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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남주민 송파신도시 소각장도 반대

    광역화장장 유치문제로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움직임이 일고 있는 하남시에서 이번에는 송파신도시 쓰레기소각장 반대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8일 경기도 하남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한국토지공사는 송파신도시 쓰레기소각시설과 집단에너지공급시설, 가스공급시설 등 3개 시설을 하남시에 설치하는 내용의 송파신도시 계발계획안을 건설교통부에 승인 신청할 예정이다. 대신 서울 송파구와 하남시에서 발생하는 하수는 서울 탄천하수처리장에서, 경기 성남시에서 발생하는 하수는 성남 복정하수처리장에서 각각 처리하고, 변전소와 배수지는 서울·성남·하남시에 각각 두기로 했다. 이 같은 도시기반시설 배분은 송파신도시 행정구역이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 등 3곳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쓰레기소각장 설치 계획이 알려지자 하남시 감북동 주민들은 최근 대책회의를 갖고 ‘하남 쓰레기소각장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이들은 “소각장은 송파구에, 군부대 물류센터는 성남시에 각각 설치하기로 한 당초 방침을 뒤집은 것”이라며 “하남시에 분양아파트를 늘리는 조건으로 소각장을 하남에 설치하려는 것은 밀실야합”이라고 주장했다.하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北 “중유 첫 배 오면 핵 가동중단”

    정부는 2·13합의 이행조치에 따라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중유 5만t 가운데 1차분인 6200t을 오는 12일 북한에 보내기로 했다. 통일부는 6일 “조달청을 통해 중유 5만t 공급자를 SK에너지로 선정했다.”면서 “중유 5만t 가운데 6200t을 실은 첫 배를 12일 낮 12시 울산항에서 북측 선봉항으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이와 관련, 중유 5만t의 첫 선적분이 들어오는 14일쯤 영변 핵시설의 가동중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혀 주목됐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문답에서 “우리는 6자회담 과정을 진척시키기 위해 중유 5만t 전량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의 10분의1가량 되는 첫 배분이 들어오는 시점에서 핵시설 가동을 앞당겨 중지하는 문제까지 적극 검토하고 해당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서는 유관측들에 이미 통지됐다.”고 강조했다. 북측이 중유 첫 선적분을 받는 대로 영변 5MW 원자로 가동 중단에 나설 경우 IAEA 사찰단 방북 및 핵시설 폐쇄·봉인, 차기 6자회담 개최 등이 순차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북핵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와 관련,“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측에 영변 핵시설 폐쇄 착수 직후인 16∼17일쯤 수석대표회의 형식의 6자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우리측 의견이 받아들여지면 6자회담은 이달 셋째주 초에 열릴 전망이다. 천 본부장은 “중국측이 다른 회담국들의 사정을 고려한 뒤 다음주 중 날짜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광숙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區세수격차 14→6배로 줄어

    區세수격차 14→6배로 줄어

    내년부터 서울시에 재산세의 공동과세제도가 도입돼 구청간 세수격차가 현재 최고 14.8배에서 6.5배로 크게 완화된다. 강남·북 균형발전의 단초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공동세 도입을 두고 강남·서초·송파·중구 등 4개 자치구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방침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5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가진 합동브리핑에서 “서울시에 재산세 공동과세 도입을 골자로 한 지방세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이 제도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서울시에 우선적으로 도입한 뒤 성과를 분석해 다른 시·도에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산세의 공동과세는 자치구간 차이가 많은 재산세의 40∼50%를 시에서 공동으로 과세한 뒤 균등하게 재배분해 불균형을 완화하는 제도다. 재산세 공동과세 규모는 첫해인 내년에는 40%,2009년엔 45%,10년 뒤인 2017년엔 50%까지 확대된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재산세 규모는 모두 1조 3323억원인데 이 중 40%인 5329억원이 공동세인 셈이다. 이를 다시 25개 자치구에 균등하게 배분을 하게 되는데 평균 213억원씩 돌아간다. 이렇게 되면 강북 도봉구 등 19개 구는 평균 83억원 정도 증가한다. 반면 강남 서초 송파 중구 영등포 종로구 등 6개구는 모두 1577억원이 줄어든다. 오 시장은 이에 따라 시세인 취득·등록세의 4∼5% 정도를 조정교부금이란 명목으로 강남구등 6곳엔 감소분의 60%를 지원하고, 남는 금액으로 나머지 19개 자치구에도 배분해 자치구 재원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공동세안의 국회 통과로 서울 강남·서초·송파·중구 등 4개구 자치구는 “헌법정신의 위반이며, 입법권의 일탈”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조덕현·김경두기자 hyoun@seoul.co.kr
  • [평창, 아쉽지만 잘했다] “IOC가 스포츠 아닌 돈에 관심”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는 온통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4일(현지시간) 저녁부터 시내 광장에 모여 열띤 응원을 했던 소치 시민 1만 5000여명은 지구 반대편 과테말라발 승전보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소치 올림픽유치위원회 드미트리 체르니센코 사무총장은 “역사적인 결정”이라면서 “러시아는 더 개방되고 더 민주적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하일 카미닌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자평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반면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예견된 패배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일간지 잘츠부르거 나흐리히텐 인터넷판은 잘츠부르크 유치단이 막판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유치활동을 벌였으나 자금력에서 평창과 소치에 밀렸다고 전했다. 이미 두차례 겨울올림픽을 치렀던 잘츠부르크 주민들은 42%만 유치를 찬성하는 등 평창, 소치에 비해 열기가 한참 뒤떨어졌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결정이 IOC가 스포츠가 아니라 돈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언론도 겨울올림픽 유치 소식을 관심있게 보도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평창은 2010년 겨울올림픽 유치전에서도 캐나다 밴쿠버에 1차 투표에서는 리드하고 결선투표에서 3표차로 패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아사히신문은 “평창이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을 경우 2016년 여름올림픽 유치를 목표로 하는 도쿄가 지역적 균형 배분이라는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이순녀기자 외신종합 coral@seoul.co.kr
  • “정원 확보”… 대학가 로스쿨 전쟁

    대학가에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유치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3일 로스쿨 법안이 통과되면서 유치 자체보다는 많은 인원을 할당받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여기는 대학들은 서울과 지방, 국립대와 사립대간 균형있는 인원 배분에 주력하고 있다. 국회에서 통과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은 로스쿨 총 입학 정원은 교육부장관이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2005년 사법개혁제도추진위원회가 의결한 시행령안에 따라 학교당 정원을 150명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대학들은 전체 정원이 최소 2000∼3000명이 되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며 유치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서울대 법대는 학생수 확보를 관건으로 삼고 있다. 정종섭 법대 교무부학장은 “현재 교수 44명, 학생 205명인 점을 감안하면 로스쿨은 최소 교수 60명, 학생 300명은 되어야 한다.”면서 “학생 정원을 소규모로 하면 등록금이 비싸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로스쿨은 일부만의 ‘귀족학교’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설립인가 조건에 맞는 대학은 모두 인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김문현 법과대학장은 “학생 정원이 적으면 학교에 비용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학생 인원을 최대한으로 신청하고 교수를 충원할 계획이다. 등록금이 일반대학원보다는 높은 가격으로 책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 이기수 법학과 교수는 “교수 45명, 학생 200명은 돼야 한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등록금은 한 학기에 1000만∼1200만원이 될 텐데 30%는 전액장학금 혜택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시행령안 대로 한다면 150명에 맞춰 신청하되 교수 정원을 늘리지 않고 장학제도를 보완하는 쪽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 홍복기 법과대학장은 “현재 학부 인원인 260명을 신청했으면 좋겠지만 시행령에 최대 인원이 150명이니 우선 그만큼 신청하는 쪽으로 진행 중”이라면서 “교수는 현재 33명을 유지하고 장학제도 혜택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지에 있는 지방 대학들은 소규모라도 유치에 성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조선대 양동석 법대학장은 “지난해까지 400여억원 이상 투자했는데 정원이 적으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체 정원이 1000∼1200명 수준이면 겨우 8∼10개 대학밖에 로스쿨을 설치할 수 없는 셈이 된다.”면서 “학생 정원을 100명 정도로 하고 300억원 정도의 장학재단을 운영해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대 전순신 법대학장은 “관건은 지방대학과 서울소재 대학의 배분 문제가 될 것인데 지방대 입장에선 서울 40%, 지방 60% 정도 배분해서 균형발전이 되길 기대한다.”면서 “정원을 두고 옥신각신 할 것인데 로스쿨을 서울에만 집중 배분해 우수학생이 몰리면 균형발전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주대 법대 이헌환 교수는 “기준을 엄격하게 정해 기준을 충족하는 대학들은 모두 인가를 해 주고 대학들의 수업의 질을 측정해야 로스쿨의 경쟁 체제가 생긴다.”면서 “인가만 받는다고 해서 계속해서 기득권을 유지하는 형태는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다.서재희 이재훈 이경주기자 s123@seoul.co.kr
  • [민선4기 취임 1년] 뭘 하셨습니까

    [민선4기 취임 1년] 뭘 하셨습니까

    지난해 7월 ‘민선 4기 체제’가 출범한 지 2일로 1년이 지났다. 서울시내 자치구청장들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지역특성에 맞고, 개성있는 계획을 차근차근 추진해 의미있는 성과물도 많이 냈지만 의욕만 앞세운 결과 제동이 걸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없지 않았다.2,3선의 구청장에게서는 노련미를, 초선 구청장들에게서는 열정과 의욕이 느껴진 1년이었다.25개 각 자치구청장이 추진한 역점사업의 성적표와 공과를 집중점검해본다. ■맹정주 강남구청장 지난해 7월 맹정주 강남구청장의 취임일성은 ‘꽁초단속’이었다. 주변이 웅성댔다.“지금이 70년대인줄 아느냐.”에서부터 “하다가 말겠지.”하는 비아냥도 일었다.1년이 지난 지금 꽁초단속은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바뀌었다. 꽁초로 시작한 강남구의 기초질서 운동은 서울시는 물론 모든 자치구로 확산됐다. 꽁초단속이 성과를 거두면서 올 4월부터는 불량 간판 정비에 나섰다. 간판수를 줄이고, 기존 간판도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멋스럽게 바꿔 도시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이후 맹 구청장의 관심은 거리로 옮아왔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의 리모델링에 이어 강남역 사거리∼교보빌딩 사거리까지 760m를 각종 조형물을 설치하고, 공원을 조성해 서울의 대표거리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꽁초로 시작한 기초질서운동은 문화로 발전했고, 강남구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맹 구청장은 기초질서 외에도 문화도시 강남 구현, 저소득층 생활기반 확충, 보육제도 강화 등을 내걸었다. 출산율의 제고와 여성의 사회생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일보육제’ 도입 등 보육제도 강화도 역점사업이었다. 하지만 보육제도는 단기효과가 나지 않는 것이 흠.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이와 관련된 제도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대치동 선재어린이집에서 전일보육제를 시범 적용 중이고,12시까지 어린이를 돌봐주는 17시간 보육제는 13곳에서 시행 중이다. 맹 구청장은 “지금까지 한 일보다 앞으로 할일에 대한 생각뿐”이라면서 “올해는 강남의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시와 협의를 하고, 전일 보육제를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년까지 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를 9개로 늘려 영어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불편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지만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재산세 공동배분안이 국회 법사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김충용 종로구청장 취임 2년차를 맞은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자신의 공약사항을 대체로 충실하게 실천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구청장은 취임 당시 문화·복지·환경에서 ‘1등 종로구 실현’을 목표로 내걸었다. 우선 인사동에 편중됐던 문화행사를 종로 거리와 대학로 등으로 외연을 확대했다. 대신 ‘인사전통문화축제’는 규모를 늘렸다. 예지동에서 ‘종로주얼리축제’를 열고, 대학로에서 ‘7080콘서트’‘한·일친선축제’ 등을 개최했다.‘훈민정음 반포재현’ 행사도 관심을 끌었다. 문화서비스에서 소외된 서부지역 주민들을 위해 사직동에 ‘종로문화체육센터’를 건립하고 셔틀버스를 놓아 접근성을 높인 일도 호응을 받았다. 노인과 여성을 위한 복지사업은 취약했던 시설물 확충에 역점을 두어 노인종합복지관과 청운실버센터를 잇따라 개관했다. 홍제천 복원사업은 낡은 신영상가아파트를 철거, 의미있는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홍제천 2.8㎞와 6개 지천을 생태하천으로 바꾸는 사업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연학습장과 시민 쉼터, 탐방로 개설 등도 여전히 중장기 과제로 남았다. 복지사업은 다른 자치구에 비해 출발이 늦었다. 지난 1년 동안 기반 시설을 어느 정도 갖춤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노인 일자리사업, 장애인 응급의료체계 구축, 방문진료 사업 확충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방문간호 등록환자 3000명, 거동불편자 방문진료 600회, 순회진료 27곳에 50회 등을 단기 목표로 정했다. 워낙 낙후된 곳이 많아 재개발 사업분야의 실적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그런 대로 돈의문 뉴타운, 창신·숭인지구 재정비촉진, 숭인·무악연립 재개발 사업 등이 돋보인다. 교육 명문구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은 국제고와 세무고의 잇따른 지역 유치로 작은 결실을 맺었다. 김충용 구청장은 “재임 2년차에는 깨끗하고 정돈된 생활환경을 만들고 구민들의 건강한 삶을 찾아주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27) 역관 오경석의 외교활동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27) 역관 오경석의 외교활동

    조선시대 외교의 강령은 사대교린(事大交隣), 즉 ‘큰 나라 중국은 섬기고 이웃 나라 일본과는 사귄다.’는 것이다. 외교는 예조(禮曹)에서 관장했지만, 실제적인 사무는 사역원과 승문원(承文院)에서 맡았다. 중국이나 일본에 가서 통역하는 사역원 역관들은 모두 중인이었으며, 승문원에서 외교문서의 글씨를 쓰던 사자관(寫字官)이나 한문에 중국어를 섞어 쓰던 이문학관(吏文學官)들은 전문 지식인이었다. 청나라에 파견된 역관들이 모두 외교활동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20대부터 북경에 여러 차례 드나들며 청나라 문사들과 친했던 오경석(1831∼1879)은 곳곳에 지인들이 있어 몇 차례 외교적인 사건을 잘 처리하였다. ●러시아 외교 전문가 하추도와 사귀다(‘북요휘편’을 읽고 러시아의 위험성을 깨닫다) 복건성 출신의 하추도(河秋濤·1823∼1862)는 20세에 이미 ‘형률통표(刑律統表)’라는 법률 서적을 저술한 학자인데, 오경석을 처음 만났을 때에는 형부 주사로 있었다. 러시아 세력이 중국 북방을 압박해 오자 중국·러시아와 관련된 역사와 지리 자료를 정리해 ‘북요휘편(北彙篇)’ 6권을 1858년 즈음에 편찬했다. 이 책을 다시 증보하여 80권으로 편집하고,1860년 초에 함풍제(咸豊帝)에게 바쳤다. 오경석이 청나라 문사들에게 받은 편지 292통이 남아 있는데,7첩으로 장황(표구)하였다. 양무운동(洋務運動)에 앞장선 사상가들의 편지가 많다. 그 가운데 하추도가 ‘북요휘편’ 증보를 마무리하고 오경석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 보기로 하자. 역매선생 각하, 무오년(1858) 정월 유리창에서 만나 오랜 친구같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평생지기같이 기뻐했지요. 제가 지은 시를 받고 묵매(墨梅)를 그려 주셨으니, 마음속 깊이 간직했습니다. 어느날엔들 잊겠습니까. 아우는 올해 겨울에 황제의 명을 받들고 서적을 편찬하여, 경신년(1860) 정월에 일을 다 끝내고 황제께 바쳤습니다. 이 편지는 신유년(1861) 2월4일에 썼으니, 여기서 말한 서적이 바로 ‘북요휘편’이다. 황제는 이 책에 ‘삭방비승(朔方備乘)’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삭방’은 북쪽을 가리키니,‘북방을 방비하기 위한 역사자료집’이라는 뜻이다. 이홍장(李鴻章)이 이 책을 간행한 해는 1881년이었으니, 오경석이 세상을 떠난 뒤이다. 오경석은 ‘삭방비승’ 간행본을 보지 못하고 ‘북요휘편’ 필사본만 보았는데, 골동 서화를 판매하는 유리창에서 시작된 사귐이 외교적인 자문을 받는 데까지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오경석은 이 책을 읽으면서 러시아의 남진정책에 관해 지식을 얻게 되었다. 하추도는 오경석이 지은 ‘삼한금석록(三韓金石錄)’을 정독하고 충고하는 편지와 함께 서문도 써 주었다. 그러나 위의 편지를 쓴 이듬해에 39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 오경석은 북경 외교가의 강력한 후원자 한 명을 잃게 되었다. ●청나라 친구들에게 병인양요에 관한 조언을 구하다 오경석이 하추도에게서 위의 편지를 받은 때는 5차 연행이었는데, 오경석 일행은 정작 청나라 황제를 만나지 못했다.1860년 10월 북경에 도착해 보니 북경은 이미 8월에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에 의해 점령되었고, 황제는 열하(熱河)로 피난 가 있었다. 9월에 굴욕적인 천진조약을 체결해 연합군은 철수했지만, 중국뿐만 아니라 오경석 일행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때부터 서양 세력의 침입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원군은 1866년 정초에 천주교 금압령(禁壓令)을 내리고 조선인 천주교 신자 수천 명을 처형하였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선교사 12명 가운데 9명이 잡혀 처형되자, 리델 신부가 중국으로 간신히 탈출해 동양함대 로즈 제독에게 박해소식을 전하면서 보복원정을 촉구했다.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하자, 대원군은 청나라에 사태를 해명하고 정세도 탐지할 주청사(奏請使)를 보냈다. 정사(正使)는 유후조(柳厚祚)였고, 오경석은 통역 겸 뇌자관(賚咨官)이었다. ●‘천주교 박해´ 외국정세 탐지하러 淸으로 사절단이 북경에 도착하여 사흘이 지나자, 청나라 각국총리아문에서 숙소에 관리를 보내어 프랑스 선교사를 처형한 일이 있는지 물었다. 당상 역관은 숨기자고 했지만, 오경석은 숨기지 말자고 했다. 그런 사실을 묻는 것 자체가 이미 알고 있다는 뜻이며, 청나라에 숨겼다가 프랑스와 문제가 생기면 청나라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오경석은 이와 별도로 청나라 관원들을 만나 프랑스 동양함대의 동태를 파악하고, 그들이 조선을 침략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자문했다. 오경석이 사귄 친구들 가운데는 남방 출신이 많았는데, 남방에선 아편전쟁을 겪고 여러 항구를 개항한 경험이 있었다. 자문한 내용들은 정사의 수행원 심유경(沈裕慶)을 통해 본국에 보냈는데, 군공(軍功)을 세워 복건성 통판에 임명된 유배분(劉培芬)의 조언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6월8일 등주에서 배를 탈 때 서양의 병선(兵船) 십수 척이 있으므로 서양 배에 있는 광동인을 불러 물은즉, 바야흐로 고려에 향하기 위하여 구병(兵·군대 출동)한다고 운운하였다. 병(兵)의 다소를 물은즉 한 배에 500∼600명이라 하였다.(줄임) 대개 서양의 장기는 화륜선(火輪船)인데, 하루에 1400여리를 간다. 병선(兵船)은 작고 연통은 짧으므로 바라보면 알 수 있으며, 수심이 1장(丈)이면 뜨고 2장이면 간다. 이보다 얕으면 움직이지 못한다.(줄임) 저들의 포에는 비천화포(飛天火砲)가 있는데 포환의 크기는 쟁반만 하며, 그 안에 소환(小丸) 천백개가 들어 있어서, 발사되어 진중(陣中)에 들어와 땅에 떨어진 연후에 대환(大丸)이 갈라지면서 소환이 사방에 발산하여 사람을 부상시키니, 이는 두려워할 만한 것이다.(신용하교수 번역) 유배분은 프랑스의 대포가 조선의 대포와 다른 점까지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오직 지키기만 하고 싸우지 말라고 권하였다. 동양함대 사령관 로즈와 주북경 프랑스공사 베로네는 청국 정부에 조선에서의 천주교 승인을 요청하고, 청나라의 공문에 의한 동의를 받고 출병하는 것처럼 행세하였다. 이 소문을 들은 오경석은 예부상서 만청려를 만나 이 정보가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고, 그 면담 내용을 본국에 보고하였다. 유배분:만상서(萬尙書)의 말에 중국의 운남병(雲南兵)이 프랑스 해군과 함께 이거(移去)한다 하는 설에 대하여 물으니, 가로되 이것은 서양인의 거짓말이라 하였다. 이것은 중국을 겁내서 성세를 과장하려는 계책에 불과하다. 종교의 시행을 청한 공문의 의미를 물은즉, 가로되 다른 나라의 출병은 처음부터 중국에 관계가 없는데 어찌 공문을 청하는 이치가 있을 것인가고 하였다. 그러나 귀국이 대국을 섬김을 아는 고로 그 공문에 한번 빙자하고자 한 것이다. 만청려:서양인의 소위 공첩(公帖)은 그들이 스스로 주관한 것에 불과하고, 처음부터 중국이 아는 바가 아니다. 총리아문은 행문전교(行文傳敎)를 불허하였다. 서양인은 전적으로 재리(財利)를 가장 숭상한다. 영국 오랑캐는 통상을 주로 하고, 법국(프랑스) 오랑캐는 행교(行敎·종교시행)를 주로 한다. 법국인은 집요하고 사나우며, 무릇 거사하면 일을 이룰 때까지 쉬지 않는다. 아라사(러시아)는 더욱 불가측이며, 탐랑(貪狼)하기 한량없고 또 바라는 바는 토지이다.(신용하 교수 번역) ●병인양요 동안 北京 머물며 외교활동 복건성 통판 유배분은 청나라 정부가 동양함대의 조선 침공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예부상서 만청려는 프랑스가 천주교를 앞세워 집요하게 자극할 것이지만, 정작 조선의 영토를 노리는 나라는 러시아라는 사실을 환기시켰다.1860년에 러시아와 북경조약을 맺고 우수리강 동쪽 영토를 양도했던 뼈저린 경험을 알려준 것이다. 그 사이 8월에 프랑스 동양함대가 강화도를 침략해 병인양요(丙寅洋擾)가 일어나자, 사절단 일행은 북경에 계속 머물며 뜻하지 않은 외교활동을 벌이게 되었다. 프랑스 함대를 물리쳤다고 생각한 대원군은 기고만장하여 쇄국정책을 고집했지만, 오경석은 뒤처리를 해야 했던 것이다. 주청(駐淸) 프랑스공사관과 청국총리아문(淸國總理衙門) 사이에 오간 외교문서라든가 청나라가 조선정부에 보낸 자문(咨文)도 다 수집하였다. 음력 10월에 귀국한 오경석은 이런 자료들을 다 묶어서 ‘양요기록(洋擾記錄)’이란 책을 편집했다. 사절단의 활동을 보태고, 병인양요 기간에 조선정부의 대처와 국내의 동향도 일자별로 간추려 기록하였다.254쪽 분량에 음력 10월7일까지 기록이 남아 있으니, 정부 차원에서도 정리하지 못한 ‘병인양요 백서’를 오경석 한 개인이 정리한 것은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의 임무를 대신했다고 할 만하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신재생에너지 선진국 독일을 가다] 축산분뇨로 전기·비료 생산 ‘자원화’

    [신재생에너지 선진국 독일을 가다] 축산분뇨로 전기·비료 생산 ‘자원화’

    최근 수년 사이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에너지 고갈에 대한 경고가 높아지면서 ‘신재생에너지(일명 바이오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연구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가스, 유기물 고체연료, 하수가스 등의 실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독일의 선진 신재생에너지, 그 중에서도 바이오가스 개발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소·돼지의 분뇨(똥·오줌)로 전기와 비료를….’ 독일 북서부 니더작센주(州) 엠스란트 지역이 풍력에너지와 바이오가스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1998년부터 인근 북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해 엠스강 일대 낮은 평지에 풍력발전소 단지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2002년에는 독일 최고의 바이오가스 플랜트(공장)를 건립하면서 신재생에너지 개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북해에서 60km 떨어진 뵐테 마을에 자리잡은 EWE바이오가스 플랜트의 특징은 소나 돼지의 똥·오줌, 이른바 축산분뇨를 이용하여 발전은 물론 액체비료를 생산하는 ‘1석 2조’의 모델이란 점이다. ●분뇨·음식쓰레기 매일 300t 처리… 악취 제로 이곳에서는 매일 축산 분뇨 210t과 음식물쓰레기 90t을 발효시켜 시간당 2.524MW(1555가구 사용량)의 전기를 생산한다. 또 발전용 가스를 발효한 뒤 남은 액체 비료는 인근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도르트문트에서 자동차로 2시간 달려 현지 공장에 도착했다. 방풍림이 공장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동행한 한국엔비오 나윤태 사장은 “악취 제거 장치를 설치해도 약간의 냄새가 날 수밖에 없는데 방풍림이 최종 방어막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대표적 에너지사업 컨설팅사인 엔비오사의 한국 법인인 한국엔비오사가 경기도와 1억달러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이날 체결한 뒤 현장을 찾은 것이다. 이날 현장에 도착했더니 약간의 분뇨냄새가 났다. 공장장 프리드리히 쉬니더스는 “오늘 열교환기를 교체해서 나는 냄새”라며 “평소에는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장을 방문한 경기도 관계자도 “악취 발생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먼저 사무실에 가 축산분뇨 처리에서부터 발전까지 전반적인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축산 분뇨와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파이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트럭으로 인근 농가 110가구의 축산 분뇨와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오면 두 개의 파이프를 통해 각각 저장 탱크로 옮겨진다. 이곳의 출입문을 자동으로 열고 닫게해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 악취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게 막고 있다. ●1500여가구분 전기 생산… 액체비료는 농가로 집하 탱크에 모인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는 섭씨 70도에서 저온살균 처리 과정을 거친다. 살균 처리된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는 1차 발효탱크로 옮겨진다. 쉬니더스는 “박테리아의 활동을 위해 항상 40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곳에서 가스가 발생한다. 여기서 발효되지 않은 축산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는 2차 발효탱크로 옮겨진다.1·2차 발효 탱크에서 생긴 가스를 파이프를 통해 발전 시설로 옮겨 전기를 생산한다. 독일도 한국처럼 민간이 전기를 판매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된 전기는 정부에서 사들인다. 축산분뇨 1t당 25.6kw의 전기가 생산된다. 이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판매액은 하루 5000유로(약625만원) 정도다. ●잉여 수익금은 출자 농가 배분·대출상환 활용 한편 밑에 남은 물질은 95%의 액체와 나머지 물질로 구성된 액체비료가 된다. 이 비료는 인근 농가의 밭에서 비료로 활용한다. 결국 축산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가 하나도 버려지지 않고 전기와 비료로 재활용되는 것이다. 쉬니더스는 “저를 포함해 공장 운영인력은 4명 뿐”이라며 “전기 판매 수익의 대부분은 공동 출자한 농가 110가구의 이익금과 은행 대출 상환에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뵐테 바이오가스 플랜트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자 인근 지역의 도살자, 식당주인 등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그는 자랑했다. 글 뵐테(독일) 이종수특파원 vielee@seoul.co.kr ■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전력 20%로 |뵐테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은 1990년부터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착수했다. 회원국의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은 풍력·태양력 등 재생에너지 개발에서 세계 선두권이다. 2001년에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기초연구 네트워크를 발족해 총체적 연구를 실시한 뒤 2004년 ‘재생 에너지 촉진을 위한 법’을 제정했다. 주요 내용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공급 비중을 현재의 한 자릿수에서 2010년 12.5%,2020년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 1차 에너지 소비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의 비율도 2020년까지 12.5%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독일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차 에너지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5.3%다. 이 가운데 풍력이 42%로 가장 비중이 높다. 그 뒤를 수력(29.7%), 유기물 고체연료(9.1%), 바이오가스(7.4%) 등이 차지한다. 특히 풍력에너지는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소를 모두 폐기하기로 결정한 뒤 주요 대안으로 부상했다. 독일 전역에 1만 7574대의 풍력 발전기를 가동해 1만 8428㎿의 전력을 생산한다. 풍력 에너지 시장 규모만 50억유로(약 6조 2500억원)에 해당한다. vielee@seoul.co.kr ■ “분뇨 처리 바이오가스 플랜트 한국 축산농 고민 해결해 줄 것” |뵐테 이종수특파원| “2012년부터 축산 분뇨를 바다에 버리는 게 금지됩니다. 한국 농민들도 이제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세워 분뇨를 쉽게 처리, 발효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고, 부산물로 비료를 만드는 재활용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니더작센주(州) 뵐테 마을의 농민운동가 게오르그 크루제(58)는 이 지역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선구자’다. |뵐테 이종수특파원| “2012년부터 축산 분뇨를 바다에 버리는 게 금지됩니다. 한국 농민들도 이제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세워 분뇨를 쉽게 처리, 발효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고, 부산물로 비료를 만드는 재활용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니더작센주(州) 뵐테 마을의 농민운동가 게오르그 크루제(58)는 이 지역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선구자’다. 그가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돌린 계기는 단순하다. 화석연료가 고갈될 것에 대비하자는 것이었다.“석유와 석탄은 제한된 자원으로 곧 고갈됩니다. 지역 농민협회 회장으로서 일하던 중 10년전부터 차세대를 위한 에너지 자원이 절실하다고 판단, 풍력·바이오가스 개발에 나섰습니다.” 시작은 풍력에너지 개발이었다.1997년 인근 엠스란트 지역에 풍력 단지 6곳을 세웠다. 현재 60기의 풍력 발전기를 가동, 지역 전체 발전량 가운데 60%를 차지하게 된 것은 오롯이 그의 공로다. 그의 설득에 공감한 엠스란트의 농민 1000명과 일반주민 300명이 1억 50만 유로라는 총 투자비용 가운데 30%를 투자했다. 주 정부는 세금 감면, 은행은 대출 등으로 이들을 지원했다. 크루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02년부터 바이오가스 플랜트 설립에 나섰다.“엠스란트 지역은 가축 밀도가 높아 냄새가 지독한데다 분뇨를 밭에 뿌리는 방법 외에는 처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대책을 찾다가 분뇨를 위생적으로 처리하고 그 부산물로 전기와 비료를 얻는 바이오가스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물론 처음엔 쉽지 않았다고 한다.“뵐테 마을의 110가구 농민들이 모두 의아해했습니다. 그래서 개별 농가를 일일이 찾아가 설득한 끝에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세우게 됐습니다.” 바이오가스 플랜트 건설에는 총 540만 유로(약68억원)가 들었다. 이 가운데 마을 농민들이 30%를 출자했고 나머지는 은행에서 대출해 주었다. 세운 지 2년 동안은 적자가 났지만 3년째부터 흑자로 돌아서 순이익 10%의 알짜 사업으로 변신했다. 구체적 이익을 묻자 “하루 5000유로 정도의 전기 판매액이 나오는데 공장 가동을 320일 정도 합니다.”라고 에둘러 대답했다. 그는 지난 13일 경기도와 1억달러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독일 엔비오사의 한국 법인 기술고문으로 임명됐다. 그래서인지 요즘 10여년 동안 갈고 닦은 노하우를 경기도에 전수할 계획에 부풀어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축산분뇨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한국 농민에게 “바이오가스는 농가 축산 분뇨 처리 문제만이 아니라 농가 소득에도 기여합니다.”라고 조언했다. vielee@seoul.co.kr
  • 국민연금 주식투자 내년 24%로 확대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내년에 23.8%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투자에만 최대 44조 7300억원가량을 투자하게 된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기금운용위 회의를 열어 ‘2008년도 국민연금 기금 자산배분안’을 확정했다. 국내 주식투자는 올해 13.6%에서 내년에는 17%로, 해외 주식투자는 2.8%에서 6.8%로 각각 늘어나 전체적으로는 주식이 16.4%에서 23.8%로 확대된다. 또 대체투자 규모는 올해 2.1%에서 내년엔 2.9%로 늘어나 은행 인수 등 전략적 투자(SI)에 여유가 생긴다. 하지만 기금운용위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우리금융·외환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국민연금 전략적 투자 여부에 대해서는 “재무적투자(FI)를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 삼성 “새 먹거리 찾아라”

    삼성그룹이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경쟁력 강화에 착수했다. 안팎의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이건희 회장의 ‘샌드위치 위기론’과 맞물려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자연스러운 인원 감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은 아직 없다. 삼성그룹 고위 임원은 27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삼성SDI 등 일부 사업 부문과 계열사 실적이 크게 부진한 데다 고유가, 환율 하락 등의 악재까지 겹쳐 미래 경영 환경이 지극히 불투명하다고 판단돼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난달 각 계열사별로 내려보냈다.”고 밝혔다.방안의 핵심은 신수종 사업 발굴, 투자 조정, 전략적 글로벌 기지 확보, 경쟁력 취약 사업 제고, 인력 재배치 등이다. 이 회장이 지난 3월 샌드위치론을 제기한 직후 그룹 차원에서 만들었다. 이 임원은 그러나 “구체적인 방안은 계열사별로 각자 사정에 맞게 짜고 있다.”면서 “판매가 부진한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라인의 인력을 일손이 달리는 라인으로 전환 배치하는 등 인력 재배분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일각에서 관측하는 것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들은 ‘앞으로 먹고 살’ 미래 신수종 사업 발굴에 들어갔다. 전담팀(태스크 포스)도 만들었다. 부가가치를 따져 투자 우선순위도 재조정중이다.‘한등 끄기’ 등 전사(全社) 차원의 경비 절감 운동은 이미 시작됐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이 이렇듯 대대적인 경쟁력 강화에 착수한 것은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시황 악화로 최근 5년새 최악의 성적을 예고해 놓고 있다.다음달 13일 발표되는 2·4분기(4∼6월)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8000억원대냐,9000억원대냐가 관건일 정도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문제는 예산… 年2조원 어떻게?

    [대입 ‘기회균등할당 전형’ 도입] 문제는 예산… 年2조원 어떻게?

    26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고등교육의 전략적 발전방안’의 배경에는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적 책무성과 다양성 확대, 사회적 배려라는 철학이 깔려 있다. 사회적 약자인 소외계층을 배려하고 다양성을 인정해 이를 국가 경쟁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법정비율 11%는 의무 아닌 대학 자율로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관련 보고회에서 “지식이 보편화되고 정보 공유 수준이 높아진 시대에 엘리트 수준으로만 경쟁력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한 부분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고등교육 차원의 기회 균등은 도덕적 가치는 물론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당연히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발표의 핵심인 기회균등할당 전형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사회적배려 대상자 전형이 주를 이루는 2006학년도 4년제 대학의 정원외 특별전형 현황을 보면 법정 비율은 11%지만 등록률은 75.4%에 불과했다. 소외 계층이 대학 가는 길은 마련돼 있지만 학비 등 여건이 안돼 제대로 공부하기는 어렵다. 입학한 뒤 2년 동안 기초 교육 프로그램을 받도록 하고, 그동안 국가가 전액 장학금을 주기로 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는 진학 단계에서도 적용된다. 이 전형을 통해 지원하는 학생들은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해당 학생들끼리만 경쟁하도록 했다. 특히 수능이나 내신 등 시험 성적보다는 개인환경이나 잠재력,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발하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활용하더라도 일반전형에서 활용하는 기준보다 1∼2등급 낮은 수준으로 설정해 뽑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08학년도부터 도입하는 입학사정관제를 적극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이 기존 제도와 다른 점은 학생들을 뽑기만 하고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나랏돈으로 적극적으로 학비를 대 주고,‘보충학습’까지 시켜 경쟁력을 갖추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점이다. 이번 정책은 의무 사항이 아니라 대학 자율로 결정할 수 있다. 단 이 전형을 도입하는 대학에는 해당 비용을 국가가 지원한다. 특히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 전형이나 연세대의 한마음 장학 전형처럼 현재 대학들이 정원내 특별전형으로 장학금을 줘 가며 뽑고 있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이 전형을 통해 국가가 지원, 대학들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재정이다. 연간 2조원 안팎씩 들어가는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정 문제는 고등교육 정책의 발목을 잡아왔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예전에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고등교육 재정을 확충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방법을 찾았다. 다음달 발표할 국가재정배분계획에서 구체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박거용 소장은 이와 관련,“고등교육 예산 문제가 해결됐다면 다행”이라면서 “사회적으로 없는 자들에 대해 외국처럼 배려해줄 수만 있다면 상당히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대도시 대학에만 집중 지원 부작용” 그러나 기회균등할당 전형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다. 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대는 이미 지역균형선발 등으로 다양한 학생을 뽑고 있지만 성적이 정시모집 합격자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급격히 실시하기보다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영산대 부구욱 총장도 “이미 대학 진학률이 82%에 달하는데 기회균등할당제 도입은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정원외로 뽑으면 학생들은 세칭 일류대로만 지원한다.”면서 “농어촌 특별전형을 만들 때도 학생들이 대도시 대학으로 집중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신중한 검토를 제안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공기업 ‘성과 낮을수록 수당 많다’

    공기업들이 기획예산처의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경영평가 성과급제도의 실효성이 의심 받고 있다. 상당수 공기업들이 평가결과가 낮게 나오면 고액의 수당을 지급하고, 평가 결과가 좋으면 수당을 낮게 책정하는 등의 정황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기획예산처의 인터넷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2004년 경영실적 평가에서 13개 정부투자기관 중 12위를 차지했다. 그에 따른 성과급(경영평가 상여금)으로 1인당 평균 661만원을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경영평가와 관계없는 수당은 1961만원이나 됐다. 그런데 순위가 3위로 껑충 뛴 2005년에는 경영평가상여금이 1295만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수당은 538만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4분의1 수준으로 낮춰 지급했다. 2004년 3위에서 2005년 1위로 올라선 한국토지공사 직원들도 경영평가상여금이 905만원에서 1292만원으로 증가한 반면, 수당은 1002만원에서 252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결국 경영실적 평가 순위가 높게 나와 성과급이 많이 지급되면 기타 수당을 줄이고, 반대로 순위가 낮게 나와 성과급을 적게 받으면 수당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각종 수당을 줄이고 기본급 비중을 높이라는 정부 지침에 따르다 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성과급이 배분된 2005년도 평가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하위에 랭크된 기관의 직원들은 대체적으로 경영평가 상여금을 적게 받은 대신 수당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기관 중 최하위에 그친 철도공사는 경영평가 상여금이 403만원인 반면, 수당은 1452만원에 달했다. 한국수자원공사(12위)는 경영평가 상여금이 718만원, 수당은 1337만원이었다. 반면 1위를 차지한 한국토지공사 외에 5위에 랭크된 한국석유공사 직원들도 경영평가상여금은 1235만원, 수당은 216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물론 업무의 성격상 기본급 비중이 낮고 수당 비중이 높은 현업부서의 경우 경영평가 결과에 관계없이 수당이 높은 곳도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2위에 랭크됐지만 기본급 비중이 낮아 경영평가 상여금은 1062만원에 그쳤다. 반면 수당은 2204만원이나 됐다. 기획예산처는 매년 14개 정부투자기관에 대해 경영실적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평가 순위에 따라 200∼500%의 성과급을 차등 배분하고 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경영평가 상여금은 기본급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임금 구조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면서 “각 기관들이 경영평가결과에 따라 수당을 조정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파악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인천항 ‘인력공급체제 개편’ 협상 타결

    인천항 인력공급체제 개편을 위한 노사정 협상이 타결됐다. 인천항운노조, 인천항만물류협회,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 인천항 노사정은 지난 22일 보장임금 수준, 후생복지 등 미합의 쟁점들에 대해 합의를 마쳐 25일 오후 2시 30분 노사정 개편위원회에서 최종 합의안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로써 인천항운노조 소속 조합원 1800여명은 합의에 따라 60세 정년, 월 370만원의 임금을 보장받고 인천항 하역업체 20여곳으로 분산, 고용돼 정규직으로 일하게 됐다. 근로시간은 월 24시프트(1시프트는 8시간 작업단위)를 기준으로 하되 4시간 미만의 작업도 1시프트로 인정키로 합의했으며 초과근로수당 등의 산정기준이 되는 시간급은 7200원에 합의했다. 인천항 노사정은 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가 통과될 경우 합의서 조인식을 갖고 희망퇴직자 확정, 하역사별 인력 배분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8월부터 하역사별 상시고용(상용화) 체제로 항만 인력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인천항 인력공급체제 개편은 항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조의 노무공급권 독점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돼 2006년 9월부터 30여 차례의 협상 끝에 최종 합의안이 도출됐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서울 4色 탐험-예술의 향기] (11) 한국문화의 집 ‘흥겨운 우리 무대’

    [서울 4色 탐험-예술의 향기] (11) 한국문화의 집 ‘흥겨운 우리 무대’

    지난 19일은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인 단옷날. 이날 낮 12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의 집(KOUS)에서 국악공연이 펼쳐졌다.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심 한가운데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든 넥타이차림의 직장인들이 꽹과리·장구·북에 발장단을 맞췄다. 분홍 저고리에 남색 치마를 입은 소리꾼이 구성지게 민요를 부르자 박수가 터졌다. 흰털이 복슬복슬한 사자가 사물놀이 장단에 따라 춤을 추며 흥을 더했다. 무대 옆에서는 창포비누와 쑥떡, 제호탕을 받으려는 직장인 수십 명이 길게 줄을 섰다. 주최측이 준비한 400명분은 50분 만에 동이 났다. 한국문화의 집이 개최한 세시절 행사인 단오 ‘수릿날 이야기’가 성공을 거둔 것이다. ●저녁 7시30분마다 해석 곁들인 무대 지하철 2호선 삼성역 4번 출구로 나와 5분쯤 걸어가면 섬유센터빌딩 뒤쪽 골목에 4층 단독 건물이 나타난다.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종합적으로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 ‘한국문화의 집’이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운영하는 이 집에는 전통차·공예품 전시(1층), 전통예술공연(2층), 문화체험·전통공예교육(3∼4층)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설·입춘·단오·칠석·추석·동지 등 주요 세시절에는 민속 행사도 진행한다. 매주 수요일 오후 7시30분에 열리는 ‘해설이 있는 흥겨운 우리 무대’가 최고 인기 프로그램. 전문가들이 공연에 앞서 악기나 공연의 특징을 설명해 국악 초보자라도 재미있게 전통음악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퓨전국악·국악가요·전통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젊은 소리꾼이 선보인다. 모든 공연은 무료이다. 지난달과 이번달에는 서울창극단·단국대 창극단·전남대 창극단이 창극 흥부가·춘향가·심청가를 무대에 올렸다. 창극은 판소리가 개화기 이후 서양극의 영향을 받아 변형된 양식. 연극처럼 여러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음악과 노래, 연기가 어우러져 ‘한국식 오페라’라고도 불린다. 신진라 공연운영팀장은 “국악 초보자를 위해 젊은 소리꾼들이 판소리를 창극으로 재해석하는 무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11월에는 타악 공연 ‘쇠소리 북통소리’가 이어진다.12개 젊은 국악팀이 타악을 매개로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다. 타악그룹 광명 ‘삼족오의 기상’(7월4일)에서는 비보이가 등장하고, 타악퍼포먼스 인디라 ‘춤과 가락의 어울림’(8월8일)에서는 전통 춤과 창작 춤이 어우러진다. ●공연장 자체가 볼거리 또 다른 볼거리는 공연장 그 자체다.243석의 아담한 공연장은 앞으로 나온 돌출형으로 무대와 객석이 유난히 가깝다. 천장은 단청 무늬로 수놓았고, 객석은 왕의 의자인 ‘어좌’를 본 떠서 만들었다. 그래서 아늑하면서도 기풍이 넘친다. 좌석간 거리가 충분하고, 칸막이가 없어 아빠, 엄마가 아이들과 함께 앉기에도 편리하다. 신 팀장은 “공연장을 구경하러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공연 예약은 인터넷으로만 받는다. 단체만 전화로 가능하다. 한국문화의 집(www.kous.or.kr) 회원으로 등록하면 4명까지 예약할 수 있다. 좌석은 공연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배분한다. 공연장에 일찍 가야 좋은 좌석에 앉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공연 시작 15분 전부터 현장 신청자에게 남은 표를 나눠준다.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재산세 공동과세땐 헌소”

    서울 강남·서초·송파·중구 등 4개 자치구는 국회에서 심의하고 있는 재산세 공동과세안 등 지방세법 개정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키로 했다. 4개 자치구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에서 심의중인 세목교환과 재산세 공동과세 50%안, 서울시 자치구 공동과세 등 지방세법 개정안이 서울 지역 강남·북간 균형발전과 세수격차 해소라는 처음 취지와 달리 각 자치구 개별입장에 따른 자치구간 갈등만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헌법학자 등의 견해에 따르면 개정안이 헌법정신에 위배된다고 지적하고,“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방세법 개정안 심의를 즉각 중단하고 헌법정신에 맞는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소위 회의를 열어 서울시 자치구 구세(區稅)인 재산세의 일부를 서울시세로 전환해 25개 자치구에 배분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처리, 전체회의로 넘겼다. 개정안은 구세인 재산세에 대해 오는 2008년 40%,2009년 45%,2010년 50%를 서울시세로 세목을 바꿔 서울시가 인구 및 면적 등을 종합 검토해 자치구별로 배분하도록 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페더러, 윔블던 5연패 기록 27년만에 도전

    이번엔 잔디코트다. 테니스 세계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최고 귄위를 자랑하는 윔블던대회가 오는 25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로 130년째. 총상금은 지난해보다 8.7%가 늘어 1128만 2710파운드(약 207억원)에 이른다. 올해부터는 남녀 단식 우승 상금을 똑같이 70만파운드(약 12억 8500만원)씩 배분한다. 롤랑가로 클레이코트에서 체면을 구긴 로저 페더러(26·스위스)가 27년 만에 남자 단식 5연패를 벼르고, 여자코트의 지존 쥐스틴 에냉(25·벨기에)은 ‘커리어그랜드슬램(시기에 관계없이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것)’에 도전한다.20일 전초전 격인 노팅엄오픈 1회전에서 한 달 만에 첫 승을 거둔 이형택(31·삼성증권)의 몸놀림도 지켜볼 대목이다. ●페더러-윔블던서만 28연승 페더러는 ‘윔블던 황제’다. 지난 4년간 윔블던에서 28연승을 올리며 겨우 5세트만 내줬다.2005년 윔블던을 시작으로 올해 프랑스오픈까지 8차례 연속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진출한 그에게 특히 안방이나 다름없는 올잉글랜드클럽에서 필적할 상대는 없다는 게 중론. 더욱이 “8승4패의 상대전적에서 우세를 보이는 라파엘 나달(스페인)마저 ‘윔블던의 페더러’에게는 어림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우승보다는 또 하나의 기록인 대회 5연패 달성 여부가 더 관심을 끄는 대목. 페더러가 우승할 경우 1980년 비욘 보리(스웨덴) 이후 27년 만에 5연패의 주인공이 될뿐더러 최다 메이저대회 승수(14회)를 올린 피트 샘프라스(미국)의 대기록에도 3개차로 다가선다. 현재 세계 ‘톱10’ 가운데 잔디코트에서 페더러를 단 한 차례라도 이겨본 선수는 앤디 머리(영국)와 토미 하스(독일) 등 단 두 명뿐. 세계 3위인 ‘광서버’ 앤디 로딕(미국)조차도 2003년 이후 12전 전패다. ●에냉-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완성 프랑스오픈 3연패를 달성한 여자부의 에냉은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노린다.2003년 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2연패를 달성한 뒤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2005년)와 비너스 윌리엄스(미국·2006년), 그리고 지난해 아멜리 모레스모(프랑스) 등 해마다 챔피언의 얼굴이 바뀌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정상에 선 뒤 기복이 심했던 편. 결국 코트를 가리지 않고 꾸준한 기량을 보인 에냉이 우승후보 ‘0순위’다. 그가 가진 메이저 타이틀은 모두 6개. 윔블던 트로피만 빠진 것. 지난 호주오픈에서 강력한 파워로 재무장, 정상에 오른 세레나 윌리엄스와 언니 비너스가 저지에 나설 호적수로 꼽힌다. 세레나는 2002∼03년, 비너스는 2000년과 01년,05년 등 자매가 모두 다섯 차례나 윔블던을 정복, 우승 노하우를 확실히 터득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09년 로펌·PEF 법인세 면제”

    2009년부터 로펌을 비롯한 합명회사와 사모투자회사(PEF)같은 합자회사 등은 법인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대신 구성원들이 각자 이익에 따른 사업소득세만 내면 된다. 이에 소규모 인적회사의 이중과세 부담이 해소돼 창업이 활성화되고, 외국인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경제부는 18일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파트너십 과세제도’를 발표하고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입법절차를 완료한 뒤 2009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안에 따르면 2인 이상의 파트너가 공동으로 사업을 하는 ‘파트너십’ 기업에 대한 과세는 법인세를 물리지 않고 사업 참여자인 개별 파트너들의 이익 정도에 맞게 사업소득세를 부과한다.법인이 이익을 낸 단계가 아닌 그 이익이 개인에게 배분되는 과정에서 과세가 이뤄지는 것이다. 다만 기업의 이익을 개별 파트너에게 분배하는 소득 배분비율은 파트너들끼리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법은 파트너가 기업에 출자한 지분 비율에 비례해 손익을 분배하도록 하고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직무-성과급제로 정규·비정규직 차별 해소

    비정규직 근로자 3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 주목을 받았던 우리은행의 행보에 기업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과연 우리은행이 이들의 임금체계를 정규직과 똑같이 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우리은행의 임금체계 개편 성과는 전체 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지금까지는 종전과 똑같은 형태의 직군별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들도 개인금융서비스직군에 포함돼 임금에서는 정규직과 차이가 없다. 같은 직군은 임금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직군에 따른 개인 성과급이 차별 적용되고 있어 비정규직, 정규직간 불필요한 차별을 없앨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대형 공기업인 K사는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대기업인 L사 계열회사인 C사는 경영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화한 임금체계 개편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식품회사인 C사는 2003년 기존 연공급 임금체계를 직무급제로 변경,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성과에 따른 보상 차별화를 통해 우수인력 확보와 유지, 동기 부여에 커다란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직무급제를 도입하면서 연공급을 유지하는 대신 보상을 차별 적용하는 성과연봉제를 가미한 것으로, 내부 반발도 줄이고 효과도 극대화하고 있다. 직원 500명 수준의 중견 철강재 제조회사인 G사는 2004년부터 회사 이익의 일정 부분을 직원들이 공유하는 이익배분제를 통해 경영을 정상화한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2015년까지 잠재성장률 4.7%대 머물것”

    한국경제학회는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외환위기 이후 10년:전개 과정과 과제’란 학술세미나를 통해 지난 4년간 참여정부가 펼쳤던 부동산·세제·노동정책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지속적인 제도·구조적 혁신 수행해야 곽노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한국 경제가 현재의 추세를 유지한다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잠재성장률이 4.7% 내외에 머물 것”으로 추정했다. 잠재성장률이란 물가상승의 압력없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한계치를 말하는 것이다. 곽 교수는 “외환위기 이전 우리 경제는 6∼7%의 장기 성장추세를 보여주다 2000년 이후 4% 중반의 성장률을 나타내 성장추세의 하락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크게 하락한 주요 요인은 노동투입 증가율의 둔화와 설비투자 둔화로 인한 자본투입 증가율의 둔화 및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의 둔화 때문”이라면서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의 추세가 이전의 증가율을 회복하면 5∼6%의 잠재성장률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이를 위해 제도적, 구조적 혁신이 지속적이고 성공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GDP 대비 재산세 1%포인트 높아 이영 한양대 교수는 ‘위환위기와 한국 조세의 변화’란 논문에서 “2005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산세 부담은 3.06%로 경제·사회적 요건을 감안한 적정 수준 추정치인 2.12%보다 1%포인트 가량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종합부동산세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어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재산세가 적정 수준보다 매우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나치게 재산 관련 세금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보유세의 법정 보유세율이 미국의 법정 보유세율보다 낮다는 사실을 근거로 우리나라의 보유세율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 있는데, 감면 혜택까지 고려한 실효세율을 계산하면 우리나라의 보유세율이 미국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재산세수는 3.1%지만 미국은 3.0%,OECD 평균은 2.0%에 불과하다. 총조세 대비 재산세수 비중도 우리나라는 15%로 OECD 평균(8%)보다 월등하게 높다고 제시했다. ●2002년 집값 상승은 국지적 수급괴리 김경환 서강대 교수는 “지난 2002년 이후 집값 상승의 핵심은 ‘국지적 수급 괴리에 따른 지역별·유형별 차별화’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투기수요 억제와 총량적 접근에 따른 공급만 치중하고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늘리는 데는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이 집값 상승의 원인이고, 국지적 가격 상승은 투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으며, 강남 3구 주택가격의 급상승 등 지역별 가격상승률 차별화 현상이 지역별 수요와 공급이라는 요인의 결과라는 점은 간과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1995∼2004년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아파트 순증가분은 2만 3757가구였으나 취업자수 순증가분은 11만 406명으로 수요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전세·매매가격 상승폭이 여타 지역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 심화는 부동산 소득의 양극화에 기인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동균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가구 총소득의 양극화는 부동산과 이전소득 등 비근로소득 기여도가 컸던 만큼, 양극화 해소책은 노동시장정책 외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 개혁 실패 김대일 서울대 교수는 “경제상황을 가장 잘 반영한다고 할 수 있는 노동시장은 성과 측면에서 판단할 때 확연하게 개선된 점을 찾기 어렵다.”면서 “기업구조조정은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 노사관계에 대한 시장규율을 약화시키고 규모별 성과 격차를 심화시켰다.”고 진단했다. 노동시장에 직접 관련된 구조조정과정에서도 정부정책이 노동조합과 사용자단체의 이해관계에 예속돼 구조조정의 초점이 흐려졌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고용조정의 경직성은 정리해고의 법제화에도 불구하고 더욱 심화됐다.”면서 “노동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을 활성화하고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수량적·기능적 유연성 확보와 임금 유연성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5) 화가 울리는 화랑

    [경제 불평등 이제 그만] (5) 화가 울리는 화랑

    ■ 재주는 화가가 넘고 돈은 화랑이… 조각가 최태현(39·가명)씨는 최근 전속계약을 맺었던 화랑과 관계를 정리했다. 최씨는 지난해 말부터 화랑측에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판 작품값 1000만원 중 절반인 500만원을 여러 차례 달라고 요구했다. 화랑은 차일피일하다 올 4월에야 작품값을 내줬다. 그 뒤 화랑에서 재계약을 요청해 왔지만 최씨는 거절했다. 일반적으로 작가와 화랑이 전속계약을 맺으면, 계약서 상에는 매월 수백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지원하고 대신 1년에 한 차례 이상의 전시회에 배타적으로 작품을 출품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그러나 최씨는 그 같은 혜택을 거의 받아본 적이 없다. 최씨는 지난해 연간 24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물감이나 캔버스 등 재료비, 작업장 월세, 생활비 등을 대야 하는 작가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그래도 최씨는 전업작가들 중 형편이 나은 편이다. 이 정도의 수입을 올리려면 최소 200만원인 작품을 매월 두 개씩 화랑을 통해 팔아야 한다. 현재 화랑과 작가의 이익배분 구조는 일부 특급작가를 제외하고 5대5이기 때문이다. ●화랑이 전속작가 작품가격 교란도 90년대까지만 해도 작품을 팔면 화랑과 작가가 4대6으로 나눠, 작가가 더 많이 가졌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화랑들이 하나둘씩 5대5를 요구했고, 이제는 일반화됐다. 한 작가는 화랑의 기획전이나 초대전은 대체로 5대5이고, 특급작가들이나 4대6이라고 말했다. 재주는 곰(화가)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화랑)이 버는 꼴이다. 서양화가 김모(53)씨는 “한번은 화랑이 판매에 따른 세금도 떠맡으라고 해서 5대5 구조가 무너진 적도 있다. 김씨는 지난 5월 초 개최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도 참가했는데 “화랑에서 2000만원짜리 작품을 1500만원까지 조정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한 전업작가도 “전속 화랑에서 400만원짜리 그림을 350만원에 팔으라고 종용해 고통이 컸다.”고 말했다. 화랑들이 쾰른·시카고 등 해외 아트페어에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을 출품할 때도 작가가 직접 경비를 조달하거나 특정한 작품을 화랑에 제공하도록 유도한다. 50대의 한 작가는 “해외에 출품했을 때 화랑에서 부스비를 부담하라고 해서 같이 참가했던 작가 3명과 각각 330만원씩 나눠냈었다.”고 말했다. 화랑은 작가에게 거의 모든 부담을 전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베를린 아트페어에 출품할 때 최씨도 여비는 자신이 마련했고, 화랑이 추가로 지불한 경비는 최씨가 작품을 제공해 상계했다. ●전속비를 작품으로 받아가 이에 대해 서울 사간동의 한 화랑 주인은 “홍보물을 제작하고 전시공간도 제공하기 때문에 초대전 한번에 거의 2000만원 정도가 든다. 때문에 화랑도 그만큼은 회수해야 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박한다. 그는 “최근 인기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하기가 어려워 화랑 몫이 점차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전속작가로 생활비를 지원받는 ‘잘 나가는’ 작가도 고민이 있다. 동양화가인 30대 후반의 강한결(가명)씨는 국내 유명화랑으로부터 매월 2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물론 공짜가 아니다. 전시회를 마치면 가장 훌륭한 작품이 화랑 몫이 되기 때문이다. 나중에 회고전 등을 위해 꼭 소장해야 할 작품들이 헐값에 팔려나가기도 한다. 또한 화랑에서는 많이 팔릴수록 이윤이 남기 때문에 예술성 강한 실험적 작품이나 100호나 150호와 같은 큰 사이즈의 작품보다는 일반인이 소장하기 쉬운 10호 안팎의 소품을 요구하고 있다. 강씨는 “요즘은 해외에서 확정된 가격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해외 아트페어에 나가야 한다. 그런데 상업작품 위주의 활동을 계속할 경우 미래가 없을 것 같아 두렵다.”고 토로했다. 한 미술계 인사는 “작가를 키우려면 화랑이 안목을 키워서 스스로 컬렉터가 돼야 한다.”면서 “인상주의 이전에 유럽사회에는 귀족중심의 패트론(후원자)이 있었고, 그 뒤에는 훌륭한 화상들이 패트론의 빈 자리를 메워나가며 이끌어갔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미술시장 활황에도 혜택보는 작가는 1%도 안돼 미술계에서 ‘특급’화가 대우를 받고 있는 서양화가 오치균씨의 ‘사북 그림’은 2002년 개인전에서 호당 25만원이었다. 즉,40호짜리는 1000만원이었다.5년이 지난 지금 이 그림은 40호짜리가 1억원에 거래되고 있다.5년만에 1000%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오씨는 “당시에 사북 그림은 외면당하고 푸대접을 받았는데 비싸게 팔린다니 감개무량하지만 내 손엔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미술계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일부 유명 작가의 작품은 구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5월9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관람객이 6만 4000여명, 그림 판매금액은 175억원이었다.2002년 7억 3000만원에서 2003년 18억원,2004년 20억원,2005년 45억원,2006년 100억원이었으니 전년에 비해 75%가 증가한 셈이다. 현대화가 이우환의 작품을 10년 전 5000만원에 사 최근 KIAF에서 5억원에 팔았다는 말도 있다.5월22일 서울옥션 경매에선 박수근의 작품 ‘빨래터’가 45억 2000만원에 팔렸다. 미술시장에 왜 돈이 몰릴까. 우선 돈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갈 곳 없는 돈들이 미술시장에 흘러들고 있다는 것이다.K옥션의 김순응 대표는 “지난해 K옥션 매출이 273억원, 서울옥션이 293억원으로,KIAF 100억원을 포함해도 700억원 남짓한 시장인데 여기에 100억원이 들어온다면 ‘활황’ ‘대박’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는 2005년 9월 K옥션이 설립돼 서울옥션과 함께 미술품을 유통시킬 통로가 넓어진 점이다. 미술품은 살 수는 있어도 팔 수는 없었다는 한계가 극복된 것이다. 셋째, 기업들이 작품을 사면 영업용 자산으로 인정해 세무상의 불이익을 없애준 ‘법인세법 개정’을 꼽을 수 있다. 즉, 기업·은행 등이 미술시장의 기관투자자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넷째, 미술품에 대한 양도세 부과 관련 법을 2003년 완전 폐기해 논란을 잠재운 것도 돈 있는 사람들이 투자처로 미술품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문화부가 3년 전부터 ‘미술은행’을 운영해 그림을 사고 있는 것과 증권사 등에서 ‘아트펀드’를 판매하는 것도 큰 힘이 됐다. 작품 경향이 구상화 쪽으로 돌아선 것도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그러나 미술시장 활황의 혜택을 보는 작가들은 극소수다. 이미 세상을 떠난 유명화가와 세계 경매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젊은 작가 몇몇이다. 전체 작가의 0.5∼1%밖에 안 된다고 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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