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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끄럽게 한다” 5살 아이 내던져 숨지게한 계부 징역 10년

    5살 난 의붓아들을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바닥으로 집어던져 숨지게 한 계부에게 법원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 양철한)는 9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계부 신모(29) 씨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신씨의 범행을 알면서도 아들이 사고사로 숨진 것처럼 수사기관에 허위로 진술한 혐의(범인도피 등)로 기소된 친모 전모(29)씨에게는 징역 1년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씨는 5살에 불과한 피해 아동이 감당하기 어려운 범행을 저질러 사망이란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죄질이 매우 나빠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친모 전씨에게는 “친아들을 훈육이라는 명분으로 수차례 학대하고 게임에 빠져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방치한 데다 피고인 신씨를 위해 허위진술 하고 아들의 죽음을 사고사로 꾸미려 했다”며 “친모로서 이러한 행위를 한 데 대해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신씨는 지난 2월 20일 오후 2시 50분쯤 경기 오산시 궐동 자신의 집에서 의붓아들 A(5)군의 얼굴과 배 부위를 주먹으로 때리고, 바닥으로 2차례 집어던져 두개골 골절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전날 야간근무를 서고 당일 오전 9시 30분쯤 퇴근한 뒤 잠을 자려고 하는데 A군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니는 등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친모 전 씨는 인근 PC방에서 게임에 빠져 있었다. 신씨와 전씨는 또 지난해 11월부터 사건 발생 전까지 A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플라스틱 컵과 먼지떨이로 머리와 몸을 때리는 등 A군을 수차례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에너지 빈곤층 위한 폭염 대책 시급하다

    전국이 보름 넘게 찜통이다. 입추가 지났는데도 연일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지난달 22일 이후 단 이틀만 빼고는 매일 밤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1973년 이후 열대야 발생 일수는 두 번째로 많은 해로 기록된다. 밤잠을 설치게 하는 기록적인 더위에 시민 건강에도 전례 없는 비상이 걸렸다.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병 환자 수는 두 달 남짓 동안 1000명을 넘었다. 이 가운데 10명은 목숨을 잃었다. 이쯤 되면 손 놓고 기록만 세고 있을 단순 폭염이 아닌 것이다. 이런 이상 고온 속에 하루를 일년보다 더 힘겹게 넘겨야 하는 이들은 에너지 빈곤층이다. 에너지 빈곤층은 소득의 10% 이상을 냉난방비로 써야 하는 계층으로 전국에 약 150만 가구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만 해도 이들은 전체 가구의 10%를 웃돈다. 이들의 60%는 10평도 안 되는 좁은 집에 살고 있으며, 80%는 선풍기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가구의 대부분이 70세 이상 노인이라는 것이다. 빈곤층 독거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등 취약 계층에게는 폭염이 재난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폭염은 태풍이나 홍수보다 인명 피해를 더 많이 내는 기상재해로 분류된다. 한국기상학회는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는 날에는 60대 이상의 사망자 비율이 68%까지 늘어난다고 경고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경로당이나 복지관, 주민센터 등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취약 계층을 챙기는 작업은 서둘러야 마땅할 서민지원 정책이다. 자칫 그런 배려조차 받지 못하고 방치된 쪽방촌이나 달동네의 빈곤층은 없는지 더욱 세심히 살펴야 한다. 거동이 불편해 온종일 집안에만 머물면서도 전기요금이 겁나 선풍기조차 마음 놓고 틀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니 걱정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여름철 폭염은 앞으로도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봄과 가을이 짧아지는 아열대성 기후로의 변화를 해마다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 폭염 대비책을 지자체에만 맡겨 둘 일이 아니라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도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빈곤층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에너지 바우처 제도부터 손질돼야 한다. 겨울철 난방연료 지원으로만 국한하지 말고 당장 내년부터라도 여름철 냉방비 지원으로 범위를 확대할 일이다.
  • 관악구의 도서관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관악구의 도서관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도시’인 서울 관악구의 도서관은 특별하다. 관악구의 명산인 관악산 둘레길을 걸으면 숲속 요정이 살고 있을 듯한 작은 집을 만날 수 있다. 방치된 관리 초소를 고쳐 만든 ‘관악산 숲속 작은도서관’이다. 2000여권의 책을 소장한 숲속 작은도서관은 어린이들의 자연 학습에도 그만이다. 관악산 입구의 ‘관악산 시 도서관’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시(詩) 전문 도서관이다. 사용하지 않는 매표소를 도서관으로 개조한 뒤 국내외 시집 4000여권을 비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금난새 지휘자 등 저명인사들이 시 도서관 개관에 맞춰 기증한 도서도 눈길을 끈다. 관악구 주민들은 등산뿐 아니라 독서를 위해 산을 찾을 정도로 도서관은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바꿔 놨다. 낙성대공원은 관악산 등산로와 둘레길이 시작하는 지점에 있다. 낙성대공원 안에 컨테이너 건물로 만든 ‘낙성대공원 도서관’은 선명한 붉은 색깔의 외양이 강렬하다. 컨테이너 건물 하나는 유아용 도서관으로 꾸며 아이들이 놀고 즐길 수 있는 책으로 채웠다. 공원에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국회도서관장 출신인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구청에 도서관과를 신설해 다양한 도서관 정책을 펼쳤다. 공공도서관 1곳과 작은도서관 37곳을 지어 현재 관악구의 총 도서관 숫자는 43개에 이른다. 도서관 회원 숫자도 2010년 7만 3092명에서 지난해 15만 48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유 구청장은 8일 “주민의 소득을 갑자기 많이 늘리기는 어렵지만 책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사는 것은 가능하다”며 “평생학습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 관악구의 도서관은 특별하다, 산 앞에 시 전문 도서관도 있어~

    서울 관악구의 도서관은 특별하다, 산 앞에 시 전문 도서관도 있어~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도시’인 서울 관악구의 도서관은 특별하다. 관악구의 명산인 관악산 둘레길을 걸으면 숲속 요정이 살고 있을 듯한 작은 집을 만날 수 있다. 방치된 관리 초소를 고쳐 만든 ‘관악산 숲속 작은도서관’이다. 2000여권의 책을 소장한 숲속 작은도서관(?사진?)은 어린이들의 자연 학습에도 그만이다. 관악산 입구의 ‘관악산 시 도서관’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시(詩) 전문 도서관이다. 사용하지 않는 매표소를 도서관으로 개조한 뒤 국내외 시집 4000여권을 비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금난새 지휘자 등 저명인사들이 시 도서관 개관에 맞춰 기증한 도서도 눈길을 끈다. 관악구 주민들은 등산뿐 아니라 독서를 위해 산을 찾을 정도로 도서관은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바꿔 놨다. 낙성대공원은 관악산 등산로와 둘레길이 시작하는 지점에 있다. 낙성대공원 안에 컨테이너 건물로 만든 ‘낙성대공원 도서관’은 선명한 붉은 색깔의 외양이 강렬하다. 컨테이너 건물 하나는 유아용 도서관으로 꾸며 아이들이 놀고 즐길 수 있는 책으로 채웠다. 공원에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국회도서관장 출신인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구청에 도서관과를 신설해 다양한 도서관 정책을 펼쳤다. 공공도서관 1곳과 작은도서관 37곳을 지어 현재 관악구의 총 도서관 숫자는 43개에 이른다. 도서관 회원 숫자도 2010년 7만 3092명에서 지난해 15만 48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유 구청장은 8일 “주민의 소득을 갑자기 많이 늘리기는 어렵지만 책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사는 것은 가능하다”며 “관악구의 지식복지 사업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평생학습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 관악구의 도서관은 특별하다, 시 전문 도서관도 있어~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도시’인 서울 관악구의 도서관은 특별하다. 관악구의 명산인 관악산 둘레길을 걸으면 숲속 요정이 살고 있을 듯한 작은 집을 만날 수 있다. 방치된 관리 초소를 고쳐 만든 ‘관악산 숲속 작은도서관’이다. 2000여권의 책을 소장한 숲속 작은도서관은 어린이들의 자연 학습에도 그만이다. 관악산 입구의 ‘관악산 시 도서관’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시(詩) 전문 도서관이다. 사용하지 않는 매표소를 도서관으로 개조한 뒤 국내외 시집 4000여권을 비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금난새 지휘자 등 저명인사들이 시 도서관 개관에 맞춰 기증한 도서도 눈길을 끈다. 관악구 주민들은 등산뿐 아니라 독서를 위해 산을 찾을 정도로 도서관은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바꿔 놨다. 낙성대공원은 관악산 등산로와 둘레길이 시작하는 지점에 있다. 낙성대공원 안에 컨테이너 건물로 만든 ‘낙성대공원 도서관’은 선명한 붉은 색깔의 외양이 강렬하다. 컨테이너 건물 하나는 유아용 도서관으로 꾸며 아이들이 놀고 즐길 수 있는 책으로 채웠다. 공원에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다. 국회도서관장 출신인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구청에 도서관과를 신설해 다양한 도서관 정책을 펼쳤다. 공공도서관 1곳과 작은도서관 37곳을 지어 현재 관악구의 총 도서관 숫자는 43개에 이른다. 도서관 회원 숫자도 2010년 7만 3092명에서 지난해 15만 48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유 구청장은 8일 “주민의 소득을 갑자기 많이 늘리기는 어렵지만 책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사는 것은 가능하다”며 “관악구의 지식복지 사업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평생학습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대형개발 무덤 되나, 도시재생 기회 되나…묘지의 경제학

    대형개발 무덤 되나, 도시재생 기회 되나…묘지의 경제학

    ‘도시의 성벽으로부터 10마일에 이르는 지역 내 무덤들은 서울의 특징이다. 죽은 사람들은 남향과 명당을 독점한다.’ 120여년 전 스코틀랜드 출신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이 조선을 여행한 뒤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에서 묘사한 묘지 풍경이다. 지금 풍경과 사뭇 다르다. 어쩌면 역사의 질곡을 겪으며 가장 이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묘지에 관한 우리의 태도일지 모른다. 산 사람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많은 무덤이 후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관리된 것이 19세기 말의 풍경이라면, 매장에서 화장으로 문화가 바뀐 지금은 무덤의 절대량은 줄었으되 방치되는 사례가 늘어났다. 전국 공동묘지 규모에 관한 가장 최근의 공식 통계는 1987년으로 30여년 전에서 멈춘다. 당시 국토연구원의 보고서 ‘묘지제도의 과제와 개선방안’에 따르면 전국의 공동묘지 수는 9980곳(분묘 약 355만기), 면적은 121㎢에 달했다. 도로 건설, 아파트 건축, 산업단지 개발, 혁신센터 편입 등으로 인해 사라진 묘지를 감안하면 현재 3000여곳의 공동묘지가 남았을 거라고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공동묘지 외 108개 시·군에 373곳의 공설묘지, 70개 시·군에 159곳의 사설법인묘지가 있고 개인이 관리하는 묘지도 있다. 모두 합치면 전국 묘지 수가 2100만기에 이르고, 이는 주거 면적의 3분의1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묘지 형태는 산 자의 생활 방식을 따라 변화했다. 한국조경학회장인 김성균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는 5일 “1950년대까지 공동묘지가 주를 이뤘다면 1950~1990년대엔 공설묘지에 시신을 매장했고 1990년대에는 장묘시설이 호응을 얻다가 2000년대 이후 공원묘지가 대세가 됐다”고 분류했다. 공동·공설묘지 모두 집단묘지이지만, 공설묘지는 광역 또는 자치단체에서 관리한다는 점이 다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묘지는 풍수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산줄기에 개별적으로 분포됐지만 일제강점기 때 공동묘지 형태로 도시 주변에 분포하기 시작했다”면서 “집단화 과정을 거친 뒤 최근 묘지는 죽은 자의 아파트처럼 규칙적으로 배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설묘지 시대만 해도 묘지의 터를 바꿀 수 없다는 후손(연고자)의 저항 때문에 도로를 우회하거나 건물 설계를 바꾸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1979~1993년에 건립된 정부과천청사는 총 5개 동인데, 1~4동이 남향인 반면 5동만 서향으로 지었다. 근처 뒷산에 묘를 쓴 연고자가 주변 땅을 파는 조건으로 “묘를 바라보는 건물을 짓지 말라”고 요구해 방향을 틀었다고 전해진다. 1976년 ‘용인자연농원’이란 이름으로 개장했던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와 호암미술관 근처에는 용인 이씨 중시조인 청백리 이백지 선생의 묘가 있다. 역시 연고자들이 이장을 거부한 것인데, 지금은 용인시 향토유적으로 지정됐다. 공설묘지에서 장묘시설, 공원묘지로의 묘지 형태 변화는 장례 방식이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뀐 시점과 궤를 같이한다.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전국의 화장률은 1993년 19.1%에서 2013년 76.9%로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급격한 변화는 풍수나 조상숭배에 깃든 기복성이 약화된 대신 합리적인 사고가 확산된 데 기인한다. 이처럼 묘지를 둘러싼 인식과 생활 방식 모두 바뀌었지만 묘지로 인한 분쟁상은 여전하다. 묘지에 대한 경외가 사라진 자리를 보상금 갈등이 차지하며 협의되지 못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사례도 최근 빈번하다. 2012년 강원 춘천시 근처에 골프장을 조성하던 사업자가 이전 협상이 안 된 묘지 주변을 절벽처럼 깎아 낸 일도 있었다. 이후 사업이 좌초돼 진입로 없는 묘지로 몇 년째 방치되고 있다. 강원도골프장 문제해결 범대위의 박성율 집행위원장은 “골프장 건립 붐이 일던 몇 년 전까지 골프장 부지 내 묘를 파헤치거나 유골을 꺼내 훼손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연고자들이 고향이 유지되기를 희망하며 묘지를 둘러싼 임야 강제수용을 완강하게 거부하면 사업자들이 묘지 주변을 둘러 깎아 내거나 반대로 묘지 근처에 20m 넘게 흙을 쌓아 비가 오면 묘지가 침수되게 만든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연고자들이 과도한 보상금을 요구, 공장 설립이나 택지 개발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몇 년 전 600여 가구 규모로 경북 포항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A건설사는 부지 내 묘지 60여기에 대해 이장 비용 등을 보상했다. 그러나 부지 안에 묘지 4개를 모시던 한 연고자가 높은 보상을 요구, 결국 1억여원을 주고 협상을 끝냈다. 일종의 ‘묘지 알박기’인 셈인데, A건설사는 협상 중 설계를 바꿔 해당 묘지 근처로 도로를 내는 방안까지 고민했다고 한다. 장사법(장사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도로, 산업단지와 같은 공익시설용으로 수용될 경우 묘지 1기당 300만원 안팎의 보상금을 지급한 뒤 이전 협상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협상액과 장사법 규정액이 10배 정도 차이가 난 셈이다. 공익시설용 수용이 아닐 때 묘지 수용에 따른 보상액 산정 기준을 찾기 어렵다는 대목은 법적 미비로 지적된다. 사설법인이 운영하는 공동묘지라면 이전 지체로 인한 개발사업자 부담이 천정부지로 커질 수도 있다. 2007년 말 미니신도시용택지개발 예정지구가 된 파주운정3지구 택지 개발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례가 그렇다. 지구 내 1만여기 규모의 일산공원묘지를 이전해야 하는데, 일산공원묘지 측에서 매입한 대체부지에 대해 파주시는 “장례문화가 화장문화로 바뀐 데다 파주에 서울시립묘지까지 있는 상태여서 추가로 매장 묘지용 부지를 조성하기 어렵다”며 묘지 사용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그래도 공공기관이 하는 택지 개발사업이어서 행정대집행을 발동할 수 있기에 LH는 올해 안에 사업 착수가 시급한 지역에 위치한 600여기에 대해 연고자들과 이전 협의를 우선 마무리할 계획이다. 2014년 3월 부지 조성공사에 착수해 2017년 말 완공한다는 목표가 틀어지면서 이미 지급한 2조원대 토지보상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불어나는 국면에서 내린 결정이다. 서울 근교에 위치해 화성, 용인 등과 함께 묘지가 많은 곳으로 꼽히는 파주는 한때 ‘묘지 이전 관리’를 통해 새롭게 부흥한 곳이기도 하다. 파주는 2003년 LG필립스(현 LG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유치했는데, 지방산업단지 지정 승인부터 터를 다져 공장 착공까지를 8개월 만에 마무리하는 ‘스피드 행정’이 펼쳐졌다. 이때 관건으로 해당 부지에 위치한 430여기의 묘지를 이전하는 문제가 꼽히자 파주시뿐 아니라 경기도까지 나서 묘지별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연고자를 설득하는 작업을 감행했다. 2000년 760여곳이던 건면적 500㎡ 이상 파주 소재 공장 개수는 최근 3800여곳으로, 파주 인구는 1996년 16만여명에서 최근 43만여명으로 늘었다. ‘묘지 이전 경제학’을 보여 준 셈이다. 묘지 이전 문제가 극한 갈등의 소재로 비화하기도, 도시 개발의 단초로 작용하기도 하는 상황에서 묘지 이전 보상에 대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개발사업자와 묘지 연고자의 이해가 모두 존중받는 해법, 망자를 격리하는 공간이 아닌 산 자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공간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공통적인 지적이다. 묘지이장전문회사인 건국공영의 문일현 대표는 “연고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동시에 개발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의 묘지 이전 보상금에 대한 합리적 판례가 많이 정립돼야 하고 분쟁이 생겼을 때 재판을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태복 한국토지행정학회장은 “국토 발전의 관점에서 묘지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지금은 관리가 되지 않는 공동묘지를 중심으로 묘지의 경관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동묘지 경관개선 특법조치법 제정을 추진 중인 파주 지역구의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피시설이란 이유로 묘지에 대한 논의를 더이상 피하면 안 된다”며 “무연고 묘, 방치된 묘들에 대해 전국적 차원의 일대 정비를 하는 동시에 지상 도서관과 지하 납골당이 결합된 건물처럼 망자와 산 자가 공존할 수 있는 묘지를 구상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공직자의 비상장 주식 보유, 엄한 잣대 필요하다

    진경준 검사장의 ‘120억 주식 대박 사건’ 이후 공직자의 비상장 주식 보유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이 곱지 않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진 검사장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고위 공직자들이 비상장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1급 이상 고위공직자 721명 가운데 96명이 총 59억여원어치의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 3월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재산 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변윤성 한국석유공사 상임감사가 가장 많은 14억여원어치를 갖고 있었다. 이들 중엔 황찬현 감사원장,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이 법을 위반하지 않은 이상 주식 보유 자체를 무조건 탓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비상장 주식은 재산 신고 시 액면가 기준이기 때문에 사실상 축소신고 수단이 될 수 있다. 변 감사의 경우 보유 주식의 실제 가치가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직무와 관련된 주식을 보유한 공직자는 고급 정보를 이용해 주식 가치를 높이려 시도할 수도 있다. 이번에 드러난 주식 보유 공직자 중에서도 일부는 직무 관련성이 의심된다. 이런 문제 때문에 미국에선 공직자 지명 시 ‘윤리동의서’에 서명하고, 3개월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보유 재산 처분이나 ‘직무회피’를 권고받는다. 이마저도 어려우면 백지신탁을 통해 처분을 맡기도록 하고 있다. 캐나다에선 공직자로 지명되면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국가 정책에 영향받는 재산은 매각 또는 백지신탁해야 한다. 직무 관련성이 없으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우리와 차이가 있다. 우리의 공직자윤리법도 백지신탁제도는 두고 있다. 직무와 관련된 보유 주식 가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대상이 된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은 백지신탁하더라도 처분하기가 어려워 퇴직 시 고스란히 돌려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제도는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고위공직자의 비상장 주식 보유를 보다 엄격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 재산 신고를 액면가가 아니라 실제 가치로 하도록 하고, 백지신탁한 재산은 수탁기관이 정보공개를 통해 반드시 매각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 밝혀진 주식 보유 고위공직자 중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선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언제든지 제2, 제3의 진 검사장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 [열린세상] 정치의 본령/고세훈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

    [열린세상] 정치의 본령/고세훈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

    영국 현대정치사에서 유례없는 감정싸움의 양상을 보였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소동도 일단락됐다. 잔류 편에 섰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물러나자 예상을 깨고 탈퇴 캠페인을 이끌었던 정치인들이 모두 당권경쟁을 포기하거나 중도 탈락했고, 잔류파에 속했던 테레사 메이 전 내무장관이 새 총리가 됐다. 브렉시트라는 슈퍼바이러스는 수많은 사람들을 열광시키고는, 마침내 그 환호의 주역들에게 정치적 치명타를 안겨준 셈이다. 실제로 국민투표가 끝나고 운동이 현실로 되면서 탈퇴 진영을 달궜던 반이주민과 주권회복의 구호는 브렉시트가 몰고 올 경제적 파장에 대한 불확실성과 두려움 앞에서 하루아침에 모호하고 무력한 외침이 됐다. 탈퇴를 선동했던 주역들이 일제히 몸을 사리며 볼멘소리를 한다거나, 메이 총리가 탈퇴절차를 규정한 리스본조약 50조를 차마 발동시키지 못했던 저간의 사정이 이런 맥락과 무관치 않다. 이주민과 주권문제는 실은, 시작부터 그리고 투표 후에는 더욱 명료하게, 경제문제와 맞물렸던 것이다. 종교·인종·계급·지역 등 사회적 갈등의 요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그러나 미국의 인종문제, 북아일랜드 종교 내전, 스페인의 카탈로니아와 바스크 분리주의운동, 이탈리아의 남북문제 등이 보여주듯이, 현실적 갈등의 배면에는 경제적 이해관계, 차별, 불안이 일관되게 자리잡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흑백문제는 계급문제”라고 단언했고, 교황 프란치스코는 이슬람국가(IS)에 의한 프랑스 성당테러를 두고 “이것은 전쟁이되, 종교전쟁이 아니라 돈의 전쟁”이라고 즉각 규정하고 나섰다. 정치의 책무가 ‘이미 존재하는’ 갈등들을 평화적으로 수렴, 조절해내는 데 있다면, 갈등의 가장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요인인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제어·완화하는 일이야말로 정치의 일차적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말하자면 정치의 본령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편드는 데’ 있는 것이다. 본래 불평등은 관계적 개념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권력적 속성을 지닌다. 따라서 방치될수록 위아래 권력 자원의 편차는 커지기 마련이거니와, 그 효과는 누적적이어서, 가령 소득의 불평등은 소비뿐 아니라 의료·주거·교육·정치적 영향력 등 다양한 영역을 경유해 불평등을 재차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시장적 자유, 사유재산의 신성성을 금과옥조로 붙들고 탈규제, 민영화, 긴축을 대안으로 내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진행된 지 어언 한 세대, 계급, 계층 간 불평등은 경제 체제를 가로질러 줄곧 심화됐다. 한국은 특히 심각해서, 2020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가장 불평등한 국가가 되리라는 예측도 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한국의 국민총생산(GNP) 대비 복지 지출 수준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최하위 부근이며 OECD 비가입국인 중국에 가깝다. 서유럽 유권자의 대종인 복지 수혜자와 복지 공무원 규모가 모두 취약하니 복지 공약이 물거품이 돼도 이렇다 할 정치적 반향이 없다. 그래서인가 여전히 성장 타령이다. 분배는 총수요·노동의 질·사회통합 등과 맞물려 성장을 독려하거니와, 경제 선진국들은 전후의 폐허 위에서 복지 국가의 골격을 세웠고, 미국이 복지 국가가 아닌 이유를 성장 부족 탓이라고 강변할 대담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장과 정치가 약자들을 핑퐁 하듯 내치는 형국이니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매년 조사 대상국가들 중 바닥 근처를 서성여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실제로 한국이란 공동체가 해체되고 있다는 증거는 넘친다. 오늘날 한국은 이혼율, 저출산율, 비정규직 비율, 산업재해율, 노인빈곤율, 자살률 등 핵심적 사회지표들에서 단연 OECD 선두를 달린다. 한국은 ‘국민소득 수준이 2만 5000달러를 넘어서면 불평등이야말로 제 사회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단일의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는 학자들의 최근 가설을 가장 극명하게 확인해 주는 사례인 것이다. 무릇 힘 있는 자는 의지가 없고 의지가 있는 자는 힘이 없다고 했다. 누구나 정치를 욕할지언정 저마다 정치인이 되고자 안달하는 나라가 또한 한국이거니와, 한국 정치의 지분과 역량이 아직 웬만하다는 뜻일 게다. 문제는 상당 정도 의지의 문제다. 한국 정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 폐수 사업장 단속하니 COD 30% 뚝

    환경부는 3일 공공 하수처리장 주변 지역에 있는 폐수배출사업장을 특별 단속한 결과 유입폐수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농도가 30% 이상 낮아졌다고 밝혔다. 특별단속은 지난 6월 7일부터 24일까지 중앙환경기동단속반을 투입해 인천·김천·안산 하수처리장 배수구역에 있는 99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동단속반은 공공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폐수관로의 오염도가 높은 지역을 사전 조사한 후 단속지역과 사업장을 정해 주야간으로 농도를 측정했다. 단속 결과 인천 가좌하수처리장의 유입폐수 COD 농도가 단속 전 803㎎/ℓ에서 570㎎/ℓ으로 개선됐다. 김천하수처리장은 260㎎에서 123㎎으로 저감률이 52.7%에 달했고 안산 하수처리장은 275㎎에서 202㎎으로 낮아졌다. 99개 사업장 가운데 37곳(41건)이 폐수 무단방류 등의 혐의로 적발됐다. 폐수 무단방류와 유해화학물질 자체점검 미이행, 대기오염물질 배출 미신고 등 12건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고발 조치했다. 수질기준 초과와 변경신고 미이행, 방지시설 방치훼손 등 29건은 관할 행정기관에 수질초과배출부과금과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통학차량 전수조사… 年 2회 정기점검

    최근 광주에서 폭염 속 통학버스에 방치된 유치원생이 의식 불명에 빠진 사건과 관련, 교육부가 8~9월에 통학차량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매년 2차례 정기 점검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17개 시·도교육청 안전담당과장과 유아교육담당 장학관 회의를 열어 통학버스 안전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교육부는 다음달까지 어린이 통학차량을 전부 조사한 뒤 경찰청 신고 자료와 대조해 차이가 날 경우 시정조치한다. 시·도교육청에서는 연 2회 정기 점검하고 안전교육 이수, 안전수칙 준수, 차량 변동 사항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통학버스는 경찰청에 신고는 했지만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운영하는 통학차량 알리미에는 운전자, 연락처, 안전교육 이수 여부 등 정보를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생활화하기 위해 도로교통법에서 지정한 운영자와 운전자 외에 동승자도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 유치원 교직원의 안전교육 직무 연수에 어린이통학차량 안전 수칙 내용을 반드시 반영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산은 비리 여는 ‘키만수’…MB정권 수사 확대되나

    산은 비리 여는 ‘키만수’…MB정권 수사 확대되나

    대우조선 비호 산은 ‘정조준’ 지인 회사에 일감 등 몰아주고 중간서 뒷돈 챙긴 의혹도 조사 검찰이 2일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난 두 달여의 수사가 산업은행 쪽으로 선회했음을 의미한다. 대규모 경영 부실을 낳은 대우조선 비리 너머에 장기간에 걸친 산업은행의 비호가 자리하고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관이다. 그동안 검찰은 9년에 걸친 남상태(66)·고재호(61) 전 대우조선 사장의 재임 기간(2006~2015년)을 중심으로 ‘경영진 비리’와 ‘회계 사기’ 두 갈래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남 전 사장은 20억원 상당의 배임수재와 5억원 상당의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지난달 18일 구속 기소됐다. 고 전 사장은 5조원대 회계 사기와 21조원대 사기 대출 혐의 등으로 지난달 27일 마찬가지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관계자는 “두 전임 사장의 재임 기간 경영 비리를 살펴보던 중 강 전 행장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확인했다”면서 “강 전 행장은 해당 기간 동안 자신의 직무와 관련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강 전 행장은 지인들이 운영하거나 주주로 있는 회사에 대우조선의 지분과 일감, 각종 투자 등을 몰아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그가 이익금의 일부를 건네받은 게 아닌지도 의심하고 있다. 강 전 행장은 향후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강 전 행장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민유성(62)·홍기택(64) 전 행장의 수사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 전 행장은 고 전 사장 재임 시절 분식회계 부정을 방치 또는 동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민 전 행장의 경우 재임 기간이던 2008~2011년 남 전 사장의 연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정희원)는 이날 성진지오텍 특혜 지분 거래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민 전 행장을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강 전 행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이자 MB 정부 실세였던 만큼 그에 대한 수사가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검찰은 전날 남 전 사장 비리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정병주(64) 전 삼우중공업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정 전 대표는 삼우중공업 지분을 대우조선에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팔아넘겨 수백억원의 이익을 보고 그 대가로 남 전 사장에게 뒷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이창하(60·구속) 디에스온 대표를 재판에 넘기고 정 전 대표에 대해서도 신병을 처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영진 비리에 대한 수사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회계법인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울산시 오염물질 초과 배출사업장 37곳 적발

    울산지역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37곳이 적발됐다. 울산시는 지난 3월 3일∼7월 29일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222곳을 점검해 37곳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점검은 배출허용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오염도 검사’와 배출시설 및 방지시설 정상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시설 점검’으로 구분해 이뤄졌다. 오염도 검사에서는 22개 업체가 적발됐다. 9개 업체는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대기오염물질을 내뿜어 시설개선 명령과 초과배출 부과금을 부과했다. 13개 업체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미신고로 경고와 과태료 처분했다. 또 시설 점검에서는 15개 업체가 규정을 위반했다. 방지시설 미가동 1건, 무허가 대기배출시설 설치·운영 5건, 부식·마모로 대기오염물질이 새나가는 시설 방치 7건, 대기오염물질 자가측정 미이행 2건 등이다. 시는 방지시설 미가동, 무허가 대기배출시설 설치·운영 등 위반행위가 중대한 6개 업체의 경우 사법기관에 고발하고 조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나머지 9개 사업장은 경고와 과태료 처분했다. 한편 지난달 22∼24일 울산에서는 가스 냄새 등 악취 민원 44건 접수됐다. 같은 시기 부산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랐고, ‘지진 전조가 아니냐’라는 괴소문이 퍼지자 정부는 민·관 합동조사단을 파견해 악취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합동조사단은 부산의 가스 냄새 원인은 부취제 유출로, 울산은 공단에서 배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 결과는 3일 발표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폴크스바겐 고객들, 정부에 ‘車교체명령’ 거듭 촉구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받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자동차 인증 취소가 이번 주 확정되는 가운데, 차량 소유주들이 또다시 정부에 자동차교체명령을 내려달라고 건의하기로 했다. 정부가 인증취소와 과징금 부과 등 회사에 대한 조치만 진행하고 있을 뿐 리콜(결함시정)과 피해배상 등 고객에 대한 조치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폴크스바겐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은 오는 3일 환경부에 폴크스바겐 소유주들이 서명한 ‘자동차교체 및 환불명령 촉구 청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지난 6월 9일, 6월 27일에 환불명령을 포함하는 자동차교체명령 촉구 청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청원이다.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리콜계획서가 정부로부터 세 차례 퇴짜를 맞은 뒤로 논의가 답보상태여서 정부가 사실상 불법 오염물질 배출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즉시 자동차교체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기환경보전법 50조 7항에 따르면 정부는 배출허용기준 검사에 불합격한 차량에 대해 교체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와 관련, 대기환경보전법의 ‘자동차 교체’에는 자동차의 물리적 교체뿐 아니라 금전대가적 교체인 환불도 포함돼 있다고 하 변호사는 주장한다. 현재 아우디·폴크스바겐 차량에 대한 리콜 논의는 아예 중단된 상태다. 정부가 폴크스바겐에 “리콜계획서에 ‘임의조작’ 사실을 명시해오지 않으면 계획서를 검토조차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폴크스바겐은 임의조작 여부는 법정에서 가릴 사안이라고 맞서면서 논의가 멈춰버린 것이다. 이에 문제의 차량을 소유한 고객들은 디젤 게이트가 터진 지 9개월이 지나도록 리콜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배상이 이뤄질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는 상태라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리콜 대상인 차량은 EA189 엔진이 장착된 아우디·폴크스바겐 디젤차로 총 12만5천여대에 달한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폴크스바겐 측에 리콜 대신 환불을 요구해 50만명의 미국인 소유주들은 차량 재매입 또는 리콜 중 본인이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게 합의가 이뤄진 사례가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차량 소유자들에 대해서는 현금 보상안도 확정된 상태다. 연합뉴스
  • “한방 전기침 치료, 혈관성 치매에 효과”

    국내 연구진이 뇌출혈이나 뇌경색같이 뇌혈관 장애로 인해 뇌조직이 손상돼 생기는 혈관성 치매에 한의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기침 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병태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팀은 한방 전기침 치료가 인지 기능 개선을 포함해 혈관성 치매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 자매지로 기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실렸다. 전기침은 한의학에서 쓰는 침의 원리에 현대적 전기요법을 통합한 한방치료법이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이상 때문에 뇌조직이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치매로 전체 치매 중 두 번째로 많이 발병하고 있다. 가장 흔한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50%)이며 그다음이 혈관성 치매(20~30%), 나머지는 그 밖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연구진은 한방에서 전침이 뇌졸중이나 뇌졸중 재활 치료에 많이 활용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진은 생쥐에게 혈관성 치매를 유발시킨 뒤 한방에서 뇌혈관 환자에게 쓰는 ‘혈’자리인 백회(정수리)와 대추(뒷목에서 툭 튀어나온 뼈 바로 아래쪽)를 전침으로 자극했다. 그 결과 느려진 뇌혈류량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혈관성 치매가 발생했을 때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는 백질 손상도 완화되면서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늦춰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또 연구진은 전침 치료를 받은 생쥐들이 정상적 생쥐와 똑같이 미로 찾기 같은 공간 인지와 단기 기억 측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폭염 속 버스에 4살 유치원생 8시간 방치… 원장 등 3명 입건

    잠든 4살 유치원생을 통학버스에 8시간 동안 방치해 중태에 빠트린 유치원 관계자들이 형사 입건됐다. 광주지방경찰청은 31일 인솔교사 정모(28·여)씨와 버스기사 임모(51)씨, 원장 박모(여)씨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9일 오전 9시 10분부터 오후 4시 42분까지 광주 광산구의 모 유치원 25인승 통학버스에 타고 있던 A(4)군을 방치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인솔교사와 운전기사가 다른 원생 8명만 하차시킨 뒤 남겨진 A군을 미처 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솔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차에서 먼저 내려 아이들이 버스 계단을 내려오는 것을 도운 뒤 차량에 다시 타지 않고 고개만 내밀어 내부를 둘러봤다고 진술했다. 운전기사도 인솔교사가 실내를 확인했을 것이라 여기고 유치원에서 1.5㎞가량 떨어진 아파트 단지 대로변에 주차했으며 오후 들어 무더위로 달궈진 차량 온도를 낮추기 위해 창문을 열고 하원 준비를 하다가 A군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A군은 체온이 42도에 달하는 등 열사병 증세를 보여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사고 당일 광주의 날씨는 낮 최고기온이 35.3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경보가 발효돼 있었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폭염 버스 속 방치된 아이 母 “겁도 많은데, 갇혀서 얼마나 무서웠을지···”

    폭염 버스 속 방치된 아이 母 “겁도 많은데, 갇혀서 얼마나 무서웠을지···”

    “아침에 배웅할 때만 해도 씩씩한 모습으로 나갔어요. 겁도 많은 아이인데 더운 버스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얼마나 무서웠을지 가슴이 너무 아파요.” 한 유치원이 올해 4살 된 아이를 폭염 속에 8시간 동안 통학버스 안에 방치해 의식 불명 상태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중태에 빠진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가 버스를 탄지 2분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발견을 못했느냐”면서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태에 빠진 A군의 어머니 B(37)씨는 중국동포 출신이다. 광주의 한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남편 C(49)씨를 따라 초청비자로 2011년 한국에 왔다. 비자 조건 때문에 취업을 할 수는 없었지만 집에서 글을 쓰며 생후 43개월 된 A군과 그의 동생(27개월)을 광주 광산구에 같이 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냈다. A군의 집과 유치원은 성인 걸음 기준으로 약 3분, 차로 약 2분 거리에 불과했지만 차를 타는 것을 좋아하는 A군은 항상 통학버스를 탔다. 그러나 지난 29일 오후 B씨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최고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 A군의 통학버스 안에 8시간 동안 방치돼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것. A군을 데리러 가려고 집을 나선 B씨에게 아들을 당장 대학병원에 이송해야 한다는 날벼락 같은 전화가 걸려왔다. 엄마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집을 나섰던 아들은 3일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B씨는 “아들이 탑승할 때는 뒤에서 세 번째 좌석에 앉았으나 발견 당시에는 앞에서 두 번째 자리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는 말을 들었다.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몇 시간을 힘들어했을지”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B씨는 “지난 6월 안전벨트를 못 풀고 있는데 교사가 차 밖에서 다른 아이들을 먼저 내려주자 자신만 두고 가는 줄 알고 30분 넘게 울어 집에 전화가 올 정도로 겁이 많은 아이다. 한 번만 더 확인을 해줬더라면 자기만 두고 내리지 말라는 요청을 분명 들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탄식했다. 광주경찰청은 인솔교사 정모(28·여)씨와 버스기사 임모(51)씨, 원장 박모(52·여)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세 명은 지난 29일 오전 9시 10분부터 오후 4시 42분까지 약 8시간 동안 광산구의 모 유치원 통학버스에 타고 있던 A군을 방치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사 정씨와 버스기사 임씨는 다른 원생 8명만 하차시킨 뒤 남겨진 A군을 확인하지 못해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치된 A군은 체온이 42도에 달하는 등 열사병 증세를 보여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사흘째 의식이 없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폭염 속 버스에 아이 방치한 관계자들 입건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 속에 어린아이를 통학버스에 8시간 동안 방치해 중태에 빠트린 유치원 관계자들이 형사 입건됐다. 광주지방경찰청은 31일 유치원 인솔교사 정모(28·여)씨와 버스기사 임모(51)씨, 원장 박모(여)씨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9일 오전 9시 10분부터 오후 4시 42분까지 광주 광산구의 모 유치원 25인승 통학버스에 타고 있던 A(4)군을 방치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유치원과 차량으로 2분 남짓 거리인 동네에 살아 가장 마지막에 버스에 탑승했지만 인솔교사와 운전기사가 다른 원생 8명만 하차시킨 뒤 남겨진 A군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솔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차에서 먼저 내려 아이들이 버스 계단을 내려오는 것을 도운 뒤 차량에 다시 타지 않고 고개만 내밀어 내부를 둘러봤다고 진술했다. 운전기사도 인솔교사가 실내를 확인했을 것이라 여기고 유치원에서 1.5㎞가량 떨어진 아파트단지 대로변에 주차했으며 오후 들어 무더위로 달구어진 차량 온도를 낮추기 위해 창문을 열고 하원 준비를 하다가 A군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A군은 체온이 42도에 달하는 등 열사병 증세를 보여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사고 당일 광주의 날씨는 오전 9시 30분부터 이미 30도를 웃돌았으며 낮 최고기온이 35.3도를 기록,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이었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제주 자연 품은 水·風·石 미술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제주 자연 품은 水·風·石 미술관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1937~2011·한국명 유동룡)에게 제주는 제2의 고향이었다.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시즈오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가 특히 좋아하는 바다와 바람, 돌이 언제나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었다.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 제주를 작품으로 이타미 준은 청년 시절 일본의 예술운동인 모노하(物波)를 이끌었던 예술가들과 의식을 공유하며 생생한 감촉이 살아 있는 소재, 조형의 순수성이 돋보이는 건축을 추구했다. 1980년대까지의 작업은 날것 그대로의 소재가 드러나는 무겁고 강렬한 것이 많다.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형태와 소재에 대한 집착에서 비로소 벗어나 건축이 매개하는 관계의 문제를 심도 있게 파고들게 된다. 그 계기가 된 것이 제주의 자연이었다. 제주의 자연을 건축에 들여놓음으로써 인간과 자연, 건축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이타미 준 건축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말년에 제주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건축이 매개하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고요하고 온화하게 표현하고 있다. 한라산의 서남단,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일대에는 초가집 지붕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포도호텔, 제주와의 인연이 시작된 핀크스골프장 클럽하우스(2001), 물과 바람과 돌이 주인공인 수·풍·석 미술관(2004),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닮은 방주교회(2009) 등이 자리하고 있어 ‘이타미 준 건축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제주의 자연과 일체를 이룬 이 건축물들은 평단의 관심을 받으며 그에게 무라노 고도 건축상, 김수근 건축상, 대한민국 건축대상 등 수상의 영예를 안겨 주었다. “사람의 온기, 생명을 작품 밑바탕에 두는 일, 그 지역의 전통과 문맥, 에센스를 어떻게 감지하고 앞으로 만들어질 건축물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중요한 것은 그 땅의 지형과 ‘바람의 노래’가 들려주는 언어를 듣는 일이다.”(이타미 준) ●자연에 반응하는 ‘건축미’ 있는 미술관 이타미 준이 총괄 설계를 맡았던 비오토피아 내에 있는 수·풍·석 미술관은 건축과 예술의 경계를 오가며 건축의 본질과 인간, 그리고 환경의 관계를 탐구했던 그의 건축철학을 오롯이 보여 준다. 입장료는 별도로 받지 않지만 미술관을 보려면 비오토피아 관계자의 안내를 받거나, 커뮤니티센터 내의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접근하기가 까다롭지만 그만큼의 가치는 충분하다. 이타미 준은 “건축은 자연과 대립하면서도 조화를 추구해야 하고, 공간과 사람, 자신과 남을 잇는 소통과 관계의 촉매제여야 한다”고 강조하곤 했다. 수·풍·석 미술관은 자연에 시시각각 반응하는 건축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수 미술관은 물이 주인공이다. 평지에 들어선 입방체의 나지막한 건물은 고요하다. 담을 따라 들어가면 네모난 인공 연못이 만들어져 있고 지붕이 타원형으로 뚫려 있다. 물과 하늘과 땅이 조화를 이루는 건물 자체가 작품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의 모습이 맑은 물에 그대로 비친다. 가만히 귀 기울이지 않아도 작은 돌을 깔아 놓은 연못의 물이 넘쳐 흘러내리는 소리가 ‘졸졸졸’ 들린다. 물소리에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어우러진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물에 비친 하늘을 바라보면 귀가 청량해지는 느낌이다. 수 미술관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풀 숲 사이로 바람을 담은 풍 미술관이 나온다. 가운데로 들어가면 엇갈린 날개처럼 양쪽으로 두 개의 나무 건물이 있다. 두 건물 모두 좁고 길게 자른 나무판으로 만들어져 그 틈으로 불어오는 제주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판과 판 사이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는 마치 제주의 노래 같다. 관람객들이 차분하게 앉아서 바람을 느끼며 고요하게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안쪽에 둥근 돌을 설치해 놓았다. 돌 위에 앉으니 바람의 노래가 들리는 듯하다. 다시 5분 정도 걸어가면 붉은 코르텐스틸(내후성강판)로 만들어진 석 미술관이 나온다. 완만한 경사지 아래쪽에 서 있는 입방체의 건물은 겉에서 보면 좀 실망스럽다. 붉게 녹슨 철로 되어 있고, 유리에 녹이 흘러내린 것을 그대로 방치한 탓이다. 그래도 반전은 있다. 육중한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요한 침묵과 빛, 그리고 돌 뿐이다. 석 미술관 천장과 벽의 모서리에 만들어 놓은 창에서 들어오는 빛이 바닥에 깔린 돌을 비추고 있다. 빛이 돌에 비치는 모습이 압권이다. 내부는 따뜻해서 빛과 돌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다. 강화 유리로 된 창에 녹이 흘러내리지만 않았다면 건물 외부에 놓인 돌을 바라볼 수 있으련만 아쉽다. 미술관과 바로 붙어 있는 것은 두손 미술관이다. 저 멀리 보이는 서귀포 앞바다와 산방산을 향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이다. ●핀크스 골프장 클럽하우스 등 곳곳에 그의 흔적 비오토피아에서 4㎞ 거리에 있는 핀크스 골프클럽에는 이타미 준이 설계한 클럽하우스 건물과 포도호텔이 있다. 이타미 준은 1998년 재일교포 사업가 김흥수 회장의 의뢰로 제주도 핀크스클럽하우스를 설계하면서 제주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는 제주도의 독특한 풍경과 바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 신선한 공기에 매료됐고 그 아름다움을 작품에 담아 제주의 자연을 더욱 빛나게 했다. 제주의 풍경에 반해 늘 가슴에 제주를 품고 살았던 건축가 이타미 준은 제주 곳곳에 유작을 남기고 2011년 6월 26일 세상을 떠났다. 재일동포가 아닌 한국인으로 살고자 했던 그의 유해는 절반은 아버지 고향인 경남 거창의 선산에, 반은 마음의 고향인 제주에 뿌려졌다. lotus@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성희 문광위원장 ‘강북 파인트리’ 市서 매입, 개발 요구

    서울시의회 이성희 문광위원장 ‘강북 파인트리’ 市서 매입, 개발 요구

    서울시의회 이성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새누리당,강북구2)은 28일(목)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실에서 정양석 국회의원, 이복근 시의원, 유인애, 김명숙, 장동욱 구의원과 서울시 김학진 도시계획국장 외 3명이 참석하여 ▲강북 파인트리 향후 대책, ▲일반주거지역 종상향 관련 민원해결을 위한 회의를 가졌다. 파인트리 사업은 6,000여억원의 건설비를 들여 서울 우이동 일대 8만60㎡부지에 최고 7층 높이의 콘도 14개동(객실332실)을 건설하고자하는 관광단지 조성 사업으로서 前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고급 휴양지로 개발하기로 허가를 받았지만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뒤 주변 경관을 해치고, 북한산 등산로에 일부 부유층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지어선 안 된다는 주민 및 시민단체의 민원과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고도제한 완화 등 각종 특혜 의혹이 접수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에 수사 기관의 조사에서 인허가 과정의 특혜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와 시행사 자금난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파인트리 시행사는 2,000억원대에 달하는 공사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공사의 45%만 이뤄진 채 부도를 맞은 뒤 2012년 중순부터 지금까지 4년째 흉물로 방치된 사이 시공사인 쌍용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최근 졸업했고, 현재 채권단은 이랜드와 매각·인수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흉물로 변해가고 있는 파인트리 사업의 재개를 위해 여섯 차례나 공매에 부쳤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유찰이 되었으며, 3,000억원대였던 매각 예정가격은 1,500억원대로 떨어졌다. 강북구의 일반 주택이 밀집된 번동 148번지 일대는 1980년대에 지어져 단열도 되지 않고, 배관이 녹슬어 파손되는 등 현재 30여년 된 노후 불량주택이 많은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건폐율이나 용적률에 맞게 신축할 경우 기존 건물 면적이나 층수보다 더 낮고, 더 좁게 줄여서 지어야 하는 등의 문제점과 경제성도 없어 신축하지 못하므로 노후주택개량을 위해 종상향이 필요하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개발 및 정비 사업을 추진하려 해도, 주거 제1종지역이다 보니 사업성이 낮아 건설업체에서도 협의할 방법이 없고,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많은 기간과 비용부담 등으로 현실적으로 주민들이 감당하기 어렵다 보니 그때 그때마다 부분 보수를 하며 거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김학진 도시계획 국장은 “종변화와 관련하여 주민의 현실과 동떨어진 서울시 도시계획이 이원화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주민입장에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또한 “대도시인 서울의 경우 도시계획 전체를 놓고 판단해야 할 사항에서 한 부분만 예외를 인정할 경우 행정의 연속성에는 문제가 반드시 따르니 조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위원장은 “6년간 방치됨에 따라 파인트리 콘도는 얼룩진 콘크리트 외벽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으며 철근 등의 부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하면 방치건축물 정비에 대한 권한과 의무를 서울시장에게 부여하고 있는 만큼 공사가 재개될 때까지 건축물의 손상을 막기 위한 부식 방지 등 대책마련을 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 서울시가 건물을 매입하여 유스호스텔 등을 조성하여 관광특구로 조성하거나, 의료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해보길 바라며, 노후 주택의 환경개선과 활성화를 위해 토지의 용도지역에 관한 종세분화가 꼭 재검토되어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서울시장은 강북구민들을 위해 진취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대북 ‘창’과 ‘방패’/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In&Out] 대북 ‘창’과 ‘방패’/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분단 70년간 대한민국이 북한에 경제적으로 40배 이상 앞서면서 사실상 체제 대결은 끝난 것으로 보지만 요즘 같은 대한민국에서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선 선조 때 영의정이었던 서애(西厓) 유성룡은 임진왜란이 끝난 뒤 ‘징비록’을 통해 재난에 대비하지 않으면 참사가 되풀이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우리는 결국 준비하지 않은 결과 일본에 36년간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을 겪어야 했다. 한반도는 단순하게 두 가지의 길이 있다. 북한에 의한 통일 아니면 대한민국에 의한 통일이다. 남북한이 합의 아래 통일이라는 것은 동화 속 망상 같은 생각일 뿐이다. 북한이 끊임없이 변화돼 대한민국 수준의 민주화를 이뤄 낸다면 선거를 통해 합의 통일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은 북한이 붕괴된 이후 20년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다 망한 북한이지만 ‘창’과 ‘방패’를 항상 준비해야 하고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북한이 김씨 3대에 와서 핵무기의 소형화와 미사일의 현대화를 끝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은 정보력에서 우리보다 크게 앞서 있다.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정찰총국, 통일전선부는 인력 규모나 예산 규모에서 우리의 국정원을 압도하고 있다. 우리 국정원은 야당의 집중 견제와 정치 공세에 위축돼 국내에 침투하는 간첩들을 잡아 내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북한 보위부는 우리 안방까지 들어와 탈북자들을 유인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데 여념이 없다. 해킹과 사이버 테러는 이제 우리에게 일상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러한 도발을 막고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려면 ‘창’과 ‘방패’를 동시에 사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방패’에만 관심이 있고 ‘창’에는 관심 없어 보인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는 최대의 방패마저도 논란거리가 되고 저항에 부딪히고 있는데 창을 사용하겠다면 어떤 반발이 벌어질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우리가 북한을 겨눌 수 있는 ‘창’은 바로 진실에 기초한 ‘정보 확산’이라는 무기 정도다. 전단지 살포, 라디오 방송, USB를 통한 한류 문화가 대대적으로 북한 내부로 침투해 들어가는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뤄지길 원한다면 북한 주민들을 직접 상대하는 길을 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군사적인 옵션은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 남북한 모두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은 아직도 미군만 빠지면 일격에 대한민국을 공격해 점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적화통일 야욕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보 확산이라는 효과적인 ‘창’을 사용하지 않으면 우리는 방패에만 안주해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지켜 내기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김정은 정권이 가장 싫어하는 ‘창’을 사용하고 있는 주체는 누구일까. 현재까지는 힘없는 몇 개의 민간단체 외에는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창을 사용하게 하는 지원은 현재까지 우리 제도권 안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북한인권법이 10년 넘게 방치되면서 탈북자 구출과 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 정보 확산 등 북한 민주화를 위한 행위들은 한국 정부로부터 거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의 주체는 북한 주민이다. 그들은 현재 김씨 왕조로부터 노예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노예의 족쇄에서 풀려난 3만 탈북자들이 대변자가 될 수 있다. 북한인권재단이 북한 정권을 겨누는 확실한 창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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