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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불법 온라인 도박의 함정] “손쉽게 접근 가능… 고위험·고수익 로또심리 발현”

    [커버스토리-불법 온라인 도박의 함정] “손쉽게 접근 가능… 고위험·고수익 로또심리 발현”

    도박은 재미있고 섹시하다. 대단히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면서도, 한 방에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다. 최근에는 직접 도박장으로 향하는 수고로움 없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베팅할 수 있다. 학생부터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불법 도박은 죄의식 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이 된 것이다. 시장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조사해 지난달 발표한 제2차 불법 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불법도박의 규모는 무려 75조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중독포럼 추정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인구 가운데 도박 중독자는 약 220만명. 통계에 포함안된 10대들과 음성화된 불법사이트를 이용하는 인구를 감안하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도박 중독에 빠지는 이유를 다양하게 꼽았다. 선천적으로 도박에 취약한 개인의 유전적 요소부터 사회에 만연한 극단적인 한탕주의 심리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스포츠토토가 횡행하는 근본 원인으로는 국가가 도박장을 개설하는 모순된 구조와 손쉽게 도박에 접근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을 들었다. 김규호 중독예방시민연대 상임대표는 “합법에서 불법으로 옮겨가는 ‘기관차 효과’와 합법을 규제하면서 생기는 ‘풍선효과’가 동시에 나타나 최근 10년간 불법 도박시장의 판을 크게 키웠다”고 했다. 합법 도박을 접한 사람들이 배당금을 더 많이 주는 불법 도박으로 흡수되거나 까다로운 합법 도박의 기준을 피해 불법 도박의 문을 두드린다는 설명이다. 김연수 도박중독재단 전문상담가는 “대개 합법 스포츠토토를 하다가 배당률이라든지 게임 제한성, 베팅을 더 하고 싶다는 욕구 등이 맞물려 불법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포츠도박의 경우 컴퓨터나 인터넷을 통해 어디서나 24시간 소액으로 베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도박을 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을 때 바로 실행에 옮겨 고민하고 행동을 제어할 여유가 적다”고 했다.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가 차원의 사후관리가 없다는 게 큰 문제”라면서 “도박 중독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실상 도박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은 국가”라고 지적했다. 대박과 한탕주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고단한 사회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경쟁이 워낙 치열해지다 보니 결과만 좋게 나오면 정당화되는 경향이 생겼다”면서 “정직한 근로활동이 아닌 고위험·고수익의 토토나 로또를 통해 한 방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기에 열악해진 생활여건을 한 방에 벗어나려는 로또심리의 발현”이라고 했고,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불안할 때 한탕주의 심리가 만연한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대책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불법 도박과 관련된 규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박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실제 우리 사회가 도박 중독자에게 도움을 주는 사회적 네트워크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합법 도박산업이 중독자의 자활, 치료를 위해 내놓은 기금은 연 2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 순매출 7조원의 0.03% 수준이다. 도박의 위험성에 대한 정부 교육이나 홍보도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명호 교수는 “도박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불법 스포츠 토토가 범죄 행위라는 것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규호 대표는 “국가 차원의 꾸준한 홍보를 통해 불법에서 합법으로 눈을 돌리게 하고 합법도박에서는 1회 베팅액 등을 철저히 관리해 중독을 막아야 한다”면서 “불법은 무조건 사법처리 된다는 것을 정부가 적극 알리고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엄정 처벌하려는 의지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당국이 좀 더 적극적인 감시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불법 사이트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불법 스포츠도박 세력의 몸통이라 할 수 있는 전주들을 잡아내는 데 경찰 등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커버스토리] 클릭, 잠시 짜릿했으나…패닉, 영혼까지 털렸다

    [커버스토리] 클릭, 잠시 짜릿했으나…패닉, 영혼까지 털렸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지난 3년간 6300억원 규모의 사설 스포츠토토를 운영해 온 고모(46)씨 등 8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2010년 6월부터 최근까지 사설 토토 사이트 14개를 통해 600여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규모가 큰 사이트는 회원 2700명에 월평균 35억원이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도대체 얼마나 재미있길래? 그래서 기자가 직접 사설 스포츠토토에 베팅해 봤다. 지난 18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이튿날로 넘어가는 밤을 하얗게 불태웠다. 클릭질 몇 번에 수십만원이 오갔다. 돈은 당장 손에 잡힐 듯 가까웠고, 방식은 쉽고 간편했다. 짜릿했다. 왜 사람들이 사설 토토에 중독되는지 알 것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태 파악을 위해 특별 취재비로 받은 30만원을 7시간 만에 전부 잃었다. 킥오프와 종료 휘슬이 몇 번 반복되는가 싶었는데 보유머니는 어느새 0원이었다. 베팅은 지난 3년간 밤낮으로 사설 토토를 한 김용진(28·가명·12면 참조)씨가 귀띔한 ‘메이저 놀이터’(안전한 사설 토토 사이트를 뜻하는 은어)에서 이뤄졌다. 지인의 추천을 통해서만 엄격하게 회원을 받아 경찰에 절대로 걸릴 염려가 없다고 했다. 서버는 모두 해외에 있고 대포통장으로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것. 돈을 입금받고 결과를 맞히면 아이디(ID)를 없애버리는 ‘먹튀 사이트’들이 횡행하는 가운데 3년 넘게 무사고(?)로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두근두근. 링크창에 사이트 주소를 쳤다. 메인 화면에는 음악을 듣는 외국 남자의 사진이 떴다. 음악 관련 블로그 같았다. 설마 없어진 건가. 혹시나 싶어 김씨에게 미리 받은 ID와 비밀번호를 쳤다. 신세계가 펼쳐졌다. 웨인 루니(축구), 로저 페더러(테니스),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농구)의 사진이 떴다. 페이지 하단에는 ‘저희는 별도의 광고 없이 추천인만을 통해 가입하며, 보안을 가장 중요시하는 곳입니다’라는 설명이 쓰여 있었다. 보안유지를 위해 회원 모두가 노력하자는 공지 글에는 ‘보안이 생명’, ‘보안 또 보안’이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아, 제대로 찾아왔구나. 사설토토 사이트는 별천지였다. 전 세계에서 열리는 축구·야구·농구·미식축구·핸드볼 등 웬만한 종목은 다 있었고 베팅 종류도 승무패·언더-오버(양팀 득점의 합이 기준점수를 넘는 것)·핸디캡(강팀에 불리한 조건을 주는 방식)·스페셜(야구 첫 볼넷, 농구 첫 3점슛, 축구 전반 득점 등) 등 다양했다. 합법 스포츠토토(베트맨)는 최소 두 경기부터 승, 무, 패 등 경기결과를 베팅할 수 있는 반면 사설토토는 첫 경기부터 걸 수 있다. 베팅액도 베트맨이 100~10만원인데, 사설토토는 5000~300만원으로 크다. 배당률도 당연히 사설토토가 높다. 베트맨을 통해 베팅에 재미를 느낀 사람들이 불법토토로 유입되는 이유다. 마감임박 경기들이 깜빡였다. 노르웨이, 카타르, 러시아, 요르단 등 평소 따로 챙겨 본 적이 없는 축구경기가 베팅을 재촉했다. 거침없이 눌렀다. 첫 번째 선택은 18일 오후 11시 30분에 킥오프하는 러시아 축구 2부리그. 배당률이 낮은, 달리 말하면 이길 확률이 높은 팀의 승리에 5만원을 걸었다. 사이버머니는 현금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밤 12시 15분에 시작하는 카타르 리그 두 경기에도 베팅했다. 알사드와 레크위야SC, 알라이안과 알자이시의 대결. 알사드와 알라이안이 이긴다에 각각 5만원씩 걸었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정수·조용형 등이 뛰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취재하며 자주 접해 익숙한 팀들이었다. 돈을 잃을까 봐 불안하기도 하고, 이변이 생겼을 때 대박을 칠 수 있을 거란 기대에 같은 경기의 무와 패에도 전부 1만~2만원씩을 걸었다. 합법토토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이다. 노르웨이 축구까지 베팅, 사이버머니 30만원을 전부 썼다. 이제 기다릴 시간. 지루할 거란 예상과 달리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다. 실시간 점수를 중계해 주는 라이브스코어 사이트에 들어가니 채팅방에 재잘대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실시간으로 뜨는 골 소식에 채팅창이 들썩였다. 노르웨이, 카타르 축구가 끝나자 0원이던 잔고는 다시 19만원으로 채워졌다. 분명 11만원을 잃은 건데 돈을 땄다는 황홀한 기분이 들었다. 새벽 2시인데 눈이 말똥거렸다. 왠지 계속 딸 것 같은 기분에 취했다. 간이 커진다. 이번엔 미국프로야구(MLB)를 택했다. 밀워키-샌프란시스코, 시카고C-텍사스전에서 첫 볼넷이 어느 팀에서 나올지를 고르는 게임이다. 투수의 제구력이 우선이지만, 축구보다는 경기상황과 운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아무 팀이나 겁없이 찍었다. MLB 몇 경기와 사우디아라비아·스위스·잉글랜드·콜롬비아 축구, 유럽농구까지 돈을 따는 족족 베팅했다. 깜깜한 새벽, ‘아드레날린’ 대분출이다. 파란색 낙첨과 빨간색 당첨을 정신없이 반복하는 사이 사이버머니는 어느덧 0원. 7시간 31개 베팅의 끝은 ‘올인’이었다.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 한국의 4대 프로스포츠가 전부 승부조작의 홍역을 앓았지만, 그 온상이 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는 여전히 불야성이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고려대에 의뢰해 지난달 발표한 제2차 불법도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설 스포츠토토의 규모는 연간 7조 6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도박의 총규모(연간 75조원)의 10.1% 수준이다. 2008년 제1차 조사 때는 미미해 따로 사설토토를 집계조차 하지 않았다는 걸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도박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하우스(노름판) 도박(25.7%), 사행성 게임장(24.9%), 사설 경마·경륜·경정(13.2%)의 자리를 사설토토가 급격하게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사설 스포츠토토의 특징으로 ▲인터넷, 모바일로 24시간 이용 가능 ▲베팅대상 및 방식의 다양성 ▲환전의 신속성 ▲높은 베팅 상한선과 배당률 ▲다양한 VIP제도 등을 꼽았다. 사설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문다. 이용자도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사감위는 정부, 경찰과 함께 지난해 11월 불법사행산업감시 신고센터(1855-0112)를 발족했으나 사설토토가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는 까닭에 단속이 쉽지 않다. 대부분 해외서버인 데다 주기적으로 주소를 바꾸며 회원을 관리하고 있어 적발이 어렵다. 강남서가 적발한 사설토토 조직도 검거까지 무려 8개월이 걸렸다. 운영자들은 수사망을 피하려고 서버는 일본에, 사무실은 태국·중국에 열고 현금으로 출금한 최종 수익금을 합법 법인계좌에 입금해 해외제조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돈세탁까지 거쳤다. 치밀하고 교묘한 수법이다. 전문가들은 도박에 취약한 개인특성, 사회에 만연한 한탕주의만큼이나 국가의 책임방기가 사설 스포츠토토 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규호 중독예방시민연대 상임대표는 “합법 도박(베트맨)을 즐기던 사람들이 배당률이 높고 다양한 조합으로 즐길 수 있는 불법토토로 흡수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합법, 불법토토 모두에 대한 규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철저한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도박을 자유롭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건 국가”라면서 “중독자의 자활, 치료를 위한 정부 차원의 네트워크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커버스토리-불법 온라인 도박의 함정] 5000원 베팅해 120만원 대박… 불행의 시작 사채까지 쓰며 수천만원 빚더미…“돈·꿈 다 잃었다”

    [커버스토리-불법 온라인 도박의 함정] 5000원 베팅해 120만원 대박… 불행의 시작 사채까지 쓰며 수천만원 빚더미…“돈·꿈 다 잃었다”

    사방이 환했다. 저녁을 먹고 컴퓨터에 앉은 것 같은데 12시간이 금세 지났다. 눈은 퀭했고, 빨갰다. 재떨이의 담배꽁초는 수북했다. 사설 스포츠토토는 끊을 수 없는 마약 같았다. 간밤에도 그랬다. ‘손해본 것만 만회하면 바로 나와야지’라며 로그인했다. 저축은행에 이어 대부업체까지 손을 벌려 마련한 돈이었다. 반전을 꿈꾸며 클릭을 거듭했지만, 해가 밝았을 때는 다시 빈털터리였다. 3년째 되풀이 된 불면의 밤. 청년은 “돈과 시간, 꿈과 건강과 인간관계까지 모든 걸 잃었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19일 인터뷰에 응한 서울대 졸업생 김용진(가명·28)씨는 사설토토에 빠져 지낸 지난 3년을 힘겹게 곱씹었다. 시작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사설토토를 즐기는 친구를 보고 재미 삼아 시작했다. 2010년 가을,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때였다. 어차피 학교 수업 끝나면 집에서 매일 야구를 보는 그였다. 딱 5만원 걸었을 뿐인데 짜릿함은 배가 됐다. 투수의 공 하나, 타자의 방망이질 한 번이 달리 보였다. 스포츠의 세계가 무한해지는 느낌이었다. 이후 김씨는 종종 사설토토를 했다. 전보다 흥미진진하게 스포츠 중계를 볼 수 있었다. 중독되기 시작한 건 첫 베팅 후 3개월이 지났을 무렵. 여느 때처럼 푼돈을 걸었는데 대박을 쳤다. 프로농구(KBL)·여자농구(WKBL)·미국프로농구(NBA) 몇 경기의 승패, 언더-오버, 핸디캡 등 12개 결과를 모두 적중시킨 것이다. 베팅한 돈 5000원은 채 1분이 안 돼 현금 120만원으로 통장에 꽂혔다. 심장이 펄떡거렸다. 씀씀이는 점점 커졌다. 쉽게 번 돈인 만큼 부담 없이 마구 질렀다. 며칠 뒤에는 농구 언더-오버에 걸었던 100만원이 285만원으로 돌아왔다. 김씨는 “초반에 그렇게 몇 번 따니까 힘들게 직장생활 할 필요 없이 사설토토로 돈을 벌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승산이 있다고 믿었다. 행운에만 의존하는 도박이 아니라 공부하면 정복할 수 있는 주식 같았다고 했다. 사전정보가 있고 그 정보를 세밀하게 분석한다면, 본인만 잘한다면, 충분히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전문 돈벌이로 사설토토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불행의 시작이었다. 김씨는 변수와 이변이 적고 베팅종류도 많지 않은 해외 축구를 집중적으로 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기본이고, 덴마크·핀란드·칠레·크로아티아·파라과이·에스토니아·사우디아라비아 등 제3세계 축구까지 닥치는 대로 챙겼다. 경기를 본 게 아니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배당률과 씨름했다. 상대전적, 홈·원정 승률, 주요 선수 컨디션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경기정보가 빼곡한 분석사이트(베트익스플로어러, 오즈포털)와 외국 베팅업체 사이트(벳365, 188벳, 윌리엄힐),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모든 경기의 점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라이브스코어 사이트를 분주하게 오갔다. 공책에 베팅업체별 적중률, 배당률의 흐름·변화주기 등을 빼곡하게 적으며 자기만의 비책을 만들었다. 그렇게 추려진 통계 정보로 항상 경기시작 1분 전에 베팅했다. 한 경기에 20만~30만원씩, 확신이 있을 땐 최대 베팅금액인 100만원을 걸었다. 평일엔 6~7경기, 주말엔 10경기를 분석해 다양한 조합으로 베팅했다. 최고 1000만원을 딴 적도 있었지만 바로 베팅에 쓰거나 유흥비로 탕진했다. 몇 번의 ‘잭팟’은 흔히 말하는 초심자의 행운이었다. 환희보다 탄식과 분노, 오기가 일 때가 더 많았다. 사설토토는 ‘돈 먹는 하마’였다. 김씨는 인생에서 열심히 해서 정복하지 못할 건 없다고 믿었고 그렇게 살아왔다. 재수 1년만에 수능점수 120점을 끌어올려 서울대에 입학한 의지의 사나이였다. 분석 결과가 빚나가 돈을 잃을 수록 오기가 생겼다. “내가 호구 같이 돈을 뜯기고 있다는 기분을 참을 수 없었어요. 이기고 싶었고, 이길 수 있을 것 같았죠.” 야무지게 부딪혔지만 매번 돈을 잃었다. 평범한 대학생 용돈으로는 적자 폭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돈이 필요했다. 인터넷으로 계좌를 조회하다 부모님이 김씨 이름으로 붓던 적금을 발견했다. 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농협에서 100만원씩 야금야금 빼냈다. 대출한도액 1500만원은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그래도 끊을 수 없었다. 저축은행에서 금리 25%짜리 대학생 신용대출로 600만원을 빌렸다. ‘잭팟’ 한 번이면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갇혔다. 번번이 실패. 결국 김씨는 지난해 11월, 무려 30% 이자를 내야하는 일본계 대부업체에서 200만원을 빌렸다. 더러는 땄지만, 대부분 돈을 잃었다. 빚은 2500만원까지 늘었다. 김씨는 눈이 침침해질 때까지 담배를 뻐끔거리면서 불면의 밤을 보냈다. 친구들과 낄낄대면서 마시던 소주도 전혀 생각이 안 났고, 연애도 귀찮게만 느껴졌다. 때론 ‘내가 지금 뭐하는거지?’ 하는 자괴감이 들어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김씨는 “생활은 피폐했고, 항상 비참했다. 밤일을 하니까 인간관계가 단절됐고, 결국 고독함의 극치를 맛봤다”고 회상했다. 더러운 기분을 잊으려고 더욱 토토에 매진했다. 악순환이었다. 매일매일 그만하려고 노력했다. 심지어 사이트 비밀번호는 ‘akwlakr’. 키보드를 한글로 치면 ‘마지막’이란 뜻이다. 굳게 마음먹고 사이트 탈퇴신청을 한 적도 있다. 회원가입된 상태면 자제하기 힘들 것 같아 아이디(ID)를 없애달라고 업체 측에 요청했지만, 계정은 2주가 지나도 안 없어졌다. 끊임없이 유혹메시지가 왔다. 아침마다 후회와 공허함을 느끼면서도 김씨는 저녁이면 어김없이 사이트에 접속했다. 손을 털게 된 계기는 어머니였다. 적금을 담보로 친동생에게 돈을 빌려주려던 어머니는 김씨가 이미 대출을 받아갔단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2월 말의 일이다. 사실이 발각된 뒤 김씨는 일주일간 집을 나가 방황하다가 다시 돌아와 무릎 꿇고 빌며 “주식에 손을 댔다”고 둘러댔다. 빚 2500만원도 있다고 털어놨다. 순간 위기는 모면했지만, 어머니의 눈물은 내내 잊히지 않았다. “엄마 얼굴을 떠올리니까 다 되더라”고 했다. 김씨는 그날 이후 사설토토를 끊었다. 그는 지난 3년을 어떻게 정의할까. “친구들은 다 취업해서 번듯한 회사를 다니는데, 나는 뭐했나 싶어요. 갈 데까지 갔는데 도박의 마지막은 엄청난 외로움만 남더군요. 공허하고 황폐하고 고독하더군요. 해봤자 별거 없다는 걸 알았으니까 앞으론 남들보다 두 배로 열심히 살겁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커버스토리-불법 온라인 도박의 함정] “연봉보다 수입 많아”… 직접 베팅하거나 돈받고 승부조작까지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선수들에게도 사설 스포츠토토는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 일반인보다 경기를 분석하는 안목이 높은 데다 선후배들을 통해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어 별다른 죄책감 없이 사설토토에 빠져든다. 고등학교 축구선수는 “언제 부상당하고 은퇴할지 불안한 데 벌 수 있을 때 왕창 벌어야 하지 않냐”면서 “친한 프로 형들한테 선발 엔트리나 전술 등 경기관련 정보를 받고 베팅한다”고 말했다. 한 구기종목 감독은 “애들이 밤새 사설토토를 하느라 잠을 안 잔다”면서 “실업팀에서 죽어라 운동하면서 받는 연봉보다 토토로 버는 돈이 더 많다는데 뭐라고 혼내기도 답답하고 서글프더라”고 하소연했다. 스포츠토토 중독 증세가 심해지면 직접 승부의 결과를 바꾸기에 이른다. 스스로 베팅한 상태에서, 혹은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특정한 경기결과를 내기 위해 뛰는 것. 승부조작 브로커는, 축구로 치면 골키퍼나 최종수비수 등 패배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들에게 전주(錢主)에게 받은 돈을 쥐어 준다. 이걸 ‘약을 친다’고 표현한다. 의도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갖은 협박과 회유로 발을 빼지 못하게 한다. ‘파리 지옥’인 셈이다. 우리나라 4대 프로스포츠가 전부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은퇴한 한 농구선수는 “선수생명이 짧고, 몇몇 스타를 빼고는 연봉도 못 받고, 은퇴 후 마땅히 할 것도 없는데 그런 유혹이 오면 당연히 끌릴 수 있다”면서 “특히 첫 파울처럼 승부에 영향도 안 주고 티도 안 나는 거라면 몇 백만원에도 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하게 약을 쳤다면, 합법 스포츠토토(베트맨)로도 충분하다. 배당률이 별로 높지 않지만, 전주나 조직폭력배 등 ‘검은손’들은 사채·대출까지 해 억대의 큰돈을 걸어 잭팟을 터뜨린다. 스스로 경기를 뛰면서 돈벌이 내기를 하는 경우도 최근 부쩍 늘었다. 대학교 구기종목 코치는 “연습경기를 하는데 선수들끼리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서 내기(베팅)를 하는 걸 봤다”면서 “최고 50만원까지 통 크게 돈을 걸고 살벌하게 경기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는 “자기팀에 걸면 그나마 다행인데 지는 쪽에 걸고 일부러 태업을 해 기합을 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돈에 눈이 멀어 장난을 치는 거라고 보는 건 단편적인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지도자의 불안정한 지위·처우 ▲입시·진학·스카우트 비리 ▲학부모의 자녀 이기주의 ▲조직폭력배의 돈놀음 ▲경기단체의 무감각 ▲개개인의 도덕불감증 등 체육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뭉쳐서 폭발한 게 승부조작, 사설 토토라고 규정했다. 선수들은 정상적인 스포츠맨십을 교육받지 못했다. 입시, 진학, 지도자 재계약 등 여러 문제에 따라 져줄 수도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은퇴한 구기종목 선수는 “경기에서 감독님이 100% 전력을 다하지 않는 걸 느낀 적이 있다”면서 “다른 팀 지도자와 친하다거나, 토너먼트 상대를 감안해서 일부러 장난을 치는 경우”라고 했다. 그는 “괜히 에이스 선수를 내보냈다가 부상당해서 결승에 못 나가면 어쩌냐고 둘러댄 뒤 약한 멤버를 투입하는 식”이라면서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어서 학부모도 선수도 발만 굴렀다”고 회상했다. 매년 성적을 내지 못하면 재계약에 실패하는 지도자들은 성적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건강한 스포츠 토양이 정착되지 않는다면 사설토토는 영원히 뿌리 뽑을 수 없고, 승부 조작도 반복될 문제라는 얘기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자금줄과 브로커를 색출하지 않고 선수·지도자 개개인 도덕불감증으로만 치부하면 이런 문제는 되풀이될 것”이라면서 “유명인이라 도마에 올랐지만 사실 불법토토의 구조에서 선수·감독은 하수인, 깃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희준 동아대 생활체육과 교수는 “입시·진학·지도자끼리의 친분 등에 따라 학생 때부터 자연스럽게 승부 조작을 해온 선수들의 인식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힘들다”면서 “도덕성이 낮은 게 아니라 잘못된 줄도 모르는 상태인 건데 체육계 전반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美 다우지수 끝자리 홀짝 맞히기’ 6000억대 불법 스포츠토토 적발

    해외에 서버를 두고 스포츠 경기 결과는 물론 해외 주가지수까지 도박 종목으로 내걸어 600억원대의 이득을 챙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운영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고모(46)씨 등 8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해외로 달아난 10명을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고씨 등은 2010년 6월부터 최근까지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 14개를 개설해 회원들로부터 6300여억원을 입금받아 이 가운데 약 10%인 600여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뽀빠이’, ‘페라리’ 등 이름으로 개설된 불법 사이트들의 도박 방식에는 온라인 게임 경기 결과는 물론 홍콩 항셍지수, 미국 다우지수 등 해외 주가지수의 당일 종가 끝자리가 홀수인지 짝수인지를 맞히는 것도 있었다. 각 사이트들은 한번에 최대 300만원까지 내기를 걸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한 곳은 회원 2700여명이 한달 동안 입금한 돈이 평균 35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일본에 서버를 뒀고 회원들의 배당금은 태국과 중국에 사무실을 개설해 현지 직원들이 인터넷으로 송금했다. 수사 과정에서 5600여명의 회원 명단을 입수한 경찰은 불법도박 금액이 1000만원이 넘는 사람들을 추려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커지는 경제민주화 갈등] 대기업 “지나친 규제” 볼멘소리… 물밑으론 외부입찰 확대

    [커지는 경제민주화 갈등] 대기업 “지나친 규제” 볼멘소리… 물밑으론 외부입찰 확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상속·증여세법상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업종별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물류와 광고 관련 일감 6000억원어치를 중소기업 등에 나눠 주겠다고 밝히는 등 재계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주장할 것은 하면서도 고칠 것은 고쳐 여론과 정치권의 ‘몰매’를 맞지 않겠다는 것이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상 일감 관련 과세 설명회’에서 “편법 상속이나 골목상권 침해가 아닌 정상적인 기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거래는 상증세법상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현실을 무시한 지나친 규제라고 주장했다. 또 “이와 관련한 업계의 애로를 파악해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개정된 상증세법에 따라 2012년 결산분부터 특수관계법인 간 내부거래가 30%를 넘는 기업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시스템통합(SI) 업종은 내부거래 비중이 64%(2010년 기준)에 달한다. 이는 그룹 차원의 핵심 정보 등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부 업체에 일감을 맡기기 어렵고 통합 전산망을 구축·관리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간 거래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 규제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수직계열화 업종에 대한 정상거래비율 조정과 배당소득세의 이중과세 문제 해소, 해외지사와의 용역 수출 거래 제외 등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처럼 경제단체가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 정치권 등의 경제민주화 조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과 별개로 재계는 물밑에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이어 다른 기업들도 내부거래를 줄이고 외부 경쟁 입찰을 추가로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SI와 광고, 건설, 물류 등 4개 업종에 대해 경쟁 입찰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특히 내부거래의 객관성·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삼성전자 등 7개 계열사에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 설치했다. SK그룹도 최근 그룹 이미지 광고 대행을 삼성그룹 계열인 제일기획에 맡겼다. 그동안 계열사인 SK마케팅앤컴퍼니(SK플래닛에 합병)에 맡기던 관행을 벗어난 것이다. 또 그룹 내 SI 계열사인 SK C&C와의 거래 물량을 축소하고 있다. LG그룹도 광고와 SI, 건설의 일감 중에서 보안성과 효율성을 담보하지 않는 것은 다른 기업에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지난달 경제민주화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한진그룹도 정석기업과 SI 기업인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등 3곳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대해 “비중을 줄이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효성그룹은 “앞으로 정부 방침에 따라 개선할 점이 있으면 하겠다”면서도 “계열사 수와 비교하면 내부거래 비중이 작고 금액도 미미한 수준이어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했다. 롯데그룹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으나 “내부 매출 비율을 줄이는 쪽으로 ‘큰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CJ그룹도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의 발표 등 재계의 내부거래 축소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재벌 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외형적 성장을 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지만 천편일률적인 규제는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킨다”면서 “재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도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전남·무안 남악신도시 개발이익금 갈등 법정 가나

    전남 무안군이 전남도와 수년째 남악신도시 개발이익금 배분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법정 다툼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무안군에 따르면 전남도청이 있는 남악신도시 개발이익금을 받기 위해 민간단체의 공익감사 청구 움직임과 별도로 민·관이 참여하는 전담팀을 구성했다. 전담팀에는 무안군 소속 공무원 3명과 시민사회단체 7명 등 모두 10명이 참여했다. 무안군은 그동안 “협의대로 개발이익금의 40%를 내놓을 것”을 요구해 왔으나 사업을 주도한 전남개발공사는 “한푼도 줄 수 없다”며 맞서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군은 2000년 남악신도시 개발계획 수립 당시 도가 개발이익금을 6대4로 나누기로 했고 이익배당금도 문화·체육·복지 부문에 모두 재투자하기로 한 협의 내용을 근거로 대고 있다. 공사는 남악신도시 개발은 설치조례에 근거해 추진된 사업인 만큼 이익금을 줄 명분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도 “도민이 낸 세금으로 발생한 이익금을 무안군만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것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제의 개발 이익금은 전남도가 2003년 무안군 삼향면 일대에 남악택지지구 362만㎡를 개발하면서 얻은 수익금을 말한다. 남악지구는 2005년 5월 전남도청이 광주에서 이전한 것을 시작으로 거주 인구도 2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무안군민들은 개발이익금 규모가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목포시가 인근 옥암지구(260만㎡)를 개발하면서 얻은 이익금이 1500억원이란 것을 근거로 계산됐다. 무안군 관계자는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안지역 시민단체도 주민 400여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근대사 간직한 1㎞ ‘서울 정동길’

    근대사 간직한 1㎞ ‘서울 정동길’

    12일 오후 7시,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로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봄을 맞은 서울 정동길을 영상에 담았다. 덕수궁 대한문에서 신문로까지 1㎞ 남짓 이어지는 이 길은 ‘덕수궁돌담길’이라고도 부른다. 19세기 후반 개화기에 서구 열강의 공사관이 들어서면서 서구식 교육기관과 종교건물이 집중됐던 근대문물의 중심지였다. 높다란 덕수궁 돌담 옆 아름드리 가로수길을 걷다 보면 옛 대법원 건물을 단장해 사용하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과 만난다. 미술관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개신교 최초의 건물인 정동교회가 있다. 1887년 10월 미국 선교사인 아펜젤러가 세운 베델예배당을 1898년에 증축한 건물이다. 맞은편에는 정동극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춘향전을 뮤지컬 형식으로 각색해서 공연한다. 무용·판소리·기악 등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의 75%가 외국인인데 매회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정동극장을 끼고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면 중명전이 나온다. 이곳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을사늑약’이 체결된 치욕적인 공간이다. 이 밖에도 정동길에는 이화여고(옛 이화학당)와 고종이 외세의 위협을 피해 1년 동안 피신했던 러시아공사관 등 근대사를 설명해주는 장소나 유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TV 쏙 서울신문’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해금니’를 만든 건국대 예술디자인대 영상학과 학생들도 만났다. 해금니는 탈북자의 눈으로 북한의 어두운 현실을 그려 오는 6월 열리는 ‘2013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학생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다. 안시 페스티벌은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중 하나로 권위 있는 행사다. 해금니는 탈북자 김영순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만들었다. 제목인 ‘해금니’는 물속에서 흙과 유기물이 썩어 생기는 냄새 나는 찌꺼기를 뜻하는 말로 북한 내부의 정체된 사회상을 뜻한다. 감독을 맡은 성준수(28·영상전공4)씨는 “김영순씨의 삶을 통해서 탈북자뿐만 아니라 북한의 현실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헬스talk’ 에서는 전문가로부터 신장질환에 대해 들어본다. 정훈 서울시 북부병원 내과 과장은 “초기에 고혈압 이외에는 별 다른 증상이 없는 게 신장질환의 특징”이라고 밝히면서 “평소에 기운이 없거나 메스꺼움·구토·빈혈 증세가 나타난다면 신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톡톡SNS에서는 연일 고조되고 있는 남북 긴장 상황과 관련한 다양한 반응을 전한다. 성민수 PD globalsms@seoul.co.kr
  • 대기업총수 4명 중 1명 미등기임원… 연봉공개 대상서 빠져

    대기업총수 4명 중 1명 미등기임원… 연봉공개 대상서 빠져

    내년부터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 임원의 경우 개별 연봉을 공시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재벌 총수 4명 가운데 1명은 등기 임원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연봉 공개를 피하려고 총수들이 추가로 등기 임원을 포기하면 법안 실효성이 없는 데다 책임경영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 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민간 기업집단은 43곳이다. 이 중 9곳은 총수가 경영에 지배력을 행사하면서도 미등기 임원이거나 임원에서 물러난 상태다. 일부 총수는 공시 규정이 덜 엄격한 비상장회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기도 했다. 등기이사 등재가 안 된 총수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 현대백화점 정몽근 명예회장, KCC그룹 정상영 명예회장, 태광산업 이호진 전 회장, 현대중공업의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 미래에셋증권 박현주 회장, 태영그룹 윤세영 회장 등이다. 박현주 회장은 비상장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기이사다. 총수 일가 중 등기임원 참여가 적은 기업에는 삼성과 신세계가 있다. 재계 1위인 삼성 총수 일가 중 계열사 등기 임원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은 모두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용진 부회장을 등기이사에서 제외했다. 정 부회장 동생인 정유경 부사장도 등기이사가 아니다. 총수 일가 가운데 단 한 명도 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림산업의 경우 이 명예회장은 미등기 임원이지만, 아들인 이해욱 부회장은 등기이사다. 현대백화점 역시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KCC그룹 2세인 정몽진·몽익 대표도 등기 임원이다.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총수들이 등기 임원을 포기, 임원 연봉 공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등기 임원이라는 규정 대신 급여 상위 기준 5~10위 식으로 공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미국은 등기·미등기 구분 없이 최고경영자, 최고재무책임자, 최고 보수를 받는 임원 3명 등 5명의 연봉을 개별 공개토록 하고 있다. 일본은 1억엔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의 임금을 개별 공개하고, 영국은 모든 이사의 연봉을 공개한다. 이건희 회장이 2010년 경영에 복귀한 뒤 무보수로 일하는 등 재벌 총수는 월급보다 배당 등을 통한 수입이 더 큰 경우가 많아 월급 공개 때문에 등기 임원을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법적인 책임을 감수하는 등기 임원 외 단순 고연봉자를 공개했을 때 기업의 인재 스카우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 개정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당장은 어쩔 수 없다는 태도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별 연봉 공개 자체가 갖는 상징성도 크다”면서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세부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삼성·신세계 총수 일가, 연봉공개 대상은 1명뿐

    삼성·신세계 총수 일가, 연봉공개 대상은 1명뿐

     내년부터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 임원의 경우 개별 연봉을 공시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재벌 총수 4명 가운데 1명은 등기 임원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연봉 공개를 피하려고 총수들이 추가로 등기 임원을 포기하면 법안 실효성이 없는 데다 책임경영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 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민간 기업집단은 43곳이다. 이 중 9곳은 총수가 경영에 지배력을 행사하면서도 미등기 임원이거나 임원에서 물러난 상태다. 일부 총수는 공시 규정이 덜 엄격한 비상장회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 놓기도 했다.  등기이사 등재가 안 된 총수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 현대백화점 정몽근 명예회장, KCC그룹 정상영 명예회장, 태광산업 이호진 전 회장, 현대중공업의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 미래에셋증권 박현주 회장, 태영그룹 윤세영 회장 등이다. 박현주 회장은 비상장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기이사이다.  등기 임원 회피가 두드러지는 대기업 집단은 삼성과 신세계다. 삼성 총수 일가 중 계열사 등기 임원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은 모두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용진 부회장을 등기이사에서 제외시켰다. 정 부회장 동생인 정유경 부사장도 등기이사가 아니다. 총수 일가 중에 단 한 명도 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림산업의 경우 이 명예회장은 미등기 임원이지만, 아들인 이해욱 부회장은 등기이사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KCC그룹 2세인 정몽진·몽익 대표도 등기 임원이다.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총수들이 등기 임원을 포기, 임원 연봉 공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등기 임원이라는 규정 대신 급여 상위 기준 5~10위 식으로 공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미국은 등기·미등기 구분 없이 최고경영자, 최고재무책임자, 최고 보수를 받는 임원 3명 등 5명의 연봉을 개별 공개토록 하고 있다. 일본은 1억엔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의 임금을 개별 공개하고, 영국은 모든 이사의 연봉을 공개한다.  재벌 총수는 월급보다 배당 등을 통한 수입이 더 큰 경우가 많아 월급 공개 때문에 등기 임원을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법적인 책임을 감수하는 등기 임원 외 단순 고연봉자를 공개했을 때 기업의 인재 스카우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 개정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당장은 어쩔 수 없다는 태도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별 연봉 공개 자체가 갖는 상징성도 크다”면서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세부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대기업 편법증여에 국세청 ‘수수방관’

    대기업들이 오너 가족이 소유한 비상장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재산을 편법 증여하는 행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편법 증여에 대한 과세 책임이 있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관련 법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책임만 떠넘겼다. 10일 감사원이 공개한 ‘주식변동 및 자본거래 과세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2001년 2월 비상장법인인 현대글로비스를 설립한 뒤 계열회사 물류 관련 업무를 몰아 줬다. 그 결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에 최초 20억원을 출자했을 뿐인데도 2004년 이후 주식 가치가 2조여원이나 치솟는 특혜를 봤다.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자신의 비상장 법인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 주게 했다. 감사원은 “SK그룹은 계열사들이 비상장 회사에 대해 인건비와 유지 보수비를 높게 책정하는 편법으로 정보기술(IT) 일감을 몰아 줘 큰 이익을 봤다”고 지적했다. CJ그룹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의 회사에 스크린 광고영업 대행 독점권을 넘겼다. 가족끼리 일감을 떼어 줘 간접적으로 수백억원의 재산을 넘겨 준 사례도 적발됐다. 롯데그룹의 경우 신격호 회장의 자녀와 배우자 등은 2개의 회사를 설립한 뒤 2005년 롯데시네마 내의 매장을 싼값에 임대받았다. 결과적으로 회장의 가족은 현금배당 280억여원, 주가상승분 782억여원의 재산을 간접 이전받은 셈이다. 또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의 딸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도 2005년 사업분할 형태로 한 업체를 설립한 뒤 신세계 계열사로부터 저가에 매장을 제공받았다. STX그룹 강덕수 회장은 자녀 명의의 회사에 사원아파트 신축공사 물량을 몰아 줬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도 전형적인 재산 이전 방식이었다. 푸르밀 신준호 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대선주조의 증설 예정 부지가 산업단지로 지정될 것이란 내부 정보를 알고 손자 등 4명에게 127억원을 빌려 줘 주식을 사들이게 했다. 덕분에 신 회장의 손자 등은 1025억원의 양도차익을 챙겼다. 감사원은 증여세를 부과해야 하는 국세청은 상속세·증여세법에 증여 시기나 이익산정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과세 법을 실질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기재부는 사실 판단은 국세청의 몫이라는 핑계로 넘겼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세청은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9개 대기업에 대한 과세 요건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는 올해 1월 1일 이후 발생한 거래분부터 적용되므로 그 이전 행위에 대해 소급 적용이 가능한지도 따져볼 계획이다.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 시효는 15년이어서 감사원이 적시한 사례에 대한 과세는 시기적으로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감사원이 지적한 그룹별 총수 일가의 편법 증여 이익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세금폭탄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seoul.co.kr
  • ‘지하경제 양성화 피하라’… 검은돈 골드바에 몰린다

    ‘지하경제 양성화 피하라’… 검은돈 골드바에 몰린다

    골드바(금괴)에 ‘검은돈’이 모이고 있다. 새 정부가 ‘지하경제와의 전면전’ 수위를 계속 높이고 나오자 그동안 금융실명제 등을 피해 숨어 있던 돈들이 골드바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골드바를 팔기 시작한 국민은행은 한 달 남짓 동안 총 342㎏, 20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2010년 8월 골드바를 맨 처음 팔기 시작한 신한은행은 월평균 판매량이 지난해 200㎏에서 올들어 500㎏으로 2.5배 급증했다. 구체적인 판매량은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골드바는 두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서 살 수 있지만 주문이 너무 몰려 예약한 뒤 1~2주 뒤에 실제 구매할 수 있다. 그러자 백화점도 골드바 판매에 가세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일부터 사흘 동안 총 8㎏, 5억 5000만원어치를 팔았다. 목표액 5억원이 순식간에 돌파돼 2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백화점 측은 “지난해에도 같은 행사를 한시적으로 열었는데 올해 유난히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골드바 인기의 표면적 이유는 ‘절세 효과’다. 올해부터 금융종합소득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지자 매매 차익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금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골드바는 금 관련 파생상품과 달리 배당소득세(15.4%)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박근혜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골드바 자체는 투자 대상으로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면서 “정부의 본격적인 지하경제 양성화 조치가 나오기 전에 검은돈이 됐든 장롱 밑에 묻어놨던 돈이든 서둘러 양지로 끌어내려는 수요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골드바는 사고 팔 때 수수료를 많이 떼기 때문에 절세 효과를 보더라도 이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골드바를 살 때는 부가가치세 10%에 실물제작비용 등 수수료 4~5%를 더해 15%에 가까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1㎏ 골드바 가격은 원가 5800만원에 수수료와 부가세를 포함해 6600여만원이다. 팔 때도 수수료를 5%가량 내야 한다. 한 시중은행 PB센터 팀장도 “골드바는 부동산처럼 등록을 해놓는 것도 아니고 과세당국에 신고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안성맞춤”이라고 귀띔했다. “양도, 상속, 증여가 쉽다는 것도 골드바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시장에서 금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금 수요가 폭증하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국제 금값 전망치를 종전 온스당 1981달러에서 1750달러로 내렸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자금 세탁이나 탈세 용도로 골드바가 악용될 소지가 있는 만큼 국세청과 금융정보분석원(FIU) 등의 공조를 통해 자금흐름 추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김앤장 파트너 계약서 안 가지고 있다”

    “김앤장 파트너 계약서 안 가지고 있다”

    9일 국회에서 이틀째 열린 박한철(60·사법연수원 13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박 후보자의 김앤장 법률사무소 근무 계약서 제출 문제로 잠시 중단되는 등 전날보다 뜨거운 공방을 이어갔다.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서울동부지검장 퇴임 직후 김앤장에서 4개월간 2억 4500만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동업 약정서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동업자로 돼 있는 파트너와 공동계약으로 약정서를 체결했다”면서도 “사본을 갖고 있지 않고 계약서를 작성할 때 성명 옆란에 날인만 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해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박 후보자는 이어 “김앤장 측에서 사기업의 비밀 관련 사항이 있어서 제출할 수 없다고 답변을 해 왔다. 위원들의 요청에 응해 드리지 못한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5000만원짜리 계약서를 체결하는 데도 A와 B 사이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사본을 하나씩 나눠 갖는데, 헌재소장이 되실 분이 계약서가 없다고 한다면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김앤장 지분이 어떻게 되고, 배당이 어떻게 되며 책임과 업무분장 등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 전혀 없다. 김앤장은 소유 구조가 왜곡돼 있는데 후보자는 파트너 계약을 했기 때문에 법 위반의 동조자”라고 질타했다. 박 후보자에 대해 ‘적격’ 입장을 내린 새누리당 의원들은 “후보자를 범죄자 다루듯 하는 것은 청문회의 품위에 맞지 않는다”며 박 후보자를 감쌌다. 그러나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은 “작은 회사의 인턴 직원도 근무하기 전에 급여가 얼마나 되는지 등 근로계약 사항을 확인하고 계약서에 날인한다”며 “김앤장에 근무하면서 급여 체계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근무했고, 한참 지나서 동업약정서를 작성한 것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조정식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한 유국현 김앤장 형사분야 대표변호사에게 박 후보자의 동업 약정서 제출을 요구했으나 유 변호사는 “간절히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회사의 가장 민감한 정보가 들어 있고, 모든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국회는 10일 이틀간의 청문회 내용을 정리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2011년 2월 헌법재판관에 임명된 박 후보자는 소장에 임명되더라도 소장 임기 규정 없이 ‘재판관 6년 임기’ 규정에 따라 2017년 2월까지 재임하게 된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은 퇴임을 1년 앞두고 후임 소장을 지명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대처 “國葬으로 돈 낭비 원치 않아”… 한줌 재 돼 남편 곁에 잠든다

    지난 8일(현지시간)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장례식이 오는 17일 국장(國葬)에 준하는 장례 의식으로 치러진다. 대처 전 총리의 공식 전기도 장례식 직후 출간될 예정이다. 9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대처 전 총리는 생전에 자신의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처 전 총리는 또 장례식에서 군의 공중 분열식 행사 등을 거행함으로써 돈을 낭비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처 전 총리의 대변인인 팀 벨 경은 “그녀와 유족은 국장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특히 유해를 일반이 볼 수 있게 안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벨 경은 “대처 전 총리는 의례 비행도 돈 낭비라고 생각해 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총리실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식을 준비할 것”이라며 장례식은 국장에 준하는 장례 의식으로 치러진다고 밝혔다. 대처 전 총리가 생전에 밝힌 뜻에 따라 국장이 아닌 형식을 취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시신이 담긴 관은 장례식 전날 영국 국회의사당 지하 성모 마리아 예배당에 도착해 하룻밤 머무른 뒤 영구차에 실려 세인트클레멘트데인스 교회로 옮겨진다. 이어 영국 근위기병대가 끄는 포차에 실려 장례식장인 세인트폴 성당으로 이동한다. 세인트폴 성당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묻힌 곳이다. 성당에서는 군 의장대와 왕립첼시안식원의 퇴역 군인들이 운구 행렬을 맞을 예정이다. 장례식은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다. 장례식 이후 시신은 화장된다. 화장식은 런던 남서부 모트레이크에서 사적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어 대처 전 총리의 평소 뜻에 따라 왕립첼시안식원 묘지에 있는 남편 데니스 대처 경의 묘 옆에 묻힐 것으로 알려졌다. 대처 전 총리의 공식 전기도 조만간 출간될 예정이다. 영국 출판사 펭귄북스는 언론인 찰스 무어가 쓴 대처 전 총리의 공식 전기 ‘되돌아가지 않는다’(Not for Turning)가 장례식 직후 출간된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출판사 측은 대처 전 총리가 살아있는 동안 출간되면 안 된다는 조건으로 1997년 공식 전기에 대한 출간 의뢰가 이뤄졌으며, 저자인 무어는 대처 전 총리와 가족·동료 등을 상세하게 인터뷰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무어는 이날 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대처는 적수의 가치를 알았던 정치인이자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의 소유자였다”며 “용기와 열정, 설득력, 에너지는 대처의 엄청난 장점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불필요할 정도로 전투적이었고 멈춰야 할 때를 몰랐던 점은 정치인으로서 최대 약점이었다”고 지적했다. 대처 전 총리의 타계에 대한 전 세계 인사들의 애도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처 전 총리는 영국의 경제를 살리고 1980년대 영국을 희망의 시대로 이끄셨던 분”이라며 “고인은 한·영 우호 협력 증진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졌던 분으로 유가족과 영국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처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특출한 정치인에 속한다”며 위대한 정치가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영국의 첫 여성 총리로서 불굴의 영향력을 보여줬다”며 “특히 전 세계가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최초의 지도자”라고 평했다. 대처 전 총리의 일대기 영화 ‘철의 여인’에서 대처 전 총리 역을 맡았던 배우 메릴 스트리프는 애도 성명에서 “대처 전 총리는 여성 정치계의 선구자였다”면서도 “냉철한 재정 조치 때문에 영국의 가난한 자는 피해를 입었고 정부 개입 배제 정책으로 부자들만 이득을 얻었다”고 꼬집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방송인 김용만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

    유명 방송인 김용만(46)씨가 해외 축구 경기 결과를 놓고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성진)는 9일 김씨 등 4명을 상습 도박 혐의로, 이와 관련 불법 스포츠 도박인 일명 ‘맞대기’ 도박장을 운영한 A(38)씨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맞대기 도박이란 운영자가 휴대전화로 특정 경기에 대한 베팅을 회원들에게 문자로 고지하면 회원들은 해당 경기의 승리 예상팀에 일정한 금액을 건다는 답 문자를 보내 배당율 등이 정해지는 방식의 도박이다. 도박에 참가한 회원들은 경기 결과에 따라 운영자에게 수수료를 제외한 돈을 지급받거나 돈을 입금하는 후불제로 운영된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모두 13억 3500만원 상당의 맞대기 등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축구 경기의 승부 결과를 놓고 한 차례에 수 십 만~수백만원의 돈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도박을 하기 위해 매니저 명의 등 차명 계좌 3개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그러나, 계좌 분석 결과 베팅 금액과 배당 금액이 엇비슷해 크게 돈을 따거나 잃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박지성 등이 출전한 경기를 지인들과 함께 보다가 지인 휴대전화로 전송된 ‘맞대기’ 권유 문자를 보고 재미 삼아 도박에 참여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쪼개보고 나눠보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 …발품 판만큼 돈 된다

    쪼개보고 나눠보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 …발품 판만큼 돈 된다

    정부는 최근 선박·해외자원개발펀드 등 분리과세 금융 상품의 조세 지원 한도를 새롭게 정해 세수를 확보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종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어든 터라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가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선박 임대료 수입 등의 일부를 배당하는 선박펀드는 올해 말까지 투자 액면금액 1억원 이하의 배당 소득에 대해 세율 5.5%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유전이나 금광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해외자원개발펀드 역시 액면금액 3억원 이하의 배당 소득에 대해 5.5%의 세율이 적용됐다. 절세 수단의 장점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 투자에 있어서 절세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넘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자산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세금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3년간 펀드에 투자해 한꺼번에 2000만원 이상 수익을 얻게 되면 과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꼭 부자일 것이란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절세 투자를 위해서는 우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을 알아야 한다. 비과세 상품은 소득에 대한 세금을 안 내는 것이다. 분리과세 상품은 상품별로 정해진 세율만큼 따로 세금을 내면 된다. 즉,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비과세 상품에는 2014년 발행분까지 물가에 연동된 원금 상승분에 세금을 내지 않는 물가연동국고채,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는 브라질 채권 등이 있다. 단, 브라질 채권은 환전할 때 브라질 정부가 도입한 금융거래세(토빈세) 정책에 따라 투자 금액의 6%를 세금으로 내게 되고,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국내 주식·채권형 펀드의 매매 차익도 비과세지만 배당과 이자 수익은 과세 대상이다. 분리과세 혜택은 소멸시효를 잘 따져야 한다. 선박펀드는 올해 말까지, 유전펀드는 내년 말까지 일정 금액 이하 투자에 대해서만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10년 이상 장기 채권 이자도 분리과세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금융 상품을 고를 때 세금을 따져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입할 때 깜빡 잊고 세금 우대 혜택을 안 받으면 나중에 몇만~몇십만원의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할 때는 이자소득에 대해 이자소득세 14%와 지방소득세 1.4% 등 15.4%의 세금이 붙지만 연령에 따라 세금 우대 또는 비과세 혜택이 부여된다. 우선 20세 이상 국내 거주자가 총액 1000만원 이내의 세금우대저축을 1년 이상 유지할 경우 세율이 9.5%다. 60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독립유공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세금 우대 총액이 3000만원까지 상향된다. 60세 이상 노인 등에 대해서는 2014년까지 3000만원의 비과세 생계형 저축 한도가 제공된다. 보험사의 월 납입식 10년 이상 장기저축성보험도 비과세다. 세금우대저축과 중복 가입해도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보험은 사업비를 제한 뒤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상품별 수익률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가입해야 한다. 소득공제 대상인 연금저축도 세테크에 적합한 상품으로 꼽힌다. 절세 트렌드를 좇을 때도 균형감을 잃어선 안 된다. 절세 상품이란 광고만 보고 ‘묻지마식 투자’를 하면 후회할 수 있다. 절세 상품 대부분이 장기 투자용이라 중간에 해지하면 세금을 토해내거나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지난해 말부터 갑작스럽게 인기를 끈 즉시연금 열풍은 ‘묻지마식 투자’의 대표적이 예다. 가입 열풍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월 한 대형 생명보험사는 가입자의 80%가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닌 2억원 이하 가입자라고 밝혔다. 차주용 NH농협증권 세무사는 “매달 150만~200만원을 지급받는 월 지급식 상품에 가입하는 은퇴자는 종합과세나 지역건강보험료 추가 납부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월지급액을 100만원 안팎으로 낮추고 다른 금융소득이 생길 경우에 대비하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세청, 해외소득자 10만명 전수조사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국세청의 세부 전략이 4일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외에서 탈세 혐의가 짙은 부유층과 인터넷 카페, 불법 사채업자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위해 첨단 조사기법 교육을 마친 조사국 직원 927명이 대거 투입됐다. 국세청은 현금거래 탈세가 많은 전문직 등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성형외과 등 의료업종, 변호사·세무사·회계사 등 전문자격사, 룸살롱·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는 물론 고급주택 임대업자와 건물 소유자 등도 포함된다. 대기업이나 부유층에 대해서는 불공정거래,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되는 일감몰아주기 과세와 관련해 불공정 합병, 위장 계열사 설립을 통한 매출액 분산 등 탈세행위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전체 법인의 94%를 차지하는 연매출 100억원 이하 중소기업은 정기조사 대상 선정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보다 고용을 3% 이상 늘린 중소기업과 5% 이상 늘린 대기업은 세무조사 유예 혜택이 부여된다. 국세청이 이날 밝힌 지하경제의 탈세 사례는 다양했다. 부품제조업체의 사주 A씨는 배당금으로 불어난 재산을 증여하려고 자녀 명의의 장기저축성 보험에 210억원을 일시 납입했다. 부동산 취득자금 180억원은 현금으로 증여했다. 400여억원을 자녀에게 넘겼지만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어 A씨는 모기업이 취득한 비싼 기계장치를 계열사인 자녀 소유의 법인에 장기간 무상 대여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넘겨줬다. 그러면서도 기계장치에 대해서 투자세액공제를 받아냈다. 국세청은 A씨의 자녀에게 증여세 191억원, 법인에 351억원 등 총 613억원을 추징했다.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탈세도 있었다. 해운업체의 사주 B씨는 국내에서 번 소득을 자녀에게 주려고 조세피난처에 자녀와 직원 명의의 국외 위장계열사 두 개를 만들었다. 실제 용역은 해운업체가 제공하지만 위장계열사가 해외 거래처와 선박 용선·대선 및 화물운송계약을 맺고 대가를 위장계열사가 챙기는 수법으로 세금 부담없이 재산을 넘겨줬다. 이들 업체는 법인세 등 433억원을 추징당했다. 국세청은 해외 세무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확보한 10만여명의 소득에 대해 전수조사를 할 방침이다. 지난해 국세청에 해외계좌를 신고한 사람이 652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고 재산은 18조원이 넘었다는 점에서 해외계좌 상당 부분이 억대 이상의 예치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은 국내에 살면서도 신분세탁을 통해 비거주자로 위장, 어느 나라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역외 탈세자를 더욱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금융사 주주배당액 대폭 줄어든다

    올해부터 주주 배당액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생명 주식을 갖고 있다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부터 ’개미주주’에 이르기까지 모두 영향을 받는다. 기업들의 배당 정책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금융사를 끼고 있는 재벌그룹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개정 상법 시행으로 올해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부터 배당이 줄어들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28일 각 보험사에 보냈다. 개정 상법(법 제462조와 법 시행령 제19조)은 배당 가능액에서 미실현 이익을 제외하도록 돼 있다. 미실현 이익이란 회사가 보유한 주식이나 채권 가격이 올라 장부(대차대조표)에는 반영됐지만 현금화되지 않은 이익을 말한다. 예컨대 삼성전자 지분을 6.54% 갖고 있는 삼성생명은 전자 지분을 주당 수천원에 샀지만 지금은 150만원을 넘는다. 이런 미실현 이익이 포함된 삼성생명의 ‘기타포괄손익’은 지난해 말 12조 2000억원으로 같은 해 3월 말 9조 7000억원보다 25.8% 늘었다. 이를 토대로 삼성생명은 최대 주주인 이건희 회장 등에게 적지 않은 배당금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배당이 어렵게 됐다. 업계는 장기적으로 생명보험 1조 9000억원, 손해보험 2조 1000억원 등 총 4조원가량의 배당 재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다. 개정된 상법은 금융사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박재완 작년 4억 5500만원↑… MB 마지막 각료 중 증가폭 1위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박재완 작년 4억 5500만원↑… MB 마지막 각료 중 증가폭 1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 새 국무위원들의 재산신고가 제외되면서 ‘김빠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가 예고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MB정부 마지막 국무위원들이 경제 불황 속에서도 개인 재테크는 준수하게 해왔음이 드러나면서 서민들로서는 경제적 고통에 심정적 박탈감까지 안겨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29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정부부처 장·차관과 고위공무원단 가등급 이상,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교육감 등 행정부 관련 고위공직자 1933명의 정기 재산 변동 신고 사항을 보면 71.6%인 1378명의 재산이 지난해 신고 때보다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재산은 11억 70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200만원씩 줄었다. 이에 대해 안전행정부는 서울과 인천 등의 부동산 가격 하락과 함께 300억원대 자산가인 전혜경 국립식량과학원장이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파견으로 제외되면서 1인당 평균 재산액을 1600만원가량 줄인 것이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장관들의 재산신고 내용은 다른 고위공직자 평균을 훨씬 웃돈다. 평균 재산 17억 2788만원으로 17명 중 16명의 재산이 늘어났다. 23억 7000만원을 신고한 권재진 전 법무장관만 9179만원 줄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12억 1000만원으로 3000만원 증가했고,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장관은 12억 1000만원으로 4억 5500만원 늘어 재산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와 함께 아파트 중도금 납부 및 채무를 상환하느라 순재산이 479만원 줄어든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16명의 순재산은 모두 늘어나 경제 불황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서민들의 고통을 무색하게 했다. 행정부 내 고위공직자 중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사람은 최교일 대검찰청 검사장으로 주식배당소득 등으로 20억원이나 늘어난 120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재산이 많은 공직자는 230억 6174만원을 신고한 진태구 충남 태안군수였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5억 9473만 5000원의 재산을 신고해 가장 재산이 적은 공직자가 됐다. 박 시장은 예금 중 일부를 사회복지기관에 기부하거나 펀드 상환에 써 예금이 줄었고, 배우자 사업 폐업으로 인해 채무가 늘었다.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은 39억 9267만원을 신고해 광역단체장 중 가장 많았다. 염홍철 대전시장(24억 8806만원), 박준영 전남지사(22억 8193만원), 김범일 대구시장(21억 5992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7명의 재산은 평균 30억 943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행정부 재산공개 대상자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해 늘어난 금통위원의 재산만도 평균 1억 551만원이다. 전체 평균이 1200만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고위공직자 사이에서 ‘투자의 귀재’로 불릴 만하다. 한은 측은 “금통위원의 보수(연 3억 1000만원)가 일반 고위공무원보다 많아 재산 증가 폭이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석진 안행부 윤리복무관은 “6월 말까지 꼼꼼히 심사해서 허위 신고는 물론, 부당·위법한 방법으로 재산을 형성한 경우는 경고,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법조계 “원세훈·김용판 형사처벌 가능성”

    이명박 정부의 핵심 실세로 통했던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대통령 선거 개입 등 혐의로 곳곳에서 고소·고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검찰은 그가 자리에서 물러나자마자 출국금지의 족쇄를 채웠다. 자연스럽게 형사처벌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직무를 벗어나 정치에 개입한 흔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댓글녀’ 사건 등 직분에서 벗어나 국내 정치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의 폭로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민주노총과 4대강 범국민대책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고,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의 주력 사업을 홍보하도록 지시했다. 국정원법 9조 1항은 “원장·차장과 그 밖의 직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의 지시는 국정원법 위반 소지가 크다. 5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는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정회)는 고발장과 고발인 조사를 바탕으로 법리 검토를 한 뒤 원 전 원장의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26일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국정원의 활동은 지난 총선과 대선을 전후로 겹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이는 법원에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 외에 김용판(55) 서울경찰청장도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국정원 여직원의 대선 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 “진실과 다른 수사결과를 성급하게 발표했고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김 청장을 직권남용 및 경찰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형택)에 배당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16일 ‘국정원 여직원이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비방 댓글을 단 흔적이 없었다’고 발표한 이후 석 달이 넘는 수사 기간 내내 말 바꾸기를 거듭했다. 이 때문에 김 청장의 지시 아래 경찰이 부실한 수사 결과를 성급히 발표,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 고발인 소환 등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향후 수사의 쟁점은 김 청장이 수사결과 발표 등에 개입한 증거나 정황을 밝혀내느냐가 될 전망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검찰 수사로 김 청장이 미완의 수사 결과 발표를 종용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직위를 이용해 타인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에 해당돼 직권 남용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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