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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권력 3인방? 일개 내 비서관”… 문건 정국에 선긋기

    朴대통령 “권력 3인방? 일개 내 비서관”… 문건 정국에 선긋기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의 7일 청와대 오찬은 비선 실세 의혹 관련 검찰 수사 등으로 무거운 정국 속에서도 밝은 분위기로 진행됐다. 오찬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및 이완구 원내대표와 30여분간 사전 회동을 가졌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정무수석이 배석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예산안의 법정 시일 안 통과에 감사하고, 수고 많았다”며 “앞으로 공무원연금 개혁 등 할 일이 많은데 힘을 합쳐 노력하자”고 말했다고 권은희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정윤회씨와 더불어 국정 개입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에 대해 “이들이 무슨 권력자냐. 말이 되느냐”며 “그들은 일개 내 비서관”이라는 취지로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는 국정 개입 의혹 해법,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산 비리) 국정조사 ‘빅딜’ 등을 놓고도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밝고 확신에 찬 어조였다고 한다. 헤드 테이블에 앉았던 한 참석자는 “대통령이 ‘시중에서 청와대 실세 얘기를 많이 하는데 실세는 없다. 검찰 수사를 하면 다 나올 것’이라면서 ‘실세가 있다면 그건 (청와대) 진돗개다’라고 해서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고 말했다.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발언을 빗대 박 대통령이 농담했다는 것이다. 유출 문건에서 정씨가 ‘퇴출 대상’으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진 이정현 최고위원은 별 말 없이 식사만 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대통령과 우리 새누리당은 한 몸”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정권에 일대 위기가 온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이런 기회에 잘못된 것을 시정하고 잘못 알려진 부분은 국민께 속 시원히 알려 오해가 풀릴 수 있도록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박 대통령에게 힘을 실었다. 또 식사 도중 일어나 승마협회 문제와 관련한 문화체육관광부 실·국장 교체건에 대해 “이 문제는 태권도 비리에서 시작됐는데 (정윤회씨 딸 관련) 승마로 와전됐다. 왜 청와대 홍보라인에서 그냥 방치했느냐”며 윤두현 홍보수석을 겨냥했다. 윤 수석은 지난 10월 김 대표의 개헌 발언을 나중에 정면 비판했던 당사자다. 김 대표의 권유로 오찬 끝머리에 마이크를 잡은 친박근혜계 서청원 최고위원은 “청와대 중요 문건을 함부로 누설하는 것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누가 정권을 잡든 그런 기강 문란 행위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청와대에 오려고 이발소에 갔는데 대통령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오늘 이렇게 밝은 모습으로 활기찬 말씀을 해 주셔서 우리도 활기차게 잘하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앞서 윤영석 원내대변인이 “대통령이 흔들리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담담한 어조로 “내가 흔들릴 이유가 뭐가 있나. 나는 욕심도 없고 국민만 보고 간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이 행복하게 되는 것이 나의 꿈이고 그 외에는 다 번뇌다. 365일 바람은 그것뿐”이라며 “여러분도 모든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야당은 이날 회동의 의미를 깎아내렸다.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은 비선 실세에 의해 나라가 흔들린 게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대통령님, 그렇게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시면 안 된다”며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사건 수습을 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일갈했다. 당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장인 박범계 의원은 “국정 농단 의혹은 권력을 사유화한 반헌법적 폭거”라면서 “비선의 문체부 인사 개입 건과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사퇴 개입 의혹 등에 대해 관련자를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성소수자 단체 “존재 자체를 찬반문제로 전락시켰다” 

    성소수자 단체 “존재 자체를 찬반문제로 전락시켰다” 

    성소수자 단체 “존재 자체를 찬반문제로 전락시켰다”   성소수자 단체 성소수자 단체 “존재 자체를 찬반문제로 전락시켰다”   서울시민 인권헌장이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둘러싼 갈등으로 제정이 무산된 가운데 성소수자 단체들이 서울시를 규탄하며 6일 오전부터 시청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무지개 농성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과와 인권헌장 선포를 요구했다. 성소수자 단체는 “성소수자는 시민으로서 이미 이곳에 살고 있는데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이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찬성’과 ‘반대’가 가능한 문제로 전락시켰다”며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민 권리헌장 제정을 공약해놓고 시민의 힘으로 제정된 헌장을 둘러싼 논란에 사과하는 비굴한 모습을 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원순 시장이 면담에 응해줄 것과 인권헌장 논의 과정에서의 폭언과 폭력을 방치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시민위원회가 헌장 내용을 적법하게 확정한 이상 이를 선포하는 건 서울시장의 당연한 의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0년 전 ‘낙후의 상징’ 코리아가 이젠 ‘희망의 상징’

    40년 전 ‘낙후의 상징’ 코리아가 이젠 ‘희망의 상징’

    “한국 대학을 졸업한 뒤 스리랑카로 돌아와 한국어 선생님이 되는 게 제 꿈이에요.” 18세 스리랑카 소녀 파와니 푼짜라는 한국어가 유창하다. 스리랑카 마타라 지역에 파견된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단원에게 5년 전부터 한국어 수업을 받았기 때문이다. 파와니는 본래 공부와는 담을 쌓았었지만 코이카 봉사단원들의 지도를 받으며 조금씩 학업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어를 좋아해 지난해 열린 ‘제6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는 역대 최연소로 1등을 차지했다. 심지어 순자라는 한국 이름도 지었다. 대입을 앞두고도 한국어 공부에 열심이다. 한국어 선생님이 되는 것은 가난에 신음하던 스리랑카 소녀가 이루고 싶은 간절한 꿈이다. 지난달 27~30일 코이카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한 스리랑카 곳곳에서 한국 봉사단원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수도 콜롬보에 있는 ‘코리안 클리닉’은 한방치료를 받으려는 현지인들로 이른 아침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많은 현지인이 우리나라 1960~1970년대 수준의 시설을 갖춘 일반 병원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은 한방치료를 받길 희망하고 있었다. 코리안 클리닉에서 한 시간가량 차량으로 이동하면 나오는 돔페 지역에는 코이카 지원으로 완공된 스리랑카 최초의 위생 폐기시설이 위치해 있다. 지난달 27일 이 시설 개소식에 참석한 수질 프리마자얀트 스리랑카 환경재생에너지부 장관은 “그동안 쓰레기를 그냥 매립하는 바람에 전염병이 많이 발생했는데 이젠 걱정을 덜게 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스리랑카 남부에 위치한 마타라 지역에서는 2004년 쓰나미로 인해 부서졌던 왕복 2차선 다리가 코이카에 의해 6차선 다리로 재탄생됐다. 소신드라 한둔게 마타라 시장은 “당시 스리랑카에서만 4만명이 사망할 정도로 피해가 컸는데 다리가 복구돼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웃었다. 1960~1970년대 스리랑카 사람들은 낙후한 지역을 가리켜 코리아라고 불렀다. 당시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한국은 동북아시아의 가난한 나라에 불과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25년간 내전에 신음했던 스리랑카 사람들은 그동안 몰라보게 성장한 코리아의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있었다. 한국 정부는 이에 호응하며 1987~2012년 사이에 무상원조로 9900만 달러(약 1100억원), 유상원조로 3억 1500만 달러(약 3500억원)를 지원했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공적원조(ODA)는 스리랑카 공여국·기관 가운데 6위다. 현재 코이카를 통해서도 76명의 단원을 스리랑카 전역에 파견해 현지인들을 돕고 있다. 장원삼 주스리랑카 대사는 “스리랑카의 경우 과거 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에 식민지배를 당한 적이 있으며 천연자원도 풍부하지 않다”면서 “이런 점들이 한국과 닮았다고 생각한 현지인들은 코리아에 더욱 친근함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집중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물량 공세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ODA 규모는 초라하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9월 스리랑카를 방문해 13억 달러(약 1조 4000억원)가 소요되는 화력발전소 추진을 약속했고 100억 위안(약 1조 800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콜롬보항에 건설되는 인공섬 프로젝트에도 14억 달러(약 1조 5600억원)를 지원하는 대신 인공섬의 3분의1을 중국이 소유하기로 했다. 같은 달 아베 신조 총리도 일본 정상으로서는 24년 만에 스리랑카를 방문해 안테나탑과 송신소 등의 정비비용으로 137억엔(약 1335억원)을 지원하고 연안 순시선도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과 중국이 ODA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스리랑카가 해상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이다. 이미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항구 운영권과 파키스탄 과다르항 운영권을 확보한 중국은 콜롬보항까지 영향권에 넣어 남중국해-인도양-아프리카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계획 중이다. 이들 세 곳을 지도에서 연결해 보면 진주 목걸이와 비슷한 모양이어서 ‘진주 목걸이 전략’이라고도 불린다. 일본·하와이(미국)·호주·인도를 잇는 ‘다이아몬드 전략’을 구상 중인 일본은 스리랑카에 대한 지원을 통해 중국의 ‘진주 목걸이’를 자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코이카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2010년 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며 매년 해외 원조를 늘리고 있지만 아직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리랑카는 2009년 내전이 종결된 뒤 매년 6~8%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며 해상 교통의 요지로서도 중요하다”면서 “꾸준한 ODA 지원을 통해 한국과 스리랑카가 함께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콜롬보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보조금 낭비 막으려면 심사부터 깐깐히 해야

    정부가 어제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국고보조금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특정 산업을 육성하거나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에서 지급하는 자금을 말한다. 국고보조금은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관리가 허술했다. 대책의 골자는 부정 사업자의 수급자격 영구 박탈, 부정 수급액의 5배 과징금 부과, 국고보조금 관리위원회 신설 등이다.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벌칙을 강화해 부정 수급을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국고보조금은 올해 2031개 사업, 52조 5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막대하다. 연구·개발에 대한 정부출연금 30조 9000억원과 국세 감면액 33조원 등을 포함하면 실제 국고보조금은 예산의 30%에 해당하는 110조원대에 이른다. 그런데도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보조금은 ‘눈먼 돈’처럼 여겨져 해마다 줄줄 새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지난 1년간 적발한 부당지급·유용액은 3119억원이나 된다. 보건·복지, 고용, 농수축산, 연구·개발, 교통·에너지, 문화·체육·관광 분야 등 어느 곳 하나 혈세가 새어 나가지 않는 곳이 없었다. 물론 수사를 통해서도 밝혀내지 못한 부정 수급은 더 있을 것이다. 이 돈만 아꼈어도 ‘누리 예산’과 같은 다급한 예산을 편성하지 못해 쩔쩔매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정부의 책임은 실로 크다. 도둑 앞에 곳간 문을 열어 둔 거나 마찬가지다. 감독을 엉터리로 한 것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부정 수급을 묵인하거나 수급자와 결탁한 사례가 밝혀진 것만 해도 부지기수다. 늦었지만 부정을 막기 위해 칼을 빼 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한 해 1조원 이상을 절감하겠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다. 갈수록 커지는 적자 재정에서 가뭄에 단비 같은 돈이 아닐 수 없다. 정부와 함께 검찰과 경찰도 일회성 수사에 그치지 말고 보조금 유용과 횡령을 지속적으로 단속해야 할 것이다. 거창한 발표로 일을 다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대책에서 밝힌 대로 관리 인력과 체계도 점검해야 한다. 감시와 단속의 눈을 피해 가려고 보조금을 가로채는 수법은 더 교묘해질 것이다. 사후 관리에 앞서 사업 선정 단계부터 깐깐한 행정을 펼쳐 부정 수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등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 공무원들이 현장을 발로 뛰어 거짓 사업이 아닌지 눈으로 확인하고 진행 과정을 공개하는 등 투명성도 확보해야 한다.
  • 허리통증에 다리 저림 동반되면 ‘척추관협착증’ 의심해야

    허리통증에 다리 저림 동반되면 ‘척추관협착증’ 의심해야

    날씨가 추워지면서 허리통증은 물론이고 다리와 발바닥까지 이어지는 저림 증상이 심해져 잠을 이루기 어렵다면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만하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경우 주로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걷기가 어렵고 조금 쉬면 이러한 증상이 나아졌다 다시 걷기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요즘처럼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추위로 인해 근육, 인대 등이 수축되어 척추 내 신경 압박이 한층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허리디스크만큼이나 흔한 척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협착증을 오래 방치할 경우 신경에 영향을 끼쳐 보행장애, 배변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된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척추관협착증은 진행 정도가 초기인 경우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간단한 방법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도 환자에게 부담이 적은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증상을 완화 시키는 시술법이 개발됐다. 그 예로 추간공확장술을 들 수 있다. 추간공확장술은 카테터를 통해 신경의 눌림이나 유착이 있는 부위의 염증을 제거하고 인대를 긁어내 좁아진 척추관을 인위적으로 넓히는 치료 방법이다. 중증 이상으로 협착이 진행된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맞춤형 진료를 통해 신경이 압박된 부분을 정확히 찾아 개선하기 때문에 신경 손상 없이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다. 전신마취가 아니라 부분마취를 하기 때문에 시술에 대한 환자의 부담이 낮아 체력이 낮은 고령환자도 시술 받을 수 있고 심장질환자, 고혈압, 당뇨환자와 같은 만성질환자도 시술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입원 필요 없이 시술 후 안정을 취한 뒤 바로 퇴원 가능하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광혜병원의 관계자는 “척추관협착증은 대부분 30대 이후부터 증상이 시작돼 완화와 악화를 반복하다 50~60대에 통증이 심해진다. 50대 이후의 여성이나 노년층 환자에게 주로 발생하므로 증상이 의심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 받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이어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겨울철이면 특히 허리 부분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평소 무리한 운동은 피하며 가벼운 걷기, 수영 등 척추에 자극이 적은 운동을 통해 허리 근육을 강화해 주는 것이 통증 완화와 예방에 좋다”고 덧붙였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사설] ‘세월호 참사’ 교훈 잊은 501오룡호 사고

    모두 60명의 선원이 탄 사조산업 소속의 1753t급 명태 잡이 트롤어선 ‘501오룡호’가 그제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했다. 7명이 구조됐지만 1명은 저체온증으로 숨지고 5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사고 해역에서는 러시아 구조본부와 미국 해양경비대의 항공기, 러시아 구조선 및 우리 어선들이 이틀째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파도가 매우 높아 수색 작업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구조된 선원들은 구명보트를 타거나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 서베링해의 수온이 얼음물과 다름없는 0도 안팎인 만큼 실종자들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그럼에도 지금은 실종자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아직 뇌리에 생생한 상황에서 또다시 대형 해난 사고의 소식을 듣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침몰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선사 측은 어획물 처리실에 바닷물이 일시에 들어차면서 배가 기운 것으로 추정한다. 북태평양 조업에 나서는 원양어선이라면 파도에 대한 대비는 철저히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럼에도 배수가 되지 않아 침몰에 이르렀다는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이 사고의 직간접 원인으로 선박의 노후화를 지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78년 1월 스페인에서 건조된 사고 선박의 선령은 만 36년이 넘는다. 세월호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퇴선 명령이 제대로 내려졌는지도 의문이다. 사고 선박에는 한국인 11명, 인도네시아인 35명, 필리핀인 13명과 러시아 국경수비대 소속 감독관이 타고 있었다. 원양어선의 인적 구성은 원양어업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고철에 가까운 배를 사들여 저임금의 외국인 선원을 투입하는 원양어업계가 안전 쪽에 투자하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노릇이다. 1960~1970년대 외화를 벌어들이며 경제발전에 기여한 원양어업이지만 최근에는 활력을 잃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세월호 참사로 큰 타격을 입은 해양수산부지만, 원양어업의 경쟁력 하락을 방치한 책임에서도 비켜 갈 수 없다. 정부와 사고 선사는 러시아 및 미국 당국과 협력해 마지막 순간까지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을 포기하지 말고 수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실종자의 가족에게는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외국인 실종자의 가족에게도 해당국 정부와의 협력 채널을 가동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는 우선 원양어선의 안전 실태를 점검해 비슷한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원양어업을 포함한 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장기 대책도 세워야 할 것이다.
  • [영화 多樂房] ‘갈증’

    [영화 多樂房] ‘갈증’

    고레에다 히로카즈, 오기가미 나오코 등의 작품만으로 일본 영화의 특징이나 분위기를 가늠했던 관객이라면 나카시마 데쓰야를 반드시 만나 볼 필요가 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6), ‘고백’(2010) 등에서 이미 새롭고 독특한 영상을 보여 준 바 있지만 그의 신작 ‘갈증’에서 그가 추구하는 이미지들은 더욱 화려하고 강렬하며 충격적인 데다 캐릭터들은 괴팍하고 극단적이며 잔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알 수 없는 애잔함과 외로움이 순식간에 주변을 감싸고 돈다. 빠르고 대담한 편집 및 음악의 감각적 활용, 애니메이션의 혼용 등은 얼핏 20세기 말 가장 창의적인 독일 영화 중 한 편이었던 ‘롤라런’(톰 티크베어, 1998)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결말부로 갈수록 짙어지는 정서는 분명 ‘롤라런’이 가지고 있지 않은 무엇이다. 그래서 나카시마 데쓰야는 영화 자체보다 영화를 연출한 사람에 대해 궁금하게 만드는 타고난 스타일리스트이자 인간 밑바닥의 우울한 감성까지 건드릴 줄 아는 흥미로운 감독이라 할 수 있다. ‘갈증’은 사라진 딸(가나코)을 찾아 나선 아버지(아키카즈)의 모험을 그린 하드보일드 추리물이다. 가정불화로 인해 경찰직을 그만둔 아키카즈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는 한편 실종된 가나코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그녀의 신변을 조사하고 친구들과 교사를 만나면서 아키카즈는 백지에 몽타주를 그리듯 가나코의 진짜 모습과 일상을 조금씩 구체화시킨다. 부모로서 딸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는 아키카즈의 수치심과 안타까움이 스크린을 물들이는 핏빛처럼 처절하게 번져 나간다. 어른들과 소통하는 대신 죄의식을 홀로 끌어안은 채 스스로 파멸의 길에 들어선 가나코는 뇌리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 캐릭터다. 치명적 아름다움으로 원하는 것을 하나씩 손에 넣어 간 그녀는 주변인들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면서 현재의 모든 비극을 초래한 마성의 장본인임과 동시에 우리 사회 어딘가에도 방치돼 있을 법한 슬픈 10대들의 극화된 초상이다. CF감독 출신 영화감독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나카시마 데쓰야만큼 15초짜리 감각적 영상을 120분가량의 이야기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킨 사람은 드물다. 시공을 제멋대로 넘나드는 이미지의 나열에는 치밀한 논리가 숨어 있고 그 이미지의 율동감을 따라 음악이 사뿐히 리듬을 탄다. ‘갈증’의 중독성은 이처럼 잔혹한 현실을 몽환적으로 표현해 내는 천부적 재능의 마력으로 봐야 할 것이다.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은 꿈결처럼 처리된 이미지와 음악의 수면 아래에서 상당 부분 마모되고 만다. 복수를 위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모두 파국으로 몰아가는 여고생의 이야기가 토끼 굴속으로 낙하 중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포장되었듯이. 그러나 사라진 후에야 딸을 이해하고 형상화해 나가는 ‘갈증’의 주제는 명확하고 날카롭다. 우리의 부모들은, 우리의 자녀들은 과연 어디쯤 와 있는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거칠게 밀어붙이는 이 영화의 광기가 반갑고도 두렵다. 청소년 관람 불가. 4일 개봉. 윤성은 영화평론가
  • 정치원로·전문가에 듣다 …‘정윤회 의혹’ 부른 폐쇄적 국정 운영

    정치원로·전문가에 듣다 …‘정윤회 의혹’ 부른 폐쇄적 국정 운영

    정윤회씨 국정 개입 의혹과 청와대 내부 문서 유출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폐쇄적인’ 국정 운영에서 초래됐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부터 국정 운영 스타일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선 시기부터 집권 전후까지 (이번 사건 같은) 여러 징후가 있었고 박 대통령에게 우려가 전달됐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나 같은 사람들이나 (문제를) 인식했지만 이제는 일반 국민들도 알게 된 거 아니냐. 박 대통령이 여론을 전혀 듣지 않는 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정치 학자는 청와대가 국정 운영의 문제인 이번 파문을 검찰 수사에 맡겨 놓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정 농단이라는 말을 자초한 건 청와대”라며 “선제적으로 조사하고 발본색원하면 될 일을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박 대통령이 앞장서는 청와대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의 원로는 “정씨의 국정 개입 의혹과 별개로 문건 유출 문제에 대통령이 왜 전면에 나서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거취를 정해야 할 사안을 박 대통령이 국기 문란 행위로 규정하면 야당은 당연히 국정조사를 하자고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대통령 자신이 표적이 돼 야당, 언론, 국민과 싸우는 모습이 딱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문이 집권 3년 차로 접어드는 박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을 우려하면서 주변 인사 정리와 국정 운영 방식의 변화를 요구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의 권위나 지도력이 좌우될 것”이라며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율 교수는 “청와대가 솔직하게 얘기하면 문제가 훨씬 간단하게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돈 전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인적 청산을 하거나 이들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를 청와대 운용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번 사태를 대통령제의 운용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똑같은 사태를 어떻게 예방할지, 참모진 인선에서 어떻게 민주성을 확보할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좋은 콜레스테롤(HDL)’ 높여 동맥경화증 치료

    ‘좋은 콜레스테롤(HDL)’ 높여 동맥경화증 치료

     특정 단백질로 인체에 유익한 콜레스테롤(HDL)의 수치를 높여 죽상동맥경화증(동맥경화증)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간으로 유인해 대사시킴으로써 죽상동맥경화증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되고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약리학교실 김승환 교수팀은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LXR 단백질’로 동맥경화증을 치료할 수 있는 하는 방법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동맥경화증은 LDL 콜레스테롤이 동맥 안쪽에 쌓이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으로, 방치하면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LDL 콜레스테롤 자체를 줄이는 방법으로 치료해왔지만, 근육독성 등 부작용이 잇따라 새로운 치료방법이 필요했다.  LXR 단백질은 간을 비롯한 여러 인체 조직에서 콜레스테롤 대사를 조절하는 전사인자로, HDL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이는 기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단백질이 활성화되면 중성지방 합성이 늘어나 지방간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어 신약 개발에 장애가 돼왔다.  김승환 교수팀은 이런 LXR 단백질의 치료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 결과, LXR 단백질의 중성지방 합성 경로에 관여하는 ‘TRAP80’ 단백질을 최초로 확인했으며, TRAP80 단백질을 제어함으로써 LXR 단백질의 부작용 경로만 선택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실험쥐를 두 그룹으로 구분, 꼬리정맥주사를 이용해 한 그룹에는 TRAP80 단백질 억제 바이러스와 LXR 단백질 활성제 50㎎/kg을 투여한 반면, 다른 그룹에는 LXR 단백질 활성제 50㎎/kg만 투여했다.  이어, 1주일 후에 변화를 관찰한 결과, LXR 단백질만 활성화시킨 그룹에서는 HDL 콜레스테롤 증가와 더불어 간 조직의 중성지방이 3배, 혈중 중성지방은 2배나 증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에 비해 LXR 단백질 활성화에 앞서 TRAP80 단백질을 억제한 그룹에서는 중성지방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HDL 콜레스테롤만 66mg/dL에서 92mg/dL로 40% 이상 늘어나는 결과를 얻었다.  이 기술이 임상에 성공적으로 적용되면 HDL 콜레스테롤을 높임으로써 LDL 콜레스테롤을 혈관에서 떼어내 간으로 돌려보내는 새로운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이 기술은 신약개발에 폭넓게 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신약 개발에 한계가 있었던 많은 치료물질들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환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치료효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지니는 단일 물질의 두 가지 대사경로를 따로 분리,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로만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면서 “동맥경화증 외에도 지방간 등 다양한 질환의 신약 개발에 이 기술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 전문 학회지 ‘임상연구저널’(인용지수 13.765)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으며, 내년 1월에는 주목할만 한 연구를 소개하는 ‘JCI Impact’에 별도로 게재될 예정이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용어 설명  -죽상동맥경화증  동맥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내피세포가 증식해 혈관이 좁아지는 현상이다. 방치하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국내 죽상동맥경화증 발병률은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9.2%씩 급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만드는 기능을 가져 동물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종류는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로 나뉘는데, LDL 콜레스테롤은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혈관에 쌓여 죽상동맥경화증을 유발해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며, HDL 콜레스테롤은 LDL 콜레스테롤을 혈관에서 떼어내 간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해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한다.  -LXR 단백질  LXR 단백질은 간 등 다양한 생체조직에서 콜레스테롤 대사를 조절하는 전사인자다. HDL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고콜레스테롤혈증 및 동맥경화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개발 표적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활성도가 높아지면 중성지방의 합성도 동시에 증가해 지방간 및 고중성지방혈증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TRAP80 단백질  TRAP80 단백질은 전사인자의 활성을 조절하는 전사조인자복합체의 구성 성분으로 보고되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생체 내 기능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LXR 단백질의 부작용 경로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 [세계의 창] 여대생 20% 피해… “교수가 甲이라” “학교명예 누 될라” 쉬쉬

    [세계의 창] 여대생 20% 피해… “교수가 甲이라” “학교명예 누 될라” 쉬쉬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의 여학생 성추행 사건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도 집단강간 등 심각한 성폭력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남학생 사교클럽 기숙사 등에서 벌어지는 성폭행 사건들은 학교 측이 쉬쉬하면서 덮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캠퍼스 성폭력을 막겠다며 각종 제도를 도입했지만 성폭력 사건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을 경악하게 하는 또 다른 성폭력 사건은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7)를 상대로 10여명이 넘는 여성들이 제기한 성폭행 의혹이다. 이들은 코스비가 자신들을 초대한 뒤 약을 먹이고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대학 캠퍼스도, 연예계도 성폭력이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현실을 짚어 봤다. “교수가 자꾸 불러서 사무실로 가면 손을 만지거나 밖에 나가자고 해서 몇 번이나 뿌리쳤어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유수 대학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 30대 여성 A씨는 이 대학의 유명한 판사 출신 남자 교수를 만날 때마다 가슴을 쓸어 내린다. 아시아계인 A씨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캠퍼스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성폭력 현실에 대해 성토했다. 그는 “교수가 ‘갑’이라서 말을 못하고 있는데 아시아계 여성만 골라 괴롭힌다는 얘기가 있다”며 “더 심해지면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할 생각도 하지만 증거를 잡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나만 손해를 볼 거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미 대학 내 성폭력 사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 미 언론과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잡지 롤링스톤은 최근 미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버지니아주립대(UVA) 남학생 사교클럽 기숙사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집단강간 사건을 폭로했다. 롤링스톤이 인터뷰한 여학생은 “2012년 신입생 때 남학생 사교클럽 파티에 초대받아 갔다가 남학생 7명에게 끌려가 3시간 동안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며 “주변 친구들과 학교 측에 알렸지만 평판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롤링스톤에 따르면 이 대학에서 지난해 벌어진 성폭행 사건은 38건이었지만 일부만 교내 위원회에 회부됐거나 고소 절차를 밟았다. 워싱턴포스트(WP)도 UVA에 다닌 다른 여학생 인터뷰를 통해 이 학교에 ‘성폭행 문화’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지적했다. 이 여학생은 “남학생 기숙사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에도 가해자와 2년 이상 억지로 같이 다녀야 했다”며 “학교 측은 무관심으로 일관했고 학교 명성에 누가 될까 봐 쉬쉬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UVA 측은 보도가 잇따르자 뒤늦게 사교클럽 활동을 내년 1월 9일까지 중단시키고 경찰에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대학 한 학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없었다”며 피해자들을 탓했다. 지난 2월 명문 예일대의 남학생 사교클럽 파티에서도 여대생 2명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학교가 다시 성폭행 악몽에 시달렸다. 예일대는 2011년 성폭행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정부 조사를 받은 뒤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했으나 처벌 기준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도 지난달 여학생 6명 중 1명이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각 대학의 성폭력 범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워싱턴DC 갤로뎃대가 2012년 기준 학생 1000명당 11.39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1990년 제정된 연방법에 따라 각 대학에 성폭력 등 범죄 통계를 제출하도록 하는데, 최근 들어 성폭력 사건 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6월 교육부 보고서를 인용해 당국에 보고된 캠퍼스 성폭력 사건 수가 2011년 현재 3330건으로 10년 전보다 50%나 늘었다고 전했다. 성폭력 사건 수 상위에 오른 대학들은 “성폭력 신고 제도를 개선해 건수도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피해자들이 성폭력을 당한 것을 숨기지 않고 적극 신고하도록 독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월 발표된 백악관 산하 여성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여대생 5명 중 1명이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를 대학 등 당국에 보고하는 비율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폭행의 대부분은 주변 아는 사람들에 의해 파티 등에서 많이 발생했으며, 남학생 7%는 강간 또는 강간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 세계 학생들이 몰려오는 미 유수 대학에서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캠퍼스 성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관계 부처 공무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백악관은 “여대생만큼 강간 등 성폭행 위험에 노출된 미국인은 없다”며 피해자들이 캠퍼스 내 만연한 성폭행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교육부는 지난 5월 성폭력 사건에 부적절하게 대응해 연방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는 55개 대학 명단을 전격 공개하며 성폭력 근절 의지를 밝혔다. 명단에는 최고 명문 하버드대를 비롯해 프린스턴대·다트머스대·미시간대·오하이오주립대·펜실베이니아주립대·시카고대·보스턴대 등이 포함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월 연예인들을 동참시켜 캠퍼스 성폭력 예방을 위한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캠페인을 시작해 대학 200여곳을 참여시켰으나 아직까지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대학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성폭력을 방치하고 쉬쉬하는 대학 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학내 경찰 순시 및 성폭력 신고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며 “성폭력 건수 및 예방·대응 노력에 따라 대학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건조한 탓으로 돌렸던 안구건조증, 원인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건조한 탓으로 돌렸던 안구건조증, 원인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겨울철 찬 바람에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눈물을 줄줄 흘리는 이들이 많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흔히 눈이 시리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안구건조증은 현대인들의 만성적인 안질환 중 하나다. 심한 경우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통증과 두통 등이 동반 돼 주의가 요구된다. 문제는 이러한 안구건조증을 두고 그저 날씨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그 원인이 너무나 다양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안구건조증은 눈물 분비량이 적거나 빠르게 증발해 발생한다. 하지만 눈물 생성기관에 염증이 있거나 다른 질환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은 갑상선 기능의 문제가 이 같은 안구건조증의 원인일 수 있다. 특히‘갑상선기능항진증’의 발병원인이 되는 자가면역질환인 그레이브스 병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물론 엄밀하게 따져보면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그레이브스 병은 서로 다른 질병이다. 자가면역질환인 그레이브스 병은 갑상선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이고 이때 증가된 호르몬에 의해서 전신에 나타나는 증상들을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고 말한다. 안구와 안구를 감싸고 있는 근육들은 염증에 매우 민감하다. 따라서 갑상선에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에 의해서 안구건조증과 심한경우에 안구돌출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좌우의 안구가 동시에 움직이지 못해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염증과 부종이 빠지면서 안구가 원위치로 돌아갈 수도 있으나 오래 지속되면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모든 병의 치료는 원인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원인을 간과한 채 안과적인 치료만 고집하는 것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없다. 그레이브스 병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갑상선을 공격해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혈액검사를 통해 자가면역항체인 TSH 면역항체나 TG 면역항체가 높게 검출되면 그레이브스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면역세포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는 세포이지만 어떤 원인에 의해 혼란을 일으키면 되레 우리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킨다. 면역항체의 공격으로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면 심계항진이나 체중감소, 안구돌출, 불안증 등의 갑상선항진증의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원인치료를 중시하는 한의학에서는 갑상선기능항진증에 대한 근본치료를 위해서는 잘못된 면역에 대한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면역이 정상적으로 회복되면 갑상선기능은 자연히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항진증과 안구증상들도 사라지게 된다는 원리다. 행복찾기한의원 차용석 원장은 “현재 현대의학에서는 그레이브스병을 비롯한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약물이나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다”며 “면역이상으로 발생한그레이브스병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한방치료를 통해 원인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연구 발표를 통해서도 많은 한약재에 면역체계의 불균형을 회복시키는 정상화물질(adaptogens)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원칙없이 한약을 복용한다고 무작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체질과 증상에 따라 정확한 처방이 필요하다. 차 원장은 이어 “갑상선과 면역 기능을 회복시켜주는한약재로 구성된 보갑탕은 과도하게 항진된 대사를 조절해 주고 잘못된 면역을 회복시켜 그레이브스병과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치료한다. 치료기간은 환자의 체질이나 염증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소요된다. 항체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약처방 외에도 침이나 체질면역약침, HPT 치료, 영양 식이요법 및 온열요법 등이 병행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일본형 저성장 경고음] 日 같은 급격한 부동산 버블은 없어… 디플레 공포·취업 빙하기는 공통점

    일본에서는 1991년 이후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디플레이션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어 왔다. 최근 한국도 일본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한국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일본의 장기 불황은 정책당국의 잘못된 대응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인한 엔고 쇼크를 막기 위해 일본 정부는 공공투자를 늘리고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경기 자극책을 썼다. 시장에 풀린 돈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1986~1991년 도쿄를 비롯한 6대 도시의 평균 지가는 3.07배 올랐다. 1989년 12월 29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3만 8957.44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고, 1990년부터 일본의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폭락했다. 버블이 너무 빨리 차오르자 정책당국이 급격히 돈줄을 졸라맨 탓이다. 1989년 5월부터 1년 3개월간 5차례나 금리 인상을 실시해 2.5%였던 기준금리를 6%로 올렸다. 1990년 3월 일본 대장성은 부동산 관련 대출 증가율은 자산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총량규제를 실시했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폭락하기 시작했고, 부동산을 팔아도 대출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과 은행은 줄도산했다. 한국의 경우 2000년부터 올해 1월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값이 137% 상승(KB주택동향 기준)한 것으로 나타나 일본만큼 급격한 ‘부동산 버블’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 일본은 기업이 주도한 상업용 부동산 중심으로 거품이 꼈다면 한국은 개인들이 시세차익을 노린 아파트 중심으로 매매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일본은 부동산과 주식시장 폭락으로 1990년대 급격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수요 위축으로 디플레이션이 일어났다. 그 나라 국민경제의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것) 기준으로는 1993년부터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그러나 당시 정책당국은 ‘물가 하락이 가계의 실질임금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이를 방치, 장기 디플레이션을 막지 못했다. 한국 역시 비슷한 기로에 서 있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의 ‘일본의 90년대 통화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1년 이후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에는 0~1%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장기 불황으로 기업 인력 감축에 의한 실업, 신규 채용의 억제로 ‘취업 빙하기’가 발생하며 정규직의 임금이 줄어들고 비정규직이 증가한 상황도 한국에서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인천 1500억짜리 도로 민원에 4년째 방치

    인천 1500억짜리 도로 민원에 4년째 방치

    인천시가 1500억원을 들여 만든 도로가 집단민원에 발목이 잡혀 4년째 개통도 못 한 채 방치되고 있다. 27일 인천시에 따르면 사업비 1524억원(시비 1209억, LH 315억)을 투입해 2003∼2011년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동구 송현동 동국제강 간의 도로(길이 2.92㎞, 폭 50∼70m) 대부분을 완공했다. 이 도로는 중·동구 도심을 서구 청라국제도시와 연결하는 주요 도로로 1∼4구간 가운데 3구간을 제외하고 오래전에 건설됐다. 1구간(현대제철∼송현터널)은 길이 875m, 폭 50m로 2011년 말 471억원을 들여 완공됐다. 그러나 도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소음·진동 및 고가도로 설치로 인한 주거환경 훼손 등을 내세워 아파트 매입(200억원 소요)을 요구하며 반발해 개통하지 못하고 있다. 2구간(송현터널∼송림로, 길이 315m, 폭 50∼70m)도 220억원을 투입해 이미 9년 전에 준공했으나 고가도로 방음시설(80억원 소요) 등 대책 마련 뒤 개통을 요구하는 민원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3구간(송림로∼유동삼거리, 길이 380m, 폭 50m)은 2010년 10월 토지 및 지상물 보상을 마쳤지만, 도로 개설에 대한 주민들의 찬반 대립으로 착공조차 못 하고 있다. 주민들은 배다리 헌책방거리를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 이 구간은 인천의 근대역사 유물이 많은 배다리를 당초 고가도로로 관통하도록 설계됐지만, 지하화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지하화로 추진하려 했으나 지하화 구간 거리를 놓고 다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3구간은 종합건설본부에서 설계했다가 지금은 중단한 상태”라며 “동인천역세권 개발, 도심재생사업 등과 얽혀 있어 언제 공사를 진행해야 할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中어선 방치 말라” 서해5도 어민들 해상 시위

    “中어선 방치 말라” 서해5도 어민들 해상 시위

    인천 옹진군 서해5도 어민들이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에 항의해 26일 어선을 몰고 대규모 해상 시위를 벌였다. 대·소청도와 백령도 등 서해5도 어민 160여명은 이날 오전 8시쯤부터 어선 80여척에 나눠 타고 대청도 인근 해상으로 집결했다. ‘생존권 보장’이라는 글씨가 적힌 머리띠를 두른 어민들은 ‘중국어선 방치하면 영토주권 소용없다’, ‘정부는 생계대책 마련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배에 걸고 시위를 벌였다. 어민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해상 시위에 나섰다”며 “우리의 생존권을 지킬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어 선택한 시위”라고 목청을 높였다. 중국어선 700~1000척은 선단을 이뤄 지난 4일부터 대청·백령도 어장에 들어와 치어까지 싹쓸이하고 어구, 어망을 파손해 어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오래전부터 중국어선들이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해 왔지만 많아야 200~300척이었는데 500척이 넘는 선단이 조업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시위에 참가한 어선들은 이날 대청도에서 서해를 따라 경인아라뱃길을 거쳐 여의도까지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해경과 옹진군 어업지도선 등의 만류로 오전 11시 30분쯤 대청도로 돌아갔다. 어민들은 다음달 초까지 해양수산부 등 관계 기관이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해상 상경 시위를 다시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20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단속에 저항하는 중국어선들의 폭력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함정, 헬기, 특공대로 구성된 중국어선 전담 단속팀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해5도 어민들은 직접적인 피해 보상책이 빠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올해 서해5도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나포된 중국어선은 모두 34척으로 선원 53명이 구속되고 41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2012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62척과 42척이 나포됐다. 인천경실련은 이달 대청도 어장 어구 피해액만 7억 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 ‘불법 벌목’ 현장 가보니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 ‘불법 벌목’ 현장 가보니

    울창한 나무들이 잘라져 검게 드러난 숲의 민낯은 회색빛 겨울 하늘과 딱히 경계가 없었다. 공사현장 비탈에는 거친 나이테를 드러낸 소나무 밑동만 남아 있었다. 수십년 된 소나무와 신갈나무가 군락을 이루던 이곳에는 시공업체인 대림산업이 훼손된 산림을 복구한다며 급하게 심은 100원짜리 동전 굵기의 앙상한 자작나무만이 거센 바람과 맞서고 있었다. 지난 25일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내 스포츠지구(대관령면 용산리)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슬라이딩센터(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경기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시공업체에 의해 훼손된 숲 대부분은 녹지자연도 8등급(1~10등급 중 높을수록 자연 원형에 가까운 상태)에 해당하며 나무의 성장이 정점에 이른 곳이다. ●굵직한 나무 잘라내고 묘목 심고 복원 주장 평창올림픽 관련 공사과정에서 환경파괴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슬라이딩센터 건설 현장에서 대림산업과 하청업체들이 5부능선 이하의 원형보전지역 산림 5000㎡가량을 불법 훼손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5부능선 이상은 산지관리법 개정 등의 이유로 벌목 허가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나무들이 베어졌다. 애초 슬라이딩센터 건설 공사로 6016그루의 나무가 훼손될 예정이었지만, 현장에서는 그 몇 배 이상의 나무가 잘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는 방안도 주먹구구식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 14일 현장을 적발한 뒤 ‘12월 15일까지 훼손 지역에 대한 복구 계획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지난 15~16일 5부능선 이하의 불법 벌목 지역에 자작나무 400주를 덜렁 심었다. 벌목 이전에 지름 40~80㎝의 굵직한 나무들이 있던 자리에 지름 2~6㎝밖에 되지 않는 묘목을 심어 놓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이에 대해 정규석 녹색연합 국장은 “해당 지역은 소나무, 신갈나무 등이 있던 곳인데 땜질식으로 자작나무를 심었다”며 “벌목을 하면 나무만 훼손되는 게 아니라 그 지역에 살던 동물들이 다른 곳으로 쫓겨가면서 전체 생태계와 토양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무주 덕유산 전철 밟을라” 우려 커져 환경전문가들은 시간에 쫓겨 생태계 훼손과 복구 방안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공사를 진행한 후유증을 평창 또한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 활강경기가 열린 전북 무주 덕유산 설천봉 일대는 17년이나 지났지만 잡목만 무성한 채 방치되고 있다. 1999년 용평 동계 아시아경기대회 때도 발왕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갈아엎어 용평리조트를 만들었다. 원시림의 보고로 알려진 정선군 가리왕산은 평창올림픽 스키 활강 경기장 건설로 훼손된 상황이다. 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에 따라 대회가 끝난 뒤 생태복원에 나서기로 했지만 어떻게 복원할지는 불투명하다. 국립수목원 오승환 박사는 “‘평창올림픽특별법’을 제정해 애초 개발이 불가능한 보존구역도 환경영향평가 등이 간소화되다보니 문제가 발생한다”며 “복원 계획이 정밀하게 논의돼야 하지만 예산도 제대로 세워지지 않고 여론도 집중이 안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대 산림과학부 윤여창 교수는 “올림픽 뒤 나무를 다시 옮겨심고 생태계를 복원하면 된다며 개발을 강행하지만 한번 죽은 생명을 되살릴 수 없는 것처럼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게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평창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인도 항공모함의 ‘인생 한방’ 스토리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인도 항공모함의 ‘인생 한방’ 스토리

    무려 70년 이상 바다 위에 떠 있던 군함이 최근 조용히 생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들어가면서 인도 국내 여론이 소란스럽다. 인도 해군의 산 증인과도 같은 이 군함의 해체 여부를 놓고 인도 내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지만, 인도정부는 결국 이 배를 해체해 고철로 매각하기로 결정해버렸고, 뭄바이 인근 해안에 정박한 이 배의 해체 작업이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인도해군의 첫 번째 항공모함 INS 비크란트(Vikrant)는 국민들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갈 준비를 시작했다.원래 비크란트는 지난 1997년 인도해군에서 퇴역한 이후 해상 박물관으로 사용되어 왔었다. 그런데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인도해군이 운영 경비를 충당하지 못하고 2013년 12월에 박물관을 폐장하고, 올해 3월 뭄바이에 있는 한 폐선 업체에 6억 3,000만 루피(약 111억 원)에 이 배를 매각했다. 이 업체는 이 배를 해체해 고철로 판매하려 했지만, 비크란트 해체 소식이 전해지자 인도 시민단체들과 예비역 군인들은 인도 최초의 항공모함이자 인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 항공모함은 국보(國寶)로 보존되어야 한다며 업체를 상대로 해체 작업 중지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는 업체의 승리였고, 비크란트는 해체가 결정됐다. 군함 하나 해체되는데 국민적 논란이 가열되며 법적 공방이 가열된 데에는 이 배가 여러 사연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10년간 버려졌던 별볼일없는 작은 배 인도해군의 첫 번째 항공모함으로 지난 1961년 취역한 비크란트는 원래 인도 군함으로 태어난 배가 아니었고, 제트 전투기를 탑재하기 위한 배도 아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무제한 잠수함 작전에 치를 떨던 영국해군이 호위 항공모함(Escort Carrier)으로 개발해 6척을 건조한 머제스틱(Majestic)급 가운데 한 척인 허큘리즈(Hercules)가 비크란트의 원래 이름이었다. 이 배는 대서양에 배치되어 독일 잠수함을 상대로 싸울 예정이었지만, 건조가 완료되기도 전에 전쟁이 끝나버렸고, 이 배를 주문한 영국정부는 배를 인수할 여력이 없었다. 10년 넘게 방치되어 있던 허큘리즈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인도였다. 인도는 1957년에 이 배를 구입한 뒤 1950년대부터 등장한 제트 전투기를 탑재하기 위해 무려 4년에 걸쳐 대대적인 개조 공사를 실시했다. 20,000톤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덩치지만, 이 배는 증기사출기를 장착해 고정익 항공기 운용이 가능했다. 인도 해군은 이 항공모함에서 영국제 호커 씨-호크(Sea Hawk) 전투기를 운용했다. 씨호크 전투기는 1940년대 후반에 등장해 1950년대 초에 영국해군에 취역했다가 몇 년 못 가 퇴출당한 초창기 제트 전투기였다. 속도도 느렸고 기관포와 폭탄, 로켓탄 정도만 운용이 가능했기 때문에 육상에서 발진하는 제대로 된 제트 전투기와는 상대할 수 없는 빈약한 전투기였고, 인도해군도 ‘항공모함을 가졌다’라는 시현효과 말고는 이 전투기와 비크란트 항공모함에 크게 기대를 걸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1965년 발생한 제2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에서 인도해군이 ‘풀을 먹고 살더라도 항공모함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만든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인도는 전쟁 발발 직전 비크란트 함대를 출항시켜 동부 파키스탄 해안 지역 폭격 임무를 부여했다. 목표는 파키스탄에서 분리독립해 현재는 방글라데시 영토가 된 콕스 바자르(Cox's Bazar)항구와 벵골만 인근의 치타공(Chittagong) 항구였다. -허찌른 단 한번의 승리 당시 인도해군은 비크란틓 항모전단을 실전에 투입하면서도 파키스탄 공군의 역습을 대단히 두려워하고 있었다. 당시 파키스탄 공군은 미제 F-86 전투기는 물론 초음속 전투기인 F-104를 보유하고 있어 이들 전투기와 공중전이 붙을 경우 아음속 전투기인 씨호크가 이길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인도해군의 이러한 우려는 기우(杞憂)라는 것이 곧 드러났다. 애초에 제2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이 서부 카슈미르(Kashimir) 지역을 두고 벌어진 분쟁이었고, 파키스탄의 공군력은 서부 지역에 집중되어 인도공군의 미라지 전투기와 싸우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군부 누구도 멀리 떨어진 동부지역에 인도 항모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하지 못했으며, 비크란트는 의도치 않게 파키스탄의 허를 찌르며 구식 전투기로 동부 전선의 제공권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활약을 펼쳤다. 비크란트는 동부 지역의 파키스탄군 핵심 해군기지와 비행장을 폭격해 철저히 파괴시키고 유유히 모항으로 돌아왔고, 오는 길에 파키스탄 잠수함까지 1척 격침시키며 단숨에 인도 국민들의 영웅으로 부상했다. 비크란트에 의한 동부 파키스탄 전선에서의 대승은 이후 방글라데시 독립전쟁의 불씨가 되었고, 결국 동파키스탄은 1971년 방글라데시로 독립했다. 구식 항모와 구식 전투기가 방글라데시 독립의 신호탄을 쏜 것이었다. 1965년의 눈부신 활약 이후 비크란트는 별다른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단 한 번의 작전 승리를 통해 인생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군부에서 항공모함에 대한 회의론은 완전히 사라졌고, 항모를 추가로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졌다. 그러나 당시 인도의 경제적 여력으로는 항모를 추가로 도입할 수 없었기 때문에 1980년대 초부터 대대적인 개량이 시작되었다. 1980년대 중반에서는 나온지 40년이 된 씨호크를 더 이상 운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함재기로 수직이착륙 전투기인 씨-해리어를 도입하고, 이 전투기 운용을 위해 증기사출기를 제거한 뒤 그 자리에 스키 점프대를 장착하는 개조 공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아무리 신형 전투기를 탑재한다고 해도 배 자체가 낡은 것은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기 때문에 8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작전 배치 시간보다 조선소에서 수리를 받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인도 해군은 비크란트를 예비로 돌리고 새로운 항공모함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INS 비라트(Virrat)였다. 물론 비라트 역시 1950년대에 건조되어 영국해군이 포클랜드 전쟁에서 운용하던 역전노장이지만, 적어도 비라트보다는 10년 이상 젊은 배였기 때문에 인도해군은 비라트를 주력 항모로, 비크란트를 훈련함으로 운용했다. 그러나 배에도 수명이 있는 법. 더 이상 항해가 어려울 정도로 낡은 비크란트는 1997년 인도해군에서 공식 퇴역했다. 그러나 이 배를 기억하는 인도국민들은 비크란트가 다른 군함들처럼 해체되어 사라지는 것을 거부했고, 인도해군은 뭄바이 항구에 ‘비크란트 해상 박물관’을 개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전 한 조선소에서 태어난 마제스틱급 5척 형제들이 모두 해체되어 사라진 것에 비하면 ‘화려한 은퇴’를 맞이한 것이었다. -부활을 예고하며 사라져간 노함(老艦) 하지만 인도국민들이 아무리 이 배를 애지중지한다 하더라도 결국 돈 앞에서는 장사가 없었다. 박물관 입장 수입만으로는 이 배를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고, 인도해군은 결국 이 배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사회적으로 격렬한 찬반 논쟁이 벌어졌지만, 결국 인도 대법원은 해체를 승인했고, 최근 뭄바이 인근 알랑(Alang) 폐선소에서 해체 작업이 시작됐다. 해안에서 인부들의 망치에 의해 초라하게 해체되고 있지만, 비크란트의 운명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비크란트라는 이름의 새로운 항공모함이 건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인도는 코친 조선소(Cochin Shipyard)에서 4만 톤급 중형 항공모함을 진수시켰다. 사라져 간 노장 비크란트의 함명을 그대로 이어받은 이 항공모함은 비크란트와 비라트, 비크라마딧챠(INS Vikramaditya)가 영국과 소련에서 사용하던 퇴역 항모를 개조해 들여왔던 것과 달리 설계부터 건조까지 완전히 인도 기술로 만들어진 첫 번째 항공모함이다. 비크란트보다 2배 가까이 큰 4만 톤의 배수량을 자랑하며, 작전 능력 역시 대단히 강화되었다. 숙적인 파키스탄은 물론 최근 국경선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최신 전투기들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최신형 전투기인 MIG-29K는 물론 인도가 독자 개발한 신형 경전투기 LCA 테자스(Tejas) 함재형 등 20여 대의 전투기와 중형 대잠헬기 10여 대 등 3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어 항공기 운용능력은 기존 비크란트보다 몇 배나 향상되었다. 인도해군이 지난 20여 년간 준비해 온 야심찬 프로젝트에 ‘비크란트’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이 이름이 산스크리트어로 ‘용감하다’라는 의미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도의 최대 숙적 파키스탄을 일방적으로 대파한 비크란트의 활약은 인도해군 장병들을 하나로 묶는 자긍심이자 뿌리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도국민들은 새로 등장할 ‘2세대 비크란트’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고질적인 방산비리와 의사결정 비효율, 기술부족 등으로 인해 수십 년째 잡음이 끊이지 않아 제대로 된 항공모함으로 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용산 방치·무단점유 구유지 발굴… 거주 구민 주차공간 41개 되찾아

    용산 방치·무단점유 구유지 발굴… 거주 구민 주차공간 41개 되찾아

    ‘무단점유 중인 국공유지를 주차장으로 만들어 예산절감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 서울 용산구는 방치 또는 무단점유 중인 국공유지를 발굴(1차 조사)해 거주자우선주차구역으로 만든 결과 41면(1면: 자동차 1대를 주차하는 구획)의 주차장을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통상 사유지 중 활용도가 없는 자투리 땅을 임대해 구가 주차장을 조성하는 경우 1면당 400만원의 공사비가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1억 6400만원을 아낀 셈이다. 구는 우선 134필지에 대한 현장점검을 마쳤고 올해 말까지 797필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2028필지를 조사하게 된다. 현장점검단은 용산구시설관리공단 직원 10명이다. 이들이 1차 조사에서 거주자우선주차구역으로 만든 곳은 무단사용 중인 국유지로는 한남동 557-48 3면과 보광동 244-22 7면, 보광동 231-17 9면 등이다. 구유지 중에는 불법주차를 하던 이면도로 동부이촌동 10면과 원효로4가 12면 등이 있다. 점검단에 따르면 구유지를 허가 없이 주차장으로 쓰던 주민들의 불만도 있었다. 일례로 7년간 구유지에 임의로 주차장 구획을 그어 이용하던 한 구민은 “불법이든 말든 무료주차장이었는데 왜 갑자기 월 4만원의 거주자우선주차구역으로 만드느냐”고 항의했다. 구 관계자는 “4가구가 7년간 썼는데 법대로 그간의 점용료를 계산하면 2000만원이 넘는다고 설명했고 항의하던 분은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을 만드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의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은 4173면이지만 아직 대기자만 4000명이 넘는다. 방치되거나 무단 점유된 토지를 찾아내 조금이라도 주차장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점유 용지를 찾아내도 서계동의 사례처럼 사유지와 구유지, 자산관리공사 소유지 등이 섞여 있는 곳도 있다. 구는 이들을 설득했고 향후 30~40면의 주차장 조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성장현 구청장은 “이번 조사작업으로 주차 문제의 근본적 해결까지는 어렵지만 주민들이 행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그늘/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그늘/조현석 체육부장

    “쎄울~.” 1981년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들려온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이 한마디는 전 국민을 감동과 흥분에 휩싸이게 했다. 국민들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말에 솔깃했고, 각종 체육 행사 때마다 88서울올림픽 유치를 환영하는 매스게임이 단골처럼 등장했다. 올림픽이 열리면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고, 수조원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뉴스는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이후 올림픽과 월드컵 등 ‘메가스포츠’ 이벤트 개최와 국위선양, 경제발전은 등식처럼 국민들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에는 메가스포츠 이벤트 개최 소식이 국민들에게 반갑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이미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탓도 있지만 대회를 치른 국내외 도시들이 경기장 유지 관리로 인해 재정 압박을 받는다거나 경기장 활용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인천의 경기장들은 벌써부터 인천시 재정을 압박하는 애물단지가 됐다. 민자 유치에 실패해 경기장 건설비 4900억원을 국비와 시비로 쓴 인천은 앞으로도 연간 수십억원을 경기장 유지 운영비로 써야 한다. 인천 남동구는 막대한 관리비 부담을 이유로 남동경기장 운영을 포기하고 시에 반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외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1976년 올림픽을 개최한 캐나다 몬트리올은 15억 달러(약 1조 6680억원)의 빚을 졌고, 30년 만인 2006년에야 겨우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국민들의 반대 속에 지난 6월 월드컵을 치른 브라질은 관련 경기장 시설 활용에 애를 먹고 있다. 예상했던 만큼의 경제 효과는 없었고, 한국-러시아전이 열렸던 쿠이아바 등 각종 경기장이 방치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7월 카자흐스탄 알마티, 중국 베이징과 함께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 도시로 선정된 노르웨이 오슬로는 최근 재정 부담과 정치적 문제로 2022년 동계대회 유치를 포기했다. 회원국들의 재정적자 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IOC는 지난 18일 2개국 공동 개최, 2개 도시 이상 분산 개최를 허용하는 내용의 ‘올림픽 어젠다 2020’을 발표했다. 2020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은 IOC에 경기장 변경을 요청해 2000억엔(약 1조 9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전체 31개 경기장 중 28개 경기장을 선수촌 반경 8㎞ 이내에 배치한다는 유치 신청 당시 계획을 포기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경기장을 추가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평창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대회 종료 후 철거를 전제로 짓는 일부 경기장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건설 비용 절감이나 사후 활용방안 등에 대한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강원도는 현재 알펜시아 건립 과정에서 생긴 부채로 연간 430억원의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데 대회가 끝난 뒤 경기장 시설 유지와 운영비용 등으로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메가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대회가 끝난 뒤 관련 시설들이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무작정 경기장을 짓기에 앞서 기존 시설을 최대한 재활용하고, 재정 범위에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hyun68@seoul.co.kr
  • [세계의 창] 평화·공존의 영역 ‘성지’… 이·팔, 목숨 건 ‘성전 전쟁’

    [세계의 창] 평화·공존의 영역 ‘성지’… 이·팔, 목숨 건 ‘성전 전쟁’

    지난 8월 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싸움이 휴전으로 마무리된 지 불과 석 달 만에 가자지구에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알아크사 사원 문제가 깔려 있다. 지난달 29일 이스라엘 극우파 예후다 글리크 암살 미수 사건이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스라엘이 알아크사 사원을 폐쇄하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즉각 봉기했다. 지난 5일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이 승합차를 몰고 경전철 정류장으로 돌진해 1명이 숨졌고, 10일에는 서안지구 정착촌에서 팔레스타인인이 휘두른 흉기에 여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어 18일에는 서예루살렘 하르노프 지역 시나고그(유대교 회당)에 팔레스타인 청년 2명이 난입, 권총을 쏘고 도끼를 휘두르면서 유대교 랍비 4명이 사망했다. 이러다 ‘3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가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유대인들은 동예루살렘 일대 성지를 템플 마운트(Temple Mount)라고 부른다. 기원전 9세기 구약성경의 솔로몬 왕이 만든 성전(聖殿)이 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후 이민족과의 싸움으로 파괴와 재건을 거듭했으나 성전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다. 로마제국이 기원후 70년 3차 성전을 파괴한 뒤 유대인들을 다 내쫓고 쓰레기장처럼 방치해 버린 탓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곳이 바로 ‘통곡의 벽’이다. 유대인들은 이것을 유일하게 남은 성전의 흔적이라고 여긴다. 반면 무슬림에게 이 지역은 하람 알샤리프라고 불린다. 우리말로 풀자면 ‘숭고한 안식처’ 정도 된다. 이슬람의 창시자이자 예언자인 무함마드가 승천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멀리 있는 사원이라는 뜻의 알아크사 사원은 이를 기념하기 위한 곳이다. 무함마드의 탄생지 메카, 무함마드의 무덤이 있는 메디나와 함께 이슬람 3대 성지로 꼽힌다. 양측의 입씨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무슬림은 이스라엘 주장이 억지라고 본다. 몇 번 파괴를 겪다 보니 3차 성전의 위치는 정확하게 기록하지 않았는데 무조건 지금의 위치라고 우긴다는 것이다. 고고학적 증거를 찾는다고 그렇게 들쑤셨는데 아직 관련 유물 하나 나오지 않은 것이 그 증거라는 주장이다. ‘통곡의 벽’에 대해서도 “유대인조차 20세기 초까지 아무 관심 없었던 벽이었는데 갑자기 신성시한다”고 주장한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 같은 곳에서는 아예 “성전산이란 표현 자체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통곡의 벽’도 그냥 ‘서쪽 벽’이라고만 부른다. 반면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메시아가 재림하는 순간 다시 들어설 성전의 자리를 절대 양보할 수는 없다. 무슬림들이 알아크사 사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워 제대로 된 발굴 조사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서로가 서로의 약점만 캐내다 보니 큰 돌 하나를 찾으면 한쪽은 승천의 증거라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성전의 토대가 있었던 증거라고 주장하는 식의 공방전이 벌어진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이 확정되면서 동예루살렘은 아랍권에,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손에 넘어갔다. 요르단 서부 지역 일부를 이스라엘에 떼 주기로 한 유엔 결의를 인정할 수 없었던 팔레스타인은 곧 전쟁에 돌입했으나 패배했다. 더 큰 결정타도 있었다. 흔히 6일전쟁으로 알려진 1967년 3차 중동전쟁이었다. 이스라엘은 이 전쟁으로 영역을 대폭 확대했고 동예루살렘도 장악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알아크사 사원 자체가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영적으로 미성숙한 일반 신도들이 최고로 신성한 장소에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유대교 계율에 따라 일반 신도들이 기도하거나 출입하는 것이 엄격하게 통제됐다”고 설명했다. 사안의 민감성을 이스라엘도 잘 알고 있었기에 지나치게 강경한 모습을 스스로 자제하기도 했다 . 이 불안한 균형은 성지 회복을 갈망하는 이스라엘 우익세력에 의해 1990년대 들어 점차 깨지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1990년 일부 과격파가 제3성전의 주춧돌을 놓겠다는 운동을 벌이면서 본격적인 논란이 시작됐고 1990년대 말쯤 이스라엘 극우운동가들이 금기를 깨고 알아크사 사원을 서서히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1967년 이후 사실상 알아크사 사원을 장악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들이 점차 누적되면서 일부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알자지라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터닝 포인트는 2008년”이라고 지적했다. 일군의 강경파 랍비들이 일반 신도들의 성전산 참배를 금지한 전통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도 알아크사 사원에 들어가 기도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일부는 아예 알아크사 사원을 무너뜨리고 제3성전을 재건하자는 주장까지 내놨다. 지난달 강경파 랍비 예후다 글리크가 팔레스타인 청년에게 암살당할 뻔했던 사건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극한적 대립은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실제 성전산을 정말 깊이 믿는 이스라엘 전문가들 사이에선 성전산 터와 알아크사 사원은 무관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들의 목소리가 널리 퍼지지 않는 것은 그간 서로가 쌓아 온 불신 때문이다. 1967년 전쟁 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점령했다. 유엔 결정에 따라 이스라엘 건국을 승인했던 국제사회는 당연히 이를 불법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안보상 위협을 이유로 원상 복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착촌까지 건설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달에만 동예루살렘에 정착촌 500채를 건설하는 데 이어 200채 추가 건설을 결정했다. 평화와 공존보다는 야금야금 영역을 넓혀 가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이 국제적 비난을 사고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스웨덴, 스페인, 영국,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들의 의회에서 잇달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결의안이 통과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평화와 공존 대신 영토를 탐한다면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역사학자 이자크 라이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쪽에서 보자면 헤브론의 경험을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브론은 1967년 전쟁으로 이스라엘 손에 들어갔다 1997년 협상 끝에 다시 팔레스타인 쪽으로 넘어간 지역이다. 그런데 1967년만 해도 인구의 5%에 불과하던 유대인이 1997년에는 50%를 차지하게 됐다. 처음엔 허름한 예배당을 지어 놓고 기도만 하겠다더니 이렇게 몰려들기 시작한 이들이 정착민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힘깨나 쓴다는 국가들이 한가롭게 결의안이나 통과시키고 있을 동안 이스라엘이 정착민을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면 팔레스타인 사람만 거주하던 동예루살렘도 헤브론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런 불신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이미 전례가 있다. 이스라엘 총리를 지낸 아리엘 샤론이 숱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2000년 9월 28일 알아크사 사원 방문을 강행했다. 스스로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러 왔다”고 주장했으나 1000명의 무장병력이 그를 경호해야 했고, 신성한 사원에는 돌멩이와 고무총탄이 날아다녔다. 그리고 5000여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2차 인티파다가 시작됐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곳간 텅 빈 대구…현안 사업 줄줄이 표류 위기

    대구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현안 사업들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복지예산이 급격히 늘면서 재정 상황이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동구는 검사동 주한미군공여구역 도로 개설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사업은 6개 도로를 개설하는 것으로 570억원이 들어간다. 사업비는 국비 50%, 구비 50%로 충당해야 하나 동구청의 예산 부족으로 사업이 벽에 부딪혔다. 현재 국비 50억원을 확보했으나 구 예산 50억원이 확보되지 않아 최악의 경우 국비를 반납해야 한다. 또 동구 도평동과 불로동을 잇는 불로고분군 울타리 옆 소방도로 개설 사업은 20년 넘게 방치돼 있다. 소방차는 물론 승용차도 다니기 힘든 길이지만 예산 편성이 안 되고 있다. 이같이 예산 부족으로 개설되지 못하는 도로는 동구에만 600여곳에 이른다. 동구청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 중 복지예산이 전체의 64.3%인 4187억원에 이른다. 나머지 예산으론 인건비를 충당하고 기반시설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빠듯하다”고 밝혔다. 달서구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73억원을 들여 용산동 402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성서권 노인복지관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지난해 말에야 첫 삽을 떴다. 또 진천동에 2056㎡ 규모의 봉숭아어린이공원을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예산 36억원 중 13억원이 모자라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총 8필지 중 예산 부족으로 3필지를 보상하지 못하고 있다. 착공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달서구는 이와 함께 도원동 수박마을 진입로 개설 사업 등 150여개에 이르는 도로 사업을 예산 부족으로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중구의 경우 태평로3가에 있는 현 보건소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보건소를 신축할 계획이었다. 1982년 건립된 중구보건소가 좁고 노후돼 신축한 뒤 대구 지역 구·군 중 중구에만 없는 노인복지관을 함께 입주시키기로 했다. 사업비로 168억원이 들어가지만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늘어난 복지예산 때문에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중구보건소 신축 계획은 2011년 수립됐다. 이 밖에 수성구에선 어린이공원 노후 시설 교체 등 자체 사업 35건이 내년 예산에서 빠졌다. 수성구의회는 전국 기초의회 가운데 처음으로 중앙정부가 복지예산 비중을 더 부담해 줄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최근 채택했다. 시 관계자는 “지방소비세율을 올리는 등 지자체 곳간을 채울 방안을 국가가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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