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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반자살 구합니다” 유해정보 차고 넘치는 SNS

    “동반자살 구합니다” 유해정보 차고 넘치는 SNS

    자살 동영상, 자해 사진 등 각종 유해 정보가 가장 많이 게시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인스타그램’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경찰은 인스타그램에 유행처럼 번지는 청소년 자해 사진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청과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2주간 온라인상에서 ‘자살 유해 정보 신고 캠페인’을 벌인 결과 1만 7338건의 자살 유해 정보가 접수됐다고 23일 밝혔다. 신고된 게시물 중에는 자살 관련 동영상이 8039건(46.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살 방법 안내 4566건(26.3%), 기타 자살 조장 2471건(14.3%), 동반 자살자 모집 1462건(8.4%), 독극물 판매 800건(4.6%) 순이었다. 특히 자살 관련 동영상 게시물은 지난해 같은 기간 210건에 비해 38배 급증했다. 현재 적발된 자살 유해 정보 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신고돼 삭제된 정보는 5957건(34.4%)으로 집계됐다. 자살 유해 정보가 가장 많은 곳은 SNS로 1만 3416건(77.4%)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인스타그램 7607건(56.7%), 트위터 5394건(40.2%)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자해 사진 신고 건수만 4867건에 달했다. 트위터에서 적발된 자살 유해 정보도 지난해 같은 기간 3577건 대비 50.8% 늘어났다. 지난달 27일 트위터에 30대 남성이 ‘동반자살을 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과 함께 연락처를 올려 경찰이 게시자를 찾아나서는 등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자살할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 자살 암시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자해 사진이 인스타그램 및 SNS를 통해 급격하게 확산되는 것이 상당히 우려된다”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및 통신사업자와 더욱 긴밀히 협조해 유해 정보를 없앨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살 유해 정보를 불법 정보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법률안 개정을 비롯해 관련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美 지난해 ‘약물 과다복용 사망’ 7만명 넘어…에이즈 감염·총기 및 교통 사고 사망자보다 많았다

    美 지난해 ‘약물 과다복용 사망’ 7만명 넘어…에이즈 감염·총기 및 교통 사고 사망자보다 많았다

    지난해 미국 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7만여명에 이른다는 추산이 나왔다. 에이즈 감염·총기 및 교통 사고 사망자 수를 넘어선 수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현지시간) 지난해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등 약물 과다복용으로 7만 2000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오피오이드는 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합성 진통·마취 물질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전국적으로 약물 과다 복용이 급속하게 확산됐다는 암울한 추정치가 나왔다”면서 “가장 큰 주범은 펜타닐”이라고 보도했다. 펜타닐은 2014년 미 팝가수 프린스가 과다 복용해 숨진 것으로 알려진 오피오이드계 대표 약물이다. 병원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진통제인데다, 다량 섭취하면 마약처럼 환각 작용을 일으켜 마약 중독자들의 ‘대체재’로 여겨진다. 모르핀의 200배 강도를 지녔다. CDC에 따르면 지난해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수가 가장 치솟은 곳은 전년 대비 33.3% 증가한 네브라스카주로 152명이었다. 사망자 규모로는 펜실베이니아주가 5515명으로 가장 많았다. 오피오이드는 1990년대 후반 미 보건 당국이 진통제 처방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의사들이 타이레놀, 아스피린 등 기존 진통제보다 효과가 강력한 이들 제품을 손쉽게 처방할 수 있게 된 탓이다. CDC는 지난 1월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약물 남용으로 2015년에 이어 2016년까지 2년 연속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년 연속 하락은 치명적인 독감이 유행했던 1962~1963년 이후 처음이었다. 2016년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전년보다 0.1세 감소한 78.6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올 3월 오피오이드 등 약물·마약 불법 거래상에 ‘사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가 그만큼 약물 중독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지나친 운동, 도리어 정신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연구)

    “지나친 운동, 도리어 정신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연구)

    적당한 운동은 신체를 건강하게 만들지만, 지나친 운동은 도리어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대학과 영국 옥스퍼드대학 공동 연구진은 2011~2015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등록된 120만 명 이상의 운동시간, 운동패턴, 병력, 생활습관 등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사람들은 우울함이나 분노 등 부정적인 정신 상태로 보내는 시간이 한달 중 평균 3.36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은 부정적인 정신상태로 보내는 시간이 한 달 중 평균 이틀 정도로 줄어들었다. 규칙적인 운동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건강하게 만들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운동의 강도와 빈도수다. 연구진에 따르면 1회에 45분가량 운동하는 사람들은 이보다 더 많은 시간 운동하는 사람에 비해 훨씬 건강하고 긍정적인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주일에 3~5회 운동하는 사람들은 아예 운동을 하지 않거나 일주일에 5회 이상 운동하는 사람에 비해 우울감이나 분노 등 부정적인 정신 상태로 보내는 시간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주일에 2~6시간, 하루 평균 30분~약 1시간, 적당한 시간동안 운동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이롭다는 것. 연구를 이끈 예일대학의 애덤 체크로드 박사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운동을 많이 할수록 정신건강에도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러한 인식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입증한다”면서 “한 달 평균 23회 이상 또는 한회 평균 9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은 오히려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에 명예 연구원으로 참여한 카디프대학의 딘 버넷은 “운동과 정신건강 사이의 관계를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대규모의 이번 연구는 둘 사이에 명확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란셋 정신의학지‘(The Journal of Lancet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자살 대신 ‘사망’ 등 표현 방법·동기 명시 말아야

    자살 대신 ‘사망’ 등 표현 방법·동기 명시 말아야

    극단적 선택인 자살 확산을 막고 망자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자살보도 기준’이 새로 마련됐다. 노회찬 의원 사망사건 당시 다수의 언론이 투신 현장을 직접 조명하는 등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보도경쟁이 가열되고 있어 가이드라인 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기자협회는 31일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2013년 정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기자협회와 함께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을 마련한 바 있다. 이번 권고기준은 기존 원칙 9가지를 5가지로 압축한 것이 특징이다. 대신 보도 때 준수해야 할 내용도 더욱 구체화했다. 이번 권고기준을 보면 자살 관련 보도를 할 때는 기사 제목에 ‘자살’이나 이를 암시하는 단어 대신 ‘사망’, ‘숨지다’ 등의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또 자살의 구체적인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을 언급하지 않도록 했다. 유명인이나 평소 선망하는 사람이 목숨을 잃으면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 극단적 행동을 하는 ‘베르테르 효과’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과거 배우 최진실씨 사망사건이 무차별적으로 보도돼 모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회 문제로 부각된 바 있다. 기준은 또 사망과 관련한 동영상과 사진이 모방 사건을 부추길 수 있어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근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대부분 언론사가 사건을 보도할 때 사진과 영상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권고기준 2.0에는 없었던 내용이 추가됐다. 이 밖에 복지부 등은 극단적 행위를 미화하거나 합리화하는 대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결과와 예방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아울러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특히 유명인 관련 보도를 할 때 이 기준은 더욱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권고기준은 현직 기자와 경찰, 정신보건 전문가, 법률 전문가 등 11명의 자문을 토대로 마련됐다.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은 “자살 예방을 위한 언론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을 널리 알리고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 자살 사망률 25.8명… 4년새 7.5명 줄어

    한국 자살 사망률 25.8명… 4년새 7.5명 줄어

    OECD 국가 중엔 여전히 1위2016년 기준 기대수명 82.4세 의사 수 1000명당 2.8명 꼴찌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4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1.6세 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국민 비율은 OECD에서 가장 낮았다. 또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5.8명으로 가장 높았다.12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OECD 보건통계 2018’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4세로, OECD 평균(80.8세)보다 1.6세 길었다. 기대수명은 그해 태어난 아이가 살 것으로 기대되는 수명을 뜻한다. 기대수명이 가장 긴 나라는 일본(84.1세)이었고, 스페인(83.4세), 스위스(83.7세) 등이 뒤따랐다. 반면 라트비아(74.7세)와 미국(78.6세)은 낮았다. ‘본인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15세 이상 인구 비율은 한국(32.5%)과 일본(35.5%)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캐나다(88.4%)와 미국(88.0%)은 조사 대상 10명 중 9명이 ‘본인은 건강하다’고 답했다. 2015년 우리나라의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68.4명으로 멕시코(114.7명)와 터키(160.8명)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고, OECD 평균(201.9명) 대비 33.5명 적었다. 총 사망 건수의 30%를 차지하는 심혈관계질환을 보면 우리나라의 허혈성 심장질환 사망률(2015년)이 인구 10만명당 37.1명으로 일본(32.3명) 다음으로 낮았다. 뇌혈관질환 사망률(61.7명)은 OECD 평균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률(2015년)은 25.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다만 4년 전인 2011년(33.3명)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2011년 제초제 ‘그라목손’ 생산을 금지해 노인 자살률이 낮아졌고, 중앙자살예방센터 설립을 비롯한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자살 사망률이 높은 나라로는 라트비아(18.1명), 슬로베니아(18.1명), 일본(16.6명) 등이 꼽혔고, 낮은 국가로는 터키(2.1명), 그리스(4.4명), 이스라엘(4.9명) 등이었다. OECD 평균은 11.6명이었다. 15세 이상 인구 중 매일 담배를 피우는 비율(2016년)은 우리나라가 18.4%로, OECD 평균(18.5%)보다 다소 낮았다. 다만 국내 남자 흡연율(32.9%)은 터키(40.1%), 라트비아(36.0%), 그리스(33.8%) 다음으로 높았다. ‘순수 알코올’(맥주 4∼5%, 포도주 11∼16%, 화주 40% 알코올로 환산)을 기준으로 측정한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주류 소비량(2016년)은 연간 8.7ℓ로 OECD 평균(8.8ℓ)과 유사했다. 우리나라 의사는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적었고, 국민 1인당 외래진료 횟수는 한 해 17회로 OECD에서 가장 많았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상 신호 보낸 사람을 보면 “자살 생각하냐” 질문하세요

    먼저 물어보면 고민 말하게 돼 “그랬구나” 동조, 상담 효과적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이전에 신호를 보내기 마련입니다. 언어나 행동, 그리고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서 이를 유추할 수 있어요.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건 돌려 묻는 방식이 아니라 ‘혹시 자살을 생각하고 있나요’라고 직접 물어보는 것입니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열린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 교육’에서 윤진(48) 교육팀장은 여러 가지 정황상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자살을 생각하냐”고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정서상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 어렵기 때문에 먼저 물어봐 주면 자살을 생각하던 사람이 ‘이 사람에겐 내 고민을 말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갖는다는 것이다. 고민을 상담할 땐 ‘그랬구나’, ‘힘들었겠구나’처럼 ‘~구나’ 어미를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고민 상담이 끝나면 심리 치료를 위해 병원을 함께 가 주거나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해 줘야 한다. 게이트키퍼란 주변에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을 파악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사람이다. 2003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자살률 1위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2013년 한국형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 양성 프로그램 ‘보고 듣고 말하기’를 개발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는 2016년 자살자 1만 3092명을 1만명까지 줄일 목표로 올 초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를 확정해 게이트키퍼 100만명 양성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는 국내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를 5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죽자보다 살자 맘먹게”… 자살 시도자에 희망 준다

    응급실 온 시도자 89%가 충동적 35%는 과거 경력 가진 고위험군 절반 이상 도움 요청하거나 ‘암시’ 고위험군 4회 접촉에 위험 절반↓ ‘사후관리’ 수행 기관 10곳 늘려 총 52곳 운영… 예산 47억으로 20년간 조울증으로 치료를 받던 40대 김미영(가명·여)씨는 최근 이혼으로 극심한 우울 증상에 시달리다 두 번째 자살 시도를 했다. 병원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김씨는 해당 응급실 자살 예방 사후관리팀의 도움으로 의료비를 지원받고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고 있다. 김씨는 “가족이 전부여서 이혼 후엔 죽어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는데 지금은 ‘살아갈 수 있겠다’는 느낌이 온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4일 발표한 ‘2017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응급실을 찾은 자살 시도자 10명 중 3명(35.2%)은 과거에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고위험군이었다. 재시도 계획이 있는 시도자 중 75.3%는 ‘일주일 이내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 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자살 위험성은 일반인의 25배나 된다. 그러나 시도자 10명 중 1명만이 계획적으로 했을 뿐 나머지 9명은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53.5%는 시도 당시 음주 상태였으며, 52.1%는 시도 전후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자살할 것이라는 암시를 남겼다.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음주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은 그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게 죽음이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라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2013년부터 이들의 자살 재시도를 막고자 응급실(지난해 42곳)에 자살 예방 사례관리팀을 두고 자살 시도자에 대한 사후 관리를 하고 있다. 병원별로 2명 내외로 구성된 사례관리팀은 자살 시도자의 재시도를 막고자 전화와 방문 상담을 진행하고, 병·의원 치료 및 지역사회 관련 서비스와 연계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후 관리를 꾸준히 받은 시도자들은 전반적으로 자살 위험이 감소했다. 자살 고위험군의 비율은 1회 접촉 때 15.6%였지만 4회 접촉 땐 6.3%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우울증도 같은 기간 62%에서 44.6%로, 알코올 문제를 겪는 비율도 73.3%에서 58.3%로 낮아졌다. 한 센터장은 “사후 관리를 통해 적절한 치료와 사회·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면 자살 시도자의 자살 위험을 분명히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서울의료원과 중앙대병원을 포함해 사후관리사업 수행기관 10곳을 추가해 총 52곳을 운영하기로 했다. 예산도 지난해 30억 5000만원에서 올해 47억원으로 늘렸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희망으로”…응급실 온 자살시도자 돕는 사후관리 서비스 확대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희망으로”…응급실 온 자살시도자 돕는 사후관리 서비스 확대

    자살시도자 재시도 일반인 비해 25배 높아응급실 온 시도자 사후관리 효과성 뚜렷전국 42개에서 52개로 자살시도 사후관리 응급실 확대두 번째 자살시도로 응급실을 방문한 40대 김미영(가명·여)씨는 20년 전부터 조울증을 앓아왔다.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왔지만 최근 이혼으로 우울증이 심화돼 자살까지 시도하게 된 것이다. 응급실에게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김씨는 해당 응급실 자살예방 사후관리자의 도움으로 의료비를 지원받고, 퇴원 후 사회복귀시설로 연계되는 한편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장기적으로 사례관리를 받게 됐다. 꾸준한 관리로 삶의 활력을 되찾은 김씨는 “가족이 전부여서 이혼 후엔 죽어야겠단 생각만 가득했는데 지금은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삶의 의지를 다졌다. 보건복지부의 2017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응급실을 찾은 자살시도자 10명 중 3명은 과거에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고위험군이었다. 이들 가운데 1주일 이내 다시 시도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75.3%나 됐다. 자살시도 동기에 대해선 정신건강(31.0%)이나 대인관계(23.0%), 말다툼 등(14.1%), 경제적 문제(10.5%), 신체적 질병(7.5%) 순으로 답했다. 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치료로 목숨을 건져도 다시 자살을 시도할 확률은 일반인보다 25배나 높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시도자 10명 중 9명은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53.5%는 음주상태였으며, 52.1%는 시도 후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막을 수 없는 계획적인 시도가 아니라는 의미다. 복지부는 이들의 자살재시도를 막기 위해 현재 전국 42개 응급실에 자살예방 사례관리팀을 두고 자살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별로 2명 내외로 구성된 사례관리팀은 자살시도자의 재시도를 막고자 초기에 위험 정도를 판단하고 나서 전화·방문 상담과 병·의원 치료 및 지역사회 관련 서비스 연계 지원을 한다. 사후관리서비스의 효과는 상당하다. 전반적으로 자살위험도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자살계획·시도에 대한 생각이 줄고, 알코올 문제가 수면 장애 등의 문제도 완화됐다. 전반적 자살 위험도를 살펴보면 시도 후 사례관리사가 처음 평가했을 때 자살위험도가 상(上)이었던 비율이 15.6%였지만, 네 차례 만남을 가진 뒤엔 6.3%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효과성이 입증됨에 따라 복지부는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수행기관을 올해 52개로 10개 더 늘린다고 4일 밝혔다. 예산도 지난해 기준 30억 5000만원에서 47억원으로 확대됐다. 새로 추가된 병원에는 서울 소재 서울의료원과 중앙대학교병원, 경기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등이 있다.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교수인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보고서 결과에서 상당수의 자살시도자가 음주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해 그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라는 걸 알 수 있다”면서 “사후관리 통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적절한 치료와 지원으로 자살시도자의 자살위험을 분명히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이신혜 서울시의원, ‘장애인 자살예방정책’ 제안

    이신혜 서울시의원, ‘장애인 자살예방정책’ 제안

    이신혜 서울시의원(기획경제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월 25일 281회 정례회 기획경제위원회 의사일정을 마치고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통한 장애인 자살예방정책을 제안했다.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일반인보다 자살충동이 4배 이상 높은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을 위한 생명존중 교육과 함께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경제활동들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의원은 “사회적 경제의 일환으로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경제적 문제로 인한 장애인 자살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며 “장애인 스스로 일하고 자립하게 되었을 때 장애인뿐 아니라 그 가족들도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강도 높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으로는 굿윌스토어 등이 있다. 굿윌스토어는 기업에서 후원받은 상품과 개인에게 기증받은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 기증품 매장으로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된 장애인에게 최저임금 기준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015년 청소년 자살예방 및 생명문화 확산을 위해 생명문화버스를 출범시켰고 서울시 자살예방 예산을 증액하여 선제적으로 자살예방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으며, 서울시자살예방센터를 통해 연세대 유영권 교수, 서울대 조흥식 교수 등 집필진들이 청소년 생명존중 교육매뉴얼을 편찬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 의원은 미국변호사로서 다양한 외국사례 검토를 통하여 한국 사회에 가장 적합한 자살예방 및 생명문화 확산 방안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으며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기획경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실효성 있는 공익 활동들로 호평을 받아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월화수목금금금’의 나라/정병욱 과로사예방센터소장·변호사

    [In&Out] ‘월화수목금금금’의 나라/정병욱 과로사예방센터소장·변호사

    다음달부터 상시 300명 이상 노동자를 사용하는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주당 최대 노동시간이 휴일 노동을 포함해 52시간을 넘을 수 없다. 지난 2월 근로기준법이 개정되기 전에도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은 주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었다. 2004년 7월 주 40시간을 시행할 때부터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은 ‘1주 40시간’과 ‘1일 8시간’을 넘을 수 없었으며 연장 근로도 ‘1주 12시간’ 한도로 제한됐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1953년 근로기준법이 제정될 때부터 근로기준법상 1주는 ‘일하는 날’로 한정해 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을 근로기준법상 ‘1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해 왔다. 이는 고용부가 사용자에게 1주에 포함되지 않는 토·일요일에도 일을 시킬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근로기준법에는 1주 52시간을 초과해 노동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행정 해석으로 1주에 포함되지 않는 토·일요일엔 노동이 가능해진 셈이다. 결국 주 52시간이 아니라 주 68시간(1주 40시간+평일 연장근로 12시간+토·일요일 각 8시간)으로 늘어났다. 고용부의 이러한 행정 해석으로 우리나라는 1953년부터 65년간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살아왔다. 고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23일 국회에서 이를 사과했지만 폐기하지는 않았다. 고용부의 ‘안드로메다’급 행정 해석이 여전해 지난 2월 근로기준법 개정안 제2조 제1항 제7호 정의 규정에 ‘1주란 휴일을 포함한 7일을 말한다’고 명시했다. 1주는 휴일을 포함한 7일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법으로 강제하기 위해 법률조항으로 넣은 것이다. 그리고 다음달부터 시행하는 ‘주 52시간’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원래 2004년 7월부터 주 40시간제가 시행된 근로기준법을 ‘있는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른바 비정상의 정상화이고, 당연하다고 여긴 것을 시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고용부가 ‘1주에 68시간을 노동할 수 있다’라는 마인드를 바꾸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는 ‘장시간 노동 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노동자들은 과로와 이로 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릴 수밖에 없으며, 나아가 과로로 자살하거나 직접적인 사인이 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우리는 책임감 있고 성실한 사람을 잃어야 하고, 가족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을 겪을 수도 있다. 여러명이 해야 할 일을 혼자 하거나,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업무를 맡기는 것도 긴 노동시간과 관련이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1주란 토·일요일을 포함한 7일’이라는 당연한 규정이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다음달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만 우선 적용되고, 노동자를 365일 24시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59조의 특례 규정에서 제외된 사업장(노선버스, 물품판매보관, 금융보험, 영화제작 및 흥행, 통신, 교육연구, 접객, 소각 및 청소, 이용 등)은 내년 7월부터 적용된다. 2020년 1월부터 상시 50명 이상 사업장, 2021년 7월부터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다.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아예 예외다. 오래 일하다 죽을 수도 있지만, 어떤 업종의 노동자 죽음은 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1주는 ‘월화수목금금금’이 아니다. 엄연히 ‘월화수목금토일’이다. 아마 1주의 의미를 법률에 명시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일 것이다. 당연한 진리를 굳이 법률에 명시해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장시간 노동에 익숙한 나라다. 과로로 인한 누군가의 죽음이 합법이 돼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나라다운 나라는 1주가 ‘월화수목금토일’이기를 바란다.
  • 15년간 수영장 내 세균 감염자 3만명 (美 CDC)

    15년간 수영장 내 세균 감염자 3만명 (美 CDC)

    호텔 수영장 또는 욕조를 이용한 뒤 치명적인 박테리아에 감염된 사람이 15년 간 3만 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00~2014년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한 뒤 박테리아에 감염돼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 사람은 3만 명에 이르며 사망한 사람은 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대중이 함께 이용하는 수영장이나 욕조, 워터파크 등에서 위험한 박테리아가 번식해 급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사에 따르면 2000~2014년 유행한 박테리아의 3분의 1은 호텔 수영장이나 욕조에서 발생했으며, 질병을 유발한 박테리아에는 크립토라고 부르는 작은와포자충(Cryptosporidium) 등이 포함돼 있었다. 작은와포자충은 염소 처리가 된 수영장에서도 생존하는 기생충으로, 감염자의 설사로 오염된 수영장 물을 삼킬 때 옮을 수 있다. 감염되면 3주가량 심한 설사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지오넬라와 녹농균도 호텔 수영장이나 욕조, 워터파크 등지에서 발견되는 주요 박테리아로 꼽혔다. 이들은 습하고 어두운 곳에 주로 서식하며, 피부나 눈, 코 등을 통해 인체로 들어온다. 레지오넬라에 감염될 경우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며, 특히 만성 폐 질환 환자가 레지오넬라에 감염될 경우 위험할 수 있다. 녹농균은 외이도염이나 모낭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를 이끈 CDC 측은 “설사하는 아이들은 수영을 시키지 말아야 하며, 작은와포자충에 감염됐다면 설사를 멈추고도 2주 이상 경과한 후 물놀이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놀이를 할 때에는 아이들이 반드시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도록 해야 하며, 아기 기저귀를 가는 곳 역시 물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면서 “수영장이나 욕조의 물을 마시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자살률 줄었는데 1020은 늘어… 성적 고민 40%

    자살률 줄었는데 1020은 늘어… 성적 고민 40%

    전체 자살률 5년 새 19% 감소 70대, 전년대비 최고 8.5명 줄어 10대 0.7명↑… 5년 만에 증가최근 전반적인 자살 사망자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10대와 20대의 자살자 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60% 이상이 학업성적과 가족 간 갈등인 것으로 나타나 학업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8년 자살예방백서’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백서는 2016년 기준 국내 자살자 현황 자료를 담았다. 2016년 자살자 수는 전년보다 421명 감소한 1만 3092명이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의미하는 자살률도 2015년 26.5명에서 2016년 25.6명으로 0.9명 줄었다. 2011년 자살자가 1만 5906명, 자살률은 31.7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자살자 수는 17.7%, 자살률은 19.2% 감소했다. 10대와 20대를 제외하면 전 연령대에서 자살률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70대는 2016년 자살률이 54.0명으로 전년보다 8.5명 줄었다. 80대 이상 노인의 자살률도 78.1명으로 전년보다 5.5명 감소했다. 반면 10대는 2016년 자살률이 4.9명으로 전년보다 0.7명 증가했다. 10대 자살률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해마다 줄었지만 2016년 증가세로 돌아섰다. 20대 자살률도 2016년 16.38명으로 전년보다 0.01명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자 청소년의 자살 위험성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여자 청소년은 우울감, 자살 생각, 자살 계획 및 경험 비율이 남자보다 높았다. 또 청소년 자살 생각의 주요 동기는 학교성적(40.7%), 가족 간 갈등(22.1%)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극단적 선택을 막을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 자살률은 서울(19.8명)이 가장 낮았고 충북(27.5명)이 가장 높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의료·AI·경마까지…하이난은 ‘시진핑 자본주의’ 실험장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의료·AI·경마까지…하이난은 ‘시진핑 자본주의’ 실험장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중국 최남단의 열대섬 하이난다오(海南島·하이난성)가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항을 꿈꾼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하이난 자유무역항 개발 선언에 이어 공산당과 국무원도 오는 2035년까지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세계 일류 수준의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개방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며 개발에 불을 댕겼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3일 하이난 경제특구 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하이난 자유무역실험구 조성을 결정했는데, 이를 지지한다”며 “단계적으로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을 건설하겠다”고 천명했다. 뒤이어 14일 당중앙과 국무원이 공동으로 ‘하이난성 전면적 개혁·개방 심화 지지를 위한 지도의견’(지도의견)의 세부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앞서 10일 보아오(博鰲)포럼 개막 연설에서도 하이난성을 중국의 새로운 개혁·개방의 시험지대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中경제 새 동력… 2025년까지 기본적 체계 마련 이에 따라 대만과 비슷한 크기의 하이난성은 섬 전체(3만 5400㎢)가 12번째 자유무역시험구이자 첫 번째 자유무역항으로 개발된다. 기존 11개 자유무역시험구의 면적이 평균 120㎢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큰 규모다. 면적이 1000㎢ 규모인 홍콩과 싱가포르, 4000㎢가 채 안 되는 두바이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자유무역항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시 주석이 자유무역항 건설을 통해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를 다시 한 번 대내외에 과시하고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중국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당중앙과 국무원이 제시한 지도의견에 따르면 하이난성은 2025년까지 기본적인 자유무역항 체제를구축하고 이후 10년간 본격적인 운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한다. 이어 2050년까지 하이난성에 시장경제와 법치주의를 갖춘 국제화, 현대화한 선진 경제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상품과 인력, 자본 이동을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해 무역과 투자, 융자, 재정, 세제, 금융, 출입국 등과 관련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외국 투자기업은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기존 자유무역지구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싱가포르와 홍콩과 같은 최고 수준의 자본주의 개방특구 시험을 철저히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농업부터 항공우주까지 혁신기지 총집합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하이난성에 집중 육성할 산업으로 관광과 인터넷, 의료, 금융, 컨벤션산업을 제시했다. 관광산업을 위해선 글로벌 항공노선을 구축하고 상품 구매 때 면세 한도를 높이기로 했다. 하이난성에 등록한 외국자본 합작 여행사는 대만을 제외한 해외 관광 업무(아웃바운드)도 허용할 예정이다. 에너지와 해운, 원자재, 지식재산권, 주식, 탄소배출권 등과 관련한 거래소를 세우고 차세대 정보기술(IT)산업과 디지털경제 발전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인터넷과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실물 경제와 심도 있게 융합해 하이난성의 종합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하이난성에 국가 열대 농업과학센터를 만들고 글로벌 동식물 종자 자원 기지 건설도 병행 추진하는 한편 항공우주 등 주요 과학기술 혁신 기지와 국가 심해기지 남방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 특히 2030년까지 화석연료 차량 제로 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휘발유와 경유 등 화석연료 차량을 전면 금지하고 전기자동차 등 청정에너지 차량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중국이 한 지역을 화석연료 차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화통신은 하이난성이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시범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선샤오밍(沈曉明) 하이난성장은 “2030년까지 성 전체에서 청정에너지 차를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기관에서부터 시작해 공공버스와 택시 등 공공 차량을 우선 청정에너지 차로 바꾼 뒤 마지막은 개인 자동차에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베이징·칭화大 분교 연구기관 분소 적극 유치 글로벌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도 마련했다.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 등 중국 명문대 분교와 저명 연구기관의 분소를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중국 대학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받은 외국 유학생이 취업하거나 창업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 기술 인재가 취업과 영구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 인재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혁신창업시범지구도 조성할 계획이다. 국가 열대농업과학센터와 글로벌 동식물자원기지, 항공우주를 비롯한 주요 과학기술 혁신기지와 국가 심해기지 연구센터를 짓기로 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과 협력하기 위해 문화·교육·농업·관광 교류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다. 하이난성에 경마와 스포츠복권 사업도 허용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하이난성에 ‘국제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마와 수상 스포츠 육성을 지원한다’, ‘스포츠 복권과 즉석 복권의 개발을 모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16일 전했다. 1990년대 이래 광저우(廣州), 항저우(杭州), 난징(南京) 등 중국 주요 대도시로부터 경마 베팅을 허용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지만, 본토 내 도박 산업을 금지하는 정책을 펴 온 중국 정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홍콩 전문가들은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이 성공할 경우 홍콩, 마카오와 광둥성을 포함한 주장(珠江)삼각주 지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하이난성에 경마 베팅이 허용될 경우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카오는 카지노 사업으로 연간 330억 달러(약 35조 2000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5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카오에선 샌즈, 윈리조트 같은 외국계 사업자가 도박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하이난성은 중국 국내 사업자를 선호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하이난성에 도박을 허용함으로써 자본 유출을 막고 도박 수익이 중국 본토에 머물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패권주의 맞물려 인접국 심기 불편 하이난성은 중국이 필리핀·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와 가장 가까운 지역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군사적·전략적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하이난성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남해함대의 잠수함 기지가 있고 공군과 미사일부대, 해안경비대, 군사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우주선 발사대도 자리잡고 있다. 항공모함 정박 시설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국과의 영유권 분쟁은 물론 미국과의 무력 대치가 잦은 남중국해의 군사 지원기지 역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국제사회는 하이난성 개발이 시 주석이 꾀하는 중국 패권주의와 맞물려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이난성은 실제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남중국해의 시사(西沙)군도(파라셀군도)와 난사(南沙)군도(스프래틀리군도), 중사(中沙)군도(메이클즈필드뱅크)를 모두 관할한다. 시 주석의 최대 역점사업인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해상 실크로드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런 만큼 시 주석은 12일 하이난성 남쪽 남중국해에서 군복 차림으로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에 올라 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열병식을 거행하며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항공모함은 물론 신형 핵잠수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구축함과 호위함 등 48척, 전투기 76대, 해군 1만여명이 참가했다. 시 주석은 함상 연설을 통해 “중화민족의 부흥으로 가는 과정에서 강대한 해군이 지금처럼 절박하게 필요했던 적이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항을 꿈꾸는 하이난성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항을 꿈꾸는 하이난성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중국 최남단의 열대섬 하이난다오(海南島·하이난성)가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항을 꿈꾼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개발 선언에 이어 공산당과 국무원도 오는 2035년까지 하이난성 자유무역항을 세계적인 수준의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개방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며 개발에 불을 댕겼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3일 하이난 경제특구 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하이난 자유무역실험구 조성을 결정했고 이를 지지한다”며 “단계적으로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을 건설하겠다”고 천명했다. 뒤이어 14일 당중앙과 국무원이 공동으로 ‘하이난성 전면적 개혁·개방 심화 지지를 위한 지도의견’(지도의견)의 세부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앞서 10일 보아오(博鰲)포럼 개막 연설에서도 하이난성을 중국의 새로운 개혁·개방의 시험지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에 따라 대만 면적과 비슷한 하이난성은 섬 전체(3만 5400㎢)를 12번째 자유무역시험구이자 첫번째 자유무역항으로 개발된다. 기존 11개 자유무역시험구의 면적이 평균 120㎢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큰 규모이다. 면적이 약 1000㎢인 홍콩과 싱가포르, 4000㎢가 채 안되는 두바이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자유무역항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까닭이다. 시 주석이 자유무역항 건설을 통해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를 다시 한 번 대내외에 과시하고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중국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중앙과 국무원이 제시한 지도의견에 따르면 하이난성은 2025년까지 기본적인 자유무역항 체제를구축하고 이후 10년간 본격적인 운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한다. 이어 2050년까지는 하이난성에 시장경제와 법치주의를 갖춘 국제화, 현대화한 선진 경제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상품과 인력, 자본 이동을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해 무역과 투자, 융자, 재정, 세제, 금융, 출입국 등과 관련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외국 투자기업은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기존 자유무역지구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싱가포르와 홍콩과 같은 최고 수준의 자본주의 개방특구 시험을 철저히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하이난성에 집중 육성할 산업으로 관광과 인터넷, 의료, 금융, 컨벤션산업을 제시했다. 관광산업을 위해선 글로벌 항공 노선을 구축하고 상품 구매 때 면세 한도를 높이기로 했다. 하이난성에 등록한 외국 자본 합작 여행사는 대만을 제외한 해외 관광 업무(아웃바운드)도 허용할 예정이다. 에너지와 해운, 원자재, 지식재산권, 주식, 탄소배출권 등과 관련한 거래소를 세우고 차세대 정보기술(IT)산업과 디지털경제 발전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인터넷,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실물 경제와의 깊이 있는 융합을 통해 하이난성의 종합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하이난성에 국가 열대 농업과학센터를 만들고 글로벌 동식물 종자 자원 기지 건설도 병행 추진하는 한편 항공우주 등 주요 과학기술 혁신 기지와 국가 심해기지 남방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 특히 2030년까지 화석연료 차량 제로(0) 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휘발유와 경유 등 화석연료 차량을 전면 금지하고 전기자동차 등 청정에너지 차량으로 대체키로 했다. 중국이 한 지역을 화석연료 차량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화통신은 하이난성이 전기차에 선택과 집중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시범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선샤오밍(沈曉明) 하이난성장은 “2030년까지 성 전체에서 청정에너지차를 사용토록 할 계획“이라며 그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정부기관에서부터 시작해 공공버스와 택시 등 공공 차량을 우선 청정에너지차로 바꾼 뒤 마지막은 개인 자동차에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청사진도 마련했다.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 등 중국 명문대 분교와 저명 연구기관의 분소를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중국 대학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받은 외국 유학생이 취업하거나 창업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 기술 인재가 취업과 영구 거주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 인재에게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혁신창업시범지구도 조성할 계획이다. 국가 열대농업과학센터와 글로벌 동식물자원기지, 항공우주를 비롯한 주요 과학기술 혁신기지와 국가 심해기지 연구센터를 짓기로 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하기 위해 문화·교육·농업·관광 교류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다. 하이난성에 경마와 스포츠복권 사업도 허용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하이난성에 ‘국제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마와 수상 스포츠 육성을 지원한다’, ‘스포츠 복권과 즉석 복권의 개발을 모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16일 전했다. 1990년대 이래 광저우(廣州), 항저우(杭州), 난징(南京) 등 중국 주요 대도시로부터 경마 베팅을 허용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지만, 본토 내 도박산업을 금지하는 정책을 펴온 중국 정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홍콩의 전문가들은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건설 계획이 성공할 경우 홍콩, 마카오와 광둥성을 포함한 주장(珠江)삼각주 지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하이난성에 경마 베팅이 허용될 경우 마카오의 카지노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카오는 카지노사업으로 연간 330억 달러(약 35조 2000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5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카오에선 샌즈, 윈리조트 같은 외국계 사업자가 도박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하이난성은 중국 국내 사업자를 선호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하이난성에 도박을 허용함으로써 자본 유출을 막고 도박 수익이 중국 본토에 머물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난성은 중국이 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과의 영유권 분쟁이 벌이는 남중국해와 가장 가까운 지역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군사적·전략적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하이난성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남해함대의 잠수함 기지가 있고 공군과 미사일 부대, 해안경비대, 군사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우주선 발사대도 자리잡고 있다. 항공모함 정박 시설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국과의 영유권 분쟁은 물론 미국과의 무력 대치가 잦은 남중국해의 군사 지원기지 역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국제사회는 하이난성 개발이 시 주석이 꾀하는 중국 패권주의와 맞물려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이난성은 실제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남중국해의 시사(西沙)군도(파라셀군도), 난사(南沙)군도(스프래틀리군도)·중사(中沙)군도(메이클즈필드뱅크) 모두 관할한다. 시 주석의 최대 역점사업인 일대일로사업 가운데 해상 실크로드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런 만큼 시 주석은 12일 하이난성 남쪽 남중국해에서 군복 차림으로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에 올라 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열병식을 거행해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항공모함은 물론 신형 핵잠수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구축함과 호위함 등 48척, 전투기 76대, 해군 1만여명이 참가했다. 시 주석은 함상에서 연설을 통해 “중화민족의 부흥으로 가는 과정에서 강대한 해군이 지금처럼 절박하게 필요했던 적이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리아 정부가 살포한 화학무기는 ‘사린가스’? 정체는…

    시리아 정부가 살포한 화학무기는 ‘사린가스’? 정체는…

    지난 7일 밤, 시리아 동구타의 두마지역에서 사린가스나 염소가스가 들어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통폭탄이 폭발해 어린이를 포함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 지역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에 반대하는 반군의 마지막 거점으로 이번 공격은 정부와의 협상이 실패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사드 정권은 2013년부터 일반인들도 많은 이 지역에 화학무기를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부정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공격에서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시리아 정부의 동맹국인 러시아는 이번에도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서방 국가들에 보복하지 않도록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9일 “신뢰할 수 있는 의료전문가”에 의해 SNS로 전달받은 충격적인 영상과 사진에서 나타난 희생자들의 증상이 일부 신경가스 증상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8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번 공격 의혹에 대해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 쓰인 화학무기는 사린가스와 염소가스 중 한 가지로 추정된다. 염소가스는 인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강력한 자극제이긴 하지만, 극도로 치명적인 것으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가스는 공기보다 무거워 일단 살포되면 가라앉아 지하실 등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질식시킬 수 있다. 반면 사린가스는 적은 양에 노출돼도 극도로 치명적일 수 있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밝히고 있다. 1938년 독일에서 농약으로 개발된 사린가스는 인간이 만든 물질로 유기인산염이라는 살충제와 비슷한 합성 물질이지만, 훨씬 더 강력하다. 무색투명, 무미무취의 액체로 물에도 쉽게 녹는다. 밀도가 높아 낮은 지대로 가라앉지만 모든 신경가스 중 가장 휘발성이 강해 빠르게 증발한다. 이 가스를 폭탄으로 쓰려면 두 가지 화학물질과 혼합해야 한다. 피부와 눈, 폐뿐만 아니라 오염된 음식과 옷으로도 흡수된다. 그렇다면 사린가스와 같은 신경가스는 인체에 왜 이렇게 해로울까? 노출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신경가스는 인체에 다음과 같이 비슷한 증세를 가져온다. 신경가스에 머리가 노출되면 혼란과 졸림, 그리고 두통이 생길 수 있다. 눈에서는 심한 통증과 함께 눈물이 나고 시야가 흐려지며 동공 수축 또한 일어난다. 기침이 나고 침과 콧물도 흐른다. 신경가스는 심혈관 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혈압과 심장박동수에 이상이 생기고 쇠약 증세가 나타난다. 폐에도 영향을 줘 호흡이 가빠지고 흉부에는 압박감이 느껴진다. 구역질과 구토, 복통 증상이 나타나며 배뇨 현상이 증가하며 설사 증상도 나타났다. 피부에서는 땀이 심하게 나고 접촉 부위에서는 근육 수축이 일어난다. 이런 증상은 신경가스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의 작용을 저해해 일어난다. 근육 수축을 조절할 수 없어 증상이 심해지면 경련과 의식 상실, 호흡곤란, 마비가 나타나며 이 모든 증상은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항생제 안통하는 ‘악몽의 박테리아’…美서 빠르게 확산

    항생제 안통하는 ‘악몽의 박테리아’…美서 빠르게 확산

    가장 강력한 항생제에도 내성을 지닌 ‘악몽의 박테리아’가 미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3일(현지시간) 이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를 인용해 위와 같이 전했다. CDC 국장 대행 앤 슈차트 박사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난 우리가 발견한 (악몽의 박테리아의) 수에 놀랐다”고 말했다. CDC는 이번 조사에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항생제 카바페넴에 내성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널리 확산되지 않은 세균인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과 카바페넴 내성 녹농균(CRPA)에 주목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 전역에서 더 다양한 내성균이 출현하고 있다고 CDC는 밝혔다. 슈차트 박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를 인용해 “미국에서는 항생제 내성균에 매년 200만 명이 감염되고 2만3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팀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미 전역에 있는 병원과 요양시설에서 항생제가 듣지 않는 환자에게서 분리해낸 세균 5776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약 4분의 1에 다른 세균에 내성을 확산하는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221건은 보기 드물게 내성이 강력한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즉 ‘악몽의 박테리아’인 것이다. 이들 세균은 미 27개 주에서 확인됐다. 이후 추적 조사에서도 이들 환자와 접촉했던 사람들 중 약 10%는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슈차트 박사는 “이들 내성균은 다른 환자로 옮겨가면서 증상을 보이지 않고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무증상 보균자’가 어느 정도의 빈도로 내성균을 확산하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항생제 내성균에 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진행됐다. 대표적인 항생제 내성균 메타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은 이미 1960년대부터 나왔고 1988년에는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지닌 장알균(VRE)이 발견됐으며 2001년부터는 가장 강력한 항생제 카바페넴에 내성을 지닌 세균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CDC가 ‘악몽의 박테리아’라고까지 부르고 있는 이들 세균은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조용하면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CDC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말라리아, 안녕…‘모기 박멸’ 새 방법 찾았다

    [와우! 과학] 말라리아, 안녕…‘모기 박멸’ 새 방법 찾았다

    말라리아 등의 질병을 옮기는 모기를 박멸하는 다양한 과학적 방법이 연구 중인 가운데, 해외 연구진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모기 박멸 방법을 공개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리버풀대학 연구진이 캐냐 의학연구협회,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CDC) 공동 연구진은 케냐 출신의 말라리아 환자 139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진은 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눈 뒤 연구진이 개발한 알약을 먹게 했다. 해당 알약은 기생충 감염과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발된 이버멕틴이다. 이버멕틴은 기생충 체내의 염소 농도를 높여 죽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과 같은 척추동물에는 존재하지 않아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이버멕틴은 동물 기생충에 효과가 있어 동물의약품으로 분류됐었지만, 인간에게도 기생충 박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돼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매년 2억 명의 사람들에게 투여됐다. 이번 실험은 고용량의 이버멕틴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세 그룹으로 나눈 말라리아 환자 139명에게 각각 몸무게 ㎏당 600mcg(마이크로그램), 300mcg, 위약 등을 3일 동안 먹게 했다. 일반적으로 이버멕틴의 적정 투약량은 ㎏당 150mcg이다. 이후 이들에게서 채취한 혈액을 모기 샘플에게 먹게 한 결과, 각각 600mcg과 300mcg의 고농도 이버멕틴을 투약한 사람을 물어 혈액을 빨아들인 모기의 97%가 2주 이내에 죽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미국 테크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고용량의 이버멕틴이 혈액 내에서 약 한 달이 지나도 효과를 발휘했다는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부작용 등을 고려한다면 600mcg보다는 300mcg을 이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600mcg을 투약한 실험참가자 45명 중 11%에게서 고용량 이버멕틴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하지만 300mcg을 투약한 실험참가자 48명 중 부작용이 나타난 사람은 4%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새로운 타입의 모기 박멸제 및 말라리아 치료제를 만드는데 도움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저널 ‘란셋 감염질환’(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홍준표 “내 막말의 시작은 노무현 자살이었다”

    홍준표 “내 막말의 시작은 노무현 자살이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막말 논란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홍 대표는 3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를 막말 프레임에 가둔 것의 출발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말에서 출발했다”면서 “서거했다는 말을 했다면 그런 프레임이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상황에 잘 들어맞는 비유를 들었을 뿐인데 품위 없는 막말로 매도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살이라는 표현은 가장 알기 쉬운 일상적인 용어인데 자기들이 존경하는 전직 대통령을 모욕했다고 받아들이다보니 그걸 막말이라고 반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살’이라는 용어는 결코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다. 언론에서도 언급을 자제하는 단어다. 자살을 부추기거나 유족 등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기자협회와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지난 2013년 ‘자살보도 권고기준 2.0’을 마련하고 “언론은 자살이라는 단어는 자제하고 선정적인 표현을 피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또 “기사 제목에 ‘자살’을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공개발언을 통해 전국민에 영향을 끼치는 제1야당의 대표가 공적인 자리에서 ‘자살’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논란을 일으켰던 ‘막말’을 연달아 적었다. “향단이, 바퀴벌레, 암덩어리, 연탄가스, 영남지역에서는 친밀감의 표시로 흔히 하는 영감탱이 등 우리가 통상 쓰는 서민적 용어를 알기쉬운 비유법으로 표현하면 할말 없는 상대방은 이것을 품위 없는 막말이라고 매도해 왔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나는 막말을 한 일이 없는데도 그 상황에 가장 적절한 비유를 하면 할말 없는 상대방은 언제나 그걸 막말로 반격한다”면서 “맞는 말도 막말로 매도하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언급해 당시 야권인 더불어민주당 진영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을 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청소년 2만 6000여명 ‘총기’ 희생… NRA 힘에 밀린 규제

    [글로벌 인사이트] 청소년 2만 6000여명 ‘총기’ 희생… NRA 힘에 밀린 규제

    지난달 14일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플로리다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의 총기 참사 이후 미국 사회 전역에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미 정치권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사망통계 자료에 의하면 1999년부터 2016년까지 각종 총기 사건으로 희생된 청소년(18세 이하)은 2만 6000여명에 이른다. 해마다 1000명이 넘는 청소년이 총기 사건으로 희생된 셈이다. 특히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의 총기 참사 이후 미국 고등학생들이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넘어 직접 거리로 뛰쳐나와 ‘총기 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다. 지난 24일 미국 800여개 도시에서 청소년과 학부모, 교사 등 80여만명이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에 참가했다. AP통신 등은 1960년대 베트남 참전 반대 시위 이후 가장 많은 청소년들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이들의 아우성에도 미국의 정치권은 ‘침묵’하고 있다. 이는 1400만명에 이르는 회원과 연간 수억 달러의 막대한 자금으로 무장한 ‘총기관련 이익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의 로비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정가의 주류 정치인 중 NRA의 도움을 직간접적으로 받지 않은 정치인이 거의 없을 정도로 NRA는 미 정치권을 주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경받는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NRA의 조직력과 자금력에 ‘총기 규제 강화’ 목소리를 낮췄다. 2012년 12월 14일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어린이 등 모두 26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재선에 막 성공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총기 규제 강화’를 밀어붙일 태세였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사건 며칠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NRA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NRA는 우리의 부모님들을 회원으로 가지고 있다”면서 “NRA도 이번 사건을 성찰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희망한다”며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놨다.재선 임기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오바마 전 대통령도 이렇게 NRA의 눈치를 봤던 판에, 초선인 데다 NRA에서 막대한 후원금은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민들의 총기 규제 강화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NRA의 파워는 돈과 회원수를 바탕으로 한다. 1871년 창립된 NRA는 1930년대 중반부터 정치권을 대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968년 ‘총기규제법’(Gun Control Act)이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인 정치권 ‘로비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NRA 회원수는 여느 이익단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2017년 기준 1400만명(퓨 리서치 센터 조사)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의 4% 정도이며, 단일 단체로는 최대 규모다. 또 이들 회원은 연간 40달러씩 회비를 낸다. 평생 회원의 회비는 1500달러다. NRA 전체 회원 중에서 회비를 내는 회원을 500만명으로 추산하면 연간 회비 수입은 2억 달러(약 2158억원)이다. 여기에 각종 무기와 탄약 기업의 후원까지 더해지면 NRA엔 미 정치권을 주무를 엄청난 ‘실탄’이 생긴다. NRA의 2015년 예산은 3억 3670만 달러(약 3632억원)이다. 회비 수입이 1억 6570만 달러(약 1791억원), 나머지는 각종 기업의 후원금이다. NRA가 이 해에 입법 로비(410만 달러)를 포함해 정치권에 뿌린 돈은 1억 116만 달러(약 1079억원)로 집계됐다. 이 외에 총기 사용확대를 위한 교육·홍보 등에 썼다. NRA는 대통령·상하원 선거에서 힘을 제대로 과시한다. 이들은 총기 확대나 유지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을 지원하고, 반대편에 선 후보들의 낙선 운동을 펼친다. NRA는 2016년 선거의 정치광고 등에 무려 5430만 달러(약 585억원)를 쏟아부었다. NRA에 동조하는 후보자 44명을 지원하는 데 1440만 달러(약 155억원),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후보자 19명의 ‘낙선’을 위해 3440만 달러(약 371억원)를 썼다. 특히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다. NRA는 2012년 대선 때 오바마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1060만 달러(약 114억원)를 뿌리고,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 낙선에 1970만 달러(약 212억원)를 투입했다. 그리고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위해 980만 달러(약 100억원)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NRA의 외각 그룹, 즉 무기회사들이 대선 후보에게 지원한 자금은 천문학적이라고 워싱턴 정가는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기간 동안 NRA에서 3119만 달러(약 336억원)를 받은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연방의원 선거에도 깊숙이 관여한다. 지역구별로 당선과 낙선 운동을 동시에 펼친다. 2016년 상원 중간선거에서 리처드 버(공화당) 의원이 629만 달러(약 67억원), 마코 루비오(공화당) 의원이 329만 달러(약 35억원), 로이 블런트 의원이 310만 달러(약 33억원)를 받았다. NRA는 상원의원 54명, 하원의원 249명의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NRA의 지원은 공화당에 집중돼 있다. 2016년 선거에서 후원금 상위 20위까지 모두가 공화당 출신이었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이들 후보에게 NRA의 자금은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워싱턴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방도시의 연방 의원 후보에 대한 NRA 지원금은 후보자 전체 선거 예산 중 20~40%를 차지하기도 한다”면서 “선거에 나선 후보들에게 NRA는 최대 자금줄이고, NRA는 이를 토대로 연방 의원들에게 족쇄를 채운다”고 말했다. 또 1000만표에 가까운 NRA 회원들의 표심도 정치인들에게는 ‘필요악’이다. 세계 최고의 스트롱맨이라는 미국의 대통령 후보들도 선거 때마다 NRA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막강한 자금력에 한국식 시민단체처럼 ‘당선과 낙선’ 운동까지 더해지자, 워싱턴 정가에서 NRA의 존재감은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됐다. NRA가 현지 언론에 뭇매를 맞으면서도 굳건한 이유는 아직 많은 미국인이 ‘총기 소지 허용’에 대한 ‘찬성’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서 총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절반이 ‘NRA의 영향력’이 ‘적당하다’고 응답했고, 나머지 절반만 ‘과도하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하지만 총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70%가 NRA의 영향력이 ‘적당’하다고 답했다. 또 NRA 회원들의 91%는 NRA의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록 미 사회에 ‘총기 규제 강화’의 목소리가 커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과반이 넘는 미국인은 NRA 활동과 총기 소지에 긍정적이다. 1400만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NRA는 일반 기업들도 무시하지 못한다.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기 참사 직후인 지난 5일 유나이티드 항공사와 자동차 렌트 업체인 아비스와 허츠, 보험사인 메트라이프 등이 NRA 회원에게 제공했던 각종 혜택과 후원을 끊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미 언론은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회원들의 압력으로 NRA에 등을 돌리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예상은 빗나갔다. NRA가 관계 중단 기업에 불매운동으로 맞서면서 정치권뿐 아니라 일반 기업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NRA가 미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상 미국의 총기 규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총기 규제 전문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치권의 누구도 총기 규제 강화에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총기 소지’를 보장하는 미국의 수정헌법 2조와 함께 ‘총기 규제 강화’ 논란은 영원한 미국의 숙제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넷플릭스가 담배 미화…흡연 장면 공중파에 2배 이상”

    “넷플릭스가 담배 미화…흡연 장면 공중파에 2배 이상”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흡연을 미화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보다 규제가 덜한 탓에 더 많은 흡연 장면이 노출된다는 것이다. 미국 비영리 공공의료단체이자 금연운동단체인 트루스이니셔티브가 15~24세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미국 방송사와 케이블TV, 넷플릭스의 2015~2016년 방영 드라마 14편을 분석한 결과, 넷플릭스의 제작 드라마 7편에 등장한 담배 노출 장면은 총 319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방송사와 케이블TV 채널이 제작한 나머지 7편의 139건에 비해 2.3배 더 많은 수치다. 2015~2016년 시즌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중 흡연 및 담배 노출 장면이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기묘한 이야기’(원작명 Strager Things)로, 총 182건에 달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 가입자 1억 명 이상을 보유한 세계 최대 OTT(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 업체다. 특히 모바일 콘텐츠와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젊은 층의 넷플릭스 이용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트루이니셔티브는 넷플릭스 콘텐츠에 자주 등장하는 흡연 장면과 담배를 미화하는 장면 등이 젊은이들의 흡연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2년 화면 속 흡연 장면이 젊은이들의 흡연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넷플릭스가 담배와 흡연을 미화한다는 ‘의혹’을 받을 만큼 관련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지상파나 케이블TV보다 규제가 덜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넷플릭스를 비롯해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의 콘텐츠에는 상대적으로 담배나 폭력적인 내용, 성적인 내용이 많이 노출된다”면서 “이는 일반 방송에 비해 규제가 느슨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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