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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 서울국제문학포럼

    ★ 산중에 숨은 신들:도겐(道元). 나는 미국 워싱턴주의 태평양 연안 농촌에서 자랐다.아이 시절에 우리집의 젖소를 돌보고 숲 속에 드나들며 일했다.나는 삼림의 남벌을목도했으며 아직 고등학교 학생이면서 환경 정치운동을 벌였다.1930년대의 내 고향 퓨젯 사운드는 많은 부분이 야생지대로 남겨 있었으나 오늘날 그곳은 90%나 채벌되었다.나는 동서양의 역사와 문학을 공부하면서 힌두 사상이 불교와 불해(不害)라는 윤리적 교훈을 공유한다는 것,그리고 이 교훈이 사람만 아니라 모든 중생을 포함한다는 것을 배웠다.이것이 나를 결정적으로 아시아로 쏠리게 했다.그리고 공부 끝에 선 사상에 도달했을 때 드디어 나는 대승 경전과 도교 사상과 수묵화와,시와 인도 요가와 좌선 등이 서로 연결됨을 깨달았다. 몇 해가 지나 나는 도겐을 발견했다.내가 이 13세기 일본 선승의 ‘산수경’을 읽고 실천과 자연 현상계에 대한 그의 접근법을 약간 깨달았을 때 나는 단순한 동아시아의 자연에 대한 감성보다 훨씬 값진어떤 것,단순한 ‘자연사랑’의 한정되고 선택적인 주제들을 훨신 뛰어넘어 모든 영역을 두루 섭렵하는 어떤 위대한 정신과 만나고 있다는 것을 의식했다. 폭넓고 자비로운 관점을 가진 오늘의 환경주의자들은 도겐을 일종의 생태학자로 생각할 수 있다.오늘의 생태 과학자들은 생명체 작용에서 관찰되는 복잡성의 수준을 토대로 하여 ‘혼돈과 복잡성’의 이론화를 이룩하는 데 이르렀다.이런 모든 유기적,무기적 영역들의 상호작용을 일러 ‘생명환경띠’라고 하며 불교에서는 ‘모든 중생’이라 한다.그것은 광대한 연결이며 우리는 모두 그 지체들이다. 생태학의 연구는 진정 ‘청소’와 ‘윤회’ 즉 욕망의 세계에서의삶과 죽음의 바퀴,다른 말로 하자면 ‘신진대사’의 존재들에 대한연구이다.삶과 죽음의 공동체에 실존하는 각양각색의 역할을 현상 그대로 파악하는 눈이다.그런데 지구환경 보존은 과학자의 일거리가 아니다.이는 헌신적으로 도를 따르는 자들,곧 실천과 통찰로써 지혜와자비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 남들의 눈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들의몫이다. 원형적 생태론자인 도겐 선사는 산수경에서‘잠자리와 물고기가 물을 궁전으로 본다면 사람이 궁전을 보는 것과 꼭 같다.그들은 그 궁전이 흘러간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모든 영역들이 나름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다는 진리를 능숙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 개인 각자의 에고는 물론 인간이란 종족의 에고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개리 스나이더 美 시인. ☆ 대중문화 사회 속의 시인. 우리는 인터넷사이트에서 미국제 특정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을 다운받는다.그러면서 많은 광고를 보게되고 결국은 크레딧 카드로 돈을지불하게 된다. 조금은 복잡한 이 과정에서 ‘파울 첼란’의 육성이 컴퓨터 사운드시스템에서 울려나온다.첼란은 아우슈비츠 이후시대의 핵심적인 시로꼽히는 자작시 ‘죽음의 푸가’를 읊조린다. 그런데 어째서 시인가? 왜 오락사회는 사사로운 잡담,즉 그런 사회에 걸맞는 채팅에 만족하지 않는 걸까? 어째서 하필 입으로 말하는의식(儀式)적인 전통중 가장 오래된 표현형식을 위해 애를 쓰는 걸까? 이를테면 운맞추기라는 전통이 힙합 구절 속에,청소년 대중문화의문맥속에서 다시금 되살아나고 있는 까닭은 뭔가. 내 생각으로,대중문화와 시는 그렇게 대립적인 것 같지는 않다.반대로 가장 널리 유포된 문화의 형식들이,바로 죽었다고들 하던 시를 거듭 불러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블루스,유행가,록 발라드에 가사와시적 운율이라는 그 태고의 구성성분이 없다면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고급문학에서 나온 서툰 모조품 아니겠는가? 판타지 영화세계의 주인공과 마술사들은 그들이 입을 열 때마다,옛세계문학시편이라는 소도구들 없이는 계속 진행해 나가지 못할 것이다.위협받고 있거나 파괴된 아름다움의 이미지들을 눈앞에 보며 무언가 말을 한다면,그 말이야말로 시어일 것이다.더 없이 평면적인 문맥에서도,가장 단순화된 상투어에서도 시적인 발언은 그 힘을 증명한다. 여기 고향도,사회적 출신도,직업도,빈부도 다른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시작한다고 치자.이들은 어릴때 본 TV영화,비틀즈의노래 등 유년의 기억을 서로 짜맞추어 가며 이야기 매개로 풀어 나간다. 즉 소통,상이한 사람들이 서로 가까워지고 관계를 깊어지게 하는 바탕은 대중문화에 함께 참여하는 것임을 깨달을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서로 교환하는 기호의 대다수는 대중문화에서 비롯되었거나그에 상응한 함의를 가지고 있다.할리우드는 거대한 조작이며 우리가 보낸 어린시절의 한 장소에 대한 동의어다. 나는 상상한다.온 세상 수많은 남녀 동료시인들과 함께 시를 쓰고있다고.물론 그 시는 대중문화보다 더 오래된 것이며 그보다 더 위대하다.그 시의 뿌리는 인간이라는 종과 언어의 뿌리 만큼이나 깊게 뻗어있다. 그러나 또 나는 안다.시인은 그의 동시대인과 그리고,그 시대를 관통하는 대중문화와 조심스럽고도 본질적인 대화를 나누며 살고 있다는 것을. 우베 콜베 獨 시인·튀빙겐대 교수. ■ 위기속의 문화. 오늘날 예술생산계가 전반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현상은 아주 새로운 것이다.오랜 시간에 걸쳐 어렵게 얻어낸 예술생산 및 유통의 자치성이 경제적인 당위성이라는 이름으로 위협받고 있다.신자유주의자들은 문화에도 다른 분야처럼 시장논리가 혜택을 줄 것이라고 역설한다. 그들은 문화의 특성을 묵시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인정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서적에 대해서도 보호조치를 취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새로운 미디어기업들이 유통시키는 서적과 영화·TV용 오락 프로그램 등 ‘정보’라는 이름 아래 유통되는 모든 생산품들은,다른 상품과 다를 바가 없이 이윤생산의 법칙에 따라 생산되어야 한다는 발상에서 온 것이다.수많은 채널을 가진 디지털 TV가 ‘미디어 선택 가능성의 폭발적 증가’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되어,시청자의 어떤 요구든 경향이든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또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경쟁이 있게 됨에 따라 당연히 창조적인 방송이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것을 공급의 획일성이라는 말로 반박할 수 있을 것이다.이 획일성은 국가적 차원에서는 물론이고,세계적으로도 그렇다.경쟁상태에서는 다양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동질성을 추구하기 마련이다.최대다수가선호하는 것을 생산해야 하므로,생산자는 특히 어느 국가에서든지 통용될만한 상품들,다시 말하면 차별화를추구하지 않는 TV드라마와 연속극·추리극·상업용 음악·통속연극 등 ‘맥도날드 문화’라고 부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경쟁상태에서 그나마 소규모의 다양성을 지향한다해도 생산기구,특히 유통기구들이 통합됨에 따라 최소한의 가능성도 막히게 된다.기업들의 수직적인 통합으로 생산업체가 유통업체에 통합되어버렸기 때문이다.그 예가 바로 여러 개의 상영실을 갖춘 대형영화상영관으로 이들은 영화배급업자의 요구에 철저히 따를 수 밖에 없다.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정권이 검열을 했다면,이제는 금권이 검열기구로 등장한 셈이다. 상업논리라고 하는 것은 외형상으로는 진보적인 근대성의 양상을 띠지만,사실은 가장 대표적인 경향을 선택해서 최소의 노력의 대가만을 치르려하는 사회논리의 발현으로,방임의 극단적인 표현형태일 뿐이다. 여기에 대항하고자 했던 사람들도 가장 자율적인 문화생산자에서 점점 생산과 생산품 보급의 수단으로 전락해가고 있다.문화생산자는 어느 때보다 위협받고 있는 약화된 위치에 있으며,그래서 드물고 필요하며소중한 존재가 된 것이다. 피에르 부르디외 佛 사회학자. □ 문학과 삶의 관계. 삶이 문학의 원천이라고들 말합니다.사실이죠.그러나 동시에 삶과문학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삶은 문학의 원천이 될 수도있지만 문학의 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삶이 문학에 노골적인 방식으로 남용하여 들어가면,문학이 파괴되곤 합니다.실제로 문학은 삶,시민,관중,독자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제가 여기서 말하는 이것들은 당연히 문학의 질을 떨어지게 하는 부정적인 요소들만을 말합니다.가령 작품에 도움이 되는 독자들의 날카롭고 좋은 비평 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지요.삶도 마찬가지입니다.오늘날 만연하고 있는 저속한 취미로부터 문학은 스스로를 방어할 줄 알아야 합니다.다시 말해휼륭한 문학작품은 시장의 법칙에 복종하기를 거부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산정권은 이런 울타리를 부셔 버리려고 했습니다.공산주의자들은전 인민이 문학에 참여해야 하고 모두가 소설이나 극작품을 쓸 수 있다고 외쳤습니다.이것은 문학을 없애고 파괴하는 한 수단입니다.모든사람이 문학을 한다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사양길을 재촉하는 것입니다.문학작품의 질이 떨어질 것은 당연합니다. 문학의 캘린더는 삶의 캘린더와 다릅니다.문학은 삶을 상대적으로알뿐입니다.인류에 이롭고 위대한 사건일지라도 문학에는 별 흥미로운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반대로 문학작품들의 대부분이 살인,부정적인 사건에서 영감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과학의 진보에 관하여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과학이 문학의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그러나 나는 이 의견에 반대합니다.문학은 과학의 발전에 상관없었습니다.문학에 중요한 것은외적 세계의 발견이 아니라 인간 내면세계의 발견을 이루는 것이기때문입니다. 오늘날 인터넷의 발견으로 문학의 장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나는 이것을 믿지 않습니다.인터넷은 위대한 문학,다시 말해 질이높은 작품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작가인 나에게 있어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지옥의 발견입니다. 지옥,이 무시무시한 기구는 인류문명의 기초를 이루었습니다.문학에있어 지옥의 발견은 다른 어떤 과학의 발명보다도 중요합니다.왜냐하면 지옥은 인간의 의식,죄의식을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문학이 삶의 투영이라고 생각합니다.어느 정도는 사실이지만문학은 특별하고 좀더 내밀한 삶입니다.문학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삶이나 세계와 다릅니다. 시대의 단순한 삶의 투영에 머무르는 문학은 저속한 사실주의와 열악성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이스마일 카다레 알바니아 출신 소설가.
  • [대한광장]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하여

    인간과 인간사회를 보는 대표적인 관점으로 성선설과 성악설이 있다.이것은 인간의 본질을 선하게 보느냐 악하게 보느냐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인간관을 반영한다.성악설을 대표하는 사상가인 영국의 홉스는 자연상태의 인간사회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로 정리했다.여기서 국가에 대한 홉스의 처방이 나온다.홉스는 공포와 무법천지의 자연상태를 해결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제도적 방법을 고민한 끝에 사회계약에 근거,권력을 독점하게 되는 ‘국가’라는 괴물을만든 다음 이 괴물에게 모든 권한을 양도함으로써 행복을 보장받는방법을 고안했다.홉스는 이 괴물을 ‘리바이어던(Leviathan)’이라불렀다.무절제하고 폭력적인 인간들이 리바이어던이라는 괴물에 의한식민지적 지배를 수용하는 방법으로 행복을 추구했다는 역설적인 이야기다.우리 사회는 지난 10여년 사이에 괄목할 만한 민주적 발전을이루었다.민주주의는 이미 우리 생활의 불가분의 일부가 됐다.그러나민주화의 진전이 시민적 성숙이나 사회의 질적 발전을 동반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오히려 그 반대현상이 급격하게 부각되면서 홉스가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가 우리 사회에 재연되는 것이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의약분업을 둘러싼 의사집단과 약사집단의 대결은 국가나 정부의 역할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의사들의 장기폐업에 대해서도 아무런제동장치가 없다.과거 한의사와 약사들도 유사한 대결을 벌인 바 있다.결국 의사·약사·한의사들이 관련 단체와 학생들까지 총동원해두 차례 충돌했던 셈인데 대결의 일차적 원인은 개인적·집단적 ‘이익’과 관련된 것이다.이런 점에서 쓰레기소각장 설치 등 환경문제로발생하는 ‘님비현상’은 오히려 애교스럽기까지 하다. 현정부 출범 후 계속된 여당과 야당의 미묘한 대결상태는 우리 정치를 3류 이하의 수준으로 타락시키고 국회의 위상을 휴지 조각처럼 구겨버렸다.그러나 누구도 개선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이런 정도라면 차라리 정치를 없애 버리고 정치광장인 국회를 ‘시민광장’으로만들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재활용하는 편이 낫다는 무지한 발상이 오히려즐겁다.지난 총선에서 활약했던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이 ‘국회봉쇄’로 발전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정부나 정당 안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정권 초기의고급옷 로비 사건이나 최근의 한빛은행 대출사건을 둘러싼 혼선은 권력의 순수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여당 야당 할 것 없이 당내 갈등을 처리하는 지도부의 치졸한 방식도 국민들을 실망시킨다.특히 여당은 정치 초년생들이 불과 몇달 사이에 누차 ‘집단행동’을 감행할만큼 지도력도 없고 원칙도 없다. 갈등이 극한상태로 발전하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니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니 하는 표현이 유행한다.과거 민주화 과정에서 발생했던 현상이 민주화가 상당히 진전된 현 상황에서 반복되고 있을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그러나 갈등의 확산이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정말로 심각한 문제는 갈등의 성격이 매우이기적이라는 것과 이기적 갈등을 조정할 사회적 기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원론적으로 말한다면 정부나 국회나 정당이 갈등의 조절기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그러나 자기 내부문제도 처리하지 못하고 작동불능 상태에 빠진 이들에게 어떻게 조절기능을 기대하겠는가. 이 때문에 갈등은 더욱 집단화되고 더욱 이기적인 것으로 변질되는악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마치 1차대전 직후 독일 바르마르공화국의민주주의가 사회적 갈등의 증폭과 권위적 조절기능 부재로 인해 히틀러의 파시즘에 권력을 양도했던 것처럼. 근대국가 형성 과정이 그랬던 것처럼 사회가 스스로 자율적 조절기능을 형성하지 못하면 타율적 압력에 의해 지배될 수밖에 없다.홉스의 리바이어던은 근대의 산물이지만 시대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출몰하는 괴물이다.고귀한 희생을 통해 획득한 민주주의가 자유방임과만인의 투쟁상태로 타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권위있는 사회적 조절기제가 구축돼야 한다.이 일은 일차적으로 정부의 책임이지만 정부만의문제는 아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
  • [대한광장] 日 우익 또 교과서 왜곡

    일본의 우익 국수주의 세력이 추진해온 ‘역사교과서에서 일본의 아시아침략사를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성공 단계에 이른 모양이다.보도에 의하면 일본의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한 역사교과서가 문부성 검정에 통과돼 2002년 새 학기부터 사용될 전망이라고 한다.일본의 침략 패전국인 아시아 각 나라들은 일찍부터 일본 수구세력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해 반대해 왔다.여기서다시 그 이유를 살펴보자. 1980년 대일관계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일본 문부성 자체가 유도한 역사교과서 왜곡 시도였다.이에 대해 한국과 중국 등 당사국이 항의한 것은 말할 나위 없다.여기서 남의 나라 교과서 내용에 대해 왜곡을 문제삼은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일제 침략의 피해 당사국으로서 침략사실을 정당화나 합리화하는 것을 가만 두고 볼 수 없다.일제의 침략적 정신구조를 그대로 놓아 둔다면 그 해독이 식민주의·군국주의·인종차별주의·패권주의 나아가 침략 만행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과 반인륜성 방임으로 자리잡아 새로운 악과 불행을 가져올수 있기때문이다. 일본 우익은 왜 그토록 침략을 정당화하는 역사왜곡을 시도해 왔는가? 이점을 있는 그대로 폭로해야 한다.근대화 과정에서 일본은 서양제국의 식민주의 정책을 모방 추종했지만 한편으로 일본의 독자적 정신과 방략으로 황국사관(皇國史觀)을 날조했다.황국사관이란 일본왕은 태양신의 자손이고 일본은이 신이 다스리는 세계의 중심 지배국이라는 내용으로,터무니없이 무지한 신화의 날조다.이 신화는 국가종교로 자리잡아 일본인을 하나로 묶어 전쟁을해왔다.나카소네가 총리 재임시에 호국영령을 합사했다는 군국주의 정신의성역인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황국사관을 공식으로 인정하고 선양하는 의식이었다.현 총리 모리가 일본은 “천황(왕)중심의 신의 나라”라고 한것은 그러한 정신적 맥락을 공공연히 피력한 것이다. 지금 문제가 된 역사교과서는 일제침략이 아시아를 서양 제국주의에서 해방시키는 전쟁이었으며,일본군의 만행은 전쟁에서 으레 뒤따르는 부작용 정도로 자기 정당화를 공연히 한다.잘못된 것이 있다면 패전한 것이라는 논리다. 일본은 동일한 전쟁국가였던 독일과 왜 그토록 다른가? 여기에는 황국사관과 신권천황제(神權天皇制)의 신화가 있다.신의 자손이고 그 자체가 신이기도 한 천황(왕)의 명령으로 전쟁을 했기 때문에 전쟁의 침략성과 범죄성을사죄하면 신을 부정하는 결과가 된다.더구나 패전후 전범재판에서조차 왕은면책을 해줬기 때문에 이 논리는 그럴 듯하게 먹힌다.사람이 아닌 신으로서절대 불가류(不可謬)의 신화를 고집하는 신앙과 사고방식이 일본 사람의 머리 속에 있는 한 침략을 마음으로부터 사죄할 수 없게 돼 있다. 어느 나라이건 원시 고대에는 왕을 신이나 신의 자손 등으로 맹종했다.그러한 정치신화의 시대는 서양에서는 시민혁명에서,왕권신수설의 타파로 청산됐다.그런데 일본의 1868년 명치유신이란 왕정복고는 왕 중심의 권력정비였고명치헌법의 1·4조는 신권주의 천황주권으로 왕을 절대화한 정치종교의 국가체제를 갖추게 했다.일본제국은 바로 제정(祭政)일치의 사이비 근대국가였던 것이다. 그런 일본제국이 2차대전에 패전함으로써 천황 신권주의는 ‘상징천황제’로 대체된 듯했다.그렇지만 일본인의 의식구조에 담긴 노예근성의 정치신앙은 뿌리뽑히지 않았다.일본의 지배세력은 바로 그 정치종교를 이용해 오고있다.민주와 평화의 가치관으로 정치적 리더십을 이끌어갈 능력도 없고 여건도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패전후 냉전시대로 접어들면서 우익은 일본적 정신,동양정신이란 간판으로 위장한 봉건적 종속관계의 윤리를 그대로 이끌어갔다.사회에서 ‘오야붕-꼬붕’관계,기업과 경영에서 가족주의 경영체제,정치에서 의리와 연고를 따지는 인간관계로 구시대의 봉건윤리를 교묘하게 유지해 오고 있다.그런 정신구조는 일본인이나 이웃나라 사람을 불행하게 한다. 역사 왜곡은 바로 역사를 통해 노예정신을 정당화하는 것이다.이같은 정신적 독약이 이웃의 평화와 공존에 치명타를 가하는 화약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 [대한시론] 政爭에도 법도가 있다

    대의제의 모국 영국의 사례를 들 것도 없이 자유언론의 발원지가 의회라는것에 대해선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다.나라살림의 기본을 국민여론을 반영해공론화시켜 나간다는 점에서 의원에게는 발언 표결에 대한 면책특권이 보장된다.물론 우리가 헌정 반세기를 넘긴 관록을 지니지만 독재정권 시절엔 독재를 비판한 김옥선 의원이나 유성환 의원이 제명되고 구속된 어두운 과거도있다.그러나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그런데 세상이 달라졌다고 해서 발언의 자유가 비판이 아닌 비방을 하는 탈선과 방종이나 대안이 없이 적수를 무조건 물어뜯어 골탕 먹이는 횡포로 악용돼서는 안된다.새 정권 출범후 국회는 대통령 취임날,총리 인준동의를 거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세금도둑과 연루된 혐의로 소환당환 의원 신변보호의 방탄조끼로 둔갑하는 등 의원의 고유권능이 이상하게 행사된 사실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 없다.더구나 의원의 발언이 면책된다고해서 인신모욕의 비방중상이나 대안없이 트집 잡고 훼방놓기식의 폭언이 그대로 방임돼도 좋다는 건아닐 것이다. 거듭해 강조하지만 국회에서 여야가 벌이는 정치투쟁은 말과 표를 무기로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발언 표결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그에 대해선 누구도 이의가 없다.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해둘 것은 발언의 면책특권은의원 개인의 이익이나 자기 한풀이를 위한 사사로운 특권이 아니다.또 의원의 법도를 일탈한 비방성 중상발언의 면책 구실로 악용돼서도 안된다. 왜 이런 말을 하는가? 우리에게 통일과 안보문제는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어선 안된다는 원칙을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역대 독재자들의 죄악중에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의 하나는 통일과 안보처럼 민족과 나라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쿠데타 명분이나 집권연장을 위해 정치도구로 써먹었다는 점이다. 다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이를 국민이 용납해도 안된다는 말이다. 특히 엄중경고해 두어야 할 일은 공인으로 발언에 신중해야 할 정치인이 통일과 안보에 대한 대안과 정책을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거나 수준 이하의 졸견과 독단으로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것이다.1953년 정전협정 이래 남과 북,주변4강 어느쪽도 일방적으로 무력에 호소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 됐다.거기에 지금 상황은 구소련의 해체와 동구 공산권 붕괴 이후 사태변천에도 불구하고 냉전논리로 밀고 나가는 무책임한 만용은 개인의 문제로만 봐줄 수는 없다. 남과 북은 상호 자살적,자멸적 군비경쟁의 대결상태를 어떻게 하든 종식시키고 평화정착을 해야 한다는 것은 민족생존의 전제조건이 되는 과제다.민주화나 복지를 위해선 이 여건이 조성되지 않으면 안된다.정치인처럼 책임있는지위에 있는 공인은 자기발언에 대해 그가 무지해 정책을 오판했다는 이유로 관용해 결과에 대한 책임을 면제받을 수 없다. 그러한 정치인은 자기행위에대해 당장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것, 다시 말해 물러나는 것이 가장 국민에게 봉사하는 지름길이다. 급변하는 주변정세와 주변 4강의 이해와 각축 속에서 우리는 민족으로서나나라로서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난제를 안고 있다.지금 국제관계를 모르고서는 국내정치도 못한다.마찬가지로 경제와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해 무지한 채 옛날 봉건 세도정치식 밀실흥정 거래로 정치가 통할 수 없다.정치인을 이권거래의 브로커로 만든 토목업자 지배의 일본정치의 흉내를 더는 내서는 안되고 또 낼 수도 없다.아직도 그러한 구시대 밀실흥정의 거래를 정치로아는 부류가 실세로 떠들며 정가에서 행세할 수 있는 우리 정치실정의 한계를 지나쳐 버릴 수는 없다고 하지만,더이상 그런 낡고 치사한 브로커 정치와대가성 없는(?) 떡값으로 기생하는 부류의 정치는 끝장을 내야 한다. 나는 일부 정치인에게 말하고 싶다.세상이 달라졌다.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연단에서 성실하게 발언하라고.사사로운 입장 고집이나 개인 한풀이를 자제하라고.특히 예전의 수법으로 또다시 ‘안보귀신’을 동원해 나라 망치며 반대파의 얼굴에 먹칠하고 목을 옭아맬 생각일랑 그만두라고. 국민은 언제까지고 3류 이하의 정치를 비싼 세금 내고 구경할 수 없다.우리는 정치인이 정치에서 최소한의 기본 룰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그들에게 법도를 지켜달라고만 해서 지켜나가지 않으리란 것을 국민은 알아야 한다.국민이 주인답게 그들에게 비판의 채찍과 투표의 압력을 보여주어야만 한다.우리는 정치인이 국민 앞에 부끄러운 줄 아는 공인부터 되게 해야 한다. 韓 相 範 동국대교수·법학
  • 정부 “파업현장 불법행위 엄벌”

    정부는 롯데호텔 건강보험공단 등 일부 파업현장에서 행해지고 있는 불법·폭력행위에 대해 사회기강 확립 차원에서 엄중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3일 “롯데호텔 등 파업현장에서 노조원들이 경영진을 감금하거나 신체적 위협을 가하는 등의 폭력행위가 빈발하고 있다”면서 “불법·폭력행위를 한 노조원들은 경중을 가려 엄중하게 다스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파업현장에서 감금과 폭력,위협 등이 적지않게 발생하는 것은 불법적인 행위일 뿐아니라 반(反)사회적인 행위로 그냥 두어서는 안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것이 마치 방임인 것처럼 비쳐져서는 안된며,이를 악용해서도 안될 것”이라며 “법적으로 용인된 선을 넘어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양승현기자 yangbak@
  • 남북 화해시대/ 南北 형·사법제도 비교

    6·15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북한의 형법과 사법제도를 소개한다. ◆형법=우리의 국가보안법에 해당하는 반국가범죄는 51조부터 66조에 규정돼 있다.“조국과 인민을 배반하고 다른 나라 또는 적의 편으로 도망치거나 간첩행위를 하거나 적을 도와주는 것과 같은 반역행위를 한 경우에는 사형 및전재산 몰수형에 처한다”는 형법 52조는 국보법 6조(잠입탈출)와 비슷한데형벌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우리보다 훨씬 무겁다.반동선전선동죄(56조)는 현재 개정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는 국보법 7조(찬양·고무)와 대비된다.역시 사형이나 전재산 몰수형에 처하도록 돼 있어 7년 이하의 징역형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국보법 10조(불고지)와 유사한 ‘반혁명범죄 불신고·방임죄’(66조)는 7년 이하의 징역을 처벌조항으로 두고 있어 국보법의 5년 이하의 징역보다 엄격하다. ◆법원=우리의 법원에 해당하는 재판소는 중앙재판소,도(직할시)재판소,인민재판소로 구분된다.도 재판소는 12개소,인민재판소는 시와 군·구역마다 1개 이상씩 모두 90∼100개소가 있다.특별재판소로는 형사재판만을 담당하는 군사재판소와 철도재판소가 있다.재판은 2심제로 운영되며 1심 재판부는 직업판사 1명과 일반인인 인민참심원 2명으로 구성되며 2심 재판부는 직업판사 3명으로 구성된다.판사와 인민 참심원은 각 해당 주권기관인 인민회의에서 간접선거로 선출하지만 실제로는 임명제로 운영된다.중앙재판소 소장과 판사임기는 5년이고 그외의 판사 임기는 4년이다. ◆검찰=우리의 검찰에 해당하는 검찰소는 헌법기관으로서 수사와 공소유지뿐 아니라 남한의 감사원과 같은 역할도 수행한다.검찰소는 재판소 조직에 대응해 중앙검찰소,도(직할시)검찰소,시·군·구역 검찰소의 3급체계로 돼 있고 특별검찰소로 군사검찰소와 철도검찰소가 있다.남한의 검찰총장(임기 2년)에 해당하는 중앙검찰소 소장은 임기 5년으로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되고그외 검사는 중앙검찰소장이 임명한다. 이종락기자 jrlee@
  • 노인 62%가 우울증

    노령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노인 3명중 2명 가량이 만성질환에우울증 증상까지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가 하면 전체 노인의 32%가 한달중 26∼30일을 각종 질병·질환으로 아픔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송파구가 지난해 1년동안 관내 65세 이상 노인 1만5,2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인 건강실태조사에서 드러난 결과다. 조사결과 한 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이 전체의 65.5%나 됐다. 종류별로는 고혈압과 관절염이 24.6%와 24.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소화성 궤양(13.2%),당뇨(10.4%),백·녹내장(9.5%) 등의 순이었다. 또 32%가 한달중 26∼30일을 질환으로 통증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고 54.7%는 치료를 위해 각종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62.8%의 노인들에게서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으며 22.5%는 알콜중독 또는 중독소견자로 분류됐다. 그런가 하면 6.4%는 유·무형의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학대 유형은 폭행 등 신체적 학대 1.9%,모욕감 등 정서적 학대 4.2%,경제적 학대 4.1%,폭언 등 언어학대 3.6%,방임 2.4% 등이었다.학대 가해자는 아들,며느리,배우자,딸 등의 순이었으며 가족 구성원의 소득이 낮고 노인에게 질병이 있는경우 빈도가 높았다.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산출한 노인인구 구성비는 올해 7.1%에서 2010년 9.9%,2020년 13.2%로 갈수록 노인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송파구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노인복지시책의 필요성이 입증됐다”며 “노인복지사업 종합계획을 수립,연차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노인 12명중 1명은 “가족에 학대받는다”

    우리나라 노인 12명 가운데 1명은 가족들로부터 학대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6대 도시 노인복지회관 이용자 8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71명이 가족들로부터 학대를 받은 적이 있다고밝혔다.학대를 경험한 노인 중 42.7%는 ‘거의 매일 학대받는다’고 응답했고,▲2∼3개월에 한차례 24.7% ▲월 한두차례 11.2% ▲주 한차례 이하 7.9%등의 순이었다.학대의 방법(복수 문항)은 언어 및 심리적 학대가 93.9%로 가장 많았고,방임(30.5%)과 경제적 착취(25.6%) 등이 뒤를 이었다.신체적 폭력도 3.6%나 됐다. 학대 이유로는 경제적인 문제 39.5%,성격차이 22.1%,가해자의 오해 7%,상호이해 부족 5.8%,가해자의 자격지심 4.7% 등의 순으로 꼽혔다. 노인 3명 중 2명은 가족들로부터 학대를 받더라도 ‘끝까지 참는다’고 응답하는 등 대부분 학대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상덕기자 youni@
  • 베트남 전방위 개방 외교 ‘눈길’

    [하노이 연합] 최근 베트남의 전방위 개방외교가 활기를 띠고 있다. 새 밀레니엄을 맞아 과거사에 관계없이 전세계 어느 국가들과도 교류를 한다는 원칙을 세운 베트남은 참전국인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과 박용옥 한국 국방차관의 초청 등 역사적인 의미가 큰 초청과 방문으로 베트남의 외교목표를 뚜렷이 보여주었다. 이달 중순 천득렁 대통령이 쿠바와 몽골을 방문한데 이어 5월초에는 레카피유 공산당 서기장이 프랑스를 방문한다.레카피유 당서기장의 프랑스 방문은54년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베트남이 승리한 후 46년만의 첫 방문이어서 상당한 의미를 안고있다. 또 응웬 지 니엔 외교부장관은 연초 외무장관직에 오르자마자 중국을 방문,적대관계에 있던 중국과의 화해 손짓을 더욱 확실히 했고 이어 라오스 캄보디아를 방문,영원한 우방임을 확인하는 동시에 일본을 방문해 경제적 지원에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베트남은 지난해 말 중국과의 국경 조약을 체결한데 이어 화약고로 불리는 통킹만과 황사군도 청사군도 등의 경계선을 명확히 하는 실무회담을 14차례나 가지면서 이번 여름에는 중국과의 경계선 문제를 모두 마무리한다는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베트남은 이같은 방문외교와 함께 초청외교도 활발히 전개,3월초 코언 장관을 초청한데 이어 지난 22일부터는 박 차관까지 초청했다. 코언장관과 박차관의 초청은 미국과 한국이 다 같이 베트남전 당시 총칼을맞대고 싸운 상대라는 점에서 베트남의 개방외교가 말뿐이 아님을 잘 말해주고 있다.베트남은 이밖에도 지난 3월 백남순 북한 외무상을 92년 한국과의수교이후 처음으로 초청해 전통적인 외교관계를 확인한데 이어 월말에는 일본 방위청 장관까지 초청해 놓고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방위 외교에 대해 일부에서는 베트남이 정작 중요한 경제문제는 소홀히 한 채 정치 국방문제에만 너무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있다.
  • 행자부, “공무원 신지식경영 벤치마킹 하세요”발간

    행정자치부는 19일 정부가 선발한 32명의 신지식인공무원과 중앙행정기관및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선발한 62명의 신지식인공무원의 우수사례를 모은 ‘공무원 신지식인경영사례집을 발간했다. 사례중에는 대구 달성군의 지방임업주사 강영희씨가 달성군 비슬산 휴양림을 겨울에는 얼음동산으로,봄 여름 가을에는 안개계곡으로 조성,관광객을 유치해 세입을 증대한 사례 등 모두 94건의 우수경영사례가 수록돼 있다. 또 국립의료원 강경훈 의무서기관이 심장병 수술시 인공심폐기 없이 심장이박동하는 상태에서 시술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을 도입한 사례 등 현장의생생한 활약상들이 기록돼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행정현장에서 예산절감 및 행정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킨공무원들의 우수경영 사례를 모아 모든 공무원들이 공유·활용할 수 있도록하기 위해 사례집을 발간했다”면서 “앞으로 이들을 공무원교육기관의 강사로도 활용하는 등 신지식공무원을 적극 발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행자부는 이 사례집을 각국 기관에 배포함과 동시에 인터넷(www.mogaha.go.kr)에 게시,공직사회에 지식경영마인드를 확산할 예정이다. 홍성추기자
  • [외언내언] “유 댐 칭크”

    물론 그런 의도는 없었겠지만,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발표한 진화론은그의 학문적 업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인류의 오만과 편견을 확산시키는 불행한 결과를 불러들였다.누구나 알듯 진화론은 19세기 중엽 찰스 다윈이 생물계는 적자생존(適者生存)·약육강식(弱肉强食) 등의 방법으로 진화한다고 주장한 학설이다. 그러나 진화론이 발표될 당시 구미(歐美) 여러 나라들은 바야흐로 산업혁명의 꽃을 활짝 피우고 자본주의경제를 무르익혀서,터질 듯 팽창해진 국력을밖으로 뻗쳐나가던 때였다.영국 등 힘센 나라들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든자유방임적 경제주의와 식민지 강점(强占)의 경쟁적 제국주의가 서로 손을잡고 세기를 풍미했던 때 등장한 진화론은 이들 나라의 확장정책에 더 없이좋은 명분과 당위성을 제공했던 것이다.‘인간도 생물이니 약육강식은 당연하고 말고…’였다. 이와 함께 아리안,슬라브,앵글로색슨족(族)들은 저마다 환경에 잘 적응해서강한 자로 잘 살아가는 적자(適者)로서의 우위를 주장하며 흑인이나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론을 고착시켜 나갔던 것이다. 지난달 27일 아침 뉴욕 북서부 빙엄턴 뉴욕주립대 기숙사 앞에서 일어난 집단폭행사건은 이처럼 뿌리깊은 아시아계 인종차별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이날 레슬링부 백인학생들은 아무런 이유없이 존 리(19) 등 한인학생 4명에게 라이터 등을 집어던지며 “유 댐 칭크(You damn Chink·빌어먹을 중국놈)”라고 욕설을 퍼부었다.백인학생들은 항의하는 한인학생들에게 뭇매를가해 존 리군은 두개골이 깨지고 뇌출혈을 일으켰으며 다른 학생들도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보도됐다.칭크라는 말은 중국인을 경멸하는 것이지만 아시아계의 미국이민이 늘면서 일반적으로 아시아인을 심하게 욕하는 말로도 널리쓰인다는 것이다.이 사건이 최근 뒤늦게 알려지자 이 학교 아시아계 학생들은 계속 시위를 벌였고 주민들도 동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인종차별국가의 오명을 씻어 없애야 한다.공존의식으로 용해돼야 한다.찰스 다윈도 생물계가 약육강식만이 아닌,상부상조에 의해 더불어 번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후세학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여러 인종,여러 민족의 이민으로 우뚝선 나라다.얼마전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상원 청문회에서 미국 이민자들을 늘려야 고임금 인플레를 막고 경제가 산다고 주장했다.플로리다주의 경제가 언제나 활기를 잃지 않는 것도 쿠바난민들의 유입 때문인 것으로 이미 오래전경제학자 레스터 더로에 의해 분석됐다.왜곡된 다윈주의는 미국에서 사라져야 한다.더욱이 미국 백인 대부분은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할 기독교인들 아닌가. 禹弘濟 논설주간hjw@
  • 4·13총선 D-20/ 민주당 비례대표 윤곽

    16대 총선 후보등록 신청일(3월28·29일)을 앞두고 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민주당은 내부적으로 명단을 확정,23일 서영훈(徐英勳)대표의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알려졌다. ◆당은 24일 중 순번에 관계없이 46명의 비례대표 후보 전원에게 선정 사실을 통보할 방침이다.후보등록 서류를 준비시키기 위해서다.비례대표 명단은27일쯤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을 18번까지로 보고 있다.지역구에서 선전할 경우 20번까지도 가능하다고 분석한다.30% 여성할당제를 반드시 지킨다는방침이어서 20번 이내에 6명 정도의 여성후보가 포함될 전망이다. ◆남성의 경우 서영훈(徐英勳)대표,이만섭(李萬燮)상임고문,이재정(李在禎)정책위의장 등이 앞 순위로 꼽히고 있다.서대표의 후순위 배치설도 한때 나왔으나 1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입당한 장태완(張泰玩)전 재향군인회 회장은 군출신 인사를 대표해서,박상희(朴相熙)중소기협회장은 기업인을 대표해 상위 랭크가 확실시된다.김기재(金杞載)영남선대본부장은 지역안배 케이스로,박인상(朴仁相)전 한국노총위원장,배석범(裵錫範)전 민노총위원장은 노동계를 대표해 10번 이내에 포진될 것으로 알려졌다.앞순위가 예상됐던 송자(宋梓)명지대 총장은 “민주당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창당 작업에 참여했다”면서 비례대표 후보를 고사,최종명단에서 빠졌다. ◆김한길 총선기획단장, 지역구를 양보한 최재승(崔在昇)총무위원장과 윤철상(尹鐵相)조직위원장도 당선 안정권에 안착한 것으로 전해졌다.김단장과 최위원장은 서로 앞순번 다툼을 했으나 선거공헌도를 고려,김단장이 앞번호를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당료 출신 배려 케이스로는 박양수(朴洋洙)·조재환(趙在煥)사무부총장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상위권에 포함될 전망이다. 군출신인사는 20번 이내에 2명 정도 배려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유삼남(柳三男)전 해군참모총장이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최명헌(崔明憲)전의원,김영진(金泳鎭)의원,김진호(金辰浩)전합참의장,민경배(閔庚培) 전 2군 사령관,최용석(崔用晳)전 국제청년회의소세계회장 등도 앞순번 후보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여성 상위 랭크자로는 한명숙(韓明淑)선대위 여성위원장,이미경(李美卿)선대위 유세위원장,안희옥(安熙玉)당 여성위원장이 우선 물망에 오른다. 20번 이내 당선가능권에는 박금옥(朴琴玉)청와대 총무비서관,최영희(崔榮熙)전 여성단체 협의회장,박금자(朴錦子)당무위원,김화중(金花中)대한간호사협회회장,조배숙(趙培淑)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김방임(金芳林)연수원 부원장은 당료출신으로 배려될 가능성이 높다. 강동형기자 yunbin@
  • [대한광장]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

    선거는 정녕 판도라의 상자인가.새 천년의 첫 정치행사인 4·13총선의 뚜껑이 열리자 낡고 썩은 정치의 찌꺼기가 쏟아져 나왔다.극단적인 지역감정의자극과 근거없는 색깔론의 유포,무책임한 흑색선전,그리고 천문학적 액수의돈 살포 등 선거판은 날이 갈수록 더 혼탁해져 가고 있다.그러나‘판도라의상자’밑바닥에 희망이 남아 있던 것을 잊지 말자.그 희망은 바로 유권자이다. 투표행위란 그저 한 표를 던진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올바른 한 표를찍는다는 의미이다.그렇다면 유권자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유권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반드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다.투표는 유권자의 기본권리이자 의무이다.부득이한 사정으로 투표일에 집을 떠나 있거나 신체의중대한 장애로 움직일 수 없는 유권자도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이런 사람들을 위한 제도가 바로 부재자투표이다. 지연, 혈연 또는 학연에 따라가면 안된다.선심공약이라든가 도저히 실현할수 없는 공약을 마구 내세우는 것에 속아서도 안된다.선거 부정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타락선거는 유권자의 동조 내지 방임 없이는 불가능하다.그런점에서 타락선거의 책임으로부터 유권자들이 자유스러울 수 없다.선거 부정을 보고서도 못본 체 하는 것은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다.선거 부정을 보면 그대로 넘어가지 말고 선거관리위원회나 시민단체에 고발해야 한다.고발할 때 물증이 있거나 그 정황이 정확하면 더욱 좋다. 불법선거운동 가운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돈을 마구 쓰는 것이다.철저한 공영제가 아니므로 선거에는 어차피 돈이 들게 마련이다.문제는 꼭 돈만 쓰는것이 아니라 돈으로 표를 팔고 사는 일이 일어난다는 점이다.금권선거는 필연적으로 금권정치를 유발시킨다.천문학적인 선거비용을 조달하는 과정에서검은 돈에도 손을 내밀게 되고,각종 이권에 개입하기 때문이다.금권정치는정경유착,부정부패,빈부 격차 등을 심화시킨다.금권정치의 가장 큰 피해자는바로 돈을 받고 뽑아준 유권자 자신이 된다. 후보자가 돈을 뿌리면 단호히거절하거나 받아서 선거관리위원회나 시민단체에 갖다주어야 한다. 지금 많은 후보들이 지역감정을 극단적으로 부추기고,색깔론을 퍼뜨리고 있다.지역주의와 색깔론은 우리 정치가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역사적 과제이다.낙선운동이 특정 지역이나 특정 정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 전체의 틀을바꾸자는 것임을 깨달아 지역에 흔들리지 말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투표행위는 구체적인 대상을 놓고 누가 더 나은 사람인가를 판단·선택하는행위이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먼저 후보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이를위해 선거홍보물 등 관련 정보를 꼼꼼히 챙겨 보아야 한다.총선시민연대에서발표한 낙천 대상자 명단은 후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가장 좋은자료이다. 후보 검증은 시민의 기본권이다.그러나 바른 투표를 하려고 해도유권자에게는 후보에 관한 객관적인 정보가 없다.따라서‘문제 정치인’을유권자에게 알려주는 것은 시민단체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좀더 적극적인 선거 참여로는 자원봉사 활동이 있다.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나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관리 업무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것이다.선거법에 의해 모든 선거에서는 등록된 사람에 한해서 공명선거감시단 활동을 할수 있으며 국가에서 재정적 지원도 하도록 되어 있다. 특정 후보자를 지원하는 자원봉사활동도 좋다.특정 후보에 대한 자원봉사를할 때에는 자원봉사자 모집을 빙자한 금품수수 행위 등 불법을 거부해야 한다.자원봉사자는 통상적 범위 안의 다과와 음료만 대접받을 수 있을 뿐이다. 자원봉사자 모집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하고 봉사자로 들어올 것을 약속 받거나 모집 신청서를 무작위로 배포하면서 선거운동을 벌이는 사례도 있다. 돈 안드는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봉사한다는 자원봉사자들이 후보자와의 은밀한 거래로 오히려 부정선거의 당사자로 변질되어서는 안된다.깨끗한 선거는 유권자의 적극적이고도 자발적인 노력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낡은 정치에 대한 절망과 정치개혁에 대한 기대가 엇갈리는 2000년의 정치를 새로운정치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마지막 희망은 유권자밖에 없다. 孫 赫 載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정치학박사
  • 국회 본회의 통과 법안요지(下)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률개정안 요지는 다음과 같다. ■계량 및 측정에 관한 법률 계량기의 제작·수리업자가 사업을 폐지한 경우 계량기를 처분하고자 할때 산업자원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한 제도를 폐지하여 규제를 완화함. ■약사법 의료기관의 외래환자에 대한 원외(院外)조제를 의무화하기 위해 의료기관의 시설 또는 구내에 약국개설을 금지함.의약분업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사 또는 치과의사가 직접 조제할 수 있는 경우를 다음과 같이 추가함.(1)전염병예방법에 의한 제1종 전염병환자와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한 사회복지시설에 입소한 자에 대해 조제하는 경우 (2)전염병 예방접종용 주사제,운반·보관에 주의를 필요로 하는 주사제 등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주사제를 주사하는 경우 (3)장애인복지법에 의한 중증장애인과 파킨슨병환자및 나병환자에 대해 조제하는 경우 (4)후천성 면역결핍증 등 특수질환의 치료를 위해 조제하는 경우 등. ■국민건강보험법 법의 시행시기를 2000년 7월1일로 6개월 연기하여 의료보험 통합을 순조롭게 추진함.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의보재정을 2001년 12월31일까지 구분하여 계리(計理)하고,직장가입자 중 근로자인 직장가입자와 공무원 및 교직원인 직장가입자의 재정은 2000년 12월31일까지 구분하여 계리하도록 함. ■식품위생법 유전자 재조합 식품에 대해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표시에 관한 기준을 정해 고시하도록 함. ■공중위생관리법 보건복지부장관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관계 전문기관 등에 업무의 일부를 위탁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함.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의료취약지역의 민간보건의료시설에 공중보건업무를 위탁한 경우 조세관계법령이정하는 바에 의해 세제상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함. ■보건의료기술진흥법 현행 보건의료기술지원기관을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관리기관으로 개칭,한국보건산업진흥원법에 의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지정하고 그 기능을 연구개발사업과 직접 관련되는 기능으로 국한함. ■아동복지법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성폭행 등의 학대행위,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와 함께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가 학대에 포함됨을 명시함.아동학대에 대해 신고를 의무화하고 긴급전화를 설치하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을설치하도록 하여 학대아동에 대한 보호체계를 갖추는 한편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한 비용보조 근거를 마련함. ■정신보건법 정신질환의 범위내에 알코올 및 약물중독을 구체적으로 추가하여 명시함.자의(自意)입원 환자의 퇴원은 환자의 의사가 존중되도록 퇴원중지제도를 삭제하고자 함.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누구든지 응급환자를 발견하면 의료기관이나 구급차운용자 등에게 신고하도록 함. ■보호시설에 있는 고아의 후견직무에 관한 법률 보호시설에 있는 미성년자의 후견인을 시·도지사가 지정하던 것을 시장·군수 또는 자치구의 구청장이 지정하도록 함. ■보건환경연구원법 정부의 수수료·사용료 현실화 추진계획의 일환으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이 그 시설을 이용하는 자나 실험 또는 검사를 의뢰한자로부터 받는 수수료 또는 실비를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현실에 맞게조례로 정하도록 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산재보험 적용사업장을 전 사업장으로 확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함.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적정수준으로 제한하는 최고보상기준금액제를 도입함. ■고용보험법 종전에는 실업급여를 지급받기 위하여는 이직(離職)일 이전 18개월동안 12개월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하도록 했으나,앞으로는 180일 이상고용보험에 가입토록 함으로써 실업급여의 수급요건을 완화함.종전에는 실직자의 고용보험가입기간 및 연령에 따라 60일에서 210일까지 실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했으나,실업기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장기 실직자의 생계지원을 위해 90일에서 240일까지 실업급여를 지급받도록 함.
  • 21세기 인류에 미래는 있는가

    ◆佛석학 라즐로 ‘비전 2020'서 해결책 제시 인구폭발,산림훼손,물과 식량부족,농지감소,빈부격차,쓰레기홍수,새로운 질병 확산…. 현재와 미래에 걸쳐 인류의 삶을 위협할 주요 도전들이다.이 문제들은 시간이 지날 수록 정도가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심하면 인류 역사상 최대의,마치 디노사우루스를 일거에 지구상에서 멸종시켰듯,그런 행패를 부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해 뼈속 깊숙히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않다.어떻게 되겠지,누군가 하겠지…하는 자세일까. 프랑스 석학 어빈 라즐로는 최근 ‘비전2020’(변종헌 옮김)이란 책을 통해 “이 문제의 해결을 더이상 늦출 수 없다”면서 인류에게 경고장을 던진다. 이와 함께 앞으로 20년후를 시한으로 지금부터 몇가지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독특한 해법을 제시한다.프랑스 소르본느대학 교수,뉴욕과 인디아나 등 미국 유수 대학 교수와 유네스코 사무총장 고문,유럽 진화론연구 아카데미 회장,로마클럽 회장,세계 인문 및 과학 아카데미 회장 등 학문과 실무분야에서 쌓은 경험을살려,전지구적 문제를 전지구적 사례를 들어 눈이 번쩍 뜨일만큼 놀랍고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는 책에서 인류역사와 과학,사회발전을 설명하기 위해 바이퍼케이션(bifurcation·두갈래치기 또는 분기점)이란 새로운 이론을 소개한다.‘바이퍼케이션’이란 어떤 조직이나 환경의 내부에너지가 임계점에 도달하면 내부의균형이 깨지면서 어느쪽으론가 진행되는데 이때 전혀 새로운 진보나 종말 가운데 하나를 택하게 되며 그 과정은 점진적인 게 아니라 급격한 변화를 따른다는 이론이다. 저자는 이 이론을 통해 역사및 사회의 혼란,개인의 다툼 등 영역을 과학적시각으로 풀어낸다.지난 역사가 봉건시대에서 산업시대로,자유 방임주의에서 마르크스주의로 바뀌었듯 지금은 마르크스주의에서 ‘제3의 전략’이 가지를 쳐 나올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94년 네덜란드 암스텔담에서 첫 출간됐지만 토니 블레어 영국수상의 정책방향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한 영국 런던경제학교 앤서니 기든스 학장의 ‘제3의 길’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접근방식을 띠고 있다.기든스 학장 역시 94년 자신이 출간했던 ‘좌·우를 넘어서:급진적 정치학의 미래’를 바탕으로 ‘제3의 길’을 썼다.‘제3의 길’이 순전히 사회과학적 입장에서 전통적 사회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인본주의의 길을 제시했다면,‘비전2020’은 자연과학적 배경에서 환경과 생존의 문제를 인본주의적으로 풀어나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구체적으로 인류가 2020년을 목표로 삼아 노력을 기울이면 위기상황이 새로운 생명과 생산을 이루는 ‘자궁’,즉 기회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다.구체적으로는 ▲개인의 창조성과 영역 확대 ▲이를 위한 정치권력 및 국가권력의 축소 ▲상호간 관계증진 등을 꼽는다.이를 위해 민족국가적인 장벽 등이 제거돼야 한다고 역설한다.이럴 경우 전지구적 문제에 너끈히 대처할수 있다고 권고한다. 이 책은 일견 공허할 수 있다.지금까지 꿈꿔온 이상향의 모습을 현대과학적 이론과 사례를 통해 새로 그리는 탓이다.누가 개별국가의 협력,개인의 관계증진을 거부할까.저자의 생각을 현실화하는 것은 사실상 위기가 명백하게 닥치기 전까지는 불가능할 것이다.개인이건 국가건 간에 안보의 개념은 기본적으로 의심과 불신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소중한 교훈을 던져준다.인류적이고 지구적인 문제를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알려줌으로써 조금이나마 국가 및 개인간 협력을 촉진하도록 자극한다.이 점에서 이 책은 읽어볼 만하다.민음사, 값 9,000원. 박재범기자 jaebum@
  • [대한광장] 총무들꽃 피는 마을

    지난 9일 신촌의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는 조촐하지만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청소년 가출아동들을 위한 대안학교라고 할수 있는 ‘들꽃피는 마을’ 5주년 기념대회가 열린 것이다. 이 행사가 특별히 우리의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IMF 위기가 닥치면서 실직자들이 갑자기 불어나 들판에 내몰리는 심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그런데 그 이전부터 일부 청소년들의 가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던 터에 IMF로 인한 부모의 실직 및 가정파괴 현상으로 가출 청소년들의 문제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부풀어지고 있다.실직자도 그렇지만 가출 청소년들은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다.아름다워야 할 꽃들이다. 집안의 발코니에서나 화원에서 아름답고 소담스레 정성껏 길러지는 꽃이 있는가 하면 황량한 들판에 내동댕이쳐지는 꽃들도 있다.그래서 화원의 꽃들이 있는가 하면 들판에 피어나는 들꽃도 있다.양쪽 모두 우리 사회의 소담한꽃들이다. 1994년 새벽 경기도 안산에서 봉직하는 삼십대 후반의 김현수목사가 부인과 함께 새벽예배를 드리러 갔다.교회 문은 항상열려 있었다.그날 새벽녘 교회에는 뜻밖의 손님이 있었다.가출 청소년 8명이 잠자리를 청하고 있었던 것이다.이것이 계기가 되어 가출 청소년들을 목사 사택에 불러모아 함께 살림을 차린 것이다.주변에도 이러한 청소년들이 많았다.계속 불러모았다.그리고 새로운 가정을 출범시켰다.‘예수가정’이라 이름했다. 지난 5년동안 이런 예수가정이 8곳으로 불어났고 현재 이 지역에서만 105명의 가정원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온세상이 학교이고,모든 이가 선생님인 들꽃 피는 학교’를 세운 것이다.이들은 중학교 중퇴가 절반이 넘는다.남녀 숫자가 2대 1 정도이다.가출 원인은 부모의 방임과 학대가 절반 이상이고,부모의 재혼과 이혼이 다음으로 많았고,부모중 한쪽 내지 양쪽 모두의 가출로 인한 것이 그 다음이라고 했다.도벽,폭력,약물탐닉,정서불안 등이 가출인들의 특성이란다. 이들에게 인생상담도 해주고,함께 살면서 신앙공동체도 키우고,생활인으로서의 자립기반 마련을 위하여 ‘들꽃화원’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하기도한다.이런 과정을 통해 자아를다시 찾고,예전의 향기로운 꽃모습을 다시 찾아 가정으로 돌아가 가정을 ‘꽃마을’로 다시 만든 숫자가 60여명을 넘는다고 한다.가정의 회복이요,자아의 재확립이요,꽃마을 사회의 재건이다. 도처에서 정상을 되찾자는 소리들로 어수선하다.기본이 바로선 나라,기본이 바로선 가정을 찾자고 뛰어다닌다.사회구성원 전체가 건강하려면,수고하고무거운 짐을 지고 소외와 학대 속에 고통을 당하는 우리의 ‘들꽃’들의 보금자리를 먼저 만들어주어야 한다.내년이면 출발하는 새 천년,새 세기에는사랑스런 들꽃들의 마을이 우후죽순처럼 돋아나도록 우리 사회가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자. 그러나 남한의 들꽃들에 비해서 북한의 들꽃들은 더더욱 비참하다.지난 8월 중국의 연변지역을 방문하여 북쪽에서 배고파 탈북한 청소년들을 만날 수있었다.부모 모두가 또는 부모 한쪽이 배고파 굶어죽었다는 아이들이 있었다.보조금만 몇푼 있으면 어서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헤엄쳐 건너가 고향의 동생들을 먹이고 싶다고 했다.그곳 자원봉사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중국돈 200위안(우리 돈으로 약 3만5,000원)만 쥐어주면 돌아간단다. 그런데 현금을 쥐고 도강해 다시 국경을 넘으면 반드시 국경지기들에게 매맞고 빼앗기기 때문에 특수방안을 찾아냈다고 한다.비닐봉지에 200원 정도를 뚤뚤 말아 저녁에 입으로 삼켜먹고 밤에 도강한다.아침에 집에 도착하여 용변을 보면서 돈을 꺼내 두세 달을 살다가 돈이 떨어지면 다시 중국땅으로 나온다는 것이다.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한맺힌 사연이다. 남한의 어린 들꽃에게는 들꽃피는 마을이라도 있지만,북쪽의 어린 들꽃들은 마을이 없어 들판을 헤매는 ‘꽃제비’라는 이름이 붙어있다.통일 이전이나 이후나 우리들에게는 불쌍하고 힘없고 ‘왕따’를 당하는 들꽃들을 보살펴야 한다.때를 얻든 못 얻든 이 일은 우리의 몫이다.들꽃들이여,피어나라.아름답게 자라도록 물주고 거름을 주자. 朴 宗 和 기독교장로회 총무
  • [義烈 독립투쟁](5) 안중근 의사

    안중근(安重根)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하자 일제는 이를 ‘암살’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안 의사는 공판정에서자신은 의병 참모중장으로서 독립전쟁의 일환으로 이토를 공격, 처단했다고설명했다. 안 의사는 1879년 9월 2일 황해도 해주의 향반(鄕班)집안에서 태어났다.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된 직후인 1906년 3월 안 의사는 황해도 신천군 청계동에 있는 가문의 재산을 모두 팔아 진남포로 이사한 후 삼흥학교와 돈의학교를 설립하였다.두 학교의 교장이 된 안 의사는 애국교육과 신학문 교육을 통해 애국청소년들을 양성하였다.1907년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나자 안 의사는 국채보상기성회 관서지부를 설치하여 자신이 지부장을 맡고 부인과제수의 패물까지 모두 헌납하는 모범을 보였다. 1907년 7월 ‘헤이그밀사사건’으로 고종이 폐위되고 한국군대가 강제로 해산되자 안 의사는 적극적인 무장투쟁을 위해 의병부대를 조직,국내 진공작전을 위해 러시아령 연해주로 망명하였다. 이범윤(李範允)·최재형(崔在亨)등 연해주 유력자들의 지원을 받아 300여명의 동포 청년들을 모집하여 연추(煙秋·노보키에프스크)에서 의병부대를편성한 안 의사는 당시 이 부대의 실질적 통솔자였다. 안중근부대는 모두 세차례의 전투를 치렀다.1908년 4월 초순 두만강 최하단인 함경북도 경흥군 일본군 수비대 진지를 공격한 안중근부대는 단 한 사람의 부상자도 없이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는 귀환하였다.이어 1908년 7월 제2차전투에서는 함경북도 신아산(新阿山) 부근의 일본군 수비대를 수 차례 기습공격,10여 명의 일본군 병사를 생포하였다.청년 휴머니스트였던 안 의사는 일본군 포로들을 ‘국제공법’에 의거,무기만 빼앗고 석방하였는데 이것이화근이 돼 제3차 전투에서는 참패를 하고 말았다.석방된 일본군 포로들이 안중근부대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기습해온 때문이었다.겨우 목숨을 건진 안의사는 부하·동지 몇 명과 연추로 돌아왔다. 한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포신문 ‘대동공보’의 연추지국장으로 일하고있던 안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가 만주 분할 협의차 만주로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거사를 도모하였다.1909년 10월 10일 대동공보사 사장실에서는 총무 유진율(兪鎭律),주필 정재관(鄭在寬),기자 윤일병(尹日炳)·이강(李剛)·정순만(鄭順萬),연추지국장 안중근,회계원 우덕순(禹德順) 등 7명이 모였다.이자리에서 안 의사는 “특공대를 조직하여 이토를 처단하겠다”고 자원하였고 우덕순도 자원하고 나섰다.특공대는 2개조로 나뉘어 안중근·유동하(劉東夏)조는 하얼빈에서,우덕순·조도선(曺道先)조는 채가구(蔡家溝)에서 거사키로 하였다.그러나 이토가 탄 특별열차가 채가구에서 정차하지 않고 그냥 통과함으로써 결국 거사임무는 안중근조에게 넘어갔다. 거사당일인 1909년 10월 26일 오전 하얼빈역 주위에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안 의사는 러시아 경비병에게 ‘취재차 나온 신문기자’라고 속이고는일본인 환영객 집단 구역까지 깊숙이 진입하였다.이날 오전 9시 이토 히로부미가 열차에서 내리자 안 의사는 여섯발의 총탄을 날렸는데 그 중 세 발이이토에게 적중하였다.거사에 성공한 안 의사는 그 자리에서 러시아말로 ‘코레아 우라’(대한 만세)를 연창하였다. 안 의사는 재판정에서 자신의 거사는 ‘암살’이 아니라 한국 의병 참모중장으로서 ‘독립전쟁’의 일환으로 특공작전을 전개한 결과라고 누차 밝혔다.안 의사의 의거로 일제의 만주침략은 장기간 지연되었다.중국인들이 만주·중국 관내에서의 한국인들의 독립운동을 방임한 것은 바로 안 의사와 한국인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신용하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장*안중근 의사 직계후손 근황 안중근 의사는 부인 김아려(金亞麗) 여사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었다.장남 분도(芬道)는 6세때 사망해 후손을 남기지 못했다.분도보다 3살 위인 장녀 현생(賢生)씨는 백범 김구 선생 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황일청(黃一淸·작고)씨와 결혼,은주(恩珠·71)·은실(恩實·68·미국 텍사스 거주) 자매를 두었다.은주씨는 남편 이용문(李容文·작고)씨와 미국으로 이민갔다가 남편 작고후 귀국,경기도 용인 수지에 살고 있다.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안 의사의 유일한 직계후손이다. 항주(杭州) 호강대학을 졸업한 차남 준생(俊生·1951년 45세로 작고)씨는 부인 정옥녀(鄭玉女·91년 작고)씨와의 사이에서 1남 2녀를 두었는데 현재 모두 미국에 살고 있다.안 의사의 장손격인 준생씨의 장남 웅호(雄浩·67)씨는 미국에서 의사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은퇴,새크라멘토에 거주하고 있다. 간호대학 출신인 장녀 선호(善浩·70)씨는 한국인 2세와 결혼,4남매를 두었으며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다.차녀 연호(蓮浩·65)씨는 시애틀에거주하고 있다.정운현기자*白凡과 안중근家의 인연 19세의 청년 김창수(金昌洙·김구의 아명)는 1894년 양반사회를 타도하고자 황해도 동학농민전쟁의 해주성 전투에 선봉장으로 참여한다.그런데 당시 황해도에서는 반농민군 세력으로 의병이 조직되는데,그 대표적 인물이 안중근(安重根)의 아버지 안태훈(安泰勳)이다. 그는 1884년 갑신정변 당시 박영효(朴泳孝)가 모집한 해외파견 유학생 70명에 선발되었다.그러나 갑신정변이 실패하고 박영효가 일본으로 망명하자 출세의 길을 버리고,대가족을 이끌고 신천군 청계동(淸溪洞)으로 들어갔다.1894년 황해도 동학군이 일어나자 이에 맞서 안태훈은 안중근 등 그의 아들과처자들까지 편입시킨 의병을 일으켰다.그 위력과 명성이 자자하여 황해도 동학군은 안태훈 부대를 두려워하였고,김창수 부대 역시 청계동을 특별히 경계하였다. 그런 안태훈이 청년 김창수에게 밀사를 보냈다.그 결과 두 진영 사이에는서로 공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느 한 쪽이 불행에 빠지면 서로 돕는다’는 공동원조까지 성립되었다.즉 안태훈은 비록 동학군을 토벌하는 입장이었지만 인재를 아끼고 있었고 개화에 뜻을 두고 있었지만 청일전쟁 전후의민족적 위기를 감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창수 부대는 점차 토호화하고 있던 같은 동학접주 이동엽(李東燁)부대에의해 해체되었다.얼마간의 잠적 이후 이듬해 김창수가 찾아 간 곳은 청계동의 적장 안태훈 집이었다.청계동에서 ‘적장(敵將)과의 동거’는 청년 김창수에게 중요한 인연과 계기들을 마련해 주었다.안태훈의 각별한 후원으로 김창수는 부모님과 더불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며,안태훈가(家)의 식객인 고능선(高能善)은 동학의 꿈이 깨진 청년 김창수에게 새로운 사상적 지주가 되었다.또다른 식객 김형진(金亨鎭)은 같이 의기투합해 청국원정을 떠나사선을 넘나드는 동지가 되었다. 김창수는 청계동에서 스승과 동지를 얻었을 뿐 아니라,안태훈가와도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다.안중근의 아우 공근(恭根),조카 우생(偶生)은 임시정부 시절 백범의 측근이 되었으며,질녀 미생(美生)은 백범의 맏며느리가 되었다.또한 안태훈과의 화해,고능선의 교도로 백범은 양반이냐,상놈이냐 하는 계급의식 이상의 차원,즉 조국·민족문제에 눈뜨게 되었다.都珍淳 창원대 사학과 교수*安의사 5촌조카 民生씨 편지 발굴 안중근 의사의 집안은 우리 나라에서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가문으로 꼽힌다.그러면 안 의사 집안의 후손들은 해방후 어떻게 살았을까.지난 8월말 학술행사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본사 김삼웅(金三雄)주필이 연변대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입수한 두 통의 편지에 따르면,안 의사 집안의 후손들 가운데 더러는 해방된 조국에서 대접은 커녕 분단과 독재권력에 맞서 싸우다 ‘한많은 일생’을 마친 것으로드러났다. 김 주필이 중국서 입수한 편지는 지난 88년 한국에 거주하던 안 의사의 5촌조카인 민생(民生·생사불명)씨가 중국 연길(延吉)에 있던 사촌여동생 경옥(京玉)씨에게 보낸 것으로 당시 경옥씨는 70세였다. 88년 1월 27일자 첫 편지에서 민생씨는 “지난 (87년)11월 15일 독립기념관장 춘생(椿生)형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너의 소식을 들었다”며 연락이 닿은 경위를 밝혔다.두 사람은 안 의사의 삼촌인 태건(泰健)씨의 손자녀들로 46년 7월 민생씨가 귀국하면서 서로 소식이 끊겼었다. 민생씨는 편지 서두에서 “해방후 형제·자매들이 귀국하였으나 모두 전재민(戰災民)의 신세를 면할 길이 없어 더러는 눈물을 흘리며 미국으로 떠나버렸다”며 해방후 집안 인척들의 이산을 안타까워 했다. 특히 민생씨는 “1961년 5월(‘5·16’을 지칭함) 조국의 평화통일 이념을주장했다는 이유로 나는 반국가범죄 혐의로 10년형을 선고받았으며 경근(敬根) 당숙도 7년형을 선고받아 일제때 명근(明根) 당숙이 옥고를 치르시던 서대문형무소 특감(特監)8사(舍)에서 감옥살이를 했다”며 “해방,독립된 내조국에 돌아와서 또 감옥살이를 치러야 함으로써 우리 안씨 가문은 이역과조국에서 선후대(代)에 걸쳐 50여 년이라는 세월을 감옥에서 지내야 했다”고 통탄해 했다. 안 의사 집안 가운데 안 의사의 사촌동생 경근과 5촌 조카인 민생씨는 해방후 유달리 험난한 삶을 살다가 생을 마쳤다.두 사람은 이승만 정권하에서 민주구국동지회를 결성,반독재 투쟁에 앞장섰으며,장면(張勉) 정권 하에서는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준비위원회(민자통)에 참여하기도 했었다.5·16후 군사정권의 혁신세력 탄압 때 두 사람은 반국가범죄 혐의로 투옥됐으며 경근은 출옥 직후 작고했다. 민생씨의 경우는 ‘최악’이었다.1933년 만주에서 만주군에 붙잡혀 혹독한고문을 당한 후 도주하다가 다시 붙잡혀 양쪽 발끝을 작두로 절단당한 민생씨는 그 몸으로 감옥살이를 한 데다 68년 가석방으로 풀려났으나,업친데 덮친 격으로 교통사고까지 당해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고 말년에는 지팡이와 의족에 의존해야 했다. 편지를 쓸 때 이미 70고개를 넘긴 민생씨는 “헤어진 동료들과 형제들이 그리울 때면 저 머-ㄴ 북녁(만주땅을 지칭한 듯)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가슴 쥐고 나무밑헤 쓸어진다 혁명군/가슴속에 솟는 피는 푸른 풀에 절벅해’… 이 노래를 부른다”고 적은 뒤 “가마귀도 우름을 멈추고 바람만 스치고지나갈 무덤없는 그들의 핏자죽 위에 한 송이 들꽃이라도 받쳐들고 가서 명복을 빌어드릴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며 눈물지었다.현재 민생씨는 생사가불명이다.광복회·국가보훈처·안중근의사기념관은 물론 사촌형인 안춘생씨마저 민생씨의 생사를 모르고 있다. 5월 28일자 두번째 편지에서 민생씨는 “과거 우리들은 안중근의 집안이라는 이유 때문에 왜놈들에게 죽어야 했고,징역을 살아야 했는데 해방후에는왜놈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주구들이 권력을 잡게 됨으로써 애국자들의 피해는 여전했다”며 역대 권력자 가운데 친일경력자들의 면면을 거론하였다. 정병학(鄭秉學·79)안중근기념관장은 “안 의사 집안의 인사 가운데 민생씨처럼 해방후 불우한 삶을 보낸 인사가 적지않다”며 “이는 해방후 친일·독재정권이 들어선 것이 주원인”이라고 말했다.정운현기자* 안중근家의 독립운동가들 안중근 의사의 가문은 안 의사를 포함,모두 9명이 독립유공 공적으로 건국훈장을 받았으며 현재도 몇 명이 포상 심사중이다. 1909년 한국침략의 원흉 이토(伊藤博文)를 처단한 안 의사는 독립유공훈장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인 대한민국장(1등급)을 받았으며,안 의사의 두 친동생 정근(定根)·공근(恭根)은 각각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공로로 독립장(3등급)을 받았다.또 사촌동생 가운데 명근(明根)은 ‘105인사건’으로,경근(敬根)은 임시정부 활동으로 각각 독립장을 받았다. 안 의사의 조카뻘인 ‘생(生)’자 항렬에서도 여러 명이 훈장을 받았다.대표적으로는 광복군 제2지대 구대장 출신으로 해방후 육사교장·국회의원·독립기념관장 등을 역임한 춘생(椿生·87·독립장)을 비롯해 춘생과 친형제로신민부에서 활동한 봉생(鳳生·애국장),그리고 안 의사의 첫째 동생인 정근의 장남으로 임정 임시의정원 의원을 지낸 원생(原生·애족장)과 둘째 동생공근의 차남낙생(樂生·애족장) 등이 있다. 이밖에도 납북이나 공적서류 미비 등으로 서훈이 보류된 인사도 여럿 있다. 우선 공근의 장남 우생(偶生)은 중경 임시정부 시절 임정 편집부 과원으로활동했으며 해방후에는 백범의 대외담당비서로 활동했으나 그 후 납북돼 포상이 보류돼있다.또 안 의사의 사촌 봉근(奉根)의 자제인 민생(民生)과 그의형 호생(鎬生) 역시 독립운동을 했으나 해방후 ‘반정부활동’을 했다는 이유나 서류미비 등으로 아직 공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정운현기자
  • [독자의 소리] 단속피하려 번호판 가리고 과속

    지난주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이상한 차량을 발견했다.앞번호판에 검정색 비닐봉지가 번호의 반쯤을 가리고 있었다.주행중 비닐봉지가 날아들어 번호판을 가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운전자가 비닐봉지를 보고도 제거하지 않는 것이었다.고속도로에 설치해 놓은 무인속도 카메라가 단속시 번호를 식별하지 못하게 일부러 비닐봉지를 씌워 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속은 고속도로 사고의 주범으로 무인속도 카메라는 투명한 단속 및 예방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과속으로 인한 사고는 본인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큰 피해를 끼친다는 것을 상기하고 본인의 양심을 속이는 운전습관을하루빨리 버려야 할 것이다. 임중수[수원남부경찰서 방범지도계]
  • [金대통령 ‘새 천년’의 비전] 8·15경축사 분석 전문가 좌담

    백경남(白京男)동국대 사회과학대학장,안석교(安錫敎)한양대 경제학과교수,서경석(徐敬錫)한국시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이 15일 오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8·15경축사와 관련,대한매일신보사 편집국에서 좌담을 갖고 경축사내용을 분석,평가했다.좌담 내용을 주제별로 간추린다. ■ 총론?백교수 이번 경축사에서는 지난 100년을 회고하고 새천년을 국민과 함께모색하는 방향이 제시됐습니다.특히 줄기찬 민주화투쟁으로 5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뤘고 국민의 저력으로 IMF 위기를 극복한 의미가 포함돼 있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했기 때문에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일류국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특이한 것은 지금까지 내각제 연기의 명확한 내용을 국민에게 말하지 않았는데 이번 경축사에서 개헌을 연기한 불가피한 이유를 짚었다는 점입니다. ?안교수 경축사는 역사적으로 두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하나는 취임후 1년반이 지나면 IMF를 극복하겠다고 밝힌 대통령이 1년반이 지난 지금 대차대조표를 밝힌 것입니다.두번째로는 다가올 밀레니엄에 나라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대통령의 철학과 비전,리더십을 보인 점입니다. ?서총장 다양한 분야에서 개혁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 의의를 둡니다.다만 국민에게 현실을 깨우치게 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최근 ‘장밋빛 미래’의 환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졸라맸던 허리띠도 이완돼 있습니다.집단이기주의는 사방에서 분출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인내를 해달라”고 강조하길 바랐습니다. ■ 생산적 복지?안교수 지난 1년반동안의 구조조정에서 볼때 대규모의 중산층이 ‘한계집단’으로 전락하고 서민은 더욱 어려워지는 계층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고통분담을 강조했지만 고통이 특정계층에 가중된 탓입니다.계층의양극화 현상을 두고는 시민계층의 지지와 정치·사회 안정을 얻을 수 없습니다.때문에 대통령도 생산적 복지와 고용문제를 강조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복지정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을지,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하나는 재원조달 문제입니다.그동안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적자가 누적 증대됐습니다.재벌개혁과 관련,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됐습니다.앞으로도 적지않은 공적자금이 들어갈 것입니다.이런 상황에서 복지부문에 필요한 세수,자금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또 생산적 복지의 기본핵심은 ‘인간 요인’입니다.인간개발을 통해 그것을 고용과 연결시켜 복지부분을 해결해야 합니다.인간교육이든 직업교육이?고용을 확대한다는 게 기본 핵심인데 아무리 정부가 투자해도 이것이 시장에서 흡수되지 않으면 사회적 갈등 요인이 됩니다.때문에 2002년에 완전고용을 실현하겠다는 말씀은 자칫 선언적 내용에 그칠 수 있습니다. ?백교수 과거 권위주의 체제에서 이뤄진 불평등한 사회자원배분 구조는 IMF체제 이후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어려움으로 작용했습니다.계층간 갈등의 심화는 사회불안을 야기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정상화를 위협하는 요소가됩니다.생산적 복지의 국정철학은사회의 갈등 관리와 통합정책의 필요성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IMF 이후 중장기 비전을 설정하고 사회 양극화 현상과 실업,빈곤 등만성적인 사회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통합정책이 바로 생산적 복지의 배경입니다.구체적으로 내년부터 가정이 어려운 중고생의 학비를 무상지원하는 등 국민 전체를 새로운 성장과정에 동참시키고 사회연대를 창출하는계기를 만들자는 취지입니다. 여기에는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사회통합을 위한 적극적·참여적 복지와 사회연대적 인프라 구축의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구체적 키워드는 모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입니다.제대로 실현만 되면 복지국가의 기본틀이 짜여지고 복지국가 단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서총장 경축사에서 언급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은 시민·사회단체가 오랫동안 추구했던 것입니다.복지정책의 방향을 중산층 약화방지와 서민생활보호에 초점을 맞춘 것도 옳았습니다.그러나 시민의 참여나 동참을 호소하는 부분이 빈약합니다.정부 혼자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복지확대에는 민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우리도 시민사회를 지탱하는 자발주의를 키워나가야 합니다.직능·봉사·사회단체 등 민간부문이 상부상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어야 합니다. 개혁도 마찬가지입니다.개혁정책의 입안에서부터 집행,평가까지 모든 과정에서 시민참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정부가 하고 있는 많은 일 가운데민간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민간에게 이양을 해야 합니다.시민과 손을 잡으려는 참여민주주의와 시민사회 부분을 언급하지 않아 아쉽습니다. ■ 경제개혁?백교수 새천년을 향한 경제구상에서 재벌개혁을 다시 한번 천명했습니다. 경제구조를 재벌중심에서 중산층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분배정의를 실현하고 조세형평을 지향하려는 의지도주목됩니다. ?서총장 경제구조 전반을 효율적으로 바꾸려는 정부의 노력은 인정합니다. 노력의 요체는 재벌개혁이며 지금은 재벌개혁의 호기입니다.그러나 정부는지금 선단식 경영을 해결하는 데 관심이 있을뿐 자본과 경영세습에는 손을대지 못하고 있습니다.분명한 철학과 기준으로 접근하길 바랍니다. ?안교수 경축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지금까지는 IMF 경제위기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금융,공기업,공공부분,노동분야 등 4대부문의 개혁을 추진했는데 분야에 따라서 성과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절반의 성과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외국의 신용평가기관이 내리는 신용등급의 상향조정이라든지 동아시아의 외환위기를 겪은 국가나 브라질,러시아 등과는 달리 최근 경제성장률,실업률,국제수지,인플레 등 거시 경제지표로 볼때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는 데 인색할 필요가 없습니다. ■ 정치개혁?안교수 현 정부출범시 화두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였습니다.경제부문에는성과가 있었다 해도 과연 민주주의의 제도적 정착에 가시적 효과가 있었느냐는 판단에는 유보적입니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민주주의를 제대로 정착하기위해 일련의 제도개혁이 필요합니다.부정부패 방지법을 제정한다든지 정당법,선거관련법을 개정해서 투명한 정치·돈 안드는 정치를 실현하겠다든지 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개혁과제입니다. ?백교수 지역정당의 한계를 벗어난 전국정당화,선거공영제,고비용 저효율의 정치 청산을 주요 과제로 꼽았습니다.국회를 본회의 중심으로 운영하자는것은 토론정치를 중시하는 생각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이제는 대립과 분열,갈등,이기주의에서 화합과 통합,평화,개방주의로 나아가고 법과 상식이 지배하는 법치국가를 실현해야 한다는 비전을 담고 있습니다.개혁성과 참신성을가진 전문가 그룹을 신당에 영입하겠다고 밝힘으로써 21세기에 적응하는 정당의 모습도 제시했습니다.중요한 것은 여성의 정치참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대목입니다. ?서총장 시민단체는 한결같이 내각제를 하지 않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시민단체는 온 나라가 내각제 논란에 휩쓸려 우왕좌왕하는 사이 개혁이 물 건너가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소모적인 논란이 일찍 끝나 다행입니다.공동여당이 내각제를 단행했다면 국민적인 반대운동에 직면했을 것입니다. 사실 내각제 약속은국민의 의사와 상관없는 것이었습니다. 정치개혁에 우선 순위를 둔 대통령의 인식도 올바르다고 봅니다.지역당 구도를 벗어나 전국당을 만들 수 있는 제도,즉 중선거구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은 바람직했습니다.대통령이 남은 임기에서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것은 지역주의 정당구도를 타파하는 일입니다.김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안됩니다.호남,영남,충청당을 다음세대에 넘겨주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경축사에 개혁세력 대연합 제안이나 정책이념에 따른 정계 대개편선언 등이 빠져있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백교수 개혁이 성공하려면 광범위한 시민단체의 힘을 이끌어 낼 수 있는동기를 부여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미흡합니다.한편 대통령으로선 브랜드가인권·민주대통령인데 그런 맥락에서 인권위 설치를 강조하고 부정부패척결의지를 재천명한 것을 평가합니다. ■ 통일,남북문제?안교수 대북 포용정책을 선언한 뒤 가시적 성과가 나타난 것이 사실이지만 동시에 어느 때보다 지난 1년반 동안 대북정책이 안팎의 도전에 부딪혔습니다.대통령이 안보를 바탕으로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밝힌것은 의미가 있습니다.남북관계에서는 통일을 지향한다기보다 관계 정상화가 중요합니다.독일의 경험이 중요합니다.서독이 통독(統獨)이 아니라 동서독관계의 정상화와 동독 주민의 기본권 신장에 주안점을 둔 것을 눈여겨 봐야합니다.대통령이 흡수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정책방향을 천명한 것은 이런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남북관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조급한 기대를 해서는 안됩니다.남북한 관계에독일의 ‘작은 걸음의 정치’를 원용해볼 수 있습니다. ?백교수 대북문제에서는 큰 효과를 노리고 세계에 터뜨리는 전시적인 행태가 아니라 벽돌을 쌓는 자세로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지난 1년 동안 경제와 통일은 엄청난 도전과 시련에 직면했는데 대통령이 탁월한 위기극복 능력을 보여준 것이 사실입니다.바깥에서 우리의 포용정책을 지지하는데도 국민적 지지가 없다면 대북정책은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통합적인 통일정책이 필요합니다. ?서총장 대북관계도 정부·민간간 협력이 중요합니다.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민간지원의 의미는 중요합니다.지난 정권에서는 민간 지원의 규제가 심했지만 지금은 폭넓은 자유가 있습니다.오히려 문제는 우리 국민의 열기가 식었다는 것입니다.북의 냉담함이나 IMF체제 때문입니다.정부도 민간의 일이라고 방임만 할 것이 아니라 열기를 이어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백교수 시민단체가 인도적 지원을 반대하는 사람을 설득해야 합니다.그래야 대북포용정책이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분명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정책에 대한 당위성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리 박찬구 김성수 이지운기자 ckpark@
  • [외언내언] 남북청년 평화캠프

    지난 주말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두밀수련원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캠프가 열렸다.남북한 어린이들의 교류를 주선하는 사단법인‘남북어린이 어깨동무’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남북한 사회문화 통합을 준비하는 여름 청년 평화캠프’가 바로 그것이다.남과 북의 어린이들이분단상황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하나의 문화권을 형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그 실천을 목적으로 한‘남북어린이 어깨동무’모임에서 주선한 학술캠프다.사선을 넘어 귀순한 북녘둥이와 곱게 자란 남녘둥이 젊은이들이 참가한 이번 평화캠프의 목적은 남북의 젊은이들이 서로를 알고 문화적차원의 사회통합을 모색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캠프 시작부터 남북의 청년들은 살아온 사회·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가치기준의 혼돈과 어법(語法) 구사의 차이 등으로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심지어 자기들이 살아온 사회구조에 대한 일방적 편견을 바탕으로 상대편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까지 서슴지 않았다.젊음의 패기로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가는 상황도 있었다.북쪽 젊은이들은 남한사회가 인간의 기본적 자유는보장됐지만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경쟁논리가 치열한 데 대해 당황할 수밖에없다. 또 자유방임과 부도덕한 사회병리현상의 극치를 보면서 고민하는 것은당연하다. 반면 남한 대학생들이 북한사회의 폐쇄성과 억압받고 있는 인권 등 북한사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남북 젊은이들의 이같은 가치관의 갈등은 어떻게 보면 반세기를 넘긴 분단상황에서 나타나는 필연적 문제점으로 인식된다.지난 90년 통일을 이룩한 독일이 10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과거의 분단이 빚은 사회·문화적 갈등으로 진정한 의미의 사회통합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있겠다. 우리도 분단시대의 사회·문화적 통합을 이룩하지 못하고 통일을 실현할 경우 독일보다 더 큰 갈등과 혼란의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 자명하다.남북한의사회·문화적 이질성을 극복하고 민족고유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은 시급한과제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남북 젊은이들의 평화캠프에서 남북한의 이질화된 사회문화가 심도 있게 제기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그리고 젊고 패기 있는 탈북 젊은이들이 남한사회를 체험하는 동안 느꼈던 부정적 인식을 털어버리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로 평가된다.남한 젊은이들과의 우의를 돈독히 다짐으로써 한국 생활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성과로 꼽힌다.탈북 청년들과 남쪽 대학생들간의 이같은 학술캠프는 통일 과정의 남북사회 통합에 작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張淸洙 논설위원 c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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