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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뛰노는 고라니·버드나무 군락… 한강하구 생태계의 寶庫

    뛰노는 고라니·버드나무 군락… 한강하구 생태계의 寶庫

    자유로를 지나 고양시 장항IC 부근에 이르면 가로지른 철책선 너머 강변에 울창한 버드나무 숲이 보인다. 이곳이 장항습지다. 개발붐이 거세게 일고 있는 수도권 한강하구에 위치하면서도 군부대 작전지역으로 묶여 습지보전이 잘돼 있다. 환경부는 2006년 4월 이곳을 한강하구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보호구역은 김포대교 아래에 있는 신곡수중보부터 서해로 나가는 길목인 인천 강화군 숭뢰리까지 60.7㎢(약 1835만평)에 이른다. 지난 15일 장항습지 탐방을 위해 군부대에 협조를 구한 뒤, 철책 안으로 들어갔다. 탐방길에는 한강유역환경청 직원도 동행했다. 장항습지 지역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사전 군부대 협조를 구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자유로변과 습지쪽 두 곳에는 길게 철책이 쳐져 있다. 철책과 철책 사이 3~5m 공간은 군사용 작전도로다. 내년 4월쯤 고양시 행주대교~일산대교에 이르는 12.9㎞ 구간의 철책은 제거될 것이라고 한다. 철책은 무장공비 침투를 막기 위해 1970년대 설치됐지만 지역 주민들은 생활의 불편을 들어 철거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 철책과 군부대가 이전하면 장항습지는 온전히 수도권 시민들 품에 돌아오게 되는 셈이다. 장항(獐項)이란 지명은 ‘노루목’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쉽게 고라니를 볼 수 있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는 어김없이 고라니가 나타났다. 습지내에 넓게 펼쳐져 있는 버드나무 군락으로 들어섰다. 마침 물이빠진 터라 버드나무 밑둥까지 훤히 속살을 드러냈다. 자세히 보니 버드나무 뿌리 주변에는 수많은 구멍이 나 있다. 말똥게 한 마리가 낯선 방문객의 출현에 재빨리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다. 말똥 모양으로 생겼다 해서 이름 붙여진 말똥게는 굴을 파고 유기물을 섭취하면서 버드나무 생육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해 준다고 한다. 대신 버드나무는 새들이 말똥게 사냥을 못 하도록 서식처를 제공함으로써 서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버드나무 군락은 백로와 황로의 여름철 번식지로 곳곳에서 이들을 관찰할 수 있다. 한강하구는 4대강 중 유일하게 하구둑이 없어 강물과 바닷물이 소통하는 기수(汽水) 지역이다. 따라서 넓은 하구 갯벌과 갈대습지는 재두루미, 저어새, 댕기물떼새를 비롯,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기러기 등 국제적 보호조류를 포함한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가 됐다. 황복, 뱀장어, 참게는 물론 다양한 어종이 발견된다. 무엇보다 넓게 펼쳐진 갈대·버드나무숲과 개펄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로 손색이 없다. 장항습지에는 저어새, 검독수리, 재두루미, 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총 32종의 보호가치가 높은 희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거나 도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장항습지 내에는 총 40명의 어민과 10여명의 농민들이 통행 허가를 받아 어로작업과 농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어민들이 사용하는 어구와 뱀장어를 잡기 위해 곳곳을 파헤쳐 놓은 물골 등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무분별한 어로행위와 농약사용 제한 등 습지 생태계 보전을 위한 관리강화 필요성이 절실하게 와 닿았다. 집중 호우로 밀려든 쓰레기들도 나뭇가지 곳곳에 걸려 있다. 한강청 윤명현 환경관리국장은 “습지 보호를 위해 기본 철책선을 남겨 두는 것에 대해 이미 해당 지자체와 의견 조율이 됐다.”면서 “다만 군사도로 활용 문제는 의견이 달라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습지생태관과 관망대 추가 설치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방안을 연구 중이며,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윤 국장은 “내년 봄 한강하구 철책 철거작업이 완료되면 총 54억원을 투입해 생태관광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면서 “장항IC 부근 철책선 사이 2.2㎞ 군사도로에는 생태 탐방로와 방문자 센터, 전망대 등이 들어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습지 관리·보전을 위해 고양시, 김포시, 파주시, 강화군 등 인접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와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보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도 수렴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습지를 빠져나올 즈음 강 한가운데 모래톱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철새 한 쌍이 낙조와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했다. 글 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Healthy Life] (37) 이상지혈증

    [Healthy Life] (37) 이상지혈증

    “당신의 피가 기름범벅이라면…? 진득한 기름때가 혈관 곳곳을 틀어막고, 이 때문에 심장이 빈사상태에 빠지고, 뇌가 극단의 위험에 노출된다면?” 이런 상상을 남의 일이라고 여기는 것은 건강에 대한 오만이다. 요즘처럼 기름진 음식과 술, 스트레스가 넘치고, 건강에 대한 안일함이 일상인 세상에 ‘피가 기름범벅’인 이상지혈증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흔히 고지혈증으로도 불리는 이상지혈증은 지방이 문제가 되는 질환이다. 고혈압이나 당뇨·심장병,뇌졸중 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이상지혈증의 문제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한기훈 교수를 통해 짚어본다. ●이상지혈증의 의학적 정의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핏속에 지방 성분이 많다는 뜻이다. 함량이 많아서 문제가 되는 대표적인 지질성분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다. 과거에는 이들 두 가지 성분의 수치에 집중했으나 최근에는 좋은 콜레스테롤, 즉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상태도 문제로 본다. 따라서 고지혈증 대신 이런 상태를 포괄하는 ‘이상지혈증’이라는 용어가 적당하다. ●이상지혈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체내를 떠도는 지방 입자의 구성 성분인 지방·인지질·아포단백질이 많거나 모자라면 이상지혈증이 된다. 즉, 체내 지방입자가 지나치게 많거나 청소가 잘 되지 않을 때 문제가 생기는데, 주로 한 가지 큰 원인보다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문제를 만들며,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유전적인 요인에다 몸 관리를 잘 못하는 상황, 즉 지나친 지방 섭취나 과식·흡연·음주·운동부족·과체중·스트레스 등이 모두 원인이 된다. 또 피임약, 호르몬 제제와 콩팥 및 갑상선 이상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반적인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이상지혈증 자체는 환자가 감지할 수 있는 증상이 거의 없다. 그러나 이를 방치하면 동맥경화와 협심증·심근경색증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며, 중성지방이 지나치게 많으면 급성 췌장염이 오기도 한다. ●이상지혈증이 유발하는 2차 질환을 통한 자가진단은 가능하지 않은가. 혈중 지방 농도가 높아진다고 당장 증상이 생기지는 않는다. 드물게 고지혈로 혈액의 점성이 높아져 혈액순환이 안 되거나 혈관 속에서 피떡(혈전)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당사자가 느끼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증상은 고지혈증이 조절되지 않아 동맥경화가 생기고, 이어 혈관이 좁아져 피가 모자라는 장기에서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컨대 혈액이 모자라는 허혈 상태가 되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협심증이나 심부전 상태가, 혈관이 아주 막히면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오는 식이다. 최근에는 사지의 동맥에 문제가 생겨 손발이 저리고 아파 걷기조차 힘든 증상을 겪는 사람도 늘고 있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혈액의 문제인 만큼 피검사가 중요하다.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는 20세를 전후해 증가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20대부터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주기적으로 측정해야 하며, 부모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부모 또는 조부모가 심혈관질환의 병력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진단에 필요한 검사는 무엇인가. 우선, 가벼운 저녁식사 후 밤새 금식(14시간 이상)한 뒤 혈액검사를 하면 된다. 보통 검사 이전 2∼3일 동안은 금주를 해야 하지만 혈압약 등 대부분의 약물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비만과 이상지혈증은 구체적으로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 체중 자체가 고지혈증 또는 심장병을 유발하는가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단, 과체중 즉 비만이 계속돼 당뇨병 전 단계인 대사증후군이 오면 중성지방 수치가 올라가고,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내려가는 등 이상지혈증에 의한 변화가 나타난다. 이와 함께 체질이 염증성으로 바뀌며, 혈전이 생기기 쉬운 체질로 변해 심장병이나 뇌졸중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각 치료법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치료는 생활요법과 약물요법으로 나뉜다. 이상지혈증은 몸의 건강관리 및 상태에 문제가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철저하게 건강을 관리한다면 고지혈증뿐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의 건강까지 도모할 수 있다. 개인차는 있으나 일상적 관리를 통해 지질 수치가 10∼15% 정도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근거가 없거나 검증되지 않은 식품이나 생약 등에 집착한다든지, 충동적인 금식 등 오래 유지할 수 없는 방법에 의존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개개인의 생활습관 차이를 감안, 병원에서 생활·영양상담을 거쳐 자신에게 부족하거나 지나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적절한 약물 사용도 비정상인 지질 상태를 개선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약물 투여는 비(非)약물요법으로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시도한다. 특히 당뇨가 있거나 이미 동맥경화나 심장병 등이 진행 중이라면 약물요법을 서두르는 것이 질환의 진행이나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더러는 혈중 지질 수치만 낮춘들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말하지만 지질 수치를 30% 낮추면 동맥경화와 심장병을 30% 이상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 ●약물요법의 효과와 부작용은 무엇인가.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대표적인 약물로는 스타틴류를 꼽을 수 있다. 이 약제는 간에서 진행되는 콜레스테롤 합성을 80%까지 막아준다. 또 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는 ‘에제티미브’라는 약물은 콜레스테롤 흡수량을 50%가량 낮춰준다. 중성지방을 낮추는 약물로는 간에서 중성지방의 합성을 막는 ‘피브레이트’와 오메가-3 지방산 등이 있으며, 이밖에 비타민 농축물질인 니아신 등으로 이상지혈증 및 낮은 HDL콜레스테롤 상태를 개선할 수도 있다. 이런 약제는 부작용 우려가 크지 않다. 드물게 간 및 근육의 염증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는 정도여서, 의사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약제를 선택하면 된다. ●이상지혈증을 예방할 수 있는 일상적 방법을 소개해 달라 1일 섭취하는 콜레스테롤 총량을 200㎎ 이하로 줄이며, 동물성 지방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일주일에 3회 이상, 회당 30분 이상 조깅 수준의 강도를 가진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Healthy Life] 동맥경화로 발전… 뇌졸중 등 유발

    이상지혈증을 방치하면 동맥경화로 발전한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동맥경화란 혈관이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좁아져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게 되는 병이다. 협심증이나 급성 심근경색증 등이 이 때문에 온다. 이런 동맥경화가 직접 생명을 관장하는 장기의 질환이 아니라며 대체로 무관심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건강에 관한 한 이는 치명적인 무지다. 이론적으로는 동맥경화는 모든 혈관에서 생길 수 있다. 이런 동맥경화가 장기로 이어지는 외통수 혈관에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답은 간단하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 온다. 한기훈 교수는 이에 대해 “동맥경화는 주로 뇌, 심장, 신장, 다리 등 중요한 장기로 흐르는 동맥 혈관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며 “동맥경화로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중풍)이 생겨 반신불수·언어 및 사고장애 등이 오거나 심하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또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경화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공급되는 혈류량이 부족해 조직이 괴사하면서 생긴다. 조직괴사가 진행되면 흉통을 느끼는데, 가벼운 통증부터 죽을 것처럼 참기 어려운 고통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콩팥은 체내 노폐물을 거르고,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맞추며, 혈압 조절과 빈혈 예방물질을 만드는 중요한 기관이다. 만일 이런 콩팥의 동맥이 좁아져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고혈압이나 신부전증이 와 평생 혈액투석을 해야 한다. 그 뿐이 아니다. 사지 혈관에 동맥경화가 오면 다리 근육으로 가는 피가 모자라 문제가 된다. 다리가 저려 잘 걷지 못하게 되고, 방치하면 조직이 썩는 괴사가 진행돼 다리를 잘라내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순국선열 위패 용산공원에 모신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바친 순국선열들의 위패를 모시기 위한 대규모 봉안시설이 서울 용산가족공원에 마련된다. 그동안 사실상 방치됐던 순국선열의 위패를 정부가 직접 관리한다. 14일 국가보훈처와 서울시, 광복회, 순국선열유족회 등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내 독립관에 안치된 순국선열 위패 2835위를 용산가족공원의 태극기광장으로 이전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이들은 이를 계기로, 독립운동 관련 훈·포장을 받은 1만 1766명을 포함한 2만여위의 위패를 모두 한 곳에 모아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봉안 시설인 ‘추모의 공원(가칭)’ 건립 비용 300여억원은 국비로 지원되며, 새 위패 봉안시설에 대한 기공식은 내년 광복절에 가질 예정이다. 차창규 광복회 사무총장은 “위패봉안시설 건립은 일제 강점기에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한 2만여 독립유공자들의 공헌을 항구적으로 기리기 위한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에 대해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운동 관련단체들은 현재 순국선열의 위패가 안치된 서대문독립공원이 애초 청나라 사신들의 만찬장소였다는 점을 들어 위패 봉안장소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해왔다. 게다가 위패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부에 위패봉안시설을 확장·이전해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예산부족을 들어 이를 거절해 왔다. 그러자 광복회가 정부의 의지 부족을 문제삼아 지난해 열렸던 순국선열의 날(11월17일) 행사에 불참하면서 위패 관리 문제가 공론화됐다. 결국 한승수 총리가 “국가가 나서서 위패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서울시도 이를 위한 부지 제공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순국선열회 측이 위패 이전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1년 가까이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표류해 왔다. 순국선열유족회의 한 관계자는 “아무도 돌보지 않던 위패를 지금까지 관리해오던 우리를 제쳐두고 다른 단체들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게 서운했다. 하지만 ‘순국선열들의 위패는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정부가 직접 나서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수용해 위패의 용산 이전에 동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원산지 표시 의무 강화해야/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원산지 표시 의무 강화해야/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지난달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사실상 타결’과 지난주 ‘한·인도 포괄적경제연계협정(CEPA)’ 공식서명으로 FTA 추진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미 오바마 행정부가 한·미 FTA 의회비준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한·미 FTA 내년 이행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 3개의 FTA가 이행되면 우리나라 총교역의 50% 이상이 FTA 체제 하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FTA 이행기반을 공고히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가장 큰 과제는 우리 기업들이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위해 원산지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원산지란 상품의 국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공정이 특정 국가에서 이루어져야 원산지를 인정받을 수 있다. 원산지 기준은 FTA 협상에서 가장 힘든 분야 중의 하나로 협상 담당자와 산업계가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협의해야 하는 분야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무엇보다 특정 품목에 대해 업계 차원의 의견수렴이 쉽지 않다. 원재료의 많은 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우리 실정에서 국내에서 많은 가공을 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부품의 대부분을 수입해서 단순조립생산하는 업체도 있어 어떤 수준의 생산활동을 국산제품 기준으로 정할 것인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보다 바람직한 원산지 기준 설정을 위해서는 기업의 회계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해야 하는데, 기업들은 관련 자료 내놓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FTA 이행과정에서 가장 많은 불만이 제기되는 분야가 바로 원산지 기준이다. 국내에서 원산지를 정확하게 표기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원산지를 속이는 경우도 자주 적발되고 있다. FTA 체제 하에서 FTA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이 원산지 기준을 제대로 인식해 자사 제품 혹은 수입품의 원산지를 정확하게 표기해야 할 것이다. 올해 관세청이 수백억원대의 불법특혜관세 신청 사례를 적발한 바 있다. 지난달 지식경제부가 대외무역법의 원산지표시 관련 내용을 개정하기로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 원산지 표시에 대한 무역거래 및 유통·판매업자의 의무를 대폭 강화시켰는데, 원산지 표시위반 물품의 수출입행위 금지, 단순 가공품에 본래 원산지 표시 의무화, 수입물품의 제3자 양도시 원산지 표시 의무화, 과태료 추가신설 및 벌칙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수입업자가 수입물품을 양도하면서 양수인에게 원산지표시 고지의무를 위반했을 경우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 소수 악덕업자의 허위 원산지 표시 상품 유통으로 국제적 망신을 사는 사례가 많았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관세청 등이 실제 단속에 나서 적발했더라도 위반행위자에 대한 처벌이 어렵거나 미약한 경우가 많아 악덕 기업인들이 원산지를 허위표시하도록 방치하는 상황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입법예고된 대외무역법 개정은 수입과 동등하게 수출에서도 원산지 표시 의무를 강화함으로써 기업인들의 원산지 표시 중요성을 인식시키게 됐으며, 불법 원산지 제품의 수출을 방지해 국가 신인도와 브랜드 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게 됐다. 미국과 EU의 통관당국은 원산지 기준 충족 및 관련 증빙서류 보관 여부 확인에 상당한 행정력을 쏟고 있다. 미 세관이 2001년 포드자동차에 원산지규정 불이행(증빙자료 분실)을 이유로 410억원, 2006년 일본의 파이어니어사에 원산지 기준 미충족 이유로 37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들 거대경제권과의 FTA 이행 초기에는 우리나라 다수 기업들을 대상으로 원산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가능성이 높아 기획재정부 FTA 국내대책본부, 관세청 등 정책당국은 기업의 원산지 기준 확인을 지원하는 장치를 포함한 FTA 이행기반을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이와 관련, 한시적 기구로 돼 있는 FTA 국내대책본부를 ‘FTA 협정이행본부’로 확대개편하고 영구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 [씨줄날줄] 신한촌/노주석 논설위원

    5년 전 연해주의 주도 블라디보스토크 일대를 뒤진 적이 있다. 서울신문 창간 10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의 창간 주역 5인의 발자취를 찾는 취재답사였다. 신한촌(新韓村)은 대한매일신보의 초대주필 박은식, 주필 신채호·장도빈 선생의 족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1911년 건설된 신한촌은 한때 1만여명의 한인들이 거주하던 ‘독립운동의 성지’였다. 1910년 망명길에 오른 신채호 선생이 처음 숨어든 블라디보스토크 ‘카레이스키야 슬라보드카(한인거주지)’는 당시 한인들이 개척리(開?里)라고 불렀다. 장지연, 홍범도, 유인석 선생 등 쟁쟁한 독립지사들이 이웃주민이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개척리 344호와 600호에 머물면서 해조신문과 대동공보 발간에 관여했다. 지금은 포크라니치나야로 지명이 바뀌었고 한국총영사관, 경기장, 음식점이 들어선 번화가로 변모했다. 1911년 러시아당국의 개척리 강제철거에 따라 한인들은 신한촌으로 집단이주했다. 1919년 우수리스크에서 옮겨온 백암 박은식 선생이 이곳에서 3·1운동을 맞았다. 1920년 춘원 이광수가 ‘바윗등에 굴 붙듯이 등성이에 다닥다닥 붙은 집’ ‘집집마다 놓인 온돌방’의 풍경을 묘사한 그곳이다. 아무르스카야 언덕배기에 ‘서울스카야(서울거리)’란 문패가 달린 러시아 가옥 한 채가 그 때 그 시절을 알려줄 뿐이다. 하바롭스카야 끝자락 아파트단지 옆에 1999년 해외한민족연구소가 세운 ‘연해주 신한촌 기념탑’이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었다. 그나마 이 지역을 대표하는 극동대학 한국학 대학건물 명칭이 ‘장도빈 기념관’이었고 건물현관에 산운 장도빈 선생의 흉상이 놓여 있어 위안이 됐다. 발해사를 연구한 선친을 기리고자 장치혁 전 고합그룹 회장이 사재를 털었다고 했다. 내일이면 광복절 64돌이다. ‘광복절 냄비’가 끓고 있다. 연해주 곳곳에 산재한 독립운동 유적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5년이 흘렀지만 달라진 게 없다. 매입해 박물관으로 만든다던 서울스카야 주소가 붙은 집은 여전히 그대로다. 기념탑은 훼손이 더 심해졌고 자물쇠로 잠가 출입을 막고 있다. 냄비가 식으면 또 잊을 것인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사설] 고공행진 생활물가 방치 말아야

    식료품값과 공공요금, 교통비 등 생활물가 고공행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폭우에 따른 채소, 과실류 출하량 감소로 전달보다 농림수산품 가격이 5.7% 올랐다. 국제 원당가격 급등으로 설탕값이 17일부터 인상될 예정이어서 관련 가공식품 가격의 줄인상이 불가피하다. 이미 택시기본요금,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항공요금이 줄줄이 올랐고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666.74원으로 9개월만에 가장 높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거비 부담 역시 커졌다. 막막하다.식료품값과 공공요금은 최소한의 경제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지출이어서 가격 상승은 저소득층 가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더구나 경기침체로 가계의 실질소득은 줄어든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4분기 하위 소득 20% 계층의 평균소득은 전년 동기대비 5.1%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물가고까지 겹치면 적자생활을 면할 수 없다. 저축은 꿈도 꾸지 못한다. 우리나라 가계 저축률이 최근 4.8%를 기록해 세계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 우리 경제가 올 2분기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고용사정이 악화되면 가계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소비 감소로 이어져 투자를 얼어붙게 하고 결국 전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민생 고통을 해소하고 경기의 조기회복을 원한다면 생활물가고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정책당국의 신속한 대응을 당부한다.
  • [서울신문 보도 그후] 도봉동 화학부대에 공영주차장 조성

    [서울신문 보도 그후] 도봉동 화학부대에 공영주차장 조성

    23년 동안 지역의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도봉동 화학부대 훈련장 일부가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10일 도봉구와 수도방위사령부에 따르면 도봉1동 132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육군 화학부대 화생방종합훈련장 9465㎡ 중 2936㎡에 공영주차장이 들어선다. 이는 훈련장으로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돼 지역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서울신문 4월2일자 27면, 5월21일자 28면> ●주민과 구청이 하나로 뭉쳐 도봉구는 수방사 소유의 훈련장 일부를 임대 형식으로 빌려 심각한 주차난에 시달리는 주민을 위한 공영주차장 143면을 만들 계획이다. 최선길 구청장은 “23년 만에 수방사와 뜻을 같이해 훈련장 일부에 주민 공간을 조성하게 됐다.”면서 “이에 만족하지 않고 훈련장 전체 매입 계획 및 부지활용 종합계획을 수립해 지역발전을 이끌 특목고나 과학고 등 첨단 교육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구의회를 중심으로 주민 370여명이 ‘화생방종합훈련장 이전촉구추진위원회’를 꾸렸다. 1986년 화학부대 화생방종합훈련장이 들어선 지 23년 만에 주민들이 처음으로 이전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도봉1동 지역이 쌍문동이나 창동 지역에 견줘 발전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것은 ‘도봉동 화생방종합훈련장’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또 주택가 밀집 지역에 위치한 훈련장으로 인해 주민들이 겪는 생활불편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였다. 특히 최루가스 등 각종 화학물질 냄새와 소음 등으로 많은 희생을 강요당했다. 현재 군 시설로서 기능을 상실한 훈련장은 흉물스런 창고로 변했다. 담장은 페인트가 다 벗겨졌고 철조망은 녹슨 채 방치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봉산을 찾는 관광객이나 지역 주민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또 우범지대화할 우려도 컸다. 추진위는 지난 3월20~4월23일 주민서명운동에 들어갔다. 한 달 만에 14개동 주민 22만여명이 참가했다. 또 5월22일에는 2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주민궐기대회를 열고 국방부에 결의문과 서명부를 전달했다. ●애물단지가 주민 공간으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수방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5월25일 송완섭 수방사 부사령관이 구청을 방문해 최 구청장과 면담을 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길민환 이전추진원장이 수방사를 방문했다. 또 최 구청장과 이석기 구의장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각계각층에 주민들의 뜻을 전했다. 결국 수방사가 이런 주민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김수영 수방사 교육과장은 “화학부대 훈련장은 대체부지 마련 등 제반 조건이 갖춰지면 언제든지 주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면서 “이번에 도봉구에서 신청한 화학부대 화생방훈련장 일부 사용수익 허가도 주민을 위한 군으로 태어나기 위해 긍정적인 결론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철도시설 외곽 이전 부산의 ‘뜨거운 감자’

    철도시설 외곽 이전 부산의 ‘뜨거운 감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도심의 철도시설을 시 외곽으로 이전해달라는 요구가 지역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00년 이상 부산 중심지를 차지하고 있는 낡은 시설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주민들은 이전 후 노른자위 땅에 ‘항노화(抗化) 의료관광산업’을 유치하고 싶지만, 이전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국가 차원의 배려를 촉구하고 있다. ●추진위 100만 서명운동…정부 설득나서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지역주민, 부산진구의회는 올해초 ‘도심철도 외곽이전 범시민사회연대’를 설립한 뒤 지난달 20일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도심철도 시설이전 추진위원회’도 꾸렸다. 특히 추진위원에는 시민단체 회원과 대학교수, 언론인 등 민간 인사는 물론, 국회의원과 허남식 부산시장, 구청장·군수 등 각계각층에서 망라된 72명이 참여하면서 그 어떤 사안보다 큰 힘이 실리고 있다. 추진위는 최근 100만명 대국민 서명운동에 착수하고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전면적인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타당성에 대한 연구용역 예산 5억원도 확보했다. 추진위는 ▲한국전쟁 때 확대된 시설이 현재까지 방치되다시피 운영되고 ▲철도차량 현대화로 정비창의 필요성이 줄어들었으며 ▲도심의 낡은 철도시설이 부산의 무한성장을 막는 점 등을 내세워 이전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철도의 긍정적 측면을 인정하지만, 이전 후 도심 부지에는 항노화 국제의료특구 산업단지를 조성해 부산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도시설은 부산진구의 가야·개금·당감·범천동 등 4곳에 걸쳐 있는 철도차량관리단과 고속철도차량관리단, 철도차량사업소, 주한미군 잉여재산처리장이다. 총 면적은 96만 9339㎡이다. 부산 철도시설은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건설됐다. 당시나 한국전쟁 때만 해도 외곽지역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일대가 금융과 교통, 상업, 문화 등 요충지로 발전했다. ●비용 1조5000억…코레일 “내부 논의중” 그러나 철도시설 이전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총 이전 비용이 1조 5000억원에 이르고 현재도 각종 철도노선의 종착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을 추진할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은 2007년부터 계속된 이전 요구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으나 내부적으로 논의가 되기는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응률 추진위 사무국장은 “이전 비용은 현 부지매각(공시지가 6800억원)을 통해 상당부분을 충당할 수 있고, 시 외곽인 양산 등지로 이전하면 부산 종착지의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계열 부산진구청장은 “현 철도시설 부지는 부산 도심의 마지막 개발지로서, 의료관광 인프라와 교통 편의성, 천혜의 자연환경 등 모든 면에서 국제의료특구 조성의 최적지”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열린세상] 가출청소년과 청소년쉼터/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열린세상] 가출청소년과 청소년쉼터/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올 여름 가출청소년들을 만났다. 이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가정이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가출 청소년들은 부모의 폭력이나 불화 때문에 집을 나왔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가출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장기간의 가출 생활을 청산하고 집에 돌아와 대학에 진학한 경우였다. 그러나 그때도 대부분 같은 말을 했었다. 부모의 폭력과 불화를 견디지 못해 집을 나갔었다고.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다시 집으로 들어갔을까. 부모의 폭력이 사라진 걸까. 부모가 서로 화해를 했나. 돌아온 대답은 오랫동안 가슴을 아리게 했다. “ 이제 부모님께 아무 기대도 안 해요.” “더 이상 부모님이 무섭지 않아요.” 청소년들의 가출 이유가 모두 부모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와 상관없이 인터넷이나 친구나 청소년 자신의 문제로 가출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가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부모는 분명 중요한 작용을 한다. 가출 청소년들의 귀가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대개 가출원인이 가정 밖에 있거나 부모가 자식을 변함없이 기다릴 때이다. 가정폭력이나 가정불화가 원인인 경우, 원인이 제거되기 전에는 귀가가 어렵고 부모도 자녀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가정 내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가출 청소년들 스스로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반복적으로 장기가출을 하던 청소년들도 20대를 전후해선 대부분 한곳에 정착하여 안정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스스로 거처를 마련할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독립을 하겠지만 대개는 그럴 수 없어 집으로 돌아간다. 부모의 폭력이나 분노가 예전처럼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집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이다. 또한 이들은 부모의 처지를 나름대로 수용하고 더 이상 변화를 기대하지 않음으로써 집으로 돌아갈 이유를 찾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상대방이나 객관적인 위치에서의 조망능력이 성숙해진 이후의 일이다. 적어도 10대 후반이 되어야 비로소 이러한 단계에 오는 것이다. 가출 청소년들의 연령은 점차 낮아지고 그 수는 점점 증가하는 것이 오늘날의 추세다. 초등학생들도 집을 나와 여기저기 거리를 헤매고 있다. 청소년 가출은 단순히 개인이 집을 떠난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학업을 중단하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부적절한 경제활동을 하며 유해환경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특히 어린 청소년들은 선배(?) 가출청소년들로부터 왜곡된 정보를 얻고 잘못된 길로 빠지거나 처음 가출한 1~2년 동안 정신적 손상을 입기도 쉽다. 현재 가출청소년에 대한 국가정책 중의 하나는 귀가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가출원인에 따라 달리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가출원인이 가정 내에 있을 때 원인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귀가시키면 재가출 빈도만 증가시킬 뿐, 결코 실질적인 귀가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 경우 가정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정책을 먼저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만일 가정의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최소한 청소년 스스로 보호능력을 갖고 귀가할 수 있을 때까지 이들을 보호해주는 사회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 역할을 바로 청소년쉼터가 하고 있다. 그러나 수용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대개 단기쉼터라 장기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겐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쉼터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도 큰 걸림돌이다. 쉼터는 가출기간 동안 청소년들이 신체적·정신적 손상없이 바람직한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양육과 지도와 교육을 조화롭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정 내의 문제로 어린나이에 가출한 청소년들이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충분한 보호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쉼터에 어떤 시설과 자원이 필요한지 정부와 지자체는 가늠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예산으론 어림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 송도국제학교 내년 개교도 불투명

    다음달로 예정된 인천 송도국제학교의 개교가 물거품이 된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와 학교 간의 입장차로 개교가 장기 지연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송도국제학교를 염두에 두고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한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강하게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교과부는 송도국제학교 개교 신청서를 반려하면서 외국학생 수요 부족, 운영자의 학교운영 경험 부족, 기숙사 미건립 등 9가지 항목을 문제로 꼽았다.하지만 지적된 문제를 단기간에 충족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내년 개교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송도국제도시에 예상만큼 외자유치가 이뤄지지 않아 외국학생 수요가 크게 부족하고, 내국인 학생을 정원의 30%까지 모집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고치면서 타 지역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건립을 요구했지만 당장은 어렵다는 것이다.인천경제자유구역의 개발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2∼3년 내에 외국인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가 어렵고, 기숙사 건립도 학교 부지가 은행에 담보된 상태여서 제반 여건이 해결된 후 은행이 승인을 해주지 않고서는 곤란한 실정이다.또 송도국제학교는 유치원∼고교 과정으로 구성돼 있지만 운영자로 선정된 캐나다 밴쿠버 국제학교재단(VIPSS)은 초등학교 운영 경험만 있을 뿐 중·고교 운영 경험은 전혀 없어 부적합하다는 설명이다.교과부 관계자는 “점검 항목 대부분에서 명확성이 떨어지고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많이 발견됐다.”며 “운영 법인을 새로 선정해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내년 9월 개교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학교측은 개교를 위해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교과부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2000억원을 들여 최신식으로 지은 건물이 장기 방치될 처지에 놓여 있다.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발언대] 청소년 성매매 가정·사회 공동책임/전창훈 서울 구로서 생활안전과장

    [발언대] 청소년 성매매 가정·사회 공동책임/전창훈 서울 구로서 생활안전과장

    여름 방학을 맞아 여가가 많아진 청소년들이 용돈 마련을 위해 성매매에 나서는 사례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불과 며칠 전 인터넷 성매매카페 단속을 실시해 오피스텔에 머물며 성매수자를 기다리던 친구 사이인 17살 가출 여고생 2명을 가정으로 인계했다. 다음 세대를 이어갈 청소년들이 곪고 시들어 가고 있는 현실을 눈으로 보면서 안타까움과 걱정을 금할 수 없다. 경찰청과 보건사회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성매매로 적발된 18세 이하의 청소년은 해마다 1000여명에 달하고 그중엔 14세 이하의 그야말로 어린이까지 1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성매매의 이유는 생활비와 유흥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약 80%로 가장 많았고, 권유나 호기심에 의한 사례는 미미했다. 이들 대부분이 가출한 청소년이라니 스스로 지낼 비용 마련을 위해 성매매에 나선 것이리라. 궁핍하고 어렵게 살았던 지난 시절엔 콩 한 쪽도 나눠 먹을 만큼 훈훈했고, 인고의 생활 속에 가난이 성공을 향해 노력하는 자극이 됐건만, 경제대국의 반열에 들어선 오늘날엔 청소년들이 명품 신발·옷·화장품을 사거나 게임장에 출입할 돈을 마련하려고 성매매에 나서는 세태가 돼 버렸다. 이러한 현실을 방치한 사회와 어린 청소년까지 욕구충족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몰지각한 일부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경찰에서는 전담반까지 편성해 청소년 성매매를 적극 단속하고 있지만 가정과 사회의 공동 노력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을 수밖에 없다. 부모의 애정부족이나 이혼 등 가정해체가 청소년의 가출, 성매매로 연결되는 현실을 감안해 가정에서는 화목한 분위기 속에 자녀와 따뜻한 대화가 절실하며 성적보다 올바른 가치관을 중시하는 자녀로 키워야 할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대중매체의 선정성을 낮추고 음란·유해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 무거운 제재수단이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청소년들에게 인내심과 건전한 성도덕을 일깨워주는 교육프로그램이 체계화되어야 한다. 전창훈 서울 구로서 생활안전과장
  • [쌍용차 진압작전] 경기경찰청장 “6일까지 자진 철수땐 선처”

    [쌍용차 진압작전] 경기경찰청장 “6일까지 자진 철수땐 선처”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은 5일 “도장2공장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 가운에 10여명은 방화 등 극단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도장2공장 점거 노조원들의 상황은. -도장2공장 안에 500여명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중 150명은 살상무기를 동원해 경찰과 사측을 공격하고 있다. 10여명은 소위 강성노조원들로 외부 세력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안다. →한상균 노조지부장과 연락을 하는가. -일부 과격한 노조원들이 “공장 안에 확 불질러 버리고 끝내 버리자.”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한 지부장도 도저히 통제할 수 없다고 하소연할 지경이란 말을 들었다. →진압 중 경찰이 고무탄총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정확한 보고를 받지 못했지만 대테러부대인 경찰특공대에 지급되는 근접 장비인 것은 사실이다. 폭동진압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상황도 과격세력을 무력화시킬 필요성이 있으면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도장2공장 진압 계획은. -공장 안에 시너 8400ℓ가 있는 등 폭발성 물질 때문에 지난 2월부터 고심에 고심을 계속하고 있다. 이것만 아니면 작전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게 작전을 완료하겠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았지만 심각한 불법 행위를 장기간 방치할 수는 없다. →장기 농성 노조원들에게 할 말은. -자신들의 고귀한 생명을 생각해서 한시바삐 나와주길 당부드린다. 도장2공장에서 6일까지 자진해서 나오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선처하겠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환율 1100원대로 떨어질까

    환율 1100원대로 떨어질까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월만 해도 1600원대로 올라설지 여부가 관심이었으나 5개월만에 25% 가까이 떨어지면서 1200원선이 위협받고 있다. 환율 하락세로 국내 상품의 수출 경쟁력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전세계적인 약(弱)달러 현상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일에 비해 4.4원 떨어진 1218.0원으로 마감했다. 외환 딜러들은 올해 안에 1100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국내에 유입되는 달러가 만만치 않다.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7월 한달 순매수액은 5조 9000억원으로 월간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를 가장 빨리 벗어날 것이라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이 덕분에 전문가들은 환율과 주가 간 선순환이 형성됐다고 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환율이 떨어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물량이 주식시장에 들어오고, 그러다 보니 증시가 강세를 띠면서 다시 환율을 끌어내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증시가 폭락하고 환율이 뛰어올랐던 현상과 정반대다. ‘불황형’이라는 수식어가 붙긴 하지만 2·4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좋게 나오고 이에 힘입어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점도 환율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 이 덕에 국내 금융사들의 외화 차입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기관들과 비공식적으로 접촉해 보면 한국의 회복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예가 많다.”면서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머징시장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달러당 1250원대가 국내 수출업체들에 가장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달러 하락세를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출에 끼칠 악영향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빨리 내려가고 있지만 환율 하락 자체는 전세계적인 약달러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약달러 때문에 원·유로, 원·엔 환율이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당시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럴 경우 하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지더라도 간접적인 수출가격 경쟁력은 유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 장세훈기자 cho1904@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이참과 다문화 가정/이기철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이참과 다문화 가정/이기철 사회2부 차장

    독일 출신 귀화인 이참씨가 최근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그의 임용이 참신하다거나 의외라는 등의 이야기를 많이 낳고 있다. 이민 당대의 성공과 함께 한국사회의 성숙과 포용력도 한 차원 높아진 것이 아니냐고 말한다. 우리사회 고질적 병폐인 학연과 지연, 혈연을 그가 초월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이참씨의 공직 임용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우리 역사에는 외국 출신들이 큰 역할을 한 사례가 꽤 된다. 멀리 가야시대 허황옥은 인도 출신으로 그와 그의 일행은 금관가야(경남 김해)의 집권층으로 스며들었다. 신라시대의 처용은 바다 비단길을 타고와 개운포(울산)에서 내린 아라비아 출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의 쾌릉과 흥덕왕릉 앞에는 파마를 한 듯 꼬불꼬불한 턱수염의 서역(西域) 출신 무인석상이 버티고 서 있다. 죽어서도 왕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키는 무인 최고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인도와 아라비아 출신들이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고대사회에서도 중용됐다. 어찌 보면 오히려 지금보다 더 개방적이었다. 고려시대에는 중국 후주 출신의 쌍기(雙冀)는 과거제 도입을 통해 광종의 개혁에 적극 나섰다. 조선의 발명가 장영실은 아버지가 원나라 유민의 후예인 혼혈이었고, 병자호란 때 화포로 큰 공을 세운 박연은 네덜란드 출신의 귀화인이었다. 근대에는 독일인 묄렌도르프(한국명 목인덕)를 비롯한 선교사들이 많은 활약을 했다. 우리가 외국인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것은 오히려 현대 들어서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겪고, 이를 극복하면서 단일민족을 지나치게 강조한 까닭이라 생각한다. 단일민족을 역설한 것은 고유의 문화와 독립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 대한민국은 단일민족, 즉 한 핏줄이 아니다. 우리나라 성씨 275개 가운데 절반인 136개가 귀화 성씨다(1985년 통계). 또 우리나라 국제결혼 인구는 해마다 거의 1만쌍이나 된다. 지난해 한국 남성과 화촉을 밝힌 여성 이주자가 14만 4000여명에 이르렀다. 농촌에서는 한집 건너 ‘한국남-외국녀’ 커플이다. 다인종촌이 됐다. 대도시보다 오히려 글로벌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 이들 다문화 가정과 그 2세들은 별의별 차별과 편견으로 고통받는다. 경제적 어려움, 문화적 이질감, 사회적 부적응, 정체성 혼란…. 이러다 보니 이혼율도 높아지고, 사회적 병폐도 낳는다. 이들은 한국에 그냥 사는(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외국인보다 더 심한 차별을 받는다. 결혼이주여성과 그 2세들을 돕고자 지방자치단체가 나섰다. 외국인 신부를 위한 한글 및 문화 강좌를 마련하고, 지역 관광을 통해 소속감을 심어준다. 친정 부모를 초청하거나, 고향 방문을 추진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우리의 가치와 전통만 강조하는 일방 통행식이거나 사진찍기용 1회성 이벤트 수준에 머문다. 이중언어 및 한국인 신랑에 대한 교육이 더 절실하다. 이들을 진정한 ‘우리’로 받아들이려는 우리의 노력이 부족하다. 결혼 이민자는 국적 취득 이전까지는 외국인이다. 태어난 아이는 한국인이다. 이런데서 파생된 문제는 법무부, 행정안전부, 외교통상부, 교육과학기술부, 여성부 등에 걸쳐 있다. 범정부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자치단체만로선 역부족이다. 외국인을 고위 공무원으로 앉히는 문제가 최근 많이 거론된다. 그것도 좋지만 결혼이주여성과 그 2세들의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되겠다. 이주 1세대 이참씨의 화려한 성공의 그림자 뒤에 이들이 사각지대로 방치돼서는 더더욱 안 되겠다. 이기철 사회2부 차장 chuli@seoul.co.kr
  • “사병·장군 계급 떠나 아름다운 하모니 만들죠”

    “사병·장군 계급 떠나 아름다운 하모니 만들죠”

    상병부터 장군, 그리고 교수, 직원까지 계급과 직책을 떠나 함께 선율을 만들어 내는 군(軍)의 ‘팝스 오케스트라’가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 2월25일 창단된 뒤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하고 있는 국방대 팝스 오케스트라. 국방대는 국가 안보정책을 개발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국군의 ‘싱크탱크’이다. 국방대 오케스트라는 현 국방대 부총장이자 단장으로 ‘박마에’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박상묵 공군 소장이 산파역을 자임했다. 지난 4월 국방대에 부임한 후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한 박 부총장이 병사부터 장군, 교수들이 함께 연주하면 즐기면서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창안한 데서 시작됐다. 박 부총장은 3일 “장롱 속에 방치해둔 악기만 꺼내들면 외국의 직장이나 마을 단위의 오케스트라처럼 평범한 사람들도 음악을 즐기고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오케스트라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방대 팝스오케스트라의 단원은 26명. 현역으로는 박 부총장을 포함해 트럼펫을 담당하는 조성국 상병과 클라리넷의 문장렬 대령 등 6명이, 예비역으로는 대령인 고인호 교수와 김성식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박 부총장의 부인이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합참대에 재학 중인 황보근 중령(진급 예정)의 두 딸도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맡는 등 교직원 및 자녀도 11명이나 된다. 이제 걸음마를 내디딘 국방대 팝스오케스트라의 ‘무대 울렁증’도 많이 가시고 있다. 지난 4월 방효복 전 국방대 총장 퇴임식 때 첫 연주를 선보인 후 지난 6월 초 민간 오케스트라인 유로코리안필하모닉과 함께 다문화가정을 초청해 협연을 했다. 지난달 16일에는 주한무관단을 초청한 자리에서 연주 실력을 뽐내는 등 지금까지 모두 4차례 무대에 섰다. 국방대 창설 54주년을 앞둔 오는 14일에도 기념 연주를 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의료 사각’ 에이즈환자의 삶 추적

    ‘의료 사각’ 에이즈환자의 삶 추적

    우리 사회의 의료·복지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에이즈(AIDS) 감염인들은 여전히 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4일 오후 10시 방송하는 KBS 1TV 시사기획 쌈 ‘AIDS보고서 편견의 덫’편(연출 이석재)은 정책의 손이 닿지 않은 곳에 방치된 우리 사회 에이즈 감염인들의 실태를 고발한다. 방송은 병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이웃으로부터 외면당한 채 살아가는 감염인들의 생활을 추적한다. 어떤 사회생활도 불가능한 이들은 결국 술에 의지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더구나 취하기만 하면 주변 사람들을 폭행하는 등 반사회적인 행동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보건소도 손을 놓고 있었다. 또 이런 상황이 장기화된 정신질환 감염인들도 늘어가고 있다고 방송은 고발한다.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고 조절하는 일이 어려워진 감염인들은 심지어 병원이나 쉼터에서조차 쫓겨나고 있다. 이들은 전체 환자의 4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부는 어떠한 정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또 방송은 에이즈 감염인들의 비참한 최후도 소개한다. 적절한 치료 및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들은 결국 길거리생활을 하다 몸상태가 악화돼 죽음을 맞는다. 한편 최근 연구를 인용해 노숙자 에이즈 감염인 비율이 일반인의 100배가 넘는다는 사실도 전한다. 그 외 방송은 정부의 노력과 국민들의 참여로 ‘에이즈 천국’이란 오명을 벗어가는 태국의 사례를 소개한다. 반면 여전히 병적인 공포와 편견, 허술한 정책으로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정책을 세우지 못하는 국내 상황을 고발한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적절한 방안을 고민해 본다. 제작진은 “우리가 생각만 바꾸면 에이즈는 극복 가능한 질병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삼성전자, 세계 최고 광학배율 CCTV용 카메라 출시

    삼성전자, 세계 최고 광학배율 CCTV용 카메라 출시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광학배율인 43배 줌 고해상도 프리미엄 CCTV용 스피드 돔 카메라(모델명:SCC-C6455)를 출시해 CCTV 솔루션(카메라·DVR를 중심으로 한 안전 솔루션)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  삼성전자의 43배 줌 CCTV용 스피드 돔 카메라 ‘SCC-C6455’는 독자적 광학기술과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주문형 반도체) 기술로 탄생했으며,업계 평균인 35~37배 광학배율과 비교할 때 20% 가량 향상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선명도(원거리인식)  이 제품은 150m정도 거리에 있는 자동차 번호판 식별도 가능할 정도로 분별력을 크게 높여 기존 CCTV용 카메라가 떨어지는 선명도 때문에 범죄 사건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지 못하는 단점을 극복했다. ●XDR 기능(어두운 영역에 있는 물체를 밝은 영역에서 보는 것과 같은 가시성)  삼성전자의 43배 줌 CCTV용 스피드 돔 카메라 ‘SCC-C6455’는 DVD 화질의 고해상도 영상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XDR(eXtended Dynamic Range) 기능을 채용해 어두운 영역에 있는 물체를 밝은 영역에서 보는 것과 같은 가시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 피사체의 움직임을 지능적으로 감지, 분석하는 지능형 분석기능을 채용해 별도의 센서 없이도 공항 등에서 방치된 위험물 탐지, 불법 주·정차 단속, 전시물 도난 검출, 침입 감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카메라 렌즈 회전속도  특히 카메라 렌즈의 수평·수직 회전 속도를 기존 업계의 초당 500도에서 초당 600도로 개선해 감시 대상을 빠르게 추적하거나 비상 상황이 발생한 지점을 신속하게 원격 모니터링함으로써 기존 제품으로는 놓칠 수 있었던 중요 영상정보 증거를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다. ●설치 편의성  한편 기존의 CCTV 카메라는 설치, 시공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비되는 단점이 있었으나,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43배 줌 CCTV용 스피드 돔 카메라 ‘SCC-C6455’는 실외 설치 기준으로 이전의 9단계였던 조립이 4단계로 획기적으로 단축되는 등 설치 편의성도 대폭 개선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3월 차별화된 영상처리 기술을 적용한 세계 최고 해상도의 지능형 CCTV 카메라인 ‘A1 카메라’를 비롯해 이번에 세계 최고 광학배율인 43배 줌 스피드 돔 카메라를 추가로 출시함으로써 업계 최고 사양의 CCTV용 카메라 풀 라인업을 확보했다”며, “영상보안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굿모닝 닥터] 여자들 오줌소태 그냥 두면 큰 병

    조물주가 인간을 만들면서 필요에 따라 남성과 여성의 특성을 여러 가지로 구분지어 놓았다. 그 중에서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바로 ‘요도(尿道)’다. 요도는 방광에 모아진 오줌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관, 즉 ‘오줌길’로 남자는 약 20㎝ 정도 되지만, 여자는 3~5㎝로 매우 짧고 굵다. 여성의 요도는 오줌의 배출 통로 역할만 하지만, 남성의 요도는 요도 전립선 부분에서 정자를 운반하는 사정관과 합쳐져서 정액의 통로 역할도 함께 한다. 요도 길이가 짧은 여성들은 외부에서 세균이 쉽게 침입해 ‘요로감염’에 잘 걸린다. ‘급성 신우신염’은 요로감염의 일종으로, 신장에 세균 감염이 발생한 것을 말한다. 1차적으로 방광에 생긴 염증이 오줌소태(방광염)를 일으키고, 이 오줌소태를 그냥 방치하면 급성 신우신염이 나타난다. 원인균의 85%는 ‘대장균’으로 젊은 여성의 경우 특별한 해부학적 이상이나 기능적 이상이 없어도 잘 발생하며, 비뇨기계와 관련된 수술이나 기계적 조작에 의해서 발생할 수도 있다. 올해로 34세가 된 한 젊은 여성이 극심한 옆구리 통증과 고열로 내원했다. 5일전부터 소변보기 힘든 증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로 무척 힘들어 했고, 구토와 복부의 불편감으로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런 환자에게는 ‘요로결석’이 동반되기도 한다. 재발을 막기 위해 곧바로 요로결석을 제거해야 할 때도 있다. 급성 신우신염이 발생하면 2주간 항생제를 복용하고 적절한 수분섭취 및 안정을 취해야 한다. 대부분 합병증 없이 완치되지만 소아에서는 신장에 흔적이 생길 수 있고, 성인 당뇨병 환자는 신장에 고름 주머니가 생기거나 조직이 죽는 경우도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오줌소태가 생겼을 때 빨리 병원을 찾으면 간단히 치료할 수 있지만 놔두면 앞의 사례처럼 두고두고 고생한다. 이형래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커피점 찾는 코피스족, 이것 조심해야

    커피점 찾는 코피스족, 이것 조심해야

    스타벅스 등 커피 전문점을 제집 드나드는 ‘코피스족(COFFICE族)’에게 어깨통 등의 ‘신종 현대병’ 주의보가 내려졌다. 코피스족이란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 전문점에서 노트북을 이용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신조어다.COFFICE란 ‘COFFEE’와 ‘OFFICE’의 합성어로,커피 전문점에서 일을 하거나 이곳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공부하는 것을 일컫는다. ‘코스피족 병’은 상당수 커피전문점의 테이블 높이가 지나치게 낮고 의자가 불편해 장시간 노트북을 이용할 때 자세가 구부정해져 발생한다.3일 오후 무교동 커피 전문점에서 책을 보던 성모(여·32)씨는 “도서관에 자리가 없을때 학교 인근의 커피전문점에서 자주 공부하는 데 어깨가 아프고 발걸이가 없어 몹시 불편하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무교동의 한 커피 전문점에는 총 3가지 형태의 테이블이 있었다.바(bar)처럼 앞면이 유리로 막힌 경우,일반형,그리고 소파형.바형과 일반형은 의자와 테이블의 높낮이가 50㎝정도 차이 나 큰 불편함은 없지만 의자가 나무로 만들어졌고,등을 전체적으로 받칠수 없는 의자여서 오랫동안 앉자있기엔 무리가 따랐다.  소파형의 경우 테이블과 소파의 높낮이 차이가 20㎝에 불과했다.오랜 시간 이 상태로 앉아 있으면 목과 허리에 상당한 부담이 돼 통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 내자동 정다운신경외과 이용재 원장은 “거북목 증후군은 컴퓨터 보급 이후 생긴 현대병”이라며 “낮은 책상을 오래 이용하면 거북목 증후군과 어깨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거북목 증후군은 목이 앞으로 굽으면서 원래 C자형이어야 할 목뼈 선이 1자로 곧게 펴지는 것.이를 방치하면 목뿐만 아니라 어깨·등이 아프고 팔꿈치·손가락 등이 저리며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이 원장은 “모니터를 자신의 눈보다 15도 정도 아래에 두고 사용해야 하고 위치를 높여줄 수 있는 ‘거치대’ 등을 활용한다.”면서 “거북목을 예방하는 바른 자세로는 엉덩이를 의자 안쪽으로 붙이고 허리를 꼿꼿이 세워 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또 “일부러 신경을 써서라도 어깨를 뒤로 젖히고 등을 쫙 펴야 목과 허리의 압박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시간에 한 번 정도는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평상시 목과 등의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도 거북목 증후군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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