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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승현 게이트/ KOL부회장 밝혀

    불법대출과 주가조작 혐의로 수배중인 진승현 MCI코리아 대표는 자신이 주주로 있는 코리아온라인(KOL)에 리젠트증권 주식을 고가에 매입해 줄 것을 제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KOL 피터 애버링턴 KOL 부회장은 26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대유리젠트 주식의 시세는 진씨가 제의한 가격을 훨씬 밑돌았고 진씨 자신이 갖고 있다고 주장한 지분도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돼 거절했다”고 말했다.“진씨가 KOL 경영에 깊이 간여했다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떻게 진씨가 KOL 주주로 참여하게 됐나=지난해 6월 2차 증자 때고창곤 당시 대유리젠트증권 사장이 진씨를 소개했다. ◆진씨와 단절하게 된 배경은=올 1월 진씨가 리젠트증권 주식을 고가에 매입해 달라고 제의해왔다.진씨는 당시 8% 지분을 갖고 있다며 주당 6,000원에 사달라고 했다.지분율도 거짓이었고 주당 시세가 제의가격을 밑돌던 때였다.그 때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여기게 됐다. ◆진씨 지분은 얼마였나=최대 2%에 지나지 않았고 지난해 4·4분기에 매집한 것이었다. 이후 진씨 뒷조사를 벌인 뒤 계열사에 진씨와의 거래를 끊도록 지시했다.그러나 고씨가 계속 진씨를 지원해 지난 5월 고씨를 해임했다. ◆고씨가 어떻게 진씨를 지원했나=리젠트증권과 자회사인 리젠트종금을 통해 대출을 해주었다.구체적인 대출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씨를해임하면서 증권과 종금의 이사 1명씩도 함께 잘랐다.5월 이후 계속적으로 대출을 회수하고 담보물을 확보해왔다. ◆KOL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1,440억원 가치가 있는 진씨의 KOL지분을 담보로 확보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피해를 최소화했다.최악의 경우 피해는 140억원 정도다.지난 5월 금융감독원에 이런 내용들을 모두 보고했다. 박대출 조태성기자 dcpark@
  • 李會昌총재 일문일답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는 24일 오전 당사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조건없는 국회 등원’을 선언했다.그러나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의 사회 거부,검찰 수뇌부의 자진 사퇴 등 요구사항은 계속 유효하다”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국회 등원 배경은. 경제사정과 시국이 엉망인데 대통령과 여당이손을 놓고 있는 것을 보면서 깊이 고뇌했다.야당이라도 나서서 정치공백을 메우고 산적한 국정문제를 진지하게 풀어 나가겠다는 생각을가졌다. ◆공적자금 처리 문제는. 추가로 요청한 40조원의 조성·사용 절차,투명성을 해당 상임위에서 따질 것이다.이미 사용한 110조원의 공적자금은 국정조사를 통해 타당성과 책임성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 ◆대통령 출국에 앞선 전화통화 내용은. 어제 오전 8시30분쯤 전화를달라고 연락이 왔다.대통령이 “다녀오겠다”며 출국 인사를 했다.그래서 내가 “국회 파행과 혼란으로 난국에 빠져 있으니 검찰총장·대검 차장을 사퇴시키고,새로운 진용을 짜도록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촉구했다. 대통령은 “알았다”고 했을 뿐 확실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나중에얘기하겠다는 취지의 말만 했다.그래서 29일 대통령 귀국까지 여당이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만섭 의장의 사회 거부 방침은. 불변이다.원칙에 벗어난 권한 행사로 의정을 파행시킨 책임을 묻겠다. ◆공적자금관리특별법도 추가 공적자금 동의안 통과와 연계되나. 반드시 함께 통과돼야 한다. ◆정부가 요청한 추가 공적자금 동의안 처리시한이 11월 말인데…. 참작하겠다.그러나 시한을 볼모로 준비되지 않은 안을 밀어붙이면 용납할 수 없다. 박찬구기자
  • 이만익화백 5년만의 개인전

    거기엔 찬란하게 요동치는 원색이 있다.단순하고 절제된 선에 의해이뤄진 도상은 더없이 강렬하다.고구려 건국신화에서부터 판소리,민요,탈춤까지 등장해 흥을 돋운다.그것은 겨레의 진솔한 이야기다.익살과 해학으로 풀어낸 민족의 삶과 희로애락.서양화가 이만익(62) 그림의 매력은 바로 그런 데 있다.선명한 색상과 단순명쾌한 구도로 한국인의 정서를 표현해온 이만익 화백이 5년만에 개인전을 연다.24일부터 12월 1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정서의 원류를 찾아서’전이 그것이다. 출품작은 고구려 건국신화를 토대로 한 그림,불교 소재의 그림,판소리 계열의 그림,일상 혹은 도원경 속의 인물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고구려 건국신화를 소재로 한 ‘하백일가도’에는 배를타고 강을 건너는 물의 신 하백의 가족이 묘사돼 있고,‘주몽’에는괴수를 무찌르는 주몽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불교적인 소재를 작품에 대거 끌어들였다는 점이다.그가 불교그림을 처음 그린 것은 아니다.지난 85년 ‘그림으로 보는 심국유사’ 출판기념전에서도 선보였지만 본격적인 불교그림을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석굴암 본존도’‘백제관음도’‘행려관음도’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석굴암 본존도’는 부처를 낙랑칠기의 선홍색으로 칠해 옛스러움을 강조한 반면 배경은 동해의 쪽빛을 상징하는 푸른 색으로 처리해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작가는 “불교 소재를 이처럼 많이 작품에 끌어다 쓴 것은 일종의 모험’이라고 했다. 판소리 소재 작품으로는 ‘탈놀이’3부작,도원경을 그린 작품으로는 ‘무릉부감도’ 등이 눈에 띈다.무릉도원은 이중섭도 즐겨 그린 소재.이중섭의 도원경이 다분히 설명적이라면,이만익의 그것은 단순명료한 도상으로 전형화된 모습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전쟁 발발 50주년을 맞아 그린 ‘우화-우리들의 모습 1950년 여름’도 주목할 만한 작품.팬티 바람의 두 형제가 총칼을 서로 들이대며 싸우고 있는 것을 가족들이 뜯어 말리는 형상의 그림이다.작가는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이었던 한국전쟁의 참상을 한 편의 우화로 고발했다.원색을 즐겨 사용했던 동양화가 박생광이 만년에 역사의식 강한 그림으로 각광받았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단순한 구도와화법의 ‘우화-우리들의 모습…’에서는 민중화의 흔적도 엿보인다. 작가 자신도 이 점을 인정한다.“단순하지 않으면 이미지나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그는 “오윤·임옥상 등의 민중화에는 아마나의 영향이 스며들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02)720-1020김종면기자 jmkim@
  • 李의장 “저질의원 공개”발언 파장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이 ‘칼'을 빼들었다.문민정부에 이어 2번째국회의장에 오른 이 의장은 작심한 듯 ‘국회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장은 13일자 대전일보 창간 50주년 인터뷰를 통해 “자질없는의원 명단을 발표해서 ‘이런 사람은 뽑지 말아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할 계획”이라고 ‘폭탄선언’을 했다.그는 “이제 정당을 떠나 자질이나 교양을 보고 뽑아야 한다”며 국회의장 자격으로 ‘저질 의원’ 추방에 앞장 설 것을 다짐했다.현행 선거법을 고려해 명단 공개시점을 선거에 임박하지 않은 중간 시점을 선택하겠다는 치밀함도 엿보였다. 이 의장의 발언 배경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깨끗하고정직한 정치가 정착돼야 한다”는 평소의 철학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한 측근은 “의원으로서 품위와 윤리의식이 결여된 의원이나 무책임한 폭로 정치인 등이 주요 대상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의장은 ‘망국병(亡國病)’인 지역감정에도 메스를 댔다.그는 인터뷰를 통해 “이제 호남은 무조건 민주당,영남은 무조건 한나라당식으로 뽑아서는 안된다. 정당을 떠나 자질이나 교양을 보고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의 이같은 발언들이 전해지자 “특유의 돌출·인기발언”,“실현가능성과 관계 없이 옳은 얘기”라는 등 다양하게 평가가 엇갈렸다. 일부에서는 국회 수장(首長)이 이런 얘기를 한 자체가 긴장도를 더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8선의 이 의장은 문민정부 당시국회법의 ‘날치기’ 사회를 거부해 화제를 모았고 최근 검찰지도부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관련,‘법대로’ 원칙을 앞세워 여야 합의를이끌어내기도 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채권단 은행장 현대·쌍용 대책 문답

    3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퇴출기업 명단을 발표한 채권은행단 은행장들은 “현대건설과 쌍용양회는 연말까지 만기연장을 해주돼 성실한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곧바로 법정관리로 들어가겠다”고 밝혔다.다음은 채권은행장과의 일문일답. ●현대건설에 대한 조건부 회생 평가를 내린 이유는. (김경림 외환은행장) 마지막으로 며칠전 자구안을 받았는데 그 내용중 전환사채(CB)발행이라든지 주식을 담보로한 외화차입이 구체화되지 못해 시장의 신뢰를 상실했다.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정도의 추가보강대책 마련을 현대측에 요구했다. ●현대의 만기연장은 재2금융권에서도 합의했나. (외환은행장)우선 제1금융권에서만 합의했다. 앞으로 열리는 채권금융협의회에서 75%가 넘는다면 가결해 처리하겠다. ●쌍용양회가 ‘기타’항목으로 분류된 배경은. (위성복 조흥은행장)자구계획을 12월30일까지 이행해야 한다.그렇지않으면 법정관리,다른 방법으로 출자전환하는 경우 대주주 지분을 소각해 정상화 방안을 이루겠다는 취지에서 그렇게 했다. ●르노가 인수한 삼성자동차가 청산으로 분류됐는데. (김진만 한빛은행장) 르노에 자산매각 방식으로 매각됐기 때문에 잔존 법인을 청산한다는 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대한포럼] 전문가들의 집단주의

    시대는 바야흐로 전문직업인들의 세상이다.의사들이 파업한 지 오래됐고,예비의사인 의대생들은 31일 스스로 유급을 결정하는 총투표를했다.의약분업의 또 다른 당사자인 약사들 역시 조금도 손해보지 않겠다는 자세다. 교사들 또한 마찬가지다.전교조 소속 7,000여명은 지난 24일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도심 시위를 벌였다.교사들이 평일에 연가를내고 시위에 나서는 바람에 각 학교에서는 아이들을 일찍 귀가시키거나 자습으로 대신하는 등 큰 혼란을 빚었다. 그뿐인가.대한항공 조종사들은 파업 17시간 만에 회사를 굴복시켰는데,그 과정에서 이 회사의 국내외 항공편 대부분이 하루 반 동안 결항했다.심지어는 국가의 개혁정책을 최일선에서 수행해야 할 공무원조차 공무원직장협의회를 무기로 집단의 힘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불쑥불쑥 내보인다. 이제 우리 사회는 ‘전문직 공화국’이 됐다.해방 이후 지금처럼 전문직이 힘을 발휘한 시기는 일찍이 없었다.그러나 누구를 탓하겠는가.능력이 모자라서,또는 학업을 게을리 해 전문직을 갖지 못했음을 자책해야지 노력해서 힘을 얻은 그들에게야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전문직들이 거리낌없이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은 간단하다. 그들을 배제하고 나면 대체할 만한 수단이 우리 사회에는 없기 때문이다.의사들이 파업한다고 외국에서 수입할 수 없으며 아무나 진찰하고 수술하기는 더욱 불가능하다.전문직답게 이같은 사실을 뻔히 알기에 그들은 시체말로 ‘배 째라’하며 기세등등하게 나아간다.이 모든일들은 개혁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들이다.누구나 개혁을 원한다는 점은 분명하다.지난 8월 국정홍보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성인의 91. 6%가 필요성에 공감했고, 이의 걸림돌인 집단이기주의가 심각하다는데 94.7%가 동의했다. 개혁 추진이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보여주었다.개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경우 감수한다는 대답은 45.8%였으며반대로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사람은 43.8%나 됐다.국민의 절반 가량이 본인은 손해보지 않는 개혁,곧 ‘나를 위한 남들의 개혁’만을인정하겠다는 이기심을 가진 것이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집단이 앞서 말한 전문직들로 보인다.환자가 죽어나가도 아랑곳하지 않는 의사,아이들 수업을 내팽개치는 교사에게서 집단의 이익 말고 그들이 존중하는 가치를 찾아보기는 힘들다.그들은 “제대로 된 의약분업을 시행하려고”“공교육을 파탄시키는 정책을 분쇄하고자” 파업하거나 거리에 나선다고 주장한다.그렇지만그 깊은 속내를 알 수 없는 바깥사람들 눈에는 ‘밥그릇 싸움’으로비춰질 뿐이다. 전문직의 저항이 완강하면 개혁은 힘없는 보통사람들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그래서 그 전문직들에게 묻는다.1970∼1980년대 대학 캠퍼스는 ‘독재 타도’시위로 타올랐다.시위대 선봉에 선학생마저 의대생에게만은 “민주주의가 된 다음에도 의사는 꼭 필요하다”면서 동참을 말렸다.민주화한 지금 그때의 빚을 기억하는가?전교조운동이 시작되자 적잖은 국민이 불안해하면서도 지지했다.‘참교육을 실현한다’는 취지에 공감했고 교실을 버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믿어서였다.전교조의 합법화는 스스로의 힘만으로 이루어졌고 그러므로 그때의 약속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엄혹한 독재의 시절 공무원들은 단체결성은 커녕 입 한번 제대로 뻥끗하지 못했다.이제 공무원단체를 결성했으니 법적으로 인정받은 권리 말고 다른 일에도 그 힘을 확인해 보려는가? 고통 분담 없이 개혁은 없다.개혁의 대상은 보통사람이 아니라 사회에서 더 많은 권리를 누리는 계층이다.전문직으로서 자아실현을 이룬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과 사회에 더욱 큰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것이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의 원칙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엥키 빌랄 정치풍자만화 ‘니코폴’

    ‘파리는 도대체 변화라는 게 일어날 조짐이 안보인다.’ 2023년 그곳은 완벽한 파쇼 정치체제하에 놓여있다.그곳에 니코폴이란 반영웅이 나타난다.독수리신 호루스가 그의 육체에 들어와 함께협력(?)해 파시스트 정권을 뒤엎는다. 도저히 장르화할 수 없는 유머와 미래세계의 폭력,정치적 음모를 바로크적 색채와 입체감으로 표현하며 웅대한 스케일과 변용된 신화들을 뒤범벅한,인류사회를 메타포한 것으로 유명한 엥키 빌랄의 고급정치풍자 만화 ‘니코폴’이 마니아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나왔다.(현실문화연구,2만3,000원)책값이 비싸다고. 전혀 그렇지 않다.첫 장을 펼치면서부터 엥키 빌랄의 독특한 화풍에사로잡힌 독자들은 돈 아깝다는 생각을 잊을 것이다. 프랑스 몽펠리에에 체류하며 만화이론을 공부하고 있는 역자 이재형씨는 “빨간 색과 푸른 색이 주조를 이루는 빌랄의 바로크적 색채와입체감은 보는 사람의 피를 얼어붙게 만들 정도로 생생하고 사실적이다.선은 굵고 강렬하고 남성적이다.색조는 치밀하고 두툼하고 묵직하고 견고해보인다”고 말한다. 작가 엥키 빌랄은 구유고연방에서 태어나 10살때 프랑스로 건너온 인물.그래서인지 동구에 대한 기억이 그림에 들어온다.‘니코폴’에서도 그는 파시스트체제 전복의 한 계기를 체코연방 하키팀 멤버의 망명에서 찾아낸다. 멀티 아티스트를 표방하는 빌랄은 영화도 연출했었다.캐롤 부케가 나온 ‘벙커 팰리스 호텔’을 84년,쥴리 델피와 장 루이 트리티냥이 출연한 ‘타이코우 문’을 96년 만든 것. ‘니코폴’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정신분열증으로 괴로워하는 인물들.작가는 “(배경은 공상적이지만)우리 세계의 강박적이며 그로테스크한 단편들을 묘사하려 했다”고 말한다.혹자는 뤽 베송의 ‘마지막전투’와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를 이 작품에서 연상하기도 한다. 1부 ‘신들의 카니발’이 80년에 나왔고 2부 ‘여인의 함정’과 3부‘적도의 추위’가 각각 6년만에 나와 92년에야 마무리됐다.한글 번역본은 3부를 모두 모은 것.띄엄띄엄 나온 만큼 집필시기의 정치적은유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동서를 가르는 냉전의 벽이 건재한 ‘신들의카니발’은 신나치주의자들과 혁명가그룹 사이에 낀 혼돈을 고백하고 있다. 고대비극과 현대의 영화적 문법을 인상적으로 빚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3부 ‘적도의 추위’에선 감독 스스로 “한번도 작품을 완성한 적이 없다”고 고백하듯 미완성인 필름 컷들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나란히 배치한다. 니코폴은 2034년 절규한다.“질서,난 그딴 것 상관안해!난 완전한 무질서 속에서 사랑하다가 죽고 싶다구!”[임병선기자]
  • 중동주둔 美軍 비상경계령

    [워싱턴 AP 연합]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로 미국 군대에 대한 테러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터키와 바레인,카타르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군대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졌다고 미 국방부 고위관리가 23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이번 비상경계령은 “미군에 대한 테러에대응하기 위한 사전조처”라고 말했다.그는 지난 주말 바레인과 카타르 주둔 미군과 터키 남부 인서릭 공군기지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배경은 지난 12일 예멘의 아덴 항구에서 재급유를 위해 정박중이던 구축함 콜호에 대한 테러 공격이었다고 이 관리는 설명했다. 바레인에는 미 해군 중앙사령부와 해군 제5함대의 사령부가 있고 인서릭 기지에는 이라크 북부 ‘비행금지 구역’을 감시하는 미국과 영국의 공군 순찰사령부가 있다.또 미 대사관이 있는 카타르에는 소수의 공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 [새천년 우리고장 핫 이슈] 안양 가축연구소 부지 활용

    “벤처단지를 조성,지역경제를 활성화해야한다” “녹지를 보존하기 위해 도심공원을 만들어야 한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옛 도 가축위생연구소 부지의 활용문제를 둘러싸고 경기도와 지역 사회단체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도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도유지인 연구소 터에 벤처단지를 세워야 한다는 데 반해 시민단체들은 주민들을 위한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범시민기구를 조직,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옛 가축위생연구소 부지(4,145평)는 50년 이상된 나무가 무성해 변변한 녹지공원 하나 없는 만안구의 허파역할을 해 오고 있다.연구소는 지난 1월 수원으로 이전했으며 현재는 안양등기소 임시 청사로 사용되고 있다. 안양시는 98년 2월 가축위생연구소가 수원으로 이전하기로 하자 이곳을 도심공원으로 조성키로 하고 경기도와 토지 및 건물 매수협의에 나섰다.같은해 5월 경기도의회는 이곳에 대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을의결했고 안양시와 경기도는 구체적인 매각 절차만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던중 IMF 한파가 닥치면서 땅의 활용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기시작했다.평당 수천만원하는 금싸라기 땅을 효율성 있게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으나 결국 전자쪽으로 가닥이 잡혔다.전체 부지 가운데 1,758평은 상업지역,2,387평은 일반주거지역으로 모두 합쳐 땅값만 192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도는 안양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이곳에 벤처단지를 만들기로하고 최근 연구용역을 끝마쳤다.도는 만안구에서 동안구 평촌으로 이어지는 벤처밸리를 구축하고 있다.지난 2월에는 동안구 시청 7층에소프트웨어지원센터를 만들어 15개 업체를 입주시켰다.안양6동 옛 만안보건소 건물을 개·보수해 영상·애니메이션·게임·전자 등 정보통신 관련 업체들을 위한 공간으로 마련했다.동안구 달안동 농협중앙회 안양·과천시지부 건물 5개층에도 평촌정보기술(IT)센터를 마련했으며,관내 4개 대학과 협의해 창업보육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안양시는 경기도와 공동으로 2002년까지 부림동 평촌신도시일대 시유지400여평에 지하 2층,지상 12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를세워 50여개 벤처기업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도는 가축위생연구소 부지에 벤처단지를 조성할 경우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동안구를 중심으로 들어선 벤처 집적시설 및 기업과의 연계성을 높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안양지역시민연대,안양·군포·의왕경실련,환경운동연합 등 28개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이들은 “가축위생연구소 땅은 구도심권인 만안구 주민들을 위해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만안구 도심공원 조성을 위한 범시민기구'를 발족시키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이들 단체들은 또 “이곳은 변변한 녹지공간이 없다”며 경기도가 벤처단지 계획을 포기하고공원 조성을 약속할 때까지 10만 시민 서명운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4,000여명의 시민으로부터 서명을 받아냈으며최근에는 문예회관에서 ‘큰생명 나무를 지킵시다’ 등 관련 이벤트행사를 열어 시민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한발짝 물러났다.당초 대규모 벤처단지를 건립하려던 계획을 축소,상업부지 가운데 800여평에 소규모 벤처타운(지하 3층·지상 10층,연건평 5,000평)을 건립하고,주거지역 1,523평은 안양시에서 매입해 시민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그러나 시민단체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계획대로 추진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대형건물을 짓고 남는 공간에 공원을 만드는 것은정원에 불과하다”며 “연구소내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라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지난 18일 경기도가 주최한공청회에도 불참했다.경기도가 공청회를 열기에 앞서 개최계획과 내용을 포함한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고 벤처단지 조성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등 정보의 공개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서다.시민단체들은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가 아니라 사업설명회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안양 김병철기자 kbchul@. *구자중 경기도 벤처팀장. “안양시 만안구의 경제는 시청이 평촌으로이전한 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구자중 벤처기업팀장은 “빌딩만짓는게 아니라 빌딩과 어우러지는 소규모 공원을 조성하는 등 환경친화적인 벤처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벤처단지를 건립하는 배경은 안양지역은 각종 개발규제로 인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속속 다른 지역으로 이전,자족도시로서의기능을 잃어가고 있다.그러나 서울과 가까운데다 교통여건이 좋고 상당수의 기업부설연구소와 대학 등이 있어 벤처기업들이 활동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경기도가 공원 조성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하는데 시민단체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공원 조성은 전임 도지사 임기중에 검토된 사항이다.임창열(林昌烈)지사 취임후인 98년 11월부터연구소 부지 활용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시작됐다.당시는 IMF한파로 지역경제가 어려워 벤처시설 유치를 검토하게 됐다. ◇벤처단지 입지로 적합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지 않다.35m 도로에 인접해 있고 주변에는 상공회의소,경찰서,구청 등 관공서와은행이 가까이 있어 기업활동에 유리한 조건이다.또 벤처기업의 연구결과를 제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아파트형 공장 및 중소제조업체가 인근에 산재해 있다. ◇최선의 대안이 있다면 만안구지역이 평촌신도시보다 주민 편익시설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때문에 당초 부지 전체를 벤처타운으로 만들려던 계획을 대폭 축소시켰다.공해가 없는 환경친화적인 시설로 꾸밀 예정이다.공원조성시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기존 수목을 최대한살려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수원 김병철기자. *안명균 환경연합사무국장. “만안구에는 27만명이 살고 있으나 도심공원이 하나도 없습니다” 안양환경운동연합 안명균 사무국장은 “그나마 남아있는 유일한 녹지를 훼손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경제를 위해선 벤처단지를 조성이 필요하다는데 벤처기업 육성 정책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그러나 이곳은 만안구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대기오염의 완충·정화역할을 담당하고 있다.30∼60년생의나무를 베어 단지를 조성하지 말고 다른 더 좋은곳에 벤처단지를 만들라는게 우리의 요구다. ◆평당 수천만원하는 땅에 공원을 만드는 것은 토지 효율적 이용에배치되는게 아닌가 다시 말하지만 이곳은 나무가 우거진 공간이다.나무를 뽑아내고 벤처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이곳은 안양시민과 경기도민의 공적 재산이다.공공 소유의 재산에 공원을 조성할 수 없다면 사유지에는 더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경기도는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수렴,건물과 어우러지는 소규모 공원을 조성한다는데 시민을 속이는 일이다.전체 부지 가운데 후미진뒤편 1,000여평에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이는 시민 휴식공간이 아니라 10층이 넘는 건물의 부속 정원에 불과하다.공원 조성을 위한 예산도 안양시가 시민의 세금으로 매입하게 돼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대안은 벤처단지 건설을 반대하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안양지역 28개 시민·사회단체들과 도심공원 조성을위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펴나갈 방침이다.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벤처단지는 더 좋은 곳에서 찾을수 있지만 만안구 도심 녹지는 이곳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 [사법시험법 제정 쟁점] (3)쟁점응시자격 제한

    2006년 1월1일부터 사법시험의 응시자격이 법학사 또는 일정 학점이상의 법학과목 학점취득자로 바뀌게 된다. 이처럼 바뀌게 되는 배경은 우선 예상문제 암기식 공부로도 합격할수 있는 현 사법시험의 문제점에 기인한다.1회의 시험성적만으로는법조인에게 요구되는 법조윤리는 물론 전문지식과 법적 소양을 갖추었는지를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법무부 사법시험 이관준비반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법학교육과 연계하는 방법이 대안”이라면서도 “응시자격 제한이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수험생을 차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법학을 전공하지 않거나 독학한 경우에는 독학시험제도와 학점은행제도에 의한 학위 및 학점취득이 모두 인정된다. 실제로 기존 시험에서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응시자격은 실력이나 현실에 앞서 높은 의욕과 꿈만을 앞세운 이른바 ‘고시낭인’ 혹은 ‘장수생’으로 불리는 이들을 양산하기 쉬운 측면이 있다.고시촌 주변에서 이들은 흔히 눈에 띈다.수험생들 사이에선 안타까움과놀라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국법학교육원 한경훈(韓京勳)기획실장은 “현행 시험은 법적 사고가 부족해도 암기식 공부만 잘하면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라면서“앞으로는 형식적인 법대 출신 혹은 몇학점 취득 등이 아니라 시스템을 더욱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6년 뒤의 일이라 현재 수험생들이 몸으로 느끼는 강도가 떨어질 뿐이라는 지적이다.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남모씨(27)는 “앞으로는 법밖에 모르는 전문 법조인이 아니라 구체적인 자신의 분야를 가지고 있는 전문 법조인이 필요한 세상이 될 것”이라면서 “법대를 나와 법밖에 모르는 사람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쨌든 이번에 제정된 사법시험법에 따르면 사법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다니면서 이미 뜻을 품고 법대에 진학하거나 적어도 대학을 다니면서 법학과목 학점을 35학점 이상 들어야 한다.그저 내켜서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는 이제 거의 없어진다고 봐야 한다. 대부분 수험생들은 “지금 공부하고 있는 수험생들이 당장 몸으로느낄 수 있는 부분은 물론 아니다”면서 “앞으로 사법시험을 보려는 사람들은 미리 치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케이블 코미디TV‘퓨처라마’

    EBS에서 지금 방송중인 ‘심슨가족’이 맘에 든다면,볼만한 TV 프로그램이 하나 더 있다.지난 1일 개국한 코미디 전문 케이블방송인 코미디TV의 ‘퓨처라마’(목 밤11시30분)가 그것.‘심슨가족’을 만든맷 그로닝사 작품으로 현재도 미국 폭스TV에서 방송되고 있다. 게으른 피자배달원 프라이는 1999년의 마지막 날 냉동인간 연구소로 피자배달을 갔다가 사고로 냉동인간이 된다.천년 뒤에 깨어난 프라이는 새 인생을 살아가려는 희망에 부풀지만 외계인 릴라는 컴퓨터가 정한 적성대로 그를 배달원으로 만들려고 한다.배달원이 되고 싶지않은 프라이는 도망가고 이 와중에 지능형 로봇 벤더를 만나 친구가된다.어렸을 때 부모에게 버림받은 경험이 있는 릴라는 프라이를 이해하고 결국 그와 같이 도망길에 오른다.세 명은 함께 달아나다 프라이의 먼 후손인 허버트 박사가 운영하는 우주 택배회사 플래닛 익스프레스에 취직한다.서기 3000년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모험과 일상생활이 유쾌하고 기막힌 유머와 버무려진다. ‘심슨가족’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프라이는그다지 똑똑하지 않은‘실수투성이’다.이 점이 맷 그로닝사 작품의 매력.그를 돕는 외계인 릴라는 지구 유일의 외눈박이 외계인이다.프라이의 친구 벤더는재활용 맥주 캔으로 만들어진 로봇이다.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영양용 알콜음료를 마시고 불꽃 트림을 한다. ‘퓨처라마’의 배경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외계인과 로봇의공존,터널로 이동하는 사람들 등 현재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그러나 인간의 정신세계는 지금과 똑같다.외계인이나 로봇 등 다른종족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고 바보상자인 TV앞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낄낄댄다.관료들의 복지부동도 여전하다.‘퓨처라마’에서 미래세계는 하나의 소재일 뿐이고 실제 내용은 현재 인간사회에 대한 신랄한풍자다.등장인물들의 분위기가 ‘심슨가족’과 비슷한 게 흠이지만문제의식은 좀 더 진지해졌다. ‘오,예! 죽이는군’이란 로봇 벤더의 대사 뒤에 펼쳐진 포르노 잡지에 그려진 복잡한 회로도(로봇의 누드는 회로도다),로봇행성의 지배자들이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인간들은 불을 뿜고로봇의 머리를 뽑는다’고 언론조작을 하는 장면 등은 현 세태의 통렬한 풍자라고 할 수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충무로 창립작품 ‘전성시대’

    충무로가 창립작품 전성시대를 맞았다.최근 개봉작이나 새로 크랭크인한 작품목록 중에는 신생제작사의 처녀작들이 부쩍 많이 눈에 띈다.당장 이달에 개봉하는 한국영화 4편도 모두 충무로에 신고식을 치르는 제작사들의 데뷔작이다.‘청춘’(감독 곽지균·14일 개봉),‘물고기 자리’(김형태·21일),‘하면 된다’(박대영·28일),‘싸이렌’(선우엔터테인먼트·28일)이 그들. 의욕넘치는 창립작답게 소재나 장르도 다양하다.‘청춘’은 원필름이신세대 스타 김정현,김래원과 진희경을 간판으로 내세운 성장영화이고,‘물고기 자리’는 제이원프로가 이미연의 이미지를 밑천삼아 순제작비 13억원을 들여 만든 멜로물이다. 현재 후반작업중인 ‘하면 된다’는 아톰스엔터테인먼트가 아이엠픽처스의 투자로 순제작비 12억원을 들인 엽기코미디.신현준,장진영을주인공으로 세운 ‘싸이렌’은 국내 최초로 ‘파이어(Fire) 액션블록버스터’를 표방했다. 올 연말이나 내년초를 목표로 한창 작업중인 작품들도 줄줄이다.‘번지점프를 하다’(눈엔터테인먼트),‘자카르타’(시네마제니스),‘천사몽’(주니파워픽처스),‘천사일’(천사일엔터테인먼트),‘광시곡’(씨네아이) 등이 모두 창립의 명예를 걸고 제작되는 작품들.기획전문이던 청년필름도 제작쪽으로 눈을 돌려 러브스토리 ‘쿨’을 만든다. 이같은 배경은 뭐니뭐니해도 ‘풍부해진 돈줄’에 있다.돈이 없어 영화를 못만든다는 얘기는 더이상 충무로에서는 안 통한다.원필름 정현심 기획실장은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독특하거나 모험적이면 투자자들이 외면했다.그러나 ‘쉬리’로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마인드가 급반전했다”면서 “아이템만 좋으면 금융투자사들은 언제든 돈을 댈 준비를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분단을 소재로 한한계를 무릅쓰고 ‘공동경비구역’에 거액을 내준 KTB(한국종합기술금융)의 투자사례는 대표적이다. 정작 문제는 시나리오와 캐스팅.“쓸만한 시나리오와 배우만 잡고나면 영화는 다 찍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게 충무로의 우스개다.마루앤닷컴이 제작하려던 한중합작 ‘게이머’의 경우 중국에서 자금까지확보해놓고도 배우가 없어 ‘엎어질’ 위기다. 제이원프로의 한 관계자는 “참신한 시나리오를 확보하고서도 톱스타들의 스케줄에 맞추느라 맥놓고 기다리는 영화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스타배우에 의존하는 제작시스템을 극복하는 것 말고는 현재로선 달리 방도가 없다는 얘기다. 황수정기자 sjh@
  • [대한칼럼] 북·미관계 급진전과 한반도

    북한 조명록(趙明祿)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로 북·미 관계개선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북한 군부의 최고실세인 조명록 차수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북·미고위급회담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급진전하는 상황이다.김정일국방위원장은 조특사를 통해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한국전쟁 이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평화와 화해를 지향하는 북·미관계 개선구상을 전달했다.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기대를 표명함에 따라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들이 심도있게 논의됐으며 이를 공동성명으로 발표했다. 특히 양국정부가 적대적인 의사를 가지지 않을 것을 선언함으로써 화해와 협력관계를 확대할것으로 전망된다. 또 양국의 호혜적인 경제협조와 교류발전을 합의함으로써 사실상의 경제제재완화 효과를 가져왔다. 이번 북·미 고위급회담을 통해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한 후속조치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 철수 및 평화협정체결문제 등 현실적 장애요인이 적지않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성과를 도출한 배경은 상호필요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테러지원국’이라는 모자를 쓰고는 미국을 갈 수 없다고 완강히 버티던 북한이 조부위원장을 보낸 것은 무엇보다 북·미관계 개선이 체제유지에 필수조건이라는 인식에서다.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미관계 개선이 생존의선택으로 인식되고 있다.조부위원장의 방미를 앞두고 북한과 미국이‘국제 테러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배경에서 보듯이 북한은 테러국 해제가 시급한 과제다. 북한은 테러반대를 세계에 공식천명함으로써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할 경우 5년 내에 45억달러 상당의 차관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또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될 경우 북·미간 교역,금융거래,선박,항공기취항 등의 부문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북한 경제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55주년을 기해 당기관지 로동신문 기념사설을 통해“체제안정 속의 경제회생”을 당면목표라고 강조한 점은 북한의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다.김정일위원장이“북한의 자주권과 안전에 대한 미국의 담보만 확인되면 북·미관계를 평화와 친선관계로 전환시킬 수 있는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이와 함께 미국은,북한의 미사일개발 중단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유지가 당면목표라는 점에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시급한 외교적 과제다. 북한과 미국이 반세기에 걸친 대결관계를 청산하고 화해와 정상화를 향한 행보를 빨리하는 것은 남북관계 진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이같은 북·미관계 진전에 우리 정부가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일관된 대북 포용정책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 냈으며 6.15공동선언 이행으로 남북 관계가 폭넓게 진전되고 있는 상황이 북·미 관계 급진전을뒷받침했다는 평가다.클린턴대통령이 55년간의 남북 문제를 수개월만에 해결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북·미관계가 급진전되는 대부분의공(功)은 김대통령에게 있다고 극찬한 것은 이같은 배경에서다. 그러나 북한이 북·미 관계개선에서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체제를 미국과만 논의·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6월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해결원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져야 한다.한반도 문제는 사실 국제적성격도 내포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남북한이 서로 힘을 합쳐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이같은 맥락에서 이번 조명록부위원장의 방미로 극대화된 북·미관계 진전이 한반도 평화정착과남북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 [장 청 수 객원논설위원]csj@
  • 의료계 파업철회 배경·전망

    의료계가 10일 파업 철회를 선언한 배경은 장기화된 투쟁으로 내부의 파업동력이 약해진데다 환자들의 고통을 더이상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계속된 파업으로 경영난에 직면한 동네의원들이 진료에 복귀하게 되면 지난 8월의 파업 때처럼 투쟁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이해된다.특히 환자들의 고통이 가중되면서 여론이 의료계에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된 것도 의료계의 행동반경을 제한한 요인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정부가 파업에 참여한 의료기관에 대해 면허정지 수순을 밟는 한편,세무조사 등의 수단을 동원,압박을 가한 것도 파업 철회에변수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개원의들과 중소병원 봉직의,대학병원 교수,전임의들은정상진료에 복귀하게 됐으나 의료계의 중추세력인 전공의들은 진료권이 보장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기로 해 완전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또 약사법 개정 내용과 파업참가 의료진에 대한 정부의 제재조치 강행여부 등에 따라 파업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와 의료계가 그동안 대화를 통해 약사법 개정 등 쟁점에대해 상당한 정도의 의견접근을 본 점 등을 감안하면 또다른 의료계파업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의정대화에서 소외된 약계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가 새로운 과제가 될 것같다. 유상덕기자
  • [‘6.15’이후의 북한](5)리억세 고려약기술센터 실장

    국어학자 리극로(李克魯·1893∼1978) 선생은 1942년 ‘조선어학회사건’의 주모자로 함흥 감옥에 투옥돼 형무소에서 해방을 맞은 애국자로 48년 남북연석회의 참석차 평양에 갔다가 잔류하였다.그 후 오랫동안 남한에서는 그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조차 금기시돼 왔다.기자가 많은 월북 지식인들의 후손들 가운데 특히 리극로 선생의 아들 리억세씨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일제시기 리극로 선생이 지었을 것임이 분명한 ‘억세'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방북취재중 조선고려약기술센터에서 리억세씨(69)를 만났다.그의 직책은 이 센터 자료조사실 실장.그는 “서울에서 온 기자선생들을 만나게 되니 참으로 반갑습니다”며 반갑다는 말을 되풀이했다.고향에서 온 젊은이들을 보는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름은 리극로 선생께서 지으셨습니까.” “그렇습니다.그런데 사람이 이름처럼 우람해 보이지는 않지요?”솔직히 그랬다.마른 체구에 온화한 미소,부드러운 말씨로 전혀 ‘억세' 보이는 인상은 아니었다. “리극로 선생이 남북연석회의 참가후 남으로 돌아가지 않으신 배경은?” “당시의 심정을 나중에 말씀하셨는데 왜놈도 못 죽인 김구·여운형 선생을 죽이는 친일파 세상에 대한 환멸과 김일성 장군의 인간적 흡인력이 북에 남기로 결심한 계기가 됐다고 하셨습니다.아버지 말씀에 따라 48년 8월중순에 온 가족이 평양으로 왔습니다” 북은 종전에 ‘동의학'이라 부르던 민족의학의 명칭을 ‘고려의학'으로 바꾸었다.그는 “중국측이 우리의학을 동의학이라 하는데 우리는고려의학이라 불러야지요”라고 말했다. “선생님은 고려약학이 전공이십니까?” “본래는 합성약(양약) 전공인데 고려약 발전에 기여하고자 중간에고려약으로 돌았습니다.조국전쟁때 인재양성정책에 따라 50∼55년까지 레닌그라드 제약대학에 유학했습니다.” 전쟁때 혼자 해외에 나와 공부하는 게 죄스러워 새벽 2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지 않았고,그 결과 레닌그라드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했다. 개교이래 최초의 전과정 5점(all A) 학생이었고 ‘공화국 최초의 제약기사'이기도 했다.북의 ‘약제사'는 우리로 치면 약사이고 ‘제약기사'는 제약 연구진이다.남쪽이 의약분업·한약분쟁 등으로 복잡한 상황에서 북의 고려 의료체계가 궁금했다. “고려약은 어디서 생산합니까?” “보건성의 약무국이 약 전반을 관장하고 고려약은 고려약 생산관리국에서,신약(양약)은 제약생산관리국에서 생산합니다.” “고려의학에서 의약분업의 형태는?” “병원에서 고려의사가 처방을 내면 고려약제사가 약을 주는데 처방전대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먹기 좋고 흡수가 잘 되게 법제를 하는 것이 약제사의 임무입니다.규격화된 고려약들은 약국에서 판매되는데 총 1,500여종중 일상적으로 공급되는 것은 20종 정도입니다. 약국에는 약제사가 있어 문답도 해주는데 중등교육으로 양성된 조제사는 판매만 할수 있습니다.” 리억세 실장은 해방 직후 서울대 의대 교수와 의사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다가 월북해 북에서 초대 보건상을 지낸 이병남 박사의 사위이기도 하다.리 실장의 부인 리원영씨(67)는 신경내과 전문의다.리병남선생의 5남매중 3남매가 의료인이라 했다. 며칠 후 추석이었다.기자는 북의 추석 명절 지내는 모습을 둘러보러 나섰다.아침 일찍 평양인근 신미리 애국열사릉에 갔는데 뜻밖에도리극로 선생 묘소에 성묘하고 있는 리억세 실장 일가와 마주쳤다.리원영 여사는 기자의 손을 잡고 흔들며 반가움에 어쩔 줄 몰라했다. “우리 아버지 병원이 종로 파고다극장 옆에 있었는데 지금은 다 바뀌었겠지요?” 그녀는 파고다극장 옆에 용빈루라는 중국요리점이 있었고,옆에 리병남 소아과가 있었다며 해방직후의 종로2가 모습을 한참 설명했다.기자가 별 신통한 대답을 못해도 리 여사는 남에서 온젊은이들을 만난 것 만으로도 못내 기쁜 듯 했다. 신준영기자 junyoung@
  • 정치 뉴스라인

    ●민주당 정동채(鄭東采)기조실장이 5일 사의를 표명했다. 서영훈(徐英勳)대표에게 사퇴의사를 밝힌 뒤 곧바로 여의도당사 3층 기조 실장실의 개인 집기와 책 등을 싸들고 나갔다. 사의를 표명한 첫번째 배경은 전날 당무회의에서 통과된 ‘당 기구개편안’을 둘러싼 논란 때문.일부 당무위원들이 반대의견을 제시한데다,장성민(張誠珉)의원은 ‘제왕적 사무총장론을 경계하며’라는보도자료를 내고 총장권한 강화에 대한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여기에 민주당의 운영메커니즘도 한 몫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동안 정실장은 “최고위원 모시기(?)가 무척 힘들다”는 말을여러차례 해왔다.김옥두(金玉斗)총장이 정실장의 사의번복을 적극 설득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김중권(金重權)·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의 ‘영남 구애경쟁’이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6일에는 이인제·정동영 최고위원이 부산에서 열리는 한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축사를할 예정이다.김중권 최고위원은 5일 울산에 이어,6일 경주에서 강연을 한다.김최고위원은 연고를 내세워 기반을 다지고 있고,정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영남지역의 높은 지지를 받은 데 고무돼 있으며,이최고위원은 영남지역의 ‘이인제 불가론’을 정면돌파한다는 각오다. ●한나라당이 의료계 총파업 돌입을 하루 앞둔 5일 의약분업 시행유보 등 현행 제도의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한나라당 목요상(睦堯相) 정책위의장은 “정부와 여당은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현 의약분업이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를 진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대한포럼] 對北 식량지원의 참 뜻

    정부는 이달부터 북한에 식량 60만t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태국산쌀 30만t과 중국산 옥수수 20만t 등 50만t의 식량을 차관형식으로 북한에 전달한다.또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옥수수 10만t도 무상 제공키로 했다.대북 식량차관 50만t에 드는 비용은 약 9,000만달러이고,WFP를 통한 10만t 무상지원 경비 약 1,100만달러를 포함해서 모두 1억100만달러가 소요된다.차관조건은 10년 거치 30년 분할상환 형식이며 이율은 연 1%다. 이번 대북 식량차관 제공은 2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측이 긴급지원을 요청해옴에 따라 남북 양측이 지난달 25일 서울에서 열린 경협실무대표접촉에서 식량차관 제공 규모와 절차에 합의해 이루어진 것이다.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제공하는 60만t의 식량지원은지난 1995년에 처음으로 국내산 쌀 15만t(2억3,700만달러 소요)을 지원했던 것과 비교할때 규모는 3배 이상이지만 그 비용은 절반 이하다.또 당시에는 무상지원 방식으로 이루어졌지만 이번에는 차관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1995년에는 식량지원 포대에 원산지 표시가 없었으나 이번에는 겉포장지에‘Republic of Korea’ 표기를 명시하고 분배 투명성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또 차관제공 및 상환절차를 통해 남북간 상호의존도를높이고 남북관계 진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지원을 하게 된 배경은 두가지 현실성을 고려한 조치로 볼 수 있다.하나는 북한동포들의 굶주림을 인도적 차원에서 도와준다는 대승적 배려다.북한은 몇년째 자연재해로 인해 매년 100여만t의 식량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올해는 장기간의 가뭄과 지난 8월 한반도를 휩쓴 태풍피해까지 겹쳐 모두 240만t의 식량부족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최근 WFP가 북한의 식량사정이 어렵다고우리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일본이 50만t,미국이30만∼40만t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키로 계획하고 있는 점도 인도적측면을 고려한 조치다. 북한의 연간 식량소요량은 총 656만t으로 추산된다.순식용의 경우만해도 매년 100만∼150만t 이상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1995∼1996년의 경우 식량부족이 심화되어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체제위기 상황까지 초래했다.북한 내부의 이같은 식량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60만t의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은 우리 경제여건상 큰 무리가 아니다.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 55.2%가 대북 식량지원을 찬성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또다른 하나는 대북 식량지원이 남북관계 진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이다.이번 대북 식량지원은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화해·협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남북간 신뢰 분위기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남북 식량차관제공 합의서에서 “남과 북은 6·15공동선언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다짐하면서 상부상조의 원칙에 따라 식량차관 제공에 합의했다”고 밝힌 것은 남북관계 개선을 함축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 일부에서 “우리경제도 어려운데 일방적 지원으로 국민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사실이다.이같은 시각은 지난 1995년의 대북 쌀지원에 대한 부정적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또 식량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부가보여준 소극적 태도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정부는 국민의여론을 적극 수렴하고 보다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대북정책을 추진해나가야 한다.우리 국민들의 동포애가 담긴 대북 식량지원이 한반도평화와 민족화해에 크게 기여할 것이 틀림없다.그리고 북한의 식량난해결은 외부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남북 농업협력을 통해근본적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장청수 객원논설위원 csj@
  • ‘信保사건’ 왜 증폭됐나

    업자들로부터 1,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이운영(李運永)씨를 내사했던 사직동팀이 선처 방침에서 사법처리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배경은 무엇일까. 검찰과 경찰 등 수사 관계자들은 이 사건이 검찰로 이첩된 것은 당시 관행으로는 약간 의외라고 말한다.즉,엄청난 비리가 아니면 사표를 내는 선에서 일단락짓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검찰로 넘기는 바람에 이씨가 대출보증 외압 및 보복성 수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도피투쟁’으로까지 비화됐다는 것이다. 수사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지난해 5월24일부터 옷로비 사건이 불거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사직동팀은 5월 말 또는 6월 초쯤 이씨의비위사실을 검찰에 통보했고, 대검은 이 사건을 서울지검 동부지청에내려보낸뒤 6월 22일 이씨가 잠적한 상태에서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본격적인 사법처리 수순을 밟았다. 사직동팀은 이씨를 형사처벌하지 않을 경우 당시 곤욕을 치르고 있던 옷로비 사건처럼 나중에 시비거리가 될 것을 우려해 기존 관행과달리 사법처리쪽으로 방침을 바꿨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옷로비 유탄설’과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지검 관계자는 “1,400만원의 뇌물수수 혐의는 특경법상 징역 5년 이상에 해당되므로 결코 가벼운 비리가 아니다”면서 “사직동팀의 검찰 이첩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어쨌든 ‘국민적 의혹’ 사건으로까지 번진 이번 사건은 금융계 지점장의 개인비리에 불과한 것을 여러 정치상황들이 결합되면서 이상하게 증폭됐다는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덴마크 유로화 가입여부 국민투표 ‘유로랜드’ 실현 중간평가

    유로냐,크로네냐. 28일 온 유럽이 덴마크를 주시했다.덴마크가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중 13번째로 유로화 도입국이 되느냐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쳤기 때문이다.영국,스웨덴 등 덴마크와 함께 자국통화를 고수한 EU 회원국은 그렇다치고 3억 유로인구 전체가 550만 덴마크인들이 던진 동전의 향방에 노심초사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덴마크의 선택은 비단 유로 국가가 하나 더 늘어나느냐 마느냐 하는 차원이 아니다.‘하나의 유럽’을 지향하는 EU의 숱한 난제에 대한주권 국가의 강력한 의사표현으로 비춰지고 있다.국민투표가 부결되면 유럽통합을 꾀하는 EU에는 치명타가 된다.유로 도입을 유보해온영국과 스웨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덴마크인들은 유로 도입의 경제적 효과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시스템과 연계해 득실을 따져왔다.이는 유로랜드(EU 국가중 유로를채택한 나라들) 전 회원국들이 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환위험 회피,역내 교역량 증가 등 유로 도입이 가져올 화폐·통상 이익은 막대하다.그러나 뒷면에는 금융주권 상실이자리잡고 있다. 일단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정책에 종속되면 고세율·고복지 지출을 특징으로 한 덴마크 경제정책은 일정한 족쇄가 채워질 수 밖에없다.최근의 유로화 급락을 유로랜드내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편차를 성급히 규격화하려다 지불된 비용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출구조사에서는 반대표가 52.5%로 47.5%로 나타나 찬성표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부동표가 10%를 넘어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누구도 결과를 예단할수 없는 상황이다.덴마크인들의 선택이 무엇이건 이는 유로랜드호에 선물이라기보다 또하나의 숙제를 남길 전망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평양서 만난 량태현 장관급회담 대표

    3차 남북 장관급회담에 참석 중인 북측 ‘386세대’ 량태현(37)대표는 28일 제주 지역 인사들을 만나 “제 뿌리가 제주도에 있다”며 자신이 제주 양(梁)씨임을 강조했다.이에앞서 2차 장관급회담 직후인지난 4일 평양시내 보통강호텔에서 그를 어렵게 만났다.양강도 혜산에서 건축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고향에서 인민학교·고등중학교를마치고 김일성종합대학 외문학부에서 영어를 전공한 량 대표는 연구원(우리의 대학원과정)과정을 마치고 조선학생위원회 연구원으로 사회에 진출했으며 현재 학사논문(우리의 석사논문에 해당)을 제출해놓고 있다.94년부터 내각 사무국에 근무하고 있으며 현 직책은 과장. 90년 중매반 연애반으로 결혼해서 아들 딸 하나씩을 두고 있다.북에서도 대가 세기로 정평 있는 양강도 출신답지 않게 부드러운 인상이었는데 본격 인터뷰로 들어가자 회담 대표다운 차분한 달변을 구사했다. ◆남북 회담사 최초로 30대에 장관급 회담 대표로 선발된 배경은. 그것은 우선 나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장군님께서 돌려주신 정치적 신임의 결과이며,젊은 세대들이 한몫 맡아 할 것을 요구하는 기대의 표현이라 생각한다.실무적으로는 내각 사무국에서 통일 관련문제를 주로취급하고 있는 직분과 관련되어 있다. ◆서울 방문 소감은. 시대도 변했고 사람도 변했다.장군님에 대한 인식이 엄청나게 달라졌음을 느꼈다.가는 곳마다 남녘 동포들이 손을흔들어 반겼는데 우리를 적이 아니라 동포로 여기고 있다고 느꼈다. 기자가 386세대에 대해 묻자 그는“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자주민주 통일을 위한 학생운동에 헌신한 30대 젊은 지식인 계층이라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동세대로서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분단 2세로 태어났지만 통일 1세로 살아야 할 세대다.6·15공동선언을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철저히 이행하면 통일이 다가온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이소중한 사업에 함께 젊음을 바칠 것을 제안하고 싶다. 평양 신준영기자 jun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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