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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이재명 기본소득 또 충돌… 우원식도 가세

    박원순·이재명 기본소득 또 충돌… 우원식도 가세

    朴 “현실적 분석 필요” 李 “동의하 증세” 禹 “기업 빅데이터 사용료로 마련” 제시 일각 “이념 논쟁 아닌데…” 우려 목소리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양대 축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본소득 찬반 여부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 거세다. 여기에 당권 주자인 우원식 의원까지 ‘빅데이터 사용료’로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자면 논의에 가세했다. 박 시장은 1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기본소득과 관련해 “이 지사 말씀보다 저는 뭐든지 현실적으로 실증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시장은 “지도자는 현실적이고 실증적이고 또 효과적인 것을 고민해야 된다”며 “이미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바로 이런 고민 때문에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를 먼저 해야 된다 선언했고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는 거의 합의가 이뤄져 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지사는 같은 시각 KBS 라디오 출연해 “한 100만원 정도 한 다음에는 이거 정말 좋은 정책이다(라는 반응이 나오면) 우리 세금 더 낼 용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며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연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증세를 논의하고 국민 동의하에 증세하는 만큼 기본소득을 늘려 가면 된다”고 말했다.우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을 옹호하는 성격의 글을 올렸다. 우 의원은 “기업은 마땅히 빅데이터 사용료를 지불할 의무가 있다”며 “이것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본배당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기본소득 의제로 여당 대권 주자 간 대결이 뜨거워지면서 당 내부에서는 속도조절을 하는 모양새도 포착됐다. 민주당 소병훈 의원을 대표의원으로 한 ‘기본소득 연구모임’은 모임 등록 시점을 미뤘다. 모임에 참여한 한 의원은 “기본소득 논쟁이 이념적 찬반 논쟁처럼 번지는 상황에서 굳이 기름을 끼얹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기본소득 논의가 갑작스럽게 불붙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당내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던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왜 당내 주자들이 논쟁하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조주빈 재판부 “‘부따’ 강훈, 전직 공무원 등 주요 공범들과 병합 안 해”

    조주빈 재판부 “‘부따’ 강훈, 전직 공무원 등 주요 공범들과 병합 안 해”

    텔레그램 성 착취 영상 공유방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일당의 재판부가 조씨의 공범인 ‘부따’ 강훈(19) 등 사건과 병합 심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현우)는 11일 오후 조씨와 ‘태평양’ 이모(16)군, 전 사회복무요원 강모(24)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당초 조씨가 혐의를 부인하며 관련 증거에 대해 부동의한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사정상 불출석하며 재판은 40분만에 끝났다. 재판이 끝날 무렵 검찰 측에서 재판부에 “재판 증언과 관련해 드릴 말씀이 있다”면서 ‘병합 신청’에 대해 묻자, 재판부는 “병합은 안합니다. 몇 번이나 말했어요”라며 단호하게 답했다. 검찰 측에서 “기소의견..” 이라며 말끝을 흐리자 재판부는 “몇 번이나 말했어요. 병합은 안하기로 했어요”라며 거듭 검찰 측 의견을 일축했다.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검찰 측에서 병합을 요청한 사건은 조씨의 공범으로 지목된 강훈와 거제시 8급 공무원 출신인 천모(29)씨, 직원 한모(27)씨 등 서울중앙지법에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들이다.당초 해당 재판부는 조씨의 재판만을 배당받았으나 첫 공판준비기일을 하루 앞둔 지난 4월 28일 이미 기소된 강씨와 이군의 개별 사건들을 병합했다. 강씨 사건은 원래 형사합의33부(부장 손동환)가 심리하고 있었으나 결심 공판이 예정됐던 4월 11일 ‘n번방’과 관련한 수사를 진행하던 검찰 측에서 병합 의사를 전하며 공판이 연기됐다가 조씨 사건을 맡은 재판부로 옮겨졌다. 이씨의 경우에도 형사22단독 박현숙 판사에게 최초 배당됐었으나 조씨와의 병합을 위해 형사합의30부로 재배당됐다. 그러나 재판부가 받아드린 병합 신청은 거기까지였다. 4월 29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시작된 후 검찰은 한씨와의 병합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5월 14일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병합은 안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날 첫 공판기일에서는 다른 공범들과의 병합을 모두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중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 조성필)가 심리중인 강씨의 경우 공소사실 상당부분이 조씨와 겹친다. 강씨는 스스로에 대해 “조주빈의 하수인이었다”며 공모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같은 재판부가 맡고 있는 한씨의 경우 오는 25일 결심 공판이 예정돼 있다. 박사방 일당을 모두 한 법정에 세우려던 검찰의 시도는 일단은 무산된 모양새다. 그러나 이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의율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중인 검찰은 이달 중순까지 수사를 마무리한 뒤 이들을 추가기소할 방침이다. 공범들에 대한 공모 혐의가 뚜렷해지면 이들은 모두 한 법정에 세울 명분도 지금보다 높아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속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해 구속 기간 내 재판을 마무리해야한다는 부담감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했을 때 한 재판부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단독] ‘돈스코이호‘ 사기범과 공모해 수백억원 가로챈 법인 대표

    [단독] ‘돈스코이호‘ 사기범과 공모해 수백억원 가로챈 법인 대표

    150조원 규모의 금괴를 실은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홍보하며 투자금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과 공모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법인 유니버셜그룹 대표가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서정식)는 사기 혐의로 유니버셜그룹 대표이사 김모(62)씨를 지난달 19일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의 첫 공판기일은 다음달 8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돈스코이호 사기 사건’ 주범들과 공모하고 2018년 10월~지난해 12월 금광 및 리조트 개발 명목으로 암호화폐 ‘TSL코인’, ‘유니버셜코인’ 등을 판매해 투자자들로부터 약 11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이 수사를 진행해 김씨를 구속하고 지난달 1일 검찰에 송치했다. ‘돈스코이호 사기 사건’이란 2018년 7월 신일그룹이 “150조원 상당의 보물이 실려 있는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근처 해역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언론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한 뒤, 자사가 발행한 암호화폐 ‘신일골드코인’를 구매하면 인양 수익금을 배당받을 수 있다고 사람들을 속인 사건이다. 그러나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울릉도 부근에서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돈스코이호는 신일그룹의 발표와 달리 2003년도에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동아건설이 공동 탐사작업을 통해 이미 발견한 상황이었고, 당시 배에서 금괴·금화 등의 보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발견 당시 외교상의 문제와 인양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현재까지 인양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를 인양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또 암호화폐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사이버머니(특정 기업에서 정한 목적으로만 사용하도록 발행하는 화폐) 수준의 포인트였던 신일골드코인을 상장해 거래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일그룹 관계자들은 돈스코이호 인수 계획을 내세워 2018년 4월~7월 피해자들로부터 약 89억 7600만원을 가로챘다. 이 사건 사기 혐의로 2018년 11월 기소된 김모(53) 전 신일그룹 부회장은 올해 1월 징역 5년형이 확정됐고, 허모(59) 전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대표는 징역 4년이 확정됐다. 2018년 12월 기소된 류모(50) 전 신일그룹 대표이사는 지난해 9월 상고를 취하해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한 원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전체 피해 규모, 향후 피해 회복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힌 바 있다. 신일그룹은 나중에 회사명을 SL블록체인그룹으로 바꾼 뒤 가상화폐 ‘TSL코인(트레저 SL코인)’을 발행했고, 그 후에는 유니버셜그룹으로 사명을 바꿔 ‘유니버셜코인’이라는 이름의 가상화폐를 발행했다. 그런데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지난해 2월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사 중 유니버셜그룹에서 발행한 TSL코인을 상장하거나 상장 검토 중인 암호화폐 거래소는 없다. 투자나 자문 등도 이루어진 바가 없다”면서 투자를 주의할 것을 안내한 적이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與 대권·당권주자 기본소득 논쟁 폭발

    與 대권·당권주자 기본소득 논쟁 폭발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양대 축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본소득 찬반 여부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 거세다. 하지만 기본소득이 대권 주자들간 대결 사안처럼 다뤄지자 오히려 당내 논의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박 시장은 1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기본소득과 관련해 “이 지사 말씀보다 저는 뭐든지 현실적으로 실증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시장은 “지도자는 현실적이고 실증적이고 또 효과적인 것을 고민해야 된다”며 “이미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바로 이런 고민 때문에 전국민 고용보험제도를 먼저 해야 된다 선언했고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는 거의 합의가 이뤄져 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지사는 같은 시각 KBS 라디오 출연해 “한 100만원 정도 한 다음에는 이거 정말 좋은 정책이다(라는 반응이 나오면) 우리 세금 더 낼 용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연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증세를 논의하고 국민 동의하에 증세하는 만큼 기본소득을 늘려 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우원식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을 옹호하는 성격의 글을 올렸다. 우 의원은 “데이터를 제공한 소유자가 그로 인해 발생한 부가가치로부터 소외되는 것은 부당하다”며 “그렇다면 새로운 산업혁신에 기여한 국민에게도 마땅히 부가가치가 정당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알래스카가 석유판매 수익을 주민들에게 분배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 의원은 “기업은 마땅히 빅데이터 사용료를 지불할 의무가 있다”며 “이것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본배당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던진 기본소득 의제가 여당 대권주자간 경쟁의 불을 댕겼지만 민주당 내 기류는 다소 달라지는 분위기다. 당에서 기본소득을 본격적으로 핵심 의제로 띄우려고 했던 의원들은 대권 주자간 대결이 뜨거워지면서 난감함을 표하고 있다. 민주당 소병훈 의원을 대표의원으로 한 ‘기본소득 연구모임’은 등록 시점까지 미룬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임에 참여한 한 의원은 “기본소득 논쟁이 이념적 찬반 논쟁처럼 번지는 상황에서 우리가 굳이 기름을 끼얹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기본소득 논의가 갑작스럽게 불붙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당내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전국민 고용보험제와 기본소득이 선후관계가 다를 뿐 상극인 게 아닌데 흑백논리로 논의가 진행돼 아쉽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생애자산관리 승부처 40대, 4대 재무 이슈를 챙겨라

    생애자산관리 승부처 40대, 4대 재무 이슈를 챙겨라

    부채 40% 넘으면 저축·투자 거의 불가능 실거주 목적 주택 대출 DTI 30% 바람직 퇴직금은 일시금 수령보다 IRP에 적립 연금계좌, 수익률 등 고려 하나로 통합 자녀교육비·노후 준비 합리적 균형 필요가구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30대부터 50대 중 40대는 자산관리의 가장 핵심 연령대다. 30대는 경제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50대는 은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온전하게 경제생활에 나선 40대는 노후 준비(Pension), 주택 마련(Place), 자녀 교육(Private Education), 재산 증식(Property) 등 ‘4대 재무 이슈’(4P)를 챙겨야 하는 자산관리의 승부처가 될 수 있다. 10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0대 가구는 평균 3억 6278만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자산 1억 2973만원과 실물자산 3억 3994만원으로 이뤄진 총자산은 4억 6967만원이다. 부채는 1억 689만원으로 금융부채 8245만원과 임대보증금 2444만원으로 이뤄졌다. 이는 40대가 30대나 50대보다 자산관리 성적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2018년 대비 순자산은 4.6% 늘었고, 소득은 4.5% 증가했다. 특히 연간소득(7425만원)에서는 50대를 제치고 가장 많은 소득을 올렸다. 객관적인 수치로는 자산관리 성적이 양호해 보이지만 생애자산관리 측면에서는 고민거리가 생기는 연령대가 40대다. 30대에는 종잣돈을 만들고 40대에는 재산 증식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해야 50대 이후 인생 후반기에 경제적 부담을 덜고 살아갈 수 있는 만큼 40대는 생애자산관리에서 중요한 시기다. 40대 중산층 가구의 주된 저축 목적은 노후대책(54.8%)이 1순위로 꼽혔다. 주택 마련과 자녀 교육(14.8%)이 공동 2순위를 기록했고 부채 상환(13.9%)이 뒤를 이었다. 우선 노후대책을 위해선 늦어도 40대부터는 일정 수준의 연금자산을 모아야 한다. 중간에 절대 깨뜨리지 말고 연금저축의 경우 여력이 안 된다면 적립을 잠시 중단하면 된다. 또 퇴직금은 이직 등의 경우에도 일시금으로 수령하지 말고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적립해 반드시 노후자산으로 남겨 둬야 한다. 연금계좌는 가급적 한 개 또는 두 개의 계좌로 모으는 것이 좋다. 연금계좌를 여러 개로 분산하면 관리가 힘들고 수익률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계좌가 여러 개 있다면 계좌 이전 제도를 통해 세제상 불이익 없이 금융회사를 옮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금자산은 장기적으로 노후를 대비하는 자산인 만큼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적배당형 운용 비중도 늘려 가야 한다. 40대의 입사 시기는 외환위기 시절부터 출발해 다른 세대에 비해 자산 증식이 쉽지 않은 세대 특성을 보인다. 주택 마련과 부채 상환, 노후 준비의 균형이 필요하고 무리한 대출은 피해야 한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주택은 지금이라도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택 가격은 비탄력적이라 주가처럼 단기간 내에 상승 이전 수준까지 떨어지긴 힘들다. 실거주 목적의 한 채라도 대출을 이용한다면 총부채상환비율(DTI)은 30% 선으로 고려하는 게 좋다. 평균적인 중산층을 기준으로 했을 때 소득에서 다른 부채가 없다는 가정하에 평균 생활비를 제외하고 남은 비율은 40% 전후가 된다. 부채가 40% 선을 넘으면 미래를 위한 저축이나 투자가 거의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40대 가구는 소비지출 항목 중 교육비 비중이 15.5%로 가장 높아 자녀 교육비 부담이 큰 시기다. 초·중·고교생 4명 중 3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 9000원이다. 자녀가 2명이면 가구소득의 18%를 사교육비로 지출한다. 40대 가구가 교육비를 우선 지출하다 보면 중요하지만 당장 급하지 않은 노후 준비를 미루는 것이 문제다. 노후에 자녀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자녀 교육과 노후 준비 사이에 합리적 균형이 필요하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임학정 PB의 생활 속 재테크] ‘포스트 코로나’ 투자는?… 4차 산업·헬스케어 업종 눈여겨볼 만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글로벌 증시는 사상 최고 수준의 낙폭을 보였다.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여러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전후를 기점으로 세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회적·경제적 충격은 투자자들의 투자 전략과 패턴에도 많은 변화를 야기할 것이다. 올해 주식시장은 전문가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지표는 계속 부진한 양상을 보이는데,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향해 약진하고 있다. 이는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내놓은 부양책에 기인한 유동성 장세로 보는 게 타당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투자전략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헬스케어 업종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 이슈로 최근 새롭게 거론되는 변화로는 언택트(untact) 문화와 사회, 플랫폼 비즈니스, 헬스케어의 성장을 꼽을 수 있다. 언택트, 즉 비대면 경제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관련 산업의 성장을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왔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재택근무, 온라인 세미나, 온라인 개강 등 다양한 형태로 파생되면서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군을 만들어 내고 있다. 헬스케어에서도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진단, 예방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시도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웨어러블과 맞물리면서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의 시너지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되면서 하반기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요즘 경기 회복과 초저금리 관점에서 투자전략을 수립할 것을 추천한다. 우선 경제활동 재개 시 빠른 주가 회복이 예상되는 낙폭 과대 기업과 고배당 기업에 주목하자. 이미 반등이 많이 나온 상황이긴 하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고 초저금리 시대인 만큼 배당주 투자까지 병행한다면 하반기 투자에서 긍정적인 수익률을 예상할 수 있다. 종목 선정이나 직접 투자에 자신이 없다면 증권사의 랩어카운트 상품이나 관련 펀드를 적극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두 번째 투자 포인트는 4차 산업이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통해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4차 산업 테마는 향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IT 섹터 외에도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산업재 등 4차 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섹터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는 효과적인 재테크 수단이 될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순천지점 영업팀장
  • ‘다중대표소송제’ 담은 상법개정 입법예고… 재계 “경영 위협”

    ‘다중대표소송제’ 담은 상법개정 입법예고… 재계 “경영 위협”

    자회사 이사 임무 게을리해 손해 발생 때 일정 수 이상 모회사 주주가 대표로 소송 감사위원, 이사와 분리 선출 방안도 포함 재계 “소송 남발로 소극적 경영할 것” 정부 “불법행위 때만 소송 가능” 일축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다중대표소송제 등을 담은 상법 개정을 추진한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재벌 총수에 대한 견제 강화를 위해서다. 재계는 정부 입법 형태로 추진되는 상법 개정 시도에 “기업 경영과 투자를 위축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고기영 법무부 차관은 10일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다중대표소송 도입, 감사위원 분리 선임, 감사 선임 시 주주총회 결의요건 완화, 배당기준일 규정 개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11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함께 논의된 소액주주 권리 보장을 위한 전자투표제·집중투표제 의무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주주의 경영권을 보장하면서도 견제와 감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다중대표소송은 자회사의 이사가 임무를 게을리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을 때 일정 수(상장사는 주식 전체의 1만분의1) 이상의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할 수 있는 제도다. 재벌 일가가 경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인 비상장 자회사를 이용해 재벌 2·3세가 소유한 손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면 자회사뿐 아니라 모회사에도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모회사를 대신해 모회사 주주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대주주 입맛에 맞는 이사만 감사위원 후보자로 선임되는 관행을 막기 위해 감사위원 중 1명 이상을 이사와 분리해 선출하는 방안도 담겼다. 감사위원 의결권 제한 규정도 정비했다. 상장사 감사위원을 선임·해임할 때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 등을 포함해 3%, 일반 주주는 3%를 초과하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를 활용해 감사 등을 선임할 때는 ‘출석 주주 의결권 과반수’ 요건만 갖추면 주주총회 의결이 가능하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배당기준일 관련 규정도 개선해 3월에 집중되는 주주총회를 4·5월로 분산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러나 재계는 다중대표소송제가 자회사에 대한 모회사 주주의 지나친 경영 개입이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재계 관계자는 “모회사 주주의 소송 남발 가능성 때문에 자회사 이사들이 위험을 피하는 소극적 경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계는 일본이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경우, 미국은 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일한 실체로 볼 수 있는 경우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법무부는 “불법행위가 있을 때 소송을 제기하기 때문에 소송 남발 우려는 없다”고 일축했다. 재계는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상황에서 감사위원 분리 선임이 의무화되면 대주주 의사결정권이 제약되고, 기관투자가 등이 연합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외부 세력이 사측의 주요 의사결정에 반대하거나 단기 수익 실현에 도움이 되는 경영 전략에 치중해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명숙 수사 놓고 “검사 증언 강요”vs“허위 주장” 진실게임 양상

    한명숙 수사 놓고 “검사 증언 강요”vs“허위 주장” 진실게임 양상

    한명숙(76)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당시 검찰의 증언 조작과 강요가 있었다는 재소자들의 주장과 이에 대한 검찰의 반박이 이어지며 양측이 진실게임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재소자가 수사팀 검사실을 출입한 기록이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지만, 당시 수사팀은 ‘증언 강요는 없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조사에서 한 전 총리에게 9억원을 줬다고 했다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서울구치소 동료 수감자들은 “당시 검찰이 한 전 총리와 한 전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라고 요구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2009년 5월 서울구치소에서 5~6개월가량 한 전 대표와 같은 방에 생활한 A씨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직접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법정에서 뒤집자 특수·공안부 검사들이 증언 협조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검찰이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하는 것을 들었느냐’고 물으며 해당 내용을 증언하라고 2~3차례 요구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들은 적이 없다고 하자 ‘고생을 더 해야겠다’면서 별건 수사를 암시하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후 새로운 사기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 받고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월을 선고를 받았는데 “증언 협조를 거부하고 바로 피의자 전환이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수사팀은 “A씨는 수사팀이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 조사한 적도, 증언을 요청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A씨가 2011년 2월 9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구치소를 나온 출정기록에는 서울중앙지검 1128호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 전 대표가 법정에서 증언을 번복한 지 한 달쯤 지난 시점으로, 1128호는 당시 한 전 총리 사건을 수사하던 특수1부 검사실로 전해졌다. 이에 수사팀은 이날 재차 입장문을 내고 “수사팀은 지난 7일 연합뉴스 보도 후에 비로소 A씨의 이름을 전해 들었지만 수사팀 검사 누구도 A씨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A씨에 관련된 아무런 자료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조사한 참고인들이 많아서 A씨의 소환 사유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A씨가 강압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한 시기에 다른 증인들이 한 전 대표가 진술을 번복한 경위를 자발적으로 진술하고 있었다”면서 “검찰은 오히려 그 진술의 진위 여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었고, A씨를 상대로 수사에 협조하라 강압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도 말했다. 검찰의 수사 협조 요청 거부로 A씨가 보복 수사와 기소를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수사팀은 A씨를 기소한 사실 자체가 없으며 A씨의 이런 주장은 기소 시기와 수사 주체 등을 확인하면 금방 허위라는 것이 판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은 당시 수사 과정에 인권 침해 등 부적절한 대우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한 전 대표의 동료 수감자 최모씨는 지난 4월 “검찰의 위증 교사를 받아 한 전 총리와 한 전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면서 법무부에 진정을 냈고 이달 초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이첩됐다. 조사 결과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는 등 수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사건 재배당을 통해 강제수사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윤건영·백원우 ‘국회 인턴 허위등록’ 고발사건 남부지검에 이송

    윤건영·백원우 ‘국회 인턴 허위등록’ 고발사건 남부지검에 이송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재직 당시 회계 담당 직원을 백원우(현 민주연구원장 직무대행) 당시 국회의원실 인턴사원으로 허위로 등록했다는 의혹에 대해 시민단체가 고발한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됐다. 고발인인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의 이종배 대표는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사건이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됐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9일 밝혔다. 이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이계한)에 배당됐다. 법세련은 지난 3일 윤건영 의원과 백원우 직무대행을 각각 횡령과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윤 의원이 2011년 한국미래발전연구원(미래연) 기획실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7월 미래연 회계 담당 직원을 당시 백 의원실 인턴사원으로 등록시켰고, 이 직원이 의원실에서 실제 일하지 않으면서 국회 사무처로부터 5개월 동안 총 545만원을 월급으로 받았다는 것이 법세련의 주장이다. 법세련은 “윤 의원은 당시 회계 담당 직원이 미래연을 퇴사한 후 돌려보낸 의원실 급여를 당연히 백 의원실로 돌려보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돌려보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윤 의원을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또 “백 직무대행은 실제 의원실에서 일하지 않은 사람을 근무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투기판 만드는 암호화폐 사기범죄 엄단해야

    서울신문이 어제 보도한 탐사취재 결과 최근 3년간 암호화폐(가상화폐) 투자로 인한 피해액은 무려 3조 3800억원에 이른다. 이로 인해 3명이나 목숨을 끊었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6월부터 올 5월까지 암호화폐 관련 범죄는 278건이다. 비슷한 기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암호화폐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15건, 소비자 상담은 959건이다. 이는 공식 집계일 뿐 실제 피해사례와 규모는 훨씬 더 클 수 있다. 미래의 화폐로 주목받던 암호화폐가 투자자들을 울리는 창구가 됐다니 유감이다. 피해자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별다른 지식 없이 큰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퇴직금이나 목돈을 빌려 투자했다가 대부분 현금화하지 못했다. 정상적인 거래가 보장되는 암호화폐인 줄 알았다가 무등록업체에 의한 유사 금융사기 피해자로 전락한 경우도 있다. 특히 2017년 12월 ‘인공지능(AI)이 코인을 사고팔아 수익을 배당한다’는 다단계 투자업체 트레이드코인클럽(TCC)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사람들은 무려 2만~3만여명에 이른다고 소송 대리인은 밝혔다. 뒤늦게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임을 알고도 신고나 소송도 못한 채 ‘폭탄 돌리기’식의 거래도 이어지고 있어 피해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암호화폐는 지폐나 동전 같은 실물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말 그대로 가상화폐이다.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일반화폐와 달리 처음 고안한 사람이 정한 규칙에 따라 가치가 매겨지고 거래된다. 2009년 비트코인 개발 이후 지금까지 1000여종의 암호화폐가 개발돼 500여종이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특성으로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은 대부분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예금이나 주식, 채권, 보험 등의 금융상품도 아니다. 당연히 정부나 은행이 지급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만큼 위험성이 높은 투자였으나 국내에서는 2017년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암호화폐의 피해가 커진 이유 중 하나는 정부의 무관심이다. 지난 2013년 7월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이 설립되면서 투자자들이 늘어났지만 정부는 법제화나 투자자 보호 조치 등을 소홀히 했다. 지난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특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발판을 마련했지만, 시행은 내년 3월부터이다. 정부는 당장 피해 실태를 확인하고 구제할 방법이나 재발 방지책 등을 찾아야 한다. 투자를 가장한 사기행각은 막아야 한다.
  • [단독] 코인 투자라더니 ‘피라미드 사기’… 3만명 피눈물, 알려진 죽음만 3명

    [단독] 코인 투자라더니 ‘피라미드 사기’… 3만명 피눈물, 알려진 죽음만 3명

    AI가 돈 불려준단 광고에 퇴직금 투자 지인에게도 권유, 출금 막히며 다 날려 60대 경비원·50대 여성 등 극단 선택 상위 사업자들은 이미 새 코인 갈아타 TCC 피해자 대표 “집단 고소 추진 중” 아버지 잃은 아들 “사법기관이 나서야”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암호화폐는 세상을 바꿀 미래로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욕망의 크기를 재는 투기판 수단으로도 부상했다. 2017년 89만원 가치의 비트코인은 그 해 2400만원으로 폭등하며 벼락부자의 환상을 부추겼다. ‘가즈아’(암호화폐 투자 수익을 기대한 감탄사) 광풍은 한국을 암호화폐의 천국에서 지옥으로 바꿨다. 정부가 지난 3년간 암호화폐의 법적·제도적 정비를 외면한 대가는 적지 않다. 암호화폐 익명성은 투기와 금융 피라미드 사기, 다크웹 범죄의 은닉 수단으로 악용됐다. 서울신문은 1·2부에 걸쳐 암호화폐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 30년간 재직했던 공기업에서 퇴직한 후 경비원으로 일했던 60대 이모씨는 지난해 3월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채 생을 등졌다. 가족 몰래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아내와 이혼하고 자녀들과도 연을 끊은 이씨는 출금이 정지돼 투자금을 떼인 지 1년 만에 자취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가 2017년 12월 ‘인공지능(AI)이 코인을 사고팔아 수익을 배당한다’는 다단계 투자업체 트레이드코인클럽(TCC)에 자신의 퇴직금 3000만원을 맡긴 지 1년 3개월 만이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7일 이씨뿐 아니라 50대 여성 안모씨가 TCC 투자 피해로, 또 다른 60대 자영업자도 올 들어 코인 투자 실패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을 확인했다. ‘TCC 사건‘ 피해자모임 대표인 김희수(40)씨는 “TCC 사건의 피해액이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까지 추산되는데 목숨을 끊은 분들이 여럿 있다는 얘기가 전해져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다음주 중 전국의 피해자를 모아 1차로 검찰에 형사 고소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피해자들은 최상위 사업자들이 출금 정지 시점을 사전에 알고 현금화를 마쳤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집단 소송 대리인인 최우석 변호사는 “전체 피해자 규모가 2만~3만명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TCC 투자는 무등록 법인, 복잡한 수당 체계, 실체 없는 사업 등 금융 피라미드 조직 범죄를 빼닮았다. 최 변호사는 “TCC는 하위 사업자를 모집한 상위 사업자가 투자 금액의 10%를 수당으로 받는 등 3단계 이상의 다단계 구조로 운영됐다”며 “국내 무등록 법인이 사업 주체로 AI 트레이딩 시스템의 실체조차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숨진 이씨는 TCC 사건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다. TCC가 2018년 3월 투자금 출금 등을 중단하면서 그의 돈은 디지털 숫자로만 남았다. 지인 박모(55)씨는 “이씨가 ‘큰돈을 벌어 아내에게 돈다발을 뿌려 주겠다’던 호언장담이 물거품이 된 데다 자신을 따라 투자했다가 돈을 잃은 지인들에 대한 극도의 죄책감에 빠졌다”고 말했다. 박씨에 따르면 이씨는 사망 직전 “사기꾼 ○○○ 죽이고 나도 죽는다”고 결심했다가도 “전화 안 받으면 나 죽은 줄 알라”고 말을 반복하는 등 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태를 보였다. 가해자로 지목된 한 상위사업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나도 피해를 봤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피해자 안씨는 TCC 상위 사업자들이 넘어간 또 다른 코인(H3)에 투자했던 8000만원의 출금이 막히자 지난해 12월 생을 마감했다. TCC 상위 사업자들이 다른 코인으로 갈아타 여전히 피해를 낳고 있는 셈이다. 신모씨는 올 초 다단계 코인 투자에 뛰어든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역시 삶을 버렸다. 그의 아들은 “내 아버지처럼 ‘자신이 투자한 것은 사기가 아니다’라고 굳게 믿는 분이 있다면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 달라”며 “사법기관이 암호화폐 사기 범죄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단독] 코인 투자라더니 ‘피라미드 사기’… 3만명 피눈물, 알려진 죽음만 3명

    [단독] 코인 투자라더니 ‘피라미드 사기’… 3만명 피눈물, 알려진 죽음만 3명

    암호화폐는 세상을 바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욕망의 크기를 재는 투기판으로도 부상했다. 비트코인은 2017년 89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폭등했다.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가즈아’(암호화폐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의미의 감탄사) 광풍은 암호화폐의 천국을 지옥으로 변질시켰다. 정부가 지난 3년간 암호화폐에 대한 법·제도적 정비를 외면하고 방치한 대가는 적지 않다. 금융 투명성과 상반되는 암호화폐의 익명성은 투기와 다단계 금융사기, 다크웹 범죄의 수익 수단으로 악용됐다. 암호화폐 관련 범죄는 누가 저지르고, 그로 인해 고통을 짊어지고 있는 이들이 누구인지를 뒤쫓았다. 30년간 재직했던 공기업에서 퇴직한 후 60대 경비원으로 일했던 이모씨는 지난해 3월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채 생을 등졌다. 가족 몰래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아내와 이혼하고 자녀들과도 연을 끊은 이씨는 출금이 정지돼 투자금을 떼인 지 1년 만에 자취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가 2017년 12월 ‘인공지능(AI)이 코인을 사고팔아 수익을 배당한다’는 다단계 투자업체 트레이드코인클럽(TCC)에 자신의 퇴직금 3000만원을 맡긴 지 1년 2개월 만이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7일 이씨뿐 아니라 50대 여성 안모씨가 TCC 투자 피해로, 또 다른 60대 자영업자도 올 들어 코인 투자 실패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을 확인했다. ‘TCC 사건‘ 피해자모임 대표인 김희수(40)씨는 “TCC 사건의 피해액이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까지 추산되는데 목숨을 끊은 분들이 여럿 있다는 얘기가 전해져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다음주 중 전국의 피해자를 모아 1차로 검찰에 형사 고소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피해자들은 최상위 사업자들이 출금 정지 시점을 사전에 알고 현금화를 마쳤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집단 소송 대리인인 최우석 변호사는 “전체 피해자 규모가 2만~3만명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TCC 투자는 무등록 법인, 복잡한 수당 체계, 실체 없는 사업 등 금융 피라미드 조직 범죄를 빼닮았다. 최 변호사는 “TCC는 하위 사업자를 모집한 상위 사업자가 투자 금액의 10%를 수당으로 받는 등 3단계 이상의 다단계 구조로 운영됐다”며 “국내 무등록 법인이 사업 주체로 AI 트레이딩 시스템의 실체조차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숨진 이씨는 TCC 사건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다. TCC가 2018년 3월 투자금 출금 등을 중단하면서 그의 돈은 디지털 숫자로만 남았다. 지인 박모(55)씨는 “이씨가 ‘큰돈을 벌어 아내에게 돈다발을 뿌려 주겠다’던 호언장담이 물거품이 된 데다 자신을 따라 투자했다가 돈을 잃은 지인들에 대한 극도의 죄책감에 빠졌다”고 말했다.  박씨에 따르면 이씨는 사망 직전 “사기꾼 ○○○ 죽이고 나도 죽는다”고 결심했다가도 “전화 안 받으면 나 죽은 줄 알라”고 말을 반복하는 등 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태를 보였다. 가해자로 지목된 한 상위사업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나도 피해를 봤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피해자 안씨는 TCC 상위 사업자들이 넘어간 또 다른 코인(H3)에 투자했던 8000만원의 출금이 막히자 지난해 12월 생을 마감했다. TCC 상위 사업자들이 다른 코인으로 갈아타 여전히 피해를 낳고 있는 셈이다. 신모씨는 올 초 다단계 코인 투자에 뛰어든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역시 삶을 버렸다. 그의 아들은 “내 아버지처럼 ‘자신이 투자한 것은 사기가 아니다’라고 굳게 믿는 분이 있다면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 달라”며 “사법기관이 암호화폐 사기 범죄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단독] “돈 잃고 사람 잃어 인생 포기”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그림자

    [단독] “돈 잃고 사람 잃어 인생 포기”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그림자

    코인 사기로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는 피해자들표적이 된 기술 취약 중장년층 “노후 막막” 울상사기 판치는 코인 시장 관리·감독 절실다단계 코인 사기 피해자 김모(55)씨는 지난해 1월 딸의 옛 담임교사인 박모(63)씨 앞에서 손목을 자해했다. 오래 전 이혼 후 경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홀로 딸을 키우며 마련한 아파트 담보 대출금 4000만원을 코인 투자로 날린 후였다. 김씨는 투자를 권유했던 박씨가 보상하지 않으면 분신하겠다고 했다. 퇴직교사인 박씨 역시 막다른 상황에 내몰렸다. 그도 ‘인공지능(AI)이 코인을 사고 팔아 투자금을 불려준다’는 암호화폐 다단계 투자업체 트레이드코인클럽(TCC)과 이 업체에서 발행한 암호화폐 ‘티코인’에 쏟아부은 1억원을 모두 잃었다. 자신의 투자금 뿐 아니라 함께 투자했던 지인들의 원성이 쏟아지자 박씨는 “나도 다 접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박씨와 김씨, 두 사람의 인연을 악연으로 바꾼 건 코인 투자였다. 이들의 코인 투자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휩쓸고 간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코인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 두 사람처럼 노후 불안감이 짙은 ‘베이비 붐’ 세대들이다. 하지만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낮아 사기꾼들의 표적이 된다. “퇴직 후 당뇨를 앓아 써주는 곳도 없고 돈을 더 벌 방법도마땅치 않은 데 코인만이 살 길로 보였다.” 박씨는 딱 이런 마음이었다. 그의 투자는 백숙이나 먹자던 친분 깊은 지인의 소개로 시작됐다. “코인이란 게 있는 데 지금 1만원 넘지만 조만간 30만원까지 오를거야. 나만 믿고 사봐.” 지인의 호언장담 사이로 비트코인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TV 뉴스가 박씨의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았다. 박씨는 처음에는 부인 몰래 코인을 사들였다. 1개 가격이 1만 3000원. 박씨는 지인들을 하위 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매달 200만원 안팎을 수익금으로 받았다. 2018년 1월부터는 임대료 60만원짜리 사무실을 빌려 본격적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았다.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부인도 이즈음 합류했다. 박씨가 굴린 지인들의 투자금은 6억원 규모로 불었다. 그의 TCC 암호화폐 지갑 속 코인은 지인들을 대신해 관리하는 코인 6만개를 합쳐 17만개에 달했다. 상위 사업자들은 그가 불안감을 토로할 때마다 고급 호텔에서의 사업설명회나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여줬다. 이를 사업 순항의 증거로 활용한 셈이다. 꽃길만 걸을 듯 했던 그의 행보는 개당 1만 3000원에 매입한 코인이 하루 아침에 4분의 1인 3000원으로 폭락하면서 끝났다. 1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지인들의 원망어린 얼굴부터 먼저 떠올랐다. 그 중 교사 시절 애제자의 어머니가 바로 김씨였다. 박씨는 “말년에 돈도 잃고 사람도 잃어 막막하다. 집 앞 다리만 보면 극단적인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와 지인들이 투자한 코인은 망가졌지만 일부 상위 사업자들은 그새 다른 코인(H3)으로 넘어가 또 투자자들을 꾀었다. 티코인 1개와 새로 만든 코인 8개를 교환해준다는 뻔한 사기 행각에도 출금이 막힌 하위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몰렸다. 하지만 새로운 코인조차 200원에서 400원으로 두 배가 뛰었다가 한순간 2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박씨 등 피해자들은 그렇게 두 번 울었다.‘TCC 사건’ 피해자모임 대표 김희수(40)씨는 현재 집단 고소를 준비 중이다. 개인 피해자들이 전국 각국에서 진정을 넣어 개별 수사가 진행 중이만 집단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단 소송의 대리인인 최우석 변호사는 “TCC가 트레이딩 시스템의 핵심으로 앞세운 AI를 직접 본 사람이 없어 사업의 실체성이 없는 폰지 사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폰지 사기란, 하위 사업자의 돈으로 상위 사업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말한다. 이어 최 변호사는 “TCC는 국내에 다단계 법인으로 등록도 하지 않았다”면서 “방문판매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op 20’ 상위 사업자로 알려진 이들은 피해자들의 호소를 외면하는 모양새다. 피해자들에 의해 가해자로 지목된 정모(41)씨는 “나도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본 금액이 있어 상위사업자라 칭하면 곤란하다”면서 “회사쪽 사람이 아니라서 본사와도 연락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박씨는 상위 사업자들을 상대로 한 피해자모임의 고소마저 포기한 상황이다. 1인당 부담해야 할 소송 비용 20만원조차 부담스럽게 됐다. 그의 암호화폐 계정에는 TCC 투자로 얻은 티코인 17만개가 출금이 막힌 채 쌓여 있다. 그는 “전재산과 맞바꾼 코인인데 17만개를 다 팔아도 소송비 20만원도 못 건지는게 어이없다”면서 허탈해했다. 그 와중에 1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코인 17만개 계정이 사라진다는 경고 공지까지 떴다. 사기꾼들은 살던 아파트까지 처분하고도 2억 넘게 빚을 떠안은 박씨의 영혼까지 탈탈 털었다. 다단계 코인 사기의 끝은 절망적이다. TCC 국내 1호 사업자에게 아파트·토지 담보 대출, 카드론 등으로 투자한 돈 3억을 사기 당했다는 김모(38)씨는 “월 이자만 300만원을 떠안고 있는 데 다 포기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강모(49·여)씨는 암 진단으로 받은 보험금 1150만원을 날려 치료마저 막막하다. 권유안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방문판매수사팀 수사관은 “다단계 사기의 특징 중 하나가 잘 아는 지인끼리 투자 소개를 주고받아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경우가 많아 신고나 소송에도 적극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노년을 극심하게 방황하며 보낸다. 고교 동창 소개로 코인에 투자했던 7000만원 중 단돈 10원도 회수하지 못한 요양사 한모(52)씨는 울화증으로 얼굴에 열꽃이 피고 공황장애도 앓고 있다. “다른 코인은 위험하지만 내가 상위 투자자들과 친분이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소개했던 둘도 없던 친구는 연락조차 끊겼다. 한씨는 원금이라도 회복하겠다며 돈을 빌려 다시 코인을 사는 지인과 피해자끼리 서로를 등치는 ‘폭탄 돌리기’를 목격하며 절망했다. 권단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비트코인 투기 광풍 이후 정부가 암호화폐를 무시하는 정책 기조를 지속하면서 무법지대를 활용한 사기 범죄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암호화폐 사기로 목숨을 끓는 이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되며 제도권 안에서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 추적기’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받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재용 2년 4개월만 재구속?…내일 영장심사

    이재용 2년 4개월만 재구속?…내일 영장심사

    이재용 부회장 2년 4개월만 재구속 위기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돼 1년간 수감생활을 하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던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2년 4개월 만에 다시 구속 위기에 처했다. 이 부회장은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인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옛 미래전략실 전략팀장도 함께 구속심사를 받는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고 그룹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게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계열사 합병과 분식회계를 계획하고 진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우는 ‘시세조종’에 관여하고 지시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에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당초 이 수사는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분식회계가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김태한(63) 삼성바이오 사장의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다가 모두 기각당했다. 이후 보강 수사를 하며 시세조종에 대한 수사 범위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번 영장청구를 계기로 시세조종 부분을 부각한 것은 법원을 설득하기에는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분식회계보다 시세조종 혐의가 더 확실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2015년 이 부회장이 지분 23.2%를 보유한 제일모직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유리한 합병 비율(제일모직 주식 1주당 삼성물산 약 3주)을 산정했다고 본다. 또 삼성 측이 이사회 합병 결의 이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막기 위해 호재성 공시를 이용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를 부양했다고 의심한다. 검찰도 합병 결의 전후 호재성 공시가 집중된 것과 제일모직이 자사주를 대량 매입한 것 자체로 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목적이 있었다면 시세조종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식회계와 관련해서는 합병에 따른 회계처리 과정에서 자본잠식 문제가 불거지자, 제일모직의 손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바꿔 4조 5000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합병 당시 삼성 측의 주가 방어가 이 부회장을 위한 것이었고, 시세조종과 분식회계 등에 이 부회장이 직접 관여했다는 것을 검찰이 얼마나 입증하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재구속 여부 삼성 미전실 내부 문건이 좌우할 듯이번 구속심사에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의 이복현(48·사법연수원 32기) 부장검사와 최재훈(45·35기) 부부장 검사, 의정부지검의 김영철(47·33기) 부장검사 등 검찰 수사팀 대부분이 투입된다. 이 부회장 측은 ‘특수통’ 검사 출신과 판사 출신 변호사 등 1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법률고문인 최재경(58·17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은 뒤에서 지원한다. 검찰은 1년 7개월에 걸친 수사를 통해 확보한 객관적인 물증과 관련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 전 실장 등이 경영권 승계 문제를 이 부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미전실 내부 문건 등이 ‘스모킹건’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앞선 두 차례 소환 조사에서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을 강조하며, 그룹 총수의 지위를 이용해 증거인멸을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구속의 사유로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이 부회장 측은 검찰이 1년 7개월간 수사로 이미 수집할 수 있는 증거는 모두 수집했고, 글로벌 기업 총수인 이 부회장이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점을 들어 구속 사유가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은 금융당국과 법원에서도 판단이 엇갈린 만큼 범죄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세조종 혐의도 절차상 위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이 부회장 측은 검찰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기소 여부가 타당한지 객관적 판단을 받기 위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심사와 별도로 진행검찰은 이 부회장 측이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을 하기 전에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정했다는 입장이다. 수사팀이 지난 1일 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2일 보고를 받고 내부적으로 재가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 측은 수사심의위 소집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수사의 정당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기 위해 검찰이 마련한 제도를 스스로 무력화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재구속 여부 심사는 원정숙 부장판사가 맡아 현재 수사심의위 소집 절차는 구속심사와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지난 5일 수사심의위 회부 여부를 결정할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에 부의심의위원회 위원(15명)을 공정하게 선정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위는 15명의 위원 및 예비위원을 선정해 회의 일정을 잡는 중이다. 한편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법관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원정숙(46·사법연수원 30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다. 원 부장판사는 오는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321호 법정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이 부회장 사건은 무작위 전산 배당 방식에 따라 원 부장판사에게 배당됐다.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판사는 원 부장판사를 포함해 총 4명이다. 원 부장판사는 지난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 영장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 3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의 구속영장을 신속하게 심사해 발부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는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가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문화를 조장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엄중하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SK하이닉스 ‘사회적 가치’ 63%↓

    SK하이닉스 ‘사회적 가치’ 63%↓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 실적’이 3조 588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사회적 가치 실적은 지난 1년간의 경영 성과를 액수로 환산해 평가한 것이다. 전년보다 63% 감소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보면 납세, 고용, 배당 등을 평가하는 ‘경제 간접 기여성과’가 4조 593억원으로 2018년보다 60% 줄어들었다. 이는 반도체 시황 악화로 납세가 92%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고용은 2019년 말 국내 구성원(자회사 포함)이 3만 1508명으로 2018년보다 3186명(11%)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동반성장 분야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협력사 대상 반도체 교육, 채용 지원 프로그램 확대, 도급사에 대한 특별생산 장려금 289억원 지급 등을 평가하는 ‘동반성장 분야’ 성과는 2018년보다 36% 증가한 1671억원을 기록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코로나發 수출 급락… 경상수지 적자 전환

    코로나發 수출 급락… 경상수지 적자 전환

    5월부터 흑자 기조 이어갈 듯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 4월 수출이 급락하면서 경상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 규모는 2011년 1월(-31억 5960만 달러) 이후 가장 컸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31억 243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 적자는 지난해 4월(-3억 9320만 달러) 이후 12개월 만이다. 2011년 이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달은 4월을 포함해도 모두 8차례에 그친다. 4월엔 수출이 급감하면서 상품 수출입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폭이 줄었다. 4월 상품수지는 8억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56억 1000만 달러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47억 9000만 달러 줄어든 수치다. 월별로는 2012년 4월(-3억 3000만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1년 전보다 석유제품(-56.2%), 승용차(-35.6%), 반도체(-14.9%) 수출이 줄면서 전체적으로 24.8% 감소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과 관계 있는 본원소득수지는 22억 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3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금 지급이 4월에 이뤄지면서 적자가 났지만, 지난해 4월(-41억 80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줄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대규모 외국인 배당 지급에 코로나19로 상품수지 악화가 더해졌다”며 “5월 무역수지가 4억 4000만 달러 흑자로 발표됐기 때문에 5월엔 경상수지도 흑자로 나타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4월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5월 이후 (배당 지급 등) 본원소득수지 적자 요인이 사라지고, 국제 유가 하락으로 상품수지도 흑자폭을 늘려 가는 한편 코로나19에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줄어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경상수지는 흑자 기조를 이어 갈 것”이라고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외환위기의 아픈기억” 1년만 경상수지 적자에 기재부의 다짐

    “외환위기의 아픈기억” 1년만 경상수지 적자에 기재부의 다짐

    코로나19 사태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4월 경상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4일 4월 경상수지가 약 3조 79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적자는 2019년 4월 이후 12개월 만인데다 규모는 2011년 1월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대다. 2011년 이후 월별 경상적자를 기록한 때는 2011년 3·4·5월, 2012년 1·2·4월, 2019년 4월 등 모두 7차례에 불과하다. 코로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24.8% 감소한 탓이 컸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997년 외환위기는 수년간 이어진 경상수지 적자가 직접적인 원인이었기에 경상수지 적자는 늘 우리 마음 속 아픈 기억을 불러온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이어 작년 4월에 이어 1년 만에 경험한 경상수지 적자는 4월이 가진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기업 대다수가 12월 결산제라 주식 배당이 4월에 집중되어 외국인에게 큰 배당금이 해외로 송금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상장주식의 35%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소득수지가 4월에 큰 폭의 적자를 보이게 되고 결국 경상수지 악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적자의 일시적 요인으로 코로나 19로 인한 세계경제와 수출의 부진을 들었다. 지난 4월 미국과 유럽 대부분 국가의 봉쇄조치로 4월 수출은 전례없는 수준인 25.1%나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도 99개월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김 차관은 “이러한 일시적 요인들이 사라지는 5월과 그 이후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다시 발생할 위험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배당 집중에 따른 소득수지 적자요인이 사라지는 데다 코로나로 인한 수출 부진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5월 무역수지도 소폭 흑자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최근 크게 하락한 국제유가는 원유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상품수지 측면에서는 큰 흑자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이 크게 줄어 여행수지가 개선되고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 차관은 코로나19 확산, 미·중 갈등 등 대외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우리 수출과 경상수지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빈틈없이 관리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기준금리 0.5% 최저 시대… MMF·CMA 가입할 만

    기준금리 0.5% 최저 시대… MMF·CMA 가입할 만

    MMF, 은행서 채권 등 단기상품에 투자…1% 가까운 수익 배당받는 펀드형 상품 CMA, 증권사서 현금 관리해 주는 계좌…은행보다 이율 높고 일부 주식투자 가능 종금형 CMA 외엔 예금자 보호 안 되고 안전자산 꼽혀도 원금 보장 안 되니 유의코로나발(發) 경제위기로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연 0.5%로 인하하면서 ‘머니마켓펀드’(MMF)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매일 이자가 나오고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지 않다는 점에서 단기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3일 “금리가 낮아지면서 MMF나 CMA가 예전만큼 고금리 상품은 아니지만 은행 예적금뿐 아니라 요구불예금과 비교해도 금리가 높은 편이라 단기성 재테크로 활용하기 좋다”고 말했다. 반면 MMF와 CMA 모두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가 안 되는 점과 원금 손실 등은 유의해야 한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사회초년생 이모(32)씨도 적금 재예치보다 MMF나 CMA 통장 개설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1년간 매월 저금했던 정기적금 만기일이 다가오는 데다 주거래 은행 외에 다른 은행에 차곡차곡 쌓은 적금까지 합쳐 목돈 2500만원이 생기기 때문이다.은행 MMF는 금리가 비교적 높은 기업어음(CP), 채권, 국공채 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얻는 수익을 배당받는 상품이다. 보통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발행하는 채권으로 운용되고, 회사채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기간 여유자금이 있을 땐 연 이자율이 0.1% 수준인 입출금통장보다 평균 수익률이 1% 가까이 되는 펀드형 상품인 MMF 통장을 활용하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하지만 MMF가 운용하는 채권들은 통상 1년 이내여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단기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 증권사를 통해 만드는 CMA는 현금을 관리해 주는 계좌를 의미한다. 은행보다 이율이 높고 통장 종류에 따라 주식 등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 비교적 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CMA 통장은 투자 방법에 따라 RP형, MMF형, MMW형, 종금형 등 4가지로 나뉜다. 증권사 관계자는 “CMA 통장은 종금형을 제외하고 예금자 보호가 안 되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신용 등급을 비교해 가입해야 한다”며 “CMA 통장으로 투자할 수 있는 주식, 채권,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사전에 꼼꼼하게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실제로 이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42조 7699억원으로 전월보다 0.9%(5조 8499억원) 감소했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말 기준 478조 4795억원에서 490조 6185억원으로 3.6%(12조 1390억원) 증가했다. 특히 부동자금의 대표 지표로 볼 수 있는 MMF 설정액도 지난 1일 기준 총 153조 2308억원으로 전월보다 14.6%(19조 5781억원) 증가했다. 올 초(105조 8479억원) 대비 약 5개월 동안 44.7% 증가해 50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CMA 설정액은 55조 4505억원으로 연초보다 5.4%(2조 8409억원) 증가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역사를 품으려고, 몸을 낮췄다

    역사를 품으려고, 몸을 낮췄다

    전북 익산에는 11개의 크고 작은 박물관이 있다. 문화재, 종교, 군사 등 영역도 다양하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 화룡점정이 된 건 국립익산박물관이다. 올 초 개관하면서 여기저기 흩어졌던 백제의 보물들을 한곳으로 모았고, 그 덕에 고도(古都) 익산의 진면목도 갖출 수 있었다. 박물관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없는 건 아니다. 없는 듯 있는 게 이 박물관의 매력이다.국립익산박물관 개관 소식에 가장 궁금했던 건 외형이었다. 어떤 형태의 건축물일까, 건축가는 어떤 이상을 건물에 구현했을까 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도착을 알릴 때까지도 박물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저 멀리로 미륵사지 석탑의 존재감 넘치는 자태만 아련히 보일 뿐이었다. 대체 이 상황은 무엇? 국립익산박물관의 전체적인 콘셉트는 ‘보이지 않는 박물관’(Hidden museum)이다. 저 유명한 미륵사지 석탑의 자태를 가리지 않는 것이 설계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이를 위해 지하로 몸을 구부리고 지면에서의 높이를 최대한 낮췄다. 몸을 낮춘 건물이라 해서 존재감까지 없는 건 아니다. 문화유산을 가리지 않되 건물 스스로 고유의 아름다움을 갖도록 하는 것,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건물 설계를 담당한 이가 여성 건축가인 신수진(47)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소장이다.●마음 정화시키는 사찰의 진입 방식 따라 건물의 외형을 구상할 때 그는 무엇에서 영감을 얻었을까. 익산박물관은 지하 2층, 지상 1층 규모다. 진입로를 가운데 두고 좌우에 각각 전시공간을 둔 형태다. 그는 이를 “심주석(心柱石)을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심주석은 건축물의 중심이 되는 기둥을 뜻한다. 불탑의 경우 이곳에 사리장엄구를 안치하는 게 보통이다. 미륵사지 석탑 역시 심주석에서 여러 사리장엄구들이 출토됐다. 박물관 입구는 낮은 경사로의 평탄한 길이다. 여느 박물관처럼 계단을 오르는 방식이 아니라 걸어 내려가는 형태다. 신 소장은 이에 대해 “일주문을 통과해 마음을 정화시키며 진리의 세계에 다다르는 사찰의 진입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심(下心)의 자세로 문화유산에 다가가 심주석 안에 담긴 역사의 정수를 마주하게 한다는 게 익산박물관의 외형에 담긴 정신인 셈이다. 건물 안으로 들면 백제의 유물들이 반긴다. 3000여점의 유물이 상설 전시돼 있다. 상당수가 국보와 보물인 데다 대부분이 진품이다. 시간 너머에서 건너온 기억의 한 조각을 실물로 확인할 수 있다.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 건 미륵사지 석탑에서 나온 작고 아름다운 금빛 사리호(보물 1991호)다. 부처의 사리를 보관한 용기다. 입구에 사리호를 배치했다는 건 곧 절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1965년 발견 이후 국립전주박물관에 보관되다 55년 만에 익산으로 돌아온 왕궁리오층석탑 사리장엄구(국보 제123호), 발굴된 지 103년 만에 다시 공개된 쌍릉 대왕릉의 목관 등이 관람객의 시선을 잡아끈다.●1400년 견뎌 낸 대왕릉 ‘나무널’ 범부들에게 사리장엄구 등 불교 관련 유물들이 다소 형이상학적이라면 대왕릉의 나무널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1400년 가까운 시간을 견뎌 낸 나무널의 주인은 누굴까. 사실(史實)로 확립된 건 아니지만, 현지 주민들은 익산 쌍릉 중 대왕릉은 백제 무왕, 작은 능은 신라 선화공주의 능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니 나무널에 누웠던 이 역시 ‘당연히’ 백제 무왕일 수밖에 없다. 순금으로 테를 만든 나무널을 보고 있으면 속세의 영욕을 갈무리하고 영면에 들었을 한 인간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하다. 박물관 지붕은 전망대이자 산책로다. 신 소장은 박물관 내부를 보고 난 뒤 잔디가 푸르른 지붕을 천천히 오르며 주변 풍경을 감상할 것을 추천했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이나 석양 무렵에 미륵사지가 가장 잘 보이는 박물관 북측 지붕의 전망대에 올라 관람객들 스스로의 미륵사지를 상상해 보라고도 했다. “지금은 비어 있지만 이야기로 가득 찬 백제의 역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륵사지는 마음으로 봐야 하는 여행지다. 미륵사지 석탑의 채 아물지 않은 상처 너머를, 석탑보다 훨씬 더 컸을 목탑의 위용을, 흔적만 남기고 사라진 대가람의 애틋한 모습을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그 미륵사지의 온전한 모습을 심상으로 개괄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익산박물관 지붕이라는 것이다. 미륵사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보석박물관이 있다. 백제 금세공술을 잇고 있는 익산의 보석 세공술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미륵사지 목탑을 재현한 ‘보석탑’, 다이아몬드와 백수정 등으로 만든 ‘보석꽃’ 등 볼거리가 많다. 공룡화석, 모형 등이 전시된 화석전시관은 아이와 함께 돌아보기 좋다. 밤에는 더 ‘블링블링’한 공간으로 변한다. 박물관 벽면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 분수쇼, 경관조명 등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미디어 파사드는 오후 8~9시, 경관조명은 오후 7시 20분~10시 30분에 각각 운영된다. 백제의 왕궁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왕궁리에는 왕궁리유적전시관이 있다. 국내 최고의 위생시설로 꼽히는 대형화장실 유적이 특히 인상적이다. 화장실 뒤처리용으로 불리는 측주 등을 볼 수 있다. 미륵사지와 왕궁리 사이에는 서동공원이 있다. 고즈넉한 금마저수지를 끼고 있는 공원으로, 선화공주와 무왕의 서동요 전설을 토대로 조성됐다. 공원 한쪽에 마한관이 있다. 삼한시대 마한의 땅이었던 익산의 역사와 생활상을 살필 수 있다.●인근 익산교도소세트장 등 둘러볼 만 이제 익산에서 ‘뜨는’ 여행지 몇 곳을 곁들이자. 성당면의 익산교도소세트장은 익산에서 가장 ‘핫’한 인증사진 명소다. 독방, 면회실, 감시탑 등 실제 교도소를 그대로 재현한 곳에서 저마다의 포즈로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이 꽤 많다.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가 300여편에 이른다고 한다. 두동교회는 1920년대에 지어진 ‘ㄱ자형’ 예배당으로 유명한 한옥교회다. 예배당 내부는 남녀 구분이 엄격했던 조선의 시대상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건물 가운데 모서리의 강대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남자, 왼쪽은 여자 신도만 앉을 수 있었다. 출입문도 남녀를 달리했다. 건물이 ‘ㄱ자’가 된 건 이 때문이다. 글 사진 익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국립익산박물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예약제로 운영된다. 시간당 200명만 입장할 수 있고 인원이 미달될 경우 미예약자의 현장 입장도 가능하다. 입장료, 주차비는 없다. (063)830-0901. -익산교도소 세트장의 죄수복, 간수복 대여는 코로나19로 중단된 상태다. 촬영이 있는 날(홈페이지 공지)과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입장료는 없다. -익산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는 황등비빔밥이다. 보통의 비빔밥이 ‘비빌 밥’인 것에 견줘 황등비빔밥은 주방에서 육회 넣고 비벼 나오는 ‘비빈 밥’이다. 얼추 90년 가까이 된 진미식당, 35년 전에 ‘새로 생긴’ 한일식당 등이 알려졌다. -시티투어를 이용하면 익산을 좀더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 순환형, 테마형으로 나뉘어 매주 토·일요일, 공휴일에 하루 12회 운행한다.
  • ‘급진적 주장’서 ‘주요 의제’ 된 기본소득… 이재명 시작으로 김경수·정세균도 공감

    ‘급진적 주장’서 ‘주요 의제’ 된 기본소득… 이재명 시작으로 김경수·정세균도 공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기본소득 도입 입장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기존에 진보 일각의 ‘급진적 주장’으로만 여겨졌던 기본소득이 정치권의 주요 의제로 다뤄지게 됐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확산이 국민 생활 보장 문제를 새롭게 고민하게 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기본소득을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은 이재명 경기지사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6년 기본소득 개념을 적용한 ‘청년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부터는 경기 지역 청년들에게 분기당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코로나19 대책 차원에서 이를 먼저 언급한 건 김경수 경남지사였다. 김 지사는 지난 3월 “지원 대상자를 선별하는 데 시간과 행정적 비용을 낭비할 겨를이 없다”며 전 국민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했다. 다만 재난기본소득은 재난 극복을 위한 일시적 지원금으로 상시적 기본소득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김 지사는 지난 4월엔 “지금 기본소득 논의로 넘어가는 건 조금 빠르다”며 속도 조절을 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지난 3월 18일 경기도 등이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추진하자 “일단 지방자치단체들이 진행하는 시범 실시 과정으로 평가하겠다”며 “어느 쪽도 가능성을 닫아 두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재난기본소득 논의 끝에 전 국민에게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이후 여권에서는 기본소득 문제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우리 사정을 보면 기본소득을 도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도 “부족하더라도 청년들에 대한 기본소득을 한번 의논하는 게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여당 지도부는 당장의 재난지원금 확대와 기본소득 도입 논의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차로 (지급)한다는 것은 정부 내에서 논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이날 “많은 토론이 있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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