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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장 소음 등 환경피해 배상액 1.6배 올린다

    공사장 소음 등 환경피해 배상액 1.6배 올린다

    공사장 소음, 발전소 소음, 일조권 방해 같은 환경피해에 대한 배상액이 지금보다 약 1.6배 오른다.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2026년까지 환경피해 배상액을 현재보다 162% 인상하고 저주파소음 피해 기준을 신설하는 등 환경분쟁사건 배상액 산정 기준을 개정해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8일부터 시행되는 이번 개정안은 올해 1월 1일 이후 접수된 분쟁 사건부터 적용된다. 새 배상액 산정 기준은 국내외 사례와 법원 판례를 비교, 분석하고 법률 전문가 검토와 관계기관 의견 수렴을 거쳤다. 개정안에 따라 올해 환경피해 배상액은 소비자물가지수 인상률과 협약임금 인상률을 더한 물가 누적인상률에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25%를 가산해 현재보다 50% 오른다. 내년부터 매년 물가상승률에 10%를 더해 단계적으로 인상돼 2026년이면 개정 전 배상 수준보다 162% 오르게 된다. 2027년부터는 매년 물가상승률과 사회적 효과 등을 추가 검토해 환경피해 배상액 인상 수준이 결정된다. 이에 따라 대표적 환경피해로 꼽히는 공사장 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배상 기준은 소음 허용 기준인 65㏈보다 1~5㏈ 초과하고 피해 기간이 1개월 이내일 때 현재 1인당 14만 5000원에서 21만 8000원으로 오른다. 피해 기간 3년 이내 배상액은 현재 1인당 92만 5000원에서 138만 8000원으로 높아진다. 풍력발전소 같은 사업장에 설치된 송풍기, 공조기, 발전기, 변전기 등 기계 장치에서 지속적으로 일정하게 저주파 소음이 발생해 심리적, 신체적 영향을 주는 경우에 대한 배상액 산정 기준도 이번 개정안에 새로 포함됐다. 농촌 지역은 45~85㏈, 도시 지역은 50~90㏈의 저주파 소음이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1인당 최저 5만 4000원에서 최대 21만 6000원의 피해 배상액이 지급된다. 이와 함께 일조 방해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기준과 배상액 산정 기준도 신설됐다. 동짓날(12월 22~23일) 기준으로 총 일조 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4시간 이상 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연속 2시간 이상 확보되지 못할 경우 피해배상 대상이 된다. 이 같은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기본배상액인 80만원이나 100만원에 일조피해율을 반영해 산정된 배상금을 1회만 받을 수 있게 된다.
  • 공사장 소음 등 환경피해로 인한 배상액 1.6배 오른다

    공사장 소음 등 환경피해로 인한 배상액 1.6배 오른다

    공사장이나 발전기 소음, 일조권 방해 같은 환경피해에 대한 배상액이 2026년까지 현재보다 162% 오른다.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2026년까지 환경피해 배상액을 현행 대비 162% 인상하고 저주파소음 피해 배상액 산정기준을 신설하는 등 환경분쟁사건 배상액 산정기준을 개정해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올해 1월 1일 이후 접수된 분쟁사건부터 적용되며 8일부터 시행된다. 이번에 개정된 배상액 산정기준은 국내외 사례와 법원판례를 비교, 분석하고 법률 전문가 검토와 관계기관 의견 수렴을 거쳤다. 산정기준 개정안에 따라 올해 환경피해 배상액은 소비자물가지수 인상률과 협약임금 인상률을 더한 물가 누적인상률에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25%를 가산해 현재보다 50% 인상된다. 이에 따라 대표적 환경피해로 꼽히는 공사장 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배상기준은 허용기준인 65㏈보다 1~5㏈ 초과할 경우 피해기간이 1개월 이내일 때는 배상액이 현행 1인당 14만 5000원에서 21만 8000원으로 오른다. 피해기간 3년 이내 배상액은 현재 1인당 92만 5000원에서 138만 8000원으로 높아진다. 내년부터 2026년까지 환경피해 배상액은 매년 물가상승률에 10%를 가산해 단계적으로 인상돼 개정 전 배상수준보다 162% 오르게 된다. 2027년 이후 환경피해 배상액은 매년 물가상승률과 사회적 효과 등을 추가 검토해 인상수준이 결정된다. 또 풍력발전소 같은 사업장에 설치된 송풍기, 공조기, 발전기, 변전기 등 기계장치에서 지속적으로 일정하게 저주파 소음이 발생해 심리적, 생리적 영향을 주는 경우에 대한 배상액 산정기준은 이번에 처음 만들어졌다. 농촌 지역은 45~85㏈, 도시 지역은 50~90㏈의 저주파 소음이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1인당 최저 5만 4000원에서 최대 21만 6000원의 피해 배상액이 지급된다. 이와 함께 일조방해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기준과 배상액 산정기준도 신설됐다. 동지일(12월 22~23일) 기준으로 총 일조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4시간 이상 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연속 2시간 이상 확보되지 못할 경우 피해배상 대상이 된다. 이 같은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기본배상액(80만원, 100만원)에 일조피해율을 반영해 산정된 배상금을 1회만 받을 수 있게 했다. 신진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은 “이번 개정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실질적 환경피해 구제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산업발전, 도시화, 기후변화 등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피해에 대해 환경분쟁조정 대상을 확대하고 배상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다자대화 몰래 녹음” 국민의힘, 서울의소리 대표·기자 고발 방침

    “다자대화 몰래 녹음” 국민의힘, 서울의소리 대표·기자 고발 방침

    국민의힘이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 측이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와의 대화를 불법으로 녹음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최지현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어제 MBC 방송으로 ‘작년 8월 말 서울의소리 촬영담당 이모씨(이명수 기자)가 코보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여러 명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다자 간 대화를 몰래 녹음·유포하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상 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최 수석부대변인은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와 이명수 기자, 열린공감TV 정모 PD에 대해 “작년 7월부터 몰래 대화를 녹음하기로 사전에 계획하고 질문 유도 방법까지 기획했으므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공동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오늘 오후 3명을 경찰에 형사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어제 방송으로 ‘인터뷰 취재’가 아닌 ‘사적 대화’라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소리와 열린공감TV는 MBC가 보도하지 않은 부분까지 녹음파일을 함부로 공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법원이 김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방송 허용 대상에서 수사 관련이나 사적 대화 부분 등을 제외했음에도 서울의소리 측이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최 수석부대변인은 “양자 간 대화를 몰래 녹음해 유포한 행위는 손해배상청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라며 “법원의 방송금지 가처분 결정 취지를 무시하고, 추가로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민사소송을 즉시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의소리와 열린공감TV는 그간 지속적으로 불륜설과 유흥접대부설을 허위로 퍼뜨리면서 여성을 상대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방송하여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면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런 여성 혐오적 행태에 편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열린공감TV와 서울의소리, 그리고 여권 정치인들의 자성을 촉구한다. 취재와 정치 논평을 빙자해 여성의 인권과 사생활 보호를 무시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국민의힘은 가짜뉴스 파일을 생산하거나 공유하거나 유포하는 자들을 철저하게 색출해 전원 고발 조치할 방침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윤재옥 선대본부 부본부장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MBC가 오는 23일 2차 방송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추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을 포함해서 다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공인과 갈비뼈/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공인과 갈비뼈/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다른 사람의 눈을 멀게 했다면 금 한 덩어리를 배상하라. 다른 사람의 뼈를 부러뜨렸을 때도 한 덩어리 금으로 배상하게 하라. 다른 사람의 이빨을 깨뜨렸다면 금 덩어리 3분의1을 배상해야 한다. 고대 바빌로니아 함무라비법전의 규정 일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탈리오법칙의 상징이 함무라비법전이다. 폭행이나 폭행치사를 경제적 배상으로 갈음했으니 우리가 알던 함무라비법과 다른 듯하다. 다르지 않다. 함무라비왕이 신전 돌기둥에 새겨 둔 법률 규정이 맞다. 다른 사람의 눈을 멀게 했다면 그의 눈도 멀게 하라. 다른 사람의 뼈를 망가지게 했다면 그의 뼈도 부러뜨려라. 다른 사람의 이빨을 못 쓰게 만들었다면 그의 이빨도 무사하지 못하리라. 어떤 여성을 폭행해 유산을 시키고 그녀를 죽게 만들었다면 때린 자의 딸을 사형시키라. 자식이 부모를 폭행한다면 그의 손을 자르라. 입양된 자가 양부모를 부인하면 그의 혀를 뽑고, 입양된 자가 양부모를 유기한다면 그의 눈을 뽑아라. 노예가 주인더러 주인이 아니라고 말하면 주인은 노예의 귀를 자르라. 함무라비법의 일부다. 그야말로 탈리오의 법으로 가득하다. 함무라비법전은 뼈와 이빨과 눈을 상하게 한 죄의 값을 다르게 규정했다. 누구는 손해배상의 경제형으로 다루고 누구는 동해보복으로 응벌했다. 4000년 전 그때의 정의 실현 장치였다. ‘눈은 눈으로, 갈비뼈는 갈비뼈’로 응징하도록 제한했다. 무력과 무한보복이 반복되는 비극을 막으려는 것이었다. 또 사회적 지위에 따라 응벌이 달랐다. 신분에 따라 금은으로 배상하거나 자신의 이빨을 내놓아야 했다. 동해보복은 신분의 차이를 반영했다. 함무라비법은 지위와 직업에 따른 법적 책임도 추궁했다. 의사가 수술을 잘못했을 때 그의 손이 잘렸다. 건축가의 실수로 주인이 죽었다면 그는 사형당했다. 주인의 아들이 죽었을 때 건축가의 아들을 죽였다. 사령관이 전쟁을 피하려고 꼼수를 쓰거나 소집 명령을 받은 자가 대리 복무자를 구하는 등 수작을 부렸을 때 사형에 처했다. 여사제가 술집에 가면 화형을 시켰다. 재판이 끝난 뒤에 판결문을 변경한 판사는 영구히 판사직을 잃었다. 이런 응징은 현대 형벌 체계에 수용되지 않았다. 다만 사회적 지위에 따라 특별한 책임을 요구받는 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특별한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공인은 누구인가. 공인에게 특별한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가. 공인이 누구인지 정한 법령은 없다. 공수처법의 적용 대상과 공직자윤리법의 등록 의무자가 얼추 비슷하나 ‘공인’ 규정은 아니다. 청탁금지법 역시 공인을 규정한 것은 아니고 적용 대상도 차이가 있다. 다만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 제12조에 공인이 규정돼 있다. 차관급 이상 공무원, 국회의원, 교육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 고등법원 부장판사급과 대검찰청 검사급 이상의 판검사, 치안감급 이상의 경찰과 지방 국세청장 이상의 국세청 공무원, 정당 대표나 최고위원급 이상의 정치인,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의 기업 대표 등이다. 판례에서 인정된 공인보다 그 범위가 훨씬 좁다. 언론 소송에서 축적된 판례가 공인의 범주를 형성하고 있다. 판례에 따르면 언론 소송에서 공인은 일반 시민과 다르게 취급된다. 사적인 것과 공적 활동도 구분된다. 공인의 공적 활동은 특별하게 취급되는데, 공인은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견뎌야 한다. 공인의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공적 영역에 진입한 자들이다. 혹은 고위 공직에 임명됨으로써 누리게 되는 명예와 권한을 뿌리치지 않고 그에 따른 언론의 감시와 견제의 위험을 수용한 자들이다. 공직선거는 수많은 공인을 만들어 낸다. 공인은 주권자 시민을 대리하는 자다. 표현자유의 소중한 통로인 시민의 눈과 귀와 입을 훼손한 공인은 자신의 것을 내놓아야 한다. 함무라비법의 취지를 따르자면 시민의 등뼈가 되는 주권을 침해하거나 지켜 내지 못한 공인은 최소한 갈비뼈에 금이 가는 비판을 감당해야 한다. 사회적 목숨도 걸어야 한다. 공적인 활동으로 인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인에게 요구되는 응벌의 최소한이다. 스스로 견고하게 다짐이 되지 않거든 공직 주위를 배회하지 말지어다.
  • 미연방대법원 “텍사스 낙태 재갈 유효, 의사들 소송 제기는 허용”

    미연방대법원 “텍사스 낙태 재갈 유효, 의사들 소송 제기는 허용”

    미국 연방대법원이 최근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텍사스주의 낙태 제한 법률로 타격을 받는 의사들이 소송을 할 수 있다고 10일(이하 현지시간) 판결했다. 텍사스주 법률 SB8은 지난 9월 1일부터 시행돼 대부분의 임부들이 태아의 심장 박동을 느낄 수 있어 임신 여부를 알게 되는 임신 6주가 된 뒤에 낙태 시술을 하는 의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폭넓게 허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성폭행을 당했거나 근친상간으로 아기를 갖게 된 사례도 예외를 인정하지 않아 사실상 모든 낙태를 금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법은 주 당국이 직접 낙태하는 병원 등을 단속하지 않고 낙태 시술을 하는 병원이나 낙태 시술 과정에 도움을 준 이들을 제3자가 손해배상 소송을 걸 수 있게 한 것이다. 대신 주 정부는 소송을 낸 사람들에게 1만 달러 이상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단속이나 기소권을 주 정부가 행사하지 않기 때문에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의사들과 여성 인권단체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반발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완강히 반대하는데도 이 법의 효력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낙태 제공자와 연방정부 가운데 어느 쪽이 이 법을 차단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대법원 판결의 관건이었는데 대법원은 연방정부가 제기한 별도 소송 건은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 의사들이 주체여야 한다고 판시한 셈이다. 대법원 판결로 의사들은 지방법원에 이 법의 집행 정지를 청구하거나 궁극적으로 위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소니아 소토마이어 대법관은 소수의견으로 소송 개시를 허용하면서도 법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녀는 “법원은 SB8이 시행되기 몇 달 전에 이런 광기를 끝냈어야 했다”고 적시했다. 전문가들은 낙태률을 급격히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는데 주정부의 통계 프로젝트에 따르면 실제로 법 시행 후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 결과 캘리포니아 등 다른 주로 ‘원정 낙태’를 떠나는 임부들이 적지 않았다. ‘홀 위민스 헬스’란 낙태 제공자 단체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아주 협소한 승리”라면서 “불공정하고 잔인하며 비인간적”이란 논평을 내놓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바이든 대통령이 판결을 전해 듣고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바이든 정부는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하원에서 SB8에 반대되는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을 갖고 있었다. 물론 정확히 동수인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점쳐진다. 낙태권에 반대하는 텍사스 라이트 투 라이프는 이날 판결이 “사법 권한을 남용하지 않고” 바이든 정부의 법적 저항을 물리쳐 “하급심에서 이 정책을 다투도록”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물론 유효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소송을 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판단한 데 대해선 진보 진영과 마찬가지로 좌절감을 토로했다. 보수 성향 대법관이 3분의 2를 차지하는 대법원은 현재 임신 15주부터 낙태 를 처벌하는 미시시피주 법률도 심의하고 있다. 낙태 반대 진영은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기에 이 주의 법률 판단이 최적격이라고 보고 있다. 이 판례는 임신 12주 안쪽의 태아는 낙태할 수 있도록 해 50년 가까이 낙태를 합법화했다. 더불어 미시시피주 법은 낙태의 합법성을 각 주의 사법권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어 대법원이 손을 들어주면 주마다 판단할 수 있는 판례가 된다. 이에 따라 22개 주가 낙태를 막는 입법을 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아이다호,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임신 6주 안쪽의 낙태마저 막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이 세 주는 이의 절차가 진행돼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오하이오주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법대 교수인 제시 힐은 “지금은 정말로 1973년 이후 미국 역사의 어느 때와도 다르다. 어느 정도로는 텍사스 판례가 책의 잎갈피 역할을 한다. 그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반면 영국 BBC의 국무부 출입기자 바버라 플렛어셔는 걸림돌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판결에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텍사스 법은 법적 다툼을 피할 수 있도록 세심히 설계됐는데 비좁긴 하지만 클리닉들이 소송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것이다. 플렛어셔 기자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더 커다란 이슈를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 법이 대법원의 이전 판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돼 두 학기(6개월)란 대법원의 기준보다 훨씬 앞당겨 여성의 헌법 권한을 침해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낙태란 이슈는 연방이 보장한 권리가 아닌데도 쟁점으로 떠올라 미국 헌법체계에서의 대법원 역할을 위태롭게 만들었다는 것이 로버츠의 생각이다. 그녀 역시 대법원이 ‘깡패 입법’인 텍사스주 법은 하급심에서 다투도록 시간을 벌어주고, 미시시피주 법으로 50년 가까이 누려온 여성의 낙태권을 빼앗는, 시곗바늘을 뒤로 돌릴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 버스 내릴 준비하다 넘어져 다친 승객…대법 “버스회사 배상 책임”

    버스 내릴 준비하다 넘어져 다친 승객…대법 “버스회사 배상 책임”

    승객이 버스가 정차하는 과정에서 일어나 있다가 넘어져 다쳤을 때 승객에게 과실이 있다는 원심 판결을 뒤집고 대법원이 버스회사에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한 버스회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건보공단의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좌석에서 일어나 가방 메던 중 반동에 뒤로 넘어져 2017년 7월 4일 오전 6시 55분쯤 시내버스 승객 A씨는 버스 좌석에서 일어나 가방을 메던 중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의 반동에 뒤로 넘어지면서 허리를 삐끗했다.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아 총 진료비가 113만원가량 나왔다. 이 중 A씨의 본인부담금이 약 16만원이었고, 건보공단이 나머지 97만원을 한방병원에 지급했다. 건보공단은 버스기사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으니 버스회사, 전국버스운송조합이 함께 97만원을 배상하라며 구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원심 “손잡이 잡지 않고 급정차도 안해 기사 과실 없어” 소액사건 재판으로 열린 1심은 버스 내부 블랙박스 영상을 근거로 건보공단의 청구를 기각했다. 버스가 정차하기 전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손잡이를 잡지 않은 채 가방을 메던 중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버스기사에게 과실이 없다는 취지였다. 1심은 “당시 버스가 급정차한 것도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2심도 “사고 당시 버스 내부에 승객이 많지 않아 정차 전에 일어나서 하차를 준비해야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의 전적인 과실로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버스회사의 손을 들었다. 대법,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판례 근거로 원심 파기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과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자동차 사고로 승객이 다친 경우 운행자는 승객의 부상이 고의 또는 자살행위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운전상의 과실 유무를 가릴 것 없이 승객의 부상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자동차 사고로 승객이 다치면 승객 부상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은 운행자 측에 있다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관련 판례가 근거다. 재판부는 “승객의 고의 또는 자살행위로 인한 것임이 증명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피해자의 부상에 따른 손해에 대해 버스회사와 전국버스운송조합의 책임이 면제됐다고 볼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했다.
  • 법원 “건설사 8곳 241억 배상하라”…인천시 “항소할 것”

    법원 “건설사 8곳 241억 배상하라”…인천시 “항소할 것”

    무려 7년을 끈 인천지하철도 2호선 입찰담합 손해배상 소송에서 인천시가 일부 승소했다. 인천시는 손해 배상금이 너무 적다며 곧바로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법 제13민사부(부장 염원섭)는 19일 인천시가 포스코건설·GS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두산건설 등 대형 건설사 20곳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이들 중 8개 건설사에 241억원을 배상하고 지연 이자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나머지 건설사들에도 8개 건설사와 공동 또는 별도로 각각 13억∼47억원의 배상금을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인천시는 2009년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 공사를 발주할 당시 이들 건설사가 담합해 낙찰 금액을 끌어올렸다며 2014년 손해배상금 1327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같은 해 공정거래위원회도 해당 건설 공사의 입찰을 담합한 21개 건설사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322억원을 부과했다. 건설사들은 2009년 입찰 때 공사 낙찰 금액을 끌어올리려고 16개 공구 중 15개 공구의 공사를 맡을 업체를 미리 논의해 내정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담합한 건설사들이 특정 회사가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품질이 낮은 설계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들러리’를 섰다고 판단했다. 16개 공구의 공사계약 낙찰 금액은 총 1조2934억원이다. 인천시는 건설사 담합이 없었다면 공사비를 아낄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당시 16개 공구 가운데 206공구를 제외한 15개 공구는 총 1조288억5300만원(예산 금액의 97.56%)에 낙찰된 반면 담합이 없었던 206공구의 낙찰률은 66.0%에 그쳤다. 인천시는 유명 건설업체들의 담합으로 수천억원의 예산이 낭비됐다는 입장이다.그러나 2014년 4월 소송이 제기된 후 손해배상액 산정과 관련해 원고와 피고 사이 공방이 이어지면서 7년여만인 이날에야 판결이 내려졌지만, 인천시 입장은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달 1일 열린 최종변론에서 원고인 인천시 변호인단은 “손해배상액을 책정한 증인 주장은 타당하지 않으며 감정서 신뢰도 역시 낮다”고 주장했다. 감정서 보다 더 많은 손실이 발생했다며, 재감정을 요구한 것이다. 반면, 피고 변호인단은 모두 서면자료를 통해 ‘책임제한’을 주장했다. 책임제한은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손해 일부를 감액해 배상하도록 한 판례상 법리로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민법상 손해배상의 원칙을 확대 적용한 개념이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인천 서구 검단오류역에서 남동구 운연역 간 29.2km를 연결하는 공사였다.이 사업에는 2009년 6월 착공 이후 국비 1조3069억원, 시비 9513억원 등 총 2조2592억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 출제 오류로 1000만원 위자료 받고… 감독 실수로 시계 뺏겨 500만원 받고

    출제 오류로 1000만원 위자료 받고… 감독 실수로 시계 뺏겨 500만원 받고

    2014학년도 ‘세계지리 8번 복수정답’법원, 1여년 논쟁 끝 수험생 손 들어줘 반입 금지 착각에 시계 없이 시험 치르고20~30초 늦게 1교시 시작… ‘국가 책임’ 수년간 다툼에도 배상은 고작 몇백만원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015년 11월 12일 전북 전주의 한 시험장. 교실에 들어온 감독관은 “남은 시간이 카운트되는 시계는 소지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디지털 ‘수능시계’를 차고 있던 A군은 깜짝 놀라 ‘이 시계도 제출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감독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스톱워치 기능이 있는 시계는 반입이 금지되지만 잔여시간 표시 기능만 있는 시계는 규정상 무관한데도 감독관이 착각했던 것이다. 결국 온종일 시계 없이 시험을 치러야 했던 A군은 수능이 끝난 뒤 감독관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A군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수능은 한국 대입 제도의 정점이자 수많은 수험생의 인생을 좌우하는 시험인 만큼 수능 이후 법정 다툼도 적잖게 벌어진다. 시험 문항 오류, 감독관의 실수 등을 두고 소송을 걸어 수험생이 승소한 경우도 있었지만 긴 재판 끝에 그들 손에 주어진 것은 배상금 몇백만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울신문은 16일 인터넷 열람시스템을 통해 최근 10년간 제기된 수능 관련 민사·행정 사건 판결문 12건(상급심 포함 22건)을 살펴봤다.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복수정답’ 사건은 법원이 수험생의 손을 들어준 대표 사례로 꼽힌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유럽연합(EU)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고르는 문항과 관련해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지문이 문제가 됐다. 1년 가까운 법정 다툼 끝에 서울고법은 2014년 10월 1심 판결을 뒤집고 “문제에 오류가 있으므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정답 결정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오류에 따른 성적 산정으로 지원 대학에서 탈락한 수험생 90여명은 이후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2017년에 이르러서야 42명이 각 1000만원, 나머지는 200만원의 위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감독관이 소송에 휘말린 경우도 적지 않았다. 다만 법원은 “공무원 개인은 직무수행 중 고의·중과실에 따른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에만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는 판례에 따라 경과실에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2019학년도 수능 때 감독관의 실수로 20~30초 늦게 1교시 시험을 시작한 수험생이 제기한 소송에서 재판부는 국가가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반면 같은 해 수능을 치른 B씨는 수학 시험 도중 감독관이 “문제지의 성명과 수험번호를 (샤프가 아닌)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다시 기재하라”고 지시한 것을 문제 삼았다. B씨는 규정상 샤프로 해도 문제가 없는데 감독관의 지시로 영향을 받아 평소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평가원장이 직접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해 사과까지 했던 2019학년도 수능 당시 ‘불수능’을 문제 삼는 소송이 제기됐지만 수험생이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 “난이도 조절에 미흡함이 있었다는 점만으로 시험 출제에 위법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 “나가라” “그냥 살아라” 집주인 변심에 날아간 200만원

    “나가라” “그냥 살아라” 집주인 변심에 날아간 200만원

    지난해 7월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 품귀 현상과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5일 세종시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집주인의 말 번복에 계약금 200만원을 날렸다”는 세입자의 하소연이 올라왔다. A씨는 ‘집주인 말 번복에 계약금 200만원 날린 사연’이란 제목으로 “너무 억울해서 자문을 구한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전세 계약 2년 만료 시점을 3개월 앞두고 거주 의사를 묻는 집주인에게 전세 2년을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며칠 뒤 집주인이 본인들이 들어와 산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전세를 알아봤지만 2년 새 두 배 가까이 껑충 뛴 전셋값에 전세 대신 반전세(월세 낀 전세)를 택했다. A씨는 이어 “전세가격이 하늘을 찔러 겨우 반전세로 집을 찾아 계약 전 새집 계약금을 보증금에서 미리 줄 수 있냐고 집주인에게 물었지만 안 된다고 해 200만원에 일단 가계약을 했다”면서 “집주인은 그날 저녁 전화로 ‘순리대로 집 빼는 날 정산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나절도 안 돼 상황이 돌변했다. 집주인이 갑자기 ‘실거주 계획이 없다’고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A씨는 “다음날 아침 집주인이 전화로 대뜸 계약을 연장해 주겠다고 하더라”라면서 “가계약을 이미 마쳤다고 하자 ‘알겠다’며 통화를 끊었는데 얼마 뒤 문자로 ‘우리(세입자)가 계약(제안)을 거절했고 본인들이 실거주 계획이 바뀌어 입주할 수 없게 돼 새로운 세입자를 얻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실거주한다고 해서 집을 얻은 것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거주 연장을 했을 것”이라고 반박하자, 집주인은 “아직 번복 기간이 남았으니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더 살겠다’고 답했지만 집주인 말 한마디에 200만원의 가계약금이 날아갔다”면서 “가계약금의 절반이라도 집주인에게 책임져 달라 했지만 본인들은 상관없다고 했다. 전세가 연장돼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저만 손해 봐야 하는 건지 집주인에게도 일부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법적 조언을 요청했다. 네티즌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자기 말 한마디에 전전긍긍 집 구하고 계약금까지 입금했는데 번복한 게 책임 없다는 거냐. 집주인 갑질이다”, “녹음, 문자 등 증거가 있으면 전월세지원센터에서 법률 상담을 받으라”고 성토했다. 반면 “결국 계약금 포기하고 2년 연장 거주를 선택한 건 본인이니 집주인이 계약금의 절반도 보상할 이유가 없다. 소송해도 의미 없다”는 댓글도 달렸다. “가계약한 분에게 돌려 달라 사정해 보라”, “이사비, 청소비, 복비, 반전세로 나갈 돈 생각하면 연장 수수료라 생각하고 잊어버려라”라는 현실적인 댓글도 이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8일 법적으로 집주인이 계약금을 보상할 의무는 없지만, 악의성 여부를 소송을 통해 따져 볼 수는 있다고 판단했다. 장우철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은 “집주인이 보상 의무를 져야 하는 법률적 권리관계가 형성된 것 같지는 않아 쌍방 협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집주인이 악의적으로 보증금을 높이기 위해 세입자의 계약비용 발생 이후 입장을 바꿔 자연스레 쫓아내려 한 것인지는 민사 등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고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지우 공인중개사는 “법적 판례는 아직 없다”면서 “입장을 번복한 집주인에게 1차적 책임이 있지만 도의적 책임일 뿐 가계약은 세입자의 선택이므로 ‘집주인이 보상’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악의성 여부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지난 26일 가계 부채 리스크를 줄이겠다며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도 처음부터 이자에 원금까지 갚는 분할 상환을 사실상 확대했다. 전세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큰 가운데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세입자와 집주인 간 분쟁도 겹쳐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집주인 말 번복에 계약금 200만원 날렸어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집주인 말 번복에 계약금 200만원 날렸어요” [강주리 기자의 K파일]

    집주인 들어와 산대서 이사갈 반전세 가계약가계약 다음날 집주인 “전세 연장할래?”반전세 부담에 결국 연장 선택…가계약금 날려 세입자 “일정 비용 책임” 집주인 “책임 없다”“고의성 여부, 임대차분쟁조정위 상담 권고”전세가격 상승·대출 규제 강화…분쟁 대책 필요지난해 7월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세 품귀 현상과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5일 세종시의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집주인의 말 번복에 계약금 200만원을 날렸다”는 세입자의 하소연이 올라왔다. A씨는 ‘집주인 말 번복에 계약금 200만원 날린 사연’이란 제목으로 “너무 억울해서 자문을 구한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전세 계약 2년 만료 시점을 3개월 앞두고 거주 의사를 묻는 집주인에게 전세 2년을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며칠 뒤 집주인이 본인들이 들어와 산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전세를 알아봤지만 2년 새 두 배 가까이 껑충 뛴 전셋값에 전세 대신 반전세(월세 낀 전세)를 택했다. 실제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2019년 상반기해도 1억~2억대를 넘지 않았지만 1년 만에 3억~4억원대로 올랐다. A씨는 이어 “전세가격이 하늘을 찔러 겨우 반전세로 집을 찾아 계약 전 새집 계약금을 보증금에서 미리 줄 수 있냐고 집주인에게 물었지만 안 된다고 해 200만원에 일단 가계약을 했다”면서 “집주인은 그날 저녁 전화로 ‘순리대로 집 빼는 날 정산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나절도 안 돼 상황이 돌변했다. 집주인이 갑자기 ‘실거주 계획이 없다’고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A씨는 “다음날 아침 집주인이 전화로 대뜸 계약을 연장해 주겠다고 하더라”라면서 “가계약을 이미 마쳤다고 하자 ‘알겠다’며 통화를 끊었는데 얼마 뒤 문자로 ‘우리(세입자)가 계약(제안)을 거절했고 본인들이 실거주 계획이 바뀌어 입주할 수 없게 돼 새로운 세입자를 얻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실거주한다고 해서 집을 얻은 것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거주 연장을 했을 것”이라고 반박하자, 집주인은 “아직 번복 기간이 남았으니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더 살겠다’고 답했지만 집주인 말 한마디에 200만원의 가계약금이 날아갔다”면서 “가계약금의 절반이라도 집주인에게 책임져 달라 했지만 본인들은 상관없다고 했다. 전세가 연장돼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너무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저만 손해 봐야 하는 건지 집주인에게도 일부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법적 조언을 요청했다.“집주인 갑질” vs “세입자가 선택” 네티즌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자기 말 한마디에 전전긍긍 집 구하고 계약금까지 입금했는데 번복한 게 책임 없다는 거냐. 집주인 갑질이다”, “녹음, 문자 등 증거가 있으면 전월세지원센터에서 법률 상담을 받으라”, “집주인이 한 번 던져 봤네. 시세대로 안 올려주니 번복한듯”, “주인이 괘씸하고 정 떨어진다. 나라면 구한 집으로 이사가겠다”고 성토했다. 반면 “결국 계약금 포기하고 2년 연장 거주를 선택한 건 본인이니 집주인이 계약금의 절반도 보상할 이유가 없다. 소송해도 의미 없다”는 댓글도 달렸다. “가계약한 분에게 돌려 달라 사정해 보라”, “이사비, 청소비, 복비, 반전세로 나갈 돈 생각하면 연장 수수료라 생각하고 잊어버려라”라는 현실적인 댓글도 이어졌다. “집주인 의무 아니나 ‘악의성’ 소송 가능” 부동산 전문가들은 28일 법적으로 집주인이 계약금을 보상할 의무는 없지만, 고의적으로 세입자를 내쫓기 위해 계획한 악의성 여부를 소송을 통해 따져 볼 수는 있다고 판단했다. 장우철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은 “집주인이 보상 의무를 져야 하는 법률적 권리관계가 형성된 것 같지는 않아 쌍방 협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집주인이 악의적으로 보증금을 높이기 위해 세입자의 계약비용 발생 이후 입장을 바꿔 자연스레 쫓아내려 한 것인지는 민사 등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고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지우 공인중개사는 “법적 판례는 아직 없다”면서 “입장을 번복한 집주인에게 1차적 책임이 있지만 도의적 책임일 뿐 가계약은 세입자의 선택이므로 ‘집주인이 보상’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악의성 여부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위드 코로나, 내년 전셋값 상승 예상“전세대출 제한, 실소유자 월세화 가속” 금융 당국은 지난 26일 가계 부채 리스크를 줄이겠다며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도 처음부터 이자에 원금까지 갚는 분할 상환을 사실상 확대했다. 정부는 전세대출 분할 상환 우수 은행에 정책 모기지 배정을 우대해주기로 해 은행들이 대출 분할 상환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달 갚아야할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전세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큰 가운데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세입자와 집주인 간 분쟁도 겹쳐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대출 규제는 가계부채 총량의 속도 조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세가격의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위드(with) 코로나’가 본격화되면 내년 상반기 결혼, 이사철 등 성수기를 맞아 전셋값은 당분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매매·전세대출이 제한되면 집주인의 전세보증금 인상 요구를 들어주기 쉽지 않아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월세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KT 엔지니어 과실 가능성 높아”… 2700만명 가입자 손배는 불투명

    “KT 엔지니어 과실 가능성 높아”… 2700만명 가입자 손배는 불투명

    25일 낮 1시간 25분가량 발생한 KT의 통신 장애 원인은 ‘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로 밝혀졌다. 업계에서는 외부 바이러스 공격보다는 KT 내부 오류로 발생한 사건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통신 재난’과 관련해 이용자들이 받은 피해를 명확히 입증해 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손해를 배상받기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가 이번 ‘먹통 사태’의 원인으로 꼽은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테이블은 네트워크가 흘러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 주는 역할을 하는 서버다. 신호등이 없으면 도로가 마비되듯 라우팅 테이블에 문제가 발생하자 KT 모바일과 유선인터넷을 이용하는 이들의 데이터가 먹통이 된 것이다. 서강대 ICT융합재난안전연구소 강휘진 교수는 “KT에서 원인에 대해 아직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KT 엔지니어 등의 잘못으로 이 같은 통신재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2003년 KT혜화전화국 서버가 웜바이러스 공격을 받았을 때는 유선인터넷만 문제였고 2018년 KT아현국사 화재 때는 해당 지역에서만 장애가 있었는데 이번엔 전국 KT 유무선 가입자들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명백히 KT의 운영상 실수로 밝혀져도 1750만명의 KT 무선통신 이용자와 940만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쉽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KT 이용약관을 살펴보면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면 불편을 겪은 시간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 주도록 돼 있는데 이번 사태는 약 1시간 25분 만에 마무리됐다. 더군다나 인터넷이 안 돼 식당 결제 시스템이 멈추고, 주식 거래를 못 하고, 중요한 업무 처리가 밀렸더라도 이에 대한 인과관계와 피해 정도를 이용자들이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신규환 변호사는 “과거 판례에 비춰 보면 ‘특별손해’가 인정되려면 해당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KT가 사전에 인지해야 하는데 그런 케이스를 찾기 어렵다”면서 “아현국사 화재로 인한 통신 피해 때도 KT가 자체 보상안을 마련한 것이지 재판을 통한 보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통신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것은 ‘국가 재난’이라고 부를 정도의 큰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정부가 철저히 관리를 하고 이용자 손해배상 체계도 좀더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KT 먹통사태는 ‘네트워크 신호등’ 때문…이용자 보상은 어려울 듯

    KT 먹통사태는 ‘네트워크 신호등’ 때문…이용자 보상은 어려울 듯

    25일 낮 1시간 25분가량 발생한 KT의 통신 장애 원인은 ‘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로 밝혀졌다. 업계에서는 외부 바이러스 공격보다는 KT 내부 오류로 발생한 사건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통신 재난’과 관련해 이용자들이 받은 피해를 명확히 입증해 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손해를 배상받기는 순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가 이번 ‘먹통 사태’의 원인으로 꼽은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테이블은 네트워크가 흘러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 주는 역할을 하는 서버다. 신호등이 없으면 도로가 마비되듯 라우팅 테이블에 문제가 발생하자 KT 모바일과 유선인터넷을 이용하는 이들의 데이터가 먹통이 된 것이다. 서강대 ICT융합재난안전연구소 강휘진 교수는 “KT에서 원인에 대해 아직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KT 엔지니어 등의 잘못으로 이 같은 통신재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2003년 KT혜화전화국 서버가 웜바이러스 공격을 받았을 때는 유선인터넷만 문제였고 2018년 KT아현국사 화재 때는 해당 지역에서만 장애가 있었는데 이번엔 전국 KT 유무선 가입자들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조사 결과 명백히 KT의 운영상 실수로 밝혀져도 1750만명의 KT 무선통신이용자와 940만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쉽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KT 이용약관을 살펴보면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면 불편을 겪은 시간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 주도록 돼 있는데 이번 사태는 약 1시간 25분 만에 마무리됐다. 더군다나 인터넷이 안 돼 식당 결제 시스템이 멈추고, 주식 거래를 못 하고, 중요한 업무 처리를 못 했더라도 이에 대한 인과관계와 피해 정도를 이용자들이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신규환 변호사는 “과거 판례에 비춰 보면 ‘특별손해’가 인정되려면 해당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KT가 사전에 인지해야 하는데 그런 케이스를 찾기 어렵다”면서 “아현국사 화재로 인한 통신 피해 때도 KT가 자체 보상안을 마련한 것이지 재판을 통한 보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통신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것은 ‘국가 재난’이라고 부를 정도의 큰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정부가 철저히 관리를 하고 이용자 손해배상 체계도 좀더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與 ‘고의·중과실 추정 삭제’ 검토…野 ‘징벌적 손배까지 폐기’ 맞서

    與 ‘고의·중과실 추정 삭제’ 검토…野 ‘징벌적 손배까지 폐기’ 맞서

    손배 기준 3배 이내·장기간 유예 무게‘열람차단청구권’ 입장차 커 진통 예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관련 8인 협의체를 오는 26일까지 운영하기로 하면서 향후 논의할 쟁점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기존 개정안 중심의 일부 수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개정안 폐지 또는 원점 재검토를 추진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민주당은 허위보도로 인한 피해 산정 시 손해액의 5배 이내까지 인정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제조물책임법을 비롯해 현재 19개 국내 법률에서 3배 내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고 있다는 걸 근거로 허위보도에 대한 민사소송에도 이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손해액 산정기준을 3배 이내로 줄이거나 유예기간을 길게 두는 형식의 협상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판례에서 대체적으로 손해액의 약 1.5~1.8배인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상한을 낮출 경우 하한 도입의 필요성을 다시 제기할 수 있다.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 허위보도에 대한 특칙상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은 국회 법사위원회 통과 과정에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까지는 삭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뿐만 아니라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도 폐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이 삭제되더라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받은 경우 스스로 고의·중과실 없음을 입증해야 하는 문제가 남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입증 책임이 더 무거워질 가능성도 있다. ●열람차단청구권 삭제 민주당은 민사상 가처분 제도를 인터넷 언론환경에 맞게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열람차단청구권 신설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진실성, 사생활 핵심영역, 인격권 계속 침해 등을 이유로 한 열람차단청구권이 사실상 기사 삭제를 의미해 비판보도 봉쇄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본다.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과 열람차단청구권을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본질적 요소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협의체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 與 ‘고의·중과실 추정 삭제’ 검토 野 ‘징벌적 손배까지 폐기’ 맞서

    與 ‘고의·중과실 추정 삭제’ 검토 野 ‘징벌적 손배까지 폐기’ 맞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관련 8인 협의체를 오는 26일까지 운영하기로 하면서 향후 논의할 쟁점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기존 개정안 중심의 일부 수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개정안 폐지 또는 원점 재검토를 추진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민주당은 허위보도로 인한 피해 산정 시 손해액의 5배 이내까지 인정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제조물책임법을 비롯해 현재 19개 국내 법률에서 3배 내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고 있다는 걸 근거로 허위보도에 대한 민사소송에도 이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손해액 산정기준을 3배 이내로 줄이거나 유예기간을 길게 두는 형식의 협상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판례에서 대체적으로 손해액의 약 1.5~1.8배인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상한을 낮출 경우 하한 도입의 필요성을 다시 제기할 수 있다.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 허위보도에 대한 특칙상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은 국회 법사위원회 통과 과정에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까지는 삭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뿐만 아니라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도 폐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이 삭제되더라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받은 경우 스스로 고의·중과실 없음을 입증해야 하는 문제가 남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입증 책임이 더 무거워질 가능성도 있다. ●열람차단청구권 삭제 민주당은 민사상 가처분 제도를 인터넷 언론환경에 맞게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열람차단청구권 신설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진실성, 사생활 핵심영역, 인격권 계속 침해 등을 이유로 한 열람차단청구권이 사실상 기사 삭제를 의미해 비판보도 봉쇄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고 본다.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과 열람차단청구권을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본질적 요소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협의체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 원인불명 화재 복구비 임차인에 요구한 SH…권익위 “가혹한 처사”

    원인불명 화재 복구비 임차인에 요구한 SH…권익위 “가혹한 처사”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임대주택에 원인불명의 불이 나자 임차인에게 수천만원의 복구비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한 사실이 알려졌다. 임차인의 민원을 접수받은 국민권익위원회는 조사 끝에 “SH의 업무 처리가 임차인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5일 SH와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울 도봉구의 한 SH 임대아파트 내 A씨의 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집 안의 거의 불에 탔다. A씨가 복구비를 문의하자 SH 담당 직원은 “복구비로 3500만원 정도가 나올 수 있다”면서 ‘임차인의 과실에 따른 화재일 경우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A씨는 본인의 과실로 인한 화재가 아닌데다가 낡은 주택 상태와 비교해 복구 비용이 과다하다며 서명을 거부했다. 그러자 SH는 A씨가 각서 서명과 화재 복구 등 필요한 절차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시주거를 지원하지 않고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A씨는 민간업체에 의뢰해 훨씬 더 적은 비용의 복구비 견적서를 받아 올해 3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조사 결과 SH의 업무 처리가 서민주거 안정 취지에 반해 임차인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임대차 계약해지 결정을 철회하고 복구비를 다시 합의하라고 SH에 권고했다. SH 관계자는 “임대주택 화재 보험료는 임대료에 포함되는데, 임차인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주택 가치를 회계상 장부가액 기준으로 낮게 책정해 보험 보상이 300만원밖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입주자 전용 공간의 복구비는 본인 부담이 원칙이라는 판례와 내부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담당 직원이 내부 규정과 원칙대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다소 지나쳤던 측면이 있다”며 “권익위 권고대로 적정한 복구비를 재산정하고 일부는 (SH가) 부담하는 방향으로 A씨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 [사설] 여당의 반복적 ‘셀프입법’, 입법부 권위 훼손한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등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 등이 발의한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모법은 지난 12월부터 시행됐는데 9개월 만에 낸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피해자와 유족뿐만 아니라 관련 단체에 대한 명예훼손도 안 된다는 조항 신설이다. 개정안 16조 신설 조항에는 ‘공공연하게 피해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사실을 적시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여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허위사실 유포야 금지가 마땅하다. 하지만 ‘사실을 적시해 유포’도 금지한다면 이는 무리한 입법 시도다. 현재 대법원의 판례 등이 공인이나 정부 등 공공단체에 대한 사실 적시 유포는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판단해 표현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를 널리 허용하는 추세를 간과한 것이다. 허위사실 유포도 현행 형법의 명예훼손죄를 준용해도 무리가 없다. 왜 굳이 개정안에 포함시키는 것인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처리와 흡사하지 않나. 이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로 재판 중인 윤 의원에 대한 후원금 유용 의혹을 지적하고 비판한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 “30년 동안 할머니들을 이용만 해 먹었다”고 폭로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처벌될 수 있다. 특히 재판 중인 윤 의원이 발의자로 참여한 상황은 국회의원의 이해충돌이라고 볼 수 있다. ‘윤미향보호법’이라거나 ‘셀프입법’이라는 논란이 더 확산될 것이다. 앞서 여당은 민주화 유공자의 배우자와 자녀에게 학자금과 주택자금 대출을 지원하는 내용의 민주유공자예우법이 ‘셀프입법’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는 점을 상기하기 바란다.
  • 이중규제 · 언론이 입증책임 · 명확성 위배… ‘3대 독소조항’ 여전

    이중규제 · 언론이 입증책임 · 명확성 위배… ‘3대 독소조항’ 여전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처리를 놓고 ‘속도전’을 벌이는 바람에 법안은 ‘누더기’가 됐다. 이중규제와 고의·중과실 입증 책임 전환, 명확성의 원칙 위배 여부 등이 24일 법제사법위원회와 25일 본회의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①민형사상 이중규제 여부→사실 현재도 언론의 고의,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재산상 손해나 인격권 침해 등을 받은 경우 형사상 명예훼손 처벌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함께 청구할 수 있다.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특칙은 형사 처벌적 성격을 겸비한 민사상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이중규제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민주당은 개정안과 함께 형법 제307조 1항 및 제309조 1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해 민형사상 이중규제 논란을 불식하겠다는 입장이다. ②고의·중과실, 원고가 입증 책임→절반의 사실 고의·중과실 입증 책임은 결과적으로 피고인 언론사에 있다. 민주당은 고의·중과실 추정 규정에 ‘법원’이라는 주어를 추가해 입증 책임이 원고에게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은 허위·조작 보도로 피해를 입은 원고가 네 가지 경우 중 하나를 입증하면 고의·중과실을 추정해 입증 책임을 언론사로 전환한다. 보복적이거나 반복적 보도로 피해를 가중시킨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은 경우, 정정·추후 보도 후 충분한 검증 절차 없는 복제·인용 보도, 제목·시각자료를 조합해 새로운 사실을 구성하는 등 기사 내용을 왜곡한 경우 등이다. 최근 이른바 ‘현대형 소송’에서는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특수한 경우에 입증 책임 전환 또는 법률상·사실상 추정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과 제조물책임법은 개별 법령에서 입증 책임을 전환했고, 의료과오·환경오염 소송에선 판례가 인과관계를 추정한 바 있다. ③명확성의 원칙 위배 여부→사실 개정안은 당초 민주당이 도입하고자 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취지는 반감되고 오히려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 법률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비판을 받는다. 개정안 제30조2 1항의 ‘명백한 고의’는 조문 규정상 이례적 용어로 평가된다. 향후 판례가 명백한 고의와 명백하지 않은 고의를 어떻게 분별할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명확성의 원칙 위배 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또 법원의 손해액 산정 시 기준으로 제시한 ‘언론사 등의 사회적 영향력과 전년도 매출액을 적극 고려하여 인정되는 정당한 손해액’ 역시 명확성의 원칙 위배 여부가 지적된다. 민주당은 최근 2년간 언론 관련 손해배상 사건의 약 60%가 인용액이 500만원 이하라는 점을 이유로 손해배상액 산정 시 법원의 재량을 줄여 실손해의 5배 이내인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에서 개정안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명백한 고의나 언론사의 사회적 영향력 고려 등에 대한 법원 판단이 또다시 논란이 될 수 있다.
  • [팩트체크]언론중재법 개정안 법적 쟁점…‘3대 뇌관’ 산넘어 산

    [팩트체크]언론중재법 개정안 법적 쟁점…‘3대 뇌관’ 산넘어 산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처리에 ‘속도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누더기 입법’이 되면서 이중규제와 고의·중과실 입증책임 전환, 명확성의 원칙 위배 여부 등이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25일 본회의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①민형사상 이중규제 여부→(○) 현재도 언론의 고의,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재산상 손해나 인격권 침해 등을 받은 경우 형사상 명예훼손 처벌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함께 청구할 수 있다.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특칙은 형사 처벌적 성격을 겸비한 민사상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이중규제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민주당은 개정안과 함께 형법 제307조 1항 및 제309조 1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해 민형사상 이중규제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②고의·중과실 입증책임 원고에 있다→(×) 고의·중과실 입증책임은 결과적으로 피고인 언론사에 있다. 개정안은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입은 원고가 4가지 경우 중 하나를 입증하면 고의·중과실을 추정해 입증책임을 언론사에 전환한다. 보복적이거나 반복적 보도로 피해를 가중시킨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은 경우, 정정·추후보도 후 충분한 검증절차 없는 복제·인용 보도, 제목·시각자료를 조합해 새로운 사실을 구성하는 등 기사 내용을 왜곡한 경우 등이다. 최근 이른바 ‘현대형 소송’에서는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특수한 경우에 입증책임 전환 또는 법률상·사실상 추정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과 제조물책임법은 개별 법령에서 입증책임을 전환했고, 의료과오·환경오염 소송에선 판례가 인과관계를 추정한 바 있다. ③명확성의 원칙 위배 여부→(○) 개정안은 당초 민주당이 도입하고자 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취지는 반감되고 오히려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 법률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비판을 받는다. 개정안 제30조2 1항의 ‘명백한 고의’는 조문 규정상 이례적 용어로 평가된다. 향후 판례가 명백한 고의와 명백하지 않은 고의를 어떻게 분별할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명확성의 원칙 위배 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또 법원의 손해액 산정 시 기준으로 제시한 ‘언론사 등의 사회적 영향력과 전년도 매출액을 적극 고려하여 인정되는 정당한 손해액’ 역시 명확성의 원칙 위배 여부가 지적된다. 민주당은 최근 2년간 언론 관련 손해배상 사건의 약 60%가 인용액이 500만원 이하라는 점을 이유로 손해배상액 산정 시 법원의 재량을 줄여 실손해의 5배 이내인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에서 개정안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명백한 고의나 언론사의 사회적 영향력 고려 등에 대한 법원 판단이 또다시 논란이 될 수 있다.
  • ‘성희롱 보복징계’ 르노삼성 유죄 확정에도… 피해자 “두렵다”

    ‘성희롱 보복징계’ 르노삼성 유죄 확정에도… 피해자 “두렵다”

    사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혐의로 기소된 르노삼성자동차와 임직원들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2013년 피해자가 처음 문제를 제기한 지 8년 만의 일이다. 3년 전 민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 낸 피해자는 형사소송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회사로부터 피해를 입을까 두렵다”는 말을 남겼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르노삼성차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보복성 징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회사 임직원 2명은 각각 벌금 400만원과 800만원이 확정됐다. 해당 법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징역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8년 차 직장인이던 A씨는 2012년 3월 새로 부임해 온 팀장으로부터 그해 4월부터 11개월간 성희롱 피해를 지속적으로 당했다. A씨는 2013년 4월 인사팀에 정식으로 피해를 신고하고 회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내에선 “A가 먼저 남자를 꼬셨다”는 등의 허위 소문이 돌았고, A씨는 이에 소문 유포자 한 명을 찾아 진술서를 받아 냈다. 그러나 유포자는 되레 ‘협박을 당했다’며 회사에 신고했고 사측은 A씨를 견책 처분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이러한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A씨의 구제 신청을 인용했다. 이런 가운데 A씨를 조력하던 다른 직원 B씨는 근태불량을 이유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지방노동위가 B씨의 구제 신청을 인용하자 회사는 B씨가 회사 서류를 무단반출하려 했고, A씨가 이에 조력했다며 두 사람에게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하급심에 이어 대법원은 “A씨가 성희롱 피해를 신고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자 A씨의 사소한 잘못을 빌미로 징계에까지 나아간 것으로 성희롱 피해와 (징계 간) 관련성이 인정된다”면서 “A씨에 대한 징계 처분은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의 고통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A씨는 소송 종료 뒤 민주노총을 통해 밝힌 소감문에서 오히려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그간 회사의 괴롭힘으로부터 A씨를 보호해 준 ‘방패막이’가 돼 줬기 때문이다. A씨는 “좋은 판례만 있으면 사내 성희롱을 신고한 이후에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다”면서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가 피해자의 현실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성희롱 피해자 징계한 르노삼성 벌금형 확정, 피해자 고통 ‘현재진행형’

    성희롱 피해자 징계한 르노삼성 벌금형 확정, 피해자 고통 ‘현재진행형’

    사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혐의로 기소된 르노삼성자동차와 임직원들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2013년 피해자가 처음 문제를 제기한 지 8년만의 일이다. 3년 전 민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낸 피해자는 형사 소송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회사로부터 피해를 입을까 두렵다”는 말을 남겼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르노삼성차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보복성 징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회사 임직원 2명은 각각 벌금 400만원과 800만원이 확정됐다. 해당 법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징역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8년차 직장인이던 A씨는 2012년 3월 새로 부임해 온 팀장으로부터 그해 4월부터 11개월간 성희롱 피해를 지속적으로 당했다. A씨는 2013년 4월 인사팀에 정식으로 피해를 신고하고 회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내에선 “A가 먼저 남자를 꼬셨다”는 등의 허위 소문이 돌았고, A씨는 이에 소문 유포자 한 명을 찾아 진술서를 받아냈다. 그러나 유포자는 되레 ‘협박을 당했다’며 회사에 신고했고, 사측은 A씨를 견책 처분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이러한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A씨의 구제 신청을 인용했다. 이런 가운데 A씨를 조력하던 다른 직원 B씨는 근태불량을 이유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지방노동위가 B씨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자 회사는 B씨가 회사 서류를 무단반출하려 했고, A씨가 이에 조력했다며 두 사람에게 직무정지 및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하급심에 이어 대법원은 “A씨가 성희롱 피해를 신고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자 A씨의 사소한 잘못을 빌미로 징계에까지 나아간 것으로 성희롱 피해와 (징계 간) 관련성이 인정된다”면서 “A씨에 대한 징계 처분은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의 고통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A씨는 소송 종료 뒤 민주노총을 통해 밝힌 소감문에서 오히려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그간 회사의 괴롭힘으로부터 A씨를 보호해 준 ‘방패막’이 돼 주었기 때문이다. A씨는 “좋은 판례만 있으면 사내 성희롱을 신고한 이후에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다”면서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가 피해자의 현실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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