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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 모친 빈소 찾은 황교안 “위로의 말씀 드렸다”

    문 대통령 모친 빈소 찾은 황교안 “위로의 말씀 드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찾아 문 대통령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황교안 대표는 30일 오후 6시 30분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을 찾아 조문했다. 황교안 대표는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나오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문 대통령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렸고, (문 대통령은) ‘먼 곳까지 와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전했다. 황교안 대표는 “고인께서는 6·25 전쟁 당시 흥남철수 때 대한민국으로 오셨고, 엄혹한 시기에 연탄 배달도 하고 계란 행상도 하면서 어렵게 자녀를 키우셨다고 들었다”면서 “고인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부산에) 내려오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기억이 났는데, 문 대통령의 마음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어머니를 잃은 아들의 마음은 다 동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은 전날 향년 9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의 장례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면서 정치인들의 조문은 정중히 사양하고 있으나 야당 대표들에 대해서는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조문을 받았다. 황교안 대표가 조문을 오기 전까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빈소를 찾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그릇 빌려주고 반 공기도 주문 받아요

    그릇 빌려주고 반 공기도 주문 받아요

    청주, 각종 행사·회의서 1회용품 추방 제주, 시청 주변 식당 ‘반공기 주문’ 운영 수원, 재활용품 혼합배출시 반입 차단지방자치단체들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각으로 인한 미세먼지 증가, 폐기물매립장 사용연한 단축 등 쓰레기가 초래하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어서다. 29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달 13일 쓰레기 줄이기 선포식을 갖고 1회용품 근절에 나선다. 인구 85만명인 청주의 하루 평균 쓰레기 배출량(1124t)이 인구 124만명의 수원(1144t)과 비슷할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종이컵과 플라스틱 생수병을 없애기 위해 시가 직접 그릇, 컵, 주전자 등을 매입해 민간 행사장에 빌려준다. 관계자는 “대학가 원룸촌을 대상으로도 1회용품 줄이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제주시는 다음달부터 시청 주변 식당을 대상으로 ‘반 공기 주문제’를 시범 운영한다. 밥을 남길 것 같은 사람들은 음식을 주문할 때 밥을 적게 받아 음식쓰레기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범운영에 참가하는 식당 30곳에 일반 밥그릇(용량 210g내외)보다 작은 밥그릇(140g)을 구입하는 데 드는 예산(90%)을 지원했다. 업소들은 상수도요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이인옥 시 식품위생팀장은 “관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의 40%가 식당에서 나와 이 같은 아이디어를 시책으로 운영하게 됐다”면서 “식당별 쓰레기배출량을 모니터링해 효과가 크면 시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분리 배출 정착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부터 44개 동에서 배출되는 종량제쓰레기봉투를 개봉해 재활용품 혼합이 5% 이상이면 1차 경고를 주고, 2차 적발 때부터 횟수에 따라 3~30일간 쓰레기 반입을 아예 못하도록 막는다. 검사는 동장과 주민대표 입회하에 자원회수시설에서 한다. 시청에서 나오는 종량제봉투도 내용물을 검사한다. 춘천시는 1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를 추진 중이다. 텀블러 사용은 물론 1회용 용기에 담긴 배달음식과 나무 젓가락, 플라스틱 숟가락의 청사 반입을 금지한다. 2017년 기준 1인당 하루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가장 적은 지자체는 인천(0.76㎏), 가장 많은 지자체는 제주(1.93㎏)로 나타났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궂은 일로 문대통령 뒷바라지한 92세 모친 별세

    궂은 일로 문대통령 뒷바라지한 92세 모친 별세

    1950년 흥남철수 때 피란한 실향민2004년 금강산 상봉에서 동생 만나靑 “가족장 예정…조문·조화는 사양”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29일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에 모친상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를 가족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하셨다”고 말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고인은 노환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 등으로 최근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이날 저녁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강한옥 여사와 문 대통령의 부친 고 문용형씨는 모두 함경남도 흥남 출신의 실향민이다. 두 사람은 한국 전쟁이 발발한 1950년 흥남철수 때 피란민을 구출한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내려왔다. 경남 거제에 정착한 지 2년 만에 문 대통령이 태어났다. 고인은 남편의 장사가 잘 풀리지 않은 탓에 문 대통령이 어릴 때부터 집안 생계를 책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저서에서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시장 좌판에 옷을 놓고 팔거나 연탄배달을 했다고 밝혔다. 2012년 초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문 대통령은 중학교 1학년 학생일 때 어머니가 자신을 데리고 기차 암표 장사를 하러 나갔다가 끝내 암표를 팔지 못하고 그냥 돌아온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문 대통령은 1975년 4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검찰로 이송되는 날 호송차를 따르던 어머니의 모습을 생생히 묘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어머니가 팔을 휘저으며 ‘재인아! 재인아!’ 내 이름을 부르고 차 뒤를 따라 달려오고 계셨다”면서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멀어지는 호송차를 바라보고 계셨다”고 떠올렸다. 강 여사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 사회문화수석으로 재직 중이던 2004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측에 있던 동생 병옥 씨를 만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추석특별기획 방송에 출연해 “제가 아마 평생 어머니에게 제일 효도했던 것이 이때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수원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뒤 곧바로 모친이 입원한 병원으로 이동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에서 모친의 위독 소식을 듣고 헬기를 타고 부산에 다녀오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대구 아재·아지매들 화끈함, 매꼼 달콤 무침회에 녹았네

    대구 아재·아지매들 화끈함, 매꼼 달콤 무침회에 녹았네

    대구 10미(味)가 있다.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 10가지(따로국밥, 납작만두, 막창, 무침회, 복어불고기, 메기매운탕, 야끼우동, 누른국수, 뭉티기, 동인동찜갈비)다. 이 중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것 중 하나가 무침회다. 지난 3월 대구에 온 문재인 대통령이 점심을 위해 서구 내당동 반고개 무침회골목을 방문한 뒤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① 오징어·미나리 등 초고추장에 버무려 무침회는 내륙도시 특유의 식생활에서 비롯됐다. 대구는 바다에서 먼 지리적 특성상 신선한 회를 맛보기가 어려웠다. 회 맛을 보기 위해서는 오징어를 살짝 데쳐 채소와 함께 양념에 버무려서 먹는 방법 이외에는 거의 없었다. 요즘은 소라, 우렁이 등 재료를 추가해 무채, 미나리 등 상큼한 맛을 내는 채소와 함께 즉석에서 초고추장과 마늘, 생강 등을 섞은 양념에 버무려 낸다. 무침회는 매콤함과 달콤함을 함께 즐기는 맛이다. 무침회를 처음 맛보는 사람은 강한 매콤함이 ‘성격이 화끈한 대구 사람 특유의 기질을 닮았다’고도 한다. 미식가들은 무침회의 매력에 대해 ‘먹을수록 그 오묘한 맛의 이끌림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한다. 대구에서 무침회로 유명했던 곳은 서구 반고개와 동구 불로동이었다. 불로동 무침회는 1990년대까지 20여집이 성업을 이뤘다. 하지만 그 후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한 집만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 대구에서 무침회로 가장 유명한 곳은 반고개다. 반고개에는 무침회 전문 식당 14곳이 모여 먹자골목을 형성하고 있다. 반고개 무침회의 특성은 처음에는 별로 맵지 않다가 먹을수록 매운 강도가 강해지는 것이다. 매운맛의 독특한 매력 때문에 한번 먹기 시작하면 좀처럼 멈출 수가 없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재첩국을 마시면 매운맛이 확 줄어든다. 무침회와 재첩국은 궁합이 잘 맞는다. 무침회를 상추에 싸 먹으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무침회를 납작만두에 싸먹는 것도 별미다. 무침회를 먹다가 남은 양념에 밥을 넣고 김 가루와 참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 맛도 단연 일품이다. 단골손님이라면 그 맛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고 한다.② 재첩국·상추와 궁합… 양념은 밥도둑 반고개 무침회는 예전에는 각종 단체, 모임 등에서 직접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구 음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 부산, 경남, 강원 등지의 전국 마니아들이 무침회를 택배로 주문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택배가 도착하지 않는 지역은 인근까지 직접 가지러 나온다고 하니 무침회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급랭시킨 무침회 재료를 아이스박스 안에 넣고 포장하기 때문에 이틀까지 신선도가 유지된다. 먼 거리에서도 안심하고 무침회를 배달시켜 먹어도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기본 포장 1만 5000원이면 4~6명에서 많게는 10명까지 먹을 수 있다. 맛뿐만 아니라 푸짐한 양, 저렴한 가격 때문에라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무침회골목은 포장 배달 손님 때문에 이른 시간부터 분주하다. 오전 6~7시 사이에 대부분 식당이 영업을 시작한다. 정상 영업은 점심 손님이 오는 시간부터다. 이른 시간에 문을 열지만 식당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11시~자정 사이다. 긴 영업 시간만큼 더 많은 손님들이 무침회를 맛볼 수가 있다.③ 반고개역 5분 거리에 전문 식당 14곳 반고개 무침회골목은 서대구시장과 지하철 2호선 반고개역을 끼고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반고개역 1번 출구에서 반고개네거리로 가다가 비산네거리 방향으로 우측으로 돌아가면 가구명물거리가 나온다. 이곳 맞은편부터 무침회골목이 시작된다. 달서로 4길인데 반고개역에서 5분 거리에 있다. 반고개 무침회골목의 역사는 40여년 전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전쟁을 겪은 터라 생활이 어렵던 시절이었다. 반고개 허름한 마을 중간쯤에 실비집 ‘진주식당’이 있었다. 그 식당 주인 할머니가 경상도 지역의 대소사에 빠지지 않는 음식인 무침회를 막걸리 안주로 내놓은 게 시작이었다. 매콤달콤한 무침회 맛에 반한 광주 출신의 한모씨가 자기 고향의 이름을 딴 ‘호남식당’을 개업하면서 본격적인 반고개 무침회 골목이 형성됐다. 무침회는 술안주는 물론이고 밥반찬으로도 손색이 없어 서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무침회식당으로 손님이 몰리자 근처에 있던 밥집들도 무침회를 주메뉴로 내놨다. 무침회 식당이 점차 번창하자 골목 주변에서 장사하던 다른 업종의 가게들도 모두 무침회 식당으로 전업했다.④ 1만 5000원짜리 포장, 10명도 거뜬 반고개는 내당동의 고개 명칭이다. 현재 내당1동과 내당2·3동을 연결해 주는 달구벌대로가 옛날엔 나지막한 고개였다. 바람고개, 밤고개로도 불렀다. 바람고개란 이 지역 일대의 고개가 가파르고 높아 바람이 세찼다 해 불린 이름이라고 한다. 일설에는 조선 말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대구로 장을 보러 들어오는 강창 및 다사 주민들과 호남 상인들이 고개를 넘는 도중 떼강도를 자주 만났다. 그래서 고개를 반밖에 넘지 못하므로 100명 정도가 모여야 고개를 다 넘어갈 수 있었다는데, 여기서 유래된 고개 이름이 반고개라는 것이다. 또 강도들이 나타나 밤이 되면 고개를 넘지 못한다고 하여 밤고개라 불렀다고도 하며, 고개가 그리 높지 않고 반밖에 되지 않아 슬쩍 넘을 수 있는 고개라 하여 반고개라 불렀다. 이곳에 밤나무가 많아서, 옛날 노인들이 성주, 성서, 하빈 등지에서 밤을 가져다가 도매를 많이 한 데서 유래해 밤고개로 불렀다고도 한다.⑤ 공영주차장 조성… 외지인들도 호평 서구는 반고개 무침회골목을 대구의 대표 먹거리골목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디자인 시범거리로 지정하고 가로환경 개선사업을 했다. 무침회 골목 320m 구간의 전봇대를 없애고 전선 지중화사업을 했다. 또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을 설치하고 상징 조형물과 안내표지판 등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공영주차장을 조성했다. 1354㎡에 32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반고개 무침회 골목에서 35년째 장사하는 푸른회식당 김영숙(65·여)씨는 “오징어에다 민물 논고등어, 소라 등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는다. 여기에 초고추장과 참기름을 뿌리면 다른 곳에서 맛보지 못하는 무침회가 만들어진다. 요즘은 서울 등지에서 단체 관광객이 많이 찾는데 너무 맛있다며 무침회를 먹기 위해 다시 대구에 오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찍혀 ‘고난의 행군’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찍혀 ‘고난의 행군’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들

    미국의 글로벌 운송업체 페덱스가 이달 초 칼이 들어 있는 홍콩행 소포를 배송하는 바람에 중국 공안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자 중국도 이에 맞서겠다는 모양새인 만큼, 페덱스가 밀수품이 아닌 무기를 운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면허 취소 및 중국 시장 퇴출 같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이 홍콩 반정부 시위를 경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칼이 든 소포가 홍콩행이었다는 점은 처벌 무게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홍콩에서는 일부 폭력 시위자들이 휘두른 칼에 맞아 경찰들이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페덱스는 지난 달에도 중국으로 보낸 소포에서 운송 금지 품목인 총기가 발견돼 중국 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지난 5월에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를 돕기 위해 화웨이 소포를 잘못 배달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 중국 당국의 눈밖에 나 있는 상태다. 화웨이가 페덱스를 통해 100여개의 소포를 중국에 보내려 했으나 페덱스가 고의적으로 배달을 지연시키려했다는 게 중국 당국의 판단이다. 때문에 이번에 불법 혐의가 추가될 경우 중국 정부의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 리스트’에 페덱스가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장에서는 이미 페덱스를 블랙리스트 포함 0순위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찍히는 바람에 수난을 당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 반대 시위 등 중국의 심기를 자극하는 일에 자의 반 타의 반 휘말린 까닭이다. 중국 국유 중신(中信·CITIC)증권은 자회사 중신리앙(里昻)증권(CLSA)에 홍콩 중심가에 있는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을 지시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8일 보도했다. 리앙증권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건물은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의 모회사인 영국계 글로벌 복합기업 스와이어그룹이 소유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캐세이퍼시픽은 소속 직원 2000여 명이 송환법 반대 시위에 가담했다는 것을 빌미로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은 끝에 존 슬로사 회장과 루퍼트 호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불똥이 모회사로까지 튄 셈이다. 1946년 설립된 캐세이퍼시픽은 1948년 스와이어그룹이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홍콩이 아시아의 무역과 금융 중심지로 성장하면서 캐세이퍼시픽도 아시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홍콩인의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로널드 램 캐세이퍼시픽 고객담당자는 “8월은 캐세이퍼시픽과 홍콩에 믿기 힘들 정도로 힘든 달이었다. 이달에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과 프랑스 BNP파리바은행도 중국 본토에서 불매운동 대상에 올랐다. 캘빈클라인은 홍콩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직원의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확산돼 거센 비난을 받았다. BNP파리바는 한 직원이 페이스북에 홍콩 IFC몰에서 중국 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흔들고 국가를 부르는 친중 시위대를 ‘원숭이’라고 표현한 글을 올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캘빈클라인 매장에서 영업시간에 한 여성 직원이 검정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진이 논란이 됐다며 검정 마스크는 검은색 옷차림을 한 “폭도”들을 지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초에도 캘빈클라인은 홍콩과 대만을 국가로 표기해 사과한 일이 있다고 덧붙였다. BNP파리바는 직원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 문제가 된 이후 사과했지만,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진정성 없는 형식적인 사과라며 해당 직원의 해고를 요구하고 보이콧을 촉구했다.미국 나이키와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일본 오츠카제약,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딜로이트·KPMG·언스트영 등 글로벌 회계법인 4개사도 홍콩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된서리를 맞았다. 나이키는 일본 디자이너 준 다카하시의 브랜드 언더커버와 협력해 출시한 한정판 운동화를 중국에서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 언더커버가 “중국으로의 송환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홍콩 시위대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실이 알려진 이후 중국 소비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스니커즈 신상품의 중국 출시가 좌절된 것이다. 포카리스웨트는 홍콩 방송국 TVB가 중국 편에 서서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가장 먼저 TVB에 대한 광고를 중단한 ‘죄’다. 광고 보이콧 소식에 포카리스웨트 음료가 매진되는 등 홍콩인들의 반응은 뜨겁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포카리스웨트에 강력한 보복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4대 회계법인 역시 홍콩 반정부 시위 불똥이 튀어 ‘제2 캐세이퍼시픽’으로 전락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4대 회계법인 소속 직원들이 홍콩내 대표적인 반중 성향 신문에 전면광고를 내고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탓이다. 지난달 16일 홍콩내 반중국 성향의 빈과일보(?果日報·Apple daily)엔 ‘홍콩을 사랑하는 4대 회계법인 직원 그룹’이라는 익명으로 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를 지지하는 영문·중문 성명을 담은 전면 광고가 게재됐다. 빈과일보 창업주 라이치잉(黎智英)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지목한 홍콩 반정부 시위 배후 ‘4인방’ 중 한 명으로, 지난 5일 오전 1시 정체불명의 두 남성으로부터 자택에 화염병 테러를 당하기도 ?다. 이에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글로벌 4대 회계법인에 시위 지지 전면 광고를 게재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광고비를 조달했다며 연루된 직원이 누군지 조사해 해고해야 한다며 압박을 가했다. 영국계 은행 HSBC도 중국 정부의 타깃이 돼 노심초사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영국 HSBC 은행의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온라인 글에서 홍콩 경찰을 모욕해 중국 본토에서 분노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새로운 대출금리 산정 기준으로 대출우대금리(LPR) 제도를 시행했다. 인민은행은 18개 은행의 평균 금리를 취합해 LPR을 정하는데, HSBC는 여기서 빠졌다. 인민은행의 결정이 사실상 보복 조치라는 얘기다. HSBC가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은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지난해 캐나다에서 체포됐을 때 HSBC가 제공한 정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데 따른 것이다. 스페인 패스트패션 업체 자라는 지난 2일 홍콩 내 일부 매장문을 닫았다가 중국 본토에서 몰매를 맞았다. 자라가 직원의 시위 참여를 독려하려고 일부러 영업을 중단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자라를 거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는 홍콩 학생들의 수업거부와 주요 200여개 학교, 1만여 명의 학생이 수업거부 시위를 벌이던 때로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절정에 이른 시기다. 자라는 일부 매장이 휴점한 것에 대해 “시위로 말미암은 교통마비로 일부 직원이 제때 출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한번 폭발한 중국인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BBC방송은 “자라는 이미 지난해 대만과 티베트를 중국과 별도의 국가로 표기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미운털이 박혔다”고 지적했다. 대만 차 체인인 이팡수이궈차(一芳水果茶)와 버블티 체인 ‘코코 프레시’도 홍콩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중국서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AFP통신은 “중국 관영 언론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듯한 기업을 보이콧하도록 선동하면서 이들 기업이 본토에서 십자포화를 맞았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10개월 몸살 앓은 ‘ILO 협약’… 정부 처방전 국회 문턱 넘을까

    10개월 몸살 앓은 ‘ILO 협약’… 정부 처방전 국회 문턱 넘을까

    노사정 대화 접점 못 찾은 채 ‘허송세월’ 정부안으로 입법예고… 여야 합의 주목 노사, 핵심요구 빠진 ‘정부입법안’ 불만 정기국회를 앞두고 노동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노동계를 뜨겁게 달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라서다. 정부의 입법예고는 지난 9일로 마무리됐다. 노동계는 절실하지만, 비준이 달갑지 않은 야당이 쉽사리 통과시켜 주지 않을 모양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국제 기준보다 뒤떨어진 국내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ILO 협약을 비준하면 강성노조가 판친다’는 프레임을 씌웠다. 노사는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고, 정부가 공익위원안으로 입법안을 만들었지만 불만만 가득하다. 집권 3년차 반환점을 도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이 갈림길에 섰다. 지금 비준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는 기회가 없을 거란 전망이다. 꺼져 가는 불씨를 살리려면 무엇보다 청와대의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대화 작년 7월~올해 4월 ‘헛바퀴’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이었던 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3개 법률 개정안(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에 총 7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비로소 정기국회로 넘어간다.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은 ILO 핵심협약 비준 카드를 수시로 꺼내 들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 등 보수정권이 외면한 문제들이 거론되자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노동계는 들떴지만 경영계는 그 반대였다.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 대립에서 정부가 찾은 방법은 사회적 대화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로 새롭게 출발한 사회적 대화기구는 기대와 책임을 동시에 떠안았다. 그러나 타협은 쉽지 않았다. 경사노위 의제별 위원회인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에 노사정이 모여 머리를 맞댔지만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 4월까지 10개월간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투입됐지만 헛바퀴만 돈 셈이다. 결국 정부는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공익위원안’으로 정부입법안을 만들어 지난 7월 입법예고했다. ●노사 모두 반발하는 정부입법안 노동계가 보기에는 부족하고 경영계가 보기에는 과했다. 각자 보기에 꼭 들어가야 하는 조항도 빠졌다. ILO가 제시하는 핵심협약은 총 8개로 이 중에서 한국이 비준하지 않은 것은 ‘결사의 자유’(제87·98호)와 ‘강제노동 금지’(제29·105호) 등 총 4개다. 정부는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105호 협약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협약 비준 절차에 착수했다. 정부입법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노동자의 단결권 강화’다. 실업자·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과 노조 전임자 급여금지 규정 삭제, 사용자가 개별교섭을 동의할 때 노조 차별 금지의무 부여 등은 모두 이에 따르는 조치들이다. 경영계의 입장도 어느 정도 담겼다. 해고자·실업자도 기업별 노조에 가입시키되, 반드시 노조 임원은 재직자만 가입할 수 있다. 노조 전임자의 급여는 반드시 근로시간 면제한도 내에서만 지급한다. 노사가 맺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 사용자 측 요구안 가운데 가장 논쟁이 되는 지점은 ‘사업장 점거 금지’다. 노조가 사업장 안에서 생산 시설이나 주요 업무 시설을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는 형태로 파업하는 것은 앞으로 금지한다는 조항이다. 경영계는 당연한 조치라고 보지만 노동계는 ILO 핵심협약과 전혀 관련이 없고 오히려 파업 행위 자체를 무력화하는 내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공직사회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내용도 포함됐다. 공무원노조법과 교원노조법에서 퇴직 공무원·교원도 앞으로는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받아 ‘법외노조’ 처분을 받은 전교조를 합법화하는 조치다. 법 개정과 ILO 핵심협약 비준이 이뤄진 뒤 전교조가 새로이 등록 절차를 밟으면 비로소 합법적인 노조로 거듭난다. 이 외에도 소방공무원과 대학교원, 5급 이상 공무원에게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使 “노조 쏠림 심화” vs 勞 “구시대적 주장” 경영계는 최근 성명에서 정부입법안에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산별노조 체제인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기업별 노조 중심 체제라는 노사관계 특수성이 존재한다”면서 “오랜 기간 산업현장에서 대립·갈등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입법안대로 노조법을 개정하면) 지금도 힘의 우위를 가진 노조 쪽으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계는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과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폐지’,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규정 신설’ 등 자신들이 주장했던 내용이 법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계는 정부의 비준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현재 전교조에 내려진 법외노조 처분을 정부의 직권으로 취소하고 특수고용노조의 설립 신고를 수리하는 등 정부가 국회의 입법 없이도 바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장 점거 금지 조항 외에도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등 ILO 핵심협약 비준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도 끼워 넣으면서 노조법을 ‘개악’하고 있다고 날을 세운다. 특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전체 표결로 통과된 ‘특수고용노동자 규제법안’(AB5)을 거론하기도 했다.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을 노동자로 간주하는 내용이다. 법에 따라 개인사업자(프리랜서)로 분류하던 각종 배달기사, 우버 등 플랫폼 노동자, 화물기사 등은 앞으로 유급휴직, 최저임금 등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가 된다. 사업주가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두려면 법에서 정한 까다로운 판단 기준을 증명해야만 가능하다. 민주노총은 “노동후진국인 미국에서조차 플랫폼 경제 체제에서 비롯되는 심각한 노동 문제에 대해 의회 등이 올바른 판단을 내린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한다면서 특고 노동자의 기본권을 장기 과제로 미뤘다. 사용자단체의 구시대적인 주장에 귀 기울일 게 아니라 ILO 핵심협약 비준안을 어떻게 통과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면피용 비준 아닌 대통령 의지 보여야” 노사의 반발에도 정부가 비준을 서두르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 때문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에서 규정한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의무를 한국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분쟁 해결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전문가 패널 소집’에 들어갔다. 전문가 패널에서 권고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직접적인 경제 보복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통관 절차 강화 등 ‘보이지 않는 제재’는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우려다. ILO 차원의 제재도 가능하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ILO 역사상 실제로 제재를 받은 국가는 미얀마가 유일하다. 과거 미얀마 정부는 강제노동 철폐를 요구한 ILO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ILO는 2000년 회원국에 “미얀마와의 관계를 재검토해 달라”고 압박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회의에서도 미얀마의 강제노동 문제를 특별 의제로 채택하도록 했다. 이런 ILO의 다각적 외교 공세에 버티지 못한 미얀마는 권고사항을 이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비준 절차 강행의 배경에는 미중 무역전쟁이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또 다른 부담까지 정부가 짊어질 수는 없다는 판단이 짙게 깔려 있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정부입법안과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야당을 얼마나 잘 설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노동계가 야당보다 정부의 행보에 더욱 예의 주시하는 이유다. 자칫 이번 기회를 놓치면 ILO 핵심협약은 이대로 영영 표류해 버릴 거라는 우려가 크다. 정부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가기 위한 ‘면피용’ 비준 노력이 아닌 더욱 강력한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가 집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멀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만회하고 국정 기조였던 노동존중사회를 실현하려면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반드시 비준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한국인 노리고 있다” 주일 한국대사관에 총알 든 협박편지 배달

    “한국인 노리고 있다” 주일 한국대사관에 총알 든 협박편지 배달

    외교부, 여행주의보 성격 ‘안전공지’ 발령일본 우익들의 혐한(한국 혐오) 선동이 갈수록 도를 넘는 가운데 지난주 도쿄의 한국대사관에 총알과 협박장이 배달돼 대사관이 경시청에 신고했다. 3일 주일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도쿄도 미나토구 미나미아자부에 있는 대사관에 권총용으로 추정되는 총알 1개와 협박장이 들어 있는 봉투가 배달됐다. 협박장에는 ‘소총을 여러 정 갖고 있으며 한국인을 노리고 있다’, ‘한국인은 일본에서 나가라’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봉투에 적힌 수신인은 지난 5월 퇴임한 이수훈 전 주일 대사로 돼 있었고 보낸 사람 표기는 없었다. 한국인을 협박할 목적으로 발송된 것으로 보이지만 징용 배상 판결이나 위안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경시청에서 봉투에 들어 있던 총알에 대한 정밀 감정에 나서는 한편 발신인을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공관이 안녕·안전뿐 아니라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일본 측에서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일본 체류·여행 중인 국민에게 여행주의보 성격의 ‘안전공지’를 발령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불거진 이후 정부가 일본에 대해 안전공지를 발령한 것은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전쟁으로 독도를 되찾자는 망언을 한 일본 국회의원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소속 마루야마 호다카(35) 중의원 의원이 트위터에 “다케시마(일본의 독도 명칭)는 전쟁으로 되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라고 쓴 데 대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일 ‘전쟁 발언 다시, 의원으로 눌러앉아 있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는 사설에서 그가 국회를 모독했다고 비판했다. 전쟁연구가 야마자키 마사히로는 “전쟁을 쉽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마루야마의 발언도 그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아내의 맛’ 함소원 진화, 이번엔 베이비시터로 부부싸움 ‘결론은?’

    ‘아내의 맛’ 함소원 진화, 이번엔 베이비시터로 부부싸움 ‘결론은?’

    ‘아내의 맛’ 함소원, 진화 부부가 이번엔 ‘베이비시터’를 둘러싼 의견 충돌을 일으키며 또 한 번 안방극장을 긴장감으로 휘감는다. 지난 23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 56회에서 함소원-진화 부부는 중국 마마 가출 사건 이후 특급 효도 퍼레이드를 펼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또한 함소원은 중국마마에게 최근 들어 불거진 진화와의 부부싸움에 대해 털어놓던 중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진화의 속마음과 깊은 조언까지 받게 돼, 한 단계 발전한 함진 부부의 앞날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30일(오늘) 방송되는 ‘아내의 맛’ 57회에서는 함진 부부가 ‘리턴 투 부부싸움’으로 다시 한 번 스튜디오까지 얼어붙게 만든다. 진화는 배고픈 친구 록천을 위해 배달 전화에 도전했던 상황. 진화는 전화를 걸어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지만, 아직은 어색한 한국말로 인해 주문한 배달이 제대로 올지 불안감을 자아냈다. 심지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점심 식사 시간, 록천과 함진 부부가 배달 음식을 둘러싼 채 오순도순 식사를 이어가던 도중 갑자기 베이비시터 논쟁이 불거지면서 긴장감을 자아낸 것. 시간이 지날수록 불타오르는 함진 부부의 설전에 록천은 숨 막히는 점심시간을 보내게 되는 웃픈 에피소드가 펼쳐졌다. 무엇보다 함진 부부는 록천이 돌아간 후 더욱 본격적인 논쟁을 시작했고, 이를 지켜보던 스튜디오 역시 한바탕 들썩거렸다. 두 사람이 베이비시터를 고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주제로 첨예하게 맞붙는 의견 충돌이 맞벌이 육아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며 부부 패널 모두의 공감을 샀던 것. 함진 부부가 이 싸움 끝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함소원은 진화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의견 대립을 겪던 끝에, 중국 마마에게 하소연을 털어놓게 됐던 터. 그러던 중 중국 마마로부터 베이비시터 고용에 날카로움을 보일 수밖에 없는 진화의 뜻밖의 과거를 듣게 된 후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말았다. 함소원이 울음을 터트리게 된 진화의 숨겨진 사연은 무엇일지, 또한 함진 부부의 베이비시터 전쟁은 어떤 결과를 맺게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제작진은 “함진 부부의 베이비시터 전쟁은 부부로서 한번쯤 겪게 될 리얼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이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부부들에게 A-Z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해 줄 것”이라며 “다양한 갈등들을 해결해 나가며 한층 더 성장해 나갈 함진 부부의 모습을 애정있게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은 30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동트기 전 끝나는 배송전쟁… 지리적 한계 넘는 드론택배

    동트기 전 끝나는 배송전쟁… 지리적 한계 넘는 드론택배

    “You sell it, we ship it.”(당신들이 팔면, 우리가 배송한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 기업인 아마존은 최근 자사의 홈페이지에 위와 같은 선전 구호를 올리고 스스로를 물류기업으로 분류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고, 쇼핑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택배물류업이 유통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비즈니스’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물류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8조 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물류시장 규모는 연간 약 200조원으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일이 흘러간 ‘리추얼’이 된 시대, 자신이 원하는 물품을 언제 어디서든 손안의 모바일 기기로 주문할 수 있는 지금 제품들을 창고에 보관하고 배송하는 물류업의 화두는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하는가”이다. ●한국 배송 시장 판도 뒤바꾼 새벽배송 국내 배송 시장의 판도는 새벽배송 탄생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익일배송, 당일배송, 총알배송 등 시간 단축 경쟁을 벌였던 온라인 쇼핑업체들은 ‘새벽배송’으로 배달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2015년 마켓컬리는 “잠들기 전 주문하면 새벽에 상품이 문 앞에 도착해 있다”는 콘셉트의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오후 11시 이전에 과일·야채·고기 등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현관문 앞에 물품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을 겨냥한 이 서비스는 특히 워킹맘들을 장보기 스트레스에서 해방시키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스타트업 모델이었던 새벽배송 서비스는 곧 모바일 쇼핑 업계의 표준이 됐다.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 홈쇼핑업계에 이어 이마트를 포함한 신세계 유통업체 통합 온라인 쇼핑사이트 ‘SSG.com’도 최근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5년 1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해 4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8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물류업이 곧 새벽배송 전쟁터가 된 것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바꿔 놓은 물류업 새벽배송 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물류업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운영체계가 구축된 덕분이다.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 40%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마켓컬리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예측하는 시스템인 ‘데이터 물어주는 멍멍이’를 이용해 고객의 주문을 미리 파악하고 상품을 발주한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푸드 마켓 ‘헬로네이처’도 빅데이터에 기반한 주문량 예측 시스템을 통해 신선식품 폐기율을 1% 미만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앞서 아마존이 특허를 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아직 주문하지도 않은 상품을 예측해 배송하는 형태의 운영을 응용한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소비자들의 택배 관련 궁금증을 24시간 상시적으로 응대해 주는 AI 기반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챗봇은 택배 예약, 배송일정 확인, 반품예약 등 기본적인 문의부터 택배요금 문의, 안전한 포장방법, 접수가능 일자, 특정지역 택배배송 가능 여부 등 택배 전반에 대한 답변이 가능하며 택배 전산시스템과도 연동돼 답변과 함께 택배 예약, 반품 접수 등도 처리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 서비스는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특히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드론과 자율주행이 선보일 ‘배달의 미래’ 글로벌 물류업계는 한층 더 나아간 기술로 배송의 새로운 풍경을 예고하고 있다. 2013년부터 드론 개발을 시작한 아마존은 지난달 5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리마스’(re:MARS) 콘퍼런스에서 신형 배송 드론을 처음 선보이며 “수개월 안에 드론 배송에 나설 것”이라고 선포했다. 신형 아마존 프라임 에어 드론은 2.27㎏ 이하 물품을 30분 내로 최대 24㎞까지 비행해 배송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지난해 드론과 무인 배송 로봇을 결합한 배송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범 운영한 일본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 라쿠텐은 지난 1월 “소외 지역을 대상으로 드론 정기 배송 서비스를 곧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드론 개발에 나선 중국 최대 리테일 기업 ‘징둥닷컴’은 2016년부터 중국의 농촌 지역에서 드론을 이용한 시범 비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는 드론 배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한 편이다. 드론을 띄우기 전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규제가 엄격할 뿐만 아니라 거주 형태가 주택처럼 지붕이 뚫려 있지 않은 아파트 중심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2021년까지 일반 우체국 차량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드론 배송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강원 영월에서 시범 드론 배송 서비스에 나서는 등 아직은 더디지만 차츰차츰 미래형 배달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근거리 배송을 위한 자율주행 로봇도 등장했다. 올해 초 글로벌 물류업체 페덱스는 자율주행 로봇 ‘세임데이 봇’(SameDay Bot)을 공개했다.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 사물을 인지해 피하며 달리는 로봇으로 최대 시속은 16㎞다. 이 로봇은 피자헛, 월마트 등과 협력해 근거리 위주의 배송을 도맡기로 했다. 이마트는 최근 자율주행 스타트업 토르 드라이브와 시범운영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시범 매장을 선정해 근거리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과도한 포장재는 택배물류업이 낳은 부작용 모바일 쇼핑의 발달과 배달 기술의 진보로 택배물류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환경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복병을 안고 있다. 과도한 포장으로 스티로폼과 비닐, 종이박스 등 쓰레기가 지나치게 많이 배출된다는 점이다. 최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전국 대형마트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됐고, 커피전문점에서도 플라스틱 컵의 사용이 대폭 줄었다. 하지만 배송 시장에서는 아직 관련 규제가 없어 비닐과 스티로폼 등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과도한 포장재 사용을 규제하는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상당수의 유통 업체들이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포장재가 일반 포장재보다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그 비용은 결국 소비자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오는 10월 일회용품 사용 억제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전경하의 시시콜콜-손정의와 쿠팡

    전경하의 시시콜콜-손정의와 쿠팡

    지난 4일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김범석 쿠팡 대표를 만날까. 쿠팡 홍보 관계자는 “이번 방한 일정에서 김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비전펀드를 통해 쿠팡에 30억 달러(약 3조 3000억원)를 투자한 최대 주주다.손 회장의 쿠팡 투자는 2015년 10억 달러로 시작했다. 앞서 쿠팡은 2014년 세계 최대 벤처캐피탈(VC)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1억 달러,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으로부터 3억 달러를 각각 유치했다. 손 회장의 투자규모에 비하면 적은 규모다. 손 회장은 지난해 11월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비전펀드 설명회에서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으로 한국의 전자상거래에서 압도적인 1위 회사로 급성장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이미 최대주주이지만 쿠팡을 더욱 강도높게 뒷받침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설명회 이후 20억 달러 투자 결정이 이뤄졌다. 반면 쿠팡의 실적은 처참하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조 4227억원(연결 기준)에 영업손실 1조 9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률이 24.8%로 4000원짜리 물건을 하나 팔면 1000원씩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매출액 4조원은 국내 전자상거래업체 중 최대 규모 매출이다. 그럼에도 1조원이 넘는 적자는 쿠팡의 공격적인 투자 때문이다. 쿠팡은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상품 직매입 비중을 늘려 로켓배송이 가능한 상품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8월부터 일반인이 자기 차량을 이용해 배송하는 쿠팡플렉스, 최근에는 음식배달 쿠팡이츠, 신선식품을 자정 전에 주문하면 새벽 7시까지 배달하는 로켓프레시도 시작했다. 이런저런 투자에 따른 ‘계획된 적자’라는 게 쿠팡의 설명이다. 쿠팡의 김 대표는 “소비자가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이 들 때까지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의 꿈이 실현되기에는 국내 시장의 강자가 많다. 2015년 ‘샛별배송’으로 새벽 배송 전쟁을 시작한 마켓컬리는 지난 5월 중국의 힐하우스캐피털로부터 350억원을 투자받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전통 유통업체인 이마트도 쓱배송을 강화하고 있는 등 현재 유통업계는 치킨게임 상태다. 유통업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생존하는 업체가 시장을 전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국의 유통시장은 독특하다. 다른 나라에서 성공한 미국의 월마트, 프랑스의 까르푸는 한국에 진출했으나 철수했다.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이 국내에서 어떤 결과를 낼 지는 아무도 모른다. 치열한 경쟁에 소비자들은 혜택을 누리니 이를 반겨야 할까. 언젠가 업체의 어려움이 누적돼 서비스 축소로 다가올지 않을까 불안하긴 하다. 논설위원 lark3@seoul.co.kr
  • 돌아서면 또 쓰레기 더미…뜯어보면 또 음식 찌꺼기 범벅

    돌아서면 또 쓰레기 더미…뜯어보면 또 음식 찌꺼기 범벅

    배출 시간 아닌데도 골목길마다 수북 일반 종량제 봉투에 각종 오물 등 뒤섞여 “과태료 10만원” 단속하자 “몰랐다” 버럭 “쓰레기 치워라” 민원에 전담팀까지 구성“집 앞 길가에 잔뜩 쌓인 쓰레기 냄새가 방 안까지 들어와요. 빨리 좀 치워 주세요.”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는 여름철만 되면 각 구청의 청소행정과 직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길가에 내놓은 쓰레기가 쉽게 부패해 악취가 퍼지는 까닭에 이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치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27일 서울 관악구청 소속 ‘무단투기 보안관’(몰래 버린 쓰레기 단속 업무를 하는 기간제 노동자)들과 함께 관악구 낙성대동 등의 골목을 돌며 쓰레기 불법 배출 실태를 살펴봤다. “이제 오후 3시인데 벌써 이렇게 쌓여 있네요.” 무단 투기 보안관들을 이끌고 단속에 나선 이선규 관악구 무단투기 대응팀장은 낙성대동 골목 전봇대를 중심으로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봉투를 가리키며 인상을 찌푸렸다. 악취는 봉투 밖으로 퍼져 코를 찔렀다. 서울시 전역에서 쓰레기는 일반·음식물·재활용으로 나눠 오후 6시 이후 배출해야 한다. 시간 등을 어기면 과태료 10만원 처분을 받는다. 보안관들이 무단 투기된 일반용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들어 올리자 빨간 음식물 국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봉투를 열었더니 볶음밥 잔반, 반쯤 썩은 바나나 껍질 등 각종 음식물과 스티로폼 배달 용기 등이 뒤엉켜 있었다. 이 팀장은 “평소 나오는 내용물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면서 “배설물 냄새가 진동하는 정체 모를 오물이 나오면 제일 곤혹스럽다”고 했다. 보안관은 쓰레기 더미를 한참 뒤져 찾아낸 ‘전기료 고지서’를 통해 무단 투기한 주민을 밝혀냈다. 낮에 쓰레기를 버리면 단속 대상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주민이 많았다. 쓰레기 점검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봉투에 넣어 버렸는데 뭐가 문제냐”며 의아해했다. 단속 보안관이 “배출 시간을 어겼고, 봉투에 알맞은 내용물을 담지 않았다”고 설명하자 “나도 매일 아침에 내다 버리는데 안 되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점검에 나선 공무원은 “무단 투기 현장을 적발해도 몰랐다고 우기거나 화를 내며 불만을 터뜨리는 시민이 있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하루 동안 관악구의 보안관 18명은 무단 투기된 쓰레기봉투 270개를 뒤졌고 몰래 버린 69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7년 전국에서 발생한 일평균 5만 3490t의 생활 쓰레기 가운데 인구 밀집 지역인 경기·서울·부산 등 3곳에서 45.2%(2만 4166t)가 나왔다. 또 무단 투기 적발 건수는 매년 늘고 있다. 전국에서 발생한 무단 투기 신고·단속 건수는 2017년 53만 786건으로 한 해 전(32만 706건)보다 약 65% 늘었다. 악취 등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늘어나면서 지자체들은 무단 투기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추세다. 자취생 등 주거 인구가 많은 관악구에서는 2017년부터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무단 투기 문제만 전담하는 대응팀을 만들어 불법 배출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관악구 관계자는 “무단 투기가 적발돼도 잘못을 인정하고 과태료를 내는 시민은 40% 수준”이라고 전했다. 구청에서 적발 통보서를 보내면 변명하며 처분에 이의를 제기해 업무를 마비시키는 일도 잦다. 현장에선 시민들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욱재 관악구 청소행정과장은 “자기만 편하려고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내다 버리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우편·영업·금융·보험·택배까지… 우체국 살림 책임지는 ‘슈퍼맨’

    우편·영업·금융·보험·택배까지… 우체국 살림 책임지는 ‘슈퍼맨’

    우체국에서 일하는 공무원이라고 하면 누구나 집배원을 떠올린다. 최근 잇따른 과로사로 사회적 이슈가 된 이들도 집배원이다. 그러나 우체국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직원은 따로 있다. 바로 우정사업본부 소속 행정·기술직 공무원이다. 이 직렬은 최근 채용 인원이 늘어나 공무원 준비생들 사이에서 화제다. 서울신문은 11일 서울 강서우체국을 찾아 우정사업본부 행정·기술직 공무원의 업무 이야기와 고충, 공채 전형 과정 등을 들었다. 전국 집배원들이 과로에 시달리는 건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우체국에서 일하는 모두가 마찬가지다. 이날 만난 행정기술직 공무원들도 숨돌릴 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가장 먼저 우체국의 아침을 여는 이들은 발착팀이다. 배달 물품을 받는 일을 하는 발착팀은 오전 7시부터 우편물을 등기와 소포 등으로 나눈다. 물품을 분류한다고 해서 일이 끝나는 건 아니다. 실무자들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빠진 물건은 없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이 일을 하다 보면 오전이 훌쩍 지나간다. 전문 분야에 해당하는 보험팀과 금융팀은 사정이 더 열악하다. 민간 회사에서는 베테랑 보험계리사(보험상품 개발 인허가 업무와 보험료 산출 업무를 맡은 직원)들을 관리할 전문가를 수년에 걸쳐 양성하지만 우체국에서는 인사발령이 나면 며칠 안에 업무를 파악해 지휘해야 한다. 갓 부임한 팀장이 십수년 경력의 보험계리사들을 교육하려고 하면 식은땀이 흐르기 일쑤라고. 치열한 전쟁터에 맨몸으로 던져지는 형국이라고나 할까.이 때문에 우체국 행정기술직 공무원은 ‘팔방미인’이어야 한다. 기본적인 우편업무뿐 아니라 영업과 금융, 보험, 택배 등 갖가지 업무를 맡아야 해서다. 마영훈(50) 강서우체국 물류실장은 우체국 직원들을 ‘슈퍼맨’이라고 부른다. 마 실장은 “우편과 예금, 보험, 물류, 소포, 민원 등이 일반적인 업무”라면서 “2년에 한 번씩 새 일을 맡아야 하는데 기존 업무와 전혀 다르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예금이나 보험 등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인데 팀을 옮겨 새 업무에 적응하려면 두려움이 크다고도 전했다. 그는 “팀장으로서 직원을 교육시키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새로운 금융상품이 나오면 어느 정도 실적도 내야 하는 등 나름의 고충이 많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정사업본부 행정직에 입직한 김태성(37) 주무관도 우체국 공무원이 되기 전 생각했던 생활과 180도 다르다고 고개를 저었다. 김 주무관은 “공직에 들어오기 전에는 ‘자잘한 업무가 많겠지’ 정도만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 이상이었다”며 “설 명절에는 새벽부터 주차장에 가득 쌓인 우편물을 분류한다. 평소에는 온갖 수탁상품에 골드바도 판다. ‘내가 이러려고 공무원이 됐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웃었다. 우체국이 속한 우정사업본부가 보통의 정부부처와 다른 것은 특별회계를 통해 독자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서 전국 우체국이 스스로 돈을 벌어서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한다. 최근 모바일 고지서가 늘면서 우편 물량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우정사업본부의 수입도 감소하고 있다. 해마다 적자 규모가 500억~6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2500억원 정도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적자가 3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이유로 우체국 공무원은 다른 부처 직원들과 달리 실적에 대한 압박이 크다. 일반적으로 공무원들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참여하지 않지만 우체국 공무원들은 직접 상품 마케팅과 홍보에 나서야 한다. 우체국 간 실적 경쟁도 피를 말린다. 인근 우체국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면 다른 우체국들은 비상이 걸린다. ‘공무원답지 않은’ 애로 때문에 다른 부처로 전출을 원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아 인사 교류에 제한을 두기도 한다. 이런 어려움에도 우정사업본부 공무원 공채에는 많은 공시생들이 도전해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선발하는 공무원은 행정직과 기술직, 우정직 등이 있다. 우정사업본부 행정직은 7·9급을, 기술직은 9급을 선발한다. 두 직류 모두 인사혁신처에서 시험을 시행한다. 반면 우편과 예금, 보험 업무를 맡는 계리직은 지방우정청에서 뽑는다. 우정사업본부를 선택해 최종 합격하면 우체국에서만 근무해야 한다. 다른 부처를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정사업본부 행정 기술직은 일반 행정직에 속해 있는 만큼 모든 행정 업무에 투입된다. 우정사업본부 행정직에는 지난해 680명 선발에 1만 7968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26.4대1이었다. 2017년에는 462명 선발에 1만 6565명이 지원해 35.9대1을 기록했다. 계리직은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다. 지난해 서울지방우정청 계리직은 56명 선발에 1만 271명이 지원해 183.4대1을 기록다. 경인청은 40명 선발에 6820명이 지원해 170.5대1을 나타냈다. 우정사업본부 계리직 공무원 필기시험은 오는 10월 19일 치러진다. 면접과 최종 합격자 발표는 12월 중 이뤄진다. 국가직 9급 공채와 함께 시행되는 우정사업본부 행정직 공채는 올해 저소득 19명, 일반행정직 595명, 장애인 48명을 뽑는다. 13일 최종합격자가 발표된다. 우정사업본부 일반행정직은 9급 일반행정직과 시험과목이 같다. 필수 과목으로 국어와 한국사, 영어를 치른 뒤 행정법총론과 행정학개론, 사회, 과학, 수학 가운데 2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본다.그렇다면 우정사업본부 공무원이 격한 업무에도 이처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뭘까. 다른 국가직 공무원들과 달리 주거지 근처에서 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김 주무관은 “우정사업본부는 국가직이지만 지역별로 구분해 선발하기 때문에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며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답했다. 다만 집 근처에 우체국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곳으로 배치된다는 뜻은 아니다. 행정기술직으로 합격한 신입 공무원들은 성적순으로 발령을 받는데, 이때 원하는 우체국에 결원이 나야 갈 수 있다. ‘티오’(직제상 정원)에 여유가 없다면 집에서 다소 떨어진 우체국으로 갈 수도 있다. 많은 인원을 동시에 뽑는 것도 우정사업본부 행정·기술직의 이점이다. 우정사업본부 행정직은 2017년 462명을 뽑은 데 이어 지난해 680명을 선발했다. 올해도 672명을 뽑는다. 그는 “다른 국가직렬과 비교해 선발 인원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쉽게 합격할 것으로 여겨)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우체국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함께 일하며 직원들과 끈끈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마 실장은 “다른 부처 공무원과는 달리 오랫동안 한 공간에서 함께 일하다 보니 서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편”이라며 “가족처럼 지내며 화목하게 일할 수 있는 게 우정사업본부 행정기술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행복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글 사진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中의 하와이’ 하이난 첨단산업·남중국해 수호기지 용틀임

    ‘中의 하와이’ 하이난 첨단산업·남중국해 수호기지 용틀임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섬은 한국 제주도의 18배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에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지만 실은 군사적 요충지다. 지난해 중국 최초의 자유무역항으로 지정된 하이난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려 용틀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 선전처럼 발전하기에는 배후 산업단지와 기술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제주도의 제주시와 비슷한 성격의 도시인 하이난 하이커우에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 시범단지를 조성해 최첨단 기술 기업이 밀집한 관광지역인 미국 캘리포니아처럼 키우려 하는 중국의 야심을 들여다 보았다. 중국에서 가장 큰 섬인 하이난은 한국의 제주도와 지난 1995년부터 교류를 이어왔다. 제주도청이 있는 제주시는 하이난의 성 정부가 있는 하이커우에 해당하며, 관광지가 밀집한 서귀포는 세계적 호텔 체인이 총집합한 하이난의 산야와 비슷하다. 하이커우와 산야는 고속철로 연결되어 약 4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기자가 최근 방문한 하이커우에 자리 잡은 푸싱청 인터넷 혁신파크에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알리바바를 비롯해 중국의 유튜브라 불리는 아이치이, 인공지능(AI) 뉴스로 유명한 미디어 기업 진르토우티아오 등 대부분의 중국 유명 인터넷기업의 지사가 있다. 세 개의 공원이 모인 하이커우만에 있어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푸싱청은 52㎢ 면적의 복합업무단지로 2015년 문을 열었다. 야자수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이 모여 토론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의 모습은 미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푸싱청 입구에는 ‘창업이 제일동력이며 인재가 제일가는 자원(創新是第一動力 人材是第一資源)’이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말이 새겨져 있다. 푸싱청에는 현재 중국 유명 인터넷 기업의 지사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연구개발센터, 창업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처쿠카페와 각종 벤처투자기금 등 약 4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푸싱청 입주 허가가 통과되면 하이난성의 장려금 50만 위안(약 8500만원), 하이커우시의 장려금 20만 위안이 주어진다. 기업 소득세율은 25%에서 15%로 감면되는 등 각종 혜택과 법률 및 행정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푸싱청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은 점심은 주로 ‘와이마이’라 불리는 음식 배달 서비스로 해결했다. 사무실 내부에 탁구대, 헬스기구 등이 있는 공용 운동 공간이 있었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알리바바와 같은 큰 기업 이외에도 3~4명이 일하는 작은 벤처 기업도 푸싱청 내부에 많았다.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이다. 푸싱청 바로 옆에는 하이난 특산품인 침향을 가공 판매하는 향 거리가 있었지만 문을 닫은 가게가 대부분이었다. 향 거리에서 4대째 100년 된 향 가게를 하는 왕하이중(32)은 “2~3년 전에는 한 달 수입이 6만 위안을 넘었지만 지금은 10분의 1로 줄었다”며 “오래된 단골손님들이 선물로 우리 가게 제품을 찾아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섬 전체를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했지만 인터넷 기업이나 블록체인 기술과 같은 첨단 산업에만 지원이 쏠리면서 전통 소상공인들은 오히려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푸싱청이 생겨나면서 차와 향을 파는 전통 가게도 같이 성업하길 하이난 성 정부와 하이커우시는 기대했지만 결과는 향 거리의 쇠락이었다. 젊은이들로 북적대는 푸싱청과 달리 바로 곁 향 거리에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폐점 상태였다. 정부의 보조금도 먼저 푸싱청을 통해 향 거리로 배분되면서 향 거리의 상인들은 정부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하이난을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한 데 이어 10월에는 하이커우에 중국 최초의 블록체인 시범지역을 승인했다. 중국 인민대, 영국 옥스퍼드대 블록체인 연구소 등이 참여했으며 가상화폐 거래소 후어비의 중국 본사도 하이커우 블록체인 시범지역에 있다. 왕징 하이난성 산업·정보기술부 장관은 서울신문에 “시범 지역은 전 세계 블록체인 업계의 재능 있는 인사들을 끌어들일 것”이라며 “하이난이 블록체인 연구기관들과 산업계 주요 인사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하이난은 연구 및 기술인력이 부족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영국의 해로우 공립학교뿐 아니라 베이징 명문고인 베이다부중, 인민대부중 등과 병원을 유치해 첨단 업종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다. 하이난 전체 인구가 900만명 밖에 안 돼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인재 100만명 유치 계획을 세우고 월 5000위안의 주택 임대 보조금을 성 정부에서 제공한다. 하이난성은 지난해 자유무역항으로 지정된 이후 관광과 첨단기술 산업 발전에 치중하면서 부동산 가격 통제에 나섰다. 그 결과 하이난성의 첨단 기술 기업은 381개로 증가해 전년 대비 46.1% 성장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도 늘어 한국의 JK성형병원이 보아오 러청 국제 의료관광 시범지역에 세워졌다. 2018년 외국자본 투자는 재작년보다 112% 늘어 7억 3300만 달러(약 8700억원)를 기록했고, 올 1분기 투자액은 676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배 증가했다.자유무역항 하이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펑황다오다. 중국 최초로 국제유람선을 위해 2002년 공사를 시작해 2016년 완공된 항구지만 실제로는 유람선이 아니라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해양경찰 경비함이 펑황다오에 정박해 있었다. 중국 해양경찰은 300척 이상의 경비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펑황다오에 경비함이 있는 것은 하이난이 난사군도·시사군도 등 남중국해를 관할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무역전쟁을 통해 미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데 양국 간 치열한 ‘안보 전쟁터’가 바로 남중국해다.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지역 안보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은 사실상 대중국 봉쇄 작전에 다름없는데 이에 대응하는 최전선이 바로 하이난인 것이다. 올 들어 미 군함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한다며 남중국해의 중국 영해를 통과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미 군함이 남중국해를 지날 때마다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는 강력하게 반발한다. 중국의 해군력은 항공모함을 11대 보유한 미 해군의 10분의 1도 안 되지만 해양경찰까지 합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경비 선박을 갖고 있다. 배수량이 1만 2000t인 세계 최대 크기의 연안경비함도 중국 해경이 운용하고 있다.하이난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면세점, 세계에서 3곳밖에 없는 7성급 호텔 아틀란티스 등으로 명실상부한 국제관광지로 부상 중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크루즈항에 해양경찰 경비함이 정박한 것처럼 하이난은 해양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핵심 전략 기지이기도 하다. 롱옌송 하이난성 상무청 부청장은 서울신문에 “하이난성은 외국 투자에 대해서는 하나의 창구만을 거치면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두바이, 싱가포르, 홍콩 외에 다른 유명 자유무역항의 경험을 배워 하이난의 비즈니스 환경을 더욱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하이난·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서울광장] 산업정책 개념이 부재한 시대/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산업정책 개념이 부재한 시대/박현갑 논설위원

    1980년대 말 한강 둔치에 노점이 400여개나 있었다. 한강을 즐기려는 시민들과 함께 노점이 늘었으나 쓰레기가 처치 곤란할 정도로 쏟아지자 서울시가 정비에 나서 지금은 29개만 남았다. 그런데 2년 전부터 한강공원 텐트 대여 업체가 40여개나 생겨날 만큼 텐트 이용객이 늘면서 시민의 보행권과 한강조망권 침해 시비가 불거졌다. 과거 나들이객들이 김밥 등 먹거리를 집에서 준비해 와 쓰레기 처리 문제가 덜한 것과 달리 배달업체를 이용한 음식물 주문이 일반화되면서 공원 일대가 쓰레기 더미로 변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천법상 텐트 설치는 금지 사항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중순부터 시민 편의를 감안해 텐트 4면 중 2개면을 개방하면 그늘막으로 인정하고 그늘막 설치 구역도 지정해 일몰 기준인 저녁 7시까지 텐트 설치를 허용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담을 박스도 추가 설치했다. 달라진 시민의 삶의 방식에 부응하면서도 하천 수질 관리라는 공공의 목표를 조화시킨 경우다. 그런데 정책이 시장 변화에 늘 제대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 “택시 혁신을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을 펼치되 법의 허점을 이용하고 소상공인들만 노리는 약탈 앱에 대한 규제 장치를 만들어 달라.”(서울개인택시조합의 ‘타다’ 퇴출을 촉구하는 성명서) “혁신산업과 전통산업 간 갈등은 정부가 관망할수록 사회적 비용이 커진다. 개인택시 면허를 사서 감차하는 등 정부가 역할을 할 때다.”(택시업계 비판에 대한 이재웅 ‘쏘카’ 대표의 반응) 카풀을 둘러싼 논란이 타다 서비스를 둘러싼 시비로 확산되면서 기존 산업과 혁신산업 간 갈등을 조정 못 하는 정부에 쏟아지는 상반된 주문이다. 카풀업계와 택시업계는 지난 3월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평일 출퇴근 시간 카풀 허용, ‘플랫폼 택시’ 등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관련법 개정안은 여야 간 대치로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법안 통과와 별개로 공유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정부라면 공유경제에 대한 개념을 분명히 하고 갈등 해소책을 제시해야 하지만 꿀 먹은 벙어리다. 개인정보에 대한 개념 규정도 이런 경우다. 군사정권 시절의 트라우마로 개인정보 보호 중심의 정책을 펴면서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관심은 최근 들어서야 높아진 형국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자원인 빅데이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골자로 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17건이 계류 중이다.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으로 규정한 개인정보 처리와 보호에 관한 사항을 법으로 명문화하려는 것으로 가명정보, 익명정보 등 개인정보에 대한 개념 정의가 관건이다. 개인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기술은 분석 대상이 광범위할 뿐 아니라 분석 내용의 대부분이 개인의 활동 정보로 정보 주체의 사생활 침해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개인의 핸드폰 요금 연체액과 보험대출 금액을 함께 분석하면 활용도는 커지나 개인정보 침해 시비가 생길 수 있다. 개인정보 범위를 좁히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지고, 그 범위를 넓히면 활용할 가치가 줄게 돼 어떻게 개념을 잡느냐가 중요하다. 세계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산업보호에 혈안이다. 미국의 구글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를 중단하고, 인텔ㆍ퀄컴은 통신칩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뒤 나온 후속 조치다. 미국은 화웨이 사용으로 미국인 사용자의 정보가 중국에 넘어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화웨이는 이번 조치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2억 580만대에서 올해 1억 5000만대로 뚝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 기술국 자리를 노리는 중국에서는 이에 대응해 아이폰 불매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에게도 위기다. 당장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의 위기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규제 논리가 국내 정보기술(IT)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가 바뀐 산업 환경에 부응하는 산업정책을 재정립해야 한다. 내년까지 운전자 범위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포함하는 등 자율주행차 규제를 개혁한다지만 자율주행차의 시범운행 영상 촬영과 이용은 아직 금지 사항이다. 혁신과 규제 철폐, 적극 행정 면책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제도 마련으로 실천에 옮겨야 한다. eagleduo@seoul.co.kr
  • [주말 톡톡+] 돼지부터 흰고래까지…‘살아있는 무기’로 이용당한 동물들

    [주말 톡톡+] 돼지부터 흰고래까지…‘살아있는 무기’로 이용당한 동물들

    이번 주 노르웨이 해안에서 러시아 군사무기로 추정되는 흰고래(벨루가)가 포착됐다는 소식이 국제면을 뜨겁게 달궜다. 노르웨이 방송 NRK를 비롯해 영국 가디언과 BBC 등 외신은 물론 우리나라 언론도 연일 기사를 쏟아냈다. 보도에 따르면 흰고래는 노르웨이 작은 어촌에서 조업을 하던 어부들이 발견했다. 선박에 타고 있던 어부는 “배 옆으로 다가온 흰고래는 수상 카메라 벨트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마치 정찰하듯 선박 주변을 탐문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하나같이 이 흰고래가 인간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며 매우 잘 길들여진 상태였다고 입을 모았다.러시아는 1970년대 구소련 당시부터 이른바 ‘전투 돌고래 부대’를 운영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동물학대 논란이 일면서 1990년대 ‘공식적’으로는 종료됐으나 비밀리에 부대를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속속 전해졌다. 영국언론 가디언은 러시아 국방부가 2016년 모스크바의 우트리시 돌고래센터에서 3살~5살 사이의 큰돌고래를 1만8000파운드에 사들였으며 지난 2015년에도 돌고래 5마리를 매입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동물을 군사무기로 이용한 기록은 기원전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 그리스로 통일된 에피로스의 왕 피로스는 코끼리 부대를 만들어 전쟁에 투입시켰다. 그러나 로마군이 기름과 역청을 바르고 불을 붙인 돼지 부대로 맞불을 놓으면서 패배했다.현대에 들어 ‘살아있는 무기’의 범위는 더욱 넓어졌다. 1941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은 카메라를 매단 비둘기를 정찰용으로 썼다. 실제로 독일군은 1916년 베르덩 전투와 솜 전투에서 이 비둘기를 활용했다. 미국은 상어를 무기로 내세웠다. 미국 유명 과학전문 작가인 메리 로치는 자신의 책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은 상어 전문가와 무기 전문가로 팀을 꾸려 상어를 일종의 ‘배달 도구’로 삼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지난 1950년대에는 ‘바다동물 프로젝트’는 이름으로 비밀리에 돌고래와 바다사자를 군사용으로 이용했다. 미 해군은 2012년에 들어서야 “약 80마리의 돌고래를 대체할 3.6m 크기의 무인 로봇을 개발 중”이라며 돌고래 부대의 해체를 알렸다.2000년대에는 곤충까지 무기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미국 과학전문기자 에밀리 앤디스는 2006년 미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이 과학자들에게 감시 장비나 무기를 실을 수 있는 곤충 사이보그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앤디스는 최근 10년간 곤충의 뇌에 전기자극을 줘 멈추고 출발하고 선회하는 등의 명령을 내리고 작업을 조정하는 기술을 발전시켰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벨트에 새겨진 ‘상트페테르부르크 물품’이라는 문구와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이번에 노르웨이 해안에서 포착된 흰고래 벨루가를 러시아 ‘스파이’로 단정짓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전직 러시아 해군 대령 역시 러시아 해군이 전투 목적으로 돌고래를 훈련시킨 사실이 있으며 흰고래가 여기서 탈출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 미세먼지와 전쟁… 7월부터 사대문 안 5등급車 금지

    “저는 미세먼지와 싸울 야전사령관으로서 시민 건강을 마스크와 공기청정기에 맡기지 않겠다는 절박함으로 여기에 섰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5일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3개 분야 미세먼지 10대 그물망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한양도성 내 16.7㎢ ‘녹색교통지역’에서 배기가스 5등급 차량(전국 245만대) 운행을 제한한다. 오는 7월 1일 시범운영을 시작해 12월 1일부터 과태료 25만원을 물린다. 운행제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7~9시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도 차량 저공해화, 가정·상업용 건물 관리, 주변오염원 관리시스템 구축 등 3개 분야와 관련한 대책이 두루 포함됐다. 프랜차이즈·배달업체와 협력해 소형 승용차보다 6배 이상 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엔진이륜차 10만대를 전기이륜차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가산·구로디지털단지, 성수지역, 영등포역 주변 등 소규모 배출시설 밀집지역을 ‘집중관리구역’으로 시범 선정해 미세먼지 저감 지원을 확대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올해부터 서울 노후차·오토바이 ‘퇴출’…전기차 집중보급

    올해부터 서울 노후차·오토바이 ‘퇴출’…전기차 집중보급

    7월부터 서울 사대문 안 녹색교통진흥지역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통행이 제한된다. 또 예산을 투입해 미세먼지를 내뿜는 배달용 오토바이를 친환경 전기 오토바이로 교체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지금 미세먼지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달라는 시민의 요구에 맞춰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12월부터 5등급 차량 운행 적발시 과태료 시는 우선 7월 1일부터 한양도성 내 면적 16.7㎢의 ‘녹색교통지역’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한다. 11월까지 계도 기간을 두고 12월 1일부터 적발시 과태료 25만원을 부과한다. 적용 대상은 전국에 등록된 5등급 차량 245만대다. 이들 차량은 청운효자동, 사직동, 삼청동 등 종로구 8개동과 소공동, 회현동, 명동 등 중구 7개동에 진입하면 12월부터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시는 물류 이동 등을 고려해 오전 6시부터 오후 7∼9시 사이에 운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녹색교통지역을 오가는 5등급 차량은 하루 2만~3만대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7월까지 자동차통행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시범 운영 기간 녹색교통지역에 진입한 5등급 차량에 운행 제한 계획을 스마트폰으로 안내할 계획이다. 차주에게는 우편물 등으로 개별 안내한다. 녹색교통지역 내 거주자가 소유한 5등급 차량 3727대에 대해서는 조기폐차 보조금 한도액을 기존 165만에서 300만원으로 2배 바까인 높인다. 거주자가 저공해조치 신청을 하면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단속을 유예한다. 서울시는 3개 분야 ‘미세먼지 10대 그물망 대책’도 내놨다. 우선 프랜차이즈·배달업체와 협력해 소형 승용차보다 6배 이상 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엔진 이륜차 10만대를 2025년까지 전기이륜차로 교체할 계획이다. 올해는 맥도날드, 피자헛, 배민 라이더스, 부릉 등과 협의를 거쳐 전기이륜차 1000대를 보급한다. 또 ‘경유 마을버스 제로화’를 목표로 내년부터 중형 경유 마을버스 89대, 소형 경유 마을버스 355대를 전기버스로 교체한다. 이를 위해 시비와 국비 50%씩 총 440억원을 투입한다. 어린이 통학 차량은 보조금을 지원해 올해부터 2022년까지 모두 1400대를 전기차, LPG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시는 가정 내 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공동주택의 환기장치(공조기)를 개인 관리에서 아파트 공동 관리 방식으로 전환해 관리사무소가 정기점검과 필터 주기적 관리를 맡도록 할 계획이다. 친환경 콘덴싱보일러는 올해 보급 목표를 1만 2500대에서 5만대로 늘려 2022년까지 10년 이상 노후보일러 90만대를 친환경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녹색교통지역 내 전기차 보급 70%로 확대 공회전이 잦은 경찰버스와 자동차 정비업소 관리도 강화한다. 경찰버스가 엔진을 끈 상태에서도 냉·난방이 가능하도록 상반기 중 녹색교통지역에 전원공급장치 30개를 설치하고, 연내 비상대기장소 15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와 협력해 경찰버스의 전기·수소버스 전환도 추진한다. 자동차 정비업소는 공회전을 집중 단속한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녹색교통지역 내 전기차 비율을 70%까지 늘린다는 목표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저소득층 생계형차량 조기 폐차 보조금 한도액을 최대 300만원으로 올리고, 매연저감장치 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5등급 차량의 조기 폐차 보조금을 300만원까지 올릴 수 있도록 환경부에 보조금 지침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노후 경유차 단속, 공공기관 주차장 2부제 등을 상시로 하는 ‘미세먼지 시즌제’와 차량 강제 2부제 및 운행제한 대상을 4등급 차량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황보연 기후환경본부장은 “환경부와 함께 올해 12월 시즌제 시행이 목표”라며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효과에 따라 4등급 운행 제한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시비 1719억원을 포함한 29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무섭게 질주하던 中 스타트업 추락… 줄줄이 경영난·파산 먹구름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아이우지우’(愛屋及烏)는 중국 스타트업(창업기업) 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2014년 설립 이후 아이우지우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14억 인구의 부동산 거래를 상정하면 성장성에는 온통 ‘장밋빛’ 일색이었던 까닭이다. 불과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섯 번이나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단숨에 3억 500만 달러(약 3465억원)를 끌어모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발표한 ‘2016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 특성상 규모가 큰 만큼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외면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마저 맞았다. 결국 지난 1월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중국 굴지의 금융그룹 핑안(平安)보험이 투자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핑안팡(平安房)도 아이우지우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보기술(IT)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트는 “이들 업체는 부동산에 금융과 인터넷 서비스를 접목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섭게 질주하던’ 중국의 스타트업 업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거대한 중국 시장과 손쉬운 자금 유치를 기반으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였던 스타트업 업체들이 혁신 기술의 부재와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 둔화세 등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며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유 자전거업체 오포(小黃車·ofo)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2014년 창업 당시 23살이던 창업자 다이웨이(戴威)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이 마지막 1㎞를 갈 수 있는 교통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길거리에 세워진 자전거를 언제든 필요할 때 타고 아무데나 내려서 놓고 가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현실화시켜 중국 스타트업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샤오미(小米) 등 중국 ‘IT 공룡’들이 앞다퉈 오포에 투자하며 기업가치는 30억 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모델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력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파산 소식이 나돌았다. 이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1500만명을 넘어섰다. 보증금이 1인당 99위안인 것을 감안하면 보증금 반환 규모는 거의 15억 위안(약 2500억원)에 이른다. 오포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파산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면서 채무 관련 소송과 협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파산설을 부인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오포의 경쟁자였던 모바이크(摩拜單車·mobike)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美團點評)에 인수되면서 도산은 겨우 면했지만 싱가포르 사업을 접었을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온라인 대출업체 모다이(modai)를 비롯해 우후죽순 생겨나던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도 줄줄이 파산하면서 투자금 반환 시위가 일어나는 등 핀테크(기술+금융) 분야에서 사회문제로까지 등장했다. SCMP는 “중국의 자본은 너무 많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너무 적었다”며 “유사한 아이디어에 투자금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상당수 투자금은 이제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중국 스타트업이 몰락하고 있는 이유는 진정한 기술 혁신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와 광활한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다. 류자룽 중국 자오상(招商)은행 카드사업총괄 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기술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허풍”이라며 “일부 성공한 회사들도 (기술력이 뛰어나다기보다) 중국 시장이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순한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투입됐으며, 결국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이들 업체의 경영난 가중에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정조준하면서 남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했고, 자국 시장에만 의존해 온 스타트업들이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동안 중국의 기적이자 자존심의 원천으로 여겨지던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게임 등의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점도 스타트업 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를 잔뜩 부풀렸던 버블(거품)이 빠지면서 ‘좋은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가인 윌리엄 리는 “최근 수년간 중국 스타트업은 쏟아져 들어오는 투자 자금을 만끽했지만 이젠 그런 좋은 시절은 지났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비용 통제를 위해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경영난에 봉착함에 따라 직원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스타트업 업체들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996룰’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무려 주 72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셈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유짠(有贊)의 주닝(朱寧)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7일 직원들에게 “996룰을 지켜 달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爲)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화웨이 직원 말에 ‘이혼하면 해결된다’는 조언을 했다”며 “직원들의 이혼은 원하지 않지만, 화웨이의 이러한 문화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보다는 회사 일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강제한 것이다. 996룰은 사실 스타트업 직원들이 과거 잘나갈 때 만든 문화다. 당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장시간 근무를 했다. 그러나 상당수 스타트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996룰을 강요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들마저 내보내며 인력을 줄인 여파다. 이에 중국 IT기업들과 스타트업의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는 ‘안티 996룰’ 캠페인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깃허브에서 안티996룰 캠페인이 시작됐고, 이는 일주일간 깃허브에서 두 번째로 많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으로 캠페인 관련 저장소는 16만명의 ‘스타’(star, 좋아요)’를 얻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시장은 2013년부터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한 데다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cent) 같은 1세대 스타트업들의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투자 자금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스타트업들은 2015~2017년 ‘이지 머니’(손쉬운 자금 조달)를 만끽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하루 평균 6900개 사가 설립되던 스타트업이 지난해엔 하루 평균 1만 8400개 사로 167%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위축이 가속화됐다. 중국 리서치기업인 제로2IPO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5%, 전달보다 31.7%나 급감한 294억 위안에 그쳤다. 전체 투자 건수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5%나 곤두박질쳤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레퀸도 지난해 4분기 중국 스타트업 시장 투자 건수와 펀딩 규모가 각각 713건과 183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12%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세계는 ‘데이터 전쟁’ 중…한국은 ‘개망신법’에 발목”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세계는 ‘데이터 전쟁’ 중…한국은 ‘개망신법’에 발목”

    김석환 KISA 원장이 말하는 빅데이터, 그리고 보안“세계는 지금 ‘데이터 전쟁’이 한창입니다. 19세기 유럽 열강이 식민지를 찾아 아프리카로, 아시아로 진출한 것 이상으로 치열합니다. 당시에는 자원을 확보하려고 식민지 전쟁을 벌였지만 지금은 데이터를 확보하려고 총성 없는 전쟁이 후끈합니다. 특히 주도권을 쥔 미국과 이에 맞서는 유럽의 공방이 총력전 형태입니다. 중국이나 인도는 자국 데이터를 보호하는 법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한국은 이른바 ‘개망신 3법’이 국회 문턱에 걸려 여전히 제자리걸음, 우물 안의 개구리식입니다. 데이터 전쟁에서 패하면 우리 미래는 ….” (※개망신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3개 법안을 일컫는 말로 빅데이터 활성화와 관련된 법안이다.) 올해는 인터넷 개발 50년, 월드와이드웹 구축 30년 올해는 인터넷이 개발된 지 50년, 월드와이드웹(www)이 구축된 지 30년, 스마트폰이 국내에 들어온 지 10년이 된다. 정보통신기술(ICT)의 혁명적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실감하는 김석환(61)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은 요즘 이런 연유로 고민이 많다. 4차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 전쟁이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 국민은커녕 정치권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여태까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데이터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터뷰를 신청하자 전남 나주로 내려와 달라기에 출장 품의 신청의 번거로움을 들었더니 김 원장이 직접 서울로 올라왔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한국인터넷진흥원 서울청사에서 만났다. 김 원장은 문명 전환기의 역사와 적절한 사례와 비유를 섞어가면서 2시간가량 인터뷰를 이어갔다. “미국과 유럽, 데이터 전쟁 공방 치열유럽 反독점법에 GDPR로 데이터 보호中 네트워크안전법 마련, 인도도 추진” - 데이터 전쟁, 심한 엄살 아닌가. “미국의 데이터 기반 기업들, 즉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 등은 세상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기 이전에, 법이 생겨나기도 전에 벌써 데이터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습니다. 유럽에선 미국보다 늦게 데이터의 중요성을 알았던 겁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5월 개인정보 보호규정(GDPR)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GDPR의 핵심 내용은 EU 거주자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모든 기업이나 단체가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된 광범위한 규정들을 지키도록 하고, 심각한 위반 시 유럽이 아니라 전 세계 매출의 4%와 2000만유로(255억원 상당) 가운데 높은 쪽을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겁니다. 유럽에 세계적 데이터 기반의 사업자가 있다면 이런 규제는 생겨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규제는 다분히 미국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 등이 타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월 프랑스는 구글에 GDPR 위반으로 5000만유로, 독일에서는 모두 41건에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유럽은 전통적 독점 규제에다 GDPR까지 이중으로 보호막을 씌운 겁니다. 이 말은 ‘우리 데이터를 미국 기업이 함부로 가져가지 마라’, ‘유럽에서 세계적 IT(정보기술) 기업이 자랄 때까지 시간을 벌자’라는 내심이 담겼다고 봅니다. 자체 시장이 방대한 중국은 외국 특히 미국 기업이 들어오지 못하게 네트워크안전법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토종 기업 알리바바나 텐센트가 거대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인도도 데이터를 뺏기지 않으려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데이터, 얼마나 중요하기에 전쟁이라고 하나. “4차 산업혁명시대의 데이터는 석유보다 더 값진 자원입니다. 석유는 한번 정제해서 쓰고 나면 다시는 사용할 수 없지만 데이터는 어떤 정보와 결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됩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데이터는 또 다른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가집니다. 문제는 빅데이터의 75%가 개인정보라는 데 있습니다만, 데이터를 플랫폼으로 삼은 회사의 가치는 시장에서 먼저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7개가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MS, 알리바바, 텐센트였습니다. 애플과 MS를 제외하고는 10년 전에는 이 리스트에 들지 못했던 기업들이라는 거죠. 또 다른 예를 들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알리바바의 매출은 19조 500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유럽브랜드연구소는 알리바바(14위)의 브랜드 가치를 삼성전자(19위)보다 높게 평가했죠. 그 이유인즉, 알리바바는 무려 5억명이라는 회원 데이터를 보유하고 활용한다는 것이 높게 평가받았던 겁니다.” “데이터 기업들, 시총 상위 기업 차지데이터 이용 맞춤형 서비스 본격 내놔獨유턴한 아디다스도 데이터 기업 변신”- 기업들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나. “엄청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올린 49조 7000억원의 매출 가운데 광고 매출이 49조원입니다. 물론 인스타그램이 포함돼 있지만, 페이스북의 광고는 우리가 보는 종편이나 지상파 TV만큼 강력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페이스북을 하다 보면 갑자기 뭔가 하나 쑥하고 올라옵니다. 안 보면 그냥 넘어가잖아요. 이 광고로 49조원 수익을 올렸는데, 여기엔 ‘이런 이용자는 이 정도의 광고에 대해서는 저항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반응을 보일 거야’ 하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습니다. 그건 그 이용자가 눌렀던 좋아요, 썼던 댓글, 맺었던 친구 관계, 과거에 봤던 광고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겁니다. 또 미국의 유명 보험회사인 프로그레시브는 가입자의 동의를 받아서 스냅샷이란 ‘운행기록 자기진단 장치’를 자동차에 부착하는 겁니다. 이걸 통해서 가입자의 운전습관, 즉 신호와 규정속도 준수, 급제동과 같은 난폭운전을 분석해 교통사고 확률을 계산합니다. 그리고 모범 운전자에겐 최대 30%의 보험료를 깎아주는 겁니다. 가입자마다 다른 차별적인 마케팅, 개인별 마케팅이 적용된 겁니다.”- 데이터 활용을 4차 산업혁명과 연관해 설명하면. “아디다스가 동남아에 있던 공장을 2017년 독일로 다시 이전해가면서 만든 스마트팩토리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과거엔 고객이 진열된 매장에서 신발을 골랐다면 이젠 인터넷을 통해 개인이 마음대로 주문합니다.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색상, 신발끈, 신발 밑창 등을 마음대로 골라 주문하면 3D프린터가 재질을 만들고 로봇이 신발을 제조하는 겁니다. 그리고 24시간 안에 고객에게 택배로 전달하는 겁니다. 개인별 맞춤형 신발이 가능합니다. 50만 켤레를 만드는데 동남아에선 600명의 인원이 필요했지만 독일 스마트공장에선 10명뿐입니다. 이 스마트 공장은 고객 개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한 사례일 뿐입니다. 고객 정보가 쌓이면 아디아스 역시 데이터 기업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도시의 상하수도, 교통 등을 관제하는 스마트시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기 위치를 파악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스마트자동차 등이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이라할 수 있습니다. 이런 데에는 인공지능이 돌아가게 하는 빅데이터가 있어야 가능한 겁니다.” “데이터 활용 개망신 3법, 작년 국회 제출심의조차 안돼 데이터 경제 활성화 답보”- 우리나라의 데이터 확보 준비는. “사실, 데이터 확보나 데이터 보호는 이를 언젠가는 활용하겠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술을 했잖아요. 그녀가 유전자데이터 분석을 해보니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0% 이상으로 나온 겁니다. 그래서 유방암에 걸리지도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미리 제거한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분명 이런 검사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고, 이런 서비스를 상업화하겠다는 기업이 있었지만 의료정보법 위반이니 뭐니 하면서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규제개혁 샌드박스 1호로 유전자 데이터분석을 2년간 시범실시할 수 있게 됐습니다만, 개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제도화가 필요합니다. 작년 10월 국회에 소위 개망신 3법이 제출된 상태이지만 아직 법안 심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8월 31일 한국을 ‘데이트 경제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천명했습니다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 데이터 활용 못지않게 보호 또한 중요하다. “네. 그렇습니다. 개인정보와 같은 데이터의 84%가 해킹으로 유출됩니다. 그런데 과거의 데이터 유출은 ‘신상이 털렸구나’, ‘사생활이 유출됐구나’ 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 피해를 당합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사인 노르웨이의 노르스크 하이드로는 지난달 해킹 공격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갑작스러운 중단으로 철강 공장 특성상 고로부터 전 과정을 다시 세팅하면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향후 자율주행차에 대한 사이버 침해 공격은 탑승자의 생명을 위협할 겁니다. 스마트시티도 마찬가지고. 우리 인터넷진흥원은 국내 인터넷망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망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외 해커가 민간망을 통해 행정망이나 국방망에 침입하고 있어 민간망 보호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해킹 피해 신상 털리는 수준서 신체적 위해로해커들, 민간망 노려… 국내망 95%가 민간망”- 사이버 침해, 얼마나 심각한가. “작년 3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시가 사이버 침해로 5일간 시청 업무가 마비됐습니다.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1년쯤 뒤 같은 조지아주의 잭슨카운티 역시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곳은 ‘인질과 타협하지 않는다.’라는 미국의 원칙을 어기고 40만달러를 주고 복구키를 받았습니다. 잭슨카운티는 40만달러가 싸다고 여긴 거죠. 5만달러 지급 요청을 거부한 애틀랜타시는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면서도 수일간 업무가 마비됐고, 시와 관련된 컴퓨터 등을 새로 세팅하는데 1700만달러가 들어간 겁니다. MS는 2017년 사이버 침해로 인한 한국의 직간접적 비용이 77조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요즘은 사이버침해도 로봇(봇넷)을 이용한 자동화·지능화·지속적 공격이 특징입니다. 작년 CES 트렌드 리포트에 의하면 2년 뒤인 2021년까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전 세계 피해규모는 약 6조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보다 피해가 더 클 수도 있다는 의미여서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2017년 우리가 수집한 사이버 침해 위협이 1.8억건, 작년 3.5억건인데 올해는 6억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국 올해 사이버 침해 공격, 6억건 전망AI 통한 분석…자동화, 고도화 지능화로 대비IoT 전반에 걸친 보안은 융합보안단이 담당” - 우리나라의 사이버 침해 공격도 엄청나군요. “악성 코드로 한 중소기업의 회사 컴퓨터가 마비되었습니다. 일이 급해서 돈을 주고 복구키를 받으려고 연락하니 그쪽에서 ‘거기, 어디예요.’라고 되묻습니다. 워낙 많은 곳에 악성 코드를 뿌려두었으니, 그 해커도 어떤 회사가 걸려들었는지 모를 지경이라는 겁니다. 올해 6억건에 이르는 사이버 공격을 사람이 일일이 대응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자동화·지능화함에 따라 우리도 그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통해서 특정한 패턴들을 분석하고, 새롭고 더 위협적인 공격을 찾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는 형태입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도록 그물코를 좀 더 촘촘히 짠다는 의미로 ‘사이버보안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했습니다. 사이버 위협을 인공지능(AI)을 통한 분석으로 수비도 자동화, 고도화, 지능화하는 겁니다. 이렇게 생성된 데이터를 연구소와 대학, 산업계에 공유해 새로운 정보보호 제품이 개발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작년에 자동차검사 안내를 모바일로 고지하는 서비스를 했는데 이는 자동차 소유자 이름과 전화번호, 차량번호의 연계된 것입니다. 이런 서비스의 경우 편리하긴 하지만 정보보호의 필요성도 더욱 크고 중요합니다.” “랜섬웨어 공격받은 美애틀랜타 5만달러 지불 거부5일간 업무마비에 컴퓨터 세팅에 1700만달러 투입반면 잭슨카운티, 40만달러 주고 복구키 받아 해결”- 이건 신설한 융합보안단의 역할과 겹치지 않나. “사이버 보안은 4차산업으로 갈수록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겁니다. 융합보안단은 정부가 2022년까지 3만개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약 110억여대의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이용되고 있으며, 2025년엔 약 1조개의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기기가 보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침해의 대상 즉, 보호의 대상이 PC나 서버, 스마트폰을 넘어 IoT 기기 전반이 될 겁니다. 이는 보안 대상이 사회 전반에 걸쳐 있다는 의미겠지요. 현재의 침해 대응과 산업진흥으로 분산된 업무를 융합해 전사 차원에서 달려들자는 겁니다. 우리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부처와 협력 문제, 법제도 정비 및 정책 개발의 문제 등등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논의하고 있습니다.” “韓보안 가장 취약한 곳…지역 중소기업사이버 침해 98%가 이곳 통해 이뤄져지역에 사이버 안전망 구축 시급한 문제” - 한국의 사이버 보안 수준, 얼마나 높나.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기술의 강국이지만 사이버 보안은 다른 문제입니다. 한 국가, 한 기업, 한 조직의 사이버 보안 수준은 가장 취약한 곳의 수준과 같다고 봐야 합니다. 가장 취약한 곳을 통해서 침해, 해킹이 이뤄지니깐요. 한국사회 전체로 봤을 때 가장 취약한 곳은 지역의 중소기업입니다. 사이버 침해 피해의 98%는 중소기업이 당합니다. 그런데 일부 중소기업은 자신들이 해킹당했는지, 안 당했는지조차도 모릅니다. 그런 능력도, 의지도, 인력도, 열의도 없습니다. 몇 년 전 농협 전산망이나 국방부가 당한 공격도 협력업체의 직원의 USB나 보안취약점을 통한 것이였지요. 지역 중소기업 사이버 보안에 대해 행정안전부 중앙부처는 지자체가 할 일이라고 미뤄버리고, 지자체는 가시적 효과가 없으니 우선순위에 한참 밀리고…. 우리가 지역에 사이버안전망을 구축하려 합니다.” “2017년 한국 해킹 직간접 피해 77조원 추산2021년 전세계 사이버 공격 피해 6조달러지진·태풍 등 자연재해보다 피해 더 클 수도”- 지난해 자동차 검사, 모바일 고지를 했던데 성과는. “교통안전공단은 저희와 함께 작년 3월에 자동차검사를 받으라고 알리는 것을 여태까지는 종이로 우편 고지하다 휴대폰에 문자를 보내는 모바일 고지를 시범실시했습니다. 일부 운전자는 오랫동안 집을 비워 우편물을 받아 볼 수 없기에 시범적으로 200만 운전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고지를 했습니다. 그 결과 과태료를 내지 않았던 사람이 그 이전의 평균보다 2만 8000명이 적었던 겁니다. 즉 그만큼 많은 사람이 제때 검사를 받았다는 의미죠. 과태료 수입이 86억원 줄었다고 합니다. 즉 이용자의 편익은 늘고, 사회적 비용은 감소한 거죠. 종이 소비가 줄었으니 환경보호에도 이바지한 겁니다. 올해는 주택금융공사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과 협업해서 모바일고지를 활성화하고, 병원과 약국과는 전자처방전 시범사업을 할까 합니다. 이것 역시 규제개혁 샌드박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종이로 발행되는 처방전이 연간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무려 5억장에 이릅니다. 병원도 전산화되어 있고, 약국에 가서 QR코드만 갖다대면 의사의 처방내용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들이 모여 나중엔 빅데이터가 되는 거지요.” “가상화폐 일확천금 차단 정책 잘한 일해외직구·중고차 매매 블록체인 올릴 예정”- 블록체인을 이용한 서비스 준비는. “블록체인이 우리나라에서 그 응용기술이 아니라 가상화폐, 가상통화가 전부인 것처럼 잘못 인식돼 안타깝습니다. 정부가 일확천금을 노리는 가상화폐, 음습한 구석이 있는 이것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잘 대응했다고 봅니다. 해커들이 ‘돈을 암호화폐로 보내라.’라고 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작년에 한 해외직구 건수가 1900만건쯤 됐니다. 이게 해마다 30~40%씩 건수가 늘어납니다만 금액은 전체 수입금액에 비해서는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관 직원을 늘려서 해외직구를 직접 처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걸 관세청이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어 여기에 올리는 것이죠. 그러면 주문 상품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가장 큰 장점인 이력추적이 가능합니다. 통관 처리기일도 현재 5일에서 2일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하반기부터는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새로운 블록체인 시범사업으로 중고차 매매를 블록체인 플랫폼에 올리려는 것인데 그러면 주행거리라든지 사고 이력 논란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각종 자선단체의 기부금 관리도 블록체인에 태울까 합니다. 그러면 중간 관리자 비용이 줄고, 내가 낸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투명성이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서 실업, 사회적 문제로봇세, 기본소득 지급 고민할 시기개별 이익 위해 데이터 경제 막을 수 있나기술 변화가 촉박한 새로운 문명 인식해야”- 아디다스 독일 스마트공장에서 보듯 4차 산업혁명은 실업이 큰 문제다. “600명이 하던 일은 10명이 거뜬히 처리하니 파생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실업이 큰 문제입니다. 실업의 문제와 관련해 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주장하는 로봇세 신설, 기본소득 지급 등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로봇 탓에 일자리가 줄어 소득이 줄어든다면 이 부분을 보전해줘야 하잖아요. 그래야 인간다운 존엄이 유지되고, 그 인간이 하는 각종 활동이 또 하나의 생산적 가치가 있는 자원인 데이터를 생산하기 때문인 거죠. 전자문서가 활성화되고, 이메일과 SNS, 문자메시지가 일상화된 지금 우편을 배달하는 사람을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보호할 수 있을까요. 사회적 갈등과 고민이 맞닿는 부분입니다. 또한 부산시와 서울대병원 그리고 우리 진흥원이 협업해서 독거노인들에게 심전도 스와치를 채우는 시범사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노인분들이 일상생활을 할 때, 주무실 때,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의 신호가 다데이터로 전송됩니다. 서울대병원이 함께하고 있음에도 이 데이터는 119 출동 때 활용한다는 명분으로 전부 119센터에 모아놓기로 했습니다. 병원에 모아두면 원격의료 진료행위에 해당한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개별 병원의 이익을 위해, 실업을 우려하는 우정사업본부 노조의 반대로 언제까지 막아둘 수 있느냐 입니다. 우리가 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다른 나라의 기업이 이런 서비스로 진출하면 우리가 막을 수 있을까요. 영국의 적기법(赤旗法)과 같은 코메디가 이 땅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기술의 변화가 촉발한 새로운 문명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적기법이란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만든 영국에서 자동차 최고 속도를 시속 4마일로 규제하고, 붉은 깃발(적기)를 든 기수가 차보다 앞서 달려 길 안내를 하도록 한 규제를 말한다. 마차와 증기 철도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이 법안 때문에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다른 경쟁국보다 뒤쳐지게 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무서운 질주’ 중국 스타트업들, 어떻게 몰락하고 있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서운 질주’ 중국 스타트업들, 어떻게 몰락하고 있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아이우지우’(愛屋及烏)는 중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계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아이우지우의 행보는 2014년 설립 이후 거침이 없었다. 14억 인구의 부동산 거래를 생각하면 성장성에는 온통 ‘장밋빛’ 일색이었던 까닭이다. 불과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섯 번이나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단숨에 3억 500만 달러(약 3465억원)를 끌어모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발표한 ‘2016년 세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 특성상 규모가 큰 만큼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외면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마저 맞았다. 결국 지난 1월 사업을 중단하고 청산절차를 밟았다. 중국 굴지의 금융그룹 핑안(平安)보험이 투자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 핑안팡(平安房)도 아이우지우와 함께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보기술(IT)시장조사 업체 CB 인사이트는 “이들 업체는 부동산에 금융과 인터넷 서비스를 접목했지만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섭게 질주하던’ 중국의 스타트업계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거대한 중국 시장과 손쉬운 자금 유치를 기반으로 성장세에 탄력을 붙였던 스타트업체들이 혁신 기술의 부재와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 둔화세 등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며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공유 자전거업체 오포(小黃車·ofo)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2014년 창업 당시 23살이던 창업자 다이웨이(戴威)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이 마지막 1㎞를 갈 수 있는 교통 수단을 제공하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길거리에 세워진 자전거를 언제든 필요할 때 타고 아무 데나 내려서 놓고 가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현실화시켜 중국 스타트업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샤오미(小米) 등 중국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앞다퉈 오포에 투자하며 기업가치는 30억 달러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낮은 수익모델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력 업체들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면서 시장에 파산 소식이 나돌았다. 이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1500만 명을 넘어섰다. 보증금이 1인당 99위안을 감안하면 보증금이 반환 규모는 거의 15억 위안(약 2500억원)에 이른다. 오포는 그러나 성명을 통해 파산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면서 채무 관련 소송과 협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며 파산설을 부인했다고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오포의 경쟁자였던 모바이크(摩拜單車·mobike) 역시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美團點評)에 인수되면서 도산은 겨우 면했지만 싱가포르 사업을 접었을 정도로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온라인 대출업체 모다이(modai)를 비롯해 우후죽순 생겨나던 개인 간 거래(P2P)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투자금 반환 시위가 일어나는 등 핀테크(기술+금융) 분야에서는 사회문제로 등장했다. SCMP는 “중국의 자본은 너무 많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너무 적었다”며 “유사한 아이디어에 투자금이 한꺼번에 몰린 결과 상당수 투자금은 이제 회수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중국 스타트업이 몰락하고 있는 것은 진정한 기술 혁신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와 광활한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이다. 류자룽 중국 자오상(招商)은행 카드사업총괄 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기술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것은 허풍”이라며 “일부 성공한 회사들도 (기술력이 뛰어나다기보다) 중국 시장이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단순한 아이디어에 너무 많은 자본이 투입됐으며, 결국 순식간에 증발해버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이들 업체의 경영난 가중에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적인 기술 이전을 정조준하면서 남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했고, 자국 시장에만 의존해온 스타트업들이 희생자가 됐다”면서 “그동안 중국의 기적이자 자존심의 원천으로 여겨지던 중국 스타트업 업계가 ‘진실의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게임 등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진 점도 스타트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중국 스타트업계를 잔뜩 부풀려졌던 버블(거품)이 터지면서 ‘좋은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가인 윌리엄 리는 “최근 수년간 중국 스타트업은 쏟아져 들어오는 투자 자금을 만끽했지만, 이제 그런 좋은 시절은 지났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비용 통제를 위해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이 스타트업계가 경영난에 봉착함에 따라 직원들은 혹사당하고 있다. 스타트업체들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6일씩 일하는 ‘996룰’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직원들의 근무 시간은 무려 주 72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유짠(有贊)의 주닝(朱寧)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17일 직원들에게 “996룰을 지켜달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爲) 회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렵다’는 화웨이 직원 말에 ‘이혼하면 해결된다’는 조언을 했다”며 “직원들의 이혼은 원하지 않지만, 화웨이의 이러한 문화는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보다는 회사 일에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강제하고 있는 것이다. 996룰은 사실 스타트업 직원들이 과저 잘 나갈 때 만든 문화다. 당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나서 장시간 근무를 했다. 그러나 상당수 스타트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회사 측이 직원들에게 996룰을 강요하는데 악용되고 있다.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직원들 마저 내보내며 인력을 줄인 여파다. 이에 중국 IT기업들과 스타트업의 장시간 노동을 반대하는 ‘안티 996룰’ 캠페인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깃허브에서 안티996룰 캠페인이 시작됐고, 이는 일주일 간 깃허브에서 두 번째로 많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으로 캠페인 관련 저장소는 16만명의 ‘스타’(star, 좋아요)’를 얻었으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시장은 지난 2013년부터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한 데다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cent) 같은 1세대 스타트업들의 성공사례가 나오면서 투자 자금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스타트업들은 2015~2017년 ‘이지 머니’(손쉬운 자금 조달)를 만끽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만 해도 하루 평균 6900개 사가 설립되던 스타트업이 지난해엔 하루 평균 1만 8400개 사로 167%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위축이 가속화됐다. 중국 리서치기업인 제로2IPO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시장의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5%, 전달보다 31.7%나 급감한 294억 위안에 그쳤다. 전체 투자 건수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5%나 곤두박질쳤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레퀸도 지난해 4분기 중국 스타트업 시장 투자 건수와 펀딩 규모가 각각 713건과 183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12%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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