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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후세인 처형, 피의 악순환 없어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끝내 처형당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살펴야 할 사건이다. 학살과 폭정을 일삼은 독재자의 말로를 보여줌으로써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일깨워주었다. 한편으로는 재판절차가 정당했는지, 서둘러 사형을 집행한 배경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발등의 불은 후세인 추종 세력이 피의 보복을 공언하고 있는 점이다. 이라크뿐 아니라 중동 전체가 유혈참극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세계가 나서야 한다. 후세인은 1982년 두자일 마을주민 148명 학살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외에도 많은 반인권적 잘못을 저지른 그에게 사형이 선고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후세인을 조기 처형한 배후에 미국이 있고, 이라크 내 종교갈등이 함께 작용했다는 게 정설이다. 미국은 이라크를 점령했으나 공언했던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라크 개입을 비난하는 국내외 여론이 커지자 국면전환용으로 후세인 처형을 서둘렀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이라크내 시아파가 후세인 처형에 앞장섬으로써 후세인 진영인 수니파의 강경한 반발을 불렀다. 시아파와 수니파의 충돌이 내전을 넘어 국제테러전으로 비화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고사태 때처럼 국제재판소를 구성해 후세인 처벌을 논의하는 편이 나았다고 본다. 미국은 이제라도 군사력 중심의 이라크 정책을 바꿔야 한다. 경제지원 등 수니파를 설득하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도 자이툰부대의 안전과 국내외 테러방지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 與후보 뜰때 지지율변화 ‘주목’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여론지지율이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최근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40%를 뛰어넘는 등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한나라당 대의원을 대상으로 한 지지도에서 처음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추월했고, 호남지역에서도 한나라당 대선주자로는 드물게 ‘마의 10%’를 훌쩍 넘어섰다는 점이다. 지난 26일 주간동아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한나라당 대의원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전 시장은 39.8%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박 전 대표(36.9%)를 오차범위 내에서 따돌렸다. 또 현대리서치연구소가 지난 22∼23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시장이 호남에서도 18.7%의 지지율을 얻어 고건(33.6%) 전 총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열린우리당 대의원들이 내년 대선에서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한나라당 후보로 이 전 시장을 꼽은 것도 이같은 추세와 무관치 않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가 지난 23∼26일 4일간 열린우리당 전국 대의원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6.4%가 내년 대선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경쟁자로 이 전 시장을 꼽았다.●경제이미지로 잡은 40대 민심그렇다면 이 전 시장의 지지율 상승 배경은 무엇일까. 대다수 전문가들은 유권자들의 인식 변화와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꼽는다. 정치컨설턴터인 민기획 박성민 대표는 이 전 시장의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경제상황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범여권 후보들이 올 하반기까지도 이렇다 할 비전이나 역량을 보여 주지 못함으로써 수도권·40대·고학력층이 대거 이 전 시장 쪽으로 이동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다른후보와 분점땐 변동소지 그렇다면 이같은 지지율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여당의 정계개편이 어떻게 되고 후보로 누가 나오느냐가 제일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범여권 통합 시나리오’가 가시화될 경우, 지금의 여론지지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도 “유권자들이 YS(김영삼)·DJ(김대중) 때처럼 특정후보에게 맹목적 지지를 보내지 않기 때문에 각 후보들의 지지율도 그만큼 유동적일 것”으로 내다봤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HAPPY KOREA] 대전·광주·충북 탐방

    [HAPPY KOREA] 대전·광주·충북 탐방

    산해진미도 그릇이 흉물스럽거나 어울리지 않으면 맛이 반감된다. 펄펄 끓는 구수한 청국장이 뚝배기가 아닌 양은냄비에 담겨 있다면 식욕을 앗아갈 수 있다. 사람이 음식이라면, 사람이 모여사는 마을이나 동네는 바로 그릇이다. 도시는 도시답게, 농촌은 농촌답게 만들어야 주민들을 담아낼 제대로 된 그릇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시작은 마을 가꾸기다. ■ 주민 뭉치니 도시도 확 바뀌네 흔히 국민의식이 주민의식보다 상위개념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물론 성숙한 국민의식은 나라를 변화시키는 원천이 된다. 하지만 국민의식만으로 마을이나 동네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국민의식은 ‘심정적 동조’, 주민의식은 ‘실천적 행동’이라는 차이로 나타난다. 대전 서구 둔산동과 광주 북구 문화동·오치동을 들여다봤다. ●둔산동, 사회지도층 참여 저조가 ‘옥에 티’ 대전 둔산동은 공영개발 방식으로 조성된 신도시 지역으로, 대전정부청사와 대전시청 등 굵직굵직한 기관들도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둔산동 일대는 대전에서 손꼽히는 부촌이며, 이곳에 위치한 M아파트도 경제력을 갖춘 중산층 이상이 모여살고 있다. 하지만 이웃간에 단절되고 삭막한 여느 아파트와는 차이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부터 M아파트를 포함한 인근 5개 아파트단지는 뜻을 모아 요일마다 번갈아 알뜰시장을 열고 있다. 수익금은 노인층이나 불우이웃 등을 돕는데 쓰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둔산동 일대 13개 아파트단지의 난방 방식을 중앙공급식에서 지역난방식으로 바꿔 에너지 절감은 물론,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도 일정부분 해소했다.‘담장 허물기’와 휴일에는 아파트단지 사잇길에 차량을 통제하는 ‘차없는 거리’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참여는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M아파트에도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전지역 공공기관장과 대학 총장, 전 국회의원, 의사와 변호사를 비롯한 전문직 고소득층 등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한 주민은 “가끔 행사 때만 얼굴을 비출 뿐, 사는지 안 사는지도 모를 정도”라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시간이 많은 사람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문화·오치동, 참여율 높여야 동네가 바뀐다 광주 북구는 지난 200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운동’을 시작했다.6년이 지난 현재 마을에서 콘크리트 담장이 사라지고, 불법 주차와 쓰레기 더미로 너저분하던 골목길은 꽃과 나무가 심어진 녹지공간이나 주민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오치1동의 경우 금호아파트 주민들은 쓰레기가 쌓인 채 방치됐던 아파트 담장을 허물어 ‘만남의 광장’을 조성했다. 쓰레기장이 이웃간 소통의 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우미아파트 주민들은 담장을 없애는 대신 화려한 동양화를 그려 넣었다. 우산중학교 정문 쪽엔 마을의 유래를 바로 알리자는 취지에서 ‘오치골 옛터의 거리’가 조성됐다. 오정초등학교 담장 100여m를 따라 ‘동화의 거리’도 꾸며졌다. 특히 오치1동 주민들은 ‘오치골 소식지’를 발행, 동네가 바뀌어 나가고 있는 소식을 이웃들에게 꼼꼼히 알리고 있다. 문화동 주민들은 각화약수터길 주변에 스스로 선정한 시와 그림을 타일에 새긴 뒤 담장에 붙여 ‘시화(詩畵)의 마을’로 꾸몄다. 집 앞에 내건 문패에는 이름 석자 대신 ‘행복이 가득한 집’,‘사랑이 넘치는 안식처’와 같은 글귀가 자리잡고 있다.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운동이 성공한 배경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주민들의 참여다. 운동은 지역별로 주민들이 마을 가꾸기나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을 위한 추진 목표를 세우면 구가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민들이 직접 공모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을 선정하고, 대상사업 확정에 앞서 주민설명회를 거치는 등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됐다. 구에서도 주민자치전담팀을 신설하고,‘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참여가 전제됐을 때 마을이나 동네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주민의식은 바로 지역에 대한 관심과 참여”라고 강조했다. 글 광주·대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흉물’가꾸니 ‘명소’로 둔갑했네 애초부터 지역 이미지를 갉아먹는 ‘흉물’은 없다. 차츰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관리의 ‘사각지대’가 돼 흉물로 낙인 찍히는 것이다. 주민들의 관심 여부에 따라 흉물이 명소로 둔갑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덕동리 덕동산촌마을, 청원군 문의면 소전1리 벌랏한지마을, 청주시 흥덕구 평동 전통떡마을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화전 흔적도 가꾸면 문화가 된다 덕동산촌마을은 60∼70년대만 해도 150가구 1000명 이상이 모여 사는 제법 융성했던 화전민 부락이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 정부의 화전민 이주정책으로 지금은 70가구 140명이 고작이다. 게다가 65세 이상 노인층이 전체 주민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연간 3만명 정도가 인근 덕동계곡을 찾고 있지만, 주민들의 주소득원은 여전히 약초·산초 재배이다. 마을을 들어서면 울창한 침엽수림 사이로 듬성듬성 조성된 낙엽수림이 과거 화전이 번성했던 흔적으로 남아 있다. 주민들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이문수 이장은 “화전민의 아들, 딸로 태어났음에도 정작 화전 문화와 흔적들을 30년 가까이 방치하다시피했다.”면서 “귀틀집과 움집 등 전국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는 화전 문화를 보존하는 게 마을 가꾸기이자 뿌리찾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덕동산촌마을 인근에는 일제 당시 채굴이 이뤄졌던 금광 4곳이 있다. 주민들은 폐금광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개발제한, 불편함을 이점으로 벌랏한지마을의 경우 지난 1980년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농지 대부분이 수몰됐다. 마을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각종 개발도 ‘올스톱’됐다.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가 잘 자라는 환경 덕택에 주민들은 70년대까지 한지 생산에 주력했지만, 이마저도 한지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손을 뗐다. 이후 담배와 양잠, 고추 등으로 작물 전환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100가구에 육박하던 가구 수도 30여가구로 줄었다. 김장배 이장은 “30년 가까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환경과 조화된 마을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면서 “없고 불편한 게 많다고 불평만 하는 게 아니라,‘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대신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한지를 테마로 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이장은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체험프로그램보다는 오히려 잘 보존된 자연환경에 깊은 인상을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을가꾸기,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전통떡마을 인근에는 널리 알려진 ‘청주 가로수길’이 있다. 가로수길은 지난 1952년 4.5㎞ 구간에 플라타너스 묘목 1600그루를 심은 게 시작이었다.50년이 넘은 지금 가로수길은 영화촬영지 등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지난달에는 ‘제1회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지역자원 경연대회’에서 당당히 도로 부문 1위도 차지했다. 쌀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던 전통떡마을도 늘어나는 방문객의 발길을 마을까지 유도하기 위해 2000년부터 떡을 만들기 시작했다.2004년에는 영농법인으로 등록까지 마쳤다. 이곳에서 만드는 전통떡만 구름떡과 쇠머리떡, 직지떡, 인절미, 쑥개떡, 기주떡 등 20여종에 이른다. 홍순주 영농법인 대표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떡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뒤져 대량 판매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하지만 방문객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를 통한 주문생산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오는 2009년까지 가로수길을 확장해 자동차와 보행자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가로수길의 변모에 발맞춰 마을도 ‘진화’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 청주·제천·청원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평통발언은 서곡내년봄 승부수?

    평통발언은 서곡내년봄 승부수?

    노무현 대통령이 내뻗은 ‘원 투 펀치’에 대선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범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고건 전 국무총리를 지목, 공개리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고 전 총리 측이 반발하자 청와대가 다시 23,24일 연거푸 비판적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청와대가 ‘군복무 기간 단축’과 같은 따끈따끈한 정책을 임기말에 내놓는 일도 전례가 없는 정치행위다. 과거 퇴임을 앞둔 대통령들은 ‘차기’와 관련, 모호성을 유지했고 선심성 정책은 여당 후보의 몫으로 넘겨 선거전의 ‘브랜드’로 삼도록 후원했었다. 임기말의 노 대통령이 무대 위에서 ‘주연’을 자처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과거와 다른 정치적 환경과 노 대통령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이 복합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우선, 지금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바닥이지만 대형 권력형 스캔들에 상처를 입지 않았다는 점이 도덕적 자신감을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임기말 아들과 측근 비리로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상황과 다르다는 것이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대통령이 현재는 물론 퇴임 후에 대해서도 자신이 있기에 대선정국에서 과감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거론되는 여권 유력후보 가운데 ‘영남권’이 없는 점도 노 대통령으로 하여금 수수방관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 2차례 대선에서 부산·경남지역에서 30%대의 득표를 할 수 있었기에 집권이 가능했다.”면서 “영남에서 파괴력을 갖는 후보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통령 자신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오는 18대 총선에서 이강철·김두관·정윤재씨 등 측근이 영남권에서 당선될 수 있는 기반을 대통령 스스로 제공하려는 배려의 차원도 읽혀진다.”고 덧붙였다. 크게 보면, 최근 노 대통령이 내놓은 일련의 충격파는 ‘전주곡’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권 소식통은 “‘제2의 탄핵 유도’ 운운은 아직 성급한 분석”이라며 “노 대통령은 민주평통 발언 등으로 정치적 헤게모니를 유지하다가 내년 봄 취임 4주년에 즈음해 진짜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승부수란 예컨대 ‘개헌’ 등을 주장하는 그림이다.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를 일치시켜 대선·총선을 함께 치르는 식으로의 개헌을 주장하면서 대통령 직을 거는 형태다. 소식통은 “개헌의 실현 여부와는 별개로, 논란 자체만으로 ‘판’을 흔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노 대통령의 ‘전장(戰場)’ 설정도 눈여겨 볼 만하다.‘부동산’이나 ‘경제’처럼 참여정부에 불리한 주제는 덮어두고 ‘군복무 기간’,‘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어필할 수 있는 의제에 집중돼 있다. 노 대통령이 최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구사한 전략인 ‘코끼리(공화당의 상징·감세 논란 등 공화당이 설정한 의제를 의미)는 생각하지마’를 유념하고 있을 수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건호의 뷰티풀 샷] 패션사진 찍기

    [이건호의 뷰티풀 샷] 패션사진 찍기

    ‘패션피플’들은 언제나 시간에 앞서서 살아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물론 유행과 계절도 앞서서 살아야 한다. 패션사진가도 예외는 아니어서 패션광고의 경우 길게는 두 시즌 이상 짧게는 적어도 한 시즌을 앞서서 촬영이 진행된다. 잡지의 경우도 마찬가지. 올해 11월호 화보는 9월 말에 진행됐다. 보통 10월말에 출간되는 11월호의 경우는 9월말 혹은 10월초에 촬영이 마감된다. 간혹 수개월전에 진행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패션피플들의 생활형태가 간혹 멋져보일 수도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생활패턴은 현실감각을 무디게 하기도 한다. 더불어 항상 다루는 최고의 스타일리시한 명품들이 모두 그림의 떡처럼 괴리감도 존재한다. 다만, 패션과 스타일을 선도한다는 사명감이 언제나 그들을 있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 11월호 보그화보의 주제는 니트와 모피. 니트의 유연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체조를 컨셉트로 잡았다. 체조에서 보여질 수 있는 긴장감있는 고난도의 동작을 응용하고자 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단순한 배경에 정확한 스타일링을 보여주기 위한 소품으로 선택한 것은 평행봉. 이제 구상하고 있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모델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아크로바틱한 체조의 동작을 포즈로 재현해 낼 수 있는 발레와 현대무용을 전공한 모델 3명을 섭외했다. 드디어 촬영시작. 배경은 최대한 미니멀하게 절재되어진 표현을 위해 단순하지만 강한 색상으로 2가지만 사용하기로했다. 그러나 혹시라도 단순한 배경과 소품 때문에 단조롭고 지루해질 위험이 있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모델의 포즈 연출이 매우 중요했다. 미니멀한 배경속에서 임팩트가 있는 강력한 포즈는 더더욱 돋보이기 때문이었다. 니트와 모피의 질감을 최대한 재현하기위해 가능한한 부드러운 조명을 사용하기로 했지만 콘트라스트가 없는 조명은 자칫 깊이감이 없는 무딘 사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콘트라스트를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조명을 세팅했다. 부드러운 확산광을 위해서 3×3m의 디퓨저를 사용하였고, 조명과 디퓨저간의 거리를 적당히 조절함으로써 적절한 콘트라스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결국 미니멀하면서도 긴장감이 넘치는 화보를 만들 수 있었고, 이번 화보는 딱딱한 평행봉 위에서도 고난도의 포즈를 마다않고 연기해준 모델의 공로가 가장 돋보인 화보였다. 사진작가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

    사람이 사랑을 하면서 늘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슬프고 가슴 아픈 사랑 하나쯤 가슴에 안고 사는 이 하나 없을까마는, 유난히 찌질하고 구차한 연애질에 이력과 넌더리를 쳐 본 기억이 당신은 있으신지. 하지만 그럼에도 쳐내면 자라는 쭉정이처럼 의지와 상관없이 무럭무럭 자라는 감정의 이끌림은 도대체 지치지도 않는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며 밤낮 울기만 하던 캔디처럼, 사랑의 감정은 도대체 어쩌질 못하는 건가 보다. 이놈의 망할 사랑, 이유가 있을 거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 아찔한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는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2005년) 속 배경은 또 다른 중요한 캐릭터이다. 에니스와 잭이 선입견과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한한 자유와 절대고독을 경험하는 곳이며 그 누구도 쉽게 도달할 수 없었던 사랑의 실체를 손에 닿을 만큼 다가갔던 곳. 그런 자연에 비해 사람들이 발을 디디고 사는 공간은 누추하고 옹색하기 그지없다. 이런 대비는 사랑에 대한 우리의 수동적인 선입견을 꼬집으며 세속적인 것을 초월하는 사랑의 실체를 보여주려던 의지표명이지 않았을까. 영화의 마지막. 단 한 번도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 없는 두 사람은 사랑에 도달하기까지의 그 힘들고도 먼 여정, 지상에서 이루지 못한 채 죽음까지도 초월한 사랑의 위대함을 선사하며 감동을 준다. 이 사랑의 맹세 장면은 촬영 당시에도 거의 모든 스태프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7쌍의 사랑 이야기이자 동시에 우리 모두의 사랑 이야기 ‘러브액추얼리’(Love Actually,2003년).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회상을 빌려 들어보면,“로스앤젤레스에서 영화를 찍고 있을 때 였어요. 공항에서 짐을 찾으려고 한 시간 정도 서 있어야 했는데 정말 볼거리가 많았어요. 평범한 사람들이 따분한 얼굴로 서 있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갑자기 애정과 관심이 듬뿍 담긴 얼굴로 변하는 거예요. 바로 그 순간, 그 사람들의 표정에서 사랑하는 이에 대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거죠. 저는 바로 이런 진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모든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가슴 속에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현실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사랑이 있다거나 없다는 시대착오적이고 불필요한 논쟁은 의미가 없다. 이미 우리는 사랑의 수많은 실체를 보아왔고, 살과 몸으로 느끼며 살고 있다. 다만 사랑을 하는 이 순간에도 외롭다는 게 문제겠지. 그러니 생각해볼 문제는 ‘사랑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이다. 사랑을 하는 순간에도 외롭고, 내 마음 같지 않은 전달의 미숙함과 표현의 부족함 그리고 충분히 흡족하지 않은 사랑의 충만에 대해 생각해보면 여전히 ‘그것’은 어렵고 불편한 일로만 여겨진다. 그러면서 수십 번도 맹세했을 “다시는 사랑 안 한단 말…”. 입 보살이라고 했다. 말하는 대로 될 것이며, 믿는 대로 된다는 언행일치의 법칙이렸다. 내가 사랑을 안 하는데 누가 사랑을 주겠는가. 동시에 그 말은 “누가 나 좀 사랑해 주세요.”아니던가. 이유가 있을 거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해야만 하는 이유. 아마, 눈물과 아픔의 상처와 외로움마저도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닐는지. 시나리오 작가
  • “승강기 바로타기 100만명 서명운동 돌입”

    국내 처음으로 승강기 안전문화 캠페인을 기획한 송지태 한국승강기 안전기술원 이사장은 “유치원생부터 노인들까지 모든 국민이 동참하는 승강기 바로타기 운동을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 이사장은 “올해의 승강기 사고발생률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부분의 사고가 이용자의 과실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특히 에스컬레이터 사고의 70%가 지하철역에서 집중돼 대형 참사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승강기 안전문화 캠페인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지난 9월까지 승강기 사고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사고의 68.5%(에스컬레이터 41.1%, 엘리베이터 27.4%)를 차지하고 있다. 승강기 안전수칙을 바로 알고 이용하면 대부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번 캠페인을 추진하게 됐다. ▶승강기 바로타기 캠페인을 어떤 방식으로 전개할 것인가. -앞으로 4개월 동안 승강기 바로타기 10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승강기 다중이용 빌딩·아파트 밀집지역과 지하철 역사 등에서 전국적으로 캠페인을 펼칠 것이다. 특히 안전생활시민연합(안실련) 등 시민단체와 아파트 부녀회 등과 함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에게 ‘알림이’ 책자를 배포, 안전문화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겠다.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과 관련, 국민들이 알아야 할 사항은. -승강기의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감지하고 이를 정지시키는 안전장치만 5종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안전장치에 문제가 발생돼 사고로 연결되는 경우는 극히 희박하다. 전체 사고의 68.5%가 이용자 과실로 인한 것이어서 사용자 주의가 중요하다. ▶최근 국회 등에서 일부 의원이 검사기관 단일화, 완성, 수시검사 일원화 등을 주장하고 있는데, 향후 승강기 안전대책에 관한 복안은. -검사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는 위험성 평가 제도 도입과 필수 안전요건을 명시한 성능위주 기준제정이 시급하다. 신기술 제품의 시장 진입을 쉽게 하고 검사기관간 경쟁을 통해 노후 승강기의 위험성을 합리적으로 분석,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사기관의 단일화 논의는 ‘경쟁을 통한 서비스질 향상’이라는 세계적 추세에도 어긋나고 시장 경제원리에도 맞지 않는 논리라고 생각한다. ▶향후 안전기술원의 사업 계획은. -올해 창립 20주년이다.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회사 이름도 ‘승강기안전센터’에서 ‘승강기안전기술원’으로 바꾸었으며 ‘신속·친절·정확’을 서비스의 기본 원칙으로 조직의 신뢰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겠다. 또 안전 전문기관으로서의 기술력 향상과 수요자 중심의 기술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국제기관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우리 승강기 안전 기술을 선진국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반값아파트’ 가능할까

    ‘반값아파트’ 가능할까

    ‘토지임대부 분양주택’(반값 아파트) 공급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기관은 물론 시민단체도 ‘반값 아파트’ 문제를 놓고 백가쟁명(百家爭鳴)식 주장을 펴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발의한 관련 법안이 당론으로 채택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임영록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이와 관련,1일 “반값 아파트는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충분한 토지를 확보하려면 재정부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값 아파트 공급 주장이 나온 배경은 수도권의 아파트 분양가에 땅값 비중이 높아 원가연동제 등 기존의 분양가 인하 대책만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판교의 경우 분양가의 60%가 땅값이다. 따라서 반값 아파트를 투기 수요가 높은 지역에 공급하면 시세 차익을 봉쇄해 집값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해 반값 아파트 공급안을 청와대에 보고했던 주택도시연구원측은 “반값 아파트제도가 실효를 거두려면 ▲국공유지여서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하고▲해당 지역 주택에 대한 수요가 강남만큼 많을 때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도시연구원 이영은 박사는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이면서 정부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송파신도시나 성남비행장과 같은 국공유지에서는 반값 아파트제도를 일부 도입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도권에 이 조건을 만족시킬 만한 땅이 많지 않고 민간 땅을 정부가 사들일 경우 재정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국공유지가 아닌 일반 투기지역에 적용하면 실수요자의 이득이 없다는 지적이다. 판교 33평형의 경우 분양가는 3억 7300만원이지만 반값 아파트로 공급하면 땅값(2억 1000만원)을 뺀 건축비(1억 6300만원)만 내고 분양을 받을 수 있다. 대신 매달 96만원(2억 1000만원×연 5.5%)의 토지임대료를 내야 한다. 국공채 저리이자(연 4.8%)를 적용해도 월 84만원이다. 이를 같은 평형의 판교 10년 임대와 비교해도 비슷하다.10년 임대는 보증금 1억 4100만원에 월 임대료가 58만원이다.10년 뒤면 분양전환을 받아 땅과 집을 소유하게 된다. 반값 아파트가 임대아파트보다도 못하다는 얘기다.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김성달 시민감시국 부장은 “(토지임대료가 낮춰지지 않으면) 반값 아파트는 이자는 비싸게 내면서 시세 차익은커녕 땅도 소유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아파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5.5% 수준인 현재 이자율을 내려 입주자가 부담하는 토지임대료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국가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면 재경부 등 관련 기관에서 검토할 만한 사안이란 말이다. ●반값 아파트란 아파트 값은 택지비와 건축비로 구성되는데 ‘반값 아파트’란 땅은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소유하고 청약자는 아파트 건물에 대한 돈만 내고 분양받는 방식이다. 대신 택지에 대해 매달 일정 정도의 임대료를 낸다. 택지비가 빠져 반값 아파트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씨줄날줄] 下野/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이 엊그제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은 첫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비슷한 한탄을 했던 대통령이 과거에도 있었다. 공개석상의 발언이 아니어서 비사(史)로 알려지는 게 다를 뿐이다. 또 중도에 물러난 전직 대통령이 이미 4명이나 된다.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은 민중혁명, 쿠데타 군부의 압력, 시해 등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노 대통령의 ‘첫번째’라는 언급은 자의에 의한 하야(下野)를 지칭한 듯싶다. 역대 대통령의 임기 중단이 거론됐던 배경은 둘로 나눠진다. 첫째는 권력강화용이다. 물러날 의사가 없으면서 참모들을 압박하거나 정적을 견제하는 정치기술로 볼 수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5공청산 작업이 한창이던 1989년 말 민정당 핵심간부들을 청와대로 불렀다.“친구인 정호용을 사퇴시키려니 인간적으로 못할 짓이다. 하야절차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혼비백산한 당간부들은 “각하, 아니됩니다.”라고 말렸다. 그때부터 여권 인사들은 죽을 힘을 다해 정씨의 의원직 사퇴를 관철했다. 전두환 정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전 전 대통령은 86년11월 좌익세력 청소를 위한 친위쿠데타를 기획했다고 박철언 전 의원이 회고록에서 밝혔다. 실제 친위쿠데타를 일으키기보다는 검토사실을 퍼뜨려 야당을 비롯한 반대세력을 위협하겠다는 속셈이 깔렸었다고 본다. 둘째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하소연하는 푸념이 와전된 경우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임기말에 둘째아들이 구속되었다. 자존심에 먹칠을 당하자 의기소침했고, 비공식 자리에서 대통령직의 어려움을 몇마디 털어놓았다. 총리실 일각에서는 “대통령 궐위시에 대비하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를 전해들은 청와대 비서실은 발끈했다.“임기 마지막날까지 대통령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총리는 고건씨였다. 노 대통령의 언급은 두가지를 섞어놓은 모양새다. 절박한 심정이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공개리에 작심하고 말하는 모습에서 정치의도가 엿보인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너무 자주 임기 관련 발언을 하는 것은 어떤 해명을 붙이더라도 좋게 비치지 않는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15) EU연구 최첨단 ‘유럽정책센터’

    [세계의 싱크탱크] (15) EU연구 최첨단 ‘유럽정책센터’

    |브뤼쉘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 현안에 대한 최첨단 싱크탱크’유럽정책센터(EPC,www.epc.eu)가 유럽통합 연구에 대해 갖는 자부심이 농축된 말이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중심 루아가 155번지의 레지당스 플라스 건물 4층에 자리잡은 EPC는 EU집행위·의원·각료는 물론 EU에 관심이 있는 단체라면 누구나 반길 만한 ‘따끈한 자료’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유럽연합 확대에 우호적이고 남다른 관심을 가진 영국 언론인 존 팔머 등 3인이 중심이 돼서 세운 EPC가 9년만에 괄목상대할 만한 도약을 한 배경은 무얼까? 먼저 유럽의 유력 인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와 자문위원회의 ‘휴먼 네트워크’가 강점이다.EU집행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하이웰 세리 존스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 피터 프라제 국립벨기에은행 이사, 마리아 조앙오 로드리게스 리스본대 교수 등 정치·기업·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해 EPC의 주제를 풍부하게 하고 힘을 더해준다. 여기에 연구팀의 적절한 주제 선정, 발빠르고 심도 있는 연구와 발표, 지구촌의 주요 기관·단체·기업 등을 멤버십으로 확보한 점 등도 오늘의 EPC를 만든 요인이다. 안토니오 미시롤리 수석정책분석가는 EPC의 특징과 관련, “EU 정책당국과 관련 단체 사이에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쟁 마당을 제공한다.”며 “우리의 입장이나 사상을 출판해 적극 알리는 것도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속하고 심도있는 연구활동 EPC는 2년 단위로 몇개의 프로그램을 정하고 관련 태스크포스를 운용하는 기동력있는 방식으로 활동한다.EU 및 지구촌 이슈에 대한 폭넓고 날카로운 연구를 내걸고 ▲유럽 확대와 이웃 국가 ▲유럽 안보 ▲유럽과 아시아 ▲고용과 일자리 ▲유럽 정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설 연구팀인 EPC의 정책분석팀은 자문위원회 아래 구성된 태스크포스와 전문가 그룹과 긴밀하게 연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분석·정리한다. 또 EU집행위원회등 다양한 전문가 그룹과의 조찬 회동 및 토론회도 정기적으로 연다. 이를 통해 연구 분석 결과를 EU집행위 등에 전달해 현실 정치나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EPC는 매년 4페이지 안팎의 ‘이슈 보고’‘정책 브리핑’과 30여쪽이 넘는 심도 깊은 ‘정책 보고서’를 수십편 발표한다. 지난해 ‘이슈 보고’ 23편의 주제에는 ‘EU헌법 비준’‘키프로스 문제’‘유럽 재정’ 등이 포함돼 있다.‘EU와 아시아 통합과정’‘EU-일본 싱크탱크 원탁회의’‘EU와 홍콩’ 등도 등장한다. 동시에 자체 온라인 신문인 ‘도전 유럽’에 게재하고 400여 정부기관·공익재단·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회원들에도 직접 전달한다. 또 지난해부터는 젊은 연구자들과의 협력체제도 강화,‘유럽의 아이디어 공장’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주문자 생산방식의 정보제공도 EPC의 다른 특징은 독특한 멤버십 제도. 현재 한국의 EU대표부와 무역진흥공사 벨기에 지사를 비롯한 400개 정부기관, 시민단체, 기업, 비정부기구 등이 회원이다.EPC 재정후원그룹이자 지구촌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데 기지 역할을 한다. 기업은 플래티넘·골드·실버·브론즈급으로 나눠 연 2500∼1만유로(약 300만∼1200만원)로 회비를 차별화한다. 비정부기구나 외교대표부 회비는 낮다. 회원들에게 EU행사와 정책 브리핑 등의 행사에 참석할 권한을 준다.‘주문자 방식’에 따른 정보도 제공한다. 개인은 회원이 될 수 없다. 자문위원회 회장인 피터 서덜랜드 BP회장은 “EPC가 현재 EU연구를 주도할 수 있는 근본적 배경에는 이 다국적 후원자가 결정적”이라고 설명할 정도다. 또 지난 2002년부터 ‘킹 보두앵 재단’(벨기에 로토 수익금의 일부로 운영하는 공익재단)과 이탈리아 ‘상 파올로 회사’와 맺은 전략적 파트너 제도도 인상적이다. 멤버십과 ‘전략적 파트너’에서 받는 지원금이 EPC 예산의 63%를 차지한다.EPC는 이 시스템을 이용, 재정적 안정성과 현안 관련 자료 교환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이루고 있다. vielee@seoul.co.kr ■ “타협과 결합 정신 되살린다면 문화격차 극복 유럽통합될 것” |브뤼쉘 이종수특파원|“현재도 그렇지만 유럽통합으로 가는 길은 민감한 과제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타협과 결합’의 정신을 살린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유럽정책센터(EPC)의 수석 정책분석가 안토니오 미시롤리는 ‘유럽의 앞날’을 낙관한다.‘수렁’에 빠졌다는 터키 가입 문제도 그렇다. 수석 정책분석가는 EPC의 야전사령관이다. 주제 선정에서부터 분석·발표 등을 총괄 지휘한다. ▶지난해 프랑스·네덜란드가 유럽헌법 비준을 반대했는데. -현재 가장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다. 두 나라 국내 사정이 맞물려 있어 내년에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회원국이 압력과 설득 등 강온 전략을 구사하면서 노력해야 한다. ▶현재 EU가입을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회원국과 터키의 갈등을 푸는 방법은? -회원국 내 입장도 엇갈린다. 다른 문화에 대해 배타적 입장의 회원국도 문제지만 EU가 요구하는 정치·경제적 기준을 거부하는 터키도 문제가 있다. 인내심을 갖고 풀어야 한다. ▶내년에 EU에 가입할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노동자에 대해 영국이 제한적 입국을 허용하는 등 노동시장 문제도 통합의 장애물 아닌가? -외국인 노동자의 적응 문제와 민족주의가 섞여서 나타난 문제다. 개별 국가의 노동시장 현황도 무시해선 안 되지만 EU 법규를 존중해야 한다. ▶유럽에 불고 있는 극우파 혹은 우파 바람에 대해서는?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라 대중주의(포퓰리즘)성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벨기에, 오스트리아, 프랑스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잠재돼 있다. 세계화로 소외되거나 몰락한 계층의 불만이 외국인에 대한 반발로 이어졌다. ▶불법이민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마피아 등 범죄 조직망이 조직적으로 불법이민을 조장한다. 모든 해안선을 감시할 수도 없고 육로 접경지역이 많아 공권력으론 통제가 어렵다. 그는 이탈리아 피사의 스쿠올라 노르말 대학에서 ‘현대사’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디킨슨대학에서 강의했다.EU·국제문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 사이의 중부 유럽’(2005년) 등을 출간했다. vielee@seoul.co.kr ■ ‘우리의 유럽’등 140여곳… 특정지역연구 한계 내년에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을 앞둔 유럽연합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필요성에 견줘 유용한 자료는 많지 않다. 주 벨기에 대사관 겸 구주연합대표부가 발행한 ‘EU정책 브리핑’(2004년)과 ‘EU를 알면 우리가 보인다’(2005년)가 그나마 EU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시켜준다.‘EU를 알면’은 딱딱한 제도나 정책 뒤에 숨은 역사적 배경·문제점 등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 좋은 길라잡이가 된다. EU 관련 싱크탱크는 주로 통합 논의가 본격화된 1980년대 후반에 세워졌다.EU통합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인 자크 들로르가 1996년에 세운 싱크탱크 ‘우리의 유럽´(Notre Europe) 홈페이지(www.notre-europe.eu)에서 소개하는 싱크탱크는 유럽에만 140여곳. 대부분 개별 국가나 특정 지역 연구나 정치·경제 등 부분적인 연구에 머무는 게 한계다.EU 싱크탱크에 걸맞은 활동을 하는 곳은 EPC를 비롯,‘유럽정책연구센터(CEPS,www.ceps.be)´,‘우리의 유럽´ 등이다. vielee@seoul.co.kr
  • 부동산 불안보다 경기 유지 중시

    부동산 불안보다 경기 유지 중시

    9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동결 배경은 간단하다. 경기 흐름을 유지하고 금융시장 메커니즘에서 벗어나는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조치다. 한국은행은 현재의 경기 흐름이 당초 예상 경로를 그대로 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소비 회복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설비투자도 개선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기존의 스탠스와 큰 차이가 없는데 금리를 움직일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메커니즘을 존중한 것도 마찬가지 논리다. 시중에 돈이 넘쳐나는 유동성 과잉 상황이긴 하지만, 콜금리를 무리하게 움직였을 경우 적잖은 부작용을 빚을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성태 총재가 “대출총량규제는 한은법에 허용돼 있는 수단이긴 하지만 통상적인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정책 수단과는 거리가 있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은 점도 비슷한 맥락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콜금리를 올리거나 대출총량규제 등의 인위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시장을 왜곡시키고,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란 점에 무게를 뒀다는 것이다. 한은의 이같은 인식은 정부와 시장쪽에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전해졌다. 재정경제부가 콜금리 동결에 대해 경기의 흐름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안도하는 반응을 보였고, 증시에서도 부동산시장의 진정을 위해 ‘금리 카드’를 일단 접자 안정세로 돌아섰다. “통화정책은 한 달 지표에 따라 이리저리 갈 수 없다.”거나 “상당한 기간은 지향성이 있어야 한다.”며 그동안 정책 일관성을 강조했던 이 총재의 소신도 일조했다. 다만 한은은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 총재는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면서 “한은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상황에 따라서는 대응할 수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하지만 그의 말이 실행으로 옮겨질지는 미지수다. 이 총재는 금리를 부동산과 연결시키는 데는 적잖은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쉽사리 콜금리 등의 카드를 이용할 가능성은 당분간은 없어 보인다. 부동산 시장은 통화정책의 한 요소이지만, 통화정책은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하는 결정이라는 그의 말에 그대로 녹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콜금리가 적정 수준에 못미친다는 소신을 갖고 있어 내년 초 경기 상황을 봐가며 인상랠리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김종배의 미디어 세상] ‘일심회’ 보도 실체를 직시해야

    중앙정보부나 안기부가 발표하면 받아쓰던 때가 있었다. 간첩(단) 보도가 그랬다. 과거의 일이 된 줄 알았다. 가뭄에 콩 나듯 간첩 검거 소식이 전해졌지만 언론은 크게 다루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 그 거친 맹목의 상태에서 깨어난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언론이 ‘일심회’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국정원의 발표를 근거로 386운동권 출신들이 결성한 고정간첩 조직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조선노동당에 가입해 충성서약까지 한 장모씨가 다른 386운동권들을 포섭해 베이징 등지에서 북한공작원과 접선케 했다고 전한다. 언론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충격적인’ 일은 일심회에 민주노동당 전 중앙위원과 사무부총장이 끼어있다는 점이고,‘더욱 충격적인’ 일은 그 범위가 민노당을 넘어 여권 386정치인으로 확대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며,‘그 무엇보다 충격적인’ 일은 간첩단을 수사하는 와중에 김승규 국정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점이라고 한다. 독자들도 충격을 받는다. 북한 실상이나 한반도 정세를 애써 무시하는 ‘망동주의자’의 일탈이, 그 못잖게 ‘망동주의’를 전하는 언론의 보도는 충격적이다.‘망동주의자’의 ‘암약’을 전하는 언론 보도에는 ‘맹목주의’가 깔려있다. 장씨에게 포섭됐다는 이모씨의 행적을 전하면서 엉뚱한 사실을 끼워넣는 몽매함도 충격적이다. 더욱 충격적인 일은 사실관계가 확실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인데도 ‘접촉’과 ‘접선’,‘교우’와 ‘포섭’을 가리지 않는 보도태도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충격적인 일은 김승규 국정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배경을 마구잡이로 추측하는 무모함이다. 간첩단 사건 수사를 지휘해야 할 국정원장이 돌연 사의한 배경에는 코드가 작용했다고 짚는다. 간첩단 사건 수사가 현 정부의 코드와 맞지 않았기 때문에 김 원장이 사퇴하게 됐다는 식이다. 여기서 오버랩 현상이 발생한다. 간첩단 수사를 불쾌하게 여긴 현 정부와 간첩단에 연루됐을지도 모를 여권의 386정치인들이 오버랩된다. 이런 묘사 끝에 현 정부는 국가안보에 구멍을 숭숭 뚫은 얼치기 정권, 정권 핵심부에 간첩의 마수를 뻗치게 만든 좌파정권이 된다. 종합하자면 ‘얼치기 좌파정권’쯤 될 것이다. 하지만 실체적 진실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지금, 이런 묘사는 이미지 조작으로 흐를 수 있다. 언론이 점치는 국정원장 사퇴 배경은 추정이다. 추정의 출발점은 김 원장의 ‘돌연 사의 표명’이다. 애초에는 사퇴 의사가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다는 데서 추정을 시작한다. 그럼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애초’와 ‘돌연’ 사이에 ‘일심회’ 수사가 있다. 그러니까 이것이 ‘돌연 사의표명’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추정의 골격은 이렇다. 하지만 김 원장의 사퇴 전망은 ‘일심회’ 사건이 불거지기 전부터 나왔다. 외교안보라인 전면 교체를 점치고, 후임 국정원장 하마평 보도까지 내놓은 언론이 적지 않았다. 그랬던 언론이 ‘돌연’ 보도태도를 바꿨다. 그 탓에 ‘일심회’ 사건은 정치성을 떠안게 됐다. 그것도 정권 핵심부의 ‘망동’이 묘사되는, 악성 정치사건이 됐다.미디어평론가
  • [Zoom in 서울] 강남구 “모노레일 없던 일로”

    서울 강남구가 6년 동안 추진해 온 강남모노레일 건설계획을 중단키로 했다.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26일 대치문화센터에서 열린 주민과 대화마당에서 “모노레일 건설 사업은 경제성도 없고 노선도 적절치 않아 사업계획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남모노레일 건설사업은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이 강남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한 것으로 총 사업비 2000억원을 투입해 강남 학여울역∼영동대로∼신사역을 잇는 6.7㎞ 구간에 ‘ㄱ’자 형태로 건설할 계획이었다.●백지화 선언 배경은 경제성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맹 구청장은 ‘모노레일은 기존 교통수단에 대한 보조 교통수단이어서 주택가를 통과해야 하는데 큰 길 위주로 설계돼 이용자가 적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강남 모노레일은 최근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 평가에서 최저 0.703점에서 최고 1.150점을 받았다. 평가점수가 1을 밑돌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1을 웃돌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경제성 여부를 평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학여울역에 자리잡고 있는 서울무역전시장이다. 이 시설을 무상으로 모노레일 차고지로 쓰게 되느냐에 따라 경제성 유무가 갈린다. 1.150점은 무역전시장을 강남모노레일 차량기지로 무상으로 쓸 때 나오는 점수. 반면 무역전시장을 무상으로 쓰지 못하면 점수는 0.703점으로 떨어진다. 무역전시장은 서울시 체비지여서 무상 사용이 쉽지 않다. 모노레일에 대한 맹 구청장의 부정적인 평가도 한몫했다. 중국도 자기부상열차를 추진하는 마당에 강남구에 모노레일을 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구청장 취임 이후 강남 주민들이 제기한 반대 민원도 작용했다. 도심 한 가운데를 지나 자칫 도시 미관을 해치는 흉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국제 분쟁 생기나 강남 모노레일㈜은 28억원의 자본금 가운데 말레이시아 엠트랜스사가 16억여원, 강남구가 7억원, 경남기업이 5억원가량을 투자해 설립했다. 당시 협약을 통해 당사자 가운데 하나가 약속을 파기하면 비용을 배상토록 돼 있다. 따라서 맹 구청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 엠트랜스사가 손해배상 소송을 할 가능성이 있다. 강남모노레일 관계자도 “엠트랜스사의 이의제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모노레일은 지금까지 설계 등에 30억원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맹 구청장이 백지화 발언을 했지만 강남모노레일이 공식적으로 백지화된 것은 아니다. 강남모노레일의 결정권은 서울시에 있기 때문이다. 시는 현재 서울시 전체의 신교통수단 도입과 관련된 ‘서울시 도시철도기본계획’을 시정개발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고흥석 서울시 교통계획과장은 “모노레일에 대한 결정권은 서울시에 있다.”면서 “내년 4월쯤 용역결과가 나오면 강남구의 의견을 참고해 지속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강남모노레일의 계속 추진 여부는 내년 4월쯤 최종 결정된다. 국제 소송 여부도 그때 가서나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구청장이 반대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상태여서 강남모노레일의 건설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만화·소설 원작 영화들 잇따라 흥행 ‘대박의 새 법칙’

    “원작을 옮겨 올 것!” 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최근 극장가에서 잇따라 흥행하면서 새삼 충무로를 흔드는 제작 매뉴얼이다. 원작에 대한 영화가의 관심이 부쩍 더 커진 계기는 허영만의 인기만화와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타짜’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의 연속 흥행. 지난달 27일 개봉한 뒤 20일 만에 전국관객 500만명을 돌파한 ‘타짜’는 이번 주말로 600만명선을 넘을 전망이다.18세 관람등급을 고려한다면 이 성적은 기록적이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우리들의….’도 지난 주말까지 전국관객 315만여명을 불러모았다. 이 역시 국산 멜로장르로는 최고 흥행기록이다. # 흥행은 원작을 타고… 이처럼 원작을 각색한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먼저 “원작이 가진 탄탄한 드라마의 힘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압축한다.“대부분의 감독들은 원작 인지도에 대해 심한 부담감을 갖게 마련인데 ‘타짜’와 ‘우행시’의 경우 각각 최동훈·송해성 감독의 연출특장과 원작의 묘미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라는 해석도 많다. 두 작품 모두 복잡하게 얽힌 원작의 캐릭터와 사건들을 영화의 특성에 맞도록 압축해낸 게 흥행포인트로 직결됐다는 것.‘우행시’의 제작사 프라임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오리지널(순수창작)시나리오를 힘들게 발굴하기보다는 완성도와 대중성을 검증받은 원작을 대중의 구미에 맞게 각색하는 쪽이 흥행의 지름길로 통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국산 순수소설로 눈 돌릴 충무로? 충무로 제작자들이 만화나 소설 원작 시장으로 소재발굴에 나선 것은 2∼3년 전부터.“국내외 인기만화나 소설(특히 일본)을 몇번씩 안 읽어본 제작자는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한 제작자는 “일본 만화원작의 ‘올드보이’가 국제적 대박을 터뜨린 이후로 일본 작품들의 판권이 급상승했다.”며 “한국영화 제작자들이 원작 판권사재기 경쟁에 나선 분위기를 감지한 일본시장에서 턱없이 판권을 높여부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 연말에 이어 내년까지 개봉할 주요작 목록만 봐도 소설·만화 원작이 줄줄이다. 일본 TV드라마를 영화화한 ‘사랑따윈 필요없어’와 전은강의 동명소설 원작의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당장 새달 9일과 16일 개봉한다. ‘우행시’의 흥행 이후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국산 (순수)소설 원작의 영화화는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무기의 그늘’, 홍석중의 ‘황진이’,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를 각색한 ‘천년학’,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 김탁환의 ‘리심’‘방각본 살인사건’ 등이 한창 제작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타짜’를 제작한 싸이더스FNH의 조윤미 마케팅 실장은 “스타와 트렌드에 의존하는 기획영화 시대가 가고, 드라마의 힘으로 승부하는 영화가 충무로에 새 흐름을 이루는 분위기”라며 “그런 만큼 탄탄한 이야기 짜임새를 갖춘 국산소설에 주목하는 경향은 앞으로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화시장도 지금 원작 리메이크 중 원작을 스크린용으로 리모델링하는 추세는 특히 소재 고갈에 허덕여온 할리우드 쪽에선 더하다. 최근 극장가에는 베스트셀러 소설·만화 원작을 다듬은 외화들이 유난히 많다. 화려한 패션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Devil Wears Prada)는 로렌 와이스버거가 쓴 동명소설이 원작.2003년 발간된 뒤 지금까지 27개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 베스트셀러의 힘으로 미국 현지에서만 1억2000만달러의 흥행수익을 냈다. 영화의 최고 미덕은 눈앞에 펼쳐지는 휘황찬란한 패션스타일.‘섹스 앤 더 시티’‘프렌즈’ 등을 접하며 패션 스타일에 민감한 세대에게 어필하기 딱 좋은 눈요깃감이다. 큰 인기를 끈 두 편의 일본만화도 각기 다른 모양새로 스크린에 걸린다.‘데스노트’(새달 2일 개봉)는 일본 현지에서만 단행본이 1500만부가 팔린 오다 츠구미의 동명만화가 원작. 이름이 적히면 죽음에 이르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손에 넣어 어긋난 정의를 실현하는 대학생과 그를 막는 사설탐정의 두뇌싸움이 촘촘하고 긴장감있게 묘사됐다. 만화를 그대로 재현해 사설탐정 ‘L’이나 사신(死神) ‘류크’는 원작의 캐릭터와 닮았다. 원작을 보며 “만약 이 장면을 영화로 만든다면…”이라고 생각해본 팬이라면 영화에서 한층 더 큰 재미를 챙길 법하다.1,2편으로 나누어진 영화의 후편은 내년 1월에 개봉한다. 현재 상영중인 ‘원피스’는 오다 에이치로의 동명만화를 옮긴 애니메이션.7편의 극장판 중 가장 최근판인 ‘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편이다. 원작과 다른 새로운 에피소드로 꾸며졌다. 케이블TV에서는 심의 때문에 가려졌던 칼싸움이나 액션이 생생히 살아있다. 황수정 최여경기자 sjh@seoul.co.kr
  • [HAPPY KOREA] 박준영 전남지사 인터뷰

    [HAPPY KOREA] 박준영 전남지사 인터뷰

    박준영 전라남도지사는 요즘 ‘행복마을’만들기 사업에 사실상 ‘올인’을 하고 있다.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행정력을 우선 투입하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행복마을과’라는 조직까지 만들었다. 박 지사는 행복마을 만들기가 형식은 다를지 몰라도 내용과 궁극적인 목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와 같다고 말한다. 전남 무안에 새로 지은 전남도청에서 박 지사를 만나 행복마을 만들기를 추진하는 배경 등을 들었다. ▶행복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운 농어촌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상됐다. 한마디로 ‘농어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농어촌 공동체 복원사업이다. 다시 말해 제2의 새마을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계획을 세운 배경은. -지금 농촌은 텅 비어 있다. 지난 40년동안 우리나라 인구는 52%가 늘었지만 전라남도는 42%나 줄었다. 특히 20대 젊은이들의 감소율이 57%로 더 높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국 평균인 8.9%를 훨씬 초과한 15.6%로 이미 전지역이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역대 정부의 농촌정책은 실패했다. 교육문제가 심각하다. 없어진 학교가 300개이다. 앞으로 3년동안 또 79개가 없어진다. 사람들이 농촌을 떠난다고 해서 사람이 살지 않게 놔둘 수는 없다. 사람들이 살게 하려면 상·하수도를 놓고 도로를 건설하는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는 지역에 예산을 투자하면 낭비로 이어진다. 그래서 농촌지역을 재편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도시에서 재개발이 이뤄지듯 농촌도 재개발해 주민들이 살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500가구 정도 되는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문화·복지·교육 시설을 집중해 복지혜택을 늘리고 예산 투입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주여건이 안돼 있다. 그래서 떠난다. 농촌에 가보라.1970년대 새마을 사업을 할 때 시멘트로 벽을 바르고, 슬레이트로 지붕을 이었다. 재료에 석면이 많이 들어 있다.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농촌 주택 개량에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이유이다. 폐허로 변해 방치된 마을이 많다.50가구이던 동네가 30가구로 줄어든 곳이 허다하다. 면 단위에 주민이 1000명도 안 되는 곳이 많다. 텅비었다.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정주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살기 어렵다. ▶지금 농민들의 삶은 어떤가. -어른들이 겨울이면 집에 있지 않는다. 난방비 때문에 집에서 잠을 안 자고, 밥도 해먹지 않는다. 마을 경로당에서 잠을 잔다. 대부분 맨바닥에서 주무신다. 그러다 보니 몸이 쑤신다고 한다. 가보면 마음이 아프다. 전반적으로 목욕을 못하는 것 같다. 면 단위 298개 지역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8개면에 목욕탕이 없더라. 지난해 ‘1면 1목욕탕’사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겨우 29곳을 확보했다. ▶행복마을 사업에 대한 기초자치단체들의 반응은 어떤가. -처음에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많았다. 오해를 많이 했다. 오랫동안 설득해 요즘은 서로 유치하려는 분위기도 있다. 하겠다면 적극 지원하되 원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주민의 참여가 절대적인데. -주민의 부담을 덜기 위해 건설 비용을 최대한 줄이려 한다. 도에서 융자 등의 방법으로 지원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해 생활비를 적게 들도록 하겠다. 전남지역은 일조량이 많다. 친환경적인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하려 한다. 하수처리시설 등 공통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이런 공통시설을 정부가 건설해 달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도시기반시설은 정부가 해주고, 집짓는 것은 도와 주민이 하겠다. 집은 필요한 물량보다 10%정도 더 짓겠다. 현지 주민은 물론 정주를 원하는 외지인에게도 분양할 생각이다. ▶정부 예산은 어떻게 지원받나.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많다. 농림부는 전원마을사업, 건설교통부는 주택개량사업, 해양수산부는 어촌개발사업, 문화관광부는 테마마을조성사업, 농촌진흥청은 농촌체험마을조성사업 등이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다보니 여러 지역에 찔끔찔끔 나눠준다. 정부는 예산을 쏟아붓는데, 결과는 별로 없다. 그렇게 하지 말자는 것이다. 통합해서 써야 한다. 마을 단위로 묶어 쓸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행복마을과에서 그 일을 한다. 올해 자금이 어떻게 지원되는지 살펴보고 최소한 5∼10년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묶어서 투자하면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농촌을 재개발하겠다는 새로운 발상인 것 같다. -정부의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임대주택을 도시에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 농촌에도 좋은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짓는 형식으로 농촌도 재개발해야 한다. ▶성공하려면 마을 단위의 리더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당연하다. 주민들이 계획을 세우고 신청하면 적극 지원해 줄 것이다. 하고자 하는 열의가 있는 곳에 우선 지원한다. 지원자가 있으면 빨리 하지만 주민들이 설사 의지가 없다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다. 경관이 좋은 곳은 도에서 새롭게 주거지를 조성하는 방법도 있다. 그래서 새로운 주거지로 이주하도록 하고 나쁜 주택을 장기적으로 철거하는 것이다. 희소식은 도시에 있는 자녀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부모가 재력이 없는 대신 자녀들이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주거환경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도시에 있는 자녀들이 부모를 뵈러 와도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하룻밤만 자면 가려고 한다. ▶사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겠는가. -단체장 임기는 4년이다.3년 몇개월 남았다. 임기 중에 단기적인 성과를 내려고 하지 않는다. 몇 군데 성공하고 나면 어떤 후임자가 오더라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향을 잡아놨으니까 일단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면 지속되리라고 본다. 내년에 우선 행복마을 한 곳과 30∼50호의 한옥마을 10곳을 조성할 예정이다. 지켜봐달라. 무안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전남도 ‘행복마을’ 이란 전라남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행복마을’은 농촌지역의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주거 여건을 개선하자는 것이 골격이다. 농촌지역의 인구 급감이 주거 여건이 나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름답고, 쾌적하고, 특색있는 마을을 만들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어촌 공동체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마을 신축 같은 공간 재구성 개념이 아니라 의료·복지·교육·문화·환경·주택 등 6대 요소를 갖춘 새로운 소득창출 기반의 주거 공간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전라남도는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적극 참여해 행복마을 만들기 대상이 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 국비지원을 듬뿍 받아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사업과 매우 유사하다. 기초자치단체가 사업계획을 세우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기존에 중앙정부가 분산해 지원하던 것을 도에서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투자해 가시적인 성과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차이도 있다. 빈 집을 헐고 2∼3개 마을을 묶어 새로운 정주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은 눈길을 끈다. 실태조사 결과 전라남도에는 모두 1만 1500여동의 빈집이 있었고, 이 가운데 1만 500동은 폐가와 다름없었다. 방치되다시피 한 노후 불량주택은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범죄에 이용될 소지도 많아 철거가 불가피하다. 빈 집이 많은 것은 물론 인구급감 때문이다. 해마다 인구의 1.4%인 3만 6000명씩 줄어든다.1995년에 250만 6000명이던 인구가 2000년엔 213만 4000명, 지난해엔 196만 7000명으로 줄었다. 빈 집을 철거한 뒤 면소재지에 50∼100가구 단위의 새로운 마을을 조성한다. 가급적 한옥으로 짓겠다는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현실성이 없다는 반론도 없지는 않다. 전라남도는 이 때문이라도 대규모 지원이 수반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라남도는 이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8월 ‘행복마을과’를 만들었다. 학계 등 전문가들로 전략기획팀을 가동하고, 의견수렴과 공감대 확대를 위해 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지난 19일에는 전문가와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심포지엄도 열어 공론화 작업에 들어갔다.12월까지 기본계획을 마련한 뒤 내년 1월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2008년 상반기에 1단계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일정이다. 무안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박준영 지사가 걸어온 길 ▲1946년 전남 영암에서 9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남 ▲목포중, 서울 인창고, 성균관대 정치학과 졸업 ▲1972년 중앙일보 입사,1980년 해직 ▲1987년 중앙일보 복직,1988년 뉴욕특파원,1995년 편집국 부국장 ▲1998년 이후 대통령 국내언론 비서관, 대통령 공보수석 겸 대변인 ▲2001년 국정홍보처장 ▲2004년 전남도지사 당선 ▲2006년 전남도지사 재선
  • 20년 후 피터팬이 사는 네버랜드는…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제임스 매튜 배리의 고전 ‘피터팬’이 출간 100년 만에 속편으로 나왔다. 영국 동화작가 제랄딘 매커린이 쓴 ‘돌아온 피터팬’(조동섭 옮김, 김영사 펴냄).‘피터팬’의 판권을 가진 영국 오몬드 아동병원 특별재단이 각계의 추천으로 작가를 엄선한 ‘공식 속편’이다. 속편의 시대배경은 20년이 훌쩍 흐른 1926년.20년 전 네버랜드를 여행했던 소년소녀들은 더이상 어린이가 아니다. 웬디는 어머니로 변했고,‘잃어버린 아이들’도 모두 어른이 되어 국회의원, 판사, 의사로 살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들은 악몽을 꾼다. 네버랜드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한 이들은 네버랜드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인어와 해적, 인디언이 있는 신비한 섬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서부터 팬터지의 날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오염된 땅, 시든 나무로 가득한 네버랜드로 돌아온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여전히 어린 모습 그대로인 피터가 권한다.“이젠 너희들이 여기 있으니 우리 지금까지 가본 적이 없는 신나는 모험여행을 떠나자!” 원작과 달리 선악의 경계가 흐릿해진 속편에는 서사 자체와 팬터지를 감상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청소년과 어른이 다 함께 읽을 수 있다. 이 작품을 속편으로 뽑으면서 심사위원단은 “원작을 가장 충실히 옮겨내는 동시에, 어린이와 어른들 모두에게 호소력을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감성을 지녔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무삭제 완역본 원작이 함께 나왔다. 각권 95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청춘이여 꿈을 가져라”

    꿈은 이상이다. 동시에 희망이며 미래이다. 그것에 동의반복이거나 비슷한 말은 바로,‘청춘’이다. 영화 속에서의 청춘이나 젊음은 이유 없는-기성세대들의 몰이해에서 나온 단순한 평가가 대부분인-반항이거나, 방황하고 불안전하며, 치유 극복 불가능한 쾌락의 모습들로 그려지기 일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자신의 나이에서 완전하고 만족스런 삶의 모습을 살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는가? 더군다나 스스로의 날개를 달지도 못하고, 또는 방향성을 깨닫지 못한 그들의 삶에 대해 어떤 근거로 방황이나 반항이나 불안정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겠는가? 중요한 건 우리는 누구나 그 시기를 거쳤으며, 또 누구나 그 시기를 거쳐 우리가 된다는 것…. 여기 28명의 젊고 유쾌한 에너지들이 있다.‘워터 보이스’(Water Boys·2001년)에서는 숭숭난 털로 무장한 각선미와 ‘샤방샤방한’ 꽃미남들이 대담하고 화려한 구성과 신나는 춤으로 상상을 초월한 전혀 새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젊은 청춘들의 좌충우돌 수중발레 스토리인 이 영화는 실제 모델이 언론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는 사이마타현립 고등학교 수영부의 이야기다. 청춘은 분명 질풍노도의 시기이나 아름답고 푸른 블루에 가깝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그리고 여기, 편견과 가난과 재능 사이에서 몸부림치는 소년이 하나 있다.‘빌리 엘리엇’(Billy Elliot·2000년)은 광산촌의 노동분쟁과 한 소년의 꿈을 찾는 여정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보여주며 극복하고 이겨내며 이해하고 감싸 안는 청춘 성공담을 제시한다. 광부인 형과 아버지는 파업상태이고, 사랑으로 가족을 감싸던 어머니는 죽었으며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 거리를 헤맨다. 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빌리는 할아버지의 오래된 권투장갑을 끼고 체육관을 찾고, 아버지는 남자의 상징은 힘이라며 빌리를 독려한다. 하지만 빌리는 자신의 손보다 발에 더 재능 있음을 깨닫고 발레 선생인 윌킨슨 부인의 응원에 힘입어 발레를 남몰래 시작한다. 그리고 무섭게 반대하던 아버지는 이 지긋지긋한 광산촌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빌리에겐 있다는 것을 느끼고 런던으로 보내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 영화가 지닌 미덕은 그 순간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광산촌의 노동자에서 치매 걸린 노인, 자신의 성 정체성을 갈등하는 친구, 꿈을 좇는 소년까지 모두가 함께, 더불어 존재하고 포용하는 너그러움 말이다. 저마다, 시대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사춘기라는 것을 거치고 변성기와 첫 생리의 과정을 겪는다. 변성기를 거치며 평생 쓸 목소리를 얻고, 첫 생리 이후엔 여자에서 여성의 존재를 부여받는다. 성장의 과정엔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것이 단순한 몸의 변화와 견줄 만한 것은 못될지라도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고, 살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 배경은 이때 마련된다. 그것이 우리가 그들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이며, 우리가 그때를 그리워하는 까닭이다. 영화 속 청춘과 젊음이 대개는 핑크빛 무드의 안정된 과정보단 불안하고 거친 경로를 따른 이유도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시기에 대한 예찬이며, 희망을 발견하고 싶은 반대의 표현이지 않을까. 시나리오 작가
  • [사설] 정부와 기업이 깎아내린 국가경쟁력

    정부와 기업은 한 나라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두 축이다. 이것이 제역할을 못하면 국가의 위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어제 한국의 국제경쟁력이 125개 대상국 중 24위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9위에서 5단계나 뒤로 밀린 것이다. 그 연유는 정부의 비효율성과 기업지배구조의 취약성이 결정타였다고 한다. 참여정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문이 국제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니 어리둥절하다. 공공부문 혁신과 기업 투명성 제고는 기회있을 때마다 정부와 기업들이 부르짖은 단골 메뉴였다. 그런데도 공공제도 부문은 지난해 38위에서 47위로 떨어졌다. 순환출자를 이용한 소수 재벌의 다수 기업 지배구조 또한 경쟁력 저해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평가의 배경은 말만 앞서고 실천이 따르지 않았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특히 노사협력관계(114위)는 여전히 최하위 수준이다. 자금차입 용이성, 기업 이사회 역할, 은행 건전성, 정부지출의 낭비 등 항목도 개도국 수준으로 한국경제의 고질병이라는 게 거듭 확인됐다. 세계적 국가평가기관의 보고서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물론 없다. 하지만 이런 결과물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한국의 국력과 이미지를 고착시킨다는 점에서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한국은 거시경제환경이나 혁신잠재력, 기술준비도 등이 선진국 못지않다고 한다. 따라서 약점을 집중 보완·개선하면 경쟁력 향상은 시간문제라는 게 WEF의 평가다. 정부와 기업의 변화와 분발을 촉구한다.
  • 자율적 변화 이끄는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자율적 변화 이끄는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한국전력은 대표적인 공기업이다. 그동안에는 인사를 앞두고 투서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사라졌다고 한다. 중소기업에는 문턱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중소기업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한전이 조용하면서도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다.2004년 3월 취임한 뒤 튀지않으면서도 개혁을 하고 있는 한준호 사장을 25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곽태헌 산업부장이 만났다. ●2015년 세계 5위 전력회사 발돋움 한 사장은 “중국의 원자력발전소 사업에 진출하는 등 해외투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40여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맨파워를 활용해 해외시장이라는 블루오션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에는 세계 톱 5의 전력회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늘부터 독립사업부제가 시행됐습니다. 도입 배경은 뭔가요. -독립사업부제는 조직 및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 경쟁력과 효율성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창사 이후 최대의 자율적인 변화입니다.15개 지사중 고객 수가 100만가구 이상이고 판매량이 전체의 5% 이상인 8개 지사를 9개의 독립사업부로 바꿨습니다. 경쟁력이 약한 지사는 현 체제를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사업부별로 독립회계를 실시해 내부경쟁 기반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철저한 성과평가와 권한이양에 의한 책임경영을 이뤄내는 게 핵심입니다. ▶독립사업부제를 하면 어떤 점이 좋아지나요. -수요관리를 통한 구입전력비 절감 등 원가절감 활동이 강화되고, 수익 증대를 위한 각종 경영혁신기법이 도입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취임후 공기업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요. 비결이 뭡니까. -직원들이 잘해서 그렇다고 봐야지요. 사실은 (전임)강동석 전 사장이 많이 해놨더라고요. ▶새로운 분위기를 어떻게 불어넣었습니까. -다른 곳도 비슷하겠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전도 구조조정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력산업 구조조정에 따라 정부와 노사간의 갈등도 많았습니다.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져 있었고요. 취임하자마자 “깨끗하고 투명한 회사가 되지 않고서는 세계적인 회사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직원들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인력에 대한 투자가 중요할 텐데요. -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기 위해 맨파워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서울대 및 해외명문대 경영자과정 위탁교육을 늘렸습니다. 최근 우수한 신입사원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 맨파워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벤치마킹하고 싶은 기업은 있나요. -지난달 미국 뉴욕주에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크로튼빌연수원을 가봤습니다. 이곳은 인재사관학교이자 혁신의 산실입니다. 잭 웰치가 만들었습니다. 연구소에서 나온 게 바로 실용화로 연결됐습니다. 연구소인지 공장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였습니다. 우리도 태릉에 교육원이 있습니다. 대전에는 연구원이 있고요. 이 둘을 결합해 크로튼빌과 같은 인재의 산실로 키우고 싶습니다. ▶전기요금 수준은 경쟁국에 비해 어떻습니까. -쌉니다.20년 전 전기요금과 비교하면 3.3%밖에 안 올랐어요. 소비자물가는 이 기간동안 193% 올랐습니다.25평짜리 아파트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을 경우 월 2만 5000∼3만원 정도 전기요금을 내면 됩니다. 통신요금은 요즘 4인가족 기준으로 월 평균 20만∼30만원 정도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통신요금이 비싸다는 얘기는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전기요금이 싸다는 얘기는 없어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거론되는데요. -원가 측면에서 올렸으면 하는 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한전도 (정부의)경영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연료비 상승분을 경영합리화만으로는 도저히 흡수할 수 없습니다. 올해의 실적을 추정해서 감내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면 정식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정부에 얘기할 작정입니다. ▶누진제 폐지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실 많이 쓰면 싸게 해줘야 하지 않겠어요. 많이 쓰는 사람은 좋은 고객인데 많이 쓰는 경우 부담이 더 늘어나게 돼 있습니다. 요금제도개편 차원에서 누진제 폐지를 중장기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보조를 맞추면서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해야할 텐데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에 접어들면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2%대에 머물 겁니다. 에너지 소비도 이런 수준을 보일 게 분명하고요. 국내에서의 성장 한계를 해외에서 찾아야 하지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지요. -중동은 오일달러가 넘쳐 납니다. 최근 레바논사태때 파견된 직원들에게 “위험하니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했는데도 2명의 직원이 끝까지 남아 레바논의 전력을 지켜줘 큰 신뢰를 얻었습니다. 레바논을 기반으로 해서 다른 중동지역 발전사업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입니다. ▶중동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어떤가요. -나이지리아에서는 석유공사의 유전탐사권과 연계해 한전이 발전소를 지어주는 ‘자원 연계형 플랜트 수출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미얀마 우크라이나 몽골 베트남 리비아 중국 등에서도 송배전 기술용역사업이나 풍력발전소 건설 등으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현재 해외매출액은 1700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2015년에는 1조 3800억원 정도로 늘릴 자신이 있습니다. ●중소기업 성과공유제 시행 ▶중소기업에 애정이 많으신데요. -대기업도 중소기업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중소기업청장과 중소기업특위원장으로 있을 때 “한전이 도와주면 잘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잘 안됐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전 사장으로 왔습니다. 중소기업과 관련된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중소기업과 성과공유제를 하고 있습니다. 한전의 기술과 경영기법을 중소기업에 이전해주고 중소기업이 이를 토대로 기술을 개발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형태입니다. 신기술을 개발하면 한전이 사주고 해외판매도 도와줍니다. 판로개척도 지원해줍니다. ●인사자료 공개… 투서 사라져 ▶인사를 어떻게 하십니까. -과장(약 4000명)에서 부장(약 800명)으로 승진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따기지요. 과거에는 지방에서 사업소장들이 2배수로 사장에게 올리면 본사 승진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승진자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니 투서가 난무할 수밖에요. 저는 사업소장들에게 위임했습니다. 대신 물의를 일으키면 사업소장을 바로 바꾸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인사자료도 다 공개합니다. ▶투서가 없어진 것만으로도 커다란 변화인 것 같은데요. -공인은 나올 때 명예롭게 나오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전 사장이 마지막 공직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지요.(제가 한전 사장에서)물러났을 때 인사를 잘했던 사장으로 직원들로부터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리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그는 누구인가 ‘한마디로 솔직담백이 좋습니다.’ 2004년 한준호 사장이 취임한 뒤 한달만에 마련된 체육대회에서 김주영 노조위원장이 한 사장을 평가한 말이다. 기자도 1시간 정도 한 사장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같은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사장은 덕장이다.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챙길 것은 다 챙기는 외유내강형이다. 한국전력은 국가청렴위원회 조사에서 2년 연속 꼴찌를 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지난해에는 공기업중 2위로 껑충 뛰었다. 기획예산처의 공기업 실적평가에서도 2003년에는 7위였으나 2004년에는 1위,2005년에는 2위로 올라섰다. 한 사장은 인사권한을 위임하면서 학연과 지연이라는 질긴 고리도 끊었다.33년간의 공직생활 중 에너지 관련분야에서 28년, 중소기업 분야에서 5년간 일했다. 한전 사장에 맡는 경력을 갖춘 셈이다. 한 사장은 등산을 좋아한다. 전국의 산 가운데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요즘에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일요일마다 임직원들과 함께 산을 오르며 끈끈한 정을 나눈다. ■ 그가 걸어온 길 ▲61세 ▲1964년 경북고 졸업 ▲1972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75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2000년 경희대 행정학 박사 ▲1971년 행정고시 10회 합격 ▲1988년 동력자원부 자원개발국장 ▲1993년 상공자원부 석유가스국장 ▲1996년 통상산업부 자원정책실장 ▲1998년 산업자원부 기획관리실장 ▲1999년 중소기업청장 ▲2001년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2002년 중소기업특별위원장(장관급) ▲2004년 한국전력 사장
  • “인천·평창 손잡으면 ‘윈윈게임’ 가능해요”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위원회’ 신용석 위원장은 우리나라에서 국제대회 유치 노하우가 가장 많은 사람이다. 1974년 한국에서 열린 첫 세계대회인 세계사격대회를 비롯해 서울올림픽과 서울월드컵 유치현장에는 늘 그가 있었다. 오는 2014년 제17회 아시안게임 유치를 지난해 결정한 인천이 그를 영입한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신 위원장은 인천의 ‘선택’에 화답하듯 지난해 12월 취임이후 20여차례의 해외출장을 통해 투표권을 가진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45개 회원국을 누비고 있다. 처음에는 다소 ‘선언적 의미’로 비쳐졌던 인천 아시안게임 유치가 이제는 ‘현실’로 다가서고 있는 느낌이다.25일 그의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아시안게임 개최국 결정이 내년 11월로 미뤄졌다가 다시 내년 4월로 앞당겨진 배경은. -우리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인도는 표결까지 안가는 것을 원하고 있다. 평창과의 관계 등 국내상황을 이용해 인천을 압박하기 위해 수를 썼다는 인상이 든다.OCA 사무총장이 인도 사람이어서 영향력이 막강하다. ▶동계올림픽 개최는 내년 7월 결정돼 인천이 평창에 짐이 된다는 시각이 있는데. -정부와 KOC(대한올림픽위원회)에서 아시안게임이 동계올림픽보다 유치순위가 뒤진다는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의 파급효과와 보편성, 참가국수 등을 고려하면 아시안게임이 더 중요하다. 인천과 평창이 ‘원-윈게임’을 할 수 있는데 이 점이 무시되고 있다. ▶‘국제대회는 한나라에 몰아주지 않는다.’는 시각이 엄존하는데. -그렇지 않다. 아시안게임과 동계올림픽은 종목이 완전히 틀릴 뿐 아니라 개최국을 결정하는 주체도 다르다. 한쪽이 희생되어야 다른 쪽이 살 수 있다는 논리는 찬성할 수 없다. 굳이 유치 가능성을 논한다면 인천이 우월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얼마전 KOC 위원장이 “인천의 아시안게임 유치를 직권으로 철회시키겠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는데.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와의 전략회에서 나온 말로 평창측이 앞뒤의 말을 자르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노력이 인천보다 오래되고 2003년 아깝게 탈락된 점도 인정된다. 하지만 평창의 비방전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제사회에 알려지면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아시안게임이나 동계올림픽이 도시 단위로 치러지지만 국가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조명되어야 한다. ▶유치활동은 어떻게 진행해 왔으며 인도와의 승산은. -표면적인 홍보보다는 실제로 표를 던질 NOC 위원들을 개별 접촉하면서 스킨십을 다져 왔다. 인도는 아시안게임을 창설한 데다 스포츠외교 역량이나 위상이 우리보다 한수위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최근 형세가 역전돼 45개 회원국 중에서 우리가 30표 이상을 얻을 자신이 있다. ▶인천은 남북 공동개최를 추진해 왔는데. -술직히 말해 공동개최가 득표활동에는 도움이 안 된다. 더욱이 북한도 독립적인 NOC인 만큼 남북한이 공동개최를 신청하는 것은 OCA 헌장에 위배된다. 하지만 남북화해라는 명제는 무엇보다 가치있는 것이기에 개최권을 따게 되면 북한 및 OCA측과 협의해 일부 종목을 북한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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