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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백신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백신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3개월 남짓 만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정부 표현대로 ‘백신의 시간’이다. 백신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기대와 안도감이 앞서지만 백신으로 인해 우리 공동체가 바이러스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우려 섞인 의문이 남는다. 확진자 한 사람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가 1.0을 오르내리며 유행이 지속되고 있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가 신규 확진자 5명 가운데 1명을 넘고 있다. 불안한 일상의 연속이다. 방역 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바이러스가 백신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이를 일으킬 수 있고 이번 위기를 넘기더라도 제2, 제3의 감염병이 내습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드러난 우리 안의 치부, 익숙한 일상에 가려진 민낯을 돌아보면 서로를 보듬고 함께 희망을 나눌 공동체를 복원하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고 불신하며 확진자에게 낙인을 찍는 행태가 대표적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복지시설 휴관과 폐쇄가 장기화하면서 발달장애인의 돌봄 공백으로 인한 가족들의 고통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자가격리 중인 신장 장애인이 의료기관의 투석 거부로 심정지를 일으켜 숨지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확진자 중 장애인 비율은 4.0% 정도이지만 사망자 중 장애인은 21.0%에 이른다. 장애인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은 7.5%로 비장애인(1.2%)보다 높았다. 장애인 확진자나 격리자에 대한 대응책이 미흡해 병상 부족에 따른 자택 대기나 돌봄 공백으로 사망한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다. ‘장애인에게 무서운 건 감염보다 고립’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K방역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다. 코로나19에서 완치됐는데도 진료를 거부당한 사례도 있다. 지방의료원에서 퇴원한 할머니가 허리를 다쳐 병원을 찾았으나 발길을 돌려야 했다. 죽은 바이러스 조각 때문에 양성 판정이 나왔지만 감염력은 없는 상태였다. 할머니를 돌보던 간호사는 병원 측 사정도 이해는 하지만 너무한 처사 아니냐며 씁쓸해했다. 앞서 서울의 한 파출소 관계자가 관내 감염병 전담병원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니 병원 지정 계획을 철회해 달라며 보건 당국에 전화로 읍소하기도 했다. 이른바 코로나 님비 현상이다. 정부든 시민이든 틈만 나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과 담론을 얘기하고 다 함께 사는 세상을 구호로 외치지만 정작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는 목소리가 약한 소외계층이 관심 밖으로 밀리고 ‘다 좋은데 나는 안 된다’는 이기심을 앞세우는 모양새다. 방역 성과와는 별개로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던진 무거운 숙제라 할 수 있다. 저물녘 온기가 스러지듯 불안과 공포에서 헤어날 수 없는 시간이 그렇게 간다. 체념이 이어지고 일상이 된다. 어떤 희망과 믿음으로 버텨 나갈 수 있을지 되묻는다. 분명한 점은 고립된 개체로서는 우리 사회를 지탱해 나갈 수 없다는 것, 공동체 일원으로 서로를 보듬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것, 희망은 바로 그 지점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감염병 종식은 어떤 도전에도 공동체를 살려내겠다는 구성원 모두의 집념과 노력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감염을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하고 당사자와 가족을 낙인찍는 행태는 바이러스 공세 앞에서 우리의 진지를 허무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백신이 게임 체인저가 된다 한들 그늘진 곳, 약자를 향한 시선을 외면한다면 공동체는 어디서 구원을 찾을 수 있을까. 정부세종청사 옥상 입구에 길을 안내하는 바람개비 20여개가 돌고 있다. 희망과 생명의 바람이 모두에게 불어오길 소망한다. ckpark@seoul.co.kr
  • “소상인 위해 임대료 내려 주시길…” 임대인 울린 구청장 손편지 3000통

    “소상인 위해 임대료 내려 주시길…” 임대인 울린 구청장 손편지 3000통

    자발적 인하 땐 상품권 100만원 지급액수 최대 70% 소득·법인세 세액공제“솔선수범 사례로 지역경제 회생 기대”“존경하는 성북구민 임대인 여러분. 지난해부터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은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주고 얼어붙은 지역 경제에 온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습니다. 한시적으로 몇 개월만이라도 착한 임대인으로서 과감한 용기와 배려를 결단해주신다면 코로나19와의 긴 싸움에 지친 어려운 소상공인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은 지난 2월 초 지역 내 임대인들에게 임대료 인하 동참 운동에 부탁하는 친필 서한 3000여통을 보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영세 소상공인들의 경제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다. 이 구청장은 26일 선뜻 먼저 임대료를 인하해 지역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착한 임대인 나기선 고덕건설 대표를 만나 자신의 친필 서한을 전했다. 이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지역 주민들과 어려운 고통을 함께 나누는 나 대표의 선행이 구민들에게 모범이 된다”면서 “임대인들도 어렵지만 그 가운데 파격적인 큰 도움을 주신 큰 뜻이 다른 임대인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2005년 성북구 동선동에 터를 잡고 회사를 운영해 온 나 대표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1000만원의 성금을 성북구에 전달해왔다.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2월부터는 사옥에 입주한 식당, 수영장 등 업체 8곳의 임대료를 30%에서 최대 50%까지 자발적으로 인하했다. 이 구청장은 “지역 내 일부 임대인들은 본인들이 더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하지만 나 대표처럼 기꺼이 도와주시는 구민들 덕분에 지역 사회에 온기가 퍼지고 있다”고 했다. 나 대표는 “15년 전부터 사옥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부부가 최근 코로나19로 맥이 빠진 모습을 보면서 참 안타까웠다”면서 “임대료를 인하한 게 임차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모쪼록 서로에게 큰 위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구는 나 대표처럼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한 임대인에게 성북사랑상품권을 30만원에 100만원을 지급한다. 올해 임대료를 인하했거나 또는 인하할 예정인 임대인이 대상이다. 또 착한 임대인은 임대료 인하액의 최대 70%를 소득·법인세에서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이 구청장은 “나 대표가 보여준 솔선수범 사례가 이곳저곳 전달돼서 다 같이 어려운 시기를 넘겼으면 좋겠다”면서 “지역사회 상생으로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동시에 얼어붙은 지역 경제가 살아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건설업계도 “ESG 경영은 생존 화두” 체화 노력에 속도

    건설업계도 “ESG 경영은 생존 화두” 체화 노력에 속도

    국내 건설업계가 전 세계 산업계의 생존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체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가 하면, ESG·녹색 채권 발행, 협력사들의 ESG 평가 모델 개발 등 ESG 경영을 전사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다. 이는 올해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들의 신년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ESG 강화와 관련해 건설업에 내재된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안재현 SK건설 사장도 “ESG는 시대적 요구이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업 경영의 새로운 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협력사와 함께하는 ESG 경영 실천에 나섰다. 기업신용평가사인 이크레더블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ESG 경영 우수협력사 육성을 위한 ESG 평가 모델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건설산업을 이끌어가는 또 다른 주요 축인 중소 건설 협력사들을 위한 맞춤형 ESG 경영 평가 모델을 개발해 우리나라 건설 산업 생태계에서 ESG가 확고히 자리잡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현재의 ESG 평가 지표가 대기업 중심이라 경영 여건이 어려운 중소협력사들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만큼 이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고 수용할 수 있는 평가를 마련하겠다는 배려가 자리해 있다. 포스코건설은 올 상반기 안에 평가 모델을 만들어 하반기부터 협력사 공급망 전반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SK건설은 최근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했는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1500억원)의 8배가 넘는 1조 2000억원의 자금이 몰린 것. 이에 회사 측은 3000억원 규모의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녹색채권은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되는 것인 만큼 회사 측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태양광, 연료전지, 친환경 건축물 등 관련 신규 프로젝트에 활용할 계획이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임직원과 협력업체, 지역사회의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안전혁신 경영을 첫 발걸음으로 전사적인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대전 유성구 DL대덕연구소에 안전체험학교를 개관한 것이 그런 노력 가운데 하나다. 지상 2층, 연면적 1684㎡로 기존보다 40% 이상 규모를 확장해 조성된 안전체험학교에서 안전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다양한 안전 혁신 활동을 펼친다. 이를 통해 사고 없는 작업장을 만드는 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한화건설도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신설한 풍력사업실을 통한 풍력발전단지 사업 개발을 꾀하는가 하면, 한화솔루션, 한화에너지 등 그룹 계열사와 함께 다양한 그린 수소 에너지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학폭 논란’ 스트레이키즈 현진 “남 배려하는 법 몰랐다…깊이 반성”

    ‘학폭 논란’ 스트레이키즈 현진 “남 배려하는 법 몰랐다…깊이 반성”

    “현진, 언어 폭력·성희롱성 발언” 논란현진 “상처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피해 글 올린 게시자 직접 만나서 사과JYP “연습생 선발도 더 세심하게 할 것” 그룹 스트레이키즈 현진(본명 황현진)이 학교 폭력(학폭) 논란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현진은 2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남을 배려하는 방법을 몰랐던 제 말과 행동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 늦었지만 깊이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창 시절 제 잘못된 언행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던 것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어 “뒤늦게나마 저로 인해 상처를 받은 분들에게 직접 만나 사과를 하고 또 이 글을 통해서 용서를 구하는 말을 전할 수 있게 해줘서 염치없지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스트레이키즈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학폭 의혹 글을 올린 게시자를 현진이 직접 만나 사과했다고 이날 밝혔다. 소속사는 “문제가 제기된 시점 해당 멤버가 재학했던 학교의 동급생, 선생님, 주변인을 대상으로 당시 상황을 청취했고, 게시자분들의 허락 하에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며 “다양한 분들로부터 청취한 내용과 취합한 정보를 종합해 본 결과, 당시 상황에 대한 기억이 첨예하게 달라 게시글에 나와 있는 모든 내용의 사실 관계를 명백하게 입증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현진의 미성숙하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 입고 피해를 받으신 분들이 계시고 현진 역시 해당 부분에 대해서 깊게 후회하고 반성했기에 게시자분들을 직접 만나 진정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연습생, 아티스트 선발 과정에 있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더욱 세심한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현진은 과거 동급생에게 언어폭력과 성희롱 등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진의 동창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황현진에게 이유 모를 폭력과 언어폭력을 당했다. 말도 안 되는 유치하기 그지 없는 이유로 저를 비난하고 조롱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또 현진으로부터 폭언과 성희롱성 발언을 들었고 시비 등이 계속해서 진행됐다고 폭로했다. 이에 현진은 ‘MBN Y 포럼 2021’ 축하 공연, MBC ‘쇼! 음악중심’ MC 등 스케줄에 불참했다. 현진은 2018년 그룹 스트레이키즈로 데뷔해 활동해 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도전자가 된 대투수 양현종 “보직 상관 없다 MLB에서 던지고파”

    도전자가 된 대투수 양현종 “보직 상관 없다 MLB에서 던지고파”

    한국 프로야구의 대투수에서 메이저리그(MLB)의 도전자가 된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이 본격적으로 꿈을 이루기 위한 행보에 돌입했다. 양현종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텍사스 구단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불펜 투구를 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이날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 임한 양현종은 “좋은 경쟁을 펼치겠다”며 빅리거의 꿈을 다짐했다. 스플릿 계약을 맺은 만큼 양현종의 입지는 불안하다. 그러나 텍사스의 선수 구성상 기회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양현종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눈도장을 찍기 나름이다. 양현종은 “텍사스가 나를 오랫동안 지켜봤다”면서 “추신수 선배가 텍사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한국 선수에 관한 인식과 문화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텍사스행 이유를 밝혔다. 그의 말대로 텍사스는 LA 다저스와 더불어 대표적인 친한파 구단에 속한다. 박찬호와 추신수가 거쳐 갔기 때문이다. 미국 입국 후 이틀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양현종은 아직 시차 적응 문제가 남았다. 그러나 경쟁하는데 시차 적응은 방해가 되지 않는다. 양현종은 “이틀째 운동하고 있는데 별 탈 없다”면서 “지금은 경쟁하는 위치라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있어 예년보다 몸을 빨리 만들었다”고 밝혔다. 다행히도 KIA 타이거즈의 배려 속에 KIA와의 협상이 결렬되고도 구단 시설에서 몸을 만들 수 있었던 덕이다. 한국에서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영광을 버리고 온 어려운 도전이지만 양현종은 씩씩했다. 양현종은 “MLB 유니폼 입고 큰 무대에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보직은 크게 상관없다. 목표는 MLB에서 던지는 것”이라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야구 인생을 걸고 마지막 도전을 선택한 만큼 후회는 없다. 이제 양현종은 무한 경쟁에 돌입해야 한다. 이날 첫 불펜투구를 시작으로 이제 온전히 양현종 하기 나름이다. 텍사스 선배인 추신수가 “많이 힘들겠지만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한 조언처럼 양현종으로서는 자신의 최선을 다해 열심히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화장품 용기 90%, 재활용 어려운 예쁜 쓰레기”

    “화장품 용기 90%, 재활용 어려운 예쁜 쓰레기”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LG생활건강 본사 앞에 ‘쓰레기 무덤’이 생겼다. 형형색색의 샴푸·로션통, 튜브형 기초화장품 빈 용기, 립스틱·마스카라 등 메이크업 제품 등 쓰고 난 다음 세척해 버린 폐플라스틱이었다. 화장품 용기는 이른바 ‘예쁜 쓰레기’다. ‘분리배출이 가능하다’고 표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재질이나 구조 때문에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플라스틱 환경오염을 걱정하는 시민들은 지난 2주 동안 전국 86개 친환경 상점으로 370㎏에 달하는 화장품 빈 용기 8000여개를 모아 보냈다. ‘화장품 어택 시민행동’은 이날 화장품 빈 용기를 브랜드별로 분류한 다음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 등 ‘K뷰티’를 대표하는 화장품 회사에 전달했다. 녹색연합 등에 따르면 화장품 용기의 90% 이상은 재활용이 어렵다. 색소가 칠해져 있거나 각기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을 합성해 만들기 때문이다. 금속 스프링이 있거나 유리와 플라스틱을 조합해 만든 용기도 폐플라스틱 선별장에서 사실상 분류가 불가능하다. 펌프형 화장품은 대개 용기가 제대로 열리지 않고, 뚜껑 입구가 좁아 내용물을 깨끗하게 씻어 내기도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재사용하기도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화장품 용기만 ‘재활용 어려움’ 등급 표시 대상에서 예외적으로 제외했다. 2019년 말 등급 표시제를 처음 시행할 때는 화장품 업체를 배려해 지난해 9월까지 계도 기간을 줬다가, 지난 23일에는 화장품 회사가 고객들이 쓰고 난 용기를 회수하면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화장품 업계의 브랜드 가치 훼손이나 제조 단가 상승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화장품 업체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지난 1월 ‘2030년까지 재활용 불가능한 제품을 100% 제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는 재활용할 수 있는 포장재 사용을 앞당기고 내용물만 리필할 수 있는 매장 도입 등을 촉구했다. 김지은 인천녹색연합 활동가는 “용기 크기별로 나눠 분리배출을 하고 화장품 회사 외에 대형 유통마트나 핼스앤드뷰티(H&B) 등 다양한 판매채널에서 공병 회수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카카오 성과급 문제 입연 김범수 “자본주의 지지”

    카카오 성과급 문제 입연 김범수 “자본주의 지지”

    최근 직장인 전용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안녕히’라는 제목의 유서를 게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가열된 것과 관련해 김범수(브라이언) 카카오 의장이 입을 열었다. 김 의장은 25일 사내 직원 간담회인 ‘브라이언톡 애프터’를 열고 최근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성과급 및 인사평가 체계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25일 사내 직원 간담회 열어 신뢰 강조 그는 “우리는 모두 문제투성이의 사람이다. 그렇기에 완벽한 조직이 될 수는 없다. 하나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서로 배려하고 신뢰해야한다는 점”이라며 “신뢰는 다른 게 아니라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신뢰만 있다면 충돌이 두렵지 않다”며 “우리를 불편하게 억압하는 회사는 안되게 노력해야 하고 외부에 알리는 게 아니라 내 동료, 내 보스, 내 CEO에게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얘기를 외부에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어버렸나는 경고등으로 받아들여야하나 조심스러움이 있다”며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기본 마음가짐은 있는 회사라고 아직 믿는다. 그런 의지가 없다면 떠나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평가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김 의장은 “평가보상 그런게 참 어렵다”고 운을 뗀 뒤 “카카오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꽤 강하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 산업군에선 가장 보상이 많은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은 있지만 다소 차이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 단도직입적으로 네이버와 비교하면 연봉과 성과급은 네이버가 영업이익이 세다보니 한동안 그것을 못 맞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스톡옵션은 더 많이 나갔다. 전체적으로 보면 누가 더 많을지 객관적인 비교를 통해 밸런스(균형)를 잡아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인사제도 대해 인간 존엄 강조 또 김 의장은 “카카오와 다른 회사의 스톡옵션은 발행 시점에 따라 결과가 하늘과 땅차이 일 수 있어서 이를 따지기 어려운 것 같다”며 “회사의 보상에 대해 서로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노력과 리스크와 도전들이 카카오와 다를 수 있고 환경도 다르다. 가장 좋은 것은 밸런스가 잘 잡히는 것이지만, 스톡옵션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 의장은 “전 공산주의보단 자본주의가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회사는 N분의 1로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차등의 차이가 얼마나 나야할지에 대한 점은 결국 회사의 시스템이나 회사의 방향성에 따라 갈릴 것인데, 오늘 다 얘기하기 어려운 주제”라며 대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스톡옵션이나 지분없이 인센티브로 돌아가는 회사가 있는 것처럼 회사마다 성격이 달라서 그에 맞게 설정해야한다. 저는 카카오가 경쟁력이 있는 회사라면 보상도 많아야한다고 본다”면서 “다른 곳보다 보상이 작다면 빨리 개선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자신이 회사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토로와 함께 유서를 암시하는 글에 대해서도 직장에서 상처 주는 행위에 대해 차단에 나섰다. 카카오는 직원들이 동료를 상대로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에 대해 조사하는 데, 이 결과가 당사자에게도 알려져 압박과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이 글의 내용이었다. 김 의장은 “이번 인사제도 문제도 있지만 직장에서 누군가를 해를 끼치거나 해를 끼칠 의도는 없어야한다”며 “적어도 카카오 내에서 인간의 존엄이나 배려에 대해서는 절대 무시하거나, 해치거나, 멸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는 없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황희 문체부 장관 “중국 김치공정, 한중문화교류 해 맞아 풀겠다”

    황희 문체부 장관 “중국 김치공정, 한중문화교류 해 맞아 풀겠다”

    김치를 자국 고유 음식이라는 중국 측 주장에 관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올해 한중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황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체부 주요 업무 방향으로 코로나 극복, 문화 뉴딜, 국정홍보 3가지를 들었다. 황 장관은 “취임 이후 현장을 지속적으로 다녀보니 정부 지원정책에 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많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어디다 전달해야 하느냐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정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현장과 소통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극복과 관련한 구체적 대책으로 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내세우기도 했다. 황 장관은 “신속 PCR은 응급실에 들어온 환자들에 대해 의사 입회하에 진행해야 하지만, 일반사용승인신청도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다. 승인이 나면 관광업계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인프라를 활용한 콘텐츠 강화를 가리키는 ‘문화 뉴딜’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황 장관은 “예를 들어 266개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문예회관과 대극장의 공연 기능을 재창출해 다양한 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다”며 “e스포츠도 대한민국이 상당한 종주국인데 디즈니랜드 수준의 게임 랜드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황 장관은 “문체부 예산이 7조원이 채 안 된다. 찔끔찔끔 예산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문화뉴딜로 이 분야 시장을 키우고싶다”고도 했다. 김치와 한복 등을 고유문화라 주장하는 중국에 관해서는 “대한민국 문화가 알려지니 내 것이라 하고싶은 생각이 들 것”이라 짐작했다. 그는 “다만, 중국은 경제적으로 봤을 때 중요한 파트너다. 올해와 내년 양국 정상이 한중문화 교류의 해로 정해놓고 왕래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적대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진 않을 뜻을 보였다. “한중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양국의 문화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상대국 문화를 자국 내에서 홍보하는 분위기가 연출될 거로 본다”고 낙관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리가 홍보를 세게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 문화예술분야 남북교류가 경색한 기류에 관해서는 “문화예술과 관광 체육분야는 별도의 트랙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북한도 국제 사회에 편입하고 싶은 의지가 높다고 본다. 관광은 제재가 가해지니 별도로 하더라도 문화예술, 체육 분야는 교류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굳이 정치를 따라갈 게 아니라 한반도를 최악의 순간에서 구제할 수 있는 마중물로 봐야 한다”고 했다. K-POP을 필두로 한 대중문화의 전 세계적인 확산과 관련해서는 “뻗어나갈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한류를 지속할 수 있는, 종주국으로서 아카데미상이나 그래미상 같은 대형 시상식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언론의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관해서는 “문체부가 선도적으로 관여할 부분은 아니고 의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발을 빼기도 했다. 가짜뉴스를 몰아낸다는 취지로 입법을 추진 중이지만, 관련해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를 두고 문화예술 분야 전문성이 없는 데도 장관에 임명되면서 문 대통령의 측근인사라는 비방이 있기도 했다. 황 장관은 “나는 알려진 만큼 측근은 아니다. 세간에 그렇게(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알려졌지만, 대선 이후 제대로 문 대통령을 뵌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불법체류자→비시민’ 바이든 시대, 단어부터 달라졌다

    ‘불법체류자→비시민’ 바이든 시대, 단어부터 달라졌다

    트럼프 혐오발언 사라지고 성소수자 배려성별 순서도 그녀(she) 뒤에 그(he) 배치‘기후위기·기후변화’ 등의 단어도 재사용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지 한달이 넘어선 가운데 외국인 혐오를 표현하는 단어가 사라지는 등 ‘정부의 언어’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라졌다고 미 언론들은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국토안전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체류자’(illegal alien)라는 용어가 ‘비시민권자’(noncitizen)로 바뀌고 있다”며 이민·과학·성소수자 등을 부정했던 트럼프의 용어를 없애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서 연설을 할 때면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불법체류자라는 용어를 썼다. 캘리포니아주나 뉴욕 등은 이미 행정 용어에서 삭제한 단어다. 특히 뉴욕의 경우 모욕하거나 괴롭힐 의도로 ‘불법 체류자’란 용어를 사용하면 최고 25만 달러(약 2억 77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행정부 홈페이지에는 ‘기후변화’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하고, 미 환경청이 트위터에 ‘기후위기’라는 해시테그를 사용한 것도 새로운 변화로 꼽혔다.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민원 글을 넣을 때도 성별을 나타내는 항목에 성소수자를 위한 ‘그들’(they/them)이 추가됐고, 성별 나열 순서도 ‘그녀’(she/her) 뒤에 ‘그’(he/him)를 배치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을 통합하고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자리를 되찾는 것은 지난 (트럼프) 행정부의 분열적인, 또 외국인 혐오적인 언어로부터 페이지를 넘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고 NYT가 전했다. 트럼프는 ‘중국 바이러스’, ‘쿵푸 바이러스’ 등 코로나19를 인종적으로 비하하는 듯한 언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맹목적 믿음… 팬데믹 시대 ‘정신 바이러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맹목적 믿음… 팬데믹 시대 ‘정신 바이러스’

    “기독교는 잘 다듬어진 체계적인 미신이다.” “등대가 교회보다 사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나는 예수를 좋아한다. 그러나 기독교인은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기사 밑에 달린 온라인 댓글들이 아닙니다. 첫 번째는 18세기 프랑스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콩도르세, 두 번째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벤저민 프랭클린, 마지막은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종교에 대해 남긴 말들입니다. 종교의 본질은 포용과 인간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렇지만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감염병의 대확산 시기에 기독교계가 보여 준 일련의 모습들은 사람들이 ‘기독교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생명까지 앗아 갈 수 있는 치명적인 감염병이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종교와 집단이익만을 취하려는 모습이나 비과학적인 말들을 서슴없이 내뱉는 모습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경악했습니다. 과학과 의학이 과거 종교가 했던 역할을 상당 부분 대신하고 있는데 종교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갈 길을 못 찾는 모습입니다.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이자 저명한 진화생물학자이면서 과학적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종교는 사람들을 언제든 살인 무기로 만들 수 있는 정신 바이러스의 일종이다”라고 꼬집었는데 그의 주장이 과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요즘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무신론자와 유신론자는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을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월 25일자에 실렸습니다.연구팀은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미국 내 무신론자와 유신론자 4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미국과 스웨덴의 무신론자와 유신론자 4193명을 대상으로 국가 간 비교 조사도 수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무신론자, 유신론자 모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기본 가치는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가치 실현을 위한 수단과 방법에 대한 접근 방법이나 인지구조에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무신론자들은 확실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과 수단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유신론자, 특히 기독교 신자들은 신성에 대한 맹목적 믿음, 권위와 집단에 대한 강한 충성심, 타 종교에 대한 배타성 등이 강하게 드러났습니다. 이 같은 성향은 보수, 진보 같은 정치적 견해나 교육 수준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렵고 혼란스러울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들을 합니다. 21세기 과학의 세기이자 코로나19로 인한 대혼란의 시기에 종교도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변해야 할 것입니다. 바뀔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edmondy@seoul.co.kr
  • [서울광장] 관치금융이 낳은 고연봉 은행원/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관치금융이 낳은 고연봉 은행원/전경하 논설위원

    매년 3월 말이면 12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공개된다. 가장 큰 관심은 직원의 평균 연봉이다. 성과급 논쟁이 일었던 올해는 더욱 그렇다. 기준은 1억원이다. 이 기준에 드는 기업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국민·하나은행 등 은행이다. 삼성전자 등은 세계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혁신하는 제조업이다. 반면 은행들은 정부 인허가에 기반해 사업하는 금융업이다. 국내 은행이 세계적 수준으로 경쟁하며 혁신한다는 소리는 들어 보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9년 기준 3만 1000달러(약 3700만원) 수준이다. 미국은 6만 5000달러, 일본은 4만 달러다. 세 나라의 은행원 연봉은 비슷하다. 우리나라 은행원은 경제 규모 등에 비해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무엇이 뛰어날까. 외환위기로 통폐합을 겪은 뒤 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매년 연봉을 3∼7%가량 올렸다. 물가상승률은 물론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인상률을 웃돌았다.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일이 몰린 직원에 대한 배려였다. 정부는 2009년 신입 행원의 연봉을 3년 삭감하는 강수를 뒀다. 금융위기 직후였고 신입 행원의 연봉이 다른 나라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던 탓이다. 이 조치는 2011년 이후 순차적으로 원상복귀되면서 무효화됐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들이 노조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금융권에는 ‘4대 천왕’인 강만수 산업금융지주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회장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으로 홍기택 산업금융지주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이 임명됐다. 노조는 CEO 취임에 앞서 ‘길들이기’ 투쟁을 했고 CEO는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취임했다. 어느 한 은행에 적용된 복지는 회사 간 비교를 통해 노조 힘을 빌려 다른 은행으로 퍼졌다. 은행 노조는 힘이 세다. 은행 노조 출신의 이용득 전 국회의원,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그 위상을 보여 준다. 조합원 10만명, 다른 업종에 비해 많은 연봉에다 업(業)의 특성상 꼬박꼬박 내는 조합비 등이 그 이유다. 권력이 지명한 경영진, 국회의원·장관 등을 배출한 노조 등이 어울려 정부가 은행에 이런저런 요구를 하면 “너무한다”면서도 수용하는 구조가 된다. 은행이 성과급 등을 지급하는 ‘돈줄’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라는 예대마진이다. 정부는 한때 ‘땅 짚고 헤엄치는’ 예대마진에 기반한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대체투자 등 비이자 부문의 수익을 높이라고 권했다. 그 결과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데도 고령층에 원금 보장된다고 판 펀드가 일으킨 사회적 물의, 해외 현장 실사도 없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펀드 손실 등이다. 국내 은행은 경쟁력이 있는 걸까. 중국 탓에 홍콩의 금융허브 위상이 흔들리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런던의 위상에 금이 갈 때 금융허브 기능의 일부라도 가져올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노무현 정권 당시 ‘동북아금융허브’라는 비전 제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성과주의 도입 등을 통한 은행의 효율화 시도 등과 같은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은행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화, 한국형 뉴딜 등에서 정책사업의 자금줄로 쓰는 데 만족할 모양이다. 은행은 꾸준히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지만, 최근 논란이 된 성과급은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급증 덕도 있다. 가뜩이나 후하다고 평가받던 명예퇴직 조건도 나아졌다. 소상공인 등을 돕기 위한 원리금 상환유예가 지난해 9월 말에서 올 3월 말, 그리고 올 9월 말까지 다시 연장된다. 이 기간 동안 어떤 부실이 어떻게 발생할지 모른다. 은행들이 빌려준 돈을 떼일 가능성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예년보다는 많이 쌓아 두고 있다지만 충분할지는 미지수다. 원리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은행 경영이 어렵다며 예대마진을 늘릴지를 지켜봐야 한다. 은행이 힘들다고 1인당 GDP의 2배 이상 받는 은행원의 연봉은 물론 명예퇴직금 등을 주기 위한 부담을 국민이 1원이라도 나눠 질 이유가 없다. 이미 외환위기 당시 은행권에 86조 9000억원, 비은행권에 79조 4000억원 등 총 168조 7000억원의 공적자금, 즉 세금이 들어갔다. 공적자금 회수율은 지난해 말 기준 69.5%이다. 공적자금 회수는 계속 진행 중이지만 100% 회수될 수 없다. lark3@seoul.co.kr
  • 쉼+숲+앎… 노원 온실카페서 다 즐긴다

    쉼+숲+앎… 노원 온실카페서 다 즐긴다

    불암산 나비정원 활용 온실카페 조성반려식물 키우는 요령·치료법 알려줘친환경 소재로 만든 ‘어린이 편백풀’도오 구청장 “자연 속 재충전 공간 되길”“우와~. 아이 숲체험을 해주려고 이런 카페가 있는 식물원을 멀리까지 찾아갔었는데, 내 집앞에 이런 공간이 생기다니 너무 꿈만 같네요.” 지난 19일 서울 노원구 불암산 자락에 자리잡은 노원정원지원센터 내 ‘온실카페’. 아이와 유모차를 끌고 방문한 주민 이세미(38)씨는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며 즐거워했다. 이씨는 “요즘 미세먼지가 많아 아이에게 숲체험을 시키려고 거의 매일 센터에 오는데 아이와 함께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면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편백풀)까지 생겨서 아이 돌보기에도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불암산의 우람한 전경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노원정원지원센터는 불암산 나비정원 뒤쪽에 있다. 22일 개장을 앞두고 이날 온실카페를 찾은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나비정원과 철쭉동산을 방문하는 주민들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휴식공간을 원해 재작년부터 고민을 시작했다”면서 “이 온실에서 나비들의 먹이식물을 키워서 나비정원에 공급해왔는데, 식물을 구매해 공급하기로 하고 온실을 활용한 카페로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온실카페가 자리잡은 이곳은 서울시 최초의 정원지원센터로, 기존 나비정원 식물재배 온실을 활용했다. 총 5억 3000만원을 투입해 7개월간 리모델링해 지상 1층 연면적 333.10㎡ 규모로 조성했다. 센터에는 온실카페에 홈가드닝용품과 화분, 꽃모 등을 판매하는 ‘홈가드닝 샵’이 있다. 반려식물을 치료해주고 관리 요령을 알려주는 ‘반려식물 병원’과 정원 관련 정보를 모아 놓은 ‘가든 라이브러리’도 주민들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친환경 소재로 만든 ‘어린이 편백풀’을 갖춰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온실카페 이름인 ‘4rest’는 꽃, 나비, 정원, 불암산 4가지의 쉼을 즐긴다는 의미다. 구에서 직접 채용한 바리스타가 직접 재배한 스피어민트를 이용한 시그니처 메뉴 ‘포레스트커피(민트라떼)’를 비롯해 각종 커피와 음료 등을 판매한다. 센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취미로 각광받는 홈가드닝을 핵심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형 프로그램으로 2주 과정으로 구성된 가정정원사 양성과정 ‘나도 가드너’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불암산의 숲체험 프로그램인 ‘시크릿 탐방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오 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주민들이 마음 편하게 자연 속에서 휴식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힐링공간을 확충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정부, 경북 영덕 천지원전 철회 행정예고…영덕군 “피해 보상해야”

    정부, 경북 영덕 천지원전 철회 행정예고…영덕군 “피해 보상해야”

    경북 영덕군이 정부의 천지원자력발전소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 철회와 관련해 피해 보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23일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원전 관련 갈등 속에서 군민은 힘겹게 이겨내 왔다”며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은 가치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해당 지역에 대한 배려 없이 모든 피해를 전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영덕군은 신규 원전 건설 취소에 따른 직·간접 경제적 피해 규모가 3조 7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군은 원전 신청 특별지원금 380억원 사용 승인, 특별법을 통한 주민 피해 조사와 보상, 원전 대안사업 및 미보상 토지 소유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 군수는 “정부 정책이 탈원전으로 바뀌고 난 뒤 2018년 특별지원금 집행 보류를 통보받았다”며 “원전 해제는 오로지 정부 정책에 의해 결정된 만큼 유치금 자율 사용은 영덕 주민을 위한 최소한 배려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별법 제정은 정부 정책을 성실하게 따른 지방자치단체와 해당 지역에 대한 국가의 배려이자 의무”라며 “10여년 간 재산권 행사와 생업에 큰 제약을 받은 토지 소유자들에게 납득할 만한 수준의 대안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지난 8일 영덕군에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 해제와 함께 이에 따른 후속조치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영덕군은 18일 의견을 담은 공문을 보냈고 산업부는 22일 ‘천지원자력발전소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 철회’ 관련 사항을 행정예고했다. 산업부는 행정예고 기간 20일이 지난 후 ‘전원개발촉진법’ 제11조에 따른 전원개발추진위원회 심의·의결 절차를 거처 최종적으로 영덕 천지원전 예정구역 지정 철회를 고시할 예정이다. 천지원전은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노물리·축산면 경정리 일원 약 324만㎥(약 98만평)에 가압경수로(PWR)형 1500MW 4기 이상이 건설될 예정으로 2012년 9월 고시된 바 있다. 영덕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복잡한 세금 신고, 이지샵으로 간편하게

    복잡한 세금 신고, 이지샵으로 간편하게

    작년 한 해는 소규모 개인사업자에게 재난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의 충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금 납부와 같은 의무사항을 빠뜨릴 수는 없다. 다만 올해는 국세청에서도 개인사업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기간 연장이나 납부 의무 면제와 같은 혜택을 일부 도입한 만큼 꼼꼼히 챙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2020년 사업자 2기 확정 부가가치세 신고 기간은 2021년 1월 25일까지다. 그러나 개인사업자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부가가치세 신고가 2월 25일까지로 연장되었다. 일반과세자 또는 간이과세자에서 일반과세자로 과세유형이 변경된 개인사업자는 7월부터 12월까지 부가가치세 내역을, 간이과세자는 1월부터 12월까지의 내역을, 법인사업자는 9월부터 12월까지 내역을 신고해야한다. 이번 부가가치세 신고에 있어 변경된 내용으로는, 첫째, 소규모 개인사업자의 경우 예정고지를 제외됐다면 부가가치세 신고 시 한번에 확정신고, 납부하면 된다. 둘째, 20년 한시적으로 소규모 개인사업자의 부가가치세를 간이과세자 수준으로 감면한다. 일반과세 개인사업자가 7월~12월 해당 과세기간 모든 사업장의 공급가액 합이 4000만 원 이하인 경우, 감면배제사업(부동산임대업, 과세유흥장소 경영)이 아닌 경우, 정기 확정신고에 해당하는 경우 간이과세자에 준하는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셋째, 간이과세자의 부가가치세 납부의무 면제 범위가 넓어졌다. 기존에는 연간 공급대가가 3000만 원 미만인 간이과세자가 면제대상에 해당했지만, 20년 한시적으로 4800만 원 미만에 해당하는 간이과세자에게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를 면제해준다. 이런 부가가치세는 일반적으로 세무대리인을 통해 신고대리를 하거나, 홈택스를 통해 직접 신고를 한다. 하지만 세무대리인의 경우에는 비용에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많은 영세사업자들이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홈택스의 경우에는 신고만 가능하여 신고서를 직접 작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장부작성이 안되므로 추후 종합소득세 신고하는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최근 각종 세액공제, 소규모 개인사업자 부가가치세 감면, 절세방안, 개정된 세법이 자동으로 적용되어 간편하게 세금신고를 처리할 수 있는 ‘이지샵’ 프로그램이 인기다. 이지샵은 세무비용을 절약하고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신고를 쉽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래자동수집’ 기능을 통해 매출내역과 경비내역을 한번에 수집할 수 있고, ‘자동장부’ 기능을 통해 장부가 자동으로 작성이 되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세무신고를 할 수 있다. 또한 이지샵 앱을 통해 pc와 모바일을 연동하여 장부 작성이 가능하다. 특히 이지샵 애플리케이션(APP)은 비슷한 업종, 비슷한 매출의 타사업장과 부가가치세 납부세율을 비교해보고 어떤 항목의 비용이 타사업장 대비 많거나 적은지 알 수 있는 부가세 세금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지샵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에게는 어렵고 부담스러운 세무신고지만, 잘 알고 활용하면 편리하고 이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이지샵 세무신고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부가가치세 신고뿐만 아니라 장부기장, 종합소득세 신고까지 쉽고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고, 다양한 절세 포인트까지 챙길 수있어 유용하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친환경·자족도시 택지 공급… ‘5년째 흑자’ 든든한 전남 대들보

    친환경·자족도시 택지 공급… ‘5년째 흑자’ 든든한 전남 대들보

    전남의 유일한 공기업인 전남개발공사는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지방공기업으로 선정됐다. 2004년 창립 이래 최초로 행정안전부 주관 2020년 지방공기업 경영 평가 ‘전국 1위’와 ‘최우수 등급’을 달성했다. 전남개발공사는 2004년 전남도가 자본금 50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이후 부침을 거듭하면서도 ‘전남 개발’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발전을 이뤄 지난해 기준 자본금 3907억원에 매출액 2515억원의 거대 공기업이 됐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흑자경영도 이뤘다. 전남도의회 의장 출신으로 2018년 7월 취임한 김철신(62) 전남개발공사 사장은 경영, 서비스 등에서의 질적 성장과 성과의 지역 나눔 측면에 주력하고 있다. 22일 서울신문이 만난 김 사장은 올해 정주여건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도민들 삶의 질을 올리는 데 힘쓰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지방공기업으로 선정되고 많은 상을 받는 등 지난해 새롭게 도약했다. “직원들의 합심된 노력과 도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경영 실적을 이뤘다. 자본금이나 매출액만이 아니라 각종 평가에서 명실상부한 최우수 공기업으로 인정받았다. 신안군 도서지역 학생들 대상 전자도서관(J-Book)을 구축, 운영해 전남도 주관 ‘2020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여러 면에서 재정 신속집행 실적이 우수해 행안부 장관 표창을 받았고, 조달청·기획재정부 주관 ‘제1회 혁신조달 경진대회’ 지방공기업으로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해 은상을 받기도 했다.” -사회적 가치 실현 확대를 위해 현장 중심의 경영과 대내외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일 전남, 스마트 전남개발공사’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해 개발 위주의 사업적 관점에서 도민 중심으로 조직운영 방향을 변경했다. 전남 블루 이코노미 선도, 도민이 바라는 지역균형개발 등 14개 전략과제, 38개 실행과제, 89개 세부과제를 도출하는 등 명확한 목표 설정과 전략 실행력을 높여 왔다. 이러한 성과가 나타나 지난해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오룡지구 택지개발 분양 실적 호조 및 여수 경도 매각으로 인해 6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택지개발이 주력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남의 인구는 줄고 있고, 원도심의 공동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공사는 올해 역점사업으로 인구 유입 및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내 정주여건의 개선, 일자리 창출 및 지역 발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무안군 일로읍 일원에 오룡지구 택지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280만 5000㎡ 면적에 9823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다. 계획인구는 2만 4550명이다. 지난해 7월 1단계로 73만 9000㎡가 준공돼 2500가구가 입주했다. 2024년 준공되면 남악지구(363만 2000㎡)와 더불어 남악신도시 위용이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도청 주변의 남악신도시 이외에도 개발하는 지역이 있나. “지역숙원 사업인 여수의 죽림1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024년 완공되면 여수시 소라면 죽림리에 98만 4000㎡의 면적에 5776가구, 계획인구 1만 3864명이 거주하게 된다. 지난해 6월 착공, 친환경·자족도시로의 변모를 앞두고 있다. 전남도 내 열악한 정주여건이 결국 인구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도내 19개 군과 협력해 중소 규모의 신규 개발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담양군 고서면 보천리에 진행 중인 보촌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면적 88만 6000㎡(3971가구 8735명 계획) 규모로 인접한 광주의 인구 유입에 대비해 양질의 주택과 도시기반시설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전남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주력하고 있는데 추진 방향은. “전국 평균 대비 7% 높은 일사량과 전국 해상풍력 잠재량의 37.3%를 차지해 전국에서 가장 풍족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자랑한다. 대외적으로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과 전남도 ‘블루 에너지 정책’을 선도함과 동시에 수익과 일자리 창출, 산업육성 등 전남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계획이다. 대내적으로는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으로 개발 사업에 집중된 공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안정적이고 건강한 경영기반을 만들어 갈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하다. “먼저 태양광 분야에서는 발전소 운영 이익을 도민과 공유하는 도민발전소 건립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1호 사업으로 전남도에서 운영 중인 구례 섬진강어류생태관 유휴부지에 설비용량 500㎾ 규모의 도민발전소를 설치해 지난해 12월 상업발전을 개시했다. 2022년부터 전년도 운영수익의 일정 금액을 전남도 공익기금(인재육성기금) 조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전남도 블루 이코노미 6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블루 에너지 분야’의 핵심인 신안지역 해상풍력은 개발 수요 폭증에 따라 난개발 방지 및 체계적 개발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신안군과 공동으로 추진했다. 이를 기반으로 전남 블루 이코노미 비전선포식에서 2019년 7월 대통령께 건의한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통한 전남형 상생일자리 창출 구상의 마중물이 됐다. 신안해상풍력 조성사업은 2030년까지 투자 48조 5000억원, 기업 450개 유치·육성, 일자리 창출 12만여개를 목표로 한다.” -인재 육성에도 힘을 기울이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인다. “도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언제나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직원 1인당 평균 3.5회 20시간을 봉사하고 있다. 지역 인재를 매년 정원의 3% 이상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지방공기업 최초로 사회적 약자기업 가산점 부여, 사회 소외계층 기부실적 우대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계약 제도를 개선해 시행 중이다. 20억원 규모의 ‘전남행복 동행펀드’를 조성해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저금리 대출을 지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남 인재 육성을 위해 50억원의 장학기금을 재단법인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 기탁했다. 자본금 규모가 80배 성장한 공사가 16년 만에 전남도가 출자한 금액 그대로 도민에게 되갚았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올해 역점 추진 목표는. “공공성과 경제성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 공기업 경영의 어려움 속에서도 도민들에게 공공개발에 따른 이익을 최대한 돌려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발전과 도민 행복을 추구하며 앞으로도 세계 일류 공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전 직원과 함께 힘쓸 것이다. 지역 대표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올해도 다양한 봉사와 기부를 계속해 나가겠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철신 사장은 전남 지역의 명문고인 순천고(26회)를 졸업한 김철신(62) 전남개발공사 사장은 정치인이자 기업가 출신이다. 1982년 정치에 입문한 그는 1986년 허경만(전 전남도지사)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냈다. 1991년 민선 1기 전남도의원에 당선된 이후 내리 4선에 성공했다. 2004년부터 2년간 전남도의장을 역임했다. 전남도체육회 상임부회장,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조합회의 의장 등을 거쳤다. 민주당이 풍파를 겪어도 30여년간 한 번도 당적을 바꾸지 않았다. 김영록 전남지사의 선거대책본부장도 맡았다. 10여년간 ㈜호남스틸 대표이사를 지내 실물 경제에도 해박하다. 그는 공기업 경영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다양한 시도를 접목하며 조직 전반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통을 중시해 한 달에 한 번 직원들과 치맥데이를 열어 고충을 듣곤 한다. 배려심이 많고, 중앙정계에 인맥이 풍부하다.
  •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의회사무처 업무보고 진행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의회사무처 업무보고 진행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정승현·더불어민주당·안산4)는 22일 제1차 상임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총 12건의 안건을 처리하고, 의회사무처를 비롯한 의회운영위원회 소관 실국과 사업소에 대한 주요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날 회의에서는 경기도의회 포스트코로나 정책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안을 비롯하여 회의규칙 개정안,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운영 조례 개정안 등 도정 현안사항에 대한 안건과 의회 운영의 내실화를 기할 수 있는 다양한 안건을 처리했다. 이어 진행된 업무보고에서는 경기도의회 신청사 건립을 비롯하여 코로나19에 대한 의회 차원에서의 대응방안 마련, 지방의회 교섭단체 활성화 제언 등과 같은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특히 신청사 건립과 관련된 사안으로 현재 신청사 건립 과정에서 ‘라키비움’이라는 단어 대신 도민이 알기 쉬운 단어를 활용 것을 요청하고, 본회의장 의장석 및 발언대 배치 과정에서 장애인을 배려하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도 경기도의회 북부분원 설립과 관련해 의회 차원에서 연구용역 등 각종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용어 및 기능 상의 문제점이 없도록 당부함과 동시에, 경기도의 늘어난 인구에 걸맞게 경기도의회 또한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정승현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업무보고에서 지적된 문제에 대해 의회사무처가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해달라”며 “경기도의회가 1380만 도민께 기쁨과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해주고 행복얻어” ‘학폭’ 피해 배우 서신애 에세이 주목

    “피해주고 행복얻어” ‘학폭’ 피해 배우 서신애 에세이 주목

    아역 배우로 데뷔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서신애가 지난해 펴낸 에세이집 ‘마음의 방향’이 22일 학교 폭력 논란으로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서신애는 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 수진의 학교폭력 피해자로 지목된 상태다. 전날 수진의 학교폭력을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폭로한 이는 자신의 동생과 수진이 원래 친구였으나 이후 언어폭력과 돈을 뺏기는 등의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서신애의 에세이집 가운데 주목받는 내용은 “수많은 인간관계에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고 피해를 주고 힘들게 해놓고 나는 그 결과로 행복을 얻었을 수도 있겠구나” 등의 내용이다. 서신애는 이어 “결국 모든 일에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내가 기분 나쁠 일이라면 상대방 역시 기분 나쁜 일일 것이라는 배려 말이다”라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나 역시 그런 사람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네티즌들은 서신애에게 “넌 잘못없어” “신애 글도 따뜻하구나” “내일 이 책 사러가야겠다” 등의 댓글로 응원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서신애 소속사 파크플러스 엔터테인먼트 측은 학교폭력 피해를 확인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진의 학교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글에는 서신애에 대해 “같은 학교 출신 서양이 울면서 나한테 말하던 걸 기억해, 등교하는 길에 이 친구의 뒤에서 ‘서양 이 XXX아!’ ‘이 X꾸X꾸야! XXXX 없어서 어떡하냐’는 등 매일 같이 소리지르며 불렀고 없는 소문까지 만들어서 다른 친구와 말다툼을 하게 만들고 치마가 너무 길다며 좀 줄이라는 듯 꼽 줬으니까, 그런데 예능에 나와서 얘랑 같은 출신이라고 웃으면서 말하더라? 진짜 소름끼쳤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X꾸X꾸’는 서신애가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던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유행어 가운데 하나로 서신애와 수진은 중학교 동창이다. 서신애는 지난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None of your excuse”(변명은 필요 없다)라는 문구를 올렸다. 과거 서신애가 실제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학폭 실태에 대해 언급한 적도 있다. 한편 수진과 소속사 모두 학교폭력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21일 “작성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학교 폭력 등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며 “향후 악의적인 목적으로 무분별한 허위사실을 게재한 이들에게는 형사고소 및 회사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진도 22일 오전 공식 팬커뮤니티 유큐브를 통해 학생 본분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호기심에 담배를 몇 번 피운 적은 있지만 친구에게 폭행을 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학교 동창인 서신애에 대해선 “서신애 배우님과는 학창시절 대화를 나눠 본 적도 없다”면서도 “이분께도 이 일로 피해가 간 거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안철수 “AZ백신 먼저 맞겠다…국민 불안 해소 위해서라면”

    안철수 “AZ백신 먼저 맞겠다…국민 불안 해소 위해서라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부가 하락한다면, 정치인이자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먼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백신 1차 접종대상자는 아니지만,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며 이렇게 말했다. 안 대표는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백신 접종은 차질 없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도 밝혔다. 안 대표는 정부·여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와 국민위로금에 대해서는 “이 정권이 한손에는 칼, 다른 한손에는 떡을 들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대범죄수사청에 대해 “야당의 합의권을 박탈한 공수처법 개정도 모자라 검찰의 수사기능까지 완전히 없애기 위해 중대범죄수사청 같은 해괴한 기관까지 만들려고 한다”며 “수사기관을 정권의 사병으로 만들고 그들의 칼로 이 땅의 양심과 진실을 겁박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거론한 국민위로금에 대해선 “한마디로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선 때 우리를 찍어줘야 받을 수 있다’는 사탕발림”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매표, 인기 영합주의는 돈은 국민이 내고 생색은 정권이 내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정권 교체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안 대표는 “야권이 능력, 책임, 미래 비전, 안보 측면에서 진정으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다면 이번 보선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체 야권의 목표는 승리 이전에 단결이어야 하고 단결의 전제조건은 서로간의 존중과 배려, 변화와 혁신이어야 한다”며 “국민 염원을 받들어 야권 후보 단일화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詩 떠메고 봄 햇살 둘러메고 천생 시인, 천상에 들다

    詩 떠메고 봄 햇살 둘러메고 천생 시인, 천상에 들다

    지난 15일 시인 김형영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났다. 선생은 1944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1966년 문학춘추로 등단한 이래 55년 동안의 시력(詩歷)을 쌓아 온 우리 시단의 대표 중진이다. 오랜 세월 ‘시’와 ‘신앙’이라는 두 바퀴로 조용조용 달려온 그의 정결한 생애를 두고 빈소에 모인 지인들은 깊은 추념과 안타까움을 나누었다. 시선집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문학과지성사)는 선생이 지상을 떠나던 그날 지상에 내려앉았다. 투병하던 당시 시인 스스로 그동안의 시집 10권에서 213편을 선정해 최종적으로 정본 작업을 완료한 시적 에센스가 영정 앞에 놓인 것이다. 비록 고인은 만져 보지 못했지만 그 책은 그 순간 선생의 몸이 되어 그가 천생 시인이었음을 증언하고 있었다.●저항의 세계에서 통회의 심연으로 선집 체재는 네 개의 시기별 분류를 택했다. 시인 스스로 ‘저항’→‘신앙’→‘자유’→‘교감’을 키워드로 해 자신의 삶의 궤적을 조감하도록 배려한 결과로 읽힌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초기시는 폭력이 미만한 세계에 대한 항의와 저항으로 점철된 것이었다. 물론 그의 시는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곳에서 조용하게 솟구쳐 오르는 나지막한 것이었다. 그 은유적 상관물로 시인은 ‘모기’를 택했는데 가령 시인이 간절하게 속으로 외친 소리는 “모기들은 죽으면서도 소리를 친다/죽음은 곧 사는 길인 듯이”(‘모기’)처럼 작고 소소한 이들의 마음으로 현상했다. 2015년 박두진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저는 지금도 왜 시를 쓰느냐고 자신에게 가끔 묻는다. 쓰면 쓸수록 어렵기만 하고, 때로는 숨이 막히게도 하는 시”라고 말씀한 그 ‘시’를 평생 떠메고 모기 소리처럼 작은 저항의 세계를 온축했던 선생은, 원치 않은 병고로 말미암아 스스로 깊은 신앙의 세계로 들어간다. 지금도 나는 김형영의 ‘통회(痛悔)시편’ 연작을 선연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시 나도 신앙의 문전에서 어정거리고 있을 때였기 때문일 것이다. “주님, 저를 죽이지 마소서./화가 나시더라도/ 흐느끼는 이 소리 들으소서.// 뼈 마디마디 경련이 일고/ 내 마음 이토록 떨리는데/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이 목숨 살리소서.”(‘통회시편 1’) 1980년대에 쓴 이 기도는 하늘에 상달되어 그로 하여금 ‘영성의 시인’으로 우리 곁에 머무르게끔 해 주었다. 무릇 모든 존재자는 현상계에서 물질적 존재 방식을 한시적으로 취하다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사라져 가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소멸이란 온통 비극적인 것이 아닌가. 하지만 선생은 그것을 평생 통회의 심정으로 탐구하고 형상화하면서 스스로의 존재 증명을 해 갔다. 선생의 말처럼, 모든 것이 은총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김형영은 이때부터 평범한 일상에서 근원적 사유와 형이상학적 전율의 세계를 길어올린다. 가장 신성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희원하는 시인의 품과 격을 보여 준 것이다. 깊은 영성을 시로 담아 냄으로써 남루한 존재자들이 신성한 존재와 연루되고 있음을 고백하고 증언하고 탐구하는 지향을 일관되게 개척해 간 것이다. 그만큼 시인에게 가톨릭에 기반을 둔 사유와 감각은 신성한 존재를 희구하고 물어가는 실존적 사건이었으며 그러한 시선이 마침내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회귀성을 가지게 해 주었다. 세례명이 ‘스테파노’인 그는 수많은 이들의 대부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는데, 대자 가운데 한 사람인 전동균 시인은 “가톨릭 영성을 심층적으로 서정성과 결합해 탐색해 낸 정말 보기 드문 시인”이라고 회고하기도 했다.●신성의 자유로운 현장으로서의 자연 후기로 갈수록 김형영 시의 주된 요소는 자연과 시인이 상응하는 장면에서 일어나게 된다. 말하자면 자연 사물의 구체성과 시인이 지향하는 삶의 지표가 서정적 순간성 속에서 견고하게 결속한 것이다. 그 빛나는 순간을 통해 우리는 김형영 브랜드인 형이상학적 빛을 한껏 쬐게 되고 이때 우리도 스스럼없이 환한 서정과 영성의 순간에 놓이게 된다. 후기 대표작 가운데 한 편을 읽어 보자. “봄비 오시자/ 땅을 여는/ 저 꽃들 좀 봐요.// 노란 꽃/ 붉은 꽃/ 희고 파란 꽃,/ 향기 머금은 작은 입들/ 옹알거리는 소리,/ 하늘과/ 바람과/ 햇볕의 숨소리를/ 들려주시네.// 눈도 귀도 입도 닫고/ 온전히/ 그 꽃들 만나고 싶거든/ 마음도 닫아걸어야겠지.// 봄비 오시자/ 봄비 오시자/ 땅을 여는 꽃들아/ 어디 너 한번 안아보자.”(‘땅을 여는 꽃들’) 물론 자연은 신성의 거소(居所)이자 고유의 향기와 소리로 스스로를 증명하는 신성 자체이기도 하다. 작은 입으로 하늘과 바람과 햇볕의 숨소리를 들려주는 봄날의 꽃을 온전하게 만나기 위해 시인은 눈도 귀도 입도 마음까지 닫은 채 크나큰 품으로 온전하게 봄날의 꽃들을 안아 들인다. 그러한 신성과의 소통 과정을 일러 시인은 ‘교감’이라고 규정했을 것이다. “영혼이 오가는 순간을/ 어찌 귀와 입으로 붙잡겠는가./ 눈도 아니다./ 생각도 아니다./ 나 없는 내가 되어/ 가슴으로 듣는 말,/ 사랑의 숨결이다.”(‘교감’) 이처럼 시인이 들려주는 사랑과 영혼의 소리에 우리도 가장 행복한 마음의 상태를 경험한다. 김병익 선생도 시선집 해설에서 “육신의 회복과 정신의 부활을 치르면서 김형영의 시는 이 세계와의 교감과 공감을 싱싱하게 드러낸다”고 하지 않았는가. 이처럼 그에게 ‘시’는 생명의 리듬이 만져지고 보이는 음악이요, 숨결의 형식이 선연하게 들려오는 보이지 않는 그림이었을 것이다. 시선집 ‘시인의 말’에서도 선생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 태어나고 사라지는 생명들과의 교감 그리고 가끔 거기서 얻은 감동을 시로 꽃피우는 즐거움, 그 은총이야 말해 무엇하리”라고 적었다. 이러한 김형영 시의 지향은 결국 실존적 형이상학의 세계로 귀납될 것이고, 그때 그의 언어는 우리의 마음을 깊이 울리는 음악으로 남을 것이다.●샘터, 아버지, 그리고 봄 햇살을 따라 선생은 ‘샘터’에서 30여년간 편집자로 일했다. 이 오랜 전통의 월간지가 정점을 구가할 때였을 것이다. 법정, 이해인, 최인호, 정채봉 등 이 책을 그득하게 채웠던 언어들은 지금도 한국문학의 보석이 되어 빛을 뿌린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소설가 한강이 대학을 졸업하고 샘터에 들어갔는데, 입사 직후의 그를 만나러 대학로의 붉은 벽돌 건물 앞에서 얼떨결에 선생을 뵈온 일이 있었다. 나중에 선생의 시집 해설도 쓰고 같은 잡지의 자문편집위원도 하면서 선생의 말년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마지막 투병 중 전화로 들었던 선생의 떨리는 목소리의 힘으로 선생의 시에 대한 기록을 더 깊이 수행해 갈 다짐을 해본다. 빈소에서 인사를 나눈 둘째아들 김상조씨와 장례를 마치고 전화 통화를 했다. “저나 형한테는 늘 친구 같은 아버지셨어요. 같이 식사하고 탁구나 배드민턴도 같이 치고, 힘들 때 서로 전화해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던 분이셨습니다.” 상을 치르면서는 지인과 후배들이 휴대폰에 남긴 내용이나 빈소에서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새삼 ‘큰 분’이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유품을 정리하다가 지난해 12월 20일에 온 크리스마스 카드 한 장을 발견했어요. 자신이 한없이 방황할 때 신앙으로 인도해 주신 마음에 고마움을 표하는 감사 카드였습니다.” 선생의 묘역은 따로 없다. 가톨릭대학에 시신을 기증했기 때문이다. 상조씨는 아버지가 ‘유언시’라고 하시면서 1월 중에 보내 주신 작품 한 편을 문자메시지로 보내주었다. 처음 공개되는 선생의 마지막 작품 전문이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내가 죽거든/ 무덤일랑 만들지 마라/ 납골당에도 가두지 마라// 나를 먼지로 만들어/ 관악산 중턱 후미진 곳에서 뿌려다오/ 바람이 불면 바람 따라/ 구름이 흘러가면 구름 따라/ 새들 지저귀면 새소리로/ 꽃들 향기 뿜으면 그 향기에 취해/ 천지사방 허공을 떠돌며/보이지 않는 자연이 되어 날아다니고 싶다”(‘화살시편115-내가 죽거든’) 지금쯤 선생은, 바람 따라 구름 따라 훨훨 흘러가고 계실 것이다. 이제 선생은 스스로 언어의 화살이 되어 하늘나라로 들어갔다. 나는 새삼 그의 세례명을 생각했다. 신약성서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스테파노는 돌에 맞아 순교하면서도 햇살보다 더 밝은 얼굴로 신에게 영혼을 의탁하는 모습이 기록된 분이다. ‘김형영 스테파노’의 얼굴에도 그 햇살이 환하게 비추었을 것이다. 그리고 하늘로 돌아간 그날 출간된 시선집 제목처럼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따뜻한 봄 햇살로 우리에게 남을 것이다. 스스로를 염두에 두고 쓴 것 같은 작품 한 편을 선집에서 꺼내어 봄 햇살에 비추며 읽어 본다. “별이 하나 떨어졌다./ 눈에 없던 별이다.// 캄캄한 하늘에 비질을 하듯/ 한 여운이 잠시/ 하늘에 머물다 사라진다./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보다 작게/ 보다 낮게/ 한 점 남김없이 살다 간 사람.// 그를 기억하소서./ 그의 여운이 아직 사라지기 전에/ 한때 우리들의 이웃이었던 그를.”(‘무명씨’)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마스크 싫어” 아이 말에 버럭… 저소득층 부모 ‘공감’ 방전됐다

    “마스크 싫어” 아이 말에 버럭… 저소득층 부모 ‘공감’ 방전됐다

    저소득층, 스트레스 표현에 부정적 반응‘아이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등 의사소통 어렵고 우울감 상대적으로 커중산층 이상, 아이 마음 표현하도록 배려경제적 상황 악화가 불안·우울감 키운 탓“코로나 길어져 저소득층 심리방역 필요”저소득·차상위층 부모들은 자녀들의 코로나19 스트레스에 대해 공감하기보다는 더 부정적이고 엄격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요인이 부모와 자녀 관계에도 소득계층별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신문이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9일까지 초등학생 학부모 200명(저소득·차상위층 72명, 중산층 이상 1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조사 결과, 저소득층 부모들은 자녀가 스트레스를 표현했을 때 부정적 양육 태도를 보이는 경향성이 2.5점(5점 만점)으로 ‘중산층 이상’(2.3점)보다 높았다. 예를 들어 ‘자녀가 외출 시 마스크가 답답하다며 신경질을 부릴 때’라는 상황이 제시됐을 때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밖에 안 나갈 것이라고 한다’고 압박하는 태도를 드러낸 가정은 저소득층이 2.4점으로, 중산층 이상(2.2점)보다 더 높았다. ‘자녀가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슬픔, 화, 짜증 같은 감정을 보일 때’도 이에 대해 화를 내는 가정 역시 저소득층이 2.1점으로 중산층 이상(1.8점)보다 많았다. 중산층 이상은 각각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마스크를 좀더 편하게 잘 쓸 수 있을지 고민한다’,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등 배려하는 태도를 더 많이 보였다. 양육 스트레스 척도 조사에서도 저소득층의 경우 자녀와의 의사소통을 더 힘들어했다. 양육 스트레스는 부모 개인의 고통 양상과 자녀 기질과 의사소통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눠 조사됐다. 의사소통 부문에서 ‘아이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나와 가까워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문항에 대해 저소득층은 1.8점으로, 중산층 이상(1.5점)보다 높았다. ‘내 아이는 다른 아이들만큼 잘 웃지 않는다’, ‘내가 내 아이를 위해 어떤 일을 했을 때의 노력이 별로 효과가 없다’고 느끼는 부정적 점수도 0.2점~0.4점 차로 저소득층에서 더 높이 나타났다. 개인적 우울감 조사에서도 저소득층은 ‘나는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하고 싶은 일을 거의 할 수 없었다’거나 ‘나는 최근 내 옷을 샀을 때 그리 즐겁지 않았다’ 등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드러냈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소득 감소 등 경제적 상황 악화가 불안감과 우울감을 더 키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저소득층의 경우 전체 조사 응답자의 61.1%가 ‘코로나 영향으로 가계소득이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중산층은 28.9%만 코로나로 가계소득이 줄었다고 답한 것과 비교된다.본지가 지난 18일 보도한 사례 중 한부모 가정인 엄마 양모(41)씨는 지난해 8월 코로나 영향으로 면세점에서 실직한 후 딸과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었다. 양씨는 인터뷰에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다 보니 우울감이 커졌다”면서 “학교에 가지 않고 온종일 스마트폰만 보는 딸과 부딪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매일같이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가 장기화될수록 경제적인 지원 외에도 무엇보다 저소득층 가정에 대한 ‘심리 방역’이 필요하다. ‘자녀의 스트레스에 부모가 어떻게 적절하게 대처해야 하는가’,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가’ 등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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