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방임
    2026-03-21
    검색기록 지우기
  • 확산
    2026-03-21
    검색기록 지우기
  • 잭슨
    2026-03-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34
  • 4t 넘는 쓰레기 더미와 함께 살던 4남매…충격의 수습 현장

    4t 넘는 쓰레기 더미와 함께 살던 4남매…충격의 수습 현장

    지난 9일 전북 전주시 효자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자그마치 4.5t 규모의 쓰레기가 나와 연립 현관 앞에 산더미처럼 쌓였다. ‘악취가 심하다’는 이웃들의 거듭된 민원 제기에 주민센터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A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방바닥과 벽, 천장 등 집 안 곳곳에 바퀴벌레와 해충들이 기어 다녔다. 더 놀랄 일은 이 연립에 사는 A(34·여)씨와 남편 B(32)씨는 이곳에서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네 살배기, 두 살배기 등 4남매를 키웠다는 사실이다. 이 연립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방자치단체가 기초생활수급 가정에 임대하는 주택이다. 이 집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지난 8일 한 주민이 “이웃집에서 시체 썩는 냄새가 나는데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 때문이었다.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쓰레기 더미 집’에는 자원봉사자와 관할 주민센터 직원 10여 명이 드나들며 청소 작업을 진행했다. 집안 살림을 모두 끄집어내 일광 소독을 하고 집 밖에는 봉사자들이 이동세탁차량까지 동원해 집에 널려 있던 옷가지와 이불 빨래를 했다. 집에서 나온 옷가지만 50ℓ 대형 쓰레기봉투로 20개가 넘었다. 이웃에 사는 한 주민은 “쓰레기나 악취도 문제지만, 이 안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키웠는지가 더 걱정”이라며 “아주 어린 애들도 둘이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애들 건강상태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찰 확인 결과 A씨의 자녀들은 머리에 이가 있을 정도로 위생상태가 좋지 못했다. 다만, 외상이라든지 물리적 폭력으로 인한 상처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6월 냉장고를 바꾸면서 음식물을 밖에 내놨는데 음식이 상했다. 그 뒤로 청소하지 못했다”며 “최근에도 내가 교통사고로 입원하고, 아이들이 아파 2주간 병원에서 생활하다 보니 집을 방치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쓰레기의 양이나 정황으로 보아 장기간 위생이 좋지 못한 상태가 유지된 것으로 보고 A씨 부부를 물리적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아마도 아이를 출산하고 심리적으로 이상이 온 것 같다”며 “주민들 증언으로는 몇 달 전부터 집 주변을 돌며 쓰레기와 옷가지 등을 모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가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낡고 필요 없는 물건을 집 안에 쌓아두는 강박증을 앓는 ‘호더’(hoarder)로 추정하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 9일 아이들을 긴급분리 조치해 보호시설로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황상 아동학대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A씨 부부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 명의 학생도 포기 않게… 일어나, 학교가자!

    한 명의 학생도 포기 않게… 일어나, 학교가자!

    ‘일어나라니까, 학교 늦는다고.’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은 아침부터 ‘전쟁’이다. 깨워서 늦지 않게 학교에 보내려는 부모와 꾸물대는 자녀가 매일 부딪친다. 그나마 소리쳐서라도 깨워 주는 가족이 있다면 다행이다. 부모가 몸이 아프거나 일찍 출근해 자녀를 깨우지 못하는 가정도 많다. 위기 가정의 학생 중에 출석 일수를 못 채워 졸업을 걱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그래서 서울 노원구가 이런 청소년들의 기상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다. 구는 지각과 결석이 잦은 학생을 대상으로 등교 도우미 서비스를 한다고 10일 밝혔다. 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는 “학교 출석률이 떨어지는 학생의 원인을 찾다 보니 부모가 방임하거나 조손가정 등 위기 가정의 청소년이 많았다”며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센터는 청소년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사례관리자와 생활중재 강사 등 6명으로 등교 도우미단을 꾸렸다. 등교 도우미는 모닝콜로 청소년을 깨우는 건 물론 학생의 집을 직접 찾아 준비물 등 등교 준비를 돕고 교문까지 동행한다. 지난 1학기 초·중·고교생 10명이 등교 도우미의 도움을 받았는데 덕분에 지각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 등교 도우미 정우석(55)씨는 “모닝콜로 일어나지 않으면 학생 집을 직접 찾는다”면서 “모르는 사람이 자꾸 와서 깨우니 청소년들도 미안한지 잘 일어난다”고 말했다. 도우미들은 등교 지도는 물론 아이의 멘토 역할을 맡아 심리치료 등 상담도 해 준다. 등교지원서비스는 한 학생당 10회 제공하며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10번 연장 지원한다. 오는 2학기에는 2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등교 도우미를 파견할 예정인데 지각과 결석을 자주 하는 학생을 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등교 도우미 서비스는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을 돕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기고] 고령사회, 노인의 존엄성과 권리 보장/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기고] 고령사회, 노인의 존엄성과 권리 보장/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고 존엄하며(세계인권선언 제1조), 적절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유엔 사회권규약 제11조). 모든 사람에게 부여된 기본적 인권이 고령이라는 이유로 훼손되거나 무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12.8%보다 월등히 높은 47.2%로 세계 1위다. 75세 이상 노인의 고용률도 평균보다 네 배 높은 19.2%다. 노년에도 쉴 수 없는 팍팍한 삶을 여실히 보여 준다. 또한 우리나라 노인의 자살률은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1위를 달리고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인구의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됐기 때문에 유독 우리나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고령화 문제는 기후변화 및 빈곤 문제와 함께 전 세계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 중 하나다. 우리나라도 지난 12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을 마련,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 고령화실무그룹의장국을 맡아 노인인권 문제에 관한 국제적인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노인의 인권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노인들이 사회적 배제와 빈곤, 차별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보다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노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노인을 시혜와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존엄성을 지닌 기본적 권리의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노인 인권의 현황과 문제들을 공론화하고 당사자들의 의견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노인 관련 단체와 전문가 등 민간 부문의 역량 강화와 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노인 인권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노인 인권의 보호·증진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며 토론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넷째, 공공의료 서비스와 돌봄 서비스, 그리고 소득 지원에 관한 제도적 기반 구축 등 노인을 위한 보편적인 사회 보호의 최저선이 마련돼야 한다. 이는 노인의 여러 권리 중 빈곤 해소와 건강권에 관련된 것으로 노인의 기본적인 생존권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대화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도시화와 핵가족화, 의식의 변화와 가치관의 차이, 불황과 청년실업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오늘날 우리 사회 내의 세대 간 갈등과 불신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이러한 세대 간 갈등과 불신은 사회적 자원의 합리적 배분을 어렵게 하고, 노인 학대와 방임의 토양이 될 수도 있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노인의 소외와 차별, 학대 및 방임 등의 사회문제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인권이 존중되는 선진사회는 모든 사람이 아동기에서부터 노년기에 이르는 전 생애에 걸쳐 기본적 인권을 항시 보장받을 때 이루어질 수 있다. 노년의 삶은 모든 청년들의 미래이기도 하다. 지금부터라도 모든 노인이 존엄성과 권리를 보장받고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사설] 대우조선 부실 방치한 산은 책임 엄중히 물어야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경영에는 산업은행의 부실 감독과 무능력이 결정적 뒷받침이 됐다. 대우조선의 주채권은행이자 최대 주주인 산은이 대우조선의 방만 경영을 방치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 기업의 재무 상태를 미리 점검하는 장치가 있는데도 산은이 손 놓고 있어 준 덕에 대우조선은 1조 5000억원의 분식회계를 할 수 있었다. 이런 사정을 보면 대우조선이 지금까지 굴러온 것도 신기하다. 막대한 분식회계로 영업이익을 뻥튀기한 대우조선은 임직원들에게 마구잡이로 성과급을 돌렸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급여를 깎아도 모자랄 판국에 눈먼 돈인 양 마구 써댄 것이다. 영업손실이 3조원을 넘었던 지난해 임직원 격려금으로 877억원을 퍼쓰는데도 산은은 전혀 제동을 걸지 않았다. 이뿐이 아니다. 조선업과 아무 관련도 없는 자회사를 문어발식으로 세우고 인수하는데도 산은은 못 본 척했다. 감독은커녕 출자 회사들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해 대주주랍시고 가당찮은 갑질까지 일삼았다. 그런 신선놀음을 할 시간에 최소한의 감독 역할만 했더라도 대우조선의 부실은 단속할 수 있었다. 무책임한 기업 관리가 통했던 배경은 간단하다. 전문 경영을 하려야 할 능력이 없는 권력 낙하산 인사들이 산은의 요직을 꿰찬 관행부터 명백한 한계다. 애초에 전문성을 요구받지도 않은 낙하산들이 굳이 낯 붉혀 가며 관리 기업의 부실을 감독하고 책임 경영에 땀을 뺄 이유가 없다. 대우조선의 차장급 직원 하나가 8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려 초호화 생활을 하다 구속됐다. 무한 방임하는 감독 기관 밑에서 눈먼 돈 빼먹는 파렴치가 없기를 바란다면 그게 오히려 비상식적이다. 지난해 5조원의 적자를 낸 대우조선에 밀어넣은 혈세가 7조원이다. 방만 경영을 계속한 부실 기업을 왜 국민 혈세로 살려야 하는지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비판이 괜히 쏟아지는 게 아니다. 제 역할을 못 하는 산은을 정책 금융기관으로 계속 대접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늑장 면피 감사로 비난을 자초한 감사원은 전·현직 산은 행장 등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만 요구했다. 이 와중에 대우조선 노조는 파업까지 결의했으니 차라리 파산시키라는 성토가 커진다. 정부가 총체적 부실 덩어리를 어떻게 수술하는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난파선에서 흥청망청 혈세 잔치판을 벌인 대우조선과 그런 행태를 눈감아 준 산은 경영진부터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씨줄날줄] 노인 학대 사회/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노인 학대 사회/강동형 논설위원

    노인 학대가 사회문제로 처음 등장한 것은 1975년 영국에서 ‘매 맞는 할머니’라는 보고서가 쟁점이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러나 노인 학대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우리나라는 2004년 노인복지법을 개정하면서 노인 학대의 예방과 조치에 관한 법 조항을 신설했을 정도다. 유엔이 6월 15일을 ‘세계 노인 학대 인식의 날’로 정한 것도 불과 10년 전의 일이다. 우리 사회는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노인 공경 사상과 부모 부양에 대한 의무감이 약화되고 있다. 여기에 사회안전망까지 부실해 노인 학대가 사회적인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나라를 초고령사회, 14~20% 미만인 사회를 고령사회, 7~14% 미만인 사회를 고령화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고령인구가 13.1%로 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계적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나라는 일본·독일·이탈리아 3개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30년 고령인구가 24.3%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060년이 되면 고령인구가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0.1%에 이른다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어제 ‘세계 노인 학대 인식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15 노인 학대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학대의 유형은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신체적 학대, 모욕을 주는 정서적인 학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성적 학대, 재산을 빼앗는 경제적 학대, 부양 의무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방임적 학대 등 다양하다. 이 밖에 노인 스스로 자신을 돌보지 않고 자살에 이를 정도로 생명을 위협받는 자기 방임도 노인 학대의 한 유형이다. 노인 학대 신고 건수는 지난해 1만 1905건으로 2014년에 비해 12.6%나 증가했다. 충격적인 것은 노인 학대의 85.8%가 가정에서 이뤄지고, 아들과 딸, 며느리와 사위, 손자와 손녀 등에 의해 행해지는 패륜 범죄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학대 행위자가 노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약물이나 알코올 남용, 정신장애 등의 증상이 많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노인 역시 비슷한 처지에 있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요구된다. 노인을 학대하는 사회에서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1위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노인 학대 문제를 더 방치해서는 안 된다. 노인 학대의 실태를 조사하고, 노인들의 취업 확대와 복지증진 등 사회안전망을 더 촘촘히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전문 상담원 확보와 노인보호 전문기관 및 자활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초고령사회인 독일이 노인들의 취업을 확대해 각종 노인 문제를 극복하고 있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신고의무자’ 81%는 노인학대 보고도 모른 척

    노인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져 학대 신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법적으로 학대 신고 의무가 있는 ‘신고의무자’의 신고율은 18.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인과 노인복지시설 종사자를 비롯한 신고의무자 10명 가운데 8명은 노인학대 정황을 발견해도 모른 척하거나 신고를 망설인다는 의미다. 15일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5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2014년 1만 569건에서 지난해 1만 1905건으로 12.6% 증가했다. 지난해 신고 건수 가운데 노인학대 사례로 최종 판정을 받은 사례는 3818건이다. 이 가운데 18.5%인 707건만 신고의무자가 신고했고, 나머지 3111건은 신고의무자가 아닌 사람이 신고했다. 정부는 신고의무자 직군을 기존 8개에서 14개로 늘리고, 위반 시 과태료를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높이기로 하는 등 신고 유도 정책을 펴고 있지만 신고의무자에 의한 학대 신고율은 매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현민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부장은 “정작 자신이 신고의무자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어 교육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피해 노인이 자신을 학대한 아들이나 딸을 보호하고자 되레 신고를 막는 일도 있어 법적 신고 의무가 있는 신고의무자 직군을 계속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인학대는 주로 가정(85.8%)에서 일어나며 아들이 학대한 사례가 가장 많은 36.1%를 차지했다. 배우자(15.4%), 딸(10.7%), 며느리(4.3%), 손·자녀(1.5%), 친척(1.1), 사위(0.5%) 등 주로 친족(69.6%)에 의해 노인학대가 이뤄지고 있다. 학대 유형은 정서적 학대(37.9%), 신체적 학대(25.9%), 방임(14.9%) 순으로 많았다. 자신을 돌보지 않거나 돌봄을 거부하는 ‘자기 방임’ 사례도 전년보다 34.2% 증가했다. 자기 방임은 2013년 375건, 2014년 463건, 2015년 622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이미진 건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기 방임은 전형적인 학대 유형은 아니지만, 정책적 개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노인의 평균수명이 늘면서 고령 부부간 배우자 학대, 고령의 자녀에 의한 학대 등 ‘노()-노()’ 학대 사례도 2014년 1562건에서 지난해 1762건으로 12.8% 증가했다. 학대 발생 원인은 폭력적 성격·정서적 욕구불만 등 개인의 내적 문제(33.8%), 실직 등 외적 문제(19.3%), 자녀의 부모에 대한 경제적 의존성(11.1%)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자치광장] 아동학대 예방, 온 나라가 필요하다/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자치광장] 아동학대 예방, 온 나라가 필요하다/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연예인이 자녀와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다. 그 프로그램 속의 아이들은 행복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 천국에 있는 듯하다. 반대로 뉴스에 나오는 아이들은 끔찍한 지옥에서 살고 있다. 부모에 의해 감금돼 폭력과 배고픔에 시달리고, 심지어는 살해와 암매장까지 당한다. 차마 눈 뜨고는 못 볼 일들이다. 우리나라 아동학대 신고 접수 건은 2000년 1678건에서 2014년 1만 7791건으로 15년 정도 사이에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나마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아 발견되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이다. 아동학대에는 신체·정서·성적 학대뿐 아니라 방임 및 유기도 포함된다. 장기 결석 아동 등의 사례를 보면 의무교육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방임도 아동학대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깔렸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잘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가정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 지역사회 모두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혼율이 높고 가족의 해체가 급증하고 있는 우리 사회도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다. 아동학대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이제 각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한다. 먼저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인 교사, 아동복지 전담 공무원뿐 아니라 주민들을 대상으로도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 특히 지역 내 정보를 잘 알고 있는 통·반장 등의 신고가 아동학대 발견에 큰 몫을 하는 만큼 꾸준한 교육을 통한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가족기능 강화 사업 활성화도 중요하다. 자식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줘야 할 부모들이 아동학대 행위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통계는 실로 놀라운 일이다. 부모 중 아동학대의 정확한 개념을 모르거나 아동에 대한 양육지식 및 기술이 부족한 이들은 체벌, 훈육,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자녀를 학대하고 있다. 가족 교육을 통해 부모들에게 올바른 훈육방법, 자녀 양육 정보 등을 제공하고 가족의 기능을 강화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동학대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끈끈한 ‘지역 보호체계’가 필요하다.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이 유기적 관계를 맺어 장기 결석 아동에 대한 정기적인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성동구도 얼마 전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학대 예방 계획’을 수립하고 아동학대 없는 세상 만들기에 적극 나섰다. 한 마을의 이웃으로서, 대한민국의 어른으로서 얼마나 아이들에게 관심을 뒀는지 새삼 반성하게 된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에서처럼 이웃을 가족처럼 여기던 1980년대는 지났지만, 이웃의 아이가 학교는 잘 가는지, 별일은 없는지 최소한의 작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작은 관심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이 모여 지금도 어딘가에서 학대받고 있을 아이들이 지옥에서 벗어나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수면내시경 女환자 성추행 의사에 징역 3년 6개월

     수면내시경 검진 도중 환자를 성추행한 의사가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6부(이재석 부장판사)는 27일 “의료인의 의무를 망각하고 자신의 권한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의사 양모(58)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양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80시간, 신상정보 공개 3년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양씨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수차례 다수의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범행을 저질렀다”며 “뒤늦게 알게 된 피해자들이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지만 아직 용서받지 못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양씨가 재직했던 병원의 다른 내시경 환자들도 불안감을 호소하는 등 범행으로 생긴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며 “뒤늦게나마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지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한 의료재단의 병원 내시경센터장이던 양씨는 2013년 10월∼11월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수면유도제를 투여받고 잠든 여성 환자 3명의 특정 신체 부위에 손을 대는 등 성추행한 혐의(준유사강간)로 구속 기소됐다. 해당 의료재단은 간호사들의 고충 처리 요구가 제기된 뒤 별다른 조사 없이 양씨를 권고사직 처리했다. 이후 그는 전남의 한 병원 원장으로 이직했고 여기서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단계에서 혐의를 부인했던 그는 재판에서 죄를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나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에게도 죄송하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그를 엄단했다. 범죄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방조한 혐의로 의료재단 이사장과 상무도 함께 고발됐으나, 검찰은 이들의 경우 범행을 알면서도 방임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이 죽은 시대’ 인간이 사는 힘은

    ‘신이 죽은 시대’ 인간이 사는 힘은

    무신론자의 시대/피터 왓슨 지음/정지인 옮김/책과함께/832쪽/3만 8000원 “신은 죽었다. 신은 죽어 버렸다. 우리가 신을 죽인 것이다.” 1882년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의 이 단호한 선언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렀고 여전히 회자되는 명언이다. ‘신의 죽음’ 이후 인간이 의지할 존재로서 신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 방법을 찾았을까. 실제로 니체는 신 없는 세상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살인자 중의 살인자인 우리는 이제 어디에서 위로를 얻을 것인가.” 이 책은 그 대목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니체의 선언이 있은 뒤 신이 사라진 세계를 개탄하며 고통스러워한 이들도 있었지만 남겨진 것들에서 살아갈 힘을 길어 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오히려 그 세상에서 더욱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더욱 진지하고 치열하게 성찰한 이들이 있었던 것이다. 영국 출신의 언론인이자 지성사가인 저자는 바로 그들을 주목한다. 니체 직후 세대부터 현재까지 거대한 문화 캔버스를 가로지르며 숨 가쁘게 연대기적으로 조망했다. 문학에서 미술, 철학, 심리학과 정치운동, 세계대전과 극예술 대중문화까지를 832쪽의 방대한 서사로 엮어 놓았다. 놀랍다. 종교적 신앙이 사라진 곳에서 대담하게 피어난 새로운 길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책에 드러난 극복의 방안은 이렇게 압축된다. 모든 것에 존재하는 끈질긴 실체성, 절정의 순간, 작은 기쁨, 휴일의 삶, 자발적 긍정…. 프루스트가 말한 ‘지복의 순간들’, 입센의 ‘정신적 가치의 섬광들’, 예이츠가 강조한 ‘황홀한 긍정의 짧은 순간’이 모두 그런 화두로 꿰어진다. 전체성과 단일성에서 벗어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순간을 붙잡으려 노력한 결과물들이다. 특히 저자는 ‘전체성’이나 ‘단일성’이라는 관념의 퇴조야말로 20세기에 이뤄진 큰 성취라고 꼽는다. 그런 차원에서 1·2차 세계대전기 문화·사회상의 변화를 꼼꼼하게 정리해 흥미롭다. 1차 세계대전 무렵 니체는 “새로운 무엇이 되고 새로운 무엇을 나타내고 새로운 가치들을 표상하라”고 제안했다. 그 말은 바로 기성의 고급문화에서 소외된 아방가르드에 대한 의미의 부여다. 실제로 표현주의 시인 에른스트 블라스는 독일제국 시기 베를린의 카페 생활을 이렇게 묘사한다. “내가 한 일은 당시의 거대한 속물주의에 맞선 전쟁이었다. 그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이들은 누구보다도 반 고흐와 니체, 프로이트, 베데킨트였다. 사람들이 원한 것은 합리주의 이후의 디오니소스였다.” 저자는 2차대전으로 인류는 ‘0시’에 도달했고 장기적 결과와 마주했다고 쓰고 있다. 들끓는 전쟁과 점령 상황 속에서 결실을 맺은 실존주의의 태동, 미국 사회에서 깊이 각인된 자유방임적 방향 전환, 홀로코스트가 유대인들의 생각에 남긴 영향이 그것이다. “2차 세계대전이 남긴 이 세 가지 결과는 커다란 사건이었으며 무력 충돌이 다 끝난 뒤에도 종교적 맥락과 세속적 맥락에서 오래도록 사상과 문화를 형성했고 오늘날까지도 계속 형성하고 있는 관심사들이다.” 니체의 ‘신의 죽음’ 선언 이후 형성되고 세상에 영향을 미쳐 온 일들을 놓고 저자는 이렇게 압축해 표현한다. “자기 삶을 좋은 삶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면 나쁘게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론의 끝은 이렇게 맺어진다. “사람은 신에 대한 두려움이나 이성의 빛 속에서 걷기보다는 스스로 다음 시대의 예언으로서 걸어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현청 교육산책] 엄마에게 전해라

    [이현청 교육산책] 엄마에게 전해라

    얼마 전 유행하던 유행가 중에 ‘백세인생’이라는 가요가 있습니다. 60세부터 100세 사이 나이의 사람들이 저세상에서 오라 할 때 가지 않기 위한 여러 가지 이유를 비유해 부른 노래입니다. 그 노래의 가사 중에 ‘…라고 전해라’라는 가사가 젊은층으로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인기를 끈 이유라고 합니다. 우리 교육과 관련해 ‘누가 사교육을 번창하게 만든 장본인인가, 누가 자녀들을 교육의 희생양으로 만든 장본인인가, 누가 입시 지옥을 야기한 장본인인가?’라는 질문을 할 때 학부모들은 학교 탓과 교육정책 탓으로 돌리고 정부와 일부 정책 관련자들은 정책 잘못이 아니라 교육문화와 구조 탓이라고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하면 학부모도, 정부도, 학교도, 교사도, 학생도 모두 오늘의 교육 현실을 만든 장본인들입니다. 하지만 모두 교육의 희생자라고 변명하기 일쑤입니다. 일류 학교를 나와야지만 좋은 직장에 가고, 좋은 직장을 졸업해야지만 행복한 삶이 된다는 ‘일류 학교=좋은 직장=행복한 삶’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고착돼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눈여겨볼 때 학부모들만의 탓도 아니요, 정부 탓만도 아니요, 교육정책 탓만도 아니요, 교사 탓만도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이 점에서 가장 먼저 변해야 할 교육 관련 주체가 학부모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학부모들에게 특히 어머니들에게 이렇게 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과외를 많이 시키면 반드시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전해라. 일류 학교를 나오면 반드시 행복한 삶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전해라. 의사와 판검사가 지금처럼 일생을 보장하는 최고의 직장이 아니라고 전해라. 조기 유학과 기러기 가족이 자녀 교육의 최상의 방법이 아니라고 전해라. 학교 성적이 자녀의 행복을 보장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전해라. 영어를 잘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하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전해라. 부모가 자녀 입시 교육에 지나친 나머지 교육 학대(Educational Abuse)하고 있다고 전해라. 부모가 가르칠 것을 가르치지 않는 교육 방임(Educational Neglect)하고 있다고 전해라. 부모는 자녀의 삶을 대신 살아 줄 수 없다고 전해라. 부모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해라. 자녀는 부모의 부속물이 아니라고 전해라. 교육은 100m 경주가 아니고 마라톤이라고 전해라. 진정한 교육은 인간을 만드는 데 있다고 전해라. 교육은 남과 다름을 배우고 남과 더불어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라 전해라. 교육은 자기 눈, 자기 잣대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전해라. 교육은 사랑이라고 전해라. 교육은 섬김이라고 전해라. 교육은 나눔이라고 전해라. 우리나라 교육에서 교육문화의 주체요, 객체는 학부모입니다. 학부모들은 모두 교육의 희생양인 것처럼 말하지만, 정작 자기 스스로 희생양을 만드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과외가 싫고, 교육비가 많이 들고, 암기 위주의 교육이 싫어서 조기 유학을 택한 학부모들이 뉴욕에 가면 한국 과외를 만들고, 베이징에 가도 한국 과외를 만드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겁니까? 한국 부모들이 일등 위주의 교육문화에 매달리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자녀를 만들려면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원하고 격려하고 사랑하고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학부모는 일등 만능의 사고를 갖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일등입니까? 모두가 일등입니다. 인간이 태어날 확률은 4억분의1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다 제 몫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러므로 잠재 가능성을 개발해 다름을 키워 주는 것, 특성을 키워 주는 것, 그것이 아름다움이 되게 하는 것이 일등을 만듭니다. 한양대 석좌교수
  • 애인이 딸 성폭행하는데도…방치하고 오히려 도운 비정한 엄마

    애인이 딸 성폭행하는데도…방치하고 오히려 도운 비정한 엄마

    교제하던 남성에게 딸을 맡겨 수년 동안 성폭행과 학대를 당하도록 방치하고 이 남성과 함께 딸을 추행하기까지 한 ‘인면수심’ 엄마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이재영)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아동복지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황모(39·여)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황씨의 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양모(38)씨도 1심과 같이 징역 9년 및 정보공개 10년을 선고받았다. 양씨는 지난 2013년 2월쯤 교제하던 황씨가 당시 16세였던 딸 A양을 자주 때리는 등 제대로 돌보지 않자 자신이 데려가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황씨에게 “A양을 데려가게 해주면 학교에도 보내주겠다”고 제안했고, 황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양씨는 A양을 집으로 데려간 날부터 지난해 6월까지 2차례 성폭행했다. 또 A양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채 취사와 청소 등 집안일을 시키며 수시로 폭력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능지수(IQ)가 60~70으로 비교적 낮고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A양은 양씨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한 채 성관계에 응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황씨는 2013년 2차례 양씨가 A양을 성폭행·성추행하는 모습을 보고도 추행을 돕거나 양씨 앞에서 딸을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황씨는 “대학까지 갈 수 있게 해준다는 말에 딸이 자발적으로 양씨와 동거를 한 것”이라고 말했고, 양씨는 “합의하고 성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행법상 13세 이상 청소년과 성관계를 해도 합의 하에 이뤄지면 처벌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1심에 이어 항소심도 두 사람에게 유죄를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황씨가 친딸인 A양에 대한 보호·양육 등을 소홀히 해 방임한 데다가 양씨와 함께 딸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양씨는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데다 A양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와 고통을 안겨주고도 합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동학대 인식’ 부모가 보육교사보다 낮다

    ‘아동학대 인식’ 부모가 보육교사보다 낮다

    최근 잇따른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으로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훈육과 학대의 경계에 대한 인식 수준은 부모보다 보육교사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육아정책 브리프 ‘아동학대, 부모와 교직원의 인식을 진단한다’에 따르면 지난해 9~10월 유치원 학부모 500명과 보육교사 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학대 행위를 ‘훈육’으로 잘못 인식하는 경향이 부모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예컨대 교사는 86.2%가 손이나 회초리로 손바닥, 종아리, 엉덩이 등을 때리는 행동도 학대라고 생각했으나 학부모는 53.4%만 이를 학대 행위로 인식했다. 이 중에서도 ‘확실한 학대다’라는 응답은 교사가 64.8%, 학부모는 20.2%로 44.6% 포인트나 차이 났다. 이 밖에도 부모는 얼굴·머리·뺨 등을 때리는 행동, 꼬집거나 할퀴는 행동, 빗자루나 몽둥이 등으로 때리는 행동 등 설문이 제시한 10가지 신체 학대 유형을 ‘학대’로 인식한 비율이 교사보다 조금씩 낮았다. 정서 학대에 대한 인식 수준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학부모와 교사 90% 이상이 설문이 제시한 6가지 정서 학대 유형을 학대로 인식했지만 여기에서도 부모는 교사보다 인식 수준이 낮았다. 이 중에서도 학부모가 ‘이 웬수야(원수야)와 같은 욕설을 하는 행동’, ‘나가라고 쫓아내는 행동’을 학대로 인식한 비율은 각각 85.4%, 80.7%로 다른 정서 학대 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유치원에 보내지 않거나 무단결석을 허용하는 행동’을 아동학대인 방임으로 인식한 학부모는 62.8%뿐이었다. 조사에서 교사는 아동학대에 대해 전반적으로 학부모보다 높은 인식 수준을 보였으나 학부모는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여전히 ‘교사의 아동학대 인식 부족’(50.4%)을 꼽았다. 반면 교사는 가장 많은 31.8%가 ‘영유아의 특성’을, 31.2%가 ‘교사 1명당 높은 유아 비율’을 원인으로 들었다. 최은영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교사에 대한 불신이 높아 다양한 방식의 부모 참여 통로를 마련해 신뢰 관계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전국의 학대 부모들은 필히 보시오…아동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전국의 학대 부모들은 필히 보시오…아동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아동은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폭력과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나라가 1991년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지 25년 만에 ‘아동권리헌장’을 처음 제정했다. 우리 아동이 겪고 있는 위기에 주목해 학대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놀 권리, 표현의 자유와 참여의 권리 등을 9개항에 담았다. 18세 미만 아동이 대상이다. 보건복지부는 제94회 어린이날을 앞두고 2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2016년 어린이주간 및 아동권리 헌장 선포식’을 열어 이런 내용의 아동권리헌장을 발표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기초해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하고 아동의 입장에서 기술한 사실상의 첫 헌장이다. 1957년 동화작가 마해송과 방기환 등 7명이 만들고 1988년 정부가 전면 개정한 ‘어린이헌장’이 있긴 하지만 추상적인 내용으로 기술돼 있어 어른과 아동 모두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어린이는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한국인으로,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세계인으로 자라야 한다’(11조)는 조항처럼 지나치게 막연한 내용이 많다. 반면 아동권리헌장은 ‘아동은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발달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영양, 주거, 의료 등을 지원받을 권리가 있다’(5조)는 식으로 아동의 권리를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각 조항의 주체도 어른이 아닌 아동이다. 어린이헌장은 아동을 피동적인 존재로 묘사했지만, 아동권리헌장은 매 조항 ‘(아동은) 권리가 있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아동은 어른의 소유물이 아니며,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아동은 개인적인 생활이 부당하게 공개되지 않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4조)고 아동의 사생활 보호를 명시한 조항도 눈에 띈다. 아동 대표로 지난달 19일 ‘아동권리헌장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박강이(13)·박찬미(16)양과 이영찬(14)군이 이 조항을 만들었다. 예컨대 엄마라도 아이의 휴대전화를 함부로 봐선 안 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헌장에는 아동의 놀 권리도 명시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동권리헌장으로 교육교재를 만들어 아동이 자신의 권리를 쉽게 인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미취학·장기결석 초중생 13명 ‘학대’ 확인…17명 ‘소재 불명’ 수사

    미취학·장기결석 초중생 13명 ‘학대’ 확인…17명 ‘소재 불명’ 수사

    초등학생 미취학 아동과 장기결석 중학생 중 13명이 학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재 파악이 안 되거나 학대가 의심되는 17명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또 4~6세 아동 중 영유아 건강검진이나 국가예방접종 기록이 없는 아동은 생계 곤란 등 가정환경이 부적정한 위기 아동으로 확인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됐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경찰청은 25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주재로 열린 제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초·중학교 미취학 및 중학교 장기결석 아동 합동점검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최근 5년 이내 초·중학교 미취학 아동과 3년 이내 장기결석 중학생 289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점검 결과 328명은 소재가 불분명하거나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48명은 아동학대가 의심되거나 조사가 필요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됐다. 경찰에 신고된 328명 중 13명은 아동학대가 확인됐다. 이 중 미취학 초등생 4명과 장기결석 중학생 3명은 기소 의견으로 경찰에서 검찰로 사건이 송치됐다. 또 미취학 초등생 4명과 장기결석 중학생 2명은 가정법원의 보호처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검찰 송치됐다. 이밖에 12명은 22일 현재 가출 등으로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고 5명은 학대가 의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소재가 미확인된 아동은 초등학생 3명, 중학생 9명이며 학대의심 아동은 모두 미취학 초등학생이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48명 중 22명은 교육적 방임이나 정서적 학대 등 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전화상담과 가정방문, 심리치료 등 조치가 진행 중이다. 장기결석 중학생 2명은 현장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안전에는 문제가 없지만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난 708명은 취학과 출석을 독려하고 지속해서 관리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 2010∼2012년 태어난 4∼6세 어린이 중 영유아 건강검진, 국가예방접종, 다른 진료기록이 없는 영유아 810명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이 중 713명은 복수국적이거나 해외에서 태어나 외국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명은 생계 곤란 등 가정환경이 부적정한 위기아동으로 분류돼 아동전문보호기관에 신고하고 기초생활수급 신청과 함께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 1명은 경찰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나머지 건강검진이나 접종기록이 없는 영유아들은 주민등록번호가 이중으로 등록되거나 입양 후 기존 주민등록번호가 말소되지 않은 경우, 접종기록 누락, 허위 출생신고 등 사례로 확인됐다. 정부는 다음 달 중 출생 후 6개월 이상부터 3세까지 영유아 중 역시 예방접종이나 건강검진, 의료기관 이용 기록이 없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2차 점검을 할 계획이다. 이 부총리는 “앞으로 단 한 명의 아동도 학대로 고통받거나 적절한 보호와 양육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예방 및 조기발견에서부터 신속대응, 사후 지원까지 철저한 대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랑스 200곳서 동시에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

    프랑스 200곳서 동시에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

    시민들 “사회당이 친기업적 행보” … 경찰, 시위대 최루탄·물대포 진압 프랑스 사회당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0%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겠다는 정부에 맞서 시민과 학생들이 드세게 반발하면서 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전국에서 200건 넘는 집회가 열렸다고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수만명에 이르는 시위대는 이날 파리와 낭트, 렌 등 주요 도시의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해고 요건 완화, 주 35시간 근무 탈피, 연장 근로수당 삭감 등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행진을 벌였다.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경찰이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했고,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법안을 둘러싼 논란은 한국과 무척 닮아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노동법 개정은 청년 세대를 위한 대안”이라고 강조했으나, 시민들은 중도 좌파인 사회당이 친기업적 행보를 걷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동시장 유연화가 노동환경을 악화시키고 기업에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노동부 장관의 이름을 따 ‘엘 코므리 법’으로 불리는 법안은 38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 양산의 원인을 경직된 노동시장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정부도 기업들이 해고가 어려운 정규직 고용을 꺼리면서 지난해 민간 부문의 신규 일자리 중 90%가 단기 계약직으로 채워졌다고 주장한다. 덕분에 해고를 위한 법적 절차는 간소화하면서 노동시간은 기존의 주당 35시간을 초과해 60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찬반 논란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지 경제학자들의 의견도 개정 찬성 쪽이 수적으로 좀 더 우세하다고 일간 르몽드는 전했다. 반면 토마 피케티 등 20여명의 파리경제대 교수들은 노동시장 경직은 정부의 재정지출 감소 탓이라며 개정 반대 성명을 냈다. 집권 사회당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고 있다. 마르틴 오브리 릴 시장 등은 “자유방임의 친시장적 개혁은 사회계약을 배신하는 행위”라며 사회당의 모든 당직에서 사퇴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세금 없거나 저세율 ‘검은돈’ 세탁에 최적…1960년대 이후부터 역외금융 중심지로

    세금 없거나 저세율 ‘검은돈’ 세탁에 최적…1960년대 이후부터 역외금융 중심지로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이 확산되면서 조세피난처인 카리브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척박한 자연에 서구의 식민 지배를 겪으며 오랜 기간 낙후됐던 카리브해의 섬들은 1960년대 이후 역외금융의 중심지로 떠오르며 현재까지도 세계 유력 인사들의 검은돈이 세탁되고 있다. 카리브해는 미국 남부와 중미 동부, 남미 북부에 둘러싸인 대서양의 내해로 스페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의 식민지 쟁탈전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영연방 소속이거나 영국 자치령인 바하마,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그리고 카리브해와 접한 파나마는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뿐만 아니라 조세회피 사건이 불거지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조세피난처다. 카리브해 섬들은 법인세와 소득세가 없거나 세율이 매우 낮다. 미국 시민단체인 ‘조세정의를 위한 시민 모임’은 국세청 통계를 인용해 2010년 미국 기업이 신고한 해외 자회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조세피난처 12개국에 집중됐다고 발표했다. 12개국 중에는 버뮤다,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바하마, 바베이도스, 앤틸리스제도 등 카리브해 섬 6곳이 포함돼 있다. 2010년 한 해 미국 기업의 해외 자회사 영업이익은 9290억 달러였으며 이 중 조세피난처 12곳의 영업이익은 5050억 달러였다. 특히 카리브해 6개 섬의 미국 자회사 영업이익은 1660억 달러로 전체의 17.8%에 달했다. 버뮤다,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등 3개 섬의 미국 자회사 영업이익은 이들 섬 전체 국내총생산(GDP)보다 10~17배 많았다. ●바하마 등 6곳 美 자회사 영업익 1660억弗 달해 전문가들은 카리브해 조세피난처의 시초를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했던 전설적인 마피아 두목 알폰소 카포네(알 카포네)가 1931년 탈세 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은 시기 전후로 잡는다. 알 카포네의 동료 마이어 랜스키는 알 카포네가 구속되자 미국에 있는 범죄자금을 빼돌린 뒤 돈세탁을 해 다시 가져올 계획을 세웠다. 랜스키는 여행 가방에 현금을 가득 채운다거나 자금을 다이아몬드, 수표, 무기명 주식으로 바꾸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범죄자금을 해외로 반출한 뒤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에 보관했다. 스위스 은행은 미국에 있는 랜스키에게 대출 형식으로 자금을 돌려줬고, 랜스키는 이런 과정을 통해 세탁된 ‘깨끗한’ 돈을 만질 수 있게 됐다. ●랜스키 1959년 이후 바하마에 범죄자금 보관 살인과 폭력을 일삼던 알 카포네가 결국 탈세로 무너지는 것을 본 랜스키는 미국 조세당국의 권한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이 돈을 굴리기로 결심한다. 랜스키는 미국을 떠나 쿠바에서 카지노 사업을 시작했고 경마, 마약 사업에까지 손을 뻗쳤다. 이곳은 명실상부한 조직폭력단의 돈세탁 중심지로 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1959년 쿠바혁명이 발발하자 랜스키는 사업을 벌일 다른 장소를 물색한다. 그는 적당히 작고 적당히 부패해 정치권력을 충분히 매수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미국과 적당히 가까워 도박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곳을 원했다. 랜스키의 눈에 들어온 곳은 미국 플로리다주와 쿠바 사이에 있는 바하마였다. 랜스키는 부패한 영국 상인들이 장악한 이곳에 미국의 범죄자금을 비밀리에 보관하고 운용하는 ‘조세피난처’를 구축한다. 랜스키가 바하마에서 사업을 막 시작했던 1961년 바하마 식민성 관리였던 W G 헐랜드는 잉글랜드은행(BOE) 관리에게 서한을 보내 우려를 표명한다. 헐랜드는 “효과적인 규제의 부족이 거대한 (세금) 구멍이 될 수 있다. 현재 바하마에는 인근 버뮤다와 마찬가지로 모든 종류의 금융 마녀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들의 활동은 반드시 공익에 부합하도록 통제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헐랜드의 조언은 묵살됐다. 영국 저널리스트 출신의 니컬러스 색슨은 조세피난처를 다룬 책 ‘보물섬들’에서 이 같은 사실을 서술하며 “영국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랜스키는 조세피난 제국을 건설했다”고 평가했다. ●바하마 자치정부 역외금융 발전시켜 경제 성장 바하마에 검은돈이 몰려들자 바하마 자치정부는 이들의 돈을 관리하는 역외금융을 발전시켜 경제 성장을 일궈낸다. 7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바하마는 전체 면적이 한반도의 16분의1이며 경작 가능 지역은 전체의 0.5%에 불과해 농공업이 발전하기 어려워 역외금융과 같은 3차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바하마의 성공은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는 인근 영국 자치령 섬들을 자극한다. 케이맨제도는 1960년대만 하더라도 전화시설조차 없었던 낙후된 곳이었다. 1960년대 후반 케이맨제도 자치정부는 자유방임주의, 면세, 비밀 보장을 골자로 하는 법을 제정해 조세회피를 노리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역외금융을 발전시킨다. 이들의 성공 모델은 파나마 등 중남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하마, 케이맨제도 등 카리브해 섬들이 조세피난처로 성공적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들의 식민지 유산이 있다. 과거 영국, 네덜란드 등 서구국가의 식민지였던 카리브해 섬들은 비록 자연조건은 열악하고 물적 인프라는 부족했지만 서구로부터 이식된 소유권과 금융 거래를 보장하는 현대적인 법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미국과 물리적으로 가깝고 유럽의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점도 조세를 회피하려는 서구의 부유층들이 카리브해 섬을 피난처로 애용했던 이유 중 하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화(戰禍)가 미치지 않은 지역을 찾던 유럽의 기업들이 카리브해 섬으로 사업을 옮겨 활동하면서 이들 섬의 역외금융 발전을 촉진시키기도 했다. ●서구 식민 지배로 금융 법체계 갖춘 것도 장점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과거 식민지였던 카리브해 섬에서 손을 떼면서 이들이 조세피난처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국의 축소로 더이상의 식민지 경영이 어려워진 영국은 카리브해의 식민지와 자치령에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대신 재정 독립을 요구했다. 이에 카리브해 섬들은 영국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위해 역외금융을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미국 앨라배마대 법대 교수인 토니 프라이어와 앤드루 모리스는 공동 논문에서 “영국 정부는 탈식민화 과정에서 식민지 경제의 지속 가능성만 염두에 뒀을 뿐 ‘조세피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용어 클릭] ■조세피난처(tax haven) 법인에 부과하는 세금이 없거나 매우 낮고 법인 설립이 쉬우며 금융 거래의 비밀이 철저히 보장돼 조세 회피 목적으로 이용되는 국가나 지역을 뜻한다. 카리브해 섬 대부분은 법인세와 소득세율이 0%인 무세 지역에 속한다.
  • ‘파나마’ 후폭풍, 다음은 영국·중국?

    세계 저명인사들의 역외 탈세 실태를 폭로한 ‘파나마 페이퍼스’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가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 굴복해 권좌에서 물러난 데 이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5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영국 중부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 명의의 주식이나 역외신탁 및 펀드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이것으로 (의혹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의 답변은 파나마 페이퍼스가 공개된 다음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캐머런 총리가) 슈퍼리치들의 탈세를 묵인하고 있다”며 대처를 촉구한 가운데 나왔다. 현지 언론들은 캐머런 총리에게 부친 의혹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가 무대응으로 일관해 “정치 공세를 자초한다”고 전했다. 당장 다음달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의 고전이 예상된다. 특히 버진아일랜드와 케이맨군도 등 조세회피처가 영국령인 만큼 영국도 역외 탈세에 큰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어 자유방임 위주인 캐머런 정부의 조세 정책에 대한 공세도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 관리들의 친인척 이름이 거론된 중국 역시 시 주석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철저한 언론 통제로 아이슬란드처럼 사임 압력이 거세지진 않겠지만 부정부패 척결 노력으로 얻은 호의적 민심이 나빠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 주석 자신을 포함한 당 고위 인사 친인척의 재산은닉이나 탈세 혐의가 폭로되면서 반부패 운동이 ‘이중 잣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에 기름을 부었다고 전했다. 중국 정치 전문가 윌리 램은 “(파나마 페이퍼스의 폭로로) 전·현직 상무위원 가족은 여전히 부패 조사에서 제외되는 특권계층이라고 많은 중국인은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젖먹이 딸 떨어뜨린 아빠 ‘살인죄’로 기소

    석 달 된 ‘젖먹이’ 딸을 고의로 바닥에 떨어뜨려 숨지게 해 살인죄가 적용된 20대 아버지가 피 묻은 배냇저고리를 세탁기에 돌려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1부(부장 박소영)는 6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 혐의로 아버지 A(23)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남편이 딸 C양을 학대하는 걸 보고도 그대로 둔 혐의로 어머니 B(23)씨에게는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방임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 추가 조사에서 포털 사이트에 ‘진단서 위조 방법’이란 키워드를 입력해 사망진단서를 위조해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범행 후 아내와 함께 딸의 피가 묻은 배냇저고리를 세탁해 증거를 없애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달 9일 오전 아기 침대에서 석 달 된 딸을 꺼내다가 바닥에 고의로 떨어뜨린 뒤 10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딸이 입에서 피를 흘리며 울자 작은방으로 데려가 재차 바닥에 떨어뜨렸고 젖병을 입에 물려 놓고 억지로 잠을 재웠다. C양은 같은 날 오후 1시 30분쯤 부모가 발견했을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 어머니 B씨는 아버지한테 학대받은 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부천 오정경찰서는 폭행치사 및 유기 혐의를 적용해 A씨를 구속했다가 법률 검토 후 살인죄를 추가하고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죄명을 변경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어린 비명에 귀 막았는지…나라예산 27% 소리 없이 잘랐답니다”

    “어린 비명에 귀 막았는지…나라예산 27% 소리 없이 잘랐답니다”

    “Stop! 자녀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지난달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각 언론 매체에 내보내고 있는 아동학대방지 공익광고(작은 사진)의 카피다. 광고에선 어린 여자아이가 사각의 링 귀퉁이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도를 넘어선 아동학대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요즘, 눈길을 잡아끄는 광고가 아닐 수 없다. 에두르지 않고 정곡을 찔러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한다. 정부가 2차 아동학대방지 대책을 내놓고, 서울과 부산가정법원이 이혼하려는 부모에 대해 부모교육을 의무화하고 가해자에게 접근금지명령을 내려 사건 초기부터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동학대방지에 묘책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기본과 원칙만 있다. 공익광고로 아동학대방지 캠페인 포문을 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을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무교동 집무실에서 만나 아동학대 문제를 풀어갈 방법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자녀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라는 광고 카피의 잔영이 오래갑니다. 메시지가 직설적인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우려했던 것과 달리 반응이 좋습니다. 공감을 많이 불러일으키고 있어요. 아동학대 문제는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인식이 잘못된 데서 비롯합니다. 아이들을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가 아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소유물로 잘못 생각해 왔습니다. 부모의 인식을 바꾸지 않고는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정공법을 택했죠. 일단 연말까지 공익광고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입니다. 광고비가 부담돼 지원해 주실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아동학대방지 공익광고를 한 게 처음인가요. -그렇습니다. 아동학대 문제만 따로 떼 광고를 한 건 처음입니다. 그동안 재단에서는 빈곤가정 아이들을 돕는 데 치중해 왔는데, 얼마 전부터 아동이 행복한 환경을 만드는 사업 쪽으로 관심을 늘리고 있습니다. 재단의 주력 사업을 생존 지원에서 환경개선 쪽으로 재편할 계획입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육박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빈곤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각지대를 찾아 돕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합니다. →아동학대사건이 최근 들어 유난히 더 많이 발생하는 건가요, 아니면 예전부터 있어 왔는데 요즘 언론에 자주 보도돼 빈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가요. -둘 다입니다. 아동학대는 오래전부터 있어 온 문제인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과 전반적인 문화가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아동학대라고 하면 부모가 자녀에게 손찌검을 하거나 욕을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 형제 등 가족공동체가 있어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자체적으로 용해됐던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핵가족,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등이 전체 가구의 50%에 이릅니다. 가족공동체 개념이 사라져 가족이 둥지 역할을 못 하고 있어요. 양육 부담이 큰 20~40대는 경제적으로 팍팍하고, 경제가 어려워지면 부모가 받는 스트레스는 더욱 크죠. 육아 노하우도 없고…. 아이를 키울 준비가 안 돼 있는 젊은 부모가 늘어나면서 더욱 노골적으로 아이를 학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도를 넘어선 아동학대와 자녀 살해 후 자살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시민단체들은 존속살인과 마찬가지로 비속살인의 경우에도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부모 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부모는 준비 없이 될 수는 있지만, ‘참부모’는 저절로 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맞습니다. 가족공동체 해체가 지속되는 것이 모든 문제의 근원입니다. 가족 해체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입니다. 정부 대책은 가족공동체가 복구되도록 유인하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한다. 예를 들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가구에 지원을 늘리고, 손자·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실질적인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이는 아동학대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되는 동시에 노인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어요. 사회·가족 관련 정책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때입니다. →지난달 43개 시민사회단체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에 10개항을 제안했습니다. 최우선적으로 상설 컨트롤타워 구축을 주장했는데. -컨트롤타워는 아동학대 문제뿐 아니라 아동친화적 정책, 나아가 저출산 대책 차원에서 구축해야 합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동친화적인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죠. 따라서 아동학대방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아동이 행복한 세상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도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있지 않습니까.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가족공동체 회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지난해보다도 27%나 감소한 올해 아동학대 관련 국가 예산(185억원)을 늘리고 안정적으로 편성해야 합니다.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의 구축과 법 집행자의 인식 개선, 지역사회의 협업 강화, 체벌·방임 전면 금지 등도 중요합니다.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추가 대책에 제안한 내용들이 어느 정도 반영됐던데, 특히 생애주기별 부모교육 실시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부모교육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저희 재단에서는 전국 14개 기관에서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 37명의 전문강사가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정부에서도 아동학대 대책으로 생애주기별 부모교육을 추진하기로 해 반갑습니다. 아동학대의 싹을 근절해 나가는 노력이 정책과 더불어 사회 각처에서 다양한 실천으로 나타나 주기를 바랍니다. 덧붙인다면 미국과 대만에서 제도화한 혼인준비교육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합니다. 자발적 참여에 한계가 있는 만큼 혼인신고를 할 때 부모교육 관련 영상을 필수적으로 보도록 하는 건 어떨까 싶어요. →굳이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격언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부모교육 못지않게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업이 중요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구룡포 마을’ 사례가 자주 거론되던데요. -포항의 ‘구룡포마을’ 사업은 재단이 2012년부터 가족과 이웃, 지역사회 등 3자가 힘을 모아 진행하고 있는 친아동적 환경 만들기 프로젝트입니다. 당시 구룡포는 열악한 교육환경과 범죄에 노출된 아이들, 성인들의 음주문화, 아동들의 문화체험기회 부족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을을 떠나려는 사람들만 많았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재단의 포항종합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학교장, 경찰서장, 읍면장, 소방서장, 지역 유지들이 아동복지위원회를 결성해 아동 관련 문제들을 협의하고 지원했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권리교육과 심층면담을 실시하고, 자치회활동과 문화체험활동을 늘렸어요.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도 결성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족 대상으로는 권리교육과 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지역사회는 성인모임과 함께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아동이슈들에 대처하고 있어요. 구룡포가 아마 전국에서 아동을 위한 행사가 가장 다양할 겁니다. 구룡포마을 사례를 다른 자치단체로 확산해 나갈 계획입니다. →배우 송중기와 같은 인기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하면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나요. -물론입니다. 현재 원로 배우 최불암씨가 31년째 후원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고두심씨는 나눔대사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개그맨 이홍렬, 아나운서 김경란, 야구선수 추신수 등 여러 분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분들이 더 많이 아동 문제에 힘을 보태주면 좋겠는데…. 국방장관이 나서 도와줘도 잘 안 되더라구요. →공익광고를 한 이후 후원이 늘었나요. -재단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후원 규모를 좌우합니다. 경기가 좋지 않았지만 후원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15년 총수입이 1606억 4000만원인데 이 가운데 후원금이 1228억 5500만원으로 76.5%를 차지합니다. 작년에 후원자 수가 전년 대비 6만명 늘었고, 올 들어서도 3월 말까지 2만명 가까이 늘었습니다. 개인 후원자가 대부분입니다. 매달 2만~10만원으로 후원 규모는 다양해요. 후원은 돈이 많아야만 하는 게 아닙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후원합니다. 3년 전 교통사고로 고인이 된 고아 출신 중국집 배달원 김우수씨는 월급 70만원에서 매달 10만원씩 후원을 했습니다. 아직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온기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희망이 있죠. 아동이 행복한 사회는 어른이 행복한 사회이고 미래가 행복한 사회입니다. 아동학대가 근절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이제훈은 누구 ▲1940년생 ▲중앙일보 편집국장, 발행인 대표이사 사장 ▲한국자원봉사포럼 회장(2004~2009)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이사장(2007~2010)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표이사 (2008~2010)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2010.8~ ) ▲한국아동단체협의회 부회장(2010.8~ )
  • 10남매 중 7명 초등학교도 안 보낸 40대 부부

    9명이 5평서 살며 출생신고도 제때 못해 행정·교육 당국 무관심에 수년간 방치 경찰 등 방문조사… 아동 학대 없었던 듯 10남매를 둔 40대 부부가 경제적인 이유로 자녀 7명을 초등학교조차 보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1일 광주 경찰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광주에 사는 조모(43·무직)씨 부부의 자녀 10명 중 7남매가 취학 연령이 지났음에도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부부는 사업에 거듭 실패하면서 빚을 갚지 못해 도망 다니는 과정에서 애들을 처가에 맡겼는데 주민등록증이 말소되면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는 첫째(26) 등 20대 4명, 다섯째(18) 등 10대 5명,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막내(7) 등 모두 10명이며 이 중 4명은 출생신고도 뒤늦게 했다. 1998년에 태어난 다섯째부터 2004년생인 여덟째까지 4명의 자녀는 지난해 4월 과태료 5만원씩을 내고 출생신고를 했다. 중학교를 중퇴한 큰딸은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냈으며, 아홉 번째와 열 번째 자녀 2명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조씨 가족은 다른 도시로 이주한 3명의 자녀를 제외한 9명이 5평 남짓한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 조씨 부부의 자녀 교육 방임은 광주시교육청이 지난달 학적부에 올리지 않은 교육급여 지원대상 아이 2명의 소재 확인에 나서면서 밝혀졌다. 담당 구청과 주민센터는 조씨가 다섯째 출생신고를 17년 만에 했지만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부부는 지난 2월 초 동주민센터에 교육급여지원 신청서류를 내면서 뒤늦게 출생신고한 자녀 가운데 초등학생 연령대인 2명을 기재했고 임의로 모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써냈다. 조씨 가족은 수년 전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제도권 안에 있었지만 교육·행정당국은 무관심했다.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조씨 가정을 방문 조사했지만, 학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 부부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구청과 경찰, 교육청, 지역아동복지센터 등 11개 기관은 이날 회의를 열고 조씨 가족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학교를 못 다닌 7명 가운데 초등학생 연령대 2명은 학교에 입학시키고 중학생 나이 2명은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 등을 통해 교육을 받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