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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가정’ 작년의 3배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예비 대학생 A(18)군은 6개월째 가스요금을 내지 못해 이번 겨울을 냉방에서 지냈다. 이혼한 아버지는 A군과 함께 생활하던 중 도박을 끊지 못해 가출했고, 누나는 취업한다며 최근 일본으로 건너간 뒤 소식이 끊겼다. 지역의 사회복지 공무원이 민간지원 단체와 연계해 가스요금 대납 등의 조치를 취한 뒤에 가까스로 생활이 안정돼 A군은 아르바이트에 나설 수 있었다. 겨울을 나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는 저소득층이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민생안정지원본부를 통해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위기가정’ 신청 건수를 집계한 결과 1월1일부터 29일까지 무려 8만 5459건이 접수됐다. 하루 평균 4800여건의 신청이 쇄도한 것이다. 또 보건복지콜센터에 위기가정 신청을 문의하는 상담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8408건에서 올해 2만 5696건으로 무려 세배나 증가했다. 위기가정 신청자의 대다수는 경제난으로 인한 소득상실, 실직·폐업 등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지원본부가 위기가정 신청 이유를 조사한 결과 소득상실이 27%(2만 2656건)로 가장 많았고, 질병·부상 22%(1만 8786건), 실직·폐업 14%(1만 2321건), 가족 방임 2%(1639건) 등이었다. 현재 위기가정 신청자 가운데 69.7%(5만 9593건)에 대해서는 지원이 완료됐다. 민간 후원이 41%(2만 4717건)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지자체 지원은 11%(6644건) 수준이었다. 반면 사회서비스일자리 제공 등 근본적인 지원대책은 5%(4385건)에 그쳤다. 한편 정부의 긴급지원은 금융자산 300만원 이하, 총 재산 1억 3300만원 이하인 극빈층 가정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선정되면 정부나 지자체 등을 통해 3개월 동안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콜센터(국번 없이 129)에 문의하거나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자격을 확인한 뒤 급여명세서, 근무지 퇴직증명서, 집 계약서, 거래통장, 차량등록증 등 소득 및 재산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씨줄날줄] 신자유주의 참회/우득정 논설위원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심판대에 올랐다. 18세기 애덤 스미스와 그 추종자들의 자유주의 경제학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신자유주의는 1960년대에 출현해 80년대 이후 경제학의 주류를 형성했다. 정부 개입은 잠재적인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제한해 경쟁의 압력을 감소시킨다는 이유로 해악으로 간주한다. 규제 철폐와 민영화, 국제무역과 투자에 대한 개방이 신자유주의의 핵심 어젠다이다. 하지만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신자유주의는 미국 월가발(發) 금융위기와 더불어 ‘불신임’ 또는 ‘퇴조’ 조짐이 뚜렷하다. 과도한 규제완화와 방임이 빚어낸 모순이 일시에 분출하면서 대공황과도 같은 재앙과 극심한 양극화를 초래했다는 것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단죄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자본에 대한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장이 다시 복원력을 회복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린다. 외환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전대미문의 대참사를 예측하지 못한 자신들의 무능은 외면한 채 진보, 보수로 나뉘어져 삿대질이다. 미국 유학파 경제학자로 규제완화, 자유경쟁, 글로벌 스탠더드를 앞세워 일본 구조개혁의 최선봉에 섰던 나카타니 이와오(中谷嚴·66)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이사장이 신자유주의를 맹신했던 자신의 과오를 고백하는 참회서 ‘자본주의는 왜 자멸했는가’가 일본 사회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 그는 “미국의 풍요로움에 압도돼 하버드대에서 배운 미국 경제학이 옳다고 생각했으나 빈곤층 급증으로 일본의 전통가치가 파괴되는 것을 보면서 ‘작은 정부론’으로는 일본인들이 행복해질 수 없다고 믿게 됐다.”고 ‘전향’ 이유를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성장우선론은 ‘적하효과이론(Trickle Down)’에 근거한다. 아랫목에 군불을 지피면 윗목도 따뜻해진다는 논리다. 그러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윗목엔 북풍한설이 몰아치고 있다. 양극화의 골이 머잖아 체제 위협 수준까지 내달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이 땅의 신자유주의론자들은 참회는커녕 벼슬만 탐하는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면/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면/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양적으로 매우 빠르게 확대돼 왔다. 30년 전만 해도 30%에도 미치지 못했던 대학 진학률은 이제 83%를 넘었다. 이러한 빠른 고등교육 확대는 ‘책상물림을 재산물림’으로 생각하는 높은 교육열, 급속한 경제·사회 발전, 1995년 실시된 대학설립 요건 완화 등에 기인한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질적인 면에서 아직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주 인용되는 스위스 2008년도 국제경영개발원(IMD)의 평가에 따르면, 대학교육의 경쟁 사회 요구 부합도는 조사대상 55개국 중 53위로 최하위권이다. 연구의 경우도 양적 측면은 국제적 수준이나, 질적 수준은 미흡한 실정이다. SCI 논문 수는 2006년 세계 11위로 향상되었으나 질적 수준을 반영하는 논문당 피인용 횟수는 28위에 불과하다. 어떻게 하면 대학의 경쟁력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인가?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는 대학교육의 질보장 체제 정립과 대학의 구조조정이다. 대학교육의 질을 보장하는 데 정부가 자유방임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나라는 없다. 대학교육의 질 보장 체제에 대한 국제지침인 ‘UNESCO/OECD 고등교육 질보장 가이드라인’은 정부가 효과적인 평가와 인증체제를 정립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 국제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대학교육 질보장 체제에서 정부의 역할은 직접적인 규제가 아니라 민간 주도의 평가 인증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대학의 여건과 성과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고 접근 용이한 형태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제공하는 데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이러한 형태의 대학 질보장 체제로 이행하고 있다. 2008년 2월에 개정된 고등교육법 제11조의 2항은 정보공시, 자체평가체제, 외부 평가 및 인증, 평가에 연계된 정부의 재정지원이라는 4개의 기둥을 통해 대학의 질 보장을 규정하고 있다. ‘대학알리미’라는 정보공시 웹사이트가 지난해 12월에 개통되어 교육 여건과 성과에 대한 각종 자료가 비교가능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각 대학은 2010년부터 자체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공개해야 한다. 공학, 건축학 등 각 학문분야 평가기구들에 대한 인정 절차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대학들의 객관적인 여건과 성과 지표를 기반으로 한 정부 재정지원의 대표적 방식인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예산은 지난해 500억원에서 3000억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이러한 고등교육 질 보장 체제의 정립과 함께 한계대학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방향을 ‘자율과 책임’으로 설정한 1995년의 5·31교육개혁에서 한 가지 흠을 찾자면, 표방된 대학설립준칙주의 원칙으로 인해 대학의 설립이 보다 용이해져 대학이 과잉공급됐다는 점이다. 현재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대학들이 다수 존재하며, 이 한계대학들은 스스로 퇴출할 유인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비영리기관인 학교법인이 문을 닫게 되는 경우 모든 재산이 국고로 환수되기 때문에, 재단은 아무리 열악한 상태에 놓이게 되어도 스스로 문을 닫지 않는다. 정부가 직접 한계대학 명단을 작성해 공표하는 것은 바람직한 구조조정 방식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가 퇴출돼야 할 대학을 정확히 파악해 내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살생부에 포함돼 대학 운영이 불가능하게 된 학교법인들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크다. 보다 바람직한 해결책은 정보공시와 민간 주도의 각종 외부평가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대학들의 여건과 성과를 알려 시장에서 한계대학들이 식별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계대학들이 퇴출되거나 다른 대학으로 합병되는 경우 학교 재산 일부를 학교 설립 재단에 돌려주는 유인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꿈꾸는 공부방]홀로 겨울을 난 두루미처럼

    [꿈꾸는 공부방]홀로 겨울을 난 두루미처럼

    본격적으로 겨울 철새들이 한강에 오는 것은 12월부터다. 그런데 ‘어울림청소년쉼터’의 친구들과 한강유람선 탐조探鳥 여행을 하기로 한 것은 11월 말이라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차를 타고 여의도 유람선 선착장으로 가는 길, 청둥오리 떼가 보였다. ‘이 녀석들, 내가 귀한 손님 모시고 가는 걸 어떻게 알았지?’ 선유도와 상암 선착장을 지나 밤섬 주위를 서행하고 다시 여의도로 돌아오는 코스로 탐조 여행은 진행되었다. 우리를 처음 반긴 건 민물가마우지였다. 원래는 하구에 살던 녀석들인데, 환경이 오염되고 먹이가 줄어들면서 여기에서 서식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만난 건 무리에서 떨어진 재갈매기였다. 역시 바다에 살던 녀석인데 먹을 것을 찾아 한강까지 온 것이다. 밤섬 근처에 오니 그 녀석들이 나뭇가지마다 늘어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흰뺨검둥오리도 만났다. “추운 겨울에 오리들은 양말도 안 신고 어떻게 다닐까? 그래서 내가 오리들한테 물어봤지. 우리 집에 헌 양말이 있는데 그거 줄까? 근데 녀석들이 괜찮다며 이러는 거야. 나는 오리털 파카를 입은 데다 체온이 40도가 넘어. 게다가 발바닥이 몸 중에서도 제일 뜨겁다구.” 나의 너스레에 아이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탐조용 망원경에 눈을 대고 새들의 세계에 흠뻑 빠져 있는데, 경희(가명)가 이렇게 소리쳤다. “갈매기 눈이 빨개요. 징그러워.” 어지간해서는 새들의 눈까지 보기가 힘든데, 참 좋은 눈을 가진 아이였다. 새들은 왜 밤에 이동을 할까?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수컷의 색이 더 화려한 것도 암컷이 둥지에서 알을 지키는 동안 천적의 눈을 끌기 위함이다. 나는 사람에게도 천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내 천적은 누나였다. 공부 잘하는 동네 친구와 비교하면서 구박하는 누나 등쌀에 공부를 열심히 했고, 대학에도 갈 수 있었다. 천적이 있고 시련이 있어야 더 많이 고민하게 되고, 그래야 더 강한 사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나는 ‘어울림쉼터’의 아이들이 얼마나 기특한지 모른다. 열세 살 미영이(가명)부터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따서 곧 대학에 들어간다는 큰언니 수영이(가명)까지 모두. 그 아이들이 쉼터에 오게 된 사연들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 60 평생이 넘게 살아온 나조차 짐작하기 힘든 사연과 아픔이 있을 것이다. 그런 고통 앞에 누군가는 삶을 포기하기도 하고, 자신을 함부로 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이렇듯 예쁘게 잘 자라주지 않았는가. 한강에서는 만나지 못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새가 있다. 그것은 바로 두루미다. 두루미는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데, 어쩌다가 떨어져서 다른 곳으로 간 녀석도 다음 해 봄이면 다시 무리로 돌아와 가족을 이룬다. 쉼터의 이 아이들도 추운 겨울 동안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가족과 잠시 떨어져 있는 것일 뿐, 언젠가 그 두루미들처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좋은 엄마가 되는 날이 오리라고 나는 믿는다. 끝. 어울림청소년쉼터는 가정해체, 가정폭력, 학대, 방임 등으로 가출한 청소년들의 생활공간으로 중장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따뜻한 가정환경의 경험, 개개인에 맞춘 교육 지원과 치료 프로그램, 문화활동 등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고 올바른 사회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김인자, 조효철 부부가 사비를 털어 세운 이곳은 약간의 직접 사업비와 교사들의 인건비 외에는 독지가들의 후원과 개인 재원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도너스캠프는 소외된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원하는 ‘온라인 나눔터’입니다. 지역아동센터, 공부방 등의 선생님들이 올린 교육 제안서들을 후원자가 보고 직접 선택해 기부합니다. www.donorscamp.org ‘꿈꾸는 공부방’은 월간 <샘터>와 도너스캠프가 함께하는 지식기부 프로젝트입니다. 매달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명사들이 1일 선생님으로 직접 공부방을 찾아가 아이들과 재능과 경험을 나눌 예정입니다. 2009년 1월
  • “왜 나라가 이렇게 됐나 파고들어야”

    “왜 나라가 이렇게 됐나 파고들어야”

    l케임브리지(영국) 이종수특파원l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대공항 이후 지구촌 최대의 위기라는 이 카오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해법은 무엇일까? 혼돈의 와중에서 지난 6일 장하준(46)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를 만났다. 그는 금융 위기가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 준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 위기를 계기로 한국 경제가 실물 경제를 튼실히 해서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지난 10여년간 맹목적으로 추종해온 신자유주의 노선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아울러 혼돈을 겪고 있는 진보진영에는 전통적인 좌·우파의 틀에 갇히지 말고 유연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어떻게 지내세요?  =글쎄요 뭐, 저야 공부하는게 직업이니까 공부 계속하는 게 제일 중요하구요. 저같이 정책 관련 연구하는 사람들은 정책 입안자들과 대중들과 많이 소통해야하잖아요. 그래서 기회있으면 여기 저기 가서 강연도 하고 언론에 기고도 하고 가끔 한국 라디오에 출연해 제 생각을 알리고 합니다. 구체적 계획이 있다면?  =2월 말에 아프리카 개발은행 강연 등을 비롯 6개월 동안 미국 영국 유럽 등 10여 나라에서 대학 등에서 강연할 예정입니다. 요즘 같은 때는 남들이 안하는 소리 하는 입장에서는 한 군데라도 더 가서 생각을 설명하고 전파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히 돌아다닐 생각입니다. 최근 관심사는 아무래도 경제위기겠죠?  =그렇죠. 한국이 97년 금융위기 겪으면서 금융도 좀 관심이 생겼습니다. 주요 전공은 산업 정책이지만 요즘은 그걸 안 볼수도 없으니 공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늘 하던 산업 정책 공부도 해야죠. 당장 일어나는 데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본래의 영역이 있으니까요. ●국내 현안 금산분리 지난해말과 올해초 국회에서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이른바 금산법 개정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국회에서 난리가 났었죠. 그러나 전, 사실, 뭐랄까, 부차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97년 외환 위기 이후 우리나라가 말하자면 신자유주의, 뭐,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로 노선을 바꾼게 아닙니까? 저는 그게 잘못됐다고 보기에 금산 분리는 부차적 문제라고 봅니다. 이전에 한창 금산법 논란을 벌일때 금산 분리를 주장하는 많은 분들이 금융자본주의 논리에 동조하면서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가진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분들이 금융 허브도 이야기 한 거고... 그 논리 틀 안에서 보자면 지금 논의되는 것은 재벌이 금융자본화하는 것을 허용할까 하는 것인데요. 저는 그 기본틀이 잘못됐다고 보기에 그게 안 바뀌면 재벌이 금융자본화하든지 아니면 그걸 막아서 미국 일본 자본이 들어와서 우리 금융자본을 주무르게 하든지... 이는 보통사람들이 볼 때는 2차적인 문제거든요. 은행을 재벌의 사금고화하는 걱정도 있겠지만 그 역시 2차적 문제라는 거죠. 우리가 방향 자체를 잘못잡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더 오른쪽으로 갈건지 왼쪽으로 갈건지 논의하는 것은 큰 안목에서 볼 때 문제가 있는 논쟁이라고 봅니다. 금산법이 왜 문제가 되는 건지요?  =결국 세부적으로 얘기하자면 민주당이나 이런 쪽 분들이 걱정하는게 이렇게 되면 재벌이 은행을 소유해서 은행을 사금고화하는게 아니냐 이런 건데요. 그런 걱정할 만하죠. 그러나 그 문제는 뜻만 있으면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금융기관은 재벌 계열사에 대출을 아예 못하게 하든가.물론 그렇게 하면 재벌끼리 대출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경우도 5대 재벌은 다른 재벌 소유가 조금이라도 있는 은행의 돈을 못빌리게 할 수도 있고..또 재벌들이 공동으로 소유할 경우를 우려하면 5대 혹은 10대 재벌을 정해서 그 재벌이 아무리 지분을 많이 갖고 있어도 그 재벌이 임명하는 이사 수가 3분의 1이 넘지 못하도록 묶으면 되거든요. 안 할려고 하니 안하는거죠. 그건 부차적 문제죠. 재벌이 사금고화해서 자기네 산업 키우는데 이 돈을 끌여다 써서 잘못된 일을 하는가 하는 것인데...  지금 우리가 해야할 걱정은 반대입니다. 재벌이 자기 본령의 산업을 버리고 금융자본화하는 겁니다. 미국 같은 경우도 많이 드러났지만...미국 경제가 취약해진 이유가 제너럴 일렉트릭이니 GM이니 하는 것들이 금융업 진출해서. GM도 자기 자동차가 안된 것도 있지만 지맥이라는데가 문제가 됐고 그런 식으로 본업을 잊고 금융자본화 한 것이든요.우리 재벌도 걱정스러운 것은..자동차고 반도체고 어렵고 한데 쉽게 금융해서 먹고살자는 금융자본화하는 것 아닌가? 이번 금융위기에서 봤다시피 실물에 기반하지 않은 금융자본은 사상 누각이거든요. 재벌이 그런 식으로 금융자본화 해버리면 또 무너질 수도 있고...이미 한번 10년 전에 타격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는데 한번 더 받으면 장기적으로 큰 일나는 거거든요. 저는 도리어 이게 더 걱정스럽습니다. 그러면 금산법을 완화시켜야한다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는게 아닌가요?  =그렇죠. 아니 그러니까, 말하자면 지금 노선을 잘못 잡아서 우리가 차를 몰고 벼랑끝으로 가고 있는데, 분명히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단 말이죠. 거기서 요렇게 돌아갈지 이렇게 돌아갈지 논쟁하는 거니까 이런 문제로 국력을 소모할 게 아니죠. 왜 우리가 금융자본주의로 환골탈태한다고 했는데 성장은 안되고 투자도 안되고 일자리도 없고 불평등은 늘어가고 자살률은 OECD 2위인 데다 왜 나라가 이렇게 됐냐 이거를 질문해야 한다는 거죠.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건데 어떤 식으로 가자는 건지?  =간단히 말하면 경제를 하는 데 지름길이 없다는 것이죠. 계속 투자하고 열심히 연구하고 시장개척하고 그런 식으로 하는 것 밖에 없는데..지난 4반세기 동안 세계를 지배한 금융자본주의는 뭐 그런 걸 힘들게 하지 말고 파생상품 만들어서 잘 팔아서 하면 훨씬 돈 많이 벌고 하는데..대표적 인물이 제너럴일렉트릭의 잭 웰치 아닙니까. 그런 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거죠. 우리나라도 계속 경제가 문제가 되는 게 실물을 등한시했기 때문이거든요.삼성전자처럼 연구개발 안하면 바로 밀리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하는 기업도 있지만 5대 재벌 밑으로 내려가면 연구개발 안하거든요. 계속 그런 식으로 단기적으로 돈 벌 길은 뭡니까? 비정규직 늘리고,월급 깎고 외주 주고 해서 단기 이익은 올리지만 국민들은 어려워지고 그러니 내수는 더 위축되거든요. 결국 그런 식으로 해서 장기적으로는 자기 살 깎아 먹기거든요.그런 의미에서 실물의 중요성, 장기적 투자의 중요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이죠?  =그럼요. 바로 그겁니다. 역사적으로도 보면 금융 뭐 이런게 자기 혼자 발전하는게 아니거든요. 물론 룩셈부르크 정도되면, 인구 50만에 부자 나라가 옆에 붙어 있으면 금융 만으로 먹고 살수 있겠지만 싱가포르만 해도 1인당 공업생산량이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나라 아닙니까.금융 허브라고만 생각하지만...그리고 역사적으로 금융허브라는 것도 결국 제조업 중심지를 따라다니는 거거든요. 17세기 금융 허브가 암스테르담인데요. 당시 벨기에 네덜란드의 모직업을 중심으로 그곳이 중심지엿거든요. 그 뒤엔 영국이 산업혁명해서 금융 중심지가 됐고 미국이 영국을 따라 잡으니 금융중심지가 런던에서 월스트리트로 넘어간 거죠. 지금은 그런 꿈도 허상이었다는게 드러났죠. 미국 자체의 투자은행이 다 망하는데.  얼마 전까지도 우리 나라 많은 정책 입안자들이 생각하던게 제조업은 그냥 중국이 자꾸 쫒아오고 힘드니까 어떻게 금융업 진출해서 먹고 살아보자 생각했는데, 그 모델 자체가 망했고. 제가 항상 하는 얘기가 남이 쫒아오는거만 생각하고 도망가는 건 생각하지 않느냐고? 중국이 우리 제조업 위협해서 우리가 금융업 간다고 해도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가 우리나라 봐줍니까? 거기서 또 우리가 못 올라오게 막거든요. 그게 문제라는 거죠. 결국 금산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는데 진보진영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특히 진보진영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민주당이야 그 법안이 국회에 와 있으니 어떤 식이든 자기 입장을 정해야 될거고 고칠 것은 고쳐야겠지만...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그런 기본적 틀에 대해 질문하는 게 중요한 거죠. 이와 관련 재벌과 사회의 대타협을 주장하셨는데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프렌들리 비즈니스와 닮았다는 오해를 받으신 것 같은데?  =처음 그 얘기를 꺼낸 결정적 계기는 2003년 SK-소버린 사태였습니다. 당시 구도가 소버린이라는 사모펀드가 SK주식을 사 모아서 그쪽 M&A 전문가 얘기하기를 잘 몰아갔으면 SK그룹을 좌지우지할 정도까지 갈수도 있었다고 했는데..일부에서 우리 재벌이 외국에 먹힌다고 걱정하니까...또 한편에서는 세계화 시대에 자본에 국적이 어디 있느냐는 주장도 나왔죠? 해서 제가 당시 ‘국적없는 자본은 없다’는 기고로 파문을 일으켰죠. 지금 우리 재벌이 잘못한 것도 많은데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외국 유수 기업도 손에 때 안 묻히고 돈 번 기업 없거든요. 철강왕 카네기, 유에스 스틸 등은 파업하면 사립탐정 고용해서 총으로 쏴 죽였거든요. 영국의 유명한 HSBC은행은 아편전쟁 때 영국 정부에 돈 대주고 따지면 다 나쁜 짓 한건데..제 주장은 그걸 용서하자는 차원이 아니라 그런 도덕적 얘기에 얽매여 있을 때냐? 국제금융자본이 재벌을 접수하면 싸우지도 못한다. 지금은 정씨네집 이씨네집 이름이라도 알고 누군지도 알지만, 당시 소버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소버린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뉴질랜드집 큰 수퍼마켓 체인을 갖고 있는 형제가 갖고 있는데 그 사람만이 아니라 뭐 어디에 페이퍼 컴퍼니 세우고 또 그게 브뤼셀에 역외 자본 시장을 세우는 등 세번,네번 돌려서...그런 사람들이 우리나라 기업을 지배하기 시작하면 싸울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 제일 좋은 게 뭔가? 재벌이 원죄도 있고, 소유구조도 불안하기 때문에 차라리 빅딜을 해서, 그렇다고 자자손손 아무리 잘못해도 구해주겠다고 약속해서는 안되지만 어느 정도 잘 하기만 하면 경영권 위협받지 않게 제도적으로 만들어주고 그 대신에 예를 들면 삼성 같으면 노조도 인정하고 세금 더 많이 내서 복지국가 만들고...그런 식으로 고용 안정시켜주고 타협하자는 제안이었죠.  물론 백지에다 천국을 그려보라면 뭣하라고 거기다 삼성을 그려 넣겠습니까? 그나마 우리가 갖고 있는게 그나마 삼성이고 또 그런 걸 잡아먹겠다고 소버린이니 론스타 같은게 잡아먹으려고 호시탐탐 돌아 다니니까...그런 상황에서 그래도 더 성장이 잘되고 일자리도 만들고 복지국가도 만들 수 있는 현실성이 있는-물론 그것도 어렵지만- 뭔가를 찾다보니 그런 얘기가 나왔어요.  그런 얘기를 하면 뭐, 이명박 프렌들리 비즈니스 와 다를게 뭐냐고 이야기도 하시는데, 사실 저는 다릅니다. 저는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는 입장인데 그런 면에서는 프렌들리 비즈니스라 할 수도 있지만,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는 기업이 하고픈대로 놔두라는 것이거든요. 저는 그게 아니거든요. 지금 미국 보세요, 기업이 하고픈 대로 놔두다 보니 나라가 망한거 아녜요? 정부가 나서서 할 역할이 있고 규제가 있거든요.  때로는 풀고 때로는 규제도 하고 그런 식으로 실용주의적으로 해야 한다는 거거든요. 이명박 정부는 말은 실용주의 하지만 굉장히 이데올로기적으로 자유방임이 옳은 거라고 자꾸 얘기하니깐요. 그런 의미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지만, 아니 그렇잖아요? 애들을 잘 키운다는 게 애들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두는게 아니잖아요. 어떨때 혼도 내야 하고 어떨때는 하고 싶은 것도 못하게 해야 되고 하기 싶은 일도 하게 해야잖아요. 그게 지나칠 수도 있고 너무 자식을 눌러서 기르면 부작용도 생기죠. 보통 일에서는 적당히 그런 것을 섞여야 한다고 말을 하지만 왜 정부 개입 이야기 나오면 무조건 푸는 게 좋다고 얘기하냐는 거죠. 풀어준다고 그게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아니거든요.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정책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정리해주신다면...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가 둘 다 신자유정부라고 규정했는데..물론 둘이 차이는 있지만..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겨두는 게 맡고..예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이 한때 유명한 말을 했었죠.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좋든 싫든 시장에 맡겨두는게 맞고..한미 FTA로 대표되듯이 개방에 동참하는 게 맞다, 우리 민족주의 노선 지킬 필요가 없다고 한 점에서 둘다 신자유주의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점은 이명박 정부는 순수한 신자유정부이고 노무현 정권은 약간 거친 데는 약간 부드럽게 한다고 예를 들면 사회적 안전망을 약간 확충한다든가..사실 그것도 노무현 정부는 많이 확충했다고 했지만, 우리 사회복지 시설이 OECD 회원국에서 거의 최하위권이거든요. 많이 이룬 건 아니지만 그런 생각은 있었고 재벌에 대해서 좀 견제와 규제를 했고 부동산에 대해서 규제를 많이 했지만 90% 이상은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규정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거죠.  어떻게 보면 모든 면에서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보다 더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게, 재벌 정책 경우 노무현 정권의 논리라는 것은 주식시장에 맡겨서 외국 금융자본-그게 사모펀드든 헤지펀드든-이 들어와서 가져가면 가져가고 재벌 통제도 주주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이씨 집안 삼성 5%도 안 갖고 있는데 어떻게 좌지우지하냐며 통제하려고 했거든요...그런 면에서 보면 더욱 더 주주자본주의 논리에 충실한 더 신자유주의에 더 충실한 면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뭐 더 신자유주의다 덜 신자유주의다 말하긴 힘들지만, 둘이 기본 노선은 같되 그래도 노무현 정부는 일부 신자유주의 노선의 거친 면을 완화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계속) ●그는 누구?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 지닌 ‘천상 경제학자’  l케임브리지(영국) 이종수특파원l 장하준은 천상 경제학자였다.  인터뷰를 요청한 기자에게 이메일로 “6일 오후 2시30분경에 만나자.”며 캠브리지 대학 연구실로 오는 방법을 자상하게 설명해주었다. 파리~런던~케임브리지의 교통수단을 분(分) 단위로 나눠서 ‘경제학적으로’ 안내했다.  연구실에 도착하니 33㎡ 정도 공간은 전공 서적과 논문 등으로 가득했다. 근황을 물었더니 “6개월 동안 미국,아프리카, 유럽 등 10개국에서 강연 계획이 잡혀 있다.”며 “남들이 안하는 소리 하던 입장에서 한 군데라도 더 가서 열심히 설명하고 생각을 전파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적 금융자본주의의 해악을 주장했던 터라 국제무대에서 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 같다.  2시간여 인터뷰 동안 해박한 지식과 정확한 통계로 막힘이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알프레드 마셜이 경제학도들에게 요구했다는 덕목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떠올랐다. 그는 한국의 좌우파로부터 동시에 공격받고 있지만 뜨거운 가슴을 지닌 경제학자였다. ‘모든 사람이 다 잘 사는 사회’라는, 더 정확히는 그에 가장 근접하는 사회를 이루고 싶다는. 이를 위해 그는 차가운 머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석사,박사학위를 받고 1990년부터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사다리 걷어차기’(2004년) ‘쾌도난마 한국경제’(공저,2005년) ‘국가의 역할’(2006년) ‘나쁜 사마리아인들’(2007년) 등을 출간했고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2003년), 경제학 지평을 넓힌 레온티예프 상(2005년)을 받았다.  “전통적인 좌우파라는 틀에 갇히기 싫다.”는 그는 늘 현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그가 언제, 어떤 또 새로운 화두를 던질지 궁금해진다.  vielee@seoul.co.kr
  • [원로에게 길을 묻다] 조순-한완상 신년 대담

    [원로에게 길을 묻다] 조순-한완상 신년 대담

    2009년 소의 해가 우리 앞에 펼쳐졌다.기대와 설렘 속에 맞이한 기축년(己丑年)은 어느 때보다 거센 도전과 함께 시작됐다.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어떤 각오와 자세로 새해를 맞을까.조순 서울대 명예교수(경제학)와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의 대화를 통해 새해 우리가 마주한 도전과 기회,가능성과 해법을 짚어보면서 한 해를 조망해봤다.서울시장,경제부총리 등을 지낸 조 명예교수와 한성대 총장,통일부총리 등을 지낸 한 전 총재의 대담은 30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1. 도전과 과제는 -200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희망과 설렘 속에 어느 때보다도 국내외적인 도전이 거셉니다.우리는 지금 어떤 도전과 마주서 있는 것입니까.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세계를 큰 틀에서 변화시키고 있다.패러다임 시프트(shift)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자본주의 자체가 큰 변화와 궤도 수정의 시기를 맞고 있다.경제는 물론 정치적 운영방식에도 큰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자유방임이 위기를 가져왔다.그동안 작은 정부에 대한 강조는 정부 능력을 약화시켰다.미국도,유럽도,우리도 그렇다.해결 방향이 잡히지 않고 있다.자유시장이란 메커니즘과 조정역할을 해야 할 정부가 조화를 이뤄나가야 할 텐데 모두 능력을 잃어버린 터다.미국도,유럽도 우왕좌왕하며 길을 못 찾고 있다.금융위기로 인한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의 잇단 제로 금리정책은 앞으로 유동성 과잉이라는 후유증을 가져올 수도 있다.세계적 인공 대지진으로 불리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잇단 여진이 우려된다.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우리가 마주 선 도전은 세계적이고 복합적이다.21세기 정보화 세상이 되면서 조종당해오던 대중은 주체가 되면서 정치사회적 참여의 폭을 넓혔다.또 국가와 거대조직에 자유롭게 의사를 표시하고 맞서기 시작했다.정보화는 21세기 선진국으로 앞서나가면서 개인과 사회의 행동양식을 바꾸어 놓았다.그런데도 한반도는 20세기 냉전 속에 갇혀 있다.이런 과도기적 모순 속에 월가의 금융위기가 닥쳐서 도전과 위기를 격화시켰다.위기가 겹친 것이다.시장을 신뢰할 수 없는 데다,문제투성이의 시장을 고쳐나가야 할 능력을 정부가 갖고 있는지에 대한 불신과 회의다.대중들의 늘어난 참여의 폭과 커진 목소리만큼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도 과제다. 2 어떻게 해결하나 -금융위기의 바탕에 도덕적 해이가 자리잡고 있다는 반성이 나오고 있습니다.‘미국식 자본주의의 붕괴에 따른 세계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선 어떤 처방이 필요합니까. 조 명예교수 정부와 시장의 역할을 어떻게 나누고 조화시켜 나가야 할지를 새롭게 짜야 한다.정부 역할을 어떻게 향상시켜 나갈지도 문제다.부패는 꼭 부정한 돈을 받아서만이 부패가 아니다.새 금융기법을 이용해 금융 유동성을 늘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지나친 혜택을 누려온 금융엘리트들과 이를 눈감아온 워싱턴의 정치가와 관료들의 행태도 구조적인 부패다.일확천금을 꿈꾸는 한탕주의식 금융기법과 파생상품들,갈수록 벌어지는 빈부격차와 굳어져가는 계층의 벽,투기적 요소가 높아지는 정글 자본주의.이런 속에서 가속화되는 중산층의 몰락과 빈곤계층의 확대.이런 요인들 속에 미국인들은 근검절약과 청교도 정신을 잊었다.이것이 금융위기의 저변에 있다. 한 전 총재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재정적 구제금융이 아니라 윤리적인 구제금융”이라고 강조했다.시장과 윤리,정부의 규제 관리,이 3자간의 균형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자본주의를 작동시키는 동물적인 추동력(이윤을 향한 욕심)을 멈추게 하려는 게 아니라 그러한 동물적인 상황에 먹히고 싶지 않을 뿐”이라는 지적은 음미할 만하다.각종 금융 파생상품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려다 도덕적·사회경제적인 파산,총체적 파산을 가져온 게 아닌가 싶다.‘슈퍼 캐피털리즘(capitalism)’이 탐욕의 늪에 빠지는 것을 국가가 정당한 제동을 못 걸고 방관해 온 것이다.우리나라도 그렇다.이런 속에서 합리적이고 도덕적이며 국민들이 인정해주는 정당한 목표를 찾아야 한다.이를 위해 큰 정부,작은 정부를 넘어선 적극적인 정부란 개념을 강조하고 싶다. -‘2차 세계대전 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한 나라’ 한국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새해에 꼭 살아남자.’라는 말이 직장인 사이에 유행할 정도로 금융위기를 맞은 민초들의 위기의식은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조 명예교수 비전과 전략 없이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위기가 커질수록 통치의 기본 방향을 예측가능하게 하고,그 속에서 국민들과 소통하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대학(大學)의 가르침대로 친민(親民)의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불안해하는 민초들을 어루만지고 그들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정책의 계획과 집행에서 국민 위주,사람 위주의 인본주의 정책으로의 사고와 틀의 전환이 있어야겠다.우리는 벤치마킹할 대상이 없다.따라잡을 대상이 없다.고통을 나누면서 창조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이제 누가 우리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인가.우리는 지난 50년 동안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지금은 막막하고 어렵겠지만 자신감을 잃지말고 서로 격려하면서 어려움을 넘어야 한다.국가나 개인이나 과거의 패러다임을 떠난 새로운 환경에서 존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때다. 한 전 총재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적인 힘,군사적인 힘으로 세계를 이끌지 않겠다.이상과 꿈,민주주의와 정의,자유,기회 같은 가치를 통해서 미국을 이끌겠다.”고 강조해 왔다.그는 큰 틀의 변화에서 생기는 도전과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느 미국 대통령들하고도 역할과 무게가 다르다.오바마는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대안을 통해 새로운 세계의 초석을 놓기 위해 열성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성장 동력을 청정 에너지개발 등 녹색경제에서 찾고 있다.또 다른 성장기반으로 초인터넷 슈퍼 하이웨이 건설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미국에 비해 우리의 청정에너지 개발기술이 그렇게 뒤처져 있지 않다.경제적으로나,민주화 등 정치적으로 우리의 성취와 역량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위축되지 말고 우리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3 바람과 지향점은 -오바마는 한반도 및 북한 핵문제 등 대북한 정책에도 새로운 접근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전 총재 오바마는 대북 정책을 바꿀 것이다.전술적인 차원이 아닌 축의 차원에서 바꿀 가능성이 높다.그는 북한에 대한 압박정책이 더 비핵화를 거스르고 북한의 핵무기 제조를 촉진시켰다고 지적해 왔다.이른 시일 안에 북한에 특사를 보낼 것이다.우리 정부도 더 늦기 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평양과 워싱턴 사이가 좋아지도록 적극 외교를 펼쳐야 한다.북·미관계가 좋아지면 우리의 몫이 있다.남북관계 개선은 일자리 창출,경제적 실리 차원에서 봐야 한다.북한이 국제사회에 들어오면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져 상호 호혜적인 윈윈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이명박 정부도 늦지 않았다.기회가 오고 있다. 조 명예교수 국제환경 전체가 충돌을 피하면서 공존과 공동번영을 위한 협력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북한에 강경정책을 취하던 부시 대통령도 집권 2기 때에는 앞선 클린턴 행정부의 유화정책과 유사한 정책을 추구,크게 변한 모습을 보여줬다.여유 없는 상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북한 입장에서는 남북간의 긴장을 필요로 하는 측면도 있다.저쪽에 그런 필요성이 있는데 여기서 조금만 모진 소리를 하면 더 거센 반응이 나올 수 있다.좀 더 유연한 대처를 기대한다. -2월이면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지 만 1년이 됩니다.실용주의와 시장친화정책을 표방해 온 이명박 정부는 국가경영 및 소통능력,정책적 전문성,도덕적 리더십 등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수 있을까요. 조 명예교수 정책적 일관성,책임지는 자세,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친민 정신이 아쉽다.정부가 당장 무슨 정책을 시행할 것처럼 말하다가 없었던 일로 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부처마다 이야기가 다르고 최고 책임자의 이야기가 다르면 혼란이 생기고 국민들의 불안을 부채질하게 된다.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말처럼 ‘책임은 내 앞에서 끝난다.’는 정책 당국자들의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지도자와 정부는 국민들 안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 한 전 총재 평가는 이르지만 1년만 갖고 평한다면 국민들과 더불어 생각하는 자세가 아쉬웠다.금융시장의 탐욕을 도덕적·윤리적으로 정부가 관리해야 하는데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민영화,탈규제 쪽에 방향을 잡고 밀어붙이려고 하는데 불안하다.목표 자체는 변경하지 않아도 수단은 융통성 있게 선택할 수 있게 열어나가야 한다.특히 지도자가 깨끗하고 진실되게 이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그럴 때 국민들이 지도자를 보고 그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공감대,공명을 일으키게 된다.‘공포로부터의 자유’,이게 필요하다.이건 희망이다.국민들에게 끊임없이 희망을 불어넣어 줘야 한다.국민 서로서로 불어넣어줘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국민에게 귀를 활짝 열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는 그런 지도자의 모습이다.지도자가,각료들이 국민의 아픔을 달래주고 도모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그 모습 보여주는 것 지난 1년은 성공하지 못했다.희망을 줄 수 있는 믿음을 우리 정부도 새해에는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정리 김지훈 김정은기자 kjh@seoul.co.kr
  • [사회공헌 특집- 삼성] 임직원 96%가 285만시간 봉사

    [사회공헌 특집- 삼성] 임직원 96%가 285만시간 봉사

    삼성그룹은 1994년 국내 기업 최초로 사회공헌 조직인 삼성사회봉사단을 창단했다.이후 사회봉사단을 바탕으로 전 관계사에 전담조직과 봉사활동 지원제도를 만들어 삼성만의 조직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추진해오고 있다.지난 한 해 사회공헌으로 4092억원을 썼다.특히 글로벌 기업답게 해외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베트남 하떠이성 책걸상 지원,볼쇼이 발레단 지원,케냐 육상꿈나무지원 프로그램 등이 모두 삼성이 펼치는 사업들이다. 국내에서 펼치는 대표적인 것은 2004년부터 시행중인 ‘희망의 공부방 만들기’ 사업이다.저소득층 아동들이 이용하는 지역아동센터(공부방)를 대상으로 공부방 환경개선,교육기자재 제공,상해보험가입 등을 전개하고 있다.올 12월 현재 450여개의 지역아동센터를 고쳐줬고,800여 공부방 전용보험을 지원했다.또 지난해부터 야간에 보호자 없이 방임되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야간보호 프로그램’을 펼쳐 29개 지역아동센터 450여명의 아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2006년부터는 빈곤,학대,방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그 가족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우리아이 희망 네트워크 사업’도 하고 있다. 전국 12곳의 우리아이 희망센터를 중심으로 아동이 안전하고 지속적인 보호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다.삼성에 사회공헌사업의 기반이 조성된 것은 2000년 이후다.농협과 1사1촌 협력에 나섰고,태풍 루사와 매미 피해지역에서는 임직원 1만여명이 재난구호에 나섰다.2004년에는 아동,장애인,노인 등 소외계층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사회복지 중점 사업을 선정,추진했다.2006년 이후는 나눔과 상생의 공헌활동 확대기다.기업의 사회공헌 총괄 책임자의 직위를 사장급으로 격상시켰다.나눔경영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2006년 4월에는 삼성자원봉사센터 발대식을 통해 전국에 105개 자원봉사센터를 설치했다.법률봉사단과 의료봉사단을 발족한 것도 이때다.그룹 소속 변호사들의 자발적인 자원봉사단체인 삼성법률봉사단에서는 법률상담과 함께 형사사건 무료변론을 해준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은 의료전용 버스를 도입,의료소외지역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지난 한해 동안 임직원의 96%인 16만 8000여명이 285만시간(인당 16시간) 봉사활동에 참여했다.2005년 참여율 78% 대비 20%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수치다.자원봉사활동이 삼성의 조직문화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Seoul In]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자원봉사센터가 행정안전부 주관의 ‘2008 우수 자원봉사센터’ 평가에서 서울시 최우수센터로 선정됐다.시상식은 23일 오후 1시30분에 정부중앙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공무원 자원봉사 동아리와 학교·병원 등을 연계한 체계적인 봉사활동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주민생활지원과 330-1284. 용산구(구청장 박장규)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에 대한 점검과 불법 소각행위를 단속한다.▲비산먼지 발생사업 신고와 변경신고 ▲비산먼지 발생억제 시설의 적정 ▲토사운반 차량의 세차 ▲공장·가정·공사장 등에서 불법 소각 등이다.구 관계자는 “비산먼지가 발생하는 사업장이나 불법 소각행위를 발견하면 즉시 환경과나 국번 없이 128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환경과 710-3908. 중구(구청장 정동일) 청소 대행 바우처를 실시한다.중구지역자활센터의 하얀나라 청소사업단이 서비스한다.단가는 주방과 화장실을 함께 하는 홈클리닝의 경우 10만원,침대와 소파는 3만~5만원,창틀·유리창은 5만원이다.신청은 총금액 15만원부터 가능하다.이 가운데 12만 8000원은 구청에서 지원한다.신청 자격은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 미만 가구여야 한다.하얀나라 청소사업단 754-2228. 은평구(구청장 노재동) 신사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보육시설연합회 신사지구가 결식아동 25명을 위해 ‘신사랑 희망나무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지난달 28일 희망나무를 설치한 뒤 이를 통해 모아진 후원 물품을 23일 결식아동에게 전달한다.신사2동주민자치위원회는 이날 자원봉사교실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카페 행사도 연다.신사2동 주민자치센터 308-1892. 송파구(구청장 김영순) 22일 한국지역사회교육회관 새이웃 소극장에서 ‘결혼이민여성 한국생활 홀로서기 페스티벌’이 열렸다.이날 결혼이민 여성들은 홀로 길찾기 미션을 진행하면서 만난 20명의 멘토들과 멘토링 결연식을 가졌다.사업에 참여한 입국 1~2년차 결혼이민여성들은 지난 한 달간 6개조로 나눠 대중 교통 등을 이용하며 송파와 서울시내 곳곳을 누볐다.여성가족과 410-3490. 노원구(구청장 이노근) 24일 노원역 일대 문화의 거리에서 ‘아듀! 2008 송년 페스티벌’이 열린다.가수 춘자의 신나는 라이브 공연과 중국운남기예단의 기예 공연 등이 진행된다.‘스태추 마임’과 안경환의 설탕공예,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배지 만들기 체험 등도 펼쳐진다.문화과 950-4397.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29일 구청 1층 로비에서 CI사업 기금 마련과 이웃돕기 사랑의 황금돼지 저금통 모으기 행사를 실시한다.CI(Community impact)사업은 위기에 빠진 아동·청소년을 돕기 위한 시스템 프로젝트다.구는 이 행사를 통해 학대(방임·폭력) 아동과 저소득 주민을 지원한다.주민생활지원과 490-3358.
  • [글로벌시대] 국제변화의 태풍에서 한국의 나아갈 길/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

    [글로벌시대] 국제변화의 태풍에서 한국의 나아갈 길/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

     국제금융위기라는 미증유의 태풍에 휘말려 국제사회는 저마다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불행하게도 한국에 밀어닥친 파도는 남달리 드높아서 국민들이 불안감에 잠겨 있다.설상가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문제로 인해 북한 정세마저 매우 유동적이다.이렇게 내우외환이 중첩되는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바로 눈앞의 장애에 걸려 허우적거리지 말고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방향감각을 되살려야 한다.  21세기 초입에 접어든 국제사회는 전환기적 변화과정에 놓여 있다.구소련 붕괴 이래 지속되어온 미국의 일극체제가 점진적으로 약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미국의 자유방임적 금융시스템 붕괴로 촉발된 국제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주도하의 브레턴우즈 국제경제체제도 도전을 받고 있다.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라는 국내경제 이슈가 순식간에 범세계적 금융위기의 쓰나미로 변한 것도 바로 달러화의 이중성에 기인한다.이제 달러 기축통화제를 유로,위안화 등 다양한 국제통화와 혼용하는 시스템으로 바꾸자는 압력이 대두되고 있다.앞으로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퇴조하고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 경우 국제경제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금융위기를 계기로 국제사회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문화 등 다양한 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과 균형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다.물론 세계최대의 시장,최고의 과학기술,최강의 군사력을 구비한 미국의 위상을 넘볼 수 있는 대안은 아직 없다.그러나 금번 국제금융위기에서 노정된 바와 같이 국제사회는 갈수록 상호의존성이 높아져서 어느 한 나라가 좌지우지할 수 없게 되었다.장차 국제사회는 미국을 정점으로 EU,중국,일본,러시아 등이 합종연횡하는 다극체제로 진행될 전망이다.이러한 과정이 정착되기까지 국제사회는 불안정과 혼란이 잦을 것이다.  미국외교의 전통에는 고립과 개입의 양극 사이를 시계추와 같이 오가는 특징이 있다.부시 행정부가 일방적 개입정책으로 국제적 반발을 초래한 점에 비추어 오바마 신 행정부는 세계경찰의 부담을 덜고 국제공조를 강조하는 외교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그러나 만약 미국이 지나친 고립 쪽으로 선회하여 아태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한다면,중국의 부상,일본과 러시아의 제 몫 찾기와 맞물려 지각변동의 정세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이 경우 유동적인 북한상황과 더불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도 요동할 우려가 있다.따라서 우리는 당면한 국제금융위기에 이어서 제2,제3의 태풍이 몰려올 것이라는 인식 아래 기초체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첫째,국가적 일치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국민의 성원이 없다면 위기상황에서 헤어나기커녕 국가의 발전도 어렵다.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권의 향배를 넘어선 중장기적 국가비전과 발전전략을 정립해야 한다.둘째,급변하는 국제 및 한반도정세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유비무환의 국가대응태세를 시급히 갖추어야 한다.경제와 국방을 튼튼히 하고,국제화를 가속화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셋째,주동적(主動的) 외교를 펴야 한다.국제질서의 구도변화라는 태풍을 피하거나 막으려하기보다 태풍을 타고 비상(飛翔)하는 역발상의 외교전략이 필요하다. 중급국가(middle power)인 호주가 APEC을 주창하여 아태협력을 선도하거나,영국의 브라운 총리가 국제금융위기 해결사로 떠오른 것과 같이 국제이슈를 선점해 나가야 한다.넷째,한국의 위상과 능력에 걸맞은 국제기여를 강화해야 한다.  우리가 국제금융위기를 핑계로 대외원조를 삭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이럴 때일수록 의연하게 아프리카 등 어려운 나라에 대한 원조를 늘리고 유엔평화유지군에 적극 참여할 경우 한국의 국격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
  • [인종 벽을 넘다-美 오바마 시대] 오바마 어떤 정책 펼까?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된 오바마 당선인이 어떤 정책을 펼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경제정책이다. 월스트리트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한 ‘위기국면’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오바마가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뉴딜’을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2일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 유권자들이 보다 강력한 정부를 원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후보의 당선으로 로널드 레이건 이후 28년간 득세했던 보수주의가 막을 내리고 미국 정치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딜은 ‘잊혀진 사람들을 위한 뉴딜(신정책)’이라는 정식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한 건설사업이 아니라 자유방임에서 국가개입으로 경제시스템을 바꾸고 사회복지를 시작한 신경제정책이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미래를 말하다’에서 “뉴딜은 단순한 경기부양책이 아니다. 경제를 회복시키면서도 미국의 소득불평등을 극적으로 줄인 정책이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소득세 증세를 통해 부자들과 근로자들의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고 미국을 중산층 중심 사회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경제정책의 핵심은 ‘증세’와 ‘일자리 창출’로 요약된다. 미국 근로자의 95%에게 세금을 깎아 주는 대신 연 소득 25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에 대해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내에 남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에는 세금을 깎아 주는 대신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세금 혜택을 중단키로 했다. 아동 의료 보험 강제 가입, 저소득층 무료 의료 수혜 대상자 확대 등을 통해 보건·의료 정책의 혜택을 전 국민으로 확대시키겠다는 공약을 강조해 왔다. 교육 부문에서는 공교육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교육 재원을 연방정부 기준에 못 미치는 학교나 대안학교 등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민 정책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이민자 자녀를 위한 교육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공약으로 내거는 한편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위한 소액창업을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환경 정책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기존 화석원료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앞으로 10년간 1500억달러를 친환경 에너지원 개발에 투자함으로써 500만개의 친환경 일자리, 이른바 ‘그린 칼라’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 600억달러를 ‘전국 사회간접자본 재투자은행’에 투자할 생각이다. 이 은행은 이 돈을 고속도로 다리, 공항 등 공공시설 건설에 사용함으로써 약 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최근 주택경기 침체로 타격을 받은 건축업계의 회복을 촉진할 계획이다. 금융위기와 관련해서는 구제금융을 통해 금융기관 회생에 주력한 조지 부시 행정부와 달리 주택대출자 보호,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감독과 규제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오바마는 주택차압 억제를 위해 100억달러 규모의 주택차압방지기금을 설치하고,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참가 금융기관에 대한 90일간의 주택압류 금지 조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연금 조기 인출에 대한 위약금 면제, 중소기업 대출 확대 등 600억달러 규모의 대책을 통해 가계 및 기업의 신용경색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바마는 다자주의와 대화에 입각한 국제분쟁해결과 외교정책에 힘쓸 가능성이 높다.“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직접 만날 용의가 있다.”는 공언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북 직접대화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아시아에서 미군의 역할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라크 문제에 대해서도 “2010년 여름까지 이라크에서 철군하겠다.”고 공약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금융위기→실물위기 악순환] 그린스펀 前 FRB의장 ‘시장경제 이론’ 허점 시인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증권시장의 파생상품 규제에 반대했던 것은 부분적으로 잘못한 일이다.” ●“주택대출 문제점도 예견 못해”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부감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장의 자정 능력을 과신했고, 부동산담보대출의 문제점들을 예견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자신을 포함해 감독 책임자들이 월가에 취해온 자유방임주의 정책이 사상 유례없는 금융 위기를 낳았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일부 책임을 시인한 것이다. 헨리 왁스만(민주) 위원장은 ”연준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거품을 일으킨 무책임한 대출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음에도 그린스펀 의장은 이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왁스만 위원장은 그린스펀 전 의장의 재임기간 중 규제와 관련된 발언들을 들어가며 “잘못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묻자 그린스펀 전 의장은 마지못해 “부분적으로 잘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또 파생상품 규제에 반대했던 것에도 부분적으로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그린스펀 의장 시절의 저금리정책은 주택버블로 이어져 금융위기를 낳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광범위한 위기” 그린스펀 전 의장은 최근 국제 금융위기를 정책결정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백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신용 쓰나미’”라고 규정하면서 미국 신용시장이 붕괴된 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거의 40년 동안 올바로 작동하던 경제 정책은 잘못됐으며 특히 주택 모기지론으로부터 야기된 문제점에서 이는 명백히 드러난다.”고 강조한 뒤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7000억달러 구제금융과 같은 공공의 지원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게 불가피하다고 미 재무부의 금융구제정책을 지지했다. 그는 “(이번 금융위기는) 내가 상상했던 어떤 것보다 더 광범위하게 나타났다.”면서 “신용평가기관이 비현실적으로 높게 평가한 서브프라임 증권에 대한 국제적인 수요가 은행과 헤지펀드, 연기금에 의해 급증한 것이 이번 문제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kmkim@seoul.co.kr
  • “조선 선비는 비판적 지식인의 전형”

    “조선 선비는 비판적 지식인의 전형”

    조선시대 선비와 선비정신의 현대적 의미와 계승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남명학연구원(원장 이성우)과 한국선비문화연구원설립 추진위원회(위원장 이현재)는 24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선비와 선비정신‘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마련한다. 이장희 전 성균관대 교수가 ‘선비의 본의와 선비정신´이라는 주제로 기조발표하고, 최봉영 항공대교수, 최석기 경상대교수, 조영달 서울대교수 등이 논문을 발표한다. 중국 인민대 갈영진 교수는 ‘한중 선비정신 비교연구´를, 일본 고베대 다카하시 마사아키 교수는 ‘선비와 무사도´에 대해 발표한다. 조영달 서울대교수는 발표문 ‘현대사회의 지식인과 선비정신의 사회적 재해석´에서 “서구의 신사도나 일본의 무사정신, 그리고 한국의 선비정신은 그 시대 지성을 대표하는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명 조식(1501~1572)으로 대표되는, 높은 식견과 덕을 갖추고 산림에 의거한 유학자들을 흔히 처사라 하는데 이는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진 조선시대 선비상의 한 전형이기도 하다. 남명은 현실에 대한 급격한 변혁보다 안정을 추구한 퇴계의 현실관과 달리, 선비는 현실정치의 모순에 맞서 이를 과단한 언어로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둔하는 처사가 아니라 현실에 대한 깊은 관심을 지닌 비판자였던 셈이다. 조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과거의 선비의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는 지식인”이라면서 “선비와 지식인의 공통적인 사회적 기능은 문명사적 개척자와 사회적 균형추로서의 지성”이라고 지적했다. 설석규 경북대교수는 ‘남명학파의 선비정신´에서 “조식은 세상의 모순에 초연한 탈속형 선비나 분수를 지키며 자처하는 자수형 선비,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조차 거부하는 방임형 선비의 면모와는 거리가 있었다.”면서 “평생 동안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향촌에서 학문연구와 제자양성으로 일관한 처사형 선비의 범주에 포함되면서도 개혁의 방향을 모색한 개혁지향형 선비로 규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봉영 한국항공대교수는 국어사전에 수록된 선비의 정의가 원래 의미와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표문 ‘한국사와 선비의 전통´에서 “오늘날 국어사전에는 선비를 ‘학식이 있되 벼슬하지 않은 사람´으로 풀이되고 있으나 선비가 학문을 하는 것은 관직에 나아가서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선비가 학식을 갖고 벼슬을 하지 않는 것이 특별하거나 대단한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장희 전 성균관대교수는 기조발표문에서 “조선조의 선비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선비의 긍정적인 면은 제쳐 두고 비리만을 들추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올바른 선비란 예의염치를 중시하고, 포부가 크고 강인하며, 공론을 그르칠 염려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그래도 자본주의가 최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에서 자본주의 옹호론을 폈다. 자본주의가 궁지에 몰렸지만 결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이 만들어낸 최선의 경제체제라는 이유에서다. 금융 위기 이후 미국과 영국 등 자본주의 발원국들은 앞다퉈 은행에 직접 구제 금융을 투입했다. 미국 정부는 2500억달러, 영국 정부는 5000억파운드 규모의 은행 지분을 직접 매입했다. 이런 국가 개입을 놓고 중국에선 “선생님들(서구식 자본주의)에게 문제가 있다.”고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자기규제도, 자유방임도 끝났다.”고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처럼 금융위기와 더불어 국가의 역할이 증대되고 사적 영역이 축소됐지만 자본주의는 여전히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자본주의는 언제나 위기를 낳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세계는 자본주의를 더 잘 운용하는 법을 배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번 위기도 ‘자본주의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운용의 실패’라는 지적이다. 금융위기도 규제 완화의 결과라기보다는 오히려 정책 실패와 월스트리트의 무리수가 결합된 ‘초강력 태풍’이라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구제금융은 이념적 문제가 아니라 실용적 문제라고 규정했다. 각국 정부가 은행주를 사들이는 건 공적 자본이 신용 흐름 유지에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믿음 때문이다.1984년 레이건 정부가 당시 미국 8위 은행 컨티넨털 일리노이 은행에 구제금융을 제공한 사례,1990년대 핀란드·스웨덴이 은행 국유화 조치를 취한 것 모두 이런 믿음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다만 구제금융에 따른 도적적 해이, 정치적 요인이 개입된 대출 등 부작용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는 은행의 임원, 주주들에게 보상하지 말아야 하고 대출이 정치적으로 좌지우지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납세자의 관점에서 정부 우선주가 먼저 배당을 받기 전까진 다른 주주들에게 배당금이 돌아가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영진의 보너스 금지는 좋은 인재가 절실하게 필요한 기업에서 인재를 내쫓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은 뜻밖이다. 경제적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말라는 경고라고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자본주의는 스스로 수정하여 위기가 지나가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이번 구제금융이 잘 처리되면 납세자들은 이익을 얻게 될 것이고 규제당국은 미래에 금융관리를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앞날을 예측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알파맘’ ‘베타맘’ 어느쪽이세요?

    ‘알파맘’ ‘베타맘’ 어느쪽이세요?

    ‘알파맘이냐 베타맘이냐.’ 최근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알파맘이란 자녀 교육에 기업경영 마인드를 녹여 효율성을 추구하는 엄마. 베타맘은 자녀에게 자유를 주고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게 하는 ‘자유방임형’ 엄마이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 전업주부와 직장인 엄마 사이에 ‘알파맘이 옳으냐 베타맘이 옳으냐.’ 는 논쟁이 붙었다. 이른바 ‘엄마 전쟁´이다. 최근 이 설전이 다시 불붙어 제2의 엄마 전쟁으로 번졌다. 교육열이 유난히 높은 한국의 엄마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적극적인 알파맘이 기존의 ‘강남엄마’와 다른 점은 뭘까. 베타맘의 ‘방목’으로 자란 아이들이 우리나라의 거친 입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19일 오후 11시10분 ‘SBS 스페셜’이 두 교육법을 비교하며 아이에게 어떤 방식을 적용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월스트리트에서 10년간 금융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던 이사벨. 그는 “탄탄한 정보력으로 아이의 인생을 설계한다.”는 대표적인 알파맘이다. 처음 엄마가 되며 겪은 충격을 인터넷의 도움으로 극복한 그는 알파맘의 조건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 엄마가 되는 일에 열정적일 것. 둘째, 엄마가 되며 마주치는 어려움을 인터넷으로 해결할 것. 셋째, 정보에 빠를 것. 넷째, 정보를 나눌 것. 실제로 미국기업들은 막강한 정보력을 공유한 알파맘들의 영향력에 주목하고, 그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에 힘을 쏟기도 한다. 알파맘 열풍은 한국도 비켜가지 않았다. 블로그 방문자가 하루 2000명이 넘는 ‘젤리맘’과 ‘마리안’은 육아 방면의 대표적인 스타 블로거. 미국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을 목표로 딸 유진이에게 초등학교 때부터 4개 국어를 가르치는 임정민씨도 탄탄한 정보력으로 무장한 알파맘이다. 반면, 베타맘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이들은 경쟁의 올가미에서 벗어나 진정 아이가 행복해지는 길을 찾자고 외친다. 성공을 보장해주기보단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주는 게 엄마의 진정한 역할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아이의 잠재능력을 깨워주기 위해선 알파맘들도 베타맘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선홍이 엄마 한지원씨의 용기는 더없이 돋보인다. 전라도의 한 산촌 분교로 아이를 유학(?)보낸 그는 텃밭을 가꾸고 흙에서 뛰어놀며 스스로 삶의 즐거움을 깨우쳐가는 아이를 보며 더 이상의 욕심은 없다고 말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2048년 한국의 미래’ 전문가 진단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계기로 마침내 종언을 고하고 있어요. 이제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한국은행 총재와 서울시장을 지낸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미국은 1980년대 자본의 자유 확대와 노동시장 유연화에 바탕을 둔 신자유주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결국 양극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저성장기로 접어들었다는 게 조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로마제국이 영원하지 않았던 것처럼 자본주의 또한 세월에 따라 노화하는 것”이라면서 “작은 정부가 능사가 아니므로 정부와 시장이 조화를 잘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감세정책, 민영화 등 현 정부가 추구하는 미국식 시장지상주의가 결코 ‘만능 해결사’는 아니라는 일침이다. 특히 노동자를 단순 비용으로 간주해 유연화·비정규직화만이 기업 경쟁력의 유일한 방안인 양 주장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부쩍 고개를 들고 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외환위기 직후부터 한국사회에 통용되던 ‘신자유주의 개혁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식의 가설은 재고해야 한다.”면서 “공기업이 민간기업보다 효율적인 측면도 많으며 스웨덴처럼 신자유주의 흐름과 떨어져 있으면서도 사회적 안정과 경제적 활력을 동시에 이루고 있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장이 자원과 정보를 가장 잘 배분한다.’는 이른바 시장효율성 신화의 붕괴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들어 시장에 대한 적절한 감독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여경훈 상임연구원은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 중산층은 더욱 취약해지고 양극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절한 규제와 감독체계를 구축해 국민경제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제고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장화식 정책위원장은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투기자본을 두고 시장의 방임적 자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투기자본은 전직 관료들을 ‘얼굴마담’으로 끌어들인다.”면서 “전직 관료들은 규제완화와 로비를 관철하고 자금조달(펀딩)에서도 ‘투기자본의 방패’ 노릇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적자금 투입과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친 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투기자본이 시세차익을 거둘 경우, 그 이익은 국민의 희생에서 나온 것이므로 특별세를 부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미국식 자본주의/함혜리 논설위원

    1938년 8월30일. 시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시하는 일련의 경제학자들이 파리에 모였다. 당시 많은 국가들에서는 계획 경제로 방향을 선회하는 상황이었다. 발터 오이켄,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레이몽 아롱, 월터 리프먼 등은 쇠퇴하던 자유주의 이념을 구하기 위해 ‘월터 리프먼 콜로키움’을 결성했다.19세기 자유방임주의와 대별되는 ‘신자유주의(neoliberalisme)’는 이렇게 태동했다. 제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신자유주의 모임을 재건한 사람은 하이에크였다. 그는 1947년 스위스의 몽펠르렝에서 지식인 39명을 초청해 학회를 열고 자유주의적 세계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했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시카고대학의 밀턴 프리드먼은 후에 신자유주의의 이념적 산실 역할을 한 ‘시카고 학파’를 만들었다. ‘작은 정부, 큰 시장’을 핵심이념으로 하는 신자유주의는 정부의 시장개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1930년대 이후 미국 경제정책을 주도해 온 케인스 이론이 1970년대 서구 선진국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계기로 후퇴하면서 경제학의 신주류로 등장했다.1980년대 영국의 대처 정부와 미국의 레이건 정부가 신자유주의를 적극 채택하면서 유례없는 장기호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후 신자유주의는 미국식 자본주의 모델로 불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미국은 전세계에 미국식 자본주의를 설파하며 금융시장 개방과 무한경쟁을 독려했다. 지난 30년간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가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식 자본주의의 종말, 신자유주의의 종언이라는 분석과 함께 자본주의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는다. 각국의 정상들은 미국식 탈규제 정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새로운 시장질서의 구축을 적극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국책은행 민영화와 금산분리 완화, 글로벌 투자은행 육성 등 금융규제 완화라는 기존의 시장만능주의적 정책 틀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거미줄처럼 촘촘히 엮여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2011년부터 수능 축소 등 입시 개혁”

    “2011년부터 수능 축소 등 입시 개혁”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입시제도는 큰 변화가 없지만 고1부터는 영어 과목을 비롯한 입시제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4일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사무총장 임기를 시작하는 박종렬(60) 경북대 교수는 3일 “2010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은 2009학년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점진적으로 자율화를 확대해 2011∼2012년도에는 입시의 큰 틀이 바뀔 수 있도록 연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교협 차원 영어입시문제 연구·검토 박 사무총장 예정자는 이날 서울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갖고 “오는 2010학년도 입시의 전반적인 기본 방향은 2009학년도 입시와 변함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들에 자율권을 넘겨 주고 있는 과도기 상태이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 자율화가 기본 방향이지만 대학의 공공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학이 자유방임적 입시안을 짜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면서 “입시전형위원회를 구성해 기본계획을 확정한 뒤 이달 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1∼2012학년도 입시에는 이명박 정부의 대입자율화 2단계 정책에 따라 전형방식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 예정자는 “수험생들이 자기 분야에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방향으로 수능과목 축소 등을 대교협 차원에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영어입시 정책도 대교협 차원에서 연구할 뜻도 내비쳤다. 박 사무총장 예정자는 “입시 과목의 주요 요소인 영어과목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 외국어영역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등 여러 가능성을 열고 연구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열악한 대학 재정문제 중점 둘 것 그는 사무총장으로 중점을 둘 분야로 대학 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꼽았다. 박 사무총장 예정자는 “현재 사립대, 국립대학들이 재정을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아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대학의 안정적 재정확보를 위한 방안이 국가적 차원에서 제시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전국 4년제 대학 총장들의 협의체로 올해부터 정부로부터 대학입시 관련 업무를 이양받아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특히 대교협 사무총장은 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박 사무총장 예정자는 대학교수로는 처음으로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81) 근왕병이 패하다 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81) 근왕병이 패하다 Ⅱ

    당시 근왕병들이 처해 있던 열악한 상황을 고려하면, 청군의 포위망을 뚫고 남한산성을 구원하는 것은 애초부터 여의치 않은 일이었다. 우선 지방의 감사나 지휘관들이 병력을 모으고 행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소집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했고, 날씨가 추워 행군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병사들은 대부분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오합지졸이었다. 문관 출신이 많았던 지휘부 또한 전문적인 군사지식이나 병법(兵法)에 익숙한 사람이 드물었다. 그러다 보니 청군을 만나면 겁먹고 진군을 꺼리거나, 한 번 패할 경우 부하들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주도면밀한 청군의 편제 병자호란 당시 조선 침략에 투입된 청군은 크게 4개 군(軍)으로 편제되어 있었다. 마부타(馬福塔)가 이끄는 선봉 부대는 압록강을 건넌 뒤 대로를 따라 곧바로 서울로 입성하여 인조를 사로잡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서울과 강화도의 연결을 차단하여 조선 조정이 강화도로 파천하는 것을 저지하려 했다. 예친왕(禮親王) 도도(多鐸) 등이 지휘하는 좌익군(左翼軍) 3만은 선봉대의 뒤를 받치며 서울로 입성하여 서울과 삼남 지방의 연결을 차단하는 임무를 맡았다. 홍타이지가 직접 이끌었던 본진(本陣) 5만 4000은 좌익군의 뒤를 따라 남하하면서 의주, 안주, 평양, 황주 등지의 산성을 공략하고 인축(人畜)을 획득하는 임무를 맡았다. 예친왕 도르곤(多爾袞) 등이 이끄는 우익군(右翼軍) 2만 2000은 벽동(碧東), 창성(昌城) 등지의 성들을 공략한 뒤 임진강을 건너 강화도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선봉대의 돌격을 통해 조선 조정이 강화도나 삼남 지방으로 파천하는 것을 차단한 뒤, 후속 부대를 남하시켜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서 전쟁을 끝내겠다는 복안이었다. 아직 명을 온전히 정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속전속결로 조선의 항복을 받아 내겠다는 깜냥이기도 했다. 조선군은 초전에 이미 마부타가 이끄는 선봉군의 위세에 눌려 전의를 상실했다. 무엇보다 그들 철기(鐵騎)의 가공할 만한 전진 상황을 조정에 제 때 알리지 못하고, 또 돌격을 적절히 저지하지 못한 것이 큰 실책이었다. 청군은 전투 경험이 풍부한 군대였다. 병자호란을 일으키기 전까지 여러 차례 서정(西征)을 통해 명군이나 차하르(察哈爾) 몽골군과 싸워 실전 감각이 뛰어났다. 청군은 원정에 나설 때나, 명군과 그냥 대치하고 있을 때나 일상적으로 복병을 파견하여 적군 주둔지 주변의 사람을 포로로 잡아 납치했다. 이른바 착생(捉生)이 그것이다. 포로를 신문하여 적군과 관련된 정보를 정확하게 알아 내기 위한 목적이었다. 병자호란 당시에도 ‘착생’은 어김없이 반복되었다. ●김자점 부대의 패퇴와 관망 조선 조정은 병자호란 당시 청군의 돌격에 대비하기 위해 이른바 청야견벽(淸野堅壁) 작전을 구상했다. 청군이 이동하는 대로(大路) 주변의 병력과 백성들을 인근 산성으로 몰아 넣고 수성전(守城戰)을 꾀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 작전은 청군 선봉대로 하여금 거의 무인지경의 상태에서 돌격할 수 있게 방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졸지에 기습을 당한 서울은 공황 상태에 빠지고, 대로 주변 산성에 있던 조선군이 거꾸로 청군을 추격하여 서울로 올라 와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상경하려는 조선군은, 뒤따라 오는 청군의 본진과 좌우익군의 공격에 다시 노출되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일찍이 1619년 ‘심하(深河) 전투’에 참전하여 패한 뒤, 후금에서 포로 생활을 경험했던 이민환(李民 은 조선군 방어 태세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청야견벽 작전만으로는 청군의 돌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의주에서 개성으로 이어지는 연변에 위치한 산성들은 대부분 대로로부터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청군이 산성 공략을 늦추고 서울을 향해 곧바로 남하할 경우 속수무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환은 조선군도 적정한 수준의 기마병을 배치하여 그들의 돌격을 저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민환의 경고처럼 대로에서 적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후유증은 그대로 나타났다. 도원수 김자점(金自點) 군을 비롯한 서북 지역의 병력 대부분이 청군의 후미를 쫓아야만 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병자호란이 일어나던 초기, 김자점은 황주의 정방산성(正方山城)에 주둔하고 있었다. 마부타가 이끄는 청군 선봉대를 그대로 놓아 주었던 그는 12월14일, 봉산(鳳山) 북쪽의 동선역(洞仙驛)에서 청 좌익군을 공격하여 소소한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홍타이지가 이끄는 대군이 남하하자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병력 수천을 이끌고 토산(兎山)으로 이동했다. 토산에서도 김자점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척후병을 두지 않은 채 안이하게 행군하다가 12월25일 도르곤이 이끄는 청군의 기습에 휘말린 것이다. 도르곤이 이끄는 청군은 행군하면서 수시로 ‘착생’을 통해 조선군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도르곤은 중화(中和)에서 조선인 포로를 신문하여 김자점 군의 이동 경로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상대에 대한 정보력의 차이는 그대로 승패에 반영되었다. 약 5000명에 이르던 김자점 군은 졸지에 병력의 대부분을 잃고 말았다. 김자점은 단기(單騎)로 도주하여 전장을 피했다. 선봉장 이완(李浣)이 이끄는 어영청(御營廳) 포수들이 분전하여 적장 한 사람을 사살하는 등 전과를 올렸지만, 이미 주장(主將)이 도주한 상황에서 전세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자점은 결국 남은 어영군 병력을 수습하여 양근(楊根)의 미원(迷原)으로 이동했다. 당시 미원에는 김자점 부대말고도 강원감사 조정호의 부대, 북한산 전투에서 패한 뒤 이동해온 유도대장(留都大將) 심기원(沈器遠) 부대 등이 합류했다. 모두 합치면 1만 7000에 달하는 적지 않은 병력이었다. 남한산성에 있는 인조와 조정은 이들이 청군의 포위를 뚫고 산성으로 들어와 주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러나 김자점 부대는 움직이지 않았다. 청군이 이천과 여주 지역을 차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청군의 포위를 뚫어 보겠다는 의지가 약한 점이었다. ●전라도 근왕병의 승리와 철수 당시 일어났던 근왕병 가운데 두드러진 활약을 벌였던 부대가 전라병사 김준룡(金俊龍)이 이끌던 전라도 병력이었다. 전라감사 이시방(李時昉) 휘하에서 선봉장으로 종군했던 김준룡은 1637년 1월4일, 병력 2000을 이끌고 수원 광교산(光敎山)으로 이동했다. 김준룡 부대는 산 주변에 목책을 설치하여 청군의 돌격을 차단했다. 그리고 화기수를 전면에, 사수(射手)와 창검병을 후면에 배치하여 청군의 공격에 대비했다.1월5일, 청군 지휘관 양고리(楊古利)가 5천의 병력을 이끌고 공격해 오자 김준룡 부대는 집중 사격을 가하여 그들을 격퇴했다. 이튿날 양고리가 병력과 화력을 증강하여 다시 공격해 왔다. 이번에는 호준포(虎砲)까지 동원하여 조선군 진영에 맹렬한 포격을 퍼부었다. 선방하던 조선군은, 저녁 무렵 청군이 광교산의 후방을 우회하여 광양현감 최택(崔澤)이 맡고 있던 방어선을 급습하면서 수세에 몰렸다. 김준룡은 최택의 방어선이 무너지자 유격군을 이끌고 청군을 향해 돌격했고, 전투는 순식간에 혼전 양상으로 변했다. 그리고 혼전 중에 조선군 화기수의 총탄에 적장 양고리가 쓰러졌다. 양고리는 홍타이지의 매부로서 병자호란 당시 조선군이 사살한 최고위급 적장이었다. 양고리가 죽자 청군 진영은 급격히 동요했다. 김준룡은 청군이 동요하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병자호란 개전 이래 최대의 승리를 거두었다. 남한산성과 가까이 있는 광교산에서 날아온 김준룡의 승리 소식에 조정은 환호했다. 하지만 김준룡의 부대는 광교산에서 계속 버틸 수 없었다. 군량과 화약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준룡은 병력을 이끌고 수원 남쪽으로 철수했다. 아쉬운 대목이었다. 청군에 길목이 차단되어 근왕병 전체의 전력이 분산되었던 데다, 작전과 보급을 총괄적으로 지휘할 지휘부가 없었던 탓이었다. 환호도 잠시뿐 산성은 다시 기다림의 침묵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법치 넘어서면 단호 대처”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4일 “법의 범위 내에서는 어떤 목소리도 존중하겠지만 국가의 존립기반인 법치의 기준을 넘어서면 단호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기획관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부의 ‘보수·진보 편가르기’지적에 대해서도 “편가르기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법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박 기획관은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참모진 가운데 처음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안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촛불집회에 대해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지는 것에 대해서는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야간 거리시위와 도로점거는 그 자체가 불법”이라면서 “그동안 평화적인 시위를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이를 일부 용인했는데 폭력을 행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 질서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면서 엄정 대응방침을 밝혔다.박 기획관은 최근 인터넷 공간의 여론형성 문제에 대해서도 ‘법치’를 강조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이 법의 경계를 넘어선 방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인터넷에서 합리적 비판공간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법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성숙한 제어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기획관은 특히 검찰이 ‘광우병 괴담’과 관련한 전담수사팀을 꾸린 것에 대해 “고소가 제기됐기 때문에 수사를 하는 것이지 검찰이 자의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면서 “인터넷에서의 작은 사실왜곡이 엄청난 국가 불이익과 국민 손해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자정기능이 필요하고 때로는 제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잇따르는 자성 촉구 목소리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과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 등 종교·학계·시민사회원로 18명은 30일 서울 뉴국제호텔에서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와 국회, 국민에게 현재의 위기를 수습하고 국정을 정상화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들은 ‘2008 위기 극복을 위하여 호소합니다’라는 시국성명문을 통해 “촛불시위가 국정운영을 마비시키고 법치를 무력화하고 있다.”면서 “이 난국을 초래한 일차적 책임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통령과 정부는 그간 국민의 질타를 충분히 헤아려 새로 출발한다는 각오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면서 “이번 내각 개편에서도 광범위하게 인재를 등용하고 대통령은 위기상황을 조기에 해소키 위한 신속한 조치를 취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 협상 파동은 국회와 여야 정당들이 정치권 과제를 제도권 밖으로 방임한 데 있다. 특히 야당은 이번 난국에 일단의 책임이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면서 “국민도 지금의 총체적 위기가 지속될 경우 사회공동체가 해체될 수 있음을 직시하고 질서회복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 단체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안정을 위해 촛불집회를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한국음식업중앙회, 한국세탁업중앙회 등 14개 단체는 “사회가 혼란에 빠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서민경제”라며 “서민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지갑을 열지 않아 소상공인들이 생업을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단체는 “정부와 정치권도 촛불집회를 통해 확인된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해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며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도 경제난국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 나갈 것을 다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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