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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시민들이 외면했던 ‘뺑소니 아기’ 현상태는…

    中시민들이 외면했던 ‘뺑소니 아기’ 현상태는…

    차에 치인 뒤에도 시민들의 외면으로 거리에 방치돼 있던 중국 여자아기가 뒤늦게 병원에 실려 갔으나 뇌사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중국 언론매체에 따르면 광둥성 포산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승합차에 들이받혔던 유에유에(2)가 병원입원 초기에는 팔에 감각이 돌아오는 등 회복기미를 보였으나,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 사고 6일 만인 지난 19일 새벽 뇌사판정을 선고받았다. 사고 당시 아기는 어머니 쿠 페이페이가 전화를 하는 사이 홀로 길을 걷다가 봉변을 당했다. 승합차에 뺑소니를 당한 뒤 한동안 길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지만 시민 17명이 딴청을 피우며 못 본 체 해 그대로 방치됐고, 심지어 뒤따르던 차량은 쓰러진 아기를 다시 치고 달아나기도 했다. 농촌에서 도시로 온 가난한 이주노동자인 아기 어머니는 모든 게 자신의 탓으로 느껴져 괴로워하고 있다. 그녀는 “딸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서 결국 뇌사에 빠졌다.”면서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건 알지만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울부짖었다. 유에유에의 안타깝고 충격적인 사고소식은 중국 사회전역에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남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중국인들의 오불관언(吾不關焉)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또 아기를 매정하게 방치한 시민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도 빗발쳤으나, 법해석을 두고 법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를 도우려는 따뜻한 손길도 여기저기서 미치고 있다. 유에유에의 회복을 기원하는 웹사이트가 열려 모금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지역 당국은 아기를 구조한 여성시민에게 한화 180만원 상당의 보상금을 내렸다. 포천의 한 기업은 900만원 상당을 유에유에의 치료비로 쾌척하기도 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최고 위험도 독일 위성 곧 추락…한국도 영향권

    최고 위험도 독일 위성 곧 추락…한국도 영향권

     21일에서 24일 사이에 독일 뢴트겐 위성이 지구로 추락한다. 추락 예상 지점에는 우리나라도 포함돼 있다.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생기는 마찰열 등으로 연소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지금까지 지구로 떨어진 위성 중 최고 수준의 위험도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 확률은 2000분의1로 추정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9일 “현재 지상 210㎞ 상공에 위치한 뢴트겐 위성이 매일 4~5㎞씩 지구로 접근하고 있으며, 21~24일 중 잔해가 지상에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990년 발사된 뢴트겐 위성은 방사선 관측을 위한 우주망원경의 일종으로 X선 목록화, 분자운, 초신성 잔해 연구 등 무려 15만 가지의 임무를 수행한 후 1999년 임무가 종료돼 궤도상에 방치돼 있었다.  특히 뢴트겐 위성에 장착된 우주망원경은 마찰열에 강한 강화유리와 탄소섬유 재질이 다량 포함돼 있어 파편들이 지표면에 떨어질 확률이 높다. 독일 항공우주센터는 뢴트겐 위성의 잔해 중 1.7t 분량이 30여개 파편으로 나뉘어 한반도가 포함된 북위 53도와 남위 53도 사이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장현 천문연 우주과학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위성 파편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할 확률은 2000분의1 정도로, 9월 미국 UARS 위성 추락 때의 3200분의1보다 훨씬 높다.”면서 “그러나 우리 국민이 피해를 입을 확률은 100만분의1로 사실상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0년 동안 5400t이 넘는 우주잔해가 지상에 떨어졌지만 인체에 접촉한 사례는 한 건뿐이었다. 문홍규 천문연 박사는 “위성이 지구로 진입하기 1~2시간 전에는 정확한 추락 시간과 지역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위성 추락에 대비, 17일 천문연 우주감시센터에 상황실을 설치, 20일부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웹페이지(event.kasi.re.kr)와 트위터(@kasi_news)를 통해 상황을 공개하기로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박홍환 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 차에 치인 2세여아 방치 ‘경악’

    중국 사회가 또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메마른 인정’을 거론하기에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양심의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는 자탄도 쏟아진다. 지난 13일 남부 광둥성 포산(佛山)의 시장 골목에서 벌어진 ‘있을 수 없는 일’에 중국인들은 고개를 숙였다. 두 번이나 차에 치인 2살배기 여자아이를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17일 공개되자 중국 사회가 절망하고 있다. 여자아이는 19번째 행인의 도움으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사망과 다름없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 그날 오후 5시 25분 여자아이 왕웨웨(王悅悅)는 집 근처 시장 골목길을 걷다가 정면에서 달려오던 소형 봉고차에 치였다. 봉고차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대로 바퀴 밑에 깔린 왕웨웨의 몸을 넘어 도주했다. 거리에 방치된 왕웨웨 옆을 한 행인이 그대로 스쳐 지나갔다. 이어 두 사람이 왕웨웨를 보면서 지나갔고, 또 한 사람, 한 사람 쳐다보며 지나갈 뿐 누구도 멈추지 않았다. 잠시 후 소형 화물차가 미처 왕웨웨를 못 본 듯 재차 깔고 지나갔고, 그렇게 왕웨웨는 그나마 고통스러워하던 미세한 움직임마저도 멈췄다. 첫 번째 사고 후 6분여간 18명의 성인이 지나갔지만 누구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 결국 19번째로 지나가던 한 여성이 왕웨웨를 길가로 옮겨 놓았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태였다. 중국에서 이런 ‘오불관언’(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현상은 쉽게 경험할 수 있다. 교통사고나 싸움이 벌어지면 주변에 무수한 사람이 모여들어 구경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 휴대전화로 사진만 찍을 뿐 신고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법적·제도적 시스템 미비로 도와줬다가 봉변을 당하는 사례가 빈발하면서 도움의 손길 내미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일각에선 수천년간 전쟁에 시달리면서 자연스럽게 터득된 ‘생존방식’이라는 분석과 함께 문화대혁명 당시의 ‘학습 효과’가 중국인들의 뇌리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베이징의 신경보는 “나부터 바뀌자.”며 의식구조 개혁만이 이 같은 비극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유전자의 흐름과 효도 교육/이상건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

    [열린세상] 유전자의 흐름과 효도 교육/이상건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

    리처드 도킨즈의 ‘이기적 유전자’를 보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유전자를 담고 후세로 전달하는 매개체고, 생물들의 행동을 지배하는 대부분의 신호는 이 유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한다. 자신의 유전자 보호를 위해 어떠한 일도 할 수 있으므로 ‘이기적인’이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생물들은 마치 험악한 시카고 뒷골목의 갱들 간 전쟁처럼 서로 유전자를 남기고 보호하기 위해서 투쟁한다. 그래서 수백만년에 걸쳐 혹독한 환경을 극복하면서 유전자 보호를 위해 진화해 온 것이 현재의 생물 형태라는 것이다. 다윈주의의 관점에서, 아주 사소한 변화라고 하여도 만일 그것이 생물의 생존 확률을 높인다면 오랜 세월에 걸쳐 점차 큰 변화로 이어진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 이론으로는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이타주의에 대한 설명이 쉽지 않다. 일부 학자들은 집단 선택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이타적인 희생이 결국 그 집단 전체 유전자의 보존에 도움이 되므로 이러한 행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도킨즈의 주장은 과격한 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충분히 음미할 만한 가치가 있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이는 도덕적인 관점과는 상관없이 순전히 생물학적 관점에서 본 소견이다. 그러나 생물들 중에서 사람만이 유일하게 문화를 만들고 이를 보존하고 후세에 전달해 왔기 때문에 오히려 도덕과 문화에 대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론이기도 하다. 바로 우리 자신들이 이기적인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 존재이므로 거꾸로 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내리사랑이 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중요한 이유 하나를 대자면 자신이 남긴 유전자에 대한 보호 본능일 것이다. 자기가 남기고 지켜야 하는 유전자에 대하여는 정성을 쏟지만 이미 유전자를 받은 자식들은 부모에 대해서 그만큼의 사랑과 정성을 쏟기는 힘들다. 다시 말하면 유전자의 흐름이 항상 다음 세대를 향하기 때문에 그 흐름을 거스르는 것보다는 그 흐름에 맞는 사랑과 정성이 더 지극해질 수밖에 없다. 또 일반적으로 아버지의 사랑에 비하여 어머니의 사랑이 더 큰 이유는, 어머니는 자신의 자식에 대하여 100%의 확신이 있지만 원시시대의 집단 거주를 생각해 보면 아버지는 자신의 자식에 대해서 그만큼의 확신은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여성이 폐경이 오는 이유를 그 나이에 새로이 자식을 생산해서 유전자를 남기고 이를 보호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유전자를 4분의1이라도 갖고 있는 손자, 손녀를 잘 돌보는 역할을 하는 것이 유전자 보호라는 관점에서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최근에 노인 학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하철에서도 노인을 향해 막말을 해대는 젊은이들에 대한 보도가 줄을 잇는다. 노인을 능력을 다 소진한 사회의 짐으로 생각하는 풍조도 늘어나고 있다. 수명은 점점 길어지는데 고령화사회로 연금, 의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식의 보도로 은연중에 노인들 때문에 사회가 불안해지고 나라살림이 거덜나는 것처럼 노인들을 매도한다. 이러다가 현대판 고려장이 다시 부활하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부모에 대한 효, 어른에 대한 공경이 유교를 비롯한 여러 문화에서 강조된 이유도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유전자의 흐름상 어른들이 자식이나 손자, 손녀를 사랑하고 돌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미 유전자를 건네 버린 부모나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필자도 자식 생각은 매일 하면서도 부모님에게는 자주 연락도 못 드리고 있다. 그러나 노인은 우리에게 단순히 유전자를 건넨 소모성 존재가 아니다. 만일 이렇게 인간을 이기적인 유전자에 의해 지배받는 단순한 전달도구로만 생각한다면 발달한 우리의 뇌가 아깝다. 우리가 전해야 할 유전자를 주신 분들도 그 어른들이고 현재 우리 사회를 만드신 분들도 바로 그 어른들이다. 노인을 공경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역시 교육밖에 없어 보인다. 갑자기 고리타분하게 노인 공경을 꺼내느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고령화사회에서 이를 방치하면 결국 사회의 갈등과 불안 요인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 ‘뺑소니 당한’ 2살 여아 죽는데도 中시민들은…

    ‘뺑소니 당한’ 2살 여아 죽는데도 中시민들은…

    2살 여자아이가 길 한복판에서 뺑소니를 당했는데도 누구하나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고 매정하게 지나가는 모습이 중국에서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장에 설치된 CCTV에 포착된 영상에 따르면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여자아이가 중국 광둥성 포산에서 지난 13일 오후 5시(현지시간)께 승합차에 들이받히는 사고를 당한 뒤 무려 7분여나 길바닥에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뺑소니를 당한 아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데도 시민들 17명이 딴청을 피우거나 무심히 보다가 지나쳤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심지어 몇 분 뒤 트럭 한 대는 쓰러진 아이를 다시 밟고 지나치기도 했다. 아이는 결국 18번째로 길을 지나가던 시민의 신고로 구조될 수 있었다. 비명을 듣고 달려온 아이의 어머니가 절규를 하며 아이를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아이는 광저우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다. ‘남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중국인들의 오불관언(吾不關焉)이 극심한 이기주의로 변질돼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길바닥에서 쓰러진 노인을 보고도 못 본체 하거나 지갑만 훔쳐서 달아나는 등 모습이 이미 목격돼 큰 충격을 줬다. 문제의 사고영상이 올라온 지 17시간이 안되어 조회수가 수백만 건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나왔다. 특히 중국의 트위터 웨이보에는 이러한 행태를 꼬집는 젊은층의 자성의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A형 간염’ 20·30대 간 노린다

    ‘A형 간염’ 20·30대 간 노린다

    대학생 등 20~30대 95%가 A형 간염 항체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전국의 대학생 등 20~30대 남녀 2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94.8%에 해당하는 217명이 A형 간염 항체를 갖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A형 간염은 만성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너무 깨끗해서 문제 흔히 ‘너무 깨끗하게 생활해 걸리는 병’으로 불리는 A형 간염은 최근 들어 20∼30대에서 급증하고 있으며, 이 시기에 감염되면 대부분 급성 양상을 보여 3∼4개월 후 완치되지만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A형 간염은 B·C형과 달리 혈액이 아닌 음식이나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서 전염된다. 불결한 위생상태에 노출되거나 오염된 어패류나 물, 인분에 오염된 과일·채소 등도 전염원이다. 과거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40대 이상은 성장기에 자연 감염돼 90% 이상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와 청소년은 항체 보유율이 10% 이하로 낮아 그만큼 감염 위험성이 높다. 게다가 A형 간염은 유·소아 필수 예방접종으로도 지정되지 않아, 현재 20∼30대의 항체 보유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A형 간염 중등도 위험국’으로 분류돼 있지만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염성 강해 위험 A형 간염은 감염 후 15∼50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시기에 가장 전염이 잘 된다. 황달 발생 전에 가장 많은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A형 간염은 B·C형과 달리 만성 질환은 아니고 대부분 감기처럼 앓다가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가볍게 여기기 쉽다. 그러나 항체가 없는 성인이 감염되면 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50대 이후 노년기에 감염되면 사망률이 1.8%로, A형 간염 전체 평균 사망률 0.4%보다 훨씬 높아진다. 처음에는 발열·오한·피로감에 이어 식욕부진·복통·구역질·구토·설사·황달과 우상복부 통증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증세는 초기 감기와 비슷하지만 콧물·기침이 없고 극심한 피로감과 함께 소변색이 짙어진다. 합병증이 생기면 한달 이상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며, 방치하면 전격성 간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개인위생 철저해야 A형 간염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날음식이나 씻지 않은 과일, 오염된 어패류 등의 섭취를 삼가야 한다. 또 물은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하며,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에 철저해야 한다. A형 간염은 전염성이 강해 가족에게 쉽게 전파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전에는 환자와 접촉한 경우 예방적으로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위험에 노출된 시기가 2주 이내일 경우 예방백신을 맞도록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환자 가족이나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 혈우병 환자, 의료계 종사자와 만성 간질환 환자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안전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고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
  • 조선시대 CSI ‘무원록’의 활약상

    조선시대 CSI ‘무원록’의 활약상

    미국 과학수사에 CSI가 있고, 현대 한국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있다면, 조선시대에는 뭐가 있었을까. 무원록(無寃錄)이 있다. 이름 그대로 원통해할 일이 없도록 하라는 기록이다. 17~19일 오후 9시 50분에 방영되는 EBS다큐프라임은 ‘무원록-조선의 법과 정의’를 방영한다. 무원록의 정확한 명칭은 증수(增修)무원록. 원나라 때 편찬된 무원록을 조선의 상황에 맞게 끊임없이 고치고 보강했다는 얘기다. 1부 ‘억울함을 없게 하라’는 실제 사건 ‘평산 박조이 살인사건’을 토대로 조선시대 엄격했던 검시과정에 대해 알아본다. 2부 ‘자살과 타살’에는 박조이 사건이 어떻게 자살에서 타살로 결론이 뒤집히는지 추적한다. 3부 ‘법, 최소한의 정의’는 왜 이렇게 공정함에 심혈을 기울였는지 되돌아본다. 구체적인 수사기법도 자세히 소개된다.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고초반응이다. 칼로 죽였더라도 씻어두거나 오랫동안 방치해두면 핏자국이 사라진다. 이때 쓰는 것이 ‘고초’라는 강한 식초다. 고초를 칼에 발라 숯불에다 달구면 칼에서 빨간 핏자국이 드러난다. 폭행에 의한 사망을 구분할 때 쓰는 방법도 있다. 구타당한 상처를 찾기 위해서는 시신을 씻은 뒤 그 위에 술지게미나 초를 종이에다 뿌려 덮으면 한 시간 뒤쯤 상처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독살 여부도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 은비녀법은 시신의 목구멍에다 은비녀를 넣었다 꺼내는 것이다. 은비녀의 색이 검게 변하면 조각수로 한번 더 닦는데, 이렇게 해도 검은 색이 사라지지 않으면 독살이라 판단했다. 대부분의 독극물에 인이나 질소가 들어 있고, 이것이 은과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는 점을 이용했다. 그래서 검시할 때는 최고급 순은으로 특별히 따로 만들어 보관하는 은비녀만 썼다. 반계법도 있다. 시신 목구멍에 백반 한덩이를 넣었다 꺼낸 뒤 닭에게 먹여보는 방법이다. 이런 과학적 수사법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의지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박조이 사건을 다루는 이유도 사실 이 때문이다. 자살로 마무리될 뻔 했던 이 사건이 주목받는 것은 정조대왕의 집념 때문이다. 스스로 심리록이라는 판결집을 쓸 정도로 법에 의한 정의에 치중했던 정조는 박조이 사건에 의문점이 생기자 직접 암행어사를 파견해 재수사에 착수토록 했다. 유교사상 때문에 금지됐던, 매장된 시체를 다시 파내는 것까지 감행하도록 했다. 억울하게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데스크 시각] ‘게임갑부’들이 달갑지 않은 이유/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게임갑부’들이 달갑지 않은 이유/박상숙 산업부 차장

    아직도 개천에서 용이 나오나 보다. 며칠 전 재벌닷컴은 1조원이 넘는 부자 25명 중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거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6명이나 있다고 발표했다. 19명의 재벌 패밀리들 사이에서 자수성가형 부호들이 출현했다는 사실은 놀라움과 동시에 희망도 줬다. 특히 8위와 12위에 이름을 올린 김정주 엔엑스씨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게임갑부’들의 약진은 더 반가웠다. 오로지 상상력 하나만으로 용꿈을 이뤄낸 주인공들이니, 우리 사회가 그래도 열려 있다는 희망을 확인한 것 같아서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 두 ‘게임갑부’를 바라보는 심정이 그다지 편치 않다. ‘부자 하나가 나려면 세 동네가 망한다’는 속담처럼, 이들의 막대한 부에는 수많은 사람, 특히 청소년들에게 끼친 심각한 부작용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게임중독으로 상담을 받은 청소년이 10만 8774명으로 3년 새 32배나 급증했으며,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률은 성인의 2배가 넘는 12.4%에 달한다.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은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청소년이 약 1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게다가 게임을 말리는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은 늘어가고 심한 경우 부모를 살해하는 극단적 패륜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게임갑부들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청소년들이 게임의 부작용으로 희생되는 작금의 현실은 뭔가 단단히 잘못됐다. 특히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들어 낸 이들의 게임에 빠져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상상력을 죽이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아이러니가 있을까. 물론 쏟아지는 비난에 업계도 움찔하고 있긴 하다.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이것저것 마련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건전한 오락거리를 제공한다며 프로야구 제9구단을 창설했다. 나쁘진 않지만 “왜 하필 야구단?”이란 의문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들의 게임중독 예방과 치료라는 부분에서 더 할 일이 많을 텐데 말이다. 게임중독으로 뭇매를 맞을 때마다 김택진 대표는 종종 “우리 게임의 주 이용자는 20~30대”, “PC방에 아이들을 방치하는 건 부모들도 책임”이라며 항변한다. 이런저런 사정을 다 참작하더라도, 게임 부작용으로 고통을 겪는 청소년들과 가정들을 배려하는 진지한 마음 씀씀이가 아쉽다. 게임은 지난해 8조원 규모에 육박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했다. 수출 역군으로 인정받으며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커진 몸집에 맞게 이제 사회를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때가 됐다. 복권, 카지노, 경마와 같은 사행산업 사업자는 중독예방·치유센터 운영비를 50% 범위에서 부담하게 돼 있다. 도박중독이라는 사회 문제를 유발하면서 돈을 벌기 때문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다 큰 어른들을 대상으로도 이렇게까지 하는데, 감수성 예민하고 특별히 보호의 손길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게임업체는 왜 두손 두발 놓고 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다음 달부터 청소년들의 게임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가 시행된다. 일각에서 효과가 없으리라는 무용론도 제기하지만, 문제는 이렇듯 업계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갈수록 외부의 손길을 타게 되리라는 것이다. 한때 게임업계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미국 담배회사처럼 앞으로 온라인 게임업체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임중독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책임을 게임업체에 묻는 사회적 압력이 가중될 것이란 게 그의 주장이다. 자본주의 4.0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맹목적인 이윤 창출이 오히려 기업의 성장을 잡는 덫이 되고 있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대로 기업의 목적은 바로 기업이 속한 사회의 가치 창출에 있다. 게임산업도 어엿한 하나의 산업군이고 게임갑부의 영향력도 재벌급으로 커진 이상 할 일은 해야 한다. 큰 부,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alex@seoul.co.kr
  • 한·미FTA ‘국익’ 머리 맞대라

    한·미FTA ‘국익’ 머리 맞대라

    미국 상·하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모두 통과시킴에 따라 이제 공은 한국, 그 가운데서도 우리 국회로 넘어왔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내년 1월 한·미 FTA 발효를 목표로, 늦어도 이달 안에 비준안을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피해산업 보호대책 등을 먼저 강구해야 한다며 강행처리 저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논란 속에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이해도 얽혀 있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서로의 독선 속에 물리적 충돌로 치달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이는 형국이다. 이미 해머국회, 폭력국회의 오명을 뒤집어 쓴 18대 국회다. ‘안철수 바람’으로 상징되는 정당정치의 위기상을 고스란히 노정한 국회다.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대립과 파행은 단순히 새로운 무역질서의 지연을 넘어 지금의 한국 정당정치 구조를 일순간에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반면 FTA 비준안 앞에서 여야가 대화와 타협의 진정한 정치를 펼쳐 보인다면 그 자체로 위기의 정치, 위기의 경제를 살릴 기회가 될 수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은 13일 “개방 경제를 지향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한·미 FTA 비준이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이라며 “비준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을 여야가 협상과 대화, 양보로 풀어냄으로써 위기에 놓인 한국 정치와 경제를 한층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념과 정치적 대립을 넘어 장기적 국익 관점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적으로 ‘좌클릭’한 민주당이 야권연합의 고리인 한·미 FTA를 쉽게 용인할 수 없고, 한나라당 역시 민주당이 내놓은 ‘재재협상’을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타협이 가능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윤 한국외대 국제통상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이 이익을 보면 우리가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게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FTA를 통한 대기업의 이익이 골고루 재분배될 수 있느냐도 결국은 정치적 리더십에 달렸다.”고 말했다. FTA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외국과의 조약을 주도하는 행정부를 국회가 통제할 수 있는 통상절차법 제정이다. 이 법안은 애초 야당 의원들이 주장했는데, 최근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제정할 뜻을 밝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과 교수는 “그동안의 FTA는 통상관료들이 일방적으로 협상하고 의회는 내용도 알지 못한 채 비준만 해주는 꼴이었다.”면서 “국민을 대신하는 의회가 조약 체결 과정을 감시·통제하고, 조약 이행 과정까지 규율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 산업을 위한 대책도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피해 대책은 주로 농·축·수산업에만 집중됐는데, 이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재탕’이 많았고, 중소 제조·서비스업은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여 있다. 따라서 국회는 정부가 농·축·수산업 대책을 단순히 나열할 게 아니라 집행 시기와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해야 하고, FTA 영향으로 타격받은 제조·서비스 업체를 지원해주는 무역조정지원제도도 현실성 있게 강화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공직자 수뢰 땐 전액 환수”

    앞으로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이 직무와 관련해 받은 금품이나 향응은 모두 환수된다. 13일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직자의 금품·향응 수수 비위 근절을 위해 현행 공무원 징계부가금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공기업 직원 등에 대해서도 비위로 얻은 부당 이익금을 전액 환수토록 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권고했다. ●징계부과금 제도 실효성 없어 지금까지는 금품이나 향응으로 챙긴 공직자의 부당 이익금은 사법 처리돼 벌금 등의 형태로만 환수돼 왔다. 권익위는 “사법 처리되지 않고 내부 징계로 종결된 경우는 부당 이익금을 환수할 제도적 장치가 없어 지난해 3월부터 징계부가금 제도를 도입, 운영해 왔다.”면서 “그러나 징계부가금 부과 의결 요구가 누락되는 등 제도의 실효성이 없어 이번에 개선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징계부가금 제도는 내부 징계자의 금품·향응 비리에 대해 징계위원회에서 부당 수수액의 1~5배 부가금을 부과하는 방안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내부 징계의 경우 징계부가금 부과, 감면, 경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처리 지침이 만들어진다.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부가금을 미부과하는 등 제도를 임의대로 운영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법적 근거 장치다. 또 지금까지 징계부가금 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았던 공기업, 지방 공기업 임직원들도 앞으로는 금품·향응 수수금이 전액 환수 조치된다. 권익위는 각급 기관의 정관, 사규, 인사규칙 등에 부당 이익금 환수 근거를 신설하는 규정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실태 조사 결과, 공직자의 금품·향응 수수 행위가 적발돼도 부당 이득이 환수 조치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금품·향응 수수로 징계받은 공무원은 1202명. 이 가운데 사법기관에 고발돼 벌금 등의 처분을 받은 이는 34%(407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66%(795명)는 내부 징계로 종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징계자들의 부당 수수액은 총 25억 3000여만원이었으나 징계 과정에서 부가금으로 돌려받은 돈은 3억 6000여만원에 그쳐 21억 7000여만원이 그대로 방치됐다. ●부패 근절·청렴 문화 확산 기대 공기업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같은 기간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품·향응 수수 징계자 73명 가운데 82%(60명)가 내부 징계로만 종결돼 수수액 8억 4000여만원이 환수되지 못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공무원의 금품·향응 비위에 대한 사후 처벌이 강화되면 공직 부패를 근절하고 청렴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길섶에서] 취업시즌/최용규 논설위원

    명문 토론토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다. 졸업성적도 우수하다. 영어는 물론 중국어, 스페인어까지 구사한다. 국내 기업 2곳에서 인턴십을 했고, 이탈리아 문화재 보호 국제봉사활동 경험도 있다.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스펙이다. 그러나 고교 선배는 모그룹에 입사원서를 낸 딸내미 걱정에 낯빛이 밝지 않다. 이번에 안 되면 재수를 시켜서라도 그 회사에 넣겠단다. 취업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 화려한 스펙인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밥을 먹다 말고 “대기업 들어가기 힘들어….”라고 독백처럼 내뱉는다. 이 풍경은 “요즘 우수한 자원이 많다.”는 어느 최고경영자의 말과 묘하게 오버랩된다. 대기업들이 하반기 공채를 실시하고 있다. 유연한 사고와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재들이 많단다. 이는 국가나 기업으로 보면 큰 자산이다. 소수인 이들은 신자유주의의 과실을 향유할 것이다. 그러나 패배했다고 방치할 수는 없다. 신자유주의 종말을 알리는 징조가 미국과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열린세상] 가진 자들의 사회적 겸손/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가진 자들의 사회적 겸손/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월가의 탐욕과 부패,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미국인들의 시위가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조직화하고 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미국사회의 정치, 사회,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극심한 불황 국면을 맞이하면서 서민 생활의 고통스러운 체험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위자들은 텔레비전에 나와 대학을 나오고 열심히 일해도 집세도 제대로 못 낼 지경이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취업을 못했거나 실직자의 경우는 말할 나위도 없다. 결국 장기 실직이나 만성적인 저소득 문제가 따지고 보니 가진 자들, 있는 자들이 끼리끼리 작당하여 부당하게 더 가져가기 때문이라는 시민적 자각이 대규모 시위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시위는 미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노출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960년대 시민인권운동처럼 사회개혁운동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에서도 미국 사례에 자극을 받은 시위가 조직되고 있다고 한다. 모방 시위가 얼마나 실익을 거둘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경제사회적 불평등 문제는 더 이상 방치·지연할 경우 사회적 폭발로 이어져 엄청난 국가적 비용을 물 수 있다. 특히 돈과 권력, 명예를 거머쥔 우리 사회 파워엘리트들의 이기주의 그리고 경제·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무감각과 도덕적 해이가 우려를 넘어 언제 사회적 분노를 자아낼지 모른다. 구체적인 통계치가 없어도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는 자못 심각하다. 살던 집을 팔고 전셋집을 줄여가면서도 빚은 빚대로 남아 있는 가정이 부쩍 늘고 있고, 허드렛일을 하면서 최저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그나마 일감이 없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급속히 늘어난 가정 해체로 인한 소년소녀가장과 밥 굶는 아이들도 정부와 사회단체에서 약간의 보조금을 받는다 해도 여전히 방치상태나 다름없다. 대학에 있어 보면 청년 실업문제가 너무 심각하여 비싼 등록금을 내고 졸업하고서 아르바이트 일거리를 전전하는 졸업생을 안쓰럽고 미안해서 못 볼 지경이다. 사회적 소외계층의 비참한 생활은 가진 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도 나름대로 바쁘고 긴장 속에 산다. 대기업과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치열해지는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정부나 공적 조직, 언론, 대학 등에서 일하는 엘리트들은 권력과 명예, 돈을 놓고 이전보다 더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또 각자 소속된 집단을 위해 다른 엘리트 집단과 이해 다툼을 벌이고 때로는 끼리끼리 부와 권력을 나눠 갖기도 한다. 특히 지금 파워 엘리트 집단이 된 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도 개인 출세주의와 가족 이기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1980년대 이후 경제 성장기에 엘리트 집단에 편입되고 경쟁적인 출세 가도를 달렸던 탓일 것이다.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적지 않은 지도층 인사들이 인사청문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위장 취업, 부동산 투기, 탈세, 표절 등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청렴한 공직자, 윤리적인 경영인이 인간 문화재처럼 보이는 세상을 살고 있다. 자기 이해관계에 충실한 가진 자들은 진실로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자를 배려할 여유를 갖지 못한다.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복지예산을 늘린다고 하지만 흉내내기 수준이고, 언제나 대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통한 국가 경제 살리기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 환율을 올려 기업의 수출실적이 좋아지고 경제성장은 높아지지만 실익은 기업이 가져가고 그 영역에서 소외된 서민들의 상대적인 불평등과 소외감은 깊어만 간다. 한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더 가지게 되고, 더 있게 되는 것은 온전히 개인의 노력의 결과일 수만 없다. 일정 부분 타인의 노력, 나아가 사회가 베풀어 준 은혜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진 자, 있는 자는 사회에 대해 감사와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집안이 잘되고 화목하려면 더 많이 교육받고 사회적으로 출세한 사람이 더 어려운 가족을 챙겨야 한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양극화 위기는 가진 자들의 집단 이기주의에서 비롯되고 있다. 소외된 시민들의 항거가 있기 전에 가진 자들의 나눔 운동이 선행되기를 기대한다.
  • “농촌지역 폐비닐 버릴 곳이 없어요”

    “농촌지역 폐비닐 버릴 곳이 없어요”

    농촌지역에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농사용 폐비닐 공동집하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1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전국 농촌에서 매년 발생하는 농사용 폐비닐을 효율적으로 수거·보관하려면 공동집하장 1만 88곳이 필요하다. 또 2006~2010년 5년간 연평균 전국의 폐비닐 발생량은 33만 4000여t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06년 35만 7000여t, 2007년 34만 1000여t, 2008년 32만 6000여t, 2009년·2010년에 각 31만여t 등이다. 그러나 공동집하장이 설치돼 운영 중인 곳은 적정량의 22% 정도인 2206곳에 그치고 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873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 296곳, 강원 250곳, 경남 236곳, 경북 180곳 등이다. 이마저도 80% 이상이 노지(露地)여서 보관 중인 폐비닐이 바람에 어지럽게 날리고 있는 형편이다. 민원이 잦고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처럼 폐비닐 공동집하장이 많이 부족한 이유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비닐 등 농촌 폐기물을 수거·처리해야 할 지방자치단체들이 집하장 설치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어서다. 농가들은 사용했던 폐비닐을 제대로 수거하지 않거나 들판 곳곳에 방치하고 있으며, 특히 상당수 농가는 폐비닐을 불법 소각 또는 매립해 경관 훼손과 함께 환경오염을 부추기는 실정이다. 농가의 일손 부족도 한 이유가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서 수거되지 않은 폐비닐은 4만 1400여t으로 추산된다. 폐비닐 민간 수거업자들도 폐비닐의 수거·운반을 위해 대형 차량을 몰고 마을 곳곳의 임시 야적장을 돌아다녀야 하는 이유 등으로, 폐비닐을 제때 수거하지 못하고 있다. 한 수거업자는 “비싼 기름값에 견줘 폐비닐 수거량이 적으면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적정량 이상이 마을 공터 등에 모인 것을 확인한 뒤에야 수거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폐비닐 수거 업무는 지난해까지 한국환경자원공사가 맡았으나, 올해부터 민간에 이양됐다. 따라서 농가와 환경단체들은 환경부와 지자체들이 폐비닐 공동집하장 설치를 위한 관련 예산을 조속히 확보해 시설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폐비닐 공동집하장을 자체 설치하려면 열악한 지방재정에 비해 많은 예산과 민원이 수반될 수밖에 없어 어려움이 많다.”면서 “국비가 지원되면 사업 추진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亡者의 진실 캘 과학수사 요원·교육 턱없이 부족

    [뉴 캅스-수사 버전을 올려라] 亡者의 진실 캘 과학수사 요원·교육 턱없이 부족

    지난 1992년 9월 어느 날, 미국 버지니아주 헨리카운티 경찰에 전화가 걸려 왔다. 마을 외곽에 쌓여 있는 쓰레기더미에서 끔찍한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로니 민터 형사는 버려진 소파 아래서 침대 시트로 온몸이 싸여 있는 버지니아 비치의 선원 출신 제리 맥랜던(당시 35)의 시신을 발견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약에 취한 질식사였다. 경찰은 맥랜던이 사망한 뒤 계좌에서 돈을 빼낸 룸메이트 데이비드 데사조와 그의 약혼녀를 의심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렀다. 사건 발생 6년 뒤 법곤충학 전문가인 테네시대학 인류학 연구소(별칭 보디 팜·Body Farm)의 윌리엄 베스 박사가 나섰다. 박사는 부패하기 시작한 시신을 뒤덮고 있던 구더기와 파리 등 곤충에 주목했다. 베스 박사는 맥랜던이 실종됐던 9월의 날씨를 분석해 시신이 부패하는 속도와 곤충 번식속도를 계산했다. 그 결과, 맥랜던의 사망일자는 9월 21일 또는 22일로 추정됐다. 경찰은 22일 당일 맥랜던의 방에서 싸웠던 데사조와 약혼녀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법원은 데사조에게 1급 살인, 약혼녀에게 2급 살인형을 선고했다. 맥랜던 살인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결정적 실마리는 시신에 있던 구더기들이었다. 시신 주변에서 기생하는 곤충이 사망시간과 당시 상황을 유추하는 단서가 된 것이다. 미국과 독일 등 과학수사 선진국에서는 법곤충학 전문가가 현장 감식요원으로 출동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다. 법곤충학을 현장 감식에 활용할 전문가는커녕 법곤충학을 과학수사기법으로 사용한 데이터베이스(DB)도 전무하다. 갈수록 지능화·다각화되는 범죄로 과학수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국내 과학수사 수준은 법곤충학과 같은 생소한 분야는 물론 기본적인 현장보존과 발굴 등 증거분석에 있어서도 미흡한 경우가 많다.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법의학자가 직접 사건 현장에 나가지 못하거나 현장 보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눈앞에 있는 증거조차 놓친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 지난 1월 발생했던 만삭의 의사 부인 사망사건에서는 최초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 과학수사요원이 피해자의 혈흔 등 중요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피의자 백모(31)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기각되기도 했다. 심지어 경찰은 사건현장의 증거들을 훼손할 위험이 있는 백씨가 경찰관의 동행 없이 사건현장에 출입하는 것을 방치하기도 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증거를 찾아낸 뒤에야 백씨에 대한 구속이 이뤄졌다. 과학수사는 전문인력과 첨단 장비의 결합물이다. 문제는 아직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국내의 과학수사는 1955년 세워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중심으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인력과 교육 시스템 등 미흡한 점이 적잖다. 경찰청과 지방경찰청, 일선 경찰서에 흩어져 있는 사건 자료의 관리부실, 전담 인력 부족, 체계적인 조사 시스템 미비 탓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과학수사요원 인력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 근무하는 32명을 비롯해 전국 16개 지방청과 250여개 일선경찰서에서 뛰는 과학수사요원들은 1100여명으로 한 경찰서에 평균 3~5명이 근무하고 있다. 과학수사요원은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범죄뿐만 아니라 현장감식이 필요한 모든 사건에 출동하기 때문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최용석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계장은 “현장 감식을 하다 보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붓을 들고 지문을 찾는 등 각종 장비를 동원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그나마 낮에는 2~3인 1조로 움직이지만, 교대근무를 하는 야간에 발생한 사건 현장에는 과학수사요원 1명만 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 증거와 시신의 상태가 중요한 증거가 되는 변사사건의 경우에도 일반 의료기관 의사 등이 현장에서 시신을 살펴보고 2~3일이 지나서야 국과수에서 부검을 하는 게 일반화되어 있다. 경찰청은 올해 안으로 법의학자를 변사현장에 배치하는 ‘현장검안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역시 인력 부족 문제로 도입이 힘든 상황이다. 현재 국과수에는 법의학자가 23명밖에 없어 밀려드는 시신을 부검하기에도 역부족이다. 경찰 소속 검시관도 56명에 불과하다. 인력 못지않게 과학수사요원들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교육시스템도 낙후돼 있다. 세계 최고의 과학수사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에서는 과학수사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수한 요원만이 증거물을 다룰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과학수사 분야를 세부적으로 구분해 현장사진전문가, 지문분석전문가, 총기분석가, 문서분석가 등을 따로 양성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과학수사요원을 뽑는 별도의 전형이 없이 일선 경찰서의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지원을 받아 선발하고 있다. 뽑힌 과학수사요원들은 4주간의 기본 과정과 현장감식, 화재감식, 현장촬영기법 등에 대한 1~2주간의 전문교육을 추가로 받을 뿐이다. 경찰청에서는 외부전문가와 내부 과학수사요원들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구성,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자체적인 전문교육 과정을 실시할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예산문제로 쉽지 않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관계자는 “총 13개 분야의 워킹그룹을 만들 계획이며 현재까지 6개가 구성됐다.”면서 “예산의 한계 때문에 추가 구성문제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력과 예산, 전문교육 등의 부족으로 국내 과학수사는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매장 시신 발굴과 미세증거물 분석, 혈흔형태 분석, 일부 DB 분야가 많이 뒤떨어져 있다. 미국의 경우 시신이 묻혀 있는 현장이 발견되면 발굴 전문가가 출동해 시신과 증거물을 발굴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시간과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체계적인 발굴이 힘들다. 또 선진국에서 1900년대 초에 시작된 미세증거물과 혈흔형태 분석도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에야 도입됐다. DB분야에서는 지문DB 이외에 많은 선진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용 페인트 자국이나 카펫 섬유 등에 대한 DB도 턱없이 적다. 서중석 국과수 법의학 부장은 “우리나라의 과학수사는 다른 나라보다 출발점이 늦지만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면서도 “부족한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자문기관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문단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행렬(대전대 경찰학과 교수), 오창익(인권연대 사무국장),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이동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표창원(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특별취재팀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서울신문은 ‘뉴 캅스(New Cops), 수사버전을 올려라’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로 피해를 입었거나 비리 등을 목격한 독자의 제보를 받습니다. 사회부 경찰팀(전화 02-2000-9172~6) 또는 white@seoul.co.kr로 연락 바랍니다.
  • 격렬비열도 90년 만에 제 면적 찾았다

    충남 최서단 무인도인 격렬비열도의 면적이 90여년 만에 바로잡혔다. 충남도는 최근 지적공부 정리를 통해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 북격렬비열도 면적이 9만 3601㎡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10일 발표했다. 이 섬은 1918년 일제의 사정 당시 지금의 3분의1인 3만 1736㎡로 기록된 뒤 방치돼 왔다. 도 관계자는 “당시 일기가 나빠 배를 정박하기 쉽지 않자 먼 거리에서 면적을 대략적으로 추정해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격렬비열도는 동격렬비도(28만 8391㎡), 서격렬비도(12만 9601㎡) 등 3개 섬과 부속 섬을 포함해 43만 8325㎡에서 51만 4603㎡로 늘어났다. 이는 동·서도와 부속 섬을 포함한 독도 18만 7554㎡보다 32만 7049㎡ 넓다. 격렬비열도는 새가 줄을 지어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 인근 관장곶에서 55㎞ 떨어진 섬으로 5년 전만 해도 주민이 거주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울시장보선 D-15] 돌아서면 ‘네거티브’

    [서울시장보선 D-15] 돌아서면 ‘네거티브’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도 거칠어지고 있다. 후보들은 뒤로 빠지고, 여야 정당들이 적극 나서서 ‘대리전’을 치르는 모양새다. 정당 지도부가 대신 나서는 것은 정책 선거를 외치는 후보들의 이미지를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선거 이후 책임론에서 최대한 자유롭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만큼 이번 선거가 여야에는 사활을 걸 만큼 중대한 선거인 셈이다. 최대 쟁점은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양손(養孫) 입적을 통한 병역 특혜’ 의혹이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가 작은할아버지의 양손으로 갔다고 주장한 1969년은 박 후보가 만 13세, 그의 형이 만 17세 때로, 형이 병역에 편입되기 한해 전”이라면서 “형이 만 18세가 넘으면 병역에 편입되기 때문에 박 후보를 양손으로 입적시켰고, ‘호적 쪼개기’로 두 형제 모두 병역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 등 야권은 “1969년 4월 작은할아버지 아들의 사망 통보를 받고 대가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 박 후보를 입적시켰다.”면서 “한나라당은 반인륜적인 흑색선전을 그만둬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최대 강점인 참신성과 도덕성을 흔들면 대역전극이 가능하고, 이를 현실화하는 데 가장 적절한 소재가 바로 병역 의혹이라고 보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 등 야권은 한나라당의 파상 공세를 계속 방치했다가는 실제로 여론의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행한 역사를 이용해 병역 면탈을 하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일”이라면서 “병역 면탈을 합법화하려고 법원까지 이용한 것은 부도덕한 일로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한 당직자는 야당 측이 ‘네거티브’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한나라당 후보가 이런 문제가 있었으면 시민단체가 난리칠 사안이었다.”면서 “검증과 네거티브는 분명히 다르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후보 선대위도 “박 후보가 범죄적 병역특혜 의혹에 대해 불행한 가정사라며 어물쩍 넘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이 병역 네거티브 공세를 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라고 주장했다. 이인영 최고위원도 “병역비리 본당인 한나라당이 나서서 최악의 역할 분담을 했다.”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박 후보는 나 후보의 자위대 행사 참여, 장애아 목욕장면 공개 등을 정치적 문제로 악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검증을 하는 게 아니라 박 후보를 모함하고 비방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박 후보 선대위 우상호 대변인은 “부동산으로 13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나 후보가 시민후보의 월세를 문제 삼고, 이등병 출신 집권여당 대표가 시민후보의 병역을 문제 삼고 있다.”면서 “네거티브는 시민의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박원순-나경원 네거티브 공방 가열..숨은 뜻은?

    박원순-나경원 네거티브 공방 가열..숨은 뜻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도 거칠어지고 있다. 후보들은 뒤로 빠지고, 여야 정당들이 적극 나서서 ‘대리전’을 치르는 모양새다. 정당 지도부가 대신 나서는 것은 정책 선거를 외치는 후보들의 이미지를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선거 이후 책임론에서 최대한 자유롭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만큼 이번 선거가 여야에는 사활을 걸 만큼 중대한 선거인 셈이다.  최대 쟁점은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양손(養孫) 입적을 통한 병역 특혜’ 의혹이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가 작은할아버지의 양손으로 갔다고 주장한 1969년은 박 후보가 만 13세, 그의 형이 만 17세 때로, 형이 병역에 편입되기 한해 전”이라면서 “형이 만 18세가 넘으면 병역에 편입되기 때문에 박 후보를 양손으로 입적시켰고, ‘호적 쪼개기’로 두 형제 모두 병역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 등 야권은 “1969년 4월 작은할아버지 아들의 사망 통보를 받고 대가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 박 후보를 입적시켰다.”면서 “한나라당은 반인륜적인 흑색선전을 그만둬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최대 강점인 참신성과 도덕성을 흔들면 대역전극이 가능하고, 이를 현실화하는 데 가장 적절한 소재가 바로 병역 의혹이라고 보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 등 야권은 한나라당의 파상 공세를 계속 방치했다가는 실제로 여론의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인 반격에 나섰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행한 역사를 이용해 병역 면탈을 하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일”이라면서 “병역 면탈을 합법화하려고 법원까지 이용한 것은 부도덕한 일로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한 당직자는 야당 측이 ‘네거티브’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한나라당 후보가 이런 문제가 있었으면 시민단체가 난리칠 사안이었다.”면서 “검증과 네거티브는 분명히 다르다.”고 꼬집었다.  나경원 후보 선대위도 “박 후보가 범죄적 병역특혜 의혹에 대해 불행한 가정사라며 어물쩍 넘기려 한다.”면서 “작은할아버지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박 후보를 입적시켰다면 박 후보가 군대를 갔다 온 후에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박 후보의 변명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이 병역 네거티브 공세를 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라고 주장했다. 이인영 최고위원도 “병역비리 본당인 한나라당이 나서서 최악의 역할 분담을 했다.”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박 후보는 나 후보의 자위대 행사 참여, 장애아 목욕장면 공개 등을 정치적 문제로 악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검증을 하는 게 아니라 박 후보를 모함하고 비방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박 후보 선대위 우상호 대변인은 “부동산으로 13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나 후보가 시민후보의 월세를 문제 삼고, 이등병 출신 집권여당 대표가 시민후보의 병역을 문제 삼고 있다.”면서 “네거티브는 시민의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눈 앞의 증거 놓치게 만드는 과학수사 허점

    지난 1992년 9월 어느 날, 미국 버지니아주 헨리카운티 경찰에 전화가 걸려 왔다. 마을 외곽에 쌓여 있는 쓰레기더미에서 끔찍한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로니 민터 형사는 버려진 소파 아래서 침대 시트로 온몸이 싸여 있는 버지니아 비치의 선원 출신 제리 맥랜던(당시 35)의 시신을 발견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약에 취한 질식사였다. 경찰은 맥랜던이 사망한 뒤 계좌에서 돈을 빼낸 룸메이트 데이비드 데사조와 그의 약혼녀를 의심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렀다. 사건 발생 6년 뒤 법곤충학 전문가인 테네시대학 인류학 연구소(별칭 보디 팜·Body Farm)의 윌리엄 베스 박사가 나섰다. 박사는 부패하기 시작한 시신을 뒤덮고 있던 구더기와 파리 등 곤충에 주목했다. 베스 박사는 맥랜던이 실종됐던 9월의 날씨를 분석해 시신이 부패하는 속도와 곤충 번식속도를 계산했다. 그 결과, 맥랜던의 사망일자는 9월 21일 또는 22일로 추정됐다. 경찰은 22일 당일 맥랜던의 방에서 싸웠던 데사조와 약혼녀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법원은 데사조에게 1급 살인, 약혼녀에게 2급 살인형을 선고했다.  맥랜던 살인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결정적 실마리는 시신에 있던 구더기들이었다. 시신 주변에서 기생하는 곤충이 사망시간과 당시 상황을 유추하는 단서가 된 것이다. 미국과 독일 등 과학수사 선진국에서는 법곤충학 전문가가 현장 감식요원으로 출동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다. 법곤충학을 현장 감식에 활용할 전문가는커녕 법곤충학을 과학수사기법으로 사용한 데이터베이스(DB)도 전무하다.  갈수록 지능화·다각화되는 범죄로 과학수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국내 과학수사 수준은 법곤충학과 같은 생소한 분야는 물론 기본적인 현장보존과 발굴 등 증거분석에 있어서도 미흡한 경우가 많다.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법의학자가 직접 사건 현장에 나가지 못하거나 현장 보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눈앞에 있는 증거조차 놓친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 지난 1월 발생했던 만삭의 의사 부인 사망사건에서는 최초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 과학수사요원이 피해자의 혈흔 등 중요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피의자 백모(31)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기각되기도 했다. 심지어 경찰은 사건현장의 증거들을 훼손할 위험이 있는 백씨가 경찰관의 동행 없이 사건현장에 출입하는 것을 방치하기도 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증거를 찾아낸 뒤에야 백씨에 대한 구속이 이뤄졌다.  과학수사는 전문인력과 첨단 장비의 결합물이다. 문제는 아직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국내의 과학수사는 1955년 세워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중심으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인력과 교육 시스템 등 미흡한 점이 적잖다. 경찰청과 지방경찰청, 일선 경찰서에 흩어져 있는 사건 자료의 관리부실, 전담 인력 부족, 체계적인 조사 시스템 미비 탓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과학수사요원 인력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 근무하는 32명을 비롯해 전국 16개 지방청과 250여개 일선경찰서에서 뛰는 과학수사요원들은 1100여명으로 한 경찰서에 평균 3~5명이 근무하고 있다. 과학수사요원은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범죄뿐만 아니라 현장감식이 필요한 모든 사건에 출동하기 때문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최용석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계장은 “현장 감식을 하다 보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붓을 들고 지문을 찾는 등 각종 장비를 동원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그나마 낮에는 2~3인 1조로 움직이지만, 교대근무를 하는 야간에 발생한 사건 현장에는 과학수사요원 1명만 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 증거와 시신의 상태가 중요한 증거가 되는 변사사건의 경우에도 일반 의료기관 의사 등이 현장에서 시신을 살펴보고 2~3일이 지나서야 국과수에서 부검을 하는 게 일반화되어 있다. 경찰청은 올해 안으로 법의학자를 변사현장에 배치하는 ‘현장검안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역시 인력 부족 문제로 도입이 힘든 상황이다. 현재 국과수에는 법의학자가 23명밖에 없어 밀려드는 시신을 부검하기에도 역부족이다. 경찰 소속 검시관도 56명에 불과하다.  인력 못지않게 과학수사요원들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교육시스템도 낙후돼 있다. 세계 최고의 과학수사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에서는 과학수사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수한 요원만이 증거물을 다룰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과학수사 분야를 세부적으로 구분해 현장사진전문가, 지문분석전문가, 총기분석가, 문서분석가 등을 따로 양성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과학수사요원을 뽑는 별도의 전형이 없이 일선 경찰서의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지원을 받아 선발하고 있다. 뽑힌 과학수사요원들은 4주간의 기본 과정과 현장감식, 화재감식, 현장촬영기법 등에 대한 1~2주간의 전문교육을 추가로 받을 뿐이다. 경찰청에서는 외부전문가와 내부 과학수사요원들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구성,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자체적인 전문교육 과정을 실시할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예산문제로 쉽지 않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관계자는 “총 13개 분야의 워킹그룹을 만들 계획이며 현재까지 6개가 구성됐다.”면서 “예산의 한계 때문에 추가 구성문제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력과 예산, 전문교육 등의 부족으로 국내 과학수사는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매장 시신 발굴과 미세증거물 분석, 혈흔형태 분석, 일부 DB 분야가 많이 뒤떨어져 있다. 미국의 경우 시신이 묻혀 있는 현장이 발견되면 발굴 전문가가 출동해 시신과 증거물을 발굴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시간과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체계적인 발굴이 힘들다. 또 선진국에서 1900년대 초에 시작된 미세증거물과 혈흔형태 분석도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에야 도입됐다. DB분야에서는 지문DB 이외에 많은 선진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용 페인트 자국이나 카펫 섬유 등에 대한 DB도 턱없이 적다. 서중석 국과수 법의학 부장은 “우리나라의 과학수사는 다른 나라보다 출발점이 늦지만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면서도 “부족한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보복 무섭고 신고해도 안오고… 눈 감는 목격자들

    보복 무섭고 신고해도 안오고… 눈 감는 목격자들

    신고가 두렵다. 경찰의 보호조치가 허술해 증인이나 신고자가 앙심을 품은 가해자의 보복 범죄에 노출되거나 실제 피해를 당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심지어 지난 2009년엔 피해자가 경찰서에서 살해당하기도 했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늦거나 아예 출동하지 않은 탓에 피해를 키운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범죄 피해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도 2차 피해를 우려, 신고를 꺼리는 게 현실이다. 서울신문 설문에서도 ‘피해자 중심 수사관행 확립’과 ‘인권침해’ 등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 강연에서 “인권보호 강화에 노력해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피해자의 인권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지난 7월 11일 새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술집 여자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20대 남성 A(21)씨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얼굴을 맞았다. 때마침 화장실에 들어온 다른 손님의 신고로 A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부터다. 강남경찰서로 연행된 A씨가 경찰 조사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자 경찰은 A씨를 풀어 줬다. 피해자는 사건 처리 과정을 묻기 위해 경찰서에 전화를 걸고서야 이 같은 사실을 알았다. A씨의 정신질환은 거짓이었다. 피해자는 “풀어 준 사이에 찾아와서 해코지라도 했으면 어쩔 뻔했냐.”고 항의했다. 경찰은 “미리 고지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하지만 검찰의 지휘를 받아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또 경찰이 사건 해결에만 신경 쓰는 사이 피해자 보호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2009년 5월 피의자 김모(50)씨는 경북 경산경찰서의 한 치안센터에서 참고인 김모(당시 52세·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경찰이 종업원에게 흉기를 휘두른 김씨를 수색하거나 수갑을 채우는 등 기본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이 감시를 소홀히 한 틈을 타 김씨는 가방에서 흉기를 꺼냈다. 경찰들은 이 사건으로 감봉 1개월의 징계만 받았다. ‘신고가 두려운 사회’의 단면은 서울신문과 여의도리서치가 지난 19일 성인 남녀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신고 포기 여부 및 사유’에 대해 87.5%가 ‘범죄를 목격했거나 나중에 목격하더라도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늘 신고했고, 앞으로도 신고할 것’이라는 답변은 12.5%에 불과했다. 신고를 포기하는 이유로는 40.8%가 ‘신상 노출이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 경찰의 보호를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 19.9%는 ‘불려 다니기 귀찮아서’, 12.4%는 ‘남의 일에 휘말리기 싫어서’, 9.9%는 ‘경찰 수사력을 믿지 못해서’라고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보복 범죄는 2006년 78건, 2007년 101건, 2008년 107건, 2009·2010년 132건씩으로 4년간 69%가량 증가했다. 올해에는 7월 현재 모두 78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급증하는 보복 범죄를 막기 위한 경찰의 노력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거나 묵살하는 경찰의 태도도 신고 의욕을 떨어뜨린다. 지난해 10월 경기 파주시의 한 공장 기숙사에서 동료에게 폭행당한 백모(32·여)씨는 112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오지 않았다. 경찰은 “이 신고자의 경우 다시 전화가 없어 (출동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보호 소홀 등을 계속 방치할 경우 범죄를 보고도 회피하는 풍토가 형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별취재팀 =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 [사설] 한·미 FTA 합의비준 정당정치 복원 기회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한·미 FTA 비준안과 관련해 여야 간 협상이 민주당의 ‘10+2안(案)’에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로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시했다. 그의 희망 사항에 불과한지, 실제로 합의 직전의 단계까지 이르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 자체로 반가운 소식이다. 여야가 대화와 타협 정신을 발휘해 비준안을 합의 처리하면 국민도 정치권을 새롭게 바라보게 될 수 있다. 실종된 정당정치를 복원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한·미 FTA는 국익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자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다. 야당도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비준은 언제 처리되느냐 하는 시간문제이자, 어떤 방식으로 처리될 것이냐 하는 형식상의 문제일 뿐이다. 그 모양새에 따라 정치권에 돌아오는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비준안이 여야의 정쟁에 발목 잡혀 장기 표류하거나 반쪽 처리될 경우 정치 불신은 가중될 것이다. 반면 여야가 국익을 위한 일에 한마음이 된다면 위기를 맞은 정치에도 희망이 생긴다. 국민은 소모적인 정쟁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기성 정치권 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 눈을 정당으로 되돌리게 하는 건 여야의 몫이다. 민주당은 ‘10+2안’, 즉 재재협상 10개, 국내 보완 2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버티던 상황에서 황 원내대표가 대폭 수용 의지를 밝힌 것은 고무적이다. 한나라당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다. 미국과의 재협상에서 이익 균형이 일부 훼손된 부분에 대해서는 야당의 요구대로 보완할 필요는 있다. 민주당 역시 발목잡기식 행태를 과감히 떨쳐내야 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정당정치의 실종을 방치하는 것은 재앙이라면서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에 조건 없이 응한 바 있다. 그 결단을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할 때다. 여야가 한발씩 물러서야 해결된다. 미국 의회가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연장안을 가결해 한·미 FTA 이행법안 처리의 미국 측 걸림돌이 제거됐다. 미 의회 일정을 감안하면 다음 달 중순 이행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측이 비준 절차를 서두르는 만큼 우리도 상응 수순을 밟아야 한다. 다음 달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맞춰 여야가 실종된 정치력을 되살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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