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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아현지사 화재 보상 333일 만에 종결

    KT 70억 지급… 사회적 대타협 선례 “지금까지 통신장애가 발생해도 통신비 감면으로 끝난 것과 다르게 실질적으로 피해에 상응하는 배상을 한 선례가 생겼습니다.”(노웅래 의원) “사회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최근 일련의 상황과 다르게 서로 양보해 ‘종결 간담회’를 하게 됐습니다.”(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소상공인연합회가 ‘KT 화재피해 보상 종결 간담회’를 열고 KT와 피해 소상공인들을 중재한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충정로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서울 한강 이북 서부 지역에서 KT 유선전화, 인터넷, 휴대전화 등이 최대 몇 주 동안 불통돼 지역 소상공인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이 일단락됨에 따라 사고 333일 만인 지난 22일 간담회가 열렸다. 노 위원장 중재로 지난 1월 15일 KT와 소상공인연합회, 참여연대, 정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KT 통신구 화재에 따른 상생 보상협의체’가 구성됐다. 보상협의체는 피해 범위에 따라 40만~120만원을 책정한 보상액을 정했고, 지금까지 피해 보상 전체 신청자 중 99.5%에 대해 보상금 지급 조치가 완료됐다. KT는 총 70억여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주민 민원에 공장 70여차례 조사한 지자체… “위법한 단속” 배상 판결

    주민 민원에 공장 70여차례 조사한 지자체… “위법한 단속” 배상 판결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들어주기 위해 공장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기준치를 벗어나지 않는데도 과도하게 단속한 지방자치단체에 법원이 “위법한 단속”이라며 기업에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기업이 단속을 나선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도 드물지만 법원이 지자체의 단속권이 지나치다고 판단한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7부(부장 임정엽)는 재생 아스콘 등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A사가 경기 안양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안양시가 A사에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사는 안양에서 1984년부터 공장을 운영해 왔지만 지난 2017년 공장에서 80m 거리에 아파트가 지어진 뒤부터 안양시와 갈등을 빚게 됐다. 아파트 주민들이 안양시에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내는 등 민원이 빗발친 것이다. 그러자 안양시는 다음해 3월 41명의 공무원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해당 공장에 대해 25일 동안 19차례에 걸쳐 조사와 단속을 벌였다. 여러 부서의 공무원들이 서로 다른 담당업무와 관련된 단속을 해 개별 단속항목은 70차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적발된 사례는 건설기계 불법 주차나 화물차량 과적 등 오염물질과 관계가 없는 10여 건에 불과했다. 주민들이 문제삼았던 오염물질 배출과 관련해선 벤조피렌 등의 배출량이 기준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도나타났다. A사는 안양시가 조사권을 남용해 재산상 손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손해를 입었다며 2억 100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안양시의 단속행위가 위법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공장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제기는 안양시가 공장이 운영되고 있던 지역 인근에 대규모 주거시설의 건축을 승인해 발생한 것”이라면서 “양시는 A사의 영업권과 주민들의 환경권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를 조정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의해 주민들의 환경권이 침해되고 있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주민의 민원이 있다는 이유로 다수의 공무원을 동원해 단속행위를 반복하거나 오염물질 배출과 무관한 단속까지 해 A사를 압박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행정절차법이 금지한 불이익한 조치에 해당하고, 다른 목적을 위해 조사권·단속권을 남용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안양시의 단속은 공장의 가동 중단이나 이전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고, 공장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허용기준을 넘거나 주민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9개 과의 직원 32명이 현장에 상주하며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적발사항이 발견되지 않아도 단속을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절성과 비례의 원칙도 준수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안양시의 단속에 따른 재산상 손해로 1000만원을, 회사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된 데 대한 위자료로 1000만원을 각각 A사에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다만 A사가 안양시 부시장과 환경보건과장에 대해 청구한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재량권 남용이라는 것을 명백히 인지했다거나 중과실을 저질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서라] 대법원에 ‘영장 결과’ 불만 쏟아내는 의원들… ‘재판개입’ 하라는 건 아니시죠?

    [법서라] 대법원에 ‘영장 결과’ 불만 쏟아내는 의원들… ‘재판개입’ 하라는 건 아니시죠?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오늘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날(나경원 원내대표)”, “영장이 기각된 날은 대한민국 사법부 치욕의 날이자 사법부 통탄의 날(주호영 의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검은 상복을 입고 11일 대법원 앞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른바 ‘문재인 정권 사법농단 규탄’을 주제로 한 현장 회의로 발언대에는 ‘조국의 사법농단’, ‘사법부 치욕의 날’이라는 팻말에 붙었습니다. 판사를 지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때 법복을 입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사법부 출신으로 이 자리에 오고 싶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자유·평등·정의가 짓밟혔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 9일 새벽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 전 웅동학원 사무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자유한국당은 ‘사법농단’이라는 단어를 붙여 법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역시 판사 출신인 주호영 의원은 ‘문재인 정권 사법 장악 저지 및 사법부 독립 수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날 연단에 섰습니다. 주 의원은 “영장이 기각된 날은 대한민국 사법부 치욕의 날이자 통탄의 날, 통곡의 날”이라면서 “영장을 기각한 법원 내부 기준이 어떤 것이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주 의원은 이후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약 15분간 면담하며 조씨에 대한 영장 기각을 항의했습니다. 주 의원의 항의에 조 처장은 “사법행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주 의원은 전했습니다. ●한국당 ‘조국 동생 구속영장 기각’ 항의…열흘 전 민주당은 ‘압수수색 영장 남발’ 질타 조 처장은 열흘 전에도 국회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았는데요. 그때도 영장때문이었는데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지난 2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청구한 각종 압수수색 영장이 너무 많이 발부됐다며 조 처장에게 항의를 했습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사법농단 사건에서는 75일 동안 압수수색이 23건이었지만 조 장관과 관련해서는 37일간 70곳 이상의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됐다는 게 언론보도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기준이 고무줄 잣대”라고 지적했습니다. “조 장관 자녀가 지원한 모든 학교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이 남발되는 것은 법원에서 어느 정도 제어를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도 했습니다. 같은 당 이철희 의원은 “조 장관 자택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나) 바꿀 정도로 판사가 이렇게 허술했는지 성찰해야 할 대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압수수색 영장에 대한 불만이 나오자 조 처장은 “법관의 자세와 사법부 독립에 관한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다수로부터 소수를 보호하는 사법부의 사명에 대해 깊이 새기도록 하겠다”, “압수수색영장이나 구속영장 등 강제수사에 있어서 법원에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의원들의 법원을 향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는데 거기에는 특히 사법부가 정치적인 판단을 했다거나 정치권과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국감에서 화제가 된 ‘전화 공방’이 있었는데요. 주광덕 한국당 의원이 조 처장에게 갑자기 “조 장관과 통화했느냐”는 질문을 한 것입니다.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에게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검사와 통화를 했느냐고 물어 조 장관이 압수수색 중인 검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의 불씨를 키웠습니다. ●국감서 법원행정처장에 “청와대와 통화했냐”, “정치 처장” 지적도 그러다 이번에는 대법관이자 법원행정처장인 조 처장에게 조 장관과 전화를 한 적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조 처장이 “전화한 적 없다”고 답하자 주 의원은 “몇 번 통화했느냐”고 계속 물었고 조 처장은 “통화한 사실이 밝혀지면 책임지겠다. 대법관으로서 명예를 걸겠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이후 주 의원은 조 장관 외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인사들과 통화한 적 있느냐고도 물었습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은 최근 주말마다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집회를 거론하며 조 처장에게 “사법부도 언제든 특정 정파의 시위 대상이 될 수 있다. 겨우 임기 2개월 지난 검찰총장을 집권 여당이 그만두라고도 하는데 적절한가“ 물었습니다. 조 처장이 대답을 못하자 이 의원은 “정치 처장님이시다”면서 “왜 소신껏 처장이 답을 못하느냐”고 화를 냈습니다. 국감 때는 압수수색 영장이 너무 남발된다고 여당이 항의를 한 데 이어 민주정책연구원은 영장 남발을 지적하는 내용을 포함해 법원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자료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를 두고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나오자 집권 여당이 법원을 압박한다고 한국당이 지적하기도 했죠. 그러나 한국당은 다음날 조 장관의 동생 조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곧바로 “청와대 맞춤형 기각”이라며 법원을 맹비난했습니다. 민주당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고요. 누구든지 법원 판결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그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헌법의 가치에 따라 법관이 독립된 존재라고 해서 판결이 성역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법원에서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든 어느 한 쪽은 꼭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기 마련이라 모두가 만족할 만한 판결이 나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간혹 일부 판결을 두고 논란이 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이나 포털사이트에 해당 법관들의 이름이 여러 차례 오르내린 것도 그런 불만의 표시입니다. 영장 재판의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몇 년만 되돌아봐도 국정농단 사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지난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줄줄이 기각됐을 때 해당 영장을 심사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법관들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로 뜨기도 했습니다. 판결은 물론 판사들에 대한 비판과 공격이 갈수록 즉각적이고 또 파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장심사도 재판…윗선이 ‘조언’해도 재판개입 가능성 그런데 정치권에서 나오는 비판들은 조금 더 신중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실시간 검색어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반영된 여론을 전달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판결 자체가 아닌 판사 개인의 성향이나 이력을 공격하는 것, 특히 대법원을 상대로 이러한 비판을 하는 것은 과연 적절한가 의문이 듭니다. 지난해 검찰 수사를 통해 전직 사법부 수장을 비롯한 고위 법관들이 줄줄이 피고인이 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청와대와 사법부가 ‘재판 거래‘를 했고, 그러기 위해 일선 법원의 재판 과정에 개입을 했다는 것이 핵심 혐의입니다. 헌법으로 법관의 독립이 보장된 가운데 재판 거래나 개입은 어떤 경우에서도 있어선 안 된다는 법원 안팎의 공감대가 수사의 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을 포함해 모두 14명의 전·현직 법관들이 재판을 받고 있고, 8명이 징계가 의결됐고 또 다른 10명에 대해 징계가 청구된 상황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징계범위가 너무 미흡하다고 꾸준히 지적을 했고 정의당 등과 함께 사건에 연루된 현직 법관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대법원의 진상조사 결과에 이어 검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과 피의사실만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사법행정권 남용을 법관들이 자행했다는 지적은 이제는 관심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되는 지적사항입니다. 그런데 벌써 반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관련 재판에서 피고인이나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전·현직 법관들이 자주 하는 나름의 ‘변명’이 있습니다. 왜 일선 재판부에 사건의 경과를 물었는지, 왜 윗선으로부터 이러한 지시를 받아 보고했는지(또는 왜 이런 지시를 해 보고받았는지). 그에 대해 많은 판사들이 “국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을 지내면서 일선 재판부에 사건 관련 ‘조언’을 전달하고 또 이를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서울중앙지법은 언론에 보도되는 중요 형사사건이 많고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질문이 들어오면 답변을 해야하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했습니다. 사법행정상 필요에 따라 확인한 것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외부에서 관심갖는 사건들에 대해 사법부가 원할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알아보고 정리했다는 겁니다.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심준보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행정처가 특정 사건의 구체적인 경과와 관련돼 일선 법원에 질문하는 것에 대해 “행정처는 국회에 대응하기 때문에 그런 내용을 파악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라면서 “실제로 의원들은 특정 사건을 묻고도 정파적 이해에 따라 엄청 괴롭히거든요”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각종 재판 거래 및 재판 개입의 핵심 실행자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법부의 최대 과제였던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와 국회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종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의 혐의 중에는 상고법원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의원들의 각종 ‘민원’을 들어줬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자신이나 주변 인사들이 연루된 재판을 언급하며 도움을 청한 것이 민원의 내용인데 실제 재판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자체로도 심각한 문제로 치부됐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임 전 차장 등의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들을 최종 지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죠. 당시 사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 재판들은 주로 당시 청와대와 국회가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들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이었고 재판지연의 피해는 고스란히 강제징용 피해자였던 할아버지들이 받으시게 되었습니다. 대법원을 상대로 ‘제어’나 ‘절제’를 주문하는 것이 실제로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이 또는 일선 법원장이 영장전담 법관을 불러 “적당히 발부를 하라”거나 “너무 발부를 남발하는 것 아니냐”, 또는 “왜 그 사람만 기각을 한 것이냐”고 따져 묻는 것을 요구하는 것일까요? 진짜로 그러길 바라는 건 아닐 것으로 믿어봅니다. 그것이 곧 사법행정권 남용이고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재판 개입이라는 게 지난해 사법부로 온갖 질타가 쏟아졌던 이유였기 때문입니다. 법원장에게조차 해당 법원에서 어떤 사건이 접수돼 어떤 판결이 나왔는지 보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여겨져 대법원은 중요사건 접수 및 종국보고 예규까지 없앴습니다. 실제로 징계를 받게 됐거나 징계절차에 넘겨진 판사들의 수가 매우 적다고도 평가되지만 지난해 100여명에 달하는 전·현직 법관들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법행정권을 남용해선 안 되고 법관의 독립은 존중돼야 한다고 매섭게 지적한 것은 바로 국회였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삼성 이재용 “도전 거셀수록 흔들리지 않고 혁신”…文 “李 감사”

    삼성 이재용 “도전 거셀수록 흔들리지 않고 혁신”…文 “李 감사”

    文 “DP 제조강국 만들자…李에 감사”李 “정말 큰 힘 됐다…인재양성 최선” 日보복 속 日재계, 李 초청 등 역할 호평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전분기比 17%↑일본의 경제보복 속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이 부회장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투자에 대한 감사를 표한 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을 만들자”고 힘을 실어주자 “정말 큰 힘이 된다”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충남 아산시 삼성 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13조 1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오늘 협약식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 부회장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올레드(OLED) 중심으로 재편해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면서 “국민께 좋은 소식을 전해준 이재용 삼성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 함께 해주신 기업인·대학·연구기관·관계자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어 “세계시장의 흐름을 제때 읽고 변화를 선도해온 우리 기업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거듭 감사를 표한 뒤 “정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과감한 도전을 응원하며 디스플레이 산업혁신으로 기업 노력에 함께 하겠다”며 디스플레이 분야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행사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경제 보복이 시작된 지 100일이 되는 시점에 맞물려 첨단 제조업 투자를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다는 목적도 담겼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 보복으로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지난 7월 4일 단행해 이날로 99일째를 맞았다. 그러자 이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언급하며 포부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을 만들자’는 (문 대통령의) 말씀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면서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희는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디스플레이는 우리 모두의 손안에서, 가정과 사무실, 산업, 의료현장, 교육 현장에서 손끝과 시선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사람과 세상, 시간과 공간을 이어주고 상상을 실현·융합시켜주는 꿈의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도 조금 전에 SF(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모습을 현실화했다고 언급한 것처럼, 상상력만큼이나 무한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성장산업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약속드렸듯이 차세대 핵심 대형 디스플레이에만 13조원 이상의 투자를 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인의 소임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항상 강조하는 ‘함께 나누고 같이 성장하자’는 말씀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점을 잊지 않겠다”면서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그리고 디스플레이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일본 정부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경제보복을 단행한 지 사흘 만에 5박 6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재계 관계자 등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과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로부터 두 달 만인 지난달 20일 이 부회장은 일본 재계의 초청으로 당시 도쿄에서 열렸던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차 일본을 다시 방문했다. 그 자리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재계 인사들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직전까지 일본은 8월 2일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2차 경제보복을 감행하고 한국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에 이어 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일본을 빼는 맞대응에 나서면서 한·일 관계는 깊은 수렁에 빠진 듯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이 부회장을 초청한 것은 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인 총수 행보를 벌인 이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한·일간 비정치적 이슈에서는 ‘파트너’라는 사실을 일본 국민 등 대내외에 환기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수출 규제의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자산이 빛을 발했다는 재계의 호평도 쏟아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일본의 잇단 경제보복 속에도 올해 3분기 매출 62조원에 영업이익 7조 7000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이상 급감한 수치지만 전분기(6조 6000억원)보다 16.7% 늘어나는 등 올해 분기를 거듭할수록 완만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반도체 업황 부진 국면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매출도 4분기 만에 60조원대로 복귀했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추정됐다.전분기에 기대에 못 미쳤던 IM(IT·모바일) 부문은 갤럭시노트10 시리즈와 갤럭시폴드 등의 잇단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2조원 안팎의 흑자를 냈을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디스플레이 사업은 스마트폰 신제품의 잇단 출시로 플렉서블 올레드 패널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을 것으로 관측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日 경제보복 속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7.7조원…전년比 56%↓

    日 경제보복 속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7.7조원…전년比 56%↓

    반도체 업황 부진 타개 전망 속미중 무역전쟁·이재용 재판 부담 여전日 수출 제재 영향 아직은 제한적일본의 잇단 경제보복 속에 관심을 모았던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매출 62조원에 영업이익 7조 7000억원을 올렸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이상 급감한 수치이지만 올해 분기를 거듭할수록 완만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반도체 업황 부진 국면의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62조원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65조 4600억원)보다 5.3% 감소했다. 그러나 전분기(56조 1300억원)보다는 10.5% 늘면서 4분기 만에 매출 60조원대로 복귀했다.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 실적을 냈던 1년 전(17조 5700억원)보다 무려 56.2% 급감했으나 전분기(6조 6000억원)보다는 16.7% 늘어났다. 올 1분기 6조 2330억원 흑자를 기록한 이후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도 12.4%로, 전분기(11.8%)보다 소폭 올랐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성적표이기도 하다. 당초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은 매출 61조 529억원, 영업이익 7조 1085억원이었지만 이를 뛰어넘었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추정됐다.전분기에 기대에 못 미쳤던 IM(IT·모바일) 부문은 갤럭시노트10 시리즈와 갤럭시폴드 등의 잇단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2조원 안팎의 흑자를 냈을 것으로 점쳐졌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스마트폰 신제품의 잇단 출시로 플렉서블 올레드 패널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대해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하락 국면에서 벗어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의 경우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하반기 들어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재고 조정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D램 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여서 연말까지도 업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최근 달러화 강세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제보복 영향도 현재까지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4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 소재들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이어 8월 2일에는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차 경제보복 사흘 만에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재계 관계자 등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과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그로부터 두달 만인 지난달 20일 이 부회장은 일본 재계의 초청으로 당시 도쿄에서 열렸던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차 일본을 방문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인 총수 행보를 벌인 이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한·일간 비정치적 이슈에서는 ‘파트너’라는 사실을 일본 국민 등 대내외에 환기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수출 규제의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자산이 빛을 발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목표치로 내놨던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7조원 돌파는 달성했기 때문에 일단 실적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 4분기에는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주춤한 뒤 내년에는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월호 집회 참가자 단톡방 압수수색은 과잉수사 아냐”

    2014년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 집회와 관련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검열 논란’에 대해 법원이 “단톡방 참가자 모두의 정보를 수집한 것은 과잉 압수수색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6단독 오민석 부장판사는 전 노동당 부대표 정진우씨 등 24명이 국가와 카카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정씨에게 1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정씨 등은 경찰 수사 당시 같은 단톡방에 있었을 뿐 메시지를 주고받지 않은 이들의 전화번호가 과잉 압수되는 등 수사 목적과 무관하게 2000명 넘는 카톡 가입자의 전화번호 등이 수사기관에 제공돼 사생활 비밀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냈다. 오 판사는 “정씨가 가입한 대화방의 경우 정씨와 전혀 대화한 적이 없거나, 제3자 간 대화라 하더라도 모두 정씨와 이야기를 주고받기 위해 들어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영장의 내용과 목적 등에 비춰보면 정씨가 대화를 건넨 적이 있는 상대만으로 압수수색 범위가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카카오에 팩스로 영장을 보내 집행한 것은 영장 원본을 제시하지 않아 법에 어긋난다며 국가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도 대법원의 위법 판결이 나온 2017년 이후 시정됐다며 배상액을 100만원으로 제한했다. 카카오의 배상 책임도 고의나 과실이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정씨 외 23명도 “개인정보가 압수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국가 배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세월호 집회 참가자 단톡방 압수수색은 과잉수사 아냐”

    2014년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 집회와 관련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검열 논란’에 대해 법원이 “단톡방 참가자 모두의 정보를 수집한 것은 과잉 압수수색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6단독 오민석 부장판사는 전 노동당 부대표 정진우씨 등 24명이 국가와 카카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정씨에게 1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정씨 등은 경찰 수사 당시 같은 단톡방에 있었을 뿐 메시지를 주고받지 않은 이들의 전화번호가 과잉 압수되는 등 수사 목적과 무관하게 2000명 넘는 카톡 가입자의 전화번호 등이 수사기관에 제공돼 사생활 비밀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며 소송을 냈다. 오 판사는 “정씨가 가입한 대화방의 경우 정씨와 전혀 대화한 적이 없거나, 정씨가 아닌 다른 이들끼리 대화를 나눈 제3자라고 하더라도 모두 정씨와 이야기를 주고받기 위해 들어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영장의 내용과 목적 등에 비춰보면 정씨가 대화를 건넨 적이 있는 상대만으로 압수수색 범위가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카카오에 팩스로 영장을 보내 집행한 것은 영장 원본을 제시하지 않아 법에 어긋난다며 국가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도 대법원의 위법 판결이 나온 2017년 이후 시정됐다며 배상액을 100만원으로 제한했다. 카카오의 배상 책임도 고의나 과실이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정씨 외 23명도 “개인정보가 압수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국가 배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원 “이재명에 ‘거머리’ 표현 사용은 인신공격…변희재 배상해야”

    법원 “이재명에 ‘거머리’ 표현 사용은 인신공격…변희재 배상해야”

    보수 논객 변희재씨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매국노’, ‘거머리’ 등으로 표현한 행위는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2부(부장 유상재)는 이재명 지사가 변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변씨가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연합뉴스가 28일 전했다. 현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을 맡고 있는 변씨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이 지사를 ‘종북’이라고 가리킨 글을 13차례 올렸다. 또 2014년 2월에는 러시아 소치올림픽에서 러시아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출전한 빅토르 안(안현수)이, 이 지사가 경기 성남시장일 때 시청 빙상팀을 해체해 한국을 떠났다는 취지로 이 지사를 비판하는 글을 16차례 올렸다. 이 지사는 변씨의 행위로 사회적 평가가 훼손됐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이 지사를 ‘종북’, ‘매국노’로 표현한 글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400만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종북’이라는 말이 포함돼 있더라도 이는 공인인 이 지사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견 표명이나 의혹 제기에 불과해 불법행위가 되지 않거나 위법하지 않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원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대법원 판단에 따라 파기환송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재판부는 ‘종북’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종북이라는 표현은 이 지사의 정치적 행보나 태도를 비판하려는 수사학적 과장을 위해 사용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이자 공당 당원인 이 지사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문이나 의혹에 대해 광범위한 문제 제기가 허용될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변씨가 이 지사에 대해 ‘국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떼’, ‘매국노’라고 표현한 것은 단순한 논쟁·비판을 넘어선 인신공격에 해당한다고 보고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한편 변씨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를 드러낸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PC’을 다룬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도 구속기소돼 지난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이 사건의 2심 재판부가 변씨가 청구한 보석을 조건부로 허가해 변씨는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변씨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자신의 책 ‘손석희의 저주’와 미디어워치 기사 등을 통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과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를 한 JTBC 기자들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변씨는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공모해 태블릿PC를 입수한 뒤 파일을 조작하고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1심 재판부는 “자신에게 부여된 공적 책임을 외면하고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을 위한 절차를 수행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면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4회] “행정처가 대법 판결 영향 준 것으로 의심“…SNS 친구까지 지적된 현직 부장판사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4회] “행정처가 대법 판결 영향 준 것으로 의심“…SNS 친구까지 지적된 현직 부장판사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는 같은 조직. 분리된 적이 없다. 행정처는 대법원과 분리돼 있어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대법관의 성명은 나의 존경을 무너뜨린다.’ 지난해 6월 1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대법관들이 공동으로 이른바 ‘재판 개입’은 있을 수 없다는 취지의 성명을 내자 현직 부장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그는 “대법관들의 공식 성명이 판사들을 모독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글을 썼다”고 말했다.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상고심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늦어지는 등 ‘재판 개입’이 있었다면 행정처 의견이 반영됐을 거라고 의심하는 게 상식적이라는 말과 함께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3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모 의정부지법 부장판사(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겸임)는 2012년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로 사실상 결론이 정해져 있던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이 대법원에서 재검토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중 페이스북에 당시 대법원의 상황에 대해 여러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적기도 했다. ●前재판연구관 “강제징용 판결 파기환송 될 거라 인용하면 안 된다고 들어” 2014~2016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이 부장판사는 2015년 8월 당시 이인복 대법관에게 강제동원 피해자 위로금과 관련된 소송을 검토하면서 2012년 파기환송된 강제동원 사건의 판결을 인용한 의견서를 보고했다. 그리고 다음날 홍승면 당시 수석재판연구관 또는 유해용 선임재판연구관에게 “의견서에 인용한 미쓰비시 사건 판결은 재상고심에서 검토 중인데 파기환송 가능성이 있으니 인용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 때의 일을 이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석재판연구관이 판결이 그렇게 나가면 안 된다며 미쓰비시 사건을 파기환송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기획(연구관)이었던 나도, 다른 사람도 재검토 얘기를 들어본 적 없다’고 적었다. 매주 열리는 재판연구관들의 회의에도 참석하고 회의에서 전원합의체로 넘겨진 사건이나 언론에서 관심갖는 사건들을 체크하는데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2012년 판결을 재검토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강제징용 사건의 재검토가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재상고심에 올라왔을 때 종전 판결과 다르게 대법원이 판단하면 종전 판결의 권위가 떨어져 쉽게 상상하기 어렵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 쉽게 말해 난리가 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도있게 논의되고 회자되는 게 당연한데 아무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파기환송했던 대법관, 4년 뒤 “판결 이상하니 재검토하자” 이후 이 부장판사는 이 전 대법관에게도 “미쓰비시 판결이 이상하다”, “2012년 미쓰비시 사건 판결을 잘한 건지 고민된다, 종전판결 문제 있는지 함께 검토해 보자”는 말을 들었다. 앞서 이 부장판사의 지난해 7월 페이스북 글에 이어 ‘대법관은 (미쓰비시 사건을 파기환송하기로 했다는) 이 상황을 알고 계신 듯 미쓰비시 판결이 이상하다면서 한일관계에 큰 파국을 가지고 오는 사건이라며 이 판사도 다시 생각해 달라고 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 전 대법관은 2012년 일본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한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에 박병대 전 대법관과 함께 속해 있었다. 그런데 4년 뒤 당시의 판결이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부정하며 재검토를 지시한 것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대법관으로서 동일한 사건에 대해 선고한 판결의 동일한 쟁점에 대해 다른 판단을 하는 것은 이레적인 사건 아닌가“라고 물었다.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소멸된 것은 아니라는 2012년 판결이 잘못됐다며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 이 전 대법관의 지시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물은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기존에 찾아 보니까 선례가 전혀 없진 않았다”면서도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고 원심에서 그에 따른 재판을 했는데 동일한 사건에 대해 다시 종전 대법원 판결이 지금 와서 보니까 잘못됐다 하는 거였기 때문에 대법원의 위신과 관례를 크게 떨어뜨리는 거고 법적 안정성 문제를 가져오는 것이라 당시로서는 대법원에서 그런(파기환송 판결을 뒤집는) 판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때 검찰은 이 부장판사가 지난해 8월 페이스북에 남긴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는 같은 조직, 분리된 적이 없다. 행정처는 대법원과 분리돼 있어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대법관의 성명은 나의 존경을 무너뜨린다’는 글의 의미를 물었다. 이 부장판사는 이렇게 답했다. “누구나 알겠지만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식사시간에 대법관님, (행정처)실장님, 수석재판연구관님 등이 모여서 식사를 한다. 언제든지 환담을 나눌 수도 있고 오찬을 할 수도 있다. 상당수 대법관이 행정처에 오래 계신 분들이어서 과연 이 분들이 일적, 공간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지. 상식적인 법률가라면 행정처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성명에 그렇게 나오니까 생각에 반하는 것이고 판사들을 모독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글을 쓰게 됐다.” ●양승태 변호인 “행정처 영향 받은 경험 없다면서 왜 주장하나” 검찰은 이 전 대법관은 검찰 조사에서 이 부장판사의 설명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검찰 조서에 따르면 이 전 대법관은 “이 부장판사도 종전 판결의 파기 가능성을 알았다고 한다”는 검찰의 물음에 “연구관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철없는 소리이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답했다. 이 부장판사에게 미쓰비시 판결을 거론하며 재검토를 지시한 것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이 전 대법관의 검찰에서의 진술을 들은 이 부장판사는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유감”이라며 씁쓸해 했다.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강제징용 사건이 재검토되는 과정에 행정처가 관여하지 않았음을 거듭 강조하려 했다. 변호인은 이 부장판사에게 “증인이 재판연구관으로 일하는 동안 행정처로부터 사건 내용에 관해 요청을 받거나 영향을 받은 경험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부장판사가 “없다”고 하자 변호인은 “증인도 그런 경험이 없는데 같이 식사를 한다는 등의 이유 말고 대법관이 행정처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할 근거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부장판사는 “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의심이 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 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 부장판사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검찰조사 때 작성한 조서를 보더라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사실관계가 정확히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인가” 질문했다. 이 부장판사는 “일부 표현이 공개를 전제로 한 게 아니어서 강하게 나간 부분이 있다. ‘(강제징용 사건을) 파기할 예정이다’ 이게 아니고 ‘파기까지 고려해서 진지하게 재검토가 이뤄졌다’가 맞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강제징용 사건 재검토 과정의 의문을 밝힌 지난해 7월 페이스북 글에 ‘내가 검토한 법외노조 사건(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사건)도 (통상의 사건들과) 다르게 진행됐다. 오로지 파기만을 전제로. 법리적 상식에 다르게 진행됐고 대법관(당시 고영한 대법관) 고집부려 몇 차례 보고. 대법관님은 기어이 그 사건을 파기했다’고 쓰기도 했다. ●증인신문에 등장한 차성안·류영재·이탄희…페이스북 ‘친구’ 문제삼은 변호인 양 전 대법원장은 “공개한 글이 아니었다”는 이 부장판사의 설명에 추가 질문을 내놨다. “증인 말씀이 페이스북 글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글이 아니고 일부에 한정해서, 아마 (대중은) 볼 수 없다는 글이었다는 취지라면, 글을 볼 수 있는 사람의 범위는 어떻게 됐나.” 이 부장판사는 “차성안, 류영재, 이탄희 등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해없이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만 선별해서 (친구를 맺고)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세 명의 판사 외에 10명의 친구에게 공개될 것을 전제로 글을 썼는데, 이 부장판사의 이 글은 지난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재판 개입이 이뤄졌을 의혹을 더욱 짙게 해 큰 화제가 됐다. 이 부장판사가 글을 공개했다는 10명 가운데 세 명의 판사의 이름을 변호인은 놓치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그 판사님들이 제가 듣기로는, 그리고 명단을 이해하기로는 모두 과거 피고인들이 현직에 있을 때 당시 사법행정에 대해 비판적이고 검찰 수사에 찬성하고 더 나아가 강제수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대법원 진상조사 과정에서 수시로 법원 안팎에 밝히셨던 분들로 보이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검찰이 곧바로 “증인에게 물어보기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검찰 주신문에서 페이스북 글에 대한 것이 나왔고 관련돼서 질문한 것이라 물어볼 수 있는 걸로 생각한다”며 질문을 이어가게 했다. 이 부장판사는 “페이스북이 여러가지 성격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적인 네트워크 공간이고 당연히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 진보적인 분 다섯 분, 보수적인 분 다섯 분을 모아서 하는 건 사적 공간이 아니다 얘기 통하는 분들이고 교류한 분들이 10명 포함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객관적, 정치적 성향에 따라 구성해야 할 의무는 없다”며 변호인의 물음을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공교롭게 말씀하신 분들이 다 이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등장을 한다”고 다시 지적했고, 이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농단 사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개혁 의지를 가지신 분들이 여러 담론을 논의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댓글을 올려서 개진하게 된 거고 그 과정에서 저도 합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인의 페이스북 글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어느 판사님이 언론에 제공한지 알고 있느냐”는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신문 마지막 물음에 “샅샅이 조사하면 알 수 있겠으나 굳이 친한 분들한테 질문드리고 싶지 않아 경위는 묻지 않았다”며 웃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이재용, 日재계 초청으로 럭비월드컵 참관…관람석엔 아베

    이재용, 日재계 초청으로 럭비월드컵 참관…관람석엔 아베

    “日초청과 수용 자체로 긍정적 시그널”불확실성 속 ‘삼성 총수’ 존재감 각인양국 경제 관계 개선 마중물될지 주목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일본 재계의 초청으로 최악의 한·일 갈등 상황에서도 다시 일본을 방문했다.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삼성전자의 가치가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을 초월했다는 재계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얼어붙은 양국 관계와 경제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일본 재계로부터 초청을 받아 이날 도쿄에서 열리는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이번 일본행은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 7월 4일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소재에 대한 대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한 직후 대응 방안 모색 차원에서 사흘 뒤인 7~12일 일본에 다녀온지 2개월여만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을 초청한 인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재계에 따르면 럭비 월드컵 조직위원장이자 게이단렌 명예회장인 캐논의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이 이 부회장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광범위한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이 부회장은 이날 귀빈석인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관람하며 미타라이 회장 등과 환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박스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각국 정상과 국제올림픽(IOC) 위원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 부회장이 일본 정·재계 인사들과 한·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참관한 럭비 월드컵은 하계 올림픽, 축구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대규모 행사로 아시아에서는 처음 올해 일본에서 열렸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도쿄올림픽을 1년 앞둔 시점에 열린 국제 스포츠 행사여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날 일본 방문을 두고 비정치적인 이슈에서는 여전히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일본 국민 등 대내외에 알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계약한 최상위 등급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서 일본 도쿄올림픽을 후원한다.재계 관계자는 “양국 관계가 본격적으로 경색한 7월부터 양국 재계의 접촉도 거의 끊겼었다”면서 “이번 럭비 월드컵에 일본 측이 한국의 대표 기업인인 이 부회장을 초청하고 이 부회장이 응한 것 자체만으로 양국 관계에 있어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럭비 월드컵 개회식 참석에 앞서 삼성전자 일본법인 경영진들을 만나 현지 사업 상황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일본으로 날아가기 직전 추석 연휴였던 지난 15일 삼성물산 사우디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17일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파기환송심 재판과 일본 수출규제 등 불확실한 상황 속에 ‘삼성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2월),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진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2월), 미국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5월) 등 해외 정상급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하기도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獨, 수사 중엔 언론 발표 원칙적 금지… 美, 알권리 더 중시해 공소 전 브리핑

    정부가 검찰 수사 공보 활동을 사실상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피의사실 공표를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와 피의자 인권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우리나라는 피의사실공표를 범죄로 규정해놓고 있지만 실제 처벌로 이어지지 않아 사문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외국에는 피의사실공표죄가 없어도 다른 법 조항을 통해 처벌하기도 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독일은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원칙적으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언론 발표를 하지 않는다. 테러 또는 정치적 스캔들처럼 사회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건에 한해 사실관계만 예외적으로 브리핑한다. 우리나라는 공판 청구 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했을 때만 처벌하도록 돼 있지만, 독일은 공판 단계에서도 공소장 등 소송과 관련된 공적 문서를 전달했을 경우 1년 이하의 자유형(징역 등)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 영국도 ‘법정 모독법’을 제정해 피의자의 체포, 공소 제기 이전 피의 사실을 보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이 법에 근거해 처벌하는 경우는 언론 보도가 해당 사건의 공정한 수행을 저해하거나 편견을 주게 될 실질적 위험을 야기하는 경우에 한정된다. 반면 미국은 국민의 알권리, 언론 보도의 자유를 더 중시하는 편이다. 미국은 연방검사 업무지침을 통해 이미 사건 내용이 대중에게 상당히 알려진 경우, 수사 기관이 사건을 수사 중에 있다는 사실을 공개해 시민들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공소 제기 전에도 사건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언론이 수사 기관의 브리핑 원칙을 위반하고 피의자의 범죄 전력, 진술 등을 공개하면 명예훼손죄로 처벌받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구조다. 일본은 수사 기관이 피의사실을 공표했을 경우 명예훼손죄로 처벌한다. 다만 일본 형법에는 공소 제기 전 피의사실 공개가 공익 목적이고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을 두고 있다. 공무원 또는 공직선거 후보자에 대해 진실한 사실을 적시했다고 판단될 때도 마찬가지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사, 수사 초기, 영장 청구, 기소 단계로 크게 나눠 영장 청구 전에는 어떤 경우에도 피의사실을 공표할 수 없게 하고, 이후 단계에서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범위는 입법을 통해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는 18일 국회에서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 관행 방지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국민 알권리와 피의자 인권 보호가 양립할 수 있는 중간 지점을 찾아보기로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조국發 ‘검찰 공보금지 규정’ 위법성 논란

    조국發 ‘검찰 공보금지 규정’ 위법성 논란

    공공성 위한 처벌 예외 대법 취지 퇴색 훈령 아닌 법률로 명문화해야 ‘적법’피의사실이 무분별하게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무부가 마련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이 국민의 알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법원이 피의사실을 공표해도 죄가 되지 않는 예외적인 상황을 판례를 통해 제시한 만큼 법무부도 판례의 취지를 감안해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법무부가 도입하려는 ‘형사사건 공개 금지 규정’은 일견 형법의 피의사실 공표 금지 조항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형법은 검찰 등 수사기관이 기소 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1999년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 행위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사건에서 위법성 조각 사유의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공표 목적의 공익성과 공표 내용의 공공성, 공표의 필요성, 공표된 피의사실의 객관성, 정확성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알권리 등 공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예외를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16일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데도 예외 조항의 범위를 더 축소하는 것은 판례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공보 금지의 예외 규정을 두는 경우에도 훈령이 아닌 법률로 명문화해야 위법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형법에서 피의사실 공표 금지 조항을 두고 있는 만큼 예외 규정도 형법의 단서 조항으로 추가하거나 새롭게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검찰과거사위원회는 피의사실 공표 관련 사건에서 “법률상 범죄로 규정된 피의사실공표죄가 존재하는데도 피의사실 공표를 허용하는 규정(훈령)을 둔 것은 법체계상 심각한 문제”라면서 “반드시 공보가 필요한 사항은 별도 입법을 통해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웅석(서경대 교수) 한국형사소송법학회 수석부회장은 “형법에 피의사실 공표 허용 사유를 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법무부도 해당 규정을 수정할 여지를 내비쳤다. 법무부는 “검찰, 대법원, 대한변호사협회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일선에서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사들이 헌법 정신과 법령을 어기지 않는 한 인사 불이익은 없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가정어린이집은 비과세” 세무사 말 듣고 따랐는데 가산세 459만원 책임은?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가정어린이집은 비과세” 세무사 말 듣고 따랐는데 가산세 459만원 책임은?

    A씨는 2016년 6월 자신이 소유한 부산 동래구의 한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세무사인 B씨에게 20만원을 주고 양도소득세 신고 업무를 맡겼습니다. 당시 A씨의 아내인 C씨는 경남 김해의 한 아파트를 소유하며 가정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B씨는 A씨에게 “가정어린이집은 주택에 해당하지 않아 1가구 1주택에 해당하니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고 그해 10월 부산 아파트의 양도가 1가구 1주택의 양도라는 취지의 양도소득과세표준 신고서와 양도소득 금액 계산 명세서 등을 세무서에 냈습니다. ●“업무상 잘못된 설명한 세무사 책임” 그런데 이듬해 10월 세무서는 A씨에게 “1가구 1주택 양도의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때문에 A씨에 대한 최종 양도소득세가 4160만여원, 납부불성실 가산세로 459만여원이 결정됐습니다. 세금을 모두 납부한 A씨는 “B씨의 잘못된 설명으로 납부불성실 가산세까지 냈다”며 459만여원을 배상하라고 B씨에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 2심에서는 모두 “B씨가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잘못된 설명을 해 가산세까지 부담하게 했다”며 A씨의 손을 들어 줬습니다. 건축법과 시행령에 따라 아파트에 설립된 가정어린이집은 ‘공동주택’으로 분류되고 어린이집으로 운영되더라도 독립된 주거가 가능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 언제든 용도나 구조 변경 없이 주거용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기 때문에 소득법을 따르더라도 주택에 해당한다는 게 법원의 설명입니다. ●최종 판단은 원고… 책임 80%로 제한 다만 B씨의 책임 범위는 80%로 정해졌습니다. 2심인 부산지법 민사항소5부(부장 성익경)는 “양도소득세를 비과세로 신고할지 여부는 원고가 최종 판단해야 하고 이 사건의 경우 조세 관련 법령 외 건축 및 영유아보육 관련 법령까지 검토돼야 하는데 B씨가 이러한 법령에 대해서는 잘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13일부터 바뀐 소득세법 시행령이 적용되면서 2년 이상 보유한 가정어린이집은 비과세 혜택을 받게 됐습니다. 주거용이 아닌 어린이집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는데 2주택 양도세를 부과하도록 한 조치가 민간어린이집 소유자들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물론 A씨의 아파트 거래는 비과세 특례가 시행되기 이전이라 B씨는 A씨에게 367만여원을 지급하게 됐습니다. 판결은 지난 7월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공무수행 중 소송당한 공무원, 소송비용·손해배상액 등 ‘보장’

    중대한 잘못·성범죄·음주운전 등 제외 앞으로 공무수행 중 소송을 당하는 공무원은 소송 비용과 손해배상액 등을 보험으로 보장받는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후생복지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5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은 공무원이 ‘공무원 책임보험’에 가입할 근거를 마련하고 공무수행으로 소송을 당했을 때 변호사 선임비 등 소송비용과 손해배상액 등을 보장받게 했다. 예를 들어 여러 기관 중 행정안전부가 공무원 책임보험에 가입한다고 하면 행안부는 소속 공무원들을 위해 예산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소송이 발생하면 개인은 자신이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액을 지급받는다. 황서종 인사처장은 “지금까지는 공무원이 공무 중 소송을 당한 경우 개인 스스로가 소송에 대응했다. 이로 인해 적극적인 공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사처는 전문가들과 함께 공무원 책임보험의 보장범위, 보장액, 보험료 등 세부사항을 구체화해 내년 1월부터 공무원 책임보험을 도입할 계획이다. 우선 각 기관의 판단에 따라 직무상 물리적 실력 행사가 필요한 업무, 민원인 대상 업무 등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 업무를 수행하는 곳을 대상으로 보험에 가입시킬 예정이다. 다만 공무원의 중대한 잘못이나 성범죄, 음주운전 등은 보장 대상에서 제외한다. 또 기관과 보험사가 직접적으로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연금공단이 전체 기관의 보험계약을 통합해 체결하는 방식으로 보험료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보험 가입을 원하는 기관들이 공단에 의사를 밝히면 공단은 이를 종합한 뒤 보험사를 선정해 일괄적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최대 95% 손실 ‘DLSDLF 폭탄’ 째깍째깍… 불완전 판매 논란

    최대 95% 손실 ‘DLSDLF 폭탄’ 째깍째깍… 불완전 판매 논란

    예금만 가입하는 사람들에겐 이름도 생소한 파생결합증권(DLS)과 파생결합펀드(DLF). 한때는 자산가들 사이에서 안전하게 고수익을 올려주는 ‘효자 상품’으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는 시한폭탄이 돼 금융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판매 잔액 전체가 손실 구간에 진입한 독일 국채금리 연동 상품의 만기가 이달 중순부터 돌아오기 때문이다. 손실이 확정되면 투자자들은 은행과 ‘불완전 판매’(상품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파는 것)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3일부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은행 등을 대상으로 합동 검사에 들어갔다. DLS는 금리나 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미리 정해둔 조건에 따라 만기 지급액이 달라지는 파생상품이다. DLF는 DLS를 편입한 펀드를 말한다. 금감원이 DLS·DLF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달 7일 기준 판매 잔액은 총 8224억원이었다. 그중 7326억원은 개인투자자 3654명이 투자했다. 1인당 약 2억원꼴로 물려 있는 셈이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동된 상품의 판매 잔액은 1266억원으로 평균 예상 손실률이 95.1%에 이른다. 영국 파운드화 이자율스와프(CMS) 7년물과 미국 달러화 CMS 5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은 판매 잔액의 85.8%인 5973억원이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평균 예상 손실률은 56.2%다. 이 파생상품들은 왜 ‘폭탄’이 됐을까. 독일 국채 10년물과 연동된 상품은 금리가 0.2%보다 높으면 투자자에게 연 3~5%의 수익을 제공하지만, 이보다 낮아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만기일에 금리가 0.7%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전액을 날리게 된다. 올 초 0.2%대였던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8일 -0.72%까지 떨어졌다. 국제 경제가 급격히 불안해지면서 대표적 안전 자산인 독일 국채로 돈이 몰려 국채 금리가 급락(국채 가격 급등)한 것이다. 가입 당시 금리 인상기를 예상한 투자자들은 갑작스러운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패닉’에 빠졌다. ●키코·동양사태도 불완전 판매 논란 투자자들은 불완전 판매라고 주장한다.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라는 점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막대한 손해를 본 고객들은 은행 등을 상대로 법적 소송에 나섰다. 금융소비자원은 피해 투자자들을 모아 전액 배상을 요구하는 소비자 공동 소송을 추진 중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도 은행에 계약 취소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공동소송 참여자를 모집했다. 금융소비자원은 “고도로 복잡한 금융상품을 이해가 낮은 소비자들에게 무차별, 무원칙적으로 판매했다”면서 “관련된 모든 조치와 소비자 소송을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은행들이 DLF 중 절반 가까이를 65세 이상 고령층에 판매해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판매한 DLF 잔액은 2020억원으로 전체의 45.7%였다. 90세 이상 초고령 가입자도 있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은행에서 DLF에 가입한 90세 이상 초고령자는 13명으로, 잔액은 26억원이었다. DLF와 같은 고위험 상품은 고령층에 부적합한 상품이기 때문에 은행에서 부당하게 권유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은행의 DLF 가입자 10명 중 2명은 고위험 상품을 투자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었다는 점도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높인다. 금감원 검사 결과 실제 불완전 판매가 드러나면 은행 임직원 등에 대한 제재가 이뤄진다. 금감원 분쟁조정을 통해서도 배상 비율에 따라 은행이 투자자들의 손실을 물어줘야 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1일 “‘과거 흐름은 안정적이었지만 미래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식으로 위험을 제대로 설명했으면 괜찮겠지만, 상품 판매를 유도하려고 위험이 낮은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도 할 말은 있다. 이번 상품은 가입액이 1억원 이상인 사모펀드여서 투자자들도 위험을 충분히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란 주장이다. 투자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금리 파생상품에 수억원씩 넣을 가능성은 적고, 사모펀드 투자자들은 고수익이 곧 고위험을 뜻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는 논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으로 물건 하나 살 때도 꼼꼼히 비교하는데, 1억원 이상 투자하면서 내용을 전혀 공부하지 않았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전액 손실이 가능한 상품을 은행에서 파는 게 적절한지도 하나의 쟁점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 서면 답변에서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매우 큰 파생결합상품이 은행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품 판매를 제한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간 경쟁이 격화되고 고객 수요가 다양해지는데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을 배제하고 영업할 순 없다”면서 “판매를 제한하면 결국 다시 예대마진에 따른 이자장사에만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DLS·DLF 사태는 2008년 ‘키코 사태’, 2013년 ‘동양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동양 사태는 동양증권이 동양그룹의 부실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대거 판매해 4만여명의 투자자가 약 1조 7000억원의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고위험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개인에게 부적합한 상품을 권해 논란이 됐다는 점이 이번 사태와 비슷하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기업이 미리 정한 환율로 달러를 팔 수 있는 상품이다. 당시 수출 중소기업들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대거 가입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 키코와 DLS·DLF는 고객이 얻는 수익에 비해 위험성이 너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금감원의 키코 관련 분쟁조정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다. 불완전 판매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금융사들의 무리한 판매와 부족한 금융 교육 등을 원인으로 짚으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불완전 판매를 한 금융사에 대해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불완전 판매가 이어지는 원인은 은행원 평가를 판매 실적으로만 하기 때문”이라면서 “어떻게 해서든 상품을 팔려고 하다보면 장점만 얘기하고 단점은 숨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핵심성과지표(KPI)에 고객이 얻는 수익률도 반영해 실적을 평가해야 하고, 과징금 제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불완전 판매를 했을 때 얻는 이익과 손해를 비교해 그 손해가 훨씬 크다면 은행들이 알아서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 불완전 판매 고강도 제재 필요” 하 교수는 “미비한 금융소비자 보호 제도, 실적을 위한 은행원의 무리한 판매, 고령층에 부족한 금융교육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면서 “불완전 판매가 있었다면 은행들이 충분히 경각심을 가질 만한 조치를 취해야 더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은행들이 실적을 추구하는 자체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번엔 내부적으로 충분히 관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령층에 위험 상품을 판매할 때는 충분한 설명이 이뤄졌는지 확인받는 과정이 좀 더 꼼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324억원 짜리 애물단지 ‘문산호 전시관’ 개관 청신호

    수년째 흉물로 방치된 경북 영덕 앞바다의 ‘문산호 전시관’이 머지않아 관람객들을 맞을 전망이다. 영덕군은 최근 문산호 전시관 설계사와 하자 보수공사에 합의했다고 27일 밝혔다. 문산호(2700t급)는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도운 ‘성동격서(聲東擊西) 작전’인 영덕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상륙함(LST)이다. 이 배는 1950년 9월 13일 부산항에서 학도병 772명과 지원요원 56명을 태우고 출항, 다음 날 오전 5시쯤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에 도착했다. 국군과 UN군이 인천상륙작전을 위해 북한군 주의를 돌리기 위해 상륙작전을 편 것이다. 그러나 문산호는 때마침 불어닥친 태풍으로 높은 파도에 좌초했다, 학도병들은 상륙 후 북한 정규군 보급로와 퇴각로를 차단하는 전투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139명이 전사하고 92명이 부상했다. 수십명은 행방불명됐다. 경북도와 영덕군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12년부터 영덕 장사리 해변에 문산호 복원·전시관 사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2015년 말 내부 전시작업까지 끝내고 2016년에 개관할 예정이던 문산호 전시관은 예산 324억원을 투입하고도 현재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안전에 결함이 드러난 데다가 영덕군과 건설사 간 준공기한을 넘긴 데 따른 지연배상금과 공사대금 관련 소송 때문이다. 문산호전시관은 2015년 여름 태풍과 겨울 너울성 파도로 배 뒤쪽 내부 철 구조물이 휘는 등 하자 16건이 발생했다. 이에 영덕군과 설계사, 시공사는 하자발생 등의 책임을 따지는 소송을 수년간 벌였다. 영덕군은 2년간 공방 끝에 공사지연 배상금 청구소송에서 이겨 시공사로부터 12억 3000만원의 배상금을 받았다. 반면 시공사는 공사대금 청구소송에서 이겨 11억 3000만원을 영덕군으로부터 받았다. 이와 별도로 2018년부터 하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문산호 전시관 개관이 4년째 표류하고 있다. 문산호 전시관이 장기간 방치되자 이희진 영덕군수가 고민 끝에 해결책을 제시했다. 문산호 개관을 위해 우선 공사를 진행하고 재판 결과에 따라 책임 범위를 정하자는 것이다. 이에 영덕군과 설계사 실무진이 우선 보수공사를 벌이기로 합의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설계사와 함께 하자 감정을 거쳐 9월 초에 착공해 6개월간 보수공사를 할 예정”이라며 “올해 말에 임시 개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다음 달 개봉하는 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시사회와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식이 열리는 9월 6일까지 문산호전시관 주변에 홍보문자와 대형 태극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영덕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노예노동에 성접대까지...기획사에 시달리는 日 ‘지하 아이돌’ 실태

    노예노동에 성접대까지...기획사에 시달리는 日 ‘지하 아이돌’ 실태

    일본에서 자칭타칭 ‘아이돌’로 활동하는 연예인이 줄잡아 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연예 기획사의 인권 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고향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른바 ‘지역 아이돌’과 소규모로 공연무대에서 활동하는 ‘지하(地下) 아이돌’이 특히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2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연예인 권리 보호를 위해 일본의 변호사들이 결성한 단체 일본엔터테이너라이츠협회가 지하 아이돌, 지역 아이돌 및 전직 아이돌 등을 대상으로 인권 침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0% 정도가 “소속 기획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30% 정도는 기획사와 계약서 자체를 만든 적이 없었다. 이 조사는 지난해 3월 에히메현 마쓰야마시를 거점으로 하는 지역 아이돌 걸그룹 ‘사랑의 잎 걸스’ 멤버 오모토 호노카(사망 당시 16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유족들이 소속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이뤄졌다. 오모토의 유족은 “과도하고 가혹한 노동환경과 처우가 자살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2%는 ‘소속사와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소속사에서 부당한 취급을 받은 적이 있는가‘라고 묻자 82%가 ‘있다’고 대답했다. 어떤 부당한 대우를 받았느냐는 물음(복수응답)에는 ‘노동시간에 비해 너무 적은 보수’가 59%로 가장 많았고 ‘갑질 횡포’가 47%, ‘불투명한 보수 체계’ 45%, ‘중노동’ 35%, ‘소속사 변경 불가’ 30% 등이었다. 성접대를 뜻한 속칭 ‘베개 영업’을 강요받았다거나 노래·춤 레슨비와 의상비용 등을 다 자비로 내야 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고정된 월급이 없는 경우가 24%에 달한 가운데 그나마 절반이 월 5만엔(약 56만원)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1개월 연예활동 시간은 노래·춤 연습시간을 포함해 ‘100시간 이상’이 가장 많은 34%에 달했다. 지역 아이돌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지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돌 가수들의 입장에서 자기 연예활동 범위를 넓힌다는 측면도 있지만 근로환경 측면에서는 사각지대에 있다. 일본엔터테이너라이츠협회 대표인 사토 야마토 변호사는 “연예인 권리가 제대로 보호되고 있지 않는 실태가 확인됐다”며 “아이돌의 권리와 법적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 정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남상구 “징용이란 말 쓰면 안돼, 개인 청구권 살아 있다는 의미는”

    남상구 “징용이란 말 쓰면 안돼, 개인 청구권 살아 있다는 의미는”

    “징용이란 용어는 1944년 이후 일제의 국민징용령에 따른 동원만 의미하거나 모집과 알선은 강제가 아니란 오해를 초래할 소지가 있어 강제동원이라고 쓰는 게 맞습니다. 일제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도 잘못된 용어를 쓰는 형편이니 많이 답답합니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1층 회의실에서 진행된 제64차 통일전략 포럼 ‘한일관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발표에 나선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한일관계연구소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정부 조직과 관련 법에는 강제동원이라고 제대로 명시해놓고도 일상에서는 일본 정부의 용어를 무의식적으로 따라 쓴다고 개탄했다. 남 소장의 발표문을 전문 그대로 옮긴다. 다만 참고자료 1 대법원 판결(2018. 10. 30) 이후 주요 동향만 생략한다. 한일 경제갈등의 실마리로 지목되지만 정작 언론 보도에서도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일본의 배상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우리 정부의 보상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 등등을 파악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가 이날 제시한 표 등이 더욱 귀하게 여겨졌다.1.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관련 동향 및 전망 o 동향 - 대법원 판결 이후 원고가 자산 압류 신청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일본 정부가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 정부에 외교 합의, 중재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 -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1+1 재단 설립’을 통한 해결을 일본 정부 에 제안했으나 일본 정부는 응하지 않음 - 7월 1일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방침을 발표한 이후에는 초점이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이 아니라 ‘경제전쟁’으로 바뀜 o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 배상 문제로 인한 한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여러 방안을 제시했는데, 한국 정부가 이에 성실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레토릭이 만들어짐 o 한일 간에는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 차가 존재하는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관한 한일 간의 논란이 장기화 되고 국제 여론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 높음 2.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로 인한 한일 갈등의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먼저 쟁점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노력 필요 o 대법원 판결에 따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은 한일청구권협정 제3조에 명기된 “본 협정의 해석 및 실시에 관한 양 체약국간의 분쟁”에 해당되는가? - 일본 정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은 청구권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규정, 즉 협정 제3조에 명기된 분쟁으로 보고 해결(외교상 경로를 통한 해결, 중재위원회 회부, 제3국에 의한 중재위원회 구성) 요청 - 한국 정부: 사법부(대법원) 판결 존중, 정부 개입 불가능 ※ 대법원은 청구권협정은 일본의 불법적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협상이 아니었다며,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피해자의 위자료 청구권은 협정 대상이 아니었다고 판결 ⇒ 청구권협정의 틀에서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문제로 보고 청구권협정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해결을 모색할 것인가? 방침을 정할 필요가 있음 o 우리 정부 차원에서 대법원 판결에 따른 해결방안을 모색할 경우, 그 대상을 누구로 할 것인가? - 강제동원 피해자라고 할 경우 다음과 같은 분류가 가능함⇒ 정부차원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할지 그 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음 o ‘개인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 일본 정부도 사법부도 개인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고 하나, 법을 통해서 구제받을 권리는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기업이 임의적ㆍ자발적으로 보상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 - 일본 기업이 피해자에게 보상하는 것이 일본 국내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님 ※ 신일철주금 손해배상청구소송(1997)과 일본강관 손해배상청구소송(1999), 후지코시 손해배상청구소송 (2000) 3건은 피해자와 기업이 화해 ㆍ 신일철주금 소송에서 회사는 유족 10명은 유골이라도 돌려 달라며 소송을 제기, 회사측은 유골을 받지 못한 원고 10명에게 1인당 200만엔, 유골을 받은 1명에게는 5만엔, 한국 내 추도행사 비용 일부를 지급 ㆍ일본강관 소송에서 회사는 ‘원고의 주장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장애를 갖고 오랫동안 고생한 것에 대해 진지한 마음을 표한다’며 ‘해결금’ 410만엔 지급 ㆍ 후지코시 소송에서 회사는 ‘해결금’으로 원고 3명을 포함한 8명과 유족단체에 3000여만엔을 지급, 기업이 책임과 사죄를 명기하지는 않았으나 ‘해결금’ 지급을 통해 실질적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원고는 평가3.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 o 강제동원을 포함하여 식민지배로 인한 피해와 인권침해 실태를 밝히는 정부차원의 종합보고서 발간 필요 - 일본 측에 관련 자료 공개 요청(※ 산업유산정보센터 설립을 위해 자료를 수집해 옴) o 한일 간 역사인식 차이를 메워나가기 위한 공동 연구 필요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 역사학자 “일본이 과거 잘못 속죄 안 한 것이 세계경제 위협”

    미 역사학자 “일본이 과거 잘못 속죄 안 한 것이 세계경제 위협”

    미국의 한 교수가 일본이 일제강점기 때 저지른 반인륜범죄, 전쟁범죄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 계속 논란을 부추기고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조지워싱턴대 역사·국제문제 교수인 그레그 브래진스키가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일본이 과거의 죄를 속죄하지 않은 것이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이 11일(현지시간) 보도됐다. 이 글에서 브래진스키 교수는 “2차 세계대전 동안 일본은 역사상 가장 끔찍한 잔혹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일본이 과거 잔혹행위를 청산하지 못한 것은 동아시아를 훨씬 넘어서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브래진스키 교수는 1945년 미국이 일본과 한국을 점령했을 때 “미국은 공산주의 저지에 초점을 맞췄고, 한일의 역사적 분쟁을 신속히 해결하도록 압박했다”면서 일본의 사죄는 미국에게 우선순위가 높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을 거쳐 한국이 미국의 지원 속에 1965년 일본과 청구권 협정을 체결했지만 이 협정이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가 일본 정부로부터 배상을 받을 권리를 무효화했고, 한국이 군사정권에서 민주주의 체제가 되면서 이 협정은 불충분한 것으로 판명됐다는 것이 브래진스키 교수의 설명이다. 브래진스키 교수는 1990년대 이래 일본 지도자들이 잘못을 사과하고 반성하는 성명을 수십 차례 발표했지만, 이후 야스쿠니 신사 방문과 같은 행동으로 이런 성명들을 훼손했다면서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한 불성실한 노력으로 논란을 계속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과 달리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의 만행을 후세에 알리기 위한 공공 기념물이나 박물관을 짓지 않았고, 아베 신조 총리는 전임자들보다 역사 문제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해 그의 정부에서 더는 사과가 없을 것을 분명히 했다고 비판했다. 브래진스키 교수는 “일본 사회는 2차 세계대전 중에 자국 군대가 한 일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실패했다”면서 “이런 모든 경향은 국수주의적 대중의 기억을 강화하고 현재의 무역 분쟁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또 “한일 간 분쟁이 해결되더라도 일본이 이웃 국가들과 화해하기 위해 더 일관되고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아시아는 항상 다른 경제적 또는 군사적 위기에 불안한 상태로 근접해 있을 것”이라면서 “일본이 힘든 역사를 청산하지 않는 것은 향후 번영을 제한할 것이며 세계도 그 결과를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정혜경 “일본의 강제동원 피해 배상 현황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정혜경 “일본의 강제동원 피해 배상 현황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부끄러웠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조사과장을 지낸 정혜경 역사학 박사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1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64차 통일전략포럼 ‘한일관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라운드테이블 네 번째 주제발표에 나서 “평가가 엇갈릴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 정부가 피해자들이 제대로 배상받을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혜경 박사의 발표문 ‘일제 강제동원 문제 관련-한국의 대응’을 정리하는 기자는 그가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들과 사회 전체에 둔중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해 부끄러워졌다. 그의 발표문을 최대한 원문대로 소개한다. 다만 분량 때문에 맨 뒤 학계와 시민사회의 역할 대목은 덜어냈음을 밝혀둔다.o 미봉책으로 일관한 한국정부 대응 - 2019년 6월 19일, 한국과 일본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주는 방안을 일본 측에 제안(일본 정부가 즉각 거부). 재단 설립은 대안 가운데 하나일 뿐 - 한국정부의 제안 배경 : 원고단 중심의 선별적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 수립이자 인식의 틀 때문. 피해자 사회와 무관한 논의로 일관한 결과. 피해자 사회가 재단 설립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함. 강제동원 피해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정책이나 대응이 필요 o 상황 진단 - 오해와 희망고문 - 가장 큰 문제는 강제동원 자체에 대한 이해 부족과 피해자성의 상실 : 학계(사실 파악 미흡), 한국 사회(일본기업의 중국 피해자 조치, 독일재단에 대한 오해) - 정부, 연구자와 시민단체를 비롯한 관련자들, 언론의 책임 : 무책임, 역사문제를 정략적으로 소비 ¡ 승소의 환희 대신 시작된 희망고문 - 강제동원피해자의 미불임금과 위자료가 소송을 통해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은 이미 2012년 5월 대법원 판결 직후 법조계가 예상. 작년 연말부터 승소는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로 위자료를 받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위자료를 받기 위한 원고단의 조치(국내 자산 매각 신청)를 둘러싸고 양국 간 첨예한 갈등이 강화되고 있을 뿐 - 소송을 제기한 측의 목적은 미지급 임금과 위자료를 받기 위함이며 피고는 일본기업. 그러나 일본 기업이 미불임금과 위자료를 지급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기한 소송은 아니었으므로 피고는 일본 기업이지만 이미 소송은 국내 문제로 자리 잡았고, 해결의 주체는 한국정부가 됐음 - 소송을 통한 피해자 사회의 소득 : 하나는 피해자 권리 인식의 중요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피해자성 상실과 혼란. 열심히 소송을 제기하면, ‘적극적으로 권리를 요구하는 피해자’로서 정부 정책의 고려 대상이 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기에 소송에 올인하는 경향.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없는 피해자(군인 군무원, 일본기업 관련 자료가 없는 피해자)는 배제됨¡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은 피해자 사회 - 1946년부터 대일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 단체가 탄생했으나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2004년 위원회 설립 이전까지 정부는 피해자들의 권리 요구에 대해 ‘가만히 있어라’로 일관. 피해자 사회는 2007년 8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보상법안(태평양전쟁전후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지원법)을 거부권 행사로 폐기시킨 과정을 경험. 거부권 행사 이유는 ‘사망자 유족 : 일시금 5,000만원 연금 월 60만원, 귀환생존자 : 일시금 3000만원 연금 월 50만원, 귀환생존자 유족 : 일시금 2000 만원’을 지급하도록 한 법조문 때문. 한국전쟁 등 보훈정책 수혜대상자보다 높은 강제동원 지원금에 대해 사회적 여론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것. 2007년에 지원금 제도를 마련했으나 제한적으로 운영했고, 위원회 폐지 이후 정부 창구는 사라짐 - 70년이 넘는 동안 피해자 사회는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음과 동시에 피해자성을 잃어감. 피해자성이란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확산하려는 의지o 향후 한국 정부의 역할 - 진상규명을 통한 대일역사문제의 실타래 풀기 - 한국 정부가 주도하고 학계와 시민사회가 협력하는 방식이 바람직 - 미봉책을 버리고, 정책의 일관성·지속성·책임성(한국 정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통한 신뢰 회복) - 대일역사문제를 외교 현안으로만 파악하고 즉자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사회에 준 상처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 -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 기능 회복 : 강제동원 진상규명 작업은 국가적 책무이자 세계적 추세. 조직 규모와 무관한 상설기관 운영. 정부는 법에 근거해 인력이나 예산, 외교력과 행정력 등을 토대로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없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야 함 - 적극적 자료 수집과 공유 : 자료수집의 대상지역을 확대(일본, 러시아, 스위스, 영국, 호주 등 국제 적십자와 포로 관련 국가 포함), 일본의 아시아역사자료센터와 같은 공유 시스템 마련 - 한국 사회가 한일관계를 넘어선 인식의 확산으로 나아가도록 방향 설정하고 지원 : 아태전쟁 피해자의 범위를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음 - 피해자 사회와 신뢰관계 회복 : 피해자를 소외한 방식의 논의 구조를 지양 - 국가보훈정책의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정책을 수립해야 함 - 공동 어젠다를 설정해 주제별로 해결을 추진 : 중단기 대책으로 가능 ¡ 단기 대책 : 연내 시행 가능 - 위로금 제도 부활 : 4.16 유족들 집회. 법제화 운동 - 연구자용 명부 DB와 구술자료 등 현재 활용 가능한 자료를 공유하는 시스템 구축 - 연구재단 토대연구사업 활성화 : 사전 발간, 법령 정리 등 기초 연구 ¡ 중장기 대책 - 일본지역 노무자 유골 봉환 추진 : 한일정부간 협의 중 2012년 이명박 대통령 독도방문으로 중단된 사업 - 러시아 시베리아포로 억류 자료 입수 추진, 사할린 기록물 입수 사업 재개 - 전쟁유적 전수조사 : 지역별 전수조사 실시(일본은 교육청 차원의 전수 조사 완료) - 전쟁유적 유네스코 등재운동 지원 : 인천시 부평구 유네스코 등재 운동 - 정부 차원의 남북 공동 대응 : 3대 방안(자료 공유, 공동조사, 정부차원의 유골수습 및 봉환)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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