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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서 강아지 11마리 버려진 채 발견… ‘신종코로나’ 두려워서

    中서 강아지 11마리 버려진 채 발견… ‘신종코로나’ 두려워서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한 공사현장에서 반려견 10여 마리가 버려진 채 발견됐다. 동물보호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사람들이 내다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가 최근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은 정저우의 한 공사현장에 쓰레기와 함께 아무렇게나 방치된 반려견 10여 마리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반려견들 곁에는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쓰레기 등이 함께 버려져 있고, 대부분은 아직 새끼로 추정될 만큼 몸집이 작다. 주변에는 마실 물이나 먹을거리 등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중국에서 반려동물들이 버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지난달 29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소속 전염병 전문의가 관영 CCTV와 한 인터뷰에서 “반려동물도 바이러스 환자와 접촉하거나 노출되면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바이러스는 포유류 사이에 전파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언급은 반려견과 반려묘 등 포유동물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로 와전됐고, 일부 책임감 없는 반려동물 주인들은 곧바로 가족과 같았던 동물을 버리기 시작했다. 정저우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개들은 HSI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지만, 다른 동물들의 사정은 좋지 않다. 상하이에서는 고양이 5마리가 떼죽음을 당했고, 화베이성 톈진의 한 아파트에서는 가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강아지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광저우의 동물구조단체들은 지난 4~5일 동안 버려진 동물의 수가 크게 늘어났으며, 대부분 집에서 기르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와 개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중국 당국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주인의 면역체계를 강화시키고, 잠재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강아지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HSI에 의해 구조된 반려견들은 현재 동물보호소에서 머물고 있다. HSI 관계자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현지 주민이 버려져 있는 강아지들을 빨리 발견해 매우 다행이다. 버려진 강아지들은 너무 어려서 장시간 외부에서 버텨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신종 코로나 국제공조 모색하고 공항 방역 강화하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지난 4일 기준)가 500명에 육박하고 확진자도 2만명을 훌쩍 넘겼다. 중국 이외에 필리핀과 홍콩에서도 사망자가 나왔고 남미를 제외한 5대륙 24개국으로 확진자 수가 확산 중이다. 곳곳에서 국제 공조에 허점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16번, 17번 확진자가 중국이 아닌 태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각각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16번 확진자가 무안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확진되기까지 15일간 방치된 것으로 알려져 공항 방역의 문제도 불거졌다. 18번째 확진자는 16번 확진자의 딸로 밝혀졌다. 중국노선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해 온 방역 당국으로선 참으로 안타깝지만 1차 관문인 공항에서부터 문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국민의 불안과 걱정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의 빈틈없는 방역체계 운영, 의심 증상 즉각 신고 등 국민들의 적극적인 대응만이 국가적 위기로 번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동안 신종 코로나는 과거 사스나 메르스보다 훨씬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사망자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글로벌 팬데믹(대유행병)으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과거 12번째 확진자(중국인)에 대한 정보를 일본이 체류국인 우리나라에 통보하지 않아 검역망에서 빠졌던 사례가 있다. 국가 간 방역정보 교류에서 허점이 생길 경우 지역사회 전파 범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방증이다. 신종 코로나를 잡으려면 각국 방역 당국의 국제 공조는 필수다. 각국은 확진자와 방역, 치료 등과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 특히 초기에 감염 경로와 발생원 추적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사태를 악화시킨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다.
  • 아역 배우들, 신스틸러 넘어 영화흥행 이끈다

    아역 배우들, 신스틸러 넘어 영화흥행 이끈다

    ‘클로젯’ 허율, 카메라만 돌면 변하는 연기천재 ‘히트맨’ 이지원, 연기는 기본 특출난 랩실력도 ‘백두산’ 김시아 눈빛·표정만으로 눈물샘 자극 강렬한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아역 배우들이 최근 극장가에서 눈길을 끈다. 연기력 면에서도 성인 배우를 능가하는 이들은 ‘신스틸러’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한편 영화 흥행에도 한몫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5일 개봉한 영화 ‘클로젯’에서는 상원(하정우 분)의 딸로 등장하는 이나 역을 연기한 배우 허율이 단역 돋보인다. 영화는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 딸을 찾아나선 상원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이나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엄마를 잃고 아빠에게까지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허율은 영화 속에서 엄마를 잃고 우울해하다 이내 밝아지고, 아빠에게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지르는 등 낙폭이 큰 감정 연기를 해낸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절절한 연기로 ‘연기 천재´라고 극찬받았다. 김광빈 감독은 허율에 관해 “집중력이 굉장히 좋은 배우다. 촬영을 시작하면 돌변한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영화에 첫 도전하는 허율은 앞서 드라마 ‘마더’에서 방치된 아이 혜나를 연기해 2019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최연소 신인 연기자 상을 받았다. 또 드라마 ‘손 the guest’에서도 악령에 빙의된 영매 서윤을 완벽히 소화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지난달 22일 개봉한 코미디영화 ‘히트맨’에서는 가영을 맡은 배우 이지원이 눈에 쏙 박힌다. 전직 국정원 요원이지만 웹툰을 그리려 퇴사한 아빠 준(권상우 분)이 악플에 상처받을 때 달래주는 의젓한 딸이다. 준과 티격태격하면서 짠내 나는 연기를 선보이고, 미나(황우슬혜 분)와는 모녀처럼 살갑게 굴기도 한다. ‘쇼미더머니’ 우승이 목표인 중학생으로, 영화에서 화려한 랩 실력도 선보인다. 이지원은 앞서 2018년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준상과 서진 부부 막내딸 예빈을 맡아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이에 앞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 ‘오목소녀’(2018) 등 영화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아역배우 김시아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백두산’에서 아주 잠깐 등장했지만 굵직한 인상을 남겼다. 백두산 화산 폭발을 막고자 비밀 작전에 참여한 리준평(이병헌)의 딸 순옥으로 출연, 대사 없이 눈빛과 표정만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김시아는 앞서 영화 ‘미쓰백’(2018)에서 아동학대를 받는 소녀 지은 역으로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친 바 있다. 이어 영화 ‘우리집’(2019)에서 유미 역할로 호평을 받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청년이 살고 나라가 살려면 대학 살려야… 정치, 교육에 눈떠라

    청년이 살고 나라가 살려면 대학 살려야… 정치, 교육에 눈떠라

    두 개의 금언이 있다.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모두 동의하는 말이다. “교육이 살아야 미래가 있다.” 이 말을 부정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교육이 살아야 미래가 있다”는 말이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본이 되는 말이다. 그런데 이 기본에 탈이 났다. 고령화에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인데 젊은이들 사이에서 4B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가슴이 철렁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비연애, 비성관계, 비결혼, 비출산을 4B라고 한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는 마당에 4B운동이라니 대책이 없다. 청년들에게 희망이 없다면 나라에도 희망이 없는 것 아닌가? 서울과 수도권에는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밀집해 살고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금값이다. 정상적인 직장생활로 아파트를 장만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꿈이다. 반대로 나머지 모든 지역은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소멸위험지수를 보면 서울과 수도권 일부 도시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지역이 소멸 지역이니 국가균형발전은 애저녁에 물 건너갔다. 대한민국은 재벌공화국이고 자영업자가 다수다. 중소기업은 재벌과의 관계에서 쪼그라들었다. 재벌은 배가 터지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배를 곯는 양극화가 한강의 기적으로 일군 한국자본주의의 실상이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취직하기를 바라지만, 낙타 앞의 바늘구멍이어서 양질의 일자리는 신기루에 가깝다. 여기까지가 현실이다. 이 암울한 현실을 바꾸려면 정치와 교육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교육은 현실보다 비극적이고 정치는 교육에 관심이 없다. 교육의 의미도 모르고 교육의 역할도 모르니 낫 놓고 기역자를 모르는 것과 똑같다.교육은 청년을 인재로 양성하는 과정이다. 청년들은 교육을 통해서 사회적 역할을 부여받는다. 교육은 또한 청년을 사회로 연결하는 사다리 역할을 한다. 교육은 모든 사회적 관계가 고착되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계층이동의 통로다. 바람이 대기를 섞어 주고 해류가 바닷물을 섞어 주는 것처럼 교육은 사람과 사회를 섞어 주어야 한다. 이 사다리가 튼튼해야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데, 사다리 역할을 할 교육의 계층이동 기능은 정지됐고 그 정점에 있는 대학은 위기에 직면했다. 대학의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사실인데 대입 수험생은 2018년에 60만명 이하로 줄었고 올해 49만명에서 4년 후에는 37만명으로 12만명이 감소한다. 전체 수험생의 25%가 줄어드는 셈이다. 전국에 330개의 4년제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이 있는데, 줄어드는 숫자로 보자면 입학 정원 1500명 규모의 대학 90개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이 상황을 방치하면 혼란이 온다. 서울 일부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대학이 신입생을 채우지 못하고, 특히 지방 사립대와 전문대가 폐교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학생이 줄고 재정이 악화되면 교직원 급여가 체불되고, 교육환경이 부실해지고, 재정 투자가 감소하면서 교육은 총체적 부실에 빠진다. 교육 현장은 갈등과 분규의 아수라장이 된다. 선명하게 보이는 교육의 미래다. 어떤 선택이 가능할까? 입학 정원을 줄이든 대학을 줄이든 방법을 강구해야 할 상황에서 교육부가 손을 놓아 버렸다. 정원 감축의 책임을 대학의 자율 감축으로 떠넘겨 버린 것인데, 두 가지 판단착오가 있다. 첫째, 학생의 감소는 재정의 감소를 의미하는데, 국가 지원금도 없고 재단 전입금도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감축은 대학을 파국으로 몰아넣는다. 둘째, 학령인구의 감소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대학의 소멸로 이어지고 지방대학의 소멸은 지역 소멸을 더욱 재촉한다. 지방대학과 지역의 동반 몰락을 예고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입학 정원을 줄여야 한다면 서울과 지방을 구별하지 않고 균등하게 줄이면 된다. 자생력이 없는 일부 대학은 문을 닫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입학 정원이 줄면 대학 재정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므로 정부가 재정결손을 보전해 주어야 한다. 차제에 국공립대학과 대학원이 활성화된 사립대학은 연구 중심 대학으로 전환하고 학부 정원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 학령인구만 문제가 아니다. 사학 비리는 가장 오래된 고질적인 문제다. 대학의 86.5%가 사립이고 사학의 투명성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사학 비리 척결 없이는 교육개혁이 가능하지 않다. ‘유치원 3법’은 국회에서 통과됐는데 사립학교법은 왜 개정되지 않을까? 사립학교법 개정이 어려우면 시행령 개정으로, 시행령 개정이 어려우면 재정지원 방식으로, 그것도 어려우면 정부의 지도감독권으로 대학의 정상화를 다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데 그런 노력이 아쉽다. 교육부 예산도 개선이 필요하다. 국가장학금의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섰는데 여전히 정부와 학생 간의 직거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이 국가장학금을 직접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과 전문대학의 혁신지원사업과 BK사업 등 지원 사업의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는데 비리가 있는 대학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고 대학 운영 상황에 따라 차등 지원하면 대학의 정상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정부 정책의 혁신은 집권세력, 정부, 공무원, 국민이 함께 풀어 가야 성공한다. 공무원은 당연히 혁신의 주체가 돼야 한다. 그러나 관료집단은 기득권에 매몰되거나 보신주의적 태도에 젖어 혁신에 저항할 가능성이 크므로 관료주의는 철저히 배척해야 한다. 교육 영역에서도 그간 관료적 기득권주의가 적잖이 확인됐다. 과거 사분위를 통해 비리 재단이 속속 복귀할 때 교육부는 수수방관했고 일부 관료들은 교육 마피아가 돼 비리 재단과 결탁했다. 상지대는 매우 상징적인 사례인데 분규 내내 교육부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고, 결국 교육부를 대신해서 대법원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대법원의 판결로 정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교육부는 정상화를 촉진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정부의 교체가 관료집단의 개혁으로 확장되지 못하고 기득권적 관료주의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거의 모든 청년이 대학교육을 받는다. 긴 교육의 마지막 단계인 대학은 청년이 사회와 연결되는 통로이자 청년의 미래를 구축하는 디딤돌이다. 그런데 그 대학이 천박한 경쟁주의에 매몰되고, 서열주의로 고착되고, 사학 비리에 찌들고, 재정 부족으로 허덕인다면 어떻게 제 역할을 수행하겠는가? 형식적인 취업률 향상에 연연해 취업에 유리한 순응적인 기능인만 양산한다면 나라의 미래가 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현실을 비판하면서 고난을 무릅쓰고 진리와 정의, 협동과 창조의 가치를 함양하라고 가르칠 수 있겠는가? 청년들에게는 눈앞의 현실 못지않게 미래와 희망이 중요하다. 특히 삶의 전 과정을 지배하는 출산, 육아, 교육, 주거에서 희망이 필요하다. 청년들을 가슴 뛰게 하는 것은 미래를 향해 열린 길이므로 사회가 그 길을 만들어 주고 교육이 그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교육이 기득권을 옹호하고 재생산하는 방식이라면 희망은 없다. 아이를 낳고 기르고 교육하는 모든 과정이 오로지 개인의 몫이라면 누구도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을 것이다. 청년이 살고 나라가 살기 위해서는 대학이 살아야 하고 대학이 대학다워야 한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비리는 교육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사학 비리든 교육 비리든 일체의 비리와 부조리를 교육 현장에서 제거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고 대학을 개방해 대학 간 연결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국가가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면 된다. 대학이 살아야 미래가 열린다. 먼저 대학을 살리는 일을 시작하자. 상지대 총장
  • “양육비 미지급이 가정사? 명백한 아동학대입니다”

    “양육비 미지급이 가정사? 명백한 아동학대입니다”

    “양육비 지급이 왜 ‘가정사’인가요? 가정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면 결국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됩니다.” 이혼 뒤 초등학생 딸을 홀로 키우는 워킹맘 A(37)씨는 3일 인터뷰에서 “양육비를 단순히 이혼한 부부들 사이의 개인적인 돈 문제로 보지 말아 달라”고 했다. 이런 사회적인 시각이 부모로서 의무를 회피하는 나쁜 부모들의 핑곗거리가 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난달 17일 전 남편 B(37)씨가 일하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양육비를 달라고 1인 시위를 하다가 폭행당했다. A씨는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제게 B씨가 폭력을 휘둘렀는데도 당시 현장에 있던 소방서장과 경찰은 이를 묵인했다”면서 “국가가 양육비 문제를 사인 간의 다툼으로 보고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는 폭행을 가한 B씨를 상해 및 아동학대 혐의로 동대문경찰서에 고소했다. 2010년 결혼한 A씨는 남편의 잦은 폭력에 시달리다 2년 만에 이혼을 결심했다. 그는 “당시 제가 키 164㎝에 44㎏, 상대방은 183㎝에 110㎏이 넘을 정도로 체격 차이가 컸는데도 수시로 발로 차고 머리채를 잡는 등 폭력을 일삼았다”면서 “칼을 휘두를 정도로 폭력이 심해 결국 고소했다. B씨는 집행유예 판결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A씨는 2년간 폭행을 당한 횟수가 무려 100번이 넘는다고 말했다. 나흘에 한 번꼴로 폭행당했다는 이야기다. 긴 소송 끝에 2015년 겨우 이혼한 A씨는 처음부터 양육비를 요구할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양육비고 뭐고 다 포기하고 살았다. B씨가 무서워 청량리 근처에도 안 갈 정도였다”고 했다. 최근 들어 양육비를 주장하게 된 건 아이는 제대로 키우고 싶어서다. A씨는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이 ‘왜 우리 아빠는 나를 돌보지 않느냐’고 하더라”면서 “여전히 싫고 무섭지만 아빠 구실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양육비 이행 문제를 가정사로만 여기는 현실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2015년 법원은 B씨에게 위자료 3000만원과 매월 60만원씩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명령했지만 B씨는 양육비로 70만원을 지급한 것 말고는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현행법상 법원 명령은 강제성이 없고 양육비 이행관리원 역시 강제 징수할 권한이 없는 탓이다. 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는 “한부모 가정의 80%, 미혼모·부 가정의 92%가 아이의 생존권과 직결된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내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한 피해 아동은 무려 100만명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가정폭력을 가정 문제로 보고 국가가 개입하지 않았던 것처럼 양육비도 개인의 채권채무 관계라고 보는 인식이 크다”면서 “양육비 미지급은 명백한 아동학대로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따뜻한 겨울에… 동면 못 하는 곰들 日주택가 출몰

    따뜻한 겨울에… 동면 못 하는 곰들 日주택가 출몰

    일본의 산간지방을 중심으로 때아닌 겨울철 곰들의 주택가 출몰이 이어지고 있다. 평년보다 기온은 높고 눈은 적은 기상이변 때문이다. 곰들은 통상 12월부터 4월까지 동면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많은 곰들이 ‘이상난동’(異常暖冬)과 기록적인 눈가뭄의 영향으로 봄이 온 줄 알고 깨어나 보금자리를 이탈,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고 있다. 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호쿠나 호쿠리쿠 등지의 산간지방을 중심으로 동면을 하고 있어야 할 곰들이 주택가나 그 인근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니가타현 미쓰케시 이마정 주택가에서는 지난달 21일 주민으로부터 “몸길이 1m의 곰이 계단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 사살했다. 니가타현에서는 올 들어서만 3건 이상의 주택가 곰 출현 신고가 들어왔다. 다른 지역에서도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야마가타현의 경우 통상 1월에 곰이 목격된 것은 2007년 이후 1건(2013년)뿐이었으나 올 들어서는 1월에만 3건에 달했다. 도야마현과 후쿠시마현에서도 각각 3건, 이시카와현에서도 1건의 곰 발견 신고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올겨울 고온현상으로 곰들이 잠에서 일찍 깨 밖으로 나오게 된 가운데 눈도 적게 내리면서 먹이 찾기가 수월한 민가로 내려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곰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지난해 가을에 따지 않고 방치한 감 등 열매를 서둘러 제거하도록 주민들에게 안내하는 등 사고예방에 나서고 있다. 도야마현 자연박물원 관계자는 “곰은 식물, 기온 등 환경에 맞춰 겨울나는 법을 바꾸는 유연한 동물”이라며 “낮에도 영상 10도를 넘는 때가 많은 올해에는 곰들의 머리에 동면을 하라는 정보가 제대로 입력되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15년간 표류한 김포 감정4지구 민·관공동 개발사업 탄력

    15년간 표류한 김포 감정4지구 민·관공동 개발사업 탄력

    두 번이나 보류됐던 경기 김포시 감정4지구 598번지 일대 도시개발사업이 민·관공동으로 추진된다. 31일 김포시의회에 따르면 제197회 임시회 행정복지위원회 회의에서 감정4지구 도시개발공사 참여 출자동의안 상정 결과 위원들의 합의로 통과됐다.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행복위에서 출자동의안이 보류된 바 있다. 행복위는 김계순·한종우·박우식·오강현·김인수·유영숙 의원 등 6명이 소속돼 있다. 이에 따라 15년 넘게 장기 표류하던 감정4지구의 주택개발사업 추진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사업부지 총 20만 5724㎡에 아파트 2700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김포도시공사는 조만간 주주협약을 진행한 뒤 SPC설립 절차에 나선다. 상반기내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수립 인허가를 김포시에 접수할 예정이다. 감정4지구의 지구단위계획구역에는 국·공유 및 김포도시개발공사 소유 토지가 30% 이상 포함돼 있다. 공영개발사업이 추진되면 환경 개선뿐 아니라 초등학교 신설과 일부 임대아파트 건립, 대대적인 도로정비·확장, 근린공원 조성, 생활편의시설 신설 등이 진행될 계획이다. 이로써 향후 김포에서 진행 중인 여러 지역주택조합사업들이 감정4지구의 공영개발 방식을 모델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감정4지구는 2005년부터 기존 업체에서 주택개발사업을 추진해 2013년 지구단위계획구역결정을 받았으나 현재까지도 사업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사업권을 다른 업체에 2중으로 매각하는 등 민·형사상 분쟁도 일어났다. 현재 사업지구내 많은 건물이 구조안전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허물어진 주택과 창고 등이 곳곳에 방치되고 있어 해당 지역주민들의 주거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감정4지구내 마을에는 주민들이 거의 다 떠나고 폐가와 공장들이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금오택지개발지구에 방치된 폐기물 처리… 국제테니스 경기장으로

    ‘윔블던과 같은 국제테니스 경기를 국내에서도 구경할 수 있을까.’ 경기 의정부시가 금오택지개발지구에 20년간 쌓여 있던 폐기물 더미를 치우고 국제대회 유치가 가능한 테니스장 건립을 추진한다. 도심 속 흉물로 방치돼 온 이 지역은 일명 ‘쓰레기산’으로 인접 아파트 주민들과 의정부시로서는 오랫동안 어떻게 할 수 없는 골칫거리였다. 원인자인 폐기물처리업체 측은 ‘배 째라’식이었고, 의정부시가 직접 치우자니 수십억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폐기물 더미는 1999년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가 영업 당시 인근 시유지를 무단으로 점용하고 개인사유지는 임대해 법적 허용 보관량(1만 5000t)을 수십배 초과한 26만여t의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고 방치하면서 큰 사회적 논란이 됐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전임 시장들이 해결하지 못하던 해당 업체의 막가파식 불법행위를 2016년 12월 허용 보관량 위반 혐의로 허가 취소하고, 업체 대표는 사법기관에 고발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의정부시는 국비 16억 6000만원 등 총 23억 8000만원을 투입해 지난해 5월부터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들어간 비용은 추후 업체에 추징할 방침이다. 방치 폐기물 처리가 완료되면 해당 부지 6만㎡에 3000석의 관중석을 포함한 국제 규격의 테니스장과 공연시설로도 활용이 가능한 경기장을 만든다. 오는 5월까지 타당성 조사를 마치면 세부 계획이 마련될 전망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장애 때문에 필리핀에 버려졌던 아이… 집을 찾아주세요”

    “장애 때문에 필리핀에 버려졌던 아이… 집을 찾아주세요”

    16살까지 학교 못 다니고 방치돼 악화 부모는 실형 선고… 아이는 갈 곳 없어 “학대 피해 아동 도와주세요” 靑 청원글“아이가 16살(중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어요. 또래 아이들처럼 함께 학교만 다녔더라도 정신질환이 이 정도로 심해지진 않았을 겁니다. 아이가 정신의료기관에서 나와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지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부모로부터 2014년 6월 필리핀에 버려진 이민석(16·가명)군이 한국에 돌아온 건 약 4년 후인 2018년 12월이다. 국선 변호인이 돼 달라는 부산지방경찰청의 요청을 수락한 정미영(36·여) 변호사도 이때 이군을 처음 만났다. 정 변호사는 당시 부산의 한 가정폭력 상담소에서 피해 진술을 하던 이군의 첫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부모가 틱장애와 자폐 증세를 보이는 친아들을 ‘코피노’로 속여 필리핀에 유기했다는 얘기는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군의 상태가 이처럼 심각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 변호사는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모 모두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건 다행”이라면서도 “부모와 따로 살 수밖에 없는 이군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찾아 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에 귀국한 이군이 처음 머문 곳은 학대아동피해쉼터다. 그러나 이군의 소아편집증 등의 증상은 개선되기는커녕 날로 심해졌다. 결국 이군은 부산 해운대의 한 정신과 병원에 긴급 입원해야 했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지난해 2월 경남 양산의 한 정신의료기관으로 옮겨야 했다. 이군은 이곳에서 3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서 상태가 호전되는 듯싶었으나 그 이후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부산지방법원이 인정한 이군의 현재 상태는 사회 적응 수준이 6~7세, 사회성은 약 5세 반 정도다.정 변호사는 이군의 증세가 나아지려면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신과적 치료 효과가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다면 장애학교든 특수학교든 정규 교육을 통해 이군의 증상이 개선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 보자는 의미다. 실제 이군은 또래들처럼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병원을 벗어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 변호사는 “보통 학대받은 아이들은 부모의 처벌이 끝나고 나면 그나마 돌아갈 가정이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 아이는 본인이 원하지도 않고, 본 가정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한국에 온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이군이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한 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17일 이러한 내용을 담아 국민청원에 ‘필리핀에 유기됐던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 아동을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 참여 인원은 1104명이다. 정 변호사는 “국선 변호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이의 상태를 고려해 시설로 보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것까지”라며 “이군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책임을 다하고 싶다. 쉽사리 발걸음이 떼지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민주 14호 영입 창업가 조동인 “국회에서 창업 도전”

    민주 14호 영입 창업가 조동인 “국회에서 창업 도전”

    8년간 5번 창업…대구서 청년창업가 활동 원종건 논란에는 “개인 사생활” 즉답 피해더불어민주당은 28일 4·15 총선 14번째 영입 인사로 ‘스타트업 청년 창업가’ 조동인(31) 미텔슈탄트 대표를 영입했다. 스타트업 창업가로는 지난 9일 영입된 경제학 박사 출신 홍정민 변호사에 이어 2번째다. 1989년생으로 대구 출신인 조 대표는 대학 시절 대기업 취업 대신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8년간 5번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경북대 4학년 시절 스타트업 ‘해피위켄위드어스’를 설립했지만 실패했고, 도전 경험을 청년들과 나누고자 창업연구회 ‘솔라이브’를 창립했다. 또 청년창업동아리 ‘NEST’ 대구·경북 지부장을 지내며 대구·경북지역 청년창업 운동을 주도해왔다고 영입위원회는 소개했다. 조 대표는 2013년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에 뛰어들어 ‘미텔슈탄트’를 창립해 대표를 지내고 있다. 이후 ‘디바인무브’, ‘플래너티브’, ‘다이너모트’ 등 다양한 기업을 창업해 경영해왔다. 조 대표는 회견에서 자신을 ‘올해로 창업 9년차에 접어든 청년창업가’로 소개하며 “국회도 새롭게 창업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정치도 창업정신과 도전정신으로 국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저는 오늘 국회에서의 창업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땅 청년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치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실패는 과정이지 종료가 아니다. 청년을 실패자로만 방치하는 사회를 정치를 통해서 바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창업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기 전에 새로운 일을 일으키는 것이 본질이며, 새로운 일은 현재의 문제 해결에서 출발한다”며 “실패에 관대하지 못한 창업생태계 문제를 해결해 개인의 역량과 열정을 고취하는 사회, 건전한 도전 의식이 살아 숨 쉬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지난해) 11월 말에 입당 제안을 받았다”며 “당과 전혀 연결고리가 없던 사람인데 창업 자체가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시작하다 보니 정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좀 더 많다고 보여졌다”고 말했다.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벤처 등에 재정적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에 대해서는 “정책자금이 늘어나는 부분은 사업자들이 반길 만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IT 부분에서 지원금이 많아진 것을 창업자로서 느끼고 있다”며 “늘어나는 자금의 사용처를 조금씩 더 살펴보고 세세하게 접근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정부 정책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개인 사업에 대해서는 “정리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다” 말했다. 조 대표는 같은 청년 인재로 앞서 영입된 원종건(27) 씨가 ‘미투’(나도 피해자다)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인 이날 영입인재 자격 반납과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그는 관련 질문에 “개인의 사생활이고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해서 답변을 못할 것 같다.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죄송하다”고만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말 하나하나에 굳건한 의지와 용기, 도전의식이 느껴진다”며 “조 대표를 영입한 것은 실패의 좌절에 굴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사람,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정당이 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美서 독립군 지휘관 양성… 변절 누명 썼던 ‘이승만의 정적’

    美서 독립군 지휘관 양성… 변절 누명 썼던 ‘이승만의 정적’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한 주요 인물 세 사람을 꼽으라면 안창호, 이승만, 그리고 박용만이다. 박용만은 두 사람을 뛰어넘는 독립운동의 거목이면서도 변절 누명 등의 이유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우성(又醒) 박용만 선생은 1881년 7월 2일(음력) 강원 철원군 중리에서 태어나 숙부 박희병 슬하에서 자랐다. 박희병은 1895년 일본으로 유학을 갔는데 선생도 따라가 게이오의숙(慶應義塾)에서 2년간 정치학을 공부했다. 갑신정변으로 일본에 갔던 박영효와 사귀었고 그의 활빈당에 가입한 뒤 체포돼 1차 감옥살이를 했다. 출옥 후 선생은 보안회(輔安會)에 가입해 일제의 황무지 개발권 요구에 반대하다 2차 옥살이를 했다. 이때 감옥에서 정순만과 이승만을 만나 의형제를 맺었는데 세 사람은 ‘삼만’이라고 불렸다.1905년 선생은 상동청년회의 지원으로 도미 유학길에 올랐다. 정순만과 이승만의 아들도 데리고 배를 탔고 선생이 교사로 일한 평남 순천 시무학교 제자인 유일한, 정한경, 이종희, 이관수 등도 뒤이어 박희병의 인솔로 미국에 도착했다. 선생은 이국 땅에서 독립군을 양성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있었다. 우선 숙부와 함께 네브래스카주를 답사한 뒤 데려온 소년들을 학교에 입학시켰다.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하자 선생은 서둘러 무장 투쟁을 준비해 나갔다.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렸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대회에 맞춰 1908년 7월 미국과 하와이, 러시아 등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인애국동지대표자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의 큰 성과는 둔전병(屯田兵)제에 바탕을 둔 군사교육기관 설립안 통과였다. 이에 따라 1909년 6월 주정부의 인가를 받아 ‘한인소년병학교’가 네브래스카주 커니에서 출범했다. 첫해 입학생은 13명이었는데 함께 간 소년들이 중심이었고 하와이 노동 이민의 자녀도 있었다. ●한때 정순만·이승만과 ‘삼만’으로 불려 이듬해 학교는 헤이스팅스로 옮겼다. 헤이스팅스대학은 학교 건물과 땅을 빌려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독립군을 양성하는 사관학교인 소년병학교를 미국인들은 ‘한국의 웨스트포인트’라고 불렀다. 소년병학교는 2년 후 만주에서 문을 연 신흥무관학교에 교재를 보내 주는 등 영향을 미쳤다. 학생들은 군사훈련과 학업, 노동을 병행하며 독립군 지휘관 수업을 받았다. 실제로 졸업생들은 연해주에 파견된 적이 있다. 선생 자신도 1908년부터 네브래스카 주립대학에서 군사학과 정치학을 공부하고 졸업했다.소년병학교는 1914년 6기 생도를 받고 폐교의 운명을 맞았다.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의 방해였다. 일본이 미국 정부에 거세게 항의하자 압박을 받은 헤이스팅스대학이 지원을 끊은 것이다. 소년병학교에는 6년 동안 170여명이 입학해 40여명이 졸업했다. 이들은 미국 각지의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해 큰 재목으로 성장했다. 독립운동에 투신하기도 했고 학계에도 진출했다. 유일한은 유한양행을 창립했고, 구영숙은 초대 보건사회부 장관이 됐다. 선생은 재미 한인단체인 국민회 기관지 신한민보 주필로 초청받아 1911년 2월 샌프란시스코로 갔다. 논설을 통해 헌법을 제정하고 해외 자치정부인 가정부(假政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5000여명의 한인이 살던 하와이의 신한국보 주필로 초청받아 갔다. 선생은 자치 규정을 개정해 삼권분립 체제를 갖추고 특별경찰권을 얻어 냈다. 또 1914년 6월 오아후섬 카훌루에 대조선국민군단과 사관학교를 창설하고 파인애플을 재배하며 300여명의 군인을 훈련시켰다. 선생은 1913년 2월 마땅한 소속이 없던 의형 이승만을 하와이로 초청했다. 두 사람이 앙숙이 되는 시발점이었다. 무장론의 박용만계와 외교론의 이승만계로 교민들은 분열됐지만, 박용만계가 월등하게 우세했다. 이승만은 독자적 활동을 펴려 했지만 교민단체인 국민회의 지원을 받지 못해 불만이 많았다. 이승만은 나중에 무죄 판결이 난 박용만계 총회장 김종학의 공금 횡령 사건을 빌미로 판세를 뒤집으려 했다. 박용만 지지파에게 테러를 가하기도 했다.●이승만의 음해공작으로 법정싸움까지 일제는 1915년 미국에 항의해 주정부로 하여금 특별경찰권을 취소하도록 했다. 결국 대조선국민군단은 1917년쯤 문을 닫고 말았다. 이승만은 국민회를 완전히 장악, 조직과 재정의 사유화를 시도했고 법정 싸움으로 이어졌다. 1918년 2월 재판에서 이승만은 “박용만이 위험한 배일 행동으로 일본 군함인 이즈모호가 호놀룰루에 도착하면 파괴하려 한다”며 음해 공작을 감행했다. 이 때문에 선생은 법정에 서는 수모를 겪었고 이승만과 완전히 절연하기에 이르렀다. 두 사람의 노선 차이는 이전부터 드러났다. 이승만은 안중근, 장인환, 전명운 의사를 형법상 살인범이라고 비난하고 일본과 싸우는 것은 망상이라며 선생의 독립운동관을 비판했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났을 무렵 선생은 하와이에서 대조선독립단을 조직했고 그해 9월 상하이 임시정부의 외무총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임시정부를 해체해야 한다는 창조파에 속했던 선생은 독자 노선을 걸었다. 1921년 국내외 10개 독립운동단체를 규합해 베이징에서 군사통일회를 개최했고, 이듬해 1922년 11월 독립운동 기지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흥화은행을 창립했다. 1928년 10월 17일 일이 벌어졌다. 선생이 베이징에서 의열단원 이해명이 쏜 총에 절명한 것이다. 47세의 아까운 나이였다. 보도에는 이해명이 선생에게 독립운동 자금 1000원을 요구하다 언쟁을 벌였다고 했지만 의열단은 선생을 변절자로 총살했다고 주장했다. 선생의 죽음에는 복잡한 배경이 있다. 선생은 1923~1924년 두어 번에 걸쳐 국내에 들어왔다. 이것이 변절 논란을 불렀다. 선생은 총독부의 누군가를 만나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국민위원회 비서장에 임명됐다. 그전부터 ‘자유시 참변’ 등을 통해 공산주의와 접하며 제국주의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생각, 일제를 이용하려 했던 것 같다. 선생은 과연 변절자일까. 그렇지 않다. 1924년 이후 행적을 봐도 선생의 생각과 행동은 변함이 없었다. 1925년 선생은 6년 만에 하와이로 가서 1년 가까이 머무르며 1만 달러의 독립군 기지 개척자금을 모금했다. 1926년 6월 베이징으로 돌아와 지금의 베이징역 근처의 땅을 사들여 대륙농간공사를 설립하고 수전(水田)과 정미소를 경영했다. 독립운동 근거지를 마련하고 독립군 양성 자금을 마련할 목적이었다.●작년 ‘박용만 선생 기념사업회’ 발족 정부도 선생의 죽음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론짓고 1995년 국민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선생에게는 딸 하나와 외손녀가 있었는데 딸은 중국에서 사망하고 외손녀도 일본으로 건너간 뒤 소식이 끊겼다. 중국 부인 웅씨 사이에서 낳은 아들도 행방불명됐다고 한다. 여러 이유로 선생의 업적은 잊혔다. 지난해 말에야 ‘박용만 선생 철원기념사업회’가 발족돼 기념관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함께 찾은 중리 109번지 생가터는 군부대 안에 있었다. 철원 노동당사에서 남쪽으로 약 1㎞ 떨어진 곳으로 군부대 연병장과 통행로가 돼 있었다. 사업회 측은 조만간 민간에 반환될 생가터를 확보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기념사업회 연구위원장 이우형씨는 “선생이 총을 맞아 사망한 뒤 5일이나 시신이 방치돼 있었다고 한다. 그 후에 누가 시신을 거뒀는지는 알 수 없고 묘소도 없다”고 말했다. 1967년에 세운 애국선열추모비 속의 이름 석 자와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세워 놓은 안내판이 있었지만 업적에 비하면 너무 초라해 보였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경의선·경춘선숲길 하루 평균 3만3000명 발길…미세먼지 잡는다

    경의선·경춘선숲길 하루 평균 3만3000명 발길…미세먼지 잡는다

     철도 폐선부지를 공원으로 바꾼 경의선, 경춘선 숲길이 각각 2만 5000명, 8000명 총 하루 평균 3만 3000명의 시민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경의·경춘선 숲길 사업효과 분석 연구결과를 23일 발표했다. 도시 숲이 생태계 복원, 건전한 도시환경 보전,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 숲 두곳이 조성되면서 확충된 녹지는 축구장 22개 규모로 총면적 15만 7518㎡에 달한다. 산림청 기준으로 따져 보면 165대 경유차가 연간 내뿜는 미세먼지 277㎏을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숲길 온도도 주변 지역보다 10도 가량 낮게 측정돼 열섬현상 완화 효과도 있다.  생태계 복원 효과도 밝혀졌다. 경의선 숲길엔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발견됐고, 경춘선 숲길에는 서울시 보호종인 쇠딱따구리, 꾀꼬리, 박새가 서식하고 있다. 황조롱이는 경춘선 숲길 대흥동 구간에서 발견됐다. 이 구간은 한강의 밤섬과 이어져 도심 속 대형 조류의 서식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는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6년 경의선 숲길을, 2018년 경춘선 숲길을 조성했다. 기존에는 폐선 후 죽은 공간으로 방치돼 왔지만, 새 단장 후 서울 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로 탈바꿈하면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최윤종 시 푸른도시국장은 “숲길 조성 이후 미세먼지 저감, 도심 열섬현상 완화, 생태계 회복 등 효과가 확인됐다”며 “사업효과 분석결과를 토대로 유사한 도시 숲 조성 사업을 추진할 때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유용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 2020년 동작 지역 예산 2143억 확정

    유용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 2020년 동작 지역 예산 2143억 확정

    사당종합체육관 옆 부지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세대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물놀이장이 조성되고, 흑석동에는 남산도서관 절반 규모의 공공도서관이 만들어진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유용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4)은 제290회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동작구 관련 2020년 예산으로 서울시 예산 1957억 원과 서울시교육청 예산 186억 원 총 2143억 원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에 따르면, 이번 예산 편성 중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동작역에서 여의나루역에 이르는 한강변 보행로 조성이다. 해당 구간은 그동안 좁고 어두워 낙후된 공간으로 방치돼 있어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했다. 서울시는 이에 보행접근성을 높이고 부족했던 녹지, 문화시설 등을 확충할 계획이다. 실제 2019년 동작구 1인당 평균 공원공급면적은 11.50㎡로 서울시 평균인 17.23㎡에 미치지 못해 공원이 부족한 지역이다. 시는 총사업비 84억 7000만 원을 투입해 올 7월 착공하고 내년 6월 준공할 계획이다. 올해 편성된 주요 동작구 관련 사업 예산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사회교육복지 분야에 ▲대방동 지하벙커를 활용한 청소년문화의 집 건립 23억 ▲노후어린이집 시설 보강 10억 ▲거점형 키움센터 설치 4억 등 총 19개 사업에 약 314억 원이 반영됐다. 환경보전 분야는 ▲현충근린공원 내 물놀이장 조성을 포함한 시 공원 유지관리 11억 ▲서달산 등산로 정비 2억 ▲현충, 상도, 까치산공원 등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보상사업 273억 ▲현충근린공원 배드민턴장 정비 등 12억 ▲사당, 이목 배수분구 하수관로 종합정비 83억 등 46개 사업에 약 503억 원이 편성됐다. 도로교통 분야는 ▲사당로 확장 83억 ▲노들 남북고가차도 철거 112억 ▲노들로 구조개선(대방~본동 일대) ▲노들 남북고가차도 철거 112억 ▲어린이 보호구역 개선 2억 ▲지하철역 승강편의시설 설치(사당역 8번, 남성역 2번, 장승배기역 5번) 25억 ▲지하철역 화장실 확충(사당, 숭실대입구, 신대방삼거리, 상도, 남성역) 등 10개 사업에 640억 원이 반영됐다. 주택도시 및 도시안전관리 분야는 ▲동작역에서 노들역에 이르는 한강변 보행네트워크 조성 25억 ▲백년다리 조성(한강대교 남단 보행교) 93억, ▲임대주택 시설투자비(흑석청호, 한강 등) 100억 ▲흑석 빗물펌프장 이전 및 용량증대 사업 40억 등 25개 사업에 435억 원이 편성됐다. 산업경쟁력제고 및 문화관광진흥 분야는 ▲남성사계시장 주차장 건립 4억 ▲중앙대 캠퍼스타운 추진(흑석동) 17억 ▲흑석동 복합도서관 건립 17억▲사육신 추모대제 등 지원 2억 등 12개 사업에 64억 원이 반영됐다. 교육 분야는 ▲은로초 필로티 천장 마감재 개선 4800만 원 ▲흑석초 조회대 신축 및 교사외부도장 9700만 원 ▲동작중 친환경 운동장 조성 2억 6000만 원 ▲중대부중 LED 및 천정재 교체 2억 7000만 원 등 총 148개 사업에 약 186억 원이 지원된다. 유 위원장은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동작구청(이창우 구청장)과 강희용 더불어민주당 동작을 지역위원장, 김병기 국회의원을 비롯한 4명의 시의원(김정환, 김경우, 박기열, 유용)이 함께 노력한 결과 좋은 성과가 나왔다”라며 “앞으로도 더불어 잘사는 동작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25 상흔 간직한 철원 대마리 역사문화관 ‘세모발자국’ 개관

    6.25 상흔 간직한 철원 대마리 역사문화관 ‘세모발자국’ 개관

    6.25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역사문화관 ‘세모발자국’이 개관했다. 철원군은 23일 철원읍 대마리 민통선 마을 안에 6.25전쟁의 상흔과 굴곡진 역사를 간직한 역사문화관 세모발자국을 전날 개관했다고 밝혔다. 세모발자국은 대마리 입주민들의 개척 역사를 기록· 보존하고 주민들에게 문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건립됐다. 대마리 문화역사관 이름인 세모발자국은 지뢰밭 상징인 ‘세모’와 1967년부터 황무지를 개척하며 전쟁 이후 지뢰로 희생된 입주민들의 ‘발자국’을 의미해 붙여졌다. 전체 207㎡ 규모에 영상관 1곳, 전시관 3곳, 전시체험관 1곳, 마을 카페 1곳 등 6개 공간으로 꾸며졌다. 전시 공간은 대마리 입주 1세대 마을 주민들의 증언과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기획했다. 전쟁 이후 지뢰와 버려지다시피했던 척박한 땅을 피와 땀으로 일궈가는 과정을 전시물로 표현했다. 6·25전쟁 당시 철원지역 일대는 철의 삼각 전투로 인해 쑥대밭으로 변했고 대마리 뒤쪽에 위치한 백마고지에서는 처절한 전투가 벌어졌다. 전쟁이 멈춘 뒤 마을 뒤편으로 비무장지대(DMZ)가 들어서는 등 북한과 대치하는 최전선으로 변하면서 민간인들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으로 방치됐다. 정부는 전쟁 이후 부족한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허술한 휴전선 목책 사이로 북한 간첩들이 넘어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67년 대마리에 150가구를 입주시켰다. 하지만 쑥대밭이 된 대마리는 불발탄과 지뢰가 곳곳에 널렸고 길과 수리시설이 없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 입주민들은 개간 과정에서 폭발물 사고로 목숨을 잃는 등 피해를 보면서도 척박한 땅을 개척해 현재 대마리는 전국 유명 쌀 생산지로 변모했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6.25전쟁의 상처를 딛고 평화를 위해 피와 땀으로 대마리를 지켜오신 입주민의 삶을 역사문화관을 통해 되짚어 보면서 평화와 번영의 소중함을 느끼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철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필리핀 불법 쓰레기 수출은 제도 허점이 빚은 참사”

    “필리핀 불법 쓰레기 수출은 제도 허점이 빚은 참사”

    환경부 수출 폐기물 판단 기준 마련 안 해 재활용 어려운 폐기물 5000t 수출했다가 1년 반 만에 국내 다시 반입 국제적 망신필리핀 불법 쓰레기 수출은 환경부의 수출 폐기물에 대한 규정 미비 등 제도적 허점이 빚은 참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필리핀에 불법으로 수출된 쓰레기 5000t은 국제적 망신을 사면서 1년 반 만에 국내로 반입됐다. 감사원은 22일 ‘폐기물 관리 및 재활용 실태’ 특정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현재 국가 간 유해 폐기물 이동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인 ‘바젤협약’과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은 원칙적으로 수출할 수 없다. 특히 바젤협약은 유해 폐기물의 경우 경유국과 수입국에 사전에 반드시 통보하고 불법 거래 시 원상회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2010년 2월 수입 폐기물에 대해서는 수입 허가·신고 내용과 다른 물질이 기준치(0.5%, 무게 기준) 이상 포함된 경우 반출 명령을 내리도록 하는 등 지침을 마련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수출 폐기물에 대해서는 2019년 7월 현재까지 재활용이 가능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아무런 기준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폐기물 수출업체가 재활용하기 어려운 폐기물을 수출하면서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를 막기가 곤란한 실정이다. 2018년 경기 평택시의 폐기물 수출업체 A사가 ‘적정한 재활용 공정을 거쳐 폐플라스틱을 수출하겠다’고 신고한 뒤 폐목재, 철제 등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 6388t을 필리핀으로 수출했다가 필리핀 당국에 적발당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A사는 관리감독 기관인 한강유역환경청의 반입 명령을 받고서도 “수출한 폐기물은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행정처분을 거부해 한강유역환경청과 평택시 등이 예산 10억원을 들여 쓰레기를 국내로 들여와 처리 중이다. 폐기물 처리업체가 쓰레기 처리 능력을 상실했을 경우 폐기물 처리 방안을 담보하는 방치폐기물 처리이행 보증제도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옛 주민센터·동네 빈 창고, 지역 공동체 공간으로 변신

    지금은 쓰지 않고 비어 있는 옛 주민센터나 동네 창고와 같은 공공 공간을 지역공동체가 함께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지역사회 활성화 기반조성 사업’이 전국 15개 시도 24개 지역에서 펼쳐진다. 행정안전부는 이를 위해 올해 270억원(국비 133억원)을 투입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228억원보다 18.4%(42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역사회 활성화 기반조성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공간을 개선한 후 시민에게 개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주민이 사업 초기부터 직접 참여해 공간 활용계획을 세우고 공간 조성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공간 운영 권한을 주민에게 제공해 실질적인 주민 주도 운영이 가능하다. 이 사업에 따라 부산 부산진구 노인돌봄 커뮤니티하우스 조성, 대구 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 활성화 플랫폼 조성 등이 추진된다. 쓰레기 매립장 등 주민기피시설이 집중된 광주 남구 대촌동의 옛 주민센터 건물을 주민 공동체 활동 공간으로 조성하고 강원 삼척시는 원도심 지역의 오래된 여관 건물을 청년 등 경제활동인구 정착과 유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바꾼다. 행안부는 2018년 공모사업을 통해 서울 금천구, 부산 동래구, 경기 시흥시, 강원 동해시 등 4곳에서 시범사업을 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부산 사하구 감내 행복나눔센터 조성, 광주 서구 사회적가치 공동체지원센터 조성, 경기 고양시 우리마을 행복충전소 등 17개 시도 25개 사업이 선정돼 올 연말까지 공간 조성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재관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공공이 소유한 유휴공간을 방치하기보다 주민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공유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벌써부터 머리 ‘지끈지끈’…설 명절증후군에 속 터질 땐 부담 나눠야 부부 속 풀린다

    벌써부터 머리 ‘지끈지끈’…설 명절증후군에 속 터질 땐 부담 나눠야 부부 속 풀린다

    설날에는 두 가지 이미지가 공존한다. 평소 자주 보기 힘들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인 오손도손이 떠오르는 동시에 과도한 집안일과 오지랖 속에 스트레스만 쌓이는 명절증후군 걱정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사랑하는 사람이 명절증후군을 겪지 않도록 부담을 나누는 지혜가 필요하다. 명절이 다가올수록 시댁에 가야 하는 많은 여성들이 이유 없이 가슴이 뛰거나 답답하고 잠을 잘 못 자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호소한다. 전근대적 가부장제 관습과 핵가족화한 현대적 사회생활이 뒤섞인 채 공존하는 한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지극히 특수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 심해지면 우울증으로 발전 차례 음식을 장만하거나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한 음식과 다과 준비 등 가사노동은 여성의 피로를 가중시킨다. 제사라는 절차 역시 남성 중심적이어서 여성들은 “얼굴도 모르는” 고인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것 자체가 납득이 잘 안 될 수밖에 없다. 고부 갈등이 있거나 남편이 상대적으로 친정에 소홀한 모습을 보일 때는 긴장과 분노, 좌절감 등 감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가 반복되고 심각해지면 우울증 증세로 발전할 수도 있다. 21일 김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명절증후군이 대부분 여성에게 발생하기는 하지만 남성도 자유롭지는 않다. 여성보다 정도가 약하고 겉으로 잘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다. 고부 갈등은 중간에 낀 남성에게도 스트레스다.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귀성·귀경길 멀미약은 차 타기 30분 전에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많은 여성들이 명절이 되면 연휴 내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집안일로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면서 “지극히 합당한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고 심리적, 육체적 고통을 당하는 여성들을 위해 명절 스트레스를 남편들도 나누는 게 명절증후군의 가장 좋은 치료법”이라고 말한다. 귀성·귀경길에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아이스박스 등을 이용해 차가운 온도를 유지해 운반하고, 도착 후 햇볕이 닿는 공간이나 자동차 트렁크에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먹는 멀미약은 차에 타기 30분 전에 복용하는 게 좋다. 추가로 복용하려면 최소 4시간이 지난 후 복용하는 게 좋다. 붙이는 멀미약(패취제)은 출발 4시간 전에 한쪽 귀 뒤에 1매만 붙여야 하며, 사용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 손에 묻은 멀미약 성분이 눈 등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 7세 이하, 임산부, 녹내장이나 배뇨장애가 있는 사람은 붙이는 멀미약을 사용하면 안 된다. ●선물용 건강기능식품은 약 아닌 식품 많은 이들이 선물용으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면서 이를 약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은 결코 약이 아니라 식품이다. 만약 건강기능식품을 질병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홍보한다면 속지 말아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할 때는 건강기능식품 인증 표시와 표시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즙·환 형태로 판매하는 ‘건강식품’은 기능성이 입증되지 않은 일반식품이며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와 표시가 없다. 필요 이상으로 여러 가지 건강기능식품을 한꺼번에 섭취하는 건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 명절에 과식 등으로 속이 답답하거나 소화불량이 생길 때 복용하는 소화제는 위장관 내 음식을 분해하는 ‘효소제’와 위장관 운동을 촉진시키는 ‘위장관 운동 개선제’로 나눌 수 있다. 효소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음식물 소화를 촉진하는 의약품이며,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위장관 운동 개선제는 의사 처방에 따라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으로 위장관 기능이 떨어져 복부 팽만감, 복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사용하며 일정 기간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복용을 멈춰야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노인성 백내장, 치료 시기 중요해 “뿌옇게 보이면 ‘백내장’ 의심해야”

    노인성 백내장, 치료 시기 중요해 “뿌옇게 보이면 ‘백내장’ 의심해야”

    수술후 과격한 운동 자제 당근 아보카도 등 효과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백내장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백내장이 점점 진행되면서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겹쳐 보이는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빛을 보는 것이 힘들어질 수도 있고 더 안 좋게 악화되면 눈동자가 뿌옇게 변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들을 방치하면 안통, 두통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빠른 치료를 할수록 좋다.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의 일종인 백내장은 투명해야 할 안구의 수정체가 탄력이 떨어지고 두꺼워져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좀 더 빨리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 초기에 관리를 하면 수술을 하지 않고 항산화제나 아미노산을 점안하고 복용함으로써 백내장의 진행을 늦추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안경을 착용해도 시력교정 효과가 잘 느껴지지 않거나 한쪽 눈으로 봤을 때 복시가 생기는 경우에는 생활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수술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더욱 어려운 수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남 서울밝은안과 박형직 대표원장은 “외출 시 선글라스와 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도 백내장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보통 40대 이후부터 노화로 인해 시력이 조금씩 감퇴하게 때문에 1년에 1~2회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라며 “별다른 통증이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많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교정법을 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짧은 시간 안에 국소마취로 이뤄지는 백내장 수술은 두껍고 혼탁해진 수정체를 초음파 장비로 깨뜨려 제거한 뒤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해 백내장과 노안 개선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도 있다.박 원장은 “인공수정체는 영구적이며 최근 기술이 발달해 인공수정체 자체가 자외선을 차단하고 난시와 노안까지 교정할 수 있어 더욱 효과가 좋다.”라고 말했다. 수술 후 3개월가량은 눈이 건조할 수 있는 만큼 안약을 수시로 사용하고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간혹 인공수정체의 위치가 이탈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눈을 다치지 않도록 잘 보호해야 한다.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는 당근과 아보카도, 아로니아, 블루베리 등이 있다. 음식으로 먹기 힘들면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백내장 자가진단으로 ▲가까운 곳을 보거나 책을 읽을 때 뿌옇게 흐려 보인다. ▲어두운 곳보다 밝은 햇빛이나 조명 아래에서 오히려 더 뿌옇게 보인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나 가로등 불빛이 퍼져 보인다. ▲눈이 점점 침침해지고 색상 구분이 힘들어진다. ▲양쪽 눈으로 볼 때 뿐 아니라 한쪽 눈으로 볼 때도 물체가 2개 이상으로 겹쳐 보인다. ▲시력이 떨어지면서 흐림 증상이 있다. ▲평소 돋보기를 쓰다가 갑자기 가까운 곳이 잘 보이게 된다. 이 중 3가지 이상 해당될 경우 백내장이 의심되므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안은상 객원기자 flagofficer@naver.com 강남서울밝은안과 박형직 대표원장 - STAAR社 인증 ICL 우수 전문의 - 시력교정수술 2만회 이상 수술 성공 - 백내장 및 노안교정 경력 15년 이상 - 대한안과학회 정회원 - 대한백내장굴절학회 정회원 - 백내장굴절수술학회(KSCRS) 정회원 - 독일 SCHWIND社 인증 ESIRIS레이저 시력교정 전문의 - 명동서울밝은안과 대표원장 역임
  • [시론] 정권마다 바뀌는 정부조직 개편 멈춰야/명승환 인하대 행정학 교수

    [시론] 정권마다 바뀌는 정부조직 개편 멈춰야/명승환 인하대 행정학 교수

    지난 수십년 동안 정권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소위 ‘부처 이기주의’는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해 보면 부처이기주의란 ‘사회 일반 소속이 명확하지 않은 어떤 사항이나 일에 대해 자기 부처에 이익이 되면 자기 관할이라고 우기고, 사고 따위로 책임져야 할 상황에서는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 떠넘기는 태도나 경향’이라는 정의가 나온다. 부처이기주의로 인한 폐해에 대한 일화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아서 외려 치유 불가능한 구조적인 문제로 방치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물 관리 등 민생과 직결된 분야에서의 부처 간 관할 다툼으로 인한 갈등과 함께 공유숙박사업, 유료방송합산규제, 스마트공장 등 미래 핵심사업들도 칸막이 행정과 부처 간 지향 목표 차이로 표류하고 있어 국가 미래를 암담하게 하고 있다. 정권 출범 시에 국정운영의 필수요건인 ‘기획, 조정, 집행’의 추진 체계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운영된 결과가 결국 이처럼 모래알같이 흩어져 낮에만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중복된 정책과 규제를 양산한 것이다. 서로 역할 분담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서 비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방향키를 잡고 이러저리 흔들어 대니 각 부처는 그저 생색내고 청와대 입맛에 따른 이벤트성 행사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정권 교체기마다 졸속적 조직 개편이 반복되다 보니 해외 주요 파트너국가들의 정부와 기관들은 수시로 바뀌는 우리나라의 조직과 사람들을 새로 파악하는 데 애를 먹는다고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시로 쪼개고, 합치고, 떨어져 나가고, 없어지고 하는 정부조직 개편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현상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이자 데이터를 자유롭게 통제하는 ‘z세대’가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연, 지연, 이념, 성차별, 세대 간 갈등과 같은 기존의 사회적 부작용만을 탓할 수도 없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 이어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수많은 학자들과 정당 연구소, 대선캠프의 전문가 그룹은 또 다양한 그림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제시할 것이다. 새 정부의 국정이념과 100대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명분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새 정부 출범 조직 개편의 결과는 정치적 편향주의, 싹쓸이 문화, 극단적 이념대립 속에서 탄생한 기형적인 조직이 더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부처이기주의는 어쩌면 기존·신설·강제합병 부처와 구성원들 간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예측하기도 어렵고 완전히 다른 지향점과 정책목표, 단절적인 국정과제가 반복되면 조직은 자연히 살아남기 위해서 조직 팽창이나 자기 테두리 지키기 등 당장의 생존 전략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미래 사회는 시민 중심적 국가, 디지털 방식의 보편화, 인공지능(AI)을 사회 전 분야에서 쉽게 쓰는 사회, 데이터 기반 업무와 정책, 그리고 개방적인 공동체 중심의 사회라는 공통적인 지향점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에는 ‘애자일’(agile·민첩하다) 기업 경영 전략이 미래 조직의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애자일 경영은 빠른 결정과 공감대 형성, 아이디어의 빠른 기획과 실험, 실패를 통한 교정, 플랫폼 중심의 생산ㆍ소비 공유네트워크, 디지털 융합기술 활용 등으로 요약된다. 수시로 만나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을 중시하고, 특히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보다 조직과 구성원의 가슴을 뛰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단순명료한 전략과 실질적인 보상을 선호한다. 이 같은 국제 비전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조직 뒤흔들기로 인한 사회적비용 낭비를 멈춰야 할 때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기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2020년 국무위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부처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칸막이 허물기 등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주문한 정책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한 ‘원팀’으로서의 각오를 다지는 자리였다. 미래 핵심산업과 사회 문제가 부처이기주의에 장기간 표류하고 기형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신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 손 댈 필요가 없는 문제 해결 중심의 근본적인 정부조직 개편안과 조정력을 발휘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무리 존경받는 대통령이라도 좋은 정부와 인재들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추진 체계와 제도로는 어찌 할 도리가 없다. 정권 교체기마다 바뀌는 무리한 정부조직개편, 이제는 멈춰야 한다.
  • 폐지 3000장, 잡지로 변신… 쓰레기도 잘 팔면 자원입니다

    폐지 3000장, 잡지로 변신… 쓰레기도 잘 팔면 자원입니다

    전자거래 통해 배출자·수요자 간 연결 작년 1만여t 재활용… 처리비 14억 절감 거래·유통·품질 정보 갖춰 무료로 입찰#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지가 하루 3000장이 넘지만 야적 공간이 없어 방치하던 A사는 수거 및 생활잡지 제작단체와 연계해 폐기물 수거뿐 아니라 판매 수익도 올렸다. # B사는 절단이 어려운 폐네트를 소각·매립했으나 어망절단 기술을 보유한 C사와 연결해 그물 원료로 공급하고 있다. # 소량 배출·보관장소 부족 등으로 재활용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4개 중소기업은 지방자치단체 폐기물 공동운영기관을 알게 돼 비닐·유리병 등의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이 가능해졌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순환자원정보센터’(www.re.or.kr)가 자원 재활용 촉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보센터는 사업장 폐기물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계하는 전자거래시스템이다. 나에게 필요없는 쓰레기가 다른 사람에게 유용한 자원이 될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처리 비용을 줄이고 수입 창출이 가능한 ‘일거양득’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20일 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폐합성수지 발생량 432만 3000t 가운데 34%(148만 3000t)가 소각·매립 처리됐다. 비닐과 필름 등은 파쇄·분쇄를 거쳐 고형연료나 물질 원료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고, 스티로폼은 녹여서 액자 등을 제조하는 데 쓸 수 있지만 운반이 어렵다는 이유로 방치하거나 폐기 처분되는 실정이다. 폐기물 발생량이 해마다 늘어나는 가운데 재활용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졌다. 특히 폐기물 처리 및 활용, 관련 업체 간 연계가 중요하다. 그 역할을 정보센터가 맡고 있다. 정보센터는 2012년 중고물품 활용 촉진을 위한 순환자원거래소로 구축됐지만 민간의 중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2018년 사업장 폐기물 재활용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폐자원 유통지원 서비스는 배출자와 처리자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정보센터에 가입·신청하면 위치 및 상황 등을 분석한 후 사업화 등 조건에 맞는 업체를 연계해준다. 2019년 155건 거래를 통해 폐기물 1만 3000t을 재활용, 처리 비용으로 약 14억원을 절감했다. 배출업자는 처리 비용을 줄이고 처리업자는 새로운 거래처 및 재활용 자원 공급망 확보가 가능하다. 순환자원 전자입찰시스템도 무료 운용하고 있다. 폐기물은 거래·유통·품질 정보가 취약하다는 점을 반영한 전용 시스템이다. 2014년 공단의 영농폐기물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2017년 민간, 2018년 공공부분 폐자원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의무사항이 아님에도 지난해 총 463건의 입찰을 통해 77억원이 거래됐다. 입찰수수료 절감액도 4600만원이다. 김미영 환경공단 폐기물관리처 과장은 “업체 및 재활용 가능 자원 가격 등 조회가 많은 정보를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정보센터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와 협약을 확대하고 공동주택 자원순환관리시스템을 시범 가동하는 등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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