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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초등 예비소집 불참 아동 36명 소재 확인… 20명 확인 중

    경찰이 초등학교 입학 예비소집에 불참한 서울 지역 아동 20여명의 소재를 확인 중이다.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예비소집에 응하지 않은 서울 지역 초등학생이 200여명이고 시교육청 자체 확인 결과 56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경찰에 확인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어 “36명은 소재가 확인됐으나 20명은 아직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소재가 확인된 36명에 대해서는 직접 대면해 상태를 확인했다. 나머지 20명 중에서 범죄 피해를 당한 정황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 찾아가 아이의 안전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기한을 두지 않고 개학 후에도 소재가 확인될 때까지 조사하겠다”며 “개학을 하고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교육적 방임 여부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5년 12월 인천에서 아이가 아버지에게 심한 학대를 받다 탈출한 사건이 발생하고, 지난해 3월에는 아버지와 계모에게 학대 후 살해당한 ‘원영이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미취학·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교육부는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했고 올해 처음 초등학교 입학 예정 아동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여 소재 불명 아동에 대해 경찰에 확인을 의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전국 예비 초등생 488명 소재불명

    전국 예비 초등생 488명 소재불명

    서울 262명 중 8명 수사 의뢰… “이사·이중국적 파악 어려워” 올해 초등학교 입학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취학대상 아동이 전국적으로 488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시·도교육청이 전화나 가정방문을 통해 일일이 소재를 확인하고 있지만, 최근 이사했거나 외국으로 나간 이중국적 학생들의 소재 파악이 쉽지 않아 교육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19일 교육부에 따르면 각 시·도교육청이 예비소집에 참석하지 않은 취학대상 아동을 17일까지 파악한 결과 소재불명 아동은 모두 488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이 262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188명, 인천 32명이었다. 전남, 충남, 전북, 충북, 광주, 대전은 각각 1명씩있었다. 제주와 세종, 울산, 대구, 경북, 경남, 부산, 강원 교육청은 현재 모든 아동들과 연락이 닿았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1일 예비소집에 참석하지 않은 1만 1647명을 대상으로 행방 파악에 나섰지만,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교육청은 아직 파악이 되지 않은 262명 가운데 우선 행방이 묘연한 8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주초에 소재 불분명 아동에 대한 집계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교육부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동 48만 2200명 가운데 예비소집에 불참해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아동 실태를 17일까지 우선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인 것은 처음으로, 입학을 앞둔 아동 가운데 학대·방임으로 고통받는 ‘제2의 원영이’를 막고자 취한 조치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해 2월 학교급별 미취학·미입학 학생을 교육청 주관하에 학교가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의 매뉴얼을 만들고, 지난달부터 전국 시·도교육청에 세 차례 협조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다른 교육청들과 달리 서울·경기교육청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가 뒤늦게 나서면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학기에 이사가 잦아 주소만으론 소재를 파악하기 어렵고, 특히 다문화 가정 학생 등 이중국적 아동 가운데 외국에 나간 아동을 추적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입학 전까지 최대한 파악을 하고 입학 이후에는 이들에 대한 실태 파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광장] ‘전주행’ 국민연금서 뛰쳐나가는 이들/안미현 부국장 겸 금융부장

    [서울광장] ‘전주행’ 국민연금서 뛰쳐나가는 이들/안미현 부국장 겸 금융부장

    한국은행 출신으로 외국환 중개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분이 있다. 그가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채권을 다루는 책임자가 공개 석상에서 이직(離職) 운운했다고 한다. 점잖은 품성의 그였지만 회사 기강도 있고 해서 “그래? 우리도 그런 사람 필요 없다”며 호기롭게 사표를 받았다. 그래도 내부 단속은 해야겠다 싶어 채권팀 운용역들을 회식에 불러모았다. 그의 솔직한 고백이 재미있다. “내 딴에는 온갖 멋진 말 동원해 가며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이왕지사 이렇게 되었으니 우리 회사 채권팀의 명예를 걸고 똘똘 뭉쳐 잘해 보자’ 뭐 이런 얘기였다. 한은 같았으면 다들 숙연하게 듣고 있다가 비장하게 파이팅을 외쳤을 것이다. 그런데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놈이 ‘사장님, 저희는 명예니 자부심이니 그런 거 몰라요. 인센티브 얼마 주시느냐가 관심일 따름이죠’ 하는 거다. 말문이 탁 막혔다.” 결국 그 팀원들은 단 한 명도 안 남고 모두 떠났다고 한다. ‘○○○사단’ 식으로 몰려다니는 이직 관행도 작용했을 터다. 그 사장은 “한은식으로 하다가 제대로 한 방 먹었다”며 “이 동네에는 이 동네만의 룰이 있었다. 철저히 돈으로 움직이는 세계인데 기본을 충족시켜 주지 않고 사명감만 운운했으니 먹힐 리 만무했다”고 털어놓았다. 우리 국민의 노후 자금을 다루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인력 이탈이 심각하다. 지난해에만 30여명이 사표를 쓰더니 올해도 벌써 30명가량이 이미 그만뒀거나 사의를 밝힌 상태다. 전체 운용역(220명)의 25%가 넘는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 550조원을 굴리는 전담 조직이다. 한 푼이라도 알토란처럼 불려야 하기에 주식이든 채권이든 대체투자든 각 분야의 난다 긴다는 실력자들을 나라 안팎에서 부단히 영입해 왔다. 그런데 이런 핵심 인재들이 줄줄이 보따리를 싸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지방행’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는 오는 25일 전북 전주시로 옮겨 가야 한다. 공단의 전주행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2013년 6월 말 국회를 통과해서다. 몸통 격인 본사는 2015년 여름 이미 이사를 갔다. 운용역들의 심상찮은 이탈에 놀라 뒤늦게 달래기도 하고(성과급 인상), 으름장(정보 유출 징계)도 놓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 정도로 떠난 마음이 돌아설 리 만무하다. 한옥마을 전주가 아무리 매력적인 도시여도 ‘머니 게임’이 생업인 이들에게는 정보도, 돈도, 인적 네트워크도 빈약한 그저 ‘시골 촌구석’일 따름이다. 게다가 조직은 이미 만신창이다. 1인자인 이사장과 2인자인 기금운용본부장이 공개 혈투 끝에 1인자가 석연찮게 내쳐진 게 재작년이다. 이후로도 내내 시끄럽더니 요즘에는 ‘삼성물산 합병 특혜’ 의혹에 휘말려 특검에 불려다니는 신세다. 그러니 도미노 인력 이탈이 그리 충격일 것도 없다. 이런 사태는 공단의 전주행이 추진됐을 때부터 예견됐다. 기금운용본부는 서울에 남기자는 주장이 대두됐지만 ‘머리 없는 몸통은 안 받겠다’는 전주시의 거센 반발과 정치권의 가세, 그리고 정부의 무책임 속에 전주행은 ‘플랜B’도 없이 굳어졌다. 당시 주무 장관이었던 A씨는 이런 비판에 억울해했다. “정부는 그때 기금운용본부 독립 등을 담은 법안을 세 번이나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가 쳐다보지도 않았다. 본부 독립은 법 개정 사안이었기 때문에 국회가 꿈쩍 안 하면 정부도 달리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법안을) 밥상에 올려 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대안을 강구하나.” 그렇다고 지난 수년간 손 놓고 있던 정부의 방임이 면피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회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이제라도 기금운용본부는 따로 떼내 독립시켜야 한다. 우수 인재 확보뿐만 아니라 연금 운용 독립성과 전문성을 위해서라도 그렇다. 정부와 국회는 배신감에 치를 떨 전주시민 앞에 솔직히 사죄하고 치유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전주도 약속과 다르다며 무조건 반발할 일은 아니다. 우수 인재가 떨어져 나가 공단 위상이 약해지면 전주도 결국 손해다. 국제금융에 밝은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가 돈을 풀어대 이제는 돈 가진 사람이 차고 넘친다. 돈 싸들고 오는 사람만 맞았다가는 불량 고객 만나기 십상”이라고 경고했다. 현실은 냉혹하다. hyun@seoul.co.kr
  • 어린이들이 ‘나중’ 아닌 ‘지금’ 행복하게… 노원구 아동복지관 착공

    어린이들이 ‘나중’ 아닌 ‘지금’ 행복하게… 노원구 아동복지관 착공

    국제기구인 유니세프는 아동친화적인 법체계, 아동들이 아동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비율 등을 고려해 매년 아동친화도시를 선정한다. 지역사회가 유엔아동권리협약(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을 준수하도록 해 아동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을 없애자는 취지다.서울 노원구가 오는 9월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기 위한 작업 중 하나로 아동복지전담기관인 ‘아동복지관(조감도)’ 착공에 들어갔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처음이라는 게 노원구 측 설명이다. 착공식은 지난 13일 열렸다. 노원구 관계자는 “지역에서 아동 학대나 방임이 일어나면 시·도 단위나 정부에서 담당자가 개입하지만 자치구들은 정작 실태를 잘 모른다”면서 “아동복지관을 통해 현장에서 더 가깝게 현실을 파악하고 서울시나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구는 25억여원을 들여 노원구 목련 3단지 내에 지상 4층 연면적 912㎡ 규모(약 276평)의 아동복지관을 조성한다. 주요 시설로는 아동학대예방센터, 교육복지센터 등 아동복지수행기관과 공립형지역아동센터, 어린이도서관, 북카페 등 아동 이용 시설이 들어선다.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아동, 학대나 가출로 인해 가정을 이탈한 아동 등이 대상이다. 이달부터 공사에 들어가 8월 준공할 예정이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아동복지관 건립으로 위기에 처한 아동과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모든 어린이들이 ‘나중’ 말고 ‘지금’ 행복할 수 있는 아동친화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슈&이슈] “돌고래 사육 환경 바다처럼” vs “수족관 없애는 추세에 역행”

    [이슈&이슈] “돌고래 사육 환경 바다처럼” vs “수족관 없애는 추세에 역행”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3개월여간의 환경 개선공사를 마치고 지난 7일 재개관했다. 이번 환경 개선공사는 돌고래가 살게 될 수족관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어 지난 9일에는 큰돌고래 2마리가 일본에서 수입됐다. 주말과 휴일을 맞아 3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연 고래생태체험관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가 돌고래 수입과 수족관 사육을 반대하면서 ‘동물 학대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12일 울산 남구에 따르면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4~5세의 암컷 큰돌고래 2마리를 수입했다. 남구는 수족관 환경을 개선하고, 돌고래 쇼 프로그램을 축소해 사육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동물보호단체는 고래생태체험관 개관 이후 수족관에서 사육하던 5마리의 돌고래가 죽어 나갔다며 사육을 반대하고 있다. 남구 도시관리공단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돌고래 중심 사육환경 개선사업’을 최근 완료하고, 지난 7일 고래생태체험관을 재개관했다. 공단은 돌고래 사육 반대 여론을 의식해 돌고래가 물 위로 뛰어오르게 하는 등의 쇼를 진행하지 않고 먹이 주기, 장난감 놀이 등의 프로그램만 진행하기로 했다. 공연도 기존에 하루 4회씩 하던 것을 3회로 줄인다. 돌고래 쇼 동작도 기존의 13가지에서 9가지로 줄이기로 했다. 공단은 또 돌고래가 쾌적한 환경에서 사육될 수 있도록 수족관 내부를 바다와 비슷하게 꾸몄다. 바닷속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 넣고, 인공 바위 등도 설치했다. 돌고래 사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와 안전사고에 즉시 대응하도록 적외선 폐쇄회로(CC)TV도 설치했다.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과 옆 건물에 마련된 보조풀장에 돌고래가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호이스트(인양·운반 장치)도 새로 만들었다. 그동안 돌고래를 매달아 건물 밖으로 내린 후 차에 태워 수족관과 보조풀장을 오가던 불편을 없앴다. 이와 함께 고래생태체험관에 어류수족관과 4D영상관, 장생포 디오라마관(배경 위에 모형을 설치해 실물을 재현한 장치)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췄다. 공단은 이 시설들과 살아 있는 돌고래가 장생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단은 이번에 추가로 수입한 2마리와 기존 3마리를 각각 보조풀장과 수족관에서 사육할 계획이다. 돌고래 추가 수입과 관련, 남구는 고래 관광산업 활성화와 ‘고래 도시’ 이미지 확립을 위해서는 수입이 불가피했다는 태도이다. 우리나라 근대 포경산업의 전진기지였던 장생포는 1986년 상업포경 금지 이후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다가 2000년대 들어 고래생태 관광도시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장생포에는 국내 최초의 고래박물관을 비롯해 고래생태체험관, 고래연구소, 고래관광선 등이 들어섰다. 고래생태 관광도시로 부상한 장생포는 최근 전국적인 관광지로 명성을 누리고 있다. 남구 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돌고래 수족관이 인기를 끌면서 연평균 45만명의 관광객이 고래생태체험관을 찾고 있다. 살아 있는 돌고래의 유인 효과로 생태박물관과 고래박물관 등 장생포지역 내 유료시설 이용객 수도 연평균 90만명에 이른다. 돌고래가 장생포에 미치는 관광 효과를 입증해 주는 수치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 수족관 돌고래가 3마리에 불과한 데다 추정 나이 18살, 15살에 이를 정도로 노령화한 상태여서 추가로 수입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세계적으로 63개국 340여개 시설에서 2100여 마리의 고래류가 사육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8개 기관에서 40마리가 사육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이다. 공단은 수족관 배경에 바다 풍경의 벽화를 그리고 인공 바위 등을 설치해 돌고래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한 데다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 단축, 돌고래 건강검진과 혈액·호흡·배설물 검사 확대, 사육사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좁은 수족관에 돌고래를 가두는 게 동물을 학대하는 것이고, 수입 과정을 비공개하는 밀실행정을 벌였다며 반발했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지난 9일 돌고래를 실은 여객선이 입항한 부산항 국제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 남구는 급작스러운 수입 발표와 추진으로 동물복지와 환경보전을 무시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를 허가하고 방임한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도 밀실행정을 도왔다”고 비판했다. 10여개 동물보호단체로 구성된 가칭 ‘울산 남구청 돌고래 수입반대 공동행동’도 같은 날 고래생태체험관 앞에서 돌고래 사육과 수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남구는 고래 학살로 유명한 일본 다이지에서 돌고래 2마리를 수입하면서 비판 여론을 무시하고 밀실행정을 통한 비밀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살아가는 돌고래를 좁은 수족관에 가두고 훈련하는 것은 명백한 동물 학대다”며 “미국 볼티모어 국립수족관 등 돌고래 수족관을 없애는 게 세계적인 추세인데 남구는 역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돌고래를 좁은 수조에 가두고 오락과 관광에 활용하는 것은 결국 돈벌이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돌고래 모형에 검은색 천막을 치며 수조에 갇힌 돌고래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거나 돌고래 수입 반대 서명지를 남구와 남구의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동물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성명을 통해 남구의 돌고래 사육을 반대하고 환경부와 해수부에 ‘전시·공연·체험 목적의 고래류 국내 수입 전면 금지’를 요구했다. 또 국회와 시민들에게 수족관법 마련과 고래류 사육시설의 환경 규제 강화, 돌고래쇼 안 보기 동참 등을 촉구했다. 돌고래는 자연환경에서 30∼50년가량 살지만, 수족관에서는 20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게 핫핑크돌핀스의 설명이다. 핫핑크돌핀스 관계자는 “수족관에서 태어난 새끼 돌고래의 1년 생존율은 전 세계적으로 30∼50% 수준이고, 우리나라의 17%에 불과하다”면서 “이 때문에 돌고래 수족관을 통한 사육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울산 큰돌고래 수입… 시민단체 “동물학대”

    울산 큰돌고래 수입… 시민단체 “동물학대”

    동물보호단체 집회 강력 반발 “동물복지·환경보전 무시 행정”울산 남구가 장생포 고래관광 활성화를 위해 9일 일본 와카야마현에서 돌고래 2마리를 수입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는 수족관 내 돌고래 사육 중단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이날 4∼5세 암컷 큰돌고래 2마리가 수입되면서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내 돌고래는 모두 5마리로 늘었다. 수입 돌고래 가격은 1마리당 1억원씩 총 2억원이다. 큰돌고래 2마리는 지난 8일 오전 7시쯤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정을 출발해 해상과 육상을 거쳐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장생포에 도착했다. 돌고래들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무진동 트럭까지 동원됐다. 돌고래들은 당분간 고래생태체험관 옆 보조풀장에서 적응기를 거친 뒤 수족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긴 이동에 따른 안정과 적응을 위해서다. 남구와 도시관리공단 측은 “현재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가 3마리에 불과한 데다 나이도 18살, 15살에 이를 정도로 노령화해 추가로 수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동물보호단체는 돌고래를 좁은 수족관에 가두는 것은 학대라며 남구의 돌고래 사육과 수입에 반발하고 있다. 울산·부산 등 전국 동물보호단체는 이날 부산항 국제터미널과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앞에서 잇따라 집회 및 기자회견을 열고 남구의 돌고래 수입·수족관 사육을 규탄했다. 이들은 “울산 남구는 급작스러운 수입 발표와 추진으로 동물복지와 환경보전을 무시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를 허가하고 방임한 환경부와 해양수산부도 밀실 행정을 도왔다”고 비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초교 예비소집 불참 아동, 소재 파악할 때까지 집중 조사

    ‘제2의 원영이 사건’ 예방 조치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이 다음달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동 48만 2200명 가운데 예비소집에 불참해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아동의 실태를 오는 17일까지 집중 점검한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국 시·도 교육청이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에 참석하지 않은 아동을 집계하고, 파악되지 않은 이들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섰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학교장은 예비소집에 불참한 학생에 관해 읍·면·동사무소의 협조를 받아 보호자에게 연락한다. 연락처가 없을 때에는 읍·면·동 사회복지 담당 직원과 함께 취학통지서에 기재된 아동의 주소지를 직접 방문 조사한다. 그럼에도 확인이 안 될 때는 각 학교가 경찰 협조를 받아 소재 파악에 나선다. 이때 학대·방임 등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경찰이 바로 수사를 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입학을 앞둔 아동 가운데 학대·방임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없는지 미리 점검해 ‘제2의 원영이 사건’을 막고자 마련됐다.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던 신원영군은 1월 신입생 예비소집에 불참한 지 한 달 뒤인 2월 친아버지와 의붓어머니의 학대로 숨졌다. 당시 학교는 예비소집 직후 신군의 아버지와 연락해 신군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경찰 신고는 개학일이 지난 3월에야 이루어졌다. 교육부는 이런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지난해 2월 학교급별 미취학·미입학 학생을 교육청 주관하에 학교가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의 매뉴얼을 만들었다. 초등학교는 교장이 예비소집일 출결 상황 등을 해당 읍·면·동장에게 통보하고, 교육장에게도 보고토록 했다. 교육장은 이를 집계해 교육청에 보고한다. 교육부는 또 지난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학생 소재와 안전이 파악되지 않는 경우 교장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행정자치부의 협조를 얻어 교장이 학생의 주소 변경이나 출입국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도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역시 미취학 아동이 학교에 입학해 ‘학생’이 되는 3월 1일부터나 가능하다. 교육부는 이런 맹점에 따라 지난달부터 전국 시·도 교육청에 세 차례 협조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지만, 서울교육청을 비롯한 일부 교육청이 이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질타를 받았다. 지난 2일 현재 서울의 취학대상 아동 7만 8867명 가운데 예비소집에 불참한 아동은 1만 1415명으로 집계됐다.<서울신문 2월 2일자 11면, 2월 3일자 22면>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점검 이후 학교가 미취학 아동에 대해서도 실태를 점검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광장] 루스벨트, 그도 포퓰리스트였다/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루스벨트, 그도 포퓰리스트였다/오일만 논설위원

    미국민들이 존경하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그도 한때 대중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의 신봉자로 공격받은 적이 있다. 대공황 와중인 1932년 재선에 도전한 허버트 후버 대통령과의 선거전에서다. 후버는 루스벨트가 내건 뉴딜 정책을 국가의 장래보다 민심을 선동하는 인기 정책으로 몰아쳤다. 자유방임경제 정책이 판치는 시대에 정부 개입과 자본 규제는 그 자체가 혁명적 사고였다. 사회안전망을 통한 복지 확대는 사회주의 체제에서나 가능한 정책이었다. 미국 내 보수주의자들이 그를 사회주의·공산주의자, 심지어 빨갱이로 매도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1929년 증시 폭락으로 시작된 대공황. 1932년 대선 당시 미국의 국민총생산(GNP)은 대공황 이전의 56%로 급락하면서 1300만명의 실업자들이 길거리 쏟아져 나왔다. 실업률은 25%에 달했고 미국 전체가 공포에 떨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승승장구하던 미국 경제는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당시 미국은 탐욕스런 자본이 활개치면서 극도의 빈부 격차에 시달렸다. 빵과 일자리를 달라며 아우성치는 실업자들에게 후버 대통령은 자본주의 체제의 우수성을 자랑하며 경제 회복을 자신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치달았다. 루스벨트는 포퓰리스트로 공격을 받으면 “부자들을 더 부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나의 정치철학”이라고 일갈하고 타협하지 않았다. 미국민 역시 그 유명한 노변담화 등을 통해 직접 국민들에게 다가서는 그에게 마음을 열었다. 미국 역사상 전무한 4선 대통령으로서 위기에 처한 미국을 살린 동시에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정치적 토양이 됐다. 미국의 보수 세력들이 뉴딜 정책을 인기 영합 전략으로 공격한 것처럼 포퓰리즘 프레임은 기득권 세력이 즐겨 쓰는 정치 수법이다. 대중과 엘리트, 다수와 소수의 대결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방패막이인 셈이다. 권위 있는 웹스터사전도 포퓰리즘을 ‘민중의 필요나 소망을 대변하는 정치 사상이나 활동’으로 정의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정파에 상관없이 일반 대중을 대변하려는 정치 소통인 것이다. 포퓰리즘의 비극으로 통용되는 아르헨티나의 경제를 파탄 낸 것은 퍼주기식 소득 보전 정책이나 복지 확대가 아니다. 3000명이 넘는 반대파를 살해한 군부 쿠데타 세력과 이에 기생한 엘리트 집단의 부정부패와 천문학적인 국부 유출이라는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우리도 포퓰리즘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경제민주화라는 화두 속에서 기본소득 도입이나 군 복무 단축 등 다양한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는 분명 정치적 야망에서 비롯된 인기 영합 정책도 숨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본질을 외면하고 현상을 왜곡해 포퓰리즘이란 정치적 주홍글씨로 낙인찍는 수법은 참으로 비겁한 행위다. 어설픈 서민 행보로 서민을 위한 지도자인 양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인기 영합 전략이다. 뉴딜 정책이 포퓰리즘의 대명사에서 미국을 구해낸 구세주가 된 것은 시대정신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2차 대전 직후 대량 실업의 두려움 때문에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복지정책으로 노동당이 승리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당시 보수당은 노동당의 정책을 국가 재정을 거덜내는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했지만 이후 70여년간 영국과 유럽의 복지체제 근간을 이뤘다. 국민들이 시대마다 절실하게 열망하는 것, 그것이 시대정신이다. 이 도도한 흐름을 간파하고 인도하는 것이 제대로 된 리더십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우리 역시 소수 강자들이 지배하는 나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의미에서 70년 적폐와 불공정, 불평등을 청산하고 자유로운 민주주의 가치를 살리자는 열망은 거대한 시대정신을 이뤘다. 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 뿌리내린 부패한 권력 고리를 끊어 내고 공정한 경제 정의를 세우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훌륭한 국가가 우연한 행운의 산물은 아니다. 깨어 있는 시민들이 권리이자 의무인 정치 참여를 통해 잘못된 국가의 길을 바로잡아야 한다. 부당한 권력을 단죄한 우리 국민들이 이번 대선에서 시대정신을 구현할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신년 특별 대담] 정운찬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는 것만이 한국경제 살길”

    [신년 특별 대담] 정운찬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는 것만이 한국경제 살길”

    한 말씀 더 보태자면 저도 권력 분산의 방법 중 하나가 결선투표라고 봅니다. 투명한 인사위원회를 만들어서 대통령이 인사 전횡을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하나는 돈 문제인데, 지금은 국회에서 12월에 예산이 통과돼도 행정부가 마음대로 예산을 바꾸는 일이 벌어집니다. 예산을 바꾸는 것은 법률을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로 못 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력 분산을 위해 결선투표제와 투명한 인사위원회, 그리고 예산을 행정부에서 바꿀 때 국회의 동의를 받는 절차 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조기 선거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차기 정권에 바람직한 리더십이나 덕목, 새 시대의 소명으로 어떤 것들을 들 수 있겠습니까. 정운찬 저는 경제적 불평등 해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리더십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 특수성과 보편성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어야 하고 둘째, 직책에 딸린 의무와 책임을 잘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는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함께 잘사는 사회의 구현입니다. 국가 리더십은 이런 시대적 과제를 해소할 능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경제적 불평등은 해소하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고 기존 시스템의 반발도 심할 것입니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 국가 리더십은 정책 철학과 정책 의지를 갖춰야 합니다. 거기에 요구되는 책임과 의무는 공익을 위해 본인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이고, 국가 정책의 최종 책임자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입니다. 국민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알아야 하기 때문에 소통해야 하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해야 합니다. 남재희 리더십 발현의 형태와 리더십이 추구하는 목표, 그 두 가지를 분리해서 얘기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승만 시대가 4·19 혁명으로 무너진 다음에 허정 과도정부의 수반은 ‘혁명적 사태를 비혁명적 방법으로 수습한다’고 말했습니다. 장면 내각 역시 그 철학을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방법론에서 혁명적 사태를 비혁명적 방법으로 수습하다 보니 혁명의 역동성을 수용하지 못했습니다. 김영삼 정부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정을 거치며 넘어온 상황들을 준혁명적으로 해결해 갔습니다. 하나회라는 거창한 음성 통치조직을 박살 내 버렸고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들을 교도소에 집어넣었습니다. 금융실명제라는 경제개혁 조치를 취했습니다. 준혁명적 방법으로 썼기 때문에 김영삼 정권은 연착륙을 할 수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물론 외환위기가 있었지만, 그것은 한국만의 위기가 아니라 동아시아 차원의 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김영삼 정권은 혁명의 역학을 알았다고 봅니다. 탄핵 정국이 지난 다음 차기 정권에서 통상적인 통치 수단으로는 폭발한 촛불의 에너지를 소화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차기 지도자는 반쯤은 혁명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방법론은 그렇고 내용 면에서는 ‘한국판 뉴딜’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간주되는 것은 뉴딜 때문인데, 그 영향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컸습니다. 미군과 함께 ‘뉴딜러’(New Dealer)라고 불리던 뉴딜 정책 관료들이 와서 대대적인 개혁을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권 후에 새로 들어온 정부는 루스벨트가 한 뉴딜과 같은 개혁을 해야 합니다. 동반성장, 포용적 경제성장 등 표현이 어찌 됐든 그런 경제정책을 우리가 취해야 합니다. 정운찬 비전이 정말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는 좋든 싫든 자본주의 체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잘못 이해되고 있습니다. 자유와 경쟁이 다 중요하고 그것이 넓게 인류 사회를 발전시킨 것은 확실하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객관적 관찰자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자본주의 경제는 다른 체제에 비해 흠은 적지만 부서지기가 쉽습니다. 1970년대 들어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신자유주의가 태동했습니다. 신자유주의를 너무 방임한 결과로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 경제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생각했을 때 자유주의와 시장주의를 너무 과도하게 활용해서는 곤란합니다. 사회 국가 운영 방향과 바람직한 국가 모델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산업화·민주화 이후의 바람직한 국가 건설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또 우리가 추구할 만한 국가 모델이 있을까요. 정운찬 저는 외국에서 좋은 사례를 배워 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지만, 외국 모델을 우리가 직접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뉴질랜드에서부터 개혁을 배우자, 핀란드, 싱가포르, 스웨덴에서 배우자고 하지만 그런 나라들은 인구가 500만~600만명에 불과합니다. 저는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로 동반성장 모델을 제시해 왔습니다. 지금 단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살길은 동반성장밖에 없습니다. 동반성장은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누어서 다같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있는 사람 것을 빼앗아서 없는 사람한테 거저 주자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 전체의 파이는 키우면서 분배의 룰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00이라고 할 때 부자한테 50이 가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50이 간다면 동반성장이 추구하는 것은 GDP를 110으로 만들면서 부자에게 53, 가난한 사람에게 57을 배분하자는 것입니다. 부자도 소득이 늘어나고 가난한 사람도 소득이 늘어나는 것인데,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의 수가 많으니까 부자의 소득이 늘어나는 것보다는 가난한 사람의 소득이 더 늘어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동반성장은 막연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뿐만 아니라 빈과 부, 도시와 농촌, 수도권과 비수도권, 남한과 북한, 그리고 세대 간, 국가 간, 남녀 간 등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서울대 총장으로 재직할 때 지역균형선발제를 도입했습니다. 이전에는 서울대에 한 명의 학생이라도 보낸 고등학교가 600개였는데, 제도 시행 후 고교 수가 1000개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상당한 성공을 이룬 것입니다. 남북한 동반성장은 개성공단이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또 자유무역협정(FTA)은 국가 간 동반성장의 예라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디어를 빨리 한국 경제에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반성장 단기 3정책’이 있는데 초과이익 공유,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정부 발주 사업의 중소기업 직접 발주제 등입니다. 중기적으로는 교육을 통한 창의성 제고가 중요합니다. 모든 국민을 창의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나 가정에서 질문하고 답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부모가 아이한테 “오늘 학교에서 질문했어?”라고 물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유대인들은 하루에 한 시간씩 시킨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남북한 동반성장이 절실합니다. 앞으로 국가 간 보호무역이 심해질 텐데 교류할 수 있는 곳은 북한밖에 없습니다. 동반성장은 남북 통일의 필요조건입니다. 남한 주민과 북한 주민한테 통일을 원하는지 물어야 합니다. 경제 격차가 너무 크면 북한뿐 아니라 남한 주민들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온 나라가 부정부패에 휩싸여 있습니다. 교육, 검찰, 언론, 종교 등 모든 분야가 부정부패로 차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금은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데, 완전한 징벌적 배상으로 바꿔서 어떤 룰을 안 지키면 그 기업이 해당 산업에서 완전히 퇴출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남재희 독일을 참고할 수 있겠지만, 어디서 베낄 수가 없는 문제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일본에도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도 사회 각계각층이 아주 잘 정돈된 사회입니다. 우리가 그걸 참고로 해서 딱 요거다 할 모델은 없습니다만, 각 나라의 특수한 사정에 맞춰 개별 나라들이 창의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사회 외교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푸틴, 시진핑, 트럼프, 아베 등 강한 스타일의 주변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을까요. 정운찬 동북아 문제는 남북문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 아베가 이끄는 일본,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 등 4강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는 방법은 외교의 태도를 바꾸는 데 달려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외교는 우리가 푸는 게 중요합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베이징, 워싱턴에 매달리며 김정은 좀 때려 달라고 하는 식이면 우리는 영원히 주변 국가에 의존적으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남북관계를 완화하고 북한과 미국도 가깝게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가 최우선이라는 것을 우리 외교의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결과로서의 통일’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통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특히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통일 기반 조성용 사업은 북한의 도발이 있다 할지라도 절대로 폐지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뿐만 아니라 통일 기반 조성용 사업을 앞으로 더 많이 벌여 나가야 합니다. 남재희 그 말씀은 북한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실패한 체제이고 몹쓸 체제이긴 하지만, 국제 역학 관계에서 당장 어떡하겠느냐, 평화 공존을 해가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매우 합리적인 얘기입니다. 하지만 우리 국내 정치가 그걸 수용을 못 합니다. 6·25 이후에 구축된 냉전 세력이 각계각층에 엄청나게 쌓여 있습니다.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자칫 ‘빨갱이’나 ‘종북’으로 몰립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용기를 가져야 하는데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 좀체 극복을 못 합니다. 언론들도 그 역할을 안 해줍니다. 현실에서 그것을 어떻게 실천해 나가느냐 하는 방법론에서는 엄청난 난관이 있습니다. 사회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해 주십시오. 남재희 의식을 하든 못 하든 간에 우리는 ‘준혁명기’에 들어섰습니다. 앞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으리라 봅니다. 한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같은 사람이 나와서 뉴딜도 하고 남북 간에 평화 공존도 구축하는 비전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 비전을 보이는 사람한테 국민이 표를 던지면 그것 자체가 혁명적 행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르크스가 한 이야기 중에 ‘역사는 두 번 되풀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번은 비극으로, 또 한번은 소극(笑劇)으로 끝난다고 합니다. 웃음거리로 끝난다는 것인데 비극보다 비참한 게 웃음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지만, 이것을 잘못 극복해서 소극으로 끝날까 걱정입니다. 모두 각자 역할을 제대로 해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운찬 지금의 촛불시위는 헌법재판소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확정하더라도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여의도 국회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기 정당, 자기 파벌에서 대통령을 만들려고 하는 정치권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촛불에 대한 이해나 수용 없이 그저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만 해선 절대로 안됩니다. 우리는 위기를 많이 겪어봤습니다. 그리고 그 위기들을 잘 극복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충분히 그런 저력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리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정운찬 전 국무총리 ▲ 1947년 충남 공주 출생 ▲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 미 프린스턴대 경제학 박사 ▲ 서울대 총장(경제학부 교수) ▲ 국무총리 ▲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현)
  • “파면 정당화할 위법없다”…박근혜 대통령 측 탄핵심판 답변서 요약문

    “파면 정당화할 위법없다”…박근혜 대통령 측 탄핵심판 답변서 요약문

    박근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이 지난 16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탄핵심판 답변서 요약본이 18일 공개됐다. 박 대통령 측은 “탄핵 소추 절차에 심각한 법적 흠결이 있고, 소추 사유는 사실이 아니며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청구는 각하 또는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측은 또 “헌재의 탄핵 결정이 형사재판 1심, 2심 및 대법원 재판 결과와 상충된다면 헌재의 권위에 크나큰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헌재 결정이 조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 입장을 폈다. 다음은 답변서 전문이다. I 서론 o 국회는 대통령인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 소추를 의결하였고,같은 날 소추위원이 귀 재판소에 소추의결서의 정본을 제출하여 탄핵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o 그러나 탄핵소추의결서의 ‘탄핵 소추 사유’는 아래와 같이 전혀 사실이 아니고, 그것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으며,그 절차에 있어서도 심각한 법적 흠결이 있으므로 본건 탄핵 심판 청구는 각하 또는 기각되어야 마땅합니다. o 피청구인의 대리인은 아래와 같이 심판 청구가 이유 없고,절차상 위법이 있다는 점을 답변하고자 합니다. II. 탄핵소추안 요지 탄핵소추의결서에 기재된 탄핵 소추 사유는 피청구인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집행하면서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배하였다는 것인바,그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헌법 위배행위 가. 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 국무회의에 관한 규정, 대통령의 헌법수호 및 준수 의무 위배 (1) 피청구인이 공무상비밀인 각종 정책 및 인사 문건을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에게 전달하여 누설하고,최순실과 동인의 친척 및 지인들(이하 ‘최순실 등’이라 합니다)이 국가 정책 및 공직 인사에 관여하도록 하면서 최순실 등의 사익을 위해 기업에서 수백억 원을 갹출하도록 강요하는 등으로 주권자의 위임 의사에 반하여 국가 권력을 사익 추구의 도구로 전락시켜 국민주권주의,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고 (2) 국정을 운영하면서 비선 조직에 따른 인치주의를 행해 법치주의,국무회의 규정,헌법 수호 및 준수 의무를 위반하였다. 나. 직업공무원 제도,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 평등 원칙 위배 (1) 청와대 간부,문화체육관광부의 장차관 등을 최순실이 추천하거나 최순실 등을 비호하는 사람으로 임명하여 공무원을 최순실 등의 사익에 대한 봉사자로 전락시키고,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노태강 국장,진재수 과장 등을 좌천 또는 명예퇴직시키는 등으로 공무원 신분을 자의적으로 박탈하여 직업공무원 제도의 본질을 침해하고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하였으며 (2) 최순실 등이 각종 이권과 특혜를 받도록 방조하거나 조장함으로써 평등 원칙을 위배하고 정부 재정 낭비를 초래하였다. 다. 재산권 보장, 직업 선택의 자유, 기본적 인권 보장의무, 시장 경제 질서, 대통령의 헌법 수호 및 준수 의무 위배 o 최순실 등을 위해 사기업에 금품 출연을 강요하여 뇌물을 수수하거나 특혜를 주도록 강요하고,사기업 임원 인사에 간섭함으로써 재산권,직업선택의 자유,시장 경제 질서 규정을 침해하였다 라. 언론의 자유 및 직업선택의 자유 위배 o‘정윤회 문건 사건’ 당시 비선 실세의 전횡에 대한 보도 통제 및 언론사 사장해임지시흑은묵인함으로써 언론의 자유 및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였다. 마. 생명권 보장 조항 위배 o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배하였다. 2. 법률 위배행위 가. 재단법인 미르, 재단법인 케이스포츠 설립모금 관련 범죄 (1) 기업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의결권 행사,특별사면, 면세점 사업자선정,검찰 수사 등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었던 기업에서 최순실 등이 설립 또는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재단법인 미르,재단법인 케이스포츠(이하 ‘미르재단 등’이라 합니다)에 수백억의 출연을 하게 한 것은 뇌물수수 또는 제3자뇌물수수에 해당한다. (2)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이용하여 재단법인에 출연금 납부를 요구하고,응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기업 대표 등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다. 나. 롯데그룹 추가 출연금 관련 범죄 (1) 롯데그룹의 재단법인 케이스포츠(이하 ‘케이스포츠’라 합니다)에 대한 추가 출연(70억 원)은 면세점 사업자 선정,경영권 분쟁 및 비자금 수사등 직무와 관 련하여 이루어진 뇌물수수 또는 제3자뇌물수수이다. (2)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이용하여 재단법인에 출연금 납부를 요구하고,응하지 않을 경우 이익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기업 대표 등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다. 다. 최순실 등에 대한 특혜 제공 관련 범죄 (1) KD코퍼레이션 관련 (가) (뇌물)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하여 현대, 기아자동차로 하여금 최순실 등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과 납품 계약을 체결하도록 요구하여 현대-기아자동차가 KD코퍼레이션으로부터 10억 원의 제품을 납품받은 것은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제3자뇌물수수이다. (나) (직권남용,강요)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하여 납품 계약을 체결하도록 요구하고,응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현대자동차 회장 등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다. (2) 플레이그라운드 관련 o (직권남용,강요)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하여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으로 하여금 최순실 등이 설립한 광고회사인 주식회사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이하 ‘플레이그라운드’라 합니다)과 70억 원 상당의 광고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여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 (3) 포스코 관련 o (직권남용,강요)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하여 포스코 그룹 회장 등으로 하여금 펜싱팀을 창단하고 최순실 등이 스포츠매니지먼트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주식회사 더블루케이(이하 ‘더불루케이’라 합니다)가 매니지먼트를 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도록 하여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 (4) KT 관련 O (직권남용,강요)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하여 KT 회장 등으로 하여금 플레이 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하고 광고제작비를 지급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 (5) 그랜드코리아레저(GKL) 관련 O (직권남용,강요)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하여 GKL 대표로 하여금 더블루케이와 ‘장애인 펜싱 실업팀 선수 위촉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여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 라. 문서 유출 및 공무상비밀누설 관련 범죄 O (공무상비밀누설) 국토부장관 명의의 ‘복합 생활 체육 시설 추가 대상지(안) 검토’를 포함한 47건의 문건을 정호성으로 하여금 최순실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하여 공무상비밀을 누설하였다. 3. 중대성의 문제 가. 위와 같은 헌법 및 법률 위배행위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고 헌법의 기본 원칙을 적극적으로 위반한 것이어서 대통령의 파면이 필요할 정도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위반에 해당한다. 나. 사기업 금품 강제 지급 등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과 지위의 남용,부정부패 행위로 대통령의 직을 유지하는 것이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정도에 이른 것이다. 4. 결론 가. 최순실 등의 국정 농단과 비리,공권력 이용을 배경으로 한 사익 추구는 광범위하고 심각하며 대통령 본인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다. 나. 피청구인은 검찰 수사에 불응하고 국가기관인 검찰의 준사법적 판단을 ‘객관적인 증거는 무시한 채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으로 폄하함으로써 국법 질서와 국민에 대한 신뢰를 깨버린 것이다. 다. 2016. 11. 피청구인에 대한 지지율은 3주 연속 4~5%로 유례 없이 낮고,2016. 11. 12. 및 같은 달 26. 서울 광화문에서 100만이 넘는 국민들이 좃불집회와 시위를 하여 대통령이 더 이상 대통령 직책을 수행하지 말라는 국민들의 의사가 분명해졌다. 라. 그런 사유로 탄핵 소추를 하게 된 것이다. III. 탄핵 소추 절차의 문제점 1. 본건 탄핵 소추는 아무런 객관적 증거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부적법해서 각하되어야 합니다. 가. 본건 탄핵 심판 절차는 헌법상 5년 임기가 보장되는 국가원수 겸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자격에 관계된 중차대한 사안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의혹의 수준을 넘어서 객관적 증거로 입증된 사실에기반해서 엄격한 법률적 평가를 거친 뒤 이유 유무를 따져야 할 것입니다. 국회법 제130조 제3항은 탄핵소추의 발의에는 탄핵의 증거 기타 조사상 참고가 될 만한 자료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나. 그러나 탄핵소추의결서에 첨부된 ‘증거 기타 조사상 참고자료’를 보면 ①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검사의 의견을 적은 것에 불과 ② 질풍노도의 시기에 무분별하게 남발된 언론의 폭로성 의혹 제기 기사 뿐이고 명확하게 소추 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 소추위원이 제출한 공소장 중 최소한 피청구인에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이 전혀 사실이 아니고,제3자의 일방적 주장이나 추측에 근거해서 이루어진 언론 보도 역시 소추 사유에 관련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고,아무런 객관적 증거 없이 이루어진 본건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여 심리할 것도 없이 각하되어야 할 것입니다. 2. 대통령에게도 절차상의 권리로서 방어권(항변권)이 보장되어야 함 가. 탄핵 소추 사유와 동일한 내용에 대하여 현재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있고,야당 추천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도 진행 중입니다. 나. 따라서 국회의 국정조사와 특검의 수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명백하게 밝힌 뒤,흑은 최소한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법사위 조사’ 절차(국회법 제130조 제1항)라도 거친 뒤 표결이 이루어졌어야 함에도 이런 절차 없이 이루어진 탄핵 소추는 헌법과 국회법이 정한 절차적 정당성을 현저히 훼손했다고 판단됩니다. 다. 또한 국회의 소추 절차에서 피청구인에게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아무런 기회도 제공되지 않아 헌법상 보장되는 무죄 추정 원칙(제27조 제4항)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검찰 조사 불응, 검찰 판단 비판이 국법 질서와 국민 신뢰를 깨버렸다는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 가. 피청구인이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은 데는 수사 과정의 변호인이 밝힌 바와 같이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이를 방어권 남용이나 포기로 볼 수 없고 참고인으로서 당연히 보장되는 권리의 행사에 불과한 것이어서 비난받을 일이 아닙니다. 나. 또한,대형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 수사의 편향성을 문제 삼고 ‘정치적 탄압’ 운운하면서 출석에 불응하거나,심지어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도 당사 內에서 농성하며 검찰을 규탄한 사례가 있었어도,그것이 탄핵당할 만한 잘못이라는 비판은 듣지 못했습니다. 다. 판결 확정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되고,내란이나 외환죄가 아닌 한 불소추 특권이 보장되어 헌법 해석상 검사의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대통령이 임의적인 검찰 조사에 며칠간의 연기를 요청하였고,잘못된 수사 결론에 침묵 또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해서 피청구인이 국법질서와 국민신뢰를 깨뜨렸다는 이유로 이루어진 본건 탄핵 소추는 도저히 정당성을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4. 낮은 지지율, 100만 촛불 집회로 국민의 탄핵 의사가 분명해졌다는 사유로 이루어진 본건 탄핵 소추는 그 자체가 헌법 위반입니다. 가. 우리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를 보장하는 규정(제70조)을 두고 있고,그 외에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낮고,100만 명 이 넘는 국민들이 좃불 집회에 참여하면 임기를 무 시 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두지않고 있습니다. 나. 따라서,국민의 탄핵의사가 분명해졌다는 것을 사유로 한 탄핵소추는 헌법상 대통령의 임기 보장 규정(제70조) 취지를 완전히 무시하는 위헌적 처사입니다. 다. 헌법상 국민투표로도 대통령의 재신임을 묻지 못하는바(제72조,헌법재판소 2004.05.14. 선고 2004헌나1 결정),일시적 여론조사 결과 등이 전체 국민의 뜻을 대변한다거나,그것을 근거로 대통령을 퇴진시켜야 한다는 것은 우리 헌법에 규정한 권력구조의 본질을 훼손하는 반헌법적인 발상이라 할 것입니다. IV. 탄핵 소추 사유에 대한 답변 1. 전반적인 문제점 가. 탄핵소주안에 기재된 대통령의 헌법.법률 위배 행위는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1) 탄핵소추안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는 검증되지 않은 의혹 또는 현재수 사 재판 중인 사안으로,대통령의 헌법 및 법률 위배행위가 입증된 바는 전혀 없음에도 기정사실인 것처럼 단정하고 있는 바 이는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제27조제4항)을 정면으로 위반된 것입니다. (2) 다음과 같이 사실 인정이 달라질 경우 탄핵 소추 사유는 법적 근거를 상실하게 됩니다. *피청구인이 최순실 등의 전횡이나 사익 추구를 인식하지 못한 경우 재단 출연, 계약 체결, 인사 등과 관련하여 기업들의 자발성이 인정되거나 피청구인이 자발적이라고 인식한 경우 또는 대가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 재단 출연, 계약 체결, 인사 둥과 관련하여 참모진 등이 피청구인의 발언 취지를 오해하여 과도한 직무 집행이 이루어진 경우 * 피청구인이 일부 연설문과 관련하여 최순실에게 의견을 구한 사실만 인정되고,문건을 포괄적 지속적으로 유출한 사실이 없는 경우 * 세월호 사건 당일 피청구인의 작위 또는 부작위와 사고 발생 또는 피해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3) 탄핵소추안에 언급된 일부 헌법 위배 부분(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 헌법수호 및 헌법준수의무)은 탄핵 사유로 삼기 부적절합니다. (가) 탄핵 사유로 제시된 헌법 위배는 법률 위배 사실을 기초로 하는바,모든 법률 위배가 헌법 위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 더욱이,탄핵심판청구서의 헌법 위배 부분은 추상적이고 막연한 헌법조항들이 단순 나열되어 탄핵사유로 부적합합니다. (다) 피청구인이 최순실과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최순실의 행위에 대한 모든 책임을 피청구인의 헌법상 책임으로 구성한 것은 헌법상 연좌제 금지조항(제13조제3항)의 정신과 자기 책임 원칙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 탄핵소추의결서의 논리라면,측근 비리가 발생한 역대 정권 대통령은 모두 탄핵 대상이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됨 나. 이건 탄핵과정은 헌법 및 법률의 일반적 절차에 위배된 것입니다. (1) 헌법재판소는 대법원과 함께 우리 나라 최고재판기관이고,단심입니다. 한편 피청구인에 대한 본건 탄핵소추 사유 중 법률위반 부분은 최순실 등과 피청구인이 공모하여 범행을 한 것이라는 내용이고,피청구인은 위 법률위반 부분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공모관계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최순실 등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소되어 형사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따라서 최고재판기관의 탄핵재판 내용과 형사1심 재판 내용이 거의 동일한 내용이므로 최고재판기관인 헌법재판소는 형사1심 재판 과정을 잘 살펴보면서 사실심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만약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이 형사재판 1심,2심 및 대법원 재판 결과와 상충된다면 이는 최고재판기관인 헌법재판소의 권위에 크나큰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헌법재판소법 제51조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2) 헌법재판소법 제32조는 ‘재판부가 결정으로 다른 국가기관 또는 공공단체의 기관에 필요한 사실을 조회하거나,기록의 송부나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나,재판.소추 또는 범죄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기록에 대하여는 송부를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위 취지를 더욱 구체화하였다고 할 것입니다 (3) 위와 같은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절차 규정을 종합하면 피청구인에 대한 이건 탄핵은 헌법 제84조 대통령에 대한 형사상 특권을 간접적으로 위반한 것이고,헌법에 규정된 최고재판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및 하급법원이 각 상충된 재판 및 심판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탄핵심판 절차 과정에서 법원의 형사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려는 법률조항을 위반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2. 헌법 위배 행위 부분 가. 국민주권주의 및 대의민주주의 위반 여부 (1) 최순실 등이 국가 정책 및 고위 공직 인사에 광범위하게 관여했거나 좌지우지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입증된 바도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최순실이 사익을 추구했더라도,피청구인은 개인적 이득을 취한 바 없고,최순실의 사익 추구를 인식하지 못하였습니다. * 언론에 제기된 의혹 대부분은 ‘미르-K재단,최순실 이권 사업’ 등에 국한되어 있는 바,이는 피청구인이 대통령으로서 수행한 국정 전체의 극히 일부분(대통령의 국정수행 총량 대비 최순실 둥의 관여비율을 계량화한다면 1% 미만이 되고, 그 비율도 소추기관인 국회에서 입증해야할 것입니다)에 불과하고,피청구인은 최순실의 이권 개입을 전혀 알지 못하였습니다. (2) 피청구인의 의사에 따라 국가 정책이 최종 결정되었고,피청구인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집행하였을 뿐이므로 국민주권주의 위반이 아닙니다. (3) 피청구인이 국정 수행 과정에서 지인의 의견을 들어 일부 반영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일이고(White House Bubble), 역대 대통령도 같은 방식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였으며,피청구인이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민을 대신해 최종 의사 결정권자로서 대통령의 역할을 수행한 이상 헌법 위반이 아닙니다. (4) 특히,국민주권주의(제1조),대의민주주의 조항(제67조 제1항) 등 국가 기본질서에 관한 추상적 규정은 탄핵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나. 국무회의의 심의에 관한 규정 및 헌법 준수 의무 위반 여부 (1) 국무회의 관련 조항(제89, 90조)은 국무회의 구성 및 심의 대상에 관한 근거조항으로서 탄핵 사유가 되기에 부적합합니다. 특히,국무회의의 심의사항 중 일부 내용이 최순실에게 유출되었더라도 실제 국무회의의 심의를 모두 거쳤을 뿐만 아니라 최순실이 국무회의 심의에 영향을 미친바는 없습니다. (2) 또한 법률 위배가 인정된다고 무조건 헌법 위배가 되는 것은 아니나,법률 위배가 없으면 헌법 위배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헌법 준수의무는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 피청구인(대통령)이 헌법 준수 의무를 위반하였기 때문에 헌법을 위반하였다는 주장은 무의미한 순환논리에 불과함 (3) 직업공무원 제도 및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 위반 여부 (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 탄핵소추의결서에 적시된 인물들은 모두 법률에 정해진 절차를 거쳐 임명된 공무원입니다. (나) 피청구인은 주변의 믿을만한 지인을 포함하여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서 인사에 참고할 수 있고,최종 인사권을 피청구인이 행사한 이상 설사 일부인사 과정에서 특정인의 의견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 김종덕 장관의 경우 엄격한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었고,당시 국회는 ‘국민을 행복게 만드는 문화융성을 실현할 장관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었다’고 평가한바 있습니다. * 피청구인이 최순실을 잘못 믿었다는 결과적 책임은 정치적. 도의적 책임일 뿐,법적 탄핵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다) 문화체육관광부 장차관의 임명과 면직,1급 공무원의 일괄 사표 등에 대하여 본다면 위 직위는 법률에 따라 직업공무원의 신분 보장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피청구인이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한 것이 아닙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여러 언론에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였다고 밝힌 바 있음 정치적 공무원 과 1급 공무원은 직업공무원 제도의 핵심인 신분 보장이 적용되지 아니함 국가공무원법 제68조 단서 : 1급 공무원과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공무원에 대한 신분 보장 제도가 적용되지 않음 ’공직 기강 확립, 조직 쇄신‘ 차원에서 일반직 중 최고위직인 1급 공무원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사례는 現 정부에서 뿐만 아니라, 역대 정부에서도 다수 존재 노무현 정부 당시 김두관 행자부장관 취임 직후인 ’13. 3. 행자부 1급 공무원 11명이 사표를 제출하였는바 같은 논리라면 노무현 前 대통령 역시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한 것임 * 이명박 대통령 정부에서도 감사원, 총리실, 국세청, 교과부, 국세청, 농식품부 등의 1급 간부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 사례 다수 o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인사에서 인사 평정,업무 수행 능력과 외부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였다면,그 과정에서 부적격자임이 명백하고 뇌물 수수 등의 범죄가 수반되지 않은 한 대통령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 피청구인은 2아5. 1.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해당 국.과장은 체육 개혁 책임자로서 체육계 비리 척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문책성 경질이고, 승마협회 감사와 무관함’을 밝혔으며,조응천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現 민주당 의원)도 최근 언론에 그런 사실을밝힌 바 있음 (라)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공무원들이 최순실 등에게 사업상 특혜를 제공하였다 할지라도 이는 개인비리에 불과하고,피청구인은 그 과정에 관여한 바가 없습니다. 2) 최순실의 범죄행위에 대한 피청구인의 공모가 입증되지 않는 이상 그것을 가지고 피청구인이 평등 원칙을 위배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헌법 위반으로 볼 수 없습니다. (마) 재산권 보장,직업 선택의 자유 등 위반 여부 1) 피청구인은 기업들에게 직권을 남용하거나 강제적으로 재단 출연을 요구한 바가 전혀 없습니다. 2) 출연 기업 관계자들은 검찰 조사나 국회 청문회에서 ’재단 설립 취지에 공감하여 돈을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고,자발적 기금 모집의 경우 국가기관에 의한 재산권 침해행위가 없어 재산권 제한 문제는 발생하지 아니합니다. 3) 또한 기업 임원에 대한 인사권은 해당 기업에 있고,전문가를 기업임원으로 추천한 것에 대한 도덕적 비난은 별론,피청구인이 직접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바) 언론 및 직업 선택의 자유 위반 여부 1)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개인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생활 비밀을 침해하는 보도 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정정보도 청구,보도자제 요청 등)를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할 수 없습니다. 2) 소위 ‘정윤희 문건’ 사건 당시 청와대에서 작성된 문서가 외부로 유출된 자체가 범죄행위이므로,‘문건을 유출한 것이 국기 문란’이라는 피청구인의 발언은 부당하지 않습니다. * 한일 경위의 경우, 검찰은 ‘압수물에서 문건 유출 범행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어 혐의를 자백하였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이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선고되었으므로 민정비서관이 한일 경위를 회유하였다는 것은 신빙성이 낮음 3) 언론사 임원에 대한 인사권은 해당 기업에 있고,피청구인이 세계일보 등 언론사에 임원 해임을 요구하거나 지시한 사실은 없습니다. *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세계일보 사주에게 조한규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였다‘는 부분은 일방 당사자의 미확인 주장에 불과하고, 조한규 前 사장 역시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들은 사실‘이라고 언론에서 밝힌 바 있음 (사) 생명권 보장 위반 여부(소위 ‘세월호 7시간’ 문제) 1) 대통령 등 국가기관의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으로 보기 위해서는 보호 의무의 의식적 포기행위가 있어야 되고,단순히 직무를 완벽히 수행하지 않았다거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고 헌법에 규정된 생명보호 의무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2) 피청구인은 세월호 사고 당시 청와대에서 정상 근무하면서 해경,안보실 등 유관기관 등을 통해 피해자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하였고,대규모 인명 피해 정황이 드러나자 신속하게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나가 현장 지휘를 하였는바,피청구인이 생명권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였다는 점에 대한 객관적 증거가 중분히 있습니다. * 대법원은 형법상 직무유기죄의 해석과 관련하여 직무에 관한 의식적인 방임 내지 포기 등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하지,단순한 직무 수행의 태만은 포함하지 아니한다고 판시(1956. 10. 19. 선고 4289형상244) 3) 세월호 피해자에 대한 구조 책임은 현장에 출동한 해양경찰에 대해서만 인정되었고,상급자인 목포해양경찰서장,해양경찰청장 등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에게 국가의 무한 책임을 인정하려는 국민적 정서에만 기대어 헌법과 법률의 책임을 문제 삼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4) 사고 당시 국가기관의 대응 체계가 미흡하였다고 평가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헌법재판소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대통령의 정책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 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그 자체로 탄핵 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2004헌나1). 따라서 설령 위와 같은중대한 재난사고에 대응한 피청구인의 조치 또는 대응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할지라도 위와 같은 사유가 적법한 탄핵 소추 사유가 될수 없습니다. * 탄핵소추안의 논리대로라면,향후 모든 인명 피해 사건에 대하여 대통령이 생명권을 침해하였다는 결론을 초래 3. 법률 위배행위 부분 가. 재단 관련 뇌물수수죄 성립 여부 (1) 미르재단 등은 한류 전파 문화 융성 등 명확한 정책 목표를 갖고 민관이 함께 하는 정상적인 국정 수행의 일환으로 추진된 공익사업입니다. (2) 피청구인은 기업인들에게 문화 체육 발전에 대한 자발적 지원을 부탁한 것이고,어떠한 대가를 조건으로 기금을 부탁하거나 기업이 대가를 바라고 출연한 것도 아니므로 뇌물수수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3) 또한 피청구인은 사익을 추구할 목적이 없었고,최순실의 범죄를 알면서 공모하였거나 예측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4) 본건 문제된 재단법인과 대통령 또는 최순실은 별개이고,재단 기금의 사유화는 아예 불가능합니다. 즉 미르재단 등은 재단법인이고,법적으로 독립된 권리와 의무의 주체로서(민법 제34조) 재단 운영의 주체는 이사회입니다. 피청구인이 재단의 이사 후보군을 전경련에 추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책의 시너 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공익적 목적일 뿐 피청구인이 재단을 지배한 바 없음 재단은 ’지정 기부금 단체‘로도 지정되어 있어 지출액의 80% 이상을 고유 목적 사업에지출하고, 기부금 모금액 활용 실적을 공개해야 하며, 주무부처에 실적을 보고하고 감사를 받는 등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어 재단 기금의 사유화는 불가능 *노무현 정부 당시 삼성 일가가 8,000억 원의 사재를 출연하자, 정부가 나서서 이를 관리하겠다고 공언하여 재단 이사진을 親盧 인사들로 채운 사례도 존재 (5) 피청구인 또는 최순실이 재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할지라도,재단 출연금을 대통령 또는 최순실이 받은 뇌물로 치환하는 것은 법인에 별개의 법인격을 부여한 민법 법리를 도외시한 것입니다. 즉 재단 운영 구조 및 재단 기금 사용 현황 등을 고려할 때 재단 사유화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재단이 받은 기금을 개인적 차원에서 받은 뇌물과 동일하게 볼 수 없습니다. * 더욱이,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도 뇌물을 입증할 수 없어 안종범 前 수석 등에게 뇌물죄를 적용하여 기소하지 않았음에도 국회는 피청구인에 대하여 아무런 추가 근거 또는 증거도 없이 탄핵 소추 사유에 뇌물죄를 포함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나. 재단 관련 제3자뇌물수수죄 성립 여부 (1) 제3자뇌물수수죄는 통상의 뇌물죄와 달리 금품의 대가로 부정한 청탁이 필요하나 기업의「부정한 청탁』이 입증된 바 없고,삼성’SK 롯데 등과 관련한 정부의 각종 행정행위는 관계기관 간 충분한 논의와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것이어서 미르재단 출연과 무관합니다. * 실제 롯데가 70억 원을 추가 출연하였음에도 롯데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었다는 것은 오히려 피청구인(대통령)이 출연 대가로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한 것이 없다는 반증임 (2) 막연히 선처하여 줄 것이라는 기대나 직무 집행과는 무관한 다른 동기에 의하여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한 경우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부정한 청탁이 있다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10도12313호 판결),피청구인과 기업 사이에 재단이 당면 현안 해결에 대한 대가라고 인식하거나 양해한 바 없으며,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기업 총수들이 모두 대가성이 없었다고 증언하였습니다. 다. 재단 관련 직권남용 및 강요죄 성립 여부 (1)직권남용 및 강요는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한 행위’임에 반하여 뇌물은 공여의 고의 하에 ‘자발적으로 한 행위’여서 양립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탄핵소추의 사유 중 2. 가. (2). (가)에는 피청구인이 대기업으로부터 뇌물을 출연하게 하여 뇌물수수 또는 제3자뇌물수수죄에 해당된다고 기재하면서도 한편 (나)에서는 위 대기업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함으로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죄 및 강요죄에 해당한다고 기재함으로써 상호 모순된 소추사실을 기재하였습니다. (가) 재단 설립은 과거 정부에도 있었던 관행에 따른 것으로 모금의 강제성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피청구인은 기업인들에게 국정기조의 하나인 ‘문화융성’을 위해 적극 투자해달라고 부탁하고, 안종범 등에게 좋은 취지로 협조를 받으라고 지시하였을 뿐 위법. 부당한 행위를 지시한 사실이 없습니다. * ① 재단 설립이 상당한 기간 여러 논의를 거쳐 추진된 점, ② 모금 과정에서 기업들이 심층 검토와 합당한 절차를 거쳐 지원 규모를 결정한 점, ③ 역대 정부가 추진한 공익재단 사업과 유사하고 본질적 차이가 없는 점, ④ 재단 운영 구조상 특정 개인의 사유화가 불가능한 점,⑤ 현재도 96% 이상의 자금이 재단에 그대로 남아 있으며, 지출된 돈도 목적에 맞게 쓰인 점 등을 종합할 때 직권남용 및 강요죄는 성립하기 어려움 (나)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행위’가 있어야 하는데,검찰 공소장에도 어떠한방식으로 기업을 협박했는지 기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헌법재판소의 보정 명령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 구체적 강압이나 협박이 없었음에도 대통령의 권한이나 지위만으로 피청구인에게 범죄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입니다. 검찰은 막연히 ‘기업들이 요구에 불응할 경우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인허가의 어려움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출연금을 냈으니 협박이라고 주장하나, 검찰 논리대로라면 국회의원이 기업에 정당한 협조 요구를 하여 수용한 경우에도, 언제든지 ‘기업 관련 법제에 있어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하여 강압에 의해 받아들인 것’이라는 부당한 결론에 이르게 됨 라. 최순실 등에 대한 특혜 제공 관련 범죄 성립 여부 (1) 피청구인은 KD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과 관련하여 어떤 경제적 이익도 받은 바 없고,최순실과 뇌물수수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으며,최순실이 샤넬백 및 금원을 받은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습니다. 최순실이 대통령인 피청구인을 내세워 청탁을 받고 대가를 취득하였다고 하여,이를 알지도 못한 피청구인과 공범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공범에 관한 법리를 잘못 판단하였거나,논리 비약에 불과하다 할 것입니다. (2) 피청구인이 안종범 전 수석을 통하여 현대차 그룹으로 하여금 최순실의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으로부터 납품을 받도록 하고,최순실이 KD코퍼레이션 대표로부터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청구인에 대한 제3자뇌물수수죄가 당연히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3) 사기업의 영업 활동은 공무원의 직권 범위 밖의 행위이고,개별 기업의 납품,직원 채용,광고 등 영업 활동은 공무원인 피청구인 또는 경제수석의 직무 범위에 속하지 않아 법리 및 판례상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 과거 속칭 ‘신정아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변양균 前 정책실장에게 같은 이유로 무죄 선고공무원이 직무와는 상관 없이 지원을 권유하거나 협조를 의뢰한 것까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음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6950 판결] (4)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피청구인은 그런 행위를 하거나 지시한 바 없고,안종범에 대한 공소장에도 그가 어떻게 협박을 하였다는 것인지 특정되어 있지 않아 강요죄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피청구인은 문화체육 융성이라는 정책적 관점에서 포스코,GKL 등에 실업 체육팀 창단 협조를 부탁한 것이고,이는 정당한 직무 수행의 일환입니다. * 포스코와 GKL은 회사 사정상 안종범 수석의 부탁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거절하였고, 이후 수차례의 협상과 조정을 거쳐 전혀 다른 내용의 계약이 성사되었는바, 만일 ‘협박’이 있었다면 이러한 협상 과정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임 (5) 피청구인은 각종 공식 행사나 회의,사석에서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을 들으면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기 위하여 관계 수석에게 상황을 알아보고 도울 수 있으면 도와주라는 지시를 해왔습니다. 피청구인은 대기업 일가 친척들이 운영하는 하청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속칭 ‘재벌카르텔’로 인하여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 하였고,이를 혁파하는 것을 중요한 국정업무로 삼아 이를 실행하여 왔습니다. 본건도 그런 과정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피청구인은 제3자 뇌물수수 범행의 고의가 없습니다. * 최순실과 관련된 업체라서,혹은 최순실의 부탁이기에 도와준 것이 아니라, 누가 이야기하든 어떤 중소기업이라도 애로 사항을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업무수행임 * 오히려 최순실과 어떤 관련이라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들어주지 않았을 것임 (6) 또한,안종범 수석에게 지시한 것도 무조건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라는 것이 아니었고,합법적 범위 내에서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을 정부가 실질적으로 해결해 주라는 의미였으며,계약 또는 채용 여부는 개별 기업이 검토해서 결정할 문제입니다. 위와 같이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시야가 제한되어 있는 직업공무원들로 이루어진 보고체계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경로를 통하여 국민,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은 정치의 한 방법으로 동서고금 널리 인정되어 왔습니다. 다만 위 과정에서 대통령 등 최고권력자의 친인척 지인들이 최고권력자의 권위를 이용하여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여 왔던 사례는 역사적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고,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의 친척들도 이러한 문제를 야기하였습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 그 누구도 이러한 문제로 탄핵을 당하지 않았다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피청구인에 대한 이건 탄핵소추는 형평에 반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마.공무상비밀누설죄성립여부 (1) 피청구인은 이 부분 탄핵 소추 사유를 전부 부인합니다. 연설문 이외의 문건들은 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고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라 최순실에게 전달된 것이 아니어서 구체적 유출 경로를 알지 못합니다. (2) 피청구인이 연설문을 최순실로 하여금 한 번 살펴보게 한 이유는 직업관료나 언론인 기준으로 작성된 문구들을 국민들이 보다 잘 알아들을수 있도록 일부 표현에 관해 주변의 의견을 청취한 것에 불과하고,발표되기 직전에 최순실의 의견을 구한 것이어서 그 내용이 미리 외부에알려지거나 국익에 반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없었기에 공무상비밀누설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 통상 정치인들은 연설문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너무 딱딱하게 들리는지,현실과 맞지 않는 내용이 있는지에 대해 주변의 자문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고(속칭 ‘kitchen cabinet’라고 합니다),피청구인이 최순실의 의견을 들은 것도 같은 취지였음. 판례상 공무상비밀이 되기 위해서는 누설로 인해 국가 기능에 위협이 발생하여야 하나(대법원 20이도1343호 판결),실제 유출된 연설문은 선언적 추상적 내용이고,발표 1-2일 전에 단순히 믿을만하다고 판단한 주변 지인의 의견을 들어본 것이어서 ‘누설’로 보기 어렵습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당시 대통령의 형 노건평이 ‘봉하대군’이라고 불리면서 대우조선 남상국 사장으로부터 연임청탁을 받았다가 이 사실이 공개되어 남상국이 자살한 사례,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만사형통’이라고 불리면서 여러 경로를 통하여 대통령에게 민원을 전달한 이상득 전 국회의원의 사례 등을 종합하면 피청구인의 전임 대통령들도 공적경로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인사에 관한 의견, 민원 등을 청취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V . 결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를 인정할 자료들이 없습니다. 특히 피청구인에 대한 뇌물죄 또는 제3자뇌물수수,직권남용권 권리행사방해,강요에 대한 증거들은 공범 최순실 등에 대한 1심 형사재판 절차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친 후에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형사처벌에 상응하는 탄핵소추 절차에서도 형사소송법 규정을 준용하여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여야 할 뿐 아니라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파면의 효과가 중대한 대통령인 피청구인에 대하여서는 더욱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된다고 할 것입니다. 설혹 견해를 달리하여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소추의 사유를 인정할 증거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이라는 막중한 지위에 있고(헌법 제66조),국민의 선거에 의하여 선출되어 직접적인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의기관이라는 점에서(헌법 제67조) 다른 탄핵대상 공무원과는 그 정치적 기능과 비중에 있어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으며,이러한 차이는 ‘파면의 효과’에 있어서도 근본적인 차이로 나타난다. 대통령의 경우,국민의 선거에 의하여 부여받은 ‘직접적 민주적 정당성’ 및 ‘직무수행의 계속성에 관한 공익’의 관점이 파면결정을 함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서 고려되어야 하며,대통령에 대한 파면효과가 이와 같이 중대하다면,파면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도 이에 상응하는 중대성을 가져야 한다.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공직자의 경우에는 파면결정으로 인한 효과가 일반적으로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미한 법위반행위에 의해서도 파면이 정당화될 가능성이 큰 반면,대통령의 경우에는 파면결정의 효과가 지대하기 때문에 파면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이를 압도할 수 있는 중대한 법위반이 존재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의 신임을 임기 중 다시 박탈해야 할 정도로 대통령이 법위반행위를 통하여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경우에 한하여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통령의 파면을 요청할 정도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위반’이란,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로서 법치국가원리와 민주국가원리를 구성하는 기본원칙에 대한 적극적인 위반행위를 뜻하는 것이고,‘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란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그 외의 행위유형까지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서,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행위 외에도, 예컨대,뇌물수수,부정부패,국가의 이익을 명백히 해하는 행위가 그의 전형적인 예라 할 것이다. 대통령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국정을 성실하게 수행하리라는 믿음이 상실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그에게 국정을 맡길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대통령의 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경우에 한하여,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은 정당화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04.05.14. 2004헌나1)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례에 비추어 본다면 피청구인의 이건 법률위반은 파면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중대성을 가진다고 볼 수 없습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이 중대한 헌법위배 및 법률위배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 소추 사유는 모두 부적법하거나 사실이 아니어서 본건 탄핵 소추는 이유 없습니다. 따라서 본건 탄핵 심판 청구는 기각되어야 할 것입니다. 끝.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석희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국가는, 그 수반은 부끄럽지 않은가”

    손석희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국가는, 그 수반은 부끄럽지 않은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100퍼센트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통령 선거 기간 내건 슬로건이다. 이외에도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검찰 독립’ 등의 약속을 국민들에게 제시했다. 하지만 집권 기간에 박 대통령은 위 약속들을 모두 지키지 않았다. JTBC ‘뉴스룸’의 앵커를 맡고 있는 손석희 사장도 “필경 ‘약속’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공약 파기를 비롯한 박 대통령의 위선과 기만 행위를 비판했다. 손 앵커는 지난 28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공언한 약속들을 하나씩 짚었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박 대통령의 구호에 대해서는 “그 꿈의 주어는 ‘시민’이 아닌 ‘장막 뒤의 사람들’ 이었지요”라면서 “약속은 마치 꿈인 양 어디론가 흩어졌습니다”라고 꼬집었다. 사회통합을 강조했던 박 대통령의 ‘100퍼센트 대한민국’ 슬로건을 향해서는 “그러나 우리는 국민과 비국민으로 갈라 세워져야 했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치킨과 피자로 조롱을 당해야 했습니다”라면서 “눈물을 보였던 세월호의 약속 역시 대통령의 마음속에선 어느새 증발되어 간 것 같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라는 거창한 구호는 재벌과의 뒷거래로 묻혀갔고, 공염불이 된 검찰 독립의 약속. 또 기초연금, 누리예산. 가장 기초적인 복지공약은 파기됐습니다”라면서 “‘늘.지.오.’ 늘리고 지키고 올린다던 노동공약은 역주행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약속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고 손 앵커는 “모든 국민 앞에서 공언했던 그 말조차 이제는 지킬 수 없다고 합니다”라면서 ”급박한 시국에 대한 수습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라고 하니,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손 앵커는 박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과 달리 시민들은 국가, 공동체와의 약속을 지킨 점을 강조했다. “필경 ‘약속’이라는 단어는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은 ‘유리지갑’이라고 불릴지언정 세금을 꼬박꼬박 납부했고, 듣도 보도 못한 질환으로 병역을 피하지도 않았고, 코너링이 아무리 탁월하더라도 특혜를 받지도 않았습니다. 말을 못타는 대신 성실하게 공부해 성적을 얻었고 자신의 일터에서 묵묵히 일했습니다. 이것은 민주국가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약속들.” 손 앵커는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는 말들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라는 말로 운을 뗀 뒤 “마지막까지 물속의 아이들을 구해내고자 했던 민간잠수사는 약속을 지키지 못함이 못내 마음에 걸려 뒷일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습니다”라고 말했다. 손 앵커는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을 방임하거나 그의 농단에 일조한 혐의를 받게 된 박 대통령을 향한 퇴진 여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다섯 번의 토요일 동안 평화의 기적을 만들어낸 시민들은 다시금 그 약속들을 떠올렸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엔 청와대의 면전에서 평화롭게 물러나던 시민들… 그들은 평화집회의 약속을 그렇게 지켜냈습니다”라고 밝혔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국가는, 그 수반은 부끄럽지 않은가. 시민들이 거리에서 외치고 있는 그 선언은 약속이 버려지는 그 불통의 시대를 뒤로 함이며 일방통행으로 일관하는 오만의 시대를 뒤로 함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약속을 방기했던 국가가 약속을 지킨 시민사회에 경의를 표할 시간이 아닌가.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노인 폭언·방임 등 정서적 학대도 실형…당구장 내년 12월부터 금연구역 지정

    앞으로 65세 이상 노인에게 폭언을 하거나 돌보지 않고 내버려두는 등 정서적 학대를 가해도 징역 또는 벌금형 등 실형을 받게 된다. 정서적 학대는 노인학대 유형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현행법상 노인에 대한 금지 행위 규정에 포함돼 있지 않아 그동안 처벌이 어려웠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노인복지법 개정안이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정서적 학대의 구체적인 사례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적시될 예정이다. 폭언이나 협박 등 능동적 형태의 학대뿐만 아니라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노인에게 숙식과 의료를 제공하지 않는 ‘방임’도 정서적 학대에 포함되기 때문에 사실상 이 법은 부모와 시부모에게 ‘효도’를 강제하는 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2월부터는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등록·신고 체육시설 중 실내 체육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도록 했는데,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실내 체육시설이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당구장 2만 2000여곳, 체육도장 1만 4000여곳, 골프연습장 1만여곳, 체력단력장 7000여곳이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 당구장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법안은 2011년에도 발의됐으나 관련 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까지 당구장 금연구역 관련 민원은 91건이며, 이 중 98%에 이르는 89건이 금연구역 지정 요청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5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당구장 협회와 한국골프장협회도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C형 간염을 제3군 감염병으로 지정해 전수감시하도록 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의료기기와 의약품 리베이트 처벌기준을 현행 2년 이하 징역에서 3년 이하로 상향하는 의료기기법과 약사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약사법 개정안에는 치약 등 의약외품에 들어간 모든 성분을 포장에 표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MIT), 파라벤, 트리클로산 등 살균제와 보존제 등이 대상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게임 보면 인류 경제역사 보인다”

    “게임 보면 인류 경제역사 보인다”

    미국의 WOW엔 수정자본주의 최근 ‘메이플2’ 경제민주화 등장 온라인게임 세계에서 아이템을 사고 팔며 캐릭터의 능력치를 높이는 일은 현실세계의 경제활동을 그대로 빼닮았다. 이 같은 온라인게임 세계의 경제 시스템에서 인류의 경제사(史)를 엿볼 수 있다는 논문이 나왔다. 권용만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컴퓨터게임학회 논문지에 발표한 ‘온라인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의 발전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현실세계에서 먹고사는 경제활동이 중요한 것처럼 게임 공간 안에서도 캐릭터의 활동은 경제활동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출시된 초기 온라인게임은 원시시대의 채집경제를 모방했다. 대표적인 게임이 ‘울티마 온라인’(1997·오리진 시스템즈)과 ‘바람의나라’(1996·넥슨)다. ‘울티마 온라인’은 요리사는 요리를 하고 목수는 나무만 베는 등 각각의 캐릭터들이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시장에서 거래하면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던 ‘자급자족’ 사회였다는 게 권 교수의 분석이다. 1998년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본격적인 자유방임주의 경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이용자들이 아이템을 비싸게 되팔거나 사냥터를 독차지하는 등으로 부를 축적해 이용자들 간 빈부격차가 생겨나던 시기다. 이후 개발사와 운영자들이 경제 시스템에 적극 개입하는 ‘수정자본주의’가 시도됐다. 미국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2004)에서는 이용자들에게 보다 평등한 보상을 주고 사냥터 독점을 방지하는 등의 장치가 생겨났다. 최근에는 이용자들 간 보다 평등한 분배를 추구하는 ‘경제민주화’ 시스템도 등장했다. ‘메이플스토리2’(2015·넥슨)는 1가구 1주택으로 부동산 소유를 제한했고, ‘문명 온라인’(2015·엑스엘게임즈)은 국가의 승리를 위해 사유재산을 포기하도록 하기도 한다. 권 교수는 “온라인게임의 경제 시스템은 게임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면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때 어떤 경제 시스템을 적용할지 참고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기고] 아동학대, 이웃이 나서야 한다/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기고] 아동학대, 이웃이 나서야 한다/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아이가 말을 안 들어 훈육하려고 때렸다.’ 최근 잇따른 아동학대 사건의 공통점이다. 정신의학회는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는 심리에서 아동학대가 비롯된다고 진단한다. 지난해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자녀를 소유물로 여기는 부모가 14.8%에 이른다고 한다. 자녀를 올바로 키우려면 체벌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훈육을 가장한 학대가 이뤄지고, 이웃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방관한다. 반면 아동학대에 선진적으로 대처하는 다른 나라는 체벌을 비롯해 아동에게 고통을 주는 모든 행위를 학대로 규정하고 엄중히 처벌하고 있다. 미국은 12세 미만 아이를 혼자 두는 것도 ‘방임 학대’로 본다. 어린 자녀 앞에서 부모가 고성을 지르며 싸워도 아동학대로 처벌받는다. 호주에서는 자녀를 가게 밖에 세워 놓고 손등으로 툭툭 친 부모가 학대행위로 처벌받았으며, 영국에서는 아동에게 폭언하며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행위에도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게 했다. 아동을 인격 주체로 인식하고 이를 저해하는 모든 행위를 학대로 간주해 이웃과 시민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선진국 수준의 아동학대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우리도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정부도 정책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바꾸고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과 피해아동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2014년에는 아동학대 처벌법을 제정했고, 지난해부터는 각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을 국가 책임하에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좀더 진전된 내용을 담은 ‘아동학대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학대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고자 생애주기에 걸쳐 맞춤형 부모 교육을 시행하는 등 교육과 인식 개선에 중점을 뒀다. 이와 함께 ‘남의 집 가정사’란 이유로 드러나지 않았던 학대를 국가 차원에서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하기로 했다. 전국적인 학대 방지 노력에 힘입어 아동학대 신고가 지난해 상반기 8256건에서 올해 상반기 1만 2666건으로 53.4%나 증가했다. 겉으로 드러난 폭력뿐만 아니라 방임 의심 정황에 대한 신고도 늘었다. 시민 의식이 개선되면서 숨겨져 있던 학대 사건이 수면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앞으로는 사전 예방과 조기 발굴 시스템 체계화를 위해 더 노력하기로 했다. 최근 정부는 앞서 발표한 아동학대 방지 대책을 보완하고, 모든 영유아 부모가 올바른 자녀 양육법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부모 교육을 내실화하기로 했다. 아동학대 위험 가구를 빅데이터로 예측해 발굴하는 정보 시스템도 내년에 본격 가동한다. 교직원, 의료기관 종사자 등 신고 의무자의 아동학대 신고도 더 독려하고 학대 예방을 위해 이웃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하기로 했다. 그러나 부모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시스템만으로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식은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하며 이를 저해하는 모든 행위는 국가와 사회가 나서서 제지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모든 어른이 노력해야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 中관영지, ‘韓해경, 세계 제일 흉포한 해상법 집행부대’

    中관영지, ‘韓해경, 세계 제일 흉포한 해상법 집행부대’

    나날이 횡포해지는 중국 불법어선에 대해 정부가 11일 선제 함포사격 등 강공책을 내놓자, 중국 언론은 "폭력적인 수단으로 분쟁을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보기 드문 행위"라며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环球时报)는 11일 저녁 “누가 중국어선의 폭격을 허용했나, 한국정부 미쳤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다. 논평은 지난 7일 발생한 서해상의 한국 해경 고속단정 침몰사건은 인명피해도 없는데 한국언론이 연일 사실을 확대조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한국측의 논리로 묘사되어 중국어선에 명백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확한 정황조사에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라며, 한국은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의 주요언론은 중국어민을 '전세계 공공의 적', '중국어민과 해적은 다를 바 없다'는 등의 표현으로 중국어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야하는 분위기로 몰아 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행히 한국에는 보통군함만 있을 뿐이라며, 항공모함와 원자탄이 있었다면 중국어민에게 이를 사용했을 지도 모른다고까지 전했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중국어선이 한국 해경의 공격으로 불타면서 3명의 중국어민이 사망한 사실을 강조했다. 이어서 한국해경은 전세계에서 가장 흉포한 해상법 집행부대라며, 우리 해경을 폭력꾼으로 묘사했다. 그러면서 중국어민은 사회적 약자집단으로 일부는 법치개념이 희박할 수도 있고, 더 많은 고기를 잡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모험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또한 중국은 모든 어민과 어선을 엄격히 관리할 수는 없지만, 양국간 해상어업 분쟁을 방임하지는 않는다며, 중국어민의 불법조업 상황은 최근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평에 1만 4000명이 넘는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 여행, 쇼핑을 멈춰야 한다", "중국도 대응 발표해야 한다", "우리도 무력으로 대응하자"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국정부는 이번 사태가 양국간 정치적 충돌로 흐를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하냐면서 일단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면 중국사회가 어떤 쓰나미식 반응을 일으키고, 한국은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될 지를 생각해 봤느냐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사드문제로 양국간 신뢰에 타격을 입어 서로 오해를 가중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는 양국이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 정부는 11일 “중국의 불법조업 단속에 폭력적으로 저항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공용화기 사용, 모함을 이용한 선체충격 등 적극적인 강제력을 행사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서해상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어선이 우리 해경 고속단정을 공격해 침몰한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내놓은 강수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뉴스 뜯어보기] 정서적 아동학대도 처벌, 신데렐라법을 아시나요?

    [뉴스 뜯어보기] 정서적 아동학대도 처벌, 신데렐라법을 아시나요?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새엄마에게 미움받던 여자아이, 동화 ‘신데렐라’ 이야기 다 아실 텐데요. 그럼 신데렐라법(Cinderella law)도 혹시 알고 계신가요? 꼭 때리지 않아도 계속 째려본다거나 욕설을 퍼붓거나 투명인간처럼 방치하는 등 자녀에 대한 고의적 무관심과 애정결핍까지 범죄로 간주하는 법입니다. 동화 신데렐라처럼 집에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심리적, 감정적으로 학대받는 일을 막기 위해 만든 겁니다. 지난 2일 17시간 동안 테이프로 묶어놓고 때리다 6세 여자아이가 사망하자 불태우고 유골을 방망이로 부순 ‘포천 입양딸 살인사건’을 분노로 지켜봐야 했던 우리가 떠올려봄 직한 법안이기에 소개합니다.  ◆신데렐라법은 왜 만들어졌나 신데렐라법은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2014년 만들어졌습니다. 그 배경에는 가슴 아픈 아동학대 사건이 하나 있었지요. 알콜과 마약에 찌든 엄마 아만다 허친이 고작 네 살인 아들 함자 칸을 굶겨서 죽였습니다. 사망 당시 칸은 너무 말라 고작 9개월 된 아기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였습니다. 이 때문에 더 강력한 아동학대 방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끓었습니다. 물론 미국에도 아이가 장기 무단결석을 하면 법적으로 부모를 소환하는 법이 있고, 체벌을 포함해 가정 내 처벌을 전면금지하는 나라도 상당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처럼 ‘감정적’인 부분을 디테일하게 법적으로 규정화한 것은 이례적이지요. BBC에 따르면 이 법은 기존에 영국에 있던 아동학대법을 ‘심리적 피해’까지 확장한 겁니다. 개정 전에는 부모가 자녀에게 고의로 폭력을 가하거나 고통, 상처를 방치했을 때만 형사적 처벌을 할 수 있게 기소할 수 있었습니다. ‘물리적 상처’만 학대로 본 겁니다. 하지만 2014년 새로 시행된 법에 따라 아동의 육체와 지능, 감정 발달에 고의로 피해를 주는 모든 행위를 모두 처벌 대상으로 간주하게 됐습니다. 즉 오랜 기간 무시하고 사랑을 베풀지 않으면 감정적 발달에 피해를 주는 만큼 법으로 엄히 다스린다는 겁니다. ◆논란은 거기서도 있었다 물론 당시에도 논란은 분분했습니다. “모든 부모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이냐”고 반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영국 언론들은 피곤한 아버지의 차가운 말 한마디에 상처받아 “우리 아빠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때 그 복합적인 감정을 잘 구별해 법으로 규제할 수 있겠냐고 의문을 던졌습니다. 물증 없이 단지 아이들이 유일한 증인인 상황에서 그 말을 100% 신뢰할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 또 집집마다 다른 양육 방식이나 라이프 스타일의 차이를 간과했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예컨대 아이를 차에 10여 분간 두고 물건을 사거나 혼내기 위해 우는 아이를 잠깐 그대로 두거나 예민한 10대 아들과 잠깐 대화를 거부하는 부모의 양육 및 훈육 방식을 어떻게 법으로 재단하겠냐는 목소리였지요. 사법부의 펜대에 따라 선의의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반대론자들도 적잖았습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개정안을 밀어붙였습니다. 아이들은 ‘더 많은 수단’으로 보호받는 것이 마땅하며 피해를 걱정하기엔 학대받는 아동이 너무 많다는 취지를 국정연설에서 강조했지요. ◆하지만 한국은?정서학대는 폭력이란 인식낮아 이쯤에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럼 한국은 어떨까요? 이 수치가 대신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국감에서 아동학대로 아이를 죽여도 평균 7년만 살면 나온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9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2001년부터 올해까지 판결이 확정된 아동학대 사망사건 31건’을 분석해 발표했습니다. 가해자들에게 내려진 형량을 분석한 결과 평균 징역 7년형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아동학대 사망 사건 판결 31건 가운데 살인죄가 인정된 건은 단 5건뿐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상해치사(7건), 유기치사(4건), 폭행치사(4건), 학대치사(3건) 등으로 처벌돼 형량이 팍 줄어든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피해 아동의 평균 연령은 고작 5.7세였습니다. 어려도 너무 어립니다. 반항조차 하기 어린 나이입니다. 포천 입양딸 사건에서도 6살 피해자는 테이프로 꽁꽁 묶일 동안에도 비명 한번을 지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공포에 떨던 아이들을 해치고는 고작 7년이라네요. 한국의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의 정신건강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매기게 돼 있습니다. ‘정서적 학대’나 ‘해를 끼치는’ 등의 표현이 추상적이고 애매하다는 지적이 적잖습니다. 형량 자체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한국은 최대 3년, 영국은 최대 징역 10년형입니다. 법 적용 자체도 판이하게 다릅니다. 우리는 ‘정서 학대’에 대한 인식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영국과 한국의 결정적 차이는 정서적, 심리적 학대를 학대로 인식하는 정도”라고 말합니다. 아직도 정서학대를 심각한 학대 유형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이 교수는 “실제 판례를 보면 정서 학대로 처벌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 중복학대라고 해서 ‘신체+정서’, ‘방임+정서’ 이런 식으로 인지돼야 간신히 처벌될 뿐”이라며 “실증 연구들을 보면 지속적 정서학대가 신체적 학대보다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계속된 꾸지람, 훈육, 욕설에 노출되면 아이에게 추후 더 큰 외상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직도 한국 사회는 정서적 학대가 폭력이고 학대라는 인식 수준이 낮다는 건데요. 그래서 아동보호기관들은 “인식이 바뀌어서 제도를 바꿀 수도 있지만 제도를 바꿔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며 제도적으로 정서 학대도 강한 처벌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더이상 이 땅에 ‘신데렐라’는 나오지 않기를 육체적인 부모는 아무나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부모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동화 속 신데렐라는 계모의 구박을 이겨내고 결국 행복하게 오래오래 삽니다. 하지만 새엄마의 학대를 받았던 신데렐라가 아예 처음부터 이 땅에 존재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영국만큼은 아니어도, 최소한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할 수 있는 엄격하고 단호한 처벌과 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신혜의원 “‘훈육’ 명목 아동학대 여전히 심각”

    서울시의회 이신혜의원 “‘훈육’ 명목 아동학대 여전히 심각”

    최근 아동학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아동학대에 대한 시민의 인식은 높게 나타났으나, 훈육차원에서의 아동체벌은 여전히 학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신혜 서울시의원(사진·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2016년 8월 기간 동안 조사된 ‘아동학대 기준에 대한 서울시민 의식 실태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아동학대 기준에 대한 직전 인식조사였던 2009년 10월 실시한 ‘부산지역 아동학대 실태 및 인식조사’(이하 ‘2009년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하여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변화를 분석, 아동학대 대책의 개선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09년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 분석하기 위하여 신체 학대에 대한 질의문항에 ‘훈계를 목적으로’ 학대하는 경우를 넣어서 차별화된 여론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2009년 여론조사에서는 신체 학대와 관련하여 ‘흉기로 위협하는 행위’가 학대라는 경향이 4.91이 나오고, ‘물건을 던지는 행위’는 4.52로 나왔으나, 이번 여론조사의 경우는 ‘훈계를 위하여 몽둥이나 주걱으로 겁주는 행위가 학대’라는 경향이 4.03로 나왔다. 또한, 2009년 여론조사에서는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리는 행위’에 대해서 4.61, ‘회초리 이외의 물건(막대기, 빗자루 등)으로 엉덩이 이외의 부분을 때리는 행위’가 학대라는 경향이 4.30이 나온 반면에, 이번 조사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 아동을 훈계차원에서 때리는 행위’는 3.66, ‘훈계 차원에서 꿀밤을 때리는 행위’는 3.54에 그쳤다. *학대 기준에 대한 의식 수준의 평균값은 5점에 가까울수록 해당 기준이 학대라고 보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구성함. (틀림없는 학대다=5점, 학대인 것 같다=4점, 학대인지 아닌지 모르겠다=3점, 학대가 아닌 것 같다=2점, 전혀 학대가 아니다=1점) 아동에 대한 정서학대, 방임학대, 성학대에 대해서는 2009년 여론조사에 비해 이번 조사가 아동학대에 대한 시민 의식수준이 높아진 결과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훈계 차원’의 신체학대 행위는 ‘훈계 차원’이라는 단서로 인해 일부가 학대가 아니라고 인식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지역적 특성과 여론조사가 시행된 연차를 감안하더라도 비슷한 유형의 신체학대 행위 유형이 ‘훈계’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부모 또는 보호자의 입장에서 정당한 양육행위로 간주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고, 학대가 아니라고 보는 견해가 상당수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결과가 매우 유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신혜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 분석을 통해, “학대 피해아동을 매질하거나 심하게 체벌한 부모도 훈육이라는 이유로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신체적·정서적·성적 학대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의원은 ‘외국 변호사 출신 최연소 서울시의원’으로 임기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아왔으며 지난 2월에는 ‘서울특별시 아동학대 예방 및 방지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적인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종이접기책 나눠주라” 유서 남기고 사라진 아이는 어디에…

    “종이접기책 나눠주라” 유서 남기고 사라진 아이는 어디에…

    대구 수성경찰서가 모녀 변사와 아동 실종 사건을 수사중인 가운데, 이틀째 초등학교 4학년 류정민(11)군을 찾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류군은 지난 15일 어머니와 함께 대구 수성구 범물동 집에서 나간 이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어머니 조모(52)씨는 지난 20일 경북 고령군 성산면 고령대교 부근 낙동강 변에서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조씨가 시신으로 발견된 다음 날 류군의 누나(26)는 아파트 베란다 붙박이장에서 이불과 비닐에 싸인 백골 상태 시신으로 발견돼 류군 행적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경찰이 23일 언론에 배포한 수배 전단에는 아파트 CCTV에 찍힌 흐린 사진만 있다. 류군이 이달부터 다닌 학교나 집에서 이렇다 할 만한 사진이 나오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집을 수색했지만, 사진을 찾지 못했고 학교에 등교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생활기록부조차 완성돼 있지 않았다. 집에서는 ‘유서’라는 제목으로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세요”라고 류 군이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나왔다. 류군이 인근 초등학교에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은 2013년 3월이다. 어머니 조씨는 입학식 날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며 홈스쿨링 의사를 밝혔다. 이후 결석을 한 류군은 그해 6월부터 정원외 학생으로 관리됐다. 학교 측이 수차례 등교 안내를 했지만 조씨는 홈스쿨링을 고집했다. 3년가량이 지난 올해 1월, 아파트 주민들이 “학교에 다닐만한 나이의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신고해 류군은 아동학대 의심 학생으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경찰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확인한 결과 집 안이 깨끗하고 아이에게서 학대나 방임 흔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의 거듭된 등교 요청에 류군은 지난 2일 재취학했다. 학교 측은 저학년생 나이가 아닌 데다 학력이수인정평가가 우수해 학령에 맞게 4학년에 배정했다. 하지만 류 군은 등교 첫날 아프다며 조퇴하는 등 조퇴와 결석을 반복하다가 지난 9일 이후 학교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또 어머니와 떨어져 있으면 불안스러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 연락에 조씨는 추석 연휴가 끝나면 19일부터 등교시키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조씨는 학교 측 연락을 받지 않다가 이튿날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한다. 또 숨지기 전 딸 시신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22일 소방 구조대 등 120여명을 투입해 수성구 범물·지산동 일대, 고령대교 부근을 수색했다. 23일에도 경찰, 교육청 직원 등이 범물·지산동 일대를 뒤지고 낙동강에 보트, 드론 등을 띄워 수색하고 있지만, 수색 범위가 넓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 주변에는 류군 가족 사정을 잘 알만한 주민이 없고 조씨가 8년 전 헤어진 남편과는 교류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에도 며칠밖에 등교하지 않아 교우 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류군이 장시간 실종된 상태인 데다 모녀 변사 사건을 밝히는 데도 핵심인 만큼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사생아 이온, 아테네의 왕이 되다

    [고전으로 여는 아침] 사생아 이온, 아테네의 왕이 되다

    사생아(私生兒)는 예나 지금이나 사회문제가 된다. 사랑이 아닌 불의의 임신이 이루어진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아이 엄마는 불법 낙태나 출산 후 아이를 내다버리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테네의 전설적인 왕 에렉테우스의 딸 크레우사가 그랬다. 그녀는 어느 날 아폴론에게 겁탈을 당해 사생아 이온을 낳자 아크로폴리스 아래에 있는 동굴에 갖다 버렸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작품 ‘이온’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온을 발견한 헤르메스는 그 아이를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으로 데려가 심부름꾼으로 자라게 했다. 훗날 크레우사는 크수토스와 결혼하지만 아이를 낳지 못하자 출산 기원을 위해 남편과 함께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을 찾는다. 아들을 얻기를 갈망했던 크수토스는 델포이 근처에서 아폴론 신전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이 그의 아들이라는 신탁을 듣는다. 크수토스는 아폴론 신전에서 시동(侍童) 이온을 처음 만나자 신탁의 말을 믿고 그를 아들로 삼으려 한다. 크레우사는 난데없이 낯선 소년을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남편을 보면서, 남편이 외도로 낳은 자식을 아들로 입양하려는 것으로 오해하고 이온을 죽이려 한다. 그런데 오히려 이온에게 먼저 발각되어 크레우사는 심문을 받으며 죽을 지경에 이른다. 그런데 문답 과정에서 크레우사는 이온이 과거 자신이 버렸던 아들임을 알게 된다. 극적인 모자 상봉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온은 자신을 버렸던 크레우사를 원망했고, 크레우사는 아폴론이 자신의 아들을 돌보지 않고 방임했다고 넋두리한다. 이온은 정말로 아폴론의 아들이었을까. 이온은 이를 믿지 못해 크레우사를 추궁한다. “어머니는 처녀들이 흔히 그러하듯, 실족하여 은밀한 사랑에 빠졌으면서 신에게 허물을 떠넘기시는 것은 아닌지, 저로 인해 치욕을 당하는 것을 피하시려고, 제 아버지는 신이 아닌 데도 어머니께서 아폴론에게 저를 낳아드렸다고 주장하시는 것이 아닌지.” 이온은 자신이 버려진 사생아라고 생각했다. 최소한 생물학적으로는 그것이 사실일 터. 그러니 이온이 자신이 아폴론의 아들이라는 주장을 못 믿는 것도 당연하다. 아테나 여신이 나타나 이온이 아폴론의 아들임을 인증해주고 나서야 이온은 어머니를 받아들인다. 신의 개입으로 이온의 방황과 고민은 해결된 것이다. 이온은성장하여 훗날 아테네의 왕이 된다. 그리스 여인들은 사생아를 낳으면 대부분 신의 자식이라고 주장했다. 수치와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신들에게 책임을 돌린 이 여인들의 선택이 지혜롭지 않은가. 그리스인들은 신을 핑계 삼은 이런 주장을 최소한 거부하지 않았던 것 같다. 때론 알고도 속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게다가 신의 자식답게 성장하도록 부여한 명예의 힘이란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가.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 젖먹이 딸 고의로 2번 떨어뜨려 살해…매정한 아버지 징역 8년

    젖먹이 딸 고의로 2번 떨어뜨려 살해…매정한 아버지 징역 8년

    생후 3개월도 안된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고의로 2차례 바닥에 떨어뜨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아버지에게 징역 8년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 이언학)는 12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 A(23)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남편의 학대행위를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방임)로 기소된 A씨의 아내 B(23)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21세의 어린 나이에 만나 4개월 만에 양가 부모 몰래 혼인신고를 하는 등 준비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피해자를 임신한 뒤 동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생명을 양육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책임감, 절제심, 부부 사이의 신뢰, 애정을 갖추지 못한 어린 부모가 소중한 생명의 빛을 스스로 꺼트린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단순히 철부지 부모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하기에는 결과가 너무 참혹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0년을, B씨에게 징역 7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부분은 인정했지만,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A씨 측 변호인은 “범행 당시 피고인이 작은 방에서 딸을 방바닥에 집어 던지지 않았다”며 “쭈그리고 앉아 우유 먹이다가 딸이 울어 바닥에 눕혔고, 이후 안방으로 잠을 자러 가 딸의 사망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3월 9일 오전 5시 50분쯤 부천시 오정구 자택 안방 아기 침대에서 생후 3개월 가까이 된 딸을 꺼내다가 고의로 1m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린 뒤 10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딸이 입에서 피를 흘리며 울자 작은방으로 데려가 재차 비슷한 높이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린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A씨의 딸은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쯤 잠에서 깬 부모에게 발견됐을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분유를 잘 먹지 않고 계속 울어 때렸다”고 진술했다. 검찰 조사에서는 A씨 부부가 범행 후 4시간가량 집에 머물며 딸의 피가 묻은 배냇저고리 등을 세탁기에 돌려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진단서 위조 방법’이라는 키워드를 검색, 사망진단서를 위조해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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