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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재정확대·감세 효과 거두려면

    열린우리당이 정부와 조율을 거쳐 5조 5000억원에 이르는 재정 확대와 근로·이자·배당소득 등에 적용되는 소득세율을 일률적으로 1%포인트 내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제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재정지출 확대를 골간으로 하면서 감세를 보조수단으로 선택했다는 게 열린우리당의 설명이다.이헌재 경제부총리가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까지 1년이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상황에서 여당이 경제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는 듯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이 정도의 대책으로는 얼어붙은 투자 및 소비심리를 되살리기에는 미흡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그럼에도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에 이어 시장참가자들이 정책기조와 경기부양 의지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따라서 앞으로 경기부양에 대한 믿음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여권내 불협화음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지금까지 경제정책 노선과 관련한 불협화음이 정책의 불확실성,신뢰 상실,투자 기피로 이어진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경제활성화 대책이 비용 절감,투자 및 소비 여력 확충으로 선순환하려면 규제 완화가 뒤따라야 한다.열린우리당 주최 경제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강조했듯이 기업인들이 어떤 인식을 갖는가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투명성 확보 등 시장질서를 선진화하는 것 못지않게 고용과 임금의 유연성도 뒷받침돼야 한다.이와 함께 고유가와 원자재값 폭등 등 비용부문에서 비롯된 물가 압력이 국가경제와 서민생활에 주름이 가지 않도록 유류세와 환율에서도 더욱 탄력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금융과 통화정책 운신의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회복이냐,장기침체냐 하는 기로에 있다.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투자로 이어지지 않으면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정부와 여당의 책임이 중요한 이유다.
  • 美 부자도시 1위 새너제이

    인터넷 기업들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의 중심도시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가 미국에서 가장 부자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새너제이머큐리뉴스는 지난 26일 발표된 인구통계국의 결과를 분석,29일 이같이 보도했다. 새너제이의 2003년 한 가구당 수입은 7만 240달러(약 8400만원)다.이는 2위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5만 9459달러),3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5만 7833달러)보다 1만달러 이상 많은 수치다.미국의 평균 가구 수입은 4만 3318달러다. 특히 새너제이의 가구당 평균수입은 지난 2000년 이후 6556달러나 줄어들었음에도 1위를 차지,눈길을 끌었다.새너제이는 부자도시이면서도 빈곤층 비율이 8.2%에 불과,빈곤율에 있어서 조사대상 68개 도시 중 하위에서 3위를 기록했다.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도시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로 가구당 평균 수입이 2만 2978달러다. 새너제이의 부의 원천은 실리콘밸리다.지식산업이 몰려 있어 고학력 인력이 모이고 이들은 높은 연봉을 받는다.새너제이의 25세 이상 주민중 44.06%가 학사 학위 이상의 학력이다.고연봉으로 일단 여유자금이 생김에 따라 가구들은 월급뿐만 아니라 주식 배당금 등 다른 소득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눈길끄는 금융상품] 우리은행 ‘1060적립식 플랜’

    [눈길끄는 금융상품] 우리은행 ‘1060적립식 플랜’

    우리은행은 중장기로 목돈마련을 할 수 있는 적립식투자신탁 ‘1060적립식 플랜’을 최근 시판했다.10대 자녀 학자금 마련부터 60대 이후 노후자금 확보까지 다양한 목적의 적립식 투자신탁으로 주식시장 변동에 관계없이 적금처럼 매월 일정액을 붓는 상품이다. 고객 투자성향에 따라 주식형(가치투자,업종대표주 투자,블루칩배당주 투자),혼합형(안정성장형,안정형),파생상품형(인덱스투자) 등 6개의 펀드로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적립기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적립기간 종료 후 펀드의 운용성과 및 주식시장 여건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보유할 수도 있다.가입대상은 제한이 없고 최저 가입금액은 10만원.은행 관계자는 “투자시기나 금액에 대한 고민 없이 소액으로 언제든지 투자 가능한 상품으로 분산효과를 통해 위험은 최소화하고 수익은 극대화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 검찰 ‘알부민 비자금’ 수사 착수

    검찰은 ‘알부민 비자금’ 및 대한적십자사 로비 의혹에 대한 고발 및 제보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에 일괄 배당,24일 본격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금명간 D제약 전 대표 김모씨와 대한적십자사 직원 등 고발인들을 불러 “D제약이 20년간 혈장보충제인 알부민 약품을 제조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고발 내용에 대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검찰은 또 지난해 8월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넘겨받은 D제약 전 대표 유모씨의 횡령 혐의 수사 내용에 대한 재검토에도 착수했다.당시 경찰은 유씨를 체포,구속 의견으로 품신했으나 검찰은 주요 참고인인 D제약 전 총무이사 이모씨가 소재불명이라는 이유로 유씨에 대해 참고인중지 조치를 내리고 지난해 말 수사를 중지했었다. 검찰은 아울러 서울남부지검에서 내사하던 D제약의 보건복지부 및 대한적십자사에 대한 로비의혹 제보사건도 넘겨받아 관련자들을 불러 사실 여부를 확인키로 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서울광장] 이자 소득세율 낮추자/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자 소득세율 낮추자/오승호 논설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2일 콜금리를 낮췄을 때 금융시장은 깜짝 놀랐다.경기 침체로 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있었으나 8월중 단행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시장참가자들은 콜금리 인하 시기를 4·4분기나 내년 1·4분기로 점쳤었다.중앙은행에 허를 찔린 셈이다.한은의 한 국장도 “콜금리를 낮추면 시장참가자들이 놀랄 것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콜금리를 내린 뒤 10여일이 지났지만 ‘전격’ 조치의 효과가 실물 경제에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이헌재 경제부총리도 ‘늦은 감이 있지만 잘한 일’이라고 호평했는데,시장은 쉽게 맞장구를 칠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은행들은 콜금리를 인하하자 잽싸게 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반면 대출금리 인하는 미루거나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예금 금리는 콜금리 인하폭(0.25%포인트) 수준인 0.2∼0.3%포인트 낮췄으나 대출 금리는 한 은행만 0.05∼0.10%포인트 낮췄다.조급한 감은 있지만 고객 입장에선 얄미울 정도다. 대출금리 인하를 이끌어 내 가계의 소비지출 확대를 겨냥했던 콜금리 인하 취지가 무색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한은 박승 총재가 지난주 금융협의회에서 대출금리도 콜금리 인하폭만큼 내려달라고 당부했으나 은행장들은 내키지 않아 했다.콜금리 인하가 은행 수지에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이런 지경에 성장의 엔진인 소비 활성화로 경기회복을 꾀한다는 콜금리 인하 효과를 마냥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콜금리 인하 폭만큼 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데 2개월쯤 걸리는 것이 과거의 예다.그러나 이번에도 먹혀들지는 미지수다.은행들은 콜금리보다는 가계나 기업의 신용도를 더 중요한 요소로 삼는다.유가 폭등,경제 불확실성,360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 등의 변수가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콜금리 인하의 후속 조치를 찾아야 한다.예금금리 인하로 이자소득만 줄어들어 소비에 역효과를 내는 부작용을 막아야 할 시점이다.예금이자 수입을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도 없다.7월 물가 상승률은 4%가 넘는데 예금 금리는 연 3%대 중반이니 이자 수입으로 소비를 할 여력이 없다.주민세를 포함해 16.5%의 이자소득세를 떼는 데다,유가까지 감안하면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 효과는 더욱 커진다.전문가들은 고유가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성장도 물가도 다 놓칠지 모르는 시나리오를 상정해야 한다.경기가 확 풀리지 않는 이상,저금리 기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이자 수입으로 생계를 꾸리는 퇴직자 등 사회 약자들은 치명타를 입게 돼 있다.중산층의 이자 소득이 적다고 해서 이자소득세 인하가 이들 계층에 별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이들은 이자 수입이 조금만 줄어도 고통이 몇 배 더 커진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현 이자소득세율은 예·적금 이자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2001년 1월 소득분부터 줄곧 적용하고 있다.이 때문에 세율을 저금리 기조에 맞춰 낮춰야 한다.연간 총소득이 일정액을 밑돌면 이자소득세 자체를 면제해 주는 나라도 있지 않은가.세율 인하로 부유층의 혜택이 상대적으로 커진다는 우려도 있다.이런 문제는 최고 36%의 세율이 적용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대폭 낮추는 방법으로 해소하면 될 것이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에서,그것도 부부 합산이 아닌 각자를 기준으로 연간 금융(이자·배당)소득 4000만원 이상을 종합과세 대상으로 하는 것은 시대 변화에 맞지 않다.세율은 한 번 낮추면 다시 올리기 어렵다.세율 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그러나 현 경제 상황을 구조적 불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연 2조 5000억원가량인 이자소득세가 줄어드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의회 이대로 둘 수 없다/강형기 충북대 행정학 교수

    “같은 사람인데 어떤 사람은 대인이 되고,어떤 사람은 소인이 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라는 공도자(公都子)의 질문에 맹자는 대답했다.“큰 몸을 따르면 큰 인물이 되고,작은 몸을 따르면 작은 인물이 된다(從其大體爲大人,從其小體爲小人-孟子,告子篇).” 큰 몸(大體)이란 오장육부를 지배하는 마음을 말한다.마음은 우주 천지로 통하는 큰 존재를 말하는 것으로서,마음을 따른다는 것은 곧 큰 입장에 서고 전체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뜻이다.작은 몸(小體)은 육체를 말하며,육체를 따른다는 것은 몸의 특정부분의 욕구에 지배당하는 것처럼 부분의 이익에 볼모잡히는 것이다.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마음이지만,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온 몸을 이끌고 영도하는 마음을 따라야지 팔이나 다리처럼 한 부분의 이해를 따라서는 안 된다.말하자면 의회의원이 전체의 이익은 외면하고 지역구만 챙기려 한다면 그는 소체를 따르는 소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앞세우는 사람은 도태되고,육체를 앞세워야 살아 남는 제도하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리 맹자라고 할지라도 어찌할 것인가.또다시 당선되려면 육체를 앞세워야 하는 우리의 지방의원 선거제도 앞에서 맹자는 무어라 말할 것인가.우리는 지방의회의원을 읍·면·동마다 한사람씩 뽑는다.따라서 당선된 지방의회의원들은 선거라는 세례를 다시 받기 위해서는 전체의 이익보다는 자기 골목을 챙기는 골목대장 역할을 열심히 수행해야 한다.말로는 지역 전체의 대표이지만 실제로는 좁은 선거구를 챙겨야 살아남게 되는 상황에서 많은 양심적인 의원들은 오늘도 고통 당하고 있다. 지방의원들이 지역구를 챙기기 시작하면,20명의 의원을 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는 그 이해가 20개로 갈리기 쉽다.이러한 시스템 하에서는 현장의 개혁도 힘들다.예를 들어보자.과거 우리 농민의 상당수가 농약병에 쓰여 있는 글자를 읽지 못하던 시절의 읍·면에 설치되었던 농민상담소를 없애고,이들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시도했던 시장·군수들은 어김없이 의회로부터 견제를 받았다. 전화도 설치되지 않았고,마을에 자동차 통행도 거의 없던 시절의 오지마을에 만들었던 것이 보건진료소이다.그러나 이제는 그 상황이 달라져 보건진료소를 통폐합하고,여기에 투입되던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생각도 거부당하고 있다.이와 유사한 사례는 도시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있다. 지방의원을 읍·면·동 단위로 선출하다 보니 투표의 등가성 문제도 심각하다.같은 기초지방의회 내에서도 5만여명이 뽑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3000명이 뽑는 의원이 있다.지방의원을 좁은 구역에서 선출하다 보니 그 인력충원에서 나타나는 한계도 통감하고 있다.전문능력으로 무장된 의회의원이 지역마다 고유한 정책을 제안하고 지역의 정신을 대변하는,바람직한 모습을 현재의 제도로는 기대하기 어렵다.지방의회가 제 기능을 못하는 원인은 방치하면서 의회의 기능향상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그것은 최소한 기초지방의회의원의 숫자를 대폭 줄이는 대신 유급직으로 하고,많은 선진국에서처럼 대선거구에서 뽑는 것이다.대선거구에서 뽑는다는 것은 지역 전체를 하나의 선거구로 하여 그 정수만큼 뽑는 것이다.그렇게 되면 의원들은 좁은 선거구에 볼모잡힌 의정활동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투표의 등가성 문제도 없어진다.또한 다양한 경력의 인사가 진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특히 여성의 의회진출도 쉬워질 것이다. 지방의회는 주민의 생활을 책임지는 지방정부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이요,감시기관이다.지방의회가 연출하는 지방정치는 중앙정치의 씨앗이며,지방의원은 정치세계의 풀뿌리로서 주민의 정치적 정서를 형성시키고 한국적 정치풍토를 만들어 가는 기반이 된다.따라서 지방의회의 개혁은 우리의 정치가 바로 서게 하는 출발점인 것이다.이중에서도 지방의원을 대선거구에서 선출하는 개혁은 맹자가 말한 것처럼 대체(大體)를 따르는 큰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인 것이다.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 교수
  • [사설] 연기금 주식투자 허용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올 정기국회에서 연기금의 주식 및 부동산 투자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기금관리기본법을 개정키로 방침을 정한 후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게다가 국회 예산정책처와 기획예산처가 건강보험 재정도 기금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면서 정부가 기금을 ‘쌈짓돈’ 삼아 마구잡이로 사용하려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우리는 천문학적인 단위의 연기금이 투자 제한에 묶여 기금 규모에 걸맞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연기금의 운용대상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한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반대하면서도 외국의 연기금 펀드가 우리의 주식시장에 들어와 높은 배당을 챙겨가는 것에는 못마땅해 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그 결과,초우량 상장기업들이 외국인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면서 자본시장이 외국인들의 입김에 놀아난다는 말까지 생겨나게 된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연기금의 주식 및 부동산 투자를 ‘증시 떠받치기’ 또는 ‘적자재정 땜질용’이라는 단편적인 시각에서만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오히려 연기금의 운용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하느냐에 머리를 맞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와 여당이 연기금의 투자 확대에 앞서 자본시장의 하부구조인 건전성 및 투명성 확보에 주력해줄 것을 권고한다.그래야만 연기금의 주식투자에 따른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특히 연기금의 운용에서는 관의 입김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정부와 여당이 할 일은 지극히 간단하다.이러한 전제조건들을 먼저 충족시켜야 한다.연기금 투자 확대는 그 후의 일이다.
  • [삶과 경영이야기](23)총장출신 경영인 송자 대교회장

    [삶과 경영이야기](23)총장출신 경영인 송자 대교회장

    ‘교수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학습지 브랜드 ‘눈높이’로 잘 알려진 교육정보기업 ㈜대교를 4년째 이끌고 있는 송자(宋梓·68) 대표이사 회장.그는 8년씩이나 대학 총장을 역임한 학자 출신이지만 지금은 전문 경영인으로 그만의 독특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그의 변신에는 교수 때부터 철저히 몸에 밴 ‘기업가 정신’(경영 마인드)이 자리잡고 있다. ●대학경영 마인드 첫 시도 -미국에서 경영대학원 교수를 10년쯤 하고 귀국한 뒤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했다.자연스럽게 경영 일선에 있는 사람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고,수업시간에도 이들의 실제 경영 노하우를 접목시키려 했다.이 때문인지 학교측으로부터 보직 교수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재무처장으로 보직을 받아 학교 살림살이를 도맡았다.이후 상경대학장을 거쳐 1985년 기획실장을 할 무렵에는 학교가 100주년을 맞았다. -80년대에는 졸업정원제 도입으로 학생 정원이 늘고 분교도 생겨서 학교 재정이 어려웠던 때였다.부채를 줄이고 재정을 건전하게 만드는 일은 중요한 과제였다.그래서 100주년 기념행사의 실무책임을 맡으면서 그때까지 어느 대학도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했다.100억원 모금운동이었다.“그 큰 돈을 어떻게 모으려 하느냐.”며 주변에서 수군거렸지만,도와주는 분들이 많았다. 모금운동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주위에서 “대학 경영에 일가견이 있다.”는 말이 들려왔다.덕분에 대학교육협의회 총장 모임 때는 대학경영에 대한 강의도 맡곤 했다.90년대 들어서는 ‘대학도 경영이 중요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덕분에 92년 총장 선거에서 무난히 당선됐다.“대학 총장이 세일즈맨까지 돼야 하냐.”는 수군거림은 이전이나 마찬가지였다.다행히 그때는 언론 등이 우호적으로 도와줬다. -총장이 되자 학교홍보(IR)·모금 등 대외협력담당 부총장직을 신설했다.입학관리처를 만들어 ‘입학’을 대학의 연중 행사로 진행했다.국내 최초로 시도한 일들은 다른 대학들의 벤치마킹(모방) 대상이었다. 동문들이 모여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학교발전을 위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세계 40여곳을 돌아다니며 가진 학교설명회에서 “대학도 기업처럼 운영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변했다.학교도 투자해야 발전을 하며 사회에 필요한 창조적인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학교가 수요자(학생·학부모)의 입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연세대 총장 임기를 마친 뒤 명지대 총장으로 갔다.이후 교육부 장관도 했지만 ‘이중국적’ 논란에 휩싸여 3주일 정도 몸 담았다가 그만뒀다.지금와서 보면 ‘그같은 마음고생 하나 없었다면 자칫 교만해질 수 있었을 텐데….그런 일들이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삼고초려’에 기업 일선으로 -교육부 일을 털고 나왔을 때 대교 창업주인 강영중 회장이 찾아왔다.민간기업의 일이 생소한 나에게 강 회장은 “대교는 교육 기업이니 한번 맡아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선생과 학생이 있는 교육전문업체니 학교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솔직히 민간 기업에서의 경험도 해보고 싶었다.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 감사한 마음으로 수락했다.연세대 총장시절 동문인 강 회장으로부터 기회만 되면 “우리 회사에 와서 일하면 좋겠다.”는 제의를 받았지만,고사했다.그런 지 7년만에 강 회장의 완곡한 요청으로 대교에 새 둥지를 틀었다. -30년 넘게 학교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민간 기업으로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하지만 교육기업이 총장의 역할만큼 매력적이고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마음을 바꾼 결정적인 계기였다. 대학 총장과 기업 경영인은 ‘자율권’과 ‘위험 부담’에서 차이가 난다.총장은 자율권이 많지 않은 대신에 위험 부담은 크지 않다.학교는 쉽게 부도가 나도 망하지 않는다.기업은 다르다.최고경영인의 말 한마디에 업무가 일사천리로 진행되지만 한번의 오판으로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 -기왕 기업을 맡았으니 세계에서 1등 하는 교육기업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현재 세계 1위 교육기업은 일본의 구몬인데,회원 330만명 가운데 해외회원이 180만명이다.대교는 국내회원만 240만명이다.이제 국내 1등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해외로 뻗어나가 구몬을 이기고 싶다. ●“1등도 변해야 산다” -2000년 회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세계적인 컨설팅업체로부터 자문을 받았다.회사의 향후 방향과 목표가 컨설팅 대상이었다.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2009년까지 매출 3조원을 목표로 다양한 신규사업에 대한 전략을 세웠다.지난해 8000억원이 넘는 매출과 시장점유율 43%로 1위를 지켰다.하지만 만족할 수 없다.지금은 출산율이 떨어져 학습지 시장이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게다가 학습지 사업이 잘 된다고 하니까 200여개 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들어 경쟁도 심해졌다.매출액은 해마다 증가하지만 점유율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직원들에게 ‘지금 1등이라고 언제나 1등은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 기업인 만큼 윤리 기업이 돼야 한다.전문성도 있어야 한다.3700여명의 직원들과 1만 5000여명의 사업자(교사) 모두가 전문인이 되도록 독려하고 있다.전문가만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구몬을 앞지르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대교 아메리카’를,동부에는 ‘대교 USA’를 만들어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교포 외에 미국 초등학생도 타깃이다.‘대교 캐나다’와 ‘대교 홍콩유한공사’,중국의 3개 현지법인 등을 통해 캐나다·중국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뉴질랜드,호주,싱가포르 등에도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했다.회사 창립 30주년인 2006년까지 회원 수를 330만명으로 늘리는 ‘CAN33’프로젝트를 시행중이다.현재 국내 회원 240만명을 300만명으로 올리고,구몬의 미국시장 회원 30만명을 능가한다는 목표다. ●‘고객이 우리 월급 줘’ -1만 5000명의 전국 사업자 80% 이상이 여성이고,이들이 상대하는 사람 대부분이 학생의 어머니이다.어머니들의 요구에 철저히 맞출 수 있는 고객중심적 영업이 이뤄져야 한다.‘누가 당신의 월급을 주느냐.’고 물었을 때 ‘회사’라고 답하면 잘못이다.월급은 고객이 주는 것이다.따라서 고객만족을 위한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어머니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이를 위해 매월 사업자를 뽑아 강도 높은 교육을 시킨다.옛날에 비하면 업무가 힘들고 4년제 대학 졸업 기준 등 까다로워 지원자가 다소 줄어들어 지금은 온라인 교육 등을 통해 편의를 제공한다. -교육기업은 사람 장사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매출 증가도 중요하고 거래소에 상장도 했기 때문에 주가와 배당정책 등도 중요하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 조직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하는 것이다.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고 대교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다.일이 재미있고 자부심을 느끼고 신뢰할 수 있는 즐거운 일터를 만들어야 직원도 잘되고 회사도 잘 된다. ●평생 교육사업에 헌신코자 -교육기업뿐 아니라 학교를 세워 제대로 운영해보는 꿈도 갖고 있다.교육 관련 신규사업이라면 뭐든지 도전할 수 있다고 본다. 대교는 현재 1000억원이 넘는 여유자금이 있다.모범적이고 자율적인 초등학교를 세워 운영해볼 계획이다.향후 중·고등학교로 넓힐 예정이다.하나은행·IBM 등과 직원 전용 보육원도 3군데 운영하고 있다.향후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는 50여개 이상의 보육원을 열 계획도 있다.보육원이 활성화되면 한국 여성들이 자유롭게 일하는 데 도움이 클 것이다.현재 운영 중인 사이버대학을 통한 온라인교육 사업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평생 교육에 종사해 왔기 때문에 교육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할 것이다.무슨 일이든지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송자 회장은 송자 대교 회장은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언제나 혈기가 넘친다.똑 부러진 말투에 현란한 언변이 20대 청년을 연상케 한다. 그가 현재 보유한 직함만 봐도 열정적인 그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대교 회장 외에도 한국싸이버대학 총장,명지학원 재단이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월드비전 이사,푸른이보육원 이사장,세이프티키드코리아 공동대표 등이다. 연세대 상학과,미국 워싱턴대 경영학 석·박사를 마친 뒤 1967년 미국 코네티컷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시작으로 명지대 총장까지 30여년간 대학에 몸담았다.그뒤 2001년 대교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글로벌 최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아직도 회장보다 총장으로 불리는 것이 익숙하다고 털어놓는 그는 일주일에 2∼3번씩 학교와 경영관련 학회,교회 등에서 ‘삶과 경영’에 대해 강의한다.
  • 저금리 후폭풍…단기자금 388조 “갈곳 없네”

    저금리 후폭풍…단기자금 388조 “갈곳 없네”

    시중자금이 넘쳐나지만 갈 곳이 없다. 소비자물가가 치솟는 반면 콜금리 인하 등의 여파로 시중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가 내리면서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 행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지난 13일에는 10년 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연 4.19%)마저 미국의 10년 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연 4.25%)보다 떨어졌다.국내외 장기금리가 처음으로 역전된 것이다.이러다 보니 국내에서 돈을 굴릴 데가 없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이는 자금의 단기 부동화(浮動化)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금융불안의 또다른 요인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외 장단기금리 첫 역전 지난 6월말 현재 은행·투신사·종금사 등 주요 금융기관 수신자금의 월평균 잔액은 791조 4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388조 8000억원이 만기 6개월 미만의 단기자금이다.이른바 시중에 떠다니는 부동자금이 전체의 절반(49.1%) 가까이 된다는 얘기다.물론 자금결제,물품구입,송금 등을 위한 일시 대기성 자금도 적잖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은행권의 수신금리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도 시중자금의 부동화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수신금리 추이를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실질금리가 올 1월 0.75%,2월 0.72%,6월 0.23%로 떨어지다가 7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됐다.은행의 수신금리 외에도 시장금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달 4.08%로 집계돼 같은 달 물가상승률(4.4%)을 감안하면 마이너스에 돌입했다.8월 물가상승률이 4%대를 벗어나기 힘들고,국고채 수익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어 마이너스 폭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투신권 대안되나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계정에서 6조 5375억원이 빠져 나갔고,대신 투신사에는 6조 8345억원이 들어왔다.이 지표만으로 은행권에서 투신권으로 모두 빠져 나갔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투신권에 돈이 몰리는 것은 투신권의 펀드 운용에 따른 수익률이 은행의 수신금리보다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투신권에 유입된 자금도 주식형 채권보다는 단기 수신자금인 MMF(머니마켓펀드)나 단기채권투자신탁 등에 주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꼬를 터줘야 전문가들은 시중자금이 기업의 자금조달 역할을 맡는 증시쪽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고배당의 주식관련 상품 개발 등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하나은행 배문환 부장은 “돈이 갈 곳이 없으면 부동산시장으로 다시 쏠리거나 해외로 투자처를 옮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LG증권 관계자는 “금리가 낮다 보니 싼 금리로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얘기도 적지 않다.”며 “비과세 장기금융상품 개발 등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금융통화위원회 김태동 위원은 “최근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고금리 시대에 만들어진 이자소득세 16.5%(주민세 포함)를 감면해 주는 등 감면정책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서점가 올여름 화두는 ‘그리스’

    서점가 올여름 화두는 ‘그리스’

    2004 아테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올 여름,화두가 되고 있는 책은 단연 그리스 관련서다.신화에서부터 기행,역사,생활,문학,사전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올림픽을 몇달 앞두고 나온 새 책만도 10여종.이들 신간에다 기존 서적도 적지 않아 독자로선 골라 읽는 맛이 쏠쏠하다.그리스와 그리스인을 바로 이해하고 나아가 올림픽에 대한 감동도 더해줄 만한 책들을 소개한다. ●‘그리스 로마신화와 서양문화’(윤일권·김원익 지음,문예출판사) 신화에는 문명의 옷을 입기 이전의 순수하고 싱싱한 생명의 기운이 깃들어 있다.그런가 하면 신화는 지식과 논리가 결여돼 무지와 편견과 왜곡으로 일그러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폭력성과 영웅주의에 물든 강자의 이데올로기에 현혹될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이 책은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새롭게 바라본다.기독교(헤브라이즘)와 함께 서양문화의 양대 뿌리로 평가받는 그리스 로마문명(헬레니즘)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핵심자료다.1만5000원. ●‘신통기’(헤시오도스 지음,천병희 옮김,한길사 펴냄) 그리스 신들의 계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그리스 신화에 관한 고전.우주와 신들의 탄생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이야기로 꼽힌다.‘헬리콘산의 음유시인’ 헤시오도스가 말하는 신은 제우스나 아폴론 같은 인격신뿐만 아니라 대지,하늘,별,바람 같은 존재들과 승리,불화,거짓말 같은 삶의 요소들도 포함돼 있다.이때문에 신들의 탄생은 곧 ‘우주의 탄생’을 의미한다.2만 2000원. ●‘꿈꾸는 여유,그리스’(권삼윤 지음,푸른숲 펴냄) 그리스는 그리스 정교회의 나라다.국민의 95%가 그리스 정교를 믿는다.정교회 예배당은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는 장소로만 머물지 않는다.세례식·결혼식·장례식 등의 통과의례는 물론,고민거리나 고백할 일이 있으면 평소에도 찾아가 기도를 하고 해결책을 묻는 소중한 일상 공간이다.메테오라와 아토스의 정교회 수도원 이야기가 흥미롭다.역사여행가인 저자는 이처럼 우리가 궁금해하는 현대 그리스인들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전해준다.1만 3000원. ●‘그리스,신화의 땅 인간의 나라’(유재원 지음,리수 펴냄) 20세기초 아테네에 머물던 영국의 역사가 토인비는 “이 위대한 문명을 이룬 그리스인들은 어디로 가고 초라하고 역사의 무게에 찌든 저 농부들만 남았는가?”라고 했다.오늘날 그리스도 겉모습만 놓고 보면 콘크리트 건물로 뒤범벅된 도시와 돌더미가 나뒹구는 ‘폐허’에 지나지 않는다.하지만 이 유적들이 신화를 만나면 그리스는 이내 고대의 웅장한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한다.그리스는 상상하는 자에게 즐거움 만점의 나라다.그리스 전문가인 저자(외국어대 교수)가 들려주는 고대 그리스 문명과 그리스 신화의 편린들.1만 4500원. ●‘고대 그리스의 일상생활’(로베르 플라실리에르 지음,심현정 옮김,우물이있는집 펴냄) 페리클레스가 다스리던 고대 그리스시대의 생활상을 복원했다.이 시기는 고대 그리스의 특징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최고 전성기.정치적으론 민주정이지만 사실은 1인지배라고 할 만큼 페리클레스는 강력한 정치력을 발휘하며 ‘지상의 제우스’로 군림했다.책은 ‘그리스 중의 그리스’라 불린 아테네 시민의 생활상을 중점적으로 다룬다.1만 7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투자 외면하는 외국계합작사

    지난 4월 한달동안에만 해외배당금이 16억달러에 달한다는 한국은행 자료가 화제가 됐었다.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로 지급된 배당금은 32억 9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억 300만달러보다 6억 9400만달러나 늘었다. 이처럼 해외배당금이 증가하면서 외국계 합작사의 배당정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파업으로 이슈가 됐던 국내 대표적 합작기업인 LG칼텍스정유의 배당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LG칼텍스정유 노조는 회사가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고도 이익의 상당 부분이 외국으로 고스란히 빠져나가고 있는 반면 설비투자 등은 극히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LG칼텍스정유는 현재 ㈜GS홀딩스(7월1일 이전은 ㈜LG) 가 50%,미 칼텍스사가 40%,세브론텍사코가 10% 지분을 갖고 있다.칼텍스는 세계 4대 석유메이저인 세브론텍사코의 자회사다. 지난 5년간 LG칼텍스정유 주주들은 당기순이익 1조 2400억원의 47%인 5880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절반은 세브론텍사코로 흘러 들어갔다.특히 38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지난해에는 2550억원을 배당,배당성향이 66%에 달했다.이 회사는 고유가에 힘입어 올 1·4분기에만 197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회사측은 “지난 30여년간 발생한 이익을 사내에 적립함으로써 지난해 말 현재 이익잉여금이 1조 8000억원에 달한다.”면서 “최근 몇년간 이뤄진 배당은 당해 연도 경영실적이 아니라 회사의 장기계획에 의해 결정된 것이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범위내에서 배당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또 “배당정책은 나라마다,기업마다 다르지만 투자재원은 주식시장 등에서 조달하고,기업은 더 많은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이 선진경제의 추세”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노조의 주장대로 LG칼텍스정유의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설비투자를 나타내는 유형자산의 증가율은 2000년 13.6%를 기록한 이후 2001년 3.4%,2002년 1.0%로 줄어들더니 지난해에는 급기야 마이너스 1.9%로 돌아섰다. 2003∼2007년 잡혀 있는 향후 투자계획도 고옥탄가 휘발유 생산을 위한 알킬레이션 투자에 1300억원,등경유 탈황시설에 650억원 등 2310억원에 불과하다. 정유회사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석유탐사·개발에 투자될 돈은 고작 360억원이다.이에 반해 LG전자와 네덜란드 필립스사의 합작사인 LG필립스LCD는 지난 5년간 2조 380억원의 순이익을 내고도 배당금으로는 6008억원만 지급했다.1조 191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지난해는 물론 최근 3년간 단 한푼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대신 올해만 3조 4000억원을 설비투자에 쏟아붓는 등 향후 10년간 파주LCD공장 설립 등에 2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이경상 기업정책팀장은 “상장사 2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결과 47.6%는 외국인투자가들로부터 설비투자 대신 주주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외국자본마다 방침이 다르겠지만 투자회사가 첨단기술을 보유했거나 성장성이 높지 않을 경우 설비투자보다는 이익을 회수해 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실질금리 마이너스…이자·배당소득세 인하 요구

    실질금리 마이너스…이자·배당소득세 인하 요구

    감세(減稅)정책을 쓰지 않겠다는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세금 감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법인세와 근로소득세는 물론 이자·배당소득세 및 증권거래세를 한시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실질금리 마이너스’와 증시 침체의 고통을 이유로 들고 있다.수그러드는 듯했던 감세논쟁이 다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자세·증권거래세 깎아주오” 이 요구에 다시 불을 댕긴 것은 깊어진 ‘실질금리 마이너스’의 골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이자에서 물가상승분과 세금(주민세 포함 16.5%)을 떼고 난 실질금리는 지난해 마이너스 0.13%에서 올해 마이너스 0.42%로 더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사견임을 전제,“내수회복이 더딘 것은 소비심리 위축 탓도 있지만 소비여력 부족이 더 근본원인”이라면서 “이자소득세 등을 한시적으로 인하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김정태 국민은행장도 평소 “과거에 비해 예금금리가 반토막났는데도 이자소득세율은 여전히 16.5%”라면서 “전체적인 세율조정이 어렵다면 이자생활자나 정년퇴직자 등에 한해서만이라도 이자소득세를 감면 또는 비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증권업계도 ‘빈사상태’의 증시를 살리기 위해 배당소득세(주민세 포함 16.5%)와 증권거래세(0.3%)를 깎아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부 “감세 불가” 되풀이 정부 입장은 강경하다.효과는 없고 세수(稅收)만 축낸다는 것이다.재정경제부 이경근 소득세제과장은 “지금도 퇴직자나 서민 등을 대상으로 한 생계형 비과세·감면상품이 많다.”면서 이자세율 인하요구를 일축했다.얼마전 관련법 개정으로 생계형 비과세 저축상품의 가입한도가 1인당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되고,가입연령도 65세에서 60세로 낮아진 점도 환기시켰다.증권거래세를 주관하는 재산세제과 김문수 과장 역시 “증권거래세 인하로 인한 증시부양 효과는 거의 없다.”며 부정적 입장이다.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인하요구와 관련해서도 재경부측은 “내년부터 법인세율이 2%포인트 인하될 예정이어서 추가 감면은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이어 “이것저것 세금을 모두 깎아주고 나면 국가경제는 뭘로 운용하느냐.”면서 “모든 기업과 국민을 대상으로 한 감세정책은 일부 대기업과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줄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거듭 밝혔다. ●삼성,정부 주장 재반박 감세 주장의 선봉에 서있는 삼성경제연구소는 8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정부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보고서는 지난해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7조 5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로 인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효과는 편성규모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3조 3000억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재정의 조기집행(4조 7000억원) 효과는 5000억원으로 더 초라했다고 꼬집었다.이 때문에 정부가 올해도 4조 5000억원 규모의 재정지출 확대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복지나 구조조정 예산비중이 커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보고서는 또 “내수 장기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세금과 준조세 부담 증가로 인한 가처분소득의 감소”라면서 “감세는 경제주체들의 경제심리 회복과 소비·투자 여력 증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미국계 증권사인 JP모건 임지원 이사도 “감세정책을 세수 감소로만 인식하지 말고 (경기부양의)거시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동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불황증시 外人이 ‘버팀목’

    주식시장이 바닥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연일 ‘사자’를 외치고 있다.그나마 외국인의 매수세가 탈진한 주식시장을 떠받치는 힘이 돼 주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5일까지 15거래일 동안 단 하루(지난달 27일)만 빼고 무려 14일간 순매수 행진을 했다.이에 따라 올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는 1조 1000억원에 달했다.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는 단 5일뿐이었고,기관 순매수도 7일에 그쳤다.코스닥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코스닥지수가 사상 최저치 경신을 이어가는 중에서도 같은 기간 10일 동안 순매수를 기록했다.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는 8일,기관은 5일이었다. 최근 외국인의 ‘사자’ 행렬에는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반영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불확실한 경제전망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내부유보에 나서면서 배당을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 3월 말 현재 상장사들의 현금보유액은 46조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35조원보다 31.4% 증가했다.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과장은 “현재 기업들이 현금보유액을 빠르게 늘리고 있어 현금배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 대표주들에 대한 외국인 비중도 크게 늘고 있다.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표주들은 외국의 다른 기업들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높다.”며 “미국 인텔의 수익은 떨어지는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국내 투자자들의 헐값 주식매도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한국경제 이것이 궁금하다] 내수회복 언제 될까

    ■ 내수회복 언제 될까 “6월을 고비로 힘겹게 살아나고 있다.”(재정경제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내년에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민간경제연구소) 경제회복의 관건이 민간소비 회복이라는데 민(民)·관(官)은 이견이 없다.그러나 회복시기를 둘러싸고는 전망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정부는 지난 6월 도·소매 판매액이 지난해 6월에 비해 1.6% 증가한 것을 두고 “드디어 힘겨운 반등에 성공했다.”며 박수를 쳤다.그러나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비교대상인 지난해 6월 성적표(-0.2%)가 좋지 않은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며 시큰둥해했다. 6월 지표에 대한 해석 차이는 소비회복 시기에 대한 시각차로 이어진다.정부는 6월을 고비로 미약하게나마 감지된 소비 회복세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점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상반기에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 0.1%였으나 하반기에 소폭이나마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정부가 이렇듯 희망섞인 관측을 내보이는 또하나의 근거는 소비침체의 무거운 족쇄였던 신용불량자의 감소세다.급증하던 신용불량자는 400만명 문턱에서 지난달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소비 하락세가 멈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당분간 지지부진하게 횡보하는 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0.2%로 전망해 내년에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점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스태그플레이션 올까 최근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속에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같이 올 수 없는 병이 한꺼번에 도진 합병증이다.그런 만큼 경제정책 입안자들이나 경제학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난치병’이기도 하다.과연 우리 경제는 이 난치병에 걸렸을까.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아직은 아니다.”라며 언론의 호들갑을 탓한다. 한국은행 임원을 지낸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올해 5% 안팎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결코 나쁜 성적(경기침체)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설사 경기침체 국면이라고 하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간주하려면 물가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돼야 한다는 것. 과거 두차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떠올리면 이같은 지적에 좀 더 설득력이 실린다.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경험한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일쇼크와 함께 찾아왔다.1·2차 오일쇼크때,우리나라 성장률은 반토막 또는 마이너스로 추락했고,물가상승률은 30%대에 육박했다. 당시는 고도 성장기-고금리 시대였던 만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상황은 사뭇 낫다.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5%대 중반으로 지난해 성장률(3.1%)을 웃돈다.소비자물가도 올들어 7월까지 3.5% 올랐다.지난해 물가상승률은 3.6%였다.물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7∼8월 연속 4%를 넘을 것이 확실시돼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정부는 수확기가 시작되는 9∼10월부터 물가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재정경제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지금이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결코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변수는 국제유가다.지금과 같은 유가의 고공행진이 지속된다면 물가도 동반 고공행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수출전선 이상없나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2002년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 속에 수출 혼자서 우리경제를 이끌어 온 터라 가능성의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수출 성장세의 약화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올들어 우리나라의 하루평균 수출액은 지난 4월 9억 4000만달러를 정점으로 5월 9억 3000만달러,6월 8억 7000만달러로 줄곧 하락해 왔다.7월에는 주5일근무제의 시행으로 계산법이 바뀌면서 8억 9000만달러로 다소 올랐으나 종전기준을 적용하면 8억 6000만달러로 떨어진다.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향후 경기에 대한 수출기업의 전망이 내수기업보다 더 많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그동안 수출을 이끌어왔던 반도체,자동차,휴대폰 등 5대 수출품목(전체수출의 47% 차지)이 내년에는 공급과잉 또는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내년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의 지난 6월 재고량은 9248억원어치로 2001년 4월 이후 가장 많다.유가폭등으로 원자재 가격도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월 210억달러 이상의 수출은 가능할 것”이라면서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우리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조사본부장은 “수출경제의 활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신기술 개발과 시장개척,정부의 환율안정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기업 투자 왜 안하나 자금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면서 기업 설비투자가 2년 가까이 바닥을 헤매고 있다.설비투자 부진은 지금 당장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성장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치명적인 ‘경제질환’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의 설비투자는 2002년 4·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13.8% 증가한 것을 정점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올들어서도 1분기 -3.8%,2분기 2.6% 등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율(국내총생산에서 설비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8.9%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8.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때문에 기업들의 시설자금 대출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회사채 발행도 크게 줄었다.지난달 회사채 발행은 2조 5641억원에 그쳐 전월의 6조 5021억원보다 60.6%나 줄어들었다.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노사관계 불안,지정학적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 탓이다.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을 시설투자에 쓰지 않고 내부유보나 주식배당,자사주 매입 등에만 쏟아붓고 있다.주력 수출업종들이 국내투자를 촉진하는 업종이 아니란 것도 구조적인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휴대폰 등 IT(정보기술)업종은 생산설비의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자본재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개혁’과 ‘성장’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정부정책에도 불만을 쏟아낸다.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정부정책 어디로 가나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지도(확장),그렇다고 위축시키지도(긴축) 않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중립’이다.돈(재정)을 더 풀지는 않되,더딘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해 앞당겨 푸는 쪽을 선택했다.정부가 이같은 선택을 한 데는 금리·환율 등 전통적인 거시정책 수단을 동원할 처지가 못되기 때문이다.금리를 올리자니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가 더 침체될 수 있고,내수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자니 부동산 투기가 불안하다.환율도 마찬가지다.끌어올리면 내수가,가만 놔두면 수출이 타격을 입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이같은 옹색한 처지와,이에 토대한 정부의 정책기조에 일단 동조한다.과거와 달리 거시정책 수단을 쓸 여지가 별로 없어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같이 한숨짓기도 한다.그러나 일부 경제전문가와 야당은 ‘미세 처방’에서 정부와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바로 감세(減稅)정책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의 법인세와 개인의 소득세를 과감히 깎아줘 투자 및 소비할 여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에 적극 동조한다.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도 “감세정책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그러나 정부는 감세정책보다는 재정지출 확대 및 규제 완화가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한다.재정경제부측은 “감세보다 재정지출 확대가 경기부양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경제학 원론에도 나와 있다.”며 “1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재정지출을 더 확대할 여력이 없는 만큼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를 과감히 풀어 투자회복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측은 “경제학 원론의 주장은 효율성 있는 정부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면서 “현재 상태에서는 기업과 개인으로 하여금 돈을 쓰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소로스, 이번엔 SK증권 인수 나서

    투기자본의 대명사로 통하는 조지 소로스(미국)의 한국내 행보가 심상찮다.대한투자증권 인수 컨소시엄에 지분참여를 한 데 이어 이번에는 SK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증권업계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며 투기자본에 의한 ‘국부(國富)유출’을 걱정하고 있다. 서울증권은 3일 증권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에서 “SK네트웍스와 체결된 양해각서에 따라 SK증권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특히 인수의향을 밝힌 3∼5개사 중 제일 먼저 SK증권 실사에 들어가는 등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알려졌다.소로스는 SK증권이 시장점유율은 2%에 불과하지만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점을 높이 산 것으로 전해졌다. SK증권 인수자는 이달 말쯤 가려지며 매각가격은 800억여원(SK 보유지분 50.8%의 시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결정된다. 소로스는 1999년 675억원을 투자해 서울증권 지분의 27%를 확보,경영권을 인수했다.소로스는 지난 4년 동안 배당금(357억원)과 지분 매각차익(162억원) 등으로 이미 투자원금의 80% 수준인 520억원을 회수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둔 상태다.소로스는 지난달 대투증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PCA 컨소시엄에 10%의 지분참여를 했다.이에 따라 SK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소로스는 서울·SK·대투 등 3개 증권사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하지만 국내 증권업계는 소로스의 이런 움직임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사업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게 소로스 펀드 같은 헤지펀드의 특성이기 때문이다.현재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펀드나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탈도 비슷한 성격의 펀드들이다.국내에서 거둔 차익은 고스란히 해외에 빠져 나가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절박하게 기업을 해외에 팔아야 했던 외환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른 만큼 급하게 투기자본에 국내 금융사를 맡길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제대로 경영할 주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실제로 대투증권 노조는 “투기자본인 소로스 펀드와 올림푸스캐피탈이 PCA 컨소시엄에 각각 10%와 30%의 지분참여를 하고 있다.”며 매각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경제현안 이것이 문제]④ 바닥 모를 주식시장

    [경제현안 이것이 문제]④ 바닥 모를 주식시장

    증권시장이 바닥없는 추락을 거듭하며 자본시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사상 최저’‘연중 최저’라는 가슴 서늘한 기록만 연일 양산되고 있다.경기침체 속에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증시로 돈이 흘러들지 않기 때문이다.세계 증시 13위(거래대금 기준)라는 그럴듯한 외형과 반대로 알맹이는 곪을대로 곪은 상태다. ●기관 비중 외환위기 때의 절반으로 감소 거래소와 코스닥 등 증시가 형편없이 쪼그라들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해 있는 가운데 주식을 사고파는 기본적인 거래의 고리가 끊기면서 수급기반이 극도로 허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한달간 주식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1조 6000억원 정도였다.흔히 말하는 정상 거래규모 3조원의 절반 수준이다.지난달 26일에는 1조 2262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증시활성화의 희망이라는 기대와는 정반대로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세가 두드러진다.지난해 15.04%였던 기관투자가의 주식투자 비중은 올 들어 14%대로 떨어졌다.1997년 외환위기 당시 26%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올 들어 외국인은 국내증시에 10조원 정도를 투자했지만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지난해 9조원 순매도에 이어 올 들어는 지난달 말까지 이미 그만큼을 팔아치웠다. ●증시규모 13위…평가는 최하위그룹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증시는 세계에서 대표적인 ‘저평가’시장으로 꼽힌다.우리나라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추정)은 대만(78.6%)보다 조금 낮은 72.6%로 아시아 14개국 중 2위였지만 주가수익률(PER·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은 6.4배로 EPS 증가율이 3.7%에 불과한 파키스탄(9.0배)에도 밀려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미국의 테러 위협과 국제유가 급등 등 부정적 뉴스만 잇따르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주가가 더욱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증권사들이 8월 들어 내놓은 투자가이드를 종합하면 대체로 “자신없으면 투자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투다. ●방법은 장기투자 유도 활성화 숭실대 경영학과 장범식 교수는 “증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연기금 주식투자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공무원연기금의 68%,일본은 후생연금의 42%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전체 연기금의 6.3%만이 증시에 들어있다.”고 말했다.메릴린치증권 이원기 전무는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외국인 독식과 내국인 외면으로 양분되는 것은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을 위험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기업들이 직접 나서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식의 희소성을 확대해야만 투자자들이 증시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이사는 수급조절 실패에도 원인이 있다고 했다.그는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정부가 한전,포스코,민영화 은행,KT&G 등 시장에 공급물량을 너무 많이 내놓은 것도 주가하락을 부추긴 요인”이라면서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수급조절을 통해 시장의 안정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 박지윤기자 windsea@seoul.co.kr
  • 정보화기금 주식부당취득 13명 出禁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정보화촉진기금 운용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 부장검사)는 감사원이 주식 부당취득 혐의로 최근 고발한 정통부 직원 등 13명 전원에 대해 출국금지 또는 입국시 통보 조치를 취했다고 1일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2∼4월 실시한 정보화촉진기금 집행실태 감사에서 정통부 직원 7명과 ETRI 연구원 18명을 포함,33명이 업체로부터 주식을 부당하게 취득한 혐의를 포착하여 이 중 사안이 무거운 13명을 검찰에 고발했으며,검찰은 지난 달 31일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 배당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업체로부터 기자재 납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ETRI 현직 책임연구원 김모(46)씨와 전 선임연구원 최모(41)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김씨는 2001년 6월부터 최근까지 E사측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6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최씨는 99년 7월 E사측에 납품업체로 선정해 주겠다고 제의,사례비 명목으로 1500만원을 받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경마도박에 빠진 고시원

    한때 유흥업소 증가로 몸살을 앓았던 서울 신림동 고시촌이 요즘에는 사행성 오락에 물들고 있다. 고시생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것은 최근 몇개월 사이에 조금씩 불어나기 시작한 ‘경마오락장’이다.고시가 마무리되고 열대야에 시달리는 여름에 시원한 곳을 찾아 경마장에 들르는 고시생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오락을 즐기는 차원이 아니라 돈거래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경마오락장은 실제 경마처럼 자신이 고른 말의 등수와 베팅한 금액에 따라 배당을 받는다.물론 직접적인 현금 거래는 하지 않는다. ‘몇 포인트 당 얼마짜리 상품권 1장’하는 식으로 상품권을 주는데 이 상품권은 경마오락장 부근 가게에서 할인형식으로 현금화할 수 있다.경마오락장만 나서면 ‘상품권 삽니다.’라고 써붙여둔 가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사실상의 현금거래와 마찬가지다. 여기에다 스크린 경마는 게임 방식에 따라 한번에 120여곳에 동시 베팅을 할 수 있는 데다 5분 정도면 게임 한번 하는 데 충분하다.몰입하다 보면 1시간에 10만원 정도 쓰는 것은 예사다. 이러다 보니 고시촌의 공부하는 분위기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김모(28)씨는 “무늬만 고시생인 사람들이야 원래 그렇다 치더라도 일부 수험생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찾았다가 1주일에 20만∼30만원씩 쓰면서 중독되는 경우도 제법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여학생들의 불안은 더 심하다.행정고시를 준비하는 강모(24·여)씨는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 여자 혼자 생활하기 편하다는 점이 신림동의 장점”이라면서 “그런데 늦은 밤이면 경마오락장 부근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들도 늘어나 괜히 불안하다.”고 말했다. 관할 구청은 뚜렷한 단속법규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관악구청 관계자는 “게임장은 인·허가 시설이 아니라 등록시설이기 때문에 설립을 막거나 무조건적으로 단속에 나설 수 없다.”면서 “다만 불법영업이 이뤄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감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에듀in] 두란노 아버지학교 졸업식

    ‘진정한 남자’로 한 세상 멋있게 살다가는 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명예를 얻는 것도,아름다운 여자를 여럿 거느리는 것도 아니다.‘남자됨’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바로 한 여자의 사랑스러운 남편이 되고 내 아이의 자상한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두란노아버지학교(www.father.or.kr)에서 ‘아버지 됨’의 참 의미를 배우러 오는 아버지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메시지다.서초구 양재동에 본부를 두고 있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1995년 문을 열어 올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지난 10일 토요일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제2기 졸업식이 있었던 구로구 개봉동 남현교회의 ‘눈물의 졸업식’ 현장을 스케치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아버지학교 동문’ 오후 2시 남현교회 2층 예배당.아버지학교를 이미 마친 ‘선배 아버지들’ 중 도우미를 자처한 30여명이 분주하게 움직인다.이들은 다니는 교회와 교파,사는 지역은 모두 다르지만 아버지 학교에서 얻은 깨달음을 나누고 싶어 한걸음에 달려온 스태프들이다. 스태프들은 행사진행에 필요한 음향과 주변기기를 점검하고,졸업식에 알맞게 책상을 배열하고 후배들과 그 가족들이 마실 음료를 나르는 등 능숙한 솜씨로 테이블을 세팅한다.‘사랑하조’,‘아버지짱’,‘짱아빠’,‘이천사’ 등 14개 조의 이름을 쓴 팻말을 각각 테이블 위에 얹고 ‘눈물의 졸업식’의 필수품인 티슈를 챙기는 것으로 테이블 세팅 마무리. 오후 4시30분.구로·광명아버지학교 2기 수강생 90여명이 아내와 아이의 손을 잡고 모이기 시작했다.같은 조에서 한 달이상 함께한 동문들에게 한주간의 안부를 물으며 밝은 웃음을 건넨다.아버지학교 수강생과 가족 160여명이 예배당을 가득 메우자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구호와 신나는 율동으로 졸업식이 시작됐다.첫 식순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써온 러브레터 읽어주기.조별로 조장의 진행에 따라 조원들이 모두 들을 수 있게 편지를 읽는다. 14조 공태희(33)씨는 남편 고재수(33)씨에게 읽어줄 편지를 꺼내자마자 눈물을 글썽인다.“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연애를 했고 부부가 될 때까지 한번도 변치 않고 날 사랑해줘서….” 한줄도 미처 못읽고 눈물부터 흘리는 공씨에게 남편 고씨는 아내의 편지를 대신 읽어주며 영원히 사랑할 것을 약속했다. 13조 예비아버지 윤충렬(29)씨는 뱃속에 있는 아이와 아내 김명자(27)씨에게 편지를 썼다.“이제 4개월된 뱃속 축복이에게…”로 운을 뗀 윤씨는 “이 세상에 온 내 아내와 내 아이를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고는 결국 눈물을 글썽이며 아내를 끌어안았다.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후 7시.예배당 조명이 어두워지고 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아빠가 매일 마시는 술엔 아빠의 슬픈 눈물이 가득하다는 것을 압니다.아버지라는 이름 때문에 편히 울지도 못하시는 것도 잘 압니다.”이제 고등학교 2학년인 서연(17)이는 이번 아버지학교 참가자인 김학면(47)·공이자(46)씨 부부의 딸이다.서연이는 아버지가 아버지학교에 다니는 동안 자신에게 써준 편지의 답장을 이날 졸업식에서 직접 읽어드렸다.무대 위로 달려나온 김씨 부부는 여러 차례 사업 실패로 방황했던 아버지를 보며 가슴에 상처를 받았을 딸을 끌어안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여보 당신을 사랑합니다.’ 밤 9시30분.스태프들은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준비하느라 양동이와 대야에 물을 퍼나르기 시작했다.90여명의 남편들은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수건 한장씩을 들고 90여명의 아내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남자·여자로 만나 한때 사랑했던 순간은 덧없이 흘러가고 삶의 힘겨움만큼 굳은 살 깊이 밴 아내들의 발 앞에서 남편들은 굵은 빗줄기 같은 눈물을 쏟아냈다.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배모(40)씨는 아내 김모(40)씨의 발을 씻기며 “여보 용서해줘.”라며 그간 아내에게 말하지 못했던 미안한 감정을 토해냈다.지난 94년 결혼해 특별한 일자리도 없이 8년간 술만 마시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일삼았던 배씨는 2년전 아내와 이혼했었다.배씨는 아버지학교를 계기로 새출발하려는 자신을 믿어주고 다시 가정을 꾸리기로 결심해준 아내가 고마웠다. 올 3월 유방암 선고를 받고 8차례 항암치료를 받아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박영애(54)씨는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남편 정인하(61)씨를 끌어안고 “우리 행복하게 오래살자.”며 통곡했다.박씨는 너무도 힘겹고 지겨운 투병생활을 함께 버텨내려 아버지학교에 등록한 남편이 한없이 미덥고 고마웠기에 세상떠나는 그날까지 남편과 함께하길 간절히 기도했다. 세족식을 마치고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깊이 그리고 오래도록 끌어안는 ‘허깅’을 마지막으로 졸업식은 끝이 났다. 2기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스태프 대표를 맡았던 정재풍(40)씨는 “아버지학교의 가르침을 3개월 만에 잊는 사람들도 많지만 졸업식의 감동을 느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며 “졸업 후에도 바른 아버지가 되도록 스스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두란노 아버지 학교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총 5주 과정으로 서울·수도권지역 23개 교회에서 토요일 오후 4시45분∼밤 10시30분 진행된다.매주 숙제가 주어지며 일주일 동안 숙제를 마친 뒤 수업에 참석해야 한다.아버지 학교를 이미 마친 변호사,의사,교사 등의 경험담을 1시간가량 듣고 난 뒤 조원간의 토론과 고백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교회 상황에 따라 한 기수에 80∼100여명을 선발하며 한 조는 8∼10명으로 구성한다.아버지학교 수료생 1명이 각 조의 조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조원들이 전체 수업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수강료는 10만원이다. ●첫째주 아버지의 영향력 나는 나의 아버지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그리고 지금 나는 자녀들에게 어떤 아버지인지 생각하는 시간이다.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내 아버지의 모습을 싫어했으면서 혹시 지금 나는 그 모습을 따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아내와 아이들에게 소황제로 군림하며 윽박지르거나 난폭하게 행동하지 않았는지 스스로의 모습을 조원들 앞에서 고백한다. 첫째주 숙제는 두가지다.먼저 나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아버지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추억이나 아버지를 속상하게 했던 일 등을 쓰고 아버지에게 화해와 용서를 구한다.두번째는 자녀들에게 편지를 쓴다.자녀들에게 소홀했거나 부족했던 점을 적고 앞으로 자녀들에게 바라는 소망도 쓴다. ●둘째주 아버지의 남성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남성문화를 되짚어보는 시간이다.당장 카드 연체료를 못내 쩔쩔매면서도 술자리에서는 폼나게 카드를 긁는 ‘체면문화’,결혼 기념일에도 아내의 생일에도 열심히 일만 하는 모습이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일문화’,술없이는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없고 ‘사나이의 통은 술통과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음주문화’,여자를 몇명 거느리느냐로 남자다움을 평가하는 ‘섹스문화’,낚시과부,골프과부,테니스과부 등이 의미하듯이 남성중심의 ‘레저문화’,‘여자와 북어는 때려야 맛이 난다.’고 믿는 ‘폭력문화’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자기가 살아온 방식을 반성한다.둘째주 숙제는 자녀와 아내에게 편지쓰기다.자녀와 아내가 사랑스러운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적어야 한다. ●셋째주 아버지의 사명 ‘남자’라는 신분의 최고는 대기업의 간부가 되거나 수십억원의 재산을 가진 갑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버지됨’이라는 것을 가르친다.아버지는 자녀가 나아갈 바를 보여주는 삶의 롤모델이 돼야하며 자녀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셋째주 숙제는 자녀들과 일대일 데이트하기다.떡볶이 집,놀이동산,카페 등 적당한 장소를 정해 아버지와 자녀가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넷째주 아버지의 영성 하늘이 이 땅에 보내주신 소중한 자녀를 내가 대신해서 키우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네번째 수업의 숙제는 아내와 데이트하기와 ‘인생사명서’ 쓰기다.아내와 연애시절 자주 들렀던 카페나 추억의 장소를 찾아 ‘아내를 사랑하는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들려줘야 한다.또한 앞으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내 아이들의 아버지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다짐하는 ‘인생사명서’를 쓴다. ●마지막주 졸업식 다섯번째 주 졸업식에는 아내와 아이도 함께 참석한다.집에서 손수 준비해온 도시락과 과일 등을 조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로 나눠먹으며 아버지 학교와 각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졸업식에서는 아내와 남편이 서로에게 써온 편지를 읽어주고 아버지학교 5주 동안 변화된 모습을 이야기한다.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남편은 아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내의 발을 씻겨주며 앞으로 바른 아버지와 바른 남편으로 살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아버지학교 세운 하용조목사 “기업의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몇차례의 시험을 치릅니다.선발 후에도 수습과정을 거치며 교육시키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살펴본 후 신중히 채용합니다.기업에서 사람을 뽑아도 교육을 시키는데 국가의 기본이 되는 한 가정을 꾸릴 가장을 만드는데는 아무런 교육도 시키지 않고 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합니다.” 지난 1995년 10월 처음 문을 연 아버지학교는 온누리교회 하용조(58)목사와 뜻을 같이하는 몇몇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하 목사는 목회활동을 하면서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한 가정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느껴왔었다.그는 지난 93년 당시 온누리 교회 황은철(46) 부목사와 그의 부인 도은미(46)씨에게 이런 고민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고,신도였던 김성묵(56) 장로와 함께 이 고민을 발전시켜 아버지 학교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95년 용산구 서빙고동 두란노서원에서 교인 63명을 대상으로 과거 내 아버지의 모습과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첫 세미나를 열었고 효과는 대단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정말 좋은 아버지였다고 생각합니다.가정의 행복을 위해 나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고,술·담배 안하고 나쁜 짓 안 하고 가정과 회사밖에 모르는 훌륭한 아버지라고 생각한 것이죠.그러나 참된 아버지의 모습은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 목사는 아버지학교를 통해 아버지로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삶의 목표를 다시 세우는 감동적인 순간을 보며 자신도 눈시울을 붉힐 때가 많았다고 한다.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했던 아버지학교는 2년 만에 자리를 잡아 97년부터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과 다른 종교를 가진 일반인에게도 문을 활짝 열었다. 아버지학교는 현재 서울·수도권지역에 23곳,전국 58곳,해외 12개국 45개 지역에 개설됐으며 지난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아버지학교를 마친 뒤 자발적으로 아버지학교의 도우미로 참여하고 있는 스태프만도 서울·수도권지역 1000여명,전국 3500명에 이른다. 하 목사는 “지금은 한발짝 물러나서 아버지 학교의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을 뿐,아버지학교를 꾸려가는 스태프들과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오늘날 아버지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모든 아버지들이 최종학력을 아버지학교라고 적을 수 있을 때까지 아버지 학교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에듀in] 두란노 아버지학교 졸업식

    [에듀in] 두란노 아버지학교 졸업식

    ‘진정한 남자’로 한 세상 멋있게 살다가는 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명예를 얻는 것도,아름다운 여자를 여럿 거느리는 것도 아니다.‘남자됨’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바로 한 여자의 사랑스러운 남편이 되고 내 아이의 자상한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두란노아버지학교(www.father.or.kr)에서 ‘아버지 됨’의 참 의미를 배우러 오는 아버지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메시지다.서초구 양재동에 본부를 두고 있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1995년 문을 열어 올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지난 10일 토요일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제2기 졸업식이 있었던 구로구 개봉동 남현교회의 ‘눈물의 졸업식’ 현장을 스케치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아버지학교 동문’ 오후 2시 남현교회 2층 예배당.아버지학교를 이미 마친 ‘선배 아버지들’ 중 도우미를 자처한 30여명이 분주하게 움직인다.이들은 다니는 교회와 교파,사는 지역은 모두 다르지만 아버지 학교에서 얻은 깨달음을 나누고 싶어 한걸음에 달려온 스태프들이다. 스태프들은 행사진행에 필요한 음향과 주변기기를 점검하고,졸업식에 알맞게 책상을 배열하고 후배들과 그 가족들이 마실 음료를 나르는 등 능숙한 솜씨로 테이블을 세팅한다.‘사랑하조’,‘아버지짱’,‘짱아빠’,‘이천사’ 등 14개 조의 이름을 쓴 팻말을 각각 테이블 위에 얹고 ‘눈물의 졸업식’의 필수품인 티슈를 챙기는 것으로 테이블 세팅 마무리. 오후 4시30분.구로·광명아버지학교 2기 수강생 90여명이 아내와 아이의 손을 잡고 모이기 시작했다.같은 조에서 한 달이상 함께한 동문들에게 한주간의 안부를 물으며 밝은 웃음을 건넨다.아버지학교 수강생과 가족 160여명이 예배당을 가득 메우자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구호와 신나는 율동으로 졸업식이 시작됐다.첫 식순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써온 러브레터 읽어주기.조별로 조장의 진행에 따라 조원들이 모두 들을 수 있게 편지를 읽는다. 14조 공태희(33)씨는 남편 고재수(33)씨에게 읽어줄 편지를 꺼내자마자 눈물을 글썽인다.“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 연애를 했고 부부가 될 때까지 한번도 변치 않고 날 사랑해줘서….” 한줄도 미처 못읽고 눈물부터 흘리는 공씨에게 남편 고씨는 아내의 편지를 대신 읽어주며 영원히 사랑할 것을 약속했다. 13조 예비아버지 윤충렬(29)씨는 뱃속에 있는 아이와 아내 김명자(27)씨에게 편지를 썼다.“이제 4개월된 뱃속 축복이에게…”로 운을 뗀 윤씨는 “이 세상에 온 내 아내와 내 아이를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고는 결국 눈물을 글썽이며 아내를 끌어안았다.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후 7시.예배당 조명이 어두워지고 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아빠가 매일 마시는 술엔 아빠의 슬픈 눈물이 가득하다는 것을 압니다.아버지라는 이름 때문에 편히 울지도 못하시는 것도 잘 압니다.”이제 고등학교 2학년인 서연(17)이는 이번 아버지학교 참가자인 김학면(47)·공이자(46)씨 부부의 딸이다.서연이는 아버지가 아버지학교에 다니는 동안 자신에게 써준 편지의 답장을 이날 졸업식에서 직접 읽어드렸다.무대 위로 달려나온 김씨 부부는 여러 차례 사업 실패로 방황했던 아버지를 보며 가슴에 상처를 받았을 딸을 끌어안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여보 당신을 사랑합니다.’ 밤 9시30분.스태프들은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준비하느라 양동이와 대야에 물을 퍼나르기 시작했다.90여명의 남편들은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수건 한장씩을 들고 90여명의 아내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남자·여자로 만나 한때 사랑했던 순간은 덧없이 흘러가고 삶의 힘겨움만큼 굳은 살 깊이 밴 아내들의 발 앞에서 남편들은 굵은 빗줄기 같은 눈물을 쏟아냈다.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배모(40)씨는 아내 김모(40)씨의 발을 씻기며 “여보 용서해줘.”라며 그간 아내에게 말하지 못했던 미안한 감정을 토해냈다.지난 94년 결혼해 특별한 일자리도 없이 8년간 술만 마시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폭력과 폭언을 일삼았던 배씨는 2년전 아내와 이혼했었다.배씨는 아버지학교를 계기로 새출발하려는 자신을 믿어주고 다시 가정을 꾸리기로 결심해준 아내가 고마웠다. 올 3월 유방암 선고를 받고 8차례 항암치료를 받아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박영애(54)씨는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남편 정인하(61)씨를 끌어안고 “우리 행복하게 오래살자.”며 통곡했다.박씨는 너무도 힘겹고 지겨운 투병생활을 함께 버텨내려 아버지학교에 등록한 남편이 한없이 미덥고 고마웠기에 세상떠나는 그날까지 남편과 함께하길 간절히 기도했다. 세족식을 마치고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깊이 그리고 오래도록 끌어안는 ‘허깅’을 마지막으로 졸업식은 끝이 났다. 2기 구로·광명아버지학교 스태프 대표를 맡았던 정재풍(40)씨는 “아버지학교의 가르침을 3개월 만에 잊는 사람들도 많지만 졸업식의 감동을 느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며 “졸업 후에도 바른 아버지가 되도록 스스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두란노 아버지 학교는 두란노아버지학교는 총 5주 과정으로 서울·수도권지역 23개 교회에서 토요일 오후 4시45분∼밤 10시30분 진행된다.매주 숙제가 주어지며 일주일 동안 숙제를 마친 뒤 수업에 참석해야 한다.아버지 학교를 이미 마친 변호사,의사,교사 등의 경험담을 1시간가량 듣고 난 뒤 조원간의 토론과 고백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교회 상황에 따라 한 기수에 80∼100여명을 선발하며 한 조는 8∼10명으로 구성한다.아버지학교 수료생 1명이 각 조의 조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고 조원들이 전체 수업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수강료는 10만원이다. ●첫째주 아버지의 영향력 나는 나의 아버지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그리고 지금 나는 자녀들에게 어떤 아버지인지 생각하는 시간이다.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내 아버지의 모습을 싫어했으면서 혹시 지금 나는 그 모습을 따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아내와 아이들에게 소황제로 군림하며 윽박지르거나 난폭하게 행동하지 않았는지 스스로의 모습을 조원들 앞에서 고백한다. 첫째주 숙제는 두가지다.먼저 나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아버지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추억이나 아버지를 속상하게 했던 일 등을 쓰고 아버지에게 화해와 용서를 구한다.두번째는 자녀들에게 편지를 쓴다.자녀들에게 소홀했거나 부족했던 점을 적고 앞으로 자녀들에게 바라는 소망도 쓴다. ●둘째주 아버지의 남성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남성문화를 되짚어보는 시간이다.당장 카드 연체료를 못내 쩔쩔매면서도 술자리에서는 폼나게 카드를 긁는 ‘체면문화’,결혼 기념일에도 아내의 생일에도 열심히 일만 하는 모습이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일문화’,술없이는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없고 ‘사나이의 통은 술통과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음주문화’,여자를 몇명 거느리느냐로 남자다움을 평가하는 ‘섹스문화’,낚시과부,골프과부,테니스과부 등이 의미하듯이 남성중심의 ‘레저문화’,‘여자와 북어는 때려야 맛이 난다.’고 믿는 ‘폭력문화’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자기가 살아온 방식을 반성한다.둘째주 숙제는 자녀와 아내에게 편지쓰기다.자녀와 아내가 사랑스러운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적어야 한다. ●셋째주 아버지의 사명 ‘남자’라는 신분의 최고는 대기업의 간부가 되거나 수십억원의 재산을 가진 갑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아버지됨’이라는 것을 가르친다.아버지는 자녀가 나아갈 바를 보여주는 삶의 롤모델이 돼야하며 자녀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셋째주 숙제는 자녀들과 일대일 데이트하기다.떡볶이 집,놀이동산,카페 등 적당한 장소를 정해 아버지와 자녀가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넷째주 아버지의 영성 하늘이 이 땅에 보내주신 소중한 자녀를 내가 대신해서 키우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네번째 수업의 숙제는 아내와 데이트하기와 ‘인생사명서’ 쓰기다.아내와 연애시절 자주 들렀던 카페나 추억의 장소를 찾아 ‘아내를 사랑하는 스무가지 이유’를 직접 들려줘야 한다.또한 앞으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내 아이들의 아버지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다짐하는 ‘인생사명서’를 쓴다. ●마지막주 졸업식 다섯번째 주 졸업식에는 아내와 아이도 함께 참석한다.집에서 손수 준비해온 도시락과 과일 등을 조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로 나눠먹으며 아버지 학교와 각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졸업식에서는 아내와 남편이 서로에게 써온 편지를 읽어주고 아버지학교 5주 동안 변화된 모습을 이야기한다.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남편이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남편은 아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내의 발을 씻겨주며 앞으로 바른 아버지와 바른 남편으로 살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아버지학교 세운 하용조목사 “기업의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몇차례의 시험을 치릅니다.선발 후에도 수습과정을 거치며 교육시키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살펴본 후 신중히 채용합니다.기업에서 사람을 뽑아도 교육을 시키는데 국가의 기본이 되는 한 가정을 꾸릴 가장을 만드는데는 아무런 교육도 시키지 않고 그 필요성도 느끼지 못합니다.” 지난 1995년 10월 처음 문을 연 아버지학교는 온누리교회 하용조(58)목사와 뜻을 같이하는 몇몇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하 목사는 목회활동을 하면서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한 가정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느껴왔었다.그는 지난 93년 당시 온누리 교회 황은철(46) 부목사와 그의 부인 도은미(46)씨에게 이런 고민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고,신도였던 김성묵(56) 장로와 함께 이 고민을 발전시켜 아버지 학교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95년 용산구 서빙고동 두란노서원에서 교인 63명을 대상으로 과거 내 아버지의 모습과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첫 세미나를 열었고 효과는 대단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정말 좋은 아버지였다고 생각합니다.가정의 행복을 위해 나는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고,술·담배 안하고 나쁜 짓 안 하고 가정과 회사밖에 모르는 훌륭한 아버지라고 생각한 것이죠.그러나 참된 아버지의 모습은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하 목사는 아버지학교를 통해 아버지로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삶의 목표를 다시 세우는 감동적인 순간을 보며 자신도 눈시울을 붉힐 때가 많았다고 한다. 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했던 아버지학교는 2년 만에 자리를 잡아 97년부터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과 다른 종교를 가진 일반인에게도 문을 활짝 열었다. 아버지학교는 현재 서울·수도권지역에 23곳,전국 58곳,해외 12개국 45개 지역에 개설됐으며 지난 1월까지 8년 동안 3만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아버지학교를 마친 뒤 자발적으로 아버지학교의 도우미로 참여하고 있는 스태프만도 서울·수도권지역 1000여명,전국 3500명에 이른다. 하 목사는 “지금은 한발짝 물러나서 아버지 학교의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을 뿐,아버지학교를 꾸려가는 스태프들과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오늘날 아버지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모든 아버지들이 최종학력을 아버지학교라고 적을 수 있을 때까지 아버지 학교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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