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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수탈과 분단‘, 질곡의 역사 한눈에… 철원 ‘소이산’

    [기획] ‘수탈과 분단‘, 질곡의 역사 한눈에… 철원 ‘소이산’

    국내에서 아주 멀리 무한대 지평선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온통 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지에서조차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어 이 거대한 문명(?)의 벽을 뚫고 저 멀리까지 내다볼 도리가 없다. 최근엔 미세먼지까지 극성을 부려 맑은 날씨가 아니면 이마저도 볼 수 없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 ‘소이산’ 정상 무한감동 쓰나미…웅장한 평강고원, DMZ 한눈에 무의식 속, 이런 기회에 대한 체념이 굳게 자리 잡아가던 어느 날 남북 분단의 아픔과 긴장감을 실감할 수 있는 접경지역, 강원 철원의 한 나지막한 산에 다다랐다. 거친 호흡과 함께 제법 가파른 산길 오르기를 20여분, 정상에 서는 순간 홀연히 맞이한 놀라움에 온통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 정도 높이에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수십 리가 뻥 뚫린 평야의 경이롭고 장쾌한 광경은 퇴화하던 눈마저 번쩍 뜨이게 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동시에 체화(體化)됐던 체념의 벽도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막 정상에 오른 찰나였지만 감정의 흐름은 마구 요동쳤다. 예기치 못한 신선한 충격에 온통 정신이 혼미하고 멍해지기를 잠깐, 이젠 무한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그 순간이 지나 겨우 정신을 차리자 비로소 말문이 트이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와~ 대단하다. 멋지다! 굉장하다!” 온갖 머리를 짜내 지금까지 살아오며 익히고 써왔던 모든 표현 중에 적절한 말을 찾아보려 애쓰지만 궁색하기 그지없다. 이런 대형 사고를 친 범인(?)은 민통선 바로 옆에 위치한 야트막하고 보잘 것 없는 ‘소이산’(362m) 이었다. 400m가 채 안되는, 이름조차 생경한 이곳 정상에서 바라본 드넓은 산야의 모습은 감동적이고 웅장했다. 거대한 대지와 무한의 하늘이 맞닿은 평강·철원고원의 경이로운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막힌게 하나 없어 사방 수십리가 탁 트인,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은 마치 만주 벌판에 온 듯한 착각에 빠트린다. 이런 감동의 맨 끝엔 ‘분단’이란 현실이 만들어 낸 오묘하고 복잡한 감정이 은연히 솟구친다. -사철 자연 옷 갈아입는 ‘멋쟁이’…열하분출 드넓은 용암대지 형성면적 600여㎢, 평균 해발 320m의 거대한 평강·철원평야 일대를 두루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곳 소이산. 그 정상에서 바라본 드넓은 평야는 철따라 자연의 옷을 갈아입는 ‘최고 멋쟁이’였다. 봄철이면 가둬 놓은 논물이 반사돼 은빛 세계를 이루고, 모내기가 끝난 드넓은 평야는 푸른 물결 일렁이는 바다가 된다. 한여름 한껏 무성해진 벼는 가을 접어들어 알알이 영글은 나락으로 바뀌며 황금 물결 친다. 겨울철 눈이 내려 순백의 세상으로 변한 들판은 월동을 위해 찾아온 멸종 위기종 재두루미 등 철새들의 천국으로 변한다. 이런 감동을 주는 거대한 용암대지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수천만 년 전 북녘땅 평강, 세포군 두 지역에서 일어난 미약한 화산 중심분출(中心噴出)은 그 형성의 시작이다. 평강 오리산(458m)과 세포 검불랑 북동쪽 680봉이 바로 그 폭발의 중심지역이다. 이후 몇 차례에 걸쳐서 평강, 철원 지역 추가령 열곡(길게 갈라진 틈)에서 열하분출(裂罅噴出)이 이어졌다. 검붉은 용암은 낮은 곳으로 흐르고 흘러 수백리에 이르는 지역을 뒤덮고 서서히 식어 광활한 대지를 형성했다. 화산 중앙에서 솟구치는 폭발이 아닌 길게 갈라지 틈에서 나온 용암이 대지를 뒤덮은 것이다. 기존 하곡이 용암에 묻히면서 하계망(河系網) 혼란과 분수계(分水界)에 변화가 일어났다. 중심분출이 있었던 두 곳은 북한 안변 남대천 그리고 임진, 한탄, 북한강 분수계의 중심지역이 됐다. 아주 오랜 세월 내린 비와 눈은 낮은 곳을 찾아 흐르며 침식작용을 일으켰고 마침내 하계망을 재편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임진, 한탄강의 멋진 주상절리다. 중심분출이 일어난 평강에서 철원 방향 평야지대 경사는 2~3° 정도로 점차 낮아지는 지세를 이뤘다. 이 복잡하고 긴 과정이 평강·철원고원이 형성된 지리, 지형학적 역사의 대략이다. -북녘땅 평강, 철의 삼각지대 격전지 한눈에 조망60여년간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소이산 정상에 서면 북녘땅 평강 오리산과 읍 소재지 중심에 있는 호암산(574m), 한탄강 분수령을 이루는 백암산(1110m), 낙타고지(565m) 등을 조망할 수 있다. 궁예가 새 도읍 진산으로 정했던 일명 김일성고지 고암산(780m)도 또렷하다. 소이산에서 평강읍까지 직선거리로 대략 20km, 평야 지대여서 맑은 날이면 지척에서 보듯 북녘땅을 관찰할 수 있다. 갈래야 갈 수 없는 미지의 땅 언젠가는 꼭 가야 할 우리의 또 하나의 소중한 영토다. 남녘땅 철원 지역에도 볼거리는 다양하다. 일제 때 축조한 산명호저수지, 경원선 단절로 폐역사가 된 철원·월정리역, 최북단에 있어 비무장지대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평화전망대를 정상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한때 철원역은 금강산행 기차를 타려는 관광객들로 붐볐던 곳이다. 철원에서 장안사가 있는 내금강역까지 운행하던 금강산전기철도 시발역이었던 까닭이다. 1924년 일제 강점기 때 개통했으나 6.25전쟁 발발 이후 군사분계선이 설치되면서 운행 중단됐다.동족상잔 비극의 현장인 철의 삼각지대, 6.25전쟁 주요 격전지도 살펴볼 수 있다. 6.25전쟁 당시 피비린내 나는 격전지였던 백마고지가 정상 왼쪽에 선명하게 보인다. 중공군의 대공세에 의해 10여일간 지속된 전투는 30만발의 포탄을 퍼부었고 고지 주인은 무려 20번이 넘게 바뀔 만큼 치열했다. 이 전투에서 국군 3000여명, 중공군 1만 4000여명이 전사했다. 백마고지 동쪽 8km 지점엔 또다른 격전지 아이스크림 고지가 있다. 높이가 223m였으나 집중포격으로 표고가 3m나 깎여 나갈 정도로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다. -야생동물만 오가는 군사분계선‥무거운 정적만소이산 정상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비무장지대(DMZ)의 생생한 모습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금단의 아픔을 지난 비무장지대는 울창한 숲으로 뒤덮혀 넓고, 긴 녹색 띠를 형성하고 있다. 드넓은 평야지대를 두 동강 낸 비무장지대에는 젊은 남북의 초병들이 총부리를 들이대고 대치하고 있는 비극의 현장이다. 한민족의 아픔과 생채기를 간직하고 있는 분단의 상징은 보는 이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비무장지대는 남북의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지대로 오랫동안 야생 상태로 방치(?)돼 왔다. 덕분에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완벽하게 보전되는 특혜(?)를 누려 생명의 공간이 됐다. 2700종이 넘는 야생동식물과 80여종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다. 하천과 습지가 잘 발달한 이곳에는 이념과 사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야생동물들만이 먹잇감을 찾아 자유롭게 군사분계선을 오갈 수 있을 뿐이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일촉즉발 긴장감이 반세기가 훨씬 넘게 무겁게 흐르고 있다. 남북 경계초소(GP)에 내걸린 태극기와 인공기가 서로 마주보고 노려보는 듯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DMZ 내 철원성 전각 사라지고 군 시설이 대체정상에 서자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이 새삼 와닿는다. 역사, 지리, 인문학적 소양이 없다면 정상에서 바라본 전망은 그저 기념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위해 필요한 아름다운 풍경일 뿐이다. 비무장지대 한가운데 태봉국 군주인 궁예가 세웠다는 궁궐터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역사적 사실을 모른다며 말이다. 둘레가 무려 13km(내성 7.7km)에 달하는 태봉국 도성 철원성은 무성한 숲에 덮여 방치된 채 비무장지대에 남아있다. 스스로 미륵불이라 칭했던 궁예가 철원으로 천도하면서 당시 풍천원(현 홍원리)에 건설한 대규모 도성이다. 이처럼 평지에 쌓은 성은 발해나 중국에서나 볼 수 있다. 해방 당시 내성에는 궁궐터 포정전지와 국보 118호였던 석등이, 외성 남벽에 남대문지와 석탑, 귀부 등이 남아 있었으나 지금으로선 확인할 방법이 없다. 도성 위치는 절묘하게도 비무장지대 안에 있으며 그 중간을 군사분계선이 지난다. 일제 강점기에 건설한 경원선은 외성 한가운데를 남북으로 통과한다. 현재 철재 궤도는 모두 제거되고 제방만 남아 있다. 남북이 양분하고 있는 도성의 조사와 연구는 한민족 공통 과제다. 하나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선 본격적인 발굴조사는 요원해 보인다. 궁궐 내 전각은 온데간데없이 모두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엔 군사시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안타까움만 더해진다. -질곡의 근현대사 지닌 철원‥일제 강점기, 6.25전쟁 아픔 간직민통선 내에는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일제 강점기와 해방 직후 지은 근대 건축물이 여럿 있다. 저수지 산명호 얼음을 저장했던 콘크리트 구조물 ‘얼음창고’, 수탈적 성격의 식민 금융기관인 ‘제2 금융조합’, 해방 직후 북한 통치하에 지역주민 노동력과 자금을 강제해 지어진 ‘노동당사’ 등 건축물과 터가 구 철원 시가지 민통선 안팎에 남아 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한국전쟁) 당시 수탈과 만행의 현장이자 사라진 도시 철원의 자취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전쟁의 상흔까지 남아 있어 역사적 의미가 크다. 점철된 질곡의 근현대사를 지닌 철원은 일제 강점기 경원선 개통과 근대적인 수리시설 축조로 교통·물류, 농업생산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제대로 된 관개시설이 없던 철원평야는 알려진 바와 다르게 한탄강 수량 한계 때문에 척박했던 곳이다. 평강에 수리시설 ‘봉래호저수지’를 준공한 이후 비로소 땅이 비옥해져 농업 생산력이 한층 높아졌으나 일제의 수탈과 착취가 이어졌다. 1945년 해방을 맞았으나 철원은 북한에 편입되면서 주민에 대한 노동력 착취, 사상통제와 감시 등 고통은 계속됐다. 이후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구 철원은 휴전협정으로 땅이 두 동강 나는 아픔까지 겪는다. 오래전 이곳에서 터전을 일궈온 주민들은 고향을 등지고 뿔뿔이 흩어졌고 그 고통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구미 3세 여아 친모 측 “키메라증 자료 제출하겠다”…재판부 수용

    구미 3세 여아 친모 측 “키메라증 자료 제출하겠다”…재판부 수용

    빈집에 방치된 채 숨진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지목된 석모(48)씨 측은 17일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 심리로 열린 3차 공판에서 “(피고인에 유리한 증거로) 키메라증에 관한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키메라증은 한 개체에 유전자가 겹쳐져 한 사람이 두 가지 유전자를 갖는 현상으로 극히 희소한 사례로 알려져 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다음 기일에 키메라증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일단 받겠다”고 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3세 여아가 숨진 빌라에서 발견한 배꼽폐색기 등을 추가 자료로 제출했다.배꼽폐색기는 신생아 탯줄을 자르는 데 사용하는 도구다. 검찰은 렌즈 케이스에 보관된 배꼽폐색기에 아이 배꼽이 부착됐고 유전자 검사 결과 숨진 여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견고한 플라스틱 재질인 폐색기 끝부분이 외력에 의해 끊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한 석씨가 체포될 당시 영상 자료를 재생해 보이면서 “석씨가 당황하거나 깜짝 놀라거나 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석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라는 사실을 처음 고지받은 것도 이때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석씨 변호인은 “배꼽폐색기가 손괴된 흔적이 있다는 것은 다른 아이 것과 바뀌었다는 취지인가“라고 물었고,검찰 측은 “폐색기의 맞물리는 부분이 톱니로 돼 있어 분리하기 어려운데 피고인이 제3자 도움을 받거나 홀로 불상지에서 출산하고 그 과정에서 재사용하려고 분리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병원에서 출산한 신생아에게 부착한 인식표가 빠지는 경우가 드물고 팔목 인식표는 빠진 적이 있는데 (숨진 여아처럼 빠진) 발목 인식표는 한 번도 본적 없다는 간호사 진술,석씨 딸 김모(22)씨가 출산한 병원 관리체계에 관한 입원 산모들의 진술,석씨가 2018년 1월께 개인 사정으로 퇴사하려 했다는 직장동료 진술 등을 증거로 추가 제출했다. 이에 대해 석씨 변호인은 “휴대전화에 있는 내용을 촬영한 사진과 유튜브 재생내역 등 일부는 공소사실과 무관한 것으로 보여 부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가 부동의하는 부분을 특정하라고 하자 변호인은 “객관적 증거 자료에다 공소사실을 추단하거나 ‘∼로 보인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며 “그 부분 이외에는 다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4회 정도 심문을 받았고 가족들도 모두 조서 작성을 받았다.더 이상 피고인 심문은 필요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고,검찰이 이에 동의하자 재판부는 피고인 심문을 생략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7월 13일에 열릴 예정이다. 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여대생 성폭행 살인범의 최후…29년 만에 사형 집행

    [여기는 중국] 여대생 성폭행 살인범의 최후…29년 만에 사형 집행

    23세 여대생을 성폭행한 후 참혹하게 살해한 가해 남성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사건 발생 후 29년 만에 진행된 고의 살인죄에 대한 형 집행이다. 피의자 마 모 씨는 지난 1992년 3월 20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소재한 난징의학대학 캠퍼스에서 피해 여학생 린 모 양을 발견한 직후 흉기로 위협해 강간, 살해한 혐의다. 관할 재판부 판결문에 따르면, 마 씨는 캠퍼스 인근을 우연히 지나가던 중 피해 여학생 린 양을 발견, 함께 도서관을 가자고 회유하면서 말을 걸었지만 완강히 거부하는 피해자의 태도에서 불쾌감을 느껴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범행이 발각될 것이 두려웠던 마 씨는 정신을 잃은 린 양을 인근 맨홀 아래에 떨어뜨려 사망에 이르게 했다. 당시 실종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공안에 발견된 린 양의 사체는 신분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였다. 시신이 발견된 맨홀 아래에는 피해자 린 양이 평소 가지고 다녔던 책가방과 교과서, 옷 등 소지품이 방치된 채 발견됐다. 사건 담당 의료진은 린 양이 맨홀 아래로 떨어진 상태에서도 수 시간 동안 의식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당시 시신을 부검했던 담당자는 “린 양이 상반신과 머리 부분에 심각한 상해가 있었다”면서도 “맨홀 아래 떨어졌을 당시 살아있었으며, 주된 사망 원인은 익사였을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14일 난징시 중급인민법원은 1심 공판에서 피의자 마 씨에 대해 고의살해죄를 인정, 사형과 정치권력에 대한 종신 박탈을 선고했다. 하지만 피의자 마 씨가 이에 항소했지만 올해 1월 고급인민법원은 마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유지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최고인민법원은 피의자 마 씨의 죄질이 중하고 불량하다는 점에서 1~2심 판결의 양형이 적절하다고 판결했다. 최고인민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만일의 경우 사형 집행 대신 만기 출소가 가능한 형을 판결한다면 출소 후 추가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매우 크다’면서 ‘이미 범죄에 대한 증거가 명백하고 재판 절차가 적법했다’면서 사형 집행의 적법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최고인민법원의 판결에 따라 난징시 중급인민법원은 10일 오후 피의자 마 씨의 사형 집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형 집행 과정을 관할한 법원 측은 사행 전 법에 따라 마 씨가 마지막으로 친인척을 접견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마 씨의 법적인 권익을 충분히 보장했다는 점을 밝혔다. 또, 사형 집행 현장에는 검찰 집행관이 파견돼 일체의 집행 과정을 관리, 감독했다고 추가 설명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전경하의 시시콜콜]가리왕산

    강원 정선군과 평창군에 걸쳐 있는 가리왕산에는 고대국가 맥국의 가리왕이 피신해 궁을 지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삼국유사 등 고서에 기록이 남아있는 맥국은 강원 춘천이 도읍지다. 가리왕산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천연활엽수림과 희귀수목인 주목, 구상나무, 마가목 등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조선 경종 3년인 1723년 궁중에 진상하던 산삼을 함부로 캐지 말라고 한 ‘정선강릉부삼산봉표’(旌善江陵府蔘山封標)’ 표석도 남아 있다. 산삼은 물론 금강초롱, 산작약, 노랑무늬붓꽃 등 다양한 풀들이 즐비한 희귀식물 천국으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다. 강원도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추진하면서 활강스키장으로 가리왕산 일대를 검토할 때부터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컸다. 활강스키장은 출발지와 도착지의 표고차가 800m 이상, 슬로프 길이 3km 이상, 슬로프 평균 경사각 20도 이상의 지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를 만족시키려면 가리왕산을 깎아야만 했다. 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이후 강원도청,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산림청, 환경부 등은 보호구역의 3%(78.3ha)를 해제하기로 했다. 조건은 복원. 곤돌라 등의 시설물은 철거하고, 훼손된 지형과 물길을 복원하며, 신갈·사스래나무 등 고유 식물을 심기로 했다.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3년이 지났지만 복원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곤돌라가 주요 걸림돌이었다. 정선군민들은 곤돌라를 유지하고 싶어했지만 이는 2013년 보호구역을 해제하면서 맺은 합의에 위반된다. 정부는 어제 ‘가리왕산의 합리적 복원을 위한 협의회’ 결정을 수용, 2024년 말까지 곤돌라를 한시 운용하기로 했다. 곤돌라 운영이 끝나는 시점에 유지 여부를 다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보호구역을 해제하면서 숲의 극히 일부는 옮겨심고, 풀들은 땅 표면 흙까지 더해 옮겼다. 하지만 나무와 풀들은 옮겨간 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어갔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 화해 물꼬를 텄다는 점은 반갑지만 한달도 안되는 기간을 위해 터전을 빼앗긴 나무와 풀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복원을 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사람도 이사갔다 원래 살던 지역으로 돌아오면 바로 적응하지 못한다. 이사 가 있던 동안 자신도, 주변 환경도 변했기 때문이다. 수년간 숲이 파괴되고 방치된데다가 곤돌라는 남기로 했다. 곤돌라 운영기간이라는 2024년 말이 되면 유지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이 다시 일어날 거다. 원래 수준까지로 돌아가려면 몇년 또는 몇십년이 걸릴 지 모른다. 논설위원 lark3@seoul.co.kr
  • [영상] 잡힐까 전력질주…美국경서 나홀로 밀입국 5살 아동 또 발견

    [영상] 잡힐까 전력질주…美국경서 나홀로 밀입국 5살 아동 또 발견

    보호자 없이 미국 국경을 넘은 아동이 또 발견됐다. 8일 보더리포트는 미국 국경순찰대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티후아나 사이 국경에 홀로 방치된 5살 소녀를 구조했다고 전했다. 순찰대는 7일 오전 10시 45분쯤 누군가 국경 장벽 아래로 소녀를 떨어뜨리는 걸 목격했다. 홀로 국경에 내던져진 소녀는 재빨리 장벽을 돌아 티후아나 강 수로를 향해 전력질주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이를 흐르는 티후아나 강은 불법 이민자들의 주요 밀입국 경로다.즉시 구조에 나선 순찰대는 소녀를 검문소로 데리고 가 건강 상태를 살피는 한편, 밀입국 경위를 조사했다. 과테말라 국적의 5살 소녀는 미국에 있는 부모를 만나기 위해 국경을 넘었다고 답했다. 순찰대 관계자는 “소녀는 애초 7살 사촌 언니와 함께 밀입국주선자(브로커) 손에 이끌려 국경까지 왔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사촌 언니는 멕시코로 돌아가고 소녀 혼자 국경에 남겨졌다”고 밝혔다. 이어 “소녀는 너무 어려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부모는 미국에 있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연락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경순찰대는 멕시코 및 과테말라 영사관과 함께 소녀의 가족과 접촉을 시도 중이다. 소녀의 건강은 양호한 편이다.최근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는 나홀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미성년자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호자 없이 입국한 18세 미만 미성년 밀입국자는 곧바로 추방하지 않고 일단 시설에 수용, 시민권 취득의 길을 열어주는 이민개혁법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지난 4월 국경순찰대가 미국 남서부 국경에서 붙잡은 나홀로 밀입국 미성년자는 1만7171명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규모였던 3월 1만8890명에 비해 9%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많은 숫자다. 대부분은 중미의 ‘북부 삼각지대’로 불리는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출신이다. 지난달 텍사스 국경에서도 보호자 없이 버려진 생후 11개월 및 2세, 3세, 5세, 7세의 온두라스 과테말라 국적 아동이 구조된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기초학력 무너지는데… ‘평가 방법’ 입씨름에 골든타임 놓칠라

    기초학력 무너지는데… ‘평가 방법’ 입씨름에 골든타임 놓칠라

    중·고등학교의 국·영·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일제히 급증했다는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 든 교육계가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을 되풀이하고 있다.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국가 차원의 일제식 시험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 같은 시험이 ‘학생 줄세우기’를 조장한다는 반론이 맞서며 기초학력 보장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지만, 기초학력 보장의 기본 틀을 세우려는 법안은 1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 평가를 둘러싼 논쟁에 매몰되다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다. ●“국가 차원 전체 시험” vs “다방면 평가 강화” 지난 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11월 실시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공개하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국민의힘 교육위원회는 “모든 학교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국가 차원의 일관되고 객관적인 기초학력 진단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전국의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의 3%를 표집해 실시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대상이 아닌 학년과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국가 차원의 학력 진단이 실시되지 않고 있어 “진단을 하지 않아 학력이 떨어진다”는 게 교총과 야당의 주장이다. 그러나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조사로 다시 돌려놓아야 한다는 요구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학업성취도를 전수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해 경쟁을 부추겼던 과거의 실패 사례를 반복하는 것으로, 기초학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진단 강화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나 과거 일제고사로의 회귀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가 차원의 표준화된 전수 시험이 없다는 것을 “진단을 하지 않는다”고 몰아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각 학교가 학년 초에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학교가 자체 개발한 평가를 실시하거나 상담, 관찰 등 다방면의 평가 수단이 활용되나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등이 공동 개발한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이 보편적으로 활용된다. 주요 과목에서 학년별·수준별 문제가 제공돼 학생들의 학습 부진 여부를 주기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각 학교의 자율적인 기초학력 진단을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 진단을 의무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초학력 진단을 둘러싸고 교육계와 정치권의 견해는 여러 갈래로 나뉜다. 각 교육청과 학교가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기초학력 진단평가에는 빈틈이 있어, 국가 차원의 일제식 시험을 통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한 갈래다.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공개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기도 하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1월 “매년 초등학교 2개 학년과 중학교 1개 학년, 고등학교 1개 학년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학력향상지원법’을 발의했다.●“평가 공개해야” vs “부진아 낙인찍기” 전국 공통의 일제식 시험을 통한 기초학력 진단은 평가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도가 높아, 학생에게 학습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학부모들을 설득할 때 유리하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표준화된 시험인 탓에 학교 간, 지역 간 비교와 서열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교육 당국이 평가 결과를 비공개로 부친다 해도 국회에서 자료를 요구할 경우 이를 거절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교육 당국이 공개할 경우 사실상 과거 ‘일제고사’의 부활이나 마찬가지인데, 일제고사는 학교가 시험 성적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을 야간자습과 기출문제 풀이로 몰아넣는 부작용을 낳은 바 있다. 반대편에서는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학생 줄세우기와 ‘부진아 낙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의무화하거나 강화하는 정책이 추진될 때마다 이 같은 이유로 거세게 반발했다. 다만 전국 단위의 일제식 시험이 아닌 학교가 자율적으로 평가 도구를 정해 진단평가를 실시한다는 구상에도 ‘학생 줄세우기’ 우려를 앞세워 거부한 데 대해서는 “일제고사의 트라우마가 작용한 게 아닌가”라는 시각도 있다. ●교육부 ‘중재안’ 내년 9월 시행하지만 기초학력 진단을 체계화할 필요성이 커지자 교육부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교육부는 현행 학업성취도평가를 확대·개편해 내년 9월부터 희망하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지원시스템’은 교과별 성취 수준뿐 아니라 사회·정서적 역량이나 문제 해결력, 자기 효능감 등 비인지적 영역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교육부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진단평가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도 부작용은 방지한다는 구상이다. 평가 결과는 학생 개인과 학교에만 제공하며, 평가에 참여하는 학교들에 참여 시기에 따라 각기 다른 문항을 제공해 전국 공통 시험을 통한 비교와 서열화 가능성을 차단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4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지원이 가능하다”면서 “시스템이 체계가 잡히면 기존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과 통합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참여 여부를 자율에 맡기기보다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공방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 논쟁 갇혀 현장 시스템 구축은 뒷전 진단평가를 둘러싼 논쟁에 갇혀 기초학력 보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회 더불어민주당의 강득구 의원과 박홍근 의원은 지난해 6월 나란히 ‘기초학력보장법’을 발의했지만 1년째 계류 중이다. 두 법안은 ▲교육부 소속으로 ‘기초학력 보장위원회’ 설치 ▲5년마다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 수립 ▲학교가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해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 선정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이와 대동소이한 법안이 발의됐으나 지지부진한 논의 끝에 폐기된 바 있다.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법안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은 진단평가를 둘러싼 교육계의 공방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게 주요 원인이다. 학생들을 관찰하고 지도해야 할 교사들이 위원회에 보고할 서류와 공문에 매달리는 주객전도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현장의 불신도 걸림돌이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진단평가의 부작용이나 행정업무 과중 등 현장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서는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초학력 보장의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서둘러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계에서는 지난 1년여의 학습 결손을 해소하기 위해 단기 대응책과 장기 과제를 동시에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김 공동대표는 “2학기부터라도 기초학력을 전담할 교사를 각 학교에 배치하고 방학이나 방과 후에 학습 결손을 보충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학기 전면 등교 이후 학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도 요구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와 교사가 방역이나 행정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학생들 개개인에 대한 학습 진단과 지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통해 개별화 학습이 가능한 환경 조성 ▲기초학력 전담 교사 양성 등이 필요하다고 교육계는 입을 모은다. 박 교수는 “지역아동센터와 공공 도서관 등 지역사회의 각종 기관들이 학습 보충의 역할을 맡고 가정에 방치된 학생에게 교육 당국과 지역사회가 ‘사회적 부모’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범사회적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생태관광용 인공 철새 서식지 조성 신중해야”

    “생태관광용 인공 철새 서식지 조성 신중해야”

    “지역에서 생태관광을 목적으로 물을 가두고 먹이를 제공하는 인공적인 철새 서식지 조성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희경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야생동물 질병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했다. 야생동물 질병은 확산이 빠르고 방역이 어려워 접촉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역이다. 가축에게 피해를 줘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뿐 아니라 해외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AI)의 사람 감염 피해도 발생하는 등 위험성이 고조되고 있다. 노 원장은 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처럼 철새가 도래하고, 멧돼지 번식기인 겨울철에 위험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효과적인 방역을 위해 이동을 차단하고 개체수를 줄여야 하는데 야생동물은 관리가 쉽지 않다. 더욱이 폐사체를 조기 발견해 즉시 수거해야 확산을 막을 수 있지만 산악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에서 많은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확산 빠르고 방역 어려워 차단 최선 그는 “지난해 말 강원 영월에서 첫 확인된 ASF는 인위적 감염이지만 올해 발병한 양돈농가는 방치된 폐사체로 인한 확산으로 추정된다”며 “방역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폐사체 수색에 수색견을 투입하거나 드론(무인기)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원장은 지난해 10월 국내 야생동물 질병 관리 ‘컨트롤타워’로 설치된 질병원의 초대 수장을 맡았다. 그는 질병원 설립 전후 변화에 대해 “‘사후 관리’ 수준이었다가 외국은 발생했지만 국내는 발생하지 않은 미지의 질병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민간과 협력해 백신 개발 속도 낼 것 야생동물 질병의 정확한 진단과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질병 및 전파에 영향을 주는 생태 습성과 외부 요소에 대한 분석뿐 아니라 야생동물 보호정책과 연계성까지 살펴야 한다. 그는 “고병원성 AI가 늘면서 매개체인 오리류와 멸종위기종의 분리 방안이 필요해졌다”며 “야생조류는 충남, 가금류는 호남에서 첫 발생하는데 레이더를 활용해 전파경로 등을 분석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 원장은 야생동물 질병 방역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하다고 밝혔다. AI는 사전 조사를 통한 선제적 대응에, ASF는 2차·광역 울타리를 활용해 확산 차단 및 개체수를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민간과 협력을 강화해 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노 원장은 “국제적으로 야생질병 전문기관이 적어 투자와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조기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야생동물 질병에 대한 정보는 새로운 ‘인수공통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고양이 14마리 남겨두고 이사간 세입자…일주일 이상 방치”

    “고양이 14마리 남겨두고 이사간 세입자…일주일 이상 방치”

    한 아파트 세입자가 이사를 가며 고양이 14마리를 빈집에 남겨두고 떠난 사건이 알려졌다. 8일 부산진구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집주인은 계약기간이 끝난 아파트를 찾았다가 집안에 고양이 14마리를 발견했다. 집 안에는 각종 쓰레기와 버리고 간 살림살이가 널브러져 있었고 집 안 곳곳에는 고양이 배설물이 쌓여 있었다. 캣타워와 방 곳곳에서는 고양이들이 숨어있다가 뛰어나오며 사람을 경계했다. 집주인은 관할구청에 이 사실을 곧바로 신고했다. 집주인은 “세입자가 계속 월세를 미루다 계약기간이 끝나 집에 들어가 봤더니 이런 상태였다”며 “고양이는 1주일 이상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진구는 곧바로 유기동물 및 동물보호 관리협회에 연락해 고양이를 모두 구조했다. 다행히 고양이들은 사료와 물이 떨어지기 전 발견돼 건강이 크게 나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된 고양이는 14마리 모두 성묘(성인 고양이)로 애완묘 보다는 길고양이에 가까웠다. 관할 구청은 세입자가 고양이를 유기했다고 보고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상원 부산진구 일자리경제과 주무관은 “전 거주자가 키울 능력이 없어 고양이를 남겨두고 급하게 이사를 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키우던 고양이를 유기했다고 판단해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물 유기행위는 지난 2월 개정된 동물보호법 시행령·규칙에 따라 기존 3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에서 벌금형으로 처벌이 강화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우리 곁 언제든 나타날 ‘괴물’...디지털 성범죄의 민낯

    우리 곁 언제든 나타날 ‘괴물’...디지털 성범죄의 민낯

    지난해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우리 사회를 분노케 했음에도, 디지털 성범죄 가해 청소년 중 96%가 자신들의 범행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 의미에서 3일 개봉한 체코 다큐멘터리 영화 ‘#위왓치유’(2020)는 디지털 성범죄 위험에 경종을 울린다는 차원에서 여느 영화와 결이 다르다. 제목 앞에 태그 ‘#’을 붙인 것에서부터 사회 운동으로서 의미가 남다르다. 평범한 집처럼 꾸며진 3개의 세트장에서 10대처럼 어려보이는 20대 여성 배우 테레자 테슈카만, 사비나 들로우하, 아네슈카 피트하르토바는 12세 소녀로 설정한 페이크 계정을 만들고 컴퓨터 모니터로 화상 통화를 진행한다. 촬영이 이어지는 열흘 동안 20대부터 60대까지 남성 2458명이 페이크 계정에 연락해왔다.영화에선 충격적 상황들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배우들이 “저 미성년자인데요”라고 밝혔음에도 연락한 남성들은 옷을 벗어보라고 끈질기게 요구하거나,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기도 했다. 채팅 창에 접속하기가 무섭게 자위행위를 보여주거나 나체 사진을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다. 제작진이 합성한 나체 사진을 보내자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고 부모님과 학교에 알리겠다며 협박하기까지 했다. 배우들은 그 중 21명과 직접 만난다. 자신의 역겨운 행동들이 찍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해자들은 오히려 제작진들에게 “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영화는 방치된 아이들이 어떻게 성범죄 위험에 노출되는지를 여과 없이 스크린에 올렸다. 이를 통해 온라인 세계의 취약성과 디지털 성범죄에 무감각했던 우리의 안이함을 꼬집는다. 다큐멘터리라서 다소 지루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치밀한 각본하에 짜인 구성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테레자는 자신의 방으로 꾸며진 세트장의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연출해 정체가 탄로 날 위기를 모면하는 등 가슴을 졸이는 재미도 있다.바르보라 차르포바 감독은 “여러 사람의 인터뷰를 모으거나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찍었다면, 낯선 상대가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 쓴 교묘한 수법과 속임수 등을 정확하게 보여주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제작진은 체코 경찰에 카메라에 담긴 가해자들을 고발했고, 수사에 결정적 증거를 제시했다. 영화는 지난해 체코에서 6주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외면할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을 담은 ‘#위왓치유’는 우리 모두 감시자가 되어야 함을 경고함과 동시에 범죄를 예방하고자 연대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104분 동안 우리 곁에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괴물’을 보여줌으로써 파편화된 인간성의 민낯을 그려 냈다. 국내에서도 리메이크작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청소년 관람불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위로는 하늘… 옆으론 작품, 살아 숨 쉬는 핫플, 통하다

    위로는 하늘… 옆으론 작품, 살아 숨 쉬는 핫플, 통하다

    우리가 살아 숨을 쉬는 것처럼 건축물도 숨을 쉬어야 살아갈 수 있다. 사람들이 드나들고 빛과 바람이 통하는 건물은 살아 있는 건물이다. 반대로 빛과 바람이 드나들지 못하면 죽은 건물이라 할 수 있다. 사방이 꽉 막힌 창고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와중인 지난해 11월 광주시 남구 양림동에 문을 연 ‘이이남 스튜디오’는 빛과 공기를 불어넣어 새 생명을 얻은 건축물이다. 기능을 다하고 몇 년째 비어 있던 제약회사 창고 건물이 최첨단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멋진 핫플레이스로 바뀌면서 건물뿐 아니라 근대문화유산이 밀집한 양림동에도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죽은 건물이 숨을 쉬도록 숨통을 틔워 준 건축가 박태홍(건축연구소.유토 대표)을 만나 리모델링 비법을 들어봤다.광주를 거점으로 작업하는 이이남 작가는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일종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동서양의 고전 명화에 디지털 기법을 가미해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을 이어 주는 그의 작품은 익숙함과 낯섦의 묘한 충돌과 함께 신선한 예술적 감동을 안겨 준다. ‘이이남 스튜디오’는 상생과 공존을 키워드로 작업해 온 작가가 대중들과 좀더 가까이에서 소통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1960~1970년대 지어진 나지막한 주택들이 오르막길에 비좁게 어깨를 맞대고 옹기종기 들어선 양림동 주거 지역의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있다. ●무생물의 공간이던 제약사 창고 변신 광주에서 활동한 선교사들의 사택 등 근대문화유산 등으로 광주시가 역사문화마을로 지정한 양림동은 최근 들어 레트로 감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맛집과 카페가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지만 오랫동안 낙후돼 있었다. 몇 년째 비어 있는 창고 건물은 낙후함의 상징과도 같았다. 이 작가는 작업실과 전시 공간을 가진 스튜디오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장소를 물색하던 중 양림동의 창고건물을 매입했다. 어떻게든 활용해 보려고 했지만 성에 차지 않아 몇 차례 착오를 거친 뒤 제대로 리모델링하기 위해 건축가를 찾던 중 지인의 소개로 박 대표를 만났다.박 대표는 “리모델링 작업은 처음이었고, 기존 건물은 도면도 없어서 그 안의 구조가 어떤지도 알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자유롭지 못했지만 완전히 다른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작업이라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다. “원래의 건물이 약품 상자, 즉 무생물을 위한 공간이었던 반면 새로 들어설 이이남 스튜디오는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이렇게 용도가 상반될 때에는 리모델링의 어려움이 배가되지요.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카페를 만들고, 살아 있는 작가의 작품을 보여 주기 위해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 내야 했습니다.”건물은 몇 년째 죽어 있는 공간이다. 무생물이 점유하는 공간은 그저 넓기만 할 뿐 채광도 환기도 부족하다. 그런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어야 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도전 과제였다. 무생물과 생물의 차이를 어떻게 바꿔 낼 것인지, 살아 있는 작가를 어떻게 보여 줄 것인지부터 고민해야 했다. 그는 건물에 빛과 공기를 들여 놓는 것으로 해법을 찾았다. 기존 건물의 드라이비트 외벽을 뜯어내고, 골격은 살리되 벽에는 창문을 내고 슬래브 천장을 뚫어 두 개의 구멍을 내는 대수선이었다. 박 대표는 “천장을 뚫는다는 것은 사실 대범한 수선 방식인데 이 작가가 다행히 제안을 선뜻 받아들여 준 덕분에 죽은 건물에 숨통을 터 주는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방문객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에는 이 작가의 작품 ‘다시 태어나는 빛-피에타’가 설치된 나선형 계단이 빠지지 않는다. 건물 천장에 낸 두 개의 구멍 중 하나가 변신한 것이다. “1층의 카페와 2층 카페를 연결하는 주동선으로 열린 흐름을 만들어 내고 싶었습니다. 두 개 층을 관통하는 나선형 계단을 만들어 각 층의 동선을 연결하고 천장과 사방 벽을 뚫어 낮에는 외부의 빛을 들이고, 밤에는 내부의 빛이 외부로 번지는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자연광이 공간 전체에 퍼지고 피에타의 성모상 얼굴에 부드러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설계 초기부터 이 작가의 작품에 맞춰 계획된 나선계단 공간은 건축과 조각의 협업인 셈이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차용해 만든 이 작가의 작품으로 아래층에는 성모상이, 2층에는 성모의 품을 떠난 예수가 걸려 있어 밤에 조명을 받으면 공중에 예수가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선형 계단은 원형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 내부와 외부, 근경과 원경 등을 번갈아 인식할 수 있는 건축적 산책로로서 작동한다. 다른 하나의 숨통은 전시 공간이 위치한 건물 중앙에 뚫었다. 전시구역의 중앙에 원통형 공간인 로툰다를 배치해 실내에서도 외부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공간을 왜 쓸데없이 낭비하느냐고 시공사에서도 반대했지만 작가가 원하는 대중과의 소통을 염두에 둔 디자인적 파격이었다. 고개를 들어 보면 가운데 천창으로 하늘이 보이고 그 주변으로 원형으로 만들어진 서가가 보인다. 원형으로 만들어진 2층 서가는 학구열 높은 이 작가가 소장한 자료와 서적들로 채워져 있다. 그 뒤편에 작가의 작업실이 위치해 있다. 박 대표는 이 작가의 작업실 한쪽 벽에 큰 창을 내어 외부의 경치를 들여놓았다. “작업실에선 현재 진행형으로 작업이 진행되고, 카페와 기획전시장에선 완성된 작품을 보여 주도록 했습니다. 소통이란 단순한 채광이나 환기뿐 아니라 환경과의 소통, 혹은 작가와 관람객과의 소통까지 포함하거든요. 관람객들은 이 공간을 통해 작가의 결과물뿐 아니라 작가가 거주하고 작업하는 공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야가 탁 트인 옥상 공간이 있는 2층 건물은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유리로 투명하게 처리된 1층에는 카페와 전시 공간이 위치하고 2층에는 카페와 이 작가의 작업실이 있다. 조각부터 미디어 아트까지 이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와 전시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물 흐르듯 자유로운 동선이 만들어져 건물은 살아 있는 것 같다.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마당에 사열하듯 나란히 서 있는 오래된 향나무들은 분명히 알고 있을 테지만 리모델링 전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저녁에 프로젝션 투사되는 작품 야외극장 건물의 기조가 되는 색은 백색이지만 단조롭지 않고 생동감이 느껴진다. 정면 파사드를 불투명, 투명, 반투명 등 세 가지 물성의 대비로 구성해 건축물에 변화와 리듬감을 준 결과다. “전면의 가장 큰 부분은 불투명으로 처리해 미디어 파사드로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극장의 간판 같은 역할이 되겠죠. 자칫 딱딱해 보일 수 있는 건물에 이 작가의 미디어 작품을 보여 주면서 활기를 불어넣는 요소로 작동합니다.” 미디어 파사드의 불투명하고 플랫한 면을 중심으로 관람객의 시선 높이인 하단과 상단은 투명한 통유리로 돼 있다. 유리를 통해 보이는 미디어 아트 작품과 관람객의 움직임이 건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저녁 무렵에는 내부의 프로젝션 화면에 투사되는 작품이 마치 야외극장처럼 보인다. 건물 2층은 파이프들로 구성된 반투명한 면을 만들어 불투명한 파사드와 대비를 이루도록 했다. 건물 본체에서 뻗어 나와 뒤집힌 ‘ㄷ’자 모양의 관문(웰커밍 매스)이 자연스럽게 전면 마당으로 이어진다. 박 대표는 “웰커밍 매스는 건물 본체와는 달리 이용자의 접촉 범위에 있는 만큼 연한 회색의 벽돌을 사용했다”면서 “선교사 사택에 쓰인 벽돌과 비슷한 질감과 색상을 가지고 있어 그 흔적을 재현한다는 의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여느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광주시에도 개발 열풍이 불어 고층 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서고 있지만 경사지에 위치한 양림오거리 일대의 주민 주거 지역은 시행자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었다. 오르막 끝, 트럭들이 좁은 골목을 드나들며 약품을 실어나르던 창고는 용도를 다한 뒤 한동안 방치됐다. “현대도시의 주요 과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테렌 바그(terrain vague·무기능 상태로 방치된 공간) 현상입니다. 이이남 스튜디오는 기능을 다한 창고가 문화예술을 위한 장소로 거듭나면서 양림동의 미래나 예술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함혜리 칼럼니스트
  • 노원구 방치된 샛길이 주민 산책로로 탈바꿈

    노원구 방치된 샛길이 주민 산책로로 탈바꿈

    서울 노원구는 기능을 잃고 방치된 샛길을 주민 산책로로 탈바꿈시켜 주민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새롭게 조성된 산책로는 상계1동 동일로 242마길이다. 수락한신아파트와 조흥한신아파트 경계를 가로지르는 샛길로, 26년 전 통행로 확보를 위해 개설됐지만 굽은 형태로 사고 위험이 높아 도로 기능이 사라진 곳이었다. 구는 방치된 공간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한신아파트 걷고 싶은 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구는 지난해 7월 보행자 전용도로 전환을 위한 교통규제심의를 마쳤다. 이어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고 지난 1월 공사에 착수, 지난 14일 준공했다. 총 150m 구간에 길을 따라 이팝나무, 산딸나무, 철쭉 등을 심고, 화단도 조성했다. 길이 굽어지는 두 곳엔 의자, 운동기구 등을 설치해 포켓 쉼터를 마련했다. 낡은 바닥은 재포장하고 당초 철거할 계획이었던 담장은 안전자문 결과 상태가 양호해 허물지 않고 석재 담벼락 효과를 냈다.한신아파트 걷고 싶은 거리는 수락산 등산로 시작점인 노원골 디자인 거리와 이어져 있다. 주민 뿐 아니라 수락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도 호젓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구는 기대한다. 한편, 구는 아파트 담을 허물고 단지 내 길을 공공보행로나 열린 휴식공간으로 만드는 ‘아파트 열린 녹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엔 유치원과 주변 학교 주요 통학로임에도 인도가 확보되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았던 청백3단지 인근 담장 177m을 주민들의 협조로 허물고 열린 쉼터로 조성했다. 올해도 한신동성아파트 등 3곳이 아파트 열린녹지 조성사업을 신청해 걷고 싶은 거리 사업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오승록 구청장은 “바쁜 일상의 현대인들에게 산책길은 쉼과 여유를 제공하는 소중한 힐링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주민 건강 및 정서 향상을 위해 생활 속 휴식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엉터리 점자블록… 따라갔더니 사거리 한가운데

    ‘시각장애를 가진 친구가 점자블록을 따라 걷다가 전봇대에 부딪칠 뻔했습니다.’, ‘점자블록이 도로 사거리 한가운데를 향하고 있어 끔찍한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하는 점자블록이 잘못 설치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민원이 늘고 있다.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거리를 다닐 수 있도록 바닥에 설치된 울퉁불퉁한 블록을 말한다. 25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3년간 국민신문고와 지방자치단체에 수집된 민원을 분석한 결과 점자블록 관련 사안은 2847건에 이른다. 이전 3년간 1672건의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권익위는 “무관심 속에 방치된 점자블록의 문제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원 유형을 보면 점자블록 파손·훼손 사례가 1257건으로 가장 많았다. 불법주차 차량이나 다른 시설물이 점자블록을 가리고 있는 경우가 603건, 점자블록을 새로 설치해 달라는 사례가 596건, 점자블록이 잘못 설치돼 있으니 다시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325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각 지자체에 점자블록 위에 불법 주정차한 차량이나 시설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방향이 잘못된 점자블록을 다시 설치하도록 통보했다. 또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해 문제가 있는 점자블록을 파악해 조치하도록 했다. 권익위는 “복지시설 주변이나 횡단보도, 버스 정류장 등에 우선 설치하도록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정치적 독립 보장하라” 언론·시민단체들, 언론개혁 촉구

    “정치적 독립 보장하라” 언론·시민단체들, 언론개혁 촉구

    언론계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이 문재인 정부에 언론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는 개혁안 추진을 촉구했다. 언론단체와 시민단체 등 141개 단체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언론개혁 촉구 시민사회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단체들은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개혁안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다가오는 대선 국면에서는 개혁 쟁점들이 정치적으로만 해석될 것이기 때문에 당장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선으로 다시 똑딱이는 정치의 시간을 앞둔 우리는 두렵다”면서 “몇 개월째 방치된 방송통신심의위원과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의 공석은 바로 그 전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모든 언론을 적과 아군으로 나누고 언론 관련 모든 법안을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 시간이 도래하고 있다”며 “오는 8월부터 시작될 공영방송 3사 이사 선임과 KBS 사장 임명은 또다시 정쟁의 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주도하는 언론개혁 4대 입법 처리를 촉구했다. ▲공영언론 사장과 이사 선임에 국민 참여 보장 ▲시민이 참여하는 언론보도 피해배상 ▲편집권 독립 ▲지역 언론 육성 등이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는 공영언론이 주체적으로 꾸려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지키지 않았다”며 “(오히려) 여야가 공영언론을 나눠가져 자기들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 지역신문이 지자체 탄압에 백지발행한 최근 사례를 언급하며 “여당이 말했던 언론개혁이 과연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을 길들이겠다는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방과 후 수업 시간에 고학년이 폭행…“얼굴 뼈 부러져”

    방과 후 수업 시간에 고학년이 폭행…“얼굴 뼈 부러져”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 중 고학년 학생이 저학년 학생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피해 학생은 얼굴 뼈가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었다. 24일 광주 서구 한 초등학교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쯤 방과 후 교실의 하나로 배드민턴 수업을 받던 3학년 A군은 같은 학교 6학년 B군에게 폭행을 당했다. 코로나19로 단축·교차 수업을 하고 있는 탓에 학년이 다른 두 학생이 함께 방과 후 수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학생은 수업에 앞서 피구 게임을 하다가 공을 던지는 문제로 시비가 붙어 폭행으로 이어졌다. 같은 수업을 듣고 있던 A군 누나가 피를 흘리며 울고 있는 동생을 발견할 때까지 방과 후 교사는 폭행이 일어난 사실조차 알아차리 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의 대응도 허술했다. 방과 후 교사는 피를 흘리는 A군을 양호실로 데려가거나 학교 관계자에게 보고하는 등의 기본적인 조치도 하지 않은 채 A군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맞벌이하는 A군의 부모는 연락을 받고 급히 집으로 돌아와 아들의 상태를 살피다 갑자기 멈췄던 코피가 다시 나고 구토를 하는 모습을 보고 병원으로 데려갔다. 검사 결과 A군은 얼굴 뼈가 부러지고 두개골에 금이 가는 등 최소 전치 12주의 진단을 받고 긴급 수술을 해야 했다. A군의 부모는 “수업 시간 중에 심각한 폭행을 당했는데도 방치된 것과 다름없다”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가 더 큰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은 사건 발생 직후 해당 방과 후 교사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목격한 학생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후속 조치를 위해 지난 21일에 이어 오는 27일 학교폭력전담기구 회의를 열고 후속 조치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시교육청 주관의 학교폭력위원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피해자 중심의 원칙에 따라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이런 내용의 학교 폭력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얼굴 뼈 부러지고 두개골에 금까지”...저학년 무차별 폭행한 고학년

    “얼굴 뼈 부러지고 두개골에 금까지”...저학년 무차별 폭행한 고학년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이 저학년 학생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광주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쯤 방과 후 교실의 일환으로 배드민턴 수업을 받던 3학년 A군은 같은 학교 6학년 B군에게 폭행을 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축·교차 수업을 하고 있는 탓에 학년이 다른 두 학생이 함께 방과 후 수업을 듣게 됐다. 수업에 앞서 몸풀기로 피구 게임을 하던 두 학생은 공을 던지는 문제로 다투다 폭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수업을 듣고 있던 A군 누나가 피를 흘리며 울고 있는 동생을 발견할 때까지 방과 후 교사는 폭행이 일어난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 대응에 있어서도 허술했다. 방과 후 교사는 A군을 양호실로 데려가거나 학교 관계자에게 보고하는 등 조치를 하지 않고 A군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단순히 “싸우다가 다쳤다”는 말을 들은 A군의 부모가 아이를 집으로 보내달라고 했다는 이유였다. A군은 코피를 많이 흘리는 것 외에 육안으로 보이는 외상은 없는 상태이기도 했다. 맞벌이하는 A군의 부모는 연락을 받고 급히 집으로 돌아와 아들의 상태를 살폈고, 갑자기 멈췄던 코피가 다시 나고 구토를 하는 A군의 모습을 보고 병원으로 데려갔다. 검사 결과 A군은 얼굴 뼈가 부러지고 두개골에 금이 가는 등 최소 전치 12주의 진단을 받고 긴급 수술을 해야 했다. A군이 병원을 간 이후에야 교장과 담임교사 등 학교 측 관계자가 뒤늦게 병원으로 찾아왔다. A군의 부모는 “수업 시간 중에 심각한 폭행을 당했는데도 방치된 것과 다름없다”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가 더 큰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A군이 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고스란히 목격한 A군의 누나가 B군과 같은 반인 점을 고려해 분리 조치를 요구했으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교 측은 사건 발생 직후 해당 방과 후 교사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목격한 학생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또한 오는 27일 학교폭력전담기구 회의를 열고 후속 조치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시교육청 주관의 학교폭력위원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학교 관계자는 “방과 후 교사에 대한 안전 교육은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며 “방과 후 교실 수업까지 일반 교사들이 신경 쓰기에는 업무 과중 등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철저하게 피해자 중심의 원칙에 따라 이 사건을 조사·조치할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도 이러한 내용의 학교 폭력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세 아동 구하지 못했다”…특별법 발의 100일째 논의조차 못한 국회

    “2세 아동 구하지 못했다”…특별법 발의 100일째 논의조차 못한 국회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성명서 내고 비판“법안 논의조차 못한 국회”“아동 권리는 여전히 뒷전”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아동학대 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발의된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 특별법이 100이 지나도록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13일 정부에 신속한 특별법 제정과 아동학대 근절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회는 지난 2월 여야 국회의원 139명이 공동으로 ‘양천아동학대사망사건 등 진상조사 및 아동학대 근절대책 마련 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특별법에는 대통령 직속 ‘아동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중대 학대사망사건 조사 및 아동학대 근절대책 마련, 국가기관 등이 개선사항을 정책과 제도에 반영·이행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상임위 심사조차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은 성명서를 통해 “화성에서 2세 아동이 양부 학대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 양천에서 생후 16개월 아동이 입양 8개월 만에 보호자의 학대로 숨을 거둔 지 불과 7개월 만”이라며 “아동의 죽음으로부터 우리 사회 안전망의 가장 약한 고리를 찾아내 고치겠다며 대한민국 여야 의원 139명이 `양천아동학대사망사건 등 진상조사 및 아동학대 근절대책 마련 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한 지 100일을 앞두고 발생한 일인데, 국회는 100일에 가까운 시간 동안 다른 사안들에 밀려 법안을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아동의 권리는 여전히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한 토대를 정비하는 일이 현안으로 다뤄지지 않는 사이 학대 피해 끝에 목숨을 잃은 아이들이 있다”며 “8세가 되도록 출생 등록이 되지 않아 자신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채로 학대 받다가 사망한 인천 사건, 태어나자마자 신생아 상태로 바깥에 버려진 고양 사건, 6개월 동안 빈집에서 방치된 상태에서 사망에 이른 구미 사건 등 올해도 제 삶을 다 살아보지 못한 채 아이들은 죽음을 맞이했다”고 꼬집었다. 또 세이브더칠드런은 “양천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알려지면서 국회와 정부는 급히 대책을 내놓고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화성의 2세 아동을 구하지 못했다”며 “아동학대의 근본 원인이 무엇이고, 어디를 고쳐야하는지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대책은 아동학대를 근절시키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을 보여주었을 뿐이며 이는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 특별법이 하루빨리 제정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라도 중대한 아동학대 사망사건들에서 아동학대 업무를 맡고 있는 기관들이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했는지, 협력 과정에서 어떤 장애물이 있었는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아동의 의견은 어떻게 확인되고 반영되었는지, 아동의 보호 조치결정에는 어떤 요소들이 작용하였는지, 원가정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분리된 이후 아동과 가정에 대한 지원과 개입은 어떠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대책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연결고리를 만들고, 필요한 곳에 사람과 자원을 충분히 배치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정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를 계기로 아동보호 체계는 진정 아동 최선의 이익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도록 재구성돼야 하며, 아동의 출생부터 양육, 입양과 분리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안양육 결정과 수행 과정은 아동의 안전과 온전한 발달에 부합하도록 개선돼야 한다”면서 “국회와 정부는 조속히 아동학대 사망사건 진상조사 특별법을 제정하여 아동학대 근절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화재 리콜’ 딤채 소비자 안전주의보 발령

    리콜이 진행 중인 위니아딤채의 노후 김치냉장고에서 화재가 잇따르자 소비자 안전 주의보가 발령됐다. 12일 한국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위니아딤채 김치냉장고는 2005년 9월 이전에 생산된 뚜껑형 구조 모델로, 제품 노후에 따른 일종의 내부 부품 합선으로 화재 빈도가 높아 지난해 12월 2일부터 자발적 리콜이 실시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리콜 대상 278만대 가운데 126만대(45.2%)만 조치가 취해졌고, 나머지 152만대는 방치된 상황이다. 리콜 대상 모델은 직판매 또는 종합전자 대리점 등을 통한 판매 방식으로 유통됐고, 판매 시점도 15년 이상 지나 판매 이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리콜을 실시한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간 관련 화재만 50여건이 발생했다. 소비자원과 국표원은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반드시 제조사의 홈페이지나 고객 상담실을 통해 부품 교체와 보상 판매 등의 조치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또 김치냉장고처럼 상시 전력을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오래되면 화재 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에 10년 이상 사용한 제품은 안전검사를 받고, 설치 때 습기나 먼지가 많은 곳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산림 녹화가 탄소 줄인다?…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본다

    산림 녹화가 탄소 줄인다?…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본다

    “2050년까지 30년간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탄소 3400만t을 흡수하겠다.” 산림청이 지난 1월 발표한 산림 부문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놓고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탄소중립이 국가 핵심 어젠다로 부상했지만 친환경차 보급 확대 외에는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산림의 역할 확대는 주목받을 수 있는 사안이나 평가가 엇갈린다. 2018년 기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7억 2800만t) 중 흡수량은 4130만t(배출량 430만t 포함)이다. 산림·농지·초지·습지 등 4대 흡수원 중 산림만 4560만t을 흡수했다. 배출량 기준 6.3% 수준이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1억 7302만t) 중 2210만t을 산림에서 상쇄할 계획이다. 배출량 저감과 함께 흡수원 확충이 필요해졌다. 10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산림녹화에 성공한 경험에 근거해 산림청은 탄소중립을 위한 제2의 녹화운동을 설계했지만 산림의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기승전 탄소중립’에 제동이 걸렸다. 세부 대책이 빠진 성급한 발표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현가능성은 차치하고 제시된 통계를 놓고 ‘진실공방’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2050년 탄소흡수량 1560만t으로 감소? 11일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 등에 따르면 산림 분야 탄소중립 추진 전략은 ‘산림의 탄소흡수 능력 강화·흡수원 확충·목재와 산림바이오매스 이용 활성화·흡수원 보전·복원’을 담고 있다. 나무를 많이 심고, 잘 가꿔, 제대로 활용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이다. 논란은 탄소흡수 능력 강화 대책에서 촉발됐다. 30억 그루 조림 계획 중 1억 그루는 도시숲 등, 3억 그루는 남북협력을 통한 북한 황폐지 복구다. 핵심인 26억 그루는 국내 산림 경영을 통한 조림이다. 이를 위해 영급구조 개선, 벌기령 조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림청은 1970~2000년 초반까지 이뤄진 산림녹화 수종이 단순하고 노령화로 인해 탄소흡수량이 감소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1㏊당 탄소흡수량이 30년생 숲은 10.4t이나 50년생 숲은 4.4t으로 떨어진다. 반면 6영급(51년생 이상) 산림면적은 2020년 10.2%, 2030년 32.7%에서 2050년 72.1%로 급증한다. 이로 인해 2018년 4560만t이던 산림의 탄소흡수량이 2030년 2210만t, 2050년 1560만t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탄소흡수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린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됐다. 그러나 이는 산림의 공익적 기능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2000년 50조원이던 산림의 공익기능 평가액은 2018년 221조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2018년 신설된 온실가스 흡수·저장 기능(76조원)을 제외하더라도 산림경관(28조원), 토사유출 방지(24조원), 산림휴양(18조원), 수원 함양(18조원) 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평가액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나무가 큰 나무를 대체하면 공익적 가치는 나무가 일정 규모로 생장하는 데 필요한 최소 10년 이상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논란이 커지자 산림청이 진화에 나섰다. 벌기령 완화 등 산림경영은 전체 산림(630만㏊)이 아닌 경제림(230만㏊)에서 추진하고, 보호림은 확대하는 세부 계획을 마련해 9월 발표할 예정이다. 하경수 산림청 산림정책과장은 “국가산림자원조사 결과 2008년을 기점으로 산림의 탄소 흡수량뿐 아니라 20~30년 이후 나무의 생장률도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고 생태적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가 학계 정설은 아니다”라며 “생산된 목재나 바이오매스를 적극 활용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의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산림 분야 탄소중립은 벌채 정책” 시민·환경단체는 산림 분야 탄소중립 전략을 탄소흡수원 기능에 집중한 정책이라고 혹평했다. 나아가 탄소중립을 빙자한 ‘벌목정책’이라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녹색연합은 산림기능과 생물다양성의 공존을 주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환경전망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육상생물다양성은 10%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구생명보고서는 1970년부터 2012년까지 40년간 육상생물 38%, 담수생물 81%, 해양생물 36%가 줄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를 비롯해 1970년대 이후 인류를 공포에 몰아넣은 감염병은 서식지가 파괴된 야생동물로 인한 재앙이었다. 배재선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탄소흡수원으로서 산림이 아닌 숲의 공익적 기능 전체를 놓고 접근해야 한다”며 “기후변화·생물다양성·사막화방지 등 세계 3대 환경협약은 각각의 시각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탄소 계산 ‘숫자놀음’이 숲에 깃들여 사는 수많은 생명을 짓밟고 파괴한다고 직격했다. 특히 벌기령 완화에 대해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나무를 약탈하는 방식의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명희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나무 심기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재조림이 대규모 벌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면서 “인공조림지가 자연천이를 거치며 숲의 원래 모습을 찾아가는 역사의 현장이고, 노령목의 저장된 탄소량에 대한 평가 등도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 관계자는 “산림경영과 함께 목재 이용 활성화를 위한 치밀하고 장기적인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며 “목재 생산만 해놓고 이용이 안 되면 벌채 자체가 배출이 되기에 탄소중립에 역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탄소중립 주도권 경쟁으로 비화 산림 분야 탄소중립을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린다. 기후변화·탄소중립에 무게중심을 두는 쪽은 산업계 준비 미흡 및 산림 분야 대체 효과를 인정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환경·생태 분야에서는 ‘방법론’을 우려한다. 굴뚝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산림을 활용한 탄소흡수로 쏠림이 생겨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김수진 기후솔루션 선임연구원은 “산림 부문 감축량이 산업·에너지·수송 부문을 대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바이오매스는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기후변화를 악화시키고 원목 사용 시 탄소 편익을 얻기 위해서는 100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대응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어린나무의 탄소 흡수 능력이 높고 숲의 건강성을 위해 구조와 영급을 다양화한다는 방향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고려할 때 관계부처 간 적극적인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의 섣부른 발표가 혼란을 야기했지만 이를 계기로 산림통계 검증과 산림 분야 탄소중립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산림에 외래수종이 많고 침엽수 위주의 단순림이라는 점에서 수종갱신에 대한 당위성이 있다”면서도 “폐쇄적인 정보 제공과 대규모 예산 투입이 수반되는 사업 추진으로 ‘밥그릇 챙기기’라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초지와 폐광, 방치된 농지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재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정책연구과장은 “53.4%에 불과한 산림경영률을 90%로 높이고 목재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공건축물 등에 목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의 대책이 목재 사용을 늘릴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유전자 결과 인정하나 출산은 안 했다”는 구미 3세 친모

    “유전자 결과 인정하나 출산은 안 했다”는 구미 3세 친모

    빈집에 방치된 채 숨진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가 11일 오후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기존처럼 “출산 사실이 없다”면서 여아 바꿔치기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검찰 등의 유전자(DNA) 검사 결과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인정했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석씨 변호인은 “검찰이 제시한 DNA 검사 결과 등 증거에 동의하지만, 그것이 출산 사실을 증명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이 신청한 대부분의 많은 증거는 동의하지만 입증 취지는 부인한다”며 “공소사실을 추단하거나 추측한 부분은 부동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DNA 검사 결과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데 그와 같은 결과로 피고인의 출산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는 취지인가”라고 물었고 변호인은 “피고인 입장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날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원 DNA 검사 감정서, 여아 출산 관련 영상, 석씨가 휴대전화에 설치했다가 삭제한 출산 관련 앱, 석씨 친딸 김모(22)씨가 출산한 여아 관찰 기록지 등을 증거로 제시하고 여아를 바꿔치기했다고 추궁했다. 석씨 변호인은 체포영장 집행 당시 석씨 거동을 설명한 부분, 석씨가 시청한 유튜브 출산 영상 등에 대해 사건과 무관한 것이라며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앞서 수사 과정에서 석씨의 DNA 검사를 네 차례 실시한 결과 모두 A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석씨는 자신이 출산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석씨는 또 다른 혐의인 시체 은닉 미수는 인정했다. 검찰은 석씨가 지난 2월 9일 숨진 여아 시신을 매장할 의도로 이불과 종이박스를 들고 갔으나 두려움으로 이불을 시체에 덮고 나왔다고 밝혔고, 석씨도 시신을 숨기려고 한 혐의를 인정했다. 석씨는 지난달 5일 시체 은닉 미수와 미성년자 약취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지난 7일 열린 숨진 여아의 언니로 드러난 김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여아를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25년과 취업제한명령 10년 및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구형했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구미 여아 친모, 결국 인정했다…“DNA 검사 결과 인정”

    구미 여아 친모, 결국 인정했다…“DNA 검사 결과 인정”

    “DNA 검사 결과에 동의”“출산사실 증명은 아냐” 빈집에 방치된 채 숨진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 측은 “검찰이 제시한 유전자(DNA) 검사 결과 등 증거에 동의하지만, 그것이 출산 사실을 증명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11일 오후 석씨 변호인은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원 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검찰이 신청한 대부분의 많은 증거는 동의하지만 입증 취지는 부인한다”며 “공소사실을 추단하거나 추측한 부분은 부동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DNA 검사 결과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데 그와 같은 결과로 피고인의 출산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는 취지인가”라고 물었고, 변호인은 “피고인 입장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한편 숨진 여아 시신을 매장할 의도로 이불과 종이박스를 들고 갔으나 두려움으로 이불을 사체에 덮고 나왔다는 혐의(사체은닉 미수)는 1차 공판에서 석씨도 인정했다. 검찰은 석씨가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 구미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친딸인 김모(22)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기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석씨는 이런 혐의를 부인한다. 1차 공판에서 석씨 측은 여아 약취 혐의는 물론 출산 사실 자체를 부인한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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