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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청소년 사각지대 없앤다... 강서구 이동상담실 확대

    서울 강서구가 위기 청소년 발굴 및 지원을 더욱 강화한다.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공공시설 내 유휴공간에 권역별 이동상담실을 운영해 접근성을 최대한 높인다는 방침이다. 강서구는 지난 12일 염창동 강서평생학습관에 ‘강서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이동상담실’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강서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는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과 학부모에게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유관기관과 지역자원을 연계해주는 청소년 통합지원 전문상담기관이다. 지난해에만 모두 1만 3144건의 위기청소년 상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내발산동에 위치한 강서구청소년회관 내 상담복지센터나 매주 토요일에 운영하는 화곡동 곰달래문화복지센터 인근의 ‘찾아가는 상담실’을 방문해야해 상대적으로 먼 동네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에 강서구는 이달부터 염창·방화권역에 이동상담실을 신설해 방문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염창권역은 매주 목요일 강서평생학습관에서, 방화권역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방화동청소년공부방에서 각각 이동상담실이 운영된다. 이동상담실에서는 개인별 맞춤상담, 부모교육, 심리검사 제공 및 사례 관리, 지역 청소년기관 및 자원 연계 등의 역할을 맡는다. 관내 거주 청소년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후 3시부터 8시까지다. 강서구 관계자는 “권역별 상담실을 통해 그동안 센터 방문이 어려웠던 청소년들에게 상담의 문턱을 낮추고, 야간운영으로 맞벌이가구 수요 대응 및 청소년 위기 상황에 신속한 개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청소년들이 혼자서 고민하지 않고 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면 구와 지역사회가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靑, 진주 방화 살인 사건에 “엄정한 법 집행 기대”

    靑, 진주 방화 살인 사건에 “엄정한 법 집행 기대”

    청와대가 14일 지난 4월 진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방화 및 살인 범죄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향후 검찰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재판과 관련한 사항으로 삼권분립원칙에 따라 정부가 직접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센터장은 “형법 제 250조는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돼있다”며 “또 제 164조에서는 사람이 살고있는 건물에 불을 지른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네티즌은 지난 18일 ‘진주 방화 및 살인 범죄자에 대해서 무관용 원칙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통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면 용의자에게 더 이상 자비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에는 20만 2804명이 동의했다. 정 센터장은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위험 정신질환자를 국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향후 ‘중증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내년까지 각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응급개입팀을 설치하고, 24시간 정신응급 대응체계를 유지한다. 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전문요원이 경찰과 함께 현장에 출동해서 위기상태를 평가하고 안정을 유도하거나 적절한 응급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정신질환자가 퇴원 후 치료를 중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병원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도 시행된다. 정신질환자가 퇴원한 후에도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팀이 일정기간 방문상담 등을 실시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사례관리,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사각지대 해소와 조기발견을 위해 각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에 ‘지역 정신응급 대응 협의체’를 설치할 계획이다. 정 센터장은 “이번 조치로 한꺼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발표된 대책들이 잘 시행돼 한 단계 한 단계씩 나아지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진주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조현병 안인득 관련사건 신고에 경찰대처 미흡

    경남 진주에서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8명을 다치게 한 조현병 환자 안인득(42·구속)이 방화살인사건 전부터 행패를 부린다는 주민신고가 잇따랐지만 경찰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경찰진상조사결과 드러났다. 경남지방경찰청은 13일 안인득의 지난 4월 17일 방화살인사건과 관련해 경찰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사건 다음날 진상조사팀을 구성하고 조사를 한 뒤 이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모두 36명으로 구성된 경찰 진상조사팀(팀장 김정완 경남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은 그동안 유족·피해자 등 참고인 17명을 30차례 면담하고, 관련 경찰관 31명을 상대로 38차례 조사를 했다. 경찰 진상조사팀은 조사결과 안인득 위층에 거주하며 방화살인사건으로 흉기에 찔려 다친 주민이 지난 2월 28일에 이어 3월 3·12·13일 안인득이 행패를 부리거나 집앞에 오물을 뿌린다며 잇따라 경찰에 신고하고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경찰 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남경찰청은 관련 경찰관 11명에 대해 ‘경남경찰청 인권·시민감찰 합동위원회’에 회부해 감찰조사 의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진상조사결과에 따르면 위층 주민이 지난 2월 28일 파출소를 방문해 “안인득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안인득을 격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주민탄원서가 있어야 한다며 설명을 잘못하고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3월 12일 안인득 위층 집앞에 오물이 투척돼 있고 안인득이 위층 주민을 뒤쫓았다는 사건신고와 관련해 신고자 가족이 다음날 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해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상담 경찰관은 “요건이 안된다. 관리실이나 경비실에 부탁해 보라”며 신변보호요청 접수를 하지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진상조사팀은 해당 경찰관은 신변보호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민원인 진술이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3월 13일에는 안인득 거주지 관할 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전날 신고된 안인득 관련 사건을 처리하면서 앞서 신고됐던 안인득 관련 2건의 사건내용을 첨부해 안인득에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는 내용의 범죄첨보 의견을 냈다. 그러나 경찰서에서 해당 첨보를 ‘참고처리’로 처리해 정보공유가 되지 않은 사실도 있었다. 안인득은 지난 3월 10일 술집에서 망치를 휘두르며 행패를 부린 혐의로 체포됐다가 다음날 석방됐다. 당시 경찰서를 방문한 안인득의 형이 경찰에 동생의 조현병 치료 전력을 설명한데 이어 지난 4월 4·5일 두번에 걸쳐 경찰에 안인득의 강제입원 방법을 문의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건이 검찰로 송치됐기 때문에 검사에게 문의해 보라며 행정입원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정완 진상조사팀장은 “경찰이 안인득에 대한 반복된 신고와 사건을 처리하면서 신고자들의 불안과 절박함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고 피해자들이 안인득의 정신질환을 주장하는데도 확인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등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안인득은 지난 5월 10일 공주치료감호소에 유치돼 오는 7월 10일까지 정신질환 감정을 받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아파트 방화살인’ 안인득, 범행 전 신고·강제입원 문의 무시한 경찰

    ‘아파트 방화살인’ 안인득, 범행 전 신고·강제입원 문의 무시한 경찰

    아파트 방화 살인을 저지른 안인득이 범행 몇달 전부터 폭력 성향을 드러내 이웃들이 지속적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이 소극적 또는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 경찰이 공식 인정했다. 방화 살인 전 안인득을 상대로 이뤄진 각종 신고 처리 등이 적정히 이뤄졌는지 2개월 가까이 조사한 경남지방경찰청 진상조사팀은 13일 이를 공식 인정했다. 조사에 앞서 경찰 일각에서는 참변이 발생한 뒤 제기된 결과론적 비판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진상 조사 결과, 경찰이 소극적이거나 대수롭지 않게 신고를 처리하면서 안인득을 막을 여러 번의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안인득의 집 위층에 사는 주민은 방화 살인 발생 전인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경찰에 4차례나 신고했다. 신고자는 안인득이 폭언을 퍼붓거나 오물을 뿌려 놨다며 “불안해서 못 살겠다”, “무서워서 집에 못 가겠다”라고 불안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신고 처리 과정에서 신고자 입장과 달리 화해나 자체 CCTV 설치를 권고했고, “다시는 만나지 않게 해달라”는 신고자 요청에 안인득을 만나 구두 경고를 하는 데 그쳤다. 3월 12일 발생한 오물 투척 사건을 당일 CCTV로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신고자가 “(1시간여 전에는) 조카를 쫓아와서 욕을 하고 초인종을 누르는 장면도 있다”고 했지만 경찰은 이 부분을 확인하지 않고 별도 사건으로 처리하지도 않았다. 진상조사팀은 이를 두고 “욕설하는 부분은 (경찰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3월 13일에는 한 경찰관이 잇단 신고 대상이 된 안인득을 수상히 여겨 같은 달 3일과 12일 사건뿐만 아니라 안인득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9월 오물 투척 사건을 묶어 범죄 첩보를 작성하기도 했다. 해당 경찰관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냈지만, 정작 범죄 첩보를 처리하는 경찰관은 이미 형사과에서 수사 중이라며 ‘참고 처리’만 했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관련 부서 간 정보 공유를 해야 했지 않았느냐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웃과 갈등을 빚던 지난 3월 10일 안인득이 술집에서 망치를 휘두르는 등 난동을 부려 특수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사건과 관련해 안인득의 형이 등장한다. 안인득의 형은 다음날인 11일 경찰서를 찾아 모 형사에게 “우리 동생이 정신질환을 앓아서 치료한 경력이 있다”고 진술했다. 현행법상 개인정보보호 등의 한계로 안인득의 정신병력을 공식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경찰의 해명이 궁색해지는 대목이다. 안인득의 형은 해당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직후인 지난 4월 4일과 5일에도 “동생을 강제입원시킬 방법이 없느냐”고 해당 형사에게 재차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사건이 송치됐으니 검사에게 문의해라”였다. 진상조사팀은 이를 토대로 “(형사가) 매뉴얼에 따라 최소한 행정입원을 추진할 여지가 있었는데, 그 점이 미흡했다”며 “형이 그렇게 물어봤을 때 행정입원을 본인이 하든지, 제대로 설명을 하든지 정도는 돼야 했었다”고 설명했다. 위층 주민으로부터 마지막 신고가 있던 3월 13일에는 신고자 딸이 직접 경찰서 민원실을 찾아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받아들여 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여성은 전날인 12일 안인득이 사촌 동생을 쫓아오는 영상을 보여주며 보호를 요청했지만, 당시 경찰관은 “요건이 안 돼 안타깝다. 경비실이나 관리실에 부탁해보면 어떻겠냐”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경찰관은 당시 CCTV 영상을 본 적이 없고 신변보호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진상조사팀은 앞뒤 상황에 미뤄 여성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신변보호 대상이 됐을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최소한 해당 요청을 접수해서 심사위원회를 통해 판단을 받아봐야 했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팀은 지난 4월 18일부터 최근까지 경찰관 31명을 조사해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11명을 경남경찰청 인권·시민감찰 합동위원회에 넘겨 감찰 조사 대상자를 확정하기로 했다. 경찰은 확정된 대상자에 대해서는 감찰 조사를 벌여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호국영령을 두 번 죽인 꼴···’, 전쟁기념관 불태운 철없는 10대

    ‘호국영령을 두 번 죽인 꼴···’, 전쟁기념관 불태운 철없는 10대

    개념없는 십대 훌리건 두 명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전사한 러시아 병사들을 위해 세워진 승리기념관 동상을 불태웠다. 러시아 세로프 경찰은 나라를 위해 목숨 건 호국영령을 두 번 죽인 이들 십대 망나니 두 명을 수배하고 있다고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이 지난 12일 전했다. 우랄 산맥 근처에 있는 러시아 연방 공화국 세로프란 도시에 건립된 승리기념관(Victory Memorial). 기념관 주변은 잘 정돈된 듯 보이고 주민들이 가져온 많은 헌화들이 기념관 앞에 세워진 동상 앞에 수북히 쌓여있는 모습이다. 사건은 11일(현지시각)에 발생했다. 기념관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속, 10대 아이 두 명이 기념대 위에 설치된 동상 주변의 헌화를 발로 차 쓰러뜨린다. 녀석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자극적인 것을 찾는 듯 했고, 급기야 기념대 위에 설치된 꺼지지 않는 불을 이용해 헌화에 불을 붙이고 만다. 불은 세워진 헌화에 번졌고 더욱 거세게 타올라 20미터 높이의 동상까지 태우기 시작했다. 결국 이 못된 십대들은 자신들의 욕심을 다 채운 후 재빠르게 도망갔다. 다행이 화재 경보를 접수한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해 수 분 안에 불은 진화됐다. 스베르들롭스크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이 방화로 인해 승리기념탐의 일부가 크게 손상됐다고 전해졌다. 이 철없는 망나니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들의 깊은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사진 영상=LiveLeakTV 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국민 안전의 디딤돌, 보호관찰제도 30년/강호성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월요 정책마당] 국민 안전의 디딤돌, 보호관찰제도 30년/강호성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범죄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우려는 항상 존재하지만 최근만큼 범죄 사건이 국민적 화두가 된 적도 없을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소년법 폐지’가 1호 답변이 된 것을 시작으로 ‘조두순 출소 반대’와 ‘정신질환 범죄자 관리 철저’ 등 각종 범죄 관련 청원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진주 안인득 방화 살인, 순천 선배 약혼녀 살인, 제주 전 남편 살인 등 최근 발생한 잔혹한 범죄 사건은 안전하다고 믿어 온 우리 사회에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살펴보면 위에 나열된 사건들은 조금의 관심과 보살핌이 더해졌다면 예방이 가능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국민적 불안감을 일으킨 이러한 사건들이 ‘보호관찰제도’의 관리 영역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보호관찰이 수행하는 범죄 예방 기능이 국민 안전과 직결돼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삼 깨닫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연간 300여만건의 범죄 사건 중 절반 이상이 전력이 있는 재범자들에 의해 발생한다고 한다. 결국 범죄를 예방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범죄 전력이 있는 자들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다. 사회 내에서 범죄자를 관리하는 ‘보호관찰’이 그 역할을 충실히 다한다면 범죄로부터 훨씬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형사 정책의 세계적 흐름은 범죄인의 교도소 구금을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 전자감독제도 등으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보호관찰제도도 대상 영역을 확대해 범죄로부터 폭넓게 국민을 보호하고 있으며, 재범률 또한 연간 7% 초반대에서 관리되고 있다. 보호관찰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범죄로부터 중추적인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을 보여 준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사고와 관련해 아직 국민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 기관들과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범죄자를 관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범죄 취약 지역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정신질환자를 포함한 보호관찰 대상자들의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분류하며, 정도에 맞는 처우 기법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들과 더불어 보호관찰관 충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보호관찰관은 1인당 평균 128명의 대상자를 관리하고 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인 27.3명과 비교할 때 4배 이상의 업무를 담당한다. 보호관찰관 1인이 100명이 넘는 약물중독자, 정신질환자, 가정폭력 대상자 등을 일일이 상담하고 가정환경을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정신질환자의 경우 병원과 연계해 치료를 받게 하고, 마약범죄자는 정기적으로 소변검사를 하여 약물을 복용했는지를 점검하고 위반 시 법원에 집행유예 취소 신청 등의 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 보호관찰 대상자를 한 달에 적어도 4~5회 면담 지도를 하고, 면담 시간도 회당 30분은 돼야 최소한도의 범죄 방지가 가능하다고 한다. 현실은 한 달에 1~2회 면담, 면담 시간도 5분 남짓에 불과하다. 인력 충원이 현실적으로 대상자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이루어질 때 범죄 예방의 목적도 충실하게 달성될 수 있다. 1989년에 도입된 보호관찰제도는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공자는 나이 ‘서른’을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의 ‘이립’(而立)이라 했다. 잇따른 강력범죄의 발생으로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욕구가 커져 있는 지금 보호관찰의 ‘서른’은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서른을 맞이하며 지금까지 쌓아 온 국민의 신뢰 위에 확고히 자리잡고 범죄 예방의 목적을 흔들림 없이 달성하는 보호관찰의 ‘이립’을 다짐해 본다.
  • 펠로시, 트럼프에 “퇴임후 수감”이어 “위협과 분노발작” 독설

    펠로시, 트럼프에 “퇴임후 수감”이어 “위협과 분노발작” 독설

    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퇴임 후 감옥에 있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한데 이어 이번에는 “위협과 분노발작은 외교정책 협상 방식이 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들어 자주 각을 세우는 펠로시 의장을 지칭해 ‘초조한 낸시’라고 조롱하는 등 공방을 주고 받았다. 펠로시 의장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우방인 남쪽 이웃나라(멕시코)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무모하게 위협하면서 미국의 세계 지도자적 역할을 훼손했다”면서 “위협과 분노발작은 외교 정책을 협상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미국은 지난 7일 멕시코산 제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던 결정을 무기한 연기했고, 멕시코는 미 남부 국경으로 유입되는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모든 이들이 멕시코와의 새로운 협상에 대해 매우 신나 있다”고 자축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문제를 놓고 멕시코에 ‘최대 압박’을 해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번 합의를 높이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조장한 위기를 해결하면서 자신의 성과를 부풀리고 있다고 비난한다. 2020년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베토 오로크 전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한 무역·관세 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이제 끝났다”면서 “이번 사례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문제를 일으킨 방화범이면서도 문제를 해결한 소방관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과 민주당 지도부 의원들은 지난 4일 밤 회동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펠로시 의장에게 ‘대통령 탄핵 절차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고 펠로시 의장은 “난 그가 탄핵당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그가 감옥에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의회가 주도하는 탄핵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투표에서 패하고 본인의 혐의로 기소되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은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한 상태에서 탄핵 가결 가능성이 작고, 자칫 트럼프 지지층 결집 효과 등 역풍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탄핵론에는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펠로시 의장의 ‘감옥 발언’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초조한 낸시 펠로시가 그런 역겨운 언급을 하다니 그 자신과 가족에게 수치”라면서 “특히 내가 외국 정상들과 해외에 있을 때 말이다”라고 역정을 냈다. 그는 이어 “거론된 것에 대한 어떤 증거도 없다”면서 “초조한 낸시와 민주당원들은 의회에서 해낸 일이 하나도 없다. 나에 대한 무엇인가를 찾아내려고 낚시 탐험에 나서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다. 둘 다 불법이고 미국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조선생존기’ 강지환, 양궁 에이스의 무서운 추락기 “60분 순삭”

    ‘조선생존기’ 강지환, 양궁 에이스의 무서운 추락기 “60분 순삭”

    “숨 막히는 스피드 전개! 60분 순간 삭제!” TV CHOSUN 특별기획드라마 ‘조선생존기’가 주인공 강지환의 추락 과정을 그린 ‘다이나믹 60분’을 선사하며 순조로운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8일 방송한 TV CHOSUN ‘조선생존기’(연출 장용우, 극본 박민우, 제작 화이브라더스코리아, 롯데컬처웍스, 하이그라운드) 1회는 극중 양궁 국가대표 에이스로 승승장구하던 주인공 한정록(강지환)의 7년 전 인생을 바꾼 각종 사건들을 빠르게 그려내며 60분을 ‘순삭’시켰다. 가난한 가정 환경에서도 탁월한 감각으로 런던올림픽 양궁 국가대표에 선발된 한정록은 런던으로 떠나기 전 여자친구 이혜진(경수진)에게 금메달을 목에 걸고 프러포즈하겠다고 약속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림픽 본선에서 한정록은 마지막 라운드 여섯 발 연속 10점을 쏘며 극강의 실력을 드러냈다. 1년 차 레지던트인 이혜진은 병원에서 한정록의 경기를 지켜보며, ‘금메달 프러포즈’를 받을 준비에 잔뜩 설레는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시간 딸기 농사를 짓던 한정록의 아버지는 비닐하우스 철거를 요구하는 개발회사 깡패들에게 맞아 만신창이가 됐다. 이후 한정록의 아버지는 지역 개발 대표이자 국제변호사인 정가익(이재윤)을 찾아가 “한 번만 좀 봐주세요”라고 읍소했고, 정가익은 정중한 응대와 함께 정록의 아버지를 돌려보냈다. 그러나 정가익은 그날 밤 한정록 아버지의 비닐하우스를 찾아가, “함부로 돌아다니면서 나불거리지 말라”며 살인을 저지른 것. 방화까지 저지르며 완벽한 증거 인멸에 성공, 사건을 자살로 위장해 충격을 더했다. 해당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결승전을 준비하던 한정록은 기자의 말실수로 경기 직전 아버지의 부고를 알게 됐고, 결국 4점만 쏴도 이기는 경기에서 2점을 쏘며 ‘국민 역적’이 됐다. 갑자기 닥친 비극으로 한 달 넘게 잠적해 있던 한정록은 오랜만에 만난 이혜진에게 비겁하게 분풀이를 하며 결별을 알렸고, 자신의 전부였던 양궁마저 온전히 포기하며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7년 후, ‘18번째 직업’인 택배 기사로 변신한 한정록은 정규직을 위해 각종 ‘극한 체험’을 견뎌내며 일에 매진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자퇴서를 낸 동생 한슬기(박세완)와 설전을 벌이던 한정록은 긴급 특송 택배 알림을 받고 VIP 파티장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 7년 전 여자친구 이혜진이 정가익의 프러포즈를 승낙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 한정록은 장소를 도망치듯 빠져 나왔으나 이혜진이 엘리베이터를 붙잡아 극적으로 재회하게 되면서, 이혜진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후 홀로 남은 한정록의 절규로 극이 마무리됐다. 한정록의 극적인 인생사로 탄탄한 밑 작업을 그려내며,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 첫 회였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강지환의 ‘하드캐리’ 완전 인정! 눈을 뗄 수 없던 60분” “국가대표 양궁 에이스에서 택배 기사로 전직하게 된 과정이 너무나 흥미진진했다” “타임슬립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재밌다니! 내일 방송이 더욱 기대된다” “살인마로 등극한 정가익의 ‘반전 실체’에 충격 받았다” “7년 전 헤어진 한정록-이혜진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궁금하다” 등 뜨거운 반응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조선생존기’ 첫 회 방송 초반에는 500년 전 조선시대 속 한정록과 이혜진, 한슬기, 정가익의 모습이 프롤로그 형태로 보여져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정록이 임꺽정(송원석)과 한 패를 이룬 채 정가익이 이끄는 일당에 맞서 거친 전투를 벌인 것. 적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언덕에 오른 한정록-이혜진-한슬기는 임꺽정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며 현재로 돌아갈 준비를 마친 모습으로, 앞으로의 전개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이들의 ‘조선생존기’에 기대감을 더했다. ‘조선생존기’ 2회는 9일(오늘) 밤 10시 50분 TV CHOSUN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울산 60대, 주점서 여종업원 흉기로 찌르고 방화 뒤 숨져

    울산의 한 주점에서 60대 남성이 여자 종업원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지른 뒤 숨졌다. 9일 울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1시 10분쯤 동구 한 지하 1층 주점에서 A(67·남)씨가 종업원 B(43·여)씨를 흉기로 한 차례 찔렀다. 이후 A씨는 준비해온 기름으로 가게에 불을 질렀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몸에 불이 옮아붙어 숨졌다. A씨 몸에서도 스스로를 흉기로 찌른 흔적이 발견됐다.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당시 가게 안에는 손님과 다른 종업원 등 7명이 있었으나 신속히 몸을 피해 화를 면했다.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던 1명이 손에 2도 화상을 입어 치료받았다. 불은 이날 오전 2시 40분쯤 모두 꺼졌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B씨와 갈등 끝에 범행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범죄 방지와 조리돌림 사이… 범인 신상공개 ‘고무줄 잣대’

    범죄 방지와 조리돌림 사이… 범인 신상공개 ‘고무줄 잣대’

    찬성측 “피해자 인권 더 중요” “알권리” 반대측 “판결 전까지 무죄 추정 적용” 부실수사 국민분노 피하려 악용 지적도 “공개 통한 예방효과 아직 입증 안 돼” “기준 구체화 하거나 위원회 통일 필요”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강력범 신상공개의 기준과 효과를 두고 논란이 다시 뜨거워졌다. 6일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올 들어 3번째 강력범 신상공개에 해당한다. 앞서 경찰은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씨 부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김다운(34)과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42)의 신상을 공개했다. 현행법에는 신상공개 기준으로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강력범죄 사건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가 청소년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등 4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나 영향력, 물적 증거, 범죄의 잔혹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하지만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경찰 3명과 외부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강력범죄 피의자 신상공개위원회(위원회)의 구성이나 여론의 동향에 따라 공개 여부가 자의적으로 결정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부실한 수사와 초동 대처 미흡으로 경찰이 비판을 받게 되면 국민의 분노를 피의자에게 돌리기 위해 신상공개 카드를 악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이다.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안인득의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 신고했는데도 경찰이 이를 무시해 결국 참극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그러자 경찰은 사건 하루 만에 안인득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강신업 변호사는 “지방경찰청마다 신상공개 심의위원회가 열리지만, 위원들의 성향에 따라 비슷한 사건도 다르게 판단할 때가 있다”면서 “기준을 구체화하거나 위원회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관성 없는 신상공개로 인해 제도 자체에 대한 찬반 여론도 갈린다. 피의자보다 피해자 인권이 중요하고, 국민의 알권리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게 찬성 측 논리다. 직장인 안모(28)씨는 “신상공개 반대론자들은 본인의 가족이 피해를 당해도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해주자’는 말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신상공개의 근거로 범죄 예방 효과를 제시한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여죄가 있다면 신상공개가 도움되겠지만 공개를 통한 범죄예방 효과는 아직 명확히 입증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 판결 전까지 무죄추정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모(28)씨는 “공개의 기준이나 효과를 알 수 없는데 현대판 ‘조리돌림’을 위한 조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여성들 “밤 늦게 귀가할 때 마주치는 사람에게 두려움 느껴”

    여성들 “밤 늦게 귀가할 때 마주치는 사람에게 두려움 느껴”

    지난 4월 부산에서 20대 남성이 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을 몰래 뒤쫓아간 30대 남성이 강간미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이렇게 여성들을 상대로 한 남성들의 강력범죄는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의 여성이 밤에 귀가할 때 마주치는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Ⅴ)’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해 6~9월 전국 만 19세 이상~75세 이하 남녀 3873명(여성 1906명, 남성 1967명)을 상대로 ‘야간 통행 귀가 때 마주치는 사람에 대해 두려움을 얼마나 자주 겪는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남성들 사이에서 ‘경험한 적이 없다’는 답변 비율은 87.4%였다. 하지만 여성들 사이에서 같은 답변 비율은 54.0%에 그쳤다. 즉 여성 절반 가량이 저녁이나 늦은 밤, 새벽에 귀가할 때 길을 가다가 만나는 사람을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강력범죄로 인한 여성 피해자는 2010년 2만 930명에서 2017년 3만 490명으로 증가한 반면 남성 피해자는 같은 기간 4403명에서 3447명으로 줄었다. 특히 강력범죄 여성 피해자 중 성폭력 피해자 비중은 2010년 85.3%에서 2017년 96.0%로 계속 늘고 있다. 성폭력 가해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에 95.4%에서 97.1%로 증가했다. 여성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빈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년에 1~2번’이 26.4%, ‘한 달에 1~2번’이 12.3%, ‘일주일에 1~2번’이 4.3%, ‘매일’이 2.9%로 조사됐다. 또 ‘붐비는 장소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에 대해 두려움’을 겪은 여성도 36.7%에 달했다. 같은 경험을 했다는 남성들의 답변은 10.1%에 불과했다. ‘외모(용모, 복장, 신체조건 등)에 대한 지적, 비하 발언’을 들은 남성은 16.4%에 그쳤지만 여성은 24.3%에 달했다. 연구팀은 “성폭력·성차별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일상적으로 만연한 성폭력·성차별의 위험을 인지하고 이를 두려워하는 사회 구성원이 많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사회적 접근이 필요한 지점”이라면서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것이 아니며 일상적 폭력과 갈등의 구체적 발생 지점에 대한 다양한 차원의 예방적, 치료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두려운 공중진화, 직업으로만 여긴다면 감당 못할 것”

    “두려운 공중진화, 직업으로만 여긴다면 감당 못할 것”

    급경사지·암석지 등 산불진화 전담 17년 경력에도 ‘회오리 불’ 보고 섬뜩 안 보여도 헌신하는 이들 기억해 주길“두렵고 위험한 작업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입니다. 직업으로 생각한다면 감당하지 못했을 겁니다.” 산림청 강릉산림항공관리소 공중진화대원인 홍성민(46) 주무관은 ‘사명감’을 강조했다. 이들의 존재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낮에는 헬기로 이동해 래펠을 타고 산불 현장에 투입되고, 밤엔 걸어서 불길 속으로 이동한다. 산불 현장에서 진화를 마치고 새카만 몰골로 산속에서 나오는 이들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지난 4월 4∼6일 여의도 면적(290㏊)의 10배에 달하는 2832㏊ 규모의 산림 피해가 발생한 동해안 산불 당시 강풍 속에서 불을 끈 ‘숨은 영웅’으로 알려질 정도로 음지에서 활동한다. 산림청 공중진화대는 1997년 산불진화 전담 인력으로 창설됐다. ‘화마의 중심’에 투입돼 방화선 구축과 주불 진화를 담당하는 특공대 역할이다. 물을 뿌려도 잘 꺼지지 않는 급경사지와 암석지, 고압선 주변 등 위험하거나 특수한 지역, 지상진화대 접근이 어려운 험준한 곳이 활동 무대다. 진화·안전 장비와 식량을 담은 20~25㎏짜리 군장을 메고 산속에서 불갈퀴와 낫, 작은 톱만으로 불을 끄려면 강한 체력과 정신력은 필수다. 초기 3군 특수부대 출신을 대상으로 특채(기능직)를 했는데 2013년 전문성과 사기 진작을 위해 임업직 공무원으로 전환돼 일반인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현재 66명이 산림항공본부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전사 출신으로 2002년 공중진화대로 채용돼 17년째를 맞은 홍 주무관은 “올 들어 19회나 현장 출동할 정도로 산불 상황이 매년 악화되는 것 같다”면서 “산불 위험 상황에 따라 전국 어느 곳이라도 투입되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베테랑이지만 불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다. 지난해 강원 산불 현장에서 처음 마주친 ‘회오리 불’ 앞에서 섬뜩함을 느꼈고, 지난 4월 속초에서는 강풍 앞에서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대원들은 가족과 주변에 업무 내용을 자세히 말하지 않는다. 가족의 걱정도 이유지만 스스로 마음이 약해질 수 있어서다. 홍 주무관은 “속초 산불 투입을 앞두고 중학생 딸이 조심하라고 말해 울컥했다”며 “TV에서 강풍이 부는 현장 방송을 보고 어린 마음에 아빠 걱정을 한 듯했다”고 전했다. 후배 대원들에게는 ‘불나방’이 되지 말 것을 조언한다. 불만 보면 꺼야 한다는 의무감에 달려들거나, 조금만 끄면 될 것 같은 개인 판단과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다. 진화대는 팀으로 움직이고 개인별 역할이 있기에 구멍이 생기면 팀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산불철이 끝나면 오는 10월까지 산악 구조에 투입되는 등 비상 근무가 이어지기에 체력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홍 주무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누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만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털어놨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조두순도 안인득도 심신미약이 면죄부?

    조두순도 안인득도 심신미약이 면죄부?

    조두순 “만취” 인정받아 무기→ 12년형 안인득도 정신감정 따라 양형 반영될 듯 “음주 성범죄 평균 형량, 비음주보다 높아” “책임이 없으면 형벌도 없다.” 범행 당시 범죄자의 정신상태 등 책임능력을 고려하는 ‘책임주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살인, 강간 등 중대 범죄를 저지르고도 ‘심신미약’을 이유로 형을 감경받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2008년 12월 8세 여아를 강간하고 상해를 입힌 조두순에 대해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심신미약을 인정해 징역 12년으로 감경했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의 피고인도 심신미약이 인정돼 무기징역에서 징역 30년으로 감경됐다. 지난 4월 발생한 진주 방화·살인 사건의 범인 안인득도 9년 전 20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등 위협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심신미약으로 집행유예가 선고돼 결국 실형을 면했다. 안인득은 이번 사건으로 다시 치료감호소에 유치돼 정신감정을 받고 있다. 심신미약 판정이 나오면 양형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국민적 분노가 큰 중대 범죄 사건에는 심신미약 논란이 뒤따랐다. 지난해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이후 심신미약 감경을 폐지하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100만명 이상 동의를 받으면서 형법상 심신미약 조항이 개정됐다.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의무적으로 형을 감경해야 했으나 이젠 ‘감경할 수 있다’는 임의적 감경으로 바뀌면서 판사 재량에 맡기게 됐다. 그러나 심신미약 규정 자체에 대한 비판은 여전하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형사적 책임능력이 없는 피고인의 형을 줄이고 치료를 받게 하는 게 궁극적으로 사회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이 아닌 음주 상태를 이유로 심신미약을 인정하는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된다는 여론도 있다. 조두순이 “만취상태였다”고 주장해 심신미약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해 11월 대법원 양형위원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음주와 성범죄의 상관관계 분석에 따르면 비음주 성범죄에 대한 평균 형량은 징역 18개월가량이었지만, 음주 성범죄의 평균 형량은 약 26개월로 더 높았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군산주점 방화범 항소심도 무기징역

    술값 시비 끝에 주점에 불을 질러 5명을 숨지게 하고 28명을 다치게 한 5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황진구 부장판사)는 4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선원 이모(56)씨의 항소심에서 이씨와 검사의 항소를 기각, 원심의 무기징역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죄로 인한 그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며 “유족과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지난해 6월 17일 오후 9시 53분쯤 전북 군산시 장미동 한 주점 입구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러 33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방화 직후 출입문을 알루미늄 봉으로 봉쇄해 손님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행 과정에서 몸에 불이 붙어 전신 70%에 2도 화상을 입었고, 입원 치료를 받다가 퇴원 후 구속됐다. 이씨는 “외상값이 10만원 있었는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을 달라고 해서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경만선 서울시의원, 지역복지사업을 위한 차량 기증식 참여

    경만선 서울시의원, 지역복지사업을 위한 차량 기증식 참여

    경만선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3)은 강서구 지역에서 지역복지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31일 ㈜공항리무진의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에 경차 ‘모닝’ 차량 기증식에 참여했다. 이날 차량 기증식은 관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효과적이고 편리하게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공항리무진에서 차량 구입비용을 복지관에 기부해서 이뤄졌다. 이날 차량 기증식에는 경만선 서울시의원, 정재봉 강서구 생활복지국장, 김석립 방화11단지 장수노인정 회장, 김정기 공항리무진 상임감사 등과 구민 50여 명이 참석했다. 기증식에서 김상진 관장은 “평소에 차량 부족으로 인해 관내에 계시는 여러분들에게 복지를 제공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공항리무진에서 경차를 기증해 주셔서 앞으로 주민들에게 질 높고 촘촘한 사회복지를 제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경 시의원은 “큰 차량이 가지 못하는 곳을 오늘 기증된 모닝 차량이 강서구의 지역 곳곳을 누비며 지역 주민들의 편안한 발이 돼서 보다 큰 혜택이 주어지기를 기대한다”며 “오늘 기증된 작은 차량으로 복지관에서 이를 잘 활용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경차 제공 등으로 주민들에게 촘촘한 사회복지 실현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혹독한 감시·통제에 살벌한 구금… ‘톈안먼 사태’ 지우는 中

    혹독한 감시·통제에 살벌한 구금… ‘톈안먼 사태’ 지우는 中

    BBC·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 접속 먹통 中유튜브 ‘블리블리’ 실시간 댓글도 차단 톈안먼 유족 강제 휴가 등 베이징서 격리 톈안먼 노래 부른 리즈, 석 달째 행방불명 대만 총통 “中도 민주·자유의 길로 가야”중국 민주화운동인 6·4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아 중국 전역에 걸쳐 혹독한 감시와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국가 개혁을 요구하던 베이징대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이들 수천명이 탱크에 짓밟힌 지 30년이 지났지만 중국 공산당은 6·4 사태를 역사에서 완전히 지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외신 및 인권단체 등이 3일 전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차단하는 중국의 만리방화벽을 뚫는 가상사설망(VPN) 프로그램이 이달 들어 완전히 먹통이 돼 중국 본토에서는 영국 BBC, 미국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아예 접근이 불가능하다. 외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미 익스프레스 VPN사는 이날 “정치적 문제 때문에 중국에서 연결이 안 되고 있으며 언제 해결이 될지 모르겠다”고 사용자들에게 안내했다. 중국판 유튜브인 동영상 플랫폼 블리블리는 실시간 댓글 기능을 6일까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이유로 차단했다. 6·4 사태 현장인 톈안먼 광장은 유명 관광지로 변했지만 중국 공안은 광장 곳곳에서 통행객들을 일일이 검문하고 있다. 신분증 검사 후에도 사진촬영이나 인터뷰 등 취재활동은 원천 차단된다. 피에르 카베스탕 홍콩침례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모든 돌을 다 일일이 들춰보면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 불안해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중국 록가수 리즈가 석 달째 행방불명이라고 전했다. 리즈는 톈안먼 사태에 대해 “지금 광장은 나의 무덤이라네…모든 것은 꿈이었어”라고 노래한 직후 콘서트가 중단됐으며 중국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음원 및 활동 기록이 삭제됐다. 트위터에 6·4가 들어간 와인병 사진을 올린 중국 영화감독이 구금되는 등 톈안먼 사태와 관련해 13명이 체포됐다고 중국 인권보호단체는 밝혔다. 톈안먼 사태 유족으로 구성된 톈안먼 어머니회 관계자들도 시골로 강제휴가를 떠나는 등 베이징에서 격리 조치됐다. 인권단체 차이나체인지는 3일 오후 10시부터 24시간 동안 단식을 하고 상복을 착용해 톈안먼 광장에서 숨진 이들에 대한 애도를 표현하자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날 “6·4와 메이리다오 사건(1979년 대만 민주화 사건) 이후 대만은 민주·자유의 길을 걸어갔다”며 “중국 역시 이러한 길로 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만 대륙위원회도 이날 “중국은 6·4 사건에 대해 뉘우치고 민주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중국 당국이 역사적 과거에 대해 조속히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신중국 성립 70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맞섰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용산참사 진상규명위 “과거사위, 수사권고 없어 매우 실망”

    용산참사 진상규명위 “과거사위, 수사권고 없어 매우 실망”

    檢과거사위 조사결과에 양쪽다 반발용산참사규명위 “특검 재조사해야”당시 수사팀 “의심을 사실처럼 발표”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31일 용산참사와 관련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수사 권고가 내려지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날 2009년 1월 용산참사 당시 경찰이 무리한 진압을 펼쳤는지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소극적이고 편파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총장의 사과와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 사과와 제도 개선만 권고하고, 수사 권고가 내려지지 않은 점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검찰 조사단은 수사검사 외압 논란으로 지난 1월 말에 새로 구성됐다”면서 “강제 수사 권한도 없고 조사 기간도 짧아 애초부터 충분히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국회와 정부가 나설 때”라면서 “철저한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특검을 비롯한 수사·기소의 권한이 있는 특별조사기구를 통해 제대로 된 재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당시 검찰 수사팀은 “과거사위가 법원 확정판결을 부정한 채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의심을 객관적 사실처럼 발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수사팀은 입장문을 내고 “기소된 농성자 16명은 화재원인과 형사책임을 모두 인정하고 불복하지 않았으며 상고한 9명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면서 “농성자가 던진 화염병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과거사위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경찰 진압의 많은 문제점을 밝혀내고 경찰로부터 잘못까지 시인받았으나 객관적 사실관계와 법리에 따라 형사처벌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향후 사법절차를 통해 수사팀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앞서 검찰과거사위는 대검찰청 산하 진상조사단으로부터 용산참사 사건 조사결과를 보고받은 뒤 31일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사건 관련 철거민들과 유족들에 대한 사과를 검찰에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화재 가능성 등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진압작전을 강행한 경찰지휘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지휘부는 철거민들이 소지한 염산과 화염병 등 위험물질을 파악하고 있었고, 극단적인 돌출 행동도 우려되는 상황임을 이미 파악한 상태였다. 그러나 경찰특공대원들은 농성장에 다량의 시너 등 인화물질이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됐고, 소방차도 단 2대만 출동하는 등 화재 발생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게 이뤄졌다. 과거사위는 “당시 무리한 직업 작전을 결정·변경한 경찰지휘부에 대한 수사가 필요했음에도, 검찰은 최종 결재권자인 당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주요 참고인 또는 피의자로 조사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서울청장에 대해 서면 조사만을 한 뒤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무리한 진압 작전의 이유와 배경을 확인할 수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 대상에서도 김 전 청장의 개인 휴대전화는 누락됐다. 검찰 수사에 청와대 등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시 청와대 행정관은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용산 사건으로 인한 촛불시위 차단을 위해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철거용역업체 직원의 불법행위 및 경찰과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검찰이 소극적 수사를 펼쳤다고 과거사위는 판단했다.과거사위는 “용역업체 직원의 살수(撒水) 및 방화 행위에 대해 묵인·방조한 경찰의 위법행위(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들의 시신을 유가족 동의 없이 긴급부검하도록 구두 지휘한 부분, 용산참사 당시 화재를 일으켜 경찰관 등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철거대책위 관계자들의 재판에서 변호인들의 수시기록 열람·등사를 거부한 부분 등도 사건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당시 검찰 수사가 기본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거나 왜곡시켰다고 보긴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거리로 내쫓긴 철거민들이 요구하는 ‘정의로움’을 충족하기엔 부족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과거사위는 유족들에게 사전통지 없이 진행된 긴급부검과 수시기록 열람·등사 거부 등에 대해 검찰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수사기록 열람·등사에 관한 교육 및 제도 개선, 긴급부검 지휘에 대한 검찰 내부의 구체적 판단 지침 마련, 검사의 구두 지휘에 대한 서면 기록 의무화 등도 권고됐다. 과거사위는 이날 심의를 끝으로 약 1년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19일 철거민 32명이 재개발 사업 관련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빌딩 옥상에 망루를 세우고 농성하던 중 경찰 강제진압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관 1명과 철거민 5명이 숨진 사건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혼자 사는 여성의 공포, 일상 속 범죄…“내 안전 운에 맡겨야 하나”

    혼자 사는 여성의 공포, 일상 속 범죄…“내 안전 운에 맡겨야 하나”

    지난 17일은 ‘강남역 살인 사건’ 3주기였습니다. 2016년 5월 17일 한 남성이 서울 지하철 강남역 인근 건물 화장실에 들어오는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겁니다. 이 사건은 사회를, 특히 여성들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습니다. 이 사건 후 3년이 지났지만 여성들의 공포는 여전합니다. 지난 2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원룸으로 귀가하던 여성을 따라간 한 남성의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면서 공포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이 영상을 본 많은 누리꾼들은 ‘1초만 늦었으면 성범죄가 발생할 뻔했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건들과 비슷한 일을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특히 혼자 사는 여성일수록 일상에서 공포를 경험하는 일이 많습니다. 안전한 삶, 과연 여성들이 알아서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요. 불온한 회의에서 이 문제를 이야기해봅니다.부장:‘신림동 주거침입 사건’ 영상에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들도 “소름끼쳤다”는 반응이 많더군. ‘신림동 강간미수’로 불리지만, 명확한 표현은 일단 ‘주거침입’이 맞겠지. 이런 두려운 경험이 있었을까. 주리:21살 때 있었던 일인데요. 서울 강북 지역에 있는 복도식 아파트에서 혼자 살았어요. 평소 신문을 넣는 현관문 투입구가 종종 열려 있길래 처음엔 바람 때문인가 싶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집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투입구가 갑자기 열리는 거예요. 계속 열리니까 이상하다 싶어서 방범렌즈로 현관문 밖을 바라봤는데, 한 눈동자와 마주친 거죠. 그 남자도 문밖에서 방범렌즈로 집안을 보고 있었던 거죠. 너무 무서워서 바로 112에 신고했어요. 부장:경찰은 바로 출동했고? 주리:이미 남자가 사라진 뒤라 잡지 못하고, 그냥 “투입구를 막으세요” 이러고 가더라고요. 경찰도 흐지부지 끝내니까 이후 더 심각한 상황이 됐어요. 그 남자가 집 앞 우유팩에 마구 꺾인 꽃을 넣어두거나, 제 이름과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적어 놓는가 하면, 손잡이를 잡고 흔드는 경우도 많았고. 한동안 집 밖으로 나가는 거 자체가 공포였어요. 경찰 신고를 했다가는 더 큰 봉변을 당할 거 같아서 전세기간 만료까지 6개월 동안 떨면서 버티고는 결국 집을 옮겼죠. 혜진:혼자 사는 여성이 느끼는 공포란 게 정말 실제로 겪지 않은 사람들은 잘 체감을 못하더라고요. 대학생 때 혼자 살면서 피자를 몇 번 배달시켜 먹은 적이 있는데요. 어느 날 배달원이 갑자기 저한테 ‘사귀자고 하면 거절할 거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그런데 그때 싸늘하게 말을 못하겠는 게, 그 사람 기분을 나쁘게 하면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해코지 당할 수도 있으니까 최대한 공손한 표정과 말투로 거절 의사를 전했어요. 그 분도 그냥 웃으면서 돌아가긴 했는데, 그 뒤로 저는 배달 음식을 절대 혼자서는 시켜 먹지 않아요. 유민:예전에 친한 언니가 혼자 사는 집에서 주말을 지내본 적이 있는데 전 절대 혼자 못 살겠더라고요. 보안·방범시설이 나름 잘 갖춰져 있었고 동네도 나쁘지 않았는데, 누군가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에다 원룸이다보니 다른 방과 바짝 붙어 있어서 작은 소리에도 놀라게 되더라고요. 혜진:요즘은 CCTV가 많이 있지만, 소용 없어 보여요. 이번 사건도 CCTV가 있는데 벌어진 일이잖아요. 주리:전에는 파출소가 가까운 곳에 있는 아파트에서 살았어요. 택배함을 관리하는 경비원이 저한테 집에서 몇시에 나가서 언제 들어오는지 묻는 거예요. 출퇴근이 일정하지 않다고만 말했어요. 어느 날 재택근무 중이었는데 오전 11시쯤 초인종이 여러 번 울리더라고요. 대답하지 않고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열렸어요. 다른 잠금장치가 있어 문이 걸렸는데, 놀라서 보니 그 경비원이었어요. “문단속 점검 중이었다”고 했는데, 그 공포로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제가 집을 비웠을 때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했을까봐 200만원 들여서 집 전체를 싹 다 뒤진 적도 있어요. 부장:혹시 남자들도 이런 경험이? 세진:밤 늦게 귀가할 때 누가 쫓아오지는 않는지 뒤를 살펴볼 때가 있고, 집에 혼자 있을 때도 강도가 침입하지 않을까 걱정돼서 현관문 잠금장치를 모두 채우고 창문도 걸어 잠그긴 해요. 하지만 남성인 제가 느끼는 불안과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의 정도와 빈도는 완전히 다르겠죠. 진호:기본적으로 남성은 ‘내가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크게 안 해요. 그럴 만한 환경에 처해 있지 않거든요. 남성이 ‘위험할 수 있겠다’고 염려하는 상황은 보통 갈취, 폭행 정도. 확실히 여성에 비해 제한적이에요. 유민:여성인 주변 친구들이 혼자 많이 사는데 항상 집을 옮길 때마다 가장 신경 쓰는 게 안전이라고 합니다. 대로변에 있고, 가급적 오피스텔이고, 직장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그런데 안전한 집을 찾자니 집값이 비싸고…. 아파트에서 사는 게 가장 좋지만 혼자 살면서 아파트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일상 생활에서 폭력에 노출돼 있고, 안전을 위한 주거는 비용 부담이 크고, 비용을 따져 마련한 집은 안전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야말로 삼중고네요. 혜진:그런 생각을 해요, 제가 지금까지 위험에 노출되지 않은 건 그냥 ‘기적’이라고. 혼자 오래 살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일단 혼자 살면 안 되고, 돈을 들여서라도 좋은 집에 살아야 하고, 내 안전을 운에 맡기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어요. 현용:3년 전 ‘강남역 살인 사건’이 터졌을 때 사람들이 많이 말하고, 되뇌었던 말이 생각나네요. “나는 살아남았다”는 말. 세진:이렇게 여성들이 일상에서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사건을 다룬 기사에 악질적인 댓글이 달렸더라고요. 쫓아온 남성 피의자가 ‘고백하려고 했다’라거나 CCTV에 찍힌 시간이 오전 6시대라는 걸 두고 ‘저 시간에 집에 들어가는 여성은 뭐냐’, ‘저지른 범죄가 없으니 무죄’라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아깝다. 좀만 더 빨리 문 열지’라는 댓글도 있었어요. 이런 사람들과 같은 세상에 산다는 게 너무나 소름 끼칠 지경입니다. 진호:정말, 댓글이 더 아찔해요. 2004년 당시 남고생들이 저지른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이 터졌을 때도 경찰이 ‘피해자가 먼저 꼬리친 거 아니냐’는 식으로 도리어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렸잖아요? 혜진:2011년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왜 남자(가해자) 셋에 여자 한 명이 같이 MT를 가냐’면서 피해자를 비난하는 여론도 있었어요. 세진:이번 사건이 피해자 입장에서는 자칫 성폭력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인데 남성들이 이걸 적극적인 구애 행위 또는 있을 수 있는 일 정도로 생각하는 게 정말 문제에요. 여전히 강간범죄는 남성들 사이에서 판타지가 되고 농담거리가 되고 있어요. 현용:대검찰청의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강력범죄로 인한 여성 피해자는 2010년 2만 930명에서 2017년 3만 490명으로 증가한 반면 남성 피해자는 같은 기간 4403명에서 3447명으로 줄었어요. 특히 강력범죄 여성 피해자 중 성폭력 피해자 비중은 2010년 85.3%에서 2017년 96.0%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요. 성폭력 가해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에 95.4%에서 97.1%로 증가했고요. 이렇게 여성을 상대로 한 남성들의 흉악범죄가 큰 규모로 나타나고 있는데도 심각성을 모르네요.유민:저는 진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 많이 했어요. 여자로 태어나서 조심해야 하는 게 너무 많고, 무서운 일이 너무 많아서. 주리:대학생 때는 늘 호주머니에 호신용품을 들고 다녔어요. 당시 호신술도 배우고 유도도 배웠는데 위험한 순간에 혼자 남자랑 맞닥뜨리면 몸이 경직돼서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고요. 세진:언제까지 이런 범죄에 개인이 맞서야 하는 걸까요. 국가가 나서서 살기 편한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용:CCTV도 소용없다는 말이 있지만, 범죄 예방 효과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죠. CCTV가 너무 많아 사생활 침해를 우려해도 공익적 목적을 더 크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호:셉테드(CPTED)처럼 범죄를 예방하는 환경설계도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좁은 골목이나 이면도로를 밝은색으로 포장하는 것만으로도 범죄율을 줄일 수 있거든요. 정리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3기 신도시 교통대책 미흡… 추가 보완·개선책 마련해야”

    “3기 신도시 교통대책 미흡… 추가 보완·개선책 마련해야”

    고양선, 일산 구도심·파주와 연장 필요3기 신도시 조성과 관련해 기존 신도시 주민 반발을 부른 가운데, 국토교통부 광역교통개선대책에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8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이런 영향으로 기존 주택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국토부는 지난 7일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에 대한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한 후 운정·일산·검단 등 기존 신도시 주민들이 “서울 오가는 길이 더 불편해진다”며 반발하자 이틀 뒤 교통대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국토부는 이날 “3기 신도시 교통대책은 기존보다 2년 빨리 마련해 (2기 신도시 때와 달리) 입주 시 불편이 없도록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릉지구에 대해서는 신규 입주예정자뿐 아니라 일산 등 기존 주민들의 여의도 등 서울서부권 접근성 개선을 위해 고양선(새절역~고양시청)을 신설한다며 세부계획을 공개했다. 그러나 해당 택지개발지역 내 교통흐름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는다. 일산신도시연합회 관계자는 “고양선은 경전철이라 승객 대량수송에 한계가 있으며, 광화문 여의도 방면을 오가려면 2차례 이상 환승을 해야 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전용도로 역시 자유로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결국 방화대교 부근 강변북로에서 자유로 차량들과 다시 만나게 돼 특별한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강변북로와 자유로가 만나는 지점 전후에서 정체가 심각하다. 부천과 검단지역 주민들은 “국토부가 고양 창릉과 하남 교현지구에는 지하철을 넣어주는 반면, 대장지구엔 전철 대신 건설비와 유지비가 덜 들어가는 간선급행버스(BRT) 설치만 강조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고양시 관계자는 “창릉지구보다 서울 반대 방향에 있는 일산 운정 주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면 새로 건설하는 고양선을 일산 구도심 및 파주 초입 인구 밀집지역 까지 연장하는 등 교통대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임시수도’ 초정행궁 복원·축제… 세종대왕, 청주서 부활하다

    ‘임시수도’ 초정행궁 복원·축제… 세종대왕, 청주서 부활하다

    27일 충북 청주시 내수읍 초정리의 한 공사장. 현장을 둘러싼 펜스 틈바구니로 안쪽을 들여다보니 풍경이 요즘 공사 현장과 크게 다르다. 높고 웅장한 콘크리트 건축물 대신 사극에 나올법한 전통 가옥과 초가집 수십채가 여기저기서 지어지고 있다. 근로자들은 건물 내부에서 도배하거나 마루를 설치하는 등 마감공사를 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공사 현장 뒤쪽 언덕에 올라가 내려다보니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전통 가옥과 초가집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서울 북악산에 올라가 경복궁을 내려다보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현장 관계자는 “지나가던 사람들이 전통 한옥을 지어 분양하는 줄 알고 매매가격을 물어보기도 한다”며 “공사가 마무리되면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곳은 청주시가 155억원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세종대왕 초정행궁 공사 현장이다. 초정행궁은 세종대왕이 눈병치료를 위해 1444년 3월과 9월 두 차례 초정을 방문해 총 123일간 머물렀던 곳이다. 세종대왕은 청주에 후추 맛 같은 ‘초수’라는 물이 있는데 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초정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초정행궁은 3만 8000㎡ 부지에 건축면적 2055㎡ 규모로 건립된다. 현재 공정률은 80%다. 행궁을 구성하는 건축물은 총 35개다. 앞쪽에 광장과 안내센터, 어가를 전시하는 사복청, 무기를 전시하는 사장청이 배치된다. 그 뒤로 야외 족욕체험이 가능한 원탕행각을 비롯해 욕조를 갖춘 탕실과 임금이 잠을 자던 침전, 평소 머물던 편전, 왕자 방, 수라간, 집현전 등이 자리잡는다.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전통 한옥과 산책로, 연못도 꾸며진다. 시는 행궁이 1448년 마을 주민의 방화로 불에 타 손실됐고, 행궁 규모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조선시대 다른 행궁 등을 참고했다. 행궁 위치는 초정리라는 설과 인근의 북이면 주왕리(住王里)라는 설이 있지만 정확하지 않아 초정약수 주변의 적당한 부지를 선택했다. 손성호 청주시 초정행궁 담당은 “내년 6월쯤 정식 개장할 예정”이라며 “숙박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정행궁에는 임금이 머물렀던 장소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세종대왕은 임시수도 구실을 했던 이곳에서 한글창제 마지막 작업을 진행했다. 행궁에 있는 동안 어려운 백성들을 위해 잔치를 베풀고 지역민 여론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는 등 민본정치를 실천하기도 했다.이를 입증하듯 세종실록에는 초정리의 옛 이름인 ‘초수리(椒水里)’가 많이 등장한다. “거가(車駕)가 초수리에 이르렀다.” 거가는 임금의 수레 또는 임금 행차를 말한다. “초수리 곁에 사는 백성들에게 술과 음식을 베풀다.”, “초수리 근방 농민에게 술과 고기를 하사하다.”, “초수리 감고 박배양 등에게 면포를 하사하다.” 감고는 조선시대 관아에서 금, 은, 곡식 등의 출납과 관리를 보살피거나 지방의 세금과 공물의 징수를 맡아보던 관직이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그대로 녹아 있는 공간이 행궁인 셈이다. 시가 행궁을 복원하는 이유다. 청주에선 축제를 통해서도 세종대왕을 만나볼 수 있다. 시는 해마다 5월 초정에서 ‘세종대왕과 초정약수 축제’를 열고 있다. 13회를 맞은 올해 행사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3일간 내수읍 초정문화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축제의 백미는 역사적 고증을 통해 마련되는 어가행렬이다. 세종대왕이 초정을 방문하는 당시 모습을 재현하는 행사다. 시는 소박하게 행렬을 준비한다. 실제 세종이 백성들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렬 규모를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어가행렬은 축제 개막일을 전후해 2번 진행된다. 시는 축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지난 25일 청주 도심인 성안길에서 사전 어가행렬을 선보였다. 행사 둘째 날인 다음달 1일에는 초정리 주변 2㎞에서 펼쳐진다. 행렬 앞뒤로는 농악대 길놀이팀이 배치돼 신명나는 농악을 선사한다. 지역 대학생 등이 호위 무사, 신하, 궁녀, 장군 등으로 분장해 출연한다. 어가행렬의 주인공 격인 세종대왕과 소헌왕후는 전국 공모를 통해 선발했다. 남녀가 짝을 이뤄 8팀이 응모해 청주대 영화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뽑혔다. 축제 기간 세종대왕과 세계 3대 광천수인 초정약수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체험프로그램만 33개에 달한다.아름다운 한글쓰기, 백일장, 사생대회는 방문객들에게 한글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족욕, 약수와 한방, 약수 음식 체험코너는 건강까지 챙겨준다. 초정행궁을 미리 만날 수 있는 초정행궁홍보관과 초정약수가 가득 채워진 물놀이장도 꾸려진다. 조선시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저잣거리 형태 공간이 만들어져 시간여행도 떠나볼 수 있다. 저잣거리에선 대장간 체험, 신나는 전래놀이, 가마 체험, 한복 입어보기, 민속악기 체험 부스가 운영된다. 첫날에는 다른 지역축제와 달리 경로잔치가 열린다. 세종대왕이 초정에 머물 당시 노인들을 위해 잔치를 해줬다는 기록이 있어서다. 마지막 날에는 인기를 끄는 최태성 강사의 역사이야기 콘서트가 진행된다. 주제는 ‘초정에 오신 세종이야기’다. 축제의 한 축인 초정약수는 600여년 전 발견됐다. 세조도 이곳에서 약수로 피부병을 고쳤다는 기록이 있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이 2009년 연구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정약수는 pH가 평균 4.8인 약산성의 물이다. 60여종의 다양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미네랄 성분의 균형이 양호해 맛있고 건강한 물로 평가된다. 다른 약수들에 비해 규소 함유율이 높고 철 성분을 함유하지 않아 음용하기에 거부감이 없다. 맛은 단맛이 전혀 없는 사이다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장점도 갖고 있다. 마시면 탄산천이 위의 점막을 자극해 연동작용을 왕성하게 한다. 이 때문에 식욕과 소화작용이 좋아진다. 구토기를 고치며 기타 혈관경화증, 간장병, 당뇨병, 혈액순환장애, 심장질환에도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목욕을 하면 각종 피부질환과 욕창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정약수의 위대함은 옛 문헌에도 나온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초수는 청주 동쪽 39리에 있으며 그 맛이 후추와 같고 이 물에 목욕하면 몸의 병이 낫는다”고 적혀 있다. 한국 최초 백과사전인 이수광의 지봉유설은 ‘우리나라에 많은 초수가 있지만 경기도 광주와 청주 초수가 가장 유명하다’고 소개한다. 시는 축제 기간 관람객 편의를 위해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시내버스 임시노선을 운행한다. 청주체육관 버스정류장,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 청주문화원에서 출발하는 3가지 코스다. 지난해 열린 12회 축제에는 7만 2300여명이 다녀갔다. 부스 운영으로 1억 7446만원 상당의 농축산물을 판매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조선 르네상스를 실천한 세종대왕을 본받고, 초정약수의 브랜드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축제를 열고 있다”며 “초정행궁 조성과 연계된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청주권 대표 문화자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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