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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남북관계 당당하게 정상화시켜야”

    MB“남북관계 당당하게 정상화시켜야”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를 순시했다. 이 대통령의 계룡대 순시는 건국 60주년인 올해 8·15광복절을 맞아 군의 사기를 높이고 영토주권 수호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취지다. 이날 오후 계룡대를 찾은 이 대통령은 이상희 국방부장관, 김태영 합참의장, 임충빈 육군참모총장, 정옥근 해군참모총장, 김은기 공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의 영접을 받고 대연병장에서 3군 합동의장대를 사열했다. 이어 군에 대한 신뢰와 격려의 징표로 전 장성에게 지휘봉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훈시를 통해 “남북 간에 지금 다소의 어려움이 있지만, 이는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하나의 과정”이라며 “남북관계도 당당하게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계룡대 순시에 이어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장에서 열린 ‘8천만의 합창 전야 음악제’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8·15광복절을 기념해 전국 16개 시·도에서 일제히 개최되는 전야음악제의 하나로, 이 대통령은 대전시민들과 음악제를 관람한 뒤 피날레에서 전국에 동시 연주되는 서울시향의 반주에 맞춰 참석자들과 ‘내나라 내겨레’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계룡대 순시와 대전 8·15전야제 참석은 과학기술과 영토보전, 국토수호의 의지를 내보이고 지역민심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교육현장의 소회와 소통을 위한 제언

    중·고교 역사교사 26명이 함께 책을 묶어냈다.‘역사교사로 산다는 것’(너머북스 펴냄)에는 역사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소회와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한 그들의 제언이 담겨 있다. 역사를 왜 가르치는가? 나는 좋은 역사교사인가? 추락한 교권에 한숨이 터지는 현실. 교편을 잡은 이들은 교육현실 전반은 물론이고 교사로서의 실존적인 고민을 하고 또 한다. 역사인식의 문제를 아울러 고민함은 물론이다. ‘선생님들’의 솔직한 고백은 독자들을 무장해제시킨다. 활판인쇄술의 활판의 뜻을 ‘판이 활처럼 휘어진 목판이어서 인쇄가 잘된다.’라고 엉터리로 얼버무려 위기를 모면했다는 일화, 왜 아직도 명예퇴직을 하지 않고 학교에 남아 있냐고 빤히 물어오는 제자 때문에 마음 아팠던 이야기 등 자성과 좌절의 목소리까지 두루 실렸다. 책의 의미는 그러나 결국 희망이다. 교육현장의 솔직하고 다양한 표정들을 읽으며 독자들은 마음을 움직인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부지불식간에 소통의 문을 열 수 있도록 배려한 책이다.1만 7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Beijing 2008] 소원한 韓·中, 올림픽이 보약 될까

    [Beijing 2008] 소원한 韓·中, 올림픽이 보약 될까

    8일 개막한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9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5월 말 베이징 정상회담 이후 2개월여 만에 양국 정상이 다시 만나면서 ‘중국 소외론’ 등으로 소원해진 한·중 관계가 풀릴지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8일 “중국측이 올림픽을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을 갖자고 먼저 제안해와 이를 수용한 것”이라며 “그만큼 중국측이 한국을 배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00여개국 정상이 개막식에 참석한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을 비롯해 북·미·일·러 등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과만 정상회담을 갖게 되면서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과 중재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5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쓰촨성 지진 피해지역까지 방문했는데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미 동맹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됐다.”며 “이달 말 이뤄질 후진타오 주석의 답방을 앞두고 베이징에서 2차 정상회담을 열어 사전에 분위기를 수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을 위한 구체화 방안을 협의하는 데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회담에서 ‘전면적 동반자’에서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시키는 데는 합의했으나 구체적 내용이 없었던 만큼 이달 말 3차 회담에서 합의할 구체적 방안 마련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정부 소식통은 “후진타오 주석이 올림픽 폐막 후 첫 번째로 한국을 찾는 것은 관계 격상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양국간 실무급에서 3차 회담에서 발표할 공동성명 내용의 초안을 교환,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3차 회담의 공동성명에는 정치·경제·문화·국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로서 협력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한편 최근 밝혀진 중국 정부 웹사이트의 이어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는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영유권 문제를 드러내 놓고 얘기하지 않는다.”며 “이 문제는 실무선에서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으로 돌아온 정우성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으로 돌아온 정우성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선에 선 기분입니다.”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제작 바른손·이하 ‘놈놈놈’)으로 2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정우성(35)은 현재 자신의 위치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요즘처럼 활기차고, 배우로서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마치 15년 전 처음 주연을 맡아 데뷔했을 때와 같은 기분이에요.” ●감독 데뷔 앞둔 정우성이 바라본 영화 ‘놈놈놈’ 극중에서 가죽 재킷에 머플러, 카우보이 모자를 쓴 정우성은 세명의 주인공 중 가장 서부극에 가까운 캐릭터로 묘사된다. 거기에 마지막 사막 추격신에서 말을 타며 장총을 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스타일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처음엔 달리는 경주마 위에서 말고삐도 잡지 않고 총을 쏜다는 것 자체가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목숨을 걸고 말에서 뛰어내릴 각오를 하고 오기로 찍었죠. 말에서 내리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리더군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인물들의 개성 넘치는 성격에 있다고 말하는 정우성. 그는 이같은 선명한 캐릭터가 잘 살아 있는 것이 오락영화 ‘놈놈놈’의 가장 큰 미덕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냉정한 놈, 모호한 놈, 재밌는 놈’ 정도가 되겠죠. 세 명이 대립구도인 데다 각자 캐릭터도 너무나 강해 다른 역을 배려한다거나 연기로 받아칠 필요가 없었어요. 그 대신 각자 연기에 충실하면 그걸로 충분하죠. 그러면서도 서로 묘하게 어울리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인 것 같아요.” ●“시행착오 끝에 스타보다 배우로 새 출발선에 섰죠.” 영화 ‘본투킬’(1996),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8) 등의 주연을 잇따라 맡으며 당시 시대를 대표하는 청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그는 이후 흥행 부진으로 인한 적잖은 침체기를 겪었고,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2004) 때야 비로소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참 잘 버텨온 것 같아요. 처음엔 연기를 제대로 배우지 않아 부족한 점도 많았고, 스타 이미지만 부각되다보니 배우로서 장점을 끄집어내기에 미숙한 점이 많았죠. 하지만 늘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데 만족해요. 어차피 전 배우로서 과정을 가고 있는 것이니까요.” 이같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정우성은 최근 영화사를 차렸고, 요즘 감독 데뷔 준비로 분주하다. 첫 작품으로 액션 장편영화를 선택한 그는 여건이 된다면 자신이 직접 출연도 할 계획이다. “영화 ‘비트’ 때부터 감독의 꿈을 꿨어요. 영화에 대해 공통된 주제로 같이 고민하는 감독과 배우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었죠. 머릿속에 맴도는 막연한 이야기를 시나리오화하고 표현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어요. 여기에 제가 배우로서 촬영장에서 느꼈던 모든 경험을 접목시켜볼 생각입니다.” 어쨌든 충무로 불황 탈출의 시험대로 평가받는 ‘놈놈놈’의 개봉은 눈앞으로 다가왔다. 할리우드 외화는 물론 국내 대작들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한국영화 불황의 답은 영화계 안에 있다고 생각해요. 잠재된 관객은 늘 존재하고, 그들은 좋은 작품을 따라 시선을 움직일 뿐이거든요. 단 한국 영화끼리 깎아내리는 일만은 피했으면 좋겠어요.” 영화는 자신에게 ‘존재의 이유’ 그 자체라는 정우성. 배우와 감독으로 새 출발선에 선 그가 앞으로 어떤 존재감을 각인시킬지 궁금해진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57개국 물처리 102억유로 매출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57개국 물처리 102억유로 매출

    ■상하수도 분야 NO.1-프랑스 베올리아社 |파리 이종수특파원|상하수 처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150년 전통의 기업 베올리아 오(VEOLIA EAU). 베올리아 앙비론망(환경)의 자회사인 베올리아 오(이하 베올리아)는 지구촌 57개 나라의 지방자치단체와 산업체에 물 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구 수로 환산하면 1억 800만여명이 베올리아의 물처리 서비스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약 101억 9000만유로(약 16조 7600억원)를 기록한 150년 전통의 베올리아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수돗물 친밀도 높이는 지역 축제·교육 운영 지난달 24일 오전 6시24분 베올리아사가 자랑하는 프랑스 남동부 도시 리옹의 정수·폐수 처리 시스템을 들러보기 위해 초고속열차(TGV)에 몸을 실었다. 파리를 떠나 2시간쯤 뒤 리옹에 도착해 인근 칼뤼스의 베올리아 수돗물 유통·판매 사무실을 찾았다. 프랑크 텍시에 국장은 “우리 회사의 주요 고객인 지방자치단체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지역주민과의 친화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 달에 한 번씩 시내에서 축제 성격의 이벤트를 열고 시민들이 수돗물과 친해지도록 하기 위한 상설 교육장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텍시에 국장의 설명에 따르면 석회 성분이 함유된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대기업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주민들의 질의 응답 등 ‘친밀성 프로그램’을 통해 차츰 인식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베올리아 수돗물의 성공 비결을 묻자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생수보다 저렴한 가격, 철저한 정수·폐수 시스템 등의 이미지를 앞세워 주민들을 속속들이 파고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폐수 5단계 정화 뒤 자연수로. 이어 찾아간 곳은 폐수 처리 공장.11㏊(1㏊는 1만㎡)나 되는 공간인데도 퀴퀴한 냄새가 배어 있다. 일상에서 다양한 용도로 제 역할을 마친 물이 정화 과정을 거쳐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곳이다. 관리책임자인 지라르 마티네즈는 “크게 5단계의 과정을 거쳐 폐수를 자연수로 바꾼 뒤 배출하고 있다.”며 자부심 어린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리옹 폐수처리 공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해 견학 행렬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그의 설명을 들으며 실제 폐수처리 과정을 일일이 다녀봤다. 먼저 공장으로 들어온 폐수는 사전 정화단계를 거친다. 폐수 속에 담긴 큰 쓰레기 등이 이 단계에서 걸러진다. 이어 화학처리 과정을 통해 기름을 제거하고 모래는 침전시킨다. 생물학적 처리 과정을 거친 물은 2차 정수 과정으로 넘어가는데 이 단계에선 부유물 제거·순화, 침전물 소각 작업 등이 이뤄진다. 마지막 단계는 박테리아를 넣어 자연수에 가깝도록 만드는 박테리아 처리 과정이다. 이 모든 과정은 제동제어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베올리아사는 리옹 인근에만 같은 규모의 폐수처리 공장 8곳을 운영하고 있다. ●흥미유발 정보 제공… 이해도↑ 점심을 먹기 전에 리옹시 도심에 있는 상설 ‘물 교육 프로그램’ 현장을 들렀다. 두 달 동안 2만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는 이 공간은 ▲물의 역사 ▲물의 흐름 ▲물의 경제 등 말 그대로 물에 관한 각종 정보를 담고 있다. 담당자는 “딱딱하고 일방적인 설명 위주의 방식이 아니라 퀴즈나 게임 등의 방식으로 흥미를 유발하면서 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체감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정수지 인근 함께 관리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상수원이 자리한 리옹 인근 크루아뤼제 지역. 론강과 손강 상류에 위치한 리옹 정수지는 유럽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물이 맑기로 이름난 곳이다. 정수 책임자 스테파니 가스트는 “상수원이 운집한 이 지역은 유럽연합(EU)이 정한 자연공원 지대로 가끔 여우가 출몰하고 다양한 희귀 동식물이 생존하고 있을 정도로 청정한 곳”이라면서 “환경단체, 조류·곤충보호협회 등과 함께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올리아사는 인근 론강과 손강으로 연결된 375㏊의 정수지역에 114곳의 관정을 박아 뽑아낸 물을 저장하고 있다. 이 상수원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은 하루 45만㎥로 리옹 인근 55개 기초자치단체 116만 1600여명의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가스트는 “리옹 지사가 독창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상수원의 오염 여부를 매시간 자동 점검하고 있다.”며 “만약 오염 물질이 발견되면 해당 관정은 물론 인근 관정이 모두 저절로 폐쇄되면서 다른 지역에서 물을 끌어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vielee@seoul.co.kr ■한국 물산업 어디로 가야 하나 공공성 기반 둔 민영화로 해외 하수처리 시장 진출 한국이 세계적인 물산업국가로 발돋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 중에는 현재의 상하수도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물산업 민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물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공공성의 측면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현재 정부는 초기 산업 단계인 국내 물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물산업지원법’의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2015년까지 시장 규모를 지금의 2배인 20조원 이상으로 키워 세계 10위권의 물산업 국가로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6억명가량이 민간업체로부터 상하수도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규모는 해마다 10∼15%가량 성장하고 있다. 물산업을 주도하는 베올리아(프랑스), 수에즈(프랑스), 지멘스(독일) 등 세계적 기업들은 일찌감치 상하수도 민영화를 시작한 국가들에서 나왔다. 국내 물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선 현재 각 지자체가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하수도 체계를 광역 시스템으로 재편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상수원 관리와 하수 처리, 상하수도 서비스 등을 총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세계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정책경제연구소 권형준 박사는 “해외에서 발주하는 물산업 계약은 대부분 일정 수준의 상하수도시설 운영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상하수도 관리를 일원화해 국내 물산업의 파이를 키운 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인도 등의 하수처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물산업지원법’은 수도요금 인상을 우려한 반대 여론에 부딪혀 이렇다 할 방향도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민영화가 되더라도 가격 폭등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국민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정부 정책이 신뢰를 잃은 탓이다. 정부는 물산업의 민영화를 포함한 공기업 민영화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상하수도 민영화보다는 먹는 물에 대한 신뢰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현재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을 만큼 먹는 물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그대로 둔 채 지하수를 상품화해 수출하겠다는 발상이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환경관리공단 정진우 연구원은 “상하수도 민영화를 골자로 한 물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농어촌 및 저소득층 등에 대한 예산지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정현용기자superryu@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박상숙·오상도·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 특파원, 사회부 홍지민기자, 국제부 이재연기자
  • [16회 공초 문학상]조오현 시인 수상 인터뷰

    [16회 공초 문학상]조오현 시인 수상 인터뷰

    “스님은 말과 글을 버리는 공부를 하는 사람입니다. 말과 글을 버려야 되는 사람이 시와 글을 쓴다는 게 너무 세속적인 일이죠. 더더구나 상을 받는다는 것은….” 시조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제16회 공초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무산 조오현 시인은 말과 글을 버려야 하는 스님이 시를 써서 상을 받는다는 게 부끄럽다며 겸사의 말부터 꺼냈다. 그래서인지 1978년 첫시집 ‘심우도(尋牛圖)’를 상재한 이후 30년 가까이를 절필하다시피 하다가 2007년 이번 수상작 ‘아지랑이’가 실린 시집 ‘아득한 성자’ 등 ‘겨우’ 두 권의 시집을 내는 데 그쳤다. 수상작 ‘아지랑이’는 죽음을 앞두고 걸어온 삶을 반추하며 웅숭깊은 삶의 통찰과 인식을 담아내고 있다.“얼마 전부터 ‘나도 이제 죽을 때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6개월간 밥은 거의 안 먹고 죽을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내가 ‘아지랑이’를 붙들고 살았다는 회한에 사무치게 된 것이지요.” 막상 삶의 정점, 꼭대기에 올라섰다고 생각하고 내려다보니 물러설 곳도, 옆으로 갈 곳도 없는, 생사의 백척간두 위에 서 있었다는 것이다.“곧 죽을 마당에 돈이고 명예고 직위고 모든 것이 실체가 없는 ‘아지랑이’를 좇아 애면글면 살아왔다고 생각하니 우스웠습니다.” 그러니까 칠십 평생을 허상을 붙들고 마치 그 속에 진리나 있는 것처럼 살아왔다는 게 후회스러웠다는 것이다. 193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시인은 1939년 입산한 뒤 1968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신흥사·백담사 회주를 거쳐 설악산 산감을 맡고 있다.“1960년대 절 주지를 하려면 관청에 등록해야 했죠. 등록을 위해 이력서를 써야 했는데, 학교에 다니지 못한 내가 학력란을 공란으로 비워두니까, 막 무시하는 거예요. 그때는 젊었을 때니까, 어떻게 하면 알아주느냐고 물었죠. 어떤 이가 시집이 하나 있으면 알아준다고 하기에, 부랴부랴 내놓은 게 ‘심우도’예요.” 그렇지만 스님이 시를 발표한다, 신문에 난다는 것이 어쩐지 부끄러운 일인 것 같아 시를 거의 쓰지 않았다. 그런데 이태 전부터 죽음이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어 삶을 되돌아본다는 의미에서 시를 쓰게 됐다고 한다.“춘천불교방송 창립에 관여하고 장학재단도 설립했으며, 만해 선양회와 만해마을도 만들었습니다.” 이런 일들을 지금 돌이켜보니 한낱 ‘아지랑이’를 붙들기 위해 발버둥친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공초 오상순 선생과의 특별한 인연도 털어놓았다. 공초 선생이 서울 조계사 지대방(객승 등이 쉬는 곳)에 머물 때 시인은 여러번 만나뵈었다.“당시 공초 선생은 최고급 담배인 ‘백양’을 태웠는데, 내가 그 재떨이를 매일 비웠어요. 내가 꽁초를 모아 피운다는 사실을 눈치챈 선생께서 재떨이를 치울 시간이 되면 담배 한갑을 몰래 놔두고 방을 비웠죠.” 공초 선생은 이렇게 사람들을 배려한 것은 물론, 깊은 깨우침도 남겼다고 한다. 시인에게 ‘무사시귀인(無事是貴人)’이 되라는 것. 일이 없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큰 깨달음이 있는 사람은 일이 없는 사람, 즉 도인(道人)이라는 얘기다. 세상의 시비, 번뇌 등을 끊어야 귀인이 된다는 공초 선생의 말을 시인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서울거리 육교·지하도 사라진다

    ‘차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디자인’이 공공 공간과 공공 건축물에 적용된다. 서울시내 보행로, 도로, 광장, 공원 등의 공공 공간이 보행자 중심으로 바뀐다. 청사와 학교, 공연장 등의 공공 건축물도 이용자를 우선 배려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27일 내놓은 ‘디자인 서울 가이드라인’의 다섯가지 분야 가운데 공공 공간과 공공 건축물 분야의 ‘디자인 10원칙’을 3일 발표했다. ‘공공 공간의 디자인 10원칙’을 보면 우선 폭 1.5m 이내의 보도에는 통행에 불편을 주는 가로수나 벤치, 휴지통 등의 시설 설치가 금지된다. 또 육교나 지하도는 원칙적으로 설치가 금지되고, 대신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등의 보행자 위주로 개선된다. 도시 경관의 흐름을 끊던 방음벽과 지하도 캐노피(투명 유리덮개) 설치도 제한된다. 주변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가로수 심기도 지양된다. 이와 함께 공공 청사나 경찰서, 보육시설, 학교, 문화회관, 병원 등 7개 분야 32개 종류의 공공 건축물에도 시민을 배려하는 열가지 디자인 원칙이 제시됐다. 앞으로 시민의 접근을 방해하는 담이나 과도하게 설치된 옹벽은 허용되지 않는다. 공공 건축물의 권위를 상징하던 높은 계단도 사라진다. 대신 임산부나 유아, 장애인, 노약자들이 쉽게 접근해 이용할 수 있는 ‘장애 없는 디자인’이 적용된다. 또 도로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에 주요 민원실이 설치된다. 보행 동선을 방해하는 건물 전면부의 외부 주차장은 시민을 위한 편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가이드라인은 ‘디자인 서울거리’와 동 주민센터 리모델링 사업을 비롯해 앞으로 서울시가 시행하는 모든 공공 공간, 공공 건축물 사업에 적용된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영등포, 보행장애 없는 거리 조성

    영등포구가 당산3가와 여의나루길 2곳에 장애인과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디자인 거리를 조성한다고 27일 밝혔다. 영등포구는 여의동 여의나루길 ‘국제금융디자인거리’와 당산동3가 ‘당산로 공공디자인거리’ 등 디자인 거리 2곳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연령이나 성별, 신체장애의 유무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제품을 디자인하는 개념이다. 최근엔 도시계획과 교통수단, 건축, 공공서비스 등 사회 전반에 적용되는 추세다. 구는 노인인구의 증가 등을 고려할 때 보행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지하철 통풍구부터 보도블록, 가로수, 심지어 불법주·정차 등 고치고 손봐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등포구는 우선 디자인거리로 조성되는 구간의 보도 높이를 1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또 인도의 경사도도 현재 4% 이하에서 2% 이하로 낮추고 보도와 차도 경계구간에는 경사형 이음돌을 설치하기로 했다. 휠체어 사용자와 고령자, 어린아이들의 이동편의를 위해서다. 또 보도 포장재질도 디자인 중심의 재료 대신 고무, 목재 등을 사용해 넘어져도 충격이 덜하도록 할 계획이다. 보도에 설치된 가스등과 휴지통, 벤치 등도 한쪽으로 몰아 충돌을 최대한 피할 수 있게 고친다.한편 CCTV는 물론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지도, 범죄예방을 위한 비상 도우미 등 첨단시설들도 거리 곳곳에 잇따라 들어설 전망이다.‘당산로 공공디자인거리’는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여의도 국제금융디자인거리’는 내년 9월이면 완공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Seoul in] 마을버스 운수 업체 친절교육

    성동구(구청장 이호조)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주민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마을버스 운수업 종사자들을 상대로 14·15일 구청 소회의실에서 친절교육을 실시한다. 지역 6개 업체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정희 서비스테크 소장이 강사로 나서 고객을 배려한 친절의 생활화 등을 주제로 강연한다. 교통행정과 2286-5932.
  • 수색·증산뉴타운 친환경 미래도시로

    수색·증산뉴타운 친환경 미래도시로

    도시락 싸들고 봉산(烽山)에 올라 서오릉까지 이어지는 능선 트레킹에 도전해 볼까. 아니면 불광천 자전거도로를 타고 한강으로 나가 ‘강변 라이딩’을 즐겨 볼까. 수색역에서 도라산역까지 왕복하는 경의선 기차여행은 또 어떨까. 2013년 은평구 수색·증산동 일대에 뉴타운이 들어서면 입주민들은 주말마다 나들이 행선지를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 같다. ●12.1㎞에 걸친 녹도형 자전거도로 조성 서울시가 22일 발표한 ‘수색·증산 재정비 촉진계획안’에 따르면 수색·증산 뉴타운은 북한산 자락의 은평 뉴타운과 함께 서울에서 자연경관이 가장 뛰어난 뉴타운 단지다. 무엇보다 157만㎡에 이르는 봉산자연공원이 단지와 경계를 맞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수색로변에서 시작된 높이 200m 안팎의 구릉형 산줄기가 증산·구산동을 거쳐 고양시 용두동까지 길게 이어진다. 단지 앞 불광천을 통해서는 상암동 월드컵 공원은 물론, 한강 시민공원 망원·난지지구와 직접 연결된다. 자전거 이용자를 배려한 12.1㎞에 걸친 녹도형 자전거도로, 봉산자연공원과 불광천을 연계한 방사형 녹지축도 매력을 더하는 요소다. 단지 배치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시는 이곳에 4∼30층의 아파트 1만 2438가구(임대주택 1964가구 포함)를 건립하되 도시경관과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초고층형, 고층 탑상형, 연도형, 테라스형 등으로 건축유형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아파트 1층에는 노인시설과 유아방, 독서실, 휴게시설 등이 들어선다. ●제2자유로 개통땐 체증 완화 출퇴근 시간대 수색로의 교통체증이 심각한 편이지만, 버스중앙차로가 운영 중인데다 지하철 6호선 수색·증산역과 인접해 대중교통 이용자에겐 큰 불편이 없다. 여기에 파주신도시와 상암동을 잇는 제2자유로가 내년 개통되면 고양·파주 방면의 출퇴근 차량들로 인한 체증은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전상훈 뉴타운 사업기획관은 “상암 DMC의 배후 주거단지로서 장차 남북교류와 국제업무의 전략적 거점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수색·증산뉴타운 친환경 미래도시로

    수색·증산뉴타운 친환경 미래도시로

    도시락 싸들고 봉산(烽山)에 올라 서오릉까지 이어지는 능선 트레킹에 도전해 볼까. 아니면 불광천 자전거도로를 타고 한강으로 나가 ‘강변 라이딩’을 즐겨 볼까. 수색역에서 도라산역까지 왕복하는 경의선 기차여행은 또 어떨까. 2013년 은평구 수색·증산동 일대에 뉴타운이 들어서면 입주민들은 주말마다 나들이 행선지를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 같다. ●12.1㎞에 걸친 녹도형 자전거도로 조성 서울시가 22일 발표한 ‘수색·증산 재정비 촉진계획안’에 따르면 수색·증산 뉴타운은 북한산 자락의 은평 뉴타운과 함께 서울에서 자연경관이 가장 뛰어난 뉴타운 단지다. 무엇보다 157만㎡에 이르는 봉산자연공원이 단지와 경계를 맞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수색로변에서 시작된 높이 200m 안팎의 구릉형 산줄기가 증산·구산동을 거쳐 고양시 용두동까지 길게 이어진다. 단지 앞 불광천을 통해서는 상암동 월드컵 공원은 물론, 한강 시민공원 망원·난지지구와 직접 연결된다. 자전거 이용자를 배려한 12.1㎞에 걸친 녹도형 자전거도로, 봉산자연공원과 불광천을 연계한 방사형 녹지축도 매력을 더하는 요소다. 단지 배치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시는 이곳에 4∼30층의 아파트 1만 2438가구(임대주택 1964가구 포함)를 건립하되 도시경관과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초고층형, 고층 탑상형, 연도형, 테라스형 등으로 건축유형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아파트 1층에는 노인시설과 유아방, 독서실, 휴게시설 등이 들어선다. ●제2자유로 개통땐 체증 완화 출퇴근 시간대 수색로의 교통체증이 심각한 편이지만, 버스중앙차로가 운영 중인데다 지하철 6호선 수색·증산역과 인접해 대중교통 이용자에겐 큰 불편이 없다. 여기에 파주신도시와 상암동을 잇는 제2자유로가 내년 개통되면 고양·파주 방면의 출퇴근 차량들로 인한 체증은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전상훈 뉴타운 사업기획관은 “상암 DMC의 배후 주거단지로서 장차 남북교류와 국제업무의 전략적 거점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부르델아저씨 만나보세요”

    “부르델아저씨 만나보세요”

    한낮이면 30도 턱밑까지 차올라 오는 이상 고온. 봄도 이제 끝물이다. 고사리손 잡고 서둘러 전시장 봄나들이에 나서 보자. 부담없이 나설 수 있는 도심 미술관은 어떨까. ‘활쏘는 헤라클레스-거장 부르델’전을 아직도 못 보여 줬다면 이번 주말엔 욕심을 내볼 만하다.6월8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1층 전시실에 조각 거장의 체온이 실린 작품 123점이 기다리고 있다. 에밀 앙투안 부르델(1861∼1929)은 로댕, 마이욜과 더불어 세계 3대 조각 거장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조각가. 작품을 빌려온 파리의 부르델 미술관 측이 앞으로 10년 동안 소장품을 해외 반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이번 기회를 잡아야 할 듯싶다. 무엇보다 어린이 관람객들을 꼼꼼히 배려한 전시이다. 국내 전시회 사상 최초로 어린이용 도록(힘찬 헤라클레스를 만든 부르델 아저씨)을 따로 만들었을 정도.“부르델의 작품 소재가 그리스로마 신화의 주인공들이 많아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좋다.”는 게 서울시립미술관 측의 설명이다. 도슨트(작품 해설자)의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하루 네 차례나 된다. 단체 관람을 예약할 때는 미리 도슨트를 요청해 두면 편리하다. 도슨트 안내 시간을 맞추기 어렵더라도 방법은 있다. 미술관에서 빌려 주는 오디오 가이드를 활용할 것. 주요 작품 30여점의 의미와 배경에 대한 전문가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대여료는 2000원. 일찌감치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해도 실속있겠다. 유치원생을 위한 체험교육(매주 화·목 오전 10시,11시)에서는 찰흙으로 작품을 직접 빚어 보게 한다. 초등학생 체험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30분, 오후 2시. 매주 토·일요일과 공휴일엔 미술관 앞마당에서 어린이 미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참가비는 3000원.(02)724-2408.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현장 행정]영등포 ‘노인케어 센터’ 개관

    [현장 행정]영등포 ‘노인케어 센터’ 개관

    치매와 중풍 같은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쉼터가 영등포구 문래동 3가 76의 2에 문을 연다. 영등포구는 저소득층 노인들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영등포노인케어센터’를 22일 개관한다고 밝혔다. 사업비 55억 원을 투입해 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982㎡ 규모의 이곳은 60여명에 이르는 노인들의 보금자리가 될 전망이다. ●3층 규모… 수용인원은 60명 개관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노인케어센터는 여기저기 마무리 청소가 한창이다. 미리 입소한 26명의 어르신을 만날 수 있었다. 센터는 입구부터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마룻바닥이다. 노인들이 넘어져 다치는 것을 막고 위생에도 좋다는 것이 이유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982㎡ 규모의 건물은 외벽과 내장재도 흙벽돌이나 나무느낌의 소재라 아주 편안한 느낌을 준다. 사회복지과 조병구 과장은 “24시간 노인들이 생활하는 시설인 만큼 가정처럼 편안하고 익숙한 느낌을 주기 위해 섬세하게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리치료실에서 찜질을 즐기던 이원자(70·가명) 할머니는 “찜질을 하다 보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며 차례를 기다렸다. 이곳에선 물리치료를 받거나 요가, 스트레칭, 사이클 등을 가르쳐주는 전문 트레이너가 상주한다. 3층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특수목욕실과 이·미용실, 진료실, 상담실 등이 자리잡고 있다. 침실은 4인 1실로 침대 생활을 하지만 난방을 온돌로 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전문의 주2회 센터 방문 이곳에선 생활복지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등 전문 인력이 24시간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킨다. 의사가 주 2회 센터를 방문해 노인들의 건강을 체크한다. 저소득층을 위한 시설인 만큼 아무나 입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가족 1인당 월평균 소득액이 110만 9000원(2007년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 또 65세 이상 서울시민 중 치매·중풍 등 중증 노인성질환으로 요양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 한한다. 하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 적용 전이라 한시적이긴 하지만 입소 보증금 500만원과 매월 72만 7000원의 이용료를 내야해 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60명 모집에 여전히 41명만이 신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오는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적용되면 보증금 제도가 사라지고 매월 내는 돈도 40만원정도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김형수 구청장은 “차상위층 노인들이 노인성 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라면서 “노인들에게 집과 같은 편안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맹인 안내견?… “나는 맹인 안내 조랑말”

    맹인 안내견? No! 나는 맹인 안내마! 최근 미국에서 한 시각장애인의 길 안내를 도와주고 있는 조랑말이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받고있다. 필라델피아에 사는 앤 에디(Ann Edie·52)는 앞이 보이지는 않지만 장을 보거나 산책을 하는 동안 안심하고 걸을 수 있다. 든든한 맹인 안내마(guide horse)인 판다(panda·2)가 늘 함께 해주기 때문. 판다는 60cm의 작은 키를 가졌지만 여느 맹인 안내견보다도 주인을 세심하게 배려한다. 길 안내는 물론 친구같은 편안함으로 에디 옆을 지켜줘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노스 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의 맹인안내마기관(Guide Horse Foundation)에서 맹인 가이드 훈련을 받은 판다는 움푹 파인 길이나 사람들로 붐비는 곳도 알아서 피하고 계단을 오르내릴 수도 있어 똑똑하다는 칭찬도 받는다. 에디는 “3마리의 맹인 안내견을 기르고 있지만 판다만큼은 잘 이끌어 주는 것은 아니다.”며 “판다가 세계에서 가장 훈련을 잘 받은 조랑말 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개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동물과 오래 지내고 싶은 시각 장애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며 “아마 30년이상 판다와 함께 하는 동안 나의 둘도없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판다의 활약에 대해 네티즌들은 “정말로 마음씨 좋은 조랑말이다.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훈련을 잘 받은 말과 함께하면 좋겠다.”(아이디 Terry Skudder) “프랑스에 있었다면 말고기가 되었을텐데 운좋은 조랑말”(June Prune) 이라고 말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공장 내리막 걷다 대출금 연체 시작

    Q협력업체의 도산을 계기로 지난 3년간 내리막길을 걷다 어제 연체를 시작했습니다. 공장 건물과 설비는 주거래은행에 설정돼 있어 경매를 하더라도 다른 채권자들은 받아갈 것이 없는지라 그동안 도와 주신 거래처들 볼 면목이 없습니다. 해외로 도피하자니 무책임한 것 같고, 통합도산법에 따라 기업회생을 신청해 계속 사업을 하는 것도 자신이 없습니다. 그 와중에 주거래은행에서는 한번만이라도 협의를 하자고 여러 차례 연락이 옵니다 -이형식(가명·43세)- A 상거래 채권자와 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한 미안함은 어려움에 처한 경영주가 늘 겪는 심리적 갈등이지만, 대부분의 거래처와 금융기관은 예상하고 있던 상황으로 받아들입니다. 경영자로서도 이미 발생한 현실을 인정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정리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소액의 상거래 채권자를 마주치는 상황을 굳이 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거래처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은 상황 설명을 듣기를 원합니다. 오히려 이들을 피해 도피하게 되면 재산을 빼돌려 감추고 돈을 갚지 않는다는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사기죄로 형사 고소해 기소중지자가 되게 하거나 가족을 찾아가 채무자의 소재를 묻고 다녀 가족이 괴롭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도피한 상태에서는 수사기관에 변명할 기회도 갖지 못하며 나중에 시간이 지난 뒤에는 유리한 증거도 흩어져 찾을 수 없고 또 도피한 사실 그 자체가 불리한 간접사실이 될 수 있습니다. 거래처를 배려한다면 만나서 설명할 수 있으면 좋고 일일이 찾아다닐 상황이 아니라면 차라리 파산을 신청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많은 기업이 채권자들에게 나눠 줄 재산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파산을 신청하는 것은 상거래채권자들에게 더 이상 받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기 위한 것입니다. 상거래채권자들은 채무자가 파산을 선고한 사실을 세무서에 알려 부가가치세를 돌려받을 수 있고 소득계산상 대손을 계상할 수 있는 편익을 얻기도 합니다. 둘째, 파산의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는 기업회생절차는 기업이 과거의 채무로 인해 제약 받는 것을 해소해줄 뿐 영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니 망설여지는 것도 이해할 만합니다. 이 경우에는 주거래은행과도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거래은행은 주요 재산에 대한 법률상 담보를 가지고 있고 어쩌면 기업실패의 위험을 가장 많이 부담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장치산업과 같이 설비가 작동해야 담보가치가 유지되는 경우에는 기업이 계속 운영되는 것이 주거래은행의 이익 보호에 긴요하고, 또 주거래은행의 입장에서는 기존 경영자를 활용해 담보를 지키는 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듭니다. 사실상의 기업주인 주거래은행의 입장에서는 대출금 상환을 유예하고 이자를 할인해 주며 경우에 따라서는 신규로 대출을 제공해 기업을 살릴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것입니다. 기업대출을 취급하는 주요 은행들은 설비와 종업원이 있어 가동이 될 수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체인지업’ 제도를 지점 차원에서 운용하고 있습니다.
  • [여성&남성] ‘유리천장’ 좌절 그리고 희망

    [여성&남성] ‘유리천장’ 좌절 그리고 희망

    ‘유리천장’은 본래 여성들의 머리 위에 있는 ‘보이지 않는 승진 장벽’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남성이 소수인 직업이 등장하면서 유리천장의 존재를 실감하는 남성들도 늘고 있다. 여성들에게 유리천장은 남성이었다. 반면 남성들에게 유리천장은 여성이기도 하다.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이성의 정보 유통 방식과 동성끼리 뭉치는 문화는 서로에게 유리천장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유리천장을 깨뜨리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머리 위 열린 세상을 꿈꾸는 남성과 여성의 ‘좌절과 희망의 이중주’를 들어봤다. ●승진 힘들고 사내정보에서도 소외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신모(28)씨는 대학시절부터 학과 내 몇 안 되는 남성으로 주목받았다. 뛰어난 성적으로 대학 병원에 취직하게 된 신씨는 생각보다 남성 간호사가 많다는 사실에 안도의 안숨을 쉬었다. 하지만 소수인 남성 간호사는 여성에 비해 승진도 힘들고 사내정보 공유에도 너무 취약했다. 신씨는 몇 달 전 군기를 잡겠다는 사소한 이유로 신규 여간호사를 괴롭히는 여성 선배에게 그러지 말아달라고 정중하게 사정을 했다. 하지만 여성 선배들 모두로부터 ‘싸가지(?) 없는 남자 후배´로 낙인 찍혔다. 그는 내심 수간호사가 정당하게 상황을 판단해 주리라 믿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신씨는 수간호사로부터 지적받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주변의 여성 동료들도 신씨가 새내기 간호사를 좋아해 감싸고 돈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소문들을 내기 시작했다. 신씨는 “남성들은 보통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면서 승진, 회사 분위기 등의 정보를 주고 받는데 여성들은 어떤 방식인지 모르겠다.”면서 “해명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알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후 그는 일명 ‘왕따´ 대열에 들어섰고, 여성 선배들은 그에게 이유 없는 짜증을 내곤 했다. 그는 대화로 풀어보려고 했지만 아무도 그에게 여성들만의 ‘대화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또한 남성간호사가 수간호사를 꿈꾸는 것은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승진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거니와 기본적으로 환자들에게 신뢰를 받아야 하는데 환자들에게는 실력과 상관없이 남성간호사가 기피 대상이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남성이라고 끼워주지 않으니 인사고과가 잘 나올 리 없고, 환자들도 피하니 승진은 먼나라 이야기예요. 친구들을 만나면 승진 전략이라면서 술자리 에피소드나 로비 사례 등을 얘기하는데 낄 얘기도 없고 관심도 안 가요.” 향수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윤모(30)씨는 최근 심각하게 부서이동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 있는 부서에서는 승진이 거의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성을 위한 향수 회사여서 여성을 더 선호하기도 하지만, 여성의 마음을 읽고 그에 맞는 향기를 찾는 일이 남성에게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 조향(향수 제조)을 배운 것은 4년전. 당시만 해도 남성 조향사에 대한 전망은 좋았다. 하지만 회사에 취직해 보니 사정은 달랐다. 여성 팀장은 윤씨 앞에서는 좀더 노력해야겠다면서 격려해 주었지만, 사석에서는 남성에게는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하곤 했다. “부서 전체가 회식을 할 때면 핵심적인 대화가 빠진 기분입니다.2차도 따라가는데 내가 있어서인지 떠도는 소문조차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려 합니다.” 부서에서 겉돌던 윤씨는 자연스럽게 마케팅부서 남성직원들과 친해졌다. 윤씨는 “마케팅은 그래도 남성들하고 잘맞더라고요. 여성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불분명한 감성으로 향기를 찾는 것보다 명확한 매출신장 방법을 찾는 것이니까요.” ●남자만의 성공모델도 전무 “그래도 희망은 있다” 그런가 하면 영어교재를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이모(31)씨는 남성들은 성공모델이 없어 승진이 어렵다고 전했다. 이씨는 “부서원 15명 중에 남성은 3명뿐입니다. 역대 팀장은 모두 여성이었는데 이유는 남성들이 회사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부서에서 유능하다고 평가받던 이씨의 남성 선배는 2년전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유는 ‘몇 시간씩 한자리에 앉아서 책 교정을 보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씨는 영어문제를 만들고 편집하고 교정을 보는 과정이 상당히 정적이어서 남성들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회사를 그만두는 남성 선배들 때문에 능력있는 후배들의 승진이 힘들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저 같은 경우는 내가 낸 영어문제로 한 권의 책이 나오는 것을 보면 희열을 느낍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언제 나갈지 모르는 놈으로 취급해 답답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주류가 될 수 없는 유리천장 밑에 있는 기분이에요.” 여성 속옷회사에 근무하는 오모(30)씨는 여성에 관한 일이라고 남성이 출세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란제리 회사라고 하면 여성이 대다수라고 생각하는 편견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낡은 사고입니다. 우리 회사는 중소기업이기는 하지만 남성들이 대부분이에요. 디자인실을 제외하고 상관도 대부분 남성입니다.” 여성의 마음을 읽고 기획을 하는 것 역시 남성들의 몫이다. 상품을 만드는 것도 여성디자이너와 남성개발팀이 협력한다. 제작 역시 남성이 한다. 오씨는 남성이 강세를 보이는 비결에 대해 “선배들이 여성을 위한 속옷이 아닌 기능성 속옷에 중점을 두고 회사를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디자인팀보다 남성들이 중심인 기능성 소재 개발 연구팀이 힘을 얻게 됐다. 오씨는 “남성에게 불리한 직업도 여성에게 불리한 직업도 없다고 생각한다. 유리천장이라는 말은 안 보이는 벽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면 결국 깨진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웃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굵직한 프로젝트는 남자 직원에게만 박모(28·여)씨가 다니는 건설회사는 야근도 많고 업무 강도도 높다. 남성이 대부분이다. 여자라서 체력이 달린다는 말을 듣기 싫었던 그는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는 번번이 남자 동기나 남자 후배에게 넘어갔다. 남자 팀장은 박씨의 불평에 “다음에는 꼭 참여할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는 대답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매번 물(?)을 먹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 선배가 안쓰럽다는 듯이 “새 부장은 굵직한 프로젝트는 추진력과 체력이 있는 남자에게 맡긴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명문대 출신인 새 부장은 대학 후배를 끌어주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새 부장 밑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성도 아니고 명문대 출신도 아닌 쓸모없는(?) 부원이 돼 버렸다. “프로젝트를 못 맡으니 인사고과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고, 남자 후배에게 추월당하는 수모만 당했죠. 공부를 더 할까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했는데, 그런다고 여자가 남자 되는 것도 아니고, 비명문대가 명문대 되는 것도 아니니까 답답하죠, 뭐.” 이후 박씨는 핸드백에 늘 사직서를 넣고 다닌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김모(26·여)씨는 다른 직원보다 빨리 승진하기 위해 해외 법인 주재원을 꿈꾸었다. 대학시절 어학연수도 남들보다 오래 다녀온 터라 현지 적응에도 자신 있었다. 해외에서는 한국과 다르게 여성의 능력을 인정해 주는 문화가 있어 실력만 펼치면 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김씨는 입사 1년 만에 여성 해외주재원은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생산 공정을 점검하기 위해 태국으로 출장 간 김씨는 ‘여자라서 치안에 너무 신경이 쓰인다.´는 현지 법인의 불평을 들어야 했다. 그가 바깥에 나갈 때면 현지 법인에서는 전용 기사를 붙여 주었다. 대부분 치안이 불안한 지역에 현지 공장이 위치해 있어 여자 혼자 공장에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사가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상관없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본부장은 들은 체도 않고 “다음에는 남자를 보내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출장을 다녀온 뒤 해외주재원 선발 과정에서 여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사내 문화를 이해하게 됐다. 그는 “전에는 이런 사내 문화가 단순한 편견인 줄 알고 바꿀 수 있다고 믿었는데 요즘에는 어쩔 수 없는 ‘유리천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능력도 아닌 치안 문제 같은 이유로 해외주재원 선발에 여성이 불리하다는 현실이 너무 화나요. 하지만 그 현실을 나도 모르게 인정하게 된다는 것이 더 슬프죠.” ●“남성이 하면 로비, 여성이 하면 이상한 행태” 경기도 한 중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박모(31·여)씨는 학교에 여성 간부가 없다는 점이 늘 불만이다. 여성 교사의 비율은 남성에 비해 훨씬 높지만 주요 직책은 대개 남성의 몫이다. 여성 교사가 80%를 차지하지만 모든 부서의 장은 남성이 맡고 있고, 그 아래 차장 자리가 여성의 몫이다.1, 2학년은 교사 10명 가운데 남성은 고작 2명씩이다.3학년도 남성은 3명뿐이다. 박씨는 남성 교사들이 서로 끌어주면서 여성에게 주무부서 자리를 내어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감이 되려면 현재 교감에게 점수를 잘 받아야 하고 교장이 되려면 교장에게 점수를 잘 받아야 하는 인사구조 때문에 여성 교장은 나오기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교직에 여풍(女風)이 분다.´고 언론에서 보도하지만 단지 하부구조에만 여성이 많을 뿐이라고도 지적했다. 또 남성 교사들에게 익숙한 ‘승진 로비´도 여성이 하면 이상한 소문만 돈다고 말했다. “남성이 하면 로비고, 여성이 하면 이상한 행태인가요?정말 어이가 없어요.” 직장생활 3년차인 최모(29·여)씨는 직장 여성이 임신하면 능력 없는 직원으로 낙인 찍히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내 여성 간부가 없기 때문이다. 최씨의 별명은 ‘슈퍼우먼´, ‘술상무´, ‘억척 어멈´ 등이다. 그만큼 열심히 일했고, 중요한 프로젝트는 그의 차지였다. 업무와 관련한 자격증도 5개나 취득했고, 특진 대상 1순위로 평가받았다.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유리천장´은 실력없는 여성이 만들어낸 용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의사인 남편과 결혼한 뒤 상황은 달라졌다. 일은 예전과 같았지만 동료나 상관은 일이 아닌 ‘의사 사모님´으로 그를 평가했다. 회사에는 그가 언제 관둘지 모른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그리고 임신을 하자 이제는 최씨를 배려한다는 핑계로 남자 후배에게 중요한 프로젝트를 넘기기 시작했다. 상관은 오래 쉬어야 하니 후배 가르치는 일에 열중해 달라는 주문까지 했다. 그리고 지난달 특진 대상을 올리라는 회사의 지시에 상관은 인사고과점수가 평균 이하인 남자 동기를 대상자로 올렸다. 게다가 ‘승진 로비´까지 도맡아서 해주고 있었다. “회사에는 이왕이면 여성보다는 남성을 밀어주는 게 상책이란 소문까지 있어요. 한명이라도 여성 간부가 있다면 우리도 희망을 가질 텐데…. 그래도 제가 이 악물고 버텨서 첫번째 여성 간부가 될 겁니다. 그리고 여성 후배들도 ‘유리천장´을 부수도록 도와줘야죠.”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용어클릭] ●유리천장(Glass Ceiling)은 미국의 경제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1970년에 만들어낸 신조어로 본래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회사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미국 정부는 1991년 유리천장 위원회(Glass Ceiling Commission)를 구성해 여성이나 흑인 또는 소수민족 등이 승진에서 차별 대우 받는 일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성들이 소수인 직업이 생기면서 남성 직장인들의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의미하기도 한다.
  • “투기해명 어처구니 없다” 거센 역풍

    “투기해명 어처구니 없다” 거센 역풍

    ‘교수 부부가 25년 동안 재산 30억원이면 양반?’ ‘자녀 이중국적’에 이어 지목(地目)변경과 재산 축소신고 등 ‘부동산 논란’에 휩싸인 남주홍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이번에는 부적절한 해명으로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서울신문 2월25일자 6면 참조> 역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어이없는 해명으로 공분을 산 박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 이춘호 전 여성부장관 후보자와 함께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공직자가 되기엔 적절치 않다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남 후보자는 지난 24일 부동산 지목변경을 통한 시세차익 의혹을 해명해 달라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아무 죄 없이 신문당하는 기분이라고 애 엄마(엄미숙 한성대교수)가 사색이 됐다. 저는 양반이다. 부부가 교수 25년 동안 하면서 외부 특강하는 것도 많다. 둘이 합쳐서 재산 30억원은 양반이다. 다른 사람들 봐라.”고 답했다. 누리꾼들은 이같은 해명이 담긴 기사에 수백개의 댓글을 달며 남 후보자의 인식 수준을 비판했다. 아이디 ‘izin4u’는 “아내와 둘이 연봉 5000만원이라 가정하고 30년 동안 1원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한 돈”이라면서 “이런 인식을 가진 사람은 장관 제의가 들어왔을 때 거절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douglas00’은 “가치관에서부터 공직자 자격이 결여됐다.”고 한탄했고,‘pig007’은 “해명을 들어보면 도저히 서민의 일반 생활을 모르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썼다. 이명박 내각 후보자의 부적절한 발언은 남 후보자가 처음이 아니다. 김포 땅 절대농지 구입 논란에 휩싸인 박 후보자는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24일 자진사퇴한 이 후보자는 “유방암 진단 결과 무사하다는 판정을 축하하는 의미로 남편이 오피스텔을 선물로 줬다.”고 해명해 비난을 가중시켰다. 장관 후보자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진 것으로 밝혀진 유인촌 문화부장관 후보자도 “배우생활 35년에 140억원의 재산은 벌 수 있다. 배용준을 한 번 봐라.”고 발언해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공직자는 서민의 생활과 아픔을 구체적으로 따져 보고 국민의 마음을 배려한 발언을 해야 하는데 이번 후보자들의 부적절한 해명은 당혹감과 허탈함, 위화감만 안겨 주고 있다.”면서 “일부 사회적 지도층과 서민 사이의 세계관 격차가 이 정도인가 싶어 씁쓸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이명진 교수는 “한나라당이 10년 정도 권력에서 배제돼 있다 보니 인재풀이 협소해져 내부 검증 작업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이뤄졌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창출에 보답하는 인사만 할 게 아니라 좀더 넓은 인재풀을 활용하는 시각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조용기 목사 3개월 앞당겨 당회장 사임

    조용기 목사 3개월 앞당겨 당회장 사임

    오는 5월 은퇴예정이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72) 목사가 지난 3일 당회장직을 사임했다. 순복음교회측은 10일 “조 목사가 지난 3일 주일 2부 예배가 끝난 뒤 운영위원회에서 당회장직을 사임했다.”며 “정책위원, 장로회 임원, 분과위원장을 비롯한 교회의 주요 간부들도 4월 말까지 일괄 사표를 내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후임자로 내정돼 5월 공식 취임하는 이영훈 목사가 취임 때까지 당회장 서리를 맡아 목회와 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권한을 행사한다. 교회측은 조 목사의 사임과 관련,“후임 이 목사가 새로운 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조 목사는 수도권의 지교회들이 온전히 독립할 때까지 3년여간 (재)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을 유지한 뒤 ‘사랑과 행복 나눔재단’ 활동에 전념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말 많은 로스쿨… 심사공정성 시비 여전

    말 많은 로스쿨… 심사공정성 시비 여전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예비인가 심사발표를 하루 앞둔 3일 청와대와 교육인적자원부의 의견 조율은 타결과 무산을 놓고 엇갈릴 정도로 진통에 진통을 거듭했다. 청와대가 지난달 31일→4일로 연기된 발표 일정을 놓고 이날 다시 연기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청와대와 교육부의 의견조율이 실패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한때 제기됐다. 그만큼 양측의 기싸움이 치열했다는 방증이다. 교육부는 처음부터 당초 로스쿨 잠정안을 예정대로 4일 발표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청와대는 경남에 추가배정이 어렵다면 ‘발표 시점’을 연기해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특정지역 추가땐 탈락大 반발 더 거셀듯 이 과정에서 법학 교수들의 주장처럼 로스쿨 예비인가가 차기 정부로 넘어갈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차기 정부로 넘어갈 경우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대를 우선 배려한 참여정부의 노력이 백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청와대가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교육부가 오후 6시쯤 ‘4일 오후 발표’ 방침을 확정해 밝힌 점은 교육부가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발표 연기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교육부를 압박했지만 결국 차기정부로 넘어갈 가능성 탓에 손을 든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더라도 청와대와 교육부는 지역배분을 내세운 청와대의 체면을 살려주는 절충안을 마련해 4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대한 타협안을 찾아 예정대로 4일 오후 확정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교육부도 경남이 (로스쿨 선정에서)빠진 부분에 대해 ‘옥에 티’라는 인식은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추가 선정할 방법이 없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9월 최종인가에서 청와대와 교육부의 합의 내용이 반영될지는 불투명하다. 만약 특정 지역에 로스쿨을 추가로 배정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에는 서울지역의 탈락대학들이 더욱 반발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우여곡절 끝에 발표를 하더라도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개입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에 탈락 대학들은 공정성을 들어 발표 내용에 거센 저항을 할 게 뻔하다. 한국법학회 교수들은 “현재의 로스쿨의 인가 기준 및 심사과정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결여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원래 추진일정을 인위적으로 앞당겨 인가대학과 학교별 정원을 정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법정공방땐 내년 3월 개원 차질 탈락 대학과 배정된 정원에 불만을 가진 선정대학들은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법정공방이 불가피하다. 탈락된 대학들은 법학교육위원회 심의자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내고, 로스쿨 예비인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내년 3월 개원을 위한 모집공고 등의 절차들이 중단될 수 있다. 배정 정원에 불만을 품은 대학들은 법학교육위원회 심의자료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로스쿨 예비인가 정원배정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저런 소송 제기로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3월로 예정된 로스쿨 개원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는 것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티베트 천장, 하늘로 가는 길/ 심혁주 지음

    어느 국가, 민족이든 고유한 문화의 스펙트럼을 갖게 마련이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로 상징되는 ‘불교문화’의 원형지 정도로 인식되기엔 티베트 문화에는 각별한 대목이 있다. 그것이 기물이나 기술 위주의 표층문화가 아니라 철저히 의식형태에 가치기반을 둔 고도의 심층문화라는 점이다. 세상이 티베트를 주목한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허용하는 공식적이고 제한된 관광경로로만 표피적으로 그려졌을 뿐이다. 학문적 깊이와 고민으로 티베트를 전면 재인식할 수 있도록 배려한 책이 ‘티베트 천장, 하늘로 가는 길’(심혁주 지음, 책세상 펴냄)이다. 지은이는 타이완국립정치대학교의 민족연구소에서 티베트 불교사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논문을 쓰려 작정하고 티베트로 장기답사를 다녀온 저자의 시각은 깊고 날카롭다. 책은 티베트의 정신세계를 대변하는 문화가 곧 ‘천장’(天葬)이라고 보았다. 해발 4000m가 넘는 고원의 고립되고 척박한 장소성이 독특한 장례법을 낳았다. 화장(火葬)은 일부 지배계층과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선택의 여지없이 민중은 시체를 산과 들에 방치하는 원시 천장의 풍습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시신을 ‘천국의 사자’ 독수리가 뜯어먹게 하는 천장의 방식은 불교문화에 용융돼 1000여년이 넘게 이어져 왔다. 티베트의 토착종교인 본교( 敎)의식으로 시체를 분리하는 장례풍습이 시작돼 8세기쯤 전래된 불교 세계관에 힘입어 오늘의 형태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시체의 뼈를 잘게 조각내는 것은 천장사의 몫이다. 정성껏 발라낸 인육을 독수리에게 ‘보시’하고, 들판에 놓아둔 뼈는 곱게 자연풍화한다. 독수리를 통해 죽은이의 영혼이 자연스럽게 다른 육체로 인도된다는 인식이 투영됐다. 천장사의 해부현장을 옆에서 지켜보며 지은이는 “숨이 막혔다.”고 서문에 썼다. 정신문화의 원형을 잇는 의식에만 책의 시선은 머물지 않고, 중국 정부의 티베트 현대화 작업으로 인한 변화와 문제점까지 두루 담았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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