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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 전통시장의 안전한 전통/김명현 한국소방안전협회장

    [In&Out] 전통시장의 안전한 전통/김명현 한국소방안전협회장

    한국 고유의 멋과 맛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통시장이다. 대형마트가 아무리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한다고 해도 전통시장에 가면 한국 특유의 정을 느낄 수 있어 필자도 종종 집 주변의 전통시장을 찾아가곤 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너무나 많은 전통문화를 계승한 탓일까. 마땅히 뿌리를 뽑아야 할 나쁜 문화까지 이어져 온 것 같으니 말이다. 안전을 저만치 뒷전으로 밀어낸 안전 경시 문화이다. 지난 18일 새벽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좌판 220여곳을 태웠다. 모두 6억 5000여만원이나 되는 재산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화재 원인은 전기 누전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의 특성상 화재가 이와 같은 참사를 불러왔다. 작은 점포들이 오밀조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불길이 빠르게 번졌다. 이미 지적된 것을 지키지 않아 피해로 이어졌다는 데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번 화재의 주요 요인들이 3년 전인 2014년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한 화재 안전 점검에서 전부 개선 권고됐다는 것이다. 당시 점검을 의뢰받은 우리 소방안전협회는 어시장에 설치된 대부분의 전선들이 노후하고 직사광선에 노출된 채 난잡하게 얽혀 있어 합선과 누전이 예상되므로 전기시설을 보완할 것을 지적했다. 또한 비닐천막 구조의 점포 천장에는 스티로폼 등 활어회 포장재가 방치되어 있어 불이 나면 피해가 커진다는 것과 좌판 등 장애물들이 상수도 소화용수설비를 가로막고 있고 소방차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화재 발생 시 진화 활동에 지장을 줄 것도 지적했다. 그러나 3년 뒤 불행하게도 그 우려는 현실로 바뀌었고, 권고사항을 이행하기만 했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는 때늦은 후회만 남게 되었다. 최근 전남 여수 수산시장이나 대구 서문시장 화재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통시장 화재사고는 거의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가 화마를 맞이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조적으로 화재에 취약한 것도 문제이지만, 전기나 가스 및 화기 사용이 잦아 사용자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대부분은 ‘안전’보다는 ‘생업’을 더 우선시하는 현실이 더 큰 문제라는 소리를 듣는다. 정부는 잇따른 전통시장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화재 발생 시 소방관서로 즉시 통보되는 자동화재속보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화재 확산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비닐형 가판대 보호천막을 방화성소재로 교체하는 방안들을 속속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인 노력들이 실효성을 거두고 높은 화재 저감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인들의 성숙한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법이 강화되고 설비가 잘 구비되어 있어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의식과 실천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안전의식 개선을 위한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다름 아니라 교육과 훈련이다. 모든 상인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화재예방 교육을 실시하여 안전에 대한 인식이 ‘비용’이 아닌 행복한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의 전환을 보여야 한다. 아울러 화재를 미리 예방하는 안전수칙을 실생활 속에 습관화하고, 화재발생 땐 신속하게 불을 끄고 대피할 수 있는 요령을 체득할 수 있도록 반복된 훈련도 반드시 필요하다. 예로부터 예의를 잘 지키는 나라라는 뜻에서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다. 이제 안전 수칙을 지키는 ‘동방안전지국’으로 거듭나 성숙한 안전문화라는 멋진 전통을 계승하는 나라를 기대해 본다.
  •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제 이행을” 종단사 관여 않던 수행승 뿔났다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제 이행을” 종단사 관여 않던 수행승 뿔났다

    조계종단과 현 집행부 집중 성토 27일 중앙종회 임시회 격랑 예고 전국의 선원에서 수행에 매진해 온 조계종 수좌(수행승)들이 조계종단과 현 집행부를 집중 성토하고 나서 주목된다. 선원 수좌들은 평소 좀처럼 종단사에 관여하지 않는 만큼 예사롭지 않은 일로 여겨진다. 특히 수좌들이 오는 10월 치러질 새 총무원장 선출과 관련해 직선제 이행을 강력히 촉구해 파문이 예상된다. 전국선원수좌회(대표 의정 스님)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종단과 집행부의 쇄신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이들은 우선 ‘청정승가 구현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제방선원 납자들은 청정승풍이 무너진 종단의 현실에 대해 참괴한 마음으로 견성성불 요익중생의 종지를 다시 세우고자 결의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특히 “총무원이 방치하고 있는 범계승들의 부도덕성에 의해 조계종 청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며 “범계승들의 도박, 절도, 간통, 은처, 파계, 파당 등 세속 사람들도 입에 담기 부끄러운 말폐적 행태가 부도덕의 극치를 연출하고 있음에도 누구도 책임과 위기를 통감하는 자가 없다”고 현 집행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성명에는 장로선림위원장 적명(봉암사 수좌) 스님과 부위원장 무여(축서사 선원장) 스님을 비롯해 장로선임위원인 고우(원로위원), 대원(원로위원), 혜국(석종사 선원장), 현기(상무주암 선덕), 성우(용화사 선덕), 지선(백양사 방장), 원각(해인사 방장), 인각(범어사 수좌), 지환(동화사 유나), 정찬(대흥사 유나) 스님 등 120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선사 등을 포함해 조계종 수좌회의 대표와 의장 스님 등 최고 수좌들이 이처럼 한목소리를 내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수좌들이 기자회견에서 요구한 사안은 대체로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청정승가 구현 ▲자승 총무원장의 직선제 공약 이행 ▲중앙종회의 직선제 관철 ▲사찰 재정 투명화를 통한 전면 복지 시행 ▲총무원장 피선거권 제약을 규정한 선거법 즉각 개정 등이다. 수좌들은 이 가운데 총무원장 직선제 이행을 가장 강도 높게 주문했다. 수좌들은 “비구계와 비구니계를 수지한 모든 종도들이 직선제로 총무원장을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총무원장 선출에 있어 전체 종도 갈마(안건에 대한 가부를 묻는 행위)를 통한 직선 선출이 가장 율장 정신에 부합한다”며 “총무원장은 이제 그만 권세를 내려놓고 직선제를 이행하라”고 촉구해 집행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현행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제는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된 240명의 선거인단과 중앙종회 의원 81명 등 321명의 선거인단이 투표로 선출하는 간선제를 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과는 달리 지난해 7개 지역별 대중공사 현장투표에서 60.7%가 직선제를 지지했으며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제 특별위원회의 설문조사에서도 직선제 지지율은 80.5%에 달했다. 이와 관련, 조계종단은 선거인단이 3명의 후보자를 가린 뒤 종정이 이 가운데 한 명을 추첨으로 뽑는 이른바 ‘염화미소법’을 보완책으로 내놓고 있다. 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임기는 10월 만료되며 새 총무원장은 10월 12일 선출된다. 수좌들이 이처럼 전격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중앙종회 임시회를 겨냥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총무원장 선출법 개정 등을 주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임시회의 결정에 따라 조계종단은 또 한 차례 격랑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수좌회 의장 월암 스님은 “지난번 있었던 자승 총무원장 재임 반대 운동은 수좌들의 총의를 결집하지 못해 무산됐다”며 “하지만 이번엔 원로 스님을 비롯한 대다수의 수좌가 실추된 청정승가를 다시 세우는 개혁에 총무원장 직선제가 최우선이라는 데 뜻을 모은 만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월호 수면 위로] ‘완전 인양’ 지난한 과정… 내구성 약해져 파손 우려

    세월호는 참사 발생 이후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앞으로 지난한 과정을 거쳐 전남 목포신항에 안정적으로 거치돼야 ‘완전 인양’이 마무리된다. 세월호는 당초 23일 오전 11시쯤 반잠수식 선박에 올릴 수 있는 수면 위 13m(해저면으로부터 35m)까지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선체 객실부의 구조물과 와이어의 간섭 현상으로 목표 높이에 도달하지 못했다. 또 잠금 장치 파손으로 열려진 선미 램프 때문에 인양이 불가능해졌다. 선미 램프를 제거해야 인양 작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세월호는 앞으로도 이런 고비를 몇 차례 넘긴 뒤에야 뭍에 안착할 수 있다. 바람과 너울성 파도 등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기상 조건들을 제외하면 인양의 다음 고비는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올리는 것이다. 선체 길이 145.6m인 세월호를 올릴 공간은 반잠수식 선박 전장 216.7m 중 160m 정도다. 세월호 선체 앞뒤의 여유 공간이 56.7m인데 여유가 많다고 할 수는 없다. 인양 뒤 세월호 선체 정리를 맡게 될 코리아샐비지 류찬열 대표는 “세월호를 조류의 영향을 받고 있는 반잠수식 선박 위로 정확하게 올리는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3년 가까이 물속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내구성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박수리 전문업체 오리엔트조선 정용권 전무는 “세월호 선체가 튼튼한 구조가 아닌데 물속에 장시간 방치되면서 뼈대가 많이 취약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면서 “선체 내부에 사람의 늑골처럼 각종 지지대와 부재들이 많은데 그게 취약해지면 배 전체의 골격이 약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령을 감안했을 때 평소 관리가 취약했던 부분은 부식이나 파손이 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 위로 올리는 과정이나 이후 반잠수식 선박과 함께 물위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하중이 커지면 세월호가 이를 버티지 못해 파손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 국책연구기관, 인양·선박 전문가, 인양 전반의 컨설팅을 맡은 영국 TMC까지 여러 위험요인에 대한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이미 지난주 최종 점검을 다 마쳤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세월호 인양비용 SNS “누가 말아먹은 비용보다 적구만”, “집에 가자 애들아”

    세월호 인양비용 SNS “누가 말아먹은 비용보다 적구만”, “집에 가자 애들아”

    참사 발생 1072일 만에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 인양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1020억원. 현재 중국의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1단계 작업 완료 후 계약금 213억을 받은 상태다. 2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5년 7월 상하이샐비지와 계약할 당시 초기 계약액은 851억원이며 총 3단계로 나눠서 지급한다. 상하이샐비지 계약액 외에 인양에 필요한 예산은 총 103억원으로 선금보증이행증권 등 유사시 이 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당초 정부는 인양이 1년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1년 7개월이 걸렸다. 인양 방식 변경과 시행착오, 더딘 작업으로 상하이샐비지의 기술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 인양비용에 대해 네티즌들은 “내 세금 이럴 때 쓰라고 낸 거지 (tomb****)”, “근혜가 순실이한테 갖다 바친 돈의 100분의 1만 쓰면 되네? 명박이가 4대강 말아먹은 돈의 220분의 1만 쓰면 되네???(wsew****)”, “누가 말아먹은 비용보다 적구만(gori****)”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미수습자 9명의 가족에 대한 위로를 전했다. “드디어 세월호가 떠올랐다. 제발 진실도 함께 떠오르길(ecr****)”, “마음이 콱 막힌다. 1073일이 지난 후에야 들어 올려지고 있는 세월호를 보는 지금 또 똑같이 느끼고 있다(유정)”, “집에 가자 애들아(dvyu****)”, “믿기지 않는다. 저기에 내 가족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3년이란 세월 동안 밥을 어느 하루 제대로 먹고 잠은 잤겠나. 숨 쉬는 것마저 고통이었을 거다(tnru****)”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인양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는 “도대체 뭐야. 인양 시기가 너무하다 진짜…(akfl****)”,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인양할 수 있는 것을 몇년 동안 아이들을 바다에 방치했다니…(park****)” 등 아쉬움을 나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인 간병에 지친 日…시설 학대 1년새 4배

    ‘노인 왕국’ 일본의 노인 돌봄(개호) 시설에서 노인 학대 사례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등은 22일 후생노동성 발표를 인용, 개호 시설에서 2015년에 발생한 직원에 의한 노인 학대가 전년도보다 108건 증가한 408건이었다고 전했다. 9년 연속 기록 경신으로 노인 돌봄 시설에서 해당 시설 직원에 의한 학대는 10년간 6배로 늘게 됐다. 이번에 조사된 노인 돌봄 시설 학대 피해자는 총 778명으로 70%가량이 치매를 앓는 노인이었다. 심지어 2층 창문에서 떨어져 다친 노인을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둬 사망하게 한 사례도 확인됐다. 피해자 중 61.4%에 달하는 478명은 매를 맞거나 꼬집히는 등 신체적 학대를 받았다. 27.6%에 달하는 215명은 욕을 먹거나 모욕적인 발언을 듣는 등 심리적 학대를 당했다. 100명가량은 식사를 챙겨 주지 않는 등 돌봄 방치 상태에 있었다. 학대 원인과 관련 직원들의 교육 및 간호 기술·지식 부족 등이 65.6%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직원의 스트레스나 감정 조절의 문제도 26.9%나 됐다. 노인 학대와 관련된 상담 및 통보 건수는 전년도보다 46.4%가 늘어난 1640건이나 됐다. 후생노동성은 “노인 돌봄 시설 수가 늘고 있는 데다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노인 학대 사례 발견이 늘어난 것도 급증의 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직종에 비해 낮은 임금과 긴 노동시간, 업무 과정에서의 높은 스트레스 등이 노인 요양 시설 학대를 불러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졌다. 개호 복지사의 한 달 임금은 평균 23만 8440엔(약 240만원)으로 일본의 전 산업 평균(32만 9600엔)에 비해 크게 낮다. 근속 연수도 평균 6.3년으로 전 산업 평균(12년)의 절반 정도로 짧았다. 낮은 임금에 이직도 잦아 업무상 대처 능력도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노인 학대가 신고를 통해 밝혀진 경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노인 학대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빌딩숲 사이 문화재꽃·지하길 이어 경제꽃 핀 명품 종로

    [자치단체장 25시] 빌딩숲 사이 문화재꽃·지하길 이어 경제꽃 핀 명품 종로

    “서울 종로구는 구의 정체성인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명품도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서울 종로는 조선 한양 천도 이후 600여년의 역사가 면면히 흐르는 곳이다. 김영종(64) 종로구청장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 이 같은 종로의 특성을 살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명품도시로 만드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구청장의 과거와 미래,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명품도시-종로 만들기는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일대는 KT 신·구 청사, D타워, 그랑서울 등 고층빌딩들이 빽빽이 들어선 빌딩 숲이지만 그 사이사이로 발굴된 문화재들을 잘 보존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김 구청장은 2015년 D타워 부지 옆에 있는 조선시대 시전행랑터 위를 투명 강화유리로 덮어 지나가는 행인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KT 건물 부지에서는 16세기 전통 구들시설을, 그랑서울 부지에서는 조선시대 화약무기인 총통 등을 투명한 유리 위를 걸으면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주변 전통 문화를 잘 보존하는 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조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선진도시의 특징인 지하도시 조성사업을 병행한 게 특징이다. 모두 김 구청장의 아이디어로 진행된 것이다. 김 구청장이 취임한 2010년 7월 당시 이 구역 내 그랑서울, 타워8, D타워 등 사업들은 이미 건립 허가가 났거나 공사 중이었다. 그는 이 구역 전체를 하나의 공간으로 간주해 지하공간을 개발해야 한다는 구상을 갖고 직원들이 사업시행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이미 허가가 난 상태였기 때문에 별도로 돈을 내고 각 건물 지하를 연결하겠다며 선뜻 돈을 낼 사업자는 없는 상태였다. 김 구청장은 “캐나다 몬트리올 등 선진도시에 가 보면 주요 빌딩들을 지하로 연결시킨 경우가 많다”면서 “청진구역도 전체를 하나의 사업장으로 연계해 지하공간을 개발한다면 각 건물의 가치가 높아지고 편리성 증대로 유동인구가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사업자들을 설득했다”고 회고했다.김 구청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사업자들을 모아 협의체를 만들고 1년간 무려 87회의 협의를 거친 끝에 사업비 596억원 전액을 이들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구청 돈 한 푼 쓰지 않고 사업을 이끌어 갔다. 그 결과 지난해 현재 1호선 종각역~그랑서울~타워8~청진공원까지, 그리고 D타워~KT~광화문역까지 지하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끝냈다. 인근 미착수 구간은 사업자들이 향후 재건축에 나선다면 인가 조건으로 지하통로 연결을 내걸 계획이다. 2018년 리모델링을 시작하는 종로 청사도 해당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세종문화회관 광화문역부터 보신각이 있는 종각역까지 지하로 한 번에 뚫리는 길이 만들어진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이 지하보행로에는 과거 대형서점이 밀집된 청진동의 지역 특성을 살린 ‘책 거리’도 조성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다. 인근에는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기부채납받은 부지를 전통의 멋이 가득한 청진공원으로 조성했다. 땅속에 묻혀 있던 주춧돌과 철거된 한옥 기와를 재활용하고, 1900년대의 지적도를 찾아 옛 건물터와 191m의 전통담장을 되살리는 식으로 종로 역사를 복원했다. 한옥에 어울리는 대나무, 소나무, 매화나무, 꽃복숭아 등으로 경관을 조성하고 한옥 건축물을 복원한 종로홍보관도 지었다. 고층빌딩으로 삭막했던 청진동 일대가 전통과 역사가 흐르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종로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발판으로 종로를 재정비한 또 하나의 성공 사례로는 세종마을을 꼽는다. 일대에 역사 인물들의 생가터가 모여 있는 것은 물론 국내 문학과 예술의 거장들이 창작 활동의 무대로 삼아 온 유적이 풍부하다는 데서 착안해 기획했다. 세종마을을 조성하면서 우선 버려진 수도사업장을 윤동주 기념관으로 재탄생시켰다. 옥인아파트를 철거하고 인왕산 자락의 수성동 계곡을 겸재 정선의 그림처럼 복원했다. 한국 미술계의 거장인 박노수의 작품을 기증받아 박노수 화백이 살던 가옥 자체를 구립 박노수 미술관으로 변신시켰다. 이런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 특색 없는 마을이 지금은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 명소로 거듭났다. 김 구청장이 이같이 종로의 도시계획을 속속 세워 나갈 수 있는 데는 건축을 전공한 서울시 건축과 공무원과 전문 건축사로 일해 온 그의 이력이 밑거름이 됐다. 조선대 병설공업고등전문학교 건축과(5년제)를 나온 그는 서울시 건축직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1983년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그 길로 공무원을 그만두고 20여년간 건축사로 일한 도시전문가다. 1990년 2월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그의 지난해 신고 재산은 74억원으로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가장 돈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공을 들이고 있는 종로의 도시비우기 사업은 전문 건축인의 혜안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는 서울 25개 자치구 최초로 2013년 종로구에서 걷기 편한 건강한 도시를 모토로 통신주, 안내표지판 등을 최소화하는 도시비우기 사업을 시작했다. 관리 주체가 제각각인 시설물들이 무질서하게 방치된 것이 도시 미관을 해친다고 판단해 공간 설계 최대의 미덕인 비움의 철학을 행정에 접목시켜 도시비우기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경찰청, 한국전력, 우체국 등 유관 기관과 뜻을 모아 2013년부터 4년간 지역 내 1만 5000여건의 시설물을 정리했다. 이 사업으로 시설 설치 비용을 최소화해 절감한 예산만 같은 기간 약 4억 6000만원에 이른다. 보존가치가 높은 한옥자재 재활용 은행을 만든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종로구는 전체 면적의 48%가 옛 한양도서 안에 위치해 한옥이 많다. 이 은행은 종로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보도를 만들 때도 명품종로 정신을 강조한다. 김 구청장은 “무턱대고 저렴한 돌을 깔았다가 몇 년마다 계속 다시 바꿔 주느니 20~30% 정도 비싸더라도 100년 동안 쓸 수 있는 좋은 제품으로 포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취임한 뒤 종로는 기존의 얇은 화강판석이 아닌 10㎝ 두께의 화강석을 사용해 친환경보도를 조성하고 있다. 2011년 자하문로를 시작으로 북촌로, 새문안로, 창경궁로, 종로 등 9곳에 100년이 가도 변함없는 보도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초기 투자비는 높지만 장기적으로 유지보수와 재포장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종로를 ‘상품’이 아닌 ‘명품’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일을 기획하라고 입버릇처럼 말을 한다. 명품종로 만들기 사업은 계속된다. 그는 종로와 인연이 있는 현진건, 염상섭, 이상 등 1920~30년대 활동한 문인들의 원고, 사진, 편지, 서예, 소장품 등 문학자료 2000여점을 기증받아 관사에 보관하고 있다. 종로문학관을 건립한다는 목표다. 미술관, 갤러리 등 시설이 몰려 있는 부암동, 평창동 일대는 자문밖 창의예술마을로 조성 중이다. 이 마을 일대의 자연환경 및 인적 인프라를 활용해 세계적인 아트밸리를 만들 계획이다. 당장 오는 4월 세종마을에는 우리 고유의 과학적인 난방법인 온돌문화를 소개하는 전통한옥 상촌재를 선보인다. 우리 고유의 음악을 공부할 수 있는 우리소리 도서관도 연내 문을 열 계획이다. 그는 2018년 종로청사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지만 본관 건물은 보존해 박물관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일제강점기인 1922년 수송공립보통학교로 지어진 이 건물은 1975년부터 청사로 쓰이고 있는데 최근 이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신청해 지정받았다. 김 구청장은 3선에 도전해 명품종로 사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모든 것을 헐어내고 전면 재건축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면서도 주민생활 편의와 자산 가치를 증대하는 식으로 종로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지긋지긋한 재채기·콧물… 천적을 잡아라

    [메디컬 인사이드] 지긋지긋한 재채기·콧물… 천적을 잡아라

    환자 매년 늘어 年635만명 병원행미세먼지·반려동물 증가 등 원인버리고 막고 털고…원인물질 차단 이달 중순부터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상춘객이 늘고 있습니다. 봄의 향기에 취해 전국이 들썩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봄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바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입니다. 심지어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괴로워 아예 문을 걸어 잠그고 두문불출하는 분도 있습니다.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해마다 증가해 2014년 기준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인원이 635만명에 이르렀습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심해지는 데다 최근 수년간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완치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의 고통이 더 큽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 등에 의한 ‘통연성 비염’과 꽃가루 등에 의한 ‘계절성 비염’이 대표적입니다. 통연성 비염은 1년 내내 나타나기 때문에 원인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두 비염의 증상은 똑같습니다.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자극을 받아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지속적인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환경을 피하는 ‘회피요법’이 가장 중요합니다. ‘알레르겐’(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완벽하게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제대로 알고 대처하면 약물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집먼지 진드기 고온다습할 때 잘 번식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산하 알레르기비염 연구팀이 지난달 대한의사협회지에 공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알레르겐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것입니다. 공기 필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동물을 자주 씻기는 방법도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김태훈 고려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고양이 항원(알레르겐 입자)은 피부와 털은 물론 소변과 타액에도 존재한다”며 “몸에서 떨어져 나오면 6시간 정도 공기 중에 떠다니며 벽이나 가구 등에 달라붙고, 심지어 고양이를 집에서 내보내도 6개월까지 입자가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개의 입자는 고양이보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정도가 덜하지만, 만약 알레르기 환자라면 가급적 실외에서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집먼지 진드기는 온도가 20도 이상이고 습도가 75~80%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에 실내 온도를 너무 높이지 않고 습도도 40% 이하로 조절해야 합니다. 양탄자, 커튼, 소파, 담요는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특수 커버로 침구류를 싸는 것이 좋습니다. 특수 필터가 장착된 청소기 사용도 도움이 됩니다. 꽃가루 노출을 피하려면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에서 ‘꽃가루농도위험지수’를 미리 확인하거나 화분 알레르기연구회(www.pollen.or.kr)에서 꽃가루 현황을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꽃가루 농도가 높아지는 시기는 오전부터 오후 3시까지입니다. 가급적 창문을 닫고 실내 생활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간다면 즉시 옷을 세탁하고 침실에 방치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하실과 세탁장, 주방, 음식물 쓰레기통의 곰팡이를 잘 살피고 만약 있으면 통풍을 시키고 제거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물 부스러기는 바퀴벌레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주의해야 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일반 천 마스크 대신 ‘KF’ 표시가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자극을 피할 수 있습니다.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도 있는데, 가장 큰 차이는 ‘열’입니다. 김창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증세가 가벼울 때는 감기와 비슷하지만, 증상이 일주일 이상 계속되고 열이 없는 점이 감기와 구분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눈이나 코, 입천장의 가려움증, 눈물이 많이 나오거나 눈이 충혈되고 눈꺼풀이 붓는 증상도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나타나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코를 문지른다거나 씰룩거리는 습관이 생기면 코점막이 헐어 코피를 흘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면역요법으로 완치 가능… 고비용 단점 알레르기 비염은 천식이나 축농증으로 악화할 수 있어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부반응검사’와 ‘혈액검사’로 원인을 찾아내는 것에서 치료가 시작됩니다. 코를 완전히 틀어막으면 가장 좋겠지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로 회피요법 설명과 함께 고통스러운 증상부터 없애는 약물요법을 1차적으로 시행합니다. 과거에 개발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음 부작용이 심했지만 이후에는 내성이 적고 졸음 부작용을 개선한 약들이 많이 개발됐습니다. 염증이 심하면 소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민간요법에 휘둘리는 분이 많지만 현재 병을 완치할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은 ‘면역요법’뿐입니다.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환자에게 조금씩 노출시켜 면역반응을 줄여 나가는 방법입니다. 다만 일반적인 치료 기간만 3~5년으로, 인내심이 필요하고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 큰 단점입니다. 면역요법은 팔에 주사를 맞는 ‘피하면역요법’과 혀 밑에 약물을 떨어뜨리는 ‘설하면역요법’으로 나뉩니다. 피하면역요법은 주로 3~4개월에 걸쳐 약의 용량을 늘리며 매주 주사를 맞다가 이후 한 달에 한 번씩 주사를 맞으면 됩니다. 설하면역요법은 환자 본인이 혀 밑으로 매일 면역치료 용액을 떨어뜨리는 방식이어서 집에서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꾸준히 실천하기가 쉽지 않고 비용이 더 비싸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힙니다. 정재우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면역요법이 알레르기 질환 핵심 치료법으로 통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활발하지 않은 실정”이라면서도 “면역 치료에 3년 이상의 비교적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평생 괴로울 수 있는 질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뉴스 분석] 기대 못 미친 틸러슨 순방… 대북 공조 혼란 가중

    미중 회담서 사드 언급 없었고 새 대북 접근법도 구체화 안 돼 군사적 옵션·핵무장 용인 등 사전 공감 없이 툭툭 내뱉어 ‘韓 파트너’ 발언·만찬 잡음도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첫 동북아 순방이 지난 19일 마무리됐다. 이번 순방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접근법’ 구체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대한 해법 마련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우리 정부가 기대했던 만큼의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순방 시 틸러슨 장관이 대북 정책에 대해 내놓은 분명한 메시지는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와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 정도로 압축된다. 틸러슨 장관이 미·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전후로 내놓은 대북 메시지는 예상보다 강경했다. 이에 우리 외교 당국에서도 “대북 접근법에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방한 시 중국의 사드 보복을 강한 어조로 비난해 이 문제를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미·중 ‘담판’ 이후 나온 메시지는 밋밋한 수준이었다. 중국은 북핵에 관한 미국 측의 ‘중국 역할론’에 ‘북·미 본질론’으로 맞섰고 제재·대화 병행 입장까지 그대로 유지했다.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은 물론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서도 회견장에서는 특별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20일 “중국에서의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보면 결국 북핵과 사드는 여러 미·중 간 현안 중 하나라는 느낌”이라면서 “이를 미국이 방치하진 않겠지만 다른 중요한 미·중 이슈를 상호 이익을 고려하며 다루다 보면 우리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쪽으로 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 틸러슨 장관이 새 대북 접근법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다’는 대전제 아래 정제되지 않은 듯한 메시지를 툭툭 던지면서 공조 체제에 혼란을 줬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순방 기간 ‘군사적 옵션 검토’, ‘핵무장 용인’ 등 동맹과의 사전 공감이 없는 선택지들이 틸러슨 장관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또 방한 시에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밝혔지만 미·중 회담 이후에는 중국 측의 평화협정 거론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기업인 출신인 틸러슨 장관이 아직 외교적 화법에 익숙지 않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틸러슨 장관은 순방 과정에서 ‘일본은 동맹, 한국은 파트너’로 표현하고, 방한 업무 만찬을 두고도 일방적 발언을 해 잡음을 일으켰다. 한편 미국 조지프 윤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날 방한하면서 22일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대북 접근법이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20년 흉물 과천우정병원 부지에 지상 25층, 200여가구 공동주택 건설.

    20년 흉물 과천우정병원 부지에 지상 25층, 200여가구 공동주택 건설.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20여년간 방치되어 있던 과천우정병원 9118㎡의 부지에 지상 25층 200여가구의 공동주택이 들어설 전망이다. 과천시는 우정병원 방치건축물 정비사업에 대한 계획안을 지난 17일 고시·공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분양을 거쳐 2021년 입주를 목표로 정비사업이 추진된다.  과천우정병원 건축물 정비 사업은 주민과 이해관계자의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 본격 추진된다. 사업계획 관련 서류는 시 홈페이지와 시 건축과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의견이 있으면 오는 30일까지 의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면 된다.  과천시 중앙로43에 위치한 우정병원은 1991년 지하5층, 지상 12층에 500병상 규모의 의료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아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부도로 1997년 8월 공정률 60% 단계에서 공사가 중단된 이후 현재까지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과천시는 점점 흉물화 되어 가는 우정병원 건축물을 정비하기 위해 그동안 우정병원 정상화 추진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15년 12월에 정부 주도의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 선도사업에 최종 선정 되어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계용 시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우정병원 건축물에 대한 정비 사업이 추진된다”며 “ 관련 기관, 이해당사자 등과 협력하여 정비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술술 풀리는 용인 민원… 비결은 ‘소통행정’

    술술 풀리는 용인 민원… 비결은 ‘소통행정’

    생활 민원·대형사업 적극 해결정찬민 용인시장은 지난 13일 신갈외식타운 입주 상인들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상인 대표들은 “타운 인근 교차로 한가운데 교통섬이 있어 교통 불편을 호소하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용인시의 소통행정으로 민원이 해결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용인시는 경찰서 등과 수차례 협의, 교통섬 일부를 잘라내 문제점을 해결하고 교통체계를 개선했다. 용인시의 고질적인 민원이 속속 해결되고 있다. 도로시설 개선 등 생활 민원부터 산업단지 조성 등 대형사업까지 시의 적극적인 행정으로 풀린다. 공무원들이 결정을 못 하는 민원은 정 시장이 나서 “책임은 내가 질 테니 주민 입장에서 처리하라”며 독려한다. 정 시장은 지난 1월에도 처인구 백암면 가좌1리 석실마을 주민들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주민들은 2014년 마을에 물류창고가 들어선 뒤 대형 화물차량 이동으로 각종 소음과 분진에 시달리자 시에 피해를 호소했다. 정 시장은 업체와 주민 간 간담회 자리를 만들어 업체가 24억원을 들여 제방도로(길이 640m)를 확장하도록 중재했다. 정 시장은 또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던 양지면 추계2리에 상수도관을 설치해 줬고, 대형 주상복합건물 공사로 불편을 겪었던 신갈1동에는 시행사를 설득해 건물 지하에 주민용 주차공간을 마련토록 했다. 장기 숙원사업도 잇달아 해결한다.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공세지구에 사업자로부터 고매IC 연결도로 개설을 이끌어냈고 골조 공사만 마치고 중단된 채 3년 가까이 방치된 동백세브란스병원 공사도 올해 안에 재개될 전망이다. 용인의 대표 숙원사업인 용인테크노밸리도 10년 만인 지난해 첫 삽을 떴다. 학교 환경개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감사편지도 잇따랐다. 통학로 안전문제로 민원이 제기됐던 모현면 능원초등학교에는 학교 후문 쪽 도로변에 안전봉을 설치해 줘 감사하다며 초등학생 174명이 한꺼번에 감사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정 시장은 “시장실로 배달된 민원편지를 그냥 넘기지 않고 하나하나 읽어 보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평택항에 8개월 묶여 있던 폭스바겐 1500대 獨 반송

    경기 평택항 수입차 부두 야적장에 묶여 있던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1500대가 17일 독일로 반송됐다. 아우디 A1과 A3, 폭스바겐 골프 1.6 TDI 등 총 세 모델이다. 이들 차량은 한 달 뒤쯤 독일 엠덴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환경부는 폭스바겐 측이 자동차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위조 서류로 불법인증을 받았다는 이유로 32개 차종(80개 모델) 8만 3000대에 대해 인증을 취소했다. 인증 취소는 곧 판매 정지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2만대는 평택항에 위치한 출고 전 차량점검(PDI) 센터에서 8개월여 동안 방치됐다. 최대 40% 할인 판매될 거란 소문도 파다했다. 아우디폭스바겐 측은 “남은 1만 8500대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아무런 결정이 안 났다”면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동물단체들 “청와대 진돗개 번식견 전락 우려…반려동물로 살아야”

    동물단체들 “청와대 진돗개 번식견 전락 우려…반려동물로 살아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자택으로 떠나면서 청와대에 진돗개들을 두고 온 것도 모자라, 청와대가 이 진돗개들을 일반 시민에게 분양하거나 보호소에 보내지 않고 혈통 보존 단체로 옮긴 일에 대해 동물단체들이 강하게 비판했다. 동물단체들은 이 진돗개들이 반려동물로서 일반 가정으로 입양돼 행복하게 살지 못하고 ‘퍼스트 도그(first dog.대통령의 반려견)’ 프리미엄이 붙은 번식견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단체 케어’ 등 동물보호단체 6곳은 17일 ‘청와대 진돗개들, 반려동물로 살아야 한다’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통해 “진돗개의 혈통을 보존하겠다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진돗개’라는 퍼스트 도그 프리미엄을 붙여 지속적인 번식을 시키고 상품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이는 사실상 유기행위보다 더 나쁜 행위”라고 밝혔다. 진돗개들의 혈통 보존 방식은 같은 모견에게서 태어난 새끼들조차 체형과 외모로 나눠 ‘보존견’과 ‘도태견’로 분리해 비인도적이며 철저하게 상품처럼 이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동물단체들은 지적했다. 동물단체들은 또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유기견 입양을 공약해 놓고 오히려 퇴임 후 무려 9마리의 유기견을 만든 것, 또 이제는 그보다 더 나쁜 번식용 개들로 살아가게 하겠다는 발상은 나빠도 너무 나쁘다”면서 “많은 국민들은 유기동물을 입양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 이사를 가는 여러 불편한 상황에서 보호자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013년 2월 25일 삼성동 자택을 떠나면서 동네 주민으로부터 생후 2개월 된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선물받았다. 청와대는 그해 3월 암컷에게는 ‘새롬이’, 수컷에게는 ‘희망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후 그해 4월에는 동물등록제에 따라 종로구청에 정식으로 등록했다. 동물등록증에는 소유자 ‘박근혜’, 주소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로1’로 기재됐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 관저에서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가면서 진돗개를 청와대에 남기고 갔다. 새롬이와 희망이, 그리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7마리를 그대로 두고 간 것이다. 이에 공동성명에 참여한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지난 13일 박 전 대통령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새롬이·희망이와 새끼 2마리를 ‘한국진도개혈통보존협회’ 등으로 옮겼다. 나머지 5마리는 분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 분양하거나 보호소에 보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동물단체들은 “(진돗개들이 분양되는) 혈통보존협회가 어느 곳인지 제대로 된 답변을 (청와대가) 회피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천연기념물 진돗개의 혈통을 보존한다는 협회들이 난립하고 있는 실정이다”라면서 “지금도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진돗개들이 학대당하고 방치당하고 유기되고 있으며 도축장으로 가 개고기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 우리는 재래시장 한켠의 철장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는 수많은 진돗개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 생명이며 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더 넓은 의미의 생명권 보호다. 청와대에 주인 없이 남은 진돗개들이 반려동물로서 가정으로 입양 돼 행복하게 산책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재고해 주길 당부한다”면서 “이제라도, 이렇게 해서라도 박 전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 의무, 그리고 그 의지를 보여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미 금리 인상, 저신용·자영업자부터 살피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기준금리를 3개월 만에 0.25% 포인트 또 인상했다. 기존 0.50~0.75%에서 0.75~1.00%로 올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미국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예견된 것이긴 하나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에 이어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들이 하나둘씩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다음달에는 ‘4월 위기설’을 촉발한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4400억원) 만기일이 돌아오고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연준이 올 안에 추가로 두 차례 금리를 더 올리겠다고 시사한 대목이다. 이제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25%)와의 격차가 0.25% 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미국이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리면 한국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경제는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릴 수도, 안 올릴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처지다. 극심한 내수 부진과 ‘고용 없는 저성장’ 돌파를 위해서는 금리를 동결해서 경기를 부양하는 게 맞다. 그러나 금리 역전을 오래 방치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높은 금리를 좇아 미국으로 다시 이동할 공산이 크다. 금리를 올리자니 1344조원의 가계부채가 걱정이다. 대출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추가 이자 부담이 9조원 늘어난다. 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이 직격탄을 맞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저신용자나 다중 채무자들이 이용하는 금융회사는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 많아 충격의 강도가 클 수밖에 없다. 우선 취약계층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부터 내놓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상환 부담이 커진 한계가구와 한계기업,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 줄 정책을 마련하고 고위험 대출을 하는 저축은행·상호금융 등에는 충당금을 더 많이 쌓도록 해야 한다. 어제 금융위원회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인수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제2금융권의 대출 리스크가 금융권 전체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부 몫이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에 가계대출을 자제하라고 목소리만 높여서는 안 된다. 돈 빌리는 게 좋아 비싼 이자 내고 돈 빌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을 옥죄기만 할 경우 사채시장으로 몰릴 대출 수요의 부작용에도 대비하기 바란다.
  • 인도네시아 군부대 호랑이상 조롱거리 된 사연

    인도네시아 웨스트 자바에 위치한 한 육군 부대의 호랑이상이 네티즌들의 조롱 끝에 결국 제 운명을 마쳤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부대 앞에 우뚝 서있던 호랑이상이 지난 13일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6년 동안 군부대 앞을 지킨 이 호랑이상은 해당 부대의 마스코트다. 우리나라 역시 호랑이는 군부대의 인기있는 마스코트. 이 호랑이상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것은 우스꽝스러운 얼굴 때문이다. 네모로 각진 얼굴에 과장되게 웃는 표정이 만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호랑이처럼 보였기 때문.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호랑이상의 패러디 사진까지 만들면서 졸지에 부대의 마스코트는 조롱거리가 됐다. 해당 부대 관계자는 "호랑이는 우리 부대의 용맹함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라면서 "이미 조롱거리가 된 이상 더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호랑이상을 다시 제작해 부대 앞에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호랑이는 사라졌지만 사이버 세상에서는 영생을 누리게 될 것 같다. 이미 온라인 상에는 호랑이의 명복을 비는(RIP tiger)글과 사진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머리 다친 의붓딸 방치해 숨지게 한 계모 살인혐의 영장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16일 지적장애가 있는 9살 의붓딸을 화장실에서 밀어 다치게 한 뒤 11시간 방치해 숨지게 한 계모 손모(33)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손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나 보강 수사를 통해 적용 죄명을 살인죄로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가 다친 것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부모로서 보호할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지난 14일 오전 7시 30분쯤 자신이 사는 청원구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A양의 머리를 손질해주다 A양의 가슴을 손으로 밀어 넘어트렸다. 말을 잘 듣지 않고 자꾸 운다는 게 이유였다. A양은 쓰러지면서 욕조 테두리에 머리를 부딪치며 다쳤다. 손씨는 A양 학교 담임에게 “아파서 학교에 가지 못한다”는 문자를 보낸 뒤 방에 누워있는 A양을 내버려뒀다. 손씨는 이날 오후 3시 30분쯤 몸이 굳어가는 A양을 발견했다. 이후에도 손씨는 경찰이나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 출근한 남편 B(33)씨에게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울기만 했다. 이 와중에 손씨는 A양을 방치한 채 인근 슈퍼마켓에 가서 소주와 맥주를 사와 마셨다. 119에 신고한 것은 이날 오후 6시 53분쯤 퇴근해 딸을 발견한 남편이었다. 병원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A양 머리에서 외상성 뇌출혈이 확인됐다. 검안의는 지주막하 출혈로 사망했다는 소견을 냈다. 경찰은 A양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A양은 전북에서 할머니와 생활하다 지난 2월부터 부모와 함께 살았다. 다른 학대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손씨의 영장실질심사는 17일 진행될 예정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경찰, 지적장애 9살 딸 화장실서 밀쳐 숨지게 한 계모 구속영장 신청

    경찰, 지적장애 9살 딸 화장실서 밀쳐 숨지게 한 계모 구속영장 신청

    지적장애가 있는 9살 의붓딸(이하 딸)을 화장실에서 밀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계모에게 경찰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작위’란 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청주 청원경찰서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손모(34)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애초 손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나 보강 수사를 통해 적용 죄명을 살인죄로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부모로서 마땅히 자녀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딸이 위험에 처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된 점을 고려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부작위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미필적 고의’란 직접적인 의도는 없었지만, 자신의 행동으로 어떤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행동을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경찰은 전날 오후 7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손씨를 상대로 2차 피의자 조사를 벌였다. 조사에서 경찰은 지적장애가 있는 딸이 머리를 심하게 다쳤는데도 12시간 가까이 방치한 이유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술에 취해 횡설수설했던 1차 조사와는 달리 손씨는 2차 조사에서 변호사 입회 아래 비교적 차분하게 사건 당일 행적을 진술했다. 사건이 발생한 전날 손씨는 딸이 욕조에 부딪치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쳤는데도 12시간 가까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에 눕혀놓고 그대로 뒀다. 손씨는 전날 오전 7시 30분쯤 청원구 오창읍 아파트 화장실에서 딸의 가슴을 손으로 밀쳤다. 균형을 잃은 딸은 쓰러지면서 욕조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크게 다쳤다. 손씨는 딸의 학교 담임 교사에게 이날 오전 8시 40분쯤 문자를 보내 ‘아이가 아파가 학교에 못 갈 것 같다. 병원에 데리고 가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전날 낮 3시 30분쯤 손씨는 딸이 숨진 사실을 알게 됐다. 딸이 숨졌지만 손씨는 경찰이나 119에도 신고하지 않았고, 아침에 출근한 남편 (33)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했지만 울먹이기만 했을뿐 딸이 숨진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이후 손씨는 딸을 방치한 채 인근 슈퍼마켓에 가서 소주와 맥주를 사와 마셨다. 그의 남편이 전날 오후 6시 53분쯤 퇴근해 딸을 발견했을 때는, 딸은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뒤였다. 경찰은 숨진 딸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지난해 국민적 공분을 샀던 ‘원영이 사건’의 피의자인 계모·친부에게도 살인 혐의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獨 “‘가짜뉴스 방치’ SNS기업에 607억 벌금”

    24시간 내 삭제·차단 시켜야… 뉴스 처리 담당자에게도 부과 독일 정부가 혐오발언이나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에 최대 5000만 유로(약 607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급증하는 혐오발언과 가짜뉴스가 9월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독일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장관은 이날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기업이 인종차별을 선동하거나 중상모략성 게시글을 삭제하고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면서 “위법성이 분명한 콘텐츠가 올라와 불만이 접수됐을 때 SNS 업체가 이를 24시간 안에 삭제 또는 차단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독일이 추진하는 처벌 법안은 불법 콘텐츠가 삭제되는 비율이 너무 낮고 삭제가 조속히 이뤄지지도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SNS 기업이 사용자의 불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독일의 한 청소년 보호 단체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트위터가 불법 콘텐츠를 삭제한 비율은 1%에 불과하며 페이스북은 39%였지만 이는 지난해(46%)에 비해 7%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와 관련, 독일 정부는 가짜뉴스 등을 방치할 경우 해당 기업에는 최대 5000만 유로, 기업 내 가짜뉴스 처리를 담당하는 개인에게도 최대 500만 유로(약 6억 7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혐오발언·가짜뉴스가 9월 총선 결과에 미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도 혐오발언·가짜뉴스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실제로 메르켈 정부가 2015년 난민에게 국경을 개방한 이후 독일 인터넷은 난민을 향한 혐오발언과 난민 관련 각종 허위정보로 들끓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 등의 가짜뉴스가 퍼져 선거판에 혼란을 일으켰던 점도 반면교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지적장애 9살 의붓딸 숨지게 한 계모 긴급체포…밀치고 12시간 방치(종합)

    지적장애 9살 의붓딸 숨지게 한 계모 긴급체포…밀치고 12시간 방치(종합)

    9살 의붓딸을 화장실에서 밀쳐 숨지게 한 30대 계모가 15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 계모는 지적장애가 있는 딸이 머리를 심하게 다쳤는데도 12시간 가까이 방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상해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손모(34·여)씨는 사건 당일 ‘딸이 아파 학교에 못갈 것 같다’는 문자를 학교 담임선생님에게 보냈을 정도로 자신이 밀쳐 욕조에 머리를 부딪친 A양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손씨는 아파 누워 있는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119 신고는 커녕 약 6시간 동안 딸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다. 손씨 진술에 따르면 비극은 A(9·여)양의 머리손질에서 비롯했다. 손씨는 지난 14일 오전 7시 30분쯤 청주 청원구 오창읍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A양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잘라주고 있었다. 지적장애가 있는 A양은 화장실에서 머리를 자르는 동안 가만히 있지 않는 등 말을 잘 듣지 않았다. A양은 지적장애 3급으로 2년 전 결혼한 남편 B(33)씨가 전처 사이에서 낳은 딸이었다. 외할머니 손에 자란 A양은 지난달부터 계모 손씨 집으로 와 살기 시작했다. 이날 아침 화장실에서 머리를 양 갈래로 묶고 가운데 머리를 자르려고 할 때 A양이 울음을 터뜨렸다. “그만 울어라”라고 수차례 말했지만, A양이 울음을 멈추지 않자 손씨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홧김에 오른손으로 A양의 가슴을 밀쳤고, 몸의 균형을 잃은 A양은 넘어지면서 욕조에 머리를 부딪쳤다는 것이 손씨의 경찰 진술이다. ‘잘못 했다’고 손씨에게 말한 A양은 다시 의자에 앉아 머리 손질을 마친 후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누운 A양은 멍하니 천장만 바라봤다. 넘어지긴 했지만, 스스로 걸을 수 있어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손씨의 주장이다. 이후 약 7시간 동안 손씨는 딸의 상태를 살피지 않았다. 작은 방에 누운 상태로 수 시간이 지난 뒤 A양은 의식을 잃었다. 딸에게서 눈에 띄는 외상을 발견하지 못했던 터라 몇 시간 누워 휴식을 취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판단했다고 손씨는 덧붙였다. 손씨는 A양이 다니는 학교 담임 선생님에게 이날 오전 8시 40분쯤 문자를 보내 ‘아이가 아파가 학교에 못 갈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손씨는 이미 숨져 몸이 굳기 시작한 A양을 발견했다. 의붓딸이 숨졌지만, 손씨는 경찰이나 119에도 신고하지 않았다. 대신 인근 슈퍼마켓에 가서 소주와 맥주를 사와 마셨다. 술을 마신 손씨는 직장에 있는 남편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울먹이기만 했다. A양이 숨졌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 손씨는 경찰에서 “속이 상하고 무서웠다”며 신고를 바로 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 B씨가 이날 오후 6시 53분쯤 퇴근해 딸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뒤였다. 119구급대는 숨진 A양의 코와 입에서 출혈 흔적을 확인했다. 병원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머리에서 외상성 뇌출혈이 확인됐다. 검안의는 지주막하 출혈로 사망했다는 소견을 냈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 중 하나인 지주막에서 발생한 출혈을 말한다. 손씨는 “화장실에서 머리를 잘라주는데 자꾸 울고 말을 듣지 않아 홧김에 밀쳤다”면서 “숨지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학대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A양이 넘어진 뒤 12시간 동안 보인 손씨의 행적이나 대응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독일, 가짜뉴스 방치하면 최대 600억 벌금부과

    독일 정부가 혐오발언이나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에 최대 5000만 유로(약 607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급증하는 혐오발언과 가짜뉴스가 9월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독일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장관은 이날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기업이 인종차별을 선동하거나 중상모략성 게시글을 삭제하고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면서 “위법성이 분명한 콘텐츠가 올라와 불만이 접수됐을 때 SNS 업체가 이를 24시간 안에 삭제 또는 차단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독일이 추진하는 처벌 법안은 불법 콘텐츠가 삭제되는 비율이 너무 낮고 삭제가 조속히 이뤄지지도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SNS 기업이 사용자의 불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독일의 한 청소년 보호 단체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트위터가 불법 콘텐츠를 삭제한 비율은 1%에 불과하며 페이스북은 39%였지만 이는 지난해(46%)에 비해 7%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와 관련, 독일 정부는 가짜뉴스 등을 방치할 경우 해당 기업에는 최대 5000만 유로, 기업 내 가짜뉴스 처리를 담당하는 개인에게도 최대 500만 유로(약 6억 7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업체는 분기별로 보고서를 내 불만이 접수된 건수와 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불만 관리 부서에 배치한 인원 등을 보고해야 한다. 독일인이 많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주요 단속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독일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혐오발언·가짜뉴스가 9월 총선 결과에 미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도 혐오발언·가짜뉴스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실제로 메르켈 정부가 2015년 난민에게 국경을 개방한 이후 독일 인터넷은 난민을 향한 혐오발언과 난민 관련 각종 허위정보로 들끓고 있다. 지난해 9월 지방선거에서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 14%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 등의 가짜뉴스가 퍼져 선거판에 혼란을 일으켰던 점도 반면교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넘어뜨려 의식잃은 지적장애 딸 10시간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계모

    넘어뜨려 의식잃은 지적장애 딸 10시간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계모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는 15일 말을 듣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지적장애가 있는 9살 의붓딸을 넘어뜨린 뒤 10시간 동안 내버려둬 사망케 한 계모 손모(33)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하루 전날 오전 7시30분쯤 자신이 사는 청원구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A양의 가슴을 손으로 밀었다. A양은 쓰러지면서 욕조 테두리에 머리를 부딪치고 의식을 잃었다. 손씨는 A양을 작은 방으로 옮기고서 아무런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10시간가량 방치했다. 경찰과 119에도 신고하지 않았다. A양 학교 담임에게는 “아이가 아파서 학교를 가지 못한다.”라는 거짓문자를 보냈다. A양의 아버지(33)는 이날 오후 6시 53분쯤 퇴근해 쓰러져 있는 딸을 발견, 119에 신고했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A양은 발견 당시 이마 등에 상처가 있었으며 병원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머리에서 외상성 뇌출혈이 확인됐다. 범행 직후 혼자서 술을 마신 손씨는 경찰에서 횡설수설하다 “화장실에서 머리를 잘라주는데 자꾸 울고 말을 듣지 않아 홧김에 밀쳤다”며 “숨지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A양은 외할머니 집에서 생활하다 지난 2월부터 부모와 같이 살았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이 넘어진 뒤 바로 119에 신고했으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 같다”며 “손씨의 다른 학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16일 부검을 실시하고 손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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