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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회가 北 대화공세에 휘둘려선 안 된다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DHL 특송 방식으로 서한을 보내 남북 국회 회담을 갖자고 제의해 왔다. 그제 국회에 도착한 서한은 지난 11일 여야 정당 앞으로 배달된 서한과 동일한 것이다. “북남 의원이 마주 앉아 북남관계 개선을 논의하자.”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남북 대화가 다양한 형태로 재개되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국회 회담도 바람직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국회가 섣불리 응했다가는 북한의 국면 전환용 대화 공세에 휘말려들 공산이 크다. 북한 서한은 나름대로 예의를 갖추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내용으로만 보면 그들이 간절히 남북 대화를 원하는 것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연초부터 줄기차게 펴온 대화 공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만에 재개됐다가 결렬된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진정성이 없음을 드러냈다. 그들의 대화 주장은 위기 탈출 내지 고립 탈피용이며, 김정은 후계 체제를 굳히기 위한 대내 안정용임이 확인됐다. 국회 회담을 추진하려면 북측 실무대표가 일방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간 군사회담부터 정상화시킨 뒤에 할 일이다 . 정부는 군사실무회담에서도 확고한 대북 대화 원칙을 재천명한 바 있다.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에 대해 북한의 직접 사과든, 그에 준하는 입장 표명 없이는 그 다음 단계의 대화로 넘어갈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원칙은 변하면 안 된다. 현 단계에서 한나라당과 선진당이 국회회담에 회의적 평가를 내리거나 적극 반대한 것은 적절한 선택이다. 민주당과 민노당은 북한에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동조하는 자체가 그들의 노림수에 말려드는 꼴이 됨을 직시해야 한다. 대화의 문을 열어놓되 생떼 협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심어주려면 정치권도 하나가 되어서 동참해야 한다. 북한은 전역에서 동사자가 나오고 구제역까지 발생해 최악의 식량난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군량미 전용 의심을 받아온 쌀과 관련해서는 분배 과정까지 감시받을 테니 30만t을 지원해 달라고 미국에 손을 내밀 정도라는 것이다. 이런 북한을 구석으로만 내몰다가 자칫 감당 못할 상황을 초래하지 않으려면 인도적 지원은 전향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추가 도발을 막고, 가짜 대화 공세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 울산 현대차 5개공장 가동 중단·대구 물류 개점휴업

    평소 눈을 자주 볼 수 없던 부산·경남지역에 갑자기 폭설이 내리자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제설작업은 더디기만 했다. 앞서 강원영동지역의 폭설은 농작물 피해와 교통대란에 그쳤지만, 영남지역의 폭설은 이와 더불어 산업단지의 생산 차질과 물류대란으로 이어졌다. 부산시는 14일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전 직원 비상소집령을 내려 제설작업에 투입했다. 80여대의 제설 차량을 동원해 고지대 이면도로 등에 염화칼슘 150t을 뿌렸다. 부산시는 폭설로 인해 시민들이 도시철도로 몰릴 것에 대비해 총 20회의 열차를 증편 운행했다. 그러나 눈이 많이 오지 않는 남부지방이어서 제설차량이 부족한 데다 제설작업도 강원지역에 비해 어설프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로가 미끄럽고 위험한 탓에 중국집, 통닭집 등 배달전문 점포들이 배달을 포기하고 문을 닫았다. 부산기상청은 폭설에 대한 예보가 너무 늦었다며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경남지역에선 100여곳에 가까운 학교가 휴교를 하거나 등교시간을 늦췄다. 오전에 내리던 적은 눈이 오후 들어 폭설로 변하자 경찰은 창원, 김해, 양산, 밀양, 의령지역 도로 20곳에서 차량 진·출입을 전면 통제하거나 체인을 장착한 차량만 통과시켰다. 1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린 대구와 경북지역에선 경주 산내와 청도 운문을 잇는 국도 등 국·지방도 16곳에서 차량통행이 금지됐다. 오전 5시쯤 대구 수성구 가천동 범안로 고가도로 아래에선 트럭을 몰고 가던 박모(43)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로등과 충돌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대구발 항공기 3편이 결항돼 승객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도로 곳곳이 얼어붙으면서 시민들이 도시철도로 몰려 대구지하철 1·2호선 승객이 일주일 전보다 50% 많은 9만 4018명으로 집계됐다. 경북 울진에서는 비닐하우스 85동과 축사 32동이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졌고 울진읍 현내항의 소형어선 3척이 침몰했다. 올해 초 60여년 만에 사상 최대의 폭설이 내린 포항지역에도 한달 만에 다시 최고 40㎝의 대설이 내렸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하루 3만 5000t에 이르는 철강제품 출하를 이날 1만t으로 줄였다. 현대자동차는 오후 9시부터 시작하는 울산공장 야간조에 대해 하루 휴무를 지시하고 5개 공장 생산라인에 가동을 중단했다. 울산지역에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눈인 16.5㎝가 내렸고 밤에도 10㎝가 더 내렸다. 경주 외동공단 관계자는 “7번 국도가 울산과 경주공단을 연결하는 유일한 주도로인데, 눈에 얼어붙어 큰 걱정”이라면서 “부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하면 현대차의 조업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70여개 화물알선업소가 입주해 있는 대구 물류터미널은 300여대의 화물차량들이 주차장을 빠져나가지 못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한편 서울시는 16일까지 공무원 26명과 덤프트럭 12대, 제설제 120t을 강원 피해지역에 긴급 지원했다. 남인우기자·전국종합 niw7263@seoul.co.kr
  • 예비 대학생 피자배달 사망···‘30분배달제 폐지 운동’ 확산

     대학 입학을 앞둔 10대가 오토바이로 피자를 배달하다 시내버스에 치어 숨지자 일명 ‘오토바이 30분 배달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인터넷에서는 ‘30분 배달제 폐지 운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3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 영등포구 문래사거리에서 P피자 체인점의 배달 아르바이트생인 김모(18)군이 몰던 오토바이가 박모(52)씨가 운전하던 버스와 충돌해 그 자리에서 김군이 숨졌다.  김군은 교차로 신호가 바뀌자 바로 좌회전을 하다가 신호를 무시한 채 영등포역에서 신도림역 방면으로 달리던 버스와 충돌했다. 사고 당시 김군은 피자 배달을 마치고 가게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30분 배달제’란 피자 업체간에 속도경쟁이 붙으면서 업주가 30분내에 배달을 강요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벌금을 내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 상당수 아르바이트 학생이 아찔한 오토바이 질주에 내몰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숨진 김군 친구들은 “(김군이) 일하는 가게의 주문이 밀려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개월 전에도 서울 금천구에서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최모(24)씨가 신호를 위반한 택시에 부딪쳐 숨졌었다.  피자업계의 ‘30분 배달제’ 폐지를 주장해 온 시민단체 청년유니온은 김군의 죽음과 관련, “배달 노동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피자업계의 무리한 속도경쟁이 김군의 죽음을 불렀다.”고 비난했다.  P피자 측은 “김군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본사는 30분 배달제 같이 속도경쟁을 부추기는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년유니온 이종필 조직팀장은 “배달인력이 충분했거나 김군이 안전교육을 충분히 받았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군의 죽음은 결국 피자업계 속도경쟁의 연장선상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반박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러 “日과 쿠릴열도 반환 교섭 무의미”

    지난해 11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남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방문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일본과 러시아의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북방영토의 날’ 행사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에 대해 “용인하기 어려운 폭거”라고 격렬하게 비난하면서부터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이 점증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러시아 국기에 낙서를 하고, 주일 러시아 대사관에 총알이 든 우편물이 배달돼 러시아를 자극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11일과 12일 이틀간의 러시아 방문에서 무역확대 등 경제협력이라는 당근으로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쿠릴열도 4개섬 반환 협상의 돌파구 마련을 시도했지만 러시아의 강경자세만 확인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면담을 기대했으나 무산됐고, 간 총리의 러시아 방문 문제 협의도 벽에 부닥쳤다. 지난 11일 있었던 마에하라 외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서로 악수도 나누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냉랭했다. 러시아는 1956년의 일·소련 공동선언에서 남쿠릴열도 4개섬 가운데 시고탄과 하보마이의 일본 반환을 약속했지만 이마저 백지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장은 12일 마에하라 외상과의 회담에서 “일본의 주장이 바뀌지 않는 한 영토문제 협의를 계속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못을 박았다. 일본이 계속 남쿠릴열도 4개섬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반환을 요구하는 한 영토 문제 교섭에 더이상 응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러시아는 극동 개발도 일본 대신 한국과 중국을 끌어들인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본의 사토 사토루 외무성 외무보도관은 “한국이나 중국이 쿠릴열도 개발에 참여할 경우 일본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기고] 전기차로 달리는 일석이조의 길/문정호 환경부 차관

    [기고] 전기차로 달리는 일석이조의 길/문정호 환경부 차관

    지난해 9월 고속전기차가 출시된 이래 TV와 신문지면에서는 전기차 개발 동향과 보급을 위한 각국의 지원정책이 자주 다루어지고 있다. 작년 이맘때쯤 정부가‘전기차 산업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였을 때와는 관심의 정도가 꽤 다르게 느껴진다.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국외로 눈을 돌려 봐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의 수위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듯하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인 르노와 GM, 푸조 등이 전기 자동차의 양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에 세계적으로 일본의 아이미브(i-MiEV)만이 양산형으로 출시된 것에 비해 2인승부터 5인승, 경형 승용차부터 배달형 차량까지 용도에 따른 새로운 모델이 올 파리 모터쇼를 전후하여 속속 발표되었다. 이러한 업체의 발빠른 대응 이면에는 각국 정부에서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는 강력한 지원대책이 있다. 일례로 지난 100여년간 자동차 시장의 최강자 중 하나였던 독일에서는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보급하고 2050년까지 모든 도시교통을 탈석유화한다는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 발표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2011년까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보급을 지원하여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 2016년까지는 전기차 충전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등 다각적인 충전방식을 실험한다고 한다. 이러한 보급전략을 바탕으로 독일은 2030년까지 자동차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우위를 다질 요량인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는 오로지 시장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다. 탄소 배출량과 대기오염물질이 ‘제로’(Zero)라는 점에서 전기자동차를 생산, 보급하는 것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에너지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라면 전기자동차는 그야말로 탈석유시대의 아이콘이라 하겠다. 환경부는 친환경 전기자동차를 보급하기 위한 체계적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우선 전기자동차가 실제 도로 운행에서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이는지를 평가하고 충전시설의 실제 효율도 가늠하고자 한다. 내년부터는 지자체 등의 공공수요를 중심으로 전기차를 보급하여, 2012년까지 생산되는 전기차의 대부분을 공공부문에서 소화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듯 정부가 안정적인 구매처가 되어 준다면, 제작업체는 판매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계획한 물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이후에는 일반 소비자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단가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재원과 업체의 생산물량이 한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전기자동차와 충전시설은 함께 보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환경부는 전기차를 보급할 지자체와 협의하여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운행 모델을 개발하고, 적정한 개수의 충전시설을 같이 보급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관광단지 내에서 운행되는 버스를 전기차로 대체한다든지, 대학생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전기차 클럽을 구성하는 모델이 있을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어젠다를 선점하여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아 왔다. 이제 전기자동차 보급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하여 이 어젠다를 성공적으로 구현해야 할 때이다.
  • “뇌물받는 듯 마음 불편” “전시행정 같죠”

    “뇌물받는 듯 마음 불편” “전시행정 같죠”

    “감사한 마음만 받겠습니다. 화환은 돌려보내주십시오.” “3만원 이하 난이 어디 있습니까? 자칫 불법만 조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어제는 전부 배달했는데 이상하네요….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9일 정부 과천청사, 대전청사 등에서는 평소와 달리 승진을 축하하는 난 배달에 일대 혼선이 빚어졌다. 배달된 난을 돌려 보내는 광경이 목격됐고 일부에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기도 했다. 전날 국민권익위원회가 3만원 이상 선물 등을 받을 시 해당 공무원을 처벌하겠다고 밝힌 이후 생긴 현상이다. “이러다 공직사회에서 인사철 ‘꽃 축하 문화(?)’가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재정부, 경매 뒤 이웃돕기도 금지 기획재정부는 권익위 방침이 발표된 뒤 난 화분을 보내준 사람에게 반납하거나 감사관실로 보내도록 지시했다. 그동안 재정부는 승진·전보인사 시 접수된 난을 경매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써 왔지만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금지키로 한 것이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등 외곽 조직의 과장 전보 및 승진인사가 있었던 국토해양부도 조심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이 알려진 뒤라 승진, 전보 대상자들이 무척 조심하고 있다.”면서 “징계방침을 모른 채 지인이 보낸 난을 받은 직원들은 이를 돌려보내는 데 난감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승진한 한 고위공직자는 “기사를 보고 마음이 불편했다.”면서 “몇몇 지인과 기관에서 축하 화분 배달 전화를 몇통 받았지만 이해를 구하고 정중히 사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소처럼 난 배달에 신경쓰지 않는 곳도 많았다. 환경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함께 쓰고 있는 과천청사 2동은 1층 로비에서 난 배달원의 사무실 반입을 막고 있었다. 로비에 모아두면 찾아가도록 돼 있다. ●농식품부 “화훼농 지원부처라…” 법무부가 입주해 있는 5동도 달라진 점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축하 화분 5~6개가 배달됐다. 최근 인사가 있었던 농식품부로 배달되는 것들이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3만원이 상한선이라면 축하 난을 받은 사람 모두 징계대상이 된다.”면서도 “화훼농가를 지원하는 부처로서 배달되는 난을 막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재청장이 취임하고 산림청장이 내정되는 등 인사가 많았던 대전청사는 배달된 각종 축하 난을 각 사무실마다 수령하지 않고 돌려보냈다. 산림청장실의 김형완 비서관은 “신임 청장께 보고를 드린 뒤 화환은 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 “청장 지인들의 축하 난도 마찬가지로 감사의 뜻을 전한 뒤 돌려보냈다.”고 소개했다. 문화재청은 오전에 일부 화환을 사무실로 가져갔지만 부랴부랴 반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문화재청장실에는 전날 배달된 화환 몇개만 구석에 놓여 있었다. ●“3만원 이상 접대금지도 사문화” 대전청사 공무원연합 관계자는 “화환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성일 수 있는데 뇌물로 간주되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대인관계 기피 및 음성화 우려도 있고 현행 3만원 이상 접대 금지가 사문화된 상황에서 솔직히 전시행정 냄새도 난다.”고 꼬집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도 “사실 요즘 시세에 3만원 이하 난이 어딨느냐.”면서 “일일이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춰 반송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하느라 힘들다.”고 말했다. 부처종합·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씨줄날줄] 배달의 기수/김성호 논설위원

    숨가쁜 현대사회에서 속도는 흔히 선(善)으로 간주된다. 남보다 먼저 많은 것을 이뤄내려는 ‘빨리빨리’의 숭앙. 주변의 많은 신조어에 속도의 접두사가 붙는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위키백과사전, 위키노믹스, 위키피디아의 위키(Wiki)만 해도 ‘빨리빨리’란 뜻의 하와이 말이란다. 속도의 범람 속에 느림은 둔하고 게으른 가치로 폄하되기 일쑤다. 그래서인지 엘리베이터에선 버튼을 연신 눌러대고 음식점엔 재촉의 고성이 요란하다. 한국의 ‘빨리빨리’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속도의 대명사다.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리는 근성의 이름. 이 한국의 빨리빨리엔 양면의 평가가 따른다. ‘한강의 기적’을 일군 동력이라는 찬사가 있고, 삼풍백화점·성수대교의 비참한 붕괴를 부른 조급증에 대한 폄하도 무성하다. 그런데 세계인의 인식은 갈수록 긍정보다는 부정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에 외신들은 일제히 ‘빨리빨리’의 한국문화 탓이란 해설을 달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의 조루증 유병률을 놓고도 ‘빨리빨리’ 근성이 들먹거려진다. 요즘 주변에서 가장 흔한 ‘빨리빨리’의 풍속도는 이른바 ‘배달의 기수’다. 대·소로를 안 가리는 오토바이의 무한질주. 제 시간에 물건·음식을 대려는 목숨 건 배달의 물결이다. 어떤 피자 체인은 30분 내에 피자를 배달한다는 30분 배달제를 운영 중이다. 시발지인 미국에선 배달 사망사건으로 15년 전 사라졌다는데 이 땅에선 여전하다. 최근 5년간 오토바이 사고 산업재해자가 7081명에 달한다는 노동부 통계도 있고 보면 얼마나 많은 ‘배달의 기수’가 목숨을 잃었을지 모를 일이다. 각계 인사들이 마침내 ‘배달의 기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엊그제 청년유니온·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문제의 피자회사에 30분 배달제를 중단하라는 서한을 전달했다. 학자며 문화예술인들이 속속 속도배달 반대운동에 동참하고 있단다. 무한질주의 배달을 타깃 삼은 움직임이지만 잘못된 ‘빨리빨리’의 속도전과 생명 경시에 대한 집단 저항이 아닐까. “빨리빨리 살 것을 강요하는 바쁜 현대생활은 인간을 망가뜨리는 바이러스다.” 12년 전 느리게 사는 도시, ‘슬로 시티’ 운동을 시작한 이탈리아의 파울로 시장의 말. 지금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빨리빨리에 대한 경고가 아닐까. 카이사르 암살 후 로마의 내란을 정리한 아우구스투스는 ‘천천히 서둘러라.’고 했단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 속담도 있는데, 목숨 건 ‘배달의 질주’라니….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기고] 농산물 직거래로 고향을 살리자/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기고] 농산물 직거래로 고향을 살리자/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얼마 전 중국산 마늘을 국산이라고 속여 가짜 건강식품을 만든 후 이를 비싸게 판 일당이 붙잡혔다. 사기범들은 지방에 제조업체를 차려놓고 중국산 깐 마늘액을 국산 진액이라고 속여 1년이나 판매했다. 정품 시가로 따지면 무려 300억원이 넘는 양을 유통한 것이다. 또 색소와 과당, 향료로만 홍삼이나 석류, 산수유 진액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다.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고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이들의 사기행각은 농민에게 더욱 깊은 시름을 주고 있다. 중국산을 국내산으로 속이는 등 가짜 농산물이 판치면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농민들이다. 가짜 농수축산물은 우리 농수축산물보다 가격이 싸다. 당연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제값을 받고 팔지 못한다. 더구나 가짜가 기승을 부리면 신뢰도가 떨어져 우리 농수축산물이 외면받는 결과도 낳는다. 전국에서 우편물을 배달해 지역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집배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요즘 농가들의 사정은 말이 아니라고 한다. 구제역으로 애지중지 키웠던 소와 돼지가 살처분되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고, 오리농장과 양계장도 조류인플루엔자의 위협으로 하루하루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또 농작물을 재배하는 사람들도 가격이 너무 낮아 팔수록 손해를 본다며 만나면 하소연하기가 일쑤라고 한다. 인건비나 난방비, 자재비를 계산하면 본전은커녕 밑지고 넘긴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짜 농산물이 판치는 것을 막고 농가들이 제값을 받으려면 직거래를 늘려야 한다. 더구나 유통마진이 30~70%에 달하는 유통체계 속에서 직거래 활성화는 시급하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시장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데다 기후와 병충해 영향을 많이 받고, 또 부패 감모가 심하여 가격변동이 클 수밖에 없다. 한 상자에 2만원이 훌쩍 넘는 상추가 산지에서 5000원도 안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자체나 공공기관들의 직거래장터를 보면 직거래 효과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도는 김장직거래장터를 통해 유통비용을 50%까지 줄여 소비자는 20~30% 싼 가격에 사고 생산자들은 20~30%의 소득증대 효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경북도의 인터넷 직거래장터도 농가 소득 증대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설립 첫해인 2007년 1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6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체국쇼핑도 품질 좋은 우리 농수축산물을 직접 만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전국 3700개의 우체국과 인터넷우체국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거래로 연결하기 때문에 농어민은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소비자는 싼값에 상품을 살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 상품은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우리 농수축산물인 데다 공공기관이 보증하기 때문에 믿고 살 수 있어 좋다. 직거래는 수입 농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할 우려가 없다. 또 대부분 브랜드를 걸고 판매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 고향을 살리고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 걱정을 더는 농산물 직거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 부지런해도 해고?…15세 신문배달 소년 황당사연

    부지런한 것도 잘못? 신문배달을 하는 영국의 15세 소년이 아침 일찍 신문을 돌렸다가 해고위기에 놓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샘 그린 제프리라는 이 소년은 얼마 전 새벽 자신의 일터로 나와 새벽 6시 45분부터 신문을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린 소년이 7시도 안된 새벽에 신문을 배달한다는 주민의 신고를 접한 법원 측은 신문판매소와 소년에게 일자리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16세 이하 미성년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영국의 미성년자 고용법이 문제였던 것. 샘은 7시부터 일할 경우 학교 등교시간을 맞출 수 없어 15분 일찍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결국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샘은 “이 일은 내게 매우 중요하며 학교도 게을리 할 수 없다.”면서 “13살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 이 일을 시작했는데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니 안타깝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법원의 연락을 받은 샘의 부모도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켜 법원에서 전화를 받는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이가 너무 부지런해서 문제가 있다는 연락을 받기는 처음”이라면서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법원 측은 “샘의 부모는 자식에게 일의 가치를 깨닫게 하려고 노력했다. 이것은 매우 지지할만한 행동”이라면서도 “현재 법률상 샘은 7시 이후부터 일을 시작하던지, 그렇지 않으면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데일리메일은 “정부가 샘의 사례를 계기로 현재 법률 개정을 논의중에 있다.”고 교육부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스마트시대와 명절 문화/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옴부즈맨 칼럼] 스마트시대와 명절 문화/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진짜 토끼해가 시작되는 음력 1월 1일 설날, 5일에서 최장 9일까지의 설 연휴가 아쉽게 끝이 났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매우 흥미로운 사진 한컷에 내 시선이 멈추었다. 스마트 패드 속의 영정사진이 놓인 차례상…. 처음 볼 때는 괴이했는데 한참을 들여다보니 웃음이 나왔다. 영정사진이 혹시 동영상은 아닌지 해서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새해 인사는 문자메시지로 주고받고,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고향 가는 길을 정하고, 차례상 차림 순서는 인터넷에서, 전통명절놀이 대신 트위터나 스마트폰의 게임 등 혼자 즐기는 놀이가 일상화된 지 오래인데도 스마트 패드가 차례상 한가운데 떡하니 차지하는 광경은 무척이나 낯설고 이상했다. 음력설은 추석과 함께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 명절이다. 특히 음력설은 일제강점기 이래 양력설에 밀렸고, ‘구정’ ‘민속의 날’이라는 어색한 이름을 거쳐 1989년에서야 ‘설날’이라는 본명을 찾았다. 설날은 한해의 첫날, 위로 4대까지 조상을 기리는 차례를 모시고 떡국을 반드시 먹어야 나이를 한살 더 먹는 풍속이 관습화된 세시명절이다. 또 설은 민족의 대이동으로 표현되는 귀향, ‘명절용’ 음식준비와 손님맞이 등 우리의 생활 속에 전통적인 요소가 가장 많이 남아 있다. 2월 2일 자 ‘금배지 단 여 의원들의 설 나기’ 기사는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여성들이 설 동안 겪는 주부와 며느리로서의 고충을 잘 보여주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사 내용 중에 여성 국회의원들의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여성의원들도 연휴 기간에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역민심을 살피느라 동분서주했을 텐데 말이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많은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도 여성의 역할을 전통적인 상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가사노동으로 말미암은 신체적 피로와 시댁과 친정의 차별로 말미암은 정신적 피로 등에서 비롯된 명절증후군은 그동안 주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증후군은 최근 들어 남편, 아이들, 노부모, 미취업자, 미혼자, 비혼자 등으로 그 대상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함께 가족문화나 라이프스타일의 급격한 변화가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명절증후군에서 벗어나는 길은 명절은 남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하면서 서로 배려하며 즐기는 가족행사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스마트시대에 스마트 신인류가 출현하는 시대적 진화도 명절문화에 당연히 반영되어야 한다. 생각하는 모든 것을 기계가 알아서 해주는 스마트시대에는 공간적, 시간적 감각이 무디어지고 대화의 단절과 공감능력이 부족해짐에 따라 새로운 패러다임과 사회질서에 맞는 새로운 명절문화가 필요하다. 요즘 들어 점점 전통적인 모습을 찾기 어려울 만큼 명절 풍속도가 변하고 있다. 여행을 떠나거나 제사음식 대행업체를 통해 배달된 차례상이 명절 음식을 대신하는 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명절 음식을 간소화하고 그 대신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이벤트 행사에 쏟으면 어떨까. 명절 문화도 시대의 흐름과 함께할 때 생명력을 가질 것이다. 커피를 좋아하신 조상이라면 차례상에 커피 한잔을, 와인을 좋아하신 분이라면 차례주로 와인 한잔을, 음악을 좋아하신 분이라면 음악을 틀어 드리는 차례상 차림은 어떨까. 스마트 패드 속에서 동영상으로 조상의 옛 모습을 보면서, 또 목소리를 들으며 조상을 기리는 3차원적인 차례상을 상상하는 것은 전통에서 너무 벗어나는 일일까. 저출산으로 자녀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맞이할 설은 분명 지금과 다를 것이다. 상차림이 다르고 격식이 많이 변해도 조상을 그리워하고 가족 간의 정이 넘치는 명절이라면 바로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명절문화일 것이다.
  • 소셜커머스의 ‘소셜 횡포’

    소셜커머스의 ‘소셜 횡포’

    #사례1:지난해 12월 서울 이문동에 사는 대학생 A(23)씨는 온라인 공동구매를 통해 시중가 28만 8000원짜리 디지털카메라를 8만 9500원에 샀다. 횡재한 줄 알았던 A씨는 배달된 제품을 보고 실망했다. 광고와 달리 2년 전 모델이라 배터리가 금방 닳아 없어지고 성능도 기대에 못 미쳤다. A씨는 “해당 사이트에 항의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례2:서울에서 작은 갈비집을 운영하는 B씨는 지난해 11월 한 소설커머스 업체에 쿠폰을 팔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B씨는 ‘1인분에 1만 6000원 하는 돼지갈비를 반값에 구매 가능하다’는 내용의 쿠폰을 300장만 팔려 했다. 그러나 소셜커머스 업체가 “기본 단위가 1000장”이라고 해 울며 겨자먹기로 700장을 추가로 팔아야 했다. 결국 한꺼번에 몰린 ‘반값 쿠폰 손님’으로 700만원의 손해를 봤다. ●이용자 26% 손해 본 경험 스마트폰 보급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확산을 통해 우후죽순 생겨나는 소셜커머스의 횡포에 소비자·자영업자 모두 울상을 짓고 있다. 싼 가격을 앞세워 회원을 유치하고 있지만, 교환·환불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은 대규모 할인 쿠폰 판매를 강요당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업체 대부분이 관련 규정을 어기고 교환이나 환불을 하지 않고 있다. ‘100명이 공동구매해야 반값 할인’을 내세운 한 업체는 환불을 요구한 소비자들에게 “중도에 몇몇 소비자들이 환불을 할 경우 ‘100명 기준’에 미치지 못해 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청약철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전자상거래법상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7일 이내에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환불 및 교환을 해야 한다.”면서도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이런저런 핑계와 거짓 해명을 통해 소비자들의 청약철회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6일 서울시가 시민 4000명을 대상으로 소셜커머스의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 가운데 26%인 297명이 ‘상품 광고가 부풀려졌거나 배송이 지연돼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식당주인 등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음식점, 미용실 등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50% 할인가격에 추가로 10%의 수수료’라는 조건으로 소셜커머스 업체와 계약을 맺고 가게 홍보 차원에서 할인쿠폰을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최소 1000장 이상’ 등 단위로 할인 쿠폰 판매를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자영업자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홍보와 손님 재방문 효과를 위해 50% 할인 및 일정 규모 이상 쿠폰 발행이란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해보상 기준 마련 시급 전문가들은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300여곳 성업중인 데다, 올해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5배 급증한 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비자 피해 예방 및 구제를 위한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소셜커머스가 포함돼 있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면서 “관계부처 등과 협의해 피해 보상 방법 등 기준을 어떤 수준으로 정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진·윤샘이나·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용어 클릭]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을 통해 다수의 공동구매자를 모아 상품·티켓·할인쿠폰 등을 할인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 정겨운 설날 행복한 가족

    정겨운 설날 행복한 가족

    구제역으로 귀성 인파가 줄면서 올 설 연휴에는 외국여행을 떠나는 인구가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뜻한 동남아행 비행기표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이고, 그렇다고 세배 드리러 갈 마땅한 친척집도 없을 때 긴긴 연휴를 함께할 가장 만만한 친구는 역시 TV다. 서울신문은 1~6일 연휴 기간 TV 프로그램 편성표를 보기 편하게 별쇄로 묶어 배달한다.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 다큐멘터리, 스포츠, 예능 등 장르별 소개 기사도 있으니 취향대로 활용하면 더욱 즐겁게 TV 시청을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연휴 내내 TV 앞에만 앉아 있는 것도 고역이다. 새해 소망도 빌고 1월 1일에 놓친 해돋이도 보려면 겨울산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경북 문경 꽃밭서덜, 강원 삼척 새천년탑, 부산 해동용궁사, 전남 해남 두륜산 등 가족들이 함께 새해 나들이를 하기 좋은 곳을 소개한다. 새해 소망을 빌면 ‘기가 막히게 잘 듣는다’는 전국의 명소다. 겨울 산은 곤돌라와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곳으로 골랐다. 설 연휴 귀성길에 운전자의 필수품은 라디오가 아니라 날씨, 교통 정보, 맛집, 주유소·휴게소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고속도로를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어가는 시간대를 피하는 법도 알려준다. TV 특선영화와 설빔, 세뱃돈이 있어 즐거운 명절 연휴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기분 좋은 것은 가족이 함께 나눠 먹는 따뜻한 떡국 한 그릇이다. 올해는 일가친척끼리 고스톱으로 얼굴 붉히기보다 윷놀이로 즐거운 설을 보내 보자.
  • [홀몸노인 말벗서비스] “설음식 맛있게 드세요”

    서울시가 설 명절을 맞아 설 음식 도시락을 나눠주고, 노인종합복지관에서 합동 차례 지내기 및 전통 민속행사를 개최하는 등 ‘홀몸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시는 설 연휴 기간 시내 220개 무료 급식기관을 통해 홀몸노인 8800여명과 저소득 노인 1만 5500여명에게 떡국과 고기, 과일 등 설 음식을 배달한다. 또 600명의 노인돌보미와 247명의 서울재가관리사가 홀몸노인들에게 주 3회 이상 전화를 걸어 안부를 챙기는 등 ‘말벗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30개 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합동 차례 지내기와 명절음식 나누기, 공놀이대회,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정관 복지건강본부장은 “설 연휴 기간이 끝난 뒤에도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모시기에 소홀함이 없도록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길섶에서] 시(詩) 배달/박홍기 논설위원

    언제부터인가 일과가 끝날 즈음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가 뜹니다. 처음엔 으레 그렇듯 확인 버튼을 눌렀답니다. 뜻밖에 시가 들어 있었습니다. 비록 발췌된 단락이었지만. 하루 동안 오가는 많은 문자 중에 짜증나는 것들도 적잖은 요즘 세상에 말입니다. 짧은 시 구절에서 한동안 잊고 지냈던 삶의 향수가 되살아 납니다. ‘가던 길 멈춰 서서/잠시 주위를 바라볼 틈도 없다면/햇빛 눈부신 한낮, 밤하늘처럼/별들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볼 틈도 없다면(가던 길 멈춰 서서),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우화의 강) 한편 한편에서 보내는 이의 정성이 묻어납니다. “누구에게든 서로 한발짝씩 다가서는 나날이 됐으면”, “세상이 밝게 웃기를” 등과 같은 희망사항도 배달합니다. 한파 속에 잠시나마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시를 읽어 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참여 기업·금융·단체장들 “독거노인 사랑잇기 운동 성공 기원합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 노령화 시대로 접어들고 외로운 처지에 계신 어르신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성이 담긴 안부전화 한 통과 작은 관심이 혼자 계신 어르신에게는 큰 힘과 위로가 될 것입니다. 하나은행은 외로운 노인들에게 따뜻하고 진심어린 말벗이 되어 드려서 사회의 사랑과 온정을 나눠드리는데 마음을 다할 것입니다. ●신용길 교보생명 사장 이번 참여로 교보생명은 350여명의 콜센터 상담원 등이 독거노인과 1:1 결연을 맺고 매주 전화를 통해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되어드리는 활동을 펼칩니다. 작지만 진심 어린 마음을 담은 이번 나눔 실천이 외로운 독거노인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과 행복을 전해드리는 기회가 되길 기대합니다.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동부화재가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고독사를 방지하고 홀로 사시는 노인들의 정서적 고립을 줄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동부화재는 자매결연을 맺은 어르신과 말벗이 되어 드릴 뿐만 아니라 정신적 교감까지 주고 받는 사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최수종 ㈔좋은사회를위한100인이사회 이사장·탤런트 독거노인의 고독사 문제에 국민들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재능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이사회의 작은 동참이 국민들이 이웃 어르신들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 전국적으로 102만명에 달하는 독거 어르신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 분들을 위해 신한은행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우선 콜센터를 통해 안부전화 서비스와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 요령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또 도시락배달 등 자원봉사 활동도 전개할 계획입니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보건복지부의 나눔문화 확산에 동참하기 위해 사업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의 사회공헌 활동의 폭이 더욱 넓어지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공단의 대국민 이미지가 더 좋아지기를 기대합니다.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 고령화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독거 노인의 정서적 고립 및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의미있는 사업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삼성화재는 임직원의 나눔 활동 참여를 유도하는 등 독거 노인 사랑잇기 사업을 정착시키고 독거 노인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김평우 대한변호사협회장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와 연계해 노인법률지원 변호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거노인의 법률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좀 더 보탬이 되고 싶어 보건복지부의 사업 제안을 수용했습니다. 적극적으로 동참할 방침입니다. 협회 소속 회원변호사 등이 노인들의 말벗이나 법률지원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삼성생명은 서울, 부산, 광주 등 3곳에 상담원이 900여명에 이르는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부산 콜센터는 2005년부터 이미 독거노인 100여명에게 안부전화를 드리고 있어, 이번 사업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 우리은행이 독거노인 고독사 예방과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콜센터를 활용한 ‘안부전화 서비스’ 등을 통해 ‘독거노인 사랑잇기’에 참여하는 것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해 볼 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은행은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우리 사회의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로 자리잡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 이번 보건복지부와의 협약을 통해 진행하는 ‘희망안심콜’을 통해 우리회사 콜센터에 근무하는 109명의 상담원들이 울산·대구지역에 거주하는 218명의 어르신과 관계를 맺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노인층이 살기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박인식 SK브로드밴드 사장 ‘독거노인 사랑잇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영광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TV(IPTV) 실종아동·노인 찾기 캠페인과 IPTV 공부방 등 ‘해피IPTV’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 임직원들은 독거 어르신 등 소외된 이웃들과 ‘행복나눔 실천’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홀로 사는 어르신의 안전과 건강, 정서적 지원을 위한 ‘독거노인 사랑잇기’ 캠페인에 참여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SK텔레콤 임직원은 우리가 가진 자원과 역량을 사회와 나눌 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부터는 ‘독거노인 돌보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지난해 저소득층 장애가정 청소년의 꿈 실현과 자립기반을 지원한 데 이어 독거노인을 위한 ‘사랑잇는 전화’에 참여하게 돼 뜻깊게 생각합니다. 전국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직원들을 주축으로 친손자, 친손녀처럼 어르신들과 결연을 맺고 말벗이 돼 따뜻한 나눔활동을 펼치겠습니다. ●김태영 농협중앙회신용 대표 농협은 2008년부터 농촌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 생활정보, 금융사기예방 등을 소재로 말벗이 되어드리는 ‘농촌 어르신 말벗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독거노인 사랑잇기’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 드리고 효의 뜻 실천을 통한 사회봉사의 기회로 삼겠습니다.
  • [속보] ‘대전 경찰母 피살’ 용의자로 아들 체포

     대전 둔산경찰서는 28일 “‘경찰관 어머니 강도치사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피해자의 아들인 경찰 고위간부 이모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1일 오후 11시27분쯤 대전 서구 탄방동 모 아파트 자신의 어머니(68)의 집에서 어머니를 발 등으로 폭행해 사건 발생 6시간만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헬멧을 쓰고 강도로 위장해 어머니의 집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이씨 모친의 사인은 흉강내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사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망 시각은 새벽 4~5시로 추정된다.  경찰은 당초 단순 강도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도주로로 예상되는 CCTV를 확보해 19곳 1304대에 찍힌 녹화화면을 분석하는 한편 동일수법 전과자 23명,CCTV에 찍힌 유사한 인상착의의 음식점 배달부 등을 중심으로 우범자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이와 함께 지역 형사 및 방순대 요원 등 300여명을 동원해 피해자가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수색하고 용의자 15명의 알리바이를 추적해 왔다.  그 결과 지난 20일 대전 모 오토바이센터에서 이씨가 용의자가 범행 당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오토바이 헬멧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결정적 단서를 포착했다. 또 피해자 아파트의 안방과 거실,옆방 등에서 족적이 네 점 발견됐으며 이씨가 신었던 등산화와 일치하는 것으로 국과수 분석결과 확인됐다.  범행 후 이씨는 “어머니의 휴대전화 번호가 찍힌 전화를 받았다.”며 다시 어머니의 집을 방문,어머니와 안방에서 함께 잤으며 다음날 오전 6시쯤 어머니가 숨진 것을 발견하고 직접 경찰서를 방문해 신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이에 대해 “내가 어머니를 살해할 이유가 없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1박2일’ 음식값 조작 논란…“편집 전 영상 공개해!”

    ‘1박2일’ 음식값 조작 논란…“편집 전 영상 공개해!”

    ‘1박2일’이 또 다시 조작설에 휩싸였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배달의 기수가 되다’라는 주제로 강원도 홍천의 산장으로 여행을 떠난 다섯 멤버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김종민 이승기 멤버들은 베이스캠프인 가리산 자연 휴양까지 배달을 가는 도중 각자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가평 휴게소에 들렀다. 문제는 이곳에서 비롯됐다. 미션을 무사히 수행한 이승기가 그 대가로 받은 용돈 1만원으로 휴게소에서 스페셜 돈가스, 춘천 닭갈비, 껌 등으로 용돈을 모두 지출한 것.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이 밝힌 가평 휴게소의 음식 가격은 스페셜 돈가스 8500원, 닭갈비 정식 9000원, 껌 2500원. 이승기가 얻어낸 용돈의 두 배인 2만원에 달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이게 무슨 리얼 버라이어티냐” “어쩐지 방송을 보면서도 저게 과연 만원짜리 식사인지 궁금했었다” “현실감 떨어진다” 등 날 선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제작진은 한 매체를 통해 “편집상의 문제다. 잘려져 나간 부분들이 있어 시청자들의 오해를 산 것 같다”고 해명을 한 상태. 하지만 시청자들은 “편집하기 전 해당 영상을 직접 보기 전에는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한편 ‘1박2일’은 이전에도 ‘굴렁쇠 소년’ 윤태웅의 깜짝 출연과 ‘오프로드 체험편’에서 멤버들의 낙오 등으로 조작설 오해를 받아 해명에 나선 바 있다. 사진 = KBS2TV ‘해피선데이-1박2일’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죽이러 갑니다’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죽이러 갑니다’

    엄 사장 가족이 교외의 별장으로 피크닉을 떠난다. 수다 떠는 아내, 매형 돈으로 영화를 제작하려는 처남, 철딱서니 없는 딸과 아들을 이끌고 다니면서도 엄 사장은 골목대장인 양 신이 났다. 백숙을 시켜 놓고 한참 휴식을 즐기려던 그때, 정체불명의 사내가 나타나 그들의 신체에 폭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해고노동자 김씨라고 밝힌 사내는 엄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는데, 엄 사장은 도리어 정말로 열심히 살았는지 묻는다. 이에 격분한 김씨는 그들을 지독한 곤경으로 내몰며 “열심히 해도 안 되지 않느냐.”고 따진다. 살아 보려 발버둥치다 허약한 실체만 낱낱이 드러내는 가족 앞에서 김씨는 의도했던 바를 거의 이루기 직전이다. 그러나 백숙 배달부가 도착하면서부터 상황은 반전을 맞는다. 박수영은 독특한 단편영화를 만들어 온 감독이다. 적의 핵 공격을 소재로 삼았으나 중산층 가족의 해체로 결말 짓는 ‘핵분열 가족’, 중산층에 진입하려는 가족의 열망을 동물 학대의 공포와 연결한 ‘가족 같은 개, 개 같은 가족’에서 그랬듯이, 지난 20일 개봉한 ‘죽이러 갑니다’도 전면에 배치했던 주제를 주변으로 슬쩍 밀어두는 기이한 작전을 되풀이한다. 노동자가 꾀한 복수의 드라마가 극 중반에 도달하기도 전에 어처구니없이 주변화되고, 영화는 액션·무협·게임·코미디·스릴러가 뒤섞인 세계로 새롭게 뛰어든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앞뒤 전개 사이에서 관객은 (혹시 있을까 싶은) 논리적 연결을 구하느라 진땀을 빼야 한다. 그러므로 기가 막힌 지경에 빠진 엄 사장 일가족과 갈피를 못 잡는 관객은 마찬가지 입장에 놓인 셈이다. 박수영의 영화들은 넓게 보아 ‘소프트한 아나키즘’의 영향 아래 있다. 권력 시스템에 도전하거나 혁명적 노선을 취하는 대신, 그의 영화는 현대를 사는 개인들이 삶을 지탱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그런 이유에서인지 극 중 인물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공권력에 기대지 않는다). 박수영의 눈에 현대인의 생활과 자유를 통제하고 억압하는 가장 거대한 권력은 국가가 아니라 ‘부르주아의 삶을 획득하고 지키려는 욕망’이다. 그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들이 괴물의 형상으로 변하면서 만들어내는 끔찍한 풍경화가 바로 박수영의 영화이며, 박수영은 익숙해야 할 풍경을 낯설게 보여줌으로써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할) 신선한 공포에 도전한다. 또한 형식에 있어서도 지배적이고 관습적인 스타일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기를 시도해 영화의 형식과 내용이 어긋나지 않도록 배려했다. 박수영은 두 번째 장편영화인 ‘돌이킬 수 없는’이 데뷔작 ‘죽이러 갑니다’에 앞서 개봉되기를 원했다 한다. ‘죽이러 갑니다’가 자칫 막가파 영화로 낙인 찍히지 않으려면 좀 더 웰메이드한 ‘돌이킬 수 없는’을 먼저 선보이는 게 낫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어쨌든 아직까지 박수영의 영화에 대해 드는 생각은 ‘작은 머리와 과다한 몸짓에 가깝다’는 것이다. 무정부주의자의 한낱 부질없고 난폭한 상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박수영은 자기 영화를 좀 더 갈고 닦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그는 거친 만듦새를 지적한 비판보다 치기어린 장난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존재들이 억압과 분절과 소외에 허덕이는 지금, 나는 박수영의 영화가 언젠가 진정한 아나키스트의 아름답고 조화다운 영역에 닻을 내리길 바란다. 영화평론가
  • [기술창업] “트렌드 읽고 작은 불편 고치니 블루오션” 청년창업 대안

    [기술창업] “트렌드 읽고 작은 불편 고치니 블루오션” 청년창업 대안

    해마다 수많은 인재가 배출되지만 공공기관, 대기업 등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는 한정돼 있다. 자연히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로봇을 만들어 지구를 지키겠다.”는 어릴 적 꿈을 되살려보는 것은 어떨까? 구조적인 청년 실업자 해소와 지속적인 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청년 창업’이 떠오르고 있다. 취업이라는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창업을 통해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청년들. ‘꿈은 이루어진다’를 외치며 힘찬 걸음을 내디딘 청년 기업인들을 만나본다. 20~30대의 기술창업이 활발하다. 24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까지 30세 미만이 창업한 법인이 2661개나 된다. 1인 창조기업 육성 정책이 도입되고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장이 조성된 영향도 크다. 청년 청업자들은 ‘성공은 꿈꾸는 자의 것’임을 믿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리도 간과하지 않는다. ●필요가 발명을 낳는다 바이오·의료기기 등을 생산하는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4학년생)으로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창업했다. 사회적 기업 연구 모임에서 활동하면서 국내 노령층의 난청 문제를 접하고 보청기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65세 이상 노령자의 25%, 75세 이상 노인의 50%가 난청을 겪지만 유일한 대안인 보청기는 150만원으로 고가이다 보니 사용자가 많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 “가격이 낮고 품질이 뛰어난 보청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순진한 생각으로 3명이 의기투합, 18개월 동안 시장조사와 제품 연구에 나섰다. 고가인 원인이 대면 판매와 주문 제작 방식이라는 점도 파악했다. 김 대표 등은 표준화 보청기 제작에 나섰고, 세대별·성별·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500여명의 귓구멍 크기를 측정해 평균값을 구했다. 온라인 유통망도 구축해 구매자가 청력검사 정보를 전송하면 보청기를 제작해 택배로 배달한다. “그게 가능하냐”는 의문 속에 34만원의 딜라이트 보청기가 탄생했다. 34만원은 정부 보조금으로 보청기를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김 대표는 “한달에 300대 정도 생산하는데 현재 100대 정도 주문이 밀려 있다.”면서 “저소득층 노인의 치아 건강과 의료 보조기구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 창업가 권승철(37) 대표는 “수업 시간에 들은 내용을 정리만 잘해도 될 텐데….”라는 평소 생각을 아이템으로 2009년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한국문제은행을 설립했다. 석사과정에 있는 본인이 수차례 경험했던,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시험 점수=수업+정리+연습’이라는 공식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을 사이버상에 구현했다. 연필로 쓰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화한 것이 특징. 인터넷 강좌 등 교육 프로그램은 많지만 필요한 정리와 연습 서비스가 없는 틈새도 확인했다. ‘내노트닷컴’의 오답노트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맞춤 만점 문제집이 만들어졌다. 2009년 1월 문을 연 웰빙 주방가전업체 자이글의 이진희(42) 대표는 식당(삼겹살) 개업을 준비하다 제조업체를 창업했다. 식품 및 외식업계에서 근무해 식당업에 자신이 있었던 그는 냄새와 연기가 나지 않는, 깨끗하고 안전한 조리기를 고민하다 ‘자이글’을 완성했다. “왜 불은 밑에서만 나올까? 위에서 나오게 하자”는 역발상이 더해졌다. 고난의 연속이었다. 실효성과 안전 인증부터 제품 무게·크기·디자인까지 생각을 현실화하는 데는 엄청난 노력과 비용이 들어갔다. 이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6배 올려 잡고 있다. “사용해 본 사람은 반드시 찾는다.”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지난해 첫 수출 후 선주문도 확보했다. 3월부터 후속 제품이 출시되고 하반기에는 업소용에 대한 반응 점검에도 나설 계획이다. 스마트폰 콘텐츠 개발 업체인 엠피아이 엄원호(28) 대표는 2009년 휴학하고 부산에서 창업했다. 창업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중 휠체어를 타던 친구의 “불편하고 힘들다.”라는 하소연을 들으며 휠체어용 전자지도 개발을 고안했다. 고령자와 지체장애인 등 보행 약자들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반 구축에 힘을 보탠 셈이다. 대구에 있는 유바이오메드는 2009년 대구에서 창업한 의료기기 및 의료분석기기 전문 업체다. 엄년식(40) 대표는 마이크로 니들(needle) ‘톡톡’을 개발, 출시했다. 두피와 피부 등에 약물 전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직접 약물 전달 장치다. 각종 약물을 바를 때 흘러내리고 필요 이상의 양을 사용해 효율이 떨어지는 점에 착안했다. 모기침이 통증이 없다는 엄 대표의 아이디어가 더해졌다. 세계적으로 마이크로 니들에 관한 연구는 많지만 실용화 된 것은 ‘톡톡’이 처음이다. ●앞선 생각을 실천한 ‘얼리버드’ 고윤환(39·여) 캘커타 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2009년 8월 아이폰 국내 출시에 앞서 한국형 앱스토어 서비스를 준비한 ‘얼리버드’다. 웹 사이트에 있는 데이터를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해서 쓸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웹 솔루션을 개발했다. 포털에서 제공하는 자료실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앱 랭킹’은 준비 중인 앱과 유사한 앱, 그리고 경쟁사 앱의 매출 현황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아이티에이치의 대표 상품은 국내 최초 대화형 미니 블로그 ‘TOCPIC’과 기업용 소셜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인 ‘소셜 보드’다. 김범섭(33) 대표는 “톡픽은 한국형 트위터, 소셜보드는 담당자가 고객 문의를 처리하고 제안을 검토하며 마케팅·홍보·모니터링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퓨런티어는 카메라의 후공정 테스트인 포커스와 화상검사 등 자동조립평가장비를 생산한다. 배상신(40) 대표는 카메라 수요 증가와 가치를 간파해 2009년 5월 회사를 창업했다. 후발업체로서 기존 업체와 차별화될 수 있도록 자동검사 소프트웨어를 1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했다. 시장은 수동공정이 대세였지만 제품의 고기능화와 고해상도화가 가속화되고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동검사의 필요성을 감지했다. 공학도로서 시장의 흐름을 읽고 준비한 결과다. 서승원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은 “기술·지식을 활용한 청년층의 손쉬운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면서도 “창업에는 용기와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성북구 ‘얼굴없는 기부천사’ 20㎏짜리 쌀 200포대 배달

    겨울 한파를 녹이는 ‘얼굴 없는 기부천사’의 ’행복 바이러스’가 서울에도 잇따라 알려지고 있다. 24일 성북구에 따르면 지난주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20㎏짜리 포장 쌀 200포대(800만원 상당)가 배달됐다. 보낸 사람의 이름이 없어 누가 보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얼마 전 동사무소에 전화를 건 남자가 약속대로 쌀을 보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학봉 월곡2동장은 “지난 10일쯤 한 남자로부터 작은 정성을 모아 쌀을 준비했으니 설날을 맞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는 익명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처음엔 실태파악을 위한 문의로 여겨 반신반의했지만 얼마 뒤 동주민센터에 쌀이 약속대로 배달됐다.”고 밝혔다. 김 동장은 “전화를 건 이 남자는 지역에 사는 독거노인에 대한 지원 등에 대해 꼼꼼하게 묻는 등 어려운 이웃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기부자 뜻에 따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경로당, 저소득 틈새가정 등에 쌀을 골고루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익명으로 10㎏짜리 쌀 100포대가 전달됐는데 이 익명의 기부자와 동일 인물로 추정된다고 동주민센터 측은 전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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