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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평등 외친 신생 정당, 2030 여성을 깨우다

    성평등 외친 신생 정당, 2030 여성을 깨우다

    ‘성차별 심판’이라던 선거에서 ‘성평등 실현’은 달성됐는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결국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그러나 ‘성평등’을 기치로 내건 후보가 5명(신지혜·오태양·김진아·송명숙·신지예 후보), 이들이 얻은 표가 9만 3843표(득표율 1.91%)였다. 선거 출마 경력만 7회인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에 이어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가 4위(0.68%, 3만 3421표), 기본소득당의 신지혜 후보가 5위(0.48%, 2만 3628표)에 올랐다. ‘여자 혼자도 살기 좋은 서울’이라는 강력한 슬로건, ‘페미시장 신지혜가 무상 생리대 미프진 책임지겠습니다’라는 민트색 현수막의 기억을 여성들이 공유했고, 그 결과 20대 이하 여성의 소수정당·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가 15.1%(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로 도드라졌다. 창당 1년 남짓한 신생 정당들이 거둔 쾌거다. 선거의 여진이 가시기 전인 지난 13일 김진아·신지혜 후보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만났다. 당 대표로 낙선 인사에 여념이 없는 신 후보와 그동안 소홀했던 생업(페미니즘 공간 ‘울프소셜클럽’ 대표)으로 돌아간 김 후보는 경쟁자이자 레이스 동반자로서의 소회를 풀어나갔다.-선거 결과를 평가하신다면요. 신지혜 원래 목표는 다들 그랬다시피 3등이지 않았을까요. 3등 전쟁이었던 거 같아요. 거대 양당이 합쳐서 97%를 득표해서 나머지 3%를 어떻게 나누느냐의 차이였어요. 특히나 더불어민주당이 약세일 때 소수정당에 더 표가 안 오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정말 용기 있게 선택해 주신 분들의 힘으로 ‘다른 서울’의 모습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김진아 선거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이번 선거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모두가 공유하는 상황에서 여성 서울시장을 내지 못했다는 지점은 굉장히 아파요. 야당에서야 선거를 정권 심판으로 몰아가려고 했겠지만, 이번 선거의 성격은 비단 정권 심판만이 아닌 고착화된 성폭력, 성차별에 대한 심판이 돼야 했거든요. 그 지점에서는 많이 안타깝고요. 신 대표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자신의 뜻을 소신 있게, 사표가 될 걸 알면서도 던지기 쉽지 않은데 15.1%라는 수치로 20대 여성의 소신을 확인한 것은 성과예요. 저는 선거 비용을 거의 들이지 못했는데 4위라는 성적을 내 나름 뿌듯한데요. 허 후보보다 현수막만 많이 걸 수 있었어도 3위는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웃음). -말씀하신 것처럼 20대 이하 여성의 기타 후보 지지가 15.1%로 나타났고 30대 여성도 5.7%로 뒤를 이었고요. 이들 젊은 여성의 지지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신 거대 양당의 정치에 가장 지치고, 정치 변화에 대한 열망이 가장 강한 사람들이 10~30대 여성이 아닐까 싶어요. 이번 선거가 성폭력으로 발생한 선거이기도 했고 2010년대 중반부터 불거진 디지털 성폭력, 불법촬영, n번방 사건, 낙태죄 폐지 등이 모두 그들 문제이기도 하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후보들에게 한 표를 주는 게 실제 내 삶을 낫게 하는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10~30대 여성인 거죠. 김 20대 이하 여성 40.9%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했다는 것에 언론이 초점을 맞추고, 이것이 20대의 보수화·우경화를 상징한다고 몰아가고 있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정말 이들이 보수화됐기 때문에 오 후보를 지지한 게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를 표시한 것입니다. 이 중에 다음 선거에서는 ‘15.1%’ 쪽으로 넘어올 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소수정당과 여성의제 후보들에게 투표한 15.1%라는 숫자는 지금이 가장 적은 때이고 앞으로 커질 일만 남았어요. 이번 선거야말로 지금까지 정당들과 정치인들이 호명하지 않았던 20·30대 개별 시민 여성의 잠재력을 보여 준 시작점으로 기억될 거 같습니다. -‘성폭력 심판·성평등 실현 선거’가 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실제 젠더 이슈는 실종됐다는 평가가 많아요. 시민들에게서 느낀 분위기는 어땠나요.신 현장에서는 청년 여성들의 지지를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박영선 후보 측, 오 후보 측과 한 번씩 선거 운동 장소가 겹친 적이 있었는데요. 선거 바람이 계속 바뀌면서 박 후보 측에서는 내곡동 이슈를 밀고 싶어 하고, 오 후보 측은 청년 얘기를 하는 걸 보면서 실제로 이 선거에서 다뤄져야 하는 지점들이 덜 이야기돼 속상해하는 청년 여성들이 많더라고요.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유세에서 특히 많은 지지를 보내 주시고 장미꽃을 주고 가는 분들이 계셨어요. 김 국민의힘 후보가 나경원 후보로 결정됐었다면 이렇게까지 성폭력 심판, 젠더 이슈가 실종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얘기하고 정책이나 공약도 그랬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당원들, 지지자들은 오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출했죠. 그 시점부터 급격하게 선거판에서 젠더 이슈가 사라졌고 언론의 관심도 거대 양당에 초점이 맞춰졌어요. 우리 후보들이 아무리 얘기해도 마이크가 전혀 돌아오지 않고, 지면이 할애되지 않는 언론 환경 속에서 사실 한계가 있었어요. 지난해 창당한 신생 정당의 후보였던 이들이 부닥쳤던 현실적인 문제는 역시 돈과 사람이었다. “벽보는 선관위에서 만들어 주는 줄 알았”(김진아)지만 실제 제작부터 배달에 이르기까지 후보들이 해야 했다. “유급 선거 사무원은 꿈도 못 꾸는 처지라 지지자들을 최대한 모아서 하고, 선거구마다 당협이 있는 거대 양당과 달리 유세차량 이용을 위해 서울 49개 선거구마다 지인 찬스로 선거 연락사무소를 마련”(신지혜)하기도 했다. 벽보 훼손, 선거 운동원들에 대한 시비 등 페미니스트 후보를 향한 혐오 범죄에도 노출됐지만 실상은 훼손될 현수막조차 없다시피 했다. “현수막을 서울 전역에 16개밖에 못 걸었거든요. 선거송 저작권을 지불할 돈이 없어 아이패드로 노래를 만들고 앰프도 없어 블루투스 스피커를 앞에 두고 생목으로 랩을 했어요.”(김진아) 이들은 거대 양당이 후보 선출 때부터 여러 번의 토론회를 거치지만, 군소정당 후보에게는 똑같이 기탁금으로 5000만원을 내고도 딱 한 번, 후보당 10분씩만 TV 토론회에서 발언할 기회가 주어지는 불합리함은 시정돼야 한다며 ‘배리어프리 선거’를 외쳤다. -3년 전 지방선거에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신지예 당시 녹색당 후보가 8만 2874표, 득표율 1.67%로 4위에 올랐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성평등을 주장한 후보는 5명이고, 득표수는 1만여표 늘었어요. 후보들 수가 늘어난 건 고무적이지만 ‘왜 단일화하지 않는가’라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신 정당들이 출마 선언을 시작할 즈음인 2월 초 ‘독자·진보·미래를 원칙으로 하는 제3지대’를 형성하자고 제안하면서 후보님들을 만나 뵀었어요. 선거가 임박하기도 했지만, 집중하고자 하는 의제가 다들 달라 거대 양당이 했듯 후다닥 될 문제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정당들을 보면 작년에 창당한 신생 정당들이고 선거에 참여하는 것 자체의 의미는 ‘이런 대안이 여러분 곁에 있어요’라고 서울시민들께 홍보하는 효과가 커요. TV 토론회 한 번 주최하지 못하는 단일화 과정이라면 그 어떤 정당에도 좋지 않은 선택이었을 거고요. 단일화 자체는 지금의 선거법으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지 전략의 문제인데, 각자의 경험이 쌓인 정당들이 다음 선거에서는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거라 봐요. 기회가 된다면 의제별로 토론회도 열고, 내년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으니까 어느 지역에 누가 나갈지 사전에 논의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근데 얼마 안 남았네요(웃음).김 신 대표님이랑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기본소득당, 여성의당은 모두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창당한 정당이어서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당선되면 좋지만 그에 못지않게 여성의당이라는 이름 네 글자를 서울시민, 전국의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어요. 지금 이 시점에서의 단일화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했고요. 신 대표님 말처럼 다음 번에는 뭔가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겠지만요. -이번 선거로부터 얻은 것, 배운 것은 무엇인가요. 신 1월 말부터 두 달 동안 46개 시민사회단체를 만났는데 선거에 큰 기대를 갖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선거판이 시작되면서 이번 선거는 틀렸다고 생각했어요. 단일화에만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책이 아예 사라져 버린 선거였으니까요. 앞으로 시민사회단체와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이들의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 전국 단위의 큰 선거들이 다가오는데 우리가 그만큼 인력 풀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지지자들이) 주로 20·30대인데, 이분들은 취업을 준비하거나 일을 막 시작해서 경력관리 면에서 중요한 시기거든요. 젊은 여성 정치인 당사자가 ‘올인’해서 정치 활동을 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한 사람의 인생을 거는 것이니까요. 당이 충분히 지원을 해줄 수 있다면 직업으로 삼고 밀어붙이겠는데, 그런 기반이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선뜻 나서기 힘든 상황 자체가 아쉬워요. 20대 여성 이야기를 20대 여성 당사자가 하면 더 잘할 수 있잖아요. 소수 정당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 독일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득표한 만큼, 당비를 내는 만큼 국가에서 지원해 주거든요. 김 그런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신 저는 이번에 ‘기본 소득’, ‘기본 서울’이라는 슬로건으로 선거를 치러내면서 기본소득과 각각의 의제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알리는 새로운 정치 전략을 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통령 선거는 창당 주역들이 나이가 안 돼서(만 40세 이상) 어려울 거 같은데 후보를 모셔 오든 어떤 게 가능할지 고민해 봐야 할 거 같아요. 대선에 제가 직접 출마는 어렵고, 이번에 서울시민께 인사드렸던 만큼 내년에도 다시 한번 도전해 볼까 합니다. 김 이번 선거 때문에 미뤄졌던 책 작업을 할 계획입니다. 여성의당 창당 과정, 이번 선거에 관한 얘기 등으로 9월 출간 예정이에요. 여성의당도 이번 선거를 계기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들이 발견돼 재정비가 필요하고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도움을 드릴 계획입니다.
  • 배민·위메프오, 결국 단건 배달… 배달업계도 쿠팡발 ‘출혈 경쟁’

    배민·위메프오, 결국 단건 배달… 배달업계도 쿠팡발 ‘출혈 경쟁’

    쿠팡발 ‘출혈 경쟁’이 유통업계에 이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도 일어날 조짐이다. 쿠팡이츠가 ‘한 번에 한 집 배달’을 내세운 ‘단건 배달’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나가자 배달의민족(배민), 위메프오 등 동종 업체들도 잇따라 단건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다. 위메프오는 위치기반 서비스 개발 업체인 LK ICT와 업무 협약을 맺고 음식 주문과 배달 라이더를 일대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연내 단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후발주자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로 점유율을 확대하자 후발주자인 위메프오도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배달플랫폼 업계 1위인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오는 6월 1일부터 단건 배달을 하는 ‘배민1(one)’을 출시해 서울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민은 그동안 배달원 1명이 비슷한 위치에서 여러 주문을 묶어 처리하는 방식을 고수해왔으나 쿠팡이츠가 단건 주문을 앞세워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배민을 앞지르자 맞불 작전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쿠팡이츠는 후발주자임에도 출범 초기부터 단건 배달을 앞세워 1년 만에 점유율 10%를 넘기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배달 앱 시장은 배민과 요기요가 각각 60%, 23%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쿠팡이츠 점유율은 13%로 나타났다. 사용자 수도 파죽지세로 늘고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모바일 기기 4000만개의 데이터 20억 건을 분석한 결과 쿠팡이츠의 하루 평균 사용자 수는 지난해 1월 2만 9800명에서 같은 해 말 46만 235만명으로 15배나 늘었다. 업계는 배달원 규모가 단건 배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사실상 업체 간 ‘쩐의 전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원이 많아야 배달량이 많아져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데다 묶음 배달보다 수익이 줄어드는 단건 배달에 대한 배달원의 불만도 해결할 수 있어 결국은 업체 간 비용 싸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장으로 실탄을 모은 쿠팡이츠와 딜리버리히어로에 올라탄 배민 간의 출혈 전쟁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매각을 앞둔 요기요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돈을 쏟고 있다. 요기요는 인공지능을 통해 배달 시간을 20분으로 줄인 ´요기요 익스프레스´ 배차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IT 관련 인력을 1000명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음식 배달도 쿠팡발 ‘속도 전쟁’…위메프오도 ‘단건 배달’

    음식 배달도 쿠팡발 ‘속도 전쟁’…위메프오도 ‘단건 배달’

    쿠팡발 ‘출혈경쟁’이 유통업계에 이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도 일어날 조짐이다. 쿠팡이츠가 ‘한 번에 한 집 배달’을 내세운 ‘단건 배달’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나가자 배달의민족(배민), 위메프오 등 동종 업체들도 잇따라 단건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다.위메프오는 위치기반 서비스 개발 업체인 LK ICT와 업무 협약을 맺고 음식 주문과 배달 라이더를 일대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연내 단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5일 밝혔다. 후발주자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로 점유율을 확대하자 후발주자인 위메프오도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배달플랫폼 업계 1위인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오는 6월 1일부터 단건 배달을 하는 ‘배민1(one)’을 출시해 서울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민은 그동안 배달원 1명이 비슷한 위치에서 여러 주문을 묶어 처리하는 방식을 고수해왔으나 쿠팡이츠가 단건 주문을 앞세워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배민을 앞지르자 맞불 작전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실제로 쿠팡이츠는 후발주자임에도 출범 초기부터 단건 배달을 앞세워 1년 만에 점유율 10%를 넘기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배달 앱 시장은 배민과 요기요가 각각 60%, 23%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쿠팡이츠 점유율은 13%로 나타났다. 사용자 수도 파죽지세로 늘고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모바일 기기 4000만개의 데이터 20억 건을 분석한 결과 쿠팡이츠의 하루 평균 사용자 수는 지난해 1월 2만 9800명에서 같은 해 말 46만 235만명으로 15배나 늘었다. 업계는 배달원 규모가 단건 배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사실상 업체 간 ‘쩐의 전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원이 많아야 배달량이 많아져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데다 묶음 배달보다 수익이 줄어드는 단건 배달에 대한 배달원의 불만도 해결할 수 있어 결국은 업체 간 비용 싸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장으로 실탄을 모은 쿠팡이츠와 딜리버리히어로에 올라탄 배민 간의 출혈 전쟁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매각을 앞둔 요기요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돈을 쏟고 있다. 요기요는 인공지능을 통해 배달 시간을 20분으로 줄인 ‘요기요 익스프레스’ 배차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IT 관련 인력을 1000명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쟁점은] 아파트 택배 전쟁…“차량 진입 금지” vs “집앞 배달 못해”

    [쟁점은] 아파트 택배 전쟁…“차량 진입 금지” vs “집앞 배달 못해”

    서울 강동구의 한 지상공원형 아파트에서 택배 차량 진입 허용을 두고 아파트 측과 택배기사들이 ‘택배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단지 안에 택배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자 택배기사들이 각 세대 앞까지 배송해오던 것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8일 강동구 고덕동 A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지 내 택배차량 출입금지는 전형적인 갑질”이라며 “철회하지 않으면 이 아파트에서 개인별 배송을 중단하고 단지 입구까지만 배송하겠다”고 밝혔다. 아파트 측 “안전사고 우려…차 없는 아파트로 분양” 5천여 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인 이곳에서는 지난 1일부터 택배차량의 단지 내 지상도로 이용을 막았다. 각 세대로 택배를 옮기려면 손수레를 이용하거나 지하주차장에 출입할 수 있는 저상차량을 구입해 이용하라고 택배기사들에게 통보했다. 설계 때부터 주민 안전을 위해 ‘차 없는 아파트’로 계획됐고, 보도블록 등 시설물이 훼손될 수 있어 지상으로는 차량 진입을 막았다는 것이 A아파트 측 입장이다. 해당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제한 높이는 2.3m로 일반적인 택배차는 들어갈 수 없다. 때문에 택배기사들은 아파트 후문 인근 경비실에 택배를 놓고 갔고, 입구에는 상자 1000여개가 순식간에 쌓였다. 택배상자가 야외에 방치돼 훼손되는 것을 우려한 택배기사들이 회수해가는 일도 벌어졌다. 현재는 손수레를 이용해 각 세대로 옮겨지고 있다. A아파트 측은 택배 차량의 진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 관리지원센터 관계자는 “그간 충분한 계도 기간을 주었고, CJ대한통운 등 일부 배송업체는 저상차량을 이용하기로 이미 협의했다”며 “차량을 바꿀 여건이 안 되는 택배기사들은 손수레를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택배노조 “차량 통제는 갑질…집 앞 배송 중단” 택배기사들은 손수레를 쓰거나 저상차량으로 바꾸라는 아파트 측 요구에 난색을 보였다. 택배노조는 “손수레를 쓸 때 배송 시간이 3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물품 손상 위험도 커진다”며 “저상차량에서는 몸을 숙인 채 작업해야 해 허리는 물론 목, 어깨, 무릎 등의 근골격계 질환 발생이 더욱 심각해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파트 측 방침은 모두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며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출입을 허용하고 대신 추가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방식을 아파트 측이 고수한다면 14일부터 이곳을 ‘개인별 배송 불가 아파트’로 지정해 아파트 입구로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불가피하게 불편함을 겪게 되실 입주민 고객 여러분께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택배차량의 출입을 막는 아파트는 이곳만이 아니다. 택배노조가 택배기사 23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170여개 아파트가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택배노조의 기자회견 직후 일부 아파트 입주민들이 SNS 단체대화방에서 택배기사들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기도 했다. 입주민들은 대화방에서 “누구 때문에 먹고 사는데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느냐”, “택배 불가 지역으로 선정하면 택배사가 타격 입을 텐데 배부른 소리 한다”, “(택배기사들이) 집단 이기주의에 갑질하는 아파트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2018년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서도 택배차량 진입을 금지해 ‘택배 대란’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논란이 확산하자 2019년 1월부터 지상공원형 아파트에 대해 지하주차장 높이를 2.7m 이상으로 높일 것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고덕동 아파트는 2016년부터 건설을 시작해 바뀐 규칙을 적용받지 않았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보다 비싸면 보상”… 이마트 최저가 경쟁 ‘시동’

    “○○보다 비싸면 보상”… 이마트 최저가 경쟁 ‘시동’

    신세계 이마트가 쿠팡, 롯데 등 경쟁사를 향해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다. 이마트는 8일 가공·생활용품 인기상품 500개를 대상으로 온라인보다 비싸면 차액을 보상하는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에서 구매한 상품이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 등 3개 경쟁사 온라인몰보다 비싸면 차액만큼 돌려주는 내용이다. 예컨대 이마트에서 1500원에 구입한 상품이 쿠팡에선 1000원, 롯데마트몰에선 1100원에 판매되고 있다면 이 중 최저가격인 1000원과의 차액(500원)을 이마트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e머니’로 적립해준다. 이마트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기간은 구매일 기준 7일 이내다. 대표 품목으로는 신라면, CJ햇반, 서울우유, 코카콜라, 삼다수, 바나나맛 우유, 칠성사이다, 새우깡 등이다. 쿠팡의 최저가 정책을 이마트도 실시하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매장 리뉴얼과 체험형 콘텐츠 제공으로 오프라인 대형마트만의 경쟁력을 강화했는데 이번 정책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처럼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꺼낸 것은 최근 존재감을 키우는 쿠팡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저가와 배달을 무기로 내세우는 쿠팡은 지난 2일부터 유료 멤버십 ‘와우회원’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에게도 당분간 무료배송 서비스를 해주는 마케팅을 펴고 있다. 최저가를 방행하는 요소인 배송비를 완전 없앤 쿠팡의 승부수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최저가 경쟁은 온라인 쇼핑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위메프도 패션, 가전, 디지털, 가전, 가구 등 배송 가능한 상품에 최저가 보상제도를 적용하고 있으며, 네이버는 멤버십을 활용한 무료배송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롯데마트는 이마트 최저가 보상제를 겨냥한 듯 이날부터 한우·참돔·오렌지 등 신선식품들을 최대 30% 싼 가격에 판다고 밝혔다. 이미 창립 23주년을 맞아 지난 1일부터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라는 제목으로 자이언트 전복, 대용량 대추 방울토마토 등을 대대적으로 할인하는 기획 행사를 진행 중인 데 여기에 할인 품목을 추가한 것이다. 유통 업계가 향후 판도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최저가를 내세운 출혈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쿠팡보다 비싸면 차액 환불” 신세계 이마트, 최저가 경쟁 시동

    “쿠팡보다 비싸면 차액 환불” 신세계 이마트, 최저가 경쟁 시동

    신세계 이마트가 쿠팡, 롯데 등 경쟁사를 향해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다. 이마트는 8일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에서 구매한 상품이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 등 3개 경쟁사 온라인몰보다 비싸면 차액만큼 돌려주는 내용이다. 예컨대 이마트에서 1500원에 구입한 상품이 쿠팡에선 1000원, 롯데마트몰에선 1100원에 판매되고 있다면 이 중 최저가격인 1000원과의 차액(500원)을 이마트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e머니’로 적립해준다. 이마트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기간은 구매일 기준 7일 이내다. 대표 품목으로는 신라면, CJ햇반, 서울우유, 코카콜라, 삼다수, 바나나맛 우유, 칠성사이다, 새우깡 등이다. 쿠팡의 최저가 정책을 이마트도 실시하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매장 리뉴얼과 체험형 콘텐츠 제공으로 오프라인 대형마트만의 경쟁력을 강화했는데 이번 정책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처럼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꺼낸 것은 최근 존재감을 키우는 쿠팡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저가와 배달을 무기로 내세우는 쿠팡은 지난 2일부터 유료 멤버십 ‘와우회원’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에게도 당분간 무료배송 서비스를 해주는 마케팅을 펴고 있다. 최근 뉴욕증시 상장으로 확보한 두둑한 실탄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강화해 유통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쿠팡의 전략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를 계기로 치열해진 맞수 롯데와의 기싸움과 연결짓는 분석도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에서 “걔네(롯데)는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도발적인 발언을 거듭 쏟아낸 바 있다. 백화점(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과 마트(이마트·롯데마트)에 이어 최근 야구단(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까지 맞붙으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라는 제목으로 이달 한 달간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창립 23주년을 맞은 지난 1일부터 자이언트 전복, 대용량 대추 방울토마토 등을 할인 판매하는 데 이어 이날부터는 이마트 최저가 보상제를 겨냥한 듯 한우·참돔·오렌지 등 신선식품들을 최대 30% 싼 가격에 판다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납짝 납딱 납작만두

    납짝 납딱 납작만두

    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민 다음 동그랗거나 길쭉하게 모양을 찍어 고기나 채소로 만든 소를 넣고 빚는 게 만두다. 소로 넣은 고기나 채소로 인해 모양은 가운데가 볼록하다. 이와는 전혀 다른 모양의 만두가 있다. 만두 전체가 납작한 납작만두다. 납작만두는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다. 납작만두는 얇은 만두피가 납작하게 포개어져 있다. 잘게 썬 당면과 부추로 속을 채워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어 물에 한 번 삶은 것을 기름에 튀기듯 지져 내는 게 핵심이다. 대구 납작만두의 역사는 1960년대 초로 올라간다. 6·25전쟁을 거치면서 쌀 등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절이었다. 이에 미국산 밀가루가 국내에 대량 유입됐다. 박정희 정부는 분식 장려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새로운 모양과 맛의 납작만두가 만들어진 것도 이때였다. ●재료 마땅치 않았거나 중국만두 싫었거나 납작만두의 탄생 배경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싸고 흔해진 밀가루로 만두피를 만들 여건은 충분했으나 만두소로 쓸 재료가 마땅찮았다. 그래서 보관이 쉽고 씹는 맛을 낼 수 있는 당면을 사용해 만든 게 납작만두가 됐다는 것이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부쳐 먹었던 밀가루 반죽처럼 납작만두 역시 배고팠던 시절 허기를 달래 주는 소중한 간식 중 하나였다. 다른 하나는 중국식 만두가 대구 사람의 입맛에 맞지 않아 새로운 만두를 만들었다는 설이다. 고춧가루를 듬뿍 뿌린 진간장에 납작만두를 찍어 먹는 방법으로 중국식 만두의 느끼함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납작만두는 전국은 물론이고 동아시아권에서도 비슷한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특색 있다. 대구 특유의 억양으로 납짝만두로 불릴 때가 많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은 납딱만두로 부르기도 한다.●파 띄운 간장·고춧가루 팍팍 양념장 필수 납작만두의 핵심은 종이만큼 얇은 만두피를 찢어지지 않게 굽는 것이다. 만두소가 많지 않아 사실상 무미에 가깝다. 부들부들하면서도 고소한 만두피의 맛을 살려 주는 양념장을 곁들여 먹을 때 맛이 완성된다. 파를 띄운 간장에 고춧가루를 넣어 만두피 위에 얹어 먹거나 한꺼번에 뿌려 먹으면 제맛이 난다. 최근에는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거나 적셔 먹고 쫄면에 곁들여 많이 먹는다. 납작만두와 함께 대구 10미 중 하나인 무침회 역시 납작만두와 좋은 궁합을 이룬다. 대구에서 납작만두를 만드는 곳은 여럿 있는데 저마다 조금씩 다른 특징을 보인다. 이는 업체마다 다르게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50년 전통의 미성당과 남문시장 내 남문납작만두가 유명하다. 교동시장과 서문시장에서도 납작만두를 즐길 수 있다. ●남문납작만두… 52년 대 잇는 수제만두 남문납작만두는 1970년 중구 남문시장 인근에서 문을 열었다. 50년 넘게 이 일대에서 납작만두를 판매한다. 처음 문을 연 김창출(75)씨의 아들 김동철(48)씨 부부가 가게를 이어받았다. 이곳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손수 납작만두를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구 납작만두 중 만두소가 가장 많다. 일반 만두와 비교하면 소가 적지만 납작만두 중에서는 속이 알차 한입 베어 물면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만두소에는 당면과 부추, 당근, 파 등 6가지 채소가 들어간다. 이때 당면은 간장과 식초 등으로 간을 한 것을 사용한다. 탄력 있는 만두피를 만들기 위해 강력분과 중력분을 섞어 반죽한다. 두꺼운 무쇠판에서 굽는 것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무쇠판에 구우면 일반 프라이팬에 굽는 것보다 빠르다. 더구나 안이 골고루 익고 만두피가 부드러워진다. 남문납작만두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 스타가 됐지만 체인점을 내지 않고 있다. 맛이 없어진다는 단 하나의 이유에서다. 그 대신 택배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만족시킨다. 맛을 유지하기 위해 택배 주문도 하루 15개 정도만 받는다. 몇 배나 더 많은 주문이 들어오지만 다음에 배달해 주는 것으로 양해를 구한다. 택배로 판매하는 납작만두는 30개 5000원이다. 김씨의 부인 신영숙(46)씨는 “시어른들이 지켜 온 맛의 명성에 조금이나마 흠이 가지 않도록 매일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미성당… 고춧가루 뿌려 쫄면과 찰떡궁합 미성당 납작만두는 1963년 중구 남산초등학교 정문 맞은편에서 시작했다. 고 임창규씨가 운영하다가 아들인 임수종(58)씨가 32년 전 대물림해 2대째 운영하고 있다. 미성당 납작만두가 50년 넘게 사랑받아 온 배경에는 맛과 전통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있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지 않고 납작만두와 곁들여 먹으면 좋은 쫄면, 라면, 우동만 있다. 이곳의 만두소에는 파, 부추, 당면 3가지만 들어간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18개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어 여러 곳에서 미성당 납작만두를 맛볼 수 있다. 현재는 체인점을 늘리지 않는다고 한다. 맛이 궁금한 미식가들에게는 택배로 대신해 준다. 하루 최대 50개까지다. 미성당 납작만두는 `일명 ‘춤추는 납작만두’로 불리며 언론에서 많이 보도됐다.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이고 제주도 등에서도 미식가들이 직접 미성당을 찾는다. 미성당 납작만두를 만들기 위해선 먼저 물에 희석한 빙소다로 미성당 특유의 밀가루 반죽을 한다. 그다음 밀가루 반죽을 국수를 만드는 기계에 통과시켜 만두피를 뺀다. 이어 분유통으로 모양을 낸다. 여기에 만두소를 넣는다. 정성과 노하우까지 더해지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다 보니 더 쫀득쫀득하고 담백한 느낌이다. 납작만두 위에 송송 썬 파와 간장, 고춧가루를 뿌려 먹는다. 윤기가 잘잘 흐르는 보드라운 만두의 고소한 맛부터 냄새까지 버릴 게 없다. 젊은 손님에서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찾는 고객이 다양하다. 납작만두에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아 3일 이상 두면 변질될 우려가 있다. 빨리 먹지 못하는 경우에는 개별 포장해 냉동 보관하는 게 좋다. 교동시장에도 오랜 역사를 가진 납작만두 먹자골목이 있다. 지금은 도심 개발로 과거에 비해 먹자골목이 다소 줄었다. 교동시장 납작만두는 미성당과 역사가 비슷하다. 만두피가 유난히 얇고 고유한 밀가루 숙성으로 식감이 남다른 특징이 있다. 가게 앞 철판 위에서 먹음직스러운 소리를 내며 익어 가는 납작만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 밖에 칠성야시장 등 대구 야시장과 전통시장에서도 납작만두를 파는 곳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글 사진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오른손 기부, 왼손도 알게… 세계 라이온들 年100달러씩 다 함께”

    “오른손 기부, 왼손도 알게… 세계 라이온들 年100달러씩 다 함께”

    창립 104년 맞아… 215개국 회원 143만명16년 만에 韓회장 선출… 부산 출신 최초유엔과 인연 기려 기념공원서 추모·식수 은퇴자·취미 모임들, 클럽으로 전환 권유저소득층 지원·장애인 복지 사업 등 매진 국내 활동 年1000억원 넘어… 홍보 강화“라이온(회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은 지역사회와 세계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인류의 희망입니다. 우리가 봉사활동에 나설 때마다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최중열(77)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회장은 지난달 3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기념식수를 마친 뒤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봉사활동을 하면 큰 기쁨을 얻기 때문에 44년째 라이온 활동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국제회장은 “우리가 건강하려면 지구가 건강해야 한다”며 지구촌 최대 봉사단체인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회장을 맡아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보여 줬다. 1917년 멜빈 존스가 미국에서 창립한 국제라이온스협회는 215개국에 4만 8300여클럽과 143만여명의 회원이 있다.최 회장은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2019년 7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102회 국제대회에서 제103대 국제회장으로 선출됐다. 2003년 이태섭 전 과학기술처 장관에 이어 두 번째이며 부산 출신으로는 최초다. 최 회장은 1977년 부산제일라이온스클럽에 가입해 1993년 부산지구 총재로 활동했다. 2012년에는 제95차 국제대회 부산 유치에 큰 공을 세웠다. 당시 111개국에서 5만여명이 부산대회에 참가해 국내 최대 컨벤션 행사로 한국기록원의 공인 인증을 받기도 했다. 다음은 최 회장과의 일문일답. -국제라이온스협회가 전 세계 대표 봉사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모든 사람의 마음 한구석에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계기만 있으면 지역사회와 인도주의적인 봉사활동에 언제든지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 지역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린 라이온스클럽들이 그런 계기를 만들어 준다. 앞으로도 국제협회는 지역 라이온스클럽을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인도주의적 요구에 부응하며 평화를 증진하도록 적극 돕겠다.” -대한민국 60년 라이온스 역사상 두 번째 국제회장을 역임하는 소감과 의미는. “종주국 미국과 유럽이 아닌 아시아에서 국제회장을 배출했다는 것은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다는 걸 의미한다. 국내 2000여클럽 8만여명의 라이온들에게 거듭 깊은 감사를 드린다. 국제회장은 회장국을 대표하며 최고의 민간외교관 역할을 한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 본부에는 태극기가 매일 게양되고, 국제회장이 가는 국가마다 태극기를 달고, 행사 때마다 애국가를 제창한다.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유엔기념공원 기념식수의 의미는. “1945년 유엔이 창설될 때 라이온스는 이미 국제연합 봉사단체로서 활발하게 봉사활동할 때였다. 라이온스를 창립한 멜빈 존스가 유엔 창립 자문역을 맡은 계기로 유엔이 매년 3월 두 번째 화요일을 ‘라이온스의 날’로 제정했다. 그런 인연으로 한국전쟁 중 전사한 유엔군이 잠든 부산 유엔기념공원으로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전몰장병 영령 추모식과 기념식수를 하게 됐다. 유엔기념공원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묘지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케네디 미 상원의원 등을 배출한 국제라이온스클럽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46년 전 작은 봉사가 계기가 됐다. 1975년 젊은 나이에 코알라 상사(현 코알라 기업)를 창립해 미력하나마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던 어느 날 회사 앞 도로에서 자전거를 탄 우유배달 소년이 넘어져 우유병 350여개를 깨뜨린 사고를 목격했다. 그 손실금을 대신 내주면서 소년에게 “그 돈을 나에게 갚지 마라. 열심히 노력해서 너도 다른 누군가에게 갚아 달라”고 당부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져 남을 돕는 보람을 알게 됐다. 또 2년 후 거래처 사장이 어떤 행사에 얼굴만 보여 달라고 해서 갔더니 당시로선 거액이었던 50만원의 입회금을 대신 내주면서 부산 제일라이온스클럽에 입회시켜 줬다. 그래서 소년에게 당부한 삶을 내가 살아오게 됐다.” -존경받는 라이온들의 가입을 더 늘리기 위한 복안과 다른 나라의 경향은. “가입은 자기 사업이나 직업과 무관해야 한다. 미국, 일본 등의 회원 연령층은 높은 편이지만 그 외 국가는 젊은이들이 많이 가입한다. 우리나라도 젊은 회원 영입이 많고 활발하게 활동한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은퇴자들의 모임을 라이온스클럽 활동으로 돌리는 것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그렇게 한다. 취미활동으로 시작한 모임들도 라이온스클럽으로 전환해 봉사활동에 동참하도록 한다. 서구에서는 소모임으로 봉사를 하는 경우가 많고, 가족끼리도 많이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집단 행사나 봉사를 주로 한다.” -국제라이온스재단(LCIF) 기금을 활용한 지난 2년 동안 활동을 소개한다면. “다음 회기부터는 제가 우리 LCIF 이사장이 된다. 우리나라 라이온은 원조하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제가 주창한 매년 100달러 기부운동을 실천하도록 강조한다. 협회는 기존 봉사사업 외 지구환경문제, 소아암 예방, 당뇨병 퇴치, 기근 구제, 시력 보존 활동 등 5대 사업에 주력한다. 당뇨병으로 매년 500만명이 목숨을 잃고 그 수는 계속 증가한다. 우리가 건강하려면 지구가 건강해야 한다. 매일 밤 10억명의 인류가 굶주린 채 잠자리에 든다. 2분마다 소아암 판정을 받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치료를 받지 못한다. 헬렌 켈러가 라이온들에게 맹인을 위한 기사가 돼 줄 것을 당부한 이후 맹인과 시력장애인 수억명을 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취임 후 성과와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은. “국제라이온스협회는 제2의 100년을 시작하면서 기아·환경·소아암·당뇨·시력 등 5가지를 5대 봉사(중점) 사업으로 정했다. 클럽 확장과 회원 증강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캠페인 100’을 완성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회원 1인당 1년에 100달러를 LCIF에 기부하는 것이다. 전 세계 라이온이 동참해 1년에 100달러를 기탁하는 게 이번 회기 목표다. 아울러 국제협회 주요한 핵심과제가 홍보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도 알게 하는 쪽으로 바꾸는 홍보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라이온들의 연간 봉사금액을 합산하면 1000억원이 넘는다. 클럽은 정부나 자치단체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저소득층 지원사업, 장애인 복지사업, 집수리 사업, 무료급식 봉사, 장학금 전달, 저소득층 생필품 전달뿐 아니라 각종 긴급구호활동을 한다. 이러한 봉사실적을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새로운 홍보전략과 방안에 대한 예산 수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협회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다.” -국내 라이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는 세계 4위 라이온스 회원국이다.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이제는 원조하는 국가가 됐다. 대한민국 라이온스는 열심히 일해서 한국의 기적을 이룬 주인공들이다. 지난해 케냐 나이로비에 학교를 짓고 올해는 태국 등 세계 곳곳 오지에 학교 및 아동병원 건립 등의 도움을 줄 예정이다.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으니 회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래서 회원 확장 특별 대책을 세우겠다.” -아직 라이온스클럽에 가입하지 않은 예비 라이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라이온 윤리강령’을 읽어 보라. 마음속 깊은 곳에서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울림이 들릴 것이다. 클럽회원들은 지역사회발전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회원들의 자발적인 노력은 지역사회와 세계 도처에서 어려움을 겪는 인류의 희망이다. 누구나 라이온이 돼 인류에 희망을 줄 수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벚꽃 시즌’ 꽃놀이 대신 청소년들이 읽을만한 문학은

    ‘벚꽃 시즌’ 꽃놀이 대신 청소년들이 읽을만한 문학은

    벚꽃이 만개하는 봄날씨가 무르익었지만, 코로나19 위협은 여전히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꽃놀이 가기는 망설여진다. 청소년들이 집에서 독서를 통해 문학적 감수성을 함양하기에 좋은 계절이나, 학부모로서는 중고등학생 자녀들에게 어떤 책을 읽게 할지 고민이다.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가 교육 현장의 교사, 사서,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발간한 ‘2021 추천도서목록’을 통해 추천한 청소년 문학 가운데 일부를 소개한다.●중학생에겐 청소년 소설집, 과학·역사 소설 등 추천 중학생들을 위한 문학으로는 ‘격리된 아이’, ‘널 만나러 지구로 갈게’, ‘녹두밭의 은하수’, ‘번개 소녀의 계산 실수’ 등이 있다. ‘격리된 아이’(김소연·윤혜숙·정명섭 지음, 우리학교 펴냄)는 코로나19와 관련된 기획 소설집으로 청소년 관점에서 쓴 세 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바이러스 확산세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어른과 부딪히는 불합리한 대우와 억울함 등의 심리를 담았다. ‘널 만나러 지구로 갈게’(김성일 지음, 돌배게 펴냄)는 소설 ‘어린 왕자’를 모티브로 한 과학소설로 태양계가 기업들의 경제 식민지가 된 시대를 배경으로 다뤘다. 여우, 알렉스, 슈잉 세 인물의 시점에서 우주여행, 미래 기술 등을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크다. ‘녹두밭의 은하수’(안오일 지음, 다른 펴냄)는 ‘백성이 곧 하늘’이라는 사상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동학혁명이 배경인 소설이다. 동학군과 토벌군의 대치를 통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우리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다지게 한다. ‘번개 소녀의 계산 실수’(스테이시 매카널티 지음, 강나은 옮김, 씨드북 펴냄)는 번개를 맞고 생긴 후천적 서번트증후군으로 수학 천재가 된 루시가 중학교 생활을 시작하며 겪는 이야기다. 수학 천재 이야기지만 전혀 수학적이지 않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고등학생에겐 수준 높은 전기·에세이도 추천 고등학생을 위한 문학 도서로는 ‘고집쟁이 작가 루이자’, ‘나는 아동학대에서 아이를 구하는 케이스 워커입니다’ ‘너의 플레이리스트’, ‘버려진 우주선의 시간’ 등이 있다. ‘고집쟁이 작가 루이자’(코닐리아 매그스 지음, 김소연 옮김, 윌북 펴냄)는 영화로 개봉됐던 작은 아씨들의 원작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전기다. 1933년 출간된 책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번역됐다. 어릴 때부터 작가가 꿈이었지만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건 아니었다는 이가 고전으로 회자하는 작품 작가가 되는 과정은 대리 만족과 통쾌함을 준다. ‘나는 아동 학대에서 아이를 구하는 케이스 워커입니다’(안도 사토시 지음, 강물결 옮김, 다봄 펴냄)는 아동삼당소 직원인 저자가 겪는 일상을 그린 에세이다. 실제 사례를 통해 아동 보호 및 학대 방지에 관한 이론이나 실제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너의 플레이리스트’(마이클 루벤스 지음, 장혜진 옮김, 봄볕 펴냄)는 몰래 사라진 아빠, 자식을 선거운동에 이용하는 아빠, 죽도록 두들겨 패는 아빠 등 아빠가 아닌 아빠를 가져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무대에서 노래하지 못한 오스틴이 선망하던 뮤지션 셰인 테일러를 만나면서 변해가는 모습이 유쾌하고도 슬프다. ‘버려진 우주선의 시간’(이지아 지음, 스윙테일 펴냄)은 환상적 우주 공간과 미래 지구의 모습, 인공지능을 다룬 소설이다. 버려졌던 우주선 티스테가 어레스 박사에게 발견돼 안드로이드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중고생 모두가 읽을 수 있는 가족, 전쟁의 상흔 이야기 등도 주목할 만 중고등학생 모두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문학 도서는 ‘곰의 부탁’, ‘구름사냥꾼의 노래’ , ‘귤의 맛’, ‘나쁜 날씨만 계속되는 세상은 없어!’, ‘나의 할아버지, 인민군 소년병’ 등이 있다. ‘곰의 부탁’(진형민 지음, 문학동네 펴냄)은 성장의 경계에 선 아이들이 겪어야 하는 삶의 이야기 7편이 실려 있다. 친구의 성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나,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려고 피자집 알바에서 배달 대행 알바로 갈아탔다가 낭패를 본 종민이 이야기들이 뭉클하다. ‘구름사냥꾼의 노래’ (알렉스 쉬어러 지음, 윤여림 옮김, 미래인 펴냄)는 미래에 지구의 핵이 폭발해 땅이 흩어져 섬이 돼 하늘에 둥둥 떠 있는 시대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 크리스찬이 구름사냥꾼이자 전학생인 제닌을 만나며 겪는 모험을 담았다.‘귤의 맛’(조남주 지음, 문학동네 펴냄)은 ‘82년 김지영’의 작가 조남주가 쓴 청소년 소설로 중학생 4명이 타임캡슐을 묻으며 한 약속을 전후로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어간다. 이혼한 부모와 어려운 가정 형편 등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아이들의 성장기를 따뜻하게 그렸다. ‘나쁜 날씨만 계속되는 세상은 없어!’(제니 재거펠드 지음, 김아영 옮김, 리듬문고 펴냄)는 엄마의 이혼으로 외할머니댁으로 이사한 12살 시게가 전학을 앞두고 인생을 바꾸고자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린 소설이다. 외톨이 소년 시게가 인스타그램 스타인 유노를 만나며 겪는 이야기를 묘사했다. ‘나의 할아버지, 인민군 소년병’(문영숙 지음, 서울셀렉션 펴냄)은 1950년 6·25전쟁 당시 열여섯 살 나이로 북한 인민군에 징집돼 끔찍한 경험을 하다 남한에 남게 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소설이다. 고향, 가족,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내 일이 없는 청년… 내일이 불안한 中

    내 일이 없는 청년… 내일이 불안한 中

    신규 일자리 급감… 유럽 수준에 육박900만명 대졸자 대리기사·택배 배달민란 주도했던 불만세력 전락할 우려정부, IT기업 통제… “고용 창출 역행”중국에서 ‘일이 없어 떠도는 젊은이들’이 사회 불안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개발도상국인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복지국가인 북유럽 국가 수준으로 치솟아 경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질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를 인용해 “지난달 16~24세 청년 실업률이 13.1%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전체 실업률(5.5%)의 두 배가 넘고, 올해 1월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15~29세) 9.5%보다도 높다. 만성적 실업난에 시달리는 프랑스(15%), 스웨덴(14%)에 육박한다. CNBC방송은 현재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치에 돌입한 지난해 1분기 13.1%와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감염병이 통제돼 경제가 ‘플러스 성장’했지만 이 문제는 나아지지 않았다. 중국 내 도시지역 신규 일자리는 2019년 1352만개에서 지난해 1186만개로 급감했다. 결국 정부가 세금을 써 단기 일자리를 만들어 보완했다. 대졸자가 취업할 만한 양질의 직장까지 챙기지 못했다는 뜻이다. 중국 투자은행 차이나르네상스의 브루스 펑 대표는 “과도한 실업이 노동시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제회복 속도가 더뎌 기업들이 빈자리를 채우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인력자원사회보장부 장지난 부장(장관)의 최근 발언을 통해 “올해 약 1500만명의 도시 노동자가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약 900만명이 대졸자다. 결국 상당수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해 대리운전 기사나 택배 배달원으로 활동해야 한다. 중국의 연간 대학 졸업자 수는 2001년 114만명에서 지난해 834만명으로 급증했다. 고급인력은 늘었지만 성장세는 갈수록 둔화돼 이들을 흡수할 일자리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국제적 갈등도 커져 해외 유학생들이 본토로 돌아와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에서는 ‘배가 고프면’ 민란이 일어났고 왕조가 교체됐다. 1989년 베이징대에서 시작된 톈안먼 시위도 근본 원인은 ‘경제난’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연간 물가 상승률이 20%에 육박하자 ‘개혁개방 10년’의 모순이 학생 시위로 발전했고 노동자들이 이에 가세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대졸자들은 사회의 불만세력으로 전락한다. 중국 공산당도 이를 잘 알기에 해마다 100만명 넘게 쏟아지는 청년 실업자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곳이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민간 빅테크 기업들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를 필두로 업계 전반에 걸쳐 ‘군기 잡기’를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중국 공산당이 민간 부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현상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일이 없는 中 젊은이들...사회불안 새 뇌관 된 ‘청년실업’

    일이 없는 中 젊은이들...사회불안 새 뇌관 된 ‘청년실업’

    중국에서 ‘일이 없어 떠도는 젊은이들’이 사회 불안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개발도상국인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복지국가인 북유럽 국가 수준으로 치솟아 건강한 경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질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를 인용해 “지난달 16~24세 청년 실업률이 13.1%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전체 실업률(5.5%)의 두 배가 넘고, 올해 1월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15~29세) 9.5%보다도 높다. 만성적 실업난에 시달리는 프랑스(15%), 스웨덴(14%)에 육박한다. CNBC방송은 현재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치에 돌입한 지난해 1분기 13.1%와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감염병이 통제돼 경제가 ‘플러스 성장’했지만 이 문제는 나아지지 않았다. 중국 내 도시지역 신규 일자리는 2019년 1352만개에서 지난해 1186만개로 급감했다. 결국 정부가 세금을 써 단기 일자리를 만들어 보완했다. 대졸자가 취업할 만한 양질의 직장까지 챙기지 못했다는 뜻이다. 중국 투자은행 차이나르네상스의 브루스 펑 대표는 “과도한 실업이 노동시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제회복 속도가 더뎌 기업들이 빈자리를 채우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인력자원사회보장부 장지난 부장(장관)의 최근 발언을 통해 “올해 약 1500만명의 도시 노동자가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약 900만명이 대졸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해 대리운전 기사나 택배 배달원으로 활동해야 한다. 중국의 연간 대학 졸업자 수는 2001년 114만명에서 지난해 834만명으로 급증했다. 고급인력은 늘었지만 성장세는 갈수록 둔화돼 이들을 흡수할 일자리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국제적 갈등도 커져 해외 유학생들이 본토로 돌아와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에서는 ‘배가 고프면’ 민란이 일어났고 왕조가 교체됐다. 1989년 베이징대에서 시작된 톈안먼 시위도 근본 원인은 ‘경제난’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연간 물가 상승률이 20%에 육박하자 ‘개혁개방 10년’의 모순이 학생 시위로 발전했고 노동자들이 이에 가세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대졸자들은 사회의 불만세력으로 전락한다. 중국 공산당도 이를 잘 알기에 해마다 100만명 넘게 쏟아지는 청년 실업자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곳이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민간 빅테크 기업들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를 필두로 업계 전반에 걸쳐 ‘군기 잡기’를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중국 공산당이 민간 부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현상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왜 우리가 송편을?…中네티즌, 이번엔 한국 애니메이션에 시비

    “왜 우리가 송편을?…中네티즌, 이번엔 한국 애니메이션에 시비

    중국 네티즌들이 이번에는 송편이 소개된 한국 애니메이션에 시비를 걸고 나섰다. 한국에서는 ‘추석’, 중국에서는 ‘중추절‘이라 부르는 가을 명절이 한국에서 기원했고, ‘월병’이 아니라 ‘송편’이 중추절 명절 음식인 듯한 인상을 준다는 이유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을 무시했다며 한국 만화 ‘슈퍼 윙스에 전쟁을 선포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슈퍼 윙스’가 유쿠, 비리비리를 포함해 중국 주요 동영상 사이트에서 지난주 자취를 감췄다고 보도했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인 ‘슈퍼 윙스’는 중국에서 2015년 후난TV를 통해 처음 방송됐다. 비행기들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물건을 배달하며 교류하고 각지 문화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SCMP는 “중국 네티즌들이 ‘슈퍼 윙스’가 중추절의 기원을 잘못 안내하고 중국 영토를 실제보다 작게 표시한 잘못된 지도를 사용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지난 몇달 간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슈퍼 윙스’에 등장하는 중국 지도에서 중국-인도 접경지대, 중국-북한 접경지대, 남티베트 지역,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의 일부분이 중국 영토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대만도 중국 영토로 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SCMP는 “중국 네티즌들은 문화적 기원에 대한 이슈도 제기했다. 극중 비행기가 한국 추석 명절에 전통적으로 먹는 송편 재료를 한 한국인 소녀에게 배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에피소드 같은 경우”라며 “일부는 이런 에피소드가 아이들에게 ‘중추절이 한국에서 기원한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이어 한 중국 네티즌은 “내가 해당 에피소드가 방송된 뒤 매일 아침 중추절과 월병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내 딸은 중추절이 한국에서 기원했고 우리가 송편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SCMP는 ‘슈퍼 윙스’가 동영상 사이트에서 내려지자 이를 환영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같은 명절을 나라마다 각기 다르게 쇠는 방식을 보여준 것뿐이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슈퍼 윙스’는 한국 애니메이션이지만 중국 알파그룹도 제작에 참여했으며, 여러 중국 기업이 ‘슈퍼 윙스’ 에피소드를 자사 광고에 사용하기도 했다. 또 중국 온라인 교육회사 등에서는 ‘슈퍼 윙스’를 유아용 교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SCMP는 “중국 네티즌들이 문화 자경단처럼 행동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며 “지난 1월에는 한국 인기 유튜버 햄지가 김치와 관련해 중국을 모욕했다고 주장했고 전통의상과 침술, 명절의 기원 등을 포함한 논쟁을 펼쳐왔다”고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코로나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으려면/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코로나 격차가 재난이 되지 않으려면/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보증금 500만원이 월세로 사라지고, 석 달치 연체로 도시가스가 끊긴 서울 동대문구의 동우(가명)네 네 식구는 한기를 내뿜는 반지하방에서 전기장판과 솜이불로 버티며 두 달간 ‘집콕’했다. 초등학교 1학년 동우와 중2, 중3 세 남매는 등교하지 못했다. 네 식구는 코로나 방역보다는 궁핍한 삶과의 사투에서 생존하는 게 먼저였다. 겨우내 두문불출했던 남대문 쪽방촌 주민 최모(53)씨는 지난 1월 중순 3.3㎡(1평) 남짓 골방에서 간경화로 숨졌다. 인근 급식소가 문을 닫고 하루 한 끼도 해결하기 어려웠던 그는 지난해 단 한번도 병원을 간 적이 없다. 최씨처럼 지난 두 달간 남대문 쪽방촌에서 철저히 사회적 관심에서 배제된 채 숨진 주민이 4명이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보름간 ‘혜지쌤’으로 시설 아이들을 돌봤던 탐사기획부 고혜지 기자는 간식을 먹기 위해 잠시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렸던 초등학교 1학년 예진(가명)이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충치가 갉아먹은 아이의 치아는 새까맣게 됐다. 마스크는 코로나19로부터 우리를 보호만 했던 게 아니었다. 예진이 같은 아이들을 사회에서 감췄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연재한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가 드러낸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다. 국가적 재난에서 사회적 약자들은 더욱 고립되고 사라졌다. 어느 때부터 광화문 네거리 지하보도에서 노숙인들이 보이지 않는 건 ‘집에만 있으라’는 정부 방역 지침 때문은 아닐 게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전대미문의 이 재난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가 개발되고 백신이 접종되고 있지만 희망적이지 않다. 정부가 전쟁하듯 현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가계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3, 4분기 연속 악화일로다. 지난해 소득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는 4.72배로 벌어졌다. 정부는 고용 불안정성이 큰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감소폭이 둔화된 것이 재난지원금과 각종 지원 정책 덕이라고 자평했다. 코로나 충격으로 인한 마이너스 경제 성장부터 소득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실업률 상승 등 경제적 후유증이 전부가 아니다. 코로나 이전 존재했던 격차와 불평등은 재난 스트레스, 삶에 대한 가치관까지 차별적으로 변화시킨다. 다들 잘사는 것 같은데 나만 못사는 것 같다는 우울감과 상대적 박탈감, 교육 저하, 지난해 내내 과로사가 이어진 플랫폼 배달 노동자들, 돌봄과 건강 결핍까지 삶의 환경 곳곳에서 격차 문제는 전대미문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신문이 지난 1월 18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진행한 초등학생 학부모(저소득·차상위계층 72명, 중산층 이상 128명) 200명에 대한 심층조사 결과를 보면 저소득층 학부모들의 스트레스와 불안감 지수가 더 컸다. 이들은 자녀의 경제적 미래마저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비관하고 있었다(서울신문 2월 22일자 1·4·5면). 미국의 불평등 연구 권위자인 키스 페인 교수는 불평등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건강에까지 영향을 준다며 “불평등은 공중보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년 전 취임식에서 외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슬로건이 궁색하다. 평등이나 공정, 정의는 그 가치들이 실현되는 과정이 눈에 보여야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같다. 슬라보이 지제크는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로 돌아간 그 다음날”이라고 했다. 내년 3월 차기 대선까지 꼭 임기 1년을 남겨 둔 문 대통령의 시간이 우리 사회의 격차를 해소하는 데 쓰여지길 바란다. ipsofacto@seoul.co.kr
  • 한국전쟁 당시 한 미군이 부친 편지 100통, 70년 만에 배달된 사연

    한국전쟁 당시 한 미군이 부친 편지 100통, 70년 만에 배달된 사연

    한국전쟁 당시 한 미군이 고향으로 부친 편지가 70년이 지나 주인에게 찾아간 믿기힘든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주 지역 방송국 WNEP-TV는 70년 전 한국전쟁 당시 씌여진 100여 통의 편지가 최근에서야 친척에게 배달됐다고 보도했다. 이 사연은 지난해 10월 전쟁기념품 수집가인 로드니 슈페가 한 경매에서 우연히 100여 통의 편지를 낙찰받으면서 시작됐다. 이 편지는 약 70년 전 한국전에 참전한 빈센트 코닉이 펜실베이니아 주 레하이튼에 사는 부모에게 보낸 것이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오랜 세월이 흘러 경매장에 나오게 됐다. 이에 낙찰자인 슈페는 한 가족에게는 매우 중요한 역사인 이 편지를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슈페는 "꼭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모든 편지를 사들였다"면서 "이 편지는 한 가족에게는 매우 중요한 역사로, 그들은 아마 이 편지의 존재 여부도 모를 것"이라고 밝혔다.이렇게 주인찾기에 나선 슈페는 편지를 보낸 당사자인 코닉을 어렵게 찾아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지난 2004년 작고했다. 이에 편지를 받을 사람이 사라지자 결국 그는 지역 방송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슈페는 "방송이 나간 지 10분 만에 코닉의 친척이라는 사람한테 이메일이 왔다"면서 "이렇게 쉽게 연락이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며 놀라워했다. 이렇게 연락처를 얻은 슈페는 바로 다음날 편지를 들고 코닉의 친척을 찾아가 직접 전달했다. 친척인 리키 와이벨은 "오래 전 돌아가신 분의 편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놀랐다"면서 "이 편지는 코닉 가문 역사의 일부로 직접 찾아 돌려준 슈페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편지를 나눠 친척들이 돌려가며 읽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린세상] 새로운 기업가정신과 미래 교육/이은우 건양대 교수

    [열린세상] 새로운 기업가정신과 미래 교육/이은우 건양대 교수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K바이오와 비대면 디지털, 친환경 모빌리티 등 미래 유망 산업은 활황이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고공행진이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의 자신감과 경험과 희생이 코로나 이후 뉴노멀 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세계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존중하고 적극 활성화하는 분위기가 절실하다. 기업가정신이 인류의 미래를 바꾼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기업가정신이 인류나 국민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본다. 헨리 포드는 컨베이어 대량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당시 집 한 채 가격인 자동차를 월급 생활자들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을 낮춤으로써 누구나 자동차를 몰 수 있는 마아카 시대를 선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창업한 빌 게이츠는 당시 중대형 컴퓨터가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 퍼스널컴퓨터(PC)의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PC의 대중화를 실현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고도 정보화 시대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지구의 환경 악화에 대비해 화성에 이민을 보내는 거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스페이스X를 통해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이동수단을 개발하고, 솔라시티로 화성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장치를 개발하며, 테슬라를 통해 화성에서의 이동수단으로 전기차를 만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최초의 PC인 애플 컴퓨터를 개발하고 오늘날 사람들이 손바닥 위에서 세상을 볼 수 있는 아이폰을 개발해 인류의 삶을 두 번이나 바꾸어 놓았다. 한국의 경우 거북선이 그려진 오백원짜리 지폐와 미포만 백사장 사진을 가지고 유럽에 가서 조선소를 지을 차관을 얻고 유조선 2척을 수주해 왔다는 에피소드로 유명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는 ‘하면 된다’는 불굴의 투지로 세계 1위의 조선 강국을 만들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는 8년간의 숙고와 준비 끝에 1983년 반도체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착수해 오늘날 한국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최강국으로 만드는 초석을 깔았다. 2002년 출간된 ‘넥스트 소사이어티’에서 저자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정신이 가장 높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이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으로 전통적 계층이 붕괴되고 산업 기반이 완전히 무너진 데서 불과 50여년 만에 헝그리정신과 캔두(can-do)정신으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나아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사회 전반적으로 위험 회피, 안정 추구 성향이 높아지면서 모험을 추구하는 기업가정신의 퇴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GEDI)가 137개 국가를 조사 대상으로 창업 생태계를 평가한 ‘2018 글로벌 기업가정신 지수’ 발표에 따르면 미국 1위, 스위스 2위, 한국은 24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가정신 순위에서는 35개 회원국 중에서 20위를, 미국 암웨이의 국가별 기업가정신지수는 2016년 23위에서 2018년 33위를 차지했다. 반면 최근 국내 산업계에서는 ESG 즉 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을 평가하는 새로운 핵심 기준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많은 벤처 1세대 창업자들이 새로운 기부 문화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김봉진 배달의민족 창업자는 재산의 절반을 사회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가정신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새로운 기업가정신은 사람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즉 부의 창출뿐만 아니라 양극화와 빈부격차 등 사회문제, 기후변화 및 환경문제 등의 해결도 중요한 가치로 수용하는 추세다. 한편으로는 기업가정신의 퇴조가 우려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의 정착이 기대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이후 세계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정부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의 확산을 유도하고 청소년 대상 기업가정신 교육을 강화하는 데 적극 나서 주기 바란다.
  • 미국도 코로나에 ‘배달앱 전쟁’…그런데 승자는 없다?

    미국도 코로나에 ‘배달앱 전쟁’…그런데 승자는 없다?

    음식점들, 배달앱 30% 수수료에 ‘울상’배달앱들도 광고료 등으로 이익은 못 내음식값보다 고객이 내는 이용료가 높기도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음식배달이 급증한 가운데 그럽허브, 우버이츠, 도어대시 등 배달앱과 음식점들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배달앱들은 매출이 크게 상승했지만 광고비 등으로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음식점들은 배달앱의 비싼 수수료 때문에 주문은 많아졌지만 이익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1일(현지시간) “배달앱의 수수료가 음식가격의 최대 30%에 이르자 음식점들이 배달기사를 고용하거나 고객이 직접 음식을 받아가도록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한 협상력이 있는 맥도널드 등 체인점의 수수료는 15%라고 WSJ는 전했다. 배달 음식이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미국의 경우 배달앱의 이용율 자체가 낮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3월 전년동월대비 34.8% 성장했던 배달앱 이용건수는 4월에 127.4%로 급증했다. 지난달 이용건수는 지난해 1월보다 무려 165.4%가 늘었다. 배달앱 이용 경험이 있는 미국인은 1억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이에 따라 배달앱들은 성장 추세지만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WSJ는 광고비를 가장 큰 이유로 봤다. 또 코로나19로 음식점의 매출이 크게 줄면서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배달앱 수수료가 15%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음식점들은 고객이 음식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을 좋은 해법으로 보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서비스 수수료, 배달료, 세금, 배달원팁 등 부대비용을 아낄 수 있고, 음식점은 배달앱에 주는 고비용의 수수료 일부를 고객 할인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고객 입장에서 배달앱 이용료가 음식 가격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실제 멕시칸 음식점인 ‘치폴레’의 경우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로비에서 음식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식사를 하는 공간을 아예 없앤 매장도 만들고 있다. 뉴욕의 ‘페어’(fare)라는 서비스는 같은 시간대의 주문을 모아 특정 음식점들이 해당 음식을 대량 조리하도록 만들어 음식점에 배달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WSJ가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中 반독점 규제에도… ‘IT 공룡’ 소송전

    중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 칼날에도 중국의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소송전을 벌이며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 우물만 파는’ 미국의 IT 거인들과 달리 음식배달이나 채소 판매 등 돈이 되는 분야는 모두 진출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전날 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 ‘위챗’과 ‘QQ’가 더우인(틱톡)의 콘텐츠 공유를 금지한 정책을 이유로 베이징 지식재산권법원에 소송을 냈다. 바이트댄스는 “독점적 지위 남용을 통한 경쟁 제한에 해당한다”며 9000만 위안(약 15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양측의 갈등은 2018년 텐센트가 자사 메신저 서비스에서 더우인의 동영상 링크를 차단하면서 시작됐다. 당시는 더우인이 젊은층 사용자 수에서 위챗을 위협하며 치고 올라오던 때다. 바이트댄스는 “텐센트가 소비자 권리를 침해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반면 텐센트 측은 “더우인이 위챗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취득해 악용했기 때문에 이뤄진 부득이한 조치였다”며 맞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알리바바도 텐센트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해 소액이지만 일부 보상을 받기로 합의했다. 중국 내 ‘IT 공룡’ 간 소송전은 중국 정부가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반독점 감독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바이트댄스는 2018년에도 불공정 경쟁 혐의로 텐센트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기각됐다. 그러나 최근 반독점 행위 금지가 중국 규제 당국의 최우선 정책 과제로 떠오르자 해당 문제를 다시 법정으로 끌고 갔다고 FT는 분석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소송전에 휩싸인 것은 중국 기업들이 거의 전 영역에 동시다발적으로 진출해 경쟁이 치열해진 탓도 크다. 세계 최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으로 떠오른 바이트댄스는 자금력을 앞세워 게임과 온라인 결제 등 그간 텐센트가 지배해 온 분야로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텐센트는 징둥과 핀둬둬 등을 내세워 알리바바가 장악한 온라인 쇼핑을 잠식 중이다. 알리바바 역시 허마셴셩을 통해 채소 배달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위드 코로나 시대 벼랑 끝 세계경제 해법 찾는 방송들

    위드 코로나 시대 벼랑 끝 세계경제 해법 찾는 방송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는 여전히 불안 속에 2021년을 맞았다. 경제는 물론 일상까지 마비된 상황에서 올해는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새해 첫날 그 실마리를 모색하는 특집 방송들이 전파를 탄다.●팬데믹이 불러온 불평등의 시대 KBS 신년특별기획 ‘코로노믹스’는 1일 밤 10시와 2~3일 밤 9시 40분 총 3부에 걸쳐 무너진 세계 경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다. 코로나19는 경제적으로 약한 이들에게 더 가혹했다. 방송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차박 노숙을 하는 28세 청년, 벼랑 끝까지 몰린 국내 자영업자, 실직자 등 큰 타격을 입은 서민과 해고된 노동자들의 삶을 통해 글로벌 팬데믹이 드러낸 세계적 불평등을 다룬다. 공존 방법을 찾는 사례를 통해 대안도 제시한다. 장고도 마을의 바지락 공동작업, 가사관리서비스를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형 협동조합 등 사회적협동조합, 미래를 위한 투자를 실천하는 기업 등을 대표 사례로 꼽는다. 석학들도 새로운 길을 함께 찾는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 리처드 프리먼 하버드대 석좌교수, 브랑코 밀라노비치 뉴욕시립대 석좌교수, 제이슨 솅커 퓨처리스트 인스티튜트 회장, 프랑스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 등이 화상 출연한다.●우리가 살게 될 세상 예측해 보니 1일 오전 10시에는 90분간 생방송으로 KBS ‘2021 글로벌 라이브’가 찾아간다. ‘코로나19 이후 세계는’을 부제로, 전문가 및 특파원들과 올해 우리가 살게 될 세계의 모습을 예상해 본다. 모두가 고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영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며 세계는 다시 위기감에 휩싸였다. 의학 전문가와 변이 바이러스 출현이 가져올 영향을 짚고, 코로나가 바꿔 놓은 각국 신년 풍경과 대응책도 살핀다. 미국 정권 교체와 함께 변화할 미중 관계와 국제 질서도 내다본다. 2021년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해 중국에서는 각종 기념행사들이 줄지어 계획돼 있고, 내부 결속을 다지며 ‘강한 중국’을 향해 달려 갈 채비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우호적일지는 미지수다. 이 밖에 우리의 삶을 바꿀 새해 트렌드도 살펴본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의 개념도 더 빠르게 변할 전망이다. 단순 휴식공간을 넘어서 비즈니스, 영화관, 헬스장, 홈 카페 등 다양한 역할을 하리라는 예측이다. 더불어 의료 현장, 요양원, 배달 등 일상에 깊이 파고든 로봇과 인공지능(AI), 재난에 대비해 생존을 준비하는 ‘뉴 프레퍼’(New Prepper)에 대해서도 다룬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희망 가득한 2021, 여기서 다 품고 가소~

    희망 가득한 2021, 여기서 다 품고 가소~

    소의 기세 흐르는 청주 우암산 전망 보고그 아래 수암골은 드라마 주무대 ‘핫플’전남 강진 ‘소 멍에 모양’ 가우도 한바퀴동백숲길 지나서 만나는 해남 미황사도소의 전설이 전하는 곳 중엔 풍경이 빼어난 곳도 있지만, 터 잡고 사는 이들의 정신적 지주 노릇을 하는 곳도 있다. 충북 청주의 우암산, 전남 강진 보은산(우두봉)과 가우도, 해남 미황사 등이 그렇다. 가족과 함께 단출하게 새해 첫 새벽을 열고 싶다면 이런 곳이 제격이지 싶다. 우암산(牛岩山·353m)은 청주의 진산이다. 도심을 관통해 흐르는 무심천과 함께 청주를 상징하는 자연경관 중 하나다. 수많은 집들과 공공기관, 학교 등이 우암산 일대에 깃들어 있다. 크고 작은 절집, 굿당 등 종교시설도 부지기수다. 그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청주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거다. 주민들의 의식세계에 깊게 뿌리내린 산이지만 이름의 유래는 불분명하다. 우암산 정상 능선에 있는 커다란 암괴에서 이름을 따 소바위산이라 불렀다는 설, 일제강점기에 한문 이름인 우암산으로 바뀌었다는 설, 우암산보다 이전에 불렸던 ‘와우산’(臥牛山)에서 변형됐다는 설 등 다양하다. ‘토정비결’을 쓴 이지함이 우암산에서 황소 같은 기세를 보았다는 기록이 전하는 걸 보면, 어쨌든 범부들은 보지 못하는 소의 기세가 산 전체에 흐르고 있는 건 분명한 듯하다. 우암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전망이 좋다. 주변에 높이를 견줄 대상이 없어서다. 힘들여 정상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순환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산자락 곳곳에서 전망처와 마주할 수 있다. 다른 도시들처럼 산 중턱까지 아파트들이 파고들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전망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표적인 곳은 수암골 전망대다. 우암산 뒤편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청주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저물녘 야경이 빼어나다. 여느 도시에 비해 화려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해넘이와 어우러질 때면 무척이나 낭만적인 저녁 풍경이 펼쳐진다. 전망대엔 주차공간이 따로 없다. 수암골이나 삼일공원에 차를 대고 10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전망대 아래 수암골은 청주를 찾는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명소 중 하나다. 한국전쟁 후 피란민들이 정착해 살던 달동네로, 청주의 대표적인 낙후지역 중 한 곳이다. 지난 2007년에 진행된 골목 벽화 프로젝트로 슬그머니 명소 반열에 오르더니 ‘제빵왕 김탁구’, ‘카인과 아벨’ 등의 드라마에 주무대로 등장한 이후부터는 청주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수암골은 시린 겨울 밤에 찾아야 제맛이다. 낮에 자원봉사자들이 배달해 준 연탄들이 집 구들장에 온기를 전할 때면 골목 여기저기에 연탄가스 냄새가 스멀스멀 퍼지기 시작한다. 낮은 담장 너머로는 마을 옆 카페촌과 도심의 화사한 야경이 매달렸다. 가까워도, 결코 섞이지 않는 풍경 간의 경계는 그제야 조금 더 선명해진다. 수암골 반대편엔 명암저수지가 있다. 여기도 수암골처럼 ‘풍경의 신데렐라’가 된 곳이다. 예전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방죽’이었는데, 도시가 확대되면서 아름다운 저수지로 환골탈태했다. 주변에 맛집, 전망 카페, 산책로 등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전남 강진은 도시 전체에 소의 기세가 흐른다는 곳이다. 풍수지리를 연구한 이들은 이를 와우형(臥牛形)이라 부른다. 소가 누워 있는 모습이란 거다. 소의 머리에 해당되는 곳은 읍내 중심에 솟은 보은산(439m)이다. 정상은 ‘당연히’ 우두봉(牛頭峰)이다. 바다에 접한 산들이 흔히 그렇듯, 보은산 역시 사방이 확 트여 천혜의 전망대로 손색이 없다. 보은산으로 오르려면 열두 고개를 넘어야 한다. 강진군에서 이에 착안해 고개마다 소와 관련된 이름을 붙였다. 첫 번째 고개는 소가 풀을 뜯는다는 초지(草旨), 두 번째 고개는 소가 쉰다는 휴우치(休牛峙)라는 식이다. 산 동쪽의 금곡사와 서쪽 고성사는 워낭 역할을 한다.하이라이트는 가우도(駕牛島)다. 소(牛)의 멍에(駕)에 해당하는 섬이다. 지세에 따라 작명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퍽 그럴싸한 이름이라는 생각이다. 가우도는 대구면 쪽의 저두출렁다리(438m)와 도암면의 망호출렁다리(716m)를 통해 뭍과 연결돼 있다. 외부 공간이긴 하나 강진 최고의 ‘핫플’로 꼽히는 곳인 만큼 거리두기를 잘 지키며 돌아봐야 한다.해남 미황사는 황소 전설이 전하는 곳이다. ‘미황사 사적기’는 당시를 이렇게 전하고 있다. 신라 성덕왕 때 돌로 만든 배가 사자포(땅끝)에 나타났다. 금으로 된 사람이 노를 쥔 돌배에는 경전과 불상, 검은 돌 등이 실려 있었다. 검은 돌은 뭍에 오르자 황소를 토해냈다. 경전과 불상을 짊어지고 한참을 걸어가던 황소는 한바탕 울음을 토하더니 숨을 거뒀다. 그 자리가 지금의 미황사터다. 황소의 아름다운(美) 울음소리, 금으로 된 사람의 빛(黃)을 상징하는 미황사는 그렇게 세워졌다. 미황사가 깃들인 곳은 달마산 아래다. 달마의 얼굴만큼이나 불퉁스런 형세의 달마산에 견줘 미황사는 화장기 없는 여인처럼 수수하다. 절집까지 가는 길은 동백숲이다. 동백꽃 필 무렵이면 나뭇가지마다 붉은 꽃술을 내걸 터다. 그때는 또 얼마나 요염한 모습일까. 글 사진 청주·강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1000여건 변종 코로나의 습격… 세계 각국 ‘크리스마스 봉쇄령’

    1000여건 변종 코로나의 습격… 세계 각국 ‘크리스마스 봉쇄령’

    “전혀 움찔하지 않네요. 의사 솜씨가 좋나 봅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네, 다른 백신을 맞는 것과 다르지 않은 느낌이에요.” (샌드라 린지 간호사)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퀸스에 있는 롱아일랜드 유대인 의료센터. 중환자실 담당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팔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자 장내에서 커다란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임상시험 참가자를 제외한 미국 내 최초 접종자인 린지는 “나는 간호사다. 과학을 믿는다”며 “코로나 상황을 영원히 없앨 해결책의 일부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백신이 이 전쟁을 끝낼 무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세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미국에서도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에 따라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다시 확진자가 급증할 기미를 보이면서 각국은 ‘록다운’(봉쇄) 조치를 강화하는 등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영국의 맷 행콕 보건장관은 “치명적인 질병을 통제하기 위해 신속하고 결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16일부터 수도 런던과 잉글랜드 일부 지역의 코로나19 위험 단계를 2단계(높음)에서 3단계(매우 높음)로 올린다고 밝혔다. 술집과 식당의 영업이 배달·포장으로 제한되고 호텔과 유흥시설들은 폐쇄된다. 공원 등 야외에서도 6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등 매우 강력한 조치다. 이날 BBC, CNN 등에 따르면 런던, 켄트 등 영국 남동부의 최소 60개 지역에서 변종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사례가 1000건 이상 보고됐다.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변종이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쉽게 변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전염 우려를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외 유럽 각국에서도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와 신년을 맞아 이동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자 필수 시설이 아닌 모든 상점과 학교, 박물관, 영화관 등의 문을 닫는 전면 봉쇄를 최소 5주간 시행한다고 밝혔다. 식당은 13세 이상 손님을 하루 최대 2명만 받을 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3일은 성인 3명까지 허용되지만 사실상 영업 중지에 해당한다. 독일은 다음달 중반까지 식료품점, 약국 등을 제외한 모든 상점과 학교, 보육시설을 완전 폐쇄하며, 체코도 식당과 호텔 등을 폐쇄하고 전국에 오후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통금 조치를 내렸다. 미국은 이날 누적 사망자가 30만명에 달하는 등 감염 확산세가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태 악화에도 방역지침 무시로 감염자가 속출한 백악관에서는 보안 담당자가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결국 다리 일부를 절단하기도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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