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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실검 1위 ‘회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4일 패전 70년을 하루 앞둔 아베 담화에서 ‘회오(悔悟)의 염(念)’이라는 어려운 말을 썼다. 아베 총리는 “어떠한 무력의 위협이나 행사도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는 두 번 다시 써서는 안 된다. 식민 지배로부터 영원히 결별하고 모든 민족의 자결의 권리가 존중되는 세계가 돼야 한다”면서 “과거 전쟁에 대한 깊은 회오의 염과 함께 일본은 그렇게 맹세했다”며 회오라는 단어를 등장시켰다. 1990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 때 아키히토 일왕이 환영 만찬에서 ‘통석(痛惜)의 염’이란 단어로 반성과 사죄의 뜻을 표현했는데, 사죄의 수준을 놓고 논란이 된 바 있다. 일본에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인데, 한국에서는 “몹시 애석하다”는 뜻으로 뉘앙스와 격이 달라 사죄의 단어로 모자란 게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아베 총리도 일왕이 썼던 ‘통석의 염’을 이날 담화에서 한 차례 표현했다. 아베 총리가 쓴 회오란 단어는 한국 사전에는 “잘못을 뉘우치고 깨달음”으로 돼 있다. 일본 사전에는 “자신이 한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후회하는 것”이라고 풀이돼 있다. 일본에서는 담화 직후 ‘회오의 염’이 인터넷에서 실시간 검색어로 급상승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도 “잘 들어 보지 않은 단어”라고 큰 관심을 모았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데스크 시각] 광복 70주년 유감/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광복 70주년 유감/이지운 정치부 차장

    명절이나 기념일은 딱 그날을 쇠기까지다. 설이나 추석, 무슨 기념일이든 그 전후가 다른 법이다. 그런 점에서 올 8·15는 대단히 유감이다. 광복 70주년이 열흘 뒤인데, 분위기랄 게 없다. 오는 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논의를 4일 국무회의에서 할 것이라는데, 늦은 감이 있다. ‘국민 사기 진작방안’의 하나라고 하니 더욱 그렇다. 광복7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공식적으로 50개 사업을 진행한다는 말에 놀랐다. 정부 각 부처와 지자체들이 준비하고 벌인 행사와는 별도다. 굳이 주변을 돌아보니 ‘태극기 선양운동’, ‘유라시아 친선특급’에 기념 뮤지컬 ‘아리랑’ 정도가 눈에 띈다. 광복70년기념사업추진위가 ‘광복 70년 주제어 및 엠블럼 선포식’을 가진 게 지난 5월이다. 주제어는 ‘위대한 여정, 새로운 도약’. 낯설기도 하지만 설명을 보니 70주년이 더욱 민망해진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민의 노력으로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달성해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세계 8대 무역강국, 동·하계 올림픽 유치와 성공적인 월드컵 개최, 한류 수출 문화강국이자 세계 일곱 번째의 30-50클럽(3만 달러-5000만 국민) 가입을 눈앞에 둔 광복 70년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도약은 “이런 성취를 이뤄 낸 민족적 역량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국민이 하나 되어 선진사회와 광복 이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는 통일 국가의 전기를 마련해 나가자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 70주년이 이렇게 ‘소리 소문 없이’ 진행됐다. 기본적으로는 메르스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메르스 외에는 뭐든 도저히 주목받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었느냐”고 한 관계자는 볼멘소리를 했다. 기념사업추진위원장인 국무총리가 오랜 기간 공석이거나, 공석에 준하는 상황이었던 것도 영향을 끼쳤을 듯싶다. 그래도 정부는, 공무원들은 좀 각성할 필요가 있겠다. 국무총리실을 포함해 기재·교육·행자·외교·통일·미래·문체·산업·국토·해수·여가부에 보훈처와 문화재청까지 행사 주관만 14곳이다. 저마다 부지런히 했다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민간의 어지간한 공연 기획도 이보다는 나을 듯싶다. ‘정권’도 크게 안타까워해야 할 일이다. 역사를 되새기는 데 이만한 기회가 또 있을까. 국민적 역량을 결집하는 데 이만한 때를 따로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올해는 기념일을 넘겨도 할 일은 적지 않을 것 같다. 70년 전 일본의 패전을 둘러싼 오늘날의 전쟁이 오는 15일부터 새로 시작되려 하고 있어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가 무엇을 담느냐가 새로운 각축전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들 보고 있다. 아베는 9월 초 중국을 방문하고 내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을 기다리는 외교 일정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9월 3일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기념’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급 지도자를 초청해 놓았고, 천안문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2부제가 부활하고 또다시 스모그와의 전쟁을 먼저 치르고 있는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과 일본 등 주변을 향한 메시지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광복 70주년과 관련해 청와대도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시동을 걸 것 같다. 우선 남은 기간 열심을 쏟을 일이다. jj@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한국과 일본이 함께 여는 신 동북아시대 (7회)미래를 위해 뛰는 사람들-일본에선

    [새로운 50년을 열자] 한국과 일본이 함께 여는 신 동북아시대 (7회)미래를 위해 뛰는 사람들-일본에선

    한·일 국교 수립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류도 식고 일본 내 반한 감정도 어느 때보다 높지만 개인과 개인, 민간과 민간을 이어 주는 노력에는 쉼이 없다. 정부 간 공식 관계가 냉랭하고 어색한 상황에서도 두 나라 국민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는 역할을 하는 두 사람을 만났다. ■통역사법인 ‘한·중·일에서 세계로’ 우시오 게이코 대표 “마음 잇는 통역으로 한·일 화해 도움 주고파”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직후인 4월 초 서울 홍대 앞에서 중년 여성 10여명이 일주일 남짓 지진 피해 지역 주민에게 보내는 한국 젊은이들의 메시지를 받고 있었다. 젊은이들이 전하는 ‘힘내라’ ‘용기를 잃지 말아 달라’는 격려 메시지들은 이들의 손을 거쳐 일본어로 번역됐다. 이들은 한국의 전통 복주머니 800여개에 메시지를 담아 지진 피해가 극심했던 미야기현 게센누마 지역 초·중·고교 교사와 주민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얼마 뒤 그 지역 교사와 주민의 감사 답장이 이들의 손을 거쳐 한국어로 번역돼 한국 젊은이들에게 다시 전달됐다. 게센누마 사람들은 답장을 통해 “한국인들의 격려와 관심이 큰 힘이 됐다. 감사한다”는 마음을 전해 왔다. 메시지를 통해 피해 지역 주민과 한국 젊은이들을 연결해 준 이들은 일본의 비영리법인(NPO) ‘한·중·일에서 세계로’의 우시오 게이코(66) 대표와 그 회원들이었다. 우시오 대표는 “한국 사람들이 자신들을 잊지 않고 응원한다는 사실에 피해 지역 주민들이 감격하고 있다”고 26일 전했다. 그는 1년에 몇 차례씩 지진 피해 지역을 다니며 한국인들의 격려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30여년 경력의 일본 내 대표적인 한국어 통역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 시절 일본을 방문했을 때 통역을 맡았고 세지마 류조 전 이토추상사 회장과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근태 전 의원, 소설가 김훈, 가수 조영남 등의 방일 때도 통역을 했다. 일본 외무성 등 정부 기관이 가장 신뢰하는 베테랑 통역사로 손꼽힌다. 그는 2013년부터 일본 에도시대 때 조선에서 일본으로 보내던 조선통신사를 젊은이들이 재현하는 ‘21세기 유스 조선통신사’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다. 두 나라 젊은이들이 옛 조선통신사 사절들이 걷던 길을 걸으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협력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도록 한다는 의도에서다. 올해는 일본 대학생 50여명이 오는 9월 5일부터 열흘 동안 경북 문경새재를 떠나 영천, 경주, 울산을 거쳐 부산까지 조선통신사들이 한양(서울)을 떠나 일본으로 향하던 한국 내 주요 경로를 밟는다. 일본 학생들의 순례가 끝난 직후인 그달 19일부터는 한국 대학생 50여명이 오사카, 교토에서 시작해 ‘조선인가도’(街道), 시즈오카 및 삿타 고개, 하코네 옛길 등 조선통신사의 일본 내 여정을 따라 걷게 된다. 우시오 대표는 “젊은이들이 직접 보고 듣고 부딪치면서 오해와 벽을 허물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참여했던 젊은이들이 행사가 끝난 뒤 체험을 영상물과 사진, 그림 등으로 남겨 놓고 이를 유튜브 등을 통해 더 많은 또래들과 나누는 것을 보고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을 잘 알지 못하는 일본인이 많은 상황에서 한국에 직접 가 보고 한국인들을 만난 뒤 “(한국에 대한) 생각과 입장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일본 젊은이들을 예상외로 많이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보람이고 기쁨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임혜자라는 이름을 일본 이름보다 먼저 얻은 그의 고향은 서울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1949년 태어나 한국전쟁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고교 1학년 때인 1965년 한·일 국교 수립을 계기로 부친이 있던 서울로 돌아왔다. 서강대 국문과를 나와 일본에서 통역사 일을 하면서 언어를 통한 한·일 협력, 통역을 통한 동북아 화해에 도움 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2010년 지금의 NPO를 조직했다. ‘한·중·일에서 세계로’는 그와 같은 통역사 40여명의 모임이다. “통역은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 나라 간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일”이라며 “규모는 작지만 이런 생각으로 각자의 경험을 한·일의 화해, 협력에 계속 활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한국 서적 전문 북카페 연 김승복 ‘쿠온’ 출판사 대표 “문인·독자들 교류하는 한·일 사랑방 만들 것” 일본 도쿄의 서점가 진보초에 지난 9일 한국 서적 전문 북카페가 문을 열었다. 일본 유일의 한국 서적 전문 출판사 ‘쿠온’의 김승복(46) 대표가 ‘책거리’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다. 고서점과 각종 전문 서점 등이 있어 도쿄의 명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점 거리인 진보초의 중심가에 입성한 책거리에 들어서면 쿠온이 발간한 한국 작가들의 일본어 번역본과 각종 한국 관련 서적, 한국 신간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 서적과 한국 작품의 번역서들을 보는 곳만이 아니라 한·일 두 나라의 문인과 독자, 예술인, 인문학자들과 팬들이 모이는 사랑방, 교류 중심지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김 대표는 26일 “북카페와 출판사를 거점으로 작가와의 대화나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 일본 독자 초청 감상회 등 한국 문학과 문화에 대한 행사도 계속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와세다대 도야마캠퍼스에서 열린 ‘한·일 차세대 작가 대담 이벤트’도 그런 계획의 하나로 열렸다. ‘이만큼 가까이’ 등의 작품을 쓴 젊은 소설가 정세랑과 아사이 료가 주인공이었다. 아사이는 2013년 ‘누구’(何者)로 최연소 나오키상을 받은 신예 작가다. 김 대표가 기획하고 국제교류재단 일본사무소 등의 협력으로 함께 연 ‘한·일 차세대 문화인 대담’은 후속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올가을부터 내년 초까지 일본 극작가 겸 연출가 오카다 도시키와 소설가 박민규의 대담, 하반기에 디렉터 요리후지 분페이와 소설가 김중혁, 건축가 고시마 유스케와 건축가 안기현의 대담 등 벌써 일정이 빡빡하다. 문화인들의 토크쇼와 대담 등은 김 대표가 2010년 도쿄에 출판사를 열면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문학과 문인, 예술인들을 일본에 알리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말 도쿄 다이칸야마에 있는 대형 서점 ‘쓰타야’에서 소설가 은희경과 히라노 게이치로가 ‘문학은 왜 흥미로울까’를 주제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구상 덕분이었다. 쿠온이 2011년부터 내놓은 ‘새로운 한국문학 시리즈’는 한국문학의 불모지였고 문턱이 높았던 일본 출판계에 ‘문학 한류’의 씨를 뿌리고 싹을 틔워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황인숙 시인의 장편소설 ‘도둑괭이 공주’, 올 들어서는 정세랑의 ‘언더, 썬더, 텐더’,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 13권이 번역돼 일본 독자들과 일본 출판 시장에 소개됐다. ‘쿠온 인문·사회 시리즈’의 하나인 ‘한국과 조선의 지(知)를 읽는다’는 한국문화의 지적 성과를 104명의 한국과 일본 지성들의 기고로 엮었다. 104명의 문인, 교수, 학자, 전문가들을 일일이 만나 그들의 기고를 얻어 만들었다. 김 대표는 ‘한국과 조선의 미(美)’ ‘한국과 조선의 심(心)’ 등 후속 시리즈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1년 ‘케이북(K-BOOK) 진흥회’를 결성해 ‘일본어로 읽고 싶은 한국 책 50선’이라는 계간지도 내 왔다. 한국의 신간 등을 알리는 책이다. 이를 징검다리로 28권의 한국 책들이 일본어로 번역돼 일본인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한국의 책과 출판에 관심 있는 일본인들을 경기 파주 출판도시와 한국 각 지역의 출판 산업 및 문화와 접하게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1991년 일본에 유학하러 와 25년째 도쿄에 사는 김 대표는 ‘사명감’이란 단어에는 손사래를 쳤다. “그저 한국의 좋은 작품을 일본에 알리고 한국의 문인과 예술가들이 일본 독자들과 함께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드는 게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서 일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서울시 “조직권 없어 빠른 기구 개편 힘들어”

    서울시가 오는 8월까지 안전관리 전담 조직을 만들고 재난안전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는 등 조직 개편을 한다. 중앙정부가 2개의 실·국을 신설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가능해졌다. 하지만 5월 말부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하면서 시 내부에서는 선제적으로 조직을 재편할 기회를 놓쳤다는 말이 나온다. 이를 계기로 조직권이 지자체로 이양돼야 한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30일 “행정자치부가 ‘지자체의 행정기구 및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2014년과 2015년에 바꾸면서 시는 실·국·본부의 수를 14개에 17개로 늘린다”며 “하지만 아직도 행정수요가 더 적은 경기도보다 4개나 적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시 공무원 정원은 1만 7293명으로 경기도보다 7160명이 많다. 예산은 시가 24조 4133억원, 경기도가 15조 9906억원이다. 인구는 경기도가 약간 많지만 행정수요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인구밀도는 시가 10배 이상이다. 시는 우선 도시안전본부를 ‘안전총괄본부’로 재편하고 재난 발생 때 상황관리를 총괄할 ‘상황대응과’를 만들었다. 시설물 관련 재난안전사고에 대응하는 ‘시설안전과’도 신설했다. 도시안전본부가 담당하던 풍수해 등 서울의 물관리 문제는 새로 생기는 ‘물순환안전국’에서 전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규정에 따라 조직이 관리되니 행정수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 안전과 관련한 조직 재편은 오랜 기간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국·실 개수 제한으로 시기가 늦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서울의 위치와 특수성으로 행정수요는 복잡하고 다양해지는데 조직은 따라가지 못한다”면서 “지방의회나 시민단체 등 시를 감시하고 감독하는 이도 많아서 중앙정부가 일괄적으로 관리할 필요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간 지방분권을 논의하던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한시 활동 기한이 이날 종료되면서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넘기는 지방일괄이양법의 처리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전후 70주년, 아베 외교 승리의 해?

    전후 70주년, 아베 외교 승리의 해?

    ‘일·러 정상회담 및 러시아 대통령의 일본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후속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성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을 맞는 올 하반기 외교 청사진이다. 지난 4월 미국을 방문, 이례적 환대 속에 ‘신밀월’로 불릴 정도의 동맹 강화를 과시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일·중 정상회담으로 관계 정상화의 기초를 다진 아베 총리가 이번에는 러시아와의 현안 해결 및 관계 강화에 나선 것이다. 아베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때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전했다. 아베 총리는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상을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날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협의에서 푸틴의 연내 일본 방문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크렘린 공보실도 “아베 총리가 푸틴 대통령에게 편리한 시간에 일본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한 사실”을 거듭 확인하면서 “다양한 수준의 접촉과 양국 정부 간의 통상경제위원회 개최 등을 포함해 정상회담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양측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오는 8월 초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에서 양국 외교장관 회담 개최와 함께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이 유력시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일 초청을 위해 아베 총리의 ‘외교 책사’ 격인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이 다음달 초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NHK는 전했다. 크림 반도 등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경제 제재 등 대러 제재를 시행하는 미국은 아베 총리의 이 같은 행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지역 안정 및 갈등 완화를 위해” 강행하겠다는 뜻을 워싱턴과 유럽연합에 전달했다. 러시아도 일본의 유화적인 태도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모양새다. 중국에 대해서도 아베 총리는 상반기 성과를 토대로 후속 정상회담 개최 등을 타진하면서 상황 관리에 들어갔다. 아사히신문은 오는 7월 중순 야치 국장의 중국 방문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 내용에 대한 총리의 뜻을 전달하면서 중국 측의 반발을 줄이면서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서다. 또 올가을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 등을 이용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성사도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외교 행보의 하반기 목표 중 하나로 꼽힌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설] 수교 반세기 한·일 관계 얽힌 실타래를 풀자

    한국과 일본이 수교한 지 오늘로 50주년을 맞았다. 반세기 한·일 관계는 과연 장년의 연륜에 걸맞은 중후하고 안정적인 풍모를 갖추고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너무도 참담한 몰골이다. 수교 50주년이 무색할 정도로 반목과 갈등이 증폭돼 있다. 반일 감정이 하늘을 찌르고, 혐한론자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실타래가 얽히고설켜 어찌해 볼 엄두를 못 낼 상황이다. 반세기 전으로 되돌아간 한·일 관계는 회복이 시급하지만 솔직히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어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일본으로 날아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외교 수장의 일본 방문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외교 수장의 첫 방일 자체가 두 나라 관계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그나마 양국 정상이 오늘 각각 상대국 수도에서 열리는 수교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하는 것은 양국관계의 미래를 위해 다행이다. 최소한 더이상의 파국은 막아 보자는 공감대가 양국 간에 형성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실타래를 풀려면 50년 전 수교 당시로 필름을 되돌려 비정상적인 한·일 관계의 원천이 잘못 끼운 첫 단추 때문인지 살펴봐야만 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면 고쳐 끼우면 그만이다. 큰 수고가 필요하지도 않다. 오류를 인정하는 용기만 있으면 된다. 수교 교섭은 냉전 시기 미국의 입김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교섭은 지지부진했고 1965년 6월 22일 한일기본관계조약을 체결할 때까지 장장 13년 넘게 걸렸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라는 상처와 한(恨)이 뿌리 깊었던 것이다. 문제의 원천은 박정희 정권 시기 막후협상을 통해 타결된 한일기본관계조약에 그 상처와 한을 치유할 문구가 빠진 데 있다.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의 반성이나 사과 없이 냉전 질서 속에서 어물쩍 타협하고 넘어간 것이 50년 후 지금까지도 양국 관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냉전 시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긍정적 측면도 있었다. 일본은 안전보장, 우리는 경제개발이라는 실리를 챙겼다. 하지만 암은 근원을 도려내지 않으면 도지게 마련이다. 냉전 붕괴, 민주화, 경제발전으로 우리 국민들은 감춰져 있던 과거사 문제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됐다. 교과서 왜곡, 일본 지도자들의 망언, 신사참배, 일본군 위안부 등 현안들도 주기적으로 대두했다. 특히 2012년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일본이 더욱더 우경화되면서 양국 관계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신매매로 호도하는 아베 총리의 말장난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또 한번 피눈물을 흘렸다. 한·일 양국은 북한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갖고 있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큰 병에 걸린 양국 관계의 치유와 회복이 중요한 이유다. 수교 반세기를 지나 새로 열리는 반세기, 아니 100년 이후까지 두 나라가 공동 번영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일본이 쥐고 있다. 전후 70주년을 맞아 발표되는 아베 담화에 침략과 전쟁, 식민지배에 대한 진지하고도 절절한 반성과 사죄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피맺힌 호소를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
  • 한일 외교장관 ‘위안부 담판’ 무얼 담을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양국 간의 협의가 막바지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장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재정 지원하고 사죄의 성명을 발표하는 대신 한국 정부가 문제의 최종 해결을 보증하는 구상이 양국 간에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으며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군이 조직적으로 동원한 만큼 법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정부 예산으로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일본 정부 및 일본군이 군 시설로 위안소를 관리 통제하고 본인의 의사에 반해 위안부가 된 만큼 정부 차원의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8차례의 한·일 국장급 협의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본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의 내용이 포함된 성명을 아베 신조 총리가 발표하고 주한 일본대사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만나 고개를 숙이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타협의 특성상 어느 한쪽의 입장을 모두 담아내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법적인 책임을 어떻게 인정하느냐다. 정부는 일본 정부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싶은 반면 일본은 정부 예산을 사용해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지원은 하겠지만 어디까지나 인도적인 차원이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일본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최종 담판을 이끌어 낼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성급한 기대는 이르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도 “너무 큰 기대를 걸기보다는 차분하게 보면서 현안이 진전되는 방향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즉 윤 장관 방일을 계기로 위안부 문제가 풀리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역시 법적인 책임을 명확하게 하길 원하지만 문서화 등이 불가능할 경우 일본 정부 예산으로 보상이 이뤄진다는 선에서 묵인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협상은 상대방이 있는 만큼 100대0이라는 스코어가 아닌 51대49로 마무리된다”며 “결국 위안부 문제도 각자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윤병세 21일 첫 방일… 냉각관계 풀리나

    윤병세 21일 첫 방일… 냉각관계 풀리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21~22일 일본을 방문한다고 한·일 양국이 17일 밝혔다.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윤 장관은 당초 2013년 4월 일본을 방문하려 했으나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자 방문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한국 외교장관의 일본 방문은 2011년 이후 4년 만으로 윤 장관은 21일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22일에는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리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리셉션에 참석한다. 일본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것은 2011년 5월 이후 4년 만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윤 장관은 리셉션 참석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예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아직 면담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셉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양국 정상의 축하 메시지가 낭독될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의 이번 방일은 22일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으로 이를 계기로 수교 이후 최악이라는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막바지 단계로 알려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윤 장관이 기시다 외무상과 담판을 벌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협의가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며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언급에 일본 측은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따라서 윤 장관이 일본 방문을 통해 위안부 문제 등을 놓고 진전된 결과를 얻어낼 경우 이번 방일이 선순환 효과를 일으켜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당장 위안부 문제에 대한 결론을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아베 총리의 외교 특사인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국장은 한국대사관에서 열리는 리셉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그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별도 협의 채널로 최종 조율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윤병세 장관 방일, 한·일 관계 개선 계기가 돼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오는 21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을 앞두고 최악의 상황에 빠진 한·일 관계를 고려한 외교적 조치다. 윤 장관은 이번 방일을 통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22일 주일 한국대사관이 도쿄에서 개최하는 국교정상화 50주년 리셥션에도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조선인 강제노동 현장이 포함된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추진,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등의 현안이 한꺼번에 논의될 전망이다. 이번 윤 장관의 방일과 외교장관 회담 한번으로 당장 손에 잡히는 가시적 효과가 없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진전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윤 장관의 방일 자체로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과 관계 회복의 동력으로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양국 관계를 풀어갈 핵심 고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간 협의와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있다.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양국은 아베 신조 총리의 사과편지와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보상 등이 핵심인 ‘사사에안’을 중심으로 양국 국장급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 장관과 기시다 외무상이 이번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최종 담판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다. 위안부 문제에서 돌파구가 마련되고 아베 신조 총리가 오는 8월 종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아베 담화에서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해 진정성 있는 반성의 뜻을 명확하게 피력하게 되면 한·일 관계는 정상회담까지 일사천리로 갈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분석이다. 윤 장관의 방일은 사실 모험이자 결단이다. 아직도 뜨거운 국내의 반일 여론에도 불구하고 먼저 대승적 차원에서 가해자인 일본에 손을 내민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베 정부가 윤 장관의 방일에도 불구하고 편협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다면 한·일 관계 개선의 기회는 당분간 오기가 힘들 것이다. 일본은 과거사를 직시해 사죄의 결단을 내려야 하고 한국은 이를 토대로 미래로 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가해자 일본’이 먼저 주변국들의 고통을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이야말로 한·일 관계는 물론 동북아 전체의 공존과 공영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위안부 진전” 朴대통령 언급에 日 ‘당혹’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양국 간의 줄다리기가 막바지에 달했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 협상 창구인 외교 당국이 난감해하고 있다.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것은 사실이지만 협상이라는 것이 최종 타결 순간을 앞두고 틀어질 수 있어 어느 때보다도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교부는 박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묻는 질문에 반응을 자제했다. 대통령의 언급인 만큼 토를 다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성급한 기대에는 선을 그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14일 “협상이 막판 단계인 것은 맞다”면서도 “내일 당장 타결될 것처럼 여기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일본은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은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어떤 인식에 따라 박 대통령이 말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양국 외교부가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협의가 막바지에 달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당장 오는 22일 개최되는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 때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윤 장관의 방일이 위안부 문제 막판 조율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일본에서도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전 재무상이 서울을 방문해 양국 국교정상화를 축하할 예정이다. 당초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참석하려 했으나 일정상 어렵게 되자 윤 장관과 같은 장관급을 보내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위안부 협의에 진전이 있었다고 밝힌 점과 윤 장관의 방일 가능성 등을 종합해 보면 조만간 위안부 협의가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美·中 찍고 러시아로… 아베의 광폭 외교

    ‘아베의 다음 외교 목표는 러시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 오는 7일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가는 길에 우크라이나를 들른다. 일본 총리로서는 첫 우크라이나 방문이지만 아베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미·일 정상회담을 통한 관계 강화, 중·일 정상회담 재개를 통한 관계 정상화 등으로 외교적 입지를 굳힌 아베 총리가 전방위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아베 총리는 4일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최근 남중국해에서 보인 중국 행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중국 견제를 위한 안보 협력을 결의했다. 러·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미국 측은 그동안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에 대해 미국과 서방은 경제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찾아 친서방적인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주면서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위한 균형외교라는 명분을 축적하는 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일본과 러시아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가 얽혀 있다. 일본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을 따르면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는 지역 차원에서 별개로 이뤄지는 문제”라면서 대(對)러 공조 약화를 우려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 행정부를 설득해 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에는 이웃인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중·러 양국이 협력해서 미·일 등과 대립하는 자세가 불필요하게 강해지면 동아시아는 불안정해진다”며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는 반드시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NHK는 4일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병합 등에 대해서는 ‘무력을 사용한 현상 변경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천명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18억 달러 규모의 경제협력 및 인도적 지원 의지를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푸틴 대통령의 올해 일본 방문에 대한 미국의 양해를 구하려 하고 있다고 NHK는 분석했다. 일본은 푸틴 대통령의 방일 초청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며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암초 매립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거제 고현 ‘라푸름아파트’, 분양 초읽기 들어간다

    거제 고현 ‘라푸름아파트’, 분양 초읽기 들어간다

    거제도 내 주택가격의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거제의 중심 고현동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현재 거제도의 분양시장은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고현동과 대우해양조선이 위치한 옥포동, 아주동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 중 고현동은 거제도 내에서 가장 높은 평당 1,000만 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고현동에 우수 학군과 관공서, 각종 편의시설에 밀집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일수록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는 도심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당분간 고현동에 대한 고객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청산종합건설이 고현동 일대에 자사의 새로운 브랜드 라푸름아파트를 분양하기로 하면서 다시 한 번 고현동 분양시장이 주목 받고 있다. 거제 고현동 라푸름아파트는 코리아신탁에서 시행을, 시공은 청산종합건설, 기업등급 A+의 ㈜우진기전이 책임준공한다. 거제 고현 라푸름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시행, 시공사와 책임준공사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신속한 사업 진행은 물론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으로 사업의 안정성에 만전을 기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주변 시설 대부분이 7~15년 이상 된 낡고 협소한 주거시설로 신규 분양되는 라푸름아파트의 차별성이 더욱 돋보인다. 세부적으로는 도심 속 주거타운으로 고현동, 상동동 등 중심업무지역과 바로 연결되고 홈플러스, 디큐브백화점, CGV, 농수산물유통센터(7月 신설) 등이 인접해 있으며, 단지 인근에 고현초, 계룡초, 고현중, 계룡중학교등이 위치해 우수한 학군까지 자랑한다. 더불어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거가대교, 거제 중앙로를 이용한 광역 교통망을 확보해 안정적인 미래가치를 확보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와 관련 분양 관계자는 “우수한 입지 경쟁력과 신규 분양 아파트로서의 장점, 전용면적 71㎡~84㎡ 중소형 평형대의 구성, 교통망을 통한 미래가치 등 다양한 메리트를 갖고 있어 벌써부터 고현동 일대 부동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충분한 투자가치와 주거 경쟁력을 갖춘 만큼 분양 역시 조기 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거제 고현 라푸름이 거제의 분양시장에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분양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lapurum.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박정희 前대통령 보고 문건이 민간 경매에… 기록물 관리 허점

    [단독] 박정희 前대통령 보고 문건이 민간 경매에… 기록물 관리 허점

    1975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보고받은 뒤 친필로 메모까지 남긴 대통령기록물이 민간 경매업체에서 매물로 거래되고 있다. 국가기록원은 해당 업체에 거래 중지를 요청했으며 향후 국가에 기증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기록관리 전문가들은 대통령기록물이 버젓이 민간 경매사이트에서 매매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25일 K경매업체 홈페이지에는 1975년 청와대 국제정치특별보좌관실에서 작성해 당시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보고서가 매물 정보에 올라 있다. 미국 언론인과 면담한 보고서, 방일 초청 내역 보고 등 보고서 14건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만년필로 지시 사항을 적접 써넣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사료적 가치도 있다. 가령 영국 전략문제연구소에서 국제회의에 초청했다는 보고서 하단에 박 전 대통령은 ‘3인이 같이 가도록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박동훈 국가기록원장은 서울신문 보도가 나간 뒤 “일단 업체에 거래를 중지해 달라고 요청해 수락을 받았다”며 “판매자와 구매자를 설득해 기증받는 방법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밀한 진본 여부 검증을 위해 26일 전문가들을 해당 업체에 파견할 예정”이라며 “현행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제정 이전에 생산된 문서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경매가는 150만원으로 시작했으며 지난 20일 당초 경매액보다는 다소 높은 금액에 낙찰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매에 내놓기 전에 진본 확인을 거쳤으며 진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경매가 이뤄진 대통령기록물이 또 있느냐”는 질문에 “1972년 당시 유양수 남베트남 대사가 박 대통령에게 보낸 보고서 3장도 지난해 5월 경매에 나왔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기록관리 전문가는 “민간에서 거래 대상이 되는 대통령기록물을 적극적으로 회수하는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통치사료라는 개념도 전두환 정권 때 생겼고, 대통령기록물 보존·관리도 김대중 전 대통령 이전까진 인식 자체가 희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국가 재산이 기념품 취급을 받도록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 곳곳에 업체가 사사로이 직인을 찍어 놓은 것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통령과 대통령 보좌기관·자문기관·경호기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생산한 모든 문서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라 대통령기록물로 관리하도록 돼 있다. 대통령기록물 소유권도 국가가 갖는 것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 법은 2007년 제정됐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 당시 기록물은 소급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대통령기록물관리법 부칙에는 법 시행 이전에 생산한 기록물을 수집, 관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프랑스에선 민간이 소유한 국가기록물이라 하더라도 국가가 지정기록물로 지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사로이 거래할 때도 반드시 국가가 우선협상권을 갖는다. 이를 위반하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크라 운하는 사기?

    중국과 태국이 말레이반도의 허리를 관통해 태평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인공 대운하 건설 사업을 추진한다는 이른바 ‘크라 운하’ 양해각서(MOU) 교환이 사기극일 가능성이 커졌다. ‘아시아판 파나마 운하’로 불리는 크라 운하는 102㎞, 폭 400m의 바닷길을 내는 대역사다. 기존 항로인 말라카해협을 거치는 것보다 뱃길은 1200㎞, 항해기간은 2∼5일 줄일 수 있어 중국과 태국이 오래전부터 추진하려고 했으나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신화통신과 펑파이(澎湃)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20일 양해각서의 전말을 파헤친 기사를 내보냈다. MOU 체결 소식이 퍼진 것은 지난 19일이다. 대다수 언론이 전날 대만의 중시전자보(中時電子報)가 보도한 내용을 그대로 옮겼다. 중시전자보는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 해사국의 웨이보에서 관련 소식을 접했다. 닝보시 해사국은 “남방일보(南方日報) 보도를 인용했다”고 밝혔다. 남방일보는 지난 14일에 이 내용을 처음 보도했다. MOU 체결식은 이날 광저우(廣州)에서 실제로 열렸다. 그러나 체결 주체가 모호했다. 중국 측 서명자는 ‘룽하오(龍浩)국제집단유한공사’였고, 태국 측 서명자는 ‘태국운하국가위원회’였다. 둘 다 정부 기관이 아니었다. 심지어 룽하오공사는 등록되지도 않은 기업이었다. 태국운하국가위원회는 태국의 퇴직 장성들로 이뤄졌다. MOU 체결을 주도한 ‘중국·태국 크라 운하 기초설비 투자개발 유한공사’는 지난달 급조된 법인이었다. 펑파이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해상·육상 실크로드)가 추진되면서 이번과 같은 사기성 사업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지방자치 20년 성찰] 지발위 있지만… 입법권 없어 권한이양 지지부진

    예산권과 조직권을 지자체에 이양하는 작업의 중심에는 지방자치발전위원회(지발위)가 있다. 이들은 지방 이양 종합계획을 역대 정부 최초로 만들었다. 하지만 입법권이 없어 추진력이 크지 않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만들지 못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지발위는 지난해 말 정부 최초로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국무회의 의결로 확정해 범정부적인 실천계획을 만들었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2013년 10월 지방자치가 국가 발전의 토대가 되고, 국가발전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상생과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고 박근혜 대통령이 지발위 1차 회의에서 밝힌 것을 구체화 했다. 하지만 실행 과정은 순탄치 않다. 우선 종합계획에는 서울의 구청장을 제외한 기초자치단체장의 임명제 전환, 기초의회 폐지, 자치경찰제 도입, 교육감 선출방식 개선 등 급진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국회의원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또 2000~2012년 지방이양을 추진했던 3101개 사무 중 실현되지 않은 것이 1119개다. 위원회는 이 중 법률개정이 필요한 사무(649개)를 지방일괄이양법에 반영해 일괄 개정하는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를 법제화할 국회 지방자치발전특별위원회에 법제심사권이 부여되지 않아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게다가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도 더디다. 지발위 회의에 당연직 위원인 이들 부처 장관이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은 것이 지난달 국회에서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지발위가 대통령 직속기구이기는 하지만 입법권이 없는 자문기구인데다가 2018년 5월까지 운영되는 한시조직이라는 점이 이유로 거론된다. 오히려 세간의 이목은 행정자치부가 오는 10월에 여는 ‘제3차 지방자치 박람회’에 쏠려 있다. 이 자리에서 새로운 지방자치 비전이 공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가들은 조직권의 지방이양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유령이 된 아이들

    유령이 된 아이들

    장미(11·여·경기 파주초 5)는 만능 재주꾼이다. 교내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고, 동네 성당에서 가수로 통할 만큼 노래 솜씨도 여간 좋은 게 아니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붙임성이 좋아 학교에서도 인기 만점. 하지만 장미는 오는 27일 한국땅을 떠나야 한다. 장미의 부모는 20여년 전부터 한국에서 살아온 필리핀인이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일하다가 1994년부터 함께 살았고 2003년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2011년 장미 아빠가 강제추방을 당하면서 먹구름이 드리웠다. 장미 엄마는 파주의 한 공장으로 직장을 옮겨 이를 악물고 돈을 모았다. 그러나 지난 3월 근무 중 단속을 나온 출입국관리본부 직원에게 적발됐다. 강제추방 명령이 떨어졌다. 필리핀으로 가야 한다는 소식을 들은 장미는 “아빠랑 언니, 남동생을 만나러 간다”며 좋아했다. 하지만 추방일이 다가올수록 우는 일이 많아졌다. “엄마, 나 한국 사람 아니에요? 이젠 친구들 영영 못 보는 거예요?” 딸의 물음에 엄마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장미처럼 태어나자마자 불법체류 신분으로 살고 있는 ‘미등록 이주아동’은 서류상으로도 존재하지 않는 유령 같은 존재다. 국적이 없을뿐더러 언제 추방될지 모른다는 위험에 노출돼 최소한의 아동인권조차 보호받지 못한다. 현재 국내 미등록 이주아동은 최대 2만명으로 추산된다. 안은주 이주노동희망센터 국제협력팀장은 11일 “미등록 이주아동은 한국 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일부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입학이 허가되는 것 외에는 학교교육도 보장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주노동희망센터가 미등록 이주아동 가구 3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불법체류 노동자 부부들은 자녀가 아플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팀장은 “의료보험 적용이 안 돼 감기에만 걸려도 병원비가 몇 만원씩 나온다”면서 “주로 변두리에 살다 보니 아이가 아파 큰 병원으로 나갈 때 드는 교통비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특별체류 자격을 의무적으로 부여하고 국내 모든 아동의 교육권과 건강권 등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주아동 권리 보장 기본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법무부 측은 “아동을 이용해 불법체류를 연장하거나 합법화하는 등 악용 소지가 있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인종, 출생, 신분 등에 관계없이 모든 아동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1991년 한국도 가입한 만큼 정부가 미등록 이주아동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소라미 변호사는 “이탈리아, 영국에서는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아동에게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스페인과 프랑스 등에서는 동등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장기간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인으로 동화된 이주아동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아베 美의회 합동연설 막전막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9일 미국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 구상을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일 직후 시작했고, 지난 1월부터 본격 준비작업에 돌입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했다. 과거사 언급과 관련, 직전까지 영어 표현을 손보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미국 매체 인터뷰로 미리 김을 빼는 등 사전 정지작업도 치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4월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을 다녀간 직후부터 미국 방문과 미국 의회 연설을 같은 선상에서 생각했다. 아베 총리의 지시를 받은 일본 외무성이 사전 조정에 착수했지만, 미국 측은 당초 시원치 않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이에 지난 1월 19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호텔에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출신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의원 7명을 만나 협조를 요청했고, 매케인 의원은 “꼭 실현시키자”고 호응하며 청신호가 켜졌다고 한다. 상원의 호응을 얻은 뒤 아베 총리는 자신과 가까운 가와이 가쓰유키 중의원 의원을 통해 존 베이너 하원의장을 공략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방미 출발일(4월 26일)을 한 달 이상 앞둔 3월 23일,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본 총리의 해외방문 일정은 직전에 발표하는 게 관례였지만, 아베 총리의 국빈에 준하는 방미 일정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를 한 셈이다. 방미 일정까지 전방위로 외교력을 가동했다면, 연설문 작성 단계에서는 ‘보안’이 최우선 가치가 됐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연설문 내용이 사전 유출될 경우 한국과 중국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연설문 작성에는 다니구치 도모히코 내각관방참여와 이마이 다카야 총리 비서관 등 일부만 참여했다. 연설문 초안은 3월에 나왔지만, 아베 총리 스스로 퇴고를 거듭하기도 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을 공격한데 대해 회개한다는 느낌을 주느라 쓴 ‘깊은 후회’(deep repentance)란 표현은 아베 총리가 선택한 표현이라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연설에서 군 위안부 언급을 빼는 대신 방미를 즈음해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인신매매 희생자’로 규정하며 김을 빼는 작전도 활용됐다. 고도의 계산이 반영된 아베 총리의 연설은 미국과 일본의 신밀월 시대를 확고히 한 동시에 중국과 한국의 비난을 이끌어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김민석 특파원 신두팔촉 르포] ‘生死의 찰나’ 껴안은 노부부, 죽음으로 품속 손녀 지켰다

    [김민석 특파원 신두팔촉 르포] ‘生死의 찰나’ 껴안은 노부부, 죽음으로 품속 손녀 지켰다

    지난달 25일 오전 11시 56분(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동북쪽의 산간 마을 바데 가운. 러치미 어짜리아(32·여)는 시부모와 두 딸의 이른 점심준비를 막 끝냈다. 문가에 앉아 있는 작은딸(2)의 입에 밥 한술을 떠먹인 뒤 집 앞에 있는 마을 공동수도에서 시부모에게 드릴 물을 떴다. 집으로 막 들어서는 순간, 굉음과 함께 땅이 흔들렸다. 러치미는 황급히 작은딸을 안아 올리며 “어머니, 아버지 빨리 나오세요!”라고 소리를 쳤다. 하지만 순간, 시부모와 큰딸 어니샤 어짜리아(3)는 시야에서 사라졌다.잠시 후 정신을 차린 러치미는 미친 듯 잔해를 파헤쳤다. 땅은 아직도 꿈틀대고 있었지만, 소리를 지르며 집 밖으로 뛰어나갔다. “집이 무너졌어요! 어머니, 아버지가 못 나왔어요!” 동네 사내들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이 마을은 어짜리아 집성촌이라 다들 자기 가족이 매몰된 것처럼 맨손으로 돌덩어리를 파헤쳤다. 그러기를 3시간여. 흙먼지를 뒤집어쓴 사람 형체가 드러났다. 생명의 온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이웃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시신을 끄집어냈다. 그런데 부둥켜안은 시신 사이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큰딸 어니샤가 이마와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온몸으로 버틴 덕에 간신히 호흡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 같은 시각, 한 달에 1만 루피(약 10만 5500원)를 벌기 위해 가족과 헤어져 카트만두에서 전기기사로 일하던 수다르선 어짜리아(35)도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아내에게 비보를 전해들었다. 대지진이 강타한 뒤 시외버스터미널은 도시를 떠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수다르선도 ‘엑소더스’ 행렬에 합류했다. 힌두교에서는 큰아들이 직접 시신에 불을 붙여야 부모가 편안하게 다음 생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귀성길은 전쟁이었다. 100루피였던 승차권은 200루피로 올랐다. 몇 시간을 기다려서라도 버스에 매달릴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수다르선은 버스에 매달려 4시간을 달렸고, 바데 가운까지 차를 얻어 타고 때로는 산길을 걸어서 2시간을 이동했다. 수다르선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취재진은 지난 2일 그의 귀성 행로를 그대로 따라갔다. 카트만두를 떠나 신두팔촉 지역의 관문인 시파갓 마을을 지나 멜람치까지 약 65㎞의 굽은 길과 그 뒤 약 40㎞의 산길로 이동했다. 포장은 돼 있었지만 곳곳이 낙석의 폭격을 맞아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멜람치부터는 산을 우회하는 길이 아예 유실됐다. 동행한 선교사는 “산을 넘어가는 길은 비가 쏟아지면 언제 끊어질지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대안이 없었다. 산길을 넘어가는 내내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이 취재진 차량에 앞서 가다 멈춰 서기를 반복했다. 취재진 일행도 뒤따르던 차에서 내려 트럭을 밀어 올려야 했다. 고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가파른 산자락을 계단식으로 깎고 그 위에 매달리듯 얹혀 있는 마을이 나타났다. 흙으로 지은 집들은 모래 놀이를 하다 부순 ‘두꺼비집’처럼 파헤쳐져 있었다. 카트만두를 떠난 지 8시간여 만에 수다르선의 고향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서 한 남성이 차를 막아 세웠다. 칭얼대는 아이를 안고 있던 그는 “부녀자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 먼지를 피우지 말라”면서 제지했다. 차를 막아 선 남성은 러치미의 남동생 크리스나 시그델(30). 그 역시 카트만두의 한 호텔에서 주방일을 하다 한걸음에 고향마을로 돌아왔다. 그가 안고 있는 아이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어니샤였다. 이마에 상처가 있었다. 시그델은 “사고 당시 혀를 잘려 앞으로 말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문 의료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산간부락인 터라 아이의 혀는 동네 할머니가 검은 실로 아무렇게나 꿰매 놓은 상태였다. 얼마나 놀라고 아팠던 것일까. 누군가 안아주지 않으면 아이는 끊임없이 소리 내 울었고 안겨 있어도 칭얼대기를 멈추지 않았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자 수돗가가 나왔다. 흰 천을 머리와 하반신에 두른 남성 2명이 물병을 들고 나왔다. 수다르선과 그의 동생 라전(31)이었다. 수다르선은 “집에 돌아왔을 때는 부모님 시신이 수습돼 뒤뜰에 누워 있는 상태였다”며 나직하게 말했다. 대지진 다음날 아침, 두 아들은 대나무를 꺾어 부모 시신을 옮길 들것을 만들었다. 수다르선이 속한 계층(체트리)은 장례에 여성이 참여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계층에 속한 남성들이 시신을 메고 2~3시간을 걸어서 인드라와티강까지 내려가 화장을 하고 재를 뿌렸다. 기자가 찾아갔을 때 수다르선 형제는 힌두교식 상을 치르고 있었다. 부모를 잃은 자식들은 13일 동안 장례를 지내는데 머리를 밀고 정수리 쪽에 꽁지를 남기게 돼 있다. 자르거나 깁지 않은 흰 천만을 상복 삼아 몸에 두를 수 있다. 매일 한 번씩 강가에서 목욕재계하고 노란 염료와 참깨, 볏단을 섞어 올리며 제사를 모신다고 현지 주민이 설명했다. 하루에 한 번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소금과 기름, 계란, 고기, 생선 등은 먹을 수 없다. 며느리도 마찬가지다. 시그델이 취재차량을 막은 이유도 누나 러치미가 하루에 한 번 먹는 식사이자 중요한 의식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장례 기간 타인과 접촉을 자제해야 하는 수다르선은 기자의 질문에 눈만 껌뻑거렸다. “부모님이 어니샤를 구한 것도, 부모님이 숨진 것도 신의 뜻으로 받아들일 뿐”이라고 매제인 시그델이 설명했다. 각국에서 온 구조대들은 바데 가운을 포함한 신두팔촉 지역으로 활동거점을 옮긴 지 하루 만인 2일 “더이상 구조 수요가 없다”고 평가했다. 도로 유실 등으로 접근이 불가능한 탓이다. 이후 일부 구조대만 신두팔촉에 남아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지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찾아왔지만 감당해야 할 무게는 평등하지 않았다. 바데 가운을 비롯한 수백 개의 신두팔촉 산간 부락은 온전히 자신들의 손으로 사람을 구하고, 시신을 수습해 강가에서 떠나보냈다. 시그델은 “이 마을을 세울 때처럼 다시 일으키는 것도 어차피 우리 손으로 해야 한다”며 힘주어 말했다. 덜컹거리는 도로를 타고 마을을 나왔다. 카트만두로 향하는 큰길에 접어들었을 때 빗방울이 떨어졌다. 바데 가운이 자리잡은 산 위로 천둥번개가 떨어졌다. 시커먼 산에 점점이 박힌 불빛이 번개 빛에 눌려 깜빡거렸다. shiho@seoul.co.kr
  • [특파원 칼럼] 중·일 진전을 바라만 보는 한국/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일 진전을 바라만 보는 한국/이석우 도쿄 특파원

    지난해 11월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찌푸린 얼굴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악수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최국의 수장으로서 ‘만나기는 싫지만 어쩔 수 없어서’라는 태도가 물씬 풍겼다. 아베와 만난 시 주석의 짜증 섞인 모습의 사진은 상징적이었다. 이때 두 정상의 회동은 중국이 아베 정권의 과거사 인식을 문제 삼아 정상회담을 거부한 지 3년 만이었다. 두 나라는 2012년 9월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2013년 12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으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무력 충돌을 우려할 정도였다. 그 사이 중국은 이토 히로부미가 사살된 하얼빈역에 안중근기념관을 조성했다. 또 지난해 7월 방한한 시 주석은 임진왜란부터 최근세 일본 제국주의에 이르기까지 양국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본과 맞서 싸웠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이 과거사 인식 등에서 일본에 공동전선을 펼 것을 한국에 권유하고 있다는 소리도 돌았다. 지난해 11월 찡그린 시 주석과의 만남이었지만 일본 정부는 “냉각 관계는 풀리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 기대에 걸맞게 중국의 당·정 실세들의 발길이 일본으로 향했고, 일본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도 가파르게 늘었다.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달 리리궈 중국 민정부장(장관)이 일본을 찾았고, 지난 9일 부총리급인 지빙쉬안 부위원장 등 전인대 대표단의 방일로 3년 만의 의회 교류도 재개됐다. 솔솔 진행된 관계 회복 움직임 속에서 반둥회담에서의 중·일 정상회담은 예견된 일이었다. 중국을 겨냥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일본의 안보관련법 개정 등 미국과 일본 간의 군사동맹의 밀착 속에서도 중국 역시 일본을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여러 수준의 대화와 교류를 반복해 관계 개선의 흐름을 확실하게 하자는 의사가 확인됐다”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의 정상회담 평가도 이런 맥락의 연장이다. 일본 언론들은 찡그린 5개월 전 시 주석의 모습과 엷게 미소 띤 지난 22일 회담 사진을 비교하면서 냉각된 일·중 관계가 해빙에 가속도를 내게 됐다고 평했다. 반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간에는 정상회담은 물론 의미 있는 양자 각료급 대화조차 거의 없다. 그 사이 대내외적으로 자신감이 붙은 아베 총리는 국제회의 등 계기가 있을 때마다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한국과의 정상회담 메시지를 지구촌에 알렸다. 그러면서 알게 모르게 ‘만남과 대화조차도 거부하는 한국 정부’, ‘고집불통 박근혜 대통령’이란 이미지가 확산됐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외교부 고위 관계자들은 “중·일 정상회담은 어렵다. 중국과 긴밀한 전략적 협의를 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외교적 공조를 어리바리하게 낙관했다. 이번 중·일 정상회담 직후 닛케이신문 등은 “일·한 관계 개선에 파급 효과를 기대한다”는 기사들을 내보냈다. “한국에서 외교 고립을 우려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부상하는 중국 견제를 위해 과거사 인식이야 어떻든 일본을 껴안을 수밖에 없는 미국, 대일 유화 카드를 흔들며 전략적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는 중국, 이게 현실이다. 한국은 국내 정치적 계산에 파묻혀 한·일 관계를 풀지도 못하고, 동북아 역학구조의 급변에 적절한 대응도 못 하고 있다. 광복 70주년, 전후 7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 등 동북아 정책을 원점에서 새로 고민해야 할 때다. jun88@seoul.co.kr
  • [기고] 군사 옴부즈맨 정착을 위한 제언/김진욱 21세기군사연구소장·국제정치학 박사

    [기고] 군사 옴부즈맨 정착을 위한 제언/김진욱 21세기군사연구소장·국제정치학 박사

    2005년 한국에서 처음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했을 때부터 필자의 관심은 내부 고발자의 신변보호 문제였다. 옴부즈맨 제도 자체가 공식 조직이나 기관의 부정적인 기능 혹은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내부 구성원의 협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군사 옴부즈맨의 경우 우리 군의 풍토에서 내부 고발자에 대한 신변보호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수차례의 군대 문화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핵심 사안인 군 내부 고발자의 신변보호 제도가 정착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지난해 12월 민관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군내 인권 실태를 감시하기 위해 ‘국방·인권 옴부즈맨’을 총리 직속 독립기구로 설치하는 것을 제안했다. 내용을 보면 군인 등의 진정 혹은 장관이나 국방위의 요청에 따라 옴부즈맨이 직권으로 조사를 하고, 해당 사안에 대해 시정권고 및 이행 확인을 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국방장관 및 국회에 보고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한국에서 옴부즈맨의 출발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전신인 국민고충처리위원회라고 할 수 있다. 옛 고충처리위원회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옴부즈맨 활동을 시작했고 2008년 국민권익위원회로 통합될 때까지 옴부즈맨 정신에 따라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다. 2006년 12월 산하에 국방소위원회 및 군사민원조사과를 신설해 필자도 당시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군사 옴부즈맨 설치 이후 지금까지 조사관들은 현역 장병 및 관련 국민들이 제기한 1만 5000여건의 피해를 조사, 처리했으며 현재도 군 고충민원을 접수,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2006년 출범 당시 2개과 18명으로 시작된 군사 옴부즈맨이 현재는 11명으로 축소되고 실제 활동에 필요한 병영 내 고충담당 인력도 2명에 불과하다. 최근 다시 군사 옴부즈맨 제도가 제안되는 것을 보면서 몇 가지 제안한다. 우선 중요한 것은 정보 제공자에 대한 신변보호 제도 마련이다. 정보 제공의 방법이나 과정에서 은닉성이 보장돼야 하고 법률적인 신변보호 장치도 반드시 구비돼야 한다. 또한 옴부즈맨 제도의 취지나 기능에 대한 홍보 강화도 요구된다. 이를 위해 국방일보나 국군방송에 코너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옴부즈맨 제도에 대한 우리 군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미군의 경우 병사가 군부대의 모든 문제에 대해 총장의 상관인 각 군성 장관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는데 우리도 모든 장병들이 공식 채널을 벗어나 직접 군사 옴부즈맨과 접촉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제3자를 통해 청원을 제기하는 것이 국가안보와 군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옴부즈맨 활동과 제도가 성공하려면 옴부즈맨의 조사 활동이 제도적·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특히 포괄적 조사 능력이 아니라 조직이나 기구 자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폐해를 식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조사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일시적·단발적인 방법보다는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전해 온 국민권익위원회의 옴부즈맨을 재편해 유사 기능을 통합하고 전문인력을 보강하는 방법으로 이 제도를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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