 못하도록 철재 안전줄을 둘러쳤다. 노란색 쇠줄이 전체 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있지만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음식 배달 오토바이들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으며, 곳곳에 시민의식을 강조하는 현수막과 입간판 등을 설치한 것도 눈에 띈다. 다만 여전히 음수대 등은 증설되지 않아, 막바지 무더위가 찾아오면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애완견은 목줄을 반드시 매야 하며, 배설물을 처리할 수 있는 비닐봉지 등을 주인이 휴대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최광빈 시 공원과장은 “서울숲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단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조금 더 높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숲 내 수변 레스토랑에서 술을 파는 문제에 대해 최용호 시 푸른도시국장은 “일부 언론에서 지적이 있은 후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맥주나 와인 등은 괜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술판매를 금지할 계획이 없음을 내비쳤다. ●음수대 증설·수방대책 보완해야 한편 지난달 26일 서울지역에 내린 큰 비로 서울숲의 비탈진 30여곳이 유실되거나 잔디가 패이는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숲속놀이터 뒤쪽 오솔길과 생태숲 구간, 이벤트마당 등은 비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숲 공사를 맡았던 시공사에서 전면 보수를 실시하고 있다. 최용호 국장은 “경사면이 유실되지 않도록 인공 구조물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최대한 생태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서울숲의 기본 개념”이라면서 “보수는 하되 따로 배수로를 만들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국장은 또 “잔디와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으면 비가 와도 패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비둘기똥에 뺏긴 일광욕장

    사람들에게 일광욕이 있다면 비둘기들에겐 모래에서 목욕하는 ‘사욕’(沙浴)이 있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4일 지난해 7월 처음 생긴 서울 망원지구의 모래 일광욕장을 인근 성산대교에서 날아드는 비둘기들의 배설물 때문에 철거키로 했다. 사업소측은 “사람들이 모래사장을 이용하지 않은 지난해 가을부터 비둘기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면서 “올 여름 사람들이 옷을 벗고 이용하는 일광욕장에 새의 배설물이 떨어지면 건강을 해칠 염려가 있어 없애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업소는 지난해 한강 시민공원 여의도·잠원·잠실·양화·뚝섬·망원지구 등 여섯 군데의 야외 수영장 옆에 각각 넓이 1000㎡정도의 모래사장을 설치, 수영장 이용객들이 일광욕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9월 이후 모래사장에서 상주하던 관리요원이 없어지고 방문객의 발길이 뜸해지자 성산대교에 모여 사는 비둘기들이 망원지구 모래사장을 자신들의 목욕터 겸 화장실로 만들어 버렸다. 이에 대해 경희대 생물학과 원병오 명예교수는 “사람이 모래에서 일광욕을 하듯 비둘기 등 조류도 모래에서 ‘사욕’을 하면서 깃털에 붙어 있는 기생충을 없앤다.”고 설명했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 김현팔 녹지과장은 “솔직히 성산대교에 비둘기가 많이 살고 사욕을 즐긴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일광욕장을 없애는 대신 녹지공간을 만들어 주민들이 쉼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길섶에서] 개똥참외/심재억 문화부 차장

    길가 풀섶이나 묵정밭 귀퉁이에서 넝쿨을 늘이며 자라는 개똥참외를 아시는지요. 이런 참외는 십중팔구 사람의 배설물에 섞여 나온 씨앗이 싹을 틔워 열매를 맺은 것인데, 누가 돌보지 않으니 제대로 클 리가 없지요. 그래서 모양도 쭈글텅 우습고 크기도 조막만해 ‘봉탱이 참외’라고 불렀습니다. 소싯적 열무가 자라는 조밭 귀퉁이에 이 개똥참외가 있었습니다. 노란 꽃이 지더니 이내 풋대추 같은 참외가 열리더군요. 옛날 참외는 요새 것처럼 골이 없는 ‘민자’참외였는데, 그랬든 말았든 그걸 애지중지해 하루에도 몇 번씩 훔쳐보고, 누가 알세라 풀을 뜯어 덮어도 주고 해 제법 노랗게 익어갔지요. 코흘리개가 몰래 지켜보는 개똥참외는 비상금으로 감춰둔 10만원짜리 수표보다 뿌듯한 기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한 날, 이슬을 털면서 다가간 밭두렁에는 있어야 할 개똥참외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아, 그 허망한 상실감을 누가 알까요. 그 자리에 한참을 쭈그리고 앉아 봉탱이 참외가 사라지고 없는 빈 자리를 아주 오랫동안 지켜봐야 했습니다. 세상 일 나만 안다고 믿는 것은 아무래도 착각이라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한반도 最古 동물그림 발견

    한반도에서 지금껏 확인된 그림 중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이 확인됐다. 또 한반도 최초로 배설물 덩이인 분석(糞石)과 칼 모양 목기(검형목기)와 다른 목기(木器)가 같은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밝혀졌다. 국립김해박물관(관장 김정완)은 경남 창녕군 의뢰로 2004년 11월30일 이후 창녕군 부곡면 비봉리에서 확인된 신석기시대 저습지와 같은 시대 패총(조개더미) 유적에서 이같은 성과를 확인함으로써 한반도 신석기시대 생활문화를 구체적으로 밝혀줄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들을 확보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신석기 시대 이른 시기에 해당하는 제2 부석층에서 찾아낸 토기편에서 선각(線刻)한 동물그림이 확인됐다. 형태는 물고기에 가까우나 등부분에 돌기가 나있으며 다리 두 개가 묘사돼 네 발 짐승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 동물은 멧돼지인 것 같다고 박물관측은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한반도 최고 그림으로 기록된 신석기시대 중기의 사슴그림(부산 동삼동 유적 출토)보다 오래된 것이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미국인들의 애완견 키우기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미국인들의 애완견 키우기

    ■ ‘페티켓’ 법으로… ‘개똥녀’는 없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 세상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애완견을 사랑하는 미국인들. 그러나 미국에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된 ‘개똥녀(지하철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처리하지 않고 사라진 여인)’가 없다. 꼭 미국인들의 매너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법률적·사회적 규제가 그같은 ‘얌체족’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워싱턴에 잇닿은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콘도(한국의 아파트에 해당)에 살면서 네살짜리 핏불 박서 종인 ‘베일리’를 키우는 데이비드 캡슨. 데이비드는 베일리를 데리고 외출할 때면 꼭 아파트 현관과 뒷문 옆에 설치된 애완동물 배변처리용 비닐 봉지를 챙긴다. 또 베일리의 주둥이를 끈으로 묶는 것도 잊지 않는다. 데이비드는 1년 전 보스턴에서 이곳으로 이사올 때 콘도 사무실로부터 애완견을 키우는 것과 관련한 ‘매뉴얼´을 받았다. 애완견의 배변을 철저하게 처리하고, 반드시 줄에 묶어 다녀야 하며, 털이 날리지 않도록 관리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독신 전문직들이 주로 사는 이 콘도는 애완동물에 대해 매우 관대한 편이어서 다른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사안이 아니라면 특별히 규제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애완견 2마리가 로비를 어지럽히는 작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콘도 사무실측은 애완견을 키우는 입주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재차 당부하기도 했다. 배변용 비닐 봉지함도 그 과정에서 설치됐다. 데이비드는 “보스턴에서는 지하철에 애완견을 데리고 탈 수 있었는데, 워싱턴에서는 허용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지하철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도견의 탑승만을 허용한다. ●지하철, 레스토랑에는 애완견 출입 금지 같은 콘도에 사는 아들 형제를 방문하러 메릴랜드에서 온 제임스 본(왼쪽 사진)은 며칠간 낮 시간을 애완견 ‘테일라(골든 리트리버 종)’와 함께 보냈다. 본의 아들 형제가 집을 떠나 워싱턴으로 이사하면서 테일라를 데리고 온 것. 본은 “두 아들이 테일라를 보면서 고향 분위기(A touch of home)를 느낀다.”고 전했다. 본은 주마다, 도시마다 그리고 빌딩마다 ‘애완견 금지’ ‘애완견은 허용된 지역에서만’ ‘주인 감시하에 애완견 입장 허용’ 등 애완동물과 관련한 개별 규정이 있다고 전했다. 본은 아들들이 일하러 나간 사이에는 애완동물 서비스 회사에서 방문해 테일라에게 물을 주고, 산책도 시킨다고 전했다. 콘도 열쇠 하나를 애완동물 서비스 회사가 갖고 있다. 본은 테일라를 키우는 데 사료 값으로 한달에 30달러, 전염병 예방 주사 접종 등 의료비가 1년에 150∼500달러 정도 든다면서 애완견을 키우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완견 주인, 법적·사회적 의무 지켜야” 버지니아주 셜링턴에 사는 존과 케이트 워커 부부(가운데 사진)는 단독주택에서 2년된 딕시 딩고 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종인 ‘로스코’를 키운다. 존과 케이트는 날마다 아침 저녁으로 로스코를 데리고 인근 공원을 산책한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케이트는 로스코를 키우는 것이 “아이를 기르기 위한 사전 훈련”이라고 말했다. 로스코가 집에서 신발이나 가구를 물어뜯어 화나게 할 때도 있지만, 앞으로 아이를 키우다 보면 더한 일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인내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케이트는 “로스코가 늘 즐거워하고 남편이 일하러 나간 뒤에도 곁에 있어주기 때문에 위안이 된다.”면서 “그러나 배설물을 치우고 어지럽힌 주변을 정리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라고 말했다. 케이트는 특히 공공장소에서 로스코의 배설물을 치우는 것은 “법적으로도 의무가 있고 사회적·도덕적으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케이트는 레스토랑에 갈 일이 있으면, 로스코는 밖에 놔두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개의 털이 날려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음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애완견의 레스토랑 출입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dawn@seoul.co.kr ■ “짖는법부터 다시 가르쳐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애완견도 사회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자리잡은 ‘우프 애완견 훈련 센터’의 조련사 블레인 사거는 애완견에게도 ‘사회적 매너’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블레인은 ‘페티켓’이란 단어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블레인은 “생후 4∼7개월된 개는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에 해당한다.”면서 “이 시기에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으면 애완견들이 다른 동물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지내려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블레인은 또 배변 가리기, 주인 말 잘 듣기 등 ‘착한 행동’도 이 시기에 잡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 개 조련사인 로라 샤키가 4년 전 설립한 우프 센터의 어린 애완견 교육은 2주 프로그램으로 비용은 1050달러(약 100만원)나 된다. 블레인은 ‘T-TOUCH’라고 이름 붙여진 프로그램에 ▲순종 ▲짖기와 씹기 ▲공포와 수줍음 극복 ▲점프와 개줄 적응 ▲노쇠와 관절염 증상 ▲공포로 인한 공격 ▲자동차 적응 ▲스트레스 해소법 ▲부상으로부터의 회복 등 다양한 애완견 훈련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프 센터에서는 어린 애완견 훈련뿐 아니라 낮에 애완견 맡아 돌보기, 애완견 산책 시키기, 주인이 출장이나 휴가갈 때 애완견 임시 맡아주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우프 센터에 애완견을 반나절 맡기는 데 드는 비용은 19달러. 출장 등의 이유로 애완견을 5일 맡기는 데 드는 비용은 140달러 정도다. 블레인은 “평일의 경우 우프 센터에 맡겨지는 애완견이 60마리 정도”라면서 “애완견들은 대부분 말썽 없이 잘 지내다 간다.”고 전했다. 블레인은 미국인들의 애완견 선호 취향에 대해 “요즘은 크고 개성이 강한 개들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우프 센터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운영하는 ‘애완견 사교’ 행사에 18주된 자이언트 슈나우저 종인 ‘프레이어’를 데리고 온 그레고리 해드슨은 “다른 애완견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개공원서도 배설물 안치우면 벌금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버지니아주 알링턴 남부의 더글러스 공원단지 한쪽에 ‘견공들의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철조망 담으로 둘러싸인 애완견 공원은 500평 정도의 넓이로 나무와 풀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곳은 개들이 목줄을 풀고 마음껏 달리고 짖으면서 놀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축구공과 테니스공 등 개들이 좋아하는 놀이도구와 물을 마실 수 있는 작은 분수대도 설치돼 있다. 개 공원의 입구에는 이곳에서 지켜야 할 ‘페티켓’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주요 내용은 ▲배설물을 반드시 처리하고 ▲다른 개들과 다툼이 없도록 하고 ▲너무 크게 짖거나 소란스럽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는 것이었다. 또 개 공원 한가운데 설치된 게시판에는 애완견과 관련한 정부의 규정과 각종 애완견 사육 정보가 붙어 있었다. 낮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애완견 배설물 처리 모임’이 인근에서 열린다는 정보도 눈에 들어왔다. 지난 12일 오후 애완견 공원에서 만난 린다 피어링은 6개월된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종인 애완견 ‘날라’가 다른 견공 친구들과 뛰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는 예전에 카우보이들이 소몰이하는 데 이용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린다는 설명했다. 린다는 날라가 아직 어려서 가급적 자주 밖에 데리고 나와 다른 환경에 노출시키려 하고 있다. 일종의 사회화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린다는 조만간 애완견 교육 센터에 날라를 맡길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린다는 날라가 교육을 마치면 자신이 하는 말을 더 잘 따를 것으로 기대했다. 린다는 날라를 데리고 나올 때는 꼭 허리에 차는 작은 가방에 배설물 처리용 비닐 봉지를 넣어 온다. 배설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경찰이 ‘딱지’를 끊는다고 한다. 린다는 애완견을 기르는 것이 일종의 ‘교우(Companionship)’라고 말했다. 린다는 하루에 일하는 6∼8시간을 제외하면 늘 날라와 함께 지낸다고 했다. dawn@seoul.co.kr
  • 혹시 나도 지하철 꼴불견?

    혹시 나도 지하철 꼴불견?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15일 오전 7시30분. 출근 인파로 가득찬 수서행 3호선 지하철 열차 안에서 난데없이 유행가가 울려퍼졌다. 휴대전화의 주인인 40대 남성은 잠이 깊이 들었던지 후렴구가 3번이나 반복된 뒤에야 깨어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응, 세입자 이름?김××이야. 주민번호는 420718-×××××××이고, 전화번호는 011-49×-××××. 이사는 다음주 월요일에 오기로 했어. 보증금? 승강이 좀 하다가 결국 1억 5000만원에 합의했지.” 때마침 열차 안에서는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전환하시고,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작은 소리로 통화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지만, 그의 우렁찬 목소리에 완전히 묻혀 버렸다. 다른 승객들은 본의 아니게 모르는 사람의 신상정보를 들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비슷한 시각 지하철 2호선 안에서는 한 20대 여성이 화장에 열중하고 있었다. 쉽게 볼 수 있는 바쁜 출근길 풍경으로 생각하고 별 신경을 쓰지 않던 승객들은 갑자기 그 여성이 라이터를 꺼내들자 깜짝 놀랐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태연히 라이터불로 마스카라를 녹인 뒤 화장을 계속했다. 이를 본 어느 승객은 “저러다 불이라도 나면….”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지하철에 애완견을 데리고 탄 뒤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내린 ‘개똥녀’가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뒤 서울지하철공사에서 ‘10대 지하철 에티켓’까지 발표했지만, 주위 사람들을 불쾌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일부 승객들의 꼴불견은 여전하다. ●“타일러도 소용없어. 내릴 때까지 참는 수밖에” 이날 오전 지하철 2호선 순환선 열차를 탄 김민호(56)씨는 멋대로 행동하는 중학생들을 타이르다 무안만 당했다. 승객들이 내리기도 전에 뛰어들어와 빈 자리를 차지하겠다며 쟁탈전을 벌이는 것을 보고 “조용히 하면 안 될까요.”라고 말했지만, 학생들은 김씨를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웃고 떠들었다. 그는 “아들보다도 어린 애들이라 편하게 말한 것인데 들은 척도 안 하니 어이가 없다.”며 씁쓸해했다. 비슷한 풍경은 신림역을 지나면서도 이어졌다. 이어폰 밖으로 새어 나올 정도로 크게 음악을 듣고 있던 20대 여성에게 옆에 앉은 아주머니가 주의를 줬지만, 그 여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감아버렸다. 이를 지켜본 승객 장영성(40)씨는 “말을 하면 오히려 더 짜증을 내기 때문에 그냥 잠자코 내리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공사가 발표한 10대 에티켓 가운데에는 ‘옆 칸으로 이동할 때 (열차와 열차 사이의)문 닫기’가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승객이 별로 없는 시간대에는 모든 연결문이 열려 있어 열차 끝칸까지 보이는 상태로 계속 운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문 옆의 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이미옥(62·여)씨는 직접 문을 닫으며 “악취가 계속 풍기는데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아무도 문을 닫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개똥녀’ 이후에도 애완동물 탑승 여전 지하철역에서 일하는 직원과 상인들은 ‘개똥녀’ 이후에도 애완동물을 데리고 타는 사람들이 줄지 않았다고 했다.2호선 건대입구역에서 2년 가까이 승강장 승하차 안전 계도를 하고 있는 공익근무요원 유영준(23)씨는 “요즘에도 애완동물을 안고 타는 승객들을 심심찮게 본다.”면서 “개똥녀 사태가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4호선 동대문운동장역에서 만난 신선미(46·주부)씨는 “지하철 에티켓이 이슈로 등장한 다음에도 내리고 탈 때 어깨로 밀치기, 큰소리로 휴대전화 통화하기, 음악 크게 듣기 등은 여전하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홍보와 교육을 강화해 근본적으로 시민들의 의식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근길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 홍상근(55·자영업)씨는 “이번 개똥녀 파문이 지하철 승객들 사이에 ‘나라도 저러지 말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긍정적인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지혜 김준석기자 wisepen@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 줬다 뺏느니 차라리 된장찌개

    ‘모기 눈알 수프’라는 요리가 있다. 박쥐의 배설물에서 소화되지 않은 모기 눈만 골라서 만드는데 간장 종지만한 그릇 하나에 30만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중국 요리의 종합판인 만한전석(滿漢全席)은 원숭이 골, 곰 발바닥, 호랑이 고환, 쥐 발바닥 등 발 달린 짐승을 모두 재료로 쓰는데 사흘 동안 먹는 풀코스가 수천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아무리 ‘산해진미’라고 해도 살아 있는 원숭이의 뇌를 푸딩처럼 떠먹고 박쥐의 배설물을 추려내는 풍경은 상상만으로도 불편하다. 세상에서 가장 비싸다는 요리들보다 차라리 두부와 청양고추를 숭숭 썰어 넣은 칼칼한 된장찌개가 낫지 뭔가. ‘마파도’와 ‘밀리언즈’는 거액의 돈 대신에 소박한 일상을 사랑하게 만드는 팬터지를 보여 준다.160억짜리 복권을 들고 도망간 다방 여종업원을 찾아 마파도로 간 부패 경찰과 건달은 수십억원을 손에 쥘 욕심에 급급하다가 어느새 순박한 섬과 섬 할매들에게 동화된다. 하느님이 주신 돈 가방을 받은 소년의 고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유로화로 전환되기 직전의 10일 동안 써야할 100만파운드는 성자를 추종하는 소년에게는 자선을 위한 것이지만, 이재에 밝은 형에게는 권력과 불신을 조장한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는 복권과 돈을 태우는 것으로 끝난다.160억짜리 사제담배를 말아 피우고, 돈가방에 불을 지른다. 사치스런 요리의 레서피를 상상하다 결국 소박한 된장찌개를 받았지만 누구도 불행해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들 영화가 귀여운 점이다.●마파도 다섯 명의 할매들이 사는 마파도는 160억의 복권을 대신할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물이 빠진 갯벌과 석양, 싱그러운 녹색의 논밭,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산길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DVD 화질은 색상이 과하거나 원색적으로 표현되는 대신 물기를 약간 머금은 듯한 초록색의 산촌 풍경으로 담겼다. 부가영상으로 제작과정 전반을 담은 메이킹 다큐와 다섯 할머니들의 유쾌한 촬영현장을 엿볼 수 있는 팁이 수록되었다.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함께한 음성 코멘터리, 마파도의 장소 섭외과정에 대한 프로듀서와 미술 감독의 인터뷰도 만날 수 있다.●밀리언즈 대니 보일의 감각적인 면모와 새로운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타이틀이다. 특히 환상과 현재 과거를 넘나드는 색상 표현은 DVD로 볼 때 매력이 한층 더하다.CF 화면을 연상시키는 영상이 흥미로우며 안개와 비로 늘 흐려 있는 영국의 날씨를 불식시킬 정도로 투명하고 밝은 화질이라 청량감을 준다. 특별한 음향효과는 없지만 귀에 익은 스코어들을 중심으로 섬세하게 디자인된 사운드를 확인할 수 있다. 메이킹 필름과 주요 인터뷰 등 핵심 구성만을 담은 소박한 부가영상에선 대니 보일 감독의 최근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친환경 해결사 지렁이

    친환경 해결사 지렁이

    흙과 뒤엉켜 꿈틀거리는 징그러운 지렁이가 난지 하수처리장에서는 ‘부지런한 일꾼’이다. 지렁이는 사람의 분뇨를 야금야금 먹으면서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까닭에 오물처리 비용이 들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지렁이가 뱉어내는 분뇨인 분변토는 영양분이 풍부해 비료로 팔리기까지 한다. 지렁이를 낚시 미끼 정도로만 여겼다면 이제부터는 생각을 바꿔야 할 때다. ●분뇨를 먹는 고마운 지렁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난지하수처리장에 조성된 8400평의 밭이 바로 지렁이의 일터다. 멀리서 보면 여느 농가의 밭과 다름없지만, 밭과 가까워질수록 예상대로 분뇨 냄새가 코를 찌른다. 냄새는 그렇다치고 막대기로 땅을 파헤치니 땅과 뒤엉켜 꿈틀거리는 뻘건 지렁이가 딸려 나온다. 가로 3m, 세로 30m짜리 밭 40이랑에 모두 50t의 지렁이가 살고 있다. 지렁이의 먹이는 바로 ‘분뇨 케이크’. 이름이 생소하지만,‘분뇨 덩어리’로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배설한 분뇨가 집안 정화조에 머물러 있다가 운반차에 실려 난지하수처리장으로 오면 ‘특별한 변신’을 위해 몇가지 공정을 거친다.‘투입조’에 들어가 분뇨와 함께 실려온 침사물을 우선 걸러낸 뒤 순수한 분뇨를 남긴다. 이후 ‘탈수기’에서 수분을 75% 정도 뺀 다음 남게 되는 찌꺼기는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지는데, 이게 바로 분뇨 케이크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분뇨 케이크를 밭 위에 2㎜ 두께로 덮어두면 밭 속 20㎝ 아래에 있던 지렁이들이 기어올라와 이를 먹어치운다. 색깔이 검은색에 가까울수록 분뇨 케이크가 최근 뿌려진 곳이고, 황토색일수록 지렁이가 분뇨 케이크를 다 먹어치운 곳이다. 밭에 세로로 걸쳐 있는 수도관은 딱딱한 분뇨 케이크를 물렁물렁하게 해주기 위해 물을 뿜어낸다. ●“지렁이가 돈을 낳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난지하수처리장에서 지렁이가 이 방식으로 먹어치운 분뇨 케이크는 모두 3만 4729t이다. 해양 투기, 직매립, 소각 등으로 분뇨 케이크를 처리할 때 3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지만 지렁이가 분뇨케이크를 먹어치운 것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덕분에 지렁이가 분뇨 케이크를 먹는 것만으로도 10억 3600만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여기에다 난지하수처리장은 비료판매업체인 ‘한국녹색환경’에 지렁이의 분변토 4702t을 팔아 1억 5900만원의 수입을 올려 모두 11억 95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특히 분변토는 친환경적인 알짜배기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분변토는 0.2∼2㎜의 동글동글한 흙알갱이다. 공극률(암석이나 토양의 입자와 입자 사이에 있는 빈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당해 공기가 잘 통해 악취 제거 능력이 있다. 또 식물성장에 필요한 유·무기질 성분, 항생물질 분비균인 바실러스균이 함유돼 병원균·곰팡이 차단효과도 있다. 골프장·정원 잔디의 비료, 탈취제 원료로 쓰인다. ●지렁이밭 토마토의 비밀 지렁이가 먹은 분뇨가 분변토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자연의 순환’이라면 지렁이밭 자체도 이같은 순환 현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바로 지렁이밭에 푸릇푸릇 돋아나는 새싹들이다. 오이·토마토·수박부터 이름 모를 잡초까지 다양하다. 잡초는 풀씨가 날아와서 생긴 것이지만, 과일·채소들은 분뇨 케이크에서 나온다. 사람의 분뇨에 섞인 과일·채소씨들이 살아남아서 다시 자라는 것이다. 난지하수처리장 이점호 팀장은 “한번은 토마토 열매가 열려서 먹어봤더니 맛이 기막혔다.”면서 “영양분이 풍부한 분변토에서 자라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렁이를 나타내는 라틴어 ‘Lumbricus’가 대지의 장(腸)이라는 뜻을 지녔듯 지렁이는 땅 속에서 숨쉬며 흙을 비옥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적인 농사꾼’으로 대표되는 지렁이를 이용한 분뇨 처리법도 친환경 농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분뇨 케이크를 매립할 때에는 매립가스·침출수로 인한 환경오염이 발생하는데, 특히 가스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메탄가스는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해양투기와 소각 등도 역시 해양·공기오염 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음식쓰레기 해결도 척척 화분 활용하면 일거양득 “지렁이는 음식물 쓰레기 해결사” 지렁이는 분뇨 케이크뿐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도 잘먹는다. 올해부터 음식물 쓰레기 매립이 금지된 뒤로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법이 주부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화분에 흙·지렁이·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지렁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치우는 방식이다. 다만 지렁이는 어두운 곳을 선호하기 때문에 뚜껑 역할을 하는 맨 위의 화분에는 식물을 키우고, 두번째·세번째 화분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다. 지렁이의 분변토는 맨 위 화분 식물의 비료로 활용할 수 있다. 서울 YWCA 허수진 간사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가정에서 음식물을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싶거나 자녀에게 생물 관찰을 통한 학습의 기회도 제공하려는 가정에는 지렁이 화분을 권장한다.”면서 “예쁜 토분으로 집안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렁이 화분은 에코붓다,YWCA 등에서 부정기적으로 분양하지만 집에서 스스로 만들어볼 수도 있다. 지렁이 화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높이 30㎝의 항아리형 토분 2개와 넓적한 토분 1개, 지렁이, 분변토를 준비한다. 지렁이가 사는 집인 화분은 습도 유지를 위해 토분이 가장 좋다. 두 개의 항아리형 화분에는 분변토와 지렁이를 넣고, 맨 위 넓적한 식물을 심어 올려둔다. 흙은 분변토와 일반 흙을 1대 1 비율로 하면 된다. 흙과 지렁이의 비율은 2대 1이나 3대 1이 적당하다. 지렁이를 화분에 넣었으면 물뿌리개로 물을 뿌려준 다음 화분이나 덮개로 빛을 가려줘야 한다. 단, 지렁이가 새로운 집에 적응할 수 있도록 2∼3일 동안은 음식물을 넣지 않고 기다려 준다. 먹이를 잘게 썰어 넣어 주면 지렁이가 더 잘 먹는다. 하지만 상한 음식물은 넣으면 가스가 발생해 지렁이가 죽을 수도 있다. 화분의 흙은 촉촉한 상태나 약간 부슬부슬한 상태(습도는 60∼70%)로 유지시켜야 한다. 너무 건조하면 활력이 떨어지고 수분이 너무 많으면 공기가 통하지 않아 숨을 쉴 수가 없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해양배출 60.4%·재활용 0.5% 지난해 서울시에서 처리된 분뇨는 모두 2만 8286t. 이는 2.5t짜리 청소트럭 1만 1314대와 맞먹는 분량으로, 차량을 일렬로 세워놓으면 58.832㎞나 된다. 일단 서울시내 각 가정의 분뇨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의 난지 하수처리사업소, 서울시 성동구 송정동 중랑하수처리사업소,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서남환경 등 3곳으로 보내진다. 처리장에서 휴지, 기저귀, 생리대 등을 걸러내고 물을 빼는 등의 공정을 거쳐 분뇨 케이크가 만들어지면 하수처리장의 하수 케이크와 함께 처리된다. 일명 ‘오니(汚泥) 케이크’로 모두 67만 3232t이다. 오니 케이크는 ▲해양배출 40만 6866t(60.4%) ▲소각 10만 7270t(15.9%) ▲고형화 8만 530t(11.9%) ▲건조 5만 6801t(8.4%) ▲경기도 김포 수도권 매립지에 직매립 1만 6116t(2.3%) ▲재활용 3649t(0.5%) 등의 형태로 처리된다. 해양배출의 경우 인천 앞바다에서 250㎞, 군산 앞바다에서 200㎞ 떨어진 공해상이다. 해양오염방지법상 ‘서해 병(丙) 해역’이라 불리는 곳이다. 해양 배출로 가장 많이 처리되는 것은 t당 처리 비용이 2만 8000원으로 저렴할 뿐만 아니라 공기오염 등의 민원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양 오염을 방지하는 ‘런던협약’의 발효로 해양투기 양도 점차 줄어들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고형화 처리법의 경우 수도권 매립지에서 오니 케이크 쓰레기가 쌓이면 덮는 흙으로 쓰게 된다. 오니 케이크를 건조시키거나 소각한 뒤 남은 물질은 시멘트 회사에서 점토 성분 대용의 연료로 이용된다. 또 오니 케이크에는 유기물이 들어 있어 불이 붙기 때문에 불을 때는 물질로도 쓰인다. 재활용 처리법에 의한 오니 케이크도 대부분 시멘트 회사로 보내지거나 도로에 까는 원료로 쓰이고 있으며 지렁이를 이용한 처리법은 1000t 정도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육류 과다·채소 부족이 제1 원인

    “사람들이 변비를 너무 쉽게 생각해 먹을거리를 가리지 않는다는 게 치료의 함정입니다. 사실 적잖은 노인들이 이완성 변비 때문에 숨지기도 하는데 이게 대부분 ‘노환’으로 치부되곤 하거든요.” 양 박사가 지적한 변비의 제1 원인은 서구화된 식생활. 서구형 섭생의 특징은 ‘육류 과다’와 ‘곡류와 채소 부족’으로 요약되는데, 그는 이런 사례를 들어 서구형 섭생의 문제를 들췄다.“한 그룹의 쥐에게는 햄버거만, 다른 그룹에는 햄버거와 양배추를 같이 먹였더니 대장암 발병률에서 큰 차이가 났어요. 양배추의 섬유소가 햄버거 속의 질소산화물을 몽땅 대변으로 배설하게 한 결과이지요.” 변비와 관련, 이런 실험도 소개했다.“영국인 의사 버키트의 조사 결과 잘 정제된 곡물로 만든 식사를 하는 영국인의 경우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데 79.8시간이나 걸렸고 배설물의 양도 107g에 불과했으나 거친 섬유질 식사를 한 우간다인의 경우 35.7시간에 배설물의 양은 영국인의 4배가 넘는 470g이나 됐습니다. 여기에서 정제된 곡물이란 우리가 먹는 빵과 과자류의 원료는 물론 쌀도 포함됩니다. 이 사례를 보면 무엇이 변비를 일으키는지 이해가 될 겁니다.” “흔히 우리는 김치를 먹기 때문에 야채 섭취량이 많다고 믿는데 이게 짜게 만들어져 생각보다 섭취량이 많지 않습니다. 좋기로는 야채를 삶아 먹는건데, 이런 식으로 매일 30g의 식이섬유만 먹어준다면 변비 예방과 치료에 이보다 더 좋은 약이 없겠지요.”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서울 양병원 양형규 박사

    [Doctor & Disease] 서울 양병원 양형규 박사

    “변비, 별로 어려울 게 없습니다. 변비는 상식적으로 원인이 딱 두가집니다. 하나는 배설되기 어렵게 변이 만들어진 경우이고, 또 하나는 변은 좋은데 장이 내보내지 못하는 거지요. 어느 쪽이든 원인은 자신에게 있으며, 거기에 치료와 예방의 답이 있습니다.” 외과 전문의로 대장·항문질환 분야 전문가로 손꼽히는 양형규(53·서울 양병원 원장) 박사의 변비 탈출을 위한 제언은 이렇게 시작됐다. 변비란 어떤 질환인가. -간단하게 말해 소화작용의 부산물인 대변이 비정상적으로 장내에 머무는 상태를 말한다.‘일주일에 배변이 3회 미만일 때’가 일반적인 변비진단의 기준이고,1일 배변 양이 35g(보통 200g)에 못미치거나 배변할 때 끙끙 힘을 줘야 하는 경우가 4회 중 1회 이상일 때도 변비로 본다. 변비를 질환으로 볼 수 있는가. -애매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미국에서는 연간 900여명이 변비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족히 200명은 변비가 원인인 분변색전으로 숨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답이 되지 않겠나. 원인에 따라 증상이나 유형도 다를텐데…. -변비는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눈다. 이 중 급성은 다이어트나 임신, 여행, 스트레스가 원인인 일과성과 대장암 등 질병으로 장이 막히는 질병성으로 구분한다. 만성은 기능성과 질병성으로 구분하는데, 기능성에는 노인들이 겪는 이완성 변비, 과민성 장증후군이 원인인 경련성 변비, 변을 배설하지 못하는 직장항문형 변비가 있으며, 질병성은 대장암과 대장 용종, 게실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개별적으로 특징적인 증상이 따로 있는가. -질병성의 경우 심한 복통과 구토가, 경련성은 변비 중 설사가 보이기도 한다. 노약자나 당뇨병 환자에게 많은 대장무력증에 의한 이완성 변비는 진행 과정을 잘 살펴 대처해야 한다. 양 박사는 특별히 이완성 변비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이 경우 배설되지 못한 변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으면 관장도 안돼 결국 손으로 파내야 합니다. 변비로 숨진 경우 대부분 이완성이 원인인데, 이런 점 때문에 노인을 모시는 집에서는 주방용 비닐장갑과 글리세린 등 윤활제를 비치해 두고 의심스러우면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갖가지 원인이 거론되는데, 변비는 왜 생기나. -우선, 변의를 묵살하는 게 문제다. 주부들의 경우 아침에 변의를 느껴도 출근하고 등교하는 가족을 위해 이를 참기 일쑤다. 또 아침식사를 거르면 배변을 촉진하는 위대장 반사운동이 일어나지 않아 배설이 안된다. 여기에 섬유소와 수분 섭취량이 부족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 여성호르몬, 고령, 운동부족 등을 들 수 있다. 발생 추세는 어떤가. -급증세다. 특히 여성의 30%는 변비를 갖고 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유병률이 3∼4배나 많다. 야채와 거친 곡류를 많이 먹어야 되는데, 갈수록 정제된 곡류와 육류,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는 게 문제다. 양 박사는 변비 환자 상당수가 적당한 배변 시간을 놓치고 있다며 ‘황금시간대론’을 설파했다.“많은 사람들이 아침 식사전 배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잘못입니다. 배변의 황금시간대는 아침 식사 후 위대장 반사운동이 가장 강할 때입니다. 부득이 식사를 못한 경우에는 물을 두 컵 정도 마셔 반사운동을 유도해야 합니다. 하루 중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됩니다.” 변비 진단은 어떻게 하나. -환자를 상대로 상태를 직접 묻는 문진과 대장내시경, 대장조영술 정도로 병증은 대부분 파악된다. 변비의 종류를 알기 위해서는 작은 링이 든 캡슐을 복용한 뒤 관찰하는 대장통과시간 측정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자가검진법도 소개해 달라. -앞서 거론했듯 배변 회수가 일주일에 3회 미만이거나 변이 굳으면 변비를 의심해야 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의 기본은 약물이나 수술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변비 환자에게는 틀림없이 나쁜 습관, 즉 아침을 거르거나 불규칙한 식사, 육류 선호 등 분명한 원인이 있는데 이걸 바로잡는 게 중요하며 여기에 식이섬유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 치료한다. 이런 방법에 잘 반응하지 않으면 관장과 함께 순차적으로 팽창성 하제, 염류성 하제, 자극성 약제를 투여한다. 많지는 않지만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직장 벽이 얇게 늘어진 직장류나 직장이 항문 밖으로 밀려나오는 직장탈, 소아에게 많은 선천성 거대결장, 노인들의 대장무력증은 수술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양 박사는 변비 환자들이 생각없이 복용하는 자극성 하제의 문제를 거론했다.“흔히 변비약으로 아는 안트라퀴논계의 하제는 잘못하면 장 무력증을 유발해 변비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런 약부터 먹을 게 아니라 섬유소 제제인 팽창성 하제와 산화마그네슘 같은 염류 하제를 먼저 사용하는 것이 바른 순서입니다.” 그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변비약과 함께 동규자차나 다시마·알로에제제에도 안트라퀴논이 함유돼 있어 변비를 치료하기 보다 상태를 악화시키는 면이 없지 않다.”며 이렇게 강조했다.“의사가 이렇게 말하면 오해를 살지도 모르지만 변비 때문에 고통과 불편을 겪을 이유가 없습니다. 당장 의사를 만나면 어렵지 않게 좋은 해결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양형규 박사 ▲연세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세브란스병원 인턴 및 레지던트 수료▲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수▲영국 세인트막병원 연수▲일본 사회보험중앙종합병원·다카노병원 연수▲대한외과학회 회원▲대한대장항문병학회 상임이사▲항문질환연구회 간사▲일본대장항문병학회 회원▲연세대의대 외래교수▲현, 서울 및 남양주 양병원 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개똥녀’ 계기로 본 지하철 꼴불견

    ‘개똥녀’ 계기로 본 지하철 꼴불견

    며칠전 지하철에 애완견을 데리고 탄 뒤, 강아지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내린 ‘개똥녀’로 인해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인터넷 여론은 대부분 배설물을 치우지 않은 여성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일색이었고, 일부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마녀사냥’을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를 계기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의 예절을 점검하고, 개선할 것은 개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시철도공사 박창규 공보실장은 “지하철이 개통된 지 30년이 지났기 때문에 그동안 지하철 예절이 많이 정착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아직도 일부 몇몇 사람들의 수준 이하 행동이 전체 시민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철도공사가 밝힌 ‘2005년 무질서 행위자 단속 실적’에 따르면 지하철 내 무질서 행위는 크게 ▲잡상 ▲구걸 ▲광고물 배포 ▲방뇨 ▲흡연 ▲취객 ▲노숙 ▲기타 등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광고물 배포다. 지난 1∼5월 동안 공사가 단속한 실적이 1270건이나 된다. 그 다음으로 1259건이 잡상행위이며, 1071건의 구걸행위가 그 뒤를 이었다. 공사 관계자는 “잡상행위나 광고물 배포, 구걸 등은 비록 건수는 많지만 지하철 이용객들의 비난 여론은 많지 않다.”면서 “오히려 방뇨나 흡연 등과 같은 ‘몰상식’이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흡연의 경우 올해 단속된 실적만 해도 400건에 이르고 있다. 방뇨도 87건이다. 흡연이나 방뇨는 대부분 술에 취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공사가 단속한, 취객으로 인한 무질서 행위는 올해 883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15건은 경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영등포구청역 이은환 역장은 “이외에도 출발하는 열차를 타기 위해 닫히는 문에 우산이나 핸드백 등을 끼워넣는 행위도 많다.”면서 “이럴 경우 승객의 안전에도 위험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김밥이나 음료수 등을 가지고 타는 행위와 지하철 내에서 화장하는 것, 다리를 넓게 벌려 앉는 것 등은 반드시 삼가야 할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에서는 이번 기회에 ‘지하철 10대 에티켓 준수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10대 에티켓은 지하철에 탈 때 휴대전화는 진동으로 하고, 신문을 볼 때는 반으로 접어보기, 차내에서 음식물 먹지 않기 등이다. 지하철공사 강선희 홍보과장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누구나 다 지키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번 사건이 지하철 에티켓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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