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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노동자 권리·지적 재산권 강화 ‘탈후진국’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사실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우리 피부에 와닿기란 쉽지 않다. 남의 나라의 중·장기 정치·경제기조를 공식화하는 자리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라는 게 많아보이지 않아서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례로 들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기업과 무역에 끼칠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당장 ‘탈세 비상령’을 내린다.‘제11차 5개년규획(11·5)’의 정책 기조는 ‘조세수입 감소·재정 지출’로 요약할 수 있다. 올해 개인소득세 공제액 기준만 해도 800위안(약 9만 6000원)에서 1600위안(약 19만 200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때문에 세수 확보를 위한 잦은 세무감사가 예상된다. 더욱이 관계당국은 외자기업들이 세수 회피를 위해 적자를 부풀리고 있다고 판단, 언제고 한번 손을 볼 요량이었다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내 외자기업의 55%가 적자다. ‘노동분규 경계령’도 발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전인대에서 확정될 예정인 ‘노동합동법’은 단체협약(集體合同) 체결 요구권을 부여하는 등 근로자의 권익을 대폭 향상시켰다. 그러잖아도 집단 쟁의가 집단화·대규모화하는 게 중국 현실이다. ‘공부론(共富論)’의 특성상 최저임금제 실시 등으로 인한 임금 인상 압력도 가중될 전망이다. 사실상 저임금을 방임해오던 중국 정부는 ‘조화로운 사회’를 위해 임금 인상을 유도하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게다가 11·5는 산업재해에 대한 보호 강화, 고용 안정성 제고 등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외자기업들이 분담하는 사회보장비도 철저하게 징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지역 사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시행한 이 보장제도를 ‘예외없이, 전면적으로’ 실시키로 했다. 모두 중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다.jj@seoul.co.kr
  • 본프레레 코드인사형·코엘류 외톨이형

    “본프레레는 코드가 맞지 않았고 코엘류는 외로움과 싸워야 했다. 아드보카트는 냉철하게 선을 긋는 프로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문장 이운재(33·수원 삼성)가 2일 ‘이기려면 기다려라’(도서출판 일리)라는 자전 에세이집을 펴내면서 3명의 외국인 감독들을 이같이 평했다. 이운재는 이 에세이집에서 ‘본프레레는 코드가 맞지 않았다’는 소제목을 달아 문제점을 상세히 되짚었다. 그는 본프레레 감독이 개인기 훈련에 집중했고 선수선발과 기용에서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고 기술했다. 이운재는 주장으로서 감독을 찾아가 선수기용에 대해 다시 고려해 줄 것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코엘류 감독에 대해 “선수들을 지나치게 방임하는 스타일이었고 스스로 너무 외로웠다.”고 회고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서는 “히딩크 감독과 참 많이 닮았지만 그라운드에서 부드러운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무서운 분은 아니다. 모든 면에서 냉철하게 선을 긋는 프로”라고 썼다. 이밖에 이운재는 대표팀 감독에 대한 나름의 평과 함께 2002한·일월드컵축구 뒷얘기, 자신의 축구인생 등을 책에 담았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2006년 경제운용 계획] “한국 성장·분배 다 실패”장하준 케임브리지大 교수

    [2006년 경제운용 계획] “한국 성장·분배 다 실패”장하준 케임브리지大 교수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8일 “최근의 한국경제는 성장도 분배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 재정경제부가 강조하고 있는 고용창출을 위한 서비스업 활성화나 시장경제 및 개방경제의 중요성도 과장되거나 잘못된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이날 한국은행 출입기자들과 가진 토론회에서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하면서 우리의 5% 성장이 낮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잠재력만큼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평소 시험에서 90점을 받는 학생이 갑자기 70점으로 점수가 떨어지면 부모가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냐.”고 비유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7∼8%에 달하던 성장률이 3∼4% 수준으로 떨어지는 동안 소득분배가 더 불평등해졌다는 점”이라면서 “이대로 놔뒀다가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조건적인 글로벌화와 시장경제 만능주의에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 교수는 “글로벌화를 주장하는데 국제자본시장에서 국내자본과 외국자본의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면서 “미국의 증시자금 1∼2%면 한국 증시를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론스타가 아닌 국내 기업이 같은 방식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했다면 특검을 수차례나 받았을 것이라며 역차별 문제도 제기했다. 정부가 최근 서비스업을 우선시하고 있지만 서비스업으로 나라의 경제를 이끌어갈 수는 없으며 역사적으로 금융업이나 서비스업의 중심지는 제조업의 중심지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서비스업의 경쟁력 강화와 개방을 주장하는데 우리나라는 서비스업의 과잉고용이 심각해, 모두 개방하고 자유화하면 실업률은 10∼15%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해야 하며 자유방임주의를 강조하는 정부관료는 사표를 내야 한다.”고 정부 역할론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장재식 전 산업자원부장관의 아들로 장하진 여성가족부장관과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는 사촌지간이다. 또한 미국식 주주가치 이론에 기반을 두고 개혁운동을 벌이는 참여연대의 중심에 있다. 아울러 사회통합을 강조하는 유럽식 자본주의에 근거한 개혁과제를 제시하는 대안연대의 중심이기도 하다. 장 교수는 지난 3월 경제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레온티예프상의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이에 앞서 2003년에는 신고전파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공로로 유럽진보정치학회가 주는 뮈르달상을 받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 신개념 ‘하류’ 열풍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日 신개념 ‘하류’ 열풍

    일본에 ‘하류사회’ 열풍이 불고 있다. 소비·도시·문화연구 싱크탱크인 ‘컬처스터디스연구소’를 운영중인 미우라 아쓰시(47)가 지난 9월 ‘하류사회’라는 책을 출판하면서부터다. 책은 출간 3개월만에 65만부가 팔리는 초베스트셀러가 됐다. 책은 “하류는 단순히 소득이 낮은 하층과 다르다. 의사소통 능력, 생활능력, 일할 의욕, 배울 의욕, 소비의욕 등 총체적으로 의욕이 낮은 사람이다.30대초 남성이 주류”라고 정의했다. 소득도 올라가지 않고, 미혼 확률이 높은 ‘하류’가 일본에서 보통명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하류사회’의 저자 미우라는 책 출판 뒤 유명인사가 됐다.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기업들에서 마케팅 전략에 대한 강연 요청도 줄을 잇는다. 릿쿄대학에서는 26일부터 3일간 특별강연도 한다. 미우라를 도쿄도 외곽의 사무실에서 만나 하류사회 열풍에 관해 들어보았다. 일반회사와 잡지 편집장, 미쓰비시종합연구소를 거쳐 1999년부터 소비·문화·도시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하류’의 정확한 개념은. -1970년대 초반 태어난 제2베이비붐세대(최대 1400만명)가 주류다. 이들이 자랄 때는 일본이 경제대국이 되고, 총중류사회가 됐다. 당시에는 노력하지 않아도 중류가 됐다. 이들은 신분상승 욕구가 적다. 놀기를 좋아하고, 일하려는 의욕이 낮다. 경쟁에서 탈락한 반에 가까운(연구소 조사결과 이 세대 남성 48%가 ‘하’라고 대답) 수백만명이 하류를 형성하고 있다. ▶하류화 경향은 언제 시작됐나. -30년, 짧게는 20년전부터 시작됐다.400만명 정도인 프리터(아르바이트로 생활)들 다수가 하류다. 이들이 고교·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할 때 거품이 붕괴돼 취직이 어려웠고, 정사원 대열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주로 하류다. ▶하류사회는 과도기적 사회현상인가. -그럴 가능성도 있다. 제2베이비붐 세대는 소득차가 20∼30배 이상 나기도 한다. 하류들은 원래의 중류로 돌아가기 어렵게 됐다. ▶하류를 프리터, 니트족(無業者), 파라사이트족(부모에 얹혀 호화롭게 사는 젊은이), 하층계급과 구분할 수 있나. -4가지 부류에 다 포함되는 사람도 있다. 의욕과 희망을 가진 프리터도 있지만, 이들은 전형적인 하류가 아니다. 하류의 중심세력은 30대의 제2베이붐세대 남성이다. 하류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의욕의 유무다. ▶하류들은 복권을 선호하나. -복권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경향이 상류보다 강하다. 운에 좌우되는 복권과 파친코를 하류들이 선호한다. ▶‘의사소통 능력’이나 ‘의욕의 정도’에 따라 하류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그런 측면도 있다. 다만 내 이론에 아직까지 공식 반론은 없다. ▶하류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큰가. -이들은 세대인구가 많아 수험경쟁도 심했고, 진학률도 낮았다. 취직도 어려웠다. 운이 나쁜 세대다. 취직이 돼 5,6년차가 되어도 후배가 안 들어와 복사나 커피심부름을 했다. 이런 환경들이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10∼20년 뒤에 부모와 하류의 자녀가 함께 파탄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 -하류일수록 부모의 소득이 낮다. 정사원이나 프리터는 부모학력과 수입도 높지만 실업자, 니트 등은 부모 수입도 낮다.60세 전후 부모들의 퇴직도 시작됐고, 이중파탄(부모와 하류가 함께 파산하는 것)도 시작되는 단계다. ▶하류들의 ‘37세 위기설’‘사회 불만 폭발 가능성’을 지적했는데. -하류는 32세가 가장 많은데 5년뒤가 문제다. 동료 중에 부장급으로 승진해 집도 사고, 연수입도 1000만엔이 넘는 사람들이 나온다. 반면 자신은 결혼도 못했는데 흰머리만 늘고, 직장도 없이 초라하다. 질투가 생긴다. 범죄에 빠질 수 있다. 최근 흉악범죄자(나라현 초등생 살해 등)가 37세 남·녀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류사회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국가와 사회, 기업의 대책은. -부모는 자녀가 정사원이 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일본은 자기책임주의사회다. 국가는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경제계도 자유방임주의다. 고이즈미 정부는 작은 정부를 추구한다. 따라서 복지사회가 되긴 어렵다. 실패한 젊은이들이 몇번이고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프리터노조 인정, 정사원과 유사한 연금 보장 등이 필요하다. ▶하류들도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고 싶다.’는 조사결과가 있던데. -하류는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다. 바람을 바람으로 끝내버리는 게 하류다. ▶하류를 무시하면 기업도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이 책 속에 있는데. -하류도 무시못할 소비층이다. 하류 분류는 마케팅을 위한 측면이 있다. ▶하류들은 ‘바보의 벽’,‘하류의 벽’에 막혀 ‘벽너머’에 있는 세상을 보지 못한다고 지적했는데. -사회가 모든 걸 제공하니까 젊은이들에게서 의욕을 찾아볼 수 없다. 창조력이 발휘되지 않는다. 역설적이지만 문명 발달의 영향이 크다. ▶하류들은 탈출할 기회가 막혀있나, 아니면 기회는 있는 것인가. -창업을 통해 탈출할 기회를 늘려주어야 한다. 경기가 회복되면 기회가 생긴다. 다만 하류 문제는 기본적으로 인구가 많은 제2베이비붐세대의 문제다.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하류들은 후지TV를 즐겨 보고, 자민당을 지지하며,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는데. -조사결과가 그렇다. 표본이 적지만 결과는 납득할 수 있다. 하류들이 자민당에 투표했는지 뒷받침할 조사결과는 아직 없다. 내년에 조사한다. ▶하류사회 이론을 한국사회에도 적용시킬 수 있나.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면이 많을 것이다. 미국의 영향도 많이 받고, 소자화(少子化:저출산)문제도 심각하다. 비슷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류 문제를 먼저 체험한 나라는 미국이다. 백인 젊은이중 17∼18%는 의욕부족으로 정사원이 안 된다. ▶왜 하류사회라는 책이 이 시점에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보나. -대부분의 책은 최초 구입층이 50∼60대다. 이들이 책판매의 방향을 결정한다. 하지만 하류사회는 최초 구입층이 제2베이비붐 세대였다. 힘든 시대를 보내고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생각, 절실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특이한 현상이다.2주에 10만부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taein@seoul.co.kr ■ ‘하류’ 겨냥 잡지·레스토랑·호텔까지 ‘하류 마케팅’ 뜬다 |도쿄 이춘규특파원|미우라의 ‘하류사회’ 열풍이 출판시장을 넘어 학계와 산업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류사회 돌풍의 영향은 산업계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 저자인 미우라가 “1억 총중류 시대가 아닌 상류·중류·하류로 분류되는 시대의 마케팅기법이 필요하다.”고 설파하자 식품회사를 중심으로 수많은 회사들이 특강을 요청하고 있다. 유명 식품회사인 닛신식품의 안도 고기 사장이 지난해 가을 기존의 대량소비사회에서 벗어나 “저소득층을 겨냥한 상품도 개발한다.”고 선언해 화제를 뿌린 것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앞서 니와 우이치로 이토추상사 회장도 “일본 소비자는 미국처럼 소득에 따라 양극화되고 있다. 특정소득계층을 무시하면, 지금부터 일본기업은 고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주장이 미우라의 실증 조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이른바 ‘하류 마케팅’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유명출판사인 K사는 하류를 겨냥한 새로운 잡지를 내년 창간할 예정이다. 남성전문지로 주요 독자층은 ‘하류사회’다. 하류들에게 새로운 삶의 자극을 주는 방법론을 개발, 전달하겠다는 것이 잡지사측의 설명이다. 다른 하류사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하류들을 겨냥한 레스토랑과 호텔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최근 업계관계자들이 “하류대국인 일본에서 하류를 배제하면 기업의 미래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하류가 화제다. 하류사회 관련서적들도 덩달아 인기다. 도쿄가쿠게대학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의 ‘희망격차사회’나 ‘양극화일본’(가와마타 사치히로 저) ‘연수입 300만엔시대를 살아남는 경제학’(모리나카 타쿠로 저) 등이 화제다. 이 책들은 총중류사회가 무너지고 상류·하류로 양극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를 분석했다. taein@seoul.co.kr
  • [7·9급 공무원 시험 완전정복] 행정학 문제

    ●행정학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정부관 1. 의의 사회에는 이념상의 스펙트럼이 있기 마련이다. 대별한다면 ‘진보주의-중도-보수주의’로 구분할 수 있다. 진보주의는 좌파, 보수주의는 우파로 부른다. 정당은 이러한 정치적 이념을 중심으로 결성된 정치적 결사체이다. 미국의 민주당, 영국의 노동당, 일본의 사회민주당 등은 진보주의 정당이라고 볼 수 있으며, 미국의 공화당, 영국의 보수당, 일본의 자유민주당 등은 보수주의 정당이다.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간에는 인간관, 가치 판단, 시장과 정부에 대한 평가 등에서 차이가 있다. 2. 진보주의 정부관 진보주의는 인간의 비현실적인 냉혹함과 계산방식 때문에 경제인(homo economicus)의 인간관을 부정하고,‘욕구’,‘협동’,‘오류 가능성(fallibility)’의 여지가 있는 인간관을 갖는다. 진보주의자들은 자유(freedom)를 옹호하며, 그들의 자유는 평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실질적인 정부의 개입을 허용한다. 진보주의자들은 효율성과 공정성, 번영 및 진보에 대한 자유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되, 시장의 결함과 윤리적 결여를 인지한다. 이러한 시장실패는 가능한 정부의 치유책으로써 수정될 수 있다고 본다. 진보주의자의 정부관을 보면 많은 영역에서의 정부의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지지하고, 좀 더 많은 정부 지출과 규제를 선호한다. 진보주의자들은 경제문제에 대한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정부개입을 선호하기 때문에 복지국가·혼합 자본주의·규제된 자본주의·개혁주의 등의 입장을 견지한다. 일반적으로 진보주의자들은 다음을 선호한다. (1)소외집단을 돕기 위한 정책, 즉 가난한 사람들, 소수 민족, 여성들을 위한 기회를 확보하고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선호한다. (2)의료보장, 소비자 보호, 공해 없는 환경 등과 같은 목적을 증진시키기 위해 경제에 대한 더 많은 정부규제를 선호한다. (3)과세 제도를 통해 부자들로부터 가난한 사람들로의 소득 재분배 정책을 선호한다. (4)낙태 금지를 위해 정부권력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며, 공립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을 반대한다. 3. 보수주의 정부관 보수주의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에 합리적인 경제인의 인간관을 갖는다. 보수주의자들은 자유를 강조하며, 그들의 자유는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기회의 평등과 경제적 자유를 강조하고 소득, 부 또는 기타 경제적 결과의 평등은 경시한다. 보수주의자의 이상적인 정의는 교환적 정의(commutative justice)이지 배분적 정의가 아니다. 따라서 평등·공정과 같은 가치 판단과 갈등 관계에 있을 때에는 자유를 선호한다. 보수주의자의 시장에 대한 견해를 보면 자유시장(free market)의 이점에 대한 굳은 신념을 갖고 있으며, 자유시장의 어떠한 결함도 보수주의자의 신념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보수주의자의 정부관은 기본적으로 자유시장을 신봉하고 정부를 불신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개인의 자유를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경제조건을 악화시키는 전체적 횡포라고 믿는다. 이들이 정부가 필요하다고 믿는 경우는 개인에 의한 강요와 폭력의 방지, 외적으로부터의 방어, 재산권과 법적 계약의 집행, 통화 체계의 보수주의적 운영 규제, 특정 공공재의 공급, 최소한의 사회보장의 확보 등이다. 보수주의자들은 경제문제에 대한 정부 개입을 지속적으로 반대하며 자유방임적 자본주의를 옹호한다. 일반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은 다음을 선호한다. (1)소외집단의 이름으로 하는 정책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보수주의자들은 정부 개입이 없는 강력한 경제로부터 소외집단이 가장 혜택을 받는다고 믿는다. (2)일자리, 의료 보장, 공해 규제 등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 규제를 줄이고 시장에 더 많은 의존을 한다. (3)높은 자본 투자율을 확립하기 위해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세법을 선호하지 않는다. (4)낙태 금지를 위해 정부 권력을 사용하는 것을 찬성하며, 공립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을 선호한다. (자료:새행정학, 대영문화사, 이종수 외.2004.p35∼36 인용) ●문제 진보주의 정부관에 대한 설명으로 부적절한 것은 (1)과세제도를 중시한다. (2)소외집단의 정책을 선호한다. (3)일자리나 의료보장 등은 시장경제를 활성화하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4)여성정책에 관심이 높다. ●해설 및 정답 진보주의적 정부관은 1990년대 뉴거버넌스나 참여주의와 관련이 깊다. 진보주의자들은 효율성과 공정성, 번영 및 진보에 대한 자유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되, 시장의 결함과 윤리적 결여를 인지한다. 이러한 시장실패는 가능한 정부의 치유책으로써 수정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과세정책이나 소외집단, 여성정책 등을 선호하며, 실질적인 정부개입을 중시한다.(3)은 보수주의 정부관으로서 일자리, 의료 보장, 공해 규제 등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여 해결하려는 정부규제를 줄이고 시장에 더 많은 의존을 해야 한다고 본다. 정답 (3)
  •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무릇 21세기는 환경의 시대다. 개발이 우선시되던 때에는 ‘서자’처럼 천대받던 환경문제가 이제는 안방에서 떵떵거리고 있다. 그만큼 환경문제가 절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시급성을 요하는 국책사업이라도 환경을 해칠 우려가 제기되면 하루아침에 백지화되는 것이 요즘 세태다. 국가나 단체, 기업들도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나름대로 해법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결국 시민들이 스스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환경의 혜택이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만으로는 한계 시민들은 1990년대부터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사안에는 팔을 걷고 나섰다. 하지만 초기에는 환경단체에 기대 대리전을 펴는 경우가 많았다. 주민들은 복잡하기만 한 환경문제에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데다 조직적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경단체가 먼저 주민들을 각성시켜 시위현장으로 내모는 경우도 많았다. 주민과 환경단체의 합작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해 비교적 수월하게 성과를 거뒀지만 주민들의 뜻이 왜곡되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래도 환경단체는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라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0년대 들어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주민들 스스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환경침해 원인자와 투쟁을 벌이는 사례가 잦아졌다. 경기도 분당 주민들은 율동공원에 있는 맹산이 ‘반딧불이’ 서식지인 데다 자연경관이 수려하자 맹산을 지키기 위해 각종 노력을 펼쳐 왔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1995년부터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실버타운이나 영상단지, 위락시설 등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주민들이 몸으로 막아 냈다. 지금은 매년 8월 열리는 반딧불이 체험행사가 정착돼 누구 하나 맹산에 함부로 손을 대려고 하지 않는다. 또 용인시가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인 수지읍 낙생저수지에 수상골프연습장을 건설하려 하자 용인·성남 주민들은 물론 학생들까지 나서 지난 7월 ‘낙생저수지 살리기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백지화를 요구, 급기야 용인시는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다. ●주민 스스로를 지키는 몸짓 충남 연기군 전의면 원성리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전체 24가구 주민 가운데 8명이 간암이나 폐암으로 숨지고 4명이 암을 앓는 ‘해괴한’ 일이 발생하자 마을에 있는 안티몬 공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배출된 광재가 논에 매립돼 지하수를 오염시킴으로써 암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티몬은 난연재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마을 지하수에서 안티몬 성분이 검출됐으나 국내에는 기준치가 없고 법적으로 규제할 근거도 없다. 반면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등에서는 수질기준을 정해 이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주민들은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내년에 충남도와 함께 1억원을 들여 면역조사를 실시키로 하는 한편 연기군에 요구해 상수도를 설치토록 했다. 충남 당진군 송산면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스틸이 제철소 건설을 위해 갯벌을 매립하려고 하자 반발하고 있다. 전남 여수 시민들은 1997년부터 시내를 관통하는 연등천 살리기에 나서 4급수이던 수질을 숭어·은어·농어가 뛰노는 2급수로 바꿔 놓았다.1970년대 후반까지도 목욕하고 빨래했던 연등천에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악취가 코를 찌르는 혐오대상으로 전락하자 시민들이 나선 것. 그동안 주민들은 자녀인 초·중·고생과 함께 날을 정해 길이 5.65㎞, 폭 10∼40m의 연등천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거리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님비는 경계해야 하지만 주민들의 환경보전 의지는 때로 과잉반응으로 나타나 전체의 이익을 훼손하는 ‘님비현상’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 주민들은 1994년 정부가 인근에 있는 굴업도에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설치하려 하자 격렬한 반대운동을 벌여 백지화시켰다. 당시 낙후된 섬이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방폐장 유치이며, 방폐장 위험성이 과장됐다는 견해도 있었지만 “방폐장이 들어서면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목소리에 묻혀버렸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올해 덕적도 주민들은 방폐장이 지자체들의 유치경쟁 속에 입지가 선정되는 장면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봐야 했다. 인천 김학준 광주 남기창 대전 이천열기자 kimhj@seoul.co.kr ■ [전문가제언] 실패의 경험서 성공해법 찾아야 /구자건 연대 환경공학부 연구교수 수년 전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라는 책이 출간된 적이 있다. 실패는 뼈아픈 일이긴 하지만 거기에서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도에서 공학 전문가들이 각 분야의 실패 사례를 진단한 책이었다.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사고,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등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 관리능력 부재를 보여준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다.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새만금 간척사업, 한탄강댐 건설사업, 경인운하 건설사업….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건 합리적 해결점을 찾는 데 실패한 대형 국책사업들이다. 대형사업에 투자되는 재원과 시간이 한두 푼, 한두 시간이 아닌 만큼 국가재원의 절약이란 측면에서 합리적인 해결점을 찾아야 할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왜 실패했는지 그 원인과 특성을 잘 알고 실패를 성공으로 변화시킬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패학’을 제창한 일본의 한 학자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실패를 하고서도 그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다시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화호’의 실패를 딛고 ‘새만금’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하지 있을까.‘사패산터널’에서 아픔을 경험한 우리 사회는‘천성산터널’에서 거듭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 숱한 실패를 경험하고도 또다른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대형사업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주체와 승인기관, 협의기관 사이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비판에만 익숙한 시민단체는 타협엔 너무 인색한 것은 아닐까.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 빅딜’을 성사시켜 주민기피시설인 소각시설을 ‘혐오시설’이 아닌 재정자립도를 올려주는‘생산시설’로 변모시킨 자치단체가 있다. 민간기업보다 한발짝 앞서 ‘환경경영’ 개념을 도입하고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대형 국책사업의 계획 단계부터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전략환경평가제도가 도입되고, 많은 공공기관들이 ‘환경친화적 설계지침’을 자체 마련하고 이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사회가 ‘실패’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고 ‘성공’의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는 방임하고 무임승차하기엔 너무나 많은 부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환경문제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 토양·수질오염 실태 중국 쑹화강의 벤젠 오염 사태가 연일 국제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 전문가들은 이곳의 수질오염에 이은 토양오염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토양의 오염은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수질오염·대기오염으로 이어지며 결국 농작물 피해로 귀결돼 우리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환경부 역시 토양환경보전법을 강화해 토지오염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류저장시설과 폐광으로 인한 토지오염 사례는 곳곳에서 보고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복원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된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된 유류저장시설 1만 1708곳 가운데 258곳은 토양환경보전법에서 정한 오염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은 반드시 토양정화를 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한 곳당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 8000만∼9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된 주유소 땅 1㎡를 완전 복원이 아닌 최소한의 법 기준에 맞추는 데 평균 26만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폐광으로 인한 피해는 사람에게까지 이른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심각하다. 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108개 조사 대상 폐광 가운데 29곳에서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했다. 또 49개 폐광산에서는 카드뮴 등이 섞인 물이 하루에 1995t씩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경남 고성 주민들이 카드뮴 중독 증상인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린 것도 폐광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폐광 주변의 농경지 오염으로 인한 농작물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충청북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폐광주변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농경지 36곳 가운데 7곳에서 납과 카드뮴·구리 등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 검출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폐광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폐광 한 곳을 관리하는 데만 연간 20억∼30억원 이상이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관계자는 “토양이 오염되면 그 복원에는 오염방지에 드는 비용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들게 된다.”면서 “비용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행복한 국민의 삶을 생각한다면 토양오염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특별기고] 공기업에 대한 정부 역할 확실히 하라

    17대 국회 출범 직후 처음 실시된 국정감사를 통해 공기업과 정부산하기관 경영상의 문제점들이 무수히 지적되었지만, 이를 진정으로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는 분명치 않았다.1984년에 시행된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을 제정하면서 설정했던 ‘자율적 책임경영체제 구축’이라는 개혁 목표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 공기업과 정부산하기관의 진정한 개혁은 민영화뿐이라고 믿는 사람도 많다. 공공기관은 진정한 주인은 없고 사공만 많기 때문에 제 아무리 경영혁신을 해도 민간기업보다 나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방만경영, 도덕적 해이 등을 그렇게 문제삼았어도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기업에 대한 소유자로서의 정부 역할과 정체성 상실이 근본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공기업 지배구조는 소유권자로서의 정부 역할을 여러 정부기관에 분산시켜놓아 누구도 책임있는 능동적인 소유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특히 산업정책 기능과 규제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주무부처가 소유권 기능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능들의 역할이 뒤섞이면서 한편으로는 공기업 경영에 대한 일상적인 간섭이, 다른 한편으로는 주무부처와 공기업간 이해관계 공유로 인해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용인하고 방임하는 양면성이 노정되고 있다. 따라서 공기업 개혁을 위해서는 공기업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탓하기에 앞서 소유자로서 정부 역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위한 일종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맨 처음 작성한 ‘공기업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소유자로서의 정부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소유권 기능을 산업정책 및 규제기능과 분리시키는 것이 선결과제다.OECD가 수행한 국제비교 연구에 따르면 주무부처가 공기업의 소유권을 행사하는 지배구조는 낡은 모델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미 많은 국가들이 소유권 기능을 집중화하는 방향으로 공기업 지배구조를 개혁하고 있다. 공기업 소유자로서의 정부 역할을 특정 기관으로 집중시키면 소유권 기능의 전문성 제고는 물론 투명하고 책임있는 공기업 지배구조의 구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정부와 공기업간 이해관계 유착으로 정부가 공기업을 옹호하거나 공기업이 주무부처의 이익을 대변하는 폐해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소유권 기능을 전담하는 기관은 ‘국가는 소유할 뿐이지 경영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곽채기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
  • [시사 키워드] 뉴라이트

    [시사 키워드] 뉴라이트

    이해찬 국무총리가 최근 “참여정부는 기본적으로 중도우파 정부”라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총리는 국회에서 ‘레프트는 개혁이고 라이트는 지키는 것이라는 총리의 기준으로 보면 현 정부의 정체성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그에 앞서 서울대 강연에서 자유주의·중도우파를 표방하는 뉴라이트가 사회 전반에 나서는 것을 ‘문화 지체’라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반된 발언을 했다. ■ 포인트 뉴라이트가 출범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뉴라이트의 바람직한 활동방향과 한계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본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원래 좌익, 우익은 프랑스혁명(1789∼1799) 당시 국민공회에서 온건파인 지롱드당이 의장석을 기준으로 오른쪽 자리에, 급진파인 자코뱅당이 왼쪽에 앉은 것에서 유래됐다. 좌익은 사회주의·급진주의적인 사상을 일컫는다. 우익은 민족적·국수적인 성향을 말한다. 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도 우익이다. 요즘에는 자유방임주의, 자유민주주의, 신자유주의 등을 우파로 본다. 좌파는 평등을, 우파는 자유를 중시한다. 좌파는 사회주의, 분배를, 우파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성장을 추구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을 칼로 무를 자르듯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주의이지만 정책적으로 분배에 역점을 둘 수도 있다. 국가가 시장경제를 제어하는 수정자본주의도 있다. 일반적으로 좌파=진보, 우파=보수라고 보는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진보정당은 있어도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진정한 좌파정당은 존재하기 어렵다. 좌파=진보라면 진보를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을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원래 의미의 좌파로 볼 수 있을까. 본래 의미의 좌파나 우파가 요즘에는 많이 퇴색돼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좌파에서도 진보적 좌파나 보수적 좌파가 있을 수 있다. 이 총리의 발언도 이런 혼용과 혼돈 탓이다. ●뉴라이트란 1980년대에 등장해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이룬 사상이다. 케인스의 복지국가론을 비판하면서 공공정책을 위한 시장기구의 부활과 시민권의 제한이라는 두 가지의 뚜렷한 주장을 담고 있다. 국가 개입의 축소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시장기구를 옹호하고 지나치게 인위적인 평등지향을 배제하고 재산권을 다른 시민권보다 우위에 둔다. 신보수주의라 불리지만 미국의 신보수주의 ‘네오콘’과는 차이가 있다. 네오콘은 강경 보수이고 뉴라이트는 중도적이면서도 개혁적인 성향도 띤다. ●한국의 뉴라이트 한국의 뉴라이트 운동은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좌익, 진보 성향의 인물들의 정계 진출에 회의를 느낀 보수성향의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다. 단체가 여럿 있다. 김진홍(두레마을 대표) 목사를 중심으로 기독교 및 학계 인사들이 이끄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11월7일 출범했다. 이들은 비정치·비영리를 기본으로 하여 가치관 운동, 정신 운동, 도덕성 운동을 지향하며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순수 시민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뉴라이트 네트워크’와 같은 다른 뉴라이트 단체는 정치 참여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자유주의연대’의 신지호 대표는 이 단체를 ‘짝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10월18일에는 뉴라이트싱크넷, 교과서포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의료와 사회포럼, 자유주의연대 등 8개 단체가 ‘뉴라이트 네트워크’를 창립했다. 네트워크는 “정치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에 빠져 국정 혼란을 자초하고, 경제는 반기업 정서 확대와 성장 동력 저하로 자신감을 잃고 있다. 정부가 평준화에 대한 집착으로 창의적 인재 양성을 가로막고 있으며 과거와의 대결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진보를 가장한 포퓰리스트들과 자기 혁신에 게으른 낡은 보수에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떻게 볼 것인가 뉴라이트 운동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일부 보수적인 사람들이 좌편향돼 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누구나 사상의 자유가 있듯이 새로운 조류로 인정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장점을 따서 운동을 하겠다는 새로운 경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허한 이념논쟁이나 정치투쟁에서 벗어나서 진정하게 국민들을 위한 운동을 펴겠다는 대목도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다시 보면 우파의 한 분파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성향이 모호하다는 말을 할 수도 있겠다. 좌파의 재집권 저지라는 목표는 정치 성향을 갖고 있음을 드러내 준다. 중도의 입장에서 사회의 통합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단체가 아니라 결국 회귀점은 보수,‘올드 라이트’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비판이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한나라 “국보법 폐지·反APEC 편향된 교육” 전교조 성토

    한나라 “국보법 폐지·反APEC 편향된 교육” 전교조 성토

    한나라당은 2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최근 파문을 일으킨 전교조 부산지부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반대 교육자료와 관련, 특위를 구성하고 부산 현지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전교조 공세’에 나섰다. ●“학교장 승인안받아… 교육부 방임” 의원들은 이날 문제의 동영상을 함께 본 뒤 전교조 홈페이지에 실린 ‘국가보안법 폐지 수업 자료’를 검토하면서 전교조를 성토했다. 지난달 31일 문제를 제기한 김기현 의원은 “학교장 승인없이 교원단체가 임의로 교육했고 교육부는 이를 방임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제주 4·3사건 수업자료에는 인두로 지지고 목을 매다는 장면 등 끔찍한 삽화가 있고 심지어 여기에 대글을 달라는 교재도 있다.”며 “특히 ‘악법 폐기 수업안’에는 고무찬양의 노래도 들어 있는데 아이들에게 이런 편향된 의식화교육을 주입하는 것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우리아기 반듯이 키우기 특위´ 구성 한나라당은 ‘우리 아기 반듯이 키우기 특위’를 구성키로 하고 전교조 자료의 교육 시행 여부, 교육감의 대처 등 진상을 파악한 뒤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전교조 공세’가 정체성 공방으로 비칠까 경계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표는 의총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반(反)APEC’ 동영상은 정치문제가 아니라 인간을 잘 기르고 예의를 가르치는 진정한 교육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색깔론으로 치부해 공방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가세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정쟁 문제가 아니다.”며 “학부모 입장에서 절절한 심정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학대아동 두번 울리는 ‘보호격리’

    학대아동 두번 울리는 ‘보호격리’

    중학교 1학년 지은(13·여·가명)이는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하다 지난 2003년 보육원에 맡겨졌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한 뒤 술만 마시면 주먹을 휘둘렀다. 지은이는 그런 아버지라도 같이 있는 게 좋았다. 아동학대예방센터는 본인의 뜻을 존중, 지난해 지은이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얼마 뒤 다시 찾은 지은이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우울·불안 증세를 보였다. 아버지는 때리지 않는 대신 “너같은 아이는 키우고 싶지 않으니 나가라.”라는 등의 욕설을 하고 밤 늦게까지 혼자 있게 했다. 심지어 딸의 몸을 더듬거나 자기 몸을 만지게 하는 등 전에 없던 성학대까지 했다. 결국 예방센터에서는 지은이를 다시 피학대아동으로 관리하게 됐다.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이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돌려보낸 게 잘못이었다. 가정에서 학대받는 어린이·청소년을 일시적으로 부모로부터 떼어놓는 격리·보호기간 중에 치료·보호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다시 학대를 받거나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앙아동학대예방센터 한지숙 교육홍보팀장이 최근 한국아동학회 학술지에 발표한 ‘피학대 아동의 가정복귀 후 심리행동적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서 밝혀졌다. 한 팀장은 2002년부터 2003년까지 하루 이상 격리보호를 받고 가정에 돌아간 만 11∼17세 피해자 54명을 추적조사했다. ●보육원서 보호 못받아 원생들과 가출 A(16)군은 격리보호를 받는 중에 문제의 정도가 심해졌다. 아버지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해 가출을 반복했던 A군은 보육원에 들어왔지만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해 다른 아이들까지 데리고 가출을 해버렸다. 연구팀은 “어떤 이유로든 아동이 가정 밖에 있거나 친부모로부터 분리되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문제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보호기간 중 부모, 친인척과 한번도 만나지 않고 다시 가정으로 되돌아간 피해자는 38.9%나 됐다. 특히 보호기간 중 피해자와 보호자의 문제행동을 치료하기 위한 서비스가 크게 미흡했다. 보호기관에 들어올 때 이미 문제행동을 하고있던 피해자가 전체의 53.7%나 됐지만 치료를 받은 경우는 27.8%에 불과했다. 알코올 중독 등 문제를 갖고 있는 보호자 53.7% 중 치료를 받은 사람은 13.0%에 지나지 않았다. 학대자인 부모가 ‘부모교육프로그램’을 받은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 집으로 돌아간 어린이·청소년들은 심리적인 부적응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집에서 심리적 위축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대한 평균점수(가장 심한 수준 3점)는 1.41점, 우울·불안에 대한 평균은 1.40점이었다. 연구팀은 “자기보고식 설문이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좋게 응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가해자평가·친권박탈제 도입해야 돌아간 아동들이 다시 학대를 받는 빈도는 ‘1주일에 1∼2차례’를 가장 높은 5점으로 설정했을 때 평균 1.46점으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신체학대는 평균점수가 1.17점인 데 반해 정서학대 1.64점, 방임 1.55점으로 한번 적발된 적이 있는 보호자들이 외상이 남지 않는 형태로 교묘히 학대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외국의 경우 법정 판결을 받고 격리 보호하고, 정기적으로 가해자를 평가해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 친권을 박탈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규정이나 체계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전문 상담인력과 보호장소가 부족해 보호 중일 때는 물론이고 가정으로 돌아간 뒤 사후 관리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미션

    [영화속 수능잡기] 미션

    영화 ‘미션’은 1750년대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의 접경 지역에서 ‘과라니’족을 선교했던 예수회 선교사에 대한 이야기다. 당시는 유럽의 강국이 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남아메리카에 영구적인 식민사업의 기반을 다져가는 때였다. 영화의 소재가 되는, 폭포 위에 위치한 원주민 선교회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식민지의 구획 정리가 필요하던 곳이었다. 주인공 가브리엘 신부가 선교한 그 부락은 지리적으로 애매한 접경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먼저 개척한 교회측의 승인 없이는 누가 그곳을 정치적으로 지배할지 미정으로 남아 있던 것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당국자들은 어차피 둘 중 하나가 지배할 터이니 싸울 것 없이 교회의 판가름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원주민의 의견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 즉 자결권(自決權)이 없다. 모든 것은 바깥 세계의 힘의 논리에 따라 이루어진다. 교회는 원주민을 무차별 학살하거나 노예로 전락시키고 평화로운 마을을 모두 불태워버리는 것을 방임하게 된다. 표면적으로 교회는 미지의 땅, 야만의 땅을 문명화시키겠다는 미션(임무)을 내세우지만 따지고 보면 그것은 신대륙에서 이권을 챙기겠다는 속셈을 미화한 것에 불과했다. 제국주의자들은 세계를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 구도로 파악했다. 야만인들을 문명화하는 것이 백인들의 의무(mission)라는 명분까지 내걸고 식민지 정복의 길로 나선 것이다. 영국의 탐험가 스탠리는 아프리카를 가리켜 ‘암흑의 대륙’이라고 명명했다. 우리는 빛이고 너희들은 어둠이다. 우리들은 이성이고 너희들은 미신이다. 우리는 문명이고 너희들은 야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너희들을 우리와 같이 계몽시키겠노라.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의 명분은 그럴싸하다. 한 민족과 국가를 침탈하는 것이 아니라 한 민족과 국가를 개화시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너희들은 스스로 근대화를 추진할 만한 자생적 능력이 없으므로 우리가 너희들을 근대화시키겠다는 것이 식민주의자들의 궤변이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전통은 전근대적인 것이 되고 전통적 믿음은 미신이 되며, 과학이 아닌 것은 모두 비이성적인 것이 된다. 제국주의의 비뚤어진 시각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서구의 폭력적 계몽주의가 이제는 우리 안에도 자연스럽게 내면화되었다는 데 있다. 우리는 스스로 열등한 존재로 인식하면서 우리 자신을 야만으로 규정하는 몰주체적인 사고방식이 그것이다. 서양인처럼 노랗게 염색한 머리, 토속적인 음식보다는 서양음식에 대한 선호,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면서도 서양인들은 세련된 존재로 보는 우리들의 태도가 우리 안에 깊숙이 각인된 서구우월주의를 말해준다. 롤랑 조페 감독, 로버트 드 니로,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1986작. 김보일 서울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도쿄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도쿄 시내 시오도메의 덴쓰빌딩 47층 ‘지팡구’나 시내 한복판 도쿄돔호텔 4층의 ‘유교안’ 등 고급식당은 요즘 예약이 어려워졌다. 골프장의 부킹도 힘들어졌고, 할인요금은 사라졌다. 장기 불황시대와 대비되는 풍경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나 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 등은 여전히 어렵다.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 지표와 소비·생산·수출 등도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것이 장기불황의 터널 끝에 서 있는 일본이다. |특별취재팀|최근 1∼2년 사이 도쿄의 스카이라인이 확 바뀌고 있다. 도쿄 시내의 시오도메, 롯폰기, 시나가와 등에는 40층 안팎 초고층 빌딩들이 재개발이나 도시정비 사업으로 속속 들어섰다. 요즘은 도쿄역 부근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동안 10∼20년 후를 대비한 상징적 모습으로 꼽힌다. 국회 주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개혁정책의 결정판이라는 우정사업 개혁문제로 시끄럽다. 고이즈미 총리가 중의원 해산까지 시사하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집권 자민당내 ‘우정족’ 의원을 중심으로 한 108명이 야당인 민주당과 연대 운운하며 결사적으로 반대한다.19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를 연장하자는 주장과 우정민영화 절충론이 9일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집권 5년차로 들어선 ‘고이즈미 개혁’은 곳곳의 철밥통을 깨고 있다. 사법개혁, 도로공사 민영화, 연금개혁, 국립대학 등의 특수행정법인화, 기초자치단체의 대대적 합병 등이 숨가쁘게 이뤄졌다. 공무원들도 실적주의가 도입되고, 국회 직원 수도 대폭 축소된다. 그런 탓에 인사, 돈, 정보의 3대 축으로 이뤄지던 낡아빠진 파벌정치도 크게 약화됐다. 민간부문도 낡은 것을 벗어던지는 변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흥 인터넷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32) 사장 등 30∼40대의 야심찬 기업가들이 인수·합병 등을 앞세워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기업·가계 등 전 부문이 “패전 60주년을 맞아 패러다임을 확 바꾸겠다.”는 의지가 넘쳐난다. ●거품과 비효율이 제거된 10년 유명한 온천휴양지인 이즈반도 해안지대에 가면 폐업했거나 휴업 중인 중규모 호텔들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거품경제 시절 과도한 접대비로 회사나 각종 단체의 연수, 회식 등의 ‘이벤트 손님’이 사라진 것이 이런 현상을 촉발한 것이다. 기업들도 대전환기를 맞았다. 현재 기업들은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체력을 강화한 뒤 고용을 다시 늘리는 ‘선순환적’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노무라증권연구소의 와코 주이치 수석연구원은 분석한다. 아시아경제연구소 히라쓰카 다이스케 지역통합연구그룹장도 “지난 10여년간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거품붕괴는 미국의 베트남전 패전과 같은 충격이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통신사 특파원 출신의 자유기고가 도쿠모토 에이치로는 “학연이나 지연, 파벌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사라졌다.”며 “능력에 의해 경쟁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특히 IT업체의 창업이 활발해지며 기득권적인 기업구조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피드 경영의 싹이 보인다 일본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물건을 사고 배달을 요청하면 1주일 정도 기다려야 하던 것은 옛말이다. 급행료를 내면 다음날 혹은 당일도 배달된다. 관청이나 기업, 은행 등도 민원을 신청하면 종전엔 1∼2주일가량 기다려야 했으나 지금은 빠르게 해결되는 곳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스피드 경영도 요즘 기업들의 화두다. 도요타자동차의 오쿠다 히로시 회장은 95년 사장 취임 때 “해외사업을 위해 스피드를 향상시켜야 한다.”며 스피드 경영을 진두지휘, 오늘의 초일류 자동차 기업을 일궈냈다. 한 발 앞서 문제점을 개선하고,1초도 아낀 부품조달 등으로 속도를 높인 것이다. 일본인만에 의한 기업경영도 옛말이 됐다. 도요타·닛산·혼다·미쓰비시·마쓰다 등 5대 자동차 업체 중 닛산 등의 3개사 최고경영자가 한동안 외국인이었다.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소니도 22일 주주총회에서 미국인인 하워드 스트링거를 회장으로 정식 추대한다. 스피드 경영은 일본 최대 IT재벌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온라인 쇼핑몰 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등 신세대 벤처기업인들이 선도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거품붕괴 이후 위기경보 강화돼 요즘 마루젠이나 기노쿠니야 등 대형 서점에 가면 ‘허구의 경기회복’,‘국가재정파탄’,‘희망격차사회’‘이극화 일본’ 등 향후 일본경제의 위기를 경고하는 서적들이 넘쳐난다. 거품붕괴 뒤 일본에선 ‘위기에 대한 경보’가 발달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일반적이다. 거품경제 내내 언론이나 분석가들이 일본의 장밋빛 미래만을 찬양하다가 거품이 붕괴되자 그 반성으로, 사전 경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 아나운서인 오노 게이코는 “지난해 시중에 경제가 좋다는 책들이 넘쳤는데 실제 GDP는 2분기나 마이너스였다. 반면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책들이 주류다. 그것은 경기가 좋다는 방증”이라고 소개했다. ●후유증, 그늘도 많이 남겼다 5월말 도쿄도 시나가와구의 오이마치역 인근의 라면가게와 술집 밀집 골목은 오후 7시인데도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았다. 실직이나 비정규직 전환 등의 서민들에게는 장기불황 후유증이 큰 것이다. 장기불황의 그늘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들이 10여년 동안 고용을 기피,“생산직은 물론 사무직, 연구소도 91년 이후 신입사원 선발을 안한 곳이 많아 기술·기능 전수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10년 이상 된 사원이 오차 심부름을 하는 곳이 많다.”라고 환동해권 경제연구소 에리나의 미무라 미쓰히로 연구원은 우려했다. 글로벌화 부작용도 극복해야 한다. 도요타자동차·소니 등 굴지의 대기업에는 미국·중국 등 다국적 사원이 많다. 대부분 영어로 이뤄지는 회의에서 ‘사원간 의사소통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정사원, 계약사원, 촉탁사원, 파견사원 등 사원제도가 복잡해지면서 조직 화합이 어려워진 것도 큰 숙제로 부상했다. 양극화가 심화된 것도 사회적 과제다. taein@seoul.co.kr ■ ”日은 대수술 막 끝낸 환자” 후카가와 도쿄대교수 인터뷰 |특별취재팀|“일본경제는 커다란 수술을 받은 직후의 환자 같은 상황이다. 연간 0∼2%의 성장을 할 수는 있게 됐지만 그나마 이전 같은 고성장은 없을 것이고 미국·중국 등의 외부 충격에 약하다.” 후카가와 유키코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학교 연구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일본 경제의 상태를 이같이 요약했다.10여년의 장기불황 기간 중 중반까지는 재정의 과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으로 우왕좌왕했지만, 이후 실효적인 개혁이 시작되면서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후카가와 교수는 “7년 정도는 잃어버린 것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기간과 이후 기업·가계 부문의 의미있는 개혁들도 진행됐고, 제조업이나 은행 등의 부채 처리가 잘 되면서 전체적으로 개혁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기간 일본을 부정적으로 짓눌렀던 학벌지배 현상이 약화되는 등 체질개선이 많이 이뤄진 것으로 진단했다. 오랫동안 도쿄대 법학부 출신들이 경제부처를 좌지우지했으나 세계적인 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갖춘 경제분야 인재들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부실기업과 구조조정이 늦어진 기업들이 망해도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할 법 정비도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주가가 저평가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쓰러질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주가는 지금 정도가 적당하다.”면서 주가 저평가론을 부인했다. 나아가 지금까지는 시장을 공업기술이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마케팅이나 소비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스피드로 제품을 만들어 성공했다.”며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만성병이 천천히 진행되는 것처럼 일본의 위기가 그렇다는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일본은 ‘조용히, 천천히 성장하는 사회’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이다. 그러면서 환경기술에서 프런티어 정신을 발휘할 경우 제1의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진·태풍 등 환경·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발달시킨 환경·기상기술 등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750조엔에 이르는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taein@seoul.co.kr ■ 김상연기자의 “일본은 있었다” “일본의 사정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쇼군은 군병의 일을 힘쓰지 아니하여 사람들이 포성을 들으면 어쩔 줄 몰라하였습니다.” 지난달 16일 특별취재를 위해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머릿속은 1636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임광과 인조(仁祖)의 대화로까지 달려 올라갔다. 일본 근대화의 배아를 잉태했던 그 도쿠가와 막부시대로부터, 근대화를 완성한 120년 전 김옥균(金玉均)의 황망한 도일과 40년 전 김종필(金鍾泌)의 다급한 방일, 그리고 21세기 대명천지에도 현재진행형인 독도, 야스쿠니 등등…. 번잡한 상념이 무색하게 비행기는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나리타공항에 착륙했다. ●개별과 집단 사이… 도쿄시내 남쪽 시나가와역에서 처음 맞닥뜨린 거대한 인파는 이방인을 익사시킬 것만 같다. 바쁜 걸음으로 각자의 방향으로 돌진하는 사람의 물결은 윌리엄텔 서곡 2부의 리듬을 연상시킬 만큼 일관성 있게 빠르고 역동적이다. 그러나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풍경은 돌변한다. 식객의 주류는 혼자서 밥 먹는 사람들. 다른 사람한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후다닥 먹고 서둘러 나간다. 전철역 인파를 보고 ‘일본은 있다.’고 하고, 식당안을 보고는 ‘일본은 없다.’고 하는 건가? 식당안의 그저그런 ‘나카무라’들이 고니시 유키나가나 이토 히로부미 같은 ‘촉매’를 만나면 전철역의 위협적인 검은부대로 변신하는 건 아닐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 아무리 붐벼도 열차에서 승객이 내리기 전에 몸을 밀치며 올라타지 않는 사람들. 도로에선? 횡단보도를 밟고 선 자동차는 없다. 자로 잰 듯 정차해 있다가 일제히 평행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행렬. 각박함이 지배했을 법한 ‘잃어버린 10년’도 일본인의 소프트웨어 진보는 막지 못했다. 계층과 빈부를 막론하고 국민 전체가 한몸처럼 움직이는 질서의 소프트웨어는 오랜 시간에 걸친 축적의 발현일 것이다. 그것이 메이지(明治)유신에서 발원한 전체주의적 교육의 소산이든,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두려워하는 일본인 특유의 DNA 때문이든. ●전통과 외래 사이… 서울보다 사람이 많다는 도쿄지만 식당 간판이나 인테리어 디자인만큼은 전통 일본풍이다. 그러나 시부야 같은 번화가는 ‘자본주의의, 자본주의에 의한, 자본주의를 위한’ 일본의 다른 얼굴이다. 고층빌딩들의 앞면에 매달린 대형 광고전광판에서부터 바닥에 엎드린 소규모 상점들의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볼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소리가 소리를 누르기 위해 더 큰 소리를 동원하는 메커니즘은 초기 자본주의의 원초적 경쟁을 연상시킨다. 전통과 외래가 자본이라는 동질의 목표를 향해 각개약진하는 모습은 불안하면서도 절묘하다. 인상적인 점은 억압보다는 방임으로 균형을 맞춰 가고 있다는 것. 여고생들이 미니스커트에 가까운 교복을 거리낌없이 입고 다니는 광경에서 전통과 외래의 절묘한 ‘팽창 시너지’가 느껴졌다. “그래, 일본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일본은 있었습니다. 언제든 계기가 주어지면 무섭게 뭉칠 수 있는 잠재력이 엿보였습니다. 방비를 게을리 하다간 장래에 큰 화가 다시 닥칠까 심히 염려되옵니다.” carlos@seoul.co.kr ■ 도움 주신 분들 이번 한·일 수교 40주년 특별기획에 도움주신 분들을 2회에 걸쳐 싣습니다(무순입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자민당 중의원(부간사장) ▲구사노 다다요시(草野忠義)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국장 ▲다카하시 요시오(高橋由夫)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부국장 ▲구마가이 겐이치(熊谷謙一)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국제국장 ▲무쿠타 사토시(田哲史)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환경·기술본부장 ▲마스다 기요시(益田淸) 도요타자동차 이사 환경부장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도쿄대학교 대학원 교수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자민당 참의원 ▲기타하시 겐지(北橋健治) 민주당 중의원(역원실장) ▲미카즈키 다이조(三日月大造) 민주당 중의원 ▲기타지마 가즈토시(北嶋一甫) ㈜기타지마 시보리 제작소 사장 ▲오이케 가즈오(尾池和夫) 교토대 총장 ▲사사키 미사오(佐佐木節)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교수 ▲나카무라 가즈야(中村一也) 교토대 총장 비서실장 ▲사고 노리치카(佐合紀親) 오사카대 우주물리학 박사 ▲다카하시 도루(高橋徹)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박사후 과정(오사카대 핵물리학 박사) ▲이시무라 시게이치(石村繁一) 남코(NAMCO) 사장 ▲히라이 아쓰오(平井淳生) 경제산업성 상무정보정책국 정보통신기기과 과장보좌 ▲나카지마 구니오(中島邦雄) 정책대학원대학 교수 ▲오카타 야스오(緖方靖夫) 일본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국장, 참의원 의원 ▲오모카와 마코토(面川誠) 일본공산당기관지 新聞赤旗 외신부 기자 ▲노히라 신사쿠(野平晋作) 피스보트 공동대표 ▲다나카 쓰네유키(田中恒行)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노동정책본부 기획조사그룹장 ▲스즈키 아키히코(鈴木明彦) UFJ종합연구소 조사부 수석연구원 ▲이노우에 사토시(井上哲) 인사원 직원복지국제과 주임국제전문관
  • 풀어보세요! 실제 중간고사 이색 문제

    이번 중간고사에서는 기존 학교시험에서는 볼 수 없던 문제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과목에 따라 본고사를 연상케 할 정도로 까다로운 문제가 한두문제 출제되기도 했다. 서울사대부고는 수학에서 풀이과정을 쓰는 문제와 증명 문제를 냈다.‘A가 양수이고 B가 음수일 때 A×B가 음수임을 증명하라.’ 등의 문항 6개 가운데 2개를 골라 증명하는 문제였다. 대원외고도 풀이과정을 쓰는 서술형 문제가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늘어 6개가 나왔다.‘자연수 n을 10으로 나눈 나머지를 f(n)이라 나타내고 An=f(n1/3)-f(n)이라 할 때 A2005-A2004의 값을 구하라.’는 문제는 ‘약수’의 개수를 함수 개념을 응용해 풀어야 하는 고난이도 문제였다. 진선여고에서도 ‘실수 a,b에 대하여 a>b>0,a+b=1일 때, 세 수 A=1/2,B=b,C=a1/3+b1/3의 대소관계를 구하되 풀이과정을 자세히 서술하라.’ 등의 서술형 주관식 3문항이 각각 10점씩 배점됐다. 대원외고 국어시험에는 원고지 45장 분량의 지문이 등장했다. 소설가 박완서의 ‘그 여자네 집’에서 발췌한 긴 지문을 주고, 지문에 나타난 역설과 반어의 개념을 묻는 문제, 지문의 요지를 삽입시와 비교해 그 의미를 20자 내로 서술하라 등의 까다로운 문제들이 나왔다. 영어는 어법 문제와 문장을 쓰는 주관식 문제가 눈에 띄게 늘었다. 휘문고와 숙명여고에서는 지문을 주고 주제를 묻거나 등장인물의 행동 이유를 묻는 기존의 객관식 문제 유형을 영어 문장을 쓰는 주관식으로 응용해 출제하기도 했다. 지문을 주고 ‘마이클이 왜 지각을 했는지 10단어 이내로 써라.’ 하는 식이다. 구정고는 물리 과목에서 실험 결과를 나타내는 수치 자료를 주고, 의미를 해석하라는 문제를 냈다. 숫자를 나열한 원자료를 가지고 x축과 y축의 개념을 잡아 그래프를 그린 뒤, 힘·질량·가속도의 관계를 이용해 해석하도록 하는 문제였다. 그래프 그리기와 자료해석에 각각 3.5점과 4점씩 배점됐다. 방산고 사회 시험도 지엽적인 암기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포함됐다.‘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자유방임주의의 결과로 나타난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아는대로 쓰라.’는 문제였다. 한 페이지 가득 설명돼 있는 내용을 학생 나름대로 요지를 뽑아 재구성해 5∼6줄 설명까지 곁들이도록 했다. 빈부격차, 경제불안, 실업 증가, 환경 오염, 독과점의 횡포 등 7가지로 정리되는 사항 가운데 4가지 이상을 정확히 쓰면 만점인 7점,3개는 5점,2개는 3점을 줬다.4개 이상을 썼더라도 ‘경제불안, 대공황, 실업’ 등과 같이 분류상 같은 개념으로 겹치는 답은 묶어서 1개로만 인정하는 채점으로 변별력을 높였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큐! 아름다운 노년] ④ ‘사각지대’ 학대받는 노인

    [큐! 아름다운 노년] ④ ‘사각지대’ 학대받는 노인

    며칠 전 부산 동래구에 사는 안광순(67·가명) 할머니는 아들의 ‘협박’에 시달리다 결국 병원신세를 졌다. 그동안 전화로 ‘못할 소리’를 하던 아들이 집에 찾아와 재산 명의변경을 요구하며 온갖 협박과 행패를 부렸다. 이에 놀란 안씨는 곧바로 부산 서부 노인학대상담센터 노인 임시보호실로 피신했다. 상담센터에서는 평소 건강이 안 좋은 안씨를 병원으로 인계했다. 산업화, 도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노인학대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온갖 정성을 기울여 키운 자식들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무시를 당하는 일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노인문제 전문가들은 동물과 달리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인간의 윤리·도덕의식이 극도로 엷어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한다. 한국노인문제연구소 박재간 소장은 24일 “지금 한국사회는 노인을 부양하는 가족기능이 현저히 약화된 사회”라며 “사회보장제도가 성숙되지 않는 한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해자 85%이상이 친족 노인학대상담센터 김은주 소장은 “가정폭력과 마찬가지로 노인학대의 가해자도 85% 이상이 친족이다.”고 밝혔다. 아들 며느리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같은 노인학대는 부모가 자녀를 가해자로 신고하는 것을 꺼리고 있어 은폐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 상황에 비춰 신고되는 노인학대건수는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노인학대상담센터가 밝힌 노인학대 가해자 현황(2004년도)을 보면 1477명의 노인학대 가해자 중 아들(701명)·며느리(403명)가 무려 74%를 차지하고 있다. 딸(146명)과 배우자(103명)가 뒤를 잇고 있다. 이처럼 노인학대가 아들·며느리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이들이 부모를 모시든, 안 모시든 부양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소장은 “아들과 며느리가 특별히 못된 사람이라기보다는 부모나 다른 형제로부터 기대와 요구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매 맞는 것만 노인학대가 아니다 노인문제연구소 박 소장은 “구타·내버림만 노인학대가 아니다.”면서 “물질·정신·정서적 학대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인학대는 이외에 언어적, 성적 학대까지도 포함된다. 여성노인은 정서·언어·신체적 학대를, 남성노인은 방임 또는 경제적 학대를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노인들이 농촌노인보다, 질병이 있는 노인이 없는 노인보다 학대에 더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학대 상담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2038건의 학대유형 가운데 정서·언어적 학대가 신체적 학대보다 훨씬 심각했다. 신체적 학대가 390건인 반면 언어적, 정서적 학대는 각각 440건,463건으로 오히려 더 많았으며 경제적 학대도 232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소장은 “노인학대를 광의로 해석할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 420만명 중 60∼70%가 이런저런 이유로 학대를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적 독립성을 잃고 자식에게 의지하고 있거나 중풍·치매 등으로 부양을 받고 있을 경우 학대의 위험요소는 더 커진다. 분당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는 “가족간 역할이 바뀌면서 학대가 자주 발생한다.”면서 “이런 경우 가족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신이 학대하는 줄 모르고 학대하는 경우도 많다.”며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선진국 높은세금 ‘노후연금’ 으로 인식 노년기에 경험하는 학대는 노인의 삶 자체를 혼란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절망적인 상황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피해 노인들이 심한 정신적 충격을 이기지 못해 삶을 포기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박 소장은 “한국은 노인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며 “이는 노인부양기능이 상실됐고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웨덴·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은 현재 노인들의 천국이나 다름없지만 30∼40년 전만 해도 노인자살률이 높았다. 완벽에 가까운 사회보장제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자살률을 잡은 것이다. 따라서 노인학대를 예방하는 첩경은 부양문제를 가정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국가사회가 떠맡아야 한다. 박 소장은 “국가가 자녀소득에서 일정 부분을 떼내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면서 ‘사적 부양’에서 ‘공적 부양’으로 제도를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스칸디나비아는 국가가 봉급생활자 소득의 48%, 의사나 변호사는 60%까지 떼고 있으나 조세저항은 거의 없다. 자신의 소득에서 뗀 돈으로 국가가 자신의 부모를 부양해주기 때문이다. 자신도 늙으면 이런 형태로 노후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한몫하고 있다. ●독립성 유지가 가장 좋은 대안 노인학대는 가정폭력의 하나로 단발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점진적 발전을 보이며 재발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노인들의 보호쉼터나 그룹홈 등 대안적 주거시설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노인 스스로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학대를 방지하는 지름길이다. 노인들이 육체적, 경제적 독립성을 가질 때 노인학대는 사회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현재의 노동환경처럼 생산성, 효율성 등으로만 접근하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제는 기업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회적 책임이란 컨셉트로 파트타임 등 노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월 30만원이면 노인들의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고 김 소장은 말했다. 노인학대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상담센터 확충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국가에서 지원하는 노인학대예방센터(1389)는 서울과 부산 등 16개 광역자치단체에 1곳씩만 설치돼 있다. 민간단체가 있긴 하지만 폭주하는 노인학대 문제를 상담하고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노인학대는 개인적인 문제나 특정 연령층에만 국한된 지엽적인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고령화·고령사회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권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대받는 노인들의 의식전환도 필요하다. 자식에게 어떤 피해가 갈까봐 숨기고 속으로 끙끙 앓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 소장은 “학대를 받고 있는 노인들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쉬쉬해서는 안된다.”면서 “신고·상담 등을 통해 밖으로 끄집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려야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신고·상담 어떻게 하나 Q)노인학대 신고 및 상담 긴급전화는. A)노인학대 신고 긴급전화는 1389번으로 24시간 핫라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번없이 1389번만 누르면 관할 노인학대예방센터 상담원과 연결돼, 즉시 상담 서비스가 이뤄진다. 이동전화를 사용할 경우에는 지역번호+1389번을 눌러야 한다. Q)노인학대 신고는 누가 해야 하나. A)학대 피해노인이 직접 신고하거나 가족 및 친지, 이웃, 관련기관 종사자 등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 특히 ▲의료인(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장애노인에 대한 상담·치료·훈련 또는 요양을 행하는 자 ▲가정폭력 관련 상담소의 상담원 및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종사자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등은 노인학대 의심사례를 발견했을 경우 반드시 신고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Q)노인학대를 신고하면 어떤 서비스를 받나. A)신고접수된 노인학대 의심사례는 상담원(노인학대행위조사원증 발급)의 현장조사를 거쳐 적정한 보호조치가 이뤄진다. 응급한 사례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12시간내에, 단순 노인학대 사례는 48시간내에 현장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신화작가 이윤기 산문집 ‘시간의 눈금’

    신화작가 이윤기 산문집 ‘시간의 눈금’

    지난해 초겨울 즈음이었나.‘신화 작가’ 이윤기(58)와는 도통 연락이 닿질 않았다.“휴대전화도 놔두고 산 속으로 글 쓰러 갔다.”는 가족의 변명 같은 전언만 들었을 뿐. 그렇게 겨우내 시간을 쪼개 손질해낸 작품이어서일까. 새로 내놓은 산문집 ‘시간의 눈금’(열림원 펴냄)에는 그가 ‘관록의 자’로 가지런히 정렬한 사유의 흔적들로 꽉 찼다. 그런데 신기하다. 작가의 신변잡기에서 출발한 이야기들의 외양은 반듯반듯 줄을 섰는데, 사유의 반경은 더없이 분방하다. 일곱 번째인 이번 산문집에 실린 글은 모두 53편. 틈틈이 여투어 두었거나 여러 지면에 실었던 것들을 한데 묶었다. 맺힐 것 없이 술술 책장이 넘어간다. 그도 그럴 것이 책 속에서는 소설가, 신화학자, 번역가로서의 작가 이력만큼이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화제들이 연달아 바통 터치한다. “천년 혹은 이천년 전 이야기를 읽어야 행복감을 느낀다.”고 스스로 단언하듯 신화학자로서의 치열한 사유 흔적이 맨먼저 시선을 뺏는다. 신화가 시간이 흘러흘러 문화로 굳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웅변하는 것도 그대로 ‘이윤기 스타일’이다. 예컨대 혼자 몸으로 ‘하늘님’의 아들 셋을 낳아 지탄받았던 몽골 전설 속의 여인 ‘알랑 고아’(작가의 몽골 애정은 매우 각별하다.) 이야기. 이 신화적 모티프가 후세에 다른 공간들에서는 상상의 날개를 달고 얼마나 다른 문화로 모양새를 바꾸는지, 해박한 신화지식을 동원해 결론을 끌어내는 식이다. 생명과 문명의 시원을 생각하는 글이 없을 리 없다.“마른 말똥을 주워 불을 피우고 밥을 데워 먹어도 나는 조금도 초라해지지 않는다.”고 느낀 몽골의 한적한 초원에서 그리스와 로마를 여행하는 사람들을 향해 “AD와 BC 같은 건 잊어버릴 것”을,“온가슴으로 고대와 만날 것”을 권한다.“변하지 않는 것은 ‘오래된 미래’이기도 하고 ‘장차 올 과거’이기도 하다.”는 작가는 그 자신 “어제와 내일이 혼재하는 시제, 즉 ‘예스터-모로(yester-morrow)’를 살며 어제와 내일의 이음새가 되고 싶다.”고 적었다. 허락을 받아 작가의 서재 이곳저곳을 뒤져보는 듯싶을 때도 있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아놓았다는 동몽골 초원의 청명한 코호르 강 등 여행길에서 손수 찍어모은 사진들도 간간이 보인다.1남1녀를 ‘트랜스 플랜테이션’(그가 이름붙인 이른바 ‘자식 옮겨심기’)에 성공한 그 나름의 ‘자유방임형’ 교육방식과 가족관(89쪽),3년 전부터 양평 시골집 텃밭에다 “회초리 같은 묘목”을 심으며 땀의 진가를 배운 노동예찬(246쪽) 등은 작가 삶의 진면목을 확인하게 되는 글들이다.98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시론] 의료이용 형평과 건강보험 사명/이상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센터 소장

    양극화의 심화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빈부격차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는 없다. 경쟁이 있는 한, 승자와 패자가 있게 마련이다. 다만 정도가 문제가 된다. 승자가 너무 많은 것을 가진다면 사회는 정의와는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이다. 승패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승자와 패자 사이에 분배 몫이 사회적으로 합의될 수 있는 정도로 일정하게 좁혀진다면 그 사회를 정의로운 사회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제주도 관광을 하는 사람 중 누구는 특급호텔에서, 누구는 민박집에서 숙박을 한다. 자신이 민박을 한다고 특급호텔에 머무는 부자들을 비난하는 관광객은 거의 없다. 그 정도의 차이는 수용할 만하기 때문이다. 반면 위암에 걸렸는데 어떤 이는 부자라서 최고의 병원에서 최상의 진료를 받고 다른 사람은 가난해서 치료를 못 받거나 시골병원을 전전한다면 이것을 수용할 수 있겠는가? 이것을 수용하거나 수용을 강요한다면 그 사회는 정의에 대한 최소한의 개념도 없는 희망 없는 사회임에 틀림없다. 한 사회의 구성원은 누구나 소득, 교육수준, 거주지역, 성별 등에 관계없이 차별 없는 의료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이것이 의료이용의 형평성이다. 정부 주도로 의료를 제공하는 국가들뿐만 아니라 의료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대다수 유럽 국가들은 의료이용의 형평성을 달성하기 위해 정치·정책적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지난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국민 의료보험제도를 시행한 지 겨우 15년이 지났으며 의료이용의 형평성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진다. 현행 건강보험의 보장성은 진료비의 56%만을 보장하여 멕시코를 제외하면 OECD 국가 중 꼴찌다. 그런데 최근 경제부처 일부를 중심으로 의료산업 발전론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제약산업은 1조 6000억원(2003년 기준), 의료기기산업은 8000억원의 무역수지 적자를 보였다. 이들 산업분야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의료서비스를 산업으로 간주하고 시장경쟁과 일반 산업분야의 지배적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자는 데서 발생한다. 경제부처와 자본측의 주장과 논리대로 가자면 필연적으로 기존 국가보건의료체계와 의료보장제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고 형평성 가치도 사라지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부자-민간보험-영리고급병원’과 ‘서민과 빈민-건강보험-일반병원’으로 의료제도가 계층화될 것이다. 또한 현재 GDP의 6.2%에서 통제되고 있는 국민의료비도 급증하게 될 것이다. 이는 사회 전체적으로 대단히 비효율적인 방임적 의료체계가 탄생하는 것이며 GDP의 14%를 의료비에 쏟아붓고도 보건지표가 변변치 않은 미국의 낭비적 의료체계를 뒤따르는 것이 된다. 그렇다고 의료서비스의 산업적 성격을 외면하자는 것은 아니다. 보건의료분야의 고용창출과 의료서비스 경쟁력 제고는 우리 모두의 과제다. 그러나 1000억원도 안 되는 해외원정 진료비를 1조원이라고 근거없이 과장하고, 세계적 수준인 국내 의료기술을 싱가포르에 빗대어 경쟁력 없는 것처럼 폄하하는 것 등은 사실 왜곡이다. 경제부처 일부와 보수진영의 이러한 주장은 정책목표의 달성보다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와 ‘국민의료비의 급증’이라는 엄청난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형평성 가치의 추구라는 큰 원칙을 견지하는 가운데 고용창출과 의료서비스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옳다. 이를 위해서라도 건강보험 보장성의 획기적 강화와 노인요양보험의 도입이 절실하다. 건강보험이 국민건강권의 보장과 형평성 가치의 추구라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상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센터 소장
  • “한국의 경제침체는 美 우파정책 도입 때문”

    “한국의 경제침체는 美 우파정책 도입 때문”

    우리 경제가 투자부진과 실업에 시달리고 있는 원인은 좌파정책이나 반미주의가 아니라 미국식 자본주의라는 자유방임주의 정책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싱가포르 국립대 경제학과 신장섭 교수는 이같은 내용의 ‘기업집단과 경제정책’이란 논문을 25일 낙성대경제연구소가 주최하는 ‘중진국 함정 속의 한국경제’ 토론회에서 발표한다. 신 교수는 미국식 교육에 젖은 경제엘리트들이 신자유주의를 서투르게 도입, 한국경제를 망가뜨렸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기업집단 재벌’ 일부 긍정적 평가 한국 경제성장의 견인차로 각광받던 재벌은 IMF 위기 직후 ‘부채를 잔뜩 짊어진 문어발식 경영’이라는 부정적 문구와 동의어가 됐다. 이 때문에 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가 재벌개혁이다. 신 교수는 그러나 재벌을 ‘기업집단’으로 개념화한 뒤 ▲초기자본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내부거래 등을 통해 필요한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선진국에 비해 자본과 기술에서 열세에 놓인 후진국으로서는 그나마 있는 자본과 기술이라도 한데 모아 효율적으로 쓰는 게 ‘합리적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부거래를 악으로 규정하는 재벌개혁론과 달리 신 교수는 내부거래를 재벌의 ‘존재이유’로 파악했다. 재벌들에게 차관을 집중적으로 뿌려줘 경제성장을 이끌어 갔던 박정희시대 프로젝트들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도 난점은 있다. 이 모델의 현실성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재벌체제가 낳은 갖가지 부작용까지 모두 정당화할 수 있다. 신 교수 역시 내부거래가 지나치면 “새로운 사업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게 되고, 기업집단의 확장이 “정부와 특수관계에 바탕을 두면 해당 기업집단은 성장하더라도 국민경제는 활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경유착, 개발독재를 정확히 짚는 언급이다. 그렇다면 재벌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면서 동시에 부정적인 측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신 교수는 우선 재벌 확장을 막는 각종 금융규제를 철폐해 산업금융 기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내부거래를 허용하되 주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일정 수준에 머물러야 하고 ▲기업 투명성을 제고하고 감사기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비슷한 논지를 펴고 있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가 ‘광범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주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장 교수는 순환출자 대신 일본처럼 연기금, 노조, 하청업체 등을 통해 우호지분을 확보해야 성장 잠재력과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재벌확장 막는 금융규제 철폐 주장도 두 교수의 이런 논지는 자본시장 개방 이래 불거지고 있는 소버린 사태, 주주자본주의 바탕 아래 이뤄진 참여연대식 소액주주운동의 적합성,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고배당 행진,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문제 등 최근의 경제이슈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관심있게 지켜볼 만한 문제다. 더 주목되는 부분은 이런 주장이 자칭 ‘한국의 경제성장론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하는 대목이다. 분배보다 성장이 우선이라던 몇몇 언론에 그의 주장은 아예 빠져 있거나, 포함됐더라도 재벌옹호론의 일면적인 모습에만 그치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자유민주주의’ 과연 해답인가

    ‘자유민주주의’ 과연 해답인가

    “동일 업종에 종사하는 상인들은 오락이나 기분전환을 위해서라도 함께 모이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일단 모일 경우 그들의 대화는 항상 소비자들을 우롱할 술수나 가격상승 결의 따위로 끝을 맺는다.” 하버드대 토드 부크홀츠 경제학 교수가 인용하는 이 말은 누가 한 것일까. 재벌문제에 악착같이 달려드는 참여연대?아니면 자본주의는 스스로 망할 거라 예언했던 카를 마르크스?‘국부론’이란 책으로 자유시장경제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가 한 얘기다. ●美, 엄격한 통제로 공익사업 규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지난 수년간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단어다. 모두 이를 존중한다 한다. 그런데 이걸 수호하겠다는 쪽은 현 정부가 국가정체성을 흔드는 ‘좌파’라 비판한다. 그런데 ‘좌파 대통령’은 “정부 정책 가운데 (시장경제에 역행하는)좌파 정책은 없다.”고 장담하더니 ‘시장경제의 전도사’라던 자유기업원장마저 TV토론 프로그램에서 대뜸 “좌파정책은 없다.”라고 확인해 버린다.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이기에 이런 논란을 불러일으킬까. 전기·수도 등 공익사업 규제 분야서 일해온 컨설턴트와 변호사들인 팰러스트, 오펜하임, 맥그리거가 함께 쓴 ‘민주주의와 규제’는 이런 물음에 일정한 실마리를 준다. 이들은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인 미국이 실제로는 ‘시장’이 아닌 ‘엄격한 대중적 통제’로 공익사업을 규제하고 있는 실상을 보여준다. 단적인 예로 영국의 수도사업 민영화가 제시된다. 구태의연한 조직문화 때문에 물이 새는 수도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수도사업은 89년 민영화됐다. 사업자들은 당연히 수도관 투자비 명목으로 요금 인상을 요구했고 규제기관은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사업자들이 늘린 것은 투자가 아니라 주주들의 이익배당금이었다.94년에야 눈치챈 규제기관이 가격인상을 거부하자 이번에는 정리해고와 투자감소로 기존 주주의 이익을 보호했다. 당황한 규제기관이 99년 새로운 가격체계를 내놓자 가공의 지출로 요금을 또 부풀려 버렸다.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한 정부의 ‘단호한 결단’ 덕분에 영국민들은 10여년 동안 수십억 파운드의 수도요금을 더 부담하면서도 예전보다 못한 서비스를 받게 됐다. 반면 미국은 비록 민영화했어도 ‘모든 정보’를 ‘누구에게나’ 공개해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다. 예를 들어 수도요금 인상요구가 있으면 시민단체, 노조, 경쟁업체, 혹은 참가를 원하는 개인 등 누구나 수십만 페이지에 이르는 재무·투자 관련 서류를 검토할 수 있다.‘민영화됐으니 영업상 기밀’이라는 이유는 통하지 않는다. 미국이 스미스로부터 배운 것은 ‘자유방임경제와 분업’뿐 아니라 앞의 인용구에서 드러나는 ‘기업의 비도덕성에 대한 비판정신’이었던 셈이다. ●김비환교수 저서통해 실태 지적 성균관대 김비환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유지상주의자들 자유주의자들 그리고 민주주의자들’이란 책을 통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오해를 풀려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시장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잣대로 ▲시장을 우위에 두는 자유지상주의자 ▲시장과 민주주의간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자유주의자 ▲시장보다 민주주의를 우위에 두는 민주주의자로 분류하고 각각의 논리와 한계를 짚고 있다. 개론적으로 다루다 보니 돌출하는 논쟁적 주제는 없지만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독점하고 상대를 ‘좌파’라 매도하는 식의 주장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안 된다는 충고로 받아들일 수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中 ‘자오쯔양 사망설’ 부인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자오쯔양(趙紫陽·86)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사망설’이 신년 벽두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홍콩의 동방일보(東方日報)와 태양보(太陽報) 등 중화권 언론들은 11일 “자오 전 총서기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호흡기 쇠약, 심장질환 등으로 사망했다.”고 전격 보도했다. 지난 89년 ‘6·4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실각한 자오의 사망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중국정치에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타이완 중앙통신과 중화권 인터넷 매체인 둬웨이(多維)뉴스는 “자오 전 총서기는 아직 사망하지 않았으며 병세가 위독한 상태일 뿐”이라고 사망설을 일축했다. 설왕설래가 지속되는 가운데 사망설에 종지부를 찍은 인물은 자오의 딸인 왕옌난(王雁南·중국은 어머니 성을 따르도록 허용) 가디언경매회사 사장이다. 홍콩의 인권·민주화운동소식센터의 프랭크 루(盧四淸) 이사장은 “왕씨가 ‘아버지는 오래된 신병 때문에 한달간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왔다. 특별히 위중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쿵취안(孔泉)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자오 전 총서기는 병을 앓았으나 세밀한 치료를 받고 지금은 매우 안정된 상태”라며 사망설은 물론 위독설도 부인했다. 중국 소식통들은 자오쯔양 사망설이 수차례나 급속하게 퍼진 배경을 놓고 “중국 정부가 실제 자오 전 총서기가 사망했을 경우 발생할 소요 등의 파장을 줄이기 위해 소문 확산을 방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03년 4월 일본 교토통신 등 일부 외신들은 자오쯔양 사망설을 보도했으나 모두 오보로 확인됐다. 자오쯔양 사망설이 꼬리를 무는 것은 ‘톈안먼 사태’가 함축하고 있는 폭발력 때문이다. 허난(河南)성 화셴(滑縣) 출신의 자오는 89년 6·4 사태 당시 무력진압을 지시했던 덩샤오핑(鄧小平) 최고지도자에 맞서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다가 ‘당을 분열시켰다.’는 이유로 축출됐다. 광범위한 부정부패와 빈부격차 등 사회불안 요소가 만연된 상황에서 자오는 민주화의 기수로서 중국인들에게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자칫 저우언라이(周恩來)나 후야오방(胡耀邦)의 사망이 몰고왔던 중국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oilman@seoul.co.kr
  • [정인학칼럼] 성탄절과 사채업자와 국세청장

    [정인학칼럼] 성탄절과 사채업자와 국세청장

    성탄절 아침이다. 얼어 붙은 땅에도 성탄절은 왔다. 해가 오가는 길목에서 함께 사는 미학을 실천하라는 예수의 강령일 것일 것이다. 유난히 사람들이 많이 몰려왔다 몰려가는 지하도에선 딸랑딸랑 구세군의 종소리가 울려댄다. 아무렇게나 밟고 지나가는 그 지하도가 숱한 노숙인들에겐 모진 추위에 몸을 의지하는 안방임을 일깨워주려는 것일 게다. 세상에 어둠이 내리면 정부 중앙청사와 국세청 등이 자리한 서울 세종로 일대는 환한 불빛에 눈이 부신다. 자그마치 10만개의 깜박등을 가로수에 매달았다고 한다. 세상의 어둠을 밝혀보겠다는 다짐일 것이다. 뭐라도 자기 사업이라고 판을 벌였던 사람들은 성탄절 연휴가 끝나기가 무섭게 경찰서로 조사를 받으러 가야 한다. 올해는 세금조차 못 낸 사람이 유난히 많았나 보다. 국세청은 전국 세무서에 불호령을 내렸다. 인정 사정 볼 것 없이 세금을 받아내라고 몰아붙였다고 한다. 일선 세무서는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이들을 모조리 경찰에 고발해버렸다. 세금을 내지 못했으니 경찰에 고발한 것은 적법한 세무행정이요, 경찰은 고발됐으니 징역도 보내고 벌금도 물려야 할 것이다. 세금을 못 낸 사람을 처벌한다는데 누가 감히 토를 달 수 있단 말인가. 성탄절이 되면 TV는 앞을 다투어 성탄 특집을 내보낸다. 이들에는 사채업자가 등장한다. 처지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준다. 그리고 빌려 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내 돈을 내가 받겠다는데 누가 감히 토를 다느냐고 기염을 토한다. 그러나 성탄 특집들은 사채업자에게 돌을 던지며 끝을 맺는다.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사람이 사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살기 위해 빌린 돈도 갚아야 하는 까닭일 것이다. 함께 사는 미학을 깨우쳐 준다. 국세청이 세금을 제대로 걷질 못했다고 한다. 올해 걷힐 세금은 118조 1370억원으로 당초 목표액 121조 4658억원에서 3조 3288억원이나 빠진다는 것이다.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국세청은 미납자들 쥐어짜기에 나섰고 손쉬운 대로 경찰에 고발했다는 것이다. 사채업자가 빌려준 돈을 받으려는 방식을 닮았다. 국세청 주변에 10만개의 깜박등을 매달아 어둠을 밝히겠다는 성탄절 맞이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세금을 못 냈다 해서 정말 어둠에 몰아넣어야 할 그들이란 말인가. 그러니까 지난 토요일이라고 한다. 김성진 중소기업청장이 재래시장을 찾아 하루동안 옷을 팔았다고 한다. 실종된 실물 경기를 목격하며 애를 태우다 목이 메었다고 한다. 노동부는 올해 실업 급여를 신청한 사람이 42만 6625명이라고 밝히면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최대 규모라고 우려했다고 한다. 지난해 39만 9600명보다 무려 3만명가량 늘었다. 어디 그뿐인가. 엊그제 한국은행은 일반 가정과 영세 사업자 등의 개인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누구의 잘잘못은 차치하고라도 요즘 세상이 이렇다. 국세청장의 성탄절 아침 맞이가 궁금해진다. 성탄 특집물의 사채업자 행태에 주먹을 쥐었던 울분을 혹시 잊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국가세정의 책임자쯤 됐으면 국가 사회의 ‘행복’을 볼 줄 아는 안목도 있어야 한다. 세금이 걷히지 않는다 해서 국민을 위한 국가가 사채업자를 흉내내서야 되겠는가. 세금조차 못 내는 그들을 헤아릴 줄도 알아야 한다. 탈세자라면 엄벌에 처해야 한다. 그러나 일상적인 생활마저 걱정해야 하는 그들이 있다면 옥석을 가려 당장 고발을 취하해 벌금이라고 덜어 주는 게 도리일 것이다. 국세청의 다음 ‘조치’를 지켜 볼란다. 교육 대기자 ch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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