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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춘재 8차사건 범인몰려 20년 옥살이”…25억 보상금 받는다

    “이춘재 8차사건 범인몰려 20년 옥살이”…25억 보상금 받는다

    법원, 법에 규정된 최대치 보상 결정윤성여씨, 25억 형사보상금 받게 돼정신적 피해보상 등 국가배상 청구도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4)씨가 25억원 상당의 형사보상금을 받게 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은 지난달 19일 이춘재 8차 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 선고받은 윤씨에게 25억 1700여만원의 형사보상 지급 결정을 내렸다. 형사보상은 억울하게 구금 또는 형의 집행을 받거나 재판을 받느라 비용을 지출한 사람에게 국가가 그 손해를 보장해 주는 제도다. 법원은 윤씨 측이 지난 1월 25일 청구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기록에 나타난 구금의 종류 및 기간, 구금 기간에 받은 손실의 정도, 정신상의 고통, 무죄 재판의 실질적 이유가 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청구인에 대한 보상금액은 구금 일수 전부에 대해 법령이 정한 최고액으로 정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윤씨의 무죄가 확정된 지난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최저 일급(8시간 근무)은 6만 8720원이다. 법원은 형사보상법이 정한 상한은 최저 일급의 5배이므로, 1일 보상금 상한 34만 3600원(6만 8720원×5)에 구금 일수 7326일(1989년 7월 25일~2009년 8월 14일)을 곱해 형사보상금 규모를 산정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지난 5일 윤씨 측의 확정증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다만 실제 지급이 이뤄지기까지 관련 절차가 많아 윤씨가 형사보상금을 수령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윤씨 측은 형사보상 청구 외에 당시 수사기관의 불법체포와 감금, 폭행·가혹행위에 대한 위자료와 가족들의 정신적 피해보상 등을 요구하는 국가배상 청구도 할 계획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故 김광석 부인, 이상호 기자 항소심 재판 증인 채택

    故 김광석 부인, 이상호 기자 항소심 재판 증인 채택

    가수 고 김광석 씨의 부인 서해순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의 항소심 재판부가 서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서씨는 1심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철회됐다. 10일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 김용하)는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기자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고 서씨를 증인으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받은 이 기자는 재판부로부터 무죄 판단을 받았으며 검찰이 이에 불복하며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기자 측은 이날 검찰의 항소에 대해 “새로운 이유가 전혀 없으므로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서씨를 증인으로 불러 서씨가 심각한 인격적 피해를 입었다는 점, 이 기자가 허위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다음달 23일 오후 3시 서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기자는 자신이 만든 영화 ‘김광석’과 기자회견, 인터넷 기사를 통해 서씨가 남편과 딸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라고 주장하는 등 허위 사실로 서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7명의 배심원은 만장일치로 명예훼손과 모욕 등 공소사실에 무죄 의견을 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1심은 “영화에 김씨의 사망원인 등에 대해 다소 과장되거나 일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담겨있지만 공익적 목적을 가진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민사판결에서 상당액수(1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이 확정됐지만 민사와 형사의 입증 정도는 그 차이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손해배상으로 협박”vs“아닌걸 어떻게 증명하나” 조병규 학폭 새국면

    “손해배상으로 협박”vs“아닌걸 어떻게 증명하나” 조병규 학폭 새국면

    조병규 학폭 폭로자, 날짜별 상황 공개“거액의 손해배상…여기서 끝내고 싶었다일상생활 흐트러져 회사에서까지 해고돼”조병규, 인스타 글 통해 직접 반박“익명의 당신께 어떻게 상황 전달하나허위글 유포부터 악플까지 끝까지 간다” 배우 조병규의 학교 폭력(학폭) 폭로자가 소속사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며 “공개 검증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조병규는 “허위글 유포한 사람부터 악플까지 끝까지 가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조병규 학폭을 폭로한 A씨는 10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지난달 19일 의혹을 제기한 뒤 일어난 일들을 자세히 공개했다. A씨는 “21일 동창을 통해 소속사 법률대리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고소와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의 손해배상이었다”면서 “순간 그 자리에 주저앉아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변호사 측은 ‘게시물을 모두 내리고 사과문을 올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모든 게시물들을 내렸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 혼이 나갔고 저는 여기서 끝낼 수 있다면 합의문 받고 사과문 쓰고 끝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2월 22일 저쪽에서 배우 해명 글을 올린다는 기사가 나왔다. 변호사 측은 ‘합의문 없이 사과문을 먼저 올려라. 피해가 커서 결과에 따라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 사과문을 늦게 올릴수록 피해는 더 커진다’고 했다”며 “무턱대고 사과문을 쓰면 안 될 것 같아 시간을 달라고 말했고, 아는 변호사 형에게 자문을 받고 결국에는 사과문을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썼다. 아울러 A씨는 “사실 그(조병규)는 그 자체가 위협적이진 않았지만 일진들과 주로 어울리며 괴롭힐 때 매우 지능적으로 그들을 활용했다”며 “처음에 그를 막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고 밝혔다. A씨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꾸준히 자신을 압박한 제3의 인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그(조병규)를 칭찬하는 글을 볼 때 화가 나고 과거가 생각나 일상생활이 흐트러졌다”며 “2월 21일부터 회사에서 어떻게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 90일간의 수습 기간이 2주 정도 남았었는데 25일 결국 해고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당할 수 없는 고통 속에 해고를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회사에 집중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조병규의 소속사인 HB엔터테인먼트에 ‘공개 검증’을 제안했다. 그는 “사정상 언급되지 않은 모든 것 포함 공개 검증을 제안한다”며 “만족할 만한 답변과 해명이 없으면 진실을 향해 적절한 대응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이 읍소해야 하는 이런 X같은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분노했다.이에 대해 조병규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익명의 악의적인 글들에 더이상 반응하지 말자고 굳게 다짐했지만 도저히 못 보겠어서 글을 올린다”며 “아닌 걸 대체 어떻게 증명해야 하는 건가”라고 밝혔다. 조병규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상처 하나 안 주고 산 사람도 아니고 성장과정 중에 모두와 성인군자처럼 친하게 산 사람도 아니다”라면서 “왜소하다는 이유로 돈을 갈취당하기도 했고 폭행을 당한 전적이 있는데 그럼 지금부터 나도 피해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좁은 인간관계 그리고 관계없는 사람들의 악감정에 대한 무관심이 문제였던 것 같다”며 “이미 10년의 커리어는 무너졌고 진행하기로 한 작품 모두 보류했다”고 강조했다. 조병규는 “나는 감정호소문이고 익명의 얼굴 모르는 사람의 글은 진심인가”라면서 “변호사, 소속사는 돈으로 압박한 적 없고 그게 협박으로 느껴진다면 내용증명은 어떻게 보내고 타국에 있는 익명의 당신께 어떻게 상황을 전달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글쓴이는 지인을 통해 변호사에게 먼저 연락을 했고, 먼저 선처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병규는 “당신의 불성실로 인한 해고를 남 탓하지 마시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끝으로 “최소한의 품위는 지키려 했지만 저도 인간이고 타격이 있기에 저를 지키려 다 내려놓고 이야기한다”며 “허위글 유포한 사람부터 악플까지 끝까지 가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앞서 A씨는 뉴질랜드 유학 시절 조병규에게 폭행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조병규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에도 조병규의 학폭 의혹 제기가 계속됐고, 결국 출연 예정이었던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컴백홈’에서 하차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군부대, 무단점유 사유지 소유자에게 반환해야”

    무단 점유한 사유지를 반환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면 해당 군부대가 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9일 군부대가 사유지에 무단 설치한 오·폐수 관로를 철거하라는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토지 소유자에게 이를 철거한뒤 비용을 청구하라고 요구한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군 부대가 관련 시설을 직접 철거해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다. 권익위에 따르면 강원 동해 지역의 LPG 충전소 운영자는 최근 ‘충전소 지하에 군이 무단 매설한 오수관, 하수관이 있는데 법원의 철거 판결이 나오자 군에서 직접 철거하지 않고 철거 비용을 청구하라고 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앞서 국방부는 2017년 ‘군 무단점유지 정상화’를 국방개혁 2.0의 주요 과제로 선정해 2019년 3월부터 토지 소유자에게 무단 점유 사실과 배상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법원의 사유지 반환 판결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군이 무단 점유한 사유지 및 공유지는 2019년 기준으로 여의도 면적의 7배인 2155만㎡로 이 가운데 80.6%가 사유지다. 지난 5년간 법원이 군의 사유지 무단 점유에 대해 원상 회복이나 반환을 선고한 사례는 100여건에 달한다. 권익위는 “법원 판결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군사적 필요라는 명목으로 재산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노무현재단 계좌 사찰 가짜뉴스 유포” 한동훈, 유시민에 5억 손해배상 소송

    “노무현재단 계좌 사찰 가짜뉴스 유포” 한동훈, 유시민에 5억 손해배상 소송

    한동훈 검사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유 이사장이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들여다봤다’는 가짜뉴스를 유포했다는 이유에서다. 한 검사장은 9일 유 이사장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 이사장이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고 주장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 한 검사장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했다.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에 의해 공적 권한을 사적인 보복을 위해 불법 사용한 공직자로 낙인찍혔다”며 “유 이사장은 올해 1월에야 허위 사실임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유 이사장이 한 검사장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서울서부지검이 수사 중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언론현업단체 “징벌적 손배제, 가짜뉴스 이름으로 기본권 제약”

    언론현업단체 “징벌적 손배제, 가짜뉴스 이름으로 기본권 제약”

    방송기자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현업 4개 단체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개혁을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 관련 법률 개정안을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9일 성명에서 “이번 개정안들이 ‘가짜 뉴스’나 ‘허위 조작 정보’라는 모호한 이름으로 권력을 쥔 이들에게는 남용을, 표현의 자유라는 시민의 기본권에는 제약이 될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권리 보호와 저널리즘의 순기능을 강화할 언론중재법을 개정하라”며 세 요구안을 제시했다. ▲정치인과 공직자, 국가기관, 대기업 등과 관련한 보도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이 되는 허위성과 악의를 입증할 책임을 언론에 돌려서는 안 된다 ▲정보통신망법과 형법 등 중구난방인 개정안 추진을 멈추고, 관련 논의를 언론중재위원회로 단일화할 법 개정을 추진하라 ▲형법과 민법 모두에서 규정하고 있는 명예훼손죄를 실효성 없는 형법에서 제외하고 민법에서 규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지금 필요한 언론 관련 시민 피해 구제 대책은 단순히 징벌과 처벌을 넘어 시민이 정당한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언론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적 의제를 공론화하도록 하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도로공사 직원도 미공개 정보로 땅 투기…파면되고도 여전히 소유

    도로공사 직원도 미공개 정보로 땅 투기…파면되고도 여전히 소유

    “불법 투기 적발돼도 이익 더 큰 현실 보여주는 사례” 한국토지주택공사(LH)뿐만 아니라 한국도로공사에서도 미공개 정보를 공사 직원이 활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도로공사에서도 다수 직원들이 이러한 행태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의원(국민의힘)은 2018년 설계자료 유출 및 부동산 투자로 파면된 도로공사 직원이었던 A씨의 징계요구서를 공개했다. 징계요구서에 적시된 A씨의 비위 내용은 2016년 비공개 정보인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설계 도면을 활용해 토지를 매입했다는 것이다. 해당 토지 면적은 1800여㎡로,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의 한 나들목 예정지에서 1.5㎞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땅이다. A씨가 토지를 사들인 시기는 실시설계가 완료되기 전이었다. 이에 따라 도로공사는 임직원 행동강령 상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거래 등을 이유로 A씨를 파면 조처했다. 그렇지만 A씨가 현재까지도 해당 토지를 부인과 지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김은혜 의원실은 전했다. 김은혜 의원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의 불법투기가 이미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LH 사건은 예견된 사고”라며 “전수조사하는 흉내만 낼 것이 아니라 국토 개발을 담당하는 국토부 산하기관 전체로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파면당한 직원이 여전히 토지를 소유하고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구조”라며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몰수를 넘어 징벌적 배상제도까지 도입하는 근본적인 입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사례는 최근 공분을 일으킨 LH 신입직원의 사내 메신저 대화 내용을 연상케 한다. 입사 6개월 차 LH 신입 직원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공공택지를 사겠다며 “이걸로 잘리게 되면 어차피 땅 수익이 회사에서 평생 버는 돈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택지로 지정되면 LH 직원이나 그 가족은 해당 지역 내 토지를 살 수 없다. 이 같은 점을 지적하자 당시 대구경북지역본부 토지판매부 소속이었던 해당 직원은 명의를 빌려 공동투자(공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문제의 직원은 해당 지역의 토지를 실제로 매매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김은혜 의원은 “불법 투기가 적발돼도 이익이 더 큰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동훈, “계좌 사찰 가짜뉴스 유포” 유시민 상대 5억 손배소송

    한동훈, “계좌 사찰 가짜뉴스 유포” 유시민 상대 5억 손배소송

    “혼자 가짜 뉴스 창작했는지,누가 거짓 뉴스 제공했는지 밝혀야” 한동훈 검사장이 가짜뉴스 유포 책임을 물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 검사장은 9일 유 이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 이사장이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고 주장한 것이 허위라고 밝혔다. 당시 한 검사장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했다.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에 의해 공적 권한을 사적인 보복을 위해 불법 사용한 공직자로 부당하게 낙인찍혔다”며 “유 이사장은 언론과 시민사회로부터 근거 제시를 요구받은 후 올해 1월에야 허위사실임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 혼자 가짜 뉴스를 창작했는지, 누군가 유 이사장의 영향력을 이용하려 거짓 뉴스를 제공했는지 본인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어느 경로로 확인했는지 지금으로서는 일부러 밝히지 않겠지만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또 지난해 7월 24일에는 라디오 방송에서 채널A 사건 연루 의혹을 받던 한 검사장을 지목하며 “한동훈 검사가 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노무현재단 계좌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재단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는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유 이사장이 한 검사장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서울서부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日정부, 한국이 징용·위안부 해법 제시 안 하면 韓대사 안 만나”

    “日정부, 한국이 징용·위안부 해법 제시 안 하면 韓대사 안 만나”

    지난 1월 일본에 부임한 강창일 주일대사가 아직까지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물론이고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도 만남을 갖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한국의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8일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유화적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일본 정부는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노력은커녕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며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강 대사가 모테기 외무상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은 것을 언급하면서 “일본 정부는 위안부와 옛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문제에서 한국 측이 수용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기 전까지는 강 대사와의 만남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 대사에 대한 엄격한 대응은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한국에 대한 사실상의 대항(보복) 조치”라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설명했다. 역대 주일대사는 부임하고 얼마 되지 않아 외무상과 만났다. 현 정부 들어 첫 대사였던 이수훈 전 대사는 부임 14일 뒤에, 이어 남관표 전 대사는 4일 후에 각각 고노 다로 당시 외무상을 면담했다. 남 전 대사의 경우 12일 후에는 아베 신조 당시 총리도 만났다. 일본 정부는 외국 대사가 새로 부임하면 반드시 하게 돼 있는 신임장 사본 제출을 놓고도 한국을 의도적으로 자극했다. 강 대사는 당초 지난달 8일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에게 신임장 사본을 줄 예정이었지만, 일본 측은 면담 직전에 일방적으로 일정 연기를 통보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내에서 ‘아키바 차관이 강 대사를 곧바로 만나면 일본과 한국이 사이가 좋다는 인상을 준다’는 말이 정부 안에서 나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소모적인 신경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정가 소식통은 “한국대사가 일본 총리나 외무상을 안 만나더라도 업무수행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그것이 사무차관 이하 공무원 관료들에게 하나의 시그널로 작용해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실무선에서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을 비롯해 여러 차례에 걸쳐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음에도 강경한 대응을 지속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안팎으로 취약한 스가 총리의 정치적 입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보수 정권들은 지금처럼 여론 지지율이 떨어지면 한국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이는 경향을 보여 왔다. 집권 자민당 총재이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한 스가 총리가 내부 강경파들을 의식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권의 외교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자민당 외교부회의 수장은 현재 자위대 간부 출신의 극우인사 사토 마사히사 전 외무성 부대신이 맡고 있다. 외교부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에 좀더 적극적인 보복조치를 취하라고 정부를 압박해 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하루 8조 거래… 암호화폐 ‘불안한 붐’

    하루 8조 거래… 암호화폐 ‘불안한 붐’

    자산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국내에서 하루 평균 8조원가량 사고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 대금의 40%에 달하는 수치로 비트코인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떠나 장단기 시세차익을 기대해 거래하는 수요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에서는 총 445조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년간 누적 거래금액(356조 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일평균 7조 9000억원이 거래된 것인데, 이는 지난달 1∼10일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19조 8000억원)의 40% 수준이다. 또 올 들어 약 두 달간 한 번이라도 가상자산을 거래한 가입 회원 수도 159만 2000명(중복 포함)에 달했다.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암호화폐는 여전히 제도권 밖에 있어 투자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는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자금세탁 방지 의무 등을 부여하지만 암호화폐를 금융상품 또는 화폐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의 시세조작, 과도한 수수료 책정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별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에서는 지난 1월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시세조작 등 불공정거래 금지와 가상자산 불법 유출 방지 의무를 부여하고, 위법 행위 때 손해배상책임 및 과태료를 물리는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신한銀, ‘손해 미확정 라임 펀드’ 분쟁조정 합류…다음 달 분조위

    신한銀, ‘손해 미확정 라임 펀드’ 분쟁조정 합류…다음 달 분조위

    신한은행이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라임 자산운용 부실 사모펀드 분쟁 조정에 합류한다. 금융감독원이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고 라임 펀드를 판매한 신한은행의 징계를 결정하는 가운데 신한은행의 분쟁 조정 합류가 징계 수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금감원의 라임 크레딧인슈어드(CI) 펀드 분쟁 조정 절차 개시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달 중순 신한은행에 대한 현장조사를 거쳐 다음 달 분쟁조정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펀드 환매가 중단되는 등 부실이 발생하면 손해액을 확정하고 금감원 분조위 조정을 거쳐 판매사와 피해고객이 합의한다. 이번에는 손해 확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피해자들부터 우선 구제하고 손해액이 확정되면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달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대한 분조위가 열려 손실 미확정 라임 펀드 투자자에 대한 구제 절차가 이뤄졌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 라임 CI펀드 투자자에게 원금 50% 선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가입금액의 절반을 투자자에게 우선 돌려주고 차후 금감원 분조위 결정에 따라 배상 비율이 확정되면 다시 정산하려고 한 것이다. 신한은행이 분쟁 조정 절차에 합류한 것은 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다.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소보처)가 은행의 피해 수습을 위한 노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라임 펀드의 대규모 환매 중단에 대한 책임을 물어 판매사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앞서 문책 경고를, 라임 사태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직무 정지 상당의 징계를 사전 통보받았다. 앞서 지난달 25일에 열린 제재심위원회에서 소보처는 처음으로 제재심 참고인으로 출석해 우리은행의 소비자 보호 조치와 피해 구제 노력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신한은행 제재심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두 은행은 이달 18일 2차 제재심을 앞두고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주한 수단대사관 차량, 강남대로서 택시 추돌 뒤 뺑소니

    주한 수단대사관 차량, 강남대로서 택시 추돌 뒤 뺑소니

    주한 수단대사관 소속 차량이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접촉사고를 내고 그대로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43분쯤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강남역에서 교보타워사거리 방면으로 달리던 제네시스 차량이 차선 변경 중 앞서가던 쏘나타 택시의 왼쪽 뒤 범퍼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택시 승객이 경상을 입었다. 택시 운전기사가 차에서 내려 사고 현장을 촬영했지만, 제네시스 차량은 연락처를 남기지 않고 곧바로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제네시스 차량에 부착된 외교 번호판을 조회하니 수단 대사관 소속으로 확인됐다”며 “대사관 직원은 면책특권으로 처벌은 어려울 수 있어 보험사를 통해 피해를 배상할 수 있도록 연락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법관은 왜 통제받아서는 아니 되나

    [이종수의 헌법 너머] 법관은 왜 통제받아서는 아니 되나

    국회에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이 있던 자리에서 어느 의원이 표결에 주저하는 동료 의원들더러 “판사가 신입니까”라고 되물었다. 고위 법관이 자신이 맡지 않은 여러 재판에서 담당 판사에게 판결문 수정을 지시하는 등으로 개입해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훼손하는 위헌적인 행위를 저질렀는데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사법 현실을 질타하는 표현이었다. 그러자 피소추인측은 재판 개입이 아니라 재판을 두고 선후배 법관 사이에 흔히 있음직한 조언이라고 항변한다. 지금껏 법원 내부에서 흔히들 그래 왔는지는 몰라도 법관의 재판상 독립은 해당 판사가 조언을 듣기 위해서라면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주관적인 권리가 아니다. 그것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부수해 법관에게 보장되고 요청되는 헌법상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그 의원이 반문한 대로 법정에 서 있는 당사자들에게는 판사가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마치 신과 같은 존재다. 예컨대 무죄추정원칙과 영장주의원칙에도 불구하고 때로 재판 도중에 판사가 직권으로 피고인의 구속을 명하기도 한다. 이른바 ‘법정구속’이다. 그런데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분명하게 정하고 있다. 오래전에 이 같은 법정구속 관행이 헌법재판소에서 사건으로 다뤄졌었다. 헌법재판소는 이 헌법 조항이 “수사 단계에서 영장의 발부를 신청할 수 있는 자를 검사로 한정한 것이지, 공판 단계에서의 영장 발부에도 검사의 신청이 필요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사법적 억제의 대상인 수사기관이 사법적 억제의 주체인 법관을 통제하는 결과를 낳아 오히려 영장주의의 본질에 반한다”며 법정구속 관행을 합헌으로 판단했다. 영장주의의 본질이 이른바 ‘법관유보’에 있다 하더라도 판사 혼자 마음대로 피고인의 구속을 명할 수 있다고는 이해되지 않는다. 법리라는 것이 때로 이현령비현령이어서 헌법재판관들의 대다수가 과거에 오랫동안 법정구속을 명해 왔던 법관이었음을 떠올리는 게 지나친 억측일까 싶다. 어쨌든 여기서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는 그저 들러리에 불과하고, 통제를 들먹이면서 마치 법원과 검찰 간의 힘겨루기처럼 느껴진다. 법관은 왜 통제받아서는 아니 되나? 사법권은 본질적으로 수동적인 권력이다. 즉 재판 당사자에게서 적법한 소의 제기가 있어야만 비로소 작동하게 되는 국가기관이라는 말이다. 이미 소가 제기되고 재판이 진행되면 법정구속을 정당화하는 헌법재판소의 설시처럼 과연 법관이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아야 하나? 만약 법정구속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판사가 그 자리에서 검사에게 영장청구 의사를 묻고 진행하는 게 무에 그리 번거로운 일이겠는가? 애써 법리를 궁색하게 찾기보다는 헌법 조문 그대로 법정구속에서도 검사의 영장 신청이 필요하다고 해석하는 게 오히려 신체의 자유와 적법 절차를 보장하는 헌법정신에 보다 합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간 재심에서 무죄로 번복된 오심(誤審)들이 드물지 않게 있었고, 이 경우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지만 재판을 그르친 해당 판사에게 잘못을 묻거나, 따로 손해배상이나 국가로부터 구상권 청구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접한 바가 없다. 이 대목에서는 신이 아닌 인간이 행하는 재판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의 한계 때문에 심급제도와 재심제도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냐며 어쭙잖은 변명을 앞세운다. 이렇듯 법정과 법관의 권위를 주장할 적에는 신이 됐다가는 잘못을 추궁당할라치면 어느새 인간의 세상으로 내려앉는다. 유럽의 오랜 사법 역사에는 근대로 넘어오면서 기존의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의 흔적이 여러 법률의 곳곳에 깊이 각인돼 있다. 예컨대 법관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는 독일 민법 제839조 제2항과 법관의 법 왜곡죄를 정해 둔 독일 형법 제339조가 대표적으로 그러하다. 헌법이 보장하는 재판상 독립은 법관이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 무소불위의 존재임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법관이 독립해 공정하게 재판하는지를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하고, 법적인 책임 또한 물을 수 있어야 한다. 감히 건드릴 수 없기로는 불가침(不可侵)의 존재나 불가촉(不可觸)의 존재가 그리 다르지 않다.
  • 끝나지 않은 배터리전쟁… 바이든 한 달 내 거부권 써도 계속된다

    끝나지 않은 배터리전쟁… 바이든 한 달 내 거부권 써도 계속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결과가 나왔는데도 양측의 싸움은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SK 측 패소 결정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와 양사의 배상금 합의가 마지막 분수령으로 남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 5일 LG와 SK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 대한 최종 의견서를 공개했다. ITC는 “SK의 증거인멸 행위는 고위층이 지시해 조직장에 의해 전사적으로 이뤄졌다”면서 “SK는 정기적인 관행이라는 변명으로 노골적으로 악의를 갖고 문서를 삭제하고 은폐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SK가 LG의 22개 영업비밀 침해 없이는 제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10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해 미국 수입금지 조치 기간을 10년으로 결정했다”면서 “SK는 침해 기술을 10년 이내에 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인력이나 능력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SK이노베이션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SK 측은 “ITC는 LG의 영업비밀 침해 주장을 실체적으로 검증한 적이 없다. 문서 삭제 등 절차적 흠결을 근거로 내린 결정일 뿐”이라면서 “SK는 1982년부터 배터리 기술 개발을 시작해 2011년부터 공급해 왔고, LG와는 배터리 개발과 제조 방식이 달라 LG의 영업비밀이 전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ITC가 낸 의견서 어디에도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ITC는 법원 역할을 하는 미국 정부기관이고, 2년에 걸친 조사 끝에 공익까지 고려해 내린 결정을 SK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침해 증거가 없다”는 SK의 주장에 대해선 “ITC가 조사로 밝혀낸 내용으로 ITC가 기술 침해를 명백하게 인정했다”고, 배터리 개발·제조 방식이 다르다는 주장에 대해선 “일부 공정에 차이로 침소봉대하는 주장”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재계에서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ITC의 최종 결정이 나온 이후 두 기업이 배상금 협상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승소한 LG도 SK에 협상을 재개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SK는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 SK는 “LG의 미국 시장 독점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백악관 측에 전달하며 내달 12일(결정일로부터 60일)이 시한인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기대하고 있다. LG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오하이오주에 이어 테네시주에 두 번째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며 미국 시장 내 ‘SK 지우기’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SK에 대한 ITC의 ‘10년 간 미국 내 수입 금지’ 결정은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SK는 미국 항소법원을 통해 항소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거부권을 행사하면 ITC의 결정은 전면 무효화된다. 그러면 ITC 결정이 나올 때까지 중단돼 있었던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제기된 양사의 영업비밀 침해 민사 소송 절차가 개시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수익률 -85%’ 브라질펀드 자진 보상… 미래에셋 투자실패 잠재우기?

    ‘수익률 -85%’ 브라질펀드 자진 보상… 미래에셋 투자실패 잠재우기?

    미래에셋대우가 8년 전 판매했다가 큰 손실이 난 펀드의 고객에게 피해액 절반을 자발적으로 보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막대한 손실 탓에 마음 고생해온 개인 투자자를 생각하면 ‘통 큰 결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판매 과정에 아무 잘못이 없었다면서 임의 보상하는 건 법 위반”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너의 투자 실패를 가리려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2008년 출시 브라질 부동산펀드, 현재 수익률 -85%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청산 절차를 밟는 ‘맵스프런티어브라질펀드1호’(브라질 부동산펀드)의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50% 정도를 선제 보상하는 안을 마련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펀드는 2012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출시했는데, 같은 계열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당시 미래에셋증권)가 개인투자자 약 2400명에게 800억원가량 팔았다. 상파울루의 대표 빌딩인 호샤베라타워(약 3만 5000평 규모)가 주요 편입 자산이었다. 미래에셋 측은 판매 당시 기대수익률로 8%를 제시했지만, 설정 이후 현재 수익률은 -85%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봤다. 미래에셋 브라질 부동산펀드의 실패는 헤알화 가치의 급락 탓이 크다. 2012년 이후 원화 대비 헤알화 가치는 약 3분의1로 떨어졌다. 최근 미래에셋은 호샤베라타워를 12억 5500만 헤알(약 2600억원)에 팔았는데, 헤알화 기준으로는 매수가(8억 1000만 헤알)와 비교해 56%나 올랐지만, 원화로 환산해 보면 가치가 반토막 났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투자원금 자진 보상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이유가 석연찮다”는 반응이 나온다. 만약 증권사가 펀드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알려야 할 정보를 안내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를 했다면 보상은 물론 기관과 책임자까지 제재받게 된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 측은 “상품 판매 과정에서 문제 될 소지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뢰 회복을 위해 선의로 선제적 보상에 나선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투자자가 입은 손실을 증권사가 사후 보전해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는 보장된 이자를 주는 예적금과 달리 리스크(위험 요인)를 감수한 채 사고 파는 금융투자상품이어서 금융사가 판매 과정에서 잘못이 없었다면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가 지는 게 원칙이다. ●올림픽·월드컵 호황 기대했지만…원자재 시장 부진·정치 불안에 눈물 이 때문에 미래에셋의 결정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브라질 부동산펀드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주도해 만든 대표 상품이라 “투자 실패 책임을 가리려고 보상에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다. 박 회장은 2008년 국내 최초로 브라질 현지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했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원자재 시장 부진과 정치 불안, 코로나19 등이 겹쳐 브라질 경기는 침체를 겪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이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2년 자사가 보유하던 브라질 펀드 지분 전량을 미래에셋생명에 팔아 400억원이 넘는 매각 차익을 올렸다. 하지만 지분 판매 직후 헤알화가 하락해 펀드의 손실이 크게 불어났다. “결과적으로 이익은 박 회장 측이 보고, 손실은 생명보험 가입자와 개인 투자자가 짊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알려지지 않은 판매 과정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심도 있다. 금융계 내에서는 “피해를 본 투자자들과 사전 합의가 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하거나 손해배상을 할 수 있기에 이 단계까지 가지 않으려고 선제 보상하는 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오너의 책임을 가리려 보상하려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미래에셋운용이 브라질 펀드 지분을 미래에셋생명에 넘길 때는 헤알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지 않았다”면서 “법무법인을 통해 법률 검토를 한 결과 보상을 해도 배임 등 법적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옵티머스 전액 반환 길 열리나…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검토

    옵티머스펀드가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원금 100% 반환 사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펀드가 제시했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판매사는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100% 돌려줘야 한다. 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다음달 초 열리는 옵티머스펀드 관련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금감원은 이러한 분쟁조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란 애초에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만큼 중요한 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말한다. 손해배상의 개념이 아니라 계약 자체가 취소되기 때문에 판매사는 투자자들에게 원금 전액을 돌려줘야 한다. 적용 근거는 옵티머스펀드가 주된 투자 대상으로 제시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실제 존재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옵티머스펀드가 제시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의 실재성 검증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옵티머스 투자 제안서에 언급된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가철도공단, 춘천시, 경기도교육청 등 5곳에 문의한 결과 ‘옵티머스가 투자 대상으로 삼은 매출채권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는 취지의 공식 답변을 받았다. 다만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할 경우 해당 상품에 대해 2년 이상 사후 보고를 받은 금감원도 감독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옵티머스펀드가 상품을 처음 기획·판매한 이후 지속적으로 금감원에 사후 보고를 해 왔으며, 2018년엔 종합검사까지 받았는데도 금감원이 사기 유무를 적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이러한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일지도 관심사다. 분조위 결정은 투자자와 금융사 양측이 모두 동의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펀드 판매액은 무려 4327억원이나 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네이버·쿠팡, 입점업체와 연대 책임진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네이버와 쿠팡, 11번가, 배달의민족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입점업체와 연대해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입법이 추진된다. 온라인 쇼핑몰이 소비자의 상품 검색 결과를 ‘조회수’ ‘판매량순’ 등이 아닌 ‘인기순’, ‘랭킹순’처럼 모호한 기준으로 표시하면 제재를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이런 내용의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다음달 1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결제·대금수령·환불 등의 업무를 직접 수행하면서 고의·과실로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입점업체와 연대해 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예를 들어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산 소비자가 하자를 발견하고 환불을 신청했는데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입점업체나 온라인 플랫폼 중 하나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거나 손해배상 소송을 걸 수 있다. 공정위는 또 소비자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을 검색할 때 광고로 인한 노출인 경우엔 플랫폼이 이를 명확히 표기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에선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개인 간(C2C) 플랫폼 소비자 보호 조치도 마련했다. C2C 플랫폼에서 제품을 구입했는데 판매자와 연락이 되지 않거나 환불을 해주지 않은 경우 소비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플랫폼은 판매자의 신원 정보를 알리도록 했다. 소비자 피해를 빠르게 구제하기 위해 ‘동의 의결제’(소비자 피해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 보상을 제안하면 법적 제재 없이 사건을 종결시켜 주는 제도)를 도입하고, 한국소비자원에 전자상거래 분쟁조정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日국민 10명 중 7명 원전 반대…후쿠시마 비극, 또 터질 수 있어”

    “日국민 10명 중 7명 원전 반대…후쿠시마 비극, 또 터질 수 있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유례없는 원전 사고가 올해로 10년을 맞는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규모 9.0 강진과 쓰나미는 센다이현과 후쿠시마현 등 동일본 지역을 한순간에 쑥대밭으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쓰나미로 인한 정전으로 후쿠시마현 바닷가에 자리잡은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 냉각장치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노심용융(멜트다운)과 수소 폭발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방사성물질이 대량 유출되고 숱한 피난민이 나왔다. 원전의 안전성을 다시 생각하고, 더 나아가 탈원전을 이뤄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지만 일본 정부는 논의 자체에 소극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겪은 충격과 비극은 한국에서도 언제라도 벌어질 수 있다. 한국 역시 현재 24기에 이르는 원전을 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험과 고민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지 일본을 대표하는 반핵 운동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반 히데유키(70) 원자력자료정보실 공동대표와 지난 5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반 대표는 생활협동조합운동을 거쳐 1990년부터 탈원전을 위해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에서 일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원자력 정책, 특히 방사성폐기물과 후쿠시마 원전 문제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탈원전 운동가다. 한국도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한일 간 민간 교류도 활발히 펼치다 2013년 4월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최근 일본에서 또다시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10년 전 악몽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이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등 지울 수 없는 상처로 고통받고 있다. 아직도 4000여명이 고향에서 떨어져 지내야 하는 피난민 신세다.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이들 역시 원전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 후쿠시마현에서 생산한 물품은 사지 않고 피하는 사람이 지금도 많을 정도다. 여론조사를 해 보면 대체로 70~80%는 원전을 반대한다고 답한다.” -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서 반핵운동이 활발해졌다. “원전 재가동 반대 투쟁과 재생에너지 확대 운동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가동 중지를 주장하는 재판 투쟁이 활발해졌다.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생활권 침해와 고향 상실로 인한 손해를 법원이 인정하기 시작했다. 2020년 9월 후쿠시마 사고 주민 3650명이 도쿄전력을 상대로 제기한 ‘생업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데 이어 2020년 12월 오이원전 재가동 승인 취소 판결도 나왔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피난 대책이 없으면 재가동 허가를 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를 압박하는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19일에는 도쿄 고등법원에서 원전 주변 주민들을 위한 대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도 나왔다. 도쿄전력 경영진 3명을 형사고발한 재판은 1심에서 패소하긴 했지만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전면 전환과 지역에 필요한 전기를 각 지역에서 생산하자는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 문제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당시 간 나오토 총리가 이끌던 민주당 정부는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시키고 원전을 단계적으로 철수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에서도 탈원전 흐름에 저항하는 이들이 존재했던 데다 2012년 선거 패배로 더이상 진전된 결정을 내놓지 못했다. 원전 안전과 관련해서는 자연재해나 테러 대비 등에서 더 엄격해졌다. 예를 들면 후쿠이현 오이원자력발전소 재가동과 관련해 오사카 지방재판소가 지난해 12월 4일 내진 설계 등 안전 문제를 이유로 위법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그런 영향으로 원전 관련 비용은 급속히 올라갔다. 이제는 아무도 ‘원전은 저렴하다’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현재 일본 자민당 정부의 원전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아베 신조 내각이나 현 스가 요시히데 내각 모두 원전과 관련해 모순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원자력 발전 의존도를 줄이겠다거나, 2030년까지 신규 원전 건설은 없을 것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말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원자력 규제 위원회가 허가한 원전은 재가동한다고 한다. 그 결과 민주당 정부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을 전면 중단했던 원전 가운데 9기가 재가동 중이다. 정부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제로를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법과 관련해서는 정부 부처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특히 경제산업성에서는 여전히 원전 부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자민당은 원전 문제 자체가 공론화되는 걸 피하려 한다.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자유당, 사회민주당 등 4개 정당이 공동으로 2018년 3월 11일 탈원전 기본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자민당이 논의를 회피하면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원전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원전에 대한 미련이 강한 것 같다. “정부에서는 탄소 저감을 위해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려 한다. 향후에는 정부 및 원자력 산업계가 원전 유지 캠페인을 전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정부가 원자력 산업계(특히 원자력 발전소 제조업체)를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원자력 산업계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전력 업계는 정부에 대한 압력과 함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원자력 산업계에 협력하는 의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력회사 노동조합 연합체인 ‘전력노련’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전력노련은 탈핵으로 가면 자신들이 실업자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해 원전 추진 입장을 취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는 원전 반대를 내세우는 의원이 있으면 아예 상대 후보를 집중 지원하거나 자신들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내세워 낙선시켜 버리는 사례도 많았다. 지금도 자민당 안에서는 전력회사나 전력노련 지원을 받아 당선된 의원들이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전력족’은 지금도 원전 재추진 입장에서 움직이고 있다. 정부 안에서는 경제산업성과 자원에너지청을 중심으로 완고하게 원전에 치우친 정책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원전 정책이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겠다.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일단 국민 여론이 원전에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언론 지형 역시 원전에 우호적이진 않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 원자력 추진 입장이던 주요 미디어 가운데 아사히, 마이니치, 주니치는 완전히 탈원전으로 입장을 바꿨다. 요미우리나 니혼게이자이 역시 원전 추진을 지지하진 않게 됐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도 변화가 있다. 아직 소수파이긴 하지만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 대신을 비롯해 자민당 안에서도 탈원전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지난해 12월에는 현직 자민당 의원이 탈원전을 주장하는 책을 출간한 일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여야를 아우르는 초당파 의원 모임인 ‘원전제로 모임’에 약 10%의 국회의원이 회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는 ‘원자력 발전 제로·재생에너지 100 모임’으로 이름을 바꿔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일본은 에너지나 지하철 등 중요 기간산업이 민영화돼 있는데. “철도가 민영화되면서 이용객이 줄어든 노선을 폐지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있었다. 현재 일부 지자체는 수도 민영화에 나서고 있다. 민영화가 되고 나면 수도관 교체 등 인프라 정비가 제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다. 수도관 누수가 많아지거나 도로 함몰 등도 생길 수 있다. 전력 민영화는 이미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뤄졌다. 다만 공익사업이란 점을 고려해 한 지역에 한 전력회사만 허용하는 식으로 지역 독점을 인정하고 전기요금은 허가제로 하는 등 엄격한 제한이 존재했다. 그러다 1995년부터 서서히 전력 자유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소비자가 전력회사와 계약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전력의 완전 자유화가 됐다. 이제 발전 사업은 신고제다. 새 전력회사가 자꾸 생겨나고 있다. 그중에는 이익을 위해 석탄 화력 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곳도 있고,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는 곳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회사를 선택하거나, 집에 직접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움직임이 강해진 건 다행스럽다.” -일본의 경험은 한국에 적잖은 시사점을 주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정부 차원에서 구성한 사고조사위원회 하타무라 요타로 위원장은 ‘사고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명언을 남겼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주민들에게 초래한 고통과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 장기간에 걸친 방사능 오염, 폐로에 몇십조엔이 드는 경제적 피해 등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비극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손해배상이나 오염 지역 제염을 포함해 정부가 추산한 비용은 22조엔(약 229조원)이지만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최소 30조엔, 최대 80조엔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웃 나라인 한국에 사는 이들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냉정하게 직시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양국 시민들이 협력해 탈핵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기약 없는 ‘전세 난민’ 신세… 3기 신도시 취소될까 불안”

    직장인 이모(28)씨는 지난해 6월 3기 신도시 청약 자격을 얻으려고 아파트를 사는 대신 경기 고양시에 전셋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대규모 부동산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라는 주장이 커지자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 이씨는 “잘못은 LH 직원들이 했는데 왜 선량한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며 “이제는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매수할 엄두도 나지 않는데 사업이 지체되거나 취소된다면 기약 없이 ‘전세 난민’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터지면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자 인천과 경기 고양·부천·남양주 등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분양을 받으려고 기다리던 무주택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폭등과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3기 신도시를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로 여겼던 청년 신혼부부들이 대다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5일 3기 신도시 사업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7일 현재 1만 2000여명이 동의했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3기 신도시 사업 취소 필요성을 주제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 공급대책을 포함한 주택공급대책은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부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박모(32)씨는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정부에서 이사 비용과 전세자금 대출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기 신도시 사업 차질이 집값 폭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3기 신도시의 취지가 대규모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폭등할 수 있어 LH 직원들의 법적 처벌과 별개로 주택 공급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기 의혹을 가장 먼저 터뜨린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강제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단체들은 논평에서 “비밀정보 활용이나 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자체 조사하는 것은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 조사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이 병행돼야 하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행위에 확실한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단독] “원금 80% 손실 펀드 보상하겠다”는 증권사, 물어주면 법 위반?

    [단독] “원금 80% 손실 펀드 보상하겠다”는 증권사, 물어주면 법 위반?

    미래에셋대우, 브라질 부동산펀드 50% 보상 추진업계 “불완전판매 등 없는데 보상 땐 자본시장법 위반”“박현주 회장 결정 실패 가리려는 것 아니냐” 의구심미래에셋 측 “신뢰 회복 위한 결정…판매 과정 부실 없다”미래에셋대우가 8년 전 판매했다가 큰 손실이 난 펀드의 고객에게 피해액 절반을 자발적으로 보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막대한 손실 탓에 마음 고생해온 개인 투자자를 생각하면 ‘통 큰 결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판매 과정에 아무 잘못이 없었다면서 임의 보상하는 건 법 위반”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너의 투자 실패를 가리려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2008년 출시 브라질 부동산펀드, 현재 수익률 -85%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청산 절차를 밟는 ‘맵스프런티어브라질펀드1호’(브라질 부동산펀드)의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50% 정도를 선제 보상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이 펀드는 2012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출시했는데, 같은 계열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당시 미래에셋증권)가 개인투자자 약 2400명에게 800억원가량 팔았다. 상파울루의 대표 빌딩인 호샤베라타워(약 3만 5000평 규모)가 주요 편입 자산이었다. 미래에셋 측은 판매 당시 기대수익률로 8%를 제시했지만, 설정 이후 현재 수익률은 -85%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봤다. 미래에셋 브라질 부동산펀드의 실패는 헤알화 가치의 급락 탓이 크다. 2012년 이후 원화 대비 헤알화 가치는 약 3분의1로 떨어졌다. 최근 미래에셋은 호샤베리타워를 12억 5500만 헤알(약 2600억원)에 팔았는데, 헤알화 기준으로는 매수가(8억 1000만 헤알)와 비교해 56%나 올랐지만, 원화로 환산해 보면 가치가 반토막 났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투자원금 자진 보상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이유가 석연찮다”는 반응이 나온다. 만약 증권사가 펀드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알려야 할 정보를 안내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를 했다면 보상은 물론 기관과 책임자까지 제재받게 된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 측은 “상품 판매 과정에서 문제 될 소지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뢰 회복을 위해 선의로 선제적 보상에 나선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투자자가 입은 손실을 증권사가 사후 보전해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는 보장된 이자를 주는 예적금과 달리 리스크(위험 요인)를 감수한 채 사고 파는 금융투자상품이어서 금융사가 판매 과정에서 잘못이 없었다면 손실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가 지는 게 원칙이다. ●올림픽·월드컵 호황 기대했지만…원자재 시장 부진·정치 불안에 눈물 이 때문에 미래에셋의 결정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브라질 부동산펀드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주도해 만든 대표 상품이라 “투자 실패 책임을 가리려고 보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 박 회장은 2008년 국내 최초로 브라질 현지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했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원자재 시장 부진과 정치 불안, 코로나19 등이 겹쳐 브라질 경기는 침체를 겪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이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2년 자사가 보유하던 브라질 펀드 지분 전량을 미래에셋생명에 팔아 400억원이 넘는 매각 차익을 올렸다. 하지만 지분 판매 직후 헤알화가 하락해 펀드의 손실이 크게 불어났다. “결과적으로 이익은 박 회장이 지분을 가진 미래에셋운용이 보고, 손실은 생명보험 가입자와 개인 투자자가 짊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알려지지 않은 판매 과정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심도 있다. 금융계 내에서는 “피해를 본 투자자들과 사전 합의가 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하거나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있기에 이 단계까지 가지 않으려고 선제 보상하는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래에셋 측은 “미래에셋운용이 브라질 펀드 지분을 미래에셋생명에 넘길 때는 헤알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지 않았다”면서 “법무법인을 통해 법률 검토를 한 결과 보상을 해도 배임 등 법적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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