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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탐사보도-초등교육도 못받는 아이들] ‘학교 안보내도’ 보호자 처벌 전무

    [서울신문 탐사보도-초등교육도 못받는 아이들] ‘학교 안보내도’ 보호자 처벌 전무

    초등학교에 취학하지 않는 어린이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당국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주민등록 말소로 취학 아동이 통지서를 받지 못하면 행정 절차는 그대로 멈춘다. 초·중등교육법은 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를 빼놓고 초등학교 취학 의무를 위반하면 보호자에게 100만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몇년 동안 과태료를 부과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취학의무를 어겼다고 해서 과태료를 부과한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늦깎이 취학은 사례가 없어 난감” 취학통지서를 들고 초등학교에 일단 입학해도 무단으로 주거지를 옮기면 이들을 추적할 방법이 없다. 퇴학 처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유예자로 분류될 뿐이다. 미취학 아동들이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사회와 단절되거나 유해환경에 쉽게 빠져드는 상황에서 부모와 행정 당국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교육부와 시교육청의 미취학 아동 담당 부서에는 미취학 아동에 대한 통계 자료만 있을 뿐이다. 미취학 아동을 정규 교육과정에 재배치하는 담당자는 없다. 또 통지서를 배부하는 읍·면·동사무소 직원은 사회복지가 아니라 전입 담당이다. 통·이장을 통해 단순하게 통지서만 전달만 할 뿐 기초생활수급대상자 가구를 염두에 두고 복지 차원에서 미취학 아동을 구제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 실제 미취학 아동은 초등학교 의무 교육이 처음 시행된 1959년 이후에도 계속 늘어나 끊임없이 무학자를 양산하고 있다. 아직도 야학 등 사회복지시설에서는 청소년 무학자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 야학 관계자는 “초등학교가 의무교육 과정이라서 무학자들은 드물지만 아직도 초등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이 들어오며 이탈자들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오랫 동안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아동이 뒤늦게 학교에 들어가는 과정 또한 쉽지 않다. 현재 늦깎이 학생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희망하면 교내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몇학년에 편입시킬 것인지를 정한다. 하지만 학력 수준에 따라 저학년에서 학업을 시작하면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며 나이에 맞춰 편입하면 해당 학년에서 학력이 크게 떨어진다. 뒤늦게 입학해도 학업 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학교에서 ‘왕따’로 전락하기 일쑤다. 또 늦깎이 학생이 정규 교과 과정을 희망하면 해당 교육청 등에서는 사례가 없다며 난감해하기도 한다. 중앙대 아동복지학과 김미숙 교수는 “초등학교 연령에 해당하는 아동기에서 학교는 아동이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사회적인 관계를 맺는 등 발달기에 매우 중요한 장소”라면서 “자연히 성장기의 아동에게 학교교육을 박탈시키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취학 아동 대상 복지시설 없어 왕따를 두려워한 늦깎이 학생들이 정규 과정을 일부 뛰어넘기 위해 검정고시에 관심을 가져도 초등학교 연령을 넘지 못하면 시험 대상에서 빠진다. 의무교육을 위해 현 중입 검정고시는 만 12세를 넘어야 자격 요건이 주어진다. 늦은 취학으로 다소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워도 초등학교에 다녀야만 한다. 부채와 생계, 가정환경 등에 짓눌린 부모가 자녀 교육에 무관심하면 대책이 없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부모에게 순종해야 하는 어린 자녀들은 부모의 뜻을 거스를 수 없다. 외국과 다르게 보호자가 “내 자식 내 맘대로 한다.”고 주장하면 행정 당국이 쉽게 개입하기 어려운 분위기도 한 몫 더한다. 방치된 아이들이 유해 환경으로 쉽게 빠져들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지만 안전망은 전무하다. 공부방과 지역아동센터, 야학, 청소년센터 등은 기본적으로 방과후 이용 시설이다. 방치된 초등학교 연령대의 어린이들이 오전시간을 보낼 시설은 없다. 김동영 전국야학협의회장은 “학교에 적을 두고 있지만 5∼6학년 아이들 가운데 학교를 다니지 않고 길거리를 배회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남자 어린이들은 떼를 지어 다녀서 쉽게 파악할 수 있는데 여자 아이들은 2∼3명 정도가 움직여서 알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휴면계좌찾기 “증권은 왜 빼”

    휴면계좌찾기 “증권은 왜 빼”

    정부가 금융권 휴면계좌 통합조회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증권 계좌를 제외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증권 계좌는 은행 예금이나 보험금과 성격이 다르고 준비가 덜 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금융계에 투자자 보호를 강조하는 평소 모습과 비교하면 모순”이라고 꼬집는다. ●잠자는 은행 돈만 전 국민이 1만원꼴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주민등록번호와 이름만 입력하면 은행이나 보험사에 방치된 휴면계좌 명세를 한꺼번에 찾아낼 수 있는 통합조회 시스템이 개설된다. 유족들이 고인의 금융계좌도 검색할 수 있다. 이용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융인증을 받은 뒤 조회 시스템을 통해 휴면금을 확인, 거래 금융기관에 신청하면 현금을 받을 수 있다. 휴면 잔액이 적거나, 사회복지기금 등에 기부를 원하면 클릭 한번으로 즉시 계좌이체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은행의 휴면계좌 수는 4600만 8875개, 누적액은 4640억여원에 이른다. 국민 한 사람이 1만원씩 입금된 은행계좌 1개씩을 갖고 있는 셈이다. 보험 계좌는 1009만여개에 4754억원, 증권 계좌는 292만여개에 8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도 8만여개,3억여원에 이른다. ●슬며시 증권만 빼놓아 섭섭 문제는 증권 계좌만 조회 시스템에 빠진 점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휴면계좌 활용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을 때에는 증권도 포함됐으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와 정부측 논의 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관계자는 “증권은 은행, 보험과 달리 장기투자 등으로 소멸시효가 분명하지 않고, 휴면 자산의 형태가 현금 외에도 주식, 채권 등이 뒤섞여 이를 구분하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빠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문표 의원은 “금융 이용자의 자산을 적극적으로 되돌려 주는 게 원칙이고, 그래도 남은 돈은 노인복지 등 공익사업에 쓰는 게 옳다.”면서 “증권만 제외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휴면계좌 찾아주기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일이어서 증권사별로 따로 비용을 들여 우편물 등을 보내고 있다.”면서 “정부가 조회 시스템을 추진하면서 증권의 참여 여부를 물어본 적이 없어 비용 절감의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고학력시대의 그늘] 또래문화 모르고 외부인에 방어적

    취학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가정불화를 겪고 있는 집안의 자녀들이다. 집을 자주 옮기는 아이들은 부모들이 이사한 뒤 주민등록상의 주소지를 바꾸지 않으면 읍·면·동사무소에서 발송하는 취학 통지서가 배달되지 않는다. 고의로 주소지를 바꾸지 않는 부모도 있다. 취학 연령인데도 학교에 다니지 않은 채 방치된 아이들은 종일 집안에 남아 사회와 단절되거나 유해 환경에 빠져들고 있다. ●24시간 집안에 “친구는 가족뿐” 어머니와 함께 전북 군산시 A모자원에 살고 있는 한지영(19·가명) 지현(17·가명) 자매는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거주지를 자주 바꿨다. 집을 옮기면 아버지가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탓에 주민등록을 바꿀 수도 없었다. 잦은 이사로 취학통지서를 못 받은 자매는 고등학생 연령대에서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언니 지영양은 그나마 초등학교 2학년까지 다녔지만 동생 지현양은 학교 문턱을 넘어 본 적이 없다. 어머니 김학순(가명)씨가 세 사람의 생계를 위해 식당에서 일하는 동안 지영양은 집에서 가사를 돌본다. 무학(無學)에 가까운 두 자매는 아르바이트조차 할 수 없다. 지난해 7월부터 3개월 정도 군산의 B야학에 다녔지만 아버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이마저도 중단했다.B야학 관계자는 “야학 교사가 모자원에 파견돼 멘토링 교육을 시키는데 학교에 다니지 못한 자매를 만났다.”면서 “이들은 공부에 흥미를 가졌지만 언니 지영양은 초등학교 4∼5학년, 동생 지현양은 겨우 한글을 읽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두 자매는 또래 집단과 어울리지 않고 종일 집에만 있었던 탓에 사회성이 크게 떨어진다. 우선 친구들이 없다.‘또래 문화’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가정 폭력을 오래 겪은 탓에 외부인에 대해서는 항상 방어적인 자세를 보인다. ●“본드 흡입시킨 뒤 성추행” 지난해 천호2동에서 서울 강서구 등촌3동 국민 임대주택으로 이사온 임소정(가명·36·여)씨의 아들 이준기(가명·10) 준석(가명·7)군도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인 임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아이들을 1년 정도 고아원에 보냈는데, 이후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왕따를 당하는 등 적응하지 못해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준기군은 현재 초등학교 3학년에 다녀야 하지만 이사를 오기 전 3개월 동안 무단 결석한 뒤 학교를 그만뒀다. 동생 충렬군은 아예 입학조차 하지 않았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이들 형제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고 있다. 답답한 집을 벗어나 놀이터 등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자면 곧잘 유해환경에 빠진다. 지난해 10월에는 동네 불량배들로부터 강제로 본드를 흡입당한 뒤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 준기군은 벌써 10여차례나 당했다. 임씨는 “아이들이 다소 신체·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어서 학교에 보내기 쉽지 않으며 학교에 보내기보다는 유해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게 더 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등교하는 학교가 있다면 보내겠다.”고 말했다. ●늦깎이 학생들 “친구 없어요” 처음부터 정규 교육과정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면 또래 친구를 사귈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훗날 비정규 교육기관에서 뒤늦게 학업을 불태우지만 자연스러운 교우관계는 맺을 수 없다. 06학번 새내기와 같은 나이인 87년생 김나래(가명·18·여)양은 1년여 전부터 미장원에서 일하고 있다.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김양은 초등학교 1학년만 다닌 뒤 서울로 이사왔다. 그러나 빚에 쫓겨 상경한 아버지가 주민등록 신고를 하지 않아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서울로 이사온 뒤에도 서너차례 집을 옮겼다. 김양을 장기간 방치할 수 없었던 김양 부모는 초등학교 3∼4학년 나이에 사설 속셈학원에 보냈다.1년반 정도 다니며 셈하는 법을 배웠다. ●유해환경에 빠지기도 김양은 “정규 교육과정을 밟지 않아서 친구를 사귈 수 없었으며 야학 선생님을 빼놓으면 현재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또래 친구들이 아예 없다.”면서 “수업시간에 거리를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오전에는 집에 있고 주로 저녁에만 외출하는 올빼미 생활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4년 전 지인의 소개로 야학에 들어간 김양은 초등반을 거쳐 중·고등반을 마친 뒤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아직 넉넉하지 않아 대학 입학은 미루고 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사설] 독 성분 어린이 화장품 방치 안된다

    어린이용 색조화장품에 납성분이 일반 화장품 기준치의 최고 10배나 들어있다고 한다. 국립독성연구원의 검사결과 매니큐어·립스틱 등 시중 색조화장품의 약 40%에서 납·메탄올 등 독성분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고 한다. 색조화장품은 대개 소꿉용이지만, 일부 어린이는 호기심에서 직접 얼굴에 바르기도 해서 심각한 피부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에야 성분검사를 독성연구원에 맡겼고, 문제가 제기돼서야 성인 화장품처럼 독성분 기준치를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며 법석을 떨고 있다. 어린이 화장품이 그동안 사각지대에 방치된 것은 당국의 무관심과 책임 떠넘기기 탓이다. 식약청은 색조화장품이 ‘완구류’여서 산업자원부 소관이라 하고, 산자부는 ‘화장품’이라며 식약청의 책임으로 돌렸다. 두 부처가 발뺌하는 사이에 어린이들의 건강과 안전만 해친 꼴이다. 공산품이든 화장품이든 유관부서끼리 협의해서 소관을 명확하게 정하면 될 일이다. 제품의 소관부서가 없다며 하자를 방치한다면 말이 안 된다. 더구나 수입 어린이 화장품은 통관절차조차 받지 않고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니 곳곳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닌가. 색조화장품이 장난감인지 화장품인지, 사실 이를 사용하는 어린이들에게는 구분이 모호할 것이다. 따라서 ‘인체에 바르지 말라.’는 주의문구 하나 달랑 표시해 놓고 당국과 제조사가 책임을 다했다고 한다면 곤란하다. 제조사들은 영세성을 변명하기 전에 어린이에게 무해하거나 조잡하지 않은 제품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아이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부모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식약청 등 당국도 이번 기회에 어린이 화장품에 대한 규격·안전성 기준 등을 제대로 만들어놓길 바란다.
  • 수사권싸움 재점화?

    검찰이 새해 초부터 잇따라 경찰의 잘못을 지적하는 등 지휘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경찰과의 기싸움에서 검찰이 경찰의 자질부족을 집중 부각시키려는 홍보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않다. ●검찰 “피해자 인권보호 차원” 대검찰청은 8일 경찰이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대상자로 지명된 사실을 당사자들에게 알려주거나 소환 등의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고 3개월 이상 무단방치한 2349건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832건은 1년 이상이나 방치된 것들이다. 특히 경찰이 방치하는 동안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하지 못한 사건도 92건이나 됐다. 경찰의 무단방치로 공소시효를 넘긴 사건 중에는 피해액수가 2500만∼3500만원인 39건의 사기사건도 포함돼 있어 사기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기회를 잃기도 했다. 검찰은 경찰이 소재를 발견하거나 자진출석한 피의자의 지명 통보를 해제하지 않아 2차례 이상 검문에 적발된 경우도 210건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경찰관은 이같은 사실을 감추려고 공문서까지 위조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검찰이 이처럼 경찰의 문제점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배경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검찰은 비슷한 사례를 예방하고 피해자와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겠다고 설명했으나 검찰 역시 경찰이 사건을 방치하는 동안 일반적인 감독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감독 소홀 자인한 꼴” 비판도 앞서 검찰은 지난 5일 검사의 구속 전 면담지휘를 거부한 경찰관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이 시위농민 사망 등으로 인해 경찰청장이 교체되는 등 경찰이 어수선한 틈을 타 잇따라 경찰의 흠을 드러내 지휘감독의 필요성을 부각하려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청와대와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문제를 이달 안에 마무리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에서 나온 이같은 검찰의 홍보전략이 향후 수사권 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우리구 최고야!] 강서/안승현 환경위생과

    [우리구 최고야!] 강서/안승현 환경위생과

    강서구에는 북한산, 관악산과 같이 내로라할 만큼 큰 산은 없다. 그러나 봉제산, 개화산, 우장산과 같이 주민들과 함께 숨쉬는 올망졸망한 산들이 동네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산들은 주민들에게 내집 마당 같은 공간이다. 일부 주민들은 산의 아무 곳에나 배추, 무 등을 심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나무들이 영양분을 빼앗겨 죽어 나갔다. 쓰레기가 무질서하게 나뒹굴기도 했다 ●‘무단 경작·쓰레기 투기 지양´ 자발적 캠페인 큰 효과 주민들이 작은 산 살리기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2002년부터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경작 자제하기 캠페인’에 참여했다.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봉제산.5000그루의 나무를 주민들이 직접 심었다. 무단 경작을 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인 끝에 3300㎡의 땅을 되살려냈다. 산 살리기 운동은 개화산으로 퍼져 나갔다. 지난 11월 지역주민 100여명은 구청, 환경단체, 기업체와 함께 무단 경작지 2500㎡에 조팝나무 3000그루를 심었다. 산에 방치된 쓰레기도 함께 치웠다. ●봉제산·개화산 등에 나무심고 안내판 설치 주민들은 “내년 봄에는 등산을 할 때 하얗게 핀 조팝나무 꽃을 볼 수 있겠다.”며 기뻐했다.30여명의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아예 산별로 모니터링팀을 꾸렸다.4계절 동안 피고지는 꽃, 나무, 열매를 모니터링한다. 보관해둔 식물 사진의 수가 1만장이 넘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등산로 주변에 식물이름표를 달고 안내판을 설치했다. 작은 산들이 자연스럽게 주민들의 생태학습장으로 변모한 셈이다. ●되살아난 안양천 작은 산 살리기 운동은 하천 살리기 운동으로 이어졌다. 안양천이 대표적인 곳이다. 잡풀과 잔돌이 나뒹굴던 안양천에 주민들은 2002년부터 갈대, 물억새, 갯버들, 수크렁 등 초본류 약 4만 2000본을 꾸준히 심어왔다. 이제는 식물뿐만 아니라 메뚜기, 나비, 방아깨비 등의 곤충류, 도마뱀, 물뱀까지 만날 수 있다. 지난 4월과 11월에는 무단경작이 이루어지고 있던 300㎡의 땅에 버드나무, 싸리나무, 갯버들 등 약 2000그루를 심었다. 갯버들은 안양천의 뻘을 자양분으로 안정되게 자라고 있다. 하천의 수서생물과 어류, 조류의 쉼터로서의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구민 재충전·생태학습장으로 탈바꿈 이렇게 되살아난 작은 산들과 안양천은 주민들의 재충전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살아있는 생태학습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구에서는 지난 3월부터 ‘주민생태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생, 중학생, 일반주민 등 1300여명이 40회에 걸쳐 생태교육을 받았다. 교육장소는 주민들 스스로 꾸민 봉제산, 개화산, 우장산이다.
  • 광주 빈집 829가구 일제정비

    도심에 방치된 빈집이 철거되거나 새롭게 단장된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사나 화재, 노후, 장기간 방치 등으로 인한 빈집은 광산구 388가구, 동구 186가구, 서구 136가구, 북구 86가구, 남구 33가구 등 모두 829가구로 나타났다. 시는 이 집들이 청소년 범죄 장소로 사용되거나 화재·붕괴 등 안전과 시민 위생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 일제 정비하기로 했다. 이들 빈집은 보존 상태에 따라 철거 또는 재활용된다. 1차 철거대상은 안전상 위험 건축물, 화재발생 위험 건축물, 도시미관 저해 건축물 등으로 총 40가구다. 시는 해당 건축주에게 자진철거를 유도해 응할 경우 최대한 행정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를 거부하는 소유주에 대해서는 건축법에 따라 미관개선, 안전관리 명령을 내리고 관할구에서 집중 관리토록 할 계획이다. 또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 등 재활용이 가능한 농촌 295가구와 도시 494가구 등 789가구에 대해서는 자진 정비를 유도하되 불응할 경우 구청에서 방역, 청소 등을 시행하도록 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휴면계좌 통합 조회 공적기금 활용 유보

    금융권의 휴면계좌를 노인복지 등을 위한 ‘공적기금’으로 활용하자는 방안이 유보됐다. 대신 은행과 보험사에 방치된 휴면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는 ‘통합조회시스템’이 새로 구축된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에는 본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은행·보험권의 휴면계좌를 바로 알 수 있게 된다.1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위는 휴면계좌를 공익목적으로 사용하기에 앞서 예금주를 찾아주기 위한 시스템을 먼저 갖추기로 하는 데 합의했다.한나라당 남경필·홍문표 의원 등이 발의한 ‘휴면계좌의 활용에 관한 특별법안(가칭)’은 당분간 계류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2일 은행연합회 및 생·손보협회와 실무협의를 갖고 통합조회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3개월에 걸쳐 만들기로 했다.현재 휴면계좌 조회는 은행·보험·증권 등 업종별로만 가능하다. 통합조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신용정보 이용에 관한 법률´ 등을 개정해야 한다. 휴면계좌로 처리되는 소멸시효는 은행이 5년, 보험사가 2년이다. 지난 6월말 현재 은행권 휴면예금(누적기준)은 약 6500억원,3월말 현재 보험사는 약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여의도 면적 70배 남미 땅 개발 검토

    정부가 27년 전에 구입한 남미의 땅을 농업용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농업기반공사는 28일 “지난 6월 외교통상부로부터 아르헨티나 ‘랴흐타마우카 농장’과 칠레 ‘테노 농장’의 소유 및 관리권을 농업기반공사로 이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국가 차원에서 방치돼 온 국유지의 관리 주체를 농업전문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하지만 개발 가능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농림부에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서쪽으로 986km 떨어진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주(州)에 위치한 랴흐타마우카 농장은 정부가 1978년 농업 이민을 위해 시범 농장용으로 211만달러를 들여 구입했다. 규모는 여의도 면적의 70배에 이르는 2만 8094㏊에 달하지만 실제로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척박한 토질이어서 27년간 방치돼 왔다. 칠레 테노 농장 역시 정부가 지난 80년 농업 이민을 위해 구입한 땅으로 면적은 185ha이다. 현재 두 땅의 소유권은 외교부 산하 정부투자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20년 이상 방치된 만큼 농업용으로 적합한지 타당성 조사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없다.”고 말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12년 방치 구성공단 골프장으로

    지방공단 부지가 12년이 되도록 분양되지 않자 골프장으로 개발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무리한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개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24일 한국토지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측은 경북 김천시 구성면 송죽리 일대에 조성된 24만 6300평 규모의 구성공단을 211억원에 ING레저개발㈜에 매각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밝혔다. ING레저개발은 이곳에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과 9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등을 거쳐 오는 2007년에 착공,2010년 완공할 예정이다. 구성공단은 경북 금릉군이 지역개발 차원에서 지난 1993년 12월 조성한 것이다. 이후 금릉군은 단 한 필지도 분양하지 못한 채 1995년 김천시와 통합되면서 사업비 부족 등으로 손을 들어 부지를 토지공사가 떠안았다. 구성공단은 김천시 외곽에 자리잡은데다 진입로 등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기업들로부터 외면받았다. 더구나 김천시가 공단이 식수원 상류에 있다는 이유로 유치업종을 전기전자, 의료·정밀광학기기, 자동차조립 등 무공해 업종으로 제한하는 바람에 입주를 희망하는 업체가 없었다. 토지공사는 조속한 공단분양을 위해 입주업종 완화를 요구했으나 여론을 의식한 김천시는 이를 거부했다. 이로 인해 구성공단은 애물단지로 전락한 채 12년 동안 방치돼왔다. 토지공사가 구성공단에 투입한 부지조성 등 비용은 252억원에 이르러 순수 손실액만 41억원이나 된다. 그동안의 금융비용과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손실액은 더 늘어난다. 토공 관계자는 “장기간 미분양 상태로 방치된데다 기업들이 더이상 투자할 의향을 보이지 않아 부득이 대체용지로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구성공단은 지자체의 마구잡이식 공단개발의 부작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김천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사설] 국보1호 교체논란 무슨 실익있나

    국보1호 숭례문을 교체하자는 논란이 10년만에 재연됐다. 김영삼 정부가 ‘역사 바로세우기’를 추진하던 1995년 당시에도 바꾸려다 반대 여론에 부딪혀 유지 쪽으로 결론난 일이다. 그런데 문화재 업무와 상관없는 감사원이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고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생뚱맞기 짝이 없다. 논리 역시 일제 잔재 청산을 빼고는 10년 전과 다름없다. 그렇다면 숭례문의 문화재적 가치와 상징성이 10년 전에 비해 더 떨어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보에 매긴 번호는 중요성이나 가치 척도의 우열을 표시하는 게 아니다. 국보1호도 308호도 모두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숭례문은 일제강점기인 1934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조선고적 1호가 된 뒤 1955년 문화재관리국에서 처음 국보1호로 지정했다. 이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돼 정부가 독자적으로 다시 지정했으니 일제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숭례문은 도성인 한양의 정문으로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목조 건축물이라는 상징성이 강하다. 일제 잔재 청산을 이유로 댄다면 지나치게 우리 스스로를 낮추는 셈이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과거사 정리의 취지를 희석할 위험성도 있다. 문화재적 가치와 상징성을 내세워 국보의 번호를 바꾼다면 소모적인 논란과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더 중요한 문화재가 발견된다고 다시 변경하겠는가. 차라리 통일됐을 때 한몫에 논의하는 게 옳다. 교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도 엄청나다. 문화재청은 지금 방치된 문화재의 관리와 보호에 힘쓰고, 빼앗긴 문화재의 환수를 위해 머리를 짜낼 때이다. 기본적인 일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 ‘목포의 눈물’ 이난영 40년만에 고향품으로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고 이난영(1916∼1965)의 유해가 40여년만에 고향의 품으로 돌아온다. 25일 이난영기념사업회와 목포시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의 한 공동묘지에 방치된 이난영의 유해가 내년 3월쯤 목포로 옮겨진다. 기념사업회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난영의 유가족으로부터 이장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시도 이난영의 이장과 기념사업 관련 예산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등 ‘묘지 이장사업’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념사업회는 현재 옛 모습으로 복원 중인 삼학도에 이난영의 유골을 안치하고, 기념탑 건립과 추모공원 조성도 추진키로 했다. 추모사업 기금마련을 위해 오는 11월30부터 이틀 동안 극단 ‘갯돌’을 초청, 이난영의 삶과 예술세계를 그린 뮤지컬을 공연할 계획이다. 내년 3월 중에는 유품전시회, 음악회, 학술대회 등을 마련, 지역사회의 관심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태관(46)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은 “일제 때 민초들의 애환을 노래해 ‘국민가수’로 떠올랐던 이난영의 유해가 타향에서 ‘무연고 묘지’로 방치돼, 이장을 추진키로 결정했다.”며 “목포시와 협의, 구체적 추모 및 기념사업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난영은 1916년 목포시 양동에서 태어난 뒤 어릴적부터 극단생활을 전전하다가 1934년 ‘불사조’를 불러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듬해 손목인이 작곡한 ‘목포의 눈물’을 불러 대히트했다. 그후 ‘해조곡’‘울어라 문풍지’‘목포는 항구다’ 등 많은 히트곡을 내놓았다. 그러나 1940년대에 불렀던 ‘이천오백만 감격’‘이몸이 죽고 죽어’ 등은 친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광복 후 작곡가인 남편 김해송과 함께 악극단을 결성, 활약하였으나 6·25전쟁 때 김해송은 납북되었다. 이난영은 지난 1965년 49세의 나이로 사망,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산107 공동묘지에 묻혀있다.광주 최치봉기자cbchoi@seoul.co.kr
  • 안양유원지 예술공원 ‘격상’

    한 때 수도권 주민들의 휴식처로 각광받다 밀려난 경기도 안양시 안양유원지가 격조 높은 공공예술공원으로 거듭난다. 안양시는 11월5일부터 12월15일까지 안양유원지 일대에서 ‘제1회 안양 공공예술프로젝트’(1th Anyang Public Art Project:약칭 APAP2005)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포르투갈, 네덜란드, 미국 등 21개국에서 39명, 국내에서 23명 등 모두 62명의 작가가 참여, 영구설치작품 50점과 일시작품 4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참가작가 중 포르투갈 알바로 시자(72)는 스페인 갈리시아 미술관과 포르투갈 세라브 미술관을 설계·디지인하는 등 세계 최고의 건축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번에 전시관을 직접 설계 디자인했다. 또 ‘2004 뉴욕 건축상’을 수상한 미국의 비토 아콘치(65)는 유원지 상류 서울대 수목원 정문 앞 주차장을 디자인했으며, 네덜란드 건축그룹 엠알디비는 유원지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했다. 이번 프로젝트 개막에 앞서 11월4일 유원지내 블루몬테강당에서는 도시계획과 공공예술을 주제로 한 국제 학술 심포지엄이 열린다. 한편 안양시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낙후된 채 방치된 안양유원지 일대를 정비하기 위해 1999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235억원을 들여 삼성천 주거환경개선사업을,2003년 4월부터 179억원을 들여 유원지 정비사업을 각각 완료했으며 여기에 29억원을 추가로 들여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시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건축이나 토목공사 방식에 따라 공공주차장, 전시관, 전망대 등을 시공하던 종례 방식에서 벗어나 조형미술가, 작품디자이너 등 예술가들이 직접 참여해 기능성과 예술성을 함께 추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면서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방식이지만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이미 널리 시행되고 있는 선진형 예술패턴”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오늘의 눈] 민간 ‘문화재 외교’ 강화를/ 김미경 문화부 기자

    임진왜란때 함경도 최초의 의병들이 일본 대군을 격파한 기록이 담긴 북관대첩비가 일본으로 강탈돼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된 지 100년만에 고국의 땅을 다시 밟게 됐다. 민족의 정기를 담은 승전 기념비가 야스쿠니 신사 구석에 방치된 사실이 밝혀진 뒤 27년만의 결실이라 의미가 크다. 약탈당한 북관대첩비의 반환은 당연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녹록지 않았다. 일본정부와 야스쿠니 신사측은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며 우리의 반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에 일본측이 태도를 바꿔 반환을 결정한 것은 지난 20여년간 한국과 일본, 북한 종교단체 등 민간의 ‘문화재 외교’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발점이 된 것은 지난 2000년 일본 일한불교복지협회장인 가키누마 센신 스님과 한일불교복지협회(한불협)를 만든 초산 스님이 의기투합하면서부터. 이들 두 노승의 만남은 양국에 북관대첩비 반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북관대첩비 반환운동본부’ 설립을 이끌었다. 한불협은 2003년부터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면서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에 북관대첩비 반환 공동대응을 의뢰, 결국 남북이 한 목소리로 일본측에 반환을 공식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정부는 통일부를 통해 남북합의문을 체결했고 외교통상부를 통해 일본정부와 야스쿠니 신사측의 반환 약속을 받게 된 것이다. 일제시대 등 혼란기에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는 일본에만 3만 4000점이 넘는다. 그동안 정부간 협정과 박물관·개인의 기증 등을 통해 3800여건을 돌려받았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유출경로 등이 밝혀지지 않은 문화재가 많아 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가 있고, 정부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국제법적 근거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관대첩비 반환은 이같은 걸림돌을 민간 차원의 문화재 외교로 극복한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간 ‘줄다리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민간 교류를 통한 문화재 기증과 구입, 상호 교류전시 등을 강화해 자연스러운 문화재 반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이같은 민간 문화교류는 한국과 일본, 북한 사이의 냉기를 녹여줄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統獨 15주년, 빛과 그림자] (하) 베를린-냉전 상징서 유럽 심장부로

    [統獨 15주년, 빛과 그림자] (하) 베를린-냉전 상징서 유럽 심장부로

    45년 동안 동서로 갈라졌던 냉전의 상징 베를린은 분명 상처받은 도시였다. 그러나 1961년 8월13일 이후 베를린 시를 동서로 갈랐던 43.1㎞의 콘크리트 장벽이 무너지고 통일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 그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통독 이후 독일의 수도로 다시 태어난 베를린은 1조유로(약 1254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 미래 도시에 걸맞은 인프라를 구축하며 주요 행정기관과 다국적 기업을 유치했다. 분단 도시의 흔적을 지우고 유럽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베를린 장벽의 잔재는 박물관이나 기념물 외에는 거의 찾아 보기 힘들다. 대신 곳곳에 들어선 다양한 디자인의 초현대식 고층건물들이 위용을 자랑하는 미래 지향적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베를린 함혜리특파원| 많은 사람들은 베를린을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끝없이 건설 중인 도시’라고 표현한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100번 시내버스를 타고 출발역부터 종착역까지 한두번만 가보면 이 표현의 적절함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버스는 초(동물원)역에서 출발해 티어가르텐, 전승기념탑, 벨뷔 궁전, 세계문화관, 연방의회 의사당과 브란덴부르크 문, 운터 덴 린덴, 박물관 섬, 알렉산더광장 등 시내의 주요 명소를 지나가기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1871년 독일이 제국으로 통일된 것을 기념해 지어진 의사당은 통독 이후 연방의회 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곳 옥상에 통독 이후 투명돔이 지어지면서 통독의 상징이 됐다. 미국의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설계한 투명돔은 내부에 거울기둥들이 다양한 각도로 설치돼 있고, 여기서 반사된 햇빛이 본회의장 구석구석을 비추고 있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박물관 섬(Museuminsel)’에서는 과거를 볼 수 있다. 슈프레강 한복판에 있는 이 지역은 이름 그대로 1830년부터 100년 동안 차례로 지어진 4개의 박물관과 1개의 국립미술관이 있으며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부터 후기 비잔틴을 거쳐 1900년대에 이르는 건축과 미술의 역사를 담고 있다. 베를린시는 밀레니엄을 맞아 냉전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고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리잡기 위해 10년 안에 8억2900만유로(약 1조원)를 들여 미술관과 박물관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공사가 끝나면 박물관 섬에 있는 5개의 건물은 지하 통로로 연결되고 행정동과 기술센터도서관, 교육시설들이 갖춰지게 된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중심으로 쌓여졌던 두텁고 높은 콘크리트 장벽이 허물어진 자리에는 현대식 디자인의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섰다. 이 지역의 핵심은 포츠다머 광장이다. 1920∼30년대 유럽 최대의 번화가였으나 전쟁과 베를린 장벽으로 인해 폐허로 남아 있었다. 베를린시가 도시의 상징적인 광장을 만들기 위해 1991년 주최한 국제도시계획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건축가 힐머와 자틀러가 제안한 복원계획이 당선됐고, 파리의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렌조 피아노가 설계와 건설을 맡았다. 베를린의 미래를 보여주는 포츠다머 광장에는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40억마르크(약 2조 4000억원), 일본 소니가 13억마르크(약 7800억원)를 각각 투자했다. 광장에는 복합 빌딩을 비롯해 고급 쇼핑몰, 영화관, 카지노, 아파트와 사무실 등 17개의 현대식 대형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간판건물로 꼽히는 소니센터는 뉘른베르크 태생의 건축가 헬무트 얀이 설계한 미래형 복합 빌딩으로 유리와 강철로 만든 돔형의 지붕과 7개의 빌딩으로 이뤄져 있다. ●문화 중심지로의 화려한 복귀 분단의 상징에서 통일의 상징이 된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동쪽으로 뻗어있는 운터 덴 린덴(‘보리수 나무 아래’라는 뜻)은 베를린 최초의 계획된 산책로로 2차 대전 이전까지 베를린의 문화적 중심 역할을 했던 곳이다. 냉전시절 동베를린에 속하면서 낭만을 잃었다가 지금은 고급 부티크와 카페,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즐비한 베를린의 대표적인 번화가로 바뀌었다. 1920년대 유럽 문화의 중심지에서 전쟁과 분단을 거치면서 삭막해졌던 베를린 시내는 이제 젊은이들과 예술가들, 무궁무진한 문화적 인프라를 향유하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베를린에는 3개의 오페라하우스,100개가 넘는 연극 공연장,170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들어서 있다.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넘치면서 근사한 레스토랑과 바, 카페 등이 하루가 다르게 생겨난다. 통독 15주년 국경일인 지난 3일 국립미술관 앞은 고야 특별전을 보려고 몰려든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4∼5시간을 서서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지만 사람들은 책을 보거나 차를 마시며 지루한 줄 모르고 기다리고 있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하터시에서 왔다는 프랑크 엡슈타인은 “베를린에는 친구들도 많고 오페라와 연극 등 볼거리도 많아 자주 방문한다.”며 “베를린이 하나로 합쳐진 뒤 문화적 풍요로움이 더해져 즐겁다.”고 말했다. ●유럽 중심도시로 발돋움 독일 통일로 베를린은 유럽에서 손꼽히는 거대 도시가 됐다. 그러나 유럽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하려는 베를린의 변신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베를린시는 전체 170㏊에 달하는 지역에 총 1000여개의 새 건축물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도시 계획은 전반적인 도시의 밑그림(STEP)을 기준으로 지역계획(FNP), 구역계획(BEP) 등 단계별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된다. 내년 완공예정인 베를린 중앙역사를 비롯해 건축아카데미 복원계획, 스프리 강변의 미트지역에 세워질 업무 및 주거 복합빌딩 지르쿠스, 현대적 시설을 갖춘 오스트반호프 실내 체육관, 티어가르텐 서쪽의 특급 호텔 및 위락시설 지역 KPM쿼터, 스프리강변의 미디어센터 등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건축의 경연장이나 다름없다. 주독 한국대사관의 신동민 전문연구원은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베를린은 미래의 유럽 중심지로 부상하기 위해 정보·첨단 IT·교육 등 지식산업시대를 겨냥한 도시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제적 문제 때문에 독일 통일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같은 도시의 발전은 수치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철거” “보존” 논란 |베를린 함혜리특파원| 베를린 서쪽에서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동쪽으로 뻗은 운터 덴 린덴 거리를 따라 10분정도 걸어가면 왼쪽으로 작지만 아름다운 공원을 마주한 베를린 대성당이 나오고 그 뒤로 박물관 섬이 보인다. 고색창연한 모습과 대조적으로 맞은 편에 주차장으로 쓰이는 공터를 끼고 있는 5층짜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철거를 앞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옛 동독 공산당사(Republik)다. 군데군데 깨어진 황동색 유리와 강철로 외관이 장식돼 있고 규모는 매우 큰 편이지만 어딘지 황량했다. 심지어 흉물스러워 보인다. 통일 이후 15년간 방치된 탓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달 17일부터 ‘프락탈 Ⅳ’라는 현대미술그룹전이 열리고 있다. 젊은 예술가 25명이 ‘죽음’을 주제로 설치, 비디오 아트, 회화, 조각 등을 전시하고 있다. 동베를린 지역에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시대의 흔적이라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해 전시장을 찾았다. 겉에서 보기에는 그런 대로 건물의 모양새를 갖춘듯 했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철골 구조만 남아 을씨년스러웠다. 전시장이 아닌 곳은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출입을 금지했다. 이런 분위기는 죽음을 주제로 한 작품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전시장 안내를 맡고 있는 힐미라는 청년은 “오는 2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를 끝으로 공산당사는 문을 닫고 내년부터 철거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전시 주제가 ‘죽음’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는 프로이센 왕궁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유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아 철거하기로 결정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산당사는 과거 프로이센의 왕궁이었던 건물을 헐고 옛 동독 공산당이 새로 지은 건물이다. 독일 정부는 통일 후 과거의 어두운 흔적을 지우기 위해 이 건물을 헐고 왕궁을 복원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옛 동독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일단 보류했다. 공간의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종종 현대 미술 전시회장으로 사용되면서 이 건물의 철거에 반대하는 서독 지역 사람들마저 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이 전시회를 보기 위해 일부러 왔다는 질케 블룸은 “프로이센 왕국은 이미 지나간 과거인데 많은 돈을 들여 복원하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한다. 건축이 전공이라는 클라우디아 힐가트는 “공산당사가 분단의 아픈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도 역사의 일부”라며 “이대로 보존하면 오히려 역사의 교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송파, 106Km 자전거도로 건설계획

    송파, 106Km 자전거도로 건설계획

    녹색교통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자치구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자전거 전용 도로 확충은 물론 자전거 무료 대여, 수리 및 점검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한강 인접 자치구 활성화 앞장 자전거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자치구는 송파구와 광진구 등 한강에 인접한 자치구들이다. 한강변 자전거도로와 연계한 코스를 개발하는 한편 자전거 대여소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서울 광진구는 최근 지하철 2호선 강변역 인근 구의공원 앞에 ‘자전거 무료대여소’를 설치했다. 총 30여대의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민들에게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주고 있다. 신분증을 지참한 구민들은 이곳에서 오후 5시까지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다. 최수영 광진구 교통행정과장은 “대여소에서 광장동 광남고 옆 진입로를 통해 한강시민공원으로 나갈 수 있어 주말이면 운동삼아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방치된 자전거 및 주민이 기증한 자전거를 수리한 뒤 주민에게 무료로 대여해주는 ‘녹색자전거’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경기도까지 연결시켜 ‘자전거 교통 광역체계’를 구축, 자전거 이용을 극대화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광진구의 자전거 전용 도로는 모두 19개노선 36.2㎞. 지난해 잠실대교∼광진교 간 2.9㎞ 자전거 도로를 개통한 데 이어 오는 2007년까지 광진교와 구리시계 간 미연결된 1.7㎞구간을 연결시킨다는 방침이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자전거 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강사 2명이 한강시민공원에서 월·화·수·목 2시간씩 2주 동안 교육해 자전거 ‘초보 운전자’ 탈출을 돕고 있다. ●송파구 무료 자전거만 400여대 확보, 자전거 활성화 선두 ‘자전거 도시 건설’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송파구는 오는 10일 풍납동 아산병원 인근에 자전거 무료 대여소를 추가로 오픈한다. 이미 2001년에 잠실에 자전거 무료 대여소를 설치한 송파구는 거여·마천동, 문정·가락동 등 3곳에 무료 대여소를 설치해 운영해왔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신분증을 맡기면 자전거를 24시간 빌릴 수 있으며 3곳 중 아무 대여소에나 반납하면 된다. 특히 잠실역 대여소 옆에는 자전거 수리센터를 마련해 둬 지난 8월 말까지 1만여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실적을 거뒀다. 최문현 송파구 자전거 교통팀장은 “각 대여소마다 100여대를 마련해 두었지만 주말이면 개장 2시간만에 자전거가 동이 날 정도로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면서 “성내천∼한강∼탄천∼문정동∼거여·마천동∼성내천으로 이어지는 총 25.0㎞ 길이의 자전거 전용 송파 외곽 순환도로를 구축한데 이어 폭3.5m 이상의 보도 106㎞ 전 구간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이버 범죄 작년 20만건 넘었는데 인터넷 포털 대책 ‘뒷짐’

    사이버 범죄 작년 20만건 넘었는데 인터넷 포털 대책 ‘뒷짐’

    인터넷 포털업체들의 ‘사이버 폭력’ 책임론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는 물론 시민단체에서도 피해확산 방지 및 구제 시스템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개똥녀 사건’ 등에서 보듯 익명성을 악용한 사이버 여론재판과 명예훼손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지만 업체들은 ‘뒷짐’만 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면에서도 온라인 포털임을 무색케 할 만큼 권리침해 신고는 이메일로 되지 않고 편지로 해야 하며, 포털고객센터도 오후 7시 이후엔 되지 않는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지적이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사이버 범죄 건수는 2002년 11만 8868건,2003년 16만 5119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2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연예계 X-파일, 철사마, 개똥녀 등 익명성을 악용한 사이버 여론재판과 명예훼손도 잇따르고 있다. 서혜석 열린우리당 의원과 ‘포털사이트 피해자모임(포피모)’ 변재희 대표는 4일 “포털들은 오직 상업적 목적인 클릭 수와 수익에 급급할 뿐 인터넷 윤리에는 관심이 적다.”면서 “인터넷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하고 조치를 취하는 ‘인터넷 가처분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전화 안 되는 포털고객센터 포털 사이트는 24시간 업데이트 체제이지만 고객센터 전화상담은 오후 7시까지만 받고 있다. 이 시간 이후에 명예훼손 게시물이 올라왔을 때 다음 날 아침까지는 무방비로 방치된다. ‘포피모’의 변 대표는 “인터넷에 의한 피해는 짧은 시간에 급속도로 퍼지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 포털 담당자와의 연락이 아주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포털은 전화통화를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고 말했다. ●명예훼손은 편지로… 주요 포털사이트는 권리침해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명예훼손 등의 민원은 우편과 방문 접수만 하고 있다. 서 의원은 “네이버의 경우 권리침해센터 담당자와 전화연결시켜 주지 않았으며, 미디어 다음도 경찰에 낸 고소장을 함께 제출해야 접수를 받아준다.”며 “같은 사안에 대한 접수 기준도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정통부가 이런 운영 시스템을 방치했기 때문에 사이버 폭력이 확산된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우편과 방문 접수는 저작권법에 의해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게시물 삭제를 우편으로 요청하면 ‘정확한 URL을 적어 보내라.’고 답한다.”며 “수천, 수만개가 복사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데 일일이 어찌 다 적어 넣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포털업체가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2항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정보의 삭제 등의 요청을 받은 때에는 지체없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이를 즉시 신청인에게 통지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털업체 관계자는 “법률상 이해가 침해됐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이 규정이 적용된다.”고 해명했다. ●범법자 양산 방조하는 포털 음원저작권 서비스 대행업체는 지난 8월 네이버와 다음 회원 3만여명을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배경음악으로 깔아둔 음악이 불법이란 것이다. 네이버의 한 회원은 “범법 행위였는지 몰랐다.”며 “이런 것은 창으로 띄워 공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와 엠파스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자신의 블로그에 자동으로 올라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것도 다른 사람의 초상권을 침해해 분쟁을 일으킬 우려가 높은 서비스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루 24시간 감시를 통해 평균 이용자 아이디 300∼400개를 징계하며,7000∼8000건의 글을 삭제한다.”며 “사이버 명예훼손 예방을 위해 모니터링을 전사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2) 조용히 다가오는 공포, 지하수 오염

    [우리땅을 살리자] (2) 조용히 다가오는 공포, 지하수 오염

    강원도 태백에는 천혜의 무공해 젖줄과 죽음의 지하수가 함께 흐른다. 태백시 한복판에 있는 검룡소는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연못이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한 물을 사계절 뿜어내 시민들의 단골 휴식 공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 물은 골지천을 거쳐 남한강으로 유입돼 수천만명의 식수와 산업용수 등으로 이용된다. 반면 문곡소도동 소롯골 소도천 상류는 바닥이 뻘겋게 물들었다. 지난 1989년 문을 닫은 동해탄광 갱내수가 흘러나와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금속 성분의 침전물이 바닥에 달라붙어 생긴 현상이다. 태백에는 이처럼 방치된 폐광이 42개에 이른다. 소도천 물은 황지천 본류를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황지천 본류는 아직까지 오염 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다행이다. 그러나 폐광을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지하수 오염 공포에 시달릴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수, 서서히 ‘공포수’로 변질 전국의 지하수가 점차 죽은 물로 변하고 있지만 대책 마련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하수 오염원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데다 오염 방지대책 역시 ‘무대책’에 가까울 정도다. 환경부가 실시한 지난해 지하수 수질측정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3865개 중 212개가 수질기준을 초과했다. 공단지역·매립지지역·폐광주변 등 오염우려지역에서는 기준 초과 비율이 7.1%를 기록, 전년도 5.0%보다 2.1%포인트 증가하는 등 오염이 늘고 있다. 특히 폐기물 매립지역, 골프장, 분뇨처리장 인근지역이 수질기준 초과 비율이 높았다. 문제는 지하수 오염의 경우 서서히 진행되는 데다 감시와 단속이 어렵다는 데 있다. 일단 오염되면 깨끗한 물로 되돌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복원 비용 또한 엄청나다. 그렇지만 지하수 관리는 요원하다.“기초수(상하수도) 오염을 막는 일도 어렵다. 지하수 관리는 부수적인 업무다.”라는 환경부 관계자의 말이 지하수 오염 관리의 현주소를 대변해준다. 지하수 오염의 원인으로 ▲산업단지 폐기물 방치 ▲군부대 시설 ▲폐광·폐공 방치 ▲축산 오·폐수 ▲하수관 균열 ▲무분별한 지하수 채굴 등을 꼽을 수 있다. 오염 자체가 의도적이기보다는 예기치 못한 사고 또는 무관심과 무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산업단지 지하수 오염, 폐기물 방치 단속 급선무 산업 폐기물 방치로 인한 지하수 오염은 산업화·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심각해졌다. 폐기물 방치사업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파악이 안 돼 있지만 지난해 폐수를 배출하는 전국 대형 사업장을 기준으로 적어도 5만 4000개 이상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사업주들이 야적장에 아무렇게나 방치한 폐기물 또는 원자재가 지하수 오염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감각이 무뎌져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시화공단 외곽에 있는 한 대형 자동차 정비업소. 뒷마당에는 폐타이어와 자동차 부품, 시뻘게 녹슨 고철 등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다. 옆에서는 지하수를 뽑아 쓰고 있다. 김모(53) 사장은 “폐기름만 겨우 분리 수거할 뿐 다른 폐기물들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줄 몰라 그냥 버려두고 있다.”고 털어놨다. 산업단지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이는 오·폐수 방류 단속에만 그치지 말고 지하수 오염원인을 파악, 폐기물을 방치하는 사업장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실시하는 동시에 사업주의 의식전환을 위한 꾸준한 홍보가 필요하다. ●폐광 방치…관리는 시늉만 지난 22일 환경부 국감에서 제종길(열린우리당) 의원은 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폐광 자료를 인용,108개 조사 대상 가운데 29곳에서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지하수 수질도 조사 대상의 23%인 25곳에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49개 폐광산에서는 카드뮴 등이 섞인 물이 하루에 1995t씩 흘러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경남 고성 주민들이 카드뮴 중독 증상인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려 사회문제가 된 것도 주변 폐광에서 나온 물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폐광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국 1844개(석탄광+금속광)의 광산 가운데 1243곳이 휴·폐업한 상태다. 이 중 폐금속광산 687개는 정밀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태백사업소 심연식 팀장은 “폐광 한 곳을 관리하는 데 20억∼30억원 이상 투입돼야 하는데 올해 전국 폐광 관리 예산은 3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따라서 폐광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을 줄이기 위해선 정확한 실태파악이 우선돼야 하며, 지속적인 관리와 복원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 지원이 필수불가결하다. 군부대 시설의 오염도 방치됐다. 서울 이태원 녹사평역 부근 지하수가 기름기가 둥둥 떠다닐 정도로 오염됐다는 충격적인 고발이 있었지만 벌써 까마득히 잊었다. 환경단체들은 “군부대, 특히 미군부대는 체계적인 단속이나 감시의 사각지대라서 대형 사고가 도사리고 있다.”고 말한다. 축산 오폐수에 의한 지하수 오염도 만만치 않다.2003년 기준으로 소·돼지·닭·오리 등 가축 사육두수는 1억 7500만 마리. 축산폐수는 기본적으로 축산 농가에서 자체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영세 축산농가의 경우 제대로 된 처리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지하수의 무분별한 이용을 자제하고 전국적으로 방치된 폐공을 찾아내 관리하는 것이 지하수 오염을 줄이는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태백 시흥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오염 ‘고속도로’ 폐공 20만~30만개 폐공은 오염물질을 지하로 곧바로 흘려보내 빠른 속도로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어 지하수 오염의 ‘고속도로’로 불린다. 그런데도 정확한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지하수 관정은 크고 작은 것을 모두 더해 122만 8000개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는 파악된 것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상당수는 인허가 및 신고대상에서 빠진 경미한 시설이라서 지하수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의 설치와 무관했다. 이 때문에 수질이 좋지 않거나 수량 확보 실패로 내팽개친 폐공이 수두룩하다.200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찾아낸 폐공이 6만개에 이르나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은 20만∼30만개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하수 오염을 줄이기 위해 폐공을 찾아내 제거하거나 오염 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01년부터 수자원공사와 함께 ‘폐공 찾기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참여는 미미하다. 폐공을 찾아내기 위해 신고하는 주민에게는 관정은 6만 4100원, 소형 관정은 3만 8450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주민이 신고한 2500여건에 대해서는 포상금을 내줬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지하수 공개념 도입 마구잡이 개발 제지” 지표수 관리는 국가가 직접 나서거나 지방정부에 위임하고 있다. 하천 물은 개인이 소유할 수 없는 국가 자원으로 인식돼 하천 물을 끌어다 이용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하수는 개인 토지와 밀접하게 연관돼 그동안 정부가 적극 개입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마구잡이식으로 개발, 이용량이 연간 35억t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 특히 온천수, 먹는샘물 개발이 증가하면서 대형 관정을 뚫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지하수 역시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개인의 이용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량을 허가나 신고제를 통해 적극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지하수 공개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1997년 지하수법을 만들어 공공자원 개념을 도입했다. 짧은 기간에 재생이 불가능한 지하수는 사유지 지하에 있더라도 가뭄이나 국가 비상사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국유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분류된 지하수는 지표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허가·신고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 올 연말부터 실시될 지하수이용부담금 부과도 이런 취지다. 지하수법에 따라 허가 및 신고시설은 t당 65원을 상한선으로 부담금을 내야 한다. 홍형표 건설교통부 수자원정책팀장은 “지하수 이용부담금 부과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아 오염을 줄이는 동시에 지하수시설 사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22)] “기업형 조직 전환…KTX역방향 등 불편 없앨것”

    [혁신 공기업탐방 (22)] “기업형 조직 전환…KTX역방향 등 불편 없앨것”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원인이 밝혀지면 의사나 환자 모두 치료에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치료에 진전이 없다고 의사만 교체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만 힘들게 할 뿐이다.’3만명이 넘는 거대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의 수장 이철 사장은 인터뷰에 앞서 의미심장한 말부터 건넸다. 한국 철도는 105년 국영철도 체제를 마감하고 올해 공영철도인 철도공사로 거듭났다. 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전망은 ‘장밋빛’이 아닌 ‘회색빛’, 일부에서는 아예 ‘칠흑같은 어둠’으로 표현한다. 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익구조에,1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은 상황이 불확실한 미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은 정부의 재정투자 미흡과 과다한 부채, 연계환승시스템 등 열악한 외부요인과 내부의 경영 마인드 부재가 공사를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갔다고 진단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정치인에서 공기업 CEO로 변신한 이 사장을 만나 철도공사의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국내 철도산업의 환경은 어떤가. 누가 사장이 되더라도 단기간 내 기대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구조이다. 저조한 정부 투자나 과다한 부채 문제를 떠나 기초가 너무 부실하다. 기본적으로 철도와 대중교통수단을 연결하는 연계 환승시스템이 안 돼 있다. 마치 일부러 끊어놓은 듯하다. 서울역은 섬과 같고 고속철도 광명역과 천안·아산역은 대중교통수단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채 역사만 지어놓았다. 역 광장 역시 방치된 공원 기능보다는 연계환승에 필요한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 철도공사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 운송업체들의 참여가 요구되며 ‘헌법1조’처럼 지켜져야 한다. ▶향후 경영방침은. 철도공사는 공익적 서비스와 기업적 수익성을 추구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매년 경영실적을 평가받는 공기업이 됐지만 여전히 관료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장사꾼’이 돼야 한다. 모든 조직은 영업중심으로 바꾸고 수요자 중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다. 반면 철도의 공공성과 안전성은 공고히 유지할 것이다. ▶9월 조직개편을 예고했는데. 정부형 조직을 기업형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인풋을 줄이는 구조개혁보다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아웃풋을 늘릴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업무별·기구별로 비용과 수입을 비교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예산을 받아서 집행하는 것에서 탈피, 이를 통해 얼마를 벌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팀제’ 도입으로 결재라인을 간소화하고 상하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함으로써 책임경영이 정착되도록 하겠다. 비대한 관리조직은 축소해 현장에 재배치할 계획이다. ▶공기업에 대한 혁신요구도 강하다. 철도 혁신의 지향점은 고객만족과 신뢰에 있다. 성과중심 경영, 업무프로세스 개선, 반부패·윤리경영 등은 목표 달성에 필요한 과정이다. 전담인력 41명으로 혁신전담부서를 가동하고 혁신을 주도할 ‘체인지 에이전트’ 557명을 선발했다. 이같은 경영혁신이 제도 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변화관리와 성과를 연계시킬 방침이다. 일을 잘하면 그에 걸맞은 보상도 제공할 방침이다. ▶부채 해결과 함께 흑자경영 전환은 언제로 보는지. 철도공사는 4조 6000억원에 달하는 운영부채와 5조원의 시설부채를 ‘선로사용료’로 갚아야 한다. 막대한 부채로 인해 빚을 얻어 빚을 갚아야 하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 이는 결국 국민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정부가)공사로 전환시키며 부채를 안긴 것은 “시집 보내는 딸에게 돈 벌어서 혼수비용을 갚으라.”는 격이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알려진 2012년 흑자 달성은 거짓말이며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 철도공사도 합의에 대한 책임이 분명하다. 다만 정부가 부채 탕감 방안으로 시설사용료를 면제하고 공사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한다면 2012년 경영정상화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정부와 국회에 특단의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겠다.‘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잘못’을 범해선 안된다. ▶KTX 역방향 및 비좁은 좌석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는데. 단계적으로 개선방침을 세웠다. 개선비용만 1200억원이 소요되고 좌석 수 감소에 따른 수익 감소도 부담이다. 하지만 국민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개선은 어렵고 차량 정비 및 신차 도입 시기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철도의 부대사업 전망은. 유전사업의 여파로 부대사업 의지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운송사업만으로 수지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현실에서 부대사업을 통한 수익창출은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사업 리스크와 수익성 등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방침이며, 시작한 사업에 대해서는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비용 부담이 덜한 운송과 연계한 부대사업이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자회사의 경쟁력 배양과 사내벤처제를 도입하는 등 활성화 기반도 마련했다. 남북철도 및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은 철도의 역할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남북철도 연결 준비과정은. 경의선 남측구간은 이미 2002년 완공됐고 동해선은 7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시험 운행에 대비, 여객·화물열차 운행계획 및 분계역 직원들의 업무매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북측도 궤도부설이 완료돼 신호통신공사와 역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달 남북한이 공동으로 철도연결구간 공사실태점검을 벌였고 시험 운행까지 기술 점검을 진행키로 했다. 10월 하순으로 예정된 시험운행이나 연말 개통은 문제가 없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광명역 축소·폐지 검토 배경은 이철 사장이 ‘광명역 활용 축소 또는 폐지…영등포역 정차 검토’ 입장을 밝히면서 KTX 정차역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정부가 KTX 시발역으로 광명역을 건설했으나 수용능력이 떨어지면서 수도권 정차역을 재선정해야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수도권에 3개 역을 둔다는 원칙에 따라 정차역에서 제외됐던 영등포는 지자체와 주변 상인, 경인선 주민·지자체 중심으로 정차 요구가 제기됐다. 그러자 광명역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던 ‘안산선’ 주민·지자체들이 영등포 정차 반대를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양측이 국회 청원을 제기하는 등 지역 갈등으로까지 비화됐다. 정부의 광명역 활성화 방침에 따라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던 영등포 정차 논란은 이 사장 발언으로 재점화가 불가피해졌다. 영등포 정차는 열악한 철도공사의 영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2010년 고속철 2단계 및 호남고속철이 개통되면 ‘광명역’의 가치는 매우 높아진다. 하지만 당장 매년 420억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부담은 고스란히 철도공사가 떠안아야 한다. 반면 영등포역 정차시 일평균 1000명,5000만∼6000만원의 수입 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차에 따른 효과가 분명히 나타나고 열차이용 편의도 높일 수 있다는 데 힘을 얻고 있다. 선로 문제도 없어 역무시설과 시스템 보강 등 비용 부담도 적다. 이에따라 철도공사 내부에서도 영등포역 정차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해결이 간단치만은 않다. 먼저 광명역 활성화를 위해 139억원을 투자키로 한 정부와의 입장정리가 필요하다. 영등포역 정차로 서울역과 용산역의 이용객 축소는 물론 광명역의 상대적 기능상실에 따른 문제해결에도 나서야 한다. 민자역사 상권 위축에 따른 지자체와 상인 반발 등을 무마시킬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얼마의 열차가 정차할 것인가 하는 것도 관심사다. 주민 반발 및 이용객 혼란을 줄이기 위해 초기에는 광명역을 통과하는 42개 열차의 정차 가능성이 점쳐진다. 용산역과의 근접성을 들어 호남선 및 직통 등 일부 열차 배제도 예측가능하다. 그러나 새마을호에서 보듯 정차가 이뤄지면 열차수 증가는 시간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결국 영등포 정차는 책임기관 CEO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첨예한 찬반 대립과 예측불가능한 파급력, 복잡한 대내외 사정 등이 얽히면서 문제해결까지는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이철 사장은 ‘한국철도공사 사장 이철’이라고 씌어진 명함을 건네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갸웃한다. 이 사장이 아직 CEO보다는 ‘정치인 이철’로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언도받았고 이후 선량(選良)으로 변신,12∼14대까지 내리 3선을 했다. 야권통합추진위 공동대표와 5공 청문회를 거치며 ‘선명’한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다.15대 선거에서 낙선,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는가 싶더니 17대에 느닷없이 부산에서 여당 후보로 출마한데 이어 지난 6월 공기업 사장으로 다시 대중 앞에 다가왔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그의 변신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철도공사 사장 취임 두 달을 넘겼지만 여전히 내정 당시의 뒷얘기들이 무성하다. 이는 철도전문가가 아니라는 태생적 한계와 함께 그가 걸어왔던 행보와 다른 선택에 대한 의문이 내재돼 있는 탓이다. 권력의 중심에서, 영위(榮位)보다는 투쟁하는 모습이 더 익숙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정치인으로서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실패 경험이 없는 기업인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임기만 채우다 물러나는 책임 없는 ‘오너’를 거부한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여기서 실패하면 내 모든 걸 잃게 된다.”며 비장한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경남 진주(57)▲경기고·서울대 사회학과▲벽산그룹 부장▲12∼14대 국회의원▲민주당 원내총무·사무총장▲코코캡콤, 코코엔터프라이즈 회장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녹색공간] 김진표 교육부총리께/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길고 긴 여름이 끝나고 학교들이 개학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다시 우리나라, 특히 대도시에 있는 학교의 학생들은 70∼80년대 공장 수준의 오염된 교실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학교에서 지금과 같이 곤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진 것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미세먼지를 비롯해서 가장 오염된 도시라는 서울을 포함, 우리나라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상황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수치상으로 간단히 비교해보면 미국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고 인구밀도도 높은 뉴욕보다 서울의 오염도가 2배가 넘습니다. 또 원래 실내는 실외보다 대기 오염이 축적되기 때문에 늘 실외보다는 실내가 공기가 안 좋고,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교실과 같은 곳에는 외부에서 들어온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의 활성도가 높아져서 상황이 안 좋아지게 마련입니다. 우리나라 학교 건물 중 오래된 건물들에서는 이제는 쓰지 않는 석면가루가 교실에 떠다니기도 합니다. 환경부나 방송국에서 여러 번 측정한 결과에 의하면 서울, 광주, 부산 등 대도시의 교실 내 환경은 거의 대부분의 위험물질이 지하상가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오염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연한 결과이겠습니다. 창밖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기오염이 교실로 들어오는데, 소음 때문에 창문을 제대로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초등학생들을 교실에서 가만히 있도록 하기도 어렵고, 더구나 재건축 현장 인근에서 공사라도 하는 날에는 1000/㎥ 이상의 오염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정도면 황사수치가 높은 날 반도체 공장들이 불량률을 걱정해서 공장을 세우는 수준입니다. 특히 겨울철 문을 닫아놓고 난로라도 피우는 경우에는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일산화탄소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교실이 일종의 대기오염 종합판같이 되어 있는 셈이지요. 이런 문제는 소위 전문가들은 물론 소아과의사에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회부 기자들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일인데, 누구도 쉽게 답변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입니다. 아무래도 아이들 건강의 문제이니까 정책 우선순위가 여러가지로 밀리고, 교육부 내에서도 환경부 문제라고 외면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법적인 제도는 예전에는 잘 모르던 오염물질을 시행규칙에 약간 반영하는 정도면 충분할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고, 학교보건법 제2조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입시문제와 같은 것에 우선순위에 밀려서 몇 년째 서로 안타까워하면서 쉬쉬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아무래도 재정이 문제이겠습니다. 현재의 환경부 계획대로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면 10년 후에 도쿄 수준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겠지만 그래도 역시 그 정도 수준에서는 교육환경이 여전히 열악할 것이며, 무엇보다 그 10년 동안에도 우리의 아이들이 지금의 상황에 방치된다는 것은 1인당 소득 2만달러를 목표로 하는 이 사회에서는 슬픈 일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공기청정기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데에 무조건 찬성하지는 않지만, 현재 초등학교를 비롯한 학교들은 시급히 공기청정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학교에 정수기를 설치하는 예전의 논쟁과 비슷한 일이 벌어지겠지만 일단은 초등학교부터, 그리고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면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리스로 설치하고 동시에 공기청정기 산업에 대한 대책이 결합되면 여러가지로 부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해결이 어렵지는 않은데, 교육청과 환경부 등 업무분장 문제로 수년간 표류하던 이 문제를 풀기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계신 분이 바로 김진표 교육부총리님이십니다. 또 개인적으로 경제논리가 교육의 인프라를 위해 실제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꼭 한번 보고 싶기도 합니다.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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