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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삭에도 못 앉죠”… 배려 없는 임산부 배려석

    “만삭에도 못 앉죠”… 배려 없는 임산부 배려석

    ‘지옥철’ 시간 근처에도 못 가보고 한가한 시간도 배려석은 늘 만석앉으면 어르신 호통에 트라우마 출산일을 한 달 앞둔 직장인 강모(30)씨는 매일 1시간가량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앉아서 가는 일은 거의 없다. 강씨는 “임산부 배려석 앞에 서 있는데도 앉아 계신 분이 양보하지 않아 민망하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했다”며 “임산부 배려석은 항상 만석이고 그 앞도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어 비교적 사람이 적은 노약자석 앞에 서서 가지만 어르신들 눈치에 그 자리에도 감히 앉지 못한다”고 털어놨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저출산 시대를 맞아 모성 보호 차원에서 지하철과 버스에 임산부 배려석을 도입한 지 4년 가까이 됐지만 임산부들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산부 배려석을 양보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다른 노약자들과 자리를 두고 싸움에 휘말리는 일이 잦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2013년 지하철에 임산부 배려석이 도입된 이후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전체 전동차 3570량에는 각 량 당 2석씩 임산부 배려석이 배치돼 있다. 서울에서 운행 중인 전체 버스 7000여대에도 1~2석은 임산부 배려석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에도, 한가한 시간에도 임산부 배려석은 임산부를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임산부의 날인 10일 오후 1시. 출퇴근 시간대에는 ‘지옥철’로 변한다는 서울 지하철 9호선 전동차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고속터미널역부터 당산역까지 가는데 노약자석을 제외한 좌석 336석은 반도 차지 않았지만 임산부 배려석 8석은 임산부가 아닌 사람들로 만석이었다. 임산부 배려석이 전동차 한가운데 위치해 있고 자리 옆에 팔걸이가 있어 시민들이 손쉽고 편하게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 8개월차인 박모(29)씨는 “일반인 대부분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다가 임산부가 오면 양보하겠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임산부가 양보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8월 22일부터 9월 8일까지 임산부 321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10명 중 6명만이 임산부로 배려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임신 9개월차인 이모(30)씨는 지난달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가 노인에게 호통을 들었다. 이씨는 “배려석에 앉아 있는데 한 어르신이 제 앞에 오더니 ‘어디가 아파서 앉아 있느냐’며 소리를 질렀다”며 “‘임신했다’고 답했더니 ‘크게 말하라’며 더 크게 호통쳤고 재차 답하자 어르신은 그제서야 자리를 떴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그는 “‘임신했다’고 답할 때 왠지 모를 창피함이 들었다”며 “그 사건 이후로는 임산부 배려석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스는 지하철에 비해 좌석이 적어 임산부들이 양보를 받기 더 어렵다. 임산부들에게 위험한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임신 5개월차인 이모(35)씨는 “일부 버스 기사님들이 급출발 및 급정거를 하는 경우가 있어 웬만하면 버스는 피하려 한다”며 “또 임산부 배려석이 대부분 기사석 뒤나 내리는 문 바로 앞에 배치돼 있는데, 버스 폭발 사고가 나면 연료탱크가 위치한 버스 가운데 지점이 위험하다는 얘기를 듣고 더 꺼려졌다”고 말했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노약자석이나 임산부 배려석을 어디에 지정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통상적으로 노약자들이 내리기 편하도록 내리는 문 가까이에 지정한다”고 밝혔다. 임산부들은 임산부 배려석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임산부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출산한 김모(33)씨는 “임산부 배려석을 늘려도 시민들이 ‘임신한 게 대수냐’며 양보하지 않는다면 임산부들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된다면 배려석을 둘러싼 갈등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관리하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도 “임산부 배려석 운영이 법적 강제가 아닌 자율 시행 사항이라 임산부 전용칸 도입이나 임산부 좌석 확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양보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해 지난해 5월부터 ‘임산부 배려석 비워 두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찜통더위 속 지하철 가장 시원한 자리는?

    찜통더위 속 지하철 가장 시원한 자리는?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요즘, 더 시원하게 지하철을 타려면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 할까. 7일 서울교통공사가 냉방기를 켠 전동차 내부 온도를 측정한 결과 객실 양쪽 끝이 평균 온도 23도 이하로 나와 가장 낮았다.공사는 “이곳은 공기의 흐름이 없고 천장에 설치된 냉방기로부터 유입되는 냉기만 있어 평균 온도가 낮았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온도가 가장 높은 곳은 객실 중앙부로 나타났다. 객실 공기가 가운데로 모이는 데다가 공기가 냉방 장치로 들어가는 자리여서 평균 온도가 26도를 웃돌았다. 객실 중앙과 교통약자배려석 사이의 온도는 24∼25도가량이었다. 공사는 “좌석 위치에 따른 온도 차이는 2∼4도가 난다“며 ”승객이 많은 경우는 최대 6도나 차이가 벌어진다”고 전했다. 추위에 약한 사람은 ‘약냉방칸’을 이용하면 된다. 약냉방칸은 일반칸보다 1도 높게 냉방하는 객실이다. 1·3·4호선에서 4·7번째 칸, 5·6·7호선에서 4·5번째 칸, 8호선 3·4번째 칸이다. 2호선과 9호선에는 약냉방칸이 없다. 현재 서울 지하철 객실의 냉방 시스템은 전동차 도입 연도에 따라 다르다. 2005년 이후 들여온 2·3호선 일부 신형 전동차는 온도 변화에 따라 운전실에서 냉방을 조절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도입한 전동차는 천장 센서를 사람이 일일이 조절해줘야 해 한번 냉방 온도를 정하면 운행을 마치고 차량기지에 돌아올 때까지 바꿀 수 없다. 공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존 전동차도 냉방 장치를 디지털 방식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하철에서 좌절하는 임신부들/김상연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지하철에서 좌절하는 임신부들/김상연 사회2부장

    지하철의 분홍색 임신부 배려석에 몸집이 두툼한 중년 남성이 걸터앉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전화통화에 열중인 모습을 발견할 때 인간의 슬픔은 완성된다. 도무지 임신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사람이 배려석을 옥좌(玉座)처럼 차지하고 있을 때 “저기요. 좀 일어나 주실래요?”라고 요구할 수 있는 임신부는 많지 않을 것이다. 또 아직 배가 부르지 않은 임신 초기 여성들은 ‘임신도 안 한 여자가 왜 저기 앉았을까’ 하는 눈총이 느껴져 배려석이 가시방석이라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저기요. 저 임신한 거 맞거든요?”라고 항변할 수는 없는 노릇일 것이다. 그렇다고 배려석에 앉은 남성이나 임신부가 아닌 여성을 향해 나쁜 사람이라고 돌을 던지는 것도 정당해 보이지는 않는다. 배려와 양보는 말 그대로 해주는 사람이 해주면 좋고 해주기 싫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잘못이 있다면 인간의 선의에만 기대 애매한 개념의 좌석을 만든 정책 당국에 돌려야 할 것이다. 한비자의 법(法)보다는 공자의 인(仁)을 우대한 탓에 근대에 서양에 그렇게 당하고도 그 유전자가 아직까지 살아남아 배려석이라는 부조리를 만든 것은 아닐까. ‘호모데우스’를 쓴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는 우연한 진화 덕분에 지구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됐을 뿐 감정 면에서는 동물과 큰 차이가 없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동물이라는 얘기다. 동물은 늘 이기적이고 자신의 희로애락에 최우선적으로 관심이 있다. 흔들리는 버스나 피곤한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빈자리가 있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앉고 싶은 게 사피엔스의 본능인 것이다. 수십만년의 생존력을 지닌 이 본능의 위력을 가볍게 여긴 대가는 고스란히 무고한 시민들이 치르고 있다. 임신부는 ‘배려석을 차지한 비(非)임신부에게 양보하라고 요구할까 말까’라고, 배려석에 앉은 비임신부 승객은 ‘임신부에게 양보해 줄까 말까’라고 머리를 굴리고 서로를 미워하느라 공연한 칼로리를 소모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지하철에서는 배려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대신 ‘연방법에 의거해 노약자에게 우선권이 있는 좌석’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문이 붙어 있다. 이 때문에 웬만하면 자리가 비어 있어도 앉지 않는다. 뉴욕의 지하철도 노약자석에 노약하지 않은 사람이 앉았다가 노약한 사람에게 양보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린다. 법이나 규정은 비인간적인 것 같지만 불필요한 도덕적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더 인간적이다. 비임신부 입장에서는 아예 앉을 수 없는 자리라면 포기하면 되니까 차라리 속편할 테고, 벌금을 무는 자리에 배가 부르지 않은 여성이 앉아 있으면 다른 승객들이 임신 초기 여성이라고 간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임신부도 눈총을 덜 느낄 것이다. 이렇게 뻔히 보이는 불편함을 개선하지 않는 것을 보면 서울시 직원들이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서 물정을 모르는 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서울시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대다수가 출퇴근 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며 펄쩍 뛴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공무원들이 공감 능력이 떨어지거나 성선설(性善說) 신봉자이거나. 외국인 승객이 알아볼 수 있도록 임신부 배려석에 영어 안내문 하나 붙여 놓지 않은 걸 보면 전자(前者)인 것도 같다. 만약 후자(後者)라면 슬퍼질 것 같다. carlos@seoul.co.kr
  • 성북구 10번째 구립도서관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성북구 10번째 구립도서관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서울 성북구는 청소년 특화 도서관인 ‘월곡꿈그림도서관’이 오는 22일 개관한다고 12일 밝혔다. 성북구의 10번째 구립도서관이다.월곡꿈그림도서관은 개관 전 1300여명의 주민의 의견을 듣고 청소년 특화 도서관으로 운영 방향을 결정한 바 있다. 청소년 특화 도서관인 만큼 지역 청소년 50여명이 주축이 된 청소년 총회 ‘독(讀)한 친구들’을 통해 청소년 활동, 혜택 등이 결정된다. 그중 하나가 ‘1318톡탁 청소년 배려석’이다. 이 자리는 평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에 한해 청소년들에게 우선권이 있다. 또 구립도서관 최초로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된다. 도서관은 대한불교진각종의 무상임대로 만들어졌으며 지상 1층, 340㎡의 규모로 종합자료실, 청음 코너, 디지털 공간, 주민참여전시 및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도서관의 장서는 청소년 징검다리 문학, 만화와 웹툰, 일반 자료 등 1만여권과 세대별 주민들의 추천도서 및 신간 도서로 채워진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지역주민과 더불어 청년과 청소년이 함께 꿈을 꾸며 동행하는 지역 커뮤니티센터로서의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서울시의회 황준환의원, 지하철 임산부석 방석-테디베어 비치 행사

    서울시의회 황준환의원, 지하철 임산부석 방석-테디베어 비치 행사

    9호선 1단계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9호선(주)와 서울9호선운영(주)는 임산부 배려 문화 정착을 위해 5월 24일 전동차 내 임산부 배려석에 방석과 테디베어 곰인형을 비치하고 역사에서 기념품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작년에 이어 실시했다.이번 캠페인에는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황준환 의원(자유한국당, 강서3)을 비롯하여 서울9호선운영(주) 피터 룬덴벨덴 사장 등 20여명이 참여하여 고객들을 대상으로 임산부 배려를 독려했다. 테디베어 곰인형 및 방석 캠페인은 서울시 도시철도관리팀 및 광운대학교 이종혁 교수의 공공소통프로젝트(LOUD)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초기 임산부들도 마음 편히 배려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항상 비워놓자는 취지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개화역부터 종합운동장역까지 10개 편성의 일반 및 급행열차 내 모든 임산부 배려석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같은 날 오전 9시 보건복지부 및 인구보건복지협회와 공동으로 신방화역, 국회의사당역 등 5개 역사에서 임산부에게 임산부 엠블럼 가방고리를 제공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물티슈 등 기념품을 제공하며 임산부 배려를 독려했다. 특히, 국회의사당역에서는 다트게임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고 임산부 배려에 대한 다짐을 담은 메모지를 부착하는 캠페인도 진행했다. 가방고리는 산모수첩과 함께 9호선 역사에 방문하면 연중 상시로 수령할 수 있다. 이날 캠페인을 벌인 황준환 의원은 “9호선의 참신한 임산부 배려 캠페인을 계기로 서울시민들의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인식 제고와 더불어 임산부 배려문화가 사회적으로 정착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서울시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서울교통공사로의 양공사의 통합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더 나은 고객 서비스와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꼰대/박건승 논설위원

    집 근처 공원에 나뒹구는 음료수 깡통이나 과자 봉지를 보고는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누가 보든 말든 일일이 주워 쓰레기통에 집어넣어야 직성이 풀린다. 아파트 1층에 널브러진 구청 홍보물이나 판촉물도 예외일 수 없다. 지하철의 분홍색 임신부 배려석에 거리낌 없이 앉는 젊은 여성들을 보는 일은 정말 힘들다. 임신부일 수 있겠으나 내 ‘뛰어난 촉’으로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 얼굴 두껍기는 젊은 남성들도 매한가지다. 털썩 주저앉아 바로 눈 감아 버리는 중년 아저씨는 마음이 편할까. 약자 배려의 사회적 약속인 만큼 지켜야지 않겠느냐고 한마디하고 싶지만 마음뿐이다. 그저 ‘레이저’ 두 방쯤 날리는 게 그만이다. 설거지 당번 날엔 식기뿐 아니라 가스레인지 얼룩까지 닦아 내지 않으면 꺼림칙하다. 담배 재떨이가 멀쩡히 있건만 꽁초를 제멋대로 바닥에 내던지고, 거기에 가래침까지 내뱉는 젊은 사람들은 레이저가 세 방감이렷다. 넉넉하고 멋진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웬걸, 나도 어느새 꼰대가?. 세상살이에 익숙해지다 보면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는 합리화로 위안 삼을 뿐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 ‘톡투유’ 김제동,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악플에..‘분노’

    ‘톡투유’ 김제동,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악플에..‘분노’

    ‘톡투유’가 임산부들의 고충을 전했다. 7일 방송된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는 ‘자리’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한 여성 방청객은 ‘임산부 배려석 누굴 위한 자리인가요?’라는 사연을 보냈다. 방청객은 “임산부 입장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생각보다 양보를 많이 안 해주신다. 초기 임산부들은 표시가 잘 안 나서 배지를 달고 계시기도 하는데, 자리 양보를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서 민망하다고 하시더라”고 밝혔다. 이에 김제동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한때 임산부였던 사람들의 후손 아니냐. 우리들의 엄마 이야기다”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방청객은 임산부들을 향한 악성 댓글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인터넷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인터넷에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얘기들이 많이 있지 않나. 거기 달린 악플들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더라”고 말했다. 악플의 내용들은 임신을 개인의 성적 행위로 폄하하는 것들. 숨이 막힐 듯 한 원색적인 비난의 내용에 분노한 김제동은 할 말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이건 안 된다”고 고개를 저으며, 악플을 향해 욕까지 했다. 이어 김제동은 “성별의 대립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이야기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한 여성 방청객은 “얼마 전 기사를 하나 봤는데, 할아버지께서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임산부를 보고 ‘너 진짜 임신한 것 맞냐’고 하시면서 옷을 들췄다더라. 너무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이에 정재찬 교수는 “지난해 ‘칠드런 오브 맨’이라는 영화를 봤다. 전 세계 모든 여성이 임신 기능을 상실해서, 아이가 죽는 게 뉴스로 나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재찬 교수는 “어릴 때부터 저희가 경로사상은 몸에 배어있다. 이제는 ‘경아사상’을 가져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노인에게 ‘몇 살이세요’ 묻고 자리를 양보하는 게 아니지 않나. 임산부만큼이나 태어날 아이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또 김제동은 “아이를 가진 여성만 보호하자는 게 아니다. 또 ‘여성은 아이만 낳아야 된다’ 이게 아닌 건 너무나 당연하게 전제로 깔고 이야기하는 거다”고 강조했다. 사진 = JT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포토 다큐] 내 자식이 태어나도 살 만한 나라입니까

    [포토 다큐] 내 자식이 태어나도 살 만한 나라입니까

    최근 ‘고학력 여성’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황당한 연구 발표가 나와 국민의 공분을 샀다.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지역별 가임기 여성 수를 기재한 출산지도도 논란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정부가 저출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여성을 그저 ‘애 낳는 기계’ 취급을 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 국민들이 겪고 있는 출산과 육아는 어떤 모습일까.●핑크색 임산부 배려 배지 찼지만…양보는 없죠 핑크색 임산부 배려 배지를 눈에 띄게 가방에 걸었지만 양보해 주는 이는 없었다. 지하철에서 만난 임신 29주 차인 박지혜(30·인천 계양구)씨는 ‘좌석을 배려받은 적은 단 한 번’이라고 말했다. 양보해 달라는 말도 쉽지 않다. 70대 할아버지가 배려석에 앉은 임신부를 폭행한 뉴스가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 역시 ‘임신이 벼슬이냐’ 등의 각종 언어폭력을 자주 경험했다.●출산지원금 50만원은 정기진료만 받아도 ‘0’ 정부에서 나오는 출산지원금 50만원은 정기진료만 받았는데도 30주 전에 이미 소진했다. 지자체 보조금은 재량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크다. 박씨는 “똑같은 세금을 내는데 지역마다 지원이 너무 달라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롯데마트에 근무하는 하성진(37·경기 수원시 영통구)씨는 배우자 출산으로 1개월간 의무육아휴직을 받았다. 하씨는 “지금이 아니면 평생 출퇴근에 급급해 단절된 세상에 사는 아빠가 됐을 것”이라며 “짧지만 아이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육아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4년 전 입소 신청한 어린이집 대기 순번은 85번 4살 이현이는 매일 아침 외할머니와 어린이집 대신 놀이학교 버스를 기다린다. 4년 전 입소 신청한 어린이집 대기 순번은 85번에 머물러 있다. 맞벌이 중인 엄마 김서희(36·서울 강동구)씨는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이현이의 번호가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비싼 값을 지불하고 놀이학교에 등록해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입학시킨 워킹맘 김정희(36·광진구)씨는 지난주 내내 오후 1시에 하교하는 아이의 스케줄을 짜느라 머리를 싸맸다. 흉흉한 세상에 아이 혼자 하교하도록 하는 것도 마음에 걸렸고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 혼자 놀게 둘 수도 없었다. 친구들처럼 학원을 보내려 했더니 시간이 다 다른 것이 문제였다. 결국 아파트 알림 게시판에서 ‘등하원 도우미’를 구했다. 도우미는 김씨가 작성한 스케줄에 따라 아이의 등하원을 도와줄 것이다.●육아휴직 신청한 아빠 “사회 편견과 맞닥뜨려” 깔깔거리며 놀이를 하는 두 딸 옆에서 손익상(38·송파구)씨는 빨래를 갰다. KT&G 글로벌본부에 근무하던 그가 지난 3월 육아휴직을 신청하며 맞닥뜨린 건 사회의 편견이었다. 주변에서는 “회사에 무슨 일 있냐, 경력단절로 승진이 누락될 거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손씨는 휴직 전 마지막 회식자리에서 “상사와는 문제가 없다고 직접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며 웃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에게 은밀히 다가와 육아휴직 절차를 물어본 이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손씨는 제도에 앞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3년간 주재원으로 지냈던 러시아에서는 유모차를 끈 엄마가 문 앞에 서거나 난간에만 다가가도 멀리서부터 사람들이 달려와서 도와줘요. 이런 사소한 일화에서 아이와 엄마에 대한 사회 전반적 태도와 인식이 한국과 다르단 걸 느꼈죠.” 지난해 혼인율과 출산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둔 가운데 후보들은 앞다퉈 출산육아 공약을 내놓고 있다. 차기 정부는 실효성 없는 출산율 정책을 되풀이하지 말고 근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사회구조적인 인식과 제도를 갖춰 달라는 것이 산모와 가족들의 바람이다. 각자 다른 상황에서 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하나였다. “‘이곳에서 내 자식이 태어나도 살 만하다’고 느낄 때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글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임산부 배려로 저출산 극복한다…부산시 우대정책 확대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핑크라이트 캠페인이 확대 운영되는 등 임산부 우대정책이 적극 시행된다. 부산시는 임신과 출산에 관한 사회적 배려 분위기를 확산하고자 올해 임산부 우대정책을 확대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현재 일부 공공기관 등에 설치된 임산부 전용주차구역을 백화점과 대형마트,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 등으로 확대한다. 각종 민원창구 등에 임산부 우대창구를 설치하고 임산부 할인음식점도 확충하기로 했다. 부산∼김해 경전철에 운영 중인 핑크라이트 캠페인을 부산도시철도 3호선으로 확대, 운영한다. 핑크라이트 캠페인은 임산부가 버스나 지하철에 탑승하면 임산부 전용석에 설치된 핑크라이트에 불이 켜지면서 임산부 도착 사실을 알려 자리를 양보하도록 한다. 부산시는 올 하반기부터 도시철도 3호선에도 핑크라이트를 설치할 예정이다. 부산도시철도가 지난해부터 시행한 임산부 배려석과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여성배려칸도 계속 운영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임산부나 여성을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미래세대의 가장 큰 위험요인인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100년 뒤 인구 2582만명으로 ‘반토막’

    100년 뒤 인구 2582만명으로 ‘반토막’

    50년 뒤 100명이 108.7명 부양 고령자 전체의 42.5% 1827만명 OECD 회원국 중 1위 올라설 듯 지하철 객차 한쪽 끝, 세 좌석이 붙어 있는 자리에 초등학생 남자아이 2명이 휴대전화를 보며 웃는다. 7명이 앉을 수 있는 가운데 긴 좌석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5명이 앉아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본다. 그 위에 ‘경로석’ 팻말이 붙어 있다. ‘이런 모습, 상상은 해보셨나요?’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2006년의 공익광고다. 아이보다 어른이 많은 나라가 되면 지하철의 ‘교통약자 배려석’과 ‘일반석’의 배치를 거꾸로 해야 할지 모른다는 내용이다. 이런 상상은 당장 내년부터 현실이 된다. 통계청이 8일 내놓은 ‘2015~2026년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고령 인구가 유소년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한다. 내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5145만명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은 708만명(13.8%)으로 0~14세(675만명·13.1%)를 앞지른다. 올해까지는 유소년 인구가 686만명(13.4%)으로 고령 인구(676만명·13.2%)보다 약간 많았다. 고령 인구는 2065년 1827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2.5%까지 증가한다. 반면 같은 기간 유소년 인구는 413만명(9.6%)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나라 고령 인구 비중은 지난해 12.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멕시코(6.5%), 터키(7.5%), 칠레(11.0%), 이스라엘(11.2%)에 이어 다섯 번째로 낮았다. 그러나 50년 뒤에는 OECD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대표적인 고령화 국가인 일본이 2위인데 고령 인구 비중이 36.5%로 한국보다 5.5% 포인트 낮을 것으로 예측됐다. 유소년과 고령자를 먹여 살려야 할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올해를 기점으로 감소하면서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복지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하는 인구는 지난해 36.2명으로 OECD 최저 수준이었으나 2065년에는 108.7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고가 된다. 지난해에는 2.76명이 아이 또는 노인 1명을 함께 부양했다면, 50년 뒤에는 1명이 일해서 한 사람 이상(1.087명)을 보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50년 뒤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인구가 100명이 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 전망이다. 2위인 일본의 부양인구는 11.7명 적은 97명으로 예측됐다. 학교에 다니는 6~21세 학령인구는 초·중·고·대학교 등 전 연령대에서 모두 감소한다. 지난해 892만명에서 2065년 459만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저출산 여파로 앞으로 10년간 184만명이 줄어드는 등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대학교 진학 인구가 지난해 275만명에서 2025년 181만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라면서 “향후 10년 내에 대학 구조조정 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이번에 미래인구를 추계하면서 처음으로 100년 후 인구를 전망했다. 2115년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해 절반 수준인 2582만명으로 예측된다. 북한의 현재 인구 수준이다. 생산가능인구가 전체의 48.1%인 1243만명이고 고령인구가 이에 버금가는 42.5%(1098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100년 뒤 기대수명은 남녀 각각 92.9세, 94.9세로 예측됐다. 인구 추계는 국가 연금, 재정정책 등 중장기 경제·사회 발전계획에 필요한 인구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5년마다 작성한다. 통계청은 출산, 사망, 국제순이동 등 요인을 다각도로 조합한 30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인구를 추계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비워둔 임산부석, 미래가 채워집니다

    비워둔 임산부석, 미래가 채워집니다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지하철 임산부 배려 캠페인 홍보대사인 가수 양수경씨가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7호선 전철 안에서 시민들에게 임산부 배려석을 홍보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커버스토리] 열등감이 낳고 관음증이 키웠다… 분노의 사생아 ‘패치’

    [커버스토리] 열등감이 낳고 관음증이 키웠다… 분노의 사생아 ‘패치’

    경찰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무대로 특정인들의 신상을 마구잡이로 공개하며 음해해 논란이 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운영자를 입건하면서 이른바 ‘○○패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통상 ‘○○패치’는 운영자가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공개한 글을 올리고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이 관련 제보를 댓글로 올리는 식으로 운영된다.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뒷담화의 소셜미디어 버전으로 불리는데, 그 와중에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사생활 공개·조직적 뒷담화 ‘강남패치’ 원조 강남패치 홈페이지에는 ‘금수저와 신분 세탁이 판치는 헬조선 속 오아시스’라는 자평이 올라 있다. 이렇게 보면 네티즌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인터넷 곳곳에서 ‘쓰레기를 까발리는 또 다른 쓰레기’라는 평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비뚤어진 분노와 불만이 표출되고 이 결과물이 네티즌들의 관음 심리를 충족시키며 ‘패치 신드롬’을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노의 원인에 대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사회에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주목했다. ‘○○패치’의 원조는 지난 5월부터 6월 말까지 운영하며 8만명의 팔로어를 끌어 모았던 강남패치다. 연예인의 파파라치 사진으로 유명한 ‘디스패치’를 모방했다는 강남패치는 강남 유흥업소 출신이라는 여성들의 사생활을 인스타그램에 폭로했다. 입건된 운영자 정모(24·여)씨는 수십개의 계정을 이용하며 경찰을 따돌리려 하고 ‘고소할 테면 고소해봐 ’라는 식의 글도 남겼지만 피해자의 고소로 경찰이 수사에 나선 지 2개월 만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인스타그램에서 여혐(여성혐오) 현상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IP를 전달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정씨는 “자주 가던 강남의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의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을 느꼈고, 질투심이 일어 강남패치를 만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고소할테면 해보라”던 운영자 두 달만에 잡혀 강남패치에 신상이 공개돼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우울 증세와 수치심을 호소했다. 하지만 운영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과의 대화를 다시 강남패치에 공개하고 ‘혼이 덜 났다’고 조롱했다. 대학 시절 유흥업소에 드나든 것으로 지목된 한 쇼핑몰 모델은 “그런 곳은 근처에도 가본 적 없는데 왜 마녀사냥을 당해야 하는지 화만 난다”고 토로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여성 연예인이나 모델 등의 과거도 여과 없이 게시됐다. 강남패치의 남성 버전으로 불리는 한남패치는 6월 24일부터 29일까지 단 6일간 운영됐다. 유흥업소에서 성매매를 하는 남성의 신상을 알리는 게 목적이었다. 운영자 양모(28·여)씨는 지난달 30일 강남패치 운영자와 함께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양씨는 성형수술 피해자로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었다. 이에 대해 양씨는 어린 시절 성폭행 경험을 주장했고, 지난달 31일 오후 9시쯤에는 자살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양씨가 머물던 속초의 한 리조텔에 출동하는 소동도 있었다. ●‘성병패치’‘창놈패치’‘홍대패치’ 유사 패치 확산 강남패치와 한남패치가 각각 여혐, 남혐을 표방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이외에도 각종 ‘○○패치’가 존재한다. 지하철·버스의 임신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이나 ‘쩍벌남’(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아 옆좌석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남성)의 얼굴을 공개하는 ‘오메가패치’, 성병에 걸린 남성의 신상정보·병명 등을 알린 ‘성병패치’, 성매매업소 등을 출입하는 성매수 남성 신상을 공개하는 ‘창놈패치’, 홍대 유명 클럽에서 문란하게 유흥을 즐기는 남녀의 신상을 알리는 ‘홍대패치’ 등이다. 전문가들은 가수 타블로의 학력에 의혹을 제기했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패치’의 원형으로 본다. 연예인의 인터넷 안티 카페에서 나온 뒷담화가 특권층의 편법, 반칙에 대한 불신, 학벌 중시 풍조 등과 변주되며 발생한 사건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패치 열풍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타블로 측의 사실확인 노력에도 의혹은 사라지지 않았고, 사건의 주범 6명은 실형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여전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대화로 옮겨지던 뒷담화가 ‘패치’라는 기록으로 축적되고, 명예훼손의 증거가 되면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명예 훼손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운영자뿐 아니라 제보자도 처벌될 수 있다. 하지만 실형이 선고된 타진요는 이례적인 사례이며 사이버 명예훼손은 대부분 벌금에 그친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의 발생 건수는 2012년 5684건에서 지난해 2015년 1만 5043건으로 164.7%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8371건이 발생해 산술적으로 볼 때 올해 말에는 1만 6000건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우울한 청춘 탈출구 못 찾아”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 세대에게 삶은 팍팍하고 현재는 불안하며 미래는 우울한데, 이런 것들을 해소할 통로가 우리 사회에 없다”며 “긍정적인 배출구가 없다 보니 소셜미디어가 유일한 창구가 됐고, 이곳에서 자신의 억눌린 감정들을 잘못 해소하다 보니 패치 신드롬이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볼 때 공적 영역인 소셜미디어를 사적인 공간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기영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정보 노출에 대해 관대하며 노출 자체를 즐기기도 하는데, 그에 비례해 사적 정보의 노출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둔감해지기도 쉽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명예훼손까지 모두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강조되는 규범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사회적 불이익이나 비난이 뒤따른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 이면 폭로 제대로 못한 기성언론 책임론도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터넷의 정보 홍수 속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는 원초적 흥미를 자극하는 은밀한 폭로나 선정적인 콘텐츠를 제시해야 하는 구조가 조성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상의 자극적인 폭로나 사생활 침해가 반복되는 현상을 볼 때 언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성 언론이 사회 이면의 실체를 폭로하지 못한다는 불신을 불식시켜야 한다”며 “특히 여성 혐오나 금수저와 같은 사회적인 대립각을 지나치게 이용해 주목도를 높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신과적으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운영자들은 마음속에 피해의식이 자리잡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에 남의 뒷담화를 늘어놓아 주목을 끈 것을 볼 때 낮은 자존감을 다른 이의 관심으로 보상받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는 누구나 볼 수 있고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파급 효과도 엄청나다”며 “성숙한 토론 문화와 자정 노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hit@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강남패치 유사계정 ‘우후죽순’…오메가·성병·논현·일베충패치 등 신상폭로 기승

    강남패치 유사계정 ‘우후죽순’…오메가·성병·논현·일베충패치 등 신상폭로 기승

    일반인들의 신상을 폭로해 논란을 빚은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들이 검거된 가운데 이와 유사한 계정들이 생겨나 문제가 되고 있다. 강남패치의 경우 지난 5월초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개설돼 100여명의 사진과 과거 경력 등 신상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남패치는 주로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그녀가 과거 유흥업소에 종사한 경력이 있고, 스폰서가 있다는 등 내용을 올렸다. 유흥업소 종사자나 연예·스포츠계 관계자 등 유명인물을 범행대상으로 골라 사람들의 순식간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러자 이와 유사한 이름의 계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오메가패치, 성병패치, 창놈패치, 논현패치 등이 그 이름이다. ‘오메가패치’의 경우 지하철 임산부석에 앉은 남자들 신상을 공개했다. 운영자는 “지하철·버스 임산부 배려석에 당당히 앉은 남성을 사진 찍어서 몇 호선에서 언제 발견했는지 덧붙여 제보해 달라”, “일반 좌석에 앉아 있는 발정난 쩍벌 오메가도 제보받는다”고 공지했다. 이 계정에는 수백 건의 모자이크 없는 남성 사진이 게재됐다. ‘성병패치’의 경우 각종 성병에 걸린 남성을 제보받아 폭로했다. 성병에 걸린 사람의 사진과 이름, 나이는 물론 그가 걸린 병명까지 상세히 공개했다. 운영자는 ‘반박하고 싶은 사람은 병원에서 성병 검사를 받은 후 진단서를 제출해 달라’고 공지했다. 성매수 남성들의 신상을 공개한다는 ‘창놈패치’와 화류계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의 신상을 폭로한 ‘논현패치’, 일간베스트 이용자 신상을 공개한 ‘일베충패치’도 있었다. ‘강남패치’ 운영자의 신상을 털겠다는 ‘안티 강남패치’까지 생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 따복하우스, 아이 많을수록 혜택

    경기 따복하우스, 아이 많을수록 혜택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내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50년에는 지금보다 1000만명 이상 줄어들게 된다. 노인인구만 늘고 생산인구는 감소하면서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노인 80명을 부양해야 한다. 사회보장 부담은 증가하고 경제성장률은 하락하는 ‘저출산의 재앙’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저출산 극복의 실질적인 대안을 4회에 걸쳐 짚어 본다. “초저출산의 덫을 탈출하는 데 중앙정부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의 풀뿌리 저출산 극복 운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전국네트워크 출범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을 세워도 지금처럼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으로는 지역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어렵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1984년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출산하는 평균 자녀 수) 1.76명을 기록하며 저출산 사회로 진입했으나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05년에서야 저출산 대책을 수립했다. 지금까지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이 세 차례 발표됐지만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지 않고선 출산율이 증가세로 반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전국네트워크’가 출범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서다. 2013년 이후 중단된 전국적 저출산 운동의 복원이다. 과거(2009~2013년) 운영된 ‘아이 낳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했으나 중앙정부 중심의 접근, 전략과 메시지의 잦은 변경으로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저출산 극복 네트워크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으며 경제계, 언론계, 시민사회계, 종교계 등이 함께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지자체마다 민간과 협력해 시민이 원하는 저출산 극복 정책을 편다. 경기도는 올해 청년층 주거 해결을 위한 ‘베이비 2+ 따복하우스’ 정책을 발표했다. 청년 중심 임대주택 ‘따복하우스’를 2020년까지 1만 가구 공급하고 보증금 이자의 40%를 지자체가 지원한다. 또 자녀가 1명이면 60%, 2명 이상이면 100%를 지원하는 등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게 했다. 경기 광명시는 전국 최초로 ‘아이와 맘 편한 도시 운영 조례’를 제정했다. 손영만 ‘아이와 맘 편한 광명위원회’ 팀장은 “지자체에 저출산위원회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의견 수렴을 하기가 어려워 지속적으로 저출산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조례를 제정해 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임신·출산 지원, 보육·교육 지원, 일자리·주거 지원 분과를 만들어 민간 위원과 함께 저출산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는 출산 친화 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부산시는 임신부 배려 문화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배가 많이 나오지 않은 초기 임신부도 자리를 양보받을 수 있도록 이른바 ‘핑크라이트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발신기를 소지한 임신부가 ‘부산김해경전철’에 탑승해 임산부 배려석에 접근하면 배려석에 부착된 핑크라이트에 불이 들어온다. 김대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간사위원은 “저출산을 탈피하려면 종교계는 생명과 가족의 가치를 존중하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경제계는 장시간 근로시간을 개선하는 등 사회 전체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길섶에서] 핑크 카펫/박홍기 논설위원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많은 이들과 스치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지하철엔 별별 풍경이 다 있다. 그중 하나가 핑크 카펫이다. 작년에 등장했다. 영화제에 나오는 레드 카펫을 본뜬 듯싶다. 어감도 나쁘지 않다. 핑크 카펫은 좌석이다. 긴자리 양쪽 끝에 지정돼 있다. 의자도, 발판도, 등받이 뒤쪽도 분홍색이다. 동그란 스티커에는 ‘내일의 주인공을 위한 자리입니다’, 바닥에는 ‘내일의 주인공을 맞이하는 핑크 카펫’이라고 씌어 있다. 임신부를 위한 배려석이다. 출근길 핑크 카펫은 여성들의 독차지다. 임신부가 앉지만 여학생, 젊은 여성, 중년 여성 등의 좌석일 경우도 허다하다. 북적댈 때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서 있는 승객에겐 ‘배려’처럼 생각한 적도 있다. 공간이 넓어져서다. 퇴근길엔 주인이 없다. 먼저 앉는 승객이 임자다. 얼굴이 불그스레한 젊은이가 졸다 일어나자 중년 남성이 얼른 차지한다. 이어 대학 점퍼를 입은 여성이 이어폰을 끼고 눈을 감는다. 핑크 카펫에라도 지친 몸을 기대고 싶어서일까. 문구가 눈에 띄지 않아서일까. 출근길과는 영 딴판이다. 핑크 카펫을 비워 놓았으면 싶다. 임신부들이 부담 없이 앉을 수 있도록.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임산부라 해도 못 들은 척…앞으로는 없어질까요?

    임산부라 해도 못 들은 척…앞으로는 없어질까요?

    “임산부라고 해도 못 들은 체 휴대전화만 만지거나 팔짱 끼고 자는 사람이 많아요.”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든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워킹맘 이모(34)씨는 지하철로 출퇴근을 할 때마다 곤욕을 치른다. 몸은 점점 무거워지고 빈혈도 심한데 임산부라고 자리를 양보하는 등 배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씨는 “그냥 ‘똥배’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임산부인 것을 알아도 ‘임신은 당신만 하냐. 임신한 게 뭐 대수냐’는 등 모욕적인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며 “임산부 배려석만이라도 실질적으로 임산부들이 앉아 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문화가 형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고민을 하는 임산부들을 위해 일부 지하철 노선에서만 운영되던 ‘임산부 배려석’을 올해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 전체로 확대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2013년부터 열차 내부 양쪽 끝에 한 칸당 두 좌석씩 임산부 배려석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승객이 자리에 앉으면 배려석임을 알기 쉽지 않아 지난해 디자인을 눈에 띄게 개선했다. 좌석 뒷면부터 의자, 바닥까지 분홍색 띠를 둘러 연출한 것이다. 시는 지난해 2·3·5·8호선 배려석 3744석을 개선한 데 이어 올 10월까지 나머지 노선의 배려석도 새 디자인으로 모두 교체할 방침이다. 아울러 2017년부터는 임산부 배려석을 별도로 교체하는 과정이 없도록 지하철 전동차 제작 단계부터 좌석이 분홍색으로 나오도록 할 계획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 지하철 ‘핫핑크 좌석’ 확대, 핫핑크는 임산부에 양보하세요

    서울 지하철 ‘핫핑크 좌석’ 확대, 핫핑크는 임산부에 양보하세요

    “임산부라고 해도 못 들은 체 휴대전화만 만지거나 팔짱 끼고 자는 분들이 많아요.”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든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워킹맘 이모(34)씨는 지하철로 출퇴근을 할 때마다 곤욕을 치른다. 몸은 점점 무거워지고 빈혈도 심한데 임산부라고 자리를 양보하는 등 배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씨는 “그냥 ‘똥배’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임산부인 것을 알아도 ‘임신은 당신만 하냐. 임신한 게 뭐 대수냐’는 등 모욕적인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임산부 배려석만이라도 실질적으로 임산부들이 앉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문화가 형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고민을 한 임산부들을 위해 일부 지하철 노선에서만 운영되던 ‘임산부 배려석’을 올해부터 서울 지하철 1~8호선 전체로 확대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2013년부터 열차 내부 양쪽 끝에 한 칸 당 두 좌석씩 임산부 배려석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승객이 자리에 앉으면 배려석임을 알기 쉽지 않아 지난해 디자인을 눈에 띄게 개선했다. 좌석 뒷면부터 의자, 바닥까지 분홍색 띠를 둘러 연출한 것이다. 시는 지난해 2·3·5·8호선 배려석 3744석을 개선한데 이어 올 10월까지 나머지 노선의 배려석도 새 디자인으로 모두 교체할 방침이다. 아울러 2017년부터는 임산부 배려석을 별도 교체하는 과정이 없도록 지하철 전동차 제작단계부터 좌석이 분홍색으로 나오도록 할 계획이다. 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와 함께 ‘임산부 배려석 인지도 높이기’에도 나선다. 홍보 포스터 부착, 동영상 방영, 역사나 열차 내 안내방송, 각종 캠페인 등을 통해서다. 이원목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이번을 계기로 임산부뿐 아니라 교통 약자를 배려하는 대중교통 이용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허백윤기자의 독박육아] 입덧·지하철 출근길 서러움… 열 달 겪은 고난의 기억들

    [허백윤기자의 독박육아] 입덧·지하철 출근길 서러움… 열 달 겪은 고난의 기억들

    불과 2년 전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나는 어땠는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아이는 커다란 존재가 됐다. 그렇지만 아기를 품고 있던 시간의 기억은 매우 강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임신부 관련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치 내 일인 듯이 받아들인다. 좋았던 때도 많지만 힘들었던 기억이 훨씬 커서 그럴지 모르겠다. 10일 임산부의 날이라 하니 잠시 접어 두었던, 아기가 뱃속에 있던 시간의 기억들을 꺼내 본다. 드라마에서는 꼭 밥을 먹다가 “우웩” 하고 갑자기 헛구역질을 하며 임신을 알아차린다. 정작 당사자는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주변 사람들이 “혹시 임신한 거 아니야?”라고 눈치를 채주는 식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기가 나에게 왔다는 직감이 먼저 왔다. ●체중 20kg 불어… 손발 퉁퉁 붓고 늘 어지럼증 열 달 내내 구토를 하는 입덧에 시달리는 임신부들도 많은 것에 비하면 그나마 나는 복받은 경우였다. 링거를 맞고 입덧 때문에 회사까지 그만둬야 하는 임신부들이 수두룩하지만 다행스럽게 나에게 온 것은 밖으로 빼내는 것은 한 번도 없었고, 오히려 속을 채워야 하는 입덧이었다. 배가 고프면 속이 쓰려서 견딜 수 없었다. 그렇다고 모든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던 것도 아니었다. 하루 종일 속이 니글거려서 쉽게 넘어가는 음식도 없었는데 계속 뭔가를 먹어야 했다. 한밤중에 자다가도 속이 쓰려 맨밥을 퍼 먹기도 했다. 같은 시기 입덧보다 괴로운 것은 졸음이었다. 원래도 잠이 많긴 했지만, 아기를 가진 뒤 몰아치는 잠은 대단했다. 일을 하는 도중에도 걷잡을 수 없이 잠이 쏟아져 견디기가 어려웠다. 휴식 공간을 마땅히 찾지 못해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차 뒷좌석에 몸을 포개 20분 남짓 쪽잠을 잤다. 제대로 잠도 못 잤을뿐더러 정신을 차리고 나면 온몸이 사우나를 한 것처럼 땀범벅이 됐고 팔다리가 저려서 후유증이 더 심했다. 거의 매일 화장실 변기에 걸터앉아 고개를 숙이고 졸았다. 요즘 화장실들이 좋아져 전부 비데가 설치돼 있다 보니 변기 뚜껑을 덮어도 평평하지가 않다. 제대로 앉을 수도 없는 그 위에 대충 엉덩이를 걸치고 칸막이 벽에 머리를 댔다. 그렇게라도 눈을 감았다 뜨면 한결 나았다. 나중에 돈이 생기면 광화문 한복판에 직장인 임신부들을 위한 수면 카페를 하나 차려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시간이 갈수록 갑작스런 체중과 호르몬 변화 등으로 점점 내 몸이 내 것 같지 않았다. 임신 기간 동안 평균적인 체중 증가가 10~12㎏ 정도로 알려져 있다. ‘먹는 입덧’ 덕분에 나는 무려 20㎏이 불었다. 배만 불룩하게 나오면서 이를 지탱하기 위해 허리와 엉덩이, 다리에 무리가 가니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손발은 퉁퉁 붓고 머리는 괜히 시도 때도 없이 어지러웠다. ●만삭까지 지하철 자리 양보받은 건 10회도 안 돼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몸이 힘들었다. 허리가 아파서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과 서 있는 것 모두가 괴로웠다. 다리가 부어 자다가 쥐가 나 소리를 지르며 깨기 일쑤였다. 아기가 본격적으로 태동을 시작하면서는 가뜩이나 앉아 있는 것도 고통이었는데 하도 배가 꿀렁꿀렁 움직이니 사무실 책상에 닿는 배 부분이 아플 정도였다. 8개월부터는 밤에 누워 잠을 자는 것도 어려웠다. 허리가 눌려서 반듯하게 누워서 잘 수 없었고, 옆으로 자는 것도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다 보니 영 불편했다. 자다가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에 가야 하는 것은 이미 익숙해졌다. 이런 몸을 이끌고 매일 출퇴근을 하려니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임신 초반에만 잠깐 운전을 하고 계속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했다. 운전하는 데 정신적인 소모가 너무 커서였다. 더운 날 창문을 열고 운전하다 보면 앞차의 담배 연기에 시달려야 했고 혹시나 담뱃재라도 튈까봐 노심초사했다. 운전이라는 게 나 혼자 조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내 긴장을 하다 보니 오히려 몸이 힘들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지하철과 버스를 타는 것은 매 순간 도전이었다. 짧은 시간이라도 서서 가는 내내 다리가 후들거렸고 머리가 핑 돌며 어지러웠다. 차라리 그 자리에 주저앉아 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10여년 가까이 지하철을 타고 늘 통학과 출퇴근을 했으면서도 막상 배가 불러 보니 30분 남짓 서서 가는 길이 너무도 고됐다. 임신부나 아기 엄마들이 임신 기간의 사연을 쏟아내면서 가장 열변을 토하는 내용도 ‘지하철에서 자리를 몇 번 양보받았느냐’가 아닐까 싶다. 모두가 서운하고 황당했던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지하철에서 자리를 처음 양보받은 것은 20주 무렵, 5개월이 다 돼서였다. 너무 감격스러워서 곧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만삭까지 누군가에게 양보를 받아 자리에 앉아 본 것은 열 손가락 안에 든다. 특히 10분도 서 있기 어려웠던 만삭일 때는 하필 겨울이어서 외투와 머플러로 배가 감쪽같이 가려졌다. 오히려 몸이 더 가벼웠을 때보다도 앉지 못했다. 처음에는 노약자석에 앉기가 왠지 민망해 일반석 쪽에 자리를 잡았지만 오히려 상처만 받았다. 임신부 배려석 앞에 뻔히 서 있어도 아무도 일어나 주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마치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라”고 무언의 시위를 하는 처지가 된 것 같아 나중에는 문이 열리자마자 곧바로 노약자석에 갔다. 11월 어느 날에는 출근길에 노약자석에 앉아 깜빡 잠이 들었는데 한 중년 여성이 나를 툭툭 쳐서 깨운 적도 있다.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은 서러움과 서운함, 원망이 함께했다. ●임산부의 날엔 육아용품 할인 행사 소식만 잔뜩 최근 임신부 배려석이 눈에 더 잘 띄도록 아예 바닥까지 ‘핫핑크’로 표시를 해 두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달라진 배려석의 디자인을 처음 봤을 때는 “여기에 아무도 못 앉겠다”고 생각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껏 앉았다. 양보를 ‘해주는 것’은 엄청난 기대인 듯하다. “임산부를 배려하는 자리이지 ‘지정석’은 아니지 않느냐”는 반문도 있는 것으로 보아 임신부들의 대중교통 이용하기는 꽤 오랫동안 험난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신부가 돼 보니 우리나라가 초저출산 국가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임신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 전에는 어린 아기도, 배 나온 임신부도 잘 보이지 않았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경험하기 전에는 여전히 ‘임신부’는 신기하고 희귀한 존재인 것 같다. 10월 10일을 열 달 동안 아기를 품고 있는 임신부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임산부의 날’로 만들었지만, 정작 임신부로 이날을 맞았을 때는 육아용품 할인 행사 소식만 잔뜩 접할 뿐이었다. ●우리 사회 아기의 중요성 깨닫고 임신부 배려해야 아이를 품고 있는 동안 많은 순간 곳곳에서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이 필요하지만 정작 대다수가 임신부에게 자리 양보하는 것 말고는 뭘 도와야 할지 모른다. 자식 한 명 품고 있는 것이 별 대수롭지 않은 일같이 보이기도 하겠지만, 그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 바르게 자라는 것이 우리 사회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남의 자식 임신한 걸 내가 왜 도와주냐”는 식의 인식은 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생의 아주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임신부들을 위한 배려가 절실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임산부 배려석 지하철내 디자인 개선…“색깔이 눈에 확 띄도록”

    임산부 배려석 지하철내 디자인 개선…“색깔이 눈에 확 띄도록”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지하철내 디자인 개선…“색깔이 눈에 확 띄도록” 서울 지하철 열차 내에 마련된 임산부 배려석의 디자인이 눈에 잘 띄도록 개선된다. 서울시는 지하철 승객들이 임산부 배려석을 한눈에 알아보고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할 수 있도록 임산부 배려석 디자인을 개선하기로 하고 7월 말부터 2·5호선에 개선 디자인을 시범적으로 적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 열차 한 칸 당 두 개 좌석을 임산부 배려석으로 지정하고 좌석 위쪽에 ‘임산부 먼저’라는 스티커를 붙여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승객이 자리에 앉을 경우 임산부 배려석을 알리는 스티커가 가려지는 등 실제 자리 양보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디자인을 바꾸기로 했다. 기존에는 벽에 스티커만 붙어 있었지만 앞으로는 좌석과 등받이, 바닥까지 임산부 배려석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분홍색으로 꾸민다. 스티커에는 허리를 짚고 있는 임신 여성을 형상화한 픽토그램을 넣고 좌석 밑바닥에는 ‘내일의 주인공을 위한 자리입니다’라는 문구를 표시한다. 시는 올해 2·5호선 2884개 좌석에 시범적으로 새 디자인을 적용한 뒤 시민 의견을 수렴해 전체 열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산부 배려석, ‘핑크카펫’ 실제로 지하철에 가보니..’바꾼 이유는?’

    임산부 배려석, ‘핑크카펫’ 실제로 지하철에 가보니..’바꾼 이유는?’

    ’임산부 배려석’ 서울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이 눈에 띌 수 있도록 디자인이 바뀐다. 서울시는 이달 말부터 서울 지하 2호선과 5호선에 있는 임산부 배려석은 등받이와 바닥까지 ‘분홍색’으로 만든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앉으면 스티커가 머리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9개월에 접어들지만 그동안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본 적도, 양보 받아본 적도 없다”” 등 임산부들이 배려석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편 기존 임산부 배려석을 9백석 가량 더 늘려 2천 8백여 석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임산부 배려석. 사진 = 서울시 (임산부 배려석)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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