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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은인에 보답” 해군 장학금 전한 老교수

    “옛 은인에 보답” 해군 장학금 전한 老교수

    6·25전쟁 당시 해군에서 복무하며 상관의 배려로 학문을 닦은 80대 노교수가 해군 순직장병 유자녀를 위해 써 달라며 ‘바다사랑 해군 장학재단’에 장학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 김영배(86) 동국대 명예교수가 그 주인공이다.해군에 따르면 김 교수가 해군 순직장병 유자녀를 위해 거액을 기부한 것은 해군에서 복무한 덕에 국어학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는 생각 때문이다. 1931년 평안북도 영변에서 태어난 김 교수는 1948년 북한에 공산정권이 들어서자 고등학교(평양 용문고) 졸업을 몇 개월 앞두고 아버지와 함께 38선을 넘어 서울에 왔다. 생계 때문에 학업을 잇지 못했던 김 교수는 ‘학교’라는 글자에 끌려 1949년 해군본부 예하 군악학교의 광고를 보고 해군에 무작정 지원했다. 신병 14기로 입대하자마자 6·25전쟁이 발발해 군악학교와 함께 부산으로 이동한 그는 해군본부 함정국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그의 운명이 바뀐 결정적 계기다. 평생의 은인인 권태춘 제독(당시 중령)을 만난 것이다. 권 제독은 향학열에 불타던 김 교수를 한눈에 알아보고 부산에 피난 와 있던 동국대 국어국문과 야간 과정을 수강할 수 있게 배려해줬다. 등록금도 지원해 주고 학업에 필요한 책도 구해 줬다. 결국 김 교수는 1954년 군 복무를 마친 뒤 복학해 대학을 졸업해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박사 학위까지 받아 꿈에 그리던 대학교수가 됐다. 동국대 문리대학장을 지낸 김 교수는 남북한 방언연구 등의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1997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김 교수는 4일 오후 서울 해군호텔에서 김판규 해군참모차장에게 감사패를 전달받는 자리에서 “해군에 입대하지 않았다면 권 제독과 같은 훌륭한 분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이제야 그 은혜를 갚게 돼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지난해에는 모교인 동국대에 학교발전기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 2011년에는 팔순잔치 비용 1000만원을 후배들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월드피플+] 전세계 울린 ‘알레포 소년’ 건강하게 돌아오다

    [월드피플+] 전세계 울린 ‘알레포 소년’ 건강하게 돌아오다

    지난해 8월 얼굴이 피와 먼지로 얼룩진 채 멍하니 않아있는 어린 소년의 사진 한장이 언론에 보도돼 전세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시리아 정부군의 알레포 공습으로 죽을 뻔한 위기를 넘겼던 소년의 이름은 옴란 다크니시(5). 일명 '알레포 소년'으로 알려진 옴란은 시리아 내전의 비극을 온몸으로 전하는 상징으로 전세계를 울렸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ABC, 영국 가디언 등 서방언론은 옴란의 최근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공개했다. 건강하고 말끔한 5살 소년으로 돌아온 옴란은 적어도 얼굴에서만큼은 비참했던 과거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옴란의 근황이 해외에 전해진 것은 시리아의 친정부 방송이 최근 옴란 가족을 인터뷰하면서다.  옴란의 아버지는 이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은 공습 후에도 한번도 도시를 떠난 적이 없다"면서 "시리아 반군과 세계 언론들이 옴란의 사진을 이용해 시리아 정부를 비난하는데 쓰고있다"고 비판했다. 곧 옴란의 아버지는 바샤르 알 아사드 현 시리아 대통령 편에 서며 충성을 맹세한 셈이다. 한편으로는 건강한 옴란과 가족의 모습이 행복해보이지만 그 배경을 알면 그리 유쾌한 결말은 아니다. 시리아 내전은 지난 2011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시위로 촉발돼 현 아사드 정권의 퇴진 운동으로 번졌다. 여기에 반정부 무장투쟁과 종파간 갈등, 여러 나라의 개입까지 이루어지며 그야말로 복잡한 형국이다. 특히 무차별적인 공습으로 옴란을 죽게 만들 뻔한 세력이 바로 현 시리아 정부군이다. 이 공습으로 안타깝게도 함께 집 앞에서 뛰어놀던 옴란의 형 알리(10)는 숨졌다. 이후 문제의 사진이 세계 언론을 장식하며 논란이 되자 아사드 대통령은 "조작된 사진이다. 진짜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지난 4월 알레포 반정부활동가 마무드 라슬란은 "아사드 정권이 서방언론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옴란 가족을 가택연금하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옴란 가족의 인터뷰에 대해서도 서구언론은 시리아 정권의 강압과 회유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연극·국악계 거장의 만남… ‘우먼 파워’ 춘향 납시오

    연극·국악계 거장의 만남… ‘우먼 파워’ 춘향 납시오

    김정옥 연출가·안숙선 명창 호흡 기존 이미지 벗고 당찬 여성 부각연극 1세대 김정옥(85) 연출가와 국악계 프리마돈나 안숙선(68) 명창이 그린 새로운 춘향이 온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12~17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작은창극 시리즈 ‘그네를 탄 춘향’을 선보인다. 2013년 시작된 작은창극 시리즈는 판소리 다섯 바탕을 초기 창극 무대로 복원해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번 무대는 연극과 국악계 거장의 만남으로 눈길을 모은다. 창극 ‘그네를 탄 춘향’은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춘향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당차고 강인한 여성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변학도의 청을 거절한 춘향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삶의 길을 떠나며 여성으로서의 주체성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제목 ‘그네를 탄 춘향’ 역시 답답한 현실을 박차고 하늘로 오르고자 하는 춘향의 소망을 담았다. 판소리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이자 국창인 만정 김소희(1917~1995) 선생의 소리를 살려 구성했다. 만정 선생의 제자이기도 한 안 명창은 춘향전의 배경인 전북 남원 출신으로 그동안 여러 차례 춘향전을 소재로 한 창극 무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작창을 비롯해 창극의 해설자 역할을 하는 도창을 맡았다. 거장들의 손에 의해 재탄생한 이번 창극 무대는 실력파 신인들이 장식한다. ‘춘향’ 역은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국악밴드 타니모션, 양방언앙상블에서 보컬로 활동한 소리꾼 권송희와 전국완산국악대제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서희가 번갈아 출연한다. ‘몽룡’ 역은 올해 온나라 국악경연대회 금상을 수상한 김정훈, 제42회 전주대사습 판소리 장원인 박수범이 맡았다. 그동안 130석 규모의 풍류사랑방에 오르던 작은창극 시리즈는 올해부터 231석 규모의 자연음향 공연장으로 새 단장을 마친 우면당에서 공연된다. 관람료는 3만원. (02)580-3300.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민중의 입에서 나오는 대로 쓴 ‘오래된 미래’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민중의 입에서 나오는 대로 쓴 ‘오래된 미래’

    헌책방이라고 해서 책을 무조건 싸게 파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은 표지 뒤에 쓰인 정가보다 비싼 것도 있다. 큰 틀에서 보자면 책도 다른 물건과 비슷하게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책이 처음 출판되어 서점에서 팔릴 때는 정가를 받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 그 책이 절판되면 더이상 구할 수 없게 되니까 헌책방에선 자연스레 가격이 올라간다. 하지만 모든 책이 그런 운명을 가지는 건 아니다. 절판됐다고 하더라도 그 책을 구하는 사람이 적으면 굳이 가격이 비싸질 이유는 없다.책값이 달라지는 이유엔 좀더 복잡한 사정이 더해진다. 책의 내용과 저자의 철학이 훌륭해야 함은 물론이고 책 표지가 아름답다거나 장정의 훌륭함 등 책의 전반적인 만듦새도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어떤 경우엔 번역자나 편집자 그리고 출판사 대표의 철학도 가격에 반영된다. 이런저런 이유가 더해진 결과, 헌책방에서 비싸게 팔리는 책은 전체를 두고 보면 극소수일 뿐이다.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가 많다 보니 책 가격이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은 한동안 비싸게 거래됐다가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또 가격이 오를 때가 있고…. 책의 운명도 생명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헌책방 주인장은 이런 가격변동 요인을 그때그때 잘 알아두어야 한다.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책은 아니겠지만 절판된 책 중에 가격 등락폭이 오랫동안 변함없이 유지되는 책이라면 헌책방에서만큼은 널리 사랑받는 책이라 부를 만하다. 다른 헌책방에서 직원으로 일한 것까지 합치면 이쪽 계통에서 일한 지 10년을 훌쩍 넘기게 되었는데, 그러면 어떤 책이 손님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느냐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번 해봐도 되지 않나 싶다.곰곰이 생각해본 끝에 내린 결론은 ‘뿌리깊은나무’ 출판사에서 펴낸 책들이다. 이 출판사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들여온 한창기(1936~1997)씨가 만든 회사다. 같은 이름으로 발행한 잡지를 기억하는 독자도 많을 것이다. 한국브리태니커회사를 운영하던 그는 1970년 4월에 ‘배움나무’라는 제목으로 사보를 만들었는데 이를 발전시켜 1976년 3월 ‘뿌리깊은나무’ 창간호를 내놨다. 한글전용, 가로쓰기 편집 등 당시로선 대단히 파격적인 디자인은 우리나라 잡지사에서 여전히 높이 평가되고 있다. 내용도 알차서 잡지는 구독자 수를 꾸준히 늘렸지만 1980년 전두환이 이끄는 신군부에 의해 강제 폐간됐다. 우리 문화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던 한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1984년 ‘샘이깊은물’을 창간해 2001년까지 잡지 발행을 이어 갔다.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이 두 잡지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다. 뿌리깊은나무에서는 잡지와 별도로 ‘혼자 사는 외톨박이’, ‘이 땅의 이 사람들’ 등 여러 단행본도 펴냈고 모두 인기가 있어 그중에 무엇을 베스트로 뽑겠느냐 하는 질문만큼 대답하기 어려운 게 없다. 그래도 하나만 말해 보라면 나는 ‘민중자서전’이라고 하겠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자서전인데 특이한 점은 당사자가 직접 책을 쓴 것이 아니라 구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책에 있는 소개 글을 빌려 보자면 “이름 없는 민중이 입으로 쓴 자서전”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한 기획이다. ‘민중자서전’은 1981년부터 10년간 총 스무 권이 출판됐다. 각 책은 한 사람이 말로 풀어낸 한평생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제암리 학살사건의 증인 전동례씨(1권)를 시작으로 조선 목수 배의환씨(2권), 보부상 유진룡씨(5권), 옹기쟁이 박나섭씨(7권), 진도 강강술래 앞소리꾼 최소심씨(9권), 벌교 농부 이봉원씨(12권), 옹기배 사공 김우식씨(19권) 등 평범한 민중들의 범상치 않은 인생역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주인공이 풀어놓는 입말을 편집 단계에서 가공하지 않고 들리는 그대로 본문에 기록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벌교에서 한평생을 산 농부 이봉원씨가 한 말을 읽어 보면 이렇다. “그전이는 인자 흔트모, 흔트모, 기양 방 골래서 여윽 꽂고, 여윽 꽂고, 여윽 꽂고, 그릏곰 기양 막 슁겨 나가. 기양 멍체이 모로 싱궜어. 기양 아믛게나 강골라서 차꼬 모 싱군 사람덜이 인자 방 골래서 꼽아, 항클방클허니.”(‘그때는 고롷고롬 돼 있제’, 민중자서전 12권, 73쪽.) 전라도 토박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강원도와 서울이 삶터인 나로 말하자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마치 외국어같이 느껴질 정도다. 본문 아래에 단어별로 주석을 달아 놓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올바르게 읽어낼 사람이 얼마나 될까. 위의 말을 대강 해석해 보면, 예전에는 모를 심을 때 못줄을 쓰지 않고 내키는 대로 대충 심었기 때문에 모 심어 놓은 논을 보면 줄이 똑바르지 못하고 흐트러졌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오랫동안 이어온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많이 잃었다. 눈으로 보이는 문화재가 망가지거나 도난당한 것은 물론 철학과 정신으로 전해 내려오는 정신문화 역시 적지 않게 훼손됐다. 이런 때 한씨는 이 땅의 전통문화를 찾아 되살리려는 노력으로 한평생을 보냈다. 한 나라의 힘은 곧 문화의 힘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문화의 중심에는 언어가 있다. 그는 책을 만들어 파는 출판인이기 이전에 우리의 문화를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민중자서전’ 스무 권은 그런 철학이 오롯이 들어가 있는 책이다. 여러 지방 방언으로 말한 것을 소리 나는 그대로 받아 적어 책으로 만든 게 의미의 전부는 아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구술사를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로 이용되고 있으며 점차 사라지고 있는 지역 방언 연구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1997년에 세상을 떠난 한씨의 20주기다. 4월에는 서울시청 지하에 있는 서울시민청에서 20주기 추모전이 있었다.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던 뿌리깊은나무 박물관은 2011년 전남 순천 낙안읍성 근처에 개장했다. 그곳에는 뿌리깊은나무 출판사의 여러 출판물 실물이 전시되어 있고 한씨가 살아 있을 때 수집했던 전통문화 관련 소장품들도 둘러볼 수 있다. 바야흐로 무엇이든 새로운 것이라야 대접받는 시대다. 하지만 그 어떤 새로움도 지나간 것에서 배우지 않은 게 없다. 오늘 ‘민중자서전’을 다시 읽으며 “오래된 미래”라는 말을 실감하는 값진 우리 문화를 곰곰 생각해 본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 게임과 오케스트라 제대로 만났다

    게임과 오케스트라 제대로 만났다

    게임 마니아에겐 희소식이다.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마찬가지. 인기 게임의 음악과 오케스트라가 만났다.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다음달 4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특별 공연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포스터)를 개최한다. 추억의 오락실 게임에서부터 최신 온라인 게임까지 그 배경음악과 영상에 오케스트라 선율을 곁들이는, 국내에선 매우 이례적인 연주회다. 게임 음악은 게임을 하는 재미를 돋우는 백그라운드뮤직(BGM), 효과음 정도로 출발했지만 최근 들어 영화 음악과 마찬가지로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도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인 관현악단인 영국 런던 필하모닉이 게임 음악을 모아 음반을 냈을 정도다. 일본의 유명 게임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의 경우 배경 음악으로 월드투어를 했다. ‘파이널 판타지’ 콘서트는 국내에서도 2010년 개최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내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을 대표하는 게임으로, 영화음악 작곡가 조이 뉴만이 참여한 ‘리니지’, 세계에서 손꼽히는 게임음악 작곡가 빌 브라운이 참여한 ‘리니지2’, 재일 한국인 피아니스트이자 뉴에이지 작곡가인 양방언이 참여한 ‘아이온’, 영화 ‘적벽대전’과 ‘살인의 추억’의 OST를 담당한 일본 이와시로 다로와 국내 작곡가 박정환 등이 참여한 ‘블레이드 &소울’의 주요 음악들이 연주된다. 이 밖에 테트리스, 버블버블, 카트라이더,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 단조로운 전자음 사운드의 인기 게임들 배경음악이 오케스트라 메들리로 변신한다. 인제대 음대 교수 이병욱이 객원 지휘를 맡고 소프라노 김순영이 무대에 오른다. 김순영은 블레이드 &소울의 ‘바람이 잠든 곳으로’, 아이온의 ‘보이지 않는 슬픔’ 등 보컬곡과 리니지2의 ‘운명의 부름’, ‘폭풍이 끝난 후에’ 등 코러스 곡을 오케스트라 선율에 맞춰 열창할 예정이다. 2만~6만원. (02)523-6258.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친손녀 포대 자루에 넣고 혼내는 中할머니(영상)

    친손녀 포대 자루에 넣고 혼내는 中할머니(영상)

    중국의 혹독한 체벌교육이 또 다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는 포대 안에 갇혀 벌을 받고 있는 어린 소녀의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14일 중국 남부 지역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은 뱀을 나르는데 사용되는 자루 안에 아이가 들어가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베이징뉴스에 따르면, 친할머니로 보이는 여성이 광동성 롄장시에서 사용하는 방언으로 "말을 잘 들을거냐 "라고 물으면서 "똑같은 짓을 하지 말라"고 혼을 냈다고 한다. 할머니는 발로 손녀가 들어있는 자루를 여러 차례 쑤셔댔고, 꽁꽁 묶인 자루 안에서 괴로워하던 아이는 바닥을 뒹굴며 계속 울었다. 아이는 결국 자루에서 풀려났지만, 고모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은 “또 한 번 그렇게 행동하면 다리를 부러뜨리겠다”고 위협하며 아이의 다리에 매질을 가했다. 과일농장에서 일하는 두 여성은 다른 도시로 일하러 떠난 아이의 부모를 대신해 훈육하던 중이었다. 할머니는 “손녀를 혼내서 나쁜 버릇을 고쳐주려고 자루 안에 넣었다”고 주장했으나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다. 조사에 나선 롄장 경찰은 문제가 된 영상을 바탕으로 두 여성의 신원을 추적하고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길섶에서] 생강나무/박건승 논설위원

    남양주 운길산에서 예봉산으로 이어지는 초봄의 능선은 푹신한 양탄자 같다. 푸근한 흙길에 두물머리에서 불어오는 물기 머금은 춘삼월의 산바람, 그리고 그 바람에 섞여 코를 간지럽히는 생강나무의 노란 꽃 향내. 군데군데 자리해 홀로 걷는 산객의 눈 벗이었던 생강나무. 그러나 내게 그건 산수유의 다른 모습일 뿐, 구별할 재간이 없다. 마을에 있는 건 산수유요, 산에 있는 건 생강나무? 꽃 색깔, 꽃 모양, 꽃 피는 시기까지 닮은꼴이어서 그게 그거다. 청계천변에 생강나무 꽃이 활짝 피었다는 소식에 귀가 번쩍 뜨였다. 서울 한복판에서 산행길의 눈 벗을 볼 수 있다니? 자칭 약초전문가라는 지인들에게 접사물(接寫物)을 즉각 보내 확인했더니 역시나~. 산수유 꽃이란다. 김유정이 소설 ‘동백꽃’에서 ‘산 중턱에 한창 피어 흐드러진 노란 동백꽃의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로 묘사했던 생강나무 꽃(강원도 방언으로 동백꽃). 비록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설렘은 사라졌지만, 그게 생강나무든 산수유든 뭐 그리 대수이겠는가. 봄날이면 내 맘속에 피어나는 그 노란 빛깔이 소중하지.
  • [말빛 발견] 부정에서 긍정의 의미까지 생긴 ‘개’/이경우 어문팀장

    접두사로 쓰이는 ‘개-’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대부분 동물 ‘개’에서 비롯한다. ‘개고생, 개망신, 개망나니’ 같은 말들의 ‘개’가 여기에 해당된다. 다분히 좋지 않은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개꿈’이니 ‘개죽음’이니 하는 말들에선 ‘쓸데없는’, ‘헛된’ 정도의 뜻을 지닌다. 이외에 ‘야생 상태의’, ‘질이 떨어지는’, ‘흡사하지만 다른’, ‘정도가 심한’ 같은 의미도 있다. ‘개’는 어디에 붙어 쓰이나 이렇듯 좋지 않은 뜻을 떨구지 못한다. ‘개차반’이란 말에선 더욱 심하다. ‘차반’은 음식이고 반찬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런데 ‘개’가 붙으면서 모욕적인 말이 돼 버렸다. 언행이 매우 안 좋은 사람을 가리킬 때 ‘개차반’이라고 하는데, 본래 개가 먹는 음식, 즉 ‘똥’이라는 뜻이다. 이와 달리 봄을 알리는 꽃 ‘개나리’는 앞의 ‘개’들과 다르다. ‘개’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품질이 떨어지는’ 의미가 덧씌워져 있지만, 본래 ‘개나리’의 ‘개’는 ‘강이나 내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을 가리키는 ‘개’에서 왔다. ‘개흙’에도, 사이시옷이 들어간 ‘갯길경’에도 이 ‘개’가 보인다. 갯길경은 바닷가 모래땅에서 자라는 풀이다. 개나리꽃의 경남 방언은 ‘갯꽃’이기도 하다. ‘개나리’는 습지에서 크는 물푸레나뭇과에 속한다. 요즘 들리는 ‘개’는 이러한 ‘개’들과 완전히 다른 의미로 통한다. 부정적이거나 거친 의미를 털어 버렸다. ‘개이득’의 ‘개’는 ‘크다’는 뜻이다. ‘개 좋아’는 너무 좋다, ‘개 나빠’는 너무 나쁘다는 말이다. 이때는 ‘너무’와 아주 잘 통한다. 긍정과 부정을 넘나들며 쓰인다.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 [말빛 발견] 오해에서 비롯된 김치, 길쌈, 깃/이경우 어문팀장

    ‘김치’는 ‘딤채>짐채>짐치>김치’ 정도의 변화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딤’이 ‘짐’으로 바뀐 건 순전히 발음의 편리 때문이다. ‘ㅈ’은 입천장 앞쪽의 단단한 부분에서 소리가 난다. 더 정확히는 혓바닥과 입천장 앞쪽의 경구개(硬口蓋) 사이에서 나는 소리다. 그런데 모음 ‘ㅣ’도 ‘ㅈ’ 가까이 경구개에서 소리 난다. 같은 경구개에서 소리 내는 게 편하다 보니 ‘딤’이 ‘짐’으로 변하게 됐다. 이런 환경에서 ‘ㄷ’이 ‘ㅈ’으로 바뀌는 현상을 구개음화라고 부른다. 즉 구개음이 아닌 소리가 구개음으로 바뀌는 것이다. ‘ㅈ’ 외에 ‘ㅉ’, ‘ㅊ’도 구개음이다. ‘굳이’는 [구지], ‘같이’는 [가치]로 구개음화돼 소리 난다. 한데 ‘짐치’가 ‘김치’로 된 건 의외의 현상이다. 발음이 더 편한 것도 아니고, 언어 내적으로 바뀔 만한 이유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바뀌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다니는 ‘길’(路)을 ‘질’로, ‘기름’을 ‘지름’이라고 말하는 예가 있다. 구개음화해 발음하는 것이다. 그래도 ‘길’과 ‘기름’을 그렇게 소리 내는 것으로 알고 이해한다. ‘짐치’도 ‘길’과 ‘기름’처럼 받아들인 것이다. ‘김치’가 본래의 말이라고 여겨 ‘김치’라는 형태로 변형시키고 말았다. 새의 깃털 ‘깃’(羽), 배의 방향을 조종하는 장치 ‘키’(舵), 실을 내어 옷감을 짜는 ‘길쌈’ 같은 말들도 본래는 ‘짓’, ‘치’, ‘질쌈’이었다. 모두 구개음화한 방언으로 오해해 현재의 형태로 바꾸게 됐다. 구개음화 현상이 낳은 해프닝에서 비롯된 일이다.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 국내 첫 해저분화구 이름은 ‘탐라분화구’

    국립해양조사원은 남극과 동해, 전남, 제주 해역 지형 48개에 우리말 이름을 공식 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지역 주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현지 방언과 모양, 유래 등을 종합해 명칭이 정해졌다. 지난해 제주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국내 최초의 해저 분화구에는 제주의 첫 이름인 ‘탐라’를 따서 ‘탐라분화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완도 앞바다의 낚시 명소인 ‘출운초’는 일제강점기 일본 선박의 침몰사고가 일어났다는 뜻이어서 ‘완도초’로 바뀌었다. 전남 고흥 내나로도 부근에 나란히 있는 ‘각시여’와 ‘이참봉여’는 배가 난파해 떠내려온 부인과 남편이 각각 발견됐다는 전설에서 따왔다. 전남 여수 ‘통싯여’는 화장실(지역방언 ‘통세’) 모양을, 제주 ‘바금지초’는 바구니 모양을 닮아 명명됐다. 해양조사원은 우리말 이름 48개를 이달 말 고시하고 국내외 해도에 명시해 널리 쓰이게 할 계획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5차 촛불집회] ‘박근혜 하야’ 촛불, 전국을 뒤덮다…눈·비도 소용없었다

    [5차 촛불집회] ‘박근혜 하야’ 촛불, 전국을 뒤덮다…눈·비도 소용없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이 전국을 뒤덮였다. 눈과 비가 내렸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박근혜 지지율 ‘0%’을 기록한 호남지역은 곳곳에서 촛불을 들어 올리며 외치는 ‘대통령 하야’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전남은 22개 시·군 가운데 18곳에서 촛불을 켰다. 박근혜퇴진광주시민운동본부는 26일 오후 6시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7만명(경찰 추산 1만 5000명)이 참석했다. 각계각층이 모여 촛불을 들고 한목소리로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집회에 앞서 시민들과 학생들은 금남로에서 시국대회를 열었고, 조선대에서 금남로까지 촛불행진을 펼쳤다. 광주 촛불집회는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시작해 각계각층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자유발언 중간에는 프랑스혁명을 다룬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개사한 숭일고 학생들의 공연, 합창단, 율동패 등 공연이 펼쳐져 집회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 파도타기와 대형 걸게 퍼포먼스를 한 뒤 2개 구간으로 나뉘어 금남로 일대에서 행진한다. 전남지역에서는 주최 측 추산 5만명(경찰 추산 1만명)이 참석했다. 특히 국토 최서남단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도 주민 100여명이 예리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주민들은 선언문에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온 국민이 광화문 광장으로 달려가는데, 겨울 바다를 핑계로 서울이 멀다는 이유로 마냥 바다만 쳐다볼 수 없었다. 멀리 섬마을에서도 그 뜻을 함께하고자 촛불집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순천에서는 자전거 100여대가 도심행진을 펼치며 박근혜 퇴진을 촉구했다. 광양, 여수, 목포에서도 결의대회와 시민행진이 이어졌다. 전북에서는 박근혜 정권 퇴진 전북비상시국회의가 오후 5시쯤부터 전주 충경로 사거리에서 ‘제3차 전북도민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비옷을 입거가 우산을 쓴 7000여명(경찰 추산 3500여명)의 참가자들은 새누리당 전북도당에서 풍남문 광장까지 약 1㎞ 구간을 행진한 뒤 박 대통령의 하야와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오후 8시부터는 8개 밴드가 무대를 꾸미는 ‘하야하?’ 콘서트가 열렸다. 익산과 군산, 정읍에서도 시민들은 촛불을 높이 들고 박근혜 퇴진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인 고향인 대구에서는 오후 3시쯤부터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대구비상시국회의가 주최한 ‘박근혜 퇴진 4차 시국대회’가 열렸다. 약한 비가 내렸지만 집회에 참여하는 인원은 갈수록 늘어났다. 오후 8시 현재 주최 측 추산 5만명(경찰추산 7000명)이 모였다. 오후 5시 시민 자유발언을 했고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반월당네거리∼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계산오거리를 거쳐 출발지로 돌아오는 거리행진(2.1㎞)을 했다. 이어 방송인 김제동씨의 광장콘서트가 열렸다. 부산에서도 박근혜정권퇴진부산운동본부 주최로 오후 7시 30분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백화점 앞에서 주최 측 추산 10만명(경찰 추산 1만 2000명)이 넘은 시민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궂은 날씨 속에서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들고 ‘이게 나라냐’, ‘하야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과 촛불을 들고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서면교차로와 연결되는 중앙대로 5개 차로와 주변 도로를 가득 채웠다. 참석자들은 오후 9시부터 남구 문현교차로까지 3㎞ 구간에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거리행진을 벌였다. 울산에서는 오후 4시쯤부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중·고등학생의 ‘하야체조 플래시몹’을 시작으로 시민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자유발언과 공연도 펼쳤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남구 번영로타리까지 왕복 2㎞ 구간을 행진하며 박 대통령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울산시민운동은 6000여명이 촛불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경남에서는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가 오후 5시부터 창원시청 광장에서 주최 측 추산 1만여명(경찰 추산 4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시국대회를 열고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시민들은 오후 6시 30분쯤 창원광장을 출발해 중앙사거리까지 2.2㎞ 거리를 행진했다. 진주·김해·양산 등 경남지역 11곳에서도 총 1만여명(경찰 추산 240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등 충북 지역 노동·시민단체로 꾸려진 충북비상국민행동은 오후 5시부터 청주시 성안길 입구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이들은 집회를 시작하기 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의 실정에 국민은 실의와 포기가 아닌 항쟁으로 엄동설한을 뚫고 거리에 나섰다”며 “박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라고 주장했다. 대전에서는 오후 5시쯤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 3만 5000여명(경찰 추산 2400여명)의 시민이 모여 영상상영, 시국선언문 낭독 노래공연, 시민 발언, 거리행진 등의 순으로 집회를 이어갔다. 세종과 충남 서산·부여·공주·서천·논산 등 5개 시·군에서도 촛불이 켜졌다. 강원도에서는 춘천과 영월, 태백 등지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정권퇴진 춘천시민행동은 오후 5시부터 춘천에 있는 김진태 의원 사무실 앞에서 열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영월에서는 오후 6시부터 영월비상시국 시민행동이 주관하는 정권퇴진 촉구 촛불 문화제가 별빛폭포 일원에서 열렸다. 제주에서는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오후 5시부터 제주 음악인 시국선언 콘서트 ‘설러불라’가 1시간가량 진행됐다. 설러불라는 ‘그만두라’는 뜻을 담은 제주 방언이다. 이들은 오후 6시부터 촛불을 들고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경기도에서 성남시 야탑역 부근에서와 수원역 등지에서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전국종합
  • [이주의 문화 레시피] 대중음악

    [이주의 문화 레시피] 대중음악

    ●양방언 20주년 콘서트 유토피아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음악가의 길을 걸은 지 20주년을 맞은 재일 한국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양방언이 여는 특별한 콘서트. 재즈, 클래식, 전통음악을 교차시키며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11월 3, 4일 오후 8시, 5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4만~8만원. (02)733-4699. ●바버렛츠 2집 발매기념 단독 공연 두왑두왑쇼 인디 걸그룹을 표방한 바버렛츠가 2년 반 만에 정규 2집을 선보이고 꾸리는 무대. 단순한 복고 사운드에 그치지 않기 위해 멤버 3명 모두가 작곡, 작사, 레코딩, 연주, 믹싱 등 음반 제작 과정 전반에 직접 참여하며 다양한 시도를 담았다. 11월 4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하나투어 브이홀. 4만 4000~5만원. (02)338-0958.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8. 내 남자의 ‘여사친’ · 내 여자의 ‘남사친’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8. 내 남자의 ‘여사친’ · 내 여자의 ‘남사친’

    오랜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인 ‘아는 오빠’를 만났다. 그간 격조하야 사는 얘기도 들을 겸 얼굴도 볼 겸이었다. 종로 모처의 베트남 쌀국수 집에서 쌀국수와 ‘짜조’에 맥주 한 잔 하며 근황들을 읊었다. 목하 열애 중이던 오빠는 6살 어린 여친에게 ‘여럿이 만나는 자리’라고 얘기하고 나왔다고 했다. 그 오빠랑 내가 같이 할 만한 여럿이란 이제 없는데. 그 밤, 달은 높고 날은 좋았지만 내가 평화로운 커플 부대를 침공한 불청객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만은 지울 수가 없었다. 내 남친의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와 내 여친의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 민감한 주제다. 내 여사친과 여친이, 내 남사친과 남친이 평화롭게 공존할 그 날은 오지 않는가. 이제 곧 다가올 연말 모임들을 앞두고 또 내 남친·여친 단속에 머리가 아플 이들을 위해 이들을 탐구해보기로 했다. ◆ 내 남친의 여사친, 내 여친의 남사친 숱한 단톡방에 이 주제를 던지자마자 새우깡에 비단 잉어 몰리듯 떡밥을 덥석 물었다. “내 남친한테 꼬리치던 그 X, 진짜 짜증나 죽는 줄 알았어”부터 “밤과 술이 있는 한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오랜 명언까지 다 기어 나왔다. 다들 남친의 여사친과 여친의 남사친에 한 번씩들은 데여 보거나 한번쯤 촉수를 곤두세운 경험쯤 있는 것 같았다. 삼거리(28·여)는 남자친구의 오랜 ‘베프’(베스트 프렌드)인 모델 뺨치는 여사친을 늘 경계해 왔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와 함께 간 여행에서였다. 밤 11시, 남친의 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 X 이었다. 삼거리가 대신 받았다. “여보세요?” “XX이 좀 바꿔주세요.” 당연히 “아, 같이 계신 줄 몰랐네요. 다음에 할게요.” 정도의 멘트를 예상했던 삼거리는 그 당당한 태도에 되레 얼이 나가 남친을 바꿔주고 말았다. 남친의 통화를 엿들은 삼거리는 부아가 터졌다. “아니, 어? 자기가 남자친구랑 싸워서 인스타(그램) 언팔했다고 내 남자친구한테 야밤에 전화를 해? 내가 옆에 있는데도? 이 X이 진짜” 그 이후로 터져나온 무시무시한 방언은 더 이상 옮기지 않기로 한다. 유독 예민한 삼거리의 촉수로, 그 여자는 삼거리의 남친에게 꼬리를 치려던 것임에 틀림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전혀, 꼬리칠 마음이 없었는데도 나의 성별을 이유로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이다. 뾰로롱꼬마솔로(29·여)는 오랜 영화 메이트였던 친구를 잃었다. “그냥 딱 영화만 보는 사심없는 사이인데 여자친구가 싫어한다 하니까…중간에 다른 애들 껴서 만나다가 이제는 그것도 안해. 여자친구가 연락하는 것도 싫어한대서 찔끔찔끔 연락하다보니 결국은 연락도 끊김.”  ◆ 커피, 밥, 술, 영화, 동물원… 어디부터가 데이트인가? 서른 내외의 남녀 20명에 물었다. 내 남친과 여친, 그들의 여사친과 남사친에게 어디까지 허용 가능한가. 본인이 그 상황을 미리 알고 있으며 내 남친·여친이 여사친·남사친과 단 둘이라는 가정 하에. 커피·밥·술·영화·동물원으로 차츰 강도도 높여봤다. 커피와 밥까지는 남녀 20명 중 19명이 ‘괜찮다’고 했다. 커피와 밥이 되는 이유는 보통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였다. 그러나 술에서부터는 급격히 갈려 술·영화·동물원 순으로 급격히 ‘반대’ 비중이 높아졌다. 술부터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데이트의 영역인가 보았다. 술까지 허용하겠다는 이는 남자 4명, 여자 1명에 불과해 총 15명(75%)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술이 안되는 이유도 역시 그것이 ‘술’이기 때문이었다. 술도 못 믿고, 나도 못 믿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반주냐 2차냐’ 하는 해묵은 논란이 재현되기도 했지만, 남자들은 여친의 주량을 못 믿어서 여자들은 남친이 남자라는 이유로 아무튼 술은 안 된다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영화는 남녀 각각 3명씩 6명(30%)만 가능하다고 했다. 영화의 종류가 도마 위에 올랐다. 로코냐, 색계냐 하는 것. 여자들은 색계는 되지만, 로코(로맨틱 코미디물)는 안 된다고 했다. 남자들은 로코는 되지만 색계는 안 된다고 했다. 주칠남(30·남)은 말했다. “살 보이는 건 아무튼 안돼.” 여자들은 되레 반대 의견이었다. “로코가 더 안돼. 오히려 저렇게(색계를 이름) 극단적이면 목적 의식을 가지고 친구랑 볼 수 있는데 로코는 아무튼 보고 나면 꽁기꽁기해서 안 돼.” ‘동물원’이라는 문항에는 모두가 다 ‘90년대냐’며 성토했지만 끝끝내 넣었다. 모든 게 다 된다고 했던 쿨한 남자 2명 빼고는 다 ‘안 된다’고 했다. ‘안된다’고 했던 18명 모두 다 “그건 데이트 코스 아님?” 이라는 반응이었다. 밥·커피·술·영화·동물원 등 모든 문항에 ‘예스’라고 답했던 쿨한 장크로(32·남)씨는 “여친의 남사친이 누구냐에 따라 약간의 변동은 있을 수 있으나 뭐가 됐든 여자친구 믿으니까 괜찮음”이라고 말했다. 시종일관 쿨한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근데 여자친구가 매일 그러면 어떡해?” 라고 물었다. 장크로는 “그럼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이랑 사귀는 거겠지”라고 했다. 그 외 많이 나온 의견이 ‘사바사’였다. (‘사람 바이 사람’을 줄인 말로, 사람에 따라 생각이나 행동이 다를 수 있음을 뜻한다.) 결제해서행복해여(31·여)는 말했다. “그게 딱 보면, 꼬리치는 여자는 다르다니까? 느낌이 딱 온다니까? 그런 여자는 밥이든 커피든 남친이랑 단둘이 만나게 하면 안 되지.” ‘자칭’ 남사친·여사친 문제 전문가인 삼거리는 말했다. “결국 그거야. 남친이 자기 여사친을 내 앞에 소개 시켜줄 수 있을 만큼 떳떳하다? 그러면 만나게 해도 되는 거고, 그게 아니면 절대 안 돼. 안 떳떳한 관계라는 거니까.” ◆ 명멸하는 수많은 남사친과 여사친…결국은 나만 잘하면 된다! 초·중·고등학교 동창, 대학 선후배, 동아리 선배, 회사 동기, 교회 친구 등등… 모든 사람들에겐 필연적으로 수많은 남녀사친이 명멸한다. 그들은 한때는 애인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며, 한편으로 막상 내가 연인과 헤어졌을 때 옆에서 토닥여주는 이가 되기도 한다. 그들도 나를 이루는 중요한 일부인 것. 그러나 애인이 있을 때, 남사친과 여사친 문제는 예의가 필요한 영역이 된다. 남녀사친의 존재가 나의 소중한 이에게 위협이 되거나, 마찬가지로 남녀사친 또한 잠재적 범죄자(?)가 된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이 때 애인에게 남녀사친의 인상을, 남녀사친에게 애인의 인상을 전달하는 이는 오롯이 나라는 인물인 까닭에, 결국 나만 잘하면 된다(!)는 것이다. 앞선 앙케이트에서 촌스럽게 ‘동물원’을 보기에 넣은 까닭은 다름 아닌 나 때문이었다. 어느 볕 좋은 가을이었다. 날 좋을 때면 동물원에 가야 하는 나는 당시 사귄지 얼마 안 된 남자친구 대신 오랜 남사친과 동물원엘 갔다. 남친은 시험이 코 앞이라 ‘멘붕’이었던 까닭이다. 단풍으로 곱게 물든 동물원에서 몸 속 가득 동물 똥냄새를 맡으며 치킨을 뜯고 김밥을 먹었다. 정말 눈에 띄게 ‘좋은 날’이었다. 혈맹 같았던 오랜 남사친에게는 전혀 ‘드릉드릉’한 마음 따위 느끼지 않았지만, 다만 그 좋은 날의 한 컷에 나의 그가 없는 게 후회가 됐다. 일주일만 기다려 남자친구랑 올 걸. 이제사 나는, 동물원은 남친에게 가자고 말한다. 모든 연애를 꿰뚫는 법칙 하나, ‘소중한 사람을 소중하게’는 여기서도 통용되는 법이다. 남친은 남친대로, 남사친은 남사친대로.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제보자들 후폭풍…“때려죽여도 하나님이 주신 아들? 목사 친자 99.99%인데 남편 불쌍”

    제보자들 후폭풍…“때려죽여도 하나님이 주신 아들? 목사 친자 99.99%인데 남편 불쌍”

    지난 17일 KBS ‘제보자들’에 소개된 불륜 사건이 온라인에서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매주 일요일마다 한 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남성은 자신의 아내와 목사가 불륜 관계였으며, 17년 동안 키워온 아들이 목사의 아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아내와 목사는 두 번의 친자검사를 통해 99.99% 목사의 아들이 맞다는 결과를 받고도 “때려죽여도 하나님의 아들이다. 기도해준 것 밖에 없다”고 떳떳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남성은 교회에서 아내에게 첫눈에 반했고, 구애 끝에 결혼했다면서 결혼식 당시 주례도 이 목사가 섰다고 말했다. 결혼 후 주변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문에도 아내를 믿었지만, 어느날 집에 아내와 목사가 둘 다 속옷만 입은 채 함께 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또 17년간 키운 아들에 대해서는 “내 자식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화도 나고 속도 상한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시청자들은 분노했다. “목사가 하나님이라도 되는 건가, 자기가 예수 낳게 했다는 식이네. 남편만 불쌍하다”, “목사는 목사로서 부끄러워야하고 인간으로써도 부끄러워야하며 17세의 아들의 친아버지로써도 부끄러워야한다(endu****)”, “이런 이상한 목사들때문에 종교인들이 욕을 먹는거예요. 그 교회 신도들 정신좀 차리세요!(alfo****)”, “보다가 분통이 터져서 욕이 방언처럼 터져나오는 기적이 일어남. 저런 인간들을 그냥 둬야 하는건지(k640****)” 등의 댓글이 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정보화 시대의 새 국어사전 ‘우리말샘’/송철의 국립국어원장

    [In&Out] 정보화 시대의 새 국어사전 ‘우리말샘’/송철의 국립국어원장

    사회 환경이 변하면 언어 사용 양상도 변하게 된다. 전화기가 발명되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끼리 편지가 아니라 말로도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든지,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자우편에 의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됐다든지 하는 예들이 그러한 사실을 말해 준다. 카카오톡이 나타나면서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문자로 소통을 할 수도 있게 됐다. 사정이 이러하니 말광인 사전(辭典)도 이러한 사회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종이사전이 시디(CD)사전으로 바뀌더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는 온라인사전이 대세인 시대가 됐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국립국어원은 웹 기반 사전 ‘우리말샘’을 편찬해 지난 5일 개통식을 가졌다. 2010년부터 7년 동안 편찬한 사전이다. ‘우리말샘’은 종이사전에는 없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진다. 우선 국민 참여형 사전이다. 100만여 항목을 담아 출발하는 이 사전은 편찬이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과 함께 완성해 나가야 할 사전이다. 국민들이 사전을 이용하다가 실생활에서는 쓰이는데 사전에는 없는 말이 있다면 그 단어를 등록할 수도 있고, 뜻풀이 등에서 잘못된 부분이나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는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 국민들이 새롭게 제안한 정보는 감수 과정을 거쳐 사전에 반영된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자신의 국어 지식을 보태 준다면 이 사전은 국민들의 국어에 대한 지식을 집대성하는 사전이 될 것이다. 이 사전은 ‘표준국어대사전’과 달리 규범 사전이 아니기 때문에 표준어가 아닌 말들도 얼마든지 담아낼 수 있다. 신어, 방언, 전문용어 등 국민들의 생활 속에서 쓰이는 모든 단어들이 실릴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지나친 비속어라든가 욕설, 어떤 개인이나 집단을 비방하는 말 등은 실리지 않는다. 이는 우리말을 품위 있는 언어로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이 사전은 종이사전이나 시디사전과는 달리 용량에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다. 그래서 종이사전이나 시디사전보다는 훨씬 많은 여러 가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우리말샘’에는 기존 사전들에서 제공하던 정보(뜻풀이, 품사, 발음, 활용, 용례) 이외에도 해당 단어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보여 주는 어휘 역사 정보를 제공하며, 표준어에 대한 다양한 지역어(방언) 정보도 제공한다. 또 해당 단어에 대한 수어(수화언어) 정보도 동영상으로 제공하며 해당 단어에 대한 어휘 정보(상위어, 하위어, 비슷한말, 반대말, 높임말, 낮춤말 등)를 어휘 지도로 보여 주기도 한다. 옛말 언해문에는 한문 원문도 제공한다. 기존 사전들보다 다중 매체(멀티미디어) 자료도 더 갖추었다. 우리는 지금 지식 정보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많은 지식이 인터넷 등 정보화 기반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때에 누구나 쉽게 접근해 참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우리말샘’은 국민의 언어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말과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 줄 것이다. 언어 사전으로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이 사전 ‘우리말샘’이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로 풍성하고 알차게 채워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사전으로 인해 우리도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 [다른 공간이 빚은 다른 언어들] 타국에서… 모어를 새로 만나다

    [다른 공간이 빚은 다른 언어들] 타국에서… 모어를 새로 만나다

    특정한 공간은 시인과 시인의 언어에 어떤 자취를 남길까. 그 흔적을 더듬어볼 수 있는 시집이 최근 나란히 나왔다. 신달자(73) 시인은 두 해 전 이사한 서울 북촌의 한옥집에서 ‘생의 출발점과 종착지’를 실감했다고 시집 ‘북촌’(민음사)에서 토로한다. 재독 시인 허수경(52)은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문학과지성사)로 이국의 땅에서 모국어로 새긴 시간의 지층을 쓰다듬는다. “망각의 그늘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 다시 돌아오는 기억, 그 기억을 어떻게 보듬는가 하는 것이 우리 삶의 질을 정해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어쩌면 기억의 일은 ‘어떻게 가장 오래 지속되는 장례식을 지낼 것인가’ 하는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6일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한 허수경 시인이 독일에서 보내온 수상 소감이다. 상은 지난해 펴낸 산문집 ‘너 없이 걸었다’를 향한 것이지만, 그의 소감은 이번 시집을 품는 말이기도 하다. ‘인간이란 언제나 기별의 기척일 뿐이라서//(중략)빙하기의 역에서/무언가, 언젠가, 있었던 자리의 얼음 위에서/우리는 오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처럼/아이의 시간 속에서만 살고 싶은 것처럼 어린 낙과처럼/그리고 눈보라 속에서 믿을 수 없는 악수를 나누었다//헤어졌다 헤어지기 전/내 속의 신생아가 물었다, 언제 다시 만나?/네 속의 노인이 답했다, 꽃다발을 든 네 입술이 어떤 사랑에 정직해질 때면/내 속의 태아는 답했다, 잘 가’(빙하기의 역) “오래된 시간의 영혼을 노래하는”(이광호 문학평론가) 시인의 언어가 영그는 곳은 이국의 땅이다. 1992년 독일로 떠난 그는 뮌스터에 움을 트고 고고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마쳤다. 하지만 그는 다시 시의 자리로 돌아왔다. 내년이면 등단 30년을 맞는 시인은 “하루에도 몇 번씩 모어(母語)와 이별하고 재회한다”고 했다.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이후 5년 만에 낸 이번 시집은 이렇듯 독일어로 살면서 모국어로 사유하는 ‘긴장’ 속에서 새로 발견되고 잉태된 시어들로 수놓였다. 폭력적인 세계를 서늘하게 응시하고 약자들을 위무하는 그의 성정은 여전하다. ‘그들은 천년 전에 지어진 수도원을/내가 어제 폭파했다고 했다/그 수도원에는 이 시장에 더 존재하지 않는/방언들을 모은 자료실이 있었다고 했다/그러니까 내가/그 말들을 함께 폭파한 거라고 했다//나는 어제 집에만 있었는데!/천년을 살아도 낯선 내 그림자가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는데!//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잠 속에서 깨어나면/투명한 벌레 한 마리가 될 날씨다’(카프카 날씨 1) ‘아직 도착하지 않은 기차를 기다리다가/역에서 쓴 시들이 이 시집을 이루고 있다/영원히 역에 서 있을 것 같은 나날이었다/그러나 언제나 기차는 왔고/나는 역을 떠났다/다음 역을 향하여’라는 시인의 말은 다시 고대하게 한다. 그의 새 언어를.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제3회 국제 해양플랜트 기술 컨퍼런스, 19~ 20일까지 부산 벡스코서 개최

    제3회 국제 해양플랜트 기술 컨퍼런스, 19~ 20일까지 부산 벡스코서 개최

    현재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은 저유가와 수주감소로 인해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하지만 향후 국제유가 상승이 전망되고 있어 해양플랜트 시장이 다시 확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은 다가올 호황기에 대비해 다양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양일간 부산 벡스코에서는 제3회 국제 해양플랜트 기술 컨퍼런스(Offshore Korea Technical Conference 2016)가 개최된다. 컨퍼런스뿐만 아니라 전시회, KOTRA 수출상담회, 오일메이저 초청 포럼 등으로 구성되어 해양플랜트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장이 될 전망이다. 먼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3대 조선소가 대형 부스로 참가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해양플랜트 기자재 홍보 및 판로 개척을 위해 국내외 주요 기자재 및 설비업체가 대거 참가한다. 특히 올해는 한국가스공사가 처음으로 전시회에 참가해 전시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도 표준화, 모듈화를 통한 해양플랜트 산업 자체의 경쟁력 강화 방안 역시 심도 깊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회의 글로벌 인지도 상승에 따라 중동의 오일메이저 등 해외 대형바이어가 대거 방한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전시회와 동시 개최되는 제3회 국제 해양플랜트 기술 컨퍼런스 (Offshore Korea Technical Conference 2016)에서는 2개의 기조연설과 패널 토론을 포함하여 총 12개 세션, 51개의 주제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컨퍼런스는 노블어소시에이션 피터 노블 대표의 ‘해양플랜트 시장 전망’, 현대중공업 정방언 부사장의 ‘해양플랜트 위기 극복방안’에 대한 기조연설을 축으로 MIT 공대, 노르웨이과학기술대학교(NTNU)의 해당 분야 석학들의 주제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최초로 진행되는 ‘해양플랜트 인력양성’ 세션에는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교육기관인 ‘Petroskills’의 발표가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KOTRA는 이번 전시기간 중 해외 빅바이어 90여개사를 유치해 ‘2016 Global Offshore & Marine Plaza (GOMP 2016)’ 1:1 수출상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KOTRA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최근 어려움에 처해 있는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의 수출부진을 타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회, 기술 컨퍼런스, KOTRA 수출상담회 외에도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지자체 및 일자리 관련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일자리 희망 특별관’이 진행된다. 이 밖에도 해외 바이어 리셉션, 표준화 홍보관 등도 개별 기업 및 기관이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져 해양플랜트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한다. 부산광역시 정진학 산업통상국장은 “하반기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최대 해양플랜트 전문전시회인 만큼 조선해양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마케팅 애로를 해소하는데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동주관기관인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동형 이사장은 “산업계가 중심이 되어 개최되는 전시회인만큼 현 조선해양 위기극복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해외 시장 판로개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헬조선 뜻 내가 정의한다면?

    일상어(신어, 생활용어), 지역어, 전문용어, 옛말 등 100만 단어를 등재하고, 일반 국민들도 단어의 뜻풀이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단어 등록을 청원할 수 있는 개방형 국어사전이 인터넷에 개통된다. 국립국어원은 사용자 참여형 온라인 사전 ‘우리말샘’(http://opendict.korean.go.kr)을 새달 5일 개통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를테면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헬조선’ 같은 단어를 등재하거나 뜻풀이에 참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꽃청춘’이나 ‘식감’처럼 방송을 통해 등장한 일부 새로운 단어들은 이미 우리말샘에 등재됐다. 이번 개방형 국어사전의 특징은 사용자가 뜻풀이·발음·방언·용례 등 어휘 정보를 더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수적인 국립국어원이 최대한 많은 실생활 단어들을 사전에 등록할 수 있게 처음으로 문호를 개방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50만 단어에 신어·생활어 7만 5000단어, 지역어 9만 단어, 전문용어 35만 단어를 더해 모두 100만여 단어가 표제어로 제시된다. 반대말·높임말·비슷한 말 등 관련된 어휘를 그물망처럼 표시한 ‘어휘 지도’와 개인별 단어장, 자모·초성 등 다양한 방식의 검색 기능이 제공된다. 해당 단어가 언제, 어떤 문헌에 나타났는지 기록한 역사 정보도 찾아볼 수 있다. 위키피디아처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부정확한 정보를 걸러내기 위해 제안된 정보를 전문가가 감수하는 절차도 마련했다. 참여자 제안정보와 전문가 감수정보를 따로 보여주고 편집이력도 공개한다. 우리말샘은 기존 표준국어대사전과 별도로 운영된다. 표준국어대사전이 교육·언론 등 공적 언어생활의 기준을 제시한다면 우리말샘은 실생활에서 국어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생생하게 담아내는 게 목적이다. 송철의 국립국어원장은 “한국어 규범이나 표준적 쓰임을 확인하고 싶을 때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다양하고 생생한 한국어의 모습을 보려면 우리말샘을 참고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은 5만여 기본 어휘를 담은 ‘한국어기초사전’(krdict.korean.go.kr)과 이 사전을 러시아어·몽골어·베트남어·스페인어·아랍어·영어·인도네시아어·일본어·태국어·프랑스어 등 10가지 외국어로 번역한 ‘한국어-외국어 학습사전’도 함께 개통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제주의 ‘물방울’ 시나브로 스며들다

    제주의 ‘물방울’ 시나브로 스며들다

    곶은 숲, 자왈은 가시덤불을 의미하는 제주방언이다. 숲과 가시덤불, 돌밖에 없어 쓸모없게 여겨졌던 제주의 곶자왈에 미술관이 들어서고, 예술인들이 하나둘씩 둥지를 틀면서 제주의 명소가 됐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또 하나의 특별한 미술관이 개관했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87) 화백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이다. 김 화백이 6·25전쟁 당시 제주에 머물렀던 인연으로 자신의 대표 작품 220점을 기증하면서 탄생한 미술관이 지난 24일 개관했다. 김 화백은 개관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45년간 미국과 프랑스 등 여기저기 흘러다니며 살았다. 이국생활은 유배생활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어 정착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주도가 받아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제주도는 풍광이 남프랑스와 비슷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 또한 흡사하다”면서 “김창열을 대변할 수 있는 작품들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시기별 대표작품들을 선별해 기증했다”고 말했다. 김 화백은 1950년대 앵포르멜 작업을 시작으로 1960년대에는 두꺼운 질감을 지닌 기하학적인 회화 작업에 전념했다가 1970년대 초부터 물방을 시리즈를 시작했다. 극사실주의 기법의 물방울 시리즈는 1972년 5월 열린 파리의 ‘살롱드메’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그에게 ‘물방울 작가’라는 별명을 안겼다. 화백은 “달마대사가 10년 동안 면벽 수행을 한 뒤 득도를 했지만 나는 40년을 넘게 물방울을 그렸음에도 보통 사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내 이름을 가진 미술관을 지어 받았으니 달마대사 못지않은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감회를 밝혔다. 총사업비 92억원이 투입된 미술관은 지상 1층에 연면적 1587㎡ 규모로 기획전시실,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 수장고 외에 교육실과 야외무대, 아트숍 등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홍재승은 “‘신전’ 같은 모양이었으면 좋겠다는 김 화백의 생각과 대표작인 물방울, 그리고 빛을 매개로 곶자왈에 분출한 화산섬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현무암처럼 검은색의 노출콘크리트 외벽을 지닌 7개의 큰 공간이 주변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미술관은 물방울 화가의 조형세계를 상징하듯 물의 중정을 가운데에 두고 경사진 복도를 따라 올라가는 구조다. 물의 중정에는 크기가 다른 세 개의 유리 구슬로 이뤄진 김 화백의 신작 조형작품 ‘삼신’이 설치됐다. 미술관에서는 25일부터 개관 전시로 김 화백의 전반적인 작품세계를 간명하고 핵심적으로 살필 수 있도록 1964년부터 2007년까지의 작품 30여점을 소개하는 ‘존재의 흔적들’전이 열리고 있다. 1960년대 초의 앵포르멜 시기부터 1970년대를 거쳐 1980년대까지 물방울이 형성되어온 과정을 보여주는 ‘물방울의 기원’,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회귀’연작을 중심으로 대형 작품들이 전시되는 ‘존재의 흔적들’, 한자 및 천자문 등 화면의 주제와 배경의 관계에서 더욱 풍성하고 깊이 있는 시도들을 보여주는 ‘물방울의 변주’로 구성됐다. 전시는 내년 1월 22일까지 계속된다. 초대관장을 맡은 김선희 관장은 “개관을 기념해 3개월 동안 무료로 운영된다. 이후엔 상설전시와 함께 김 선생님이 연결되는 작가들의 작품을 기획전으로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24일 미술관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김 화백과 부인 마르틴 질롱, 원희룡 제주지사,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박서보 화백 등 국내외 문화예술관계자들과 지역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해 개관을 축하했다. 글 사진 제주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물방울 화가’ 김창열 화백은 6·25전쟁 후 한때 경찰직 몸담아… 60년대 비엔날레로 세계무대 입성… 1970년 파리 정착하며 창작 매진 김창열 화백은 1929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났다. 붓글씨를 통해 회화를 접했고 외삼촌으로부터 데생을 배우면서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해방 시기의 혼란 속에서 이쾌대 선생의 성북회화연구소에서 그림을 배워 1949년 서울대 미대에 입학했으나 6·25전쟁 발발로 학업을 중단하고 경찰학교에 지원해 1955년 교사자격 검정시험에 합격할 때까지 경찰 생활을 했다. 1957년 박서보, 정창섭 등과 한국현대미술가협회를 결성해 앵포르멜 미술운동을 이끌면서 세계무대로 눈을 돌려 1961년 파리비엔날레, 1965년 상파울로비엔날레에 출품했다. 1966년부터 68년까지 미국아트스튜던트리그에서 판화를 공부하고 1969년 백남준의 도움으로 파리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파리에 정착하게 된다. 1970년 파리 교외의 마구간에 아틀리에와 숙소를 마련하고 창작에 매진했다. 한순간에 사라지는 삶의 본질을 물방울로 은유한 ‘밤의 행사’를 1972년 살롱드메에 출품하며 유럽 화단에 데뷔했으며 2004년 파리 주드폼 미술관에서 물방울 예술 30년을 결산하는 전시회를 가졌다.
  • [말빛 발견] 가지런하고 곱다는 말 ‘함초롬하다’

    ‘가을 물은 소 발자국에 고인 물도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가을에는 물이 아주 깨끗하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가을이라는 계절은 그런가 보다. 평소 더럽게 여기는 소의 발자국에 고인 물조차 먹을 수 있다고 비유한다. 더위가 물러가고 정말 살 것 같아서 그러지 않았을까. 맑고 서늘한 기운이 퍼져서 무엇을 해도 좋은 계절이다. 뿐만 아니라 물빛도 햇빛도 달빛도 더욱 곱게 다가온다. 꽃이나 풀잎들도 색다른 분위기를 낸다. 이럴 때 밋밋한 말이 나올 리 없다. ‘함초롬한 꽃’이라거나 ‘풀잎이 이슬에 함초롬하게 젖어 있다’고 표현하곤 한다. ‘함초롬하다’는 일상에서 자주 입에 올리는 말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곱고 예쁜 느낌을 주지만 말뜻이 선명하게 읽히진 않는다. 글자체 가운데도 ‘함초롬바탕’이나 ‘함초롬돋움’ 같은 것들이 있다. 그저 그런 글자체 이름이 아니었다. ‘함초롬하다’는 ‘젖거나 서려 있는 모습이 가지런하고 곱다’는 말이다. 어감도 뜻도 곱고 예쁘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시인 정지용도 ‘향수’에서 ‘함초롬하다’를 썼다.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에서 보인다. 여기서 ‘함추름’은 ‘함초롬’의 방언이고 부사 형태다. 시인은 ‘함추름’이라는 말을 써서 차분하면서도 곱고 아늑한 풍경을 그렸다. ‘함초롬하다’가 주는 느낌은 가지런하다, 차분하다, 촉촉하다, 곱다 같은 것들이다. 비가 갠 뒤 사물이 그래 보일 때, 어여쁜 상대가 있을 때 쓸 만하다. 세상 풍경이 그럴 때도 있을 것이다.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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