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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전원일기] 음악 듣는 배, 행복 두 배… 농약 없는 배, 건강 열 배

    [新전원일기] 음악 듣는 배, 행복 두 배… 농약 없는 배, 건강 열 배

    배나무숲 너머 산등성이 그애의 집을 바라볼 때마다/(중략)/배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밤이면 옹골지게 익은 배가/후두둑 후두둑 녀석은 도둑고양이처럼 잽싸게 주워담았다/배로 허기진 배를 채운 새벽, 녀석과 난 텅 빈 신사동 사거리에서/유령처럼 축구를… 해골바가지… 난 자식아, 여기 최후의 원주민이야.(유하 시인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1’) ‘배’ 하면 여지없이 유하의 시가 떠오른다. 국가적 단위의 개발사업에 떠밀려 사라졌으나 여전히 어딘가에 살아 있을 고향, 푸른 공간으로 대변되는 추억의 장소가 배나무숲과 함께 눈앞에 펼쳐진다.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탐스러운 배, 배 서리에 나선 동네 꼬마들, 꼬마들을 뒤쫓으며 허투루 소리를 지르는 배나무 주인. 생각만으로도 들큼한 배를 한입 가득 베어 문 듯 감미롭고 달착지근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1970년대 이전에 서울 압구정동은 배밭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불과 30여년 만에 압구정동은 높은 빌딩과 아파트, 성형외과에 점령당했다. 압구정동 사거리에 서 있자니 그 많던 배나무는 어디로 갔나 궁금해진다.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바람에 흩어지는 배꽃이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하기도 한다. 모든 게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소멸한다. 그래서인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쩍 그립고 고맙다. 권윤주(59) ‘미디안 농산’ 대표는 3대째 경기 양평군 지평면을 지키며 4000평 규모의 배 농사를 짓고 있다. 1896년 조부가 이곳으로 이주해 배 농사를 짓기 시작한 후 100년이 넘게 붙박이 농군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물론 재배 방법이나 상품종과 관련해서는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그 계기가 된 것이 1984년 농약 중독으로 쓰러져 죽을 뻔한 일이다. 병상에 누운 권 대표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이렇게 유해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해 농사를 짓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사람이 먹자고 농사를 짓는 건데 이것을 사람이 먹어도 되는가 생각하니 섬뜩하더군요. 그래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마자 농약을 쓰지 않고 농사 짓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만류하는 사람도 많았고 더러 미쳤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유기농법에 대한 개념 자체가 희박했으니까요. 힘들고 외로웠죠. 그러다 ‘정농회’(正農會)를 알게 됐습니다.” 정농회는 1970년대 후반부터 친환경 유기농법을 개발하고 실천 활동을 벌여 온 단체로서, 권 대표는 당시의 심정을 “한 줄기 빛을 보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한다. 권 대표는 정농회와 정보를 공유하며 환경친화적 농법을 도입해 흙과 생명을 살리는 먹거리 재배에 박차를 가했다. 또 한 번 변화의 계기가 찾아왔다. “서울신문을 보다가 해외 토픽란에 눈길이 멈췄어요. 모차르트 사과라는 게 시판돼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태교 때 음악을 듣는 게 태아의 정서와 지능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농사를 짓는 데도 음악을 사용한다니,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권 대표는 당장 관련 자료를 찾기 시작했고 음악이 작물의 생육과 해충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음악의 파동을 느끼면 식물도 반응해 숨구멍을 많이 연다. 이로써 호흡 작용이 왕성해지고 비료 흡수율도 높아져 생육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또 식물에는 ‘자기방어 기능 물질’이라는 게 있어 해충의 섭식성을 방해하고 해충의 대사를 교란시키는데, 음악을 들려주면 이러한 물질 분비가 왕성해진다. 더불어 음악은 해충 자체가 갖고 있는 호르몬 균형을 깨뜨리고 성충이 되는 것도 방해하기 때문에 자연히 해충발생 억제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권 대표는 1987년 친환경 농업으로 전면 전환하는 것과 동시에 전국 최초로 음악 농법을 시도했다. 그리고 배밭을 지나며 의아해했던 질문 하나가 풀렸다.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에 옷깃을 여며야 했음에도 배나무 잎은 여전히 푸르렀고, 배밭 여기저기에는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허수아비와 수확한 배를 가득 담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머릿속에서 그려 왔던 풍경, 언젠가 한 번은 보았던 익숙한 풍경에 몸이 저절로 녹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배나무 곳곳에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는 네모난 스피커의 정체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아, 너희들이 음악을 들으며 자란 거구나. 모차르트를, 베토벤을, 사물놀이를 듣고 자라서 그렇게 푸르고 건강했던 거로구나. 비로소 머리가 탁 트이는 듯했다. 권 대표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배를 재배한다는 자부심이 생산성과 수익까지 보장해 주지는 못했던 것이다. 매년 물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데 기존의 방법만으로는 기초 생활을 유지하는 것만도 힘들 지경이었다. 권 대표는 상품성이 떨어진 배를 상품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동의보감’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배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효능이 숨어 있다. 환절기에는 몸이 쉽게 지치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크고 작은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이때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식품으로 배를 빠뜨릴 수 없다. 비타민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할 뿐더러 면역력 강화에 좋은 ‘케르세틴’과 ‘카테킨’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다. 이 밖에 두 성분은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 배에는 ‘알부틴’이 많이 함유돼 있다. 알부틴은 주근깨와 기미의 원인이 되는 멜라닌 색소 발생을 억제해 피부를 맑고 청결하게 가꿔 준다. 최근에는 배의 성분 중 하나인 ‘폴리페놀’이 주목을 끌고 있는데 폴리페놀은 몸속의 유해 산소를 제거하고 암을 예방하는 데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물질로 요즘 같은 환절기에 섭취하면 더욱 좋다. 한방에서는 기관지염이나 감기 환자에게 배를 권하는데, 동의보감에 따르면 배를 즙으로 내 먹으면 기침·감기·천식이 잦아들고 폐와 기관지, 코 등의 열독을 빼낼 수 있다. 권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배를 달이던 엄마 생각이 났다. 배 윗부분을 잘라내 속을 파내고 그 안에 꿀과 배의 속살을 넣어 오랜 시간 중탕하던 모습이며, 갈색즙을 후후 불며 식기 전에 마시라며 내밀던 모습이 옛날 영사기 속의 한 장면처럼 떠올랐다. 추억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나를 권 대표의 목소리가 잡아끌었다. “처음에는 배잼으로 특허 출원을 했어요. 그게 1993년의 일이었죠. 1995년에는 양평군 최초로 농가공 공장을 설립했고요. 1997년에 배로 만든 잼의 특허를 획득했는데 조금 더 먹기 편한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1998년에 전국에서 최초로 배즙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그 후로 권 대표는 상품의 다양화에 전력을 다했다. 허브배즙과 도라지배즙, 산수유청과 산수유엿을 개발해 경기도 G마크를 획득하고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기능성 순무 배즙과 오디뽕즙도 출시된 상태다. 배 농사와 배 가공산업에서 나오는 연 매출액은 7억원 수준이다. 배와 함께한 일련의 과정이 소득증대와 관련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권 대표는 “소득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소득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말인데 일상에서 이를 실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권 대표는 이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를 일상 속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권 대표는 경기 양평군 지평면 가루매마을 위원장이기도 한데, 여러 개의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6차 산업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이지만 개별농가에서 이를 실현하기란 매우 어렵다. 농산물 생산(1차)만 하던 농가가 고부가가치 제품을 가공(2차)하고, 향토 자원을 활용한 서비스업(3차)까지 확대하기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권 대표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농가가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마미온푸드 협동조합’ 설립과 마을 단위의 체험 프로그램 진행이 그중 하나다. 가루매마을에서는 각 농가에서 재배하는 품종과 관련해 유아식품을 개발·생산하고, 농사나 농촌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을 단위로 진행한다. 그중에서 특히 ‘따뜻한 한 끼 밥상’은 권 대표가 생각하는 ‘행복’이 어떤 것인가를 확연하게 드러낸다. “농사꾼의 눈에는 보이는 모든 것이 일거리예요. 특히 농번기에는 밥을 챙겨 먹는 게 아주 큰일이죠. 시간도 없고 일손도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마을회관을 이용해 농부와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기로 했어요.” ‘따뜻한 한 끼 밥상’ 식당은 마을 부녀회가 중심이 된 협동조합으로, 마을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위주로 제철 밥상을 차려 저렴하게 공급한다. 농부들이 가져온 농산물은 소매 가격으로 사주고, 식당에서 일하는 부녀자들에게는 별도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니 진정한 로컬푸드라 할 만하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배밭을 빠져나오는데 권 대표가 뛰어와 도라지배즙을 건넨다. 이야기하는 내내 기침하던 모습을 눈여겨보았던 모양이다. 배 서리꾼을 잡는 시늉만 하다가 허허 웃어버릴 것 같은, 공동체 안에서 서로 배려하고 함께 잘 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2016년을 살고 있으나 마음은 정으로 가득 찬 과거의 어디쯤에 가 있을 것만 같은 농부의 손길이 따뜻하고 정겹다. ■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씨줄날줄] 고령자 운전/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고령자 운전/박건승 논설위원

    상황 인지능력과 예측능력은 연령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나이 들수록 인지반응 속도와 돌발 상황에 대한 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자동차 충돌 사고 직전 20대 운전자는 평균 1.9초 전에 상대방 차를 인지한다고 한다. 반면 70대 운전자는 불과 1.2초 전에 알아차린다. 시속 60㎞로 달리는 차라고 가정할 경우 이 0.7초라는 시간차는 12m의 거리 차이를 생기게 해 준단다. 20대는 충돌 전 12m 정도의 거리상 여유를 갖게 되는 셈이다. 돌발 상황에 대한 반응 속도 또한 적잖은 편차가 난다. 한 연구기관이 교차로 모의주행 실험을 해 보니 좌회전 결정까지 소요 시간이 25세 이하는 평균 10.81초인데 비해 65세 이상은 5초가량 더 걸렸다. 그만큼 상황 판단이 늦다는 얘기다. 시야각은 젊은이들이 보통 120도 정도이지만 고령 운전자는 60도까지 줄어든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을 볼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고령 운전자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갈수록 사고 빈도가 잦아지고, 한번 사고를 냈다 하면 사상자가 대량으로 나온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최근 40여명의 사상자를 낸 관광버스 사고 원인인 이른바 ‘끼어들기’ 차량 운전자는 70대 남성이었다. 또 창원에서는 70대가 통근버스를 몰고 가다 대형 사고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고령 운전에서 비롯됐다는 통계가 있다. 고령 운전에 따른 사망자 수가 내리 3년 음주 운전 사망자 수를 웃돈다니 이쯤 되면 ‘음주 운전보다 무서운 고령 운전’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고령 운전자들에게 무조건 운전대를 내놓으라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고령 직업 운전자들은 대부분 생계형인 데다 자동차는 특히 시골 같은 곳에선 어르신들에게 유용한 이동수단이 될 수 있을 터이다. 한국보다 고령 운전자가 많은 일본은 70세 이상 모든 운전자의 면허 갱신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했고, 뉴질랜드는 80세가 되면 면허를 자동 말소한다. 우리는 65세 이상 버스 운전기사에 한해서만 앞으로 자격검사를 3년에 한 번씩 할 예정이란다. 우리는 다른 나라와 사정이 사뭇 다른 것 같다. 짙은 경로 색채 때문이다. 법과 제도로만 몰아칠 일이 못 되는 이유다. 고령 운전자에 대한 안전 대책을 강화하되 한편으로는 어르신들이 운전대를 내놓았을 때 자존심에 상처를 받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고령 운전자들은 운전대를 자발적으로 내놓는다는 것이 이 시대 어른으로서 본보기를 보이는 자랑스러운 일이요, 사회 구성원들로서는 이를 고맙게 여기고 그런 어르신들을 더욱 공경하는 분위기를 이제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기고] 협동, 더불어 잘살게 하는 힘/김재균 농협중앙회 농업박물관장

    [기고] 협동, 더불어 잘살게 하는 힘/김재균 농협중앙회 농업박물관장

    우리나라에는 힘을 합쳐 일하는 ‘협동농기구’들이 매우 발달했다. 한꺼번에 7~8명이 함께 흙을 퍼 나르고 땅을 고르는 가래라든지,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 물을 퍼 올리는 맞두레, 역시 두 사람이 발판을 밟아 곡식을 찧는 디딜방아가 그렇다. 심지어 혼자 사용해도 되는 삽에 줄을 매어 효율성 높은 협동의 도구로 만들어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협동은 모든 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유독 두드러진 현상이다. 왜 우리는 협동의 방식으로 농사를 지었을까? 협동의 가치와 효과를 간파했기 때문이다. 야생에서 사자의 무리는 자신들보다 덩치가 몇 배나 큰 코끼리를 쓰러뜨리고, 작은 물고기들이 뭉쳐 크게 보이게 해 큰 물고기를 물리친다. 조상들은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여 작은 힘이라도 합치는 것이 좋고, ‘개미가 절구통 물어 간다’고 할 정도로 협동의 위력을 대단하게 평가했다. 1970년대 농촌 근대화를 앞당긴 새마을운동의 기본 정신도 결국 협동이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호소하면서 민족 생존의 길을 협동에서 찾기도 했다. 협동이 농업 사회에서 가장 잘 표출된 것이 두레다. 두레 정신은 협동의 바탕 위에 양보와 배려심이 녹아 있는 공동체 문화의 정수다. 농사일의 고됨을 협동으로 극복하고 아름다운 공동체 문화를 형성했다. 두레 정신은 농촌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밑거름이 됐고 가족 간, 이웃 간 갈등을 예방하는 역할을 했다. 놀이문화로 즐기기도 했는데, 줄다리기를 하면서 단순한 힘의 합보다 조화와 화합의 힘이 크다는 것도 깨달았다. 협동의 미덕은 역사 기록에도 자주 등장한다. 조선 후기 농촌사회를 노래한 정학유의 ‘농가월령가’는 ‘이웃집 사람들이 힘을 모아 제 일 하듯 한다’고 협동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렸다. 세종실록 17년 기록에는 ‘협동주제’, 즉 협동하고 구제해 기근을 면하게 한 자에게는 관직을 주겠다면서 협동을 독려하는 내용도 있다. 고려 후기 학자인 이곡의 문집 ‘가정집’에는 ‘협동하고 화목하는 기풍이 일어나면 너그럽고 아름다운 풍속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협동이 사회를 아름답고 조화롭게 한다고 적었다. 농경사회에서 요구된 협동이 주로 육체적인 것이었다면 요즘 시대에는 지식과 기술, 정보, 사고 등 무형 자산의 협동이 필요하다. 학문 간의 융복합, 학교와 산업현장의 협력,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 도시와 농촌의 협력, 농업의 1·2·3차 역할을 아우르는 6차 산업화 등이 새로운 형태의 협동이라 하겠다. 우리가 각종 단체 운동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원인을 분석해 보면 모두 고도의 협동 시스템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게는 오랜 농경 역사를 통해 축적한 아름다운 협동의 DNA가 있다. 즉 우리는 더불어 일하고 즐길 줄 아는 협동 민족이다. 시대가 변했다고 협동의 가치마저 변한 건 아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속담은 지금도 유효하다. 수확의 계절을 맞아 옛 농촌 들녘에 퍼졌던 협동의 메아리가 다시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기 바란다. 그렇게 함께 멀리 가고 더불어 잘사는 세상이 오기를 소망한다.
  • “5000만이 달려들어도 하야 안 할 것…대통령, 육 여사 이중적인 면 물려받아”

    “5000만이 달려들어도 하야 안 할 것…대통령, 육 여사 이중적인 면 물려받아”

    JP측 “왜곡 기사… 법적 대응” 김종필(얼굴·JP) 전 국무총리는 14일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5000만 국민이 달려들어서 내려오라고, 네가 무슨 대통령이냐고 해도 거기 앉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사촌 형부이기도 한 JP는 이날 발행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하야는 죽어도 안 할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고집부리면 누구도 손댈 수가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나쁜 점만 물려받았다”고 지적했다. JP는 이에 대한 근거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그렇게 약한 사람이 없다. 약하니 의심을 잘했다”고 말했고 육 여사에 대해서는 “남에 대한 배려가 없고 대통령 부인이라는 이름에 맞게 행동하는 것처럼 꾸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박 대통령이 육 여사의 “이중적”인 면을 물려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JP는 갈팡질팡인 새누리당에 대해 “깨질 것 같다”면서 이정현 대표에 대해 “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혼자 앉아 단식이나 하질 않나. 그런 자가 대표랍시고 있다”고 비판했다. JP는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지원할 뜻을 보였다. 그는 “반기문이 와서 (대선에) 나가겠다고 하면 내가 도와줄 것”이라면서 “세계정부에서 10년간 심부름한 사람이다. 보통 사람이 못 가진 것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JP는 자신을 자주 찾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 “반기문은 구렁이가 몇 마리 들어 있는 사람이고 안철수는 아직 구렁이가 꽁지를 틀고 앉은 것 같지는 않다. 비교적 순수하다”면서 “자기보다 나은 사람이 나가면 그만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문재인, 이름 그대로 문제다”라고 혹평했다. 한편 JP 측은 이날 보도에 대해 “심상기 (서울미디어그룹) 회장이 며칠 전 고향 후배랍시고 찾아와서 시중에서 나도는 이야기를 농담 삼아 주고받았는데 몰래 녹음까지 해서 왜곡 과장해 비열한 기사를 만들어 냈다”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JP “5000만 국민이 달려들어 내려오라고 해도 박 대통령 하야 안할 것”

    JP “5000만 국민이 달려들어 내려오라고 해도 박 대통령 하야 안할 것”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14일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5000만 국민이 달려들어서 내려오라고, 네가 무슨 대통령이냐고 해도 거기 앉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사촌 형부이기도 한 JP는 이날 발행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하야는 죽어도 안 할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고집부리면 누구도 손댈 수가 없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나쁜 점만 물려받았다”고 지적했다.  JP는 이에 대한 근거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그렇게 약한 사람이 없다. 약하니 의심을 잘했다”고 말했고, 육 여사에 대해서는 “남에 대한 배려가 없고 대통령 부인이라는 이름에 맞게 행동하는 것처럼 꾸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박 대통령이 “육 여사의 이중적”인 면을 물려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JP는 갈팡질팡인 새누리당에 대해 “깨질 것 같다”면서 이정현 대표에 대해 “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혼자 앉아 단식이나 한다질 않나. 그런 자가 대표랍시고 있다”고 비판했다.  JP는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지원할 뜻을 보였다. 그는 “반기문이 와서 (대선에) 나가겠다고 하면 내가 도와줄 것”이라면서 “세계정부에서 10년간 심부름한 사람이다. 보통 사람이 못 가진 것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JP는 자신을 자주 찾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 “반기문은 구렁이가 몇 마리 들어있는 사람이고, 안철수는 아직 구렁이가 꽁지를 틀고 앉은 것 같지는 않다. 비교적 순수하다”면서 “자기보다 나은 사람이 나가면 그만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문재인, 이름 그래도 문제다”라고 혹평했다.  한편 JP 측은 이날 보도에 대해 “심상기 (서울미디어그룹) 회장이 며칠 전 고향 후배라고 찾아와서 시중에서 나도는 이야기를 농담삼아 주고 받았는데 몰래 녹음까지해서 왜곡 과장해 비열한 기사를 만들어 냈다”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종필 전 총리 인터뷰 “육영수 아버지 고향에서 육XX라고..”

    김종필 전 총리 인터뷰 “육영수 아버지 고향에서 육XX라고..”

    JP “육영수는 이중적...대통령 부인이라는 이름에 맞게 행동하는 것처럼 꾸민 거여”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고 육영수 여사의 알려지지 않은 면모에 대해 폭로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박근혜가 엄청난 고집을 자기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 육 여사의 이중적(二重的)…”이라고 표현했다. 김 전 총리는 14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의 나쁜 점만 물려받았다”면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그는 “육XX라고 알아? 그(육영수 여사)의 아버지(육종관씨)가 고향에서 육XX라고 그랬어. 욕심이 많다고. 그뿐이 아니야. 길러준 사람 고맙다고 하나. 동네 사람들이 그래서 붙인 별명이야. 그만하면 알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육 여사는 어려운 사람들을 따뜻하게 보살핀 분으로 많은 이들이 기억한다’는 질문에도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들며 반박했다. 김 전 총리는 “우리 집사람이 내가 미국 보병학교에 유학 갔을 때 딸(예리)을 낳았지. 돌봐주는 사람이 없고 쌀도 없으니 굶었대. 그걸 보다 못한 박종규(나중에 청와대 경호실장. JP가 하사관이던 그를 육군종합학교에 보내 소위로 임관)가 제 고향에 내려가 쌀 한 가마를 가져다줘 끼니를 때웠다는구먼. 그래 이게 될 법한 소리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육 여사가 애를 낳은 산모더러 밥 먹었냐고 물어보지도 않더래. 저쪽에선 숟가락, 밥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벽에 걸린 부인 박 여사 사진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날 붙들고 울고불고하잖아”라고 덧붙였다. 또 “겉으로 보이는 모습 보고 해석하면 백번 틀려”라면서 “오죽하면 내가 미국에서 돌아와서 난리를 폈겠어. 남도 아닌 당신네 조카딸 아니냐고. 자기는 밥 먹는 소리 내면서 애 낳고 굶고 있는 산모한테 그럴 수 있냐고 막말을 했어. 말 한마디 못하더군. 남에 대한 배려가 없어. (불우한 사람 돌본다는)그거 대통령 부인이라는 이름에 맞게 행동하는 것처럼 꾸민 거여”라고 비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필 “나쁜 점만 물려받은 박근혜…하야(下野) 죽어도 안 해“

    김종필 “나쁜 점만 물려받은 박근혜…하야(下野) 죽어도 안 해“

    “최태민과 친해 방에 들어가면 나오지도 않았다” “박정희 대통령도 두 손 들어.. 쓴소리하면 무덤 속에 들어가서도 나를 원망할 사람” JP측 “왜곡·과장해 비열한 기사…법적 대응 하겠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를 전혀 안 듣는 친구”라면서 “5000만 국민이 달려들어서 내려오라고, ‘네가 무슨 대통령이냐’라고 해도 하야(下野)는 죽어도 안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14일 시사저널은 지난 3일 김 전 총리와 단독 인터뷰를 가지고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김 전 총리는 “박 대통령 고집은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도 못 꺾었고, 육영수 여사 나쁜 점만 물려받았다”고 부연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의심을 잘하는 면과 육 여사의 고집 세고 남을 배려않는 성격을 닮았다는 것. 그는 “박근혜라는 여자는 국민 전부가 청와대 앞에 모여 내려오라고 해도 절대 내려갈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한마디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저 혼자만 똑똑하고 나머지는 다 병신들이야. 쓴소리하면 무덤에서도 원망할 회복불능인 사람”이라고 했다. 최태민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반 미친놈, 그놈(최태민)하고 친해 가지고 자기 방에 들어가면 밖에 나오지도 않았다”면서 “오죽하면 박정희 대통령이 최태민 조사를 지시했겠냐. 근혜는 울고불고 난리를 부렸다”고 회상했다. 김 전 총리는 항간에 떠도는 ‘(대통령이) 최태민 애가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당시 최태민은 이미 70세가 넘었으니 늙어서 애를 못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JP “새누리당 곧 깨질 것 같다…반기문 대선 나오면 도울 것” 그는 “새누리당이 곧 깨질 것 같다”면서 “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혼자 앉아 단식이나 한다질 않나. 그런 자가 대표랍시고 있잖아”라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힐난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인간 안철수는 괜찮다”면서 “내 속엔 구렁이가 몇 개씩 들어있지만 안 전 대표는 들어있지 않다. 담백하고 솔직하고 순수하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이름 그대로 문제”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같은 충청권 기반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거는 기대를 전하기도 했다. 김 전 총재는 “구렁이 몇 마리 들어있는 사람이고, (대선에) 나가겠다고 하면 도와줄 거야”라고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한편 김 전 총리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시사저널의 기사에 대해 “왜곡·과장 보도”라고 주장했다. 김 전 총리 측은 시사저널의 경영진이 “며칠 전 고향 선배라고 찾아와 시중에서 나도는 이야기를 농담 삼아 주고받았는데, 몰래 녹음까지 해서 왜곡·과장해 비열한 기사를 만들었다.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다.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나쁜 사람’ 前문화부 간부 조사… 檢, 승마계 비리도 정조준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12일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2013년 최순실(60·구속)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출전했던 승마대회와 관련해 감사를 벌인 뒤 ‘최씨를 비롯해 승마계 전반에 파벌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좌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유진룡 문체부 장관은 2013년 8월 박근혜 대통령이 두 사람을 지목해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8일을 전후해 최씨 기소를 앞둔 검찰은 최씨 모녀를 둘러싼 승마계 비리까지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검찰이 주목하는 부분은 당시 승마대회 관련 감사에 나서게 된 경위와 감사 내용, 최씨가 부당하게 개입했는지다.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서 정씨는 김모 선수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고, 다음달 청와대는 문체부에 이 대회의 심사 등에 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동시에 상주경찰서가 이례적으로 당시 심판위원장 등을 상대로 우승 선수에게 특혜를 줬는지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첩보에 의한 수사”라고 밝혔지만 청와대 등 윗선의 압력이 있었다는 소문이 이미 승마업계에 퍼진 상태였다. 2013년 10월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으로 좌천된 노 전 국장은 올해 7월 공직을 떠나 스포츠안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진 전 과장 역시 자리에서 밀려나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김종(55) 전 문체부 2차관도 조만간 소환해 정씨가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김 전 차관은 2014년 4월 정씨의 ‘공주승마’ 특혜 의혹이 일자 “중·고등학교부에서는 독보적인 선수의 자질이 있다”고 비호하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또 2014년 10월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당시 승마 경기 장소가 인천으로 변경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경기가 열린 인천 드림파크는 정씨가 한 달 전 열린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곳으로, 정씨를 배려해 경기 장소를 변경했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었다. 검찰은 삼성이 정씨에게 말 구입 등 명목으로 35억여원을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지난 12일 박상진(63)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을 불러 밤샘 조사를 벌였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100만 평화 촛불] 촛불은 명예혁명, 배려, 놀이터다

    [100만 평화 촛불] 촛불은 명예혁명, 배려, 놀이터다

    지난 12일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은 단순한 촛불집회를 넘어섰다. 누구에겐 명예혁명이었고, 누구에겐 배려였다. 함께 부르는 노래였고, 놀이터였다. 성별, 나이, 직업, 사는 지역, 지지 정당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의 시민(경찰 추산 26만명)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분노했지만 침착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줄곧 스스로 쓰레기를 주웠고 인파가 몰린 행진에서는 서로 배려하며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한목소리로 ‘하야송’을 노래했고 공식집회가 끝난 뒤에도 자유토론을 하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외신기자들도 이런 시민들의 모습에 큰 관심을 보였다. ●촛불은 명예혁명이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1688년 유혈사태 없이 성공했던 영국의 명예혁명에 빗대 ‘한국판 명예혁명’을 해내고 싶다고 했다. 2만명이 모인 지난달 29일 1차 집회와 20만명이 모인 지난 5일 2차 집회, 그리고 12일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줄곧 ‘비폭력’을 외쳤다. 12일 밤 경복궁역 삼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한 일부 시민들이 경찰의 방패를 빼앗거나 차벽에 올랐지만 그때마다 시민들은 ‘비폭력’, ‘평화집회’를 외치며 이들을 자제시켰다. 이모(44)씨는 “역사에서 비폭력은 언제나 가장 무서운 힘이었다”며 “권력을 놓지 못해 망설이는 박 대통령은 촛불을 든 시민들의 뜻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이모(26·여)씨는 “너무 화가 나서 촛불집회에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해야 하고, 대한민국은 계속 나아가야 한다”며 “너무 힘들게 대학에 들어갔고, 취직하려고 치열하게 노력했는데 이런 노력들이 존중받는 나라다운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촛불은 배려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뿐 아니라 세종대로, 을지로, 청계로, 소공로까지 가득 메운 시민들은 행진이 시작된 12일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새벽 3시까지 청소를 이어갔다. 광화문 일대에서 직접 쓰레기를 줍는 시민들이 많았다. 도로 곳곳에 시민들이 봉투에 담아 가지런히 모아놓은 쓰레기봉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오후 6시쯤 세종대로 서울신문 앞부터 행진을 하며 쓰레기를 치우던 최모(25·여)씨는 “끝난 뒤에 쓰레기 하나 바닥에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정권이 국민의 위대함을 좀 보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모(43·여)씨도 12살 딸과 함께 걸으며 쓰레기를 주웠다. 그는 “처음 나온 집회인데 도착해서 사람들을 보니 마음 뭉클하다”고 말했다. 딸 서모양은 “무서울 줄 알았는데 신난다. 역사교과서에 나오는 한 페이지에 나도 동참하는 거라고 엄마가 말해줬다”면서 흥미로워했다. 집회가 종료되고 거리를 정리하는 환경미화원에게 일일이 찾아가 음료수를 건넨 20대 여성도 있었다. 회사원 이모(31·여)씨는 100ℓ짜리 쓰레기봉투를 사다가 세종문화회관 일대 쓰레기를 샅샅이 주웠다. 이씨는 “학생들은 쓰레기를 열심히 줍는데 오히려 어른들은 그냥 지나가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촛불은 함께 부르는 노래다 촛불집회의 선두가 경복궁역 삼거리에서 12일 오후 7시 30분부터 경찰과 7시간 넘게 대치하는 동안 뒤편은 한마디로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개사송’이 많았다. ‘아리랑 목동’의 유명한 후렴구 ‘야야~야야야야~’를 ‘하야~하야하야~’로 개사했고, 크리스마스 캐럴 ‘펠리츠나비다’를 ‘그대는 아니다’로 바꿔 불렀다. 특히 ‘하야하야하야 하야하여라~’라는 중독성 있는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하야송’이 단연 인기였다. 헌법 제1조를 가사로 만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도 많이 들렸다. 특히 12일 저녁 한 시민이 부른 ‘애국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저녁 9시 30분쯤 광화문광장에는 가수 이승환이 등장해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덩크슛’ 등을 불러 거대한 콘서트장으로 변신했다. 남편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주부 서모(59·여)씨는 “집회는 투쟁만 외치는 걸로 생각했는데 막상 나와 보니까 야유회에 나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박영준(27)씨는 “가수 이승환이 더 좋아졌다. 집회가 아니라 공연장에 나온 것 같다”며 “다 함께 이승환 노래 따라 부르는데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촛불은 놀이터다 공식 집회는 밤 10시 30분쯤 끝났지만,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자신만의 집회를 이어 갔다. 광화문 앞 사직로와 광화문광장 서쪽에서는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졌고, 광화문광장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현 시국에 대해서 토론을 이어갔다. 회사원 이대승(32)씨는 “집에 가기 아쉬워서 사람들 구경하러 돌아다니고 있다”며 “역사책에서 민주항쟁 배우며 자랐는데, 오늘 집회가 역사책의 한 장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신동호(23)씨는 “공식 행사는 끝났지만 우리의 집회는 끝나지 않았다. 시민 1명이라도 남아 있는 한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촛불은…한국판 명예혁명·배려·놀이터다

    촛불은…한국판 명예혁명·배려·놀이터다

    지난 12일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은 단순한 촛불집회를 넘어섰다. 누구에겐 명예혁명이었고, 누구에겐 배려였다. 함께 부르는 노래였고, 놀이터였다. 성별, 나이, 직업, 사는 지역, 지지 정당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의 시민(경찰 추산 26만명)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분노했지만 침착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줄곧 스스로 쓰레기를 주웠고 인파가 몰린 행진에서는 서로 배려하며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한목소리로 ‘하야송’을 노래했고 공식집회가 끝난 뒤에도 자유토론을 하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외신기자들도 이런 시민들의 모습에 큰 관심을 보였다. ●촛불은 명예혁명이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1688년 유혈사태 없이 성공했던 영국의 명예혁명에 빗대 ‘한국판 명예혁명’을 해내고 싶다고 했다. 2만명이 모인 지난달 29일 1차 집회와 20만명이 모인 지난 5일 2차 집회, 그리고 12일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줄곧 ‘비폭력’을 외쳤다. 12일 밤 내자동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한 일부 시민들이 경찰의 방패를 빼앗거나 차벽에 올랐지만 그때마다 시민들은 ‘비폭력’, ‘평화집회’를 외치며 이들을 자제시켰다. 이모(44)씨는 “역사에서 비폭력은 언제나 가장 무서운 힘이었다”며 “권력을 놓지 못해 망설이는 박 대통령은 촛불을 든 시민들의 뜻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이모(26·여)씨는 “너무 화가 나서 촛불집회에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해야 하고, 대한민국은 계속 나아가야 한다”며 “너무 힘들게 대학에 들어갔고, 취직하려고 치열하게 노력했는데 이런 노력들이 존중받는 나라다운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촛불은 배려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뿐 아니라 세종대로, 을지로, 청계로, 소공로까지 가득 메운 시민들은 행진이 시작된 12일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새벽 3시까지 청소를 이어갔다. 광화문 일대에서 직접 쓰레기를 줍는 시민들이 많았다. 도로 곳곳에 시민들이 봉투에 담아 가지런히 모아놓은 쓰레기봉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오후 6시쯤 세종대로 서울신문 앞부터 행진을 하며 쓰레기를 치우던 최모(25·여)씨는 “끝난 뒤에 쓰레기 하나 바닥에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정권이 국민의 위대함을 좀 보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모(43·여)씨도 12살 딸과 함께 걸으며 쓰레기를 주웠다. 그는 “처음 나온 집회인데 도착해서 사람들을 보니 마음 뭉클하다”고 말했다. 딸 서모양은 “무서울 줄 알았는데 신난다. 역사교과서에 나오는 한 페이지에 나도 동참하는 거라고 엄마가 말해줬다”면서 흥미로워했다. 집회가 종료되고 거리를 정리하는 환경미화원에게 일일이 찾아가 음료수를 건넨 20대 여성도 있었다. 회사원 이모(31·여)씨는 100ℓ짜리 쓰레기봉투를 사다가 세종문화회관 일대 쓰레기를 샅샅이 주웠다. 이씨는 “학생들은 쓰레기를 열심히 줍는데 오히려 어른들은 그냥 지나가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촛불은 함께 부르는 노래다 촛불집회의 선두가 내자동 사거리에서 12일 오후 7시 30분부터 경찰과 7시간 넘게 대치하는 동안 뒤편은 한마디로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개사송’이 많았다. ‘아리랑 목동’의 유명한 후렴구 ‘야야~야야야야~’를 ‘하야~하야하야~’로 개사했고, 크리스마스 캐럴 ‘펠리츠나비다’를 ‘그대는 아니다’로 바꿔 불렀다. 특히 ‘하야하야하야 하야하여라~’라는 중독성 있는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하야송’이 단연 인기였다. 헌법 제1조를 가사로 만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도 많이 들렸다. 특히 12일 저녁 한 시민이 부른 ‘애국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저녁 9시 30분쯤 광화문광장에는 가수 이승환이 등장해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덩크슛’ 등을 불러 거대한 콘서트장으로 변신했다. 남편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주부 서모(59·여)씨는 “집회는 투쟁만 외치는 걸로 생각했는데 막상 나와 보니까 야유회에 나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박영준(27)씨는 “가수 이승환이 더 좋아졌다. 집회가 아니라 공연장에 나온 것 같다”며 “다 함께 이승환 노래 따라 부르는데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촛불은 놀이터다 공식 집회는 밤 10시 30분쯤 끝났지만,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자신만의 집회를 이어 갔다. 광화문 앞 사직로와 광화문광장 서쪽에서는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졌고, 광화문광장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현 시국에 대해서 토론을 이어갔다. 회사원 이대승(32)씨는 “집에 가기 아쉬워서 사람들 구경하러 돌아다니고 있다”며 “역사책에서 민주항쟁 배우며 자랐는데, 오늘 집회가 역사책의 한 장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신동호(23)씨는 “공식 행사는 끝났지만 우리의 집회는 끝나지 않았다. 시민 1명이라도 남아 있는 한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강신 기자 xin@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김제동, 광화문 집회 민중총궐기 참석 “누구도 다치지 않아야 합니다”

    김제동, 광화문 집회 민중총궐기 참석 “누구도 다치지 않아야 합니다”

    김제동이 광화문 집회 민중총궐기를 앞두고 당부의 글을 남겼다. 방송인 김제동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구도 다치지 않아야 합니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김제동은 “누구도 다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의 정당한 분노가 방향을 잃지 않도록. 아이들과 우리를 보호하는 손길과 눈빛이 가득한 광장에서. 폭력과 분노가 아닌 이어짐과 배려와 따뜻함이 가득한 광장에서”라고 전했다. 이어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사람에게 기댈 수 있도록. 제복입은 우리의 아이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그 아이들의 눈빛까지 담을 수 있도록. 어떤 폭력과 무질서도 부끄러워 발길을 되돌리도록”이라고 덧붙였다. 김제동은 “각자 나무로 서 있는 독립과 존엄으로. 함께 숲을 이루는 깊은 연대와 따뜻함으로. 그렇게. 우리 함께. 평화의 길을 만들어요”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12일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에 분노한 시민들이 모이는 민중총궐기 촛불집회가 진행된다. 김제동은 청년들과 함께 하는 광장집회에서 사회를 맡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자기중심적 사고가 ‘자제력 상실’ 유발한다 (연구)

    자기중심적 사고가 ‘자제력 상실’ 유발한다 (연구)

    우리 뇌의 독특한 메커니즘이 최신 연구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우리는 현재 의사결정으로 인한 결과를 ‘미래의 자신’ 입장에서 예상함으로써 자제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즉, 그 반대 경우인 현실에 매몰되고 자기자신을 중심에 놓고 의사결정을 한다면 자제력을 갖기 어렵다는 얘기다. 최근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도 결국 미래 가치 혹은 공공의 가치를 외면한 채 자기 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접근했기 때문에 자제력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인지 과정에는 현시점에서 이기적인 욕구와 바람이라는 자기중심적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마음 등을 추측하는 기능인 ‘마음이론’(theory of mind)이 쓰인다. ■ 측두정엽, 이기적 충동에 관여 최근 심리학 전문지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대와 독일 뒤셀도르프대의 공동 연구팀이 자제력과 관련한 뇌 영역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참가자들에게 ‘곧 받을 수 있지만 적은 보상’과 ‘즉시 주지 않지만 많은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이때 비침습적 기술로 뇌 측두정엽(temporoparietal junction·TPJ)의 기능을 ‘온·오프’ 했다. 또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자신만 이득을 보는 이기적인 결정을 하거나 이익은 감소하지만 자신 이외의 참가자도 이득을 보는 이타적인 결정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즉시 보상을 받는 충동이나 독차지하려는 충동에 저항하는 과정에는 측두정엽(TPJ)이 관여하는 것이 제시됐다. 이 부위는 마음이론으로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사물을 생각하는 데 사용하는 영역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미래의 자신 입장에서도 자제력을 요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연구팀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측두정엽, 마음이론과 친사회적 행동의 열쇠 자제력에 관한 신경생물학적 근간은 역사적으로 전두엽의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PFC)에 있다고 생각됐다. 이 영역은 특히 감정조절과 충동조절, 장기목표 설정에 관여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미래지향적인 행동과 자제력의 핵심이 측두정엽(TPJ)이라는 영역으로, 이는 마음이론을 시행해 다른 사람에 공감하고 향후 친사회적 의사결정을 촉진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자제력의 신경생물학적 기반에 관한 대부분 가설은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과 인지 조절을 이용해 상위 목표를 인코딩(입력)하는 전전두피질(PFC)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은 전전두피질(PFC)과 다른 영역과의 상호작용이 충동적 행동과 자제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최근 미국 다트머스대의 신경과학자들은 행동 억제에 관한 동물 실험을 통해 청소년기 아이들의 위험 행동은 전전두피질(PFC)의 특정 영역과 측위신경핵(nucleus accumbens·NAC) 사이의 불균형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측위신경핵(NAC)은 보상을 추구하는 행동과 중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전전두피질(PFC)이 완전히 발달하려면 십대 후반부터 이십대 초반이 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므로, 많은 청소년이 성인보다 자제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설명할지도 모른다. 이들 다트머스대 연구팀은 사춘기 동안 전전두피질(PFC) 내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OFC)의 활동은 부족하지만 측위신경핵(NAC)의 활동은 활발하다는 점이 행동 억제가 발휘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번 발견에서는 측두정엽(TPJ) 또한 마음이론을 이용해 며칠 뒤, 몇 주 뒤, 혹은 몇 년 뒤 자신의 입장에 서서 보는 것으로 향후 요구에 주의를 돌리는 것으로, 자제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경두개 자기 자극법’(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이라는 비침습 기술로 참가자의 측두정엽(TPJ)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억제했다. 그 결과, 측두정엽(TPJ)의 활동이 억제되면 참가자는 충동적인 결정(단기 이익을 위해 즉시 보수를 선택)을 내리고 더 이기적인 성향(보상을 독차지)을 보였다. 또 마음이론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입장이 돼 보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모든 점을 미뤄보면, 만족감이라는 욕망 충족을 지연하는 가장 효과적인 신경인지 과정은 전전두피질(PFC)과 측두정엽(TPJ) 모두를 활발하게 하는 방법일 가능성이 있다. 첫째, 현명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을 돕는 자제력의 과정은 전전두피질(PFC)의 집행 기능을 활성화해 눈앞에 있는 보상에 대한 유혹을 의식적으로 차단해준다. 둘째, 측두정엽(TPJ)이 관여함으로써 미래의 자기 입장에 서서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극복할 수 있다. 즉, 욕망 충족을 지연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자제력을 발휘하고 미래에 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의 가치를 구상할 수 있다. ■ 현재의 자기중심적 태도를 극복, 자제력을 키운다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억제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취하는 능력은 측두정엽(TPJ)이 관여한다. 흥미롭게도, 제삼자의 입장에서 미래 자신의 장기적 요구를 떠올림으로써 즉각적인 욕구와 바람에서 관심을 돌리는 것은 인식의 도약이다. 여기에는 또한 마음이론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데 사용되는 측두정엽(TPJ)이 관여한다. 연구팀은 연구 개요에서 “우리 연구결과는 자제력과 친사회적 의사결정 영역 간의 근본적인 공통점을 입증하고 자제력에 관여하는 신경인지 과정의 새로운 측면을 강조하는 것을 입증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는 ‘미래의 자신’에 관한 웰빙에 관심을 둠으로써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억제하는 측두정엽(TPJ)의 역할에 관한 것으로, 중독과 강박 장애 등 질환 치료에서 자제력을 높이고 충동적 행동을 최소화하는 광범위한 치료적 개입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지난달 5일자에 게재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트럼프 탄 전용기, 공항서 ‘물대포’ 맞은 사연

    트럼프 탄 전용기, 공항서 ‘물대포’ 맞은 사연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의 위상은 공항에서부터 확인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공영방송 NPR 등 현지언론은 이날 아침 뉴욕 라구아디아공항을 출발하는 트럼프의 전용기가 '물대포 경례'(Water Cannon Salute)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는 미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워싱턴으로 향했다. 소방차가 활주로 양편에 도열해 물대포를 쏘는 것은 특별한 일을 기념하는 예우다. 미 현지에서는 비행기가 처음으로 이륙하거나 퇴역할 때 등 특별할 일이 있을 때 이같은 물대포 경례를 한다. 결과적으로 대통령 당선자로서 처음으로 장도에 오르는 트럼프를 위한 공항 측의 배려인 셈. 트럼프의 전용기는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의 이름을 따 ‘트럼프포스원’(Trump Force One)으로 불린다.      지난 2011년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폴 앨런에게 1억 달러를 주고 사들인 트럼프포스원은 이후 내부 개조를 거쳐 트럼프의 ‘부자 마케팅’ 이미지로 활용됐다. 기종은 대통령 전용기로 가장 선호된다는 보잉 757-200으로 총 43명의 승객들을 태우고 시속 800km로 날 수 있다. 트럼프포스원에서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성능이 아니라 럭셔리한 내부 장식이다. 먼저 실내 곳곳에서 24K로 도금된 물품들이 가득하다. 예를 들어 세면대와 안전벨트가 대표적이다. 또한 가죽 소파에는 태블릿PC 등 IT 기기가, 기내 전면에는 커다란 스크린이 설치돼 한 눈에 모든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설계됐다. 베개 등 침구류에는 트럼프가를 상징하는 문장(紋章)이 박혀있는 것은 기본.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길섶에서] 고구마 단상/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매년 이맘때면 고구마를 한 상자 보내 주시는 분이 있다. 그는 시골집 앞 농지에 고구마를 심었다가 가을걷이가 끝나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지인들에게 선물로 보내곤 했다. 고구마가 다 그게 그것이고, 한 상자 값이야 얼마 되지 않을지언정 편지와 함께 도착한 고구마는 맛을 떠나 너무나 고맙고 정겨운 것이었다. 편지가 한 통 배달됐다. 사연인즉 올해도 고구마를 보내야 하는데 행여나 받는 분이 하찮은 것 때문에 불편을 겪을 것이 우려돼 이렇게 편지만 보낸다는 것이었다. 청탁이나 특권의식과는 아무 관련 없는 고구마지만 최근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일 게다. 고구마 빚을 진 것도 아니면서 편지를 보내 양해를 구하는 그의 배려심이 또한 놀라웠다. 누군가는 최고 권력자의 뒤에 숨어 호가호위하며 국정을 쥐락펴락하고, 기업 오너들을 불러 놓고 수십억원을 뜯어냈다는데…. 국민은 법을 어길까 봐서 몇만원에 몸을 웅크리고, 마음을 주고받는 미덕마저 억누르게 만들다니.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천안 불당신도시 ‘파크힐’, 임대 완료 후 분양으로 공실 걱정 줄이며 수요자 관심↑

    천안 불당신도시 ‘파크힐’, 임대 완료 후 분양으로 공실 걱정 줄이며 수요자 관심↑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익형부동산이 높은 선호도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상가 분양시장에서 트렌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존의 분양 후 임대를 맞추는 방식에서 분양 전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임대를 완료한 후 분양하는 맞춤형 분양이 선호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서 동시에 많은 상가들이 공급되면서 임대수요를 맞추지 못해 공실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수익형부동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대가 완료된 후에 분양을 하는 선임대 방식은 임차인과의 계약이 분양 전에 이미 확정돼 임대수익 보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임차인의 업종과 영업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어 상가 투자 전에 상권과 임대 지속성을 예측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선임대 상가는 임차인을 찾아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어 선분양 상가보다 높은 투자 안전성 확보가 기대 가능하다. 투자자는 계약된 분양가와 임대료를 비교해 예상 투자 수익률을 따져 보기도 쉽고 이에 따른 자금 계획도 꼼꼼하게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상가 분양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세터로 떠오르고 있는 맞춤형 분양이 전국에서 이뤄지는 가운데 천안 불당신도시에서는 파크힐 상가가 분양을 진행 중이다. 아산탕정택지개발지구 업무시설용지 1-7BL에 연면적 3만5,232㎡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로 들어서는 파크힐은 지상 1, 2층과 3층부터 7층까지 업무시설로 구성되는 불당신도시 내 단일상가로는 최대 수준의 규모를 지녔다. 파크힐이 들어서는 지역은 불당신도시 KTX 천안아산역과 지하철 1호선 아산역, 버스터미널 등이 가까워 풍부한 유동인구 확보가 전망되며 천안 내 신흥 상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파크힐은 근린생활시설과 업무시설을 동시에 공급하는 복합테마상가로서 천안 최고의 신흥주거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천안시청과 천안종합운동장을 마주하고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자랑한다. 또 삼성디스플레이시티와 삼성SDI 및 18개 산업단지의 고정고객과 불당신도시 3만 여명의 풍부한 배후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상가 경쟁력을 좌우할 특화설계도 눈에 띤다. 1층과 2층을 오가는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통해 고객동선의 편의성을 꾀했고 3층에 별도의 테라스와 옥상정원을 조성해 고객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밖에도 층고를 최대 6m로 설계해 공간의 개방감과 쾌적성을 높였고 광폭주차공간으로 고객들의 편의를 배려하고 있다. 파크힐의 분양 홍보관은 천안종합운동장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2016 공직열전] 기업 지원·수출·자원개발·대외협상 등 전담… 국민생활 직결된 실물경제 총괄

    [2016 공직열전] 기업 지원·수출·자원개발·대외협상 등 전담… 국민생활 직결된 실물경제 총괄

    1980년대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을 놓고 사람들은 ‘컬러풀’(화려)하다고 했다. 기업들과 함께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수출 한국호’를 이끄는 모습이 다른 부처보다 화려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들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무역과 산업, 에너지뿐 아니라 옛 외교통상부가 관할하던 통상 분야까지 가져오면서 덩치는 더 커졌다. 본부 인력만 860명에 이른다. 산업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지원, 전기요금, 자유무역협정(FTA), 자원 개발, 수출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실물경제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곳이다. 이에 더해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뛰고 있다. 산업부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정만기(58·행시 27회) 1차관 소관인 산업·무역 분야와 우태희(55·27회) 2차관이 관할하는 에너지·통상 분야다. 정 차관은 요즘 들어 업무 스타일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급 간부 때에는 보고서 문구 하나 갖고도 꼼꼼하게 따졌는데 차관으로 온 뒤 유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워낙 세세하게 따지니 정 차관 스스로 스타일을 바꿨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점심 저녁으로 국·과장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중 FTA와 한·캐나다 FTA를 주도해 산업부 내 통상전문가로 통하는 우 차관은 엘리트 공무원의 전형을 보여 준다. ‘행시 27회 최연소 수석’과 ‘고속 승진’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부하 직원들을 잘 챙기고 합리적이지만 “차갑다”는 외부의 평가도 있다. 1급 간부 가운데 고참 격인 이인호(55·31회) 통상차관보는 조직 내에서 ‘호인’으로 불린다. 스킨십이 많고 후배들을 잘 챙긴다. 업무는 큰 줄기만 챙기고 후배들에게 맡긴다. 무역투자실장 때에는 디테일에 강한 주 장관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었다. 박일준(53·31회) 기획조정실장은 업무 전문성과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상황 판단도 빨라 몇 수를 내다보고 업무 지시를 내린다. 후배들이 일하기에 편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립’(장악력)이 강해 모시기가 쉽지 않은 상사라는 상반된 목소리도 있다. 늦은 밤에도 ‘카카오톡’ 등의 방법으로 즉각적인 업무 지시를 내리는 편이다. 채희봉(51·32회) 무역투자실장은 지난여름 ‘전기요금 폭탄’ 논란 속에서 정부 논리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채 실장은 “에어컨을 4시간만 켜도 된다는 의미로 말한 적이 없는데 앞뒤 문맥이 모두 잘리면서 국민적 오해를 샀다”며 아쉬워했다. 대외 활동에 적극적인 스타일은 아니어서 정무적 판단이 다소 약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주 장관의 믿음이 워낙 강해 지난달부터 무역투자실장을 맡아 수출과 외국인투자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강성천(53·32회) 산업정책실장은 인간미가 있는 상사로 기억하는 후배들이 적지 않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한 국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파견 근무 때 크게 다친 기획재정부 동료와 그 가족을 보살피고 챙기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면서 “두뇌 회전이 빠르면서 의리도 있는 선배”라고 말했다. 산업부에서는 “능력에 비해 저평가된 간부”라는 평도 나온다. 산업정책관으로 재직할 때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을 통과시키는 뚝심을 보여 줬다. 강한 추진력 덕에 ‘리틀 주형환’으로 불리는 도경환(56·29회) 산업기반실장은 올해 가장 바빴던 1급 간부로 꼽힌다. 연초에는 산업부 업무보고를 총괄했고 2월에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네거티브 규제개혁 시스템’을 입안했다. 추진력이라면 빠지지 않는 주 장관도 이런 도 실장을 칭찬했다고 한다. 하반기에는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방안과 ‘코리아 세일페스타’도 맡았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후배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형님 리더십’을 보완하면 따르는 후배들이 좀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도(55·31회) 통상교섭실장은 대변인 출신으로 달변이다. 대변인 때는 ‘말술’로 기자들을 괴롭혔다. 기자들에게 하는 것과 다르게 후배들에게는 ‘배려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해외에 파견나간 후배 공무원들이 가장 통화하고 싶은 선배 중 한 명이다. 산업부 출신인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동서지간이다. “너무 잘나가 견제를 받았다”는 정승일(52·33회) 에너지자원실장은 문제 해결 능력과 소통에 강점이 있다. 주 장관이 전기요금 누진제의 ‘소방수’로 정 실장을 전격 투입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재산권 침해와 ‘님비’(지역 이기주의)로 갈등을 빚었던 경남 밀양 송전탑 건립을 비롯해 경주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도 무난하게 해결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봤던 한 과장은 “문제의 핵심을 잘 짚는 것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접근해 설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따르는 후배들이 많지만 ‘너무 유(柔)하다’는 평가도 있다. 특허청 출신으로 산업부로 자리를 옮겨 온 제대식(57·기시 22회) 국가기술표준원장은 기술 전문가다. ‘함께하는 리더십’이 강점이다. 특허청에 있을 때는 ‘함께 일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에 꼽히기도 했다.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와 토론으로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 보니 ‘갤럭시노트7 리콜’과 ‘이케아 서랍장 리콜’처럼 가끔 한 박자씩 늦는 결정을 보여 줄 때도 있다는 평을 듣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단독] 정신과 치료비 100% 본인부담…서러운 환자들

    [단독] 정신과 치료비 100% 본인부담…서러운 환자들

    OECD 국가 자살률 1위인데 기록 없는 유령환자 잇따라 건강보험 진료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정신질환 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치료비 100%를 본인 부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환자들이 취업 불이익과 생명보험 가입 거부를 우려해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8일 의료계와 각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100% 본인 부담으로 정신질환 진료를 받을 경우 생명보험 가입이 가능한지를 묻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불안장애 환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불안하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병원에서 진료비를 100% 부담하고 약을 처방받았는데 생명보험 가입에 지장이 없느냐”고 문의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100명의 환자를 본다고 하면 절반 이상이 건강보험 기록이 어떤 측면에서 불이익을 주는지 물어보고, 2~3명은 ‘진료비 100%를 부담할 테니 기록에 남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한다”며 “의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환자를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난감하기 마련”이라고 토로했다. 2012년 보건복지부는 정신질환 진료를 기피하는 환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정신질환 외래진료에 건강보험 청구코드로 ‘Z코드’(상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Z코드는 일반 정신질환 청구코드인 ‘F코드’와 달리 어떤 질병으로 진료받았는지 알 수 없다. 이에 따라 Z코드 환자는 2012년 5만 1691명에서 지난해 9만 482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Z코드로는 약 처방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전문치료는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Z코드로 상담받은 환자 중 일부가 증상을 참다못해 스스로 진료기록을 남기지 않는 ‘유령환자’로 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신질환자들이 유령환자를 자처하는 것은 사회적 차별 탓이다. 내년 5월 기존 정신보건법에서 개정돼 새로 시행되는 ‘정신건강증진법’은 정신질환 범위를 ‘독립적 일상생활을 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축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상법 제732조는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해 정신질환자의 생명보험 가입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군과 경찰 등 일부 기관은 직원 채용 때 정신질환 병력을 조회하려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의료계의 인권침해 지적에 정책을 철회한 바 있다. 석정호(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신경정신의학회 보험이사는 “우울증 환자 100명 중 15명만 약 처방을 받을 정도로 사회적 편견이 심각하다”며 “질병 경중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대안을 만들어 생명보험 가입 장벽을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철현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질환도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고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한데 불치병처럼 매도하는 사회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태 조사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외부기관에 실태 파악을 위한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라며 “용역을 마무리한 다음에 구체적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이들 재능 키우는 강북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은 자수성가한 사람을 가리켜 1970~80년대 제법 사용됐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의 재능만으로 경제적·사회적 격차를 뛰어넘기 어려워졌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은 쏙 들어가고 ‘금수저’, ‘흙수저’라는 신(新)계급론이 등장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강북구가 ‘개천의 용’ 만들기에 나서 관심이 쏠린다. 강북구의 꿈나무키움장학재단은 오는 14일부터 25일까지 제5기 재능장학생으로 총 6명 내외를 선발(해당자 없을 시 선발 안 함)한다고 8일 밝혔다. 2012년 설립된 재단은 매년 음악, 미술, 무용, 체육, 연극, 학습 등 6개 분야에서 각 1명씩 선발해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한다. 각종 재능 분야에 남다른 소질을 지녔음에도 경제적 형편으로 꿈을 꺾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돕는 게 재단의 역할이다. 선발 대상은 강북구에 거주하는 구민이거나 강북구에 소재한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교의 재학생이다. 다만,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70% 이하(4인 가구 기준 377만원)의 저소득층 가정이어야 한다.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재능심사위원회가 1·2차 심사를 통해 선발한다. 최종 합격자는 내년 1월 20일 강북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선발된 학생이 매년 최대 300만원의 장학금을 보장받는 건 아니다. 매년 심사를 통해 성과 또는 성장가능성을 보여줄 때만 가능하다. 제출서류는 신청서와 학교장 추천서, 건강보험증 사본, 건강보험료 납부증명서와 사회적 배려대상자 확인 증명서류 등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재능 있는 아이들이 단지 경제적 이유만으로 꿈을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건 국가적 손실이다. 앞으로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재혼’서인영♥크라운제이 ‘쇼윈도 커플’·김숙♥윤정수, 이제 본격 ‘사심방송’ (종합)

    ‘재혼’서인영♥크라운제이 ‘쇼윈도 커플’·김숙♥윤정수, 이제 본격 ‘사심방송’ (종합)

    ‘개미커플’ 서인영 크라운제이가 화려하게 재혼했다. 재혼임에도 이토록 많은 이들의 환호를 받는 이유는 ‘실제 결혼’ 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가상 재혼’이기 때문이다. ■ 서인영 ♥ 크라운제이 크라운제이 “인영이 대하는 제 마음, 전부 100%에요”서인영 “크라운제이 오빠와 제 관계가 제일 중요해요”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던 풋풋한 ‘개미커플’은 온데간데 없었다. 한층 성숙해진 두 사람은 가상 결혼임에도 여느 커플과는 다르게 매우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결혼 적령기인 두 사람이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서인영은 “오빠가 지금 심적으로 많이 힘들고 사람도 잘 못 믿는다. 그럴 때 제가 있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크라운제이 또한 “처음으로 헤어진 여자와 다시 만나 사랑을 하게 됐다. 과거 ‘좀 더 잘해줄 걸’ 하는 후회의 마음이 들었던 만큼 이번에는 정말 잘해주고 싶다”며 상대를 배려하는 자상한 모습을 보였다. 만난 첫 날부터 입술에 키스를 하는 등 진한 스킨십이 오간 두 사람에게 방송은 더 이상 방송이 아닐 듯 하다. 본격 ‘사심 방송’을 펼치는 이들이 결혼에 골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윤정수 ♥ 김숙 윤정수 “김숙을 ‘여자로 생각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가끔 생각합니다”김숙 “전원일기처럼 윤정수 오빠랑 평생 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쇼윈도 커플’로 사랑받은 윤정수 김숙 커플이 어느덧 결혼 1주년을 맞았다. 두 사람도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게 될 줄은 예상을 못했던 것 같다. 김숙은 “윤정수 오빠와 제가 놀랄 정도로 케미가 잘 맞더라고요. 1년동안 함께 했다는 게 기적 같아요”라며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두 사람은 이전과는 달리 서로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된 듯 보였다. 윤정수는 “중대사가 있을 때 함께 상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가끔 전화를 하기도 한다”며 방송 외에도 서로가 돈독한 사이가 됐음을 언급했다. 쇼윈도 커플이 실제 커플로 이어질 듯 말 듯한 부분에 시청자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서인영 크라운제이 부부 또한 “시청률을 높여서 두 분을 결혼시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과연 시청률 7%에 도달해 결혼을 할 수 있을까? 한편,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은 8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JTBC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유통·주거·레저 복합단지 탄력… 경제 살릴 ‘대박 북구 사업’

    [자치단체장 25시] 유통·주거·레저 복합단지 탄력… 경제 살릴 ‘대박 북구 사업’

    지난 4일 만난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은 현 국가상황에 대한 걱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배 구청장은 “국가 전체적으로 위기 상황이라는 의견들이 많다. 모든 여론이 정치적 사건에 휘말려 사회가 비정상적인 일상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일수록 공직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이는 공직이 우리 사회의 근간이고 기초체력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북구청 직원들의 동요는 크게 없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직자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동요 없이 주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소임과 책임지는 행정사무들을 기본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근무해야 한다고 강조한 덕분이 아니겠느냐”고 웃으면서 말했다. 배 구청장은 또 “우리 정부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직자들의 자세와 역량이 매우 높다는 것은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자세가 결코 정치적이지 않고, 공직의 소명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이야기는 이날 오전 다소 쌀쌀한 날씨가 화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계절로 넘어갔다. 다가올 겨울을 맞이하는 기초단체의 업무에 대해 그는 하나하나 자세히 밝혔다. “기초단체의 행정사무는 1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일정과 사무들이 많다”고 전제한 뒤 “겨울에는 안전사고와 생존 자체에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는 배려의 대상들이 늘어난다”고 했다. 특히 “난방은 생존과 직결되며, 움직임이 불편한 분들은 활동에 대한 제약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 현장을 중심으로 꼼꼼하게 체크해야 할 부분이며, 한 해 구정을 마무리하는 감사와 평가 그리고 내년 계획을 총괄적으로 정리해야 하므로 겨울은 기초단체의 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철저한 사전 점검과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세밀한 관심이 기초단체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필요한 시기다”고 나열했다. 그러면서 겨울에 대한 자신의 추억을 들려주었다. “고향 의성을 떠나 대구 친척집 더부살이 때의 기억이 가장 새록새록 하다. 난방이 되지 않던 대문 옆 창고에서 힘겨운 유학생활을 할 때 자다 깬 동생의 호흡이 냉기가 가득한 방에서 그대로 얼어 서리가 된 것을 보고 어린 마음에 죽은 것으로 알고는 엉엉 울던 일이 생각난다. 그때의 추억을 지금도 동생과 함께 나누지만, 동생도 이제 초등학교 교감으로서 제 역할을 하며, 잘살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 세대, 우리 민족의 위기 극복 능력이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이라는 데 동의할 수밖에 없다. 오늘의 위기도 반드시 훗날 웃으면서 회상할 수 있으리라 본다. 날씨도 추워지고, 정국도 얼어 있지만, 대한민국은 반드시 극복하고 다시 봄의 기운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이 같은 힘든 성장기를 극복하면서 얻은 교훈도 있다고 했다. “많이 가지고 적게 가지는 문제보다는 역시 행복이라는 삶의 본질적 목표가 가장 우선돼야 합니다. 우리는 다양한 시대적 요구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시대 속에 여러 가지 가치, 목표, 행복의 기준들이 다 있으므로 나의 행복만큼이나 상대, 이웃, 주변의 삶들도 다 같이 인정해 줘야 하는 상호 존중의 가치를 실천해야 합니다. 내 행복만 중요한 게 아니라 이웃과 주변을 둘러봄으로써 진짜 행복을 찾을 것입니다. 공자 또한 덕필유린(德必有隣)이라 했습니다. 넉넉함으로 이웃과 주변을 배려하는 마음, 공동체를 살아가는 바른 자세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배 구청장은 지금의 국가적 위기 대응책도 제시했다. “우리가 국난을 맞이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줬던가를 되짚어 보면 현재의 위기 상황에 대한 사회적 공포에 대응할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IMF 같은 국난 극복의 과정에서 보여줬던 나 아닌 공동체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여줬던 자발적 실천이 반드시 우리 사회를 지탱해 낼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 공직사회가 있어야 하고,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절대적으로 완수해야 한다는 전제는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구청장은 보수적 스타일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행정은 기본적으로 보수적 성격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며 그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기업이나 민간 사회의 변화 속도가 예전보다 훨씬 빠른 탓에 행정의 보수적 색채가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비치는 점은 있다. 공직사회가 지나치게 개혁과 변화에 대한 의미를 강조하면 잃는 게 더 많아질 수 있다. 시민들의 일상을 담보로 한 행정사무가 기본 질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간과할 수는 없기에 시행 전 철저한 예측과 법적, 제도적 검토를 더욱 확실히 함으로써 보수적 색채를 가지고 더디게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와 행정이 다른 이유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사회의 변화 추세에 따를 수밖에 없는 시대적 요구가 행정의 현장에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고자 보다 신속한 사무 처리 환경을 조성하고, 직원들의 업무 숙련도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과 개발로 신속하고 유연한 판단이 이뤄지는 변화된 체감 행정을 구현함과 동시에 주민 시각에서의 법해석의 폭을 넓혀 민간사회와의 간극을 줄이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배 구청장은 ‘대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북 프로젝트’는 대단하고, 대박 나는 북구를 꿈꾸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1960~70년대 북구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다. 당시 북구에는 제일모직과 대한방직 등은 물론 대구 최대의 공업단지인 3공단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의 섬유와 안경산업이 대구 성장을 주도했다. 이후 대구 도시 개발이 수성구와 달서구 등 외곽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상대적으로 북구는 제자리걸음을 해 왔다. 그는 “이제 북구를 발전시킬 기회가 왔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제일모직 부지에 건립 중인 삼성창조경제단지를 들었다. 북구 종합유통단지와 동구 아시아폴리스를 잇는 도로 건설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검단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검단들은 대구 도심의 마지막 개발지로 110만㎡에 이른다. 북구는 이곳을 금호강 수변과 종합유통단지, 검단산업단지 등 주변 권역과 연계한 명품 복합단지로 개발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주거, 산업, 문화, 레저·스포츠 단지 등이 들어서게 된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도 지역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옛 경북도청 청사부지의 개발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배 구청장은 “대구도시철도 3호선 30개 역 가운데 15개 역이 북구를 경유해 주민 교통 편의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권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초단체는 정치단체가 아니고, 공무원은 사회 활동가가 아니라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오로지 주민을 위한 한길 외에 한눈팔지 않는 단체장으로서의 견고함을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공직사회의 혼란까지 겹쳐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현재 소위 대선주자라 불리는 단체장들의 노골적인 정치행위들이 과연 시대적 요구에 부합한 것인지 곰곰이 되짚어 보고 싶다”면서 앞으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행정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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