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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이슈] 반야월 셋째 딸 “가사 무단사용” vs 사천시 “제막식 참석은 사용 허락”

    [이슈&이슈] 반야월 셋째 딸 “가사 무단사용” vs 사천시 “제막식 참석은 사용 허락”

    “반야월이 지은 가사를 노래비에 허락 없이 사용한 것은 저작권 침해로 손해 배상해야 한다.”(반야월 셋째딸) “반야월이 노래비 제막식에 참석한 것은 가사 사용을 허락한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노래비는 반야월 명예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경남 사천시) 우리나라 대표 작사가 반야월(본명 박창오·1917~2012)의 유족이 반야월이 지은 가사의 노래비를 세운 지방자치단체와 기관 등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동시에 제기해 주목된다. 15일 사천시와 반야월 유족 측에 따르면 반야월 셋째딸 박희라씨가 사천시와 충남 태안군, 충북 제천시, 서울 금천·성북구, 한국수자원공사 등 6개 기관을 상대로 어문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지난 2월 29일 소장이 접수된 뒤 사천시 등 피고 기관에서 답변서와 준비서면을 내는 등 재판을 준비하는 가운데 법원이 지난달 22일 조정회부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이달 조정이 열릴 예정이지만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씨는 사천시에 6750만원, 나머지 5개 기관에 1500만원씩을 청구했다. 박씨는 소송대리인을 통해 낸 소장에서 사천시 등 6개 기관이 반야월이 작사한 노래비를 만들어 세우면서 노랫말과 제목을 무단으로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박씨는 해당 기관은 노래비 건립 공사비의 15%를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박씨는 반야월이 작사한 모든 저작물의 재산권과 사용료에 관한 권리를 2010년 아버지에게서 유언 공증서를 통해 단독 승계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법원도 반야월의 자녀(2남 4녀)들이 재산상속을 놓고 벌인 소송에서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씨 측은 저작권법 제46조 저작물의 이용 허락에 따라 저작재산권자는 다른 사람에게 그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할 수 있으며 이용 허락을 받는 자는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만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어문저작물 이용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사용한 행위는 어문저작물을 침해한 것으로 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씨 측은 손해배상청구 금액은 앞서 있었던 유사한 형태의 저작물 이용 및 계약에 따라 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와 소송대리인 측은 경북 영덕군이 2010년 6월 영덕군 영덕읍 남석리 삼각주공원 안에 ‘외나무다리 노래비’를 건립할 당시 노래비 공사비 1억원의 15%를 반야월에게 가사 저작권 사용료로 준 사례가 있어 이를 따랐다고 했다. 박씨 측이 손해배상 청구를 한 시설물은 사천시에 2곳이 있다. 서금동 노산공원 앞 바닷가에 2011년 11월 건립한 ‘삼천포 아가씨상’과 대방동 삼천포 대교 기념공원에 2005년 5월 세운 ‘삼천포 아가씨 노래비’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만리포 해수욕장의 ‘만리포 사랑 노래비’와 충북 제천시 백운면 박달로 박달재 공원에 1988년 11월 만든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비’, 2001년 10월 서울 금천구 독산로 금천체육공원에 세운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비’ 등도 소송에 포함됐다. 금천구는 ‘울고 넘는 박달재’를 부른 가수 박재홍이 태어난 곳을 알리기 위해 노래비를 건립했다. 또 성북구 동소문로 177 미아리 고개 정상에 있는 ‘단장의 미아리 고개 노래비’와 강원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 소양강댐 정상에 한국수자원공사가 건립한 ‘소양강 처녀상’에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이에 대해 사천시 등은 답변서에서 어문저작물을 이용해 영리를 취하지도 않았고 더구나 반야월이 제막식에 참석한 것은 어문저작물 사용을 허락한 것이므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아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천시는 삼천포 아가씨 노래비와 삼천포 아가씨상이 노래 위상과 가치를 높이고 인기를 얻는 데 큰 기여를 했으며 반야월의 명예를 크게 높였다고 주장했다. 또 비영리 자치단체가 저작물을 이용해 영리를 취하지 않았고 저작자 이익을 해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관련 문화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것이다. 사천시는 삼천포항과 사천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삼천포 아가씨 가요제’도 해마다 개최한다. 사천시는 반야월이 먼저 사천시에 삼천포 아가씨 노래비 설치를 건의한 적이 있고 제막식 때도 참석하는 등 어문저작물 사용을 포괄적으로 허락했다고 강조했다. 박씨 측이 뒤늦게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제천시는 답변서에서 박달재 노래비는 제천중앙라이온스클럽이 1988년 11월 건립해 시에 기증, 시에 책임이 없을 뿐 아니라 역시 반야월이 제막식 행사에 참석,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른 곳도 이와 비슷한 의견이다. 반야월은 1917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진해 농산고를 수료한 뒤 진방남이란 예명으로 1938년 태평레코드사 전속가수로 활동했다. 해방 뒤에는 반야월이란 이름으로 작사가로 활동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그가 가사를 쓴 노래가 5000여곡이 넘는다. 1940년 새 노래를 취입하기 위해 태평레코드사 본사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모친이 별세했다는 연락을 받고 가슴을 치며 비통한 심정으로 ‘불효자는 웁니다’를 불러 대히트를 쳤다. ‘삼천포 아가씨’ 가사는 1960년대 부산·마산·통영·여수 등을 오가는 연안여객선을 보며 임을 기다리는 아가씨의 마음과 삼천포항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묘사한 것이다. 6·25전쟁 때 서울을 빠져나오지 못해 배를 곯아 숨진 세 살 된 딸에 대한 애절함을 ‘단장의 미아리 고개’로 표현했다. ‘산장의 여인’은 1957년 가을 마산국립결핵요양소에 위문공연을 갔을 때 객석에서 소복을 입고 흐느끼며 자신의 노래를 듣는 한 여인을 보고 노랫말을 썼다. 반야월이 지은 노랫말은 이처럼 구구절절 애절한 사연을 담아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들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가수로 활동하면서 친일 군국가요를 부른 것을 후회한다며 2010년 사과하기도 했다. 사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美법원 “존슨앤존슨 파우더가 난소암 유발”… 징벌적 손해배상 620억원

    美법원 “존슨앤존슨 파우더가 난소암 유발”… 징벌적 손해배상 620억원

    국내에서 일명 ‘옥시 사태’로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이 논란인 가운데 미국 법원이 존슨앤존슨 베이비 파우더 속 탈텀 파우더(talcum powder) 때문에 난소암이 발병했다며 소송을 건 여성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존슨앤존슨 측 배상 금액은 무려 600억원이 넘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발암물질이 함유된 존슨앤존슨의 제품을 사용해 난소암에 걸린 한 여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존슨앤존슨 측에 5500만 달러(약 627억 1100만 원)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피해 보상 성격의 배상금이 500만 달러라면, 그 10배인 5000만 달러는 ‘징벌적 손해배상액’에 해당한다고 미국 언론은 소개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란 가해자 또는 가해 기업의 죄질이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이라고 판단될 때 실제 보상액보다 훨씬 많은 벌금을 부과하는 일종의 처벌적 배상 제도다. 사우스다코타 주에 사는 글로리아 리스테선드(62)는 지난 40년간 석면 성분인 탈컴 파우더가 들어간 존슨앤드존슨의 베이비 파우더와 여성위생제품을 사용하다가 난소암 진단을 받았다. 탈컴 가루는 20년 전부터 미국 소비자단체가 발암 가능성 큰 물질로 지목했지만, 이 물질의 유해성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존슨앤존슨 측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피해갈 수 없었다. 같은 법원은 지난 2월에도 존슨앤존슨 제품을 애용하다가 난소암 투병 중 사망한 앨라배마 주 여성 재키 폭스의 유족에게도 존슨앤존슨 측이 7200만 달러(820억9440만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폭스의 승소 사실이 알려진 뒤 존슨앤존슨의 제품에 피해를 봤다는 5천 명이 이와 비슷한 소송을 문의한 사례를 볼 때 추가 소송은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 존슨앤존슨은 “배심원단의 판결은 지난 30년간 인체 무해성을 강조해 온 의료 전문가들의 연구와 상반된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탈컴 파우더와 관련된 소송은 미국 세인트루이스 지역에서만 1000건, 존슨앤존슨 본사가 있는 뉴저지 주에서는 200건 등 총 1200건이 법원에 계류 중이다. 존슨앤존슨 측은 “배심원단의 판결은 지난 30년간 인체 무해성을 강조해 온 의료 전문가들의 연구와 배치된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옥시 파동으로 필요성 커진 징벌적 고액 배상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어제 국민 앞에 사과했다. 조사와 보상을 위한 독립 기구를 만들어 제품 피해자들에 대한 포괄적인 보상에 나서겠다는 내용이었다. 문제의 제품을 시판한 지 15년, 사망 피해에 따른 유해성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지 5년 만이다. 실험 결과를 조작하고 불리한 증거를 없앤 정황까지 꼬리를 잡히자 마지못해 대국민 사과 카드를 꺼냈다는 비난이 들끓는다.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이면서도 옥시는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를 우리나라에서만 팔았다. 정화조 청소에나 쓰는 화학물질이어서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상식적으로 몰랐을 리 없다. 인체에 치명적인 생활용품의 유통을 방치해 1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사고는 나라 밖에서 알면 낯 뜨거울 후진국형 참사다. ‘제2의 세월호 참사’라며 국민들이 분노하는 까닭이다. 제조와 유통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정부의 책임이 파렴치 제조업체들보다 결코 작다고 말할 수 없다. 인터넷 정보를 뒤져 독성 물질로 가습기 살균제를 급조한 업체의 행실이 추가로 발각됐다.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불량 업체가 10년 넘게 엉터리 화학제품을 시중에 유통시켜 14명의 사망자를 냈는데도 정부는 깜깜했다. 책임 소재 탓할 게 아니라 환경부와 복지부는 간판을 떼버린다 한들 할 말이 없어야 한다. 국민의 사망 피해가 속출하는데도 정부가 대책 없이 세월만 보냈는데, 돈벌이에 급급한 기업들이 문제 해결에 먼저 성의를 보일 리가 있었겠는가. 기업이 소비자를 무서워하지 않고서는 제2의 가습기 참사를 막을 수 없다. 불매 운동이 한창인 지난주에도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는 옥시 제품의 대대적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번 사건의 검찰 수사 대상이다. 소비자를 얼마나 깔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 주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 제도는 가해 기업의 불법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때는 실제 손해액의 몇 배를 배상하게 하는 장치다. 지금까지는 경제활동이 위축된다는 재계의 반발에 정부가 한 발 빼 왔던 것이 사실이다. 국민의 생명안전이 위협을 받는 지경인데 더 미적거릴 이유가 없다. 잘못이 발각된들 푼돈 수준의 배상금으로 땜질하면 그만이라는 기업의 사고방식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를 우습게 봤다가는 영영 회사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한다.
  • 샤오미·알리바바는 올챙이 적 모르는 개구리?

    샤오미·알리바바는 올챙이 적 모르는 개구리?

    스마트폰 샤오미(小米)와 온라인유통업체 타오바오(淘寶)는 현재 중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기업들이다. 이들은 현재 세계시장에서 중국의 기세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짝퉁'이라는 이미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어두운 과거를 갖고 있었다.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는 미국 애플사에서 출시하는 아이폰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출발했고, 알리바바(阿里巴巴)의 타오바오는 가짜 짝퉁 상품의 온라인 유통업체라는 오명을 쉬 벗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 두 업체는 최근 자사 업체명을 무단으로 사용한 자국 업체들에 대해 철퇴를 요구하는 소를 제기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몇 년 사이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 간판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가 자사 이름을 내걸고 영업을 해 온 대부업체에 대해 자사명 사용을 금지할 것과, 총 100만 위안(약 1억 8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중국 저작권 관련 정보지 '차이나 아이피매거진'이 보도했다. 올 초 샤오미 측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소송을 제기했으며, 해당 소를 접수받은 하이뎬인민법원(海定人民法院)은 지난달 22일 ‘샤오미(小米)’ 이름을 내걸고 운영해온 대부업체(금융업체) ‘小米e?’에 대해 샤오미 회사를 연상케 하는 'MI', 'XIAOMI' 등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또한 앞서 불법으로 사용해온 업체명에 대해 민사상 손해 배상 금액 100만 위안을 지불토록 했다. 이에 대해 피고 업체 측은 해당 명칭이 원고인 샤오미사의 단독 소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해당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은 이달 초 시안, 귀주, 린이 등 3곳에 설립된 '타오바오셩타이청(淘寶生態城)'에 대해 자사의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 도용한 혐의로 피해 규모 1000만 위안(약 18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 그룹은 항저우(杭州) 중급 인민법원에 자사가 사용하고 있는 '타오바오'라는 명칭을 타사가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것과 총 1000만 위안의 손해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현재 해당 법원에서는 중국어로 '보물'을 의미하는 일반명사 '타오바오'명칭에 대해 사실상 알리바바의 독점 사용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와 지적재산권을 침해 여부 등을 조사하고, 해당 '타오바오청' 상점의 향후 운영에 대한 업체명의 비중 정도를 감안해 이번 소송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업체들의 움직임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모방 상품의 잇따른 출시로 큰 유명세를 얻은 두 대형 업체가 자사를 모방하는 국내 중소업체에 대해 오히려 철퇴를 내리려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힐난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편, 2016년 현재 중국 전역에서 '타오바오' 업체 명을 무단으로 도용하고 있는 업체 수는 총 6만여곳에 달하며, 이번 소송은 해당 업체들에게 업체명 도용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짝퉁과 전쟁’, 中 샤오미와 타오바오…‘올챙이 시절 몰라?’

    ‘짝퉁과 전쟁’, 中 샤오미와 타오바오…‘올챙이 시절 몰라?’

    스마트폰 샤오미(小米)와 온라인유통업체 타오바오(淘寶)는 현재 중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기업들이다. 이들은 현재 세계시장에서 중국의 기세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짝퉁'이라는 이미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어두운 과거를 갖고 있었다.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는 미국 애플사에서 출시하는 아이폰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출발했고, 알리바바(阿里巴巴)의 타오바오는 가짜 짝퉁 상품의 온라인 유통업체라는 오명을 쉬 벗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 두 업체는 최근 자사 업체명을 무단으로 사용한 자국 업체들에 대해 철퇴를 요구하는 소를 제기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몇 년 사이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 간판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가 자사 이름을 내걸고 영업을 해 온 대부업체에 대해 자사명 사용을 금지할 것과, 총 100만 위안(약 1억 8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중국 저작권 관련 정보지 '차이나 아이피매거진'이 보도했다. 올 초 샤오미 측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소송을 제기했으며, 해당 소를 접수받은 하이뎬인민법원(海定人民法院)은 지난달 22일 ‘샤오미(小米)’ 이름을 내걸고 운영해온 대부업체(금융업체) ‘小米e?’에 대해 샤오미 회사를 연상케 하는 'MI', 'XIAOMI' 등 명칭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또한 앞서 불법으로 사용해온 업체명에 대해 민사상 손해 배상 금액 100만 위안을 지불토록 했다. 이에 대해 피고 업체 측은 해당 명칭이 원고인 샤오미사의 단독 소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해당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은 이달 초 시안, 귀주, 린이 등 3곳에 설립된 '타오바오셩타이청(淘寶生態城)'에 대해 자사의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 도용한 혐의로 피해 규모 1000만 위안(약 18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 그룹은 항저우(杭州) 중급 인민법원에 자사가 사용하고 있는 '타오바오'라는 명칭을 타사가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것과 총 1000만 위안의 손해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현재 해당 법원에서는 중국어로 '보물'을 의미하는 일반명사 '타오바오'명칭에 대해 사실상 알리바바의 독점 사용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와 지적재산권을 침해 여부 등을 조사하고, 해당 '타오바오청' 상점의 향후 운영에 대한 업체명의 비중 정도를 감안해 이번 소송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업체들의 움직임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모방 상품의 잇따른 출시로 큰 유명세를 얻은 두 대형 업체가 자사를 모방하는 국내 중소업체에 대해 오히려 철퇴를 내리려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힐난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편, 2016년 현재 중국 전역에서 '타오바오' 업체 명을 무단으로 도용하고 있는 업체 수는 총 6만여곳에 달하며, 이번 소송은 해당 업체들에게 업체명 도용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미국-이란, 동결 자산 2조원 두고 갈등 고조

     이란이 미국의 2조원에 달하는 자국 자산 동결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이 이란의 동결자산 20억 달러(약 2조 3000억원)를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리프 장관은 25일(현지시간)자 미국 뉴요커와 인터뷰에서 “이것(동결자산 미지급)은 도둑질”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이란의 자산을 고이 보존해 돌려줄 책임이 있다. 이를 어긴다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20억 달러는 미국 씨티은행에 동결된 이란중앙은행 자금을 말한다.  그는 “이는 9·11 테러의 희생자 유족들에 이란이 거액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힌 뉴욕 연방법원 판결보다 더 어처구니없다”면서 “미국 사법 제도에 신뢰를 모두 버렸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앞서 20일 미국 대법원은 1983년 10월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미 해병대 병영 폭파 테러(미군 241명 사망)와 관련,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이란 동결 자산 약 20억 달러(2조 2646억원)를 배상금으로 쓰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 공격이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소행이라고 인정하면서 2012년 제정된 ‘이란 위협감소 및 시리아 인권법’을 적용해 이란에 손해배상 책임을 지웠다. 2012년 배상법은 뉴욕 시티은행 계좌에 예치된 이란의 동결 채권자산을 제출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2001년 숨진 미군 유족이 소송을 제기해 시작된 이번 재판에서 이란 정부는 줄곧 베이루트 폭탄 공격의 배후가 자신이 아니라며 책임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대법관 전체 의견 6대2로 이란의 책임을 인정하며 유족들에 대한 배상 지급을 막아달라는 이란중앙은행의 요구를 각하했다.  중요한 점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베이루트 테러 뿐 아니라 다른 이란 관련 테러에서도 유족들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2012년 8월 뉴욕 연방법원은 9·11 테러(약 3000명 사망)를 저지른 알카에다와 이들을 지원한 이란 등이 희생자 유족에 60억 달러(6조 80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9.11 테러 유족들에게 배상하도록 요구하는 법안도 의회에 계류돼 있어 향후 결과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이란 정부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중심으로 동결 자산을 되찾기 위한 특별 위원회까지 구성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네덜란드 법원 “러 정부, 유코스 전 주주들에게 배상책임 없어”

    네덜란드 법원 “러 정부, 유코스 전 주주들에게 배상책임 없어”

     러시아 정부가 과거 자국 최대 민간 석유회사였던 유코스 파산과 관련해 배상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네덜란드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고 20일(현지시간) AP와 러시아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헤이그 지방법원의 이번 결정은 러시아 정부가 유코스의 전(前) 주주들에게 500억 달러(약 56조 7000억원)를 배상하라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지난 2014년 판결을 무효로 한 것이다.  헤이그 지방법원은 판결문에서 “PCA가 유코스 전 주주와 러시아 정부 간 분쟁을 중재할 사법적 권한이 없는데 관련 조약을 잘못 해석해 배상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PCA의 권한을 규정한 에너지 관련 조약(에너지 헌장 조약)에 러시아가 비준하지 않았기 때문에 PCA는 러시아 정부와 유코스 전 주주들 사이 분쟁을 중재할 수 없다는 이유다.  유코스는 1993년 여러 국유회사들이 통합해 설립된 국유기업이었지만 1995년 12월 최대주주인 메나테프은행에 매각되면서 민영화됐고, 2003년에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로 성장했다. 러시아 최초로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해 러시아에서 가장 투명한 기업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유코스의 최고경영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던 미하일 호도르콥스키였다. 그는 푸틴의 권위주의 통치를 비난하고 야당의원을 지원하고 러시아에 서구식 정치가 도입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푸틴 정부는 2003년 호드롭스키를 2003년 사기와 탈세 등의 혐의로 체포돼 2005년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유코스도 세무조사를 통해 당시 매출(연 110억달러)의 2배인 240억 달러의 추징금을 매겨 파산시킨 뒤 2006년 국유화했다.  이에 유코스 전 주주들은 러시아 정부가 유코스를 강제 해체하는 바람에 손해를 입었다며 1000억 달러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러시아 내에서 소송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고 보고 헤이그에 있는 PCA를 택했다.  결국 PCA는 2014년 러시아 정부가 소송을 청구한 GML 주주 자산을 강제 수용했다며 러시아 정부에 잘못이 있다고 인정했고 “유코스 지분을 다수 보유한 지주회사 GML에 500억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GML 지주회사는 과거 유코스를 인수했던 메나테프은행이 바뀐 새 그룹이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PCA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는 동시에 “(향후 재판 결과에 관계없이) 어떤 경우에도 배상금을 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헤이그 지방법원 판결로 러시아 정부는 한결 유리한 상황이 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이날 관련 논평에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PCA의 결정이 취소됐다”면서 “이는 국제 중재 관례에서 가장 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GML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사장 거리·전입 시기 등 고려 1인 최대 60만원·가구 300만원

    4년 가까이 주택 재개발 구역 철거와 아파트 신축공사로 소음 등 피해를 입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집단소송 끝에 1인당 최대 60만원, 가구당 최대 300만원 등 총 5억여원의 배상을 받게 됐다. 재개발 구역과 거주 동 사이의 거리 및 전입시기 등에 따라 배상금이 달리 책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부장 윤강열)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A아파트 주민 1850명이 인접한 부지에 B아파트를 신축한 재개발조합 및 철거업체·시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총 5억 1457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B아파트 지역에서는 2011년부터 이듬해 12월까지 기존 건물이 철거되고,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3월 말까지 아파트가 새로 지어졌다. 이곳과 A아파트는 너비 약 6m의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A아파트 주민들은 소음과 분진 피해 등으로 여러 해 동안 고통을 받았다며 재개발조합과 공사업체들을 상대로 2013년 12월 소송을 냈다. 법원이 정한 배상액은 공사 현장과의 거리에 따라 A아파트 동별로 다르게 산정됐다. 현장과 가장 가까운 103동 주민들 중 2011년 6월 말부터 살기 시작한 주민들은 철거·공사 피해 위자료로 1인당 60만원, 5인 가구 기준으로 가구당 최대 300만원을 받게 됐다. B아파트와 멀리 떨어진 101·104동 주민들은 철거·공사 피해 위자료로 1인당 최대 12만원, 가구당 최대 60만원을 인정받았다. 앞서 해당 구청은 현장 소음도를 측정해 다섯 차례나 법령 기준을 넘은 것을 적발하고, 시공사 등에 시정명령과 과태료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휴일에도 오전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한 달 중 24일간 하루 134회의 발파 작업이 이뤄지는 등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는 침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아파트 철거·신축공사의 경우 통상 7.5m 떨어진 거리까지 90㏈ 이상의 고소음이 발생해 해당 지역의 고통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여기는 남미] “당신도 어머니입니까?” 패륜母 22년형

    [여기는 남미] “당신도 어머니입니까?” 패륜母 22년형

    딸의 처녀성을 푼돈에 팔아넘긴 비정한 엄마가 20년 넘게 감옥살이를 하게 됐다. 콜롬비아 법원이 12살 딸의 처녀성을 판 여자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돈을 주고 여자어린이와 성관계를 가진 남자에게도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사건의 시작은 약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콜롬비아 경찰은 성매매 혐의로 티토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12살 여자아이가 임신을 했다는 병원의 제보를 받고 사건을 수사하면서 성매매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단순한 성매매가 아니었다. 사건엔 깜짝 놀랄 배후의 인물이 숨어 있었다. 여자어린이를 남자와 만나게 한 건 바로 아이의 엄마였다. 엄마는 딸이 성관계를 한 번도 가진 적이 없는 처녀라며 남자에게 돈을 받고 잠자리를 함께하게 했다. 엄마가 포주 역할을 한 셈이다. 엄마가 딸의 처녀성을 내주는 조건으로 받은 돈은 단돈 3만 페소, 우리돈으로 약 11만 원이다. 수사 결과 문제의 여자가 자식들을 이용해 성매매로 돈을 벌려고 한 건 처음이 아니었다. 12살보다 더 어린 자식들과 성관계를 갖게 해주겠다면서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이곳저곳에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여자가 12명의 자식을 두었다"며 "12살 딸의 처녀성을 팔아넘긴 후 다른 자식들에게도 성매매를 시키려 했다"고 말했다. 한편 콜롬비아 법원은 "어른과 성관계를 갖고 임신까지 한 12살 딸이 어린 나이에 치유하기 힘든 피해를 입었다"며 엄마에게 피해배상금 7만2000페소(약 27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사진=콜롬비아 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톈진-북방 최대의 무역 항구 도시 톈진

    해외여행 | [Surprising China] 톈진-북방 최대의 무역 항구 도시 톈진

    톈진(천진, 天津)은 베이징(북경, 北京), 상하이(상해, 上海), 충칭(중경, 重慶)과 함께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다. 해안가 시골에 불과했던 톈진이 지금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베이징의 동부 해안 방어선 군사기지 역할을 하면서부터였다. 이후 1858년 톈진항이 외국에 개항되면서 급속도로 성장, 북방 최대 무역항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역사가 길지 않아 볼거리가 풍부하진 않지만 발달된 중국 산업도시의 면모와 유럽식 건축물들의 이국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톈진 최고의 전망대 천탑 천탑天塔은 톈진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톈진의 랜드마크이다. 톈진 TV 방송국의 송신탑으로 높이가 무려 415.2m에 이른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타워로 천탑호天塔湖라는 인공호수 중앙에 우뚝 서 있다. 엘리베이터를 탑승하면 전망대까지 초고속으로 올라간다. 주변에 산이 없는 톈진 시내는 그야말로 도심의 지평선을 보여 준다. 사방 모두가 끝없이 이어지고 아주 먼 어딘가에서 하늘과 맞닿는다. 특히 해가 질 무렵에는 하나 둘 불을 밝히는 빌딩들과 도로를 수놓는 자동차들의 황금 불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전망대에서 한층 더 올라가면 레스토랑이다. 좀 더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이곳에서 식사를 하며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날씨다. 흐리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가시거리가 짧아 온통 뿌연 세상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지하철 1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영구도营口道역 주변은 쇼핑의 중심지다. 특히 보행자 전용도로인 빈강도滨江道는 톈진의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번화가다. 백화점과 쇼핑센터,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빈강도 남쪽 끝에서 길을 건너면 역시 양쪽에 쇼핑센터가 들어서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여행자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쇼핑센터보다 정면에 보이는 서양식 건축물이다. 바로 톈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성당인 서개천주교당西开天主教堂이다. 1917년, 조계 시절 프랑스인에 의해서 세워진 서개천주교당은 붉은색 벽돌과 화강암이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이다. 양쪽에 두 개의 첨탑이 세워져 있으며 첨탑의 돔은 연한 초록색이다. 내부의 벽면과 기둥은 흰색이며 천장은 외부의 돔처럼 연한 초록색이다. 전체적으로 황금색 라인이 장식되어 있어서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런 느낌이다. 벽면에는 각종 성화 액자가 걸려 있으며 중앙 제단 주변에는 예수의 희생을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장식되어 있다. 미사가 없을 때는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지만 엄숙한 분위기를 깨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톈진 속 작은 유럽 이태리풍경구 1856년 벌어진 애로Arrow호 사건은 2차 아편전쟁의 시발점이 되었다. 사건은 영국 국기를 달고 있던 중국인 소유의 해적선 애로호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영국 국기가 강제로 끌어 내려지며 영국은 명예가 손상되었다며 배상금과 사과문을 요구하는 억지를 부린다. 청나라는 이를 거부했고 영국은 이를 빌미로 프랑스와 연합하여 광저우를 점령하고 본격적인 2차 아편전쟁을 벌였다. 톈진까지 점령한 영국은 1858년 불평등한 톈진조약까지 맺었고 톈진의 8배에 달하는 지역을 조계지로 삼았다. 이후 서구 열강의 각축장이 되어 버린 톈진에는 1902년까지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러시아 등 9개국의 조계지가 들어섰다. 이러한 외세 침략의 아픈 흔적은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톈진 도심 곳곳에 남아 있는 유럽풍 건축물들이 그것들이다. 특히 이탈리안 거리로 불리는 이태리풍경구意大利风景区는 테마파크가 연상될 정도로 조계지 시대의 건축물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태리풍경구는 민족로와 자유도가 교차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장방형으로 퍼져 있다. 두 개의 길이 교차하는 지점은 마르코폴로 광장이다. 광장 중앙에는 시원한 분수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석주 정상에는 날개 달린 여신상이 월계관을 높이 들고 있다. 사방으로 뻗어 있는 도로의 주변은 온통 2~3층 높이의 이국적인 건축물들이며 1층은 대부분 카페나 레스토랑들이다. 해가 질 무렵 카페에 앉아서 시원한 생맥주에 피자나 파스타를 곁들인다면 이곳이 중국이란 것을 새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다. 청대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고문화가 톈진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곳은 누가 뭐라 해도 고문화가古文化街다. 100여 년 전 톈진의 부자들이었던 소금상인들이 모여 살던 고문화가는 현재 청대 거리를 재현해 놓은 쇼핑 지구로 패루가 세워진 입구를 지나면 고풍스런 2층 규모의 건물이 길게 늘어서 있다. 대부분 근래 조성된 건물들이지만 청대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판매하는 물품들도 차나 다기, 도장과 벼루, 골동품과 전통 장신구들이 많아서 예스럽다. 고문화가 한복판에는 천후궁天后宮이 자리하고 있다. 천후궁은 천비궁天妃宮 또는 낭랑묘娘娘廟라고도 부르는데 바다 또는 물의 신인 천후를 모신 사원이다. 전설에 따르면 천후는 어릴 때 도사를 만나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되었는데 거대한 파도 앞에서 위기를 맞은 어민을 구해낸 후 사람들은 그녀의 영험한 능력을 특별하게 여겨 바다의 여신으로 칭송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해상 교통의 요지인 톈진에 천후궁이 세워진 것은 원나라 때인 1326년. 사원 내부는 시끌벅적한 고문화가와는 달리 매우 조용하고 차분하다. 출입문 하나만을 통과했는데도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느낌이 들 정도다. 사원 안에는 천후를 모신 정전正殿을 비롯해 10개가 넘는 전각들이 자리하고 있다. 천후궁에서 나와 북쪽 출입구 방향으로 걷다가 우측 골목으로 빠져나가면 옥황각玉皇閣이 자리한다. 2층 규모의 옥황각은 톈진에서 가장 큰 도교 사원 건축물로 명나라 초기인 1427년에 중건된 것으로 의미 있는 건축물이다. 또 고문화가 북쪽 출입구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해하海河강 위에 자리잡은 관람차 톈진아이天津之眼를 만나게 되는데 해하강 주변 풍경을 시원하게 감상하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 톈진 시민의 휴식처 수상공원 톈진 남쪽에 자리한 수상공원水上公園은 톈진 시민들이 사랑하는 휴식처다. 총 면적도 167만km2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사각 모양의 공원은 출입문이 여럿인데 지하철 3호선 주등기념관周邓纪念馆역에서 하차하면 곧바로 북쪽 출구와 연결된다. 공원에 들어서면 수상공원답게 넓은 호수가 가장 먼저 시선을 압도한다. 수상공원은 크게 동호와 서호로 나뉘는데 북쪽 출구에서 마주하는 호수는 서호다.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산책 나온 많은 시민들을 만나게 된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즐기기도 하고 제기차기를 하기도 한다. 제기차기는 중국의 어느 공원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놀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전통적인 제기뿐 아니라 핸드볼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공을 이용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롤러블레이드를 즐기는 시민들도 꽤 많다.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 중년 이상이라는 것. 입구에서 400여 미터를 내려가면 아치형의 석교를 건너게 되는데, 좌측에 보이는 호수가 동호다. 다리 건너 작은 언덕에는 3층 규모의 콘크리트 누각이 세워져 있는데 이곳에 오르면 수상공원 전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호수와 숲이 어우러진 고즈넉한 풍경을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평온해진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동호 북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회전목마와 바이킹, 후룸라이드 등을 비롯해 다양한 놀이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놀이공원이 자리한다. 이곳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역시 관람차. ‘수상공원’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는 관람차는 기념사진을 찍기에도 안성맞춤이다. 3층 누각 전망대에서의 전망이 아쉬웠다면 관람차를 타고 시원한 전망을 감상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수상공원 남쪽에는 180여 종, 1,800여 마리의 동물과 조류들을 보유한 톈진동물원天津动物园이 있다.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로 사자, 호랑이, 기린, 하마 등을 비롯해 수십 종의 파충류 등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희귀한 백호와 손오공의 모델이 되었다는 황금원숭이도 만날 수 있다. 주은래의 삶과 업적을 한눈에 수상공원 북쪽 출구 바로 옆에는 주은래등영초기념관周恩来邓颖超纪念馆이 자리하고 있다. 주은래기념관이나 주등기념관이라고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주은래등영초기념관이다. 정치가이자 혁명가였던 주은래는 장쑤성강소성, 江蘇省 후아이안회안, 淮安에서 태어나 톈진의 남개대학에서 수학하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졸업 후에는 일본에서 유학했다. 1919년, 항일운동이자 반제국주의 운동이었던 5·4 운동 때는 톈진에서 활약하다가 투옥되기도 했다. 1920년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으며 1921년에는 파리에서 공산당 프랑스 지부 결성에 참여했다. 1924년 귀국 후에는 꾸준하게 공산당 혁명 운동을 이끌었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정권이 수립되자 초대 수상 겸 외교부장 자리에 올랐다. 당대 함께 활동했던 모택동毛澤東이 중국의 영웅으로 추앙 받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모택동이 엄하고 강한 이미지의 정치가였다면 주은래는 인자하고 포용심 많은 정치가로 인정받고 있다. 늘 중국 인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모택동이 이끌었던 문화대혁명 시기에도 중국의 문화유산을 지켜내기 위해 애썼던 인물이다. 기념관은 1998년 2월28일 주은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개관했다. 기념관 입구에 있는 황동 간판 글씨는 강택민江澤民이 쓴 것이다. 기념관 내부로 들어서면 홀 정면에 세워진 주은래와 부인 등영초邓颖超의 흰색 조각상을 먼저 만나게 된다. 너나 할 것 없이 조각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기념관 1층에는 주은래의 일생과 관련된 자료들이 꼼꼼하게 전시되어 있다. *본문에 나오는 중국의 지명은 중국어 발음으로 적고 한자 음과 한자를 동시에 표시했다. 관광지, 사람 이름, 산 등 지명 이외의 것은 한자 음을 적고 한문을 병행 표기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天津 Airline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중국국제항공 등이 톈진까지 직항편을 운행한다. 운항 회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매일, 중국국제항공은 주 1회. 소요시간은 약 1시간 50분. 여행이 목적이라면 톈진 직항보다 베이징 직항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톈진보다 베이징 직항 항공권 요금이 훨씬 저렴하고, 톈진과 베이징 간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TIP가는 길┃베이징에서 톈진까지는 고속철로 30분이면 갈 수 있다. 베이징남역에서 출발하며 도착역은 톈진역과 톈진남역 두 곳이다. 톈진역과 톈진남역을 모두 정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목적지에 따라 각각 다른 열차를 선택해야 한다. 톈진 시내 교통┃톈진 시내에서는 지하철로 이동하면 편하다. 톈진은 현재 4개의 지하철 노선이 운행 중이다. 기차역인 톈진역과 톈진남역도 모두 지하철이 연결돼 있다. 주은래등영초기념관┃입장료는 무료지만, 외국인은 여권을 소지해야만 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 여권을 꼭 챙기자. 촬영 명소┃이태리풍경구에서 고문화가에 이르는 길은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해하강을 따라 북쪽으로 800m 정도 이어지는데, 유럽풍 건축물이 줄지어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걷다 보면 보행전용 다리가 나오는데, 이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고문화가 남쪽 출입구를 만나게 된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박동식 여행작가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대법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 김종익에 5억 배상”

    이명박 정부 때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를 당했던 김종익(62) 전 KB한마음 대표에게 국가와 담당 공무원들이 5억원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최종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김 전 대표가 국가와 이인규 전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 등 7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피고들은 김 전 대표와 그의 가족에게 5억 2092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대법원은 “김 전 대표에게 직위에서 물러나고 지분을 이전하도록 한 행위는 위법한 공권력 행사인 만큼, 그가 입은 손해를 국가가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제주기지 방해, 34억 물어내라”

    강정 주민들·시민단체 즉각 반발… 손해 입증 등 놓고 법적 다툼 예고 해군이 지난달 완공된 제주민군복합항(해군기지) 공사를 방해하며 시위를 벌인 개인과 단체 121명을 상대로 34억여원을 부담하라고 구상권 행사에 나섰다. 구상권은 타인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국가가 배상했을 때 해당 비용을 불법행위를 한 측에 갚으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해군 관계자는 29일 “구상권 행사(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며 “이번 구상권 행사는 14개월간의 공기 지연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 275억원 중 불법적 공사 방해 행위로 인해 국민 세금 손실을 가져온 원인 행위자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상권 청구 대상은 강동균 전 강정마을회장 등 개인 116명과 강정마을회,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 5개 단체이며 금액은 34억 4800만원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구상권 행사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주기지 공사 방해 행위 채증 자료를 지난 1년간 면밀히 분석한 결과”라면서 “275억원 가운데 자연재해 등을 제외하고 시위자들의 물리력 때문에 지연된 금액이 34억여원으로 추산됐으며 이를 모두 국고로 환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0년 삼성물산, 대림건설 등과 계약을 맺고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착수했지만 예정보다 14개월 늦은 지난달 공사를 완료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해군 측에 공기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 360억원을 요구했고 배상금은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를 거쳐 275억원으로 결정됐다. 해군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75억원을 받아 삼성물산에 지불했다. 대림건설도 230여억원의 배상을 요구해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 절차를 밟고 있다. 대림건설에 대한 배상금이 확정되면 추가 구상권 행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강정마을회 등 시민단체는 무리한 소송 제기라고 반발하며 맞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소송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가 참여해 해군이 강정마을회 등으로 인해 공사 지연 등 손해를 봤다고 입증할 수 있는지와 구상권을 청구한 액수 책정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해 다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그린벨트 경계지역 해제 요건 완화

    도로·철도 등으로 단절된 토지 3만㎡까지 개발제한 해제 허용 도로나 철도 등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지나면서 떨어져 나간 소규모 토지에 대해 그린벨트 해제 요건이 완화된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열고 관련 법 시행령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도로나 철도, 하천개수로(改修路) 등으로 단절돼 그린벨트의 경계 지역에 있는 토지에 대해서는 해제 요건을 1만㎡ 미만에서 3만㎡ 미만으로 완화했다. 단 1만㎡ 이상일 땐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구역을 지정해야 한다. 1만㎡ 미만의 그린벨트 토지에 대해서는 개발제한의 해제가 허용됐지만, 그 이상일 때에는 개발제한 탓에 소유주들의 불만이 있었다. 앞서 정부는 보존 가치가 낮은 그린벨트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해제 요건을 완화할 수 있는 토지 범위를 1만∼3만㎡으로 정한 바 있다. 개정령안은 또 그린벨트에 설치된 불법 건축물을 양성화하기 위해 ‘공공기여형 훼손지 정비 제도’에 따른 정비 대상을 1만㎡ 이상의 훼손지로 정했다. 주민들이 그린벨트 내의 훼손지 가운데 30% 이상을 공원녹지로 조성해 기부채납을 하면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축사와 창고 등을 허용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이와 함께 모든 도시공원에 전통사찰이나 문화재를 증축할 수 있도록 하고, 영화 상영이나 촬영을 위해 설치하는 가설건축물 등도 허가 대상에 추가했다. 한편 정부는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과 보상금 123억 300만원을 일반회계 목적예비비에서 지출하기로 한 2016년도 지출안도 의결했다. 올해 배상금과 보상금 지급에 관한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완성 안 된 자전거길 벗어났어도 車사고 땐 보험금 100% 받아야”

    “완성 안 된 자전거길 벗어났어도 車사고 땐 보험금 100% 받아야”

    “보험사 85% 배상” 판결 뒤집고 항소심 “유족에 13억 모두 줘라” 포트홀 등 지자체 배상 판결 증가 기온이 올라가면서 한강을 비롯해 곳곳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전거 사고도 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0년 1만 1259건이었던 자전거 사고는 2014년 1만 6664건으로 5년 새 48%가 늘었다. 관련 손해배상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법원은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경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책임을 묻는 경향이 있다. ●자전거 사고 한해 1만 6664건 달해 외국계 은행에서 퇴직한 김모(당시 48세)씨는 2013년 4월 경기 의왕시에서 열린 자전거 동호회 모임에 나갔다 사고를 당했다. 편도 3차로 도로의 3차선을 동호회원들과 함께 달리다 차로 변경을 시도하던 자동차가 김씨의 자전거를 덮쳐 김씨가 사망한 것이다. 김씨의 유족은 자동차 운전자가 계약한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는 김씨가 차도 옆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도 보험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보험사 책임을 85%로 제한했다. 유족 손해배상금은 4억 6000만원이 인정됐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판단을 달리했다.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 정종관)는 1심과 달리 보험사가 김씨 유족에게 13억 8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자전거 도로가 건설됐지만 지자체가 노선을 지정·고시하지 않아 피해자가 꼭 이용해야 할 법적 책임은 없었다”며 “도로의 시작 부근에 간판도 없었고 포장이 벗겨진 곳이 있어 실제로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자전거 운전자가 움푹 팬 ‘포트홀’을 피하려다 자동차와 부딪혀 다친 사건에선 도로 관리 책임을 맡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물었다. 서울고법 민사32부(부장 유남석)는 택시연합회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구상금 지급 소송에서 “91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로 관리상 하자가 운전자 과실과 결합돼 사고가 났다고 판단했다. 도로 가장자리에서 자전거를 타던 운전자가 마주 오던 자전거와 부딪혀 길 아래로 떨어져 사망한 사건에서도 지자체의 책임을 물었다. 서울고법 민사22부(부장 한창훈)는 사망한 유모씨의 가족이 국가와 경기 고양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국가와 지자체는 보행자나 자전거 등의 추락 위험성이 많은데도 방호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아 사고의 개연성을 높인 잘못이 있다”면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자전거도로 70%가 보행자 겸용 이재용 한국교통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0일 “자전거 도로의 70%가 보행자 겸용 도로이고 물건이나 차량으로 점거된 경우가 많다”며 “차도로 몰릴 수 있는 자전거 운전자는 헬멧, 전조등, 후미등 등 최소한의 보호장비를 갖춰야 하며 지자체도 자전거 도로를 정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하남시, 우성산업개발 상대 소송, 작년 어물쩍 종결…수십억 손실

    사정당국이 대한수영연맹 이기흥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우성산업개발의 위장 폐업을 수사하는 가운데 경기 하남시가 2년여 전 우성에 제기했던 손해배상 성격의 민사소송을 현금 공탁 등 안전장치 없이 화해 종결한 사실이 서울신문 취재로 뒤늦게 확인됐다. 7일 하남시에 따르면 우성은 1998년 9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미사동 643일대 한강변 하천 부지 13만 3982㎡에 대해 점용허가를 받고 골재를 생산했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도 수차례 연장 허가를 받아 온 우성은 2012년 5월 폐기물(토사 및 오니)을 남겨둔 채 문을 닫았다. 하남시는 우성이 폐기물 1만 트럭분(하남시 추산)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폐업하자 2013년 11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처리비 13억 2753만원과 지난해 1월부터 토지 인도를 할 때까지 하루 164만 4352원씩(연간 6억원) 지급하라며 민사 소송을 냈다. 양측은 지난해 8월 “우성이 현장 내 모든 소유권을 포기하고 하남시에 10월 30일까지 현금 5억원을 지급한다”는 재판부의 화해 권고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우성은 이날 현재 현금을 내지 않고 있으며, 우성이 폐업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하남시는 이번에도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종복 하남시의원은 “법원이 제시한 5억원은 시가 산정했던 폐기물 처리비 13억여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라면서 “하남시는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을 원인 무효로 해야 하며 토지사용료까지 청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남시 관계자는 “청구액에 비해 배상금이 적지만 토지를 조속히 원상복구해 하남시민을 위해 사용하는 게 실익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노량진수산시장 이전 강행… 수협 “16일부터 새 건물서 경매”

    반대 측 “공간 좁아지고 임대료↑” 수협 “기존 시장 영업 땐 소송 불사” 새로 지은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로 이전하는 문제를 둘러싼 수협중앙회와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 간 갈등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오는 16일부터 새로 현대화한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에서 수산물 경매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상인들은 “새 건물로 옮길 수 없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공노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대표이사는 7일 “15일까지 입주절차를 마무리하고 16일부터 기존 시장이 아닌 현대화 시장에서 정상 경매가 이뤄진다”면서 “정해진 기간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상인은 더이상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영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협은 현대화 건물로 옮기지 않고 기존 시장에서 계속 영업하는 상인을 무단점유자로 간주해 무단점유 사용료를 내게 하고 명도·손해배상 소송 제기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수협 측은 구 시장 철거를 위해 계약을 맺은 현대건설 측에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연간 12억~16억원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71년 건립한 기존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은 40년이 넘어 시설이 낡고 열악해 공사 비용 5200억여원을 들여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다. 2012년 12월 착공해 지난해 10월 완공한 새 시장 건물은 연면적 11만 8346㎡로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다. 예정대로라면 상인 680명의 입주가 1월 15일 끝났어야 했지만 상인들의 반발로 두 달 연기됐다. 현재 상인 680명 가운데 40%인 300여명만 입주 추첨에 참여했다고 수협 측은 밝혔다. 상인들은 법정 매장 전용면적이 1.5평(4.96㎡)으로 신·구시설이 같지만 수십년간 써온 통로 공간(5~10평=16.5~33㎡)이 3배가량 줄었고, 임대료가 두 배가량 오른 것도 부담이라고 주장한다. 김갑수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이후 바로 옮길 수 없으며 새 건물은 법정 도매시장에 맞는 제대로 된 규모와 통로 마련 등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말했다.수협은 사태가 길어지면 피해는 결국 수도권 시민과 전국 어민에게 돌아가는 만큼 주차장 폐쇄와 공개 입찰 전환으로 빈 공간을 채우겠다며 맞서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입주를 원하지 않는다고 상인들의 요구조건을 다 들어줄수는 없다”면서 “다만 단전·단수 같은 극단적인 방법은 피하면서 원만한 타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In&Out] 주사기 재사용, 피해자 치료에 정부 나서야/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In&Out] 주사기 재사용, 피해자 치료에 정부 나서야/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지난해 11월 보건 당국은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97명이 C형간염에 감염됐다는 충격적인 사건을 발표했다. C형간염은 간경화,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제가 있지만 치료 기간이 48주로 장기간이고 완치율은 60~70% 정도이며,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실제 다나의원 감염자 중에는 더이상 치료를 지체할 수 없어 부득이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기존 C형간염 치료제를 사용했다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도 있다. 다나의원 감염자들은 병원에 병 고치러 갔다가 ‘C형간염’이라는 병을 하나 더 얻게 됐다. 그나마 ‘C형간염’에 감염된 것은 ‘천만다행’이라 할 수 있다. 동일하게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감염될 수 있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이나 B형간염은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반면에 C형간염은 12주 동안 경구용 치료제를 복용하면 95% 이상 완치가 가능한 신약이 시판되고 있다. 빨리 치료하면 3개월 안에 정상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아직은 비급여로 12주 약값으로 460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나의원 원장이 주사기 재사용을 인정했고,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에서도 원장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나와 민사소송이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절차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 다나의원이 폐업을 했고 원장도 파산 상태라는 소문이 있지만 2012년 4월부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운영 중인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통해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나의원 사건 3개월 만에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자가혈 주사시술(PRP·혈소판풍부혈장) 시 사용하는 일회용 키트 재사용으로 217명이 C형간염에 집단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당국은 감염 피해자 확인을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했고, 경찰은 원장을 소환해 조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4일 경찰의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원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원장의 죽음은 집단감염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받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한양정형외과의원 감염자들에게는 ‘설상가상’이 된 셈이다. 원장이 숨지면서 역학조사의 핵심인 원장의 의료과실과 C형간염 집단 감염과의 인과관계 입증이 난항을 겪을 것이다. 이런 경우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나 소비자원에 조정신청을 해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일 한양정형외과의원 종사자나 의료기기회사 직원 등 관계자들의 진술로 원장의 의료과실과 인과관계가 입증돼도 감염자들이 손해배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한양정형외과의원이 이미 지난해 5월 폐업한 데다 원장마저 숨짐에 따라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통한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그동안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자들을 일반 의료사고 피해자들과 동일하게 취급하고 사인(私人) 간 분쟁으로 치부해 왔다. 하지만 집단감염은 ‘비상식적인 의사의 과실이라는 인재와 정부당국의 관리감독 부실이 만들어 낸 대재앙’이라 할 수 있다. 피해를 당한 C형간염 감염자들은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우리 국민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피해배상이 아닌 신속한 치료다. 피해배상도 치료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집단감염이라는 피해를 당한 무고한 314명의 국민이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치료가 시작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이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가 있는 것이다.
  • 애플과 특허 소송 ‘삼성의 반전’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열린 애플과의 스마트폰 특허분쟁 2차소송 항소심에서 이겼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삼성이 3건의 애플 특허 침해 혐의와 관련해 1억 1962만 달러(약 1479억원)를 애플에 배상하라고 결정했던 2014년의 1심 판결을 뒤집어 무효화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항소법원은 또 애플이 삼성의 카메라 기술특허 1건을 침해했다며 삼성에 15만 8400만 달러(약 2억원)를 지급하라던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했다. 삼성은 이에 따라 수년간 수세에 몰렸던 애플과의 특허분쟁에서 반전을 이루게 됐다. 삼성 “소비자 선택의 승리… 시장경쟁 회복시켰다” 애플은 2011년과 2012년에 삼성을 상대로 두차례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2012년 제기된 것으로 2011년 1차소송과 구분하기 위해 ‘2차소송’으로 불린다. 2차소송에서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은 2014년 5월 “삼성의 애플 특허 3건 침해에 대한 배상으로 1억 1962만달러를, 애플은 삼성 특허 1건 침해에 대한 배상으로 15만 8400달러를 지불하라”는 취지의 1심 판결을 내렸다. 연방항소법원은 이날 애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던 3건의 특허 가운데 일명 ‘퀵링크’기술을 삼성이 침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머지 2건의 기술은 아예 유효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유효를 인정 받지 못한 2건의 특허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위에 손가락을 밀어 화면 잠금을 푸는 ‘슬라이드 투 언록’ 기능과 자동 오타수정 기능인 ‘오토 코렉트’ 기능이다. 삼성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소비자 선택의 승리”라며 “시장경쟁을 회복시켰다”고 논평했다. 애플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한편 양사 간 특허침해 1차소송은 지난해 5월 열린 항소심에서 삼성이 애플에 5억 48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항소심 판결에 따라 삼성은 배상금 5억 4800만 달러를 일단 지급했다. 그러나 삼성이 1차소송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연방대법원에 상고 허가 신청을 했기 때문에 최종 승패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커버 스토리] ‘21세기 청해진’ 제주해군기지 준공식을 가다

    [커버 스토리] ‘21세기 청해진’ 제주해군기지 준공식을 가다

    ‘21세기의 청해진’으로 불리는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이 평화 훼손과 환경 파괴 논란 속에서 26일 준공됐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국방부가 건설 필요성을 제기한 지 23년 만이며 항만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0년 이후 6년 만의 완공이다. 대한민국의 ‘남방 해상주권 수호’와 ‘동북아 크루즈 관광의 중심지’를 표방한 제주해군기지는 김영삼, 김대중 정부를 거쳐 ‘대양해군’의 기치를 내세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6월 서귀포시 강정마을 유치가 확정됐다. 그동안 투입된 총사업비는 1조 765억원에 이른다. 이날 준공식을 맞아 직접 제주 해군기지를 둘러봤다. 낮 12시쯤 제주공항에서 50여분간 택시를 타고 도착한 기지 입구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식’ 행사를 열고 고사를 지내고 있었다. 또 마을 곳곳에는 ‘생명평화 강정마을’, ‘군사기지 없는 평화의 섬’ 등의 현수막이 붙어 있고 비상사태에 대비해 경찰들이 기지 정문 앞에 도열해 있었다. 해군과 반대 주민 간의 갈등이 아직 ‘현재 진행형’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고권일(53)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비록 기지가 완공됐지만 우리는 해군기지가 마을 이름 앞에 접두어로 붙는 마을로는 살지 않을 것”이라며 “기지 건설 목적이 안보보다는 패권 경쟁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 “마을 전체가 기지와 붙어 있는데 뱃고동 소리, 해상초계기에서 나는 소음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해군은 지금도 찬성하는 주민들만 싸고돌며 마을 주민들을 이간질하고 있지만 억울하고 속상한 주민들은 자포자기해 마을 총회에 참여하는 숫자도 예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인 문평대(66)씨는 “제주도는 일제강점기 때 곳곳에 군사시설이 건설됐고 4·3 사건과 같은 비극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라며 “제주도민들은 전쟁이라면 싫어하고 제주 토박이 가운데 3분의2는 심정적으로 군사기지 건설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느낌은 주민들이 외지인에게 의사 표현을 아주 조심스러워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기지 건설에 따라 민심이 찬반으로 갈리면서 이웃 간에 말조심하는 기류가 형성된 듯했다. 실제 인근 가게 주인은 기자에게 익명을 요구하면서 “이제 기지가 완성됐는데 반대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면서 “지역 경제가 좋아지기만 바랄 뿐”이라고 찬성 입장을 조심스럽게 나타냈다. 기지 안으로 5분 정도 걸어 들어가니 약 49만㎡(약 14만 9000평) 규모의 웅장한 부지와 함께 새로 지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축구장 68개가 들어갈 수 있는 49만㎡ 부지 가운데 20만 5000㎡는 바다를 매립해 조성했다고 한다. 건물 연면적만 8만 2400㎡(약 2만 5000평)이다. 특히 기지 한가운데 우뚝 선 본관은 해군 함정이 바다를 가르며 힘차게 나아가는 모양을 띠고 있다. 기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4층 높이의 본관 옥상에서는 구름에 가려진 한라산 중턱과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한다. 기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다 한가운데 늘어서 있는 방파제. 해군은 15만t 크루즈 선박 2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남(南)방파제(길이 1.5㎞)와 함정 20척이 드나들 수 있는 동(東)방파제(길이 1㎞)를 지었다. 크루즈 접안시설인 남방파제는 마치 인간의 오른팔로 기지를 감싸 안은 모습이다. 방파제의 해상 높이는 19.5m, 수중까지 포함한 전체 높이는 40m다. 대형 태풍이 왔을 때 파고가 대략 10m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높이의 파도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해군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모든 방파제 가운데 가장 크고 튼튼하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해군기지가 관광도 염두에 둔 민군복합항이라는 점을 감안해 남방파제 위에는 관광객이 거닐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다. 해군이 이 방파제를 ‘해상 올레길’로 부르는 이유다. 오후 2시 30분 본격적인 준공식 행사가 시작되자 부두에 정박한 4200t급 구축함 ‘왕건함’에서 지축을 뒤흔드는 19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북한의 무모한 도발 행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해군은 이곳에서 북한의 해상 위협에 강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지를 미국의 하와이나 호주 시드니와 같은 세계적 민군복합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본격화된 2010년 3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해군참모총장을 지냈던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은 “그동안 미군을 위한 핵 기지라고 오해도 많이 받았고 일부 반대세력은 평화를 파괴한다는 오명을 뒤집어씌우기도 했지만 이제 23년 만에 우리 안보의 숙원사업이 빛을 보게 됐다”며 “우리 해군 기동 세력이 지리적으로 구애받지 않고 동서남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전략적 기지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나자 제주해군기지의 출범을 알리는 뜻으로 부두에 정박한 해군 함정들이 일제히 기적을 울렸다. 이날 부두에는 왕건함 이외에도 해군 제7기동전단의 이지스구축함 서애류성룡함(7600t급)과 대형수송함 독도함(1만 4500t급), 214급 잠수함 안중근함(1800t급) 등 해군 함정 8척과 해경 경비함 2척이 도열해 있었다. 제주해군기지는 한반도의 3면을 둘러싼 바다 한가운데 있어 우리 해군력의 ‘허브’로 평가된다. 유사시 동서남해 전방 해역으로 출동해 북한군이 잠수정에 특수부대를 태워 후방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대량살상무기(WMD)의 해상 운송을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주변국과 해양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21세기의 청해진’으로 불린다. 해군 관계자는 “제주해군기지는 항만이 바로 심해로 통해 함정이 기동하는 것은 물론 잠수함을 신속히 전개시키는 데도 유리하다”며 “동해나 경기 평택, 전남 목포 해군기지 등과 비교하면 수심과 부두 규모 면에서 최적의 기동기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산 작전기지에서 이지스함이 출동해 이어도까지 가는 데 13시간이 걸린다. 반면 제주기지에서는 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제주 남쪽 이어도 인근 해역에 광대한 해양자원이 매장돼 있다는 점도 제주기지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제주해군기지에는 함정인력 2500여명과 육상에 상주하는 600여명 등 3000여명의 장병이 배속돼 있다. 정부로서는 기지 인근 강정마을 주민들과의 갈등의 골을 메우는 작업이 시급한 과제다. 제주도는 2007년 5월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수용할지를 결정하는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보지 4곳 가운데 가장 높은 찬성 의사(56%)를 보인 강정마을을 최우선 해군기지 대상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며 극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2년 7월 대법원이 해군기지 건설은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기지 건설 반대 시위자들이 공사 진행을 막는 등 시위는 격화됐고 이 과정에서 700여명에 이르는 시민 단체 활동가와 마을 주민들이 연행되기도 했다.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과 대림건설은 해군기지 반대 측의 집회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다며 지난해 각각 360억원, 231억원의 배상금을 해군 측에 청구했다. 해군은 시민단체와 시위자들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기 위해 손해산정과 민사소송을 검토 중이라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예고하고 있다. 서귀포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국전쟁 민간 희생자, 69년 만에 졸업장 받았다

    한국전쟁 민간 희생자, 69년 만에 졸업장 받았다

    “억울하게 죽은 병진이의 꿈을 후배들이 더 크게 펼쳐 줬으면 좋겠습니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에서 친동생 고 이병진씨의 명예졸업장을 대신 받은 이병윤(94)씨는 “1947년 이 대학에 입학한 동생은 유쾌한 달변가였고, 정치에 꿈이 있어 정치와 법을 전공했다”며 “이제라도 졸업을 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1925년생인 고인은 동국대 정치학과에 입학하면서 경남 진주에서 홀로 상경했다. 고인은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북한 의용군에 징집됐다. 같은 해 9·28 서울 수복 직후 다시 서울로 돌아왔지만 우익 학생의 고발로 군경에 연행됐다. 인민군에 협조했다는 누명을 쓰고 고문을 받다 숨졌다. 동생이 사망한 지 60년이 지난 2010년 형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로부터 동생이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인정받고 배상금 6000만원을 받았다. 이 돈을 지난달 전액 동국대에 기부했다. 학교도 고인의 학적을 복원해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유족에게 명예 정치학사 학위를 전달했다. 입학한 지 69년 만의 졸업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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