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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빙무드에 맘 놓지 말고 中 경계”

    “해빙무드에 맘 놓지 말고 中 경계”

    |도쿄 박홍기특파원|‘중·일 방위교류는 중국의 ‘평화적 이미지’에 대한 선전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일본 방위성의 싱크탱크인 방위연구소가 27일 보고서 ‘동아시아 전략개관 2008’을 통해 밝힌 중국의 군사정세에 대한 비난이자 견제이다. 실제 중·일 양국은 ‘해빙 관계’ 속에서도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연구소 측은 지난해 8월 차오강촨(曹剛川) 중국 국방부장의 일본 방문과 관련, 중국의 방위비 증액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위 교류’라는 상징적 의미만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차오 부장의 방일은 ‘중국의 위협론에 대한 무마 여행’이라고까지 비꼬았다. 또 일본이 지난해 11월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에 나서려 하자 중국 측이 “군함을 출동시겠다.”고 위협한 사실도 소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는 아니지만 방위성 산하 연구소가 내놓은 만큼 중국을 경계해야 한다는 고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올해 군사비 지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17.6% 증액된 587억달러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의 군장비 현대화와 활동 영역 확대를 경계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해군이 항공모함에 대한 연구를 시행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나아가 오는 2010년 항공모함을 완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중국의 항공모함 보유는 해상 패권을 쥔 미국에 도전하기 위한 의도라고 내다봤다. 연구소 측은 게다가 중국은 이미 미국을 겨냥한 군사전략개념인 ‘제1열도선(列島線)’내의 ‘근해 방어’를 인도양을 포함한 ‘원해 방어’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실시된 중국의 인도양 보급훈련을 예로 들었다. 또 중국의 위성개발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중국의 위성파괴실험 성공과 관련,“국제적 긴장이 높아졌을 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일본의 정보수집 위성 역시 파괴 대상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중국의 로켓 개발과 위성 관제 등 우주개발이 정부의 전적인 통제 아래 있는 만큼 군사적 측면의 접근도 주문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러시아의 국방예산 증액과 제4세대 전투기의 극동 배치, 중·러의 중앙 아시아에 대한 정책 협조,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교착 상태 등도 우려했다. hkpark@seoul.co.kr
  • [사설] 미군기지 이전비용, 진실을 밝혀라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둘러싼 ‘진실 게임’에 다시 불이 붙었다.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최근 미 의회 청문회에서 한국이 부담하는 용산기지 이전비용이 100억달러(10조원 상당)에 달하며 미 2사단 이전비용은 절반씩 부담한다고 증언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3월 주한미군 이전계획을 발표하면서 “대략 10조원이 들어가며 한·미가 반반씩 부담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한국측 부담액은 4조 5800억원이다. 국방부 발표와 벨 사령관의 증언 중 하나가 거짓이라는 얘기다. 먼저 누가 비용을 부담할 것인지를 따져보자. 기지 이전의 수혜자 또는 이전을 먼저 요구한 쪽이 부담한다는 원칙조차 불분명하지만, 백번 양보해 이 원칙을 따르더라도 용산기지는 한국,2사단은 미국이 이전비용을 내야 한다. 그러나 벨 사령관의 증언을 보면 2사단의 경우 한·미가 50대50으로 나누기로 했다고 한다. 미국이 부담하는 비용도 우리가 제공하는 방위비 분담금을 전용할 것이라고 하니 용산을 포함해 대부분의 미군기지 이전에 드는 돈은 한국측에서 내게 된다는 계산이다. 용산기지 이전비용도 터무니없이 불어났다. 당초 국방부 발표대로라면 평택 등 이전지의 땅 매입비를 포함해 5조 5905억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나 벨 사령관은 이전에 100억달러가 소요되며 한국은 이미 20억달러를 지출했다고 증언했다. 용산기지 이전은 참여정부쪽에서 제기하지 않았다면 미국이 먼저 요구해 오고 따라서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억울한 판인데 미국이 요구한 2사단 이전 비용마저 반씩 낸다는 증언은 도대체 어떤 합의에 의한 것인가. 주한미군의 이전비용과 방위비 분담에 관해서는 줄곧 이면합의에 의한 거짓 발표 의혹을 받아왔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미국과 어떻게 합의했으며 얼마를 국민 혈세로 부담해야 하는지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
  • “용산기지 이전비 10조원 한국부담”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김미경 윤설영기자|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최근 미 의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 용산기지 이전비용이 100억달러(약 10조원)에 이르고 한국이 대부분을 부담할 것”이라고 증언한 것이 15일 뒤늦게 밝혀졌다. 벨 사령관은 또 당초 미국측이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강 이북의 미군 2사단 이전비용도 50대50 배분 원칙에 따라 50%는 미국이,50%는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벨 사령관의 발언은 오는 5월쯤 시작될 2009년 이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한국측의 분담금 증액 및 분담금 전용 허용을 요청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벨 사령관은 지난 12일 미 하원 세출위원회에 출석, 업무보고를 통해 “지난 2004년 한·미간 합의된 용산기지 재배치 계획에서 한국은 용산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옮기는 것과 관련된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한국은 이미 이 가운데 20억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대신 “미국은 평택 캠프 험프리내 미군 가족 및 장병 주거시설을 15년간 임차하기로 했다.”며 그 비용이 14억달러(약 1조 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의정부 2사단 이전비용은 미국이, 용산기지 이전비용은 한국이 각각 분담한다는 ‘원인제공자 부담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벨 사령관의 발언을 전면 부인했다. 청와대 및 외교부 당국자도 “한·미 정부간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나 전용을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벨 사령관은 방위비 분담금의 일부를 기지이전 비용으로 돌려 쓰면 50%만 부담하면 된다는 뜻에서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을 기지 이전비용으로 전용하는 것에 대해 국회와 시민단체들이 ‘원칙에 어긋난다.’는 등의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또 이 경우 우리 정부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동맹 차원뿐 아니라 실익과 투명성을 고려해 방위비 분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kmkim@seoul.co.kr
  • 한·미 ‘눈에 보이는 신뢰’ 집중 논의

    한·미 ‘눈에 보이는 신뢰’ 집중 논의

    이명박 정부의 실용외교가 다음달 18일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그 막을 올린다. 새달 15일부터 19일까지 이뤄질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크게 세가지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미 양국간 신뢰 회복과 실질적인 경제협력 확대, 그리고 성숙한 세계국가로의 진입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를 “눈에 보이는 신뢰, 손에 잡히는 경제, 가슴으로 느끼는 책임감”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캠프 데이비드와 신뢰구축 정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캠프 데이비드의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했다.“양국간 신뢰와 우의, 나아가 미국이 상대국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장소”라는 설명이다. 그만큼 양국간 신뢰회복에 대한 미국의 기대감이 크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의 캠프 데이비드 초청장에는 ‘한국이 중요하다. 북한과 중국, 동아시아가 중요하다는 것과 한국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1년 3월 고이즈미 일본 총리,2003년 9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2007년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등 부시 대통령이 양국 관계 강화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담은 정상회담이 모두 이곳에서 열렸다. 두 정상은 특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를 바탕으로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고 지역 및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전략적 동맹관계로 나아간다.’는 내용의 ‘한·미동맹 미래비전’ 채택을 적극 논의할 것으로 점쳐진다. 동북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의 한·미 공조라는 한차원 높은 동맹관계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실무방문과 세일즈 코리아 이 대통령이 ‘실무방문’이라는 형식을 택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외교적 신뢰 회복 못지 않게 경제적인 실리도 챙기겠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이뤄질 뉴욕·워싱턴 방문 일정을 대부분 ‘경제행보’로 채워놓고 있다. 뉴욕에선 증권거래소를 방문하고 경제계 주요인사들과 오찬을 한 뒤 한국 투자설명회(IR)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한국 투자를 역설할 계획이다. 워싱턴에서도 미 상공회의소에서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미 재계회의 공동주최 만찬에 참석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정말 열심히 뛰고 돌아왔다는 걸 말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3대 안보현안 조율 주목 회담의 관건은 ‘눈에 보이는 신뢰’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다. 특히 한국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참여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이라크 파병 연장 등 양국간 3대 안보현안을 두 정상이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심사항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실무선에서 회담 의제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이들 현안은 군사적 효용성 및 주변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신중히 논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PSI는 앞으로 우리의 판단에 따라 참여범위를 조절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해 참여 확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인준과 맞물려 쟁점이 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좀더 실무적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국민의 건강과 과학적 근거, 국제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진경호 윤설영기자 jade@seoul.co.kr
  • [단독]한·미 ‘이라크 파병연장’ 최우선 의제로

    다음달 중순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측은 한국측의 이라크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 및 방위비 분담협상 등 한·미 동맹의 기본 축인 군사동맹 강화를 최우선 의제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1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및 쇠고기 개방 등 통상외교가 현안이지만 이에 앞서 이라크 파병 등 전통적 군사동맹이 회담 테이블에 먼저 오를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 11월 자이툰부대 파견이 1년 더 연장돼 올해 말까지 주둔할 예정인데, 추가 연장에 대한 요청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파병 연장에 대해 외교부가 국방부 등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연장을 결정할 때 부대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 만큼 한·미 동맹 강화를 고려할 때 연장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한·미 동맹 강화와 함께 자원외교를 강조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라크 유전 등 에너지 개발과 동맹군 파병을 연계시킬 경우 파병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자원외교와 맞물린 파병 연장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라크 파병을 통한 한·미 동맹 강화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자원외교와 연결되는 것도 실익을 따져 봐야 한다.”며 “또 한·미 FTA와 쇠고기 문제가 맞물려 있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방위비 분담협상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어떤 카드가 국익에 도움이 될지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단독]외교부 새 북핵라인 미국통 주류

    북핵 6자회담 등 북핵문제를 담당할 외교통상부 새 북핵라인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향후 6자회담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는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차관급)에 김 숙(외시 12회) 제주도 국제자문대사가 내정됐다. 또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내 북핵외교기획단장에 황준국(〃 16회) 다자외교실 국제기구협력관이, 평화체제교섭기획단장에 이정관(〃 15회) 전 주로스앤젤레스 부총영사(동북아시대위원회 파견)가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으로 경수로기획단 파견 등을 거친 권용우(〃 20회) 주러시아 참사관이 최근 부임, 관련 업무를 준비 중이다. 김 본부장 내정자는 외교부 내 손꼽히는 미국통으로, 참여정부 때 북미국장 등을 지냈으나 동북아균형자론, 한·미 방위비 분담협상 등을 둘러싸고 청와대 자주파 ‘386’인사들과 마찰을 빚었다. 황 단장 내정자는 경력의 대부분을 유엔 관련 조직에서 쌓은 다자(多者)외교통이다. 올해 초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에 파견, 권종락 외교부 제1차관의 외교특보 업무를 도왔다. 북핵 관련 경험이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새 정부의 외교정책을 숙지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단장 내정자는 북미과장·동북아시대위 등을 거치며 대미관계뿐 아니라 대북관계에도 밝다는 평이다. 북핵 외교가에서는 이들과 함께 차관보로 내정된 이용준(〃 13회) 전 북핵외교기획단장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김 본부장 내정자와 이 차관보 내정자는 전형적 미국라인으로, 다소 강경한 대북관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북핵문제를 한·미 공조 등 대외관계 위주로 해결하려다 보면 남북관계에 소홀해져 우리만의 역할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정치 분야 참여정부 5년은 노무현 대통령의 끊임없는 ‘정치 실험’으로 채워졌다. 탈권위주의를 이뤄냈다. 국정운영을 공개하고 비선 정치를 청산하는 데도 주력했다. 개별적으로 보고되던 부처 업무현안을 국무회의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처리하게 했다. 임기 초 평검사들과의 공개토론도 파격이었다. 권력형 부정부패로부터 벗어났다. 돈·관권선거가 사라졌다. 참여정부 국정운영백서에 따르면 17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적발 건수는 6402건으로 16대 총선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도 중요한 화두로 던졌다. 지역주의 청산과 연결된다. 행정복합도시와 공기업 지방이전, 지역혁신 클러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적으로는 지역주의 정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의석은 영남권을 제외하고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노 대통령은 임기 내내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선거구제 개혁과 개헌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집중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참여정부의 정치를 “총재 정치·1인 정치로 상징돼온 3김(金)체제를 혁파하는 데 주력했다.”고 요약했다. 그러나 ‘미완의’ 정치 실험은 결국 혼선의 정치로 귀결됐다. 방향은 일부 옳았지만 방법이 성급했고 정교하지 못했다. 자갈밭에 씨앗을 뿌린 셈이었다. 지역주의 정치 타파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내세우며 거론했던 대연정 제안은 오히려 전통적 지지층의 등을 돌리게 했다. 측근정치·보스정치를 단절하기 위해 도입했던 당·청 분리와 청와대 정무수석 폐지도 마찬가지다. 당의 자생적 구조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집권 여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두는 데 실패했다. 당내 차기 대권주자들을 내각에 앉히면서 당·청이 동반 추락하는 결과로 돌아왔다. 대통령도 집권 기간 동안 두 번이나 탈당하는 등 불안정한 리더십을 보였다. 5년 내내 당청갈등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대결적 여야 구도가 심화됐다. 정치권은 물론, 대국민 소통 부재를 낳게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집권당이 무력화된 탓에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해야 하는 정당 본연의 역할을 놓쳤다.”고 평가했다. 오만하다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지난 2005년 8월, 당시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통령은 21세기에 가 있는데, 국민들은 독재시대 문화에 빠져 있어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한 말이 이를 극단적으로 드러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외관계 분야 노무현 정부의 대외관계는 북핵 6자회담 진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상징되는 대북정책이 대외정책과 손발이 맞지 않아 한·미관계에도 상당한 손해를 미쳤고, 일본·중국 등 다른 4강과도 적지 않은 마찰을 빚는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평가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미관계에서 드러난 ‘자주파’와 ‘동맹파’의 갈등, 동북아 균형자론 등은 결국 한·미동맹 진전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한·미간 오랜 현안이었던 주한미군 재배치, 방위비 분담, 용산 미군기지 이전, 전시작전권 전환 등이 상당부분 해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양국간 적지 않은 갈등을 야기, 한·미동맹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일본·중국과도 호혜적 우호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권 초기 우호적으로 시작했던 일본과의 관계는 일본측의 독도 영유권 주장,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배타적경제수역(EEZ) 갈등, 역사교과서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이 잇따라 대두되면서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에 따라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가 전면 중단되는 등 불편한 관계로 바뀌게 됐다. 중국과도 한동안 동북공정(東北工程) 등 역사문제로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탈북자 문제 등도 양국 관계 진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고려, 정치·경제적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교육 분야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은 ‘낙제점’에 가깝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엘리트주의에 맞서 교육평등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학생들의 학습의지를 떨어뜨리면서 학력저하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한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계층이동을 지향점으로 내세운 교육 평등주의는 열매를 맺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추구해야 할 과제다. 2003년 7월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 설치로 시작된 참여정부 교육개혁정책은 ‘파격’으로 일관했다.‘서울대 폐지’ 등 대학의 서열 구조 타파와 기득권 폐지를 외치는 인사들이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했다.2004년엔 수능 9등급제 도입,2006년 외고 운영 개선 방안 등 교육개혁안이 쏟아졌다.2008학년도 입시에 처음 적용된 수능 등급제는 교육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다. 변별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학생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죽음의 트라이앵글(내신·논술·수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사교육비가 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도 더욱 커졌다.3불 정책(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을 고수하면서 대학당국과 교육부의 마찰도 끊이질 않았다. 한국교총은 참여정부가 형평성만 강조한 교육정책을 집행하려다 공약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교육공약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자율성 강화, 학교선택권 확대, 교원 양성·임용제도 및 승진·전보제도 개선, 사교육비 경감, 방과 후 학교 등을 특히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제 분야 1인당 국민소득은 2003년 1만 2826달러에서 지난해 2만 81달러로 노무현 정권 5년 사이 57% 늘었다. 하지만 실질 소득의 증가보다 원·달러 환율이 같은 기간 1200원에서 930원으로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소득 증가도 상위계층에 쏠려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03년 265만원에서 지난해 322만원으로 5년간 57만원 늘었다. 하지만 소득에서 소비를 뺀 흑자 규모는 상위 20% 가구의 경우 월 200만원이 넘지만 하위 20%는 월 34만원씩 적자를 봤다. 소득 계층간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5분위 배율은 2003년 7.24배에서 지난해 7.66배으로 악화됐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균형이 심한 지니계수도 같은 기간 0.341에서 0.35로 해마다 높아졌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고 약속했으나 특정 지역을 겨냥한 세금정책 등으로 주변 집값마저 상승하는 ‘버블 도미노’ 현상을 일으켰다. 부동산 대책을 12차례나 발표하면서도 과잉 유동성 문제에는 뒤늦게 대처하는 우를 범했다. 부동산포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아파트 값은 평균 34.8%, 서울 지역은 43.4% 뛰었다. 경기도는 37.6%, 충남도 31.9% 올랐다. 대기업은 수출호조로 호황을 누린 반면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또한 사교육비 증가와 비정규직 증가로 서민 가계는 여태 몸살을 앓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언론 분야 참여정부는 언론과의 긴장관계를 강조했다.2003년 출범 직후부터 가판신문 구독금지, 개방형 브리핑제 도입, 신문법 제정 등 언론 개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냈다. 언론을 방송과 신문, 인터넷 등으로 구분하는 ‘편가르기’ 현상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도 언론에 대해 ‘기득권 집단’,‘불량상품’,‘기자실 대못질’ 등 거친 언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부 정책은 노 대통령의 왜곡된 언론관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는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추진된 이른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월16일 국무회의에서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기사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지 해외 실태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국정홍보처는 3월 국내외 기자실 운영실태 조사결과를 내놓았으며, 두 달 뒤인 5월 정부부처 기자실 통·폐합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훼손한다는 각계각층의 지적과 함께, 일부 언론에 국한됐던 갈등이 일선 취재현장 전체로 전면화되는 결과를 낳은 ‘최대 악재’가 됐다. 기자들은 정부청사 로비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전원이 끊긴 경찰청 기자실에서는 촛불을 켜고 기사를 작성했다. 이같은 전대미문의 갈등은 노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풀리지 않았다. 결국 언론 개혁이라는 취지는 사라지고, 소모적이고 불필요했던 논쟁만이 남은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알림]

    ●알림 국방부는 본지 2월22일자 2면에 게재된 ‘주한미군 동결 대신 방위비 추가 부담을´ 제하의 기사에서 “우리측에 방위비를 추가로 부담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알려왔습니다.
  • 실용외교 사령탑 힘 실린다

    실용외교 사령탑 힘 실린다

    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상대로 이뤄진 외교통상부 업무보고의 화두는 ‘글로벌 코리아로의 도약’이었다. 이를 위해 인수위는 청와대·통일부 등으로 흩어져 있는 대외정책을 외교부가 총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외교부의 역할과 기능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 외교가 한걸음 도약할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외교부의 ‘덩치’만 키운다고 해서 효율성이 담보되는 것은 아닌 만큼 업무 재조정 등을 분석한 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외교장관,NSC 위원장 되나? 인수위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외교부 업무보고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외교부 기능 조정과 관련, 인수위는 정부부처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며 “이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다음주 2차 업무보고때 제출토록 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또 “청와대·통일부 등에 흩어져 있는 대외정책 기능을 한군데로 통합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라며 “정부 조직개편의 큰 틀 아래 종합적으로 검토, 구체적 방향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청와대 안보정책 기능과 통일부 대북협상 기능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역할도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처간 외교안보정책을 조율하는 NSC는 ‘실세’였던 이종석 통일부 전 장관이 상임위원장을 맡았으나 이 전 장관이 물러난 뒤 지난해 2월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넘어가는 등 일관성이 없었다. 이에 따라 3개 부처의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외교 소식통은 “외교부가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가 되려면 NSC 위원장도 외교장관이 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가 보고한 ‘3대 비전과 7대 독트린’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밝혔던 ‘MB독트린-한국외교 7대 과제와 원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해 2월 MB독트린이 처음 발표된 뒤 지적돼온 것과 마찬가지로, 실용외교 추진을 위한 비전은 담겨 있으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결여돼 향후 외교부가 이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가 숙제로 남는다. 특히 이 당선인이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한·미동맹 강화와 관련, 북핵문제 해결은 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쇠고기 문제 해결, 주한 미군기지 이전 및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걸림돌이 많아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비전과 독트린, 넘을 산 많아 인수위는 또 참여정부가 초기 주장했던 ‘동북아 균형자론’에서 벗어나 한·미·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3국 외교장관 정례 회동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이에 대한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자칫 한·미·일 동맹을 추진하는 것처럼 보여 중·러 등 다른 4강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 당선인의 대북정책 공약인 ‘비핵·개방·3000’을 실천하기 위한 400억달러 상당의 국제협력자금 조성문제도 현실성을 고려,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약에 따르면 국제기구 등을 끌어들일 계획이지만 자칫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전액 충당하게 될 수 있어 이는 고스란히 국민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또 안보와 경협, 인권문제를 묶어 해결하는 ‘헬싱키 프로세스’를 북한에 적용하는 것도 주문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유럽 국가들이 소련에 적용했던 헬싱키 프로세스가 한반도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실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07 부처별 정책 평가] 통일·외교·국방부

    [2007 부처별 정책 평가] 통일·외교·국방부

    통일부는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인 2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총리회담, 부총리급의 경제협력공동위원회 등 굵직굵직한 남북간 회담이 하반기 잇달아 열리면서 남북 화해 및 진전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대선을 코앞에 두고 진행된 이같은 남북간의 접촉이 경제협력, 이산가족 상봉 확대 등의 실질적인 남북관계 진전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 특히 통일부는 각종 회담 준비의 실무 주역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지만 오히려 정부 부처내에서의 입지가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향후 정부조직개편 대상 부처로 오르내리고 있다. 통일부가 올해 추진한 정책을 결산해 보면 당초 계획보다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연초 연두업무 보고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기반 구축 ▲남북상생의 경제협력 추진 ▲개성공단 사업의 안정적 발전 ▲인도적 과제의 실질적 진전 ▲사회문화 교류협력 심화 ▲대북정책추진 기반 확충을 주요 추진 정책으로 내세웠다. 이같은 정책 추진 방향을 제시할 때만 해도 지난해 북핵 미사일 실험으로 남북관계 기상도가 그리 밝은 편은 아니였다. 그러나 지난 10월2∼4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이같은 통일부의 정책 추진은 속도를 낼 수 있는 반전의 기회를 맞게 됐다. 남북 정상이 7년 만에 다시 회담 테이블에 앉아 한반도 정전체제 종식을 위한 4자회담 추진 등에 합의, 평화체제 구축의 토대를 닦았다. 이어 열린 총리회담(11월), 부총리가 위원장인 경제협력공동위원회(12월)에서는 정상회담의 세부적인 이행방안을 위한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 개성공단 활성화 방안과 개성공단 화물열차 운행 등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 각 분야별로 사업 이행 시기와 추진 일정 등도 적시, 향후 남북관계를 업그레이드시킬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한국전쟁으로 중단됐던 경의선 열차가 56년 만에 재개, 남북철도 시대가 열리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개통 다음 날부터 10량짜리 이 열차는 화물 수요가 없어 텅 빈 채로 달리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의 합의 사항들이 ‘알맹이 없는 속 빈 강정’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개성공단 활성화, 조선협력단지 건설 등 경협부문에서는 어느 정도 속도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반면 이산가족 상봉 확대, 납북자 문제 등 인도주의 분야에서 기대만큼의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남북간 합의사항을 집행할 예산을 확보하는 문제 역시 과제다. 특히 내년 보수정권 출범으로 남북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통일부의 올 한해 결산을 제대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국방부 “눈에 띄는 감점 요인이 없으니 평균 학점 이상은 받지 않겠나.” 올해 국방정책의 성적을 매겨 달라는 주문에 익명을 요구한 안보전문가는 주저없이 ‘B-’라고 답했다. 특별히 잘하지는 못했지만 흠 잡을 구석도 없다는 얘기였다. 가장 큰 성과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기를 무난히 합의한 점이 꼽힌다. 지난해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2009∼2012년으로 잠정 합의한 뒤 양국은 환수 시기를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그 사이 재향군인회와 성우회 등 보수적 예비역 단체들은 환수계획 백지화를 요구하며 국방부를 압박했다. 하지만 긴장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2월 워싱턴에서 열린 국방장관회담에서 김장수 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장관이 전격적으로 2012년 4월17일로 환수시기를 합의한 것이다. 군으로선 정보·감시 전력 확보 등 독자적 방위역량을 구축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 셈이다. 럼즈펠드 전 장관 등 펜타곤 내 군사혁신파의 퇴진이 가져다준 선물이었다.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뒤 중단됐던 군사회담이 재개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공동어로와 해주직항로 개설 등 서해 평화정착 방안을 두고 5, 6차 장성급 회담을 진행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로 회담은 공전을 거듭했다. 공동어로·평화수역 설정 문제는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7년만에 열린 11월 국방장관회담에서도 뚜렷한 합의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다만 이달 중순 7차 장성급회담에서 개성공단 등 남북관리구역 3통(통행·통신·통관) 개선을 위한 군사보장에 합의한 것은 뚜렷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전비 분담과 관련, 부실협상 논란에 휘말렸던 미군기지 평택 이전사업도 마스터플랜(MP) 작성과 사업관리업체(PMC) 선정을 마무리짓고 11월 공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미국이 부담해야 할 미 2사단 이전비의 절반가량이 우리 정부가 미군에 제공하는 방위비분담금에서 집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용 논란이 제기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병 복무기간 단축과 유급지원병·사회복무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병역제도 개선안도 국무회의를 통과해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특히 종교·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한 것은 군이 ‘소수자 인권의 사각지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 정책보좌관을 지낸 김종대 월간 ‘디앤디’ 편집장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면서 “다만 지난해 국방개혁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정치적 반대여론에 휘말려 본격적 실행단계로 진입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외교통상부 외교통상부는 올해 밖으로는 6자회담을 축으로 한 북핵 외교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통상외교 그리고 안으로는 외교역량 강화에 역점을 뒀다. 북핵 문제나 통상 외교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으나 마무리가 되지 않아 차기 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1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재개된 북핵 6자회담을 통해 참가국들은 2·13합의와 10·3합의를 이끌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 핵시설 폐쇄에 이어 불능화 작업에 착수하는 등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중유 100만t에 해당하는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을 주도했으며, 북·미간 이해관계를 중재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비핵화 2단계인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 과정이 난항을 겪고 있어 이를 넘어 최종 단계인 핵폐기까지 도달할 수 있느냐가 과제로 남았다. 한·미 동맹 발전을 위한 대미 외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미군 재배치 등 현안이 어느 정도 해결됐으나 방위비(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 조정,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등은 차기 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타결된 한·미 FTA 협상은 통상외교의 최대 성과로 꼽을 수 있으나 협상 결과를 놓고 양국 내부의 논란이 적지 않아 의회 비준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미 FTA 체결에 따라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가입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적용까지는 1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한·중·일 동북아 협력 강화 및 중동·중앙아시아 외교도 적지 않은 소득을 얻었다. 특히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정례화를 이끌어 냈으나 정상회담 정례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중동·중앙아 외교는 올해 구체화한 ‘중앙아 포럼’ 및 ‘중동 소사이어티’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느냐가 과제다. 올해 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외교도 활기를 띠었다. 본부에 공적개발원조(ODA)를 담당하는 개발협력정책관실을 신설하고, 유엔 레바논평화유지군(UNIFIL)인 동명부대를 파병한 것은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난해 찬성했던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한 ‘정치적 이유’로 기권표를 던짐으로써 인권 외교의 일관성을 잃고 국격을 손상시켰다는 비판을 받는 등 오점을 남겼다. 재외국민 보호 및 재외공관 서비스 문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과 나이지리아 대우건설 근로자 피랍, 소말리아 선박 피랍 등 피랍사건이 잇달아 발생할 때마다 정부의 대처능력은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대사관녀’‘영사관남’ 같은 말을 낳을 정도로 재외국민에 대한 영사 서비스는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화 응대법 등 서비스 제고를 위한 교육이 강화됐으나 국민들이 만족할 만큼 혁신을 이루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日, 미사일 방위시스템 중무장

    일본이 18일 요격미사일(SM3)발사 실험에서 성공을 거두며 미사일 방위(MD)시스템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반면 러시아는 “어떤 MD체제도 뚫을 미사일 개발”을 공언하면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을 같은날 발표했다. 중국도 MD체제가 ‘동북아 힘의 균형’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MD협력이 동북아의 군사긴장과 군비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은 미국에 이어 해상배치형 SM3 요격에 성공, 지상배치형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3(PAC3)와 함께 MD시스템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게 됐다. 일본은 다음달 초 SM3를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곤고호’는 18일 오전 7시쯤 미국 하와이 카우와이섬에 위치한 미 해군 태평양 미사일 사격장에서 모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자, 수백㎞ 떨어진 해상에서 탐지 및 추적을 시작,4분 뒤 탑재한 SM3를 쏘아올렸다. 이어 3분 뒤 고도 100㎞ 이상의 대기권 밖에서 미사일을 명중, 파괴했다. 첫 SM3 실질 훈련은 7분 만에 성공리에 끝났다. 미국은 SM3 요격실험을 13차례 실시,11차례 성공했다. 일본 방위성 측은 “탄도미사일에 대처할 수 있는 태세를 갖췄다.”면서 “일본 방위의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했다. 또 “미·일 양국이 기술·운영에서 협력한 성과”라고 말했다. 미국 측도 “미·일 협력에 매우 주요한 사건이다. 일본은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MD시스템에 대해 ‘확고한 미·일 동맹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현재 미·일 양국은 2014년을 목표로 차세대 SM3의 공동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MD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기술이나 운영이 대부분 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SM3는 미국제이다.PAC3는 미쓰비시중공업이 미국으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 생산하고 있다. 탄도미사일의 발사 탐지는 미국 조기경계위성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장비와 정보를 모두 미국에 기댈 수밖에 없다. 더욱이 MD시스템의 유지와 새로운 장비 개발 등을 위한 방위비 부담도 만만찮다는 것이다.1조엔(약 8조 29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MD시스템의 헌법상 해석 문제도 정리되지 않았다.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를 표적으로 한 탄도미사일을 MD시스템으로 요격했을 때 헌법 9조로 금지된 ‘집단적 자위권 행사’라는 해석 때문이다. hkpark@seoul.co.kr
  • 분계선·DMZ 관리업무 2012년이전 한국 이양

    분계선·DMZ 관리업무 2012년이전 한국 이양

    한·미 양국은 7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제39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갖고 동맹관계 강화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협력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특히 한반도 정전관리 책임을 조정하는 문제를 전시 작전통제권이 전환되는 2012년 4월 이전에 마무리짓기로 하고, 유엔사령부가 맡고 있는 정전유지 임무를 2012년 이후엔 한국군이 담당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에서 “전시작전권 전환 이후 유엔사 역할을 조정하는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김장수 장관과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유엔사 관련 로드맵은 현재 작업이 진행 중이며 몇년 간에 걸쳐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의 발언은 유엔사의 기능 가운데 군사분계선 통과와 비무장지대 출입 허가 등 정전관리 임무는 한국군에 이양하고, 한반도 위기관리와 유사시 전력지원을 통한 전쟁수행 기능은 유엔사를 통해 미국이 계속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또 현행 방위비 분담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실무급 협의를 계속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은 방위비 분담 협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총액이 아닌 ‘소요충족형’으로 분담액을 결정하고, 현금이 아닌 현물로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반도 전쟁 위기를 막기 위해 미국이 핵우산 제공 등 ‘확장억제’ 정책을 지속하고 유사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상당한 지원전력’을 제공한다는 공약도 재확인했다. 게이츠 장관은 “주한미군의 수는 주변 안보 상황을 고려해 양국간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안보에서 미국의 역할은 (전작권이 전환되는)2012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2007 대선 매니페스토] 역대 외교·안보정책 파괴력은

    [2007 대선 매니페스토] 역대 외교·안보정책 파괴력은

    역대 대선에서 외교·안보·통일정책은 어느 정도 파괴력을 발휘했을까. 외교정책을 둘러싼 주요쟁점이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부상한 적은 없었고, 통일정책 가운데 북핵문제와 대북지원은 2002년 16대 대선에서 쟁점으로 부상했다. 국방정책에서 사병복무기간 단축 같은 표를 의식한 인기영합 공약이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은 장밋빛이었고, 후보별 차별성은 찾아 보기 어려웠다. ●통일정책 통일정책은 남북관계의 변화와 발전에 따라 다양한 통일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고, 중장기 추진과제들이 제시됐다.13대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는 남북기본관계에 관한 잠정협정 체결을 공약으로 내세워 7·7선언을 이끌어 냈다. 김대중 후보는 13대 대선에서 평화공존, 평화교류, 평화통일의 3단계 통일론을 제시하면서, 미·일·중·소의 남북한 동시 교차승인,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 등의 어젠다를 제시했다.14대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는 남북핵 상호사찰 실시, 남북협력기금 확충 등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15대 대선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이회창·김대중 후보는 각각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기본합의서 정신을 살리는 과정에서’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인제 후보는 ‘조건없는 추진’을 주장했다.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을 거치자 16대 대선에서는 북한 핵문제와 대북지원이 쟁점으로 등장했으며, 노무현 후보는 ‘대북지원 및 경협과 일괄타결안’을 제시했다. 반면 이회창 후보는 ‘핵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현금지원을 중단하고, 핵개발을 대북지원과 경협과 연계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외교·국방정책 외교정책 분야에서 한미행정협정 개정, 작전지휘권 환수문제 등이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13대 대선이었다. 외교정책이 선거의 핵심 어젠다로 부상한 것은 처음이었다.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직속 동북아 중심국 프로젝트 전담기구 설치, 동북아 철도공사 설립, 동북아 평화 및 경제협력체, 동북아 개발은행, 동북아 에너지 협력기구 창설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국방정책 공약에서는 표를 의식한 인기영합식의 공약과 실현성이 뒷받침되지 못한 장밋빛 공약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한미군 주둔을 비롯한 한·미 안보문제, 방위비 규모, 병력감축을 비롯한 군축문제 등 민감하고 굵직한 현안에 대해 후보 사이에서 뚜렷한 이견은 찾아 보기 어려웠다. 예비군 복무기간 단축, 사병 복무기간 단축, 민방위 복무연령 인하 등 실리적 공약들이 등장했다.13대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가 예비군 의무훈련기간 8년으로 축소, 사병복무기간의 축소, 민방위 복무연령인하, 보충역 대상 확대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다른 후보들은 예비군 5년제, 사병복무기간 2년으로 단축, 민방공훈련의 폐지 등을 경쟁적으로 제시했다. 14대 대선에서는 군복무기간과 예비군 훈련시간 단축, 직업군인 복지 등 표를 의식한 공약들이 앞다퉈 제시됐으나 전력보충방안이나 예산구상 검토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15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5년간 GNP 3.2% 이상 국방예산 확보 등을, 김대중 후보는 직업군인 보수 대기업 90%로 개선, 계급별 정년 점진적 연장 등을 약속했다.16대 대선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국방개혁위원회 설치, 사병봉급의 현실화 등을 제시했으며, 노무현 후보는 예비군 편입기간과 편성연령 3년씩 단축, 예비군 동원훈련일수 3일 축소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 ‘방위비 전용 논란’ 美기지 이전 차질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미 2사단 이전 비용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한국 내 논란에 대해 “주한미군 기지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츠 장관은 또 올해 말로 철군이 예정된 아프가니스탄의 동의·다산 부대와 관련, 한국측의 추가적인 기여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장관은 2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김장수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이런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게이츠 장관은 회담에서 한국측 방위비 분담금을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사용하지 말라는 한국 국회의 견해를 들었다면서 이는 주한미군 기지 이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장관은 “(이미 분담금 협상이 끝난) 2007∼2008년 방위비를 기지이전에 사용하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2009년 이후) 외교채널을 통한 새로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해 나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시민단체 등에서는 2사단 이전은 주한미군의 희망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이전에 따른 비용은 한국측이 부담한 방위비 분담금이 아닌 미측 자체 비용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 한국과 미국은 5일 서울에서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액 산정 및 운용 방식의 개선 방안을 협의한다. 게이츠 장관은 또 올해 말 철수가 예정된 아프가니스탄 동의·다산 부대에 대해 “(내가) 전 세계에 다니며 아프간 문제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아프간의 중요성을 감안, 한국이 더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사실상 파병 연장을 기대했다. 김 장관은 “동의·다산 부대는 국회 의결에 따라 올해 철수할 예정”이라면서도 “아프간의 문제를 잘 알고 있으며 지방재건팀(PRT)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PRT는 지방정부의 능력개발과 재건, 경제 발전을 위해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미 국무부 주도의 다국적 종합 민수용 사업팀이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국방부, 방위분담금 美2사단 이전비로 전용할 수 있게 2003년 훈령 개정

    우리 정부가 지출하는 방위비분담금의 일부를 주한미군이 미 2사단 이전비로 전용할 수 있도록 국방부가 2003년 훈령을 개정해 준 사실이 한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청구 결과 확인됐다.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이 최근 국방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2003년 6월 훈령 제736조를 개정, 방위비분담금 가운데 연합방위력증강사업비(CDIP)가 2사단 이전사업에 투입될 수 있게 했다. 국방부는 당시 5조 ‘사업선정 기준’ 조항에 ▲주한미군 전투 긴요시설 사업(6항)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 관련부대의 병영필수시설 사업(10항)을 추가했다. 한·미 양국의 연합방위전력 증강을 위해 책정된 예산을 미 2사단의 작전·행정·막사·취사시설 등을 이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국방부는 그동안 “방위비분담금은 (우리 정부가) 미국에 일단 준 돈이기 때문에 집행내역에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훈령 개정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정부가 방위비분담금 전용의 법적근거를 마련해 줬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평통사의 유영재 사무처장은 “2003년 개정된 훈령은 2사단 이전비는 미국측이 부담키로 한 2002년 10월의 LPP협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면서 “상위법인 ‘조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훈령은 무효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주한미군 주둔비 절반 한국부담 타당”

    정부가 상반기 중으로 미국과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장수 국방장관이 방위비(주한미군 주둔비)의 절반을 한국이 부담하는 게 옳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학계와 시민단체 일각에선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주무부처 장관의 발언으로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 장관은 27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이 50%를 우리가 부담해주길 원하고, 우리도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주한미군 역할을 고려할 때 주둔비 절반정도는 부담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 장관은 다만 “지금까지 관례도 있고 우리 능력도 감안해야 한다.”며 “주둔비의 어떤 항목들에 대해 50%를 부담할지는 검토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한미군의 규모 감축과 역할변화를 고려해 분담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평화통일연구소 박기학 연구원은 “주둔군 수는 줄어드는데 지원금을 증액하겠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면서 “미국이 부담해야할 미2사단 이전비에 충당하라고 분담금을 늘려주는 셈”이라고 꼬집었다.고상두 연세대 교수도 “주한미군의 지위가 대북 억지력에서 동북아 분쟁에 개입하기 위한 기동군 개념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분담금을 지금보다 늘리라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송외교“투명한 분담 논의할 것”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24일(현지시간)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를 더 부담하지 않으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주한미군 기지의 재배치 계획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자료에서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을 50대 50으로 부담해야 공평한 수준이라고 믿는다.”면서 “한국이 공평한 부담을 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 계획 재검토를 포함해 미국 정부에 정부 회계상의 조치를 건의하도록 강요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지난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38%를 부담했고 올해 41% 정도를 부담할 예정으로,50대 50 부담원칙에는 여전히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군이 자금 사용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반도에서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미군장비와 완전하게 통합작전을 할 수 있는 전역미사일방어(TMD)시스템을 한국이 구입, 실전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벨 사령관은 이를 위해 한국측이 최신 (미사일 격추용) 패트리엇 미사일인 PAC-3를 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간 방위비 분담 방식을 더욱 합리적이고 투명하고 책임성 있게 집행할 수 있는 방식을 미측에 제의한 상태이며 미측도 그런 방안에 동의했다.”며 “가급적 이른 시기에 양국간 방위비 분담 체계를 투명하게 개선할 수 있는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다른 한 당국자는 “벨 사령관이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을 하게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발언의 내용도 균형잡힌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2009년 이후 방위비 분담 협상을 올해 상반기 중 착수하기로 일정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dawn@seoul.co.kr
  • 평택기지 5조6000억 부담

    평택기지 5조6000억 부담

    10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주한미군 기지이전 사업비의 우리측 부담액이 최소 5조 590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택 기지공사는 2011∼2012년쯤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은 20일 국방부 청사에서 회견을 열고 최근 한·미가 합의한 기지이전 시설종합계획(마스터플랜·MP)의 윤곽을 공개했다. 항목별로는 ▲부지매입비 1조 105억원 ▲공사비 3조 6700억원 ▲설계·사업관리비 5300억원 등이다. 지난 2004년 국회에 보고했던 것보다 1330억여원 증액된 규모다. 우리측 부담이 늘어난 것은 당초 480억원 정도로 추산했던 C4I(지휘·통제체계) 이전 비용이 미국측 요구로 2000억원대로 늘어난 데다 대규모 성토(盛土) 비용이 추가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시설 통·폐합으로 건물공사비는 줄었지만 토목비와 C4I 이전비 증가로 전체비용은 늘었다.”면서 “C4I와 학교·병원 건설비 등 4개 분야에 대해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관심을 모았던 이전사업비 총액에 대해선 “건설공사 특성상 정확한 추계가 어렵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총액 공개시 미군측 부담액도 드러나게 돼 한·미간 분담비율 문제가 정치쟁점화될 것을 우려하지 않았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방부는 지금까지 한·미가 ‘50대50’ 비율로 이전비용을 분담하게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하지만 학계·시민단체 등에선 미국측 분담액의 절반 이상이 한국정부로부터 받는 방위비분담금에서 지출된다는 점을 들어 우리측의 실제 부담률은 75%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한다. 한편 주한미군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한국측의) 최종 MP가 작성·발표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美·日 새달말 군사기밀 포괄협정 체결

    |도쿄 박홍기특파원|군사기밀 누설을 막기 위해 일본과 미국 정부가 추진해 온 ‘군사정보에 관한 일반 보전협정(GSOMIA)’이 다음달 말 양국의 외무·국방장관이 참석하는 미·일 안전보장협의회(2+2)에서 최종 합의될 것이라고 19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미사일방위(MD) 시스템 도입 등으로 양국간 높은 수준의 비밀정보를 공유할 기회가 증가, 포괄적 협정이 불가결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협정이다. 현재 양국 간에는 방위비밀보호를 위한 ‘방위지원 협정’이 맺어져 있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협정에 따라 비밀보호법을 제정, 방위성과 방위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장비와 관련된 비밀을 보호하도록 해왔다. 하지만 비밀보호법에는 양국이 각각 기술을 제공, 공동으로 연구·개발하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반면 ‘GSOMIA’는 장비뿐 아니라 기술정보와 작전정보, 훈련정보에 관한 문서와 화상을 포함해 양국 정부와 민간기업의 모든 비밀 보호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협정이 체결되면 일본의 기밀보전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미군이 일본 기업에 이지스함 등 최첨단 군사장비 보수작업을 발주하기도 쉬워질 전망이다. 다만 협정에는 작전·훈련 등의 정보도 보호대상에 들어가 방위성이나 자위대가 이같은 정보를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방위비밀누설교사죄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방위비 분담금의 몇가지 문제/김형태 변호사

    1960년대까지만 해도 악수하는 두 손이 그려진 밀가루포대를 흔히 볼 수 있었다. 이 그림은 PL480호 법안에 따라 미국이 우리에게 지원한 식량임을 표시하는 것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한·미 두나라는 1991년부터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을 맺어 주한미군 유지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한국이 부담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6차례의 특별협정이 있었고, 지난 3월2일에는 7255억원에 달하는 7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안이 국회 통외통위를 통과했다. 법안소위는 부대의견을 달았다.“정부는 종래입장을 번복하여 방위비분담금이 기지이전비용으로 집행되고 있음을 시인했으며 분담협정과 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LPP)이 별개임에도 불구하고 분담금으로 기지이전 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불합리함은 물론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어려우므로 미측과 협의를 통해 개선방안을 강구할 것” 이런 부대의견도 붙였다.“방위비분담금 관련 예산이 국회를 통과한 후 비준동의안을 제출하여 국회의 예산심의·확정권이 침해되는 절차적인 문제를 엄중히 경고하고 미국과 협의하여 개선방안을 모색토록 할 것” 국회의 지적대로 이번 7차 방위비분담금협정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 협정은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조약의 성격을 지니므로 국회의 비준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협정비준동의안이 현재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미 지난해 12월 6804억원의 방위비 분담금 예산을 미리 확정했다. 이는 명백한 헌법위반이라 하겠다.2002년 5차,2005년 6차 협상의 경우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었고 국회는 매번 예산심의·확정권을 침해했다며 경고를 했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협정비준동의안도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3월1일까지 방위비분담금 일부가 미군에게 지급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점이다. 이 역시 헌법에 어긋난다. 본래 방위비 분담의 기본 원칙은 한·미 소파 5조에서 한국은 시설과 구역을 제공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른 모든 경비를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7차에 걸친 방위비분담금협정에서는 주한미군 유지에 따른 경비도 한국이 일부 부담토록 하고 있다. 상호 모순된다. 미군은 방위비분담금 중 군사건설비와 연합방위력증강 사업비를 평택 기지이전 비용에 사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 국회의 지적처럼 “불합리하고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는 그동안 방위비분담금을 기지이전비용에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해 오다가 이번 7차 협정 비준동의안 처리과정에서 사용사실을 시인했다. 벨 주한미군 사령관도 방위비분담금의 50%를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와 미국은 미군기지비용과 관련하여 LPP를 체결했다. 여기서 미2사단 기지비용은 주한미군이 분담하게 되어 있었다. 방위비분담금을 어디에 쓰든지 이는 미군의 돈이며 한국은 관여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LPP에 명백히 위배된다. 이번 7차 협정에서 분담금을 2006년보다 451억원 증액한 것도 문제다. 오히려 2005년도에 한국인 노동자 575명이 자연 감소되어 인건비가 267억원 정도가 줄었으며,2005년도에 대상사업을 선정하지 못해 이월한 금액만 390억원이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주한미군의 임무 대부분이 한국군에 넘어왔고 미군의 역할은 지원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분담금 책정시 고려해야 한다. 미군이 평택으로 기지를 옮기는 것은 한반도 방위에서 다른 지역 분쟁해결을 위한 신속 기동군으로 전환하려는 포석의 일환이다. 다음 임시국회 본회의는 7차 협정안을 다루면서 이런 문제들을 충분히 살펴보아야 하겠다. 김형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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