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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진짜 문제는 언론의 ‘선택적 받아쓰기’/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짜 문제는 언론의 ‘선택적 받아쓰기’/박록삼 논설위원

    뜨거웠던 여름의 끝자락인 지난 8월 하순부터 시작된 이른바 ‘조국 사태’는 한국 사회에 굵직한 과제를 던져 줬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사안이지만 많은 이들의 주된 관심사에서는 뒤로 밀려났다.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살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이 과정 속에서 ‘검찰개혁’ 혹은 ‘조국 사퇴’를 둘러싸고 한국 사회는 두 쪽으로 갈라졌다. 타협과 양보가 없는 사회의 민낯은 대립과 갈등할 사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치유해야 할 중요한 과제임이 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검찰의 선택적 정의’는 충분히 지탄의 대상이었다. 그렇다면 언론은 어땠을까. 언론 또한 심각하게 고민하고 반성해야 할 책임의 지점이 있었다.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검찰이 그들의 의도와 입맛에 따라 흘려 주는 내용을 언론은 ‘취재’라는 이름으로 받아쓰는 것이 상당수였다. 그 지점을 ‘언론의 선택적 받아쓰기’라 명명하고 싶다. 언론인에게 너무 자조적인 말이다. 또 구조적 한계와 묵은 관행 속에서 노력하는 기자들로서는 모욕감을 느낄 수 있다. 어찌 보면 받아쓰는 것은 기자의 숙명이기도 하다. 세상에 없는 내용을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말과 소식을 독자에게, 시민에게 전하는 것이 기자라는 직업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받아쓰기 자체가 아니다. 누구로부터 받아쓰느냐, 무엇을 받아쓰느냐, 어떻게 받아쓰느냐는 것이다. 그에 따라 언론의 보수성·진보성, 혹은 편향성·중립성, 아니면 야당지·여당지 등 다양한 이미지와 역할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내부 성찰은 채 무르익지 못했다. 외부의 비판을 추스르기도 전에 언론은 또 다른 사회적 의제로 넘어갔고 기존 보도 관행으로 돌아갔다. 그 고질적 악습은 ‘조국 사태´ 이전에도 있었고, ‘조국 사태’ 이후에도 변함없이 반복됐다. 먼저 지난 7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때를 돌이켜 보자. ‘일본 보복카드 100개, 이제 겨우 한 개 나와’라는 보수언론의 1면 톱기사는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부추기기에 충분했다. 일본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한 교수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 그러나 이후 몇 달 양국관계 상황을 보면 그저 실소할 따름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측이 50억 달러(약 5조 9260억원)라는 턱없는 인상안을 들고 나와 절대다수 국민들을 기함하게 한 협상이 이어지던 지난달 21일, 한 보수언론은 1면에 ‘미, 주한미군 1개 여단 철수 검토’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워싱턴 한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했다. 한국 사회의 해묵은 안보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는 즉각 성명서를 내고 특정 언론사를 거명하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 기사를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일련의 언론 보도에는 공통점이 있다. 받아쓰기다. 그것도 선택적 받아쓰기. 그 기저의 핵심에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만이 오롯이 자리잡고 있다. 오직 일본 정부의 입장만 담겼을지라도 문 정부 비판에 유효하면 보수언론은 그대로 받아쓰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외교안보와 같은 예민한 국익의 사안도 문 정부를 비판하기에 적절하면 미국 정부의 기사 삭제 요구 등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결기까지 보인다. ‘선택적 받아쓰기’의 폐해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 검찰수사관 A씨의 불행한 소식 직후인 지난 2일 한 언론은 제목에 ‘단독’을 달아 A씨가 ‘윤석열 총장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겼다고 ‘누군가’의 말을 받아썼다. 사실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 각자의 입장과 처지에 따라 숱한 추측과 해석이 가능할 만한 기사였다.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다음날 A씨의 유서를 확인한 다른 언론에서 윤 총장 앞으로 세 문장의 메모를 남겼다며 “윤석열 총장께 면목이 없지만, 우리 가족에 대한 배려를 바랍니다”라는 문장을 직접 인용했다. 여전히 사실관계는 오리무중이다. 언론은 세상의 모든 일을 다 드러낼 수 없다. 그렇다고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도 언론은 다양한 입장과 이해관계에 대해서 고루 말하지 않는다. 언론의 객관성과 중립성이 허상에 불과함은 이제 상식이 됐다. 하나 이는 결코 나쁜 게 아니다. 개별 언론이 각자 지향하는 가치와 세계에 대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중립성의 가면을 쓴 채 ‘선택적 받아쓰기’를 일삼으며 사실을 왜곡해 여론을 호도하고 기만하는 게 진짜 나쁜 일이다. 언론개혁이 필요하다. youngtan@seoul.co.kr
  • 방위비 압박하러 온 트럼프, 70살 나토 씁쓸한 생일잔치

    창설 7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군사동맹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마련한 리셉션이 런던 버킹엄궁에서 첫날인 3일 열리는 데 이어 4일에는 런던 외곽 골프 리조트에서 공식 회의가 진행된다. 최근 회원국 간 갈등으로 ‘나토 무용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정마저 짧아 창설 70주년이라는 의미가 더욱 퇴색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마크롱 ‘나토 뇌사’ 발언 성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에 제기한 방위비 증액 요구는 나토 회원국 간 갈등을 더욱 촉발했다. 분담금 증액이 기정사실화됐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 고립주의를 가속화할수록 나토 내 균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가시 돋친 발언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토가 뇌사상태에 빠졌다”고 한 발언에 대해 “매우 모욕적이다.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 28개 나라에 아주 아주 못된 발언”이라고 성토했다. 미국의 리더십 부재를 겨냥한 당시 발언에 대해 강한 어조로 각을 세운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내 탄핵 문제에 더욱 관심을 쏟는 모습을 보여 이번 창설 70주년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4일에 미 의회 법사위에서 이번 탄핵 절차를 촉발시킨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청문회가 열리고 탄핵소추안 초안 작성 절차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의 출석 요청에 대해 나토 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통보했지만, 트위터 등으로 탄핵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계속 내놓고 있다. ●일각선 中 위협 공동대응 촉구 전망도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 중인 중국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촉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케이 베일리 허치슨 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CNBC에 “중국은 이제 경쟁자로 변했지만 여전히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그동안 세계 다른 나라들은 중국이 국제 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美 안 쓴 방위비만 2조원… 韓, 분담금 협상카드로 활용 시사

    스틸웰 “韓 능력 기하급수적 성장” 압박 정은보 “기존 틀” 강조… 연내 타결 고비 한미 양국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에 돌입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이 더 내야 공정하다”며 한국정부를 거듭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현재 한국과 협상 중인데, 그들이 좀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이날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이례적으로 언급한 뒤 이같이 말했다는 점에서 한국에 방위비 분담 증액을 압박하기 위한 계산된 발언을 이어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필요성도 함께 언급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최근 수십년간 그들(한일)의 (경제)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며 역량 증가에 따른 추가 분담 압박을 이어 갔다. 이어 “우리의 능력뿐만 아니라 그들의 능력을 협력적으로 사용할 많은 기회를 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측은 방위비 분담금의 지원 범위를 두고 팽팽히 맞서며 기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경제적 성장을 강조하며 ‘분담 능력 향상’이라는 창을 꺼내 든 미국에 대해 한국은 기존 SMA를 적용한 ‘합리·공평 분담’ 원칙이라는 방패로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측 협상단을 이끄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앞서 2일 워싱턴DC 인근의 덜레스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의 원칙에 대해 “합리적으로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기존 SMA 틀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SMA에 명시된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외에 미국이 주장하는 주한미군 인건비, 군무원·가족 지원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또 정 대사는 미국 측의 미집행 방위비 부담액 약 2조원(지난해 말 기준)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그것(미집행 부담액)이 잘 집행되고, 또 상호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날 미국의 국방전문매체인 디펜스뉴스에 실린 기고문 ‘상호보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위대한 한미동맹’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 평택 험프리스 기지를 건설해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보장하고 방위비 분담금은 물론 연합연습 및 훈련, 해외파병 활동, 첨단무기 구매 등을 통해 한미동맹과 연합방위능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적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트럼프, 대북 경고? 방위비 협상용?… 남북 동시압박 노린 듯

    트럼프, 대북 경고? 방위비 협상용?… 남북 동시압박 노린 듯

    북미, 모두 성과없이 올해 넘길 수 없어 협상 진통에 트럼프 침묵 깨고 직접나서 또 백두산에 간 김정은 ‘새로운 길’ 의지 北, 입장 바꾸고 협상장 나올지는 미지수 한미 워킹그룹, 지난달 한반도 현안 논의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한 달도 남지 않은 3일 북미가 서로에게 경고를 보낸 것은 양측 모두 ‘올해를 성과 없이 넘길 수 없다’는 인식하에 상대에게 양보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5월부터 지난주까지 올해 들어 13차례 신형 무기를 시험발사하고 특히 10월 전략무기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을 때도 ‘북한과 대화하기 원한다’며 비난을 자제해왔다. 아울러 미국은 지난달 초 북한의 반발을 받아들여 한국과 협의해 연합공중훈련을 유예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17일 트위터에 김 위원장에게 ‘곧 보자’고 하는 등 북미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며 북한에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해왔다. 그럼에도 북한은 10월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지속적으로 담화를 내며 미국의 선조치 없이는 협상을 재개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아울러 미국이 협상 재개를 위해 북한에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스웨덴을 통해 입장도 전달했으나 북한은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어 내고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 ‘김정은은 로켓맨’이라는 과격한 표현을 다시 동원해 충격 요법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연말까지 협상에 나오지 않으면 내년에는 미국이 2017년 대북 군사 옵션을 검토했던 ‘화염과 분노’ 상황에 북한이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미가 이대로 대치하다 연말을 넘기면 협상 자체가 깨지게 될 것이라 보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침묵을 지키다 직접 나선 것”이라며 “우리는 2017년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어서 협상장에 나오라는 의미”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선조치 없이 협상의 재개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고 협상장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날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담화에서 “연말 시한이 다가온다.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일 백두산 입구의 삼지연군 읍지구 재건축 준공식을 방문한 것도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자력갱생의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미 모두 협상 자체를 깨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연말까지 북미 관계의 연착륙을 위한 실마리를 만들 것이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리태성 부상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내세운 담화를 발표하면서 완전한 최후통첩보다는 미국에 더이상 시간 끌기는 안 된다고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화의 문을 닫았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편 한미 외교 당국자들이 지난달 말 미국에서 한미 워킹그룹을 열고 한반도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국장급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금강산 관광 등 남북 현안과 북미 협상에 대해 공유하고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한미 역시 대화를 이어 가기 위한 대응 방안을 공유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개보수 장비 반입에 대해 대북 제재 면제를 받는 방안을 놓고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측이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를 통지한 데 대해 금강산 내 이산가족면회소 개보수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어 교류의 물꼬를 트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 ‘北 동향 파악’ 정찰기 항적 노출 이례적

    美 ‘北 동향 파악’ 정찰기 항적 노출 이례적

    “한반도 안보 기여 강조하는 것” 해석도미군의 주요 정찰기 3대가 3일 이례적으로 동시에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 정찰비행을 실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마지노선으로 공언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기지 등 군사 동향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항공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지상 목표물을 주로 감시하는 미 공군 E8C ‘조인트 스타스’가 한반도 8.8㎞ 상공에서 대북 감시작전 비행에 나섰다. 조인트 스타스는 고성능 감시레이더로 250㎞ 밖의 지상 표적을 감시할 수 있다. 비슷한 시간에 북한 포병을 주로 감시하는 주한미군의 다기능 정찰기 EO5C ‘크레이지 호크’도 수도권 상공 5.49㎞ 상공에서 포착됐다. 크레이지 호크는 저고도에서 저소음 성능을 앞세워 북한의 방사포를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또 오후에는 미사일 기지에서 발신하는 전자파 등을 수집하는 RC135U 정찰기 ‘컴뱃 센트’도 수도권 9㎞ 상공에서 비행했다. E8C 정찰기는 지난달 27일에 이어 엿새 만의 재출격이다. 지난달 30일에는 미 정찰기 U2S ‘드래건 레이디’가 수도권 상공에서 항적을 노출하며 비행했다. 지난 2일에는 미 공군 RC135W ‘리벳 조인트’ 정찰기 1대가 서울 등 수도권 상공 9.4㎞에서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했다. 미군 정찰자산이 빈번히 출현한 것과 더불어 정찰기 3대가 의도적으로 항적을 노출한 배경에는 대북 경고 메시지가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이 약 한 달 남은 시점에서 미국이 온 정보력을 동원해 북한을 집중 감시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고의로 발신장치를 켜 북한에 경고성 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게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염두에 둔 비행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되는 만큼 미국이 한반도 안보에 상당히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스텔스상륙함 ‘뉴올리언스함’(LPD18)이 최근 일본 사세보항에 추가로 입항했다. 미군이 뉴올리언스함과 강습상륙함 아메리카함(LHA6)을 배치하는 등 대북·대중 전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공군이 미국으로부터 총 4대를 도입하기로 한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가 이달 중순 2대가 먼저 인도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트럼프 “北에 무력 사용할 수도” 엄포

    트럼프 “北에 무력 사용할 수도” 엄포

    北은 “연말 시한 다가온다” 결단 촉구 북미 올해 안 성과 위해 기싸움 최고조 美정찰기 3대 한반도 상공 동시 비행 “한국 방위비 더 내야 공정” 재차 압박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만약 필요하다면 북한에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로켓맨은 2017년 북한이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김 위원장에 붙인 별명이다. 이후 대화 국면에선 등장하지 않았으나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로켓맨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런던 주재 미국 대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비핵화 합의에 부응해야 한다. 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북측이 협상에 응하지 않고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 등 무력시위를 이어가자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압박 기조로 돌아갈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셈이다. 미군의 주요 정찰기 3대가 이날 이례적으로 동시에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 정찰비행을 실시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오전에 지상 목표물을 감시하는 E8C ‘조인트 스타스’와 북한 포병을 감시하는 EO5C ‘크레이지 호크’가 떴고, 오후에는 미사일 기지에서 발신하는 전자파를 수집하는 RC135U 정찰기 ‘컴뱃 센트’가 비행했다.북한은 이날 낮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의 담화를 발표하고 “연말 시한이 다가온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미국의 결심에 달렸다”며 미국 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리 부상은 담화에서 “미국이 앵무새처럼 외워대는 대화타령에 더는 귀를 기울일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지난 2일 ‘혁명성지’로 꼽는 백두산 삼지연을 찾아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마다 찾는 삼지연을 방문하면서 ‘새로운 길’과 관련한 결심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방위비를 더 내야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재차 한국을 압박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한미 방위비 4차협상… 연내 타결 ‘분수령’

    한미 방위비 4차협상… 연내 타결 ‘분수령’

    한미 양국이 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내년 이후 한국 측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할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4차 회의에 돌입했다. 이번 회의는 제10차 SMA가 오는 31일 만료되는 상황에서 양국이 협상을 연내에 타결해 협정 공백을 피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은보 한국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양측 대표단은 이날부터 이틀간 4차 회의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 18~19일 서울에서 열린 3차 회의에서 양측의 현격한 입장 차이로 미국 측이 일방적으로 둘째 날 회의를 조기 종료시킨 이후 2주 만에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다. 양국이 연내에 협상을 타결하려면 이번 회의에서 접점을 마련해야 하지만, 지난 회의에서 드러났던 간극을 2주 만에 좁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 대사는 2일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SMA 범위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은 여전히 갖고 있다”고 했다. 미국 측은 기존 SMA에서 한국 측 분담금 항목으로 규정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외에도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 등 역외 부담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 대사는 이를 수용할 수 없음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협상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정 대사는 “연말까지는 타결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논의 과정에서 결과가 예상과 달리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예단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속보] 트럼프 “한국, 부자나라…방위비 더 내야 공정”

    [속보] 트럼프 “한국, 부자나라…방위비 더 내야 공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재 미국 대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방위비를 더 내야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한국과 협상 중인데, 그들은 좀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매우 부자 나라다. 그들은 그럴 능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속보] 트럼프 “대북 무력 필요시엔 사용할 수도”

    “대북 무력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도 있어”“한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 중…더 공정히”“김정은, 비핵화 합의 부응해야… 지켜볼 것”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울포토] 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방위비협상관련 집회

    [서울포토] 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방위비협상관련 집회

    3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방위비협상관련 집회에서 평통사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2019.12.3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韓 방위비 협상팀 ‘SMA 철벽방어’…美 또 ‘부자나라’ 공세

    韓 방위비 협상팀 ‘SMA 철벽방어’…美 또 ‘부자나라’ 공세

    정은보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해야”스틸웰 “한국 능력 기하급수적 증가”한미가 3~4일 워싱턴DC에서 4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을 갖는 가운데 한국 협상팀이 SMA ‘틀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주한미군 인건비’를 한국이 부담할 수 없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미국은 주한미군 인건비 등 SMA에 포함되지 않은 항목을 더해 올해 방위비 분담금(1조 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한화 5조 9000억원)를 요구하고 있다. 방위비분담금 4차 협상을 위해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합리적으로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며 특별협정 틀 내에서의 협상을 강조했다. 그는 “최종적으로는 한미동맹이나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협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밝혔다. 또 “기본적으로 SMA 틀 범위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은 여전히 갖고 있다”며 “(SMA 틀에) 변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이런 발언은 미국이 추가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주한미군 인건비와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 정부가 SMA 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된 3차 회의에서 미 협상팀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협상 80여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뒤 장외에서 “한국이 우리측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다만 정 대사는 새로운 제안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에 “저희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대안들을 준비하고 왔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드하트 대표 등 상당한 정도로 긴밀한 협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서로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측 대표 간엔 계속적으로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연내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연말까지는 타결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협상은 논의 과정에서 결과가 예상보다 좀 달리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예단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양국 간에는 여전히 한미동맹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앞으로 계속적으로 인내를 갖고 논의해 간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어찌 됐든 서로가 수용 가능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가면서 최종적으로 두 나라에 다 이득이 될 수 있는, 그리고 한미동맹이 강화될 수 있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기존에 지급된 방위비 분담금 중 미국의 미집행금이 상당 부분 남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지난 10차 SMA 협상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과정에서 지적된 바 있다”며 “어떻게 하면 그것이 잘 집행되고, 또 상호 간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방위비 분담금 미집행 규모는 1조 9490억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이자만 300억원에 이른다. 한편 미 정부는 한국을 ‘부자나라’로 평가하며 압박을 이어갔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워싱턴에서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글로벌 차이나-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역할’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한 뒤 ‘미국이 동맹에 대해 더 많은 분담을 요청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나는 만족스럽거나 당연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두 번, 일본에서 두 번, 총 6년간 근무했다”며 “양국은 도전에 나섰고, 그들의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더 많은 협력 기회를 본다. 그리고 우리의 능력뿐만 아니라 그들의 능력을 협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본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트럼프, “韓 방위비 분담 상당 기여” 美의회 평가 들어야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4차 협상이 오늘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지난달 19일 서울에서 열린 3차 협상에서 미국은 현재보다 5배 높은 5억 달러의 분담금을 요구해 회의가 결렬됐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백악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세 도중 “미군이 부자 나라들을 방어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미 의회와 언론들의 시각은 다르다. 미 의회가 심의 중인 내년도 국방예산·국방수권법 법안에서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상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5%인 한국의 국방비 지출이 미국 동맹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제한 뒤 “상당한 분담 기여를 높게 평가한다”고 지적할 정도다. 미 조야의 목소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 의회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공동의 이익과 상호존중, 한국의 상당한 기여를 적절히 고려해야 한다”고 행정부를 비판했다. 미 하원도 법안에서 한국과 일본에 요구할 분담금의 세부 내용을 국방장관이 제출토록 했다. 미 의회가 세목별로 검증해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를 견제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미 의회의 행정부 견제 이유는 자명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터무니없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가 궁극적으로 동맹국의 신뢰를 깨고 장기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훼손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유력 일간지들이 사설을 통해 “동맹을 돈으로만 바라보면 미국의 안보·번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동맹국의 과도한 희생을 바탕으로 한다면 이는 한미 동맹의 호혜적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의 노골적인 방위비 증강요구와 3차 회담에서 미 대표단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탓에 한국인의 감정은 상당히 악화했다. 미 행정부가 4차 협상에서 한미 동맹의 미래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협상에 임하길 기대한다.
  • 트럼프, 나토와 방위비 협상 승리… 韓 ‘악재’

    트럼프, 나토와 방위비 협상 승리… 韓 ‘악재’

    나토 회의 참석 트럼프, 탄핵 청문회 불참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결국 방위비 분담을 늘린다. 올해 말로 시한이 다가오는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CNN 등에 따르면 나토 관계자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모든 동맹국이 새로운 비용 분담 공식에 합의했다”며 “새로운 공식에 따르면 유럽 국가와 캐나다의 비용 분담은 증가하고, 미국의 부담액은 감소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는 나토와 공정한 비용 분담에 대한 동맹국의 노력을 보여 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나토 예산의 22%에 기여했는데, 2021년부터는 독일과 같은 수준인 16%만 내기로 했다. 기여금 축소로 미국은 해마다 1억 5000만 달러(약 1779억원)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부족분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메우게 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나토 예산은 연간 25억 달러로 많지 않은 규모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를 약속한 국방비 예산과는 별개다. 국방 예산은 올해 1조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의 2%로 늘리기로 약속했다. 2016년까지 약속을 이행한 나라는 29개 회원국 중 4개국에 불과했다. 지지부진하던 약속 이행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빠른 속도로 늘어 올해는 그리스·영국 등 9개국으로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이 방위비에 더 기여하지 않으면 나토를 탈퇴하겠다며 압박했다. 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가 아직 동참하지 않은 까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을 압박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열리는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탄핵 청문회에 불참하겠다고 1일 통보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한국 방위비 분담 50억 달러로 상향’ 美국무부 재압박… 의회선 비판 확산

    ‘한국 방위비 분담 50억 달러로 상향’ 美국무부 재압박… 의회선 비판 확산

    미국 국무부가 3~4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4차 회의에서 ‘공평하고 공정한 결과’를 강조하는 등 50억 달러(약 5조 9000억원) 증액 압박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은 지난달 18~19일 서울에서 열린 3차 회의가 파행 끝에 종료된 지 2주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한미가 여전히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 의회가 한국의 분담금 기여도를 높이 인정하며 협상에서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30일(현지시간) 방위비 협상 재개와 관련, “미국은 다음주 워싱턴에서 SMA 협상을 위해 한국 협상단을 맞이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전 세계에서 우리의 방위 조약상의 의무를 충족하기 위해 상당한 군사적 자원과 능력을 투자하고 있으며, 이러한 의무를 충족시키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수반된다”며 ‘막대한 비용’을 강조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더 공평한 몫에 기여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왔다”면서 “미국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유지해 줄, 양국에 모두 공정하고 공평한 SMA 협상 결과를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관계자는 “신규 협정은 2019년 연말에 만료되는 기존 SMA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면서 ‘연말 시한’을 못박으며 압박했다. 이는 지난해 분담금(1조 389억원)의 5배인 50억 달러 요구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위해 가능한 한 올해 안으로 대폭 인상된 SMA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 의회를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과도한 압박’이라는 비판론이 확산하고 있다. 미 상원은 2020년 국방수권법안에서 한국과 관련, “국내총생산(GDP)의 약 2.5%인 국방비 지출은 미 동맹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당한 부담 분담 기여에 대해 칭찬한다”면서 “2020년 SMA 협상은 한국의 상당한 기여를 적절히 고려하는 정신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하원도 같은 법안에서 국방장관에게 한국, 일본에 요구할 분담금의 세부 내용을 제출하도록 하는 등 견제에 나섰다. 하원은 미군 주둔과 관련한 한일의 직간접 및 부담 분담 기여와 관련, 국방장관은 2020년 3월 1일과 2021년 3월 1일 이전에 외교위와 군사위에 해외 군사시설과 일본·한국의 주둔 미군의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강제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최근 칼럼에서 방위비 ‘50억 달러’ 요구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의 기술’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모욕’”이라면서 “북한의 ‘새로운 계산법’ 요구 시한과 한미 방위비 협상 시한이 모두 연말로 다가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시점에 방위비 분담 이슈를 몰아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 의회 “한국, 방위비 분담에 상당히 기여…협상에 고려해야”

    美 의회 “한국, 방위비 분담에 상당히 기여…협상에 고려해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12월 3∼4일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미 의회는 현재 심의 중인 내년도 국방 예산법안에서 한국이 ‘부담 분담’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는 입장을 보여 주목된다. 미 의회가 심의 중인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법안에서 상원은 한국과 관련해 “상당한 부담 분담 기여에 대해 칭찬한다”며 국내총생산(GDP)의 약 2.5%인 국방비 지출은 미 동맹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30일(현지시간) 말했다. 또 한국은 캠프 험프리스 기지 건설과 같은 직접 비용 분담과 기타 동맹 관련 지출을 통해 안보 강화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고 평가했다. 상원은 “따라서 2020년 이후를 다루는 미국과 한국 사이의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에 관한 협상은 공동의 이익과 상호 존중 그리고 한국의 상당한 기여를 적절히 고려하는 정신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상원은 “또 한국과 일본이 양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에 유익한 양자 및 다자 안보 협력에 대한 약속을 갱신할 것을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에 배치된 미군이 북한의 침략을 저지하고 필요하다면 침략을 물리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지하지만, 그러한 노력에서 한반도로부터 상당 규모의 미군 철수는 협상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하원 역시 국방장관에게 한국과 일본에 요구할 분담금의 세부 내용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하원은 미군 주둔 관련 한국, 일본의 직·간접 및 부담 분담 기여에 대해 국방장관은 2020년 3월 1일, 2021년 3월 1일 이전에 외교위와 군사위에 해외 군사시설과 일본·한국에 배치된 미군과 관련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보고 내용에는 인도·태평양 지역 주둔에 따른 미국과 역내 안보 혜택, 한국·일본에서 미군 재배치 비용과 인건비, 미군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 군 건설비용이 포함된다. 직·간접 및 부담 분담 기여의 경우 미군 주둔 관련 인건비, 미 국방부의 군사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기여, 반환 시설에 대한 대출 보증 및 현물 지급 등이 포함된다. 국방수권법안은 7월에 하원, 8월에 상원을 통과해 양원이 합동 회의를 통해 일체화한 후 최종안이 대통령에게 보내진다. 미국에서는 동일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해야 법률로 제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분담금 대폭 인상을 연일 압박하는 가운데 의회의 입장에 따라 앞으로 법안이 어떻게 처리될지 주목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박록삼의 시시콜콜] 만화가 된 26년 전 ‘무궁화꽃이…’, 현실 속 한반도

    [박록삼의 시시콜콜] 만화가 된 26년 전 ‘무궁화꽃이…’, 현실 속 한반도

    김진명(61)은 누군가에게는 꽤 불온한, 문제적 작가다.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어떤 논리로 이뤄졌는지 보여준 ‘몽유도원’, 혁명 혹은 사태였던 1979년 궁정동 얘기 ‘1026’, 대하역사소설 ‘고구려’, 그리고 최근 ‘직지’에 이르기까지 내놓는 책마다 화제를 일으켰고, 누군가는 늘상 불편해 했다. 더욱이 정식 등단 절차도 밟지 않은 이단아였기에 한국의 주류 문단과 평단은 외면했지만, 거의 모든 책이 100만 부 이상 팔릴 정도로 독자들은 열광하는 기이한 형태의 작품 활동의 연속이었다. 그 시작은 1993년 한 문제작으로부터였다. 한국에서 사는 30대 중반 이상이라면 모를 수 없는 장편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일본이 독도를 공격하고, 한국은 핵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한다. 일본이 독도를 먼저 침공하자 핵무기로 일본을 공격해서 항복을 받아낸다는 발상은 당시 좌우 진영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당시는 1991년 12월 한반도 비핵화를 골자로 하며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이었다. 핵을 개발해서 누군가를 공격한다는 것은 결코 환영받기 쉬운 논리가 아니었다. 그랬기에 군국주의를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역 군국주의를 조장한다, 대중의 얄팍한 국수주의적 정서에 기댄다는 혹평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역사 속에서도, 현실 속에서 여전히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낀 지냈던 약한 나라 국민의 답답함을 갖고 있던 대중은 ‘무궁화꽃…’을 통해 속이 뻥 뚫리는 듯한 후련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지금까지 무려 700만부 이상이 팔린 전무후무한 베스트셀러였으니 김진명의 문제성은 이렇게 또다른 팬덤과 맞닿아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잊혀져가던 그의 장편소설이 26년이 흐른 2019년 만화의 형식으로 몸을 비틀어 다시 나타났다. 제목도 또다른 시의를 반영한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그림 백철/ 새움). 여러 의미를 곱씹게 한다. 지난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담긴 핵심 표현이다. 강제징용, 위안부 등 일제 강점기의 과거사 문제를 정리하며 겪는 진통 속에서 흔히 ‘기묘왜란’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일본과 갈등과 대립이 최고조로 치닫는 시기다. 일본의 초계기 위협 비행 사건, 대한 수출 규제 등 경제적 침략으로 인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선언 등 강대 강 대결 국면은 누군가에게는 위태로워 보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자존심의 영역이었을 테다. 또한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안에 굴욕감을 느끼며 ‘자발적 반미’ 움직임까지 나타내는 점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뉴욕, LA 등 미국 한인 사회에서 이 책을 통해 부는 ‘애국 독서 열풍’ 또한 최근 한국이 겪고 있는 냉엄한 현실과 밀접히 맞닿아 있다.소설이건, 만화건 내용은 너무도 극적이고 갈등의 지점 및 해법 또한 너무 단순한 귀결이지만, 함의하는 부분은 극단적 애국주의만으로 치부하기엔 복잡하거나 대단히 본질적이다. 바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최강대국 사이에 끼인 한반도가 취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다. 군사안보, 경제, 에너지 등 고려해야 할 지점들은 많다. 다만 26년만에 다시 조명되는 이 책을 통해 다자외교, 동북아 균형자론, 중립화통일방안 등 여러 과제에 대해 남녀노소를 떠나 깊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사회적 논의로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2019년 동북아 정세 돌아보니/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훈교수

    [열린세상] 2019년 동북아 정세 돌아보니/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훈교수

    2019년의 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 동북아 정세 가운데 몇 가지 주요 이슈를 살펴보자. 우선 남북 관계는 양국 정상이 판문점의 휴전선을 서로 넘나들었던 것처럼 모든 긴장이 완화되고 적대 관계가 완전히 해소될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적대 관계는 오히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하나의 정치이벤트로 정리되는 모습이다. 현시점에서 확실하게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것은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이 문제만큼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뚜렷하게 확신시켜 줄 의무가 있다. 행여나 환상에 젖게 해서는 안 된다. 6자회담을 비롯한 북한에 대한 비핵화 노력은 시간만 더 벌게 해 주고 뒤로는 핵기술 연마에 공을 들여 핵무기는 점점 소형화돼 갔고 대륙간탄도탄에 탑재돼 미국도 위협할 것이라는 예측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태로 발전해 버렸다. 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어떤가. 미국도 북한의 핵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의 협상이 지지부진 시간만 끌며 북핵의 위상을 더 공고히 하는 결과만 초래했다고 결론 내며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 기미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북한도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미국이 북핵을 인정하면 일본이 핵무장하겠다고 나올 경우 그러지 말라고 말 할 명분이 없기 때문에 북핵 문제를 끝까지 포기하지 못한다. 일본은 우라늄 농축시설과 플루토늄 생산시설 그리고 대륙간탄도탄에 언제든지 변용될 수 있는 로켓 즉 미사일을 보유한 나라다. 북한보다 훨씬 강력한 액체, 고체 연료 로켓 모두를 갖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핵무장을 절대 용납하지 않기에 북핵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의 방위비 인상 요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500%에 가까운 인상 요구는 누가 보더라도 무리한 요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한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기축관계인 한미 군사동맹을 위해서라도 적절한 선에서 인상을 해 주는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때라는 직감을 피할 수는 없다. 방법론적으로 생각할 때 한꺼번에 미국이 제시하는 규모의 방위비를 올릴 수는 없으나 미국의 무기를 구입하는 것으로 상계하자고 설득하는 것도 선택의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내년부터 3만t급의 항공모함 개념설계에 들어가는데 거기에 탑재할 전투기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B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10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가격만 해도 어림잡아 1조 5000억원 정도가 되고 항모전단을 꾸리는 데 더욱 증강되는 대잠초계기, 공중정찰기 등 수조원대의 미국 무기로 채워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무기 구매를 협상의 레버리지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방위비 분담 요구가 있다 하더라도 미군의 주둔을 ‘오로지 한국의 안보’를 위해서 인내할 것은 인내한다는 생각으로 마주해야 한다. 한일 관계는 최악의 관계를 노정하지만, 이마저도 한국의 국익을 위한다는 생각에서 모든 정책들이 출발선에 서야 할 것이다. 한국 국민의 한 많은 가슴이 펑 뚫리도록 사과하지 않는 일본에 매달리면 결국 우리는 일본에 지게 된다. 2018년 말 일본이 발표한 국방계획을 보면 우주, 항공모함, 사이버, 전자전 대비로 한국의 국방 차원을 뛰어넘고 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 군사력에서도 자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정신차리고 대비해야 하는데 국가 지도급에서 그런 마음을 먹은 인물들을 전혀 발견할 수가 없다. 앞으로 전개될 역사가 암울한 이유는 일본 총리가 아베라는 점이다. 그는 이토 히로부미를 숭상한다. 일본 총리 역사상 최장수 재임기록을 갈아치우고 있고 아직도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리더십이 사나운 시간에 너무 오래 머물고 있다. 2020년부터 한국도 항공모함 개념설계에 들어가면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 모두가 항공모함 보유 경쟁에 들어가는 험악한 동북아 역사가 전개되기 시작한다. 나라를 빼앗기고 억울한 국민을 많이 만들었던 과거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세계 최강의 미국과의 동맹을 굳건히 유지하고, 경제력이 부강한 나라가 돼야 주변국이 깔보지 않는다.
  • [데스크 시각] 문재인의 평양메시지: ‘읽지 않음’과 ‘수신거부’ 사이/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문재인의 평양메시지: ‘읽지 않음’과 ‘수신거부’ 사이/임일영 정치부 차장

    #1. 지난 14일(현지시간) 유엔은 올해도 북한 인권 침해 결의안을 채택했다. 15년 연속이다. 결의안은 북한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즉각적 개선을 촉구했다. 미국 등 40여개 회원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함께했던 한국은 11년 만에 처음으로 빠졌다. #2. 지난 17일 정경두 장관과 마크 에스퍼 장관은 태국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한미연합공중훈련 연기를 결정했다. 앞서 한미가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체해 대대급 이하 연합훈련 계획을 수립하자 북한은 “우리 공화국을 과녁으로 삼고 연합공중훈련까지 강행하며 사태발전을 악화일로로 몰아넣은 분별없는 행태에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유엔 인권결의안과 한미연합훈련은 북한 심기를 가장 불편하게 만드는 두 가지다. 모두 체제 위협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또 북한 입장에서 인권결의안은 내정간섭이며,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되면 민관군 모두 전시에 준하는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하기에 피로도가 극심하다.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인권결의안 불참과 연합훈련 연기 결정은 보수 진영의 공세가 불 보듯 훤한 탓에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나흘 새 두 가지 결단을 내놓은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명확한 메시지였다. 앞서 지난 5일 부산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친서를 보낸 것의 연장선이다. 남북 관계에 정통한 여권 핵심관계자는 “인권결의안 불참과 연합훈련 연기 결정은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였는데 읽어내지 못했든, 읽으려 하지 않았든지 했던 것 같다”며 “(15일) 대통령이 에스퍼 장관을 만나 북측이 강한 거부감을 느낀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를 종료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비핵화 협상이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동맹 현안을 고려해 미국과 보폭을 맞추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 북한과 함께 1~3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와 9·19 군사합의를 지속적으로 이어 가겠다는 뜻이었을 터. “남북 관계만 생각한다면 우린 훨씬 더 속도를 낼 수 있지만 동맹인 미국과 보조를 맞춰야 되는 문제가 있다”는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 발언은 대통령의 솔직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청와대발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읽지 않았거나 수신을 거부한 것처럼 보인다. 정상 간 친서는 사전 협의 없이 공개하지 않는 게 ‘정상국가’의 외교관례임에도 청와대가 친서를 보내 온 사실과 내용까지 지난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낱낱이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친서를 조중통을 통해 공개한 것은 북한 수뇌부의 기류와 현주소”라고 했다. 남북 경색 국면에서도 정상 간 신뢰는 최후의 보루로 남아야 하지만, 믿음의 실타래가 풀리고 있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북한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은 북중 접경 무역만으로도 북한은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으며 ‘연내 협상시한’ 내 미국의 제대로 된 양보를 얻어 내지 못하면 협상테이블을 걷어 버리고 다음을 기약할 것이라고 본다. 결국 한반도 시계를 2018년 이전으로 되돌리지 않으려면 연말까지 북미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 북으로부터 ‘읽은 메시지’란 답이 오지 않든, 수신거부로 튕겨 나오든 인내심을 가지고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 물론 북한도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정상국가로 인정받고 싶다면, 파트너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 argus@seoul.co.kr
  • 美, 주한미군 예산안 45억弗 산정… 한국에 미군 인건비까지 떠넘겨

    美, 주한미군 예산안 45억弗 산정… 한국에 미군 인건비까지 떠넘겨

    자국 지출 미군 월급 21억달러도 포함 전문가 “무리한 요구에 강경 대응해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이 지출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 전체를 한국에 떠넘기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측 방위비 분담금을 50억 달러(약 5조 8900억원)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국방부가 2020 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에 미국이 지출할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44억 6420만 달러(약 5조 2600억원)로 산정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이 동맹국과 가치를 공유하고 상호 방위를 책임지며 얻는 유무형의 편익은 무시하면서 동맹국에 지출한 금액을 모조리 뜯어가고 심지어 웃돈까지 챙기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고립주의·미국우선주의’가 반영된 비합리적인 방위비분담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이애미 유세에서 “나는 미국의 대통령이지 전 세계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그들(전임 대통령들)은 우리의 군을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들을 방어하는 데 썼다. (나는) 여러분의 돈으로 복지 국가들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관료들은 부유한 한국이 현재 방위비 분담금을 현저히 낮게 부담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차관실이 지난 3월 의회에 제출한 2020 회계연도 예산 자료에 따르면 해외 비용 중 한국(주한미군)의 비용에 대해 군인 인건비 21억 400만 달러, 운영·유지비 22억 1810만 달러 등 44억 6420만 달러로 추산됐다. 한국은 올해 방위비 분담금으로 2020 회계연도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약 20%에 해당하는 1조 389억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에 실제 현금·현물로 지불하는 방위비 분담금 외에도 추가로 주한미군 주둔의 직간접적 지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주한미군 주둔비용은 당시 방위비 분담금 9320억원을 포함해 3조 3869억원이다. 이는 2015 회계연도에 미국이 지출한 주한미군 주둔비용 약 27억 달러(약 3조 1800억원)를 넘어서는 수치로, 이미 한국은 5년 전부터 미국이 지출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육박하는 금액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셈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을 돈으로 매도하며 동맹 흔들기에 나서는 만큼 우리도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분담금을 5배 올리느니 그 돈으로 자주국방을 하겠다는 식으로 대응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에 맞서야 한다”고 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곽병찬 칼럼] 우리 안의 적들

    [곽병찬 칼럼] 우리 안의 적들

    지난 10월 19일 주한미국대사관저에 침입한 대학생들이 해리 해리스 대사를 1차 타깃으로 삼은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14일 10차 방위비 분담금 협정 마지막 협상이 결렬되자 26일 청와대를 방문해 최후통첩을 날린 장본인이다. “최소 10억 달러, 유효기간 1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 올해는 국회 정보위원장, 국방위원장 등을 불러들여 분담금을 올해보다 5배 이상 더 내라고 윽박질렀다. 11차 협정은 지금까지 3차례 회의가 열렸지만 결렬됐다. 3차 회의에서 한국이 미국 쪽의 요구를 거부하자 미국 협상단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결렬을 선언하고 퇴장했다. 제임스 드하트 협상대표는 기자회견을 자청, “한국 쪽의 제안이 공정하고 공평하지 못하다”, “한국의 새로운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혼잣말하듯 내뱉고는 떠났다. 사실 미국의 요구는 분담금 규모도 문제지만 사용처가 더 큰 문제다. 주한미군의 수당과 군무원 인건비 그리고 미군 가족 지원까지 요구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하지만 이것은 약과다. 새로 추가한 작전지원비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의 틀과 정신을 엎어버리는 것이다. 한반도 주변에서의 전략무기 전개 비용, 주한미군의 순환배치 비용, 그리고 주한미군을 한반도 역외지역 작전에 투입하기 위한 작전준비태세 비용 등이 그것이다. 식민지가 아닌 이상, 미국의 안보이익과 패권 전략 차원의 군사 활동을 지원할 순 없다. 미국의 이런 요구는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돼 있다. 트럼프는 전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을 이른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정책’으로 전환했다. 일본에 있는 태평양사령부의 명칭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변경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이 정책은 군사와 경제협력 두 분야로 구성된다. 미 국방부는 지난 6월 ‘인도·태평양전략보고서’를 발간했고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10월 5일 아세안정상회의가 열리던 태국의 방콕에서 경제협력 증진 구상인 ‘푸른 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푸른 점’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맞서기 위한 것이지만 속 빈 강정이다. ‘인도·태평양 정책’의 골격은 군사 전략이다. ‘인도·태평양 정책’의 요체는 북태평양에서부터 인도 서부해안까지 중국의 도전과 진출을 막아 이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이 군사적 준비태세 강화와 한미일 등 이 지역 국가 간의 다자협력 증진이다. 준비태세 등에 드는 비용을 이 지역 동맹국들에 넘기도록 하고 있다. 동맹국의 돈을 들여서 미국의 패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다자협력 증진에는 동맹국 간의 군사정보 공유의 강화가 포함돼 있다. 미국이 한국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유지를 강력히 재촉한 것이나 특별협정의 성격과 틀을 바꾸고 분담금을 대폭 증액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 전략의 일환이다.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지난 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났을 때 현안인 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인도·태평양 전략의 동참만 강조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인도·태평양 정책’에 이미 포함돼 있는데, 굳이 한국민을 자극할 이유는 없다. 미국의 목표는 자명하다. 분담금 폭탄 증액 외에도 한국을 미국 패권전략 수행의 병참기지로 못박아 버리는 것이다. 식민지가 아니고서야 생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 국민과 국가가 감수해야 할 위협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군의 수족 노릇을 하는 한국에 대해 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까. 그 파국적 위험성은 이미 ‘사드 사태’ 때 경험했다. 군사적으로는 몰라도 경제적으로 생존의 위기에 몰릴 수 있다. 미국이 다시 주한미군 철수로 압박하더라도 지난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언론의 수구집단은 오히려 정부를 향해 총질을 한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차원의 ‘방위비 분담금 문제의 공정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무산시켰다. 황교안 대표는 미국의 의중을 받들어 지소미아 종료 반대 단식투쟁까지 했다. 보수언론은 알 수 없는 ‘소식통’을 이용해 미국과 일본 대신 우리 정부를 협박한다. 한동안 미국이 한국 대권의 향배를 좌우하던 때가 있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만 해도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되자마자 미국으로 달려갔었다. 전통을 잇는 것이야 말릴 수 없지만, 나라를 백척간두로 내몰면서까지 할 일은 아니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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