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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화제] 아빠도 딸도 TV 출연중

    [주말화제] 아빠도 딸도 TV 출연중

    “너 모창에 성대모사도 잘 하는데 진실게임에나 나가보지 그래?”최근 동창모임에 나간 새내기 직장인 김지훈(26)씨. 친구들 사이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통하는 김씨에게 TV 출연 권유가 쏟아졌다. 대상 프로그램은 일반인들이 출연,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SBS 프로그램 ‘진실게임’이다.‘그럼 한번 해볼까.’하는 마음에 프로그램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보니 아이템별 신청코너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참여,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일반인의 TV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보통사람들의 TV 출연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일반인도 TV를 통해 연예인 못지않은 끼를 발산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것은 물론, 보통사람들의 TV 참여를 유도해 그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으려는 방송사들의 경쟁이 만들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서울신문이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의 시사교양·연예오락프로그램 등을 조사한 결과, 일반인이 직접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30여개에 이른다. 아이디어를 제보하거나 방청객으로 참여하는 사례까지 넣으면 전체 프로그램의 절반을 훨씬 넘는다. ●회당 신청자 수백명 몰려 지난달 30일 방송된 SBS 설특집 ‘전국동안(童顔)선발대회’는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밀어내고 보통사람에 의한 ‘동안신드롬’을 몰고 왔다. 본선 진출 10여명을 뽑는 데 몰려든 신청자들은 무려 3000여명. 끼가 넘치는 일반인들의 TV 출연 욕구가 얼마나 높은지 보여준 단적인 사례이다. 일반인 참여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KBS의 청춘남녀 짝짓기 ‘박수홍 박경림의 좋은 사람 소개시켜줘’와 연예인의 친구찾기 ‘해피투게더 프렌즈’,MBC의 가족사연 프로그램 ‘가족愛발견’,SBS의 ‘진실게임’ 등이다. ‘진실게임’에는 1회당 5명 안팎의 일반인이 출연, 연예인 못지않은 끼를 과시한다. 신청은 매회 300명 이상.‘해피투게더 프렌즈’는 진짜·가짜 친구 50명을 뽑는 과정이 까다롭지만 매주 수백명이 문을 두드린다. ‘동안선발대회’를 연출한 서혜진 PD는 “디지털카메라 등에 익숙한 일반인들이 자신의 모습을 TV를 통해 표현하려는 성향이 강해진 데다가, 제작진 입장에서도 일반인이 나오면 더욱 생생한 내용을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출연료 3만~20만원… 200만원도 방송사들이 경쟁사를 의식, 공개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보수는 프로그램마다 다르다.‘진실게임’이나 ‘좋은 사람 소개시켜줘’ 등은 1인당 15만∼20만원 정도,‘가족愛발견’은 가족당 200만원 상당의 지원금이 제공된다.‘꼭 한번 만나고 싶다’의 주인공과 가족 등은 출연료 10만원 선에 교통·숙박비를,‘해피투게더 프렌즈’의 가짜 친구도 10만원 정도를 받는다.‘스펀지’의 일반인 평가단은 1인당 3만원씩이다.‘가족오락관’ 등 일반 오락프로그램이나 ‘심야토론’,‘100분토론’ 등의 일반 방청객은 1만∼3만원 정도를 받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우리홈쇼핑 23일 주총… 경영권 다툼 벌어질까

    우리홈쇼핑 23일 주총… 경영권 다툼 벌어질까

    오는 23일 예정된 우리홈쇼핑 주총에서 경방과 옛 태광의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인 Tbroad간에 경영권 다툼이 벌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Tbroad가 공격적으로 지분을 매입하면서 우리홈쇼핑의 주요 주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경방, 우호지분 확보해 자신만만 지난해 아이즈비전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경방은 겉으로는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직접 보유한 지분이 28.71%인데다 우호지분까지 합하면 우리홈쇼핑 지분이 55%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방은 그러나 내심 스스로 경영권에 상당한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일 시큐리티진돗개를 316억원에 인수하면서 시큐리티진돗개가 보유한 우리홈쇼핑 지분 2.45%까지 넘겨받았다. 또 지난달 16일 극동유화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12만주를 주당 10만 8333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일부가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경방이 최근 비싼 값을 치르며 지분을 사들이는 점에서 볼 때 경방 스스로도 경영권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Tbroad, 지분 확보 충분해 느긋 반면 Tbroad는 다소 느긋하다.Tbroad는 아이즈비전 등으로부터 주당 5만 6000원에 사들인 지분이 33.52%로 경방보다 오히려 더 많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가 끝난 뒤에나 명의개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는 약 19%에 대해서만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다. Tbroad 관계자도 “이번 주총에서 이사 선임 요구와 같은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SO와 홈쇼핑 등 콘텐츠 제공업체가 함께 있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경방과 함께 우리홈쇼핑을 이끌어가는 데 뜻이 있으며, 당장 인수할 의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경방이 지난해 아이즈비전과 경영권을 놓고 1라운드를 벌였던 경험 때문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만 봐도 놀란다.’는 식으로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홈쇼핑 업계, 시장 판도 재편 관심 유선방송 업계 1위인 Tbroad가 우리홈쇼핑을 인수하거나 경방과 Tbroad가 합심할 경우 우리홈쇼핑의 채널 경쟁력이 수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우리홈쇼핑의 주총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홈쇼핑 업계는 5개 가운데 농수산홈쇼핑을 제외하고는 우리홈쇼핑이 채널 경쟁력에서 가장 약하다. 그러나 Tbroad가 우리홈쇼핑을 인수하거나, 경방과 힘을 합칠 경우 홈쇼핑사 업계는 재편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홈쇼핑 경쟁사들에는 상당히 큰 위협이 될 수 있으며 SO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업체들은 손을 잡고 공동 대응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농수산홈쇼핑을 둘러싼 대형 유통업체간의 인수 경쟁에도 불을 댕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정치권과 나는 본질적으로 안어울려”

    손석희 전 MBC 아나운서 국장이 지천명의 나이에 전임교수라는 새로운 인생 바다를 향해 떠난다. 손씨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려운 시기에 입사,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로도 나는 운이 좋았던 행복한 아나운서”라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함께 풀어준 시청자들의 격려와 지지 덕분이다.”라고 22년 동안 몸담았던 MBC를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또 “고민을 많이 했지만 좋아하는 방송과 하고 싶었던 학교 일을 병행할 수 있어 어렵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분 토론’과 ‘시선집중’ 모두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면서 “프리랜서 신분이 됐지만 다른 방송사에 출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 끊이지 않는 정치 입문설에 대해서는 “정치권에 떠도는 이야기는 나와 상관없을뿐더러 정치권과 나는 본질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게으르지 않은 선생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현장 출신이지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교육을 펼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손 전 국장은 새달 2일부터 성신여대 문화정보학부 전임교수로 출근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MBC·한겨레 변화 몸부림

    매체간 경쟁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언론사들이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특히 MBC는 지난해 각종 방송사고와 ‘황우석 사태’ 등으로 실추된 회사 이미지를 회복하고, 추락한 시청률을 만회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한겨레신문도 과감한 조직개편을 통해 종이신문의 살 길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MBC,“이미지 개선해야” 15일 방송계에 따르면 MBC는 회사 이미지 등 기업홍보를 외부 홍보 전문회사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이를 위해 최근 홍보회사 관계자들과 미팅을 갖는 등 회사 선정을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MBC 관계자는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기업홍보를 아웃소싱해 전문화를 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프로그램 홍보는 기존대로 내부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MBC의 이례적인 홍보 아웃소싱은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방송계의 시각이다. MBC는 또 뉴스는 물론, 드라마나 연예 등 오락·교양프로그램들 중 1∼2개 정도만 일간·주간 시청률 20위권에 포함되는 등 실추된 시청률을 만회하기 위한 갖가지 묘안을 짜고 있다.가장 큰 변화는 최근 보도국 문화과학부에 대중문화를 전담하는 기자를 새로 뒀다는 점이다.10년차로 최근 사회부에서 문화과학부로 옮긴 김재용 기자는 “다양한 대중문화를 다룸으로써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공연 담당 등과 별도로 대중문화 전담기자를 신설한 것에 대해 MBC 내에서도 새로운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한 드라마 PD는 “제작발표회때 우리 회사 기자가 취재를 하러와 깜짝 놀랐다.”면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MBC의 프로그램 띄우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특히 시청률에 가장 민감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광고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홍보심의국에 기획홍보부를 신설,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 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와 ‘늑대’는 무료신문과 지하철, 버스 등에 광고를 냈으며, 앞으로 방송할 ‘Dr. 깽’과 ‘주몽’ 등도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한 시사프로그램 PD는 “드라마 등 연예·오락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올라가야 다른 프로그램들도 함께 상승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MBC의 이같은 변화는 오는 25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최문순 MBC 사장의 승부수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각종 사고로 고초를 겪었던 최 사장이 다음달 3일 주주총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한겨레,“경찰과 시청, 수도권을 합친 기동타격대 개념의 24시팀 신설” 한겨레는 최근 취재부서와 편집부서를 총괄하는 편집장(에디터)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에디터와 팀장 인사에 이어 이번 주까지 팀원 인사를 마무리짓고 19일부터 가동할 방침이다.국내담당·민족국제·경제·문화·스포츠·지역 담당 편집장이 18개 취재팀과 5개 편집팀을 총괄, 출입처에서 벗어나 사고를 넓혀 심층보도를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과 시청, 수도권을 합친 기동타격대 개념의 24시팀을 신설, 눈길을 끈다. 한겨레 안재승 기획팀장은 “편집장 제도를 통해 취재의 유연성을 강화,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획과 편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앤엠 사장 오규석씨 내정

    서울지역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엠커뮤니케이션은 14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오규석 전 하나로텔레콤 전무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오 사장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모니터그룹을 거쳐 LG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에서 전략개발실장과 마케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 대우건설 인수 본게임 돌입

    대우건설 인수 본게임 돌입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본 게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1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예비 인수 후보들간 6주간의 미니 실사가 시작되면서 회사 알리기와 실탄 확보에 적극 나섰다. 몇몇 업체는 광고·홍보전을 적극 펼치면서 대우건설 인수 적격자임을 알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본고사’에서는 누가 많은 인수가를 써내느냐에 따라 승자가 결정되는 만큼 실탄 확보도 준비됐음을 은근히 비치고 있다. ●금호, 프라임, 삼환, 내놓고 경쟁 중견업체 중에서는 프라임산업이 적극적이다.‘Value Partner’를 그룹 슬로건으로 정하고 지난 1월부터 신문은 물론 TV 등을 통해 기업이미지 광고를 시작했다. 자산 1조 5000억원, 매출 5000억원인데 비해 1·4분기 광고 예산만 40억원이다. 부동산 개발과 설계·감리 분야에서의 경험 및 노하우를 강조하는 등 대우건설 인수의 타당성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호산업은 이날 공시를 통해 현금유동성 마련을 위해 최근 금호타이어 지분 2250만주를 금호석유화학에 매각해 3397억 5000만원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오너인 박삼구 회장은 최근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1조 5000억원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지분 매각도 인수자금 만들기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올해로 창사 60주년을 맞아 도약을 꾀하고 있는 삼환기업측은 “채권단이 보유한 전체 지분인 72%까지 인수할 수 있을 만큼 자금 계획을 마련했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두산·한화·유진…‘조용히 있자’ 두산, 한화를 비롯해 중견기업인 유진 등은 ‘정중동’이 모토다. 한화와 두산의 경우 대우건설 노조의 인수 배제 대상으로 지목돼 집중 포화를 받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한화측은 “M&A 과정은 비밀에 부치는 게 원칙이고 인수 결정은 언론 플레이가 아닌 제출된 서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관계자도 대우 노조에 대해 “계약 주체는 자산관리공사인 만큼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노조가 원하는 바를 인수 평가 기준에 반영시키도록 하는 게 적절한 방법이다.”고 지적했다. 두산은 컨소시엄인 중공업과 개발의 지난해 결산을 통해서만 1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한화는 도시개발 사업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유동화 자산을 만들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진그룹의 경우 유경선 회장이 ‘입조심’ 지침을 내린 상태다. 건설 자재를 생산·납품하는 업체인 만큼 이번 인수전으로 괜히 고객인 다른 건설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말자는 취지에서다. 자금 확보를 위해 계열사인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드림씨티방송을 매각키로 하고, 현재 현대백화점과 협상을 진행 중인데 이달 말 최종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대금은 3000억∼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편 대우건설 노조는 오는 15일 서울역 대우빌딩 컨벤션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매각 과정에 참여한 6개 인수 후보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할 예정이다. 주현진 김경두기자 jhj@seoul.co.kr
  • [여의도in] “보수입장 탈바꿈 정형근이 무서워” 장성민 방송사고

    “야, 정형근이 살아남기 위해서 정말… 무섭다, 무서워! 유시민이가 이렇게 변해야 하는데….” 10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던 시청자들은 갑자기 어리둥절해졌다.‘열린세상 오늘’을 진행하던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포럼’ 대표가 엉뚱한 말을 던졌기 때문이다. 마이크가 켜진 줄도 모르고 PD에게 건넨 말이 그대로 전파를 타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던 것이다. 진보진영에서 극우 보수로 분류하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전화 인터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 대해 전향적인 발언을 하자 장 대표는 얼떨결에 이같이 말했다.정 의원은 이날 “미국은 전직 대통령이 국가적 어젠다가 있을 때 ‘순회대사’ 역할을 한다.”며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방북해서 고착된 남북관계 현안을 해결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전직 국회의원인 장 대표의 발언이 방송에 그대로 나가자 놀란 PD는 “지금 하는 말이 방송에 나가고 있으니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왕의 남자’ 1000만 돌파로 본 인기 비결

    ‘왕의 남자’ 1000만 돌파로 본 인기 비결

    사극영화가 인기몰이를 하는 비결이 뭘까. 따지고 보면 한국영화의 암흑기라던 80년대도 사극영화의 전성시대였다. 방송인 조형기의 표현을 빌리자면 ‘배우 이대근으로 상징되는 토속사극의 시대’였던 셈. 그러나 ‘왕의 남자’로 인해 두드러져 보이는 지금의 사극영화는 80년대 토속사극과는 차원이 다르다. ●화려한 의상 코스튬드라마? 사극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스토리의 얼개는 다 알고 있다는데 있다. 연산군, 황진이, 명성황후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대중성이나 흥행 측면에서 이 점은 엄청난 강점이다. 이는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영화업계에게 솔깃한 대목이다.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단순하게 말해 영화는 과거·현재·미래를 다루는데 미래는 우리 역량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면서 “그러니 가까운 과거에서 더 먼 과거로 많은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고 또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영상세대의 환호도 큰 역할을 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사극영화에 대한 느낌을 물어보면 ‘스타일리시하다.’는 평가가 가장 많다.”면서 “영화 보러가는 게 하나의 이벤트인 상황에서 볼거리가 많다는 점은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는지를 따지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가 됐다는 것. 한 제작사 관계자 역시 “사극도 ‘고증’이 아니라 ‘영화 그 자체’로만 즐기는 분위기가 굳어져 가고 있다.”면서 “이는 최근 3∼4년 동안 붐을 타면서 거의 모든 장르가 다 시험대에 오른 한국 영화계에 사극이 좋은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영상역사’의 시대? 그래서 사극영화의 핵심과제는 탄탄한 스토리의 생산에 달려있다. 그러다 보니 원작을 둔 영화가 늘고 있다. 알려졌다시피 ‘스캔들’과 ‘왕의 남자’는 프랑스소설 ‘위험한 관계’와 연극 ‘이(爾)’가 원작이다. 제작을 앞둔 ‘명성황후’는 야설록의 만화 ‘불꽃처럼 나비처럼’,‘황진이’와 ‘미실’은 벽초 홍명희 선생의 손자 홍석중과 소설가 김별아의 동명소설이 각각 원작이다. 여기에는 역사적 상식을 뒤집는 재미까지 있다. 명성황후는 하급무사와, 황진이는 서경덕이 아니라 하인과 사랑하고, 미실은 방중술로 근엄한 왕들을 휘어잡는다. 이 때문에 아예 ‘사극영화’라는 말 대신 ‘영상역사’라는 말을 쓰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역사적 사실을 영화화했다.”를 넘어서서 “영상을 통해 새로운 역사 해석을 제시했다.”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학계에서도 관심거리다. 역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은 영화뿐 아니라 만화·소설·게임 등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어서다. 경기대 김기봉 사학과 교수는 이를 ‘역사의 대중적인 소비방식의 변화’로 봤다. 김 교수는 “‘승자는 역사를 쓰고, 패자는 소설을 쓴다.’는 말이 있다.”면서 “그만큼 공식역사가 아닌 비공식 역사, 전해내려 오는 야사가 더 풍부한 상상력을 품고 있다는 얘기이고, 이는 문화적으로 대단히 매력적인 가치”고 말했다. 역사가 대중을 가르치고 교훈을 주는 시대를 지나, 대중이 역사를 가지고 재미있게 노는 시대가 왔다는 지적이다. ●TV는 고대사로 TV도 사극으로 넘실댄다. 각 방송사들은 ‘태왕사신기’(광개토대왕) ‘연개소문’ ‘삼한지’(주몽) ‘대조영’ 등 고구려와 발해를 무대로 한 사극을 준비 중이다. 여기서도 역사적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니다. 외려 사료가 부족하기에 상상력을 펼 공간은 더 넓다. 원조 한류 배용준이 주연을 맡은 ‘태왕사신기´의 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은 “고증에 얽매이기보다 게임이나 캐릭터 사업 등을 염두에 두고 비쥬얼의 측면에서 상상력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앤앰, 지방선거기획단 운영

    서울지역 최대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씨앤앰커뮤니케이션(대표 오광성)은 5월31일 실시되는 제4회 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기획단을 운영한다.씨앤앰은 지역채널(4번)을 통해 지방의원의 감축과 유급화, 중선거구제 도입, 기초의원 정당공천 등 선거법 개정에 따른 새 정보와 후보자 공약사항 등을 지역주민에게 전달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 방송사 의학다큐 잇달아 편성

    웰빙 가운데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은 빼놓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다채로운 건강 프로그램이 봇물이다. 세계 의학 현장에서부터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산업으로 조명되고 있는 한의학, 최첨단 의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 의학 다큐멘터리들이 잇달아 등장해 시청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 준다. 지난달 출범한 프라임 의학 채널 비타민TV가 60부작 의학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중국(중의학)을 시작으로 일본(장수) 미국(암) 독일(대체의학) 한국(성형) 등 나라별 테마를 잡아 12편씩 제작하게 된다. 12일(오전 10시·오후 9시)과 24일(오전 11시·오후 10시) ‘13억 중국 의학 현장을 가다’ 1·2부가 먼저 준비됐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동양의학 중심지 중국 산시성 셴양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신(五神)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모두 소개한다. 세계 대체의학 중심지로 거듭나려는 중국 정부의 의료 산업화 정책 등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오신은 4명의 의사와 하나의 진기한 과일을 일컫는다. 칼을 들면 신의 경지에 오른다는 신도 장차오당, 진맥 최고수인 신맥 핑우천, 신침 당진팡, 신약 덴진평과 하늘이 내린 과일이라는 신과가 그 주인공이다. 아리랑국제방송은 3부작 다큐멘터리 ‘세계로 가는 동양 의학’을 11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방송한다. 미국 등 서양에서 미래의학 또는 대체의학으로 각광받으며 확산일로에 있는 동양의학의 현주소와 국가전략상품으로 개발되며 세계로의 비상을 꿈꾸는 중의학을 살펴보는 한편, 국내 고유 한의학의 세계화 가능성을 점쳐본다. MBC스페셜은 12일과 19일 오후 11시30분 2부작 다큐멘터리 ‘첨단의학, 상상을 실현하다’를 내보낸다. 1부에서는 최근 성공적으로 안면 이식 수술을 받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이사벨 디누아르(프랑스)의 소식을 전하며 안면 이식 수술의 부작용과 한계도 살핀다.2부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최첨단 인공 신체와 장기 등을 집중조명할 예정이다. 정상적인 신체 기능을 뛰어넘는 인공 팔과 다리에서부터 청각, 신경, 시각 등이 소개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동계올림픽 가이드북 발간

    방송사들이 10일 개막되는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동계올림픽 가이드북을 발간했다.SBS 아나운서팀은 15개 전 종목과 84개 세부종목의 소개 및 경기장 정보, 세부일정 등을 담은 ‘동계올림픽 길라잡이’를 펴냈다.MBC도 동계올림픽의 역사와 전 종목 해설, 이모저모 등을 담은 ‘동계올림픽 총서’을 선보였다.
  • [프리미어 리그] 유럽 최고 우측 미드필더 = 지성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7일 유럽의 스포츠 전문 채널인 ‘유로스포트’의 ‘금주의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유로스포트는 홈페이지(www.eurosport.com)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빅리그 중에서 지난 주말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만 뽑아서 ‘드림팀’을 짠다. 박지성은 그동안 프리미어리그 주관방송사인 ‘스카이스포츠’와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가 선정한 ‘프리미어리그 금주의 베스트11’에 뽑힌 적은 있지만 ‘유럽 금주의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로스포트가 선정한 베스트11은 최전방 투톱으로 크리스티안 비에리(프랑스 AS 모나코)와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 아틀레리코 마드리드)를 꼽았다. 비에리는 지난 5일 스타드 렌전에서 2골을 몰아쳤고, 토레스는 6일 결승골을 포함해 역시 2골을 넣으며 FC 바르셀로나의 리그 15연승을 좌절시켰다. 좌·우 미드필더는 맨유에서 한솥밥을 먹는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박지성이 차지했다. 둘은 지난 5일 4-2로 승리한 풀럼전에서 3골을 합작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프란체스코 토티(이탈리아 AS 로마), 수비형 미드필더는 미하엘 발락(독일 바이에른 뮌헨)과 페랑(프랑스 생 에티앵)이 낙점됐다. 수비수는 야프 스탐(이탈리아 AC 밀란), 루이스 페레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히카르두 카발뉴(잉글랜드 첼시)가 선정됐다. 골키퍼는 딘 키엘리(잉글랜드 포츠머스)가 영광을 차지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재벌 2세들 ‘방송사업 러브콜’

    재벌가(家) 2세들의 ‘방송 구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방송사업을 그룹의 차세대 성장 축으로 삼고 최근 대규모 종자돈을 쏟아붓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드림씨티방송’을 3000억원 이상선에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현대백화점의 방송사업 확대에는 정몽근 회장의 두 아들 정지선 부회장과 정교선 상무의 입김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경영수업을 받을 때부터 방송사업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상무도 최근 그룹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지주회사인 관악유선방송 지분 5.95%를 확보하면서 애정을 표시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기존 유통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방송사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지난해부터 ‘방송 러브콜’을 본격화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3월 관악유선을 시작으로 9월 충북 CCS와 충북방송,11월엔 대구중앙케이블TV 등 4개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연이어 인수했다. 이번에 드림씨티방송을 인수하게 되면 케이블TV 가입 가구수가 150만가구로 확대된다.T브로드(옛 태광M&O)와 C&M에 이어 업계 3위 수준이다. 유진기업이 최대주주(지분 53.9%)인 드림씨티방송은 서울 은평과 경기 부천ㆍ김포를 방송권역으로 케이블TV 가입자가 39만 5000가구,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2만 9000가구,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 1만 1000가구를 갖고 있다.2004년 매출이 553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191억원을 기록한 알짜기업이다. 유진그룹은 드림씨티방송 매각으로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유진은 대우건설 매각 예비 입찰에서 3조원 이상을 써내며 입찰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최고가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 2세 가운데 방송 사랑의 ‘원조’로는 태광산업의 이호진 회장과 오리온그룹의 이화경 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 이 회장은 태광산업 계열사인 T브로드를 통해 전국 119개 케이블TV 방송국(SO) 가운데 20개사를 보유,2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엔 우리홈쇼핑 지분 19%를 매입해 1대 주주인 경방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오리온 이 사장은 온미디어와 계열 SO 5개사를 책임지고 있다. 온미디어는 영화채널 OCN과 캐치온, 투니버스, 바둑TV, 온게임넷,MTV 등 총 10개 채널을 운영하는 다채널프로그램공급자(MPP)다. 온미디어의 10개 채널은 현재 국내 케이블TV 시청점유율에서 35%를 차지하고 있다. 이재현 CJ 회장도 방송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방송계열사인 CJ케이블넷은 지난달 충남방송 등 2개의 SO를 매입했다.이로써 CJ케이블넷은 계열 SO 수를 8개에서 10개로 늘렸으며, 전체 가입자 수도 150만명가량을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젊은 총수들이 화려한 겉모습에 취하지 말고 철저히 수익성을 따져 방송사업에 진출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영역 확대’ 나선 아나운서들] 잘나가는 전직 아나운서

    높은 인지도와 왕성한 활동에 힘입어 아나운서들은 다양한 길을 걷고 있다. 방송사에서 벗어나 프리랜서 MC로 뛰거나 아예 전직을 하는 경우도 상당수이다. 교수직을 택한 MBC 손석희 아나운서처럼 학계는 물론, 국회의원, 사업가 등 각 분야로 뻗어가고 있다. ●프리랜서 선언, 그 이후 방송사에서 맹활약 중인 MC 중에는 아나운서 출신 프리랜서가 많다.KBS 출신 손범수 이금희 정은아 최은경 등과 MBC 출신 박나림,SBS 유정현 김범수 정지영 등이 그들이다. 프리랜서가 되면 개인 역량에 따라 각종 프로그램·행사 MC에 CF모델까지 연예인 못지않은 수입을 챙길 수 있다. 최근 가열된 아나운서의 상품화는 프리랜서 선언을 재촉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불과 몇년 만에 프리랜서 선언이 10년차 안팎에서 5년차까지 빨라졌다. 한 방송사 15년차 아나운서는 “프리랜서 진출은 보다 넓게 활동하고 싶다는 개인 성향이 가장 많이 좌우한다.”면서 “그러나 자신의 인기만 믿고 홍보력·로비력 등이 없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리랜서 선언을 한 뒤 인터넷 포털 검색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누리다가 몇년 뒤 자취를 감추거나 케이블·홈쇼핑 등에서 간간이 활동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아나운서 출신들, 전 분야에 퍼져 아나운서들의 이직은 분야별 전문성을 살려 옮겨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어느 직장에나 있는 조기퇴직현상도 한몫 한다.MBC 손석희 아나운서의 이직에 대해서도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서 당연한 결정”이라는 반응도 있다.MBC 백지연 전 아나운서는 한양대 겸임교수와 ‘백지연 스피치 아카데미’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전 KBS 앵커 신은경씨는 한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KBS 영어방송 아나운서 출신인 강경화씨는 세종대·연세대 교수를 거쳐 현재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을 맡고 있다. 정·재계에도 아나운서 출신이 맹활약 중이다.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KBS 공채 1기이며, 같은 방송사 출신인 변웅전씨도 전 자민련 의원으로 활동했다.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도 MBC·SBS 출신이다. 차인태 평북 도지사는 MBC 아나운서 출신이며,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는 홍보대행사 ‘정앤어소시에이츠’ 대표를 맡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영역 확대’ 나선 아나운서들] 개성·끼 무장…‘뉴스 앵커’ 틀 깬다

    [‘영역 확대’ 나선 아나운서들] 개성·끼 무장…‘뉴스 앵커’ 틀 깬다

    최근 MBC 간판 아나운서인 손석희 아나운서국장이 성신여대 교수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식에 방송계가 들썩이고 있다. 아나운서의 일거수 일투족이 세간의 관심사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스타 아나운서를 중심으로, 아나운서 집단의 세력화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딱딱한 뉴스 전달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PD나 기자와는 또 다른, 아나운서만의 자리와 파워가 점점 커지고 있다. #장면 하나 지난달 20일 오후 교보문고.MBC 아나운서들이 함께 쓴 책 ‘쓰면서도 잘 모르는 생활 속 우리말 나들이’ 홍보를 위해 열린 출판 사인회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마치 인기 연예인 사인회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장면 둘 지난 설 연휴에 인기를 끈 SBS·MBC 등의 ‘댄스 경연대회’. 화려한 복장의 아나운서들이 출연해 연예인 못지않은 뛰어난 춤솜씨를 보인 것이 인기에 한몫 했다. ●정형화된 이미지 틀 깬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아나운서의 이미지는 뉴스 앵커로 대변됐다. 그만큼 저널리스트적인 성격이 강했던 것.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아나운서도 정형화된 모습에서 벗어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10년차인 한 아나운서는 “손석희 아나운서가 학계로 가는 것은 저널리스트의 역할을 중시해온 고참 아나운서들에게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저널리스트로서의 역할만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교양·오락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개성과 끼를 발휘할 수 있다면 그 방향으로 특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지상파 3사 아나운서실의 분위기이다. 이에 따라 아나운서 선발과정도 예전과 많이 바뀌고 있다.SBS 아나운서팀 유영미 차장은 “과거에는 뉴스에 맞는, 정형화된 이미지를 선호했다면 이제는 외모나 목소리 등에 개성 있는 후배들이 각광을 받는다.”면서 “‘제2의 누구’라는 이미지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송사 내 아나운서의 활동이 넓어지면서 역할도 강화되고 있다. 각종 교양·오락프로그램의 사회나 패널을 맡아 단순한 전달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의견제시 등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해외 이슈를 다루는 시사교양프로그램 ‘W’의 진행을 맡고 있는 MBC 최윤영 아나운서는 “여성 아나운서 혼자 진행하는 만큼, 여성 특유의 날카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회의 참여는 물론, 취재 일선에서도 뛸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세지는 아나운서 상품화 아나운서의 파워는 곧 상품화로 이어진다. 특히 젊은 아나운서들은 인터넷 팬카페가 생길 정도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과시한다.KBS 오락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여걸식스’와 ‘상상플러스’에 출연하고 있는 강수정·노현정 아나운서 등이 대표적이다.KBS 표영준 아나운서팀장은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은 연예프로그램에 아나운서들이 참여, 성공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고자 한다.”면서 “아나운서가 지켜야 할 선만 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스타 아나운서들의 활약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업정신 없으면 못해” 물론 아나운서들의 상품화·연예인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아나운서 본연의 역할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준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아나운서들 사이에서도 인기에 급급하기보다 전문성과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여성 아나운서는 “연예인과 비교할 때 옷 협찬도 없고, 광고도 찍지 못하고, 보수는 100분의1도 되지 않지만 아나운서라는 자부심 하나로 일에 열중하고 있다.”면서 “연륜과 경력이 쌓일수록 책임감이 더 커지는 것이 아나운서란 직업”이라고 말했다. MBC 이윤철(52) 아나운서는 “아나운서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바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맡은 바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면 시청자들이 인정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류 통신] 최지우 주연 ‘윤무곡’의 성공비결

    세계 속의 한류를 현지에서 전하는 ‘한류통신’ 연재를 시작합니다. 한류가 해외에서 어떻게 뿌리내리고 현지인들에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생생하게 전하게 됩니다. 한류통신의 연재는 일본 도쿄에서 아지키 미치코 도쿄신문 방송예능부 기자, 중국 상하이에서 쑨커즈 푸단대학 교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서규원 국립 마라대학교 한국어강사, 홍콩에서 로사 권 위클리홍콩 발행인 등이 맡습니다. 최지우 등 한국의 스타를 기용한 일본 최초의 연속드라마 ‘윤무곡-론도’(TBS 매주 일요일 밤 9시)가 분투 중이다. 첫회 시청률은 20.0%.1월에 시작한 연속 드라마 중에서는 ‘서유기’(29.2%)에 이어 2위다. 한국과 달라서 드라마 빙하기 시대인 일본에서는 인기 절정의 배우 기무라 다쿠야(기무타쿠)가 주연을 해도 겨우 30%를 넘길 정도이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어릴 적 서울에서 거대 마피아 ‘센쿠(神狗)’에 의해 경찰관인 아버지가 살해된 쇼우(다케노우치 유타카)는 복수를 위해 목숨 걸고 스파이로서 ‘센쿠’에 잠입하는 경찰 수사관. 한편 조직에 의해 부친이 실종된 유나(최지우)는 병석의 동생 유니(이정현)를 데리고 일본에 가서 아버지가 하던 한국요리점을 재개한다. 셴쿠와 경찰의 싸움 속에서 쇼우와 유나의 러브스토리와 이국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자매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사람들의 교류를 그린 작품이다. 이 드라마가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달콤한 러브스토리 일색이었던 기존의 한·일 공동제작 드라마와는 선을 긋는다는 점이다. 인상적인 것은 쇼우가 동생뻘인 히데로부터 ‘오빠’로 불리는 장면. 한국인이라면 “그것은 오빠가 아니라 형이다.”라고 할 터이지만 이것이 제작자의 계산된 연출이다. 일본에서는 아저씨의 캐릭터를 가진 여자를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처럼, 보통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과 쇼우를 구별해 특별한 존재의 의미로 ‘오빠’라고 부르도록 했다고 한다. 한류 붐이면서도 한·일 공동제작 드라마는 적었다. 공동제작 드라마에 관계했던 일본의 한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 직전까지 드라마를 만드는 한국의 다이내믹함은 부럽지만, 일본에서는 무리”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일본 제작자에게는 일본에서는 이미 과거의 유물에 지나지 않은 모티브를 자주 쓰는 한국 드라마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 한국이라는 것만으로도 일본 시청자의 마음을 잡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이런 점에서 한·일 합작 드라마는 솔직히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오빠’의 에피소드는 언어, 문화의 충돌을 겪어온 스태프이기 때문에 나온 발상인지 모른다. 연출자 우에다 히로키는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우리들이 만들 수 있다. 아픈 데를 만지는 기획이 아니라 솔직한 관계이기 때문에 가능한 기획을 하자.”고 홈페이지에 썼다. 한·일 사이에 놓인 골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동안의 실패를 거름삼아 도전하는 그 용기에 기대를 걸어본다. 아지키 미치코 도쿄신문 기자
  • [여담여담] 김주하·이금희 그들은 행복할까/김미경 문화부 기자

    여성 아나운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최고의 인기 직업임에 틀림없다. 특히 뉴스 앵커로 활약하거나 토크쇼 사회를 본다면 더욱 큰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MBC 간판 아나운서 김주하 앵커와 KBS를 떠나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이금희 아나운서는 그런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김 아나운서는 6년째 9시 뉴스 앵커를 맡아왔고,2004년 아나운서국에서 보도국으로 옮겨 취재활동도 벌여왔다. 그만큼 앵커로서의 근성이 남달라 ‘대학생들이 가장 닮고 싶은 인물’ 등 각종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런 그녀가 최근 임신으로 인해 앵커 자리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6월이 산달이지만 4월 봄개편 전에 앵커직을 반납하겠다는 것이다. 출산 후 앵커로 컴백하는 것에 대해서도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이미 네티즌들 사이에 김 앵커가 임신으로 하차할 것이라는 둥, 미혼 아나운서로 바뀐다는 둥 각종 소문이 나돈 상황에서 그녀의 결정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넉넉한 옷차림의 임신한 여성 앵커가 뉴스를 맡으면 안 되는 것일까? 심각한 저출산시대, 오히려 출산을 장려하는데 모범이 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최근 10㎏ 이상을 감량하고 TV에 모습을 드러낸 이금희 아나운서도, 여전히 외모로 평가받는 여성 아나운서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부드러운 진행에 푸근한 인상이 장점인 그녀는, 지난해 퀴즈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뚱뚱한 아나운서는 프로근성이 없다.’는 공격을 받아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결국 피나는 노력 끝에 살을 뺀 뒤 ‘그녀가 변했다.’라는 카피와 함께 백화점 CF에도 출연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들을 질책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미국 연수차 들렀던 NBC방송사의 한 여성 앵커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지 8개월이 됐는데도 당당히 뉴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또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여전히 건강한 외모에서 뿜어나오는 파워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지 않은가.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평가받는 여성들이 외국 방송사엔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출산을 4개월 남짓 앞두고 앵커에서 물러나겠다는 김 아나운서와,“어떻게 살을 뺐어요?”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아야만 하는 이 아나운서. 그녀들은 지금 과연 행복할까?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드라마OST 물로 보지마!

    인기가수 신승훈과 옥주현의 노래가 오랜만에 흘러나온다. 어디에서? 그들이 새로 낸 독집앨범이 아니다. 드라마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서다. 지상파TV의 드라마 경쟁이 가열되면서 드라마 배경음악을 담은 OST 경쟁도 뜨겁다. 기존에는 드라마가 뜬 뒤 OST가 뒤늦게 관심을 받는 경우가 많았으나,OST 수준이 높아지면서 드라마가 알려지기도 전에 OST가 먼저 인기를 끄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최고 인기를 누리는 가수들이 OST 작업에 대거 참여하면서 ‘별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가수 옥주현은 최근 발매된 SBS 금요드라마 ‘그 여자’ OST에서 발라드곡 ‘MY LOVE’와 ‘미안해요’ 등 2곡을 불러 인기를 끌고 있다. 이인우 음악감독은 “옥주현의 음색이 슬픈 발라드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데모테이프를 전달했는데 흔쾌히 2곡이나 참여했다.”고 말했다. 신승훈도 8일부터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천국의 나무’ OST에서 서정적인 발라드 ‘어떡하죠’를 들려준다. 신승훈은 지난해 비(정지훈)가 주연을 맡은 KBS ‘이 죽일 놈의 사랑’ OST에도 참여했다. 최근 주인공 에릭(문정혁)의 부상으로 방송이 연기된 MBC ‘늑대’ OST에는 나윤권·먼데이키즈·부활의 보컬리스트 정동하 등 실력파 가수들이 참여, 드라마 시작 전부터 입소문을 탔으며 최근 인기도를 감안해 예정대로 출시됐다. SBS ‘마이걸’ OST에는 연우와 조관우 등이 참여, 각종 인기차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으며 MBC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는 트로트 퀸 장윤정이 부른 메인 테마곡 ‘몰라몰라’와 이재은의 ‘쨔샤’가 드라마의 흥을 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J와 하울, 심태윤 등이 참여한 MBC ‘궁’ OST와 이안·S.JIN 등의 노래가 수록된 KBS ‘황금사과’ OST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SBS 인기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 OST에는 그리스 국민가수 나나무스쿠리가 처음으로 부른 한국드라마 삽입곡 ‘울게 하소서’가 담겨 있으며, 가창력 있는 리아의 ‘너의 가슴을 아프게’도 애절하게 울린다. 방송사 관계자는 “OST가 드라마 인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OST의 고급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반(反)한류 합작·현지제작으로 깬다

    ‘반(反)한류의 파도, 합작·현지 제작으로 넘는다.’ 한류의 최전선에 서있는 드라마 부문에서 국내 제작사와 해외 자본의 합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요즘 들어 한류가 진출한 나라에서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지속시키고,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최근 국내 외주제작사 올리브나인(대표 고대화)은 중국 드라마 제작사 이앤비스타스와 아시아권 드라마 제작과 배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국 현지에서 드라마를 만들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6월부터 ‘미려병동’ 등 드라마 4∼5편을 함께 만든다. 로고스필름(대표 유수열)도 현재 한·일 공동제작으로 ‘천국의 계단’ 후속편에 해당하는 ‘천국의 나무’를 일본에서 촬영하고 있다. 메인 캐릭터는 박신혜와 이완 등 국내 연기자이나, 일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배경이 일본 나가노인 점이 눈에 띈다. 오는 8일 국내 지상파 방송사인 SBS에서 먼저 전파를 탄 뒤 4월쯤 일본 후지TV에서도 방영된다. 지난달 15일에는 최지우가 여자주인공으로 나오는 한·일 합작 드라마 ‘윤무곡(輪舞曲)-론도’가 첫 방영에서 시청률 20%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일본 방송사 TBS가 공동으로 제작한 드라마로 최지우·신현준·이정현을 제외하면 모두 일본 배우들이 주연이다. 심지어 주제곡도 합작이다. 이승철이 참여했다. 지난해 말 CJ미디어는 아예 베트남 드라마 ‘무이응오가이’에 투자했다. 이밖에도 김종학프러덕션(대표 김종학), 팬엔터테인먼트(대표 박영석), 케이팍스(대표 정연수) 등 국내 제작사에서 해외 자본과 결합한 프로젝트를 속속 추진하고 있다. 합작이나 현지 제작 등이 늘어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제작사들은 문화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팔기만 하는 시대는 갔으며, 현지화시키는 것만이 한류의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일본, 중국, 타이완 등에서는 한국 드라마 방영 시간을 축소하고, 프라임 시간대 편성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발을 부르는 일방적인 수출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현지화 전략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장점은 저항감을 줄일 수 있다는 것. 현지 제작사나 방송사가 투자를 하거나, 현지 스태프와 연기자들이 참여하는 작품은 그 나라 시청자들에게 한국 드라마가 아닌 자국 드라마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김태원 올리브나인 전략기획본부 상임이사는 “중국은 정부에서 드라마 투자·배급을 허가받아야 하는데, 합작 드라마는 현지 드라마로 여겨져 해외 드라마가 갖는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면서 “합작 등은 궁극적으로는 좁은 시장에 한정됐던 국내 드라마 제작 비즈니스 모델을 세계 무대로 확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전문 제작사가 아닌, 매니지먼트사가 한류 스타를 앞장 세워 합작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김 상임이사는 “다양한 합작의 사례가 될 수 있다.”면서 “제작시스템 역량을 키우려고 하는 매니지먼트사는 살아남고, 그렇지 않다면 도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지상파와 제작사의 저작권 갈등은 현지화 전략 추진에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현택 삼화프러덕션 대표는 “해외에서 투자 제의를 받아도 국내에서 방송하려면 지상파에 저작권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무산되는 사례가 많다.”면서 “한류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저작권에 대한 지상파의 마인드도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시사 키워드] 백기(白旗)

    지난달 초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백기가 내걸려 오가던 시민들이 발길을 잠시 멈추었다. 이후 국방부 헌병대도 백기를 내걸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백기는 범죄를 저지른 시민이나 장병이 한 명도 없어 유치장이나 영창이 텅 비어 있음을 알리기 위해 게양됐다. ■ 포인트 백기게양은 치안상태가 양호하고 군 기강이 완벽하다는 의미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흰 깃발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61년만에 내걸린 백기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지난달 2일 오전 11시30분쯤 백기를 내걸었다.1945년 10월 경찰서가 문을 연 이래 처음이다. 하루 평균 20명 넘는 피의자들이 수용되던 이곳 유치장이 텅 빈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영등포 경찰서는 국회, 금융회사, 방송사 등이 밀집된 여의도와 영등포역 주변 유흥가 밀집지역 등을 끼고 있어 치안수요가 어느 경찰서보다 많은 곳이다. 영등포 경찰서측은 “백기 게양은 연말연시 특별 방범활동과 인권을 우선하는 불구속 수사원칙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백기는 28시간 만에 내려졌다. 백기 게양 다음날인 3일 오후 3시쯤 홍모(32)씨가 절도 혐의로 입건돼 백기를 내렸다는 것. 경찰은 2000년 1월 이후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유치인이 없을 경우 백기를 게양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그동안 구로서(2000년 4월)와 강동서(2005년 2월)에서 백기를 내건 바 있다. 당시 백기 게양시간은 두 곳 모두 10시간 이내였다. ●헌병대도 처음으로 백기게양 국방부 헌병대도 지난달 12일 법규를 위반해 영창(미결 수용실)에 수용된 장병이 단 한 명도 없음을 알리는 ‘백기’를 내걸었다.1989년 창설 이래 17년만에 처음이었다. 백기는 20일 병사 한 명이 징계를 받아 영창에 수용되면서 9일만에 내려졌다. 국방부 헌병대 영창은 일선 군 부대와 달리 일반사병에서부터 장성에 이르기까지 계급과 상관없이 징계 등을 받은 장병을 수용한다. ●백기는 항복보단 평화의 상징? 경찰이 내건 백기는 헌병대 백기와 달리 100% 백기는 아니다. 중앙에 포돌이가 그려지고 그 밑에 “유치장에 유치인 없는 날”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백기’는 항복의 표시로서 쓰는 흰 기로 국어사전에 정의돼 있다.“백기 투항했다.”,“사학단체, 사실상 백기들다.”는 등의 표현에서 나타나듯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항 세력에게 굴복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전쟁에서 적에게 항복의사를 보일 때도 백기를 내걸었다. 이런 점 때문에 경찰 내부에서도 백기 게양에 불만이 없는 게 아니라고 한다.“범죄꾼들에게 항복했다.”는 엉뚱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백기는 경찰이나 군에서 ‘평화’이미지로 새롭게 재탄생하고 있다. 범죄가 없는 깨끗한 세상을 뜻하거나 추구한다는 것이다. 경찰 백기게양은 특별 방범활동과 국민의 인권을 우선하는 불구속 수사 원칙이 가시화된 조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치안상태가 완벽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달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경찰이 민생치안 사범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아 유치장이 비게 된 것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폭설 때문에 백기를 올린 농어촌 지역 경찰서들이 마냥 즐거워만 할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치안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는 서울의 대표적인 부도심권에 위치한 영등포서에 백기가 내걸렸다는 것은 경찰이 범죄단속을 게을리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해 범죄단속 건수가 2004년에 비해 크게 준 원인을 두고 ‘범죄발생 감소’ 때문이라는 경찰 주장과 달리 ‘경찰의 단속 소홀’ 때문이라고 달리 해석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검ㆍ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음주운전 등 민생범죄 단속을 소홀히 한 채 수사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획ㆍ인지수사에 치중한 것이 범죄단속 감소 배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헌병대에 백기라고요. 요즘 군인들이 법규를 잘 지킨다는 뜻인지 아니면 법규가 전보다 많이 물러진 것인지…암튼 축하할 일이군요.” 국방부 홈페이지에 내걸린 한 네티즌의 반응도 이런 의문이 담겨 있다. ●생각을 정리하며 백기는 항복과 평화라는 두가지 이중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전국 방방곡곡을 붉게 물들인 붉은 악마 응원전을 떠올려보자. 분단 현실 때문에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붉은색은 국민들이 사용하기를 꺼린 색상이었다. 하지만 세상을 삼킬듯한 젊은이들의 열정은 붉은색을 분단과 반목의 어두운 이미지에서 화합과 단결의 상징으로 승화시켰다. 마찬가지로 전국 경찰서마다 ‘평화’의 백기가 게양되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해보자.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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