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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고이즈미 총리 2기내각 열린다

    |도쿄 황성기특파원|20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현 총재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낙승,고이즈미 총리 2기 시대를 열어가게 될 전망이다. 고이즈미 총리를 포함,4명의 후보가 출마한 선거는 일찌감치 ‘대세론’을 뿌리내린 고이즈미 총리의 싱거운 승리로 끝날 전망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19일자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국회의원 375표의 약 60%를 굳혔기 때문에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웃돌 공산이 커 재선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22일 중폭 이상 개각 선거 열기가 가라앉은 상태에서 정국의 초점은 고이즈미 총리가 단행할 개각에 모아진다.당초 20일 오후로 전해졌던 개각은 22일쯤으로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점쳐진다.개각에는 적잖은 인사요인이 발생해 적어도 5명 이상이 움직이는 중·대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각의 핵심은 누가 외교 사령탑을 맡을 것인지이다.일본 언론이 “경질이 확정적”이라고 보도하고 있는 가와구치 요리코 외상의 후임으로는 총재선거에 출마한 고무라 마사히코 의원이 유력시된다.오부치 게이조(사망)전 총리 시절 외상을 지낸 경험이 있고,외교정책에서 고이즈미 총리와 가장 닮았다는 점에서 하마평에 오르내린다.고무라 의원 외에는 고이즈미 총리의 ‘입’인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 관방부장관의 이름도 나오고 있으나 후쿠다 장관은 유임설쪽이 보다 힘을 얻고 있다. 경제팀도 큰 관심거리다.건강상 이유로 유임을 거부한 시오카와 재무상의 후임으로는 일찍이 고이즈미 대세론에 힘을 실어준 호리우치 미쓰오 당 총무회장,아소 다로 정조회장의 경합이 예상되고 있다. 개혁 저항세력의 표적이었던 다케나카 헤이조 금융·경제재정상은 유임될 전망.경제를 망친 주역으로 비난받던 그는 최근 주가가 연일 오르고 경기회복의 기운이 엿보이자 경질 얘기도 쏙 들어갔다.무엇보다 고이즈미 총리의 ‘경제 가정교사’로 전폭적인 신임을 얻고 있는 점이 유임설의 근거.다만 그가 금융상과 경제재정상을 겸임하고 있어 경제재정상 자리쯤은 내놓을 공산이 크다. ●장기집권 발판 마련 중의원 해산(10월로 예상)에 따른 11월의 총선거에서자민당이 승리하면 고이즈미 총리는 장기집권 체제로 들어간다.따라서 그가 기존 정책을 흔들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10월 중순 방일하는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자위대의 파병과 이라크 재건자금 분담을 약속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하는 등 대미 최우선 외교에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정책의 경우 한·미·일 3국협조의 틀을 유지하되,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전격적인 재방북을 시도할 가능성은 있다.긴축재정을 축으로 하는 경제정책 기조도 그대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주가,경기 지수의 상승에 힘입어 고이즈미 정권의 슬로건인 구조개혁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인기 등에 업고 지지율 유지 고이즈미 총리의 재선은 여론조사에서 60%대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얻고 있는 국민적 인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총선을 앞둔 자민당으로선 ‘당의 얼굴’인 고이즈미 이외의 선택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총재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당내 저항세력이 사라진 것과 동시에 ‘적을 만들어 지지율을 높이는’ 고이즈미의 정치전략이 설 땅이 없어져 인기가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marry01@
  • 美·日‘위안화 절상’ 연대 합의

    |도쿄 황성기특파원|존 스노 미 재무장관이 1일 도쿄에서 일본 정부·여당의 경제 실력자란 실력자는 모두 만났다.정부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시오카와 마사주로 재무상,다케나카 헤이조 금융·경제재정상,자민당에서는 아소 다로 정조회장,그리고 후쿠이 도시히코 일은 총재와 연쇄회담을 가진 것이다. 스노 장관의 2일 중국행에 앞서 이뤄진 일련의 회담은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에 초점이 맞춰졌다.미국이 중국에 평가절상 압력을 가하는데 일본의 엄호사격을 요청했으며,일본도 공동보조를 취한다는 기본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오전 회담한 아소 정조회장은 스노 장관에게 “20∼40%의 변동폭을 설정해야 한다.”는 일본측 입장을 전달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중국 위안화는 미화 1달러당 8.28위안 전후로 소폭 등락하면서 사실상 고정환율제로 유지되고 있다.미국과 일본은 위안화가 실제보다 저평가돼 있어,낮은 환율에 힘입은 값싼 중국 상품이 미국과 일본 시장을 쉽게 공략하고 있다고 보고 중국에 대해 위안화의 재평가나변동환율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스노 장관의 방일에는 또 다른 목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자제를 촉구하는 것이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노 장관은 ‘중국 위안화도 문제이지만 일본도 좀 지나치다.’며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에 은근히 불쾌함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외환시장에 대규모 개입을 단행해 온 일본 금융당국은 최근 1개월간 개입을 자제해 왔으나 지난달 29일 엔화 가치가 급상승하자 시장개입을 재개했다는 소문이 제기된 바 있다. 올들어 7월까지 일본 통화당국은 9조엔 규모로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지금까지 연간 최고기록치였던 1999년의 총 7조 6000억엔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밤 열린 시오카와 재무상과의 회담에서 스노 장관은 일본의 시장개입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제1회 전우마라톤 대회

    지난해 6·29 서해교전에 참가했다가 살아남은 해군 전우 22명 전원이 10월12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일원에서 열리는 국방일보 주최 ‘제1회 전우 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다.대회 참가자 22명 가운데 15명은 현역에 복무중이며,7명은 이후 전역해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 떠오를 직종 알아보면/ 프랜차이즈업계 新직업 도전해 봐

    취업난으로 프랜차이즈 창업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기존의 프랜차이즈에서 분화한 직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슈퍼바이저,메뉴바이저,조리코디네이터,가맹상담사 등이다.앞으로 프랜차이즈 관련 파생 움직임은 이에 머물지 않고 더욱 다양화·세분화될 전망이다.한국창업개발연구원 유재수 원장은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새 직종이 양산되는 것은 프랜차이즈 산업이 신성장 분야이기 때문”이라며 “전문성을 갖춘 인력의 양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슈퍼바이저 요즘 급부상한 새 직종이다.본사와 가맹점간에 정보를 전달하고 가맹점이 원활하게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리·지도한다.프랜차이즈 본부별로 적게는 2∼3명,많게는 150여명의 슈퍼바이저를 두고 있다.프랜차이즈 본부 내에서도 이론과 실전경험이 풍부한 베테랑급을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HC 유병혁 대리는 “발품을 많이 파는 직업이지만 대인관계가 원활하거나 활동적인 사람들이 도전할 만한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메뉴바이저·조리코디네이터 메뉴바이저와 조리코디네이터는 슈퍼바이저가 전문화된 형태.이들은 대부분 영양사나 조리사 출신으로 직접 교육을 하고 메뉴 개발도 한다. 보쌈전문점 원할머니보쌈 메뉴바이저 구묘진 계장은 “한식 프랜차이즈는 패스트푸드와 달리 완제품으로 공급되는 것이 적은 탓에 꾸준한 맛을 유지하려면 메뉴바이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리코디네이터는 가맹점에 파견돼 즉석 반찬을 조리하고,메뉴를 관리한다.메뉴바이저가 가맹점들을 돌면서 주방일을 전담한다면 조리코디네이터는 가맹점에 상주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장독대 일산후곡점 조리코디네이터 김광순 조리실장은 “처음에는 메뉴 수가 너무 많아 고생을 했지만 지금은 손수 만든 반찬에 대한 반응이 좋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법무상담사·가맹상담사 법무상담사와 가맹상담사도 프랜차이즈 산업이 낳은 신직종이다. 법무상담사는 지난해 11월부터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법률관련 업무가 늘어나면서 생겨났다.이들은 가맹거래법에 따른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를 작성하고 검토하는 일을 한다.이밖에 협력업체와의 계약·특허·채권채무 업무도 맡는다.맥주전문점 해리코리아 이경수 법무팀장은 “요즘은 가맹점주들이 단순한 경영지도보다 전문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면서 “영업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법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 업무”라고 강조했다. 가맹상담사는 가맹 상담에서 개점까지의 단계를 책임진다.맥주 프랜차이즈인 큐즈 이창원 팀장은 “예비 창업자들의 수준이 높아 업계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면서 “단순 상담이 아니라 점포 개발부터 마케팅지원 능력까지 두루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방일영 前 조선일보 회장 별세

    조선일보사 방상훈 사장의 부친인 우초(愚礎) 방일영(方一榮) 전 조선일보 회장이 8일 오전 2시5분 숙환으로 별세했다.80세. 평안북도 박천 출신인 고인은 조선일보가 폐간된 지 2년 뒤인 1943년 4월 당시 사장이던 할아버지 계초(啓礎) 방응모(方應謨)의 비서로 조선일보에 입사한 뒤 조선일보사를 56년간 이끌어온 한국의 대표적인 언론 경영인의 한 사람이다.고인은 한국전쟁 때 납북된 방응모 회장의 뒤를 이어 1953년 사장에 취임,지난 93년 회장직을 물러날 때까지 조선일보를 한국 굴지의 신문으로 자리매김시켰다.회장직을 물러난 이후에도 고문으로 재직하다가 99년 지병으로 은퇴했다. 6·25전쟁 중 30살의 젊은 나이로 사장 자리에 앉은 고인은 사옥이 불타는 등 열악한 상황에서 스스로 윤전기를 손질하고 사채를 얻으러 다니는 등 회사 재건에 박차를 가했으며 이후 탁월한 경영능력과 인력관리를 통해 조선일보의 성장을 일궜다. 고인은 1963년 한국신문발행인협회 이사장,1969년 아시아신문재단(PFA) 부이사장,1976년 IPI한국위원장 등을 역임했다.또 방일영 문화재단을 설립하는 등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에도 힘써 82년과 99년 각각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금관문화훈장 등을 받기도 했다.한편으로는 80년대 신군부와 유착해 조선일보를 키웠으며,코리아나호텔 설립에 특혜 의혹을 받았다는 등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유족은 장남인 방 사장과 차남 용훈(勇勳) 코리아나호텔 사장 등 5남 1녀.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7시,장지는 경기도 의정부시 가릉동 선산.(02)760-2091∼2(서울대병원),(02)724-5110(조선일보사). 이종수기자 vielee@
  • [오늘의 눈] 공무원 강령과 ‘부고 오보’

    부패방지위원회가 ‘공무원의 청렴유지 등을 위한 행동강령’을 제정,시행 중인 가운데 서울시가 최근 이를 어겼을 경우에 대한 세부 징계기준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공직자의 비리 때문에 도덕 재무장 강령이 대두된 건 새삼스러울 게 없다.기준이 관대하면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기 십상이고,지나치게 엄격하면 비현실적이란 소리를 듣곤 한다.경·조사비와 관련된 조항이 대표적인 예다. 부방위 강령 17조에는 ‘공무원은 직무 관련자,또는 직무 관련 공무원에게 경조사를 통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신문·방송을 통한 통지는 예외지만 이 경우에도 ‘5만원 이상 경조사비 금지’ 항목을 적용받는다.그러나 부의금 봉투를 장례식장 접수창구에서 일일이 열어볼 수 없는 현실에서 직무와의 관련을 따져가며 강령에 맞게 처신하기는 쉽지 않다. 서울시의회 이성구(61) 의장의 사례를 보자.‘경조사 축·부의금 안 받기 범국민운동본부’ 대표이기도 한 그는 지난달 8일 어머니를 여의었으나 주변 지인들에게조차 이를 숨겼다.물론 부의금을받지 않겠다는 순수한 뜻에서였을 게다.그런데 그의 맏형이 지방일간지 부고란에 알리는 바람에 차남인 그의 이름도 자연스레 올랐다.문의가 잇따르자 그는 “위독할 뿐 살아계시니 오보”라며 거짓말을 했다.그러나 장례를 마친 한달 후,어머니의 사망을 두고 거짓말까지 했던 죄스러움과 ‘오보 소동’을 빚은 데 대한 해명을 글로 엮어 최근 한 일간지에 사과 광고를 냈다. 규정에 충실하고,깨끗한 공직자상을 보여주려고 했던 그의 행동을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론 ‘심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건 왜일까. 이 ‘해프닝’을 보면서 전시효과를 노려 공무원들을 옥죄기만 할 게 아니라 사회통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실천 가능한 강령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물론 강령이 있으나 없으나 모든 공직자들이 지탄받지 않도록 행동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송 한 수 전국부 기자onekor@
  • 장군들까지 기강 ‘실종’/위수지역 벗어나 술판·골프 조국방 “지위막론 일벌백계”

    최근 병영내 성추행,뇌물비리 등 군기문란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일부 장성들이 위수지역을 벗어나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거나,노무현 대통령 해외순방 중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조영길 국방장관은 각급 부대에 보낸 훈시에서 “일부 고급 지휘관들이 각 군에서 확산되고 있는 정신개혁 움직임에 역행해 군 기강해이를 자행하는 등 개혁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면서 몇몇 사례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노 대통령의 해외 순방기간 전군에 경계 강화태세가 내려졌음에도 일부 주요 지휘관은 예하 부대의 간부들과 함께 민간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또 민간인 친구와 함께 위수지역을 벗어나 밤 늦게까지 2·3차까지 술을 마시고 거의 인사불성이 된 상태로 귀대한 경우도 있다. 일부 장성들의 이같은 파행적인 행태는 군 수사·정보당국에 포착돼 장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개혁의 분위기가 흐려지지 않도록 군 기강을 문란케 하는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일벌백계할 것”이라고 밝혀 징계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로 알려진 장성들은 ‘술을 마신 일이 없다.’거나 ‘대통령의 방일기간 골프를 친 것은 사실이지만 일요일인 데다 골프금지령이 구체적으로 내려진 것도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육군의 군기 문란이 심한 편이어서 최근들어 고참의 성추행을 고민하던 사병의 자살,대대장의 사병 성추행,사병의 여성장교 성추행 뿐만 아니라 장성들의 수뢰사건과 총기분실 등이 잇따라 터졌다.이에 따라 육군은 병영내 성추행사건을 비롯,각종 비위사건 등과 관련한 방지책을 마련해 금명간 발표할 예정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연줄문화·강성노조 때문에 한국은 기업하기 힘든나라 / 다카스기 노부야 한국후지제록스 회장

    한국 특유의 연줄문화,강성노조,후진적 산업구조….한국 주재 외국 기업인들은 경영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다카스기 노부야(高杉暢也·62) 한국후지제록스 회장도 한국에서의 지난 5년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지금이야 한국후지제록스가 신노사문화 우수기업의 대표격으로 꼽히지만 다카스기 회장이 부임했던 1998년만 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한국 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위기에 빠져 있었고 한국후지제록스 역시 부도 직전까지 몰려 있었다.다카스기 회장을 더욱 당황케 한 것은 당시 노조의 입장이었다고 한다.“보너스를 지급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나를 믿지 않았습니다.일본인 회장이 한국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보너스를 계속 요구했지요.”일본 기업문화에 익숙하던 다카스기 회장 역시 자기주장 강한 한국 직원들을 이해하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003년 현재 한국후지제록스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3년 연속 무협상 임금타결의 성과를 자랑하는기업으로 거듭났다.비결이 없을 리 없다. 다카스기 회장은 “경영의 투명성” 덕분이라고 잘라 말했다.그외 비결은 없단다.외국 기업으로서 현지 토착화를 위해 일본후지제록스와 다른 특별한 경영방식을 도입하지도 않았다.단지 경영원칙의 첫째도 둘째도 ‘투명한 경영’이라는 소신대로 그는 부임 이후 회사 경영실적을 직원들에게 모두 공개했다.이후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사라졌다.임원진과 직원들간의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인 결과 노사간의 불신을 신뢰가 대신하게 됐다.노사관계가 안정되자 실적이 오르는 것은 당연했다. 요즘 세간에 오르내리는 유럽식,네덜란드식,영미식 노사관계 모델 등은 다카스기 회장에게 현란한 말장난일 뿐이다.투명한 경영이 기반이 되면 노사갈등은 자연히 치유된다는 것이 그의 경험이다.다카스기 회장은 “부임 초기가 가장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즐거웠던 시간이기도 하다.”며 성공한 자만의 여유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성공한 외국계 기업인으로 꼽히는 다카스기 회장도 여전히 한국에서의기업 경영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학연과 지연으로 얽혀 있어서 무엇보다 마케팅에 애로사항이 많습니다.”또 “한국 사원들의 노동력은 우수하지만 개성이 강한 편입니다.”그는 사원들의 조직력이 약하다는 말을 이같이 표현했다.정부의 노사정책도 노조편향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 내 일본기업인들의 모임인 ‘서울재팬클럽’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다른 외국 기업인들도 공통적으로 이같은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청와대 직속 경제자문위원회에도 몸 담고 있는 다카스기 회장은 이달 초 노무현 대통령에게 서한 한 통을 보냈다.현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 경제중심지 건설과 관련된 일종의 건의서였다. 다카스기 회장은 서한에서 3가지를 강조했다.국가이미지 개선이 그 첫째로 개발과 생산을 일체화하고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할 것을 방안으로 제시했다.중국보다 뛰어난 연구개발(R&D) 능력과 일본보다 저렴한 생산비의 장점을 살리면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두번째로 팔만대장경을 만들었던 ‘일자삼배(一字三拜)’의 정신을 살려 고품질 국가로 발돋움할 것을 주문했다.공학적인 품질에 한정된 것이 아닌 정치나 경영에 있어서도 수준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세번째로는 강경노조 이미지를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경노조와 관련해서는 한국 기업인들에게도 항상 전하는 말이 있다.투명한 경영이 노사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한국 재벌이 그동안 경제발전을 이뤄온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 기업경영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다카스기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투명한 경영을 위해 소유와 경영을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지난 5년이 힘들기만 한 시간은 아니었다고 한다.보람된 일도 많았다.다카스기 회장은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에 한국 경제계 대표로서 동행했던 일을 꼽았다.당시 한국과 일본간의 FTA체결 당위성을 피력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고 그는 자부한다.체결 시기에 대한 양국의 입장차이는 있었지만 공동성명서에 FTA추진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다카스기 회장은 FTA 필요성을 역설했다.“한국은 FTA 체결 이후 증폭될 무역수지 적자와 중소기업이 받을 타격으로 FTA 체결에 소극적입니다.하지만 이같은 우려는 근시안적이지요.장기적인 안목으로 세계동향을 파악해야 합니다.”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유럽연합(EU) 등의 움직임을 지켜보면 일본과 한국 등 인접국가가 하루빨리 하나의 마켓을 이뤄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후지제록스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고민하는 다카스기 회장에게 혹시 여가시간은 있는지 물었다.오랜 기간 가족과 떨어져 타국생활을 하면서 외로움을 느낄 만도 한데 다카스기 회장은 후지제록스회장,서울재팬클럽이사장,경제자문위원의 1인3역을 소화해내느라 운동할 시간도 없다며 다음 일정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기고 / 기형적 계급구조가 경찰문제 야기

    경찰관들이 흔들리고 있다.일선 현장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범죄와의 싸움에 지쳐 쓰러지고,타 공무원에 비해 근무여건이 열악하고 승진·보수에서도 불리한 데 대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사기저하의 정도가 심각할 지경이다.이런 상태에서는 제대로 사회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경찰이 왜 그렇게 무기력하고 사기가 저하된 걸까.그 근본적 이유는 왜곡된 계급구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경찰 계급구조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정말 안됐구나.”하는 생각을 넘어 측은지심으로 슬퍼지기까지 한다.경찰에서 하위직이라고 생각되는 경사이하의 비율이 86.3%인데 동급의 국가일반직 7급이하는 57.7%,경찰조직과 유사한 국세청은 69.2%,파출소와 같은 읍·면·동을 갖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일반직은 68%이고,일본경찰도 순사부장(한국의 경사급)이하가 60.9%로 이런 단순 비교를 통해서도 경찰은 하위직이 너무 많은 에펠탑형 계급구조로 그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하위직이 많은 기형적 계급구조는 경찰 대·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첫번째로,심각한 승진적체로 인한 사기저하와 업무의욕이 상실될 우려이다.일반직은 9급에서 6급으로 가는데 17년,경찰관은 순경에서 경감까지 24.1년이 소요되어 경찰관들간 승진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여왔고,승진시기가 되면 많은 경찰관이 시험준비 하느라 업무에는 소홀해질 우려가 있어 이러한 승진체계가 치안불안까지 이르지 않을까 걱정된다. 두번째로,한 사람의 감독자 밑에 너무 많은 부하직원을 거느리고 있다는 것이다.행정학 이론은 감독 1명의 통솔범위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8∼12명 정도가 가장 적정하다고 하는데 일부 경찰서 과장은 70여명의 부하직원이 있고,30명의 경찰관을 감독하는 실정으로 중간감독자의 폭을 확대하지 않고는 능동적 업무수행이 어렵다. 세번째로,중간실무진이 약해 전문적 업무수행 역량이 떨어진다는 것이다.경찰은 업무특성상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와 관련되는 사안을 현장에서 즉시 판단해야 하므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경위·경감 등 중간실무진이 치안현장에 대폭적으로 배치되어야 제대로국민을 위한 치안활동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경위·경감이 부족하여 실무진에 배치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중간실무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왜곡된 직급구조를 갖고서는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역량을 배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네번째로,우수인력의 지원에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최근 경찰에 대학졸업자들이 순경으로 상당수 유입되고 있다.하지만 이는 경찰의 처우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취업난의 영향이 더 큰 것 같다. 경찰은 수행업무의 중요성에 비추어 지속적인 우수인재 유입이 절실하고,그러기 위해서는 타공무원에 비해 승진·보수면에서 조건이 더 좋아야 하고,더 좋지 않더라도 최소한 불리하지는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참고적으로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경찰관은 다른 공무원보다 우대하는 상황이다. 경찰의 계급구조 문제에 대해 몇가지 설명하였지만 이런 문제해소의 긍정적 목적은 대국민 치안서비스 향상을 위한 기반구축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은 이제까지 정부예산 부족과 타부처 형평성 유지라는 명목으로 희생을 강요받아 왔다.그 결과로 지금은 타부처 공무원보다 더 열악한 상태가 됐다.이건 잘못된 것이고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정부에서는 경찰 근무여건 개선과 전문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사회안전 및 인권보호와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하고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하며,국민들도 법을 지키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선진국에 버금가는 치안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찰에 힘을 실어주고 선진국 형태의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며 그에 상응한 대우를 해 주어야 할 것이다. 강대신 경찰청 정책평가위원
  • [사설] ‘대통령 인정 불가’ 발언 지나치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경북도지부위원장 이취임식에 참석해 “이제 4개월이 지난 노 대통령의 모습은 제 양식과 상식으로는 지금 대통령이 대통령인가,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려 파문이 일고있다.최 대표는 청와대와 여권이 ‘인정 불가’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하자 “대통령이 경제살리기에 나서지 않고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지 다른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지만,파장이 쉽게 진화될 것 같지는 않다.노 대통령의 상대역인 야당대표의 발언이어서 정치풍향마저 어둡게 한다. 물론 야당의 기본 임무는 권력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견제이다.또 차기를 겨냥한 대안정당으로서 역할과 위상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그런 점에서 최 대표가 대구에서 ‘경제방치 땐 내각 총사퇴 운동’을 천명한 것 등은 논란의 소지는 있을 수 있지만,크게 문제삼을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지적하려는 것은 정치인,그것도 야당 대표로서 때와 장소를 가리는 정치적 양식을 벗어났다는 점이다. 얼마전 한나라당 이상배 전 정책위의장이 노 대통령의 방일외교 성과를 두고 ‘등신외교’로 폄하해 국회가 파행의 위기를 겪은 바 있다.이번 최 대표 발언 역시 중국을 방문중인 노 대통령을 맥빠지게 하고 국민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언사임에 분명하다.더구나 최 대표는 노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를 가벼운 처신으로 강하게 질타하지 않았던가. 5개월이 채 안 된 임기 초반인데도 노 대통령의 말실수로 국정혼선을 초래한 경우가 적지 않았던 터다.말실수에는 여야의 구별이나,여야간 경중을 따질 수 없다.말실수가 불러올 국력의 소모와 갈등의 증폭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여야가 서로 마치 말실수 경쟁이라도 하듯이 생각나는 대로 쏟아내고,막말을 퍼붓는다면 정치발전은 요원하다.최 대표가 야당의 새 대표로서,나아가 큰 정치인으로서 모범을 보이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 장군님의 ‘한자예찬’ 30년 / ‘한자교육 전도사’ 이재전 예비역 중장

    이재전(李在田·육사 8기) 예비역 육군 중장은 내년이면 희수(喜壽·77세)인데도 나이를 잊고 산다.현역시절 못지않게 일에 파묻혀 살고 있기 때문이다.어릴 적 친구와 군 동기생들은 대부분 현직에서 은퇴했거나,상당수는 이미 작고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요즘 그에게 가장 신명나는 일거리는 한글세대인 청소년들에게 한자(漢字)를 가르치는 일이다. ●한자 보급 전도사 이씨는 매일 아침 (사)한자교육진흥회가 입주해 있는 종로 5가 기독교회관으로 출근한다.한자교육운동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1990년 사재를 털어 이 단체를 만든 뒤 회장을 맡고 있다.10·26 사태 당시 청와대 경호실 차장으로 있다가 군문을 떠난 그는 83년부터 89년까지 성업공사 사장을 지냈다. 그가 한자교육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수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한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이유도 있지만 약 30년 전 일선 군단장 재직 때 영관급 장교들이 한자를 몰라 신문이나 전문용어가 많은 병서(兵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된 게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 이에 따라 우선 장교들에게 교육용 한자 1800자를 마스터할 것을 지시했다.엉성하지만 ‘교재’도 만들어 배포했다.병사들을 위해 가급적 공부할 수 있는 부대내 여건을 조성해 줄 것도 휘하 지휘관들에게 지시했다. 하지만 일부 부하들 사이에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당시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한글전용 5개년 계획이 한창 추진 중이었는데 정부 방침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일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렇다고 물러날 그가 아니었다.그의 입장은 단호했다.한글 전용정책에 숱한 문제가 있는 데도 모르는 체 하는 것은 군인의 도리가 아니라며 오히려 부하들을 나무랐다고 한다. 이씨는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로 구성된 상태에서 한자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문맹자를 양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면서 “초등학교부터 한자를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해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표의문자인 한자와 표음문자인 ‘가나’를 적절히 ‘혼용’하는 일본의 예를 들며 우리나라도 학생들의 교과서와 일선 행정기관 공문서에국한문 혼용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국한문 혼용은 일부 단어에 한해 한글을 쓰지 않고 한자를 쓰는 것을 말하고,병기는 한글을 쓰고 뒤에 괄호를 만들어 한자를 함께 쓰는 것을 말한다. ●새 주민등록증 한자 이름도 그의 작품 진흥회 설립 이후 약 13년동안 한자교육 운동을 추진하면서 적잖은 ‘실적’도 거뒀다. 지난 국민의 정부 때 정부가 주민등록증을 갱신하면서 이름을 한글로만 표기할 계획을 알게 되자 즉각 육사 동기생인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를 찾아가 최소한 이름만이라도 한자 병기를 요구해 관철시켰다.그는 “우리처럼 동명이인이 많은 나라에서 어떻게 주민등록증을 새로 만들면서 이름을 한글로만 적을 생각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또 지난해 월드컵을 앞두고는 고건 당시 서울시장을 만나 도로표지판에 한자 병기를 강력 요구,이 역시 관철시키는 뚝심을 보여줬다. 군 생활을 오래한 때문인지 장병들의 한자교육에 대한 관심은 더욱 각별하다.1999∼2000년 무렵엔 국방부의 협조로 한자교육을위한 벽걸이용 한자교재를 각급 부대에 배포,내무반에 비치토록 했다. 그는 부모의 이름도 한자로 못쓰는 대학생이 태반인 상태에서는 국가 경쟁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프라이드 장군’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그는 소형 승용차인 프라이드를 손수 몰고 다녔다.신장 176㎝인 그가 소형차를 몰고다니는 모습이 다소 이상했는지 주변 사람들은 “예비역 3성 장군이 그게 뭐냐.차 좀 바꾸라.”는 핀잔과 함께 ‘프라이드 장군’이란 별명을 붙여줬다고 한다.요즘은 사업을 하는 아들이 ‘제발 나이를 좀 생각하시라.’며 기사가 달린 차를 대줘 이 차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고령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건강한 편이다.무릎이 약해진 것을 빼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매일 아침 기상하면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근처 공원에서 약 1시간씩 걷기운동을 한다.또 저녁에는 인근 헬스클럽에서 1시간 반 정도 각종 기구를 이용해 체력운동도 한다.그래서인지 70대로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다.그는 “젊게 보이는 것은 아마 쉼없이 일을해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씨는 한자교육운동 이외에도 국방일보에 자신의 군시절 주변 얘기 등을 재미있게 풀어쓰는 ‘온고지신’이란 연재물을 벌써 수개월 째 연재할 정도로 정열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한글만 쓸 것으로 보이는 북한에서도 초등학생들에게 한자교육을 시키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에 대한 한자교육을 강화하지 않을 경우 자칫 동양문화권에서 스스로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한걸음 멀어진 ‘盧 - 勞’

    최근 노무현(얼굴) 대통령이 노사관계에 대해 언급하는 톤이 종전과 사뭇 다르게 느껴지고 있다.취임 초까지는 상당히 친(親) 노조적인 입장이었다면,요즘에는 다소 중간쪽으로 움직인 듯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노 대통령은 17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법 질서를 무시하고 집단의 힘을 악용해서 이익을 관철하려는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한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을 비롯한 소위 ‘하투’(夏鬪)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6일 경찰지휘관 특별강연에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노 대통령은 “노무현은 옛날부터 노동자편을 많이 들어온 사람이니까 노무현 정부는 웬만한 불법행위도 용납해줄 것이라고 판단하지 말라.”면서 “불법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처)해달라.”고 강조했다.어느 정도 친 노조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불법행위에는 법과 원칙대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은 물론 취임초만 해도 노조에 매우 우호적인 톤으로 얘기했다.지난 3월 법무부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노동문제는 공안문제가 아니고 경제문제”라면서 “노동자만 구박받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게 대표적이다.이러한 노 대통령의 노사관이 조금씩 바뀌는 듯 비쳐지는 배경은 뭘까. 이와 관련,노사문제가 원칙대로 되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는 물론 국내기업의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화물연대,두산중공업 파업 등 새 정부 들어 원칙도 없는 대응 때문에 경제와 나라에 부담이 됐다는 비판을 뒤늦게나마 수용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없지않다. 이달 초 노 대통령의 방일(訪日)을 수행했던 현명관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기업인들은 노사문제에 가장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노 대통령은 미국방문(5월),일본방문 기간 중 외국기업인을 만나면서 노사문제를 원칙 없이 대응했다가는 투자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노 대통령이 방일(訪日)을 앞두고 지난 1일 경제계 인사들과 오찬할 때에도,참석자들은한목소리로 노조 문제에 관해 법과 원칙을 확립해주도록 요청했다. 말로만 보면 노 대통령의 노사관이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문제는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다.이런 점에서 조흥은행 노조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대응은 주목될 수밖에 없다.조흥은행 노조에 대한 대처 방향은 노 대통령의 노사관이 실제 바뀌었는지를 평가해볼 수 있는 시험대다. 곽태헌기자 tiger@
  • 국방일보, 전우마라톤대회 개최

    국방홍보원(원장 김준범)이 발행하는 국방일보는 건군 55주년과 한·미동맹 50주년을 맞아 오는 10월 12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일원에서 제 1회 국방일보 전우 마라톤대회를 연다.창군 이래 국방부 차원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는 하프코스와 5㎞ 건강 달리기 두 종목으로 나눠 진행된다.
  • [편집자문위원 칼럼] 언론의 진정한 역할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새 정부 고위 인사들이 일부 언론과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한 야당 국회의원은 최근 대정부질문에서 “바보들은 항상 언론 탓만 한다.”고 공격하는 등 점입가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언론을 둘러싼 이 같은 논쟁은 언론 종사자들에게는 진정한 언론의 역할을 생각해 보고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다. 언론의 진정한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인도 독립운동가 마하트마 간디의 언론관을 한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언론의 참 기능은 대중의 마음을 가르치는 것이다.그러므로 언론은 보도할 대상과 시기를 신중히 가려야 한다.실제로 언론은 사실에만 충실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언론은 사건을 현명하게 예견하는 기술이다.” 즉 사건의 충실한 보도도 중요하지만 ‘사건을 현명하게 예견하는 기술’ 역시 무엇보다 중요함을 지적한 것이다.간디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운동 과정에서 ‘영 인디아’와 ‘나바지반’ 신문을 창간하는 등 언론 활용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으며정치·종교인에 앞서 언론인이라는 칭호가 붙을 정도로 확고한 언론관을 가지고 있었다. 언론의 참 기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지난주 대한매일 기사 가운데 가장 돋보인 것은 일본공산당에 대한 미래지향적 특집기사였다.노 대통령의 방일 때 일본공산당 위원장과의 대화 중에 있었던 ‘공산당 허용’ 내용이 밝혀지면서 우리 야당과 사회단체 등은 벌집을 쑤셔놓은 듯한 반응을 보였다.언론들도 일제히 대통령의 ‘가벼운 입’에 대한 질책과 발언의 배경 및 진의를 분석하는 데 지면을 할애했다. 그러나 대한매일은 그런 보도태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14일자에서 8면 전체를 할애한 특집기사로 일본공산당의 본질과 성격,정강정책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당대표인 시이 가즈오 위원장에 대한 박스기사를 싣는 등 심층분석을 시도했다.기사에 따르면 일본공산당은 북한과 1982년 단절한 이후 일본 우경화 세력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1997년 이래 당 기관지의 서울지국 개설을 추진해오고 있다는 것이다.또 가즈오 위원장은 핵포기를 주장하는 북한 비판론자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정확한 정보제공은 일본공산당에 대해 아는 바 없이 막연히 알레르기 반응을 먼저 일으키는 일반 독자들에게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었다는 점에서 ‘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프로신문’을 표방하는 대한매일의 특성을 잘 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미래지향적 보도는 지난 7일자 4면,북한 어선들의 잇따른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대한 해설기사에서도 잘 나타났다.“남북이 함께 꽃게 잡는다면…”이라는 기사에서 그동안 제기되어 오던 남북공동어로수역화의 현실성에 대한 진단과 북한의 입장 등을 상세하게 분석했다.이는 남북이 NLL 인근 꽃게어장에 대해 대립적 관점보다는 민족공통이익의 관점에 설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타지에 한 발 앞선 보도였다. 결국 ‘신문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신문의 질을 판가름하는 제1요소임을 기자나 데스크나 편집자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한다는 의미에서 간디의 언론관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신문을 엄격히 감시하고 옳은 길로 가도록유도하는 것은 대중의 의무이다.깨우친 대중은 선동적인 신문이나 품위 없는 신문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라 윤 도 건양대 교수 문학영상정보학부
  • YS, 황장엽씨 면담 日의원 초청장 전달

    김영삼 전 대통령이 16일 서울 상도동 자택에서 황장엽씨와 만나 만찬을 하며 2시간동안 북핵문제와 황씨의 방미·방일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지난 1월7일에 이어 2번째다. 김 전 대통령은 일본에서 납북자모임을 이끌고 있는 나카가와 쇼이치 중의원이 보낸 초청장을 황씨에게 건네며 “일본 의원들이 (황씨를) 초파벌적으로 초청했다.안전에 대해선 철저히 책임지고 교통비와 체재비도 모두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또 “오는 25일 일본의 납치가족 대표와 의원 5명이 (상도동에)오겠다고 한다.”면서 이들이 황씨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점도 전했다.황씨는 “만나려면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국정원에 정식 요청해야 한다.저는 일본에 가는 데는 물론 찬성”이라고 수락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일본에 가면 미국에 가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가족을 버리고 생명을 걸고 한국에 왔는데 황 선생에게 자유를 줘야지 여행을 막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당국이 정신 못차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황씨는 “북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논의하기 전에 김정일 체제 실상을 국민에게 알리는 게 시급하다.”면서 “북한은 현재 전쟁보다 더 가혹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 ‘공산당 발언’ 덧날까 / 野 “탄핵 사유” 靑 “대응 안해”

    한나라당은 12일 노무현 대통령이 방일 중 공산당 허용 발언을 한 데 대해 “대한민국의 국체와 기본질서,헌법을 문란케 한 것”으로 규정했다.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내각 총사퇴 요구 등을 검토하기로 한 데서 한나라당의 향후 대응강도를 읽을 수 있다. ●“대한민국 국체·헌법 문란케” 김용갑 의원은 “북한 공산당의 목표는 남한을 공산화해 적화통일하자는 것으로,국보법 및 국정원 폐지,주한미군 철수,애국단체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 등을 ‘4대 선결요건’으로 꼽고 있다.”면서 “현재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화하고,친북인사가 국정원장을 하고 국보법이 유명무실화한 상황에서 이제는 공산당까지 만들어줘 활동을 보장해 주자는 것이냐.”고 비난했다.그는 “북한의 공산당에 남한의 공산당까지 앞으로 2대1로 우리를 압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방호 의원은 “6월 호국보훈의 달에 공산당 허용 발언을 하고,평생을 항일운동에 헌신한 김구 선생을 일본인 앞에서 실패한 정치인이라고 폄하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현충원에서 분향할 수 있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박진 의원은 “노 대통령의 나쁜 습관 중 하나가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해놓고 감당 못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에 가서는 ‘몸과 마음으로 미국을 좋아하게 됐다.’고 하고,일본에서는 ‘과거사는 덮고 가자.공산당이 있어야 민주주의가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고 하면 김정일과 만나면 ‘남쪽에 북한노동당 남쪽 지부가 있어야 한다.’고 덕담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영수회담 피할 이유는 없어” 한나라당은 결의문을 통해 발언의 경위를 국민 앞에 해명하고,국민에게 사과할 것과 함께 국체와 헌법에 대한 입장을 명백히 할 것을 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했으며,영수회담 제의 검토에 대해선 “진실한 대화를 위한 생산적인 장을 마련한다는 차원이라면 피할 이유는 없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은 어떻게 하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까 하는 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지운기자 jj@
  • 국회 “노대통령 공산당 발언” 공방

    11일 국회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외교 중 ‘공산당 허용’ 발언과 관련,현 정부에 대한 이념공세와 함께 고건 국무총리의 분명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김정숙 의원은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망언이자 중대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은 공산당 활동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니 민주국가가 아니라는 것인지,한국에서 공산당이 활동하고 집권하는 게 대통령이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완성이라고 보는 것인지 공개답변해야 한다.”고 추궁했다.김 의원은 “공산당을 합법적으로 인정할 만큼 대북관계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느냐.공산당을 불법화하고 있는 미국도 비민주국가냐.”고 반문하면서 고 총리에게도 분명한 입장표명을 거듭 촉구했다. 민봉기 의원도 “휴전선을 경계로 50여년 동안 100만명의 남북한 군인이 대치하고 있는 현 우리 실정에서 그 말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고 총리는 사견임을 전제,“우리나라가 공산당을 인정하지 않아 민주국가로서 문제가있다는 식의 네거티브한 언급은 아니었다.”면서 “서구나 일본에서처럼 제도권 내에서,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는 공산당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답변했다.이어 “우리나라에서 지금 공산당의 활동을 인정해야겠다든지,또는 북한의 공산당이 서구에 있는 공산당과 동질적인 수준에 있다든지 하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고 총리는 “민주주의가 성숙되면 공산당 활동을 허용해도 된다고 생각하나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성숙하지 않았고,휴전선을 중심으로 군사력이 대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총리는 “리셉션장에서 공산당 위원장에게 한 ‘덕담’ 이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해 대통령 발언이 계속 논란거리가 되는 것을 경계했다. 전광삼기자
  • 청와대 ‘북핵발표’ 하루지나 정정

    청와대가 국가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외교·안보 관련 발표를 만 하루가 지나서 공식정정했다. 윤태영 대변인은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 활동과 관련,전날 ‘최대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되 대화 이외의 방법은 거부한다고 시사를 했다.’고 브리핑했는데 그 표현이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대통령께서 한 말씀은 최대한 합의해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대화 이외의 방법에 대해서는 일부 거부감과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어제와 오늘 아침에 걸쳐 대통령과 당시 회의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재구성해본 결과 ‘거부’라는 표현은 잘못 들었다.”면서 “현장에서 받아적다 보니 키워드 중심으로 적어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윤 대변인의 이례적인 해명은 우리 정부의 입장이 ‘대화외 거부(반대)’라는 쪽으로 미·일 등에 잘못 전달돼 공조에 틈이 생길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부에서는 이같이 민감한 문제를 청와대가 정정하는데 하루가 걸렸다는 점에서 안이한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청와대가 신문 가판을 보지 않아 신속 대응이 늦다는 비판도 나온다.대변인이 대통령의 발언을 청와대 국정기록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의 한 공무원은 “청와대는 정책결정 과정상 최정점에 있기 때문에 신문 가판을 보고 정책적 혼선을 몇시간이라도 빨리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특히 외교·안보·국방 등 민감한 사안에 뒤늦게 대응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이경형 칼럼] 實用외교와 ‘상황’외교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 외교는 ‘등신’운운 등 야당의 막말을 듣기도 했지만 ‘미래 지향’이라는 화두를 던졌다.한·일 ‘미래 지향’속에는 양국의 자유무역협정 추진 등 쌍무적인 관계도 있지만 동북아의 평화를 구축하자는 지역안보 협력의 희망도 담겨 있다. 그래서 우리가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는 대신,일본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 쪽에 손을 들어 줄 것을 바랐던 것이다.노 대통령도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북핵문제에 관해 대화 이외의 방법에는 일부 거부감과 우려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이 ‘대화 우선’을 강조한 데 비해 오히려 ‘대북 압박 강화’에 역점을 두었다.일본의 이러한 방침은 노 대통령의 방일 전후로 보인 전시대비법 처리라든가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안 발의,북한 만경봉호 입항 저지 등에서도 엿보였다.일본은 북한의 핵 개발을 빌미 삼아 이미 군사 대국의 길로 행군을 시작했다.노 대통령은 자신의 ‘대화 우선’ 강조에 고이즈미 총리와 일본 정계 지도자들이 “이해한 것으로 받아 들인다.”고 평가했지만,일본측 반응은 외교적 수사 범위를 넘지 못한 것 같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방일 외교와 지난번 방미 외교 사이에 하나로 관통되고 있는 노선은 실용주의 외교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이번 경우 ‘저자세 외교’‘굴욕 외교’등 국내의 호된 비판이 있긴 했지만 전후 광복세대의 한국 지도자로서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입 발린 소리’에 연연해 하지 않고,이를 뛰어넘은 것은 나름대로 평가할 만하다. 과거사를 두고 티격태격하기보다 우선 북핵의 한·일 공조에 역점을 둔 것은 구체적인 성과와는 별개로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했다고 할 수 있다.과거 김영삼 대통령이 ‘버르장머리’발언으로 한·일 관계가 서먹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YS식 으름장 외교’보다는 ‘MH(노무현)식 실용 외교’가 진일보한 것이다.노 대통령이 지난달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미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북한의 위협이 증대될 경우 ‘추가적 조치’를 검토키로 한 것도 냉철한 현실론에 입각한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이다. 문제는 노 대통령의 실용주의 외교가 그때 그때 상황 논리에 따라 원칙이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오해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노 대통령은 방일 기간 중 TV프로에 나와 한국의 우호관계 중요성을 일본,중국,미국 순으로 언급했다.물론 노 대통령이 지리적인 측면에서 대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하지만 한국이 중·미 등거리 외교를 취하고 싶은 속내를 보인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노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귀국 후 스스로 “착잡하다.”고 말해 버리면 과거사 불언급의 의미는 사라지고 만다.미국에 가서 조야로부터 많은 점수를 따놓고도,귀국해서는 “좀 오버했지.”라고 말하면 ‘워싱턴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를 생각해야 한다. 누가 봐도 노 대통령은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보통 사람’의 외모에 솔직한 대화가 그 포인트다.그러나 외교적 표현에서 ‘솔직하게 의견교환을 했다’고 하는 것은 곧 ‘의견이 대립했다’는 것으로 이해되듯이,외교 문제에서 ‘솔직한 말’은 전후좌우를 잰뒤 맨 나중에 꺼내야 할 말이다. 경우에 따라 정상회담 등 외교에서도 솔직한 것이 좋을 수도 있다.그러나 ‘겉으로 한 말’과 ‘솔직하게 한 말’이 본질적으로 달라질 때는 사태가 심각해진다.엄정한 국제 역학관계에 입각하여 국가의 실리를 추구하는 실용주의 외교 노선과 상황논리에 따라 좌우되는 ‘상황’외교는 전혀 별개다. 국가운영의 철학 부재로 일관성을 잃는 ‘상황논리’외교로 비쳐지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는다.이런 일은 조금만 유념하면 막을 수 있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자위대 이르면 8월 파병 / 日 ‘이라크부흥법안’ 처리 박차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병하는 법안 만들기가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오는 13일 ‘이라크 부흥 특별조치법안’(가칭)을 각의에서 통과시켜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자위대를 파병하는 법안인 만큼 여야 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제1야당인 민주당 등의 입장이 제각각이어서 주목된다. ●“관중석에서 플레이어로”美,만족 표시 일본 정부는 적극적이다.이라크전이 끝나기 전인 지난 4월 초 미국측은 일본측에 “지상에 군화를 디뎌라(boots on the ground)”라고 자위대 파병을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5월 하순들어 파병법안의 내용이 조금씩 언론보도를 통해 흘러나오더니 지난 유사법제 관련법안 성립에 이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 직후인 7일 정식으로 내각에 법안제출을 지시했다. 일본 정부의 이런 신속한 움직임을 방일중인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 부장관은 야구에 빗대어 극찬했다.그는 10일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걸프전때 일본은 거액의 돈을 내고 관중석에서 야구를 보았을 뿐이다.이번에 구장에서 선수의 한사람으로서 플레이하겠다는 결단을 내려 기쁘다.”고 추어올렸다. 미·일 정부의 자위대 파병 추진에 대해 정작 자민당 내 의견은 분분하다.“파병법안을 눈깜짝할 사이에 제출하는 게 이상하다.”(노나카 전 간사장),“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히 서두를 일이 아니다.”(노로타 전 방위청장관)는 반대의견들이 속출했다. ●자유·사민당은 “반대” 공식입장 유사법제 통과에는 찬성했던 민주당은 일단 반대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자위대 파병법안의 찬반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이라크 현지에 갔던 당 조사단이 “무기사용의 기준을 완화하지 않으면 자위대가 위험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중간보고를 보냈기 때문이다. 이밖에 연립 여당인 보수당은 찬성,야당인 자유,사민당은 반대라는 당의 공식입장을 결정했다. 13일쯤 각의에서 의결된다면 법안은 국회로 넘어가 16일부터 본격심사에 들어간다.정기국회 회기가 18일로 끝나기 때문에 자민당은 법안 심사를 명목으로 4주간 회기를 연장할 심산이어서 찬반 논란 속에 국회 심의가 7월까지 계속될 전망. 자민당에 반대파가 있으나 결국 찬성쪽으로 의견을 모아 여대야소의 국회에서 표대결을 한다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될 것으로 보여 8,9월쯤에는 미국 요구대로 자위대 파병이 가능하다. ●이라크 패잔병들과 전투 가능해져 자위대 파병은 미국·영국군의 후방지원에 한정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만들고 있다.일본 정부는 무기탄약이나 미군도 수송할 수 있도록 지원범위의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11일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미군이 쓸 무기나 미군 병사 수송중에 이라크의 패잔병 등과의 전투가 발생하면 미군과 함께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 등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교묘하게 피해갈지 주목된다.자위권 행사문제를 애매하게 처리한 채 자위대를 파병할 가능성이 높아 일본의 여름 정국이 격돌로 치달을 것으로 점쳐진다. marry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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