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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차인 대항력 강화, 사기 피해 지원 확대… 신속한 입법이 관건

    임차인 대항력 강화, 사기 피해 지원 확대… 신속한 입법이 관건

    전입신고와 동시에 대항력 인정‘안심전세 앱’ 내년 1월까지 출시피해자 1억 6000만원 저리 대출전세사기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정부가 1일 발표한 전세 사기 대책은 전세 사기 안전판 강화와 처벌 강화로 요약된다. 다만 전세 사기를 완벽하게 막기 위한 법 개정 이전의 제도 정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먼저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를 개선해 임차인의 대항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세계약 직후 집을 팔거나 대출을 받고서 합법적으로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꼼수·사기’를 막기 위해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도 당일이 아닌 ‘그다음 날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세보증금은 계약 직후 이뤄진 저당권보다 후순위로 밀려 보호받지 못한다. 전입신고와 동시에 대항력을 완벽하게 인정하게 하려면 법률을 고쳐야 하고 법무부와 법원 등기부, 금융당국의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계약서에 특약을 명시해도 집주인이 마음만 먹으면 근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다. 추가 담보를 설정해 주택이 제3자에게 넘어갈 때 제3자에 대해 효력을 주장할 수 없는 한계도 따른다. 그래서 법 개정 전이라도 국토부가 표준계약서 제도를 개선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효력이 발생하기 전까지 집주인이 다른 권리를 설정할 수 없다는 내용을 특약으로 넣자는 것이다. 계약서에 특약을 넣으면 법적 다툼에서 집주인에게 명백한 사기를 주장할 수 있다. 또 계약 위반 등으로 손해배상이나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어 집주인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효과가 기대돼 법률 개정에 앞서 제도를 개선한 것이라고 국토교통부는 설명했다. 정보 비대칭에 따른 사기를 막기 위해 세입자가 요청하면 집주인은 의무적으로 체납 사실 등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집주인에게 정보 제공 압박을 주는 동시에 세입자가 정상 물건 여부를 확인하고서 계약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다만 집주인이 공개를 거부해도 처벌할 수 없다는 한계는 따른다. 전세가율 정보를 전국은 시군구 단위, 수도권은 읍면동 단위로 확대 공개한다. 현재 빌라는 시도 단위로 공개돼 임차인이 정확한 주변 시세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전세 사기 피해 지원을 확대하고 처벌도 강화한다. 전세 사기 의심 매물 신고 포상제도를 도입하고, 전세 사기 피해 가구에는 최대 1억 6000만원(금리 연 1%대)을 최대 10년간 긴급 지원한다. 전세사기범은 임대사업자 등록을 허락하지 않거나 등록 말소를 추진한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사기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기에는 충분한 대책”이라며 “다만 강제성이 따르지 않는 대책이 많은데, 국회가 법 개정에 얼마나 신속하게 협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후지코시 강제징용 피해자 전옥남 할머니 별세…“생존자 8명”

    후지코시 강제징용 피해자 전옥남 할머니 별세…“생존자 8명”

    일제강점기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에 강제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 전옥남 할머니가 1일 오전 별세했다고 민족문제연구소가 밝혔다. 92세. 1930년 5월 14일 경남 마산에서 태어난 전 할머니는 14살이 되던 1944년 일본 군수 기업인 후지코시 도야마공장에 강제동원됐다. 전 할머니는 베어링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가 손가락을 심하게 다쳐 절단 직전까지 갔다고 2019년 근로정신대 피해자 간담회에서 증언했다. 전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 13명은 2003년 후지코시를 상대로 일본 도야먀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한일 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패소했다. 일본 최고재판소에 상고했지만 2011년 이마저 기각됐다. 전 할머니는 2013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했고 2019년 서울고등법원에서 승소했다.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 할머니 별세로 후지코시 상대 손해배상 소송 원고 중 생존자는 8명으로 줄었다. 전 할머니의 빈소는 인천광역시의료원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3일 오전 5시 30분, 장지는 대전현충원이다.
  • 정부, ‘론스타 사건’ 판정 취소신청 가닥…인용 가능성은 얼마나?

    정부, ‘론스타 사건’ 판정 취소신청 가닥…인용 가능성은 얼마나?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게 약 2800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판정에 대해 취소 신청 절차를 밟기로 방침을 세우면서 정부의 취소 신청이 실제 인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법무부는 ICSID 중재판정부의 론스타 사건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 소송 판정문을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취소 신청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1일 “판정문의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취소 신청절차도 멀지 않은 시기에 국민에게 알릴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중재판정부 심판 3명 중 1명이 소수의견을 통해 “한국 정부의 책임은 전혀 인정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준 점에 주목해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 절차를 밟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31일 “피같은 세금이 단 한 푼도 유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ICSID의 판정에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상황이다. 취소 신청은 중재판정 이후 120일 이내에 진행할 수 있다. 정부가 취소 신청을 하게 되면 ICSID는 3명으로 구성된 취소위원회를 구성해 서면 심리를 통해 인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심리는 통상 1년 가량이 소요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ICSID에서 인정하는 판정 취소 신청 사유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인용 여부를 놓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ICSID 협약 제52조 제1항에 따르면 취소위는 ▲판정부의 부적절한 구성 ▲판정부의 명백한 월권 ▲중재인의 부패 ▲중대한 절차규칙 위반 ▲판정 이유의 흠결 등 5개 사유에 대해서만 취소 사유를 인정하고 있어서다.실제 올해 2분기까지 ICSID에 접수된 취소 신청 143건 중 전부 또는 일부 인용된 것은 20건에 불과하다. 합의 등으로 중간 종결된 36건을 제외해도 기각이 87건으로 가장 많다. 이해영 한신대 글로벌인재학부 교수는 “심각한 절차상 하자가 없는 한 내용을 번복하긴 어렵다”며 “취소 신청을 하더라도 결과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취소 절차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지연 이자는 발생하는 만큼 무리하게 불복하기보다는 패소 사유를 분석해 나머지 ISDS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취소위의 인용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ICSID 조정위원을 지낸 강준하 홍익대 법대 교수는 “취소 인용 여부는 개별 사건마다 사안이 다르기 때문에 통계상 인용률 수치는 의미가 없다”며 “법무부가 판정문을 검토해 5가지 취소 사유 중 하나라도 걸리는게 있다고 판단된다면 취소 신청을 진행했을 때 인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부는 취소 신청 절차를 진행할 경우 어떤 사유로 신청할지는 소송 대응 전략과 관련된 부분인 만큼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장관은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최대한 판정문을 공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판정문 전문이 공개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 외교장관, 내일 강제동원 피해자 만난다..피해자 측 “사과 먼저”

    외교장관, 내일 강제동원 피해자 만난다..피해자 측 “사과 먼저”

    박진 외교부 장관이 2일 광주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를 직접 만나 의견을 경청할 예정이다. 일제 강제동원 시민모임은 1일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장관이 2일 대법원 확정판결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일본제철), 양금덕 할머니(미쓰비시중공업)를 만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경청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대법원의 특별현금화 명령 재판의 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피해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으로 풀이된다.앞서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30일 ‘박 장관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피해자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직접 만나 의견을 경청하고 이분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배상 문제 해법 모색을 위한 민관협의회를 개최했지만, 미쓰비시 중공업 피해자를 대표하는 지원단체나 변호사는 처음부터 참여를 거부했다. 이에 제대로된 피해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피해자 측은 박 장관이 채권자 당사자들을 만나기에 앞서 정부가 대법원 재판부에 의견서를 낸 점을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제 강제동원시민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피해자를 찾아뵙는 것은 좋지만, (외교부 의견서에 대한) 공식 사과 표명 없이 피해자들의 손을 부여잡는 것은 삼가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을 향해서는 피해자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대법원 담당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해 갈 길 바쁜 피해자들의 발목을 잡는 것이 피해자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인가”라고 지적했다.
  • ‘코로나 학번’ 대학생들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 1심 패소

    ‘코로나 학번’ 대학생들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 1심 패소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며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대학생들이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47부(이오영 부장판사)는 1일 대학생들이 소속 대학과 정부를 상대로 낸 등록금 환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는 대학생 2697명이며 피고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숙명여대 등 26개 사립대학, 정부다. 2020년 7월 전국 대학생이 모여 만든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그해 1학기 등록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비대면 방식의 수업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면서 학생들과 국민의 생명권·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이자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등록금 반환에 나서지 않았다는 학생들 주장에는 “코로나19라는 사정을 고려, 등록금 반환을 강제하거나 권고하지 않았다고 국가 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독일 정부 뮌헨올림픽 테러 50년 뒤에 희생자 유족에 375억원 배상

    독일 정부 뮌헨올림픽 테러 50년 뒤에 희생자 유족에 375억원 배상

    올림픽 역사에 최악의 참사로 1972년 팔레스타인 ‘검은 9월단’의 뮌헨올림픽 선수촌 습격 테러가 손꼽힌다. 당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희생됐는데 독일 정부가 희생자 유족에 375억원을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참사 50주기를 앞두고 뒤늦게 배상 합의가 이뤄졌다. 독일 내무부 장관을 지낸 뒤 유족 측을 대변해 온 게르하르트 바움은 31일(이하 현지시간) dpa 통신에 “독일 정부와 1972년 뮌헨올림픽 테러 희생자인 이스라엘 선수단 소속 11명의 유족 간에 배상과 관련한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이번 합의로 오는 5일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유족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50주기 추모식을 거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유족들에게 중요한 것은 배상뿐만 아니라 당시 사건과 관련해 모든 관련 자료를 공개해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질극 당시에 경찰이 어떻게 정보를 입수해 진압 작전을 결행하게 됐는지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50주기 추모식에서 독일과 이스라엘 역사학자로 구성된 위원회에 당시 사건에 대한 완전한 조사를 위임하고, 당시 독일의 실패에 대해 독일을 대표해 처음으로 사과할 예정이다. 독일 정부의 배상액은 2800만 유로(약 375억원)에 달한다고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전했다. 2000만 유로는 연방정부가, 나머지는 바이에른주와 뮌헨시가 조달한다. 뮌헨올림픽 테러는 1972년 9월 5일 팔레스타인의 무장 테러단체 ‘검은 9월단’ 대원 8명이 선수촌 내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를 점거해 인질극을 벌이고 경찰이 이를 진압하던 과정에서 모두 12명이 숨진 사건이다. 테러범들은 이스라엘 대표팀 소속 선수 2명을 사살한 뒤 선수와 코치, 심판 9명을 인질로 삼고, 2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석방을 요구했다. 뮌헨 경찰이 섣불리 진압하는 과정에 인질 전원과 독일 경찰관 한 명이 더 희생됐다. 펜싱 코치 안드레이 슈피처의 미망인으로 유족을 대변하는 앙키 슈피처는 “재정적인 배상은 독일이 50년이 지난 이후 처음으로 당시의 무능과 실패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 [사설] ‘먹튀’ 론스타 10년 소송, 정책 허점 면밀히 짚어야

    [사설] ‘먹튀’ 론스타 10년 소송, 정책 허점 면밀히 짚어야

    한국 정부와 벨기에 사모펀드인 론스타의 국제투자 분쟁을 심리한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중재판정부가 론스타가 청구한 6조원대의 손해배상금 중 4.6%인 2억 1650만 달러(약 2800억원·환율 1300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31일 판정했다. 이를 수용하면 이자(185억원)를 포함해 3000억원의 혈세가 드는 결정이다. 1조원 이상의 배상 결정이 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있지만 3000억원 역시 막대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비록 론스타 청구액보다 감액됐으나 중재판정부 판정을 수용하기 어렵다. 피 같은 국민 세금이 한 푼도 유출되지 말아야 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브리핑 발언대로 엄정 대응할 일이다.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2007~08년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매각하려 할 때 정부가 부당하게 승인을 지연해 매각이 무산됐는지와 2011~12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매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했는지, 한국-벨기에·룩셈부르크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위반한 자의적 과세였는지 여부였다. 중재판정부는 이 중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 매각 과정에서의 한국 금융당국의 승인 지연이 ‘한-벨기에·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 의무를 일부 위반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당시 매각 승인이 늦어진 것은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가 드러나 수사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으로, 중재판정부 내부에서도 한국 정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됐었다고 한다. 국제적 투기자본인 론스타가 우리 정부에 손배 소송을 한 것은 터무니없다. 2003년 9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매각으로 4조원의 이익을 챙겼다. 사실상 ‘먹튀’나 다름없었다. 공적 기능을 가진 외환은행을 국제 투기자본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의 그늘 속에서 허덕이던 정부가 그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국민을 설득했던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론스타 매각의 적정성을 지금 잣대로 재단하긴 어려운 일이나 10년에 걸친 이번 소송은 정책 결정의 첫 단추가 어떻게 끼워지느냐에 따라 국익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 준다. 정부가 이번 결정에 불복해 취소 신청을 하기로 한 만큼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 조작 등 부당 행위를 적극 부각해 성과를 이끌어 내기 바란다.
  • [사설] 긴급조치 불행한 역사, 국가폭력 책임지는 계기 되길

    [사설] 긴급조치 불행한 역사, 국가폭력 책임지는 계기 되길

    1975년 5월 박정희 정부가 발령한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이고 불법인 만큼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그제 나왔다. 이는 박근혜 정부 때인 7년 전 대법원이 긴급조치 9호가 불법이지만 ‘정치 행위’인 만큼 국가가 배상할 필요는 없다고 한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국가가 국민에게 저지른 폭력에 대해서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를 사법적으로 뒤늦게 확인한 셈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판결이 바로잡힌 점은 환영할 일이다. 무엇보다 정치권력과 함께 사법 농단을 벌이며 정의 회복을 7년 넘도록 지연시킨 사법부의 반성이 절실하다. 유신정권 시절의 불행한 역사와 단절하고자 한다면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국가가 국민에게 저지른 물리적 폭력, 사법적 폭력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 4·3항쟁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밝히고 진실 규명 및 피해자 위로에 대한 의지를 다졌듯 유신정권 시절의 각종 어두운 과거사 또한 반드시 극복해야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48년 만에 긴급조치 9호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만큼 성실하고 합당한 배상 조치가 필요하다. 긴급조치 9호와 더불어 이미 불법 판결을 받은 긴급조치 1, 4호까지 합치면 피해자는 1000명이 훌쩍 넘어간다. 이 가운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패소해 재소송을 진행하기 어려운 이들은 200명에 가깝다. 대법원 판결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패소자들까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국회가 나서서 긴급조치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신속히 제정하는 등 적극적 역할을 하기 바란다.
  • ‘외환銀 매각가 인하’ 론스타도 절반 책임… 사실상 한국 손 들어줘

    ‘외환銀 매각가 인하’ 론스타도 절반 책임… 사실상 한국 손 들어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31일 10년 만에 종지부를 찍은 한국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간의 6조원 규모 투자분쟁에서 대부분 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다만 3000억원의 배상금과 지연 이자도 적은 액수가 아닌 데다 정부가 취소신청을 적극 검토하기로 하면서 론스타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재판정부는 주요 쟁점 4개 중에서도 ‘금융 쟁점’인 외환은행 매각 가격 인하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만 론스타 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나머지 금융 쟁점, 조세 쟁점 등은 정부의 주장대로 중재판정부의 관할이 없거나 국제법 위반이 아니라고 보고 론스타의 주장을 기각했다.중재판정부는 유일하게 2012년 하나금융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금융위원회가 매각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승인을 지연한 것이 권한 밖 행위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당시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외환은행 매각가격 인하에 50%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검찰청은 론스타가 2007년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외환카드 주가를 고의로 떨어트리기 위해 조작한 정황을 인지하고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와 법인을 기소해 법원에서 실형을 받아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소속으로 이 수사에 관여했다. 특히 중재판정부 소수 의견은 “검찰 수사로 유죄가 확정되는 등 금융당국 승인심사는 정당했고 론스타 스스로 자초한 것이며 한국 정부의 책임은 전혀 인정되지 않는다”고까지 적시했다. 소수 의견은 판정문 400쪽 중 40쪽에 달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판정 취소신청 을 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한 장관은 브리핑에서 “소수 의견이 정부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만 봐도 이번 판정은 끝까지 다퉈 볼 만하다”면서 “소수 의견에 따르면 우리 정부 배상액은 0원”이라고 했다. 정부는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회의 등을 통해 판정문 분석 및 대응 방안을 계속 논의할 방침이다. 판정으로부터 120일 이내 취소신청을 하면 ICSID는 3명의 재판부로 이뤄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 이후 서면 공방·심리 등을 진행하면 다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0년간 사례를 보면 판정이 내려진 사안 중에도 보통 10%에서 최대 30%까지 판정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판정 취소신청 사유는 명백한 권한 유월(逾越), 중재판정의 이유 누락 등 다섯 가지로 제한된다. 이 때문에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 장관은 “어떤 사유를 적용할지는 소송 대응 전략과 관련된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법조계의 평가는 갈렸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청구금액 대비 4.6%가 인용된 것은 국제중재 소송에서 법무부가 절대 소홀하지 않게 탄탄하게 소송을 진행했다는 점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반면 송기호 변호사는 “어떤 이유로 국민 세금을 론스타에 줘야 하는지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초유의 3000억 국가 배상금… 결국 ‘혈세’ 충당

    초유의 3000억 국가 배상금… 결국 ‘혈세’ 충당

    정부가 31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소송에서 일부패소함에 따라 물어내야 할 30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과 이자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론스타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은 2억 1650만 달러와 이자다. 원·달러 환율 1300원을 적용하면 배상금은 2814억 5000만원이다. 2011년 12월 3일부터 배상금을 모두 지급하는 날까지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는 약 18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둘을 더하면 2999억 5000만원이다. 정부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패소한 적은 있지만 수천억원대 배상금을 낸 전례는 없다. 특히 민간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과 관련 없이 정부가 단독으로 국고를 들여 배상금을 내는 건 초유의 일이다. 앞서 이란의 다야니 가문이 자신들이 소유한 엔텍합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합병(M&A) 시도와 관련, 한·이란 투자보장협정(BIT)상 공정·공평한 대우 원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019년 9월 ISD 제소를 해 우리 정부가 진 적은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4월 배상액 730억원 중 614억원을 다야니 가문에 지급했는데, 엔텍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한 뒤 인수금액의 일부인 578억원을 계약보증금으로 받았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500억원대 몰취계약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일각에선 론스타의 거래 상대방이었던 하나금융지주나 관련 공무원 개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3000억원의 배상금과 이자를 당장 일시불로 내야 하는 건 아니다. 정부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판정에 대해 120일 이내에 판정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는 이번 판정을 수용하기 어렵다. 국민 세금이 한 푼도 유출되지 말아야 한다”며 판정 취소 신청 의사를 시사했다. 취소 신청을 진행하면 배상금 지급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할 수 있어 결론이 날 때까지 배상금 지급을 미룰 수 있다. 취소 신청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1년이 걸린다. 다만 취소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히려 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정부가 배상금 분할 지급 여부를 두고 론스타 측과 협의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취소 신청이 무산된 이후 배상금을 내는 것으로 최종 결정이 나면 정부 예산을 조정해 배상금 지급 방식을 확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정부 예비비나 법무부 예산으로 충당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배상금이 당초 론스타가 요구한 6조 1000억원의 4.6%인 2814억원으로 결정되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는 덜게 될 공산이 크다.
  • “론스타에 3000억 배상 수용 못 한다”

    “론스타에 3000억 배상 수용 못 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 분쟁 끝에 지연 이자를 포함해 약 30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정을 받았다. 2012년 론스타의 제소 이후 10년 만에 결론이 나온 것이다. 배상액은 론스타 청구액의 4.6%에 불과하지만 정부는 취소 신청 등 후속 조치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법무부는 31일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가 정부에 론스타 관련 손해배상금 2억 1650만 달러(약 2800억원·환율 1300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고 밝혔다. 또 2011년 12월 3일부터 배상금을 모두 지급하는 날까지 한 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자액은 총 185억원가량일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2012년 11월 론스타가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를 통해 중재를 제기할 당시 청구액은 46억 7950만 달러(6조 1000억원)였다. 청구액의 95.4%가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ISDS에서 패해 수천억원대 배상금을 지급하게 된 경우는 전례가 없는 일로 ‘먹튀 논란’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국민 혈세를 지급하게 되면서 책임론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재판정부는 여러 쟁점 중 외환은행 매각 지연 과정에서 정부의 책임만을 일부 인정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한국 금융당국이 승인을 지연해 4억 330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중재판정부는 승인 지연이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다만 정부가 지연 이유로 들었던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유죄 판결이 났다는 점을 고려해 배상액을 절반만 인정했다. 중재판정부는 이외에 한국과 벨기에·룩셈부르크 간 투자보장협정이 발효된 2011년 3월 이전의 정부 조치 및 행위에 대해서는 관할이 없다고 봤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부는 이번 판정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취소 신청 등 후속 조치를 적극 검토할 것이며 세금이 단 한 푼도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중재 당사자는 중재판정의 이유 누락, 심각한 절차 위반 등이 있을 때 120일 이내 판정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 ‘정부 탓 외환銀 매각지연’ 론스타 주장 기각…사실상 한국 손 들어줘

    ‘정부 탓 외환銀 매각지연’ 론스타 주장 기각…사실상 한국 손 들어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31일 10년 만에 종지부를 찍은 한국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간의 6조원 규모 투자분쟁에서 대부분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3000억원의 배상금과 지연 이자도 적은 액수가 아닌 데다 정부가 취소신청을 적극 검토키로 하면서 론스타를 둘러싼 논란이 한동안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재판정부는 주요 쟁점 4개 중에서도 ‘금융 쟁점’인 외환은행 매각 가격 인하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만 론스타 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나머지 금융 쟁점, 조세 쟁점 등은 정부의 주장대로 중재판정부의 관할이 없거나 국제법 위반이 아니라고 보고 론스타의 주장을 기각했다. 중재판정부는 유일하게 2012년 하나금융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서 금융위원회가 매각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승인을 지연한 것이 권한 밖 행위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당시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외환은행 매각가격 인하에 50%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검찰청은 론스타가 2007년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외환카드 주가를 고의로 떨어트리기 위해 조작한 정황을 인지하고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와 법인을 기소해 법원에서 실형을 받아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소속으로 이 수사에 관여했다.특히 중재판정부 소수의견은 “검찰 수사로 유죄가 확정되는 등 금융당국 승인심사는 정당했고 론스타 스스로 자초한 것이며 한국 정부의 책임은 전혀 인정되지 않는다”고까지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400페이지 분량의 판정문 중 소수의견은 40페이지에 달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판정 취소신청을 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한 장관은 브리핑에서 “소수의견이 정부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만 봐도 이번 판정은 끝까지 다퉈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회의 등을 통해 판정문 분석 및 대응 방안을 계속 논의할 방침이다. 판정으로부터 120일 이내 취소신청을 하면 ICSID는 3명의 재판부로 이뤄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 이후 서면 공방·심리 등을 진행하면 다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0년간 사례를 보면 판정이 내려진 사안 중에도 보통 10%에서 최대 30%까지 판정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판정 취소신청 사유는 명백한 권한 유월(逾越), 중재판정의 이유 누락 등 5가지로 제한된다. 이 때문에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 장관은 “어떤 사유를 적용할지는 소송 대응 전략과 관련된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법조계의 평가는 갈렸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청구금액 대비 4.6%가 인용된 것은 국제중재 소송에서 법무부가 절대 소홀하지 않게 탄탄하게 소송을 진행했다는 점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반면 송기호 변호사는 “어떤 이유로 국민 세금을 론스타에 줘야 하는지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정부가 론스타에 낼 배상금 3000억 혈세로 충당해야

    정부가 론스타에 낼 배상금 3000억 혈세로 충당해야

    정부가 31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소송에서 일부패소함에 따라 물어내야 할 30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과 이자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론스타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은 2억 1650만 달러와 이자다. 원·달러 환율 1300원을 적용하면 배상금은 2814억 5000만원이다. 2011년 12월 3일부터 배상금을 모두 지급하는 날까지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는 약 18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둘을 더하면 2999억 5000만원이다. 정부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패소한 적은 있지만 수천억원대 배상금을 낸 전례는 없다. 특히 민간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과 관련 없이 정부가 단독으로 국고를 들여 배상금을 내는 건 초유의 일이다. 앞서 이란의 다야니 가문이 자신들이 소유한 엔텍합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합병(M&A) 시도와 관련, 한·이란 투자보장협정(BIT)상 공정·공평한 대우 원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019년 9월 ISD 제소를 해 우리 정부가 패소했다. 한국 정부는 올해 4월 배상액 730억원 중 614억원을 다야니 가문에 지급했는데, 엔텍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한 뒤 인수금액의 일부인 578억원을 계약보증금으로 받았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500억원대 몰취계약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일각에선 론스타의 거래 상대방이었던 하나금융지주나 관련 공무원 개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3000억원의 배상금과 이자를 당장 일시불로 내야 하는 건 아니다. 정부는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 판정에 대해 120일 이내에 판정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는 이번 판정을 수용하기 어렵다. 국민 세금이 한 푼도 유출되지 말아야 한다”며 판정 취소 신청 의사를 시사했다. 취소 신청을 진행하면 배상금 지급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할 수 있어 결론이 날 때까지 배상금 지급을 미룰 수 있다. 취소 신청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1년이 걸린다. 다만 취소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히려 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정부가 배상금 분할 지급 여부를 두고 론스타 측과 협의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취소 신청이 무산된 이후 배상금을 내는 것으로 최종 결정이 나면 정부 예산을 조정해 배상금 지급 방식을 확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정부 예비비나 법무부 예산으로 충당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배상금이 당초 론스타가 요구한 6조 1000억원의 4.6%인 2814억원으로 결정되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는 덜게 될 공산이 크다.
  • 한동훈 “피 같은 세금 한푼도 유출 안돼”…론스타 판정 취소신청 검토

    한동훈 “피 같은 세금 한푼도 유출 안돼”…론스타 판정 취소신청 검토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2900억여원을 배상하라는 국제중재기구의 판단에 불복해 취소신청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31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관련해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한 장관은 “비록 론스타가 청구한 청구액보다 많이 감액되긴 했지만, 정부는 중재판정부 판정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판정부 소수의견도 우리 정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만 봐도 절차 내에서 끝까지 다퉈볼만 하다. 정부는 취소신청 등 후속 조치를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 사건의 국자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로부터 이날 오전 9시쯤 우리 정부가 론스타 측에 2억1650달러(환율 1달러당 1300원 기준 2800억원, 이날 환율 기준 한화 2923억3995만원)을 배상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판정문을 전달받았다. 론스타 측이 청구한 금액인 약 46.8억 달러(한화 6조1000억원) 중 약 4.6%만 인용된 것이다. 중재판정부는 론스타 측 주장 일부를 인용하면서 “(우리 정부가 배상액에) 2011년 12월 3일부터 완제일까지 한 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를 배상하라”고 했다. 이자액은 약 185억원으로 추산, 총 지급액은 3000억원대가 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중재판정부에 참여한 3명의 심판 중 1명은 우리 정부 의견을 그대로 수용해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인한 유죄 판결로 인해 금융당국의 승인 심사가 지연됐으므로, 우리 정부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소수 의견을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ICSID 협약 제52조 제1항에 따라 판정에 대해 판정문을 받은 뒤 120일 이내에 ICSID 사무총장에게 판정의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취소 사유는 ▲중재판정부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거나 ▲중재판정부가 권한을 분명히 초과했거나 ▲중재판정부 구성원이 부패했거나 ▲기본적인 절차 규칙에서 심각하게 벗어났거나 ▲판정의 근거가 되는 이유를 밝히지 못한 경우 등 5가지다. “취소사유 있는 경우 적극 대응해야”“론스타 측이 취소신청 제기 가능성도” 2018년 4월부터 해당 분쟁을 담당한 한창완 법무부 국제분쟁대응과장은 “우리 정부가 어떤 사유로 취소 신청을 할 것인지는 소송적인 문제여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취소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과장은 “(론스타 관련) 판결문이 유죄가 나왔기 때문에 초기 분석 사안으로는 적극적으로 취소 신청을 검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또 한 과장은 “이 사건은 론스타 주장이 많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론스타가 취소신청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도 봤다. 당사자 중 한쪽이 취소를 신청하게 되면 ICSID는 이를 판단하기 위한 별도 기구인 취소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취소신청은 항소심과 재심의 중간 성격을 띠는데,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는 것이 아닌 절차적 하자, 중재판정부의 관할권 문제 등 취소사유가 있는지에 대해서만 심사가 이뤄져 결론이 뒤집히는 사례는 흔치 않다. 취소 신청을 진행할 경우 배상금 지급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할 수 있어 결론이 날 때까지 배상금 지급을 미룰 수 있다. 취소 신청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1년이 걸린다. 다만 취소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행정지 기간이 늘어난 만큼의 추가 지연이자도 함께 배상해야 한다. 이상갑 법무실장은 “오늘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TF회의가 있을 예정”이라며 “거기서부터 논의하고 (최소 신청을) 최종 결정할 때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다. 소수 의견만 40페이지가 되는데, 조목조목 많은 부분에 대해 지적하고 있어 판정문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고 본다. 취소신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보장·가성비 강화한 삼성화재 ‘마이헬스파트너’

    보장·가성비 강화한 삼성화재 ‘마이헬스파트너’

    삼성화재 ‘마이헬스파트너’는 상해 또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 진단, 수술, 입원부터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배상책임까지 하나의 상품으로 보장하는 맞춤형 컨설팅 보험이다. 만 15세부터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최대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마이헬스파트너는 올해 초 상품 개정을 통해 신규 담보 16종을 신설하고 납입 완료 이후 해지환급률을 높인 상품 구조를 추가했다. 추가된 상품구조는 ‘해지환급금 미지급형 납입후 표준환급률 지급형’으로 이 상품 구조로 가입하면 기존의 ‘해지환급금 미지급형’ 상품에 비해 납입 이후 해지환급률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신설된 담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증 장애를 포함한 장애진단비다. 가입자의 필요에 따라 ‘12대 심한 장애 진단비’, ‘12대 장애 진단비’, ‘뇌병변·심장 심한 장애 진단비’, ‘뇌병변·심장 장애 진단비’의 4가지 특약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특히 12대 장애 진단비 특약에 가입하면 뇌병변·심장 장애를 포함해 12가지 장애에 대한 경증 장애까지 보상이 가능하다. 이 담보는 보험 기간 중 발생한 상해 또는 진단확정된 질병으로 12대 장애가 발생해 장애인으로 등록된 경우 최초 1회에 한해 500만원을 지급받는다. 12대 장애는 지체, 뇌병변, 시각, 청각, 언어, 안면, 심장, 간, 호흡기, 장루·요루, 지적 장애가 포함된다. 단, 자폐, 정신, 뇌전증 장애는 보장에서 제외된다. 뇌병변·심장 장애 진단비는 최초 1회에 한해 200만원까지 보상이 가능한 담보로 12대 장애 진단비와 함께 가입할 수 있고, 별도 가입도 가능하다. 심장질환 진단비도 보장이 강화됐다. 2대 심장질환 진단비는 심부전 또는 심근병증 진단을 받게 되면 최초 1회에 한해 500만원을 보상하는 특약이다. 5대 심장질환 진단비를 가입한다면 여기에 부정맥과 심장염증질환, 만성 류머티즘성 심장판막질환 진단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암보험에서 인기 있는 담보들도 추가됐다. 개정을 통해 암보험 인기 특약인 두 번째 암 진단비와 부위별 암 진단비, 유사 암 최초 수술비, 암 급여 MRI 촬영검사비용 지원, 급여 PET 촬영검사비용 지원 등의 담보를 마이헬스파트너에서 가입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개정을 통해 선보인 ‘여성 특정암 림프부종 진단비’, ‘암 진단후 생식세포 동결보존비’, ‘특정자가면역질환 진단비’ 등 여성 신담보 3종도 유지했다. 이와 함께 ‘유방암 유방 재건 수술비’, ‘조기 난소 기능부전 진단비’ 등 여성 질환 특화 보장도 받을 수 있다.
  • “부산 숙박업소, BTS 오니 20만원 더 내라고 요구했다”

    “부산 숙박업소, BTS 오니 20만원 더 내라고 요구했다”

    세계적 인기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오는 10월 15일 부산에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를 개최하는 가운데, 일부 숙박업소가 터무니없는 바가지 요금을 내걸고 있어 논란이다. 지난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탄부산콘서트로 숙박업소 예매한 팬들이 받는다는 연락’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은 부산의 한 숙박업소가 보낸 안내문이다. 안내문에는 “10월 15일은 미리 대응할 수 없는 특정 이벤트의 발생으로 해당 날짜의 객실요금이 적절히 조정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매장 측에서는 해당 일이 특정 일 임에도 불구하고 예약안내를 준비할 시간이 없는 상태에서 비수기 주말금액으로 예약이 오픈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숙박업소 측은 “현재 객실 금액 전액을 배상하고 몇배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손님들의 문의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고민 끝에 조정된 금액을 안내드리며 예약을 원할 경우 객실금액에 해당하는 차액을 입금해달라”고 했다. 안내된 숙박료는 기존 1박 가격과 비교해 최대 2.5배 정도 인상됐다. 23만원과 26만원이었던 객실은 45만원으로, 15만원 객실은 35만원으로 올랐다. 숙박업소 측은 “관할 지자체와 소비자원에 문의한 결과, ‘예약고객이 객실을 취소하는 경우와 동일하게 업소가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이용 10일 전까지는 별도의 위약금 없이 취소가 가능하다’고 확인했다”고 주장했다.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에는 BTS 콘서트 일정이 공개된 후 숙박업소 예약이 취소됐다는 사례가 잇따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부산 이번만 장사하고 다들 망하려는 거냐. 도시이미지 박살 내고 있다. 어제 오늘 숙소 총 3개 취소와 거절로 멘탈이 너덜너덜. 이러다 부산역에서 노숙하겠다”고 분개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부산에 호텔이나 다른숙소들 먼저 예약한 아미(BTS 팬클럽 이름)들 취소시키기 있냐. 그리고 10월 15일 가격 95만원이 무슨 일이냐. 어떻게 추석연휴보다 비싸냐”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건수 잡아 그날 하루 제대로 뻥튀기해서 바가지 씌우려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 전세계 많은 아미들의 응원을 바란다는 부산의 진심이 이거였냐”, “숙소 취소당했는데 그냥 개인사정이라고 한다” 등의 글들이 이어졌다. 부산시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이런 불공정 행위에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또 구·군과 합동으로 콘서트가 열리기 전까지 숙박업소 지도점검을 지속한다. 다만 부산시의 계도가 권고사항에 그친다면 민간 숙박업소의 가격 인상을 제재할 방법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정부, ‘6조 청구’ 론스타에 “2925억원 배상”…10년 만에 판정

    정부, ‘6조 청구’ 론스타에 “2925억원 배상”…10년 만에 판정

    대한민국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 분쟁 끝에 요구액 약 6조원 중 약 2925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기구의 판정이 나왔다. 10년 간의 분쟁 끝에 중재판정부가 론스타 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지만, 당초 론스타 측이 청구했던 금액의 4.6%만 배상하면 된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사실상 우리 정부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31일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사건 중재 판정부가 우리 정부에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4.6%인 2억1650만달러(약 2925억원·환율 1350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2011년 12월 3일부터 이를 모두 지급하는 날까지 한 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자액은 약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론스타는 2012년 11월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46억7950만달러(약 6조 3215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를 통해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당시 대한민국 금융위원회가 부당하게 매각 승인을 지연하거나 매각 가격을 인하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국세청이 자의적인 기준으로 세금을 매겼다는 취지였다. ISDS는 해외 투자자가 투자국의 법령이나 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ICSID의 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법무부 관계자는 “정부는 판정 내용을 신속하게 분석해 오후 1시쯤 세부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외환은행 매각 과정 놓고 분쟁 앞서 론스타는 2003년 8월 1조3834억원에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했는데, 당시 외환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이 권고하는 자기자본비율 8% 미만인 ‘부실은행’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인 론스타의 인수가 가능해져 당시 논란이 일었다. 론스타는 2006년부터 지분을 되팔기 위해 국민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매각 협상을 벌였고, 2007년 9월 HSBC에 외환은행을 팔려고 했지만 정부가 승인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됐다. 결국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지분 전부를 3조9157억원에 넘기며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그러나 론스타는 지분 매각 이후 돌연 한국 정부로부터 손해를 입었다며 책임을 묻고 나섰다. 2007년 HSBC와 협상 당시 우리 금융당국이 정당한 사유 없이 매각 승인을 지연하는 자의적·차별적 조치를 했고, 국세청이 자의적·모순적 과세를 했다는 게 론스타 측 주장이다. 이에 론스타는 2012년 11월 우리 정부를 상대로 미국 워싱턴 소재 ICSID에 제소하고, 46억7950만 달러(당시 한화 5조1480억원)의 손해배상 금액을 청구했다. 우리 정부는 론스타와 관련된 행정조치에 차별은 없었다며, 2012년 5월 론스타 측의 중재의향서 접수 직후 국무총리실장(현 국무조정실장)을 의장으로 하는 ‘국제투자분쟁대응단’ TF를 구성해 분쟁에 대응해왔다. 이후 2020년 11월 론스타가 우리 정부에 협상액 8억7000만 달러(한화 1조1668억원)를 제시하고, 협상안 수용 시 ISDS 사건을 철회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우리 정부는 거절했고, 결국 지난 6월 29일 최종적으로 절차 종료가 선언됐다.
  • [포토] 10년 끈 ‘론스타 사건’ 재판 결론은?…韓, 6조원 중 2925억 배상

    [포토] 10년 끈 ‘론스타 사건’ 재판 결론은?…韓, 6조원 중 2925억 배상

    대한민국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 분쟁 끝에 요구액 약 6조원 중 약 2천925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기구의 판정이 나왔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판정이 31일 나오면서 ‘한국 정부 1호 ISDS’였던 론스타 분쟁이 10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법무부는 31일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사건 중재 판정부가 우리 정부에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4.6%인 2억1천650만달러(약 2천925억원·환율 1천350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로선 ‘선방’한 결과지만 배상금 지급 방법 등을 두고는 또 다른 고민에 빠지게 됐다. 사진은 지난 2015년 5월 15일 론스타와 한국정부 사이에 무려 5조원대의 소송전이 열린 미국 워싱턴DC 세계은행 본부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양측 소송당사자와 대리인들이 건물 1층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있는 모습.
  • [속보] “정부, 론스타 요구 6조원 중 2925억 배상” 판정

    대한민국 정부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국제투자 분쟁 끝에 론스타 측 요구액 6조원 중 2925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기구의 판정이 나왔다. 분쟁 10년 만에 나온 결과다. 31일 법무부에 따르면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사건 중재 판정부는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4.6%인 2억 1650만달러(한화 2925억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 [씨줄날줄] 기후 정의/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기후 정의/임병선 논설위원

    파키스탄이 성서에나 나올 법한 홍수에 신음하고 있다. 두 달 동안 폭우가 이어진 데다 히말라야의 만년설과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는 바람에 1100명 넘는 사람이 숨졌고 주택과 작물, 가축들이 떠내려갔다. 한 장관은 국토의 3분의1이 침수됐다고 개탄했다. 파키스탄은 세계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46개 최빈개도국에 속한다. 이들 나라가 지구 전체의 이산화탄소 배출에 책임을 져야 할 몫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기후재앙의 피해를 파키스탄처럼 가난한 나라가 온통 뒤집어쓰고 있다. 기후변화가 지구촌 차원의 재앙이긴 하지만 탄소 배출 등을 책임져야 할 선진국은 쏙 빠져나가고, 가난한 나라가 막대한 인적ㆍ물적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기후 부(不)정의’라 할 만하다. 파키스탄 정부 당국자는 “환경을 무책임하게 파괴하고 훼손한 다른 나라의 행위 때문에 파키스탄이 불공정한 결과를 감내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2015년 페루의 한 농민은 안데스산맥의 빙하가 녹아 홍수 피해를 입었다며 독일 에너지기업 아르베에(RWE)그룹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언뜻 얼토당토않다고 여길 수 있는 소송이지만 획기적이다. 파키스탄 정부도 이 재판 결과를 참고해 비슷한 사법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 나라 안에서도 기후재앙은 차별적으로 전개된다. 파키스탄만 해도 상대적으로 덜 개발되고 기반시설이 미흡한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와 남동부 신드주에 홍수 피해가 집중됐다. 이달 초 우리의 중부 집중호우 피해 현황을 돌아봐도 노인, 여성, 이주자 등이 훨씬 재난 위험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수도권에 에너지 수요가 집중되는데 수도권이 아닌 곳에 석탄 발전소와 쓰레기 처리 시설이 몰려 있는 문제도 기후 부정의로 간주될 수 있겠다. 우리네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 견줘 누린 것은 많았지만 책임지는 대목은 상대적으로 적었고, 미래 세대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성찰도 제기될 수 있다. 분명히 했으면 하는 것은 기후재앙의 책임을 규명한다는 이유로 지구촌 차원의 하나 된 대응에 균열이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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