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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인사 특징은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의 배경은 크게 삼성의 사회공헌에 대한 강한 의지와 금융 최고경영자(CEO)의 세대교체를 꼽을 수 있다. 또 삼성생명 상장 등 삼성의 ‘해묵은 과제’를 처리하기 위한 ‘새 부대’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삼성카드 부실 이후 금융계열사 최대 인사라는 점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의중이 깊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 금융계열의 ‘간판 CEO’인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을 부회장 승진과 함께 삼성의 사회공헌 ‘수장’으로 선임했다는 것은 삼성이 사회공헌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이는 조직 개편에서도 잘 나타난다. 현재 운영중인 ‘삼성사회협력위원회’를 ‘삼성사회공헌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기존 사회봉사단과 삼성복지재단을 위원회에서 총괄토록 했다. 또 고객협력실도 신설했다. 사실상 사회공헌을 ‘배정충-이해진(삼성사회봉사단장)’ 투톱체제로 이끌고 가겠다는 복안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배 사장을 사회공헌 총책임자로 선임한 것 같다.”고 말했다.이번 인사는 금융계열사 5개사 가운데 3개사의 ‘수장’이 바뀐 데서 알 수 있듯 세대교체라는 의미도 크다.특히 배 부회장은 99년 이후 7년간 삼성생명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또 이번 사장단은 삼성생명 상장이라는 중책도 맡고 있다. 지지부진한 삼성생명 상장 작업을 위한 진용을 새롭게 갖추고,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는 업무의 연속성이라는 점과 개혁성, 실적 등을 두루 감안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류찬희 김경두기자chani@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7) 레바논 베이루트

    [이슬람 문명과 도시] (7) 레바논 베이루트

    내전의 총상으로 곰보가 되었거나 불구가 되었던 건물들이 이젠 꽤나 많이 단장되고 치워졌다. 막상 복구는 해놨지만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아 불과 4∼5년 전만 해도 유령마을 같았던 시내 중심가도 이젠 저녁 마실 나온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 베이루트를 자주 찾았던 어느 사진작가는 “최신 유행으로 치장한 베이루트의 멋진 청년들 틈에서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가끔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다운 청년들을 보면 지금도 온전히 들어맞는 말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랍 남성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 가운데 ‘연애는 베이루트 여인과’라는 게 있는 터이고 아랍세계 연예계를 주름잡는 미남미녀들의 태반이 레바논 출신이니 말이다. 내전 끝나고 지금까지 16년이 지나며 베이루트 시민들의 마음도 도시의 겉모습이 단장되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많이 치유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깊은 상처는 아직도 고통스럽게 남아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 수년전 유령같던 도심 시민들 북적 베이루트 중심가 사하트 슈하다(순교자광장) 한쪽, 지중해를 바라보며 우뚝 서있는 인터콘티넨탈 페니시아 호텔 앞 바닷가 길을 지나는 것이 이제 나에겐 고통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아이 그리고 내가 이 길을 거닐며 남긴 추억이 참 많았다. 마땅히 찾아갈 만한 공원이 없는 베이루트에서 바닷가 길(코르니시)은 모든 시민들이 찾아드는 휴식의 공간이다. 산보하는 사람들, 조깅하는 사람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요리조리 사람들 사이를 빠져 지나는 젊은이들, 정겨운 연인들…. 그들 사이에서 우리 가족은 참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기억을 이곳에 남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선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두 모습을 볼 수밖에 없다. 폭탄테러로 온통 망가져버린 빌딩들이 바로 앞에 보이는데 그 아래 요트장에선 흥겨운 음악이 흐르고 많은 사람들이 지중해의 풍성한 햇볕을 즐기고 있다. 고작 1년 전 저 건물들 사이에서 엄청난 폭발과 함께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와 수행원들 그리고 길을 가던 시민들이 죽어가지 않았던가. 그 충격은 얼마나 컸던가. 하루를 빼놓지 않고 벌어진 규탄시위, 그때 얼마나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나. 그뿐인가 하리리 총리 암살 이후 이어진 폭탄테러가 몇 번이고 그때마다 거리로 뛰쳐나온 사람들의 수가 얼마인가.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그 기억이 너무나 선명한 이곳에서 희희낙락 음악과 햇볕을 즐기고 있는 저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그렇게 쉽게 잊을 수 있는 건가. 그러나 이들의 마음 속에 숨어있는 불안감은 쉽게 드러나고야 만다. 어느 점성술사의 말 한마디에 레바논이 들썩였던 거다. 이 점성술사가 한 말은 ‘크리스마스날 300명을 겨냥한 테러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었고, 이 말이 순식간에 온 나라에 퍼지자 점성술사 스스로가 놀라 일간신문에 ‘그런 뜻이 아니었음’을 밝혀야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에 다녀온 한 한국인 친구가 전해준 말을 떠올리게 하는 일들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이 친구가 겪은 일은 이런 거다.“예루살렘에 있는 찻집에 들어가서 주스 한 잔 마신 다음 빨대를 갖고 놀고 있었지요. 빨대 끝을 잡고 둥글게 공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감은 다음에 손가락으로 탁 튕겨 ‘딱’ 소리가 나게 하는 거요. 그런데 주변 이스라엘 사람들이 얼마나 놀라던지…. 여기가 어떤 곳인데 그런 장난을 하느냐는 타박을 받았답니다.” # 하리리 총리 암살이후 테러공포 몸살 어느 날 저녁 베이루트 시민들이 많이 모인 상품전시장을 둘러보고 나왔을 때다. 갑자기 무언가 터지는 커다란 소리가 전시장 입구 쪽에서 들려왔고 곧 주변의 시민들이 혼비백산해서는 마구 뛰어 달아나는 거였다. 한순간 입구 쪽을 바라봤지만 어떤 연기나 먼지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고 잠시 뒤 그저 트럭의 타이어가 터진 소리였다는 것이 알려졌다. 그제서야 사람들의 얼굴엔 약간 민망해하는 듯한 웃음이 떠올랐는데 이 모습을 바라보며 참으로 마음이 쓰라릴 수밖에 없었다. 16∼17년에 걸친 내전을 가까스로 끝낸 지 이제 겨우 16년, 아직도 피냄새 나는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는 게 그저 가슴 아플 뿐인데 베이루트 시민들은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 와서 그런가 어디에서 폭탄이 터지고 폭격이 일어나도 바로 다음날이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일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친절하면서도 정도가 지나치지 않은 베이루트 시민을 만나는 것은 무척이나 편안한 일이다. 아랍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싸다는 베이루트지만 평범한 우리나라 사람이 살아가기에 이보다 더 알맞은 생활환경은 아랍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가끔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라도 다녀올라치면 베이루트의 비할 데 없이 자유로운 공기를 새삼 느끼곤 한다. 다마스쿠스가 답답하다기보다는 베이루트가 너무나 우리 삶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민소매티셔츠를 즐겨 입고 다니기 시작한 것은 베이루트에서 첫 여름을 보낼 때였고 나는 서울에서 늘 그러했듯 샌들에 반바지차림을 줄곧 고수했다. 아무런 부담없이 공공연하게 대통령이니 총리의 욕을 해대는 것을 보면 아랍세계에서 언론의 자유도가 가장 높다는 말이 분명한 사실이지 싶다. 다마스쿠스의 개가 마음껏 짖고 싶어 레바논으로 넘어왔다는 우스개까지 있으니 말이다. # 기독교인들 영화 ‘그리스도…´ 에 열광 근래 영화 두편을 통해 베이루트 시민의 마음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수난(The Passion of Christ)’이고 또 하나는 지난 크리스마스 즈음 베이루트 극장가에 개봉된 ‘메리 크리스마스(Joyeux Noel)’이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다양한 종교종파가 공존하는 베이루트는 한때 다원주의의 성공모델이었고 한순간 그 균형이 깨지며 모자이크사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는 데서 알 수 있듯 베이루트 시민의 많은 부분을 기독교인이 차지하고 있다.‘그리스도의 수난’은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라 꼭 보고자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좌석을 예매하지 않으면 며칠을 기다려야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든 자리가 남아돌던 베이루트에서 영화표를 예매하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기독교에서 찾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이 영화를 기다려왔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는 베이루트 시민들 마음 속 깊은 곳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내전의 상처를 감싸주기에 너무나 적절한 영화였던 것 같다. 영화가 끝나자 터져 나온 벅찬 감동의 박수가 그것을 증명한다. 배경은 세계 제1차대전이 발발한 해인 1914년의 크리스마스 즈음으로 실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한 영화다. 참혹한 살육전을 펼치며 대치하던 프랑스군, 독일군, 스코틀랜드군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찬송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함께 연주하게 되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나름의 휴전을 선언하고 적이 아닌 친구의 정을 쌓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들이 애초에 적이 아닌 친구였지만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적이 되어 만나게 되었음을 베이루트 시민들은 온몸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화해하고 상생하는 다원의 문화를 희구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베이루트에는 폭탄이 터지고 있고 사람이 죽어간다. 그럴 때마다 분기에 찬 사람들이 모여 구호를 외친다.“빗담 비루흐 아프디카 야 루브난(레바논아, 너를 위해 피와 영혼으로 나를 희생하리).” 이제는 더 이상 이런 구호를 듣고 싶지 않다. 안정국 명지대 교수 (이슬람문화연구소)
  • [이슈 따라잡기] ‘공직자 추문 릴레이’ 그 원인과 배경은

    [이슈 따라잡기] ‘공직자 추문 릴레이’ 그 원인과 배경은

    공직자들에게 2,3월은 기억하기도 끔찍한 달이 될 성 싶다. 최근 공직자들이 잘못된 처신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파문이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공직자 추문 릴레이’와 그 사회적 파장을 되돌아 보면서 원인과 배경 등을 짚어 본다. 지난 달 이종헌 청와대 행정관의 외교기밀문서 유출로 ‘문’을 연 ‘파문 릴레이’는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이라는 ‘쓰나미’를 일으켰다. 최 의원은 사건 발생 3일 뒤인 지난 달 27일 탈당 뒤 ‘의원직 사퇴’ 압박에 맞서 보름여 잠적 기간 내내 논란의 핵심에 있었다. 이어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이 터졌다. 이 전 총리측은 해명 과정에서 엇갈린 진술로 의혹을 키우다 함께 라운딩을 한 사업가들의 로비 의혹이 제기되면서 ‘낙마’했다. 숨쉴 틈도 없이 이명박 시장의 ‘황제 테니스 논란’이 뒤를 이었다. 한국체육진흥회의 ‘비용 요구’로 촉발된 뒤 테니스 과정을 둘러싼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 와중에 국가청렴위원회의 ‘골프 자제령’ 3일 뒤 청와대 김남수 비서관의 주말 골프 파문이 터져 결국 사퇴로 이어졌다. 이어 허남식 부산시장 부인이 공무원을 사적 용무에 데리고 다닌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직자 파문’은 전국으로 번져갔다. 현 정권에서 ‘TK(대구·경북)맹주’로 꼽히는 이강철 청와대 정무특보는 청와대 앞에 횟집을 오픈하는 문제를 놓고 ‘처신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공방이 난무했고 국민들의 ‘공직자 혐오’는 극에 달한 양상이다. 마치 ‘공직자 추문 공화국’인 양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전문가나 시민단체들은 ‘릴레이 추문´ 배경으로 공직자에 대한 국민들의 도덕적 잣대가 높아졌음을 꼽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입법국 이강원 국장은 “사회가 투명해지면서 용인되는 도덕성의 기준이 높아졌다.”며 “고위 공직자의 부적절한 처신과 도덕적 해이는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지방선거를 앞둔 정당들의 정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지나치게 정략적이고 무차별적 흠집내기 측면도 있는데 정치권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표피적인 보도 관행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최근 보도된 공직자들의 처신은 잘못된 것이지만 언론이 정책·업무수행 능력 등 전반적 기준으로 리더십을 검증해야지 도덕성만 갖고 평가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도덕성 문제 제기는 한 부분인데 마치 그것만이 국가적 이슈인 것처럼 벌떼처럼 비판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은 국가 차원의 인식 수준이 저급함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사회학자는 “자신이나 소속 집단에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타인이나 다른 가치 집단에 대해선 가혹할 만큼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문화도 한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공복(Public servant)의식의 부재’로 진단한다. 그는 “사태의 본질은 공직자들의 자기 역할·기능에 대한 몰이해와 공직자에 대한 철저한 사전·사후 검증시스템의 부재가 맞물려서 ‘자리 만능주의’나 도덕적 해이를 낳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나친 온정주의나 느슨한 법적용도 한 원인”이라며 “제2의 최 의원 파문이 발생하지 않게 윤리특위가 의원을 제명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국회가 방관하는 것이 그 전형”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수 황장석 기자 vielee@seoul.co.kr
  • 무협팬터지 ‘중천’으로 스크린 첫 도전 김태희

    무협팬터지 ‘중천’으로 스크린 첫 도전 김태희

    “9시간 동안 와이어에 매달려 있다 내려오면 온 몸이 다 피멍이에요.”무협 팬터지 ‘중천’으로 처음 스크린에 도전하는 김태희. 입으로는 힘들다는데 표정은 연신 ‘방긋방긋’이다. 김태희를 만난 곳은 ‘영웅’ ‘무극’ 등 대형 중국 영화에 이어, 연간 10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 이뤄지고 있는 중국 헝뎬(橫店) 종합세트장. 머나먼 곳이지만 별 다른 일정이 없는 한 이곳에 머물면서 영화에 몰입하고 있었다. 헝뎬은 세트장이 들어서면서 생긴 마을이라 다소 황량하지만 촬영에 집중할 수 있어 더 좋단다. ●“용량초과라니까요.” ‘중천’의 멤버들은 영화 ‘비트’에서부터 호흡을 맞췄던 사람들. 제작사 나비픽쳐스의 공동대표 조민환·김성수, 감독 조동오, 배우 정우성은 물론 스태프들까지,‘비트’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 서로 형 동생하는 사이다. 처음 스크린에 도전하는 김태희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분위기. 그런데 꽤 잘 어울리는 모양이다.“얼굴도 이쁜데 잘 웃고 다니고 성격도 좋아서 더 예뻐요.”(조민환 대표),“캐릭터를 정말 열심히 분석해요.”(정우성),“현장에서 버텨내는 힘이 정말 놀랍죠.”(허준호)라는 평가가 쏟아져 나온다. 정작 김태희 자신은 살얼음판을 딛는 기분인가 보다.“정우성씨나 다른 분들이 정말 많이 가르쳐 주세요. 워낙 많은 얘기를 들어서 이제 용량초과이니까 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 농담할 정도예요.” 그러면서도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정말 배우는 게 많다.”더니 “영화하기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TV드라마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에서는 너무 완벽해서 비현실적이었잖아요. 그런데 ‘중천’의 소화는 천진난만하고 실수도 하는, 인간미가 살아있는 캐릭터예요.” ●“결계가 뭐예요?” 영화 ‘중천’이 요즘 최고로 ‘뜬’ 배우 김태희를 잡기까지의 과정도 재밌다. 조민환 대표가 처음 접촉한 여배우는 바로 심은하. 그런데 심은하는 정말 연예계쪽으로 더 이상 생각이 없는 듯했다. 고민이 쌓이던 중 우연히 연출부에서 쓰는 노트북 바탕화면에서 김태희 얼굴을 본 것. 그 순간 ‘아∼ 이 배우다.’ 하는 느낌이 팍 왔단다. 마침 김태희가 소속사를 옮겼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고 연예계 생리상 소속사를 옮기는 것은 뭔가 다른 변신을 해보고 싶어하는 것이라는 판단에 곧바로 접촉했다. 그런데 보내준 시나리오에 대한 김태희측 반응은 ‘내용이 어렵다.’는 것. 뭐가 어려운지 궁금해 직접 김태희를 만났는데, 그녀에게 걸림돌은 ‘결계’처럼 무협만화나 소설에 나오는 단어들. 무협 장르에 통 취미가 없던 김태희에게 그런 낯선 단어들로 가득한 시나리오는 암호문과도 같았다. 그래서 조 대표는 그녀를 위한 2쪽짜리 ‘무협용어해설집’을 따로 만들어 시나리오와 함께 다시 보냈고, 여기에다 ‘우리 기술력으로 이런 그림이 나올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뛰어넘기 위해 기본적인 미술 스케치까지 제시한 끝에 OK사인을 받아냈다. ●빛나는 스타, 그리고 그림자 그러나 현장에서는 김태희라는 스타의 빛 못지않게 그림자도 있었다. 한동안 떠들썩했던 가십성 기사(재벌2세와의 결혼설) 때문이었는지 ‘사적인 질문’은 안한다는 인터뷰 조건이 붙었다. 그런데 영화속 키스 신에 대한 질문마저도 제작사측이 답변을 잘랐다. 최근의 곤혹스러운 해프닝을 의식한 때문인 듯 김태희 역시 밋밋한 대답을 반복하기 일쑤였다. 자기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한다기보다 미리 녹음된 테이프를 다시 틀어놓은 듯한 느낌이 강했다. 취재진 사이에서 김태희도 ‘수첩공주’냐는 푸념이 나올 정도였다. 또 김태희는 지나가던 중에 “공부할 때도 그랬고” 식의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그녀(혹은 소속사)는 여전히 ‘서울대 출신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프리미엄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똑똑하고 예쁜 그림’이 아니라 ‘배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 그 발판도 과감히 차버려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헝뎬(중국)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중천’은 어떤 영화 ‘중천’은 세계시장을 겨냥했다.‘패왕별희’의 소품팀,‘영웅’‘연인’에서 의상을 맡아 아카데미 의상상을 받은 에미 와다, 일본의 대표적 음악감독 사기스 시로 등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투자배급을 맡은 CJ엔터테인먼트 이상용 영화투자팀장은 “칸국제영화제 필름마켓 등 세계시장에 내놓겠다.”면서 “도전해본 적이 없어 결과를 예상하긴 어렵지만 우리가 내수용 영화로 투자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영화에서도 이 의지는 분명하다. 작품의 배경은 죽은 영혼이 49일간 머무는, 이승과 저승 사이의 공간인 ‘중천’. 여기에 퇴마사 이곽(정우성)이 빨려들어가고, 먼저 죽어 중천을 지키고 있는 소화(김태희)를 만난다. 이승에서 소화는 이곽과 연인이었지만 소화는 이승에서의 기억을 다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러던 중 반추(허준호)가 중천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이곽과 반추는 돌이킬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된다. 시공간과 스토리 자체가 무국적이다. 여기에다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이 입혀진다. 제작사는 여지껏 시도된 CG 가운데 최고의 수준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정교한 CG작업 때문에 원래 추석이 목표였던 개봉일도 연말로 미뤄졌다.
  • [탐사보도] 대중문화 새코드 - 연예인 2세 전성시대

    [탐사보도] 대중문화 새코드 - 연예인 2세 전성시대

    요즘 세상에 연예인은 걸어다니는 1인 기업이다. 일년에 CF 몇편,TV드라마나 영화 두어편쯤 찍는 어지간한 스타라면 수십억원은 뚝딱 챙기기 일쑤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파이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연예인 가업 승계의 실태와 그를 부추기는 토양, 연예계 진출에 미치는 부모들의 영향을 짚어본다. #2세 스타, 꼬리를 물다 연예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세 연예인은 줄잡아 50여명이지만 PD 아나운서 작가 등 방송 관계자들의 자녀까지 합하면 60명을 넘는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의 리메이크작에 얼굴을 내민 새내기 탤런트 남승민.20년 전 원작의 주인공으로 안방극장을 누볐던 고 남성훈의 아들이다. KBS 1TV 일일연속극 ‘별난 여자 별난 남자’의 조연으로 연예계 첫발을 디딘 생초짜 탤런트 이상원은 이영하-선우은숙 부부의 아들. 극중 홈쇼핑 회사의 직원으로 한두번쯤 얼굴을 내미는 비중 약한 조연이다. 하지만 함께 출연하는 이영하의 아들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삽시간에 세인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한창 물오르는 연기를 구사하는 2세 연기자로는 최주봉의 아들 최규환을 빼놓을 수 없다.MBC 일일연속극 ‘사랑은 아무도 못 말려’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얼굴을 내밀며 본격적으로 ‘연기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늘어나는 세습 연예인, 무엇이 그들을? 연예인 2세들이 급증하는 배경은 뭘까. 연예계 관계자들은 “연예인은 모두가 꿈꿔보지만 도전하는 방법 자체를 몰라 여전히 엄두내기 어려운 특수영역의 직업”이라며 “연예인 자녀들에겐 데뷔 노하우와 기획사 접근권 등이 부모를 통해 일상적으로 열려 있는 셈”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예인들의 사회·경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가업을 이으려는 스타 자녀들이 많아지고,2세 연예인 속출은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분석이다. #홀로서기 전략 ‘폐쇄형’ vs ‘오픈형’ 연예계가 빠르게 기업화하면서 최근 2세 연예인들의 홀로서기 과정에도 치밀한 전략이 뒤따른다. 소속 기획사의 홍보 매뉴얼에 힘입어 대중과 접촉하는 이들의 방식은 주로 ‘전략적 폐쇄형’. 부모의 신분을 데뷔 초기의 한 시점에 짧게 효율적으로 노출시키는 띄우기 전략인 셈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덕화 최민수 독고영재 등 80년대 ‘세습 1세대’의 데뷔환경과는 사뭇 차별점을 찍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2세 스타들을 평가하는 대중의 자세가 대단히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지적들이다.“인터넷이 없었던 1세대들의 연예계 진출 당시에는 ‘안티’대중이 잠복세력에 그쳤던 반면, 요즘엔 ‘누구누구 자식’이란 꼬리표가 붙는 순간 ‘부모 잘 만나 호강하네.’식의 음해시비에 휩싸이기 십상”이라는 게 어느 가수 매니저의 말이다. 싫건 좋건 ‘폐쇄형’이 대세를 이룰 수밖에 없는 현실이란 얘기이다. 2세 연기자들 가운데 동급최강의 몸값을 자랑하는 김주혁. 소속사인 나무액터스의 담당매니저는 “김무생씨가 냉정할 정도로 주혁이의 데뷔과정(SBS 공채)에 객관적이었다.”며 “부모의 명성이 데뷔 초기에 대중의 이목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스포트라이트가 오히려 족쇄로 작용하는 게 이 바닥의 생리”라고 말했다. 대중과의 접근성에서 유리할 뿐 그들의 스타성은 결국 대중의 객관적 잣대로 저울질될 수밖에 없다는 것. 연정훈이 소속된 스타K의 윤성빈 실장은 “역량이 부족한 2세는 결정적 도약시점에서 대중에게 외면당한다. 대중의 평가는 무서울 만큼 엄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장기적 손익을 따진 폐쇄전략은 대부분의 2세 연예인들이 선택하는 생존방식. 신인배우 임영식은 아버지 임하룡과 새 영화 ‘원탁의 천사’에 동반 출연키로 했다가 부자지간이 밝혀지자 도중 하차했다. 제작사 시네마제니스의 서정 기획이사는 “작은 역할이지만 임영식이 가명으로 출연하기로 했는데, 부자관계가 기사화되면서 곧바로 포기의사를 밝혀왔다.”며 “시작단계에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아버지 이미지가 덧칠될까봐 부담스러웠던 것”이라고 전했다. 광고주들이 군침 흘릴 ‘그림’이 틀림없건만, 세습스타 가족들이 쇄도하는 거액의 CF를 마다하고 하나같이 자중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부연설명이다. 드물지만 대중의 적극적 관심을 유도하는 ‘오픈형’이 없진 않다. 백윤식-백도빈 부자는 영화계에선 이미 소문난 오픈형. 백윤식이 자신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마다 아들을 패키지 출연시켜 달라는 직설적 주문으로 캐스팅에 나선 제작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가속화할 연예가(家) 전성시대 연예인이 선망의 직업으로 부상한 이상 연예가업을 잇는 사례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수적으로 두드러지는 스타커플 역시 2세 연예인 증가와 맥락을 같이한다는 시각도 있다. 스타커플이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례도 연예계의 새 풍속도가 됐다. 김주혁-김지수, 유준상-홍은희(나무액터스) 남성진-김지영(팬텀엔터테인먼트) 등이 그런 사례. 한가인도 연정훈의 소속사인 스타K 쪽과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루 연예인2세 인지도 1위 “저요? 저도 ‘노예계약’이란 걸 했거든요.” 가수 이루(23)가 웃으며 하는 말이다. 남들과 다르지 않았던 자신의 데뷔를 알아달라는 뜻일 게다. 그러나 이루가 뭐라 하건 사람들은 여전히 그에게서 아버지 태진아를 떠올린다. 한국리서치 보고서에서 2세 연예인 하면 생각나는 사람 1위로 꼽힌 것도 한 예다. 이루는 최근 줄잇는 2세 가수 가운데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케이스.1집 ‘Begin to breathe’로 지난해 골든디스크 신인상도 받았고, 요즘 데뷔하는 고만고만한 ‘붕어떼’ 가수들과 달리 가창력과 작곡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부자지간이 위태로울 정도로 서먹서먹”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부모는 태진아 팬, 자식은 저의 팬인 경우가 많아 신기하고 재밌다.”고 밝힐 정도로 여유도 찾았다. 마음고생이 끝난 건 아니다.‘태진아가 뒤를 다 봐준다.’는 시선은 여전하다. 그래서 태진아와 함께 하는 인터뷰와 사진촬영 요청을 끝내 거절했다. 같이 나와야 출연시켜 주겠다는 방송 때문에 알게 모르게 불이익도 많이 받는다는 게 매니저의 귀띔이다. 그가 보는 2세 연예인은 어떨까. “2세라서 좋은 점요? 식당 같은 데서 서비스 주고, 어디 가면 알아봐 줘요. 그 외에는 없어요. 모든 게 단점이에요.” 외려 강심장이어야 한다.“광고주가 모델 시키려고 뒷조사했더니 나이트 죽돌이라는 보고가 올라와서 취소됐다더라는 식의…. 참 기도 안 찰 얘기들뿐이었죠.” 혼자라면 눈과 귀를 닫으면 그만인데, 아버지 얼굴이 떠올라 속깨나 태웠단다. 데뷔과정을 물었다.“아버지에게 받은 건 CD제작비밖에 없어요.” 노래부르고 싶어 버클리음대를 휴학하고 귀국한 뒤,1년 반 동안 40㎏을 빼고 보컬트레이닝에 매달렸다. 그러고는 작곡가마다 찾아가 열심히 오디션을 봤다.“열심히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제발 곡 좀 달라고요.” 그러다보니 이제 ‘비즈니스 화법’의 달인이 됐다며 웃는다.8월쯤 시작할 2집 작업에서는 자작곡도 많이 넣어 자신만의 색깔을 내겠다는 각오다. 태진아 역시 엄격하기는 매한가지였다.‘노예계약’ 얘기도 그래서 나왔다.“제가 음악한다 했을 때 아버지만 ‘30여년을 걸어온 내 인생인데 내가 돕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 도움이란 게 더 처절하게 현실을 겪어봐야 한다는 거였어요.” 오디션 보고, 앨범 만들고, 계약서 쓰는 것에까지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한다. 그래서 이루에게 연예인이란 ‘손쉽게 돈 벌어 폼나게 사는 직업’이 아니다.“대중을 위해 발가벗고 달려들지만, 선택받지 못하면 모든 게 끝이라는 연예계의 냉정함”에 익숙한 편이다. ‘2세 연예인’에 대한 이루의 바람은 간단했다.“그냥 한번 지켜봐주세요. 어떻게 하는지. 뭘 어떻게 하는지 보지도 않고 ‘아∼ 쟤는 누구누구 아들이지, 딸이지.’라고 말해버리는 건 정말 당사자한테는 소주 10병을 권하는 말이에요.”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누구누구 자식 꼬리표 캐스팅때 한번 더 보게돼” 부와 명예를 한손에 쥘 수 있는 요즘 대중스타는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별이 되고 싶은 연예인 지망생의 증가세는 시중 연기학원들에서 한눈에 확인된다. 송혜교 강혜정 김소연 감우성 등을 배출한 대표적 연기학원 MTM. 에이전시(탱크M)를 겸하고 있는 이 학원은 한달에 두 차례 오디션을 보는데,1회 지망생이 300명을 넘는다.2,3년 전과 비교하면 30%쯤 늘어난 수치이다.MTM 기획팀 배호진 부장은 “예쁘고 날씬해야 스타가 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얼꽝’‘몸꽝’은 물론 제2의 인생을 꿈꾸는 30∼40대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연기학원은 몇 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다.SM, 인스타즈, 한별 등 자체 아카데미 기능을 갖추고 조직화한 학원이 15개가 넘는다. ‘길거리 캐스팅’이 되지 않는 한, 일반인들이 연예계에 진입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연기학원의 아카데미 과정을 밟으며 두각을 나타내는 것. 학원들이 별도운영하는 에이전시의 오디션에서 발탁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수백대 1의 경쟁을 뚫고 ‘낙점’되기도 하늘의 별따기이지만, 오디션 통과 이후 대중매체에 얼굴을 내밀기까지도 바늘구멍 들어가는 낙타가 되긴 마찬가지. 바로 여기에 힘의 논리가 끼어든다. 외주제작사나 연예기획사들의 막강파워에 휘둘려 방송사 공채가 사실상 무의미해진 현실에서 로비력이 센 기획사로 스타지망생들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실력으로 평가받을 뿐”이란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연예인 2세들에게 부모 후광의 편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유명 연예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누구누구의 아들(딸)’이란 수식어를 내세우면 캐스팅 과정의 방송사 PD들이 한번이라도 더 눈여겨보게 마련”이라며 “자녀의 캐스팅을 성사시키려 열심히 로비하는 스타부모 얘기도 자주 듣는다.”고 귀띔했다. 우회로 대신 지름길을 걷는 특혜가 2세 연예인들에겐 틀림없이 있다는 결론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본지 설문조사 결과 서울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연예인 2세에 관한 보고서에서는 최근 데뷔한 2세들의 ‘딜레마’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세 연예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을 말하라는 오픈형 설문을 준 뒤 그 사람이 부모 덕분에 성공했다고 보는지, 아니면 자신의 노력 때문에 성공했다고 보는지 물었다. 여기서 가수 이루는 2세 연예인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1위를 차지했다. 그 뒤에 최민수(최무룡)·김주혁(김무생)·허준호(허장강)·연정훈(연규진)·송일국(김을동)처럼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을 통해 오랫동안 대중에게 노출됐던 연예인들이 차지했다. 이루가 갓 데뷔한 가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더구나 2·3위 최민수·김주혁(16.5%·15.0%)과 1위 이루(22.5%)간의 차이는 꽤 크다. 조사(3월17일) 직전에 ‘이루-태진아’가 언론에 많이 노출됐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왜 성공했느냐.´에 대해서는 인색한 평가를 받았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공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최민수·김주혁에 대해서는 72.9%와 79.2%에 이르는 사람들이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이루에 대해서는 그렇다는 대답비율이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5.0%에 그쳤다. 한국리서치측은 “이미 인지도를 확보한 사람과 최근에 데뷔한 사람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부모의 인기도 중요한 변수다. 대체로 부모의 인기가 높았던 경우(태진아-이루, 신성일-강석현) 사람들은 자식의 인기도 부모 덕택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의 인기. 그것도 높은 인기는 대중의 시선을 확 잡아 끄는데는 크게 도움을 주지만, 부모 덕이나 본다는 소리를 딱 듣기 좋은 상황인 셈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금산분리,출총제 재검토돼야/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

    이달 말로 4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강연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산분리 원칙은 과거 재벌들이 부채에 의존해 양적으로 팽창하던 시기에나 필요하고, 기업의 국내 투자가 절실한 현시점에서는 맞지 않으므로 완화 또는 폐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함으로써 출자총액제와 금산분리 문제에 대한 논쟁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금융감독위원장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재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금산분리와 출자총액제의 폐지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장이 새로 취임하였고, 여당의 정책위의장도 출자총액제의 원래 취지인 경영의 투명성과 소유지배구조가 많이 개선되었으므로 출자총액제한제는 폐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요지의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정부의 대 재벌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자산 6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는 순자산의 25% 이상을 계열사에 출자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제도이다. 출자총액제는 1986년에 도입된 후 1998년 폐지와 2001년 부활을 겪으며 끊이지 않는 논란 속에 뜨거운 감자로 인식되어 왔다. 20년 전 출자총액제 도입 배경은 소위 재벌이라 불리는 대기업들에 대한 경제력집중을 견제하고, 순환출자와 같은 폐해를 줄여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기업규제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출자총액제는 기업의 경쟁력 향상보다는 재벌총수들에 대한 불신과 반재벌 정서에 기초한 제도로서 도입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기업을 둘러싼 경제 환경과 지금의 시장여건은 매우 달라졌다.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들은 상호출자를 통해 가공자산을 만들고 문어발식 다각화를 할 여유가 없다. 생존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코어 산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의 감시 기능도 많이 개선되었다. 사외이사제도라는 사전적 감독시스템의 도입과 집단소송을 통해 소액주주들도 사후적으로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마련되었다. 대 재벌규제정책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금산분리원칙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교차 소유를 금지하는 것으로,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4% 이상 소유할 수 없고 보험이나 카드사 등 금융회사는 기업의 지분 소유를 제한받는 것이다. 금산분리원칙은 재벌이 은행이나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것을 원천 봉쇄함으로써 은행이 일종의 대기업 사금고화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규제이다. 그러나 금산분리원칙은 외국자본에 관대한 반면 국내자본에 대한 역차별을 초래하고, 국내 우량기업들조차도 외국자본의 무차별한 공격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뉴브리지, 칼라일, 론스타 등 외국계 투자기업들은 국내은행 매매를 통해 손쉽게 막대한 차익을 취하고 있고 이 차익은 고스란히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우리 자원이라는 점에서 금산분리원칙을 계속 고수해야 하는 명분이 아직도 유효한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금융자본이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글로벌시대에 정확한 정답이 없는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소유지배구조 문제는 기업이 생존을 위해 스스로 개선해야 할 문제이지 정부의 직접규제를 통해 해결되기 어렵다. 기업의 손발을 묶어 놓고 왜 제대로 달리지 못하느냐고 윽박질러봐야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변화하는 환경은 이 두 제도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을 강화시키고 있는데 무조건 때가 아니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금산분리원칙과 출자총액제는 이제 경제력집중의 억제라는 네거티브 전략보다는 기업들의 경쟁력 배양이라는 포지티브 전략의 관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
  • [월드이슈] ‘격동의 조짐’ 발칸 재조명

    [월드이슈] ‘격동의 조짐’ 발칸 재조명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이 지난 11일 옥중에서 갑자기 사망함으로써 발칸반도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랜 민족간 각축에다 종교 갈등, 강대국의 개입까지 겹쳐져 1990년대 옛 유고연방 해체 이후 코소보 내전 등으로 피와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세계는 그의 죽음이 또다른 분쟁과 갈등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주시하고 있다.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발칸반도의 어제와 오늘을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옛 유고연방 이전의 역사는 어땠나요? -7세기부터 이곳에 정착한 세르비아인은 비잔틴 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14세기 초 발칸반도 남부를 거의 장악할 정도로 강대해졌어요. 그러나 1389년 코소보 싸움을 계기로 400년 이상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를 받았지요. 이것이 1990년대 후반 코소보 비극과 무관하지 않아요. 1830년 자치공국을 거쳐 1878년 독립됐지만 곧바로 오스트리아와 관계가 나빠지면서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됐지요. 종전 후 ‘세르비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왕국’을 거쳐 2차대전때 나치에 항전한 요시프 티토의 영도 아래 46년 유고인민공화국으로 재탄생했어요. ▶1990년대 옛 유고연방의 해체 배경은? -티토가 80년 사망하자 문제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어요. 여러 민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던 집단 지도체제는 그런대로 버티다가 민족주의에 자리를 내주게 됐지요. 밀로셰비치가 89년 집권한 뒤 코소보 자치권을 박탈하면서 해체의 길을 걸었어요. 여기에는 티토가 크로아티아 출신이라 세르비아인들이 핍박받은 설움을 만회해야 한다는 식으로 밀로셰비치가 교묘히 부채질한 측면이 강하지요. 그래서 뉴욕타임스 같은 신문은 밀로셰비치를 민족주의자가 아니라 기회주의자라고 폄하했어요. ▶‘인종 청소’란 말은 어떻게 나왔나요? -여러 민족의 주류 종교가 다른 데다 이들 민족이 오랫동안 물고 물리는 각축전을 벌여온 탓이에요. 그러나 그보다는 ‘종교 청소’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많아요. 왜냐하면 코소보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이슬람 지역이고 세르비아는 그리스 정교, 크로아티아는 가톨릭을 각각 믿어요. 전쟁은 이 세 종교끼리 서로 밀쳐내고 죽이는 과정이었어요. ▶피의 역사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옛 유고연방의 중심이자 군사력이 가장 막강했던 세르비아는 91년 가장 먼저 독립을 선포한 슬로베니아와 전쟁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90%가 슬로베니아인인 이 나라 독립을 막을 명분이 없어 열흘 만에 접었지요. 그러나 마케도니아에 이어 크로아티아가 독립의 길을 걷자 세르비아는 2차대전때 세르비아인 수만명을 학살한 크로아티아인들의 파시스트 집단 ‘우스타샤’를 응징한다며 침공, 전쟁이 시작됐어요. 밀로셰비치는 또 92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독립을 선언하자 이번에는 소수로 몰린 세르비아계의 무장을 도왔어요.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는 1000일간 포위돼 극심한 고통을 당했지요.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군대는 95년 이슬람 거주지인 스레브레니차에 진입, 닷새동안 어린이와 남성만을 골라 8000명이나 살해했어요. 이때의 잔학상은 세계인의 눈을 집중시켰어요. 또 99년에는 코소보 알바니아계가 무장노선으로 전환하자 밀로셰비치가 또다시 세르비아계를 지원했고,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45일간 신유고연방을 공습하기도 했어요. ▶그럼 밀로셰비치와 세르비아만 문제였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프라뇨 투지만(99년 사망)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세르비아에 맞서 보스니아의 크로아티아인들에게 무기를 지원했고 그래서 전쟁이 95년까지 이어졌지요. 다른 나라에서도 세르비아인에 대한 보복이 있었어요. 그러나 미 중앙정보국(CIA)이 2000년대 초 조사한 결과, 인권 유린의 90% 이상이 세르비아인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거예요.3년 동안 보스니아 내전에서만 25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고 옛 유고연방에는 200만명 이상의 난민이 생겨났지요. ▶밀로셰비치의 죽음이 세르비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물론 의문에 싸인 죽음 때문에 서구에 대한 증오를 표현하는 이도 있고 그가 주창했던 대(大)세르비아에 대한 향수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지요. 그러나 이제 세르비아인들도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해요. 밀로셰비치가 죽기 전까지 총재를 맡았던 세르비아 사회당의 지지도는 높지만 의회 의석은 전체 91석 중 9석에 지나지 않아요. 특히 세르비아 정부는 현재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 중이에요. 실업률이 40%를 넘나들 정도로 형편없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EU에 가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당장 다음달 5일 EU 가입의 전초전 격인 안정제휴협정(SAA) 체결을 위해서도 밀로셰비치 장례식을 말썽없이 치르는 게 필요하지요. 오히려 베오그라드 시민들은 인구 200만의 코소보 자치주가 완전 독립을 실현하느냐에 관심이 많아요. 또 5월21일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몬테네그로의 독립, 라트코 믈라디치와 라도반 카라지치 등 나머지 전범들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세르비아인의 자존심을 지켜내면서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 넘겨주느냐에 관심을 쏟고 있어요. 이 세 문제들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어요. 미국과 러시아,EU 등 강대국의 개입을 어떻게 조절하느냐도 관건이지요. ▶몬테네그로와 코소보 독립이 새로운 불씨가 될까요?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아요.EU는 몬테네그로 주민투표를 받아들인 ‘베오그라드 협정’을 세르비아와 맺으면서 찬성이 55%를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어요. 몬테네그로 여론도 찬반이 엇비슷하대요. 또 몬테네그로의 경우 그동안 세르비아인들과 혼인 등으로 피가 많이 섞여 독립하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는 거예요.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코소보의 지위 협상도 러시아와 중국이 독립을 가로막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무난히 타결지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에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이런 뜻을 전달했으며 중국 관리들도 이견이 없었다고 보도했어요. 러시아와 중국은 코소보 독립을 용인할 경우 각각 체첸과 티베트·타이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입장을 바꾼 것 같지요?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밀로셰비치의 유해 베오그라드 묻힐듯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의 유해가 15일 밤 조국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도착했다. 지난 2002년 체포돼 조국을 떠난 지 4년여만이며 지난 11일 갑자기 옥사한 지 나흘 만의 일이다. 세르비아 정부 관리들은 그의 유해가 16일 오후 6시(한국시간)부터 베오그라드의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연방의회 앞에서 일반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 관리들은 18일 베오그라드에서 남동쪽으로 50㎞ 떨어진 고향 마을 포차레바치의 가족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지와 장례 일정에 대해 유가족들도 동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그의 사인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추가 검시를 요구해왔던 러시아 의료진도 네덜란드 법의학연구소측의 심장마비 소견에 동의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밀로셰비치가 죽기 전까지 총재를 지냈던 세르비아 사회당은 베오그라드에서 장례식이 거행될 경우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들의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극우 혁신당은 그의 유해를 영접하기 위해 베오그라드 공항에 10만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앞서 세르비아 정부는 그의 장례가 국장으로 거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도 “밀로셰비치가 돌아오는 것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장은 부적절한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스니아의 국제평화유지군 소속 150여명이 북부 프룬야보르에서 밀로셰비치, 라트코 믈라디치와 함께 주요 전범으로 지목된 라도반 카라지치를 체포하기 위해 그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과 가옥 등에 대한 수색을 벌였다고 BBC가 전했다. 그는 보스니아의 한 수도원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일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는 밀로셰비치의 사망에 따라 그에 대한 재판을 공식 종료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5] 봄이 오는 소리 님 떠나는 소리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5] 봄이 오는 소리 님 떠나는 소리

    이번 주는 사진이 주는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할까요. 호기심과 세련된 느낌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사진이 되느냐, 혹은 지나간 세월의 흔적들이나 추억들을 떠오르게 하는 사진이 될 것이냐는 사진이 가진 양면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예술장르가 그러하듯이 특정한 시상식이나 이벤트를 제외한다면 사진 역시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지요. 여러 매력이 존재하기에 어느 것 하나 함부로 매도하거나 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롤랑 바르트의 마지막 저서 ‘카메라 루시다’에서 ‘스튜디움’(studium)과 ‘푼크툼’(punctum) 얘기가 나옵니다. 스튜디움이란 사진에 찍은 피사체, 즉 사물이나 사람에서 느껴지는 외형적인 아름다움이나 피사체에 대한 정보를 말합니다. 푼크툼이란 라틴어로 점(點)이라는 뜻으로 사진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어떠한 강렬함이나 부분적으로 다가오는 아련한 추억들로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양면성은 사진이 가지는 매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푼크툼에 가까운 사진을 지향하려 하지만 사진을 배우는 입장에서 한쪽만을 편애한다거나 자신만의 매너리즘에 빠져서는 결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위 사진의 경우 바람에 휘날리는 머릿결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으며 모델의 표정과 따뜻한 봄 배경은 서로간의 상반된 모순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마지막 한쪽으로 치우쳐진 공간의 여백은 지난 추억속에 존재했던 대상을 표현하기 위해서입니다.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1/5000초의 셔터스피드와 조리개는 f:5.0, 감도(ISO)100으로 촬영했습니다. www.pewpew.com #내가 찍은 사진으로 예쁜 소품 만들어 볼까 디지털 사진촬영이 늘어남에 따라 쓰임새도 다양해졌다. 사진으로 달력, 퍼즐, 쿠션은 기본이고 아이 생일파티, 유치원 소풍사진 등 주제에 맞는 앨범을 만들거나 심지어 창가에 설치하는 블라인드에도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넣어 제작할 수 있다. 한국코닥은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넣어 포토캘린더를 제작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세련된 4가지 형태와 코닥 인화지로 구성돼 있어 인기가 높다. 또한 일반 앨범에 비하여 보다 자주 사진을 접할 수 있어 경제적이고 집안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훌륭하다. ‘나만의 캘린더 제작 서비스’는 코닥온라인 사이트(www.kodakonline.co.kr) 또는 가까운 코닥익스프레스 매장에 가면 자세한 내용을 알려준다. 가격은 8×8인치 탁상 달력이 2만 5000원,6×6인치 1만 5000원. 돌잔치 또는 유치원 소풍과 같은 특정 테마 위주의 사진이 있다면 테마앨범 서비스를 추천한다. 한국코닥의 테마앨범 ‘포토스토리’는 아이 생일, 결혼, 여행, 졸업식과 같은 특별한 날이나 연말모임, 나들이 등 일상생활의 순간 순간을 세련된 디자인으로 제작한 신개념의 맞춤 앨범이다.6×8,6×6 사이즈는 1만 5000원,8×8 사이즈는 3만원. 이밖에도 사진으로 놀이도 즐길 수 있는 퍼즐갤러리(www.puzzlegallery.co.kr)에서는 디카로 찍은 사진, 또는 스캔하여 파일로 가지고 있는 사진을 보내면 퍼즐로 제작해주며 좀더 색다른 아이템을 원한다면 포토케이크 전문 제작업체인 포토케(www.sajinbbang.com)에서 케이크에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천연 식용잉크와 전용 프린터를 사용하여 식용용지에 이미지를 출력하는 방법으로 멋진 케이크를 만들어준다. 또 포토스크린 제작업체인 다임디자인넷(www.photo-screen.co.kr)에서는 원하는 사진으로 창문에 치는 블라인드를 만들어준다. ■ 도움말 한국코닥 디지털영상사업부 ■ 디카리뷰 파인픽스 V10 후지필름에서 지난 2월 말에 ‘흔들리지 않는 카메라’란 애칭과 함께 선보인 기종이 파인픽스 V10이다. 고감도에서 획기적인 노이즈 감소 시스템을 도입과 3인치의 대형 LCD로 출시 전부터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다.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49만원 대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시원하고 빠르며 흔들리지 않는 파인픽스 V10이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3인치의 대형 LCD 화면이다. 요즘 보통 디카는 2.5인치 화면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불과 0.5인치가 커졌는데 무슨 호들갑이냐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3인치 화면을 본다면 그런 말이 나오지 않는다. 사진을 찍고 리뷰를 하면 깜짝 놀랄 정도다.2.5인치 화면과는 전혀 다른 시원하고 깨끗한 LCD 화면은 V10만의 매력이다. 또한 감도(ISO)를 1600까지 지원하는 파인픽스 V10은 실내 촬영의 강자이다. 보통 유저들이 가장 불만이 있는 부분이 카메라의 ‘흔들림’이다. 사진을 많이 찍어도 나중에 컴퓨터로 사진을 크게 보면 대부분이 흔들려 울상을 지을 때가 많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V10은 고감도 지원은 물론이고 고감도에서 생기는 노이즈를 거의 혁신적으로 감소시켰다. 감도 800에서 아이들이나 가족 사진을 찍어도 인화하기에 무난할 정도로 노이즈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내추럴 라이트 & 플래시’ 라는 촬영모드는 어두운 실내에서 고감도로 사진을 찍고 연이어 플래시가 터지면서 사진이 찍혀 한번에 두 장의 다른 사진을 함께 저장해 준다. 결과적으로 실패의 확률을 줄이고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파워 버튼을 누르면 촬영까지 1초도 채 걸리지 않는 빠른 기동시간도 V10이 가진 장점이다. 하지만 요즘 콤팩트형 디카에 비해 좀 무겁고 두께가 두꺼워 주머니나 목에 걸고 다니기엔 좀 무리가 따르며 디자인 또한 투박한 편이다. 또 카메라 뒤쪽 면이 전부 LCD 화면으로 돼 있어 그립감(손으로 카메라를 잡는 느낌)이 좋지 않고 불안한 단점이 있다. 또 카메라 프로그램 등에 한글 지원이 안 되는 점은 후지필름이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게 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정려원 “해피 바이러스 퍼뜨릴래요”

    정려원 “해피 바이러스 퍼뜨릴래요”

    “해피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싶어요.” 가수에서 연기자로 완전 전업한 정려원에게 2005년은 즐겁고도 쓰라린 한 해였다.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최고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한 축을 담당하며 연기자로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가을 소나기’에서 끝없이 추락했다. 적어도 숫자를 따지면 말이다. 그녀를 향한 첫 질문은 역시 지난해 롤러코스터 분위기에 대해서였다. 정려원은 “마음을 최대한 비우고 있다.”면서 “노력하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연기하는 자체가 너무 좋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만으로도 과분한 ‘선물’을 받고 있다는 설명. 거기에 시청자 사랑까지 받는다면 덤으로 주어지는 ‘보너스’라고 했다. 그저 열심히 노력할 뿐이라며 다소 짧아진 머릿결을 쓸어올렸다. 모든 시청자들을 전부 만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며 정신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비추기도 했다. 13일부터 시작하는 MBC 새 월화미니시리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연출 표민수, 극본 정유경, 제작 김종학프러덕션)에서 이혜수와 김복실,1인 2역을 맡았다. 젊은 영화감독 최승희(김래원)와 연인이었던 부잣집 딸 혜수는 첫 회에 자동차 사고로 숨진다. 복실은 혜주의 친동생이지만 곡절 끝에 강원도 산골에서 자라난 밝고 털털한 처녀. 승희는 우연히 복실을 만나게 되며 아픔을 보듬게 된다. 정려원이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된 배경은 복실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자신의 인생 목표와 닮았기 때문.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한 기운을 퍼뜨리는 게 그것이다. 마치 맞춤형 옷을 입게 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자신의 반쪽과도 같은 복실이를 연기하며 팬들에게 ‘해피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싶다는 바람이다. 복실은 강원도 산골에서 자라난 캐릭터. 때문에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등을 보며 사투리 연습도 많이 했다. 실제 촬영장에서도 사투리 대사 때문에 배꼽 잡을 정도로 웃음꽃이 피었다고. 하지만 코믹 분위기로 흐를 것 같아 그냥 평범한 대사 톤으로 가기로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주 앞서 시작한 KBS ‘봄의 왈츠’와 경쟁해야 한다. 이 작품에는 ‘내 이름은 김삼순’을 같이 했던 다니엘 헤니가 나온다. 헤니나 현빈, 김선아 등과 가끔 통화나 문자로 격려를 주고받는다고 했다. 현빈이 무슨 드라마를 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자 “본방은 ‘넌’를, 재방은 ‘봄’를 보라고 했다.”며 웃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17일 개봉 ‘브이 포 벤데타’

    17세기 영국, 제임스1세의 독재에 저항하려 의회를 폭파하려다 사형당한 ‘가이 폭스’라는 사나이가 있었다. 이 ‘가이 폭스’의 부활, 그것도 성공적인 부활을 다룬 영화가 바로 17일 개봉하는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다. 주인공은 이름부터 미스터리한 ‘V’. 행여 살점 하나 드러날까 온 몸은 검은 옷으로, 얼굴마저 기묘한 표정의 ‘가이 폭스’ 가면과 가발로 완벽하게 가렸다. 물론, 검은 옷 속의 육체는 초인적 힘을 지녔다. 그런 V가 내뱉는 대사의 절반은 윌리엄 블레이크, 셰익스피어 같은 작가들의 아름다운 글귀들이다. 왜 이런 인물을 설정했을까.3차세계대전 뒤 미국을 제치고 다시 제국으로 등장한 2040년 영국이 배경이어서다. 이 영국, 어째 정상적이지 못하다. 통행금지가 있고, 사전검열과 금지곡·금지도서가 있고, 불법도청이 난무하고, 거짓 소식만 내보내는 뉴스가 있다. 당·정·군부의 삼위일체에다 타락한 사제까지 이를 뒷받침한다.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변태적 독재국가가 된 것.20년 동안 준비해 영국을 민중혁명으로 붕괴시키려는 사람이 바로 자유로운 영혼의 V인 셈이다. 1981년부터 연재된 원작만화 자체가 대처와 보수당 무리들을 파시스트로 비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화는 파시즘에 대한 비판을 곳곳에 깔아놨다. 십자가를 변형한 상징물이 등장하는 것이나, 배경은 영국인데 수상을 ‘프라임 미니스터’(Prime Minister) 대신 독일식 ‘챈슬러’(Chancellor)라 부르는 것이나, 하필 그 챈슬러 이름이 히틀러와 비슷한 ‘셔틀러’인 점 등이 그렇다. 동시에 이야기의 실마리는 V가 예전에 갇혔던 수용소다. 아우슈비츠를 떠올리건, 관타나모 혹은 아부그라이브를 떠올리건, 멀리 갈 것 없이 우리의 삼청교육대를 떠올리건, 그건 보는 사람 마음이다. 다만,‘매트릭스’의 감독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각색하고,‘매트릭스’ 조연출인 제임스 맥티그가 연출하고,‘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 휴고 위빙이 V역을 맡았다 해서 ‘매트릭스’와 바로 연결짓는 것은 다소 무리.‘매트릭스’가 거대한 버라이어티쇼였다면,‘브이 포 벤데타’는 ‘벤데타’(피의 복수)라는 제목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소박한 우화에 가깝다. 더구나 선명한 주제의식은 영화를 빛나게도 하지만, 때론 짐이 되기도 한다. 보기에 따라서는 슈퍼맨·스파이더맨 같은 ‘∼맨’류의, 미국식 영웅물의 아류작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 예로, 이 영화를 위해 실제 삭발했다고 화제를 모았던 나탈리 포트만이 연기한 ‘이비’는 관객에게 V를 설명하기 위한 ‘도구’에 머무르고 만다.15세 이상 관람가.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현대산업개발, 영창악기 인수 왜?

    [재계 인사이드] 현대산업개발, 영창악기 인수 왜?

    ‘자동차→아파트→피아노.’ 정몽규(44)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사업영역이 섬세해지고 있다. 섬세함을 넘어 여성스러움까지 더해지는 느낌이다. 건설회사를 진두지휘하는 정 회장이 최근 ‘생뚱맞게’ 피아노로 유명한 영창악기를 인수하면서 생겨난 이미지다. 정 회장은 198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사실 자동차산업은 선이 굵고 남성적인 장치산업이다. 그러나 정작 생산품인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이 조화를 이뤄야만 하는 섬세한 산업이다.90년대 후반부터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에 둥지를 틀었다. 정 회장은 당시 “아파트도 자동차처럼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건설 자체는 분명 남성적이지만 아파트 구조 등은 주부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지극히 여성스러운 사업이다. 정 회장은 여기에 악기사업을 추가했다. 영창악기는 중국 톈진공장, 미국 전자악기연구소를 두고 세계 각국에 악기를 수출하는 국내 대표적인 악기제조업체이다. 특히 피아노 부문은 세계적 수준이다. 많고 많은 사업 중에 왜 정 회장은 악기사업에 뛰어 들었을까. 정 회장은 만능스포츠맨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승마·수상스키·스노보드 등은 수준급이며, 철인3종경기 마니아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스키장에서 보드로 스키를 즐기다 안전 펜스를 뛰어 넘어서 어깨를 다쳤을 정도다. 만약 현대산업개발이 여웃돈 운영방안을 찾았다면 정 회장이 좋아하는 스포츠산업에 뛰어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알려진 것과 달리 정 회장은 음악을 듣는 것을 상당히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릴 적부터 피아노 등 음악교육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물론 정 회장이 영창악기를 인수하게 된 배경은 영창악기가 갖고 있는 잠재력이 최우선이다. 영창악기는 지난해에만 1만 5000대의 ‘영창피아노’를 생산해, 세계시장 점유율은 22%, 국내시장 점유율은 55%를 차지했다.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 2002년 3년여 만에 조기졸업했으나 피아노시장 침체 여파로 2004년 9월 최종부도를 냈다. 하지만 영창악기는 미국 등 해외시장의 소비성향이 살아나면 금방 회생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 현대산업개발측의 분석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32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여유자금이 생겨 운용 방안을 찾던 중 영창악기가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적당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인수 배경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정 회장이 전혀 관심도 안목도 없는 사업체를 인수했겠느냐.”면서 여운을 남겼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시론] 반개혁적인 로스쿨정부안/정용상 부산외대 법과대학장·로스쿨대책특별위 위원장

    [시론] 반개혁적인 로스쿨정부안/정용상 부산외대 법과대학장·로스쿨대책특별위 위원장

    정부는 사법개혁법안의 하나로 이른바 로스쿨제도의 도입을 위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현재 국회교육위원회가 심의 중이다. 늦어도 4월중에는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이중삼중의 규제일변도의 법안이며, 한마디로 법학교육의 법조예속과 기존의 법조기득권유지를 위한 독소조항을 조합한 것에 불과한 반(反)개혁적 법안이다. 로스쿨 도입논의의 배경은 사법시험이 법학교육과 연계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대학에서의 법학교육은 물론이고 전공불문하고 대학교육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시험이 아닌 교육을 통하여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 로스쿨제 도입을 검토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도입하려는 로스쿨은 외형은 로스쿨이지만 실질은 법조 영역에 의한 법학교육의 전면통제와 더욱 폐쇄적인 법조진입장벽의 강화라는 기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진정한 로스쿨의 도입을 통해 법학교육을 정상화시키고, 국제법률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절대다수의 국민들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즉 오로지 법조 영역의 기득권보호와 이익만을 대변할 뿐인 반개혁적 법안이다. 따라서 지금은 당초의 로스쿨도입 지지론자는 물론이고 법학계와 시민단체 모두가 원안대로의 국회통과를 극력 반대하고 있다. 정부법안은 입법과정에서부터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다. 입안의 전과정이 비공개적이고 독선적이며 법학교육의 주체와 수요자의 의견을 무시한 채 법조계의 요구만 대폭 수렴하였다. 법안의 내용을 보면 로스쿨 설치기준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 기준을 미국의 공인된 로스쿨에 적용할 경우 93%의 로스쿨이 탈락될 정도다. 그렇다고 이 기준을 통과하면 로스쿨을 설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총입학정원을 현재의 사법시험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제한하고 또 대학별로 정원을 통제하며, 애매모호한 추상적이고도 다의적인 개념의 교육이념으로 인가를 거부할 수 있다. 이러한 로스쿨의 설치·운영을 관장하는 법학교육위원회는 법조측이 실질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설사 인가를 받더라도 평가·인증권을 법조에서 쥐게 된다. 한마디로 끊임없이 법조에 의한 통제를 받음으로써 자율과 경쟁에 의한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춘 양질의 법조인 양성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러한 겹겹의 통제로 포위된 기이한 내용의 로스쿨은 진정한 로스쿨이 아니다. 법안의 내용대로 총입학정원 1200명, 설치대학 10개교 정도로는 단지 사법시험이 로스쿨입학시험으로 대체되고 사법연수원의 독점이 로스쿨의 과점체제로 바뀔 뿐, 현행의 문제점을 전혀 해소할 수 없다. 법조인 배출을 현재수준으로 묶으려다 보니 온갖 파행적 통제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로스쿨 도입논의의 핵심은 정원통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준높은 법학교육을 통하여 양질의 법조인을 배출하는 데 있다. 만약에 로스쿨을 도입한다면 법안에서 법조측에 의한 통제라고 보이는 요소를 모두 제거한 오직 자율과 경쟁에 따른 진정한 로스쿨이어야 한다. 전혀 로스쿨설치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한 특허주의적 성격의 과도한 인가기준 등 입법의 목적을 상실한 법안에 잠재되어 있는 일체의 위헌적·규제적 요소가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안통과는 법학교육의 종언이며, 국민적 재앙일 뿐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온전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 졸속입법은 개혁이 아닌 개악이 될 뿐이다. 정용상 부산외대 법과대학장·로스쿨대책특별위 위원장
  • [SBS오픈] 박지은, 코스레코드 6언더 공동선두

    지난해 무승에 그친 ‘버디 퀸’ 박지은(27·나이키골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에서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박지은은 17일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의 터틀베이리조트골프장 파머코스(파72·652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2006시즌 개막전인 SBS오픈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기록, 일몰로 16번홀까지 경기를 치른 베키 아이버슨(미국)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66타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제니퍼 로살레스(필리핀)가 세운 코스레코드와 타이. 이날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솎아 낸 박지은은 15번홀까지 4언더파로 이미나, 터너 등과 공동 선두를 이뤘지만 16번과 18번홀에서 버디를 기록, 선두에 등극했다. 박지은은 경기 직후 “지난해 허리부상을 말끔히 치료해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며 “지난 6주 동안 독을 품고 훈련했던 게 쇼트게임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캐나다여자오픈 챔피언 이미나(25·KTF)는 4언더파 68타로 공동 3위그룹에 합류, 박지은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등장했다. 신인왕에 도전장을 낸 배경은(20·CJ)도 15번홀까지만 경기를 치렀지만 4언더파를 기록했다. 이밖에 강지민(26·CJ)과 임성아(22·농협한삼인)는 3언더파 69타를 쳐내 공동7위를 달렸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유죄판결 비웃는 ‘짝퉁 세녹스’] 月 1000만원 수익 목 좋은곳 조폭몫

    “좀 봐줘요. 지난번에도 벌금 300만원이나 냈는데, 또 얼마나 (시간이)됐다고….” 유사휘발유 판매로 단속반에 세번째 걸린 지모(37)씨는 “불법이고 해서, 이젠 남은 물건(말통 8개)만 팔고 진짜 손을 떼려고 했다.”며 거듭 선처를 요청했다. 정부의 거듭된 단속에도 불구하고 유사휘발유 판매가 왜 뿌리 뽑히지 않을까. 오히려 기업형으로 확산되는 배경은 무엇일까.●창업비용은 소자본, 수입은 짭짤 우선 ‘돈’이 된다. 정길형 석유품질관리원 전략기획팀장은 “장사가 잘되는 곳은 한달에 1000만원 정도 벌고, 안 되더라도 300만∼500만원의 수입은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자유로 일대나 일부 주택가엔 이미 조폭들이 둥지를 텄다. 심지어 입지 조건에 따라 ‘프리미엄’을 뜻하는 자릿세도 있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한다.하종한 전략기획팀 과장은 “장사가 잘되는 곳은 아침, 낮, 저녁 등 3교대로 움직인다.”면서 “보통 이런 곳은 생계형이라기보다 조폭들이 장악한 기업형 업소”라고 했다. 유사휘발유 말통(18ℓ 기준) 1개의 가격은 1만 7000∼1만 9000원 수준. 판매업자들은 개당 3000∼5000원 정도 이문을 남긴다. 하루 100통을 팔면 30만∼50만원을 버는 셈이다. 시설 비용이나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아 그야말로 손쉽게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휘발유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철저한 점조직…신분 노출 없어 강력한 처벌 규정(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이 있음에도 불구, 적발되면 대부분 생계형 범죄로 약식 기소된다. 초범은 200만원 이하, 재범 이상은 300만∼500만원의 벌금형을 보통 받는다. 이 때문에 적발되면 ‘재수없게 걸렸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인식이다.신성철 석유품질관리원 검사처장은 “단순 판매를 하더라도 3회 이상 적발 시에는 징역형 등 무거운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 처벌이 사실상 없는 것도 근절을 어렵게 한다. 대기환경보존법에 사용자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있지만 거의 사문화됐다. 또 유사휘발유 판매망의 점조직화 역시 단속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점포 주인 대부분이 도매상만 알고 있으며, 물건도 밤에 약속된 장소로 배달된다. 연락은 모두 ‘대포폰(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한 휴대전화)’을 이용하는 탓에 신분 노출은 거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휘발유 제조 공장을 덮치려면 최소 2∼3개월은 미행을 해야 하는데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금융조사부 검사 2명 추가 보강 담당차장에 ‘재계저승사자’ 부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가 검사 인원을 늘리며 재도약을 하고 있다. 이번달 20일자로 단행된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은 현재 부장검사를 포함해 5명인 금조부에 검사 2명을 추가로 보강할 방침이다. 부부장 검사도 1년 만에 다시 생길 전망이다. 이로써 금조부는 3차장 검사 산하의 특수1·2·3부와 첨단범죄수사부, 마약·조직범죄수사부 가운데 가장 몸집이 큰 부서가 된다. 금조부의 인력보강은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이인규 신임 서울중앙지검 3차장의 부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 신임 차장은 금조부의 전신인 형사9부장 출신이다. 그는 부장으로 재직하면서 ‘SK 분식회계 사건’을 맡아 최태원 회장을 구속, 대검 중수부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는 등 기업·재벌수사에 남다른 추진력과 돌파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렇게 금조부가 몸집을 불리게 된 배경은 천정배 법무장관이 기업수사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검찰도 기업인과 재벌수사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조부는 현재 에버랜드의 편법증여 혐의뿐 아니라 삼성SDS, 서울통신기술,e삼성과 관련된 사건도 맡고 있다.지난달 주가조작과 관련해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를 사상 처음으로 기소한 데 이어 미국계 펀드인 워버그핀커스를 조사하고 있다. 또 국세청에 의해 고발된 론스타의 탈세 혐의 등도 가려야 한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한국여걸 27인 LPGA 대장정

    ‘여자 그린, 올시즌은 더 뜨겁다.’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17일 시즌의 문을 활짝 연다. 하와이 터틀베이리조트골프장(파72·6520야드)에서 사흘간 펼쳐지는 SBS오픈(총상금 100만달러)을 시작으로 11월20일까지 8개월의 대장정이다. 모두 32개 대회. 상금 총액 4572만5000달러(약 446억원)로 LPGA 사상 최대의 돈잔치다.●코리안 파워, 더 강해질까 역대 최다인 27명이 전 경기 출전권(풀시드)을 손에 쥔 ‘코리안 파워’는 올시즌 LPGA 그린을 더욱 뜨겁게 달굴 전망. 미국 국적의 김초롱을 제외하고 지난해 7승을 합작한 이들은 올해 사상 최다승에 도전한다.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린 건 지난 2002년과 2003년(각 8승). 그간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던 박세리(29·CJ)와 박지은(27·나이키골프) 김미현(29·KTF) 등 ‘빅3’의 부활이 성공할 경우 전성기 복귀도 점쳐진다. 또 새내기들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깜짝 우승,LPGA 무대로 직행한 이지영(21·하이마트)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왕 배경은(21·CJ), 최연소 우승 기록을 보유한 이선화(20·CJ)와 김나리(21·하이트) 등이 개막전에서의 루키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저마다 한국인 다섯번째 신인왕을 장담하고 있음은 물론이다.●여제의 자리, 더 높아질까 올해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20대를 능가하는 강인한 체력과 5년 연속 시즌 평균 60대 타수를 기록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독주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메이저 9승을 포함해 통산 66승을 올린 소렌스탐의 목표는 2가지. 첫째는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조차 일구지 못한 그랜드슬램(단일 시즌 4개 메이저대회 석권)이다. 지난해 2개의 메이저 우승컵을 챙긴 소렌스탐은 이와 함께 패티 시한이 갖고 있는 메이저대회 최다승기록(15승)을 넘기 위해 샷을 조율하고 있다. 두 번째는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13승)을 갈아치우는 것. 지난해 20경기에 출전해 10승, 무려 50%의 경이적 승률을 보였다. 올해 출전 경기 수를 늘린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미셸 열풍, 더 불까 올해는 ‘천재 소녀’ 미셸 위(17·미국)의 사실상 프로 원년이다. 지난해까지 LPGA 투어 준우승을 포함, 단골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우승컵은 한 차례도 안지 못했다. 더욱이 몇 차례 나선 ‘성대결’에서 내리 쓴잔을 든 건 물론 지난해 10월 프로 데뷔전으로 치른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는 어이없는 ‘오소플레이’로 실격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즌 첫 승. 프로와 동시에 ‘천만장자’가 됐지만 우승컵이 없다면 그의 상품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그는 연간 최대 8개 대회밖에 출전할 수 없는 데다 학업과 남자대회 출전까지 병행해야 하는 처지. 따라서 첫 정상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Q&A] 수동 기능 대신하는 디카 장면모드

    졸업·입학 시즌이다. 졸업식은 몇년을 동고동락한 학교 친구들과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디지털 카메라의 활용이 가장 활발해지는 때다.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수동모드를 활용해 촬영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모든 카메라에 수동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슬림형 디카나 콤팩트 디카에는 대부분 수동 기능이 없다. 이럴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장면 모드. 대부분의 디카에는 여러 개의 장면 모드가 있다. 상황에 따라 장면 모드를 설정, 촬영하면 손쉽게 피사체의 특성을 살린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설원모드는 졸업식날 운동장에 눈이 쌓여 있거나 스키장에서 사진을 찍을 때 설원 모드로 설정하면 된다. 설원모드에서 피사체를 가운데 위치시키고 반셔터를 누르면 초첨은 다중 영역으로 바뀌고 노출을 한 단계 높여주어 빛 반사로 인한 노출 오버를 방지해 주기 때문에 인물이 어둡게 나오는 사진을 피할 수 있다. 인물모드는 주로 사랑하는 연인이나 아이들을 찍어 줄 때 사용하면 좋다. 인물 모드로 설정을 하고 반셔터를 누르면 조리개가 최대로 개방되고 셔터 스피드가 빠르게 설정되기 때문에 인물은 강조되고 배경은 흐릿하게 표현되는 아웃포커싱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피사체와의 거리는 최소한 2m정도 두고 상반신이 화면에 가득 차도록 촬영하는 것이 좋다. 배경의 흐림 정도를 강하게 하여 인물을 더욱 강조하고 싶다면 몇 걸음 뒤로 물러난 후 광학줌을 망원쪽으로 촬영하면 된다. 파노라마 모드는 주위의 펼쳐진 광경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담고 싶다면 파노라마 기능을 사용한다. 파노라마 기능은 촬영된 사진의 일부분이 LCD창의 한쪽에 남아 다음 사진을 이어 붙임으로써 넓은 영역을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해 준다. 좁은 공간에서의 단체 사진이나 산 정상에서의 광활한 풍경 등의 촬영에 효과적이다. 좌에서 우로 또는 우에서 좌로 2∼3장의 사진을 붙여 촬영함으로써 180도까지 표현이 가능하다. 몇 년 전만 해도 파노라마모드가 탑재된 디카는 드물었지만 최근에는 코닥 V570 등 대부분의 제품들이 파노라마 기능을 탑재한 제품 출시가 늘고 있다. ■ 도움말 한국코닥 디지털영상사업부
  • 6자 넉달째 교착…새달 재개 불투명

    “2월 재개를 희망했지만 3월 초도 힘든 것 같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선언 1년을 하루 남겨둔 9일 정부 고위 당국자의 언급이다. 우여곡절끝에 9·19공동성명까지 도출했지만, 지난해 11월 6자회담 5차 1단계회의에서 미국의 마카오 델타방코아시아(BDA)은행에 대한 금융조치 문제가 불거진 이후 회담은 교착상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9일 금융제재 해제는 미 정책 변화의 징표이며, 변화없이는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힘들 것이라고 하면서도,“국제적인 반자금세척활동에 적극 합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돈세탁 국제규범 이행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 그러나 미국은 말 보다는 ‘실천’을 강조하며,6자회담과 연계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9·19 공동성명에서 회담의 동력 유지를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열기로 한다.’고 했지만 후속회담이 3월에도 열리지 않을 경우 자칫 6자회담 무용론이 대두될 수도 있다. 회담 전망이 어두운 배경은 위폐 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그리고 중·미간 접점이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당국자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먼지는 우리가 물을 뿌린다고 해서 가라앉지 않는다.”는 말로 현재 미·중간 힘겨루기, 그리고 한동안 돌파구가 안보이는 6자회담의 상황을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는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에 대해 원칙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는 우선, 지난 달 마카오를 다녀간 대니얼 글레이서 미 재무부 차관보의 BDA은행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적어도 2∼3주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당국자는 “증상이 나와야 처방이 나올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하마스 “무장투쟁 절대 못접어”

    하마스 “무장투쟁 절대 못접어”

    당초에는 집권 파타당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제 2당이 될 것으로 점쳐졌던 팔레스타인 극렬 무장단체 하마스가 25일 치러진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얻는 ‘무혈혁명’을 이뤄냈다. 집권 파타당의 자치정부 내각은 선거 패배에 따라 총사퇴했다. 아마드 쿠라이 총리는 “팔레스타인인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하마스에 새 정부 구성을 요청해야 한다. 일반적인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를 뒤엎고 하마스가 승리함에 따라 앞으로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을 비롯한 중동정세는 매우 불투명해졌다. ●하마스 승리 배경 하마스가 집권에 성공한 배경은 복합적이다. 먼저 하마스는 일반에게는 극단적인 투쟁을 한 것으로 비쳐졌지만 극한 투쟁의 이면(裏面)에는 봉사와 구호활동을 통해 팔레스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파타당이 부패했던 것도 하마스가 승리하게 된 배경이다. 하마스는 구호활동을 꾸준히 해오며 민심을 얻으면서 부패한 파타당과는 매우 대비됐다. 미국이 자충수를 둔 측면도 없지 않다. 선거 직전 워싱턴포스트에 의해 불거진 미국의 파타당 자금지원설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자극했고 결국 ‘역풍(逆風)’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흐릿해진 중동평화 로드맵의 미래 ‘이스라엘 파괴´를 조직 강령에 명시하고 있는 하마스가 집권에 성공함으로써 3월28일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에도 당장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도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 등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등 강경파의 입지가 강화될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대결은 강(强) 대 강(强)의 국면으로 치닫게 된다. 양측의 강경파 정권끼리 정면 충돌 가능성도 있어 중동평화 로드맵의 이행 여부가 매우 불투명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더구나 이란 핵문제, 이라크 안정화 지지부진 등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중동 정세에 팔레스타인 문제까지 겹쳐질 경우 기름에 불을 끼얹는 격이 될 수도 있다. 그러잖아도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고 있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도 ‘기름’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데 성공한 하마스가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심사다. 파타당을 끌어안는 대연정 구상으로 나올지 아니면 단독 집권을 선택할지가 주목거리다. 하마스 지도자이면서 이번 선거에 출마한 이스마일 하니야는 “새 정부 구성에 관해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 및 파타당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타당이 대연정 구상을 수용할지도 불투명하다. 하마스가 제 2당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총선 전만 해도 하마스의 제도권 진입은 실용주의 노선 선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단독 집권이 가능한 상황에서 하마스가 어떤 정국 구상을 갖고 나올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일부 간부들은 이스라엘과의 대화 등 현실적인 발언을 하고는 있지만 이날 개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하마스의 알 자하르 후보는 “무장투쟁 노선을 접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 파괴를 규정한 강령에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무장해제를 하고 이스라엘 인정을 압박해왔다. 만약 하마스가 이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미국은 자치정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여 재원이 부족한 팔레스타인의 목줄을 죌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단기적으로 이 지역 정세에 혼란스러운 국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주목받았던 형제의 대결은 동생의 승리로 끝났다. 형인 파타당 소속의 지브릴 라주브(52) 국가안보보좌관은 떨어진 반면 하마스 소속의 동생 나예프(47)는 당선됐다.1550만 유권자 가운데 76%가 투표에 참가,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이번 총선의 최종 개표 결과는 26일 오후(현지시간)에 나올 예정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새 1000원권 내년 상반기 나온다

    새 1000원권 내년 상반기 나온다

    새 1000원짜리 지폐는 지금보다 크기는 작아지고, 색깔도 현재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뀐다. 한국은행은 17일 내년 상반기에 새 1만원권과 함께 발행할 예정인 새 1000원권 시제품의 도안을 일반에 공개했다. 새 1000원짜리는 가로 136㎜, 세로 68㎜로 현재의 1000원짜리보다 가로는 15㎜, 세로는 8㎜가 줄었다. 새 5000원짜리와 비교하면 세로는 같고, 가로는 6㎜가 작다. 색깔도 현재 보라색에서 파란색 계열로 바꿨다. 적황색 계열인 새 5000원권과 구분하기 위해서다. 인물초상은 퇴계 이황을 그대로 썼다. 앞면의 보조소재로는 성균관내 명륜당과 매화를 썼다. 그러나 뒷면의 배경은 현재의 도산서원 전경 대신 겸재 정선이 그린 ‘계상정거도’로 바꿨다. 현행 1000원짜리 뒷면에 있는 도산서원 전경에는 지난 1970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일본이 원산지인 금송(錦松·비단소나무)이 들어 있어 그동안 ‘왜색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것과 무관치 않다. 금송은 현재 1000원짜리 뒷면 왼쪽 모퉁이 ‘1000WON’이라고 쓰인 부분 ‘N’자 바로 위에 있는 길쭉한 나무다. 한은 김두경 발권국장은 “새 1만원권의 도안도 올 상반기내에 공개할 방침”이라며 “새 1000원과 새 1만원권은 내년 상반기 중 같이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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