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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부안 주민투표 '부결’ 이후 할 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시설 건립의 찬반을 묻는 부안 주민 투표 결과가 91.8%의 압도적 반대로 나왔다.전체 투표율 72.4%에 이만한 반대표가 나온 의미는 자명하다.부안 지역에 원전수거물관리센터 건립계획은 불가능해진 것이다. 정부는 주민들이 임의로 실시한 주민투표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궁색한 형식논리일 뿐이다.법적 효력이 있는 7월 주민투표 때 주민의사가 역전될 가능성을 기대하기도 어렵거니와 이에 집착할 경우 주민들의 불필요한 혼란과 불편만 연장될 것이기 때문이다.이 시점에서 할 일은 정책 실패를 솔직히 인정,부안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새 후보부지 물색 작업을 본격화하는 일일 것이다. 부안사태의 가장 큰 오점은 주민의사를 철저히 무시했다는 점이다.의회의 반대결의를 외면한 채 독단으로 유치신청을 낸 부안군수,현지 사정도 살피지 않고 이를 수용해 열흘만에 부지결정 발표를 해 버린 정부의 무신경과 그 후 이어진 ‘현금보상’‘위도 대통령 별장 추진’‘주민투표 실시’발언 번복은 주민들에게 사업타당성을 검토할 여지도 없이 불신만을 키웠다.따라서 부안 사태의 마무리 방법도 이 과정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본다.부안군수가 유치를 철회하고 정부가 결정을 취소하는 것이 그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정부는 현재 새로 추진하고 있는 부지 공모 신청에 주민동의를 의무화하는 등 주민 수용성 부분을 대폭 강화했다.그러나 대규모 폐기물 처분시설의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 회의까지 제기되고 있는 게 현재 상황인 만큼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차제에 에너지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국민합의 도출도 시도해 볼 것을 제안한다.˝
  • “부안군이 투표방해” 진정서

    ‘부안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 찬반 주민투표관리위원회’(위원장 박원순)는 2일 “부안군이 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공무원을 강제 동원,공무원과 그 가족의 양심의 자유 등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기고/ 방폐장 유치 주민 결단이 우선

    서울신문 1월15일자 15면 ‘열린세상’에 실린 김철규 고려대 교수의 ‘방폐장 논란을 다시 생각한다’와,이를 반박한 강양구 한국수력원자력㈜ 부안사무소장의 글 ‘방폐장 대안 없는 반대 안 된다’(서울신문 1월17일자 13면 ‘반론’)를 읽고 전문인이자 시민운동가의 한 사람으로서 견해를 밝힌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의존도는 98%에 이른다.전기에너지 생산비율은 수력 7.6%,화력 65.4%,원자력 27.0%(2001년 기준)이다.전기 사용량은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줄어들 기미가 없는데,원자력발전소 건설은 말할 것도 없고 수력발전을 위한 다목적댐 건설이나 화력발전소 건설은 하나같이 입지선정의 어려움으로 답보상태에 있다.김교수가 제안한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의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은 이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양 오해하면서 정부나 전문가들이 이를 추진하지 않고 손을 놓고 있는 것처럼 평가절하한다. 지난 70년대 두번의 오일파동을 겪은 인류는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대체할 에너지를 개발하려고 피나는 노력을 계속하여 왔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87년 관련법을 제정,2001년까지 총 에너지 소비량의 3%까지 대체에너지로 충당할 포부로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여왔다.그러나 2001년도 실적은 불과 1.4%였고 이 가운데 90%가 폐기물소각 에너지였다. 따라서 생산비용이 기본 에너지보다 2∼10배 비싼 대체에너지의 보급을 늘리는 데 단순한 연구개발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식한 정부는 기존법을 개정하여 이용·보급에 활성화를 기하면서 점유율을 2006년까지 2%로 조정했다.하지만 대체에너지의 90%를 점하는 폐기물소각도 에너지 효율이 20%정도로 낮을 뿐만 아니라 기피시설로 인식돼 입지선정에 어려움이 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2002년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지속가능발전세계정상회의(WSSD)의 5대 중심과제 중 하나가 에너지였다.2010년까지 재생에너지 이용률을 15%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였으나 국가간 이해가 달라 결론을 내지 못했다.이 회의에서 논한 ‘재생에너지’가 김교수가 말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우리가 쓰는 ‘대체에너지’개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그렇게 따진다면 우리 사회에서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는 총 사용량의 0.1%정도인 셈이다. 우리가 누리고자 하는 욕망,즉 질좋은 삶을 영위하려면 현상태의 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이며,현존하는 원자력발전소의 정상가동도 필연적이다.이에 따른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발생은 피할 수 없어 이를 처분할 처분장은 필요불가결한 기초시설이다.이처럼 필수적인 기피시설 입지를 선정하는 원칙은 첫째 공개적,둘째 과학적,셋째 경제적이어야 한다.이같은 합당한 절차를 거친다 해도,피해자는 주민이며 가해자는 이 시설들로 혜택을 받는 모든 국민이다.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충분히 보상해 주어야 하며 이를 국가나 사업수행기관이 대행할 수 있다.그러나 가해자인 외지 사람들이 ‘감 놔라,배 놔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물론 전문가나 그 그룹이 초청받아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당연히 예외이다. 지난 7일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한 상당수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을 적극 유치하자고 총장에게 건의하겠다.”고 발표한뒤 국민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정부가 새로 유치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으므로 누구라도 의견을 피력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논란의 소지는 되지 않는다.더욱이 말썽 많은 시설에 대하여 전문가 그룹이 의견을 공개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지탄받을 일이 아니다.다만 특정지역 주민을 들먹이면서 논의를 전개한 것은,앞서 밝혔듯 가해자(국민)가 취할 태도는 아니다. 이제 원전시설 입지선정의 결단은 그 지역 주민에게 돌리자.그리고 그외 국민은 에너지 절약을 철저히 실천하면서 차분하게 지켜보고,기피시설을 유치하는 주민(피해자)을 어떻게 감싸주고 위로해주며 보답할지 그 방안만을 찾도록 하자. 도갑수 친환경 운동본부 공동대표 명예논설위원
  • 뇌종양 ‘감마나이프’ 수술 93% 성공/서울아산병원 2000명 시술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90년부터 뇌종양 환자 2000명을 ‘감마나이프’로 수술한 결과 93%의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감마나이프 수술은 201개의 방사성동위원소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질병 부위에 투과시켜 정상 뇌 조직에는 손상을 주지 않고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병원측은 뇌 혈관질환 치료에 감마나이프를 이용한 결과 88%의 수술 성공률을 보였으며,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3차 신경통도 80%가 넘는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신경외과 이정교 교수는 “감마나이프 수술은 두개골을 열어야 하는 기존 수술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 수술 부담을 줄이는 등 장점이 많다.”며 “그러나 이 수술법을 적용하려면 질병 부위의 크기가 지름 3㎝ 이하인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감마나이프 수술 2000건 돌파를 기념하기 위해 최근 국내·외 의료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재억기자
  • [열린세상] 방폐장 논란을 다시 생각한다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방폐장)과 관련된 최근의 논란을 보며 문득 ‘업(業)’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미래에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되는 소행’을 의미한다는 업의 관점에서 원자력 발전 문제 전체를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비해왔다.그런데 이 전력의 약 40%는 원자력 발전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원자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니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전기의 혜택을 누리는 것도 우리들이요,폐기물 배출의 주범도 우리 자신인 것이다.문제는 방사성 폐기물은 적어도 수백년 동안 위험 요인으로 존재할 것이고,그 위험의 피해자는 미래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이래서 업이란 말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의 위험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상식’이 되었다.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는 원자력을 보는 시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독일의 석학 벡(Beck)은 원자력을 현대인이 신봉해왔던 과학기술의 위험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로 지적하였다.엄청난 위험을 인식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고,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상황은 달라도 많이 다르다.1978년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완공된 후,한국의 원자력 발전산업은 거침없는 성장을 해왔다.한국은 원자력 발전량에 있어 세계에서 7위이며,18기의 원자로가 가동중이다.선진국에서는 신규 건설을 찾아보기 힘든데 우리 정부는 2015년까지 8기를 더 건설할 계획이란다. 그렇다면,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 발전 관련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일까.절대 안전하다는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주장과는 달리 작년 한 해 동안 원자력 발전소 고장 정지 건수는 18회에 달했다.올해 들어서도 울진 5호기가 급수 펌프 폐쇄로 정지되는 사고가 있었다. 일부 서울대 교수들이 지난 7일 기자회견을 갖고 방폐장을 관악산으로 유치하자는 견해를 밝혔다.이들은 관악 캠퍼스 부지에 방사성폐기물 및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을 수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서울대 교수들의 돌발적인 기자회견을 보며,국가 발전을 위해 방폐장을 유치하겠다던 부안 군수의 기자회견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이번 서울대 교수들의 기자회견과 관련해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첫째,이 중요한 사안과 관련된 당사자들과 최소한의 의견 교환이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방폐장의 캠퍼스 유치를 진지하게 생각했다면,기자회견보다는 훨씬 섬세한 접근이 필요했다.관악구민,교수,학생,교직원들과 함께 상의하고,고민하는 과정이 먼저 있었어야 한다. 둘째,과연 ‘나라를 대표하는 지성들’이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관악산 지역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해보았는가를 묻고 싶다.방폐장의 핵심이 안전성이라는 점은 기자회견을 준비한 교수들이 더 잘 알 것이다.그런데도 최소한의 조사 없이,‘과학적 확신’과 ‘전문적 지식’ 운운하며 관악산의 적합성을 주장하는 용감함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셋째,방폐장을 둘러싼 부안 사태에 대한 인식 문제이다.부안 주민들의 반대운동은 한국 에너지 정책의 근본적 문제점을 노정시키는 중요한 계기이자,핵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회적 학습의 기회로 평가할 수 있다.그런데 기자회견에서 부안을 언급하며 방폐장이 “주민 안전에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전문적 지식’과 ‘애국심’을 이야기하는 것은,시쳇말로 부안 주민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방폐장 문제는 원자력 발전에서 비롯된 것이다.밤거리를 훤히 밝힌 그 빛의 그늘이다.지난 7개월 동안 부안 주민들이 몸으로 전해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원자력 발전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이제 그 메시지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지속가능한 대안 에너지 체계를 모색해야 한다. 후손들에게 끼칠 방사성 폐기물의 장기적이고 치명적인 위험을 뻔히 알면서도 오늘,나의 편안함을 위해서 악업(惡業)을 계속 쌓을 것인가. 김철규 고려대 교수 사회학
  • [사설] 서울대 교수들의 방폐장 유치 충정

    서울대 교수 63명이 관악캠퍼스 부지 내에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다.인근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서울대 교수들의 제안은 분명 여러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오죽했으면 교수들이 자기 연구실 앞에 폐기물시설을 짓겠다고 나섰겠는지,그 충정을 헤아리지 않을 수 없으며 그들의 이번 행동에서 18년간 끌어온 국가적 난제 해결을 위한 지혜와 통찰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안전성 문제이다.원자력 안전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방폐장은 주민 안전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과학적 확신을 밝혔고 공대,농대,보건대,간호대학장 등 이공계 교수들이 대거 동조했다.충분히 귀 기울여야 할 정보라고 생각한다.두번째로,사회지도층 인사로서 솔선수범하는 자세이다.인문대,미대 학장이나 교수가 원자력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그러나 이들은 “국가와 사회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는 서울대가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동료 학자와 책임을 함께하는모습을 보였다.국가 대계는 외면한 채 표밭 향배나 살피는 정치인들과는 극히 대조적인 모습 아닌가.또 이번 선언을 통해서 폐기물 처분장 시설의 불가피성과 시급성도 설득력 있게 알렸다고 본다. 인구밀집지역이라는 입지조건,지역 주민의 반대 등으로 이번 제안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이를 계기로 처분장시설에 대한 안전성 공포,‘내 집 앞에는 안 된다.’는 님비 증후군일랑 끝내 주었으면 하는 게 우리의 바람이다.정부와 정치권 또한 자성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 “핵폐기장 서울대 유치” 교수 63명 건의/학자적 양심? 부안 압박?

    원전 수거물 관리시설 설치 논란에 서울대 교수들이 뛰어들었다. 서울대 단과대 학장 및 대학원장 9명을 포함,14개 단과대 교수 63명은 7일 ‘학자적 양심과 애국심’을 이유로 서울대 부지 내 관악산에 ‘원전수거물관리시설’ 유치를 제안했다.원자핵공학과 생명과학,인문·사회학 분야 등의 저명 교수가 대거 포함됐다.그러나 관악구청 등은 즉각 반대의사를 밝혔다. ●서울대 원전센터 유치론 핵물리학,생명과학 분야의 국제적 권위자인 강창순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황우석 수의대 교수,이무하 농업생명과학대학원장,오연천 행정대학원장 등은 성명서에서 “원전센터 유치가 주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과학적 확신을 바탕으로 유치 검토를 정운찬 총장에게 건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 지식과 정보를 지닌 서울대가 해결의 모범에 나서야 하며 과학자 집단이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들은 관악산이 암반 지형이며 교내에 군사시설용 ‘지하 공동’이 있기 때문에 암반 굴착을 통한 ‘동굴처분’ 방식으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부안사태를 보고 교수들 사이에 ‘지식인으로서 양심과 행동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겨 지난주부터 논의해왔다고 말했다.이태수 인문대학장,한민구 공대학장,김하석 자연대학장,백남원 보건대학원장,김병종 전 미대학장 등도 서명했다.기자회견에는 국정원,정보과 형사,관악구청 관계자 등도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돌팔매질 당해도 학자가 나서야” 교수들은 ‘순수한 학자적 양심의 발로’라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이들은 ‘부안사태를 방관하는 게 지식인으로서 옮은 태도냐.’가 논의의 출발점이었다고 밝혔다.강 교수는 “원전센터의 서울대 유치는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인문·사회적 측면을 고려한 상징적인 것”이라면서 “전력의 수혜자는 수도권 주민인데 왜 지방에 폐기물 처리장을 만드느냐는 비판도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황우석 교수는 “돌팔매질을 당하더라도 학자들이 나서 안전성을 설득하고 원자력 연구의 수혜자인 서울대로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대학생 오늘 반대집회 그러나 현실화까지는 부안보다 더 복잡한 문제가 있다.예상 유치 지역은 134만평의 서울대 캠퍼스 중 80%을 차지하는 관악산 일대.전체 교수와 교직원,학생들의 의사가 주요 변수다.대학본부 관계자는 “허무맹랑한 제안이라고 묵살하기 어렵다.”면서 공식입장만 두차례 번복하는 등 갈팡질팡하며 곤혹스러워했다.대학본부측은 “백지상태에서 논의한 뒤 결정할 문제”라고 최종 입장을 밝혔다. 관악구청과 서울시,지역주민,환경단체,군 관련기관 등의 협의가 필수적이며 관악산이 도시자연공원이라는 점에서 공론화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지질조사나 환경평가도 거쳐야 한다. 김희철 관악구청장은 “단 한마디도 상의하지 않은 경솔한 제안이며 모든 주민의 힘을 동원해 막겠다.”고 발끈했다.유치 찬반론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김종규 부안군수는 “원전센터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유치에 반대하는 군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와 관련,주민 대표와 대학생 등이 8일 낮 서울대 앞에서 관악산 유치론에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갖는다. 안동환 김효섭 이유종기자 sunstory@
  • “부안 과잉진압 집회자유 침해”변협 진상조사단 밝혀

    대한변호사협회 ‘부안사태 진상조사단’은 6일 서울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 부안 주민과 경찰간 충돌 때 법절차에 따르지 않은 경찰의 시위진압 장비 사용,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와 시위 자유의 침해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변협은 인권위 소속 이덕우 인권위원을 단장으로 9명의 진상조사단을 구성,지난해 11월부터 현지 방문 및 서면조사 등을 실시했다. 변협은 “불심검문,체포,수사 등의 과정에서 위헌·위법의 소지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주민들이 제기한 ‘음주진압’에 대해 경찰측이 명확히 해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고무 보호막이 없는 알루미늄 방패의 사용을 금지하고 인권교육 등인권실현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들을 재점검,보완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 과정에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인 ‘전원 개발에 관한 특례법’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홍환기자 stinger@
  • NGO/‘NGO입김’ 올해 더 거세진다

    시민단체들이 올해 주요사업에 17대 총선에서의 ‘당선운동’과 함께 이라크 파병 반대,부안원전수거물 관리시설(원전센터) 건립 반대 등을 포함시키면서 시민단체들의 ‘입김’은 지난해보다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시민단체들은 특히 각종 현안들을 ‘당선운동’과 연계하겠다고 밝혀 시민단체와 정치권간의 마찰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 정책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지나친 개입으로 인해 국책사업이 파행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선운동 상반기 ‘태풍의 눈’으로 시민단체와 학계·법조계·문화계 인사 등은 오는 15일 ‘2004 총선 물갈이 국민주권연대’(가칭)를 결성,출마자들을 자체 검증한 뒤 당선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총선 출마자가 확정되면 도덕성과 정책전문성 등을 기준으로 국민후보를 선정,인터넷 홈페이지나 지역 구민에 대한 직·간접적인 전화접촉 등을 통해 국회의원 물갈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열 환경운동연합 대표는 5일 “국민주권연대는 지난 2000년 총선연대와는 달리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당선운동을 중심으로 활동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비리연루 정치인 등에 대해서도 합법적으로 낙선운동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대 총선에서는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으로 인해 시민단체로부터 ‘대상자’로 찍힌 86명 가운데 68%인 59명이 떨어졌다. ●밀어붙이기식 국책사업 총력 저지 참여연대와 민중연대 등 351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은 이라크 파병 반대를 올해 주요 활동 계획에 포함시켜 파병안 국회통과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광화문에서 파병 반대 촛불시위를 가진 비상국민행동은 특히 “정부가 최근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3000명의 이라크 추가파병안을 확정했다.”면서 “전투병 파병에 동의하는 국회의원은 총선에서 낙선운동 대상”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소장 박순성)는 지난 두 달간 9400여명의 파병반대 네티즌 서명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26일 ‘정부파병안에 대한 의견서’를 각당 대표와 전 국회의원에 발송했다. 경실련 통일협회도 “정부가 확정한 추가파병계획을 단호히 거부하며 NGO활동가를 주축으로 이라크 부흥을 위한 민간지원단을 파견해야 한다.”면서 “계속 민의를 외면하고 파병을 강행할 때에는 시민사회의 저항이 파병 거부를 넘어 불복종운동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자유시민연대와 자유수호국민운동,북핵저지시민연대 등 15개 보수단체들은 “정부의 파병결정은 분열된 국론을 수습하고 한·미동맹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다.”며 파병 반대를 비난하고 나서 시민단체간의 갈등도 우려된다. 아울러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의 올 한 해 활동은 주로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환경파괴 개발사업과 당선운동을 연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주요 환경 뉴스로 ▲부안 방사성폐기물처리시설 반대운동 ▲삼보일배 등 새만금 생명평화 운동 ▲경부고속철도 금정산·천성산 관통반대 시민운동 ▲북한산국립공원 관통도로 논란 등을 꼽고 올해도 지속적인 반대 운동을 펼칠 것을 선언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말 정부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터널 강행 방침에 대해 “지금껏 사패산 터널과 관련해 정부가 단 한번도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한 적이 없었다.”면서 “정부의 환경파괴를 규탄하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한 투쟁을 선언했다. 녹색연합 등으로 구성된 북한산국립공원·수락산·불암산 관통도로 저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도 지난달 24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강력한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정권과 코드 맞추려는 행위” 반발 그러나 시민단체들이 당선운동 등 17대 총선과 연계해 활동키로 하자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정치권에서는 “당선운동 추진이 지난 대선 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연상케 하는 등 시민의 이름을 도용해 정권과 코드를 맞추려는 행위”라는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올들어 국회의원들이 특정 사안에 대한 의사를 묻는 시민단체로부터 공개 질의서 등을 받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면서 “지난 2000년 낙선운동의 위력을 실감한 국회의원들이 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 눈치보기’ 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 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 부처 관계자도 “올해에도 새만금 간척사업과 원전센터 건립 등 주요 국책사업이 시민·환경단체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영광원전 방사능오염 냉각수 유출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에 극소량 오염된 냉각재가 유출돼 관계 당국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영광 원자력본부는 29일 “지난 27일 오후 5시쯤 원전 5호기인 가압 경수로형(100㎾급)의 터빈 건물 북쪽 집수조 안정수에서 방사성 물질인 코발트와 망간 등이 검출돼 원인을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이 5호기는 지난해 5월21일 상업운전에 들어갔고 그동안 각종 사고로 5차례나 발전을 정지했다.검출된 방사능 양은 원전 폐수처리 계통을 통해 방출되는 연간 방사능 유효선량 기준치(0.03mSv)의 0.00156%로 엑스레이 1회 촬영때 방출량이 0.03∼0.05mSv인 점을 감안할 때 인체 및 원전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사고는 방사능을 포함한 냉각재가 발전소내 순수 공급계통으로 흘러들어간 뒤 폐수처리 계통을 통해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원전에서는 사고가 나자 터빈 건물 집수조를 차단하고 해당 구역을 임시 방사능 관리구역으로 설정,관계자 외 출입을 통제하고 원인 규명작업을 벌이고 있다. 영광 남기창기자 kcnam@
  • [열린세상] ‘수신료’ 엉뚱한 해법

    KBS의 수신료 분리 징수안을 놓고 갈등과 힘 겨루기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이와 관련해 엉뚱한 해법을 하나 제시하고자 한다.현행 체제대로 운영하되 ‘수신료’라는 말 대신 ‘공익방송 부담금’이라고 부르자는 것이다.겨우 그까짓 이름 하나 바꾸는 거냐고 핀잔을 주기 전에 다음 얘기부터 들어보기 바란다.조지 오웰의 정치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가공할 통제사회는 단어를 없앰으로써 주민들의 사고의 폭을 줄이고자 한다.표현할 말이 없으면 생각 자체가 불가능해지고,어휘가 줄어들면 결국 의식의 한계도 좁아진다는 것이다.언어가 곧 생각이라는 작가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그런데 언어결정론을 주장한 워프(Whorf)와 사피어(Sapir)의 가설에 의하면 실제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는 언어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인간의 사고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언어체계와 언어구조이며 언어는 한 사람의 현실인식과 환경인식,사고과정과 사고방식,나아가 세계관을 결정짓는다. 이런 의미에서 현행 ‘수신료’를 ‘공익방송 부담금’이라고 부르는 일은 KBS로 하여금 늘 공영방송으로서의 본분을 명심해 우리 사회 공익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방송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게 하고,국민들에겐 이를 감시하고 심판할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부여하는 묘책의 출발점이 된다.명분도 뚜렷하다.상업화와 저질화가 범람하는 오늘날 방송 현실이 매우 걱정되기 때문에 공익방송을 위한 부담금을 내서라도 방송환경을 정화할 필요가 있다.이에 반해 ‘수신료’는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 해도 ‘TV 시청행위 대가로 지불하는 요금’ 정도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를 혼자서 꼬박꼬박 챙기게 해달라는 KBS의 대 국민 호소는 얄미운 투정처럼 여겨질 수 있다.물론 공정성 훼손에 따른 문제제기로 야기된 작금의 갈등 본질을 덮기에도 역부족이다. 아직도 이름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작명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한다.통상 대규모 군사작전에는 그 성격을 규정하는 이름,즉 작전명이 붙는다.재미있는 것은 전쟁을 둘러싼 여론이나 오래 기억되는 정도가 작전의 성패가 아니라이름 자체와 관련이 깊다는 점이다.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이 1991년 걸프전을 일컫는 ‘사막의 폭풍’인데,이에 대해선 사막에서의 전쟁 성격이 잘 부각된 이름 덕을 톡톡히 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정치적 담론이 생산·소비되는 과정을 보면 이런 현상을 좀 더 이해하기 쉽다.예컨대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신념을 유포하기 위해 종종 정치적 언어를 조작한다.언어사용이 정치적 신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미국이 레이건 대통령 시절 그라나다를 침략하면서 ‘구출임무 수행(rescue mission)’이라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은 자국민은 물론 세계인들로 하여금 미국에 유리한 현실인식을 유도하기 위한,계산된 조작이었던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미디어가 최종적으로 선택해 전달하는 용어들이 왜 중요한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한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노 대통령은 ‘탈당’한 것일까,‘당적 이탈’한 것일까? 재신임 발언은 ‘승부수’인가,‘고뇌에 찬 결단’인가? 10분의1 발언은 ‘정치도박’인가,‘자신감의 표현’인가? 정 반대의 시각이랄 수 있는 이 두 가지 용어가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유통되었으며,우리의 생각은 어떻게 규정지어졌는가를 살펴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과제임에 틀림없다.물론 이 때 용어사용이 모든 인식을 좌우한다고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핵쓰레기장’이라고 불리던 것을 언론이 일사불란하게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나 ‘원전센터’라고 명기하고 있건만 국민들의 인식은 여전히 요지부동인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바로 이 같은 맥락에서 KBS는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 태어나길 촉구한다.누구나 ‘공익방송 부담금’을 기꺼이 내겠다고 할 만큼 공익적이 되어달라. 오 미 영 경원대교수 신문방송학
  • 기고/‘소리’를 낮추되 ‘말’은 키워야

    우리는 자고 일어나는 그 순간부터 소리를 듣기 시작하고 서서히 말문을 열며 하루를 시작한다.소리와 말이 어떻게 다른가를 구별하자면 둘 다 우리의 청각을 통해 들려오기는 하지만 그 울림 속에 어떤 의미가 실려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소리와 말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아무 의미도 없는 진동현상이 청각을 자극하는 것이 소리라면,소리를 매체로 어떤 의미가 청각에 전달되는 것이 말인 것이다. 어떤 의미가 실려 있기에 소리와는 구별되는 것이 말이라고는 했지만 말이라고 해서 다 말은 아닌 것 같다.설령 어떤 의미가 담긴 말일지라도 상대가 듣건 말건 내 말만을 해버리거나 상대의 말에 너는 떠들어라 나와는 관계없다는 식이라면 이미 그것은 말이 아닌 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예를 들어,부부싸움에서 삿대질이 오가며 거친 말이 튀어나오면 사실 이러한 말들은 소리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운 것이다.말이란 상대의 진심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려는 성의와 그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려는 진지한 자세가 있을 때 비로소 그 생명력을 얻는다.부부에게 중요한 것은 서로 사랑하는 능력 못지않게 화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결국 부부싸움에서도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 화해의 길은 열리게 된다. 로마신화에는 ‘비리프리카’라는 화해의 여신이 있다.비리프리카 여신은 특히 부부싸움을 중재하고 부부를 화해시키는 가정의 수호여신으로 알려져 있다. 로마에서는 부부간 싸움이 갈 데까지 가게 되면 이 부부는 신전에 그려진 비리프리카 여신을 찾는다고 한다.이들이 비리프리카 여신 앞에 도착해서는 우선 여신에게 함께 인사하고 난 후 그 앞에서 싸움을 계속한다는 것이다.다만 여기에서의 싸움에는 하나의 원칙이 있다. 그것은 일단 아내가 먼저 여신 앞에 나가 남편에 대한 분한 이야기,억울한 이야기,야속한 이야기 등을 털어놓는데 그러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남편은 절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다. 아내의 이야기가 끝난 후,남편은 여신 앞에 서서 “여신이시여,그게 그런 것이 아닙니다.”라면서 아내에 대한 불만,아내의 이해 부족,아내의 바가지에 대한 자기의답답한 심정을 늘어놓는다는 것이다.남편이 이야기하는 동안에는 아내도 마찬가지로 입을 꾹 다물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면 아무리 격렬하게 싸운 부부라도 차츰 공격의 강도가 약해지고 나중에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며,신전을 나올 때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웃으며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의 건설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주민간에 야기된 부안 사태는,안면도와 굴업도 사태가 그랬듯이 국법질서를 파괴할 정도의 폭력사태로 번지고 말았다.그 어디에서도 합리적 대화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그 과정은 어디나 비슷했다.양측이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더라도 제 주장만을 관철시키려다 보니 말의 전달이 아니라 소리의 울림만이 있을 뿐이었다. 오늘날 부안 사태를 포함하여 우리 사회가 겪는 모든 사회적 갈등을 바라보노라면 비리프리카 여신과 같은 존재가 절실한 상황이다.따라서 우리는 성의(聖衣)나 법의(法衣)등을 걸친 분들이 로마의 여신처럼 더 이상 소리의 전달자가아니라,말의 중재자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눈앞의 동산은 낮아도 커 보이고,멀리 보이는 태산은 높으나 동산보다 작아 보인다.지역문제가 동산이라면 국책사업은 태산과도 같기에,이제 개체의 시각보다 나라 전체의 국면과 수준의 근본문제를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결국 세상은 사람끼리 말과 대화를 먹고 마시며 더불어 살아가야 하기에 이제 우리는 소리를 낮추고 말을 키워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함철훈 가톨릭대 교수 법학과
  • 盧대통령 당선 1년/시민단체 ‘盧 1년 성적표’

    ‘참여정부는 시민사회의 참여를 배제한 정부.’ 대다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18일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1주년을 맞아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전반적으로 개혁의지가 후퇴했으며,독단적인 정책결정 수립과정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이들은 특히 인권과 노동,교육,환경 분야에서 시민사회와 정부간 분열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참여정부 1년,21개 부처 정책 및 장관 평가의 종합평가 결과’를 발표한 경실련의 고계현 정책실장은 “참여정부는 부동산 폭등과 각종 신용카드 관련 대책에서 많은 정책 실패를 거듭해 왔고 교육분야에서는 NEIS문제를 둘러싼 갈등 상황의 대처나 입시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면서 “위도 방사성 핵폐기장 설치 과정에서 절차를 무시하고 강행하다 결국 주민 갈등과 대정부 불신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장관 평가에서 참여정부의 업무수행과 정책평가를 모두 ‘보통 이하’로 규정했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무엇보다 참여정부가 집권초 내세웠던 각종 개혁정책의 실종을우려했다.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는 “올해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마인드를 가늠하는 사안이 많았는데도 정부는 시민사회단체의 참여를 원천 봉쇄했다.”면서 “부안 핵폐기장 문제와 이라크 파병 논란,이주노동자 합법화 과정에서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였고,그 결과 다수의 민중세력과 적대적인 관계가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참여정부는 노동과 경제정책 등 민생안정 분야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은 “참여정부 들어 구속 노동자만 200명이 넘고 비정규직과 손배·가압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등 노동정책의 개혁성이 1년 만에 실종됐다.”면서 “노동자의 노동쟁의를 대하는 방식도 대화와 타협이 아닌 강경 일변도로 변해 내년에는 노동계와 정부의 갈등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혜영기자 koohy@
  • [시론] 부안사태 易地思之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방폐장) 건설을 둘러싼 부안군민의 반발과 저항을 지켜보며 한 가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일반 국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다.방폐장 건설이 자신과 연결된 문제라고 느끼고 있는지,그냥 ‘부안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지,아니면 이런 문제 자체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건 아닌지…. 다같이 한 번 상상해 보자.내가 사는 지역에 방폐장이 들어선다고 한다.나는 물론 지역주민 누구도 그게 어떤 시설인지,이 곳이 그런 시설물이 들어서기에 적합한지,그 시설이 얼마나 안전한지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도 없고 그 누구에게도 그런 시설물을 받아들이겠느냐고 의견을 물어온 적이 없는데 말이다. 만약 여러분이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나’라면 어떨까.생존을 위협할 만큼 위험하다고 느끼는 시설물의 입지를 반대하는 나는 지역이기주의자인가. 사실 모두가 다 아는 것처럼 방사성 폐기물은 원자력발전의 부산물이다.원자력발전을 통해 우리 사회가 사용하는 전력의 40%가량을 얻고 있다.전력은 사용자 입장에서 볼 때그 어떤 에너지보다 깨끗하고 편리하다.전원 스위치를 누르기만 하면 언제든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얻을 수 있다. 한 번 생각해 보라.정전이 되었을 때의 무력감과 갑갑한 심정을 떠올려 보라.전등이나 전구,컴퓨터,냉장고,세탁기,TV,오디오,청소기,휴대전화,헤어드라이어,전기밥통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자제품들을 사용할 때는 물론 엘리베이터나 냉·난방설비나 기기를 작동시킬 때,그리고 수돗물을 사용할 때도 전기를 쓴다. 전력의 상당부분이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되고 있기에 우리 모두가,특히 전력소비가 많은 대도시의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은 방사성 폐기물에 어느 정도 부채가 있다.오히려 원전지역 주민들이나 방폐장 예정지 시골주민들의 전력소비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원자력 발전이 개개인의 선호나 찬반과는 무관하게 도입된 것이기에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적 차원으로 끌어내려 개인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단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원자력이나 방폐장 문제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부안사태를 계기로 우리가 쓰는 전력이 어디에서 오는지,우리가 어떻게 전력을 쓰고 있는지,전력의 생산·소비가 어떤 사회·환경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함께 짚어보자는 것이다.원자력 발전을 통해 편리하고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되었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지불해야 할 대가가 만만치 않다.전력소비가 많지 않은 소수의 지역주민에게 다수의 이름으로 횡포를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후세대에게 해결 못할 과제를 떠넘기고 있는 건 아닌지. 독일에는 태양의 도시라 불리는 대표적인 환경도시 프라이부르크가 있다.1970년대 이 곳에 핵발전소가 들어설 계획이었으나 이를 반대하는 강력한 시민운동으로 계획이 취소되었다. 이후 지역주민과 시의회,시정부가 협력해서 원자력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절약을 생활화하고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재생가능 에너지와 열병합발전을 확대해 오고 있다.프라이부르크 시민들만이 아니라 많은 독일 시민들이 원자력발전의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면서 에너지절약에 동참하고 좀 더 높은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재생가능 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사용하려 한다. 핵발전이나 핵폐기물은 우리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문제임을 깨닫자.내가 사는 지역에 원전 관련설비가 들어서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누구에게도 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원자력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생활습관과 양식을 바꾸어야 한다.부안문제는 결코 부안군민만의 문제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윤 순 진 서울시립대 교수 행정학
  • 독자의 소리/ 교사들의 열정 폄하 말아야 외

    교사들의 열정 폄하 말아야 초등학교 교사로서 지난 21일자 대한매일 ‘독자의 소리’난에 실린 ‘교사가 문제집 복사 나눠줘’라는 글에 대해 반박하고자 한다. 수학경시대회에 대비하여 문제집을 복사해 주었다는 이유로 교사가 사례비를 받았다고 추측함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어떤 문제가 나올지 일선 교사들은 전혀 알 수 없다.수학경시대회는 여러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유일한 대비책이다.따라서 문제집을 선정하여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교내 대회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다.교사가 여러 문제집을 참고해 출제하지만 특정 문제집을 베껴 출제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본인은 교육청이 주관하는 수학경시대회에 대비하여 출전 학생들에게 특정 문제집을 사서 공부하도록 하였다.그 문제집을 선정한 이유는 ‘참고서 채택에 따른 사례비’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여러 문제집을 비교검토한 결과 좋은 유형의 문제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수학경시대회에 대비하여 아이들과 함께 늦은 시각까지 남아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며 공부했던 교사의열의는 무시한 채 복사해준 시험지 한 장만 보고 너무 심한 억측을 한 것은 아닌지. 민라리 시위에 어린이동원 안된다 얼마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유치 백지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벌어진 부안 지역의 학생등교거부사태는 많은 것을 생각케 했다.그렇지 않아도 어느 것 하나 아이들에게 귀감이 될 만큼 잘하지 못하는 어른들인데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물정 모르는 학생들을 동원하고 있어서다.부안의 경우는 사안이 사안인 만큼 상대적으로 좀 나은 편이다.지난여름부터 최근까지 전국적으로 벌어진 등교거부사태를 보면 한마디로 아연할 따름이다.쓰레기 소각장,변전소,맹아학교 등이 인근에 들어서는 것을 막기위해 초등학생들을 동원하고 있으니 말이다.어른들의 못된 이기주의가 장차 나라를 짊어질 동심을 멍들게 하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아동보호법 개정에 나섰다고 한다.폭력성을 띤 집회나 시위에 만 18세 이하의 청소년과 어린이를 강제로 동원하면 처벌하겠다는 게 개정의 주요 내용이라고 한다.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시위나 데모가 민주주의의 한 표현방식일 수는 있지만 어린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은 결코 온당한 방법이 아니다.물론 교육도 아니다.그저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한 볼모요 강제동원일 뿐이다. 장세진
  • 정치 플러스 / 정균환·강금원 부안문제 설전

    민주당 정균환 원내총무와 노무현 대통령 측근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부안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 유치문제를 놓고 고성을 주고 받으며 설전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정 총무는 전북 고창·부안이 지역구이고,강 회장은 부안 출신으로 부산에서 사업을 하는 노 대통령의 측근이다. 두 사람은 강 회장의 요청으로 이달 초순께 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나 식사를 함께 했고,이 자리에서 강 회장은 “내가 부안에 가봤더니 주민들이 핵 폐기물 처리시설 유치에 거의 다 찬성하는데도 공포분위기 때문에 말을 못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발끈한 정 총무는 “주민의 90%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데 그런 어이없는 얘기를 함부로 해선 안된다.”며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분이 그런식으로 말하는 것을 보면 대통령한테도 사실을 왜곡해 보고하고,결과적으로 대통령이 오판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그러자 강 회장은 “나도 막상 대통령한테 가면 야당보다 더 강하게 얘기하니까 염려말라.”며 물러섰다고 정 총무는 주장했다. 정 총무는이날 오전 KBS라디오에 출연,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채 ‘부안 출신의 대통령 최측근’과 만난 사실을 일부 공개했다.
  • [사설] 부안 주민투표 대화 나서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건설을 반대하는 부안 주민들의 시위가 ‘민란’을 방불케 할 정도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건 총리가 주민들의 요구사항인 ‘연내 주민투표’도 가능하다는 발언을 해 관심을 끌고 있다.우리는 지난 17일 정부가 부안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공동협의회의 ‘연내 주민투표’ 중재안을 거부한 이후 부안 현지 분위기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고 총리의 발언이 문제 해결의 새로운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정은 그리 간단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그동안 쌓여 온 불신 때문에 주민·정부 양측이 경계심만 높이며 선뜻 대화재개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부안대책위 측은 정부가 한쪽에선 연내 주민투표도 가능하다고 하면서 한쪽에선 신문광고를 통해 대화중단 책임을 대책위측에 전가시키고 시간끌기를 시도한다는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정부는 정부대로 주민투표 원칙은 동의하지만 그에 앞서 자유롭고 충분한 찬반토론 분위기가 보장될 수 있을지에 확신이 서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양측 모두 ‘주민동의’ 전제에 합의했고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투표 시기 문제를 고 총리가 풀어준 만큼 양측이 더이상 대화를 주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총리는 ‘민·관 양측 합의’를 연내 투표의 기본조건으로 붙였다.합의를 위해서는 우선 만나야 하는 것 아닌가.구체적인 제안을 갖고 대화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대책위측도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선백지화 요구 철회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또한 완벽한 합의를 위해서는 ‘연내투표’시기에도 얼마간의 유연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 “행정수도 허브로 새만금 개발 방침”전북도 내부방향 제시

    전북도가 새만금지구를 신행정수도의 국제관문과 환황해권 신산업·물류 중심지로 육성하는 개발 방안을 제시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북도 송하진 기획관리실장은 최근 군산대 해양과학대에서 열린 ‘새만금사업의 현재와 미래 워크숍’에서 ‘전북도의 향후 발전과 새만금 개발방안’을 제시했다. 도는 내부 개발방안에서 새만금사업으로 조성되는 토지 8560만평을 ▲대규모 우량 식량기지 ▲신행정수도의 국제관문 ▲방사성 융합산업과 대체에너지개발 전초기지 ▲해양관광단지 ▲환적물류단지 등으로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토지이용 비율은 인프라 구축에 4∼5%,농림·어업 및 생태보전단지 51∼59%,복합단지 36∼45% 등이다.인프라 시설로는 가력도와 신시도 중간에 국제공항,2호 방조제 인근에 54선석 규모의 새만금항을 건설한다.새만금지구 내에 남북축 4개 노선과 동서축 3개 노선 등 7개 간선도로망을 건설하고,2단계로 철도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새만금 북부지역에는 수출가공물류단지와 식품콤비나트,첨단산업단지를 배치했다.만경강과동진강으로 생성되는 새만금호 중간부분에 환적물류단지,역외금융 비즈니스 도시,화훼단지,첨단농업·생명공학단지를 육성할 방침이다. 남부에는 식량생산단지와 미래영상단지,방사성 융합산업(RFT)과 대체에너지 연구단지를 배치키로 했다.고군산군도는 국제해양관광지로 육성키로 했다. 송하진 실장은 “새만금지구는 비행시간 3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 이상 43개 국내외 도시를 타깃으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했다.”면서 “전북발전에 가장 도움이 되려면 간척지의 절반가량을 농지로 활용하되,먼저 관광지를 개발하고 나중에 물류기지를 육성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새만금지구 토지이용계획은 연말까지 전북도 안과 중앙부처 안이 제출되면 국토연구원의 용역과 총리실,농림부,해양수산부의 조정을 거쳐 내년 10월 확정될 예정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국제심포지엄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건립사업은 지역 주민과의 협조와 정부측의 정확한 정보공개가 보장돼야 한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공동주최로 4일 전주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원전수거물 국제심포지엄에서 세계 10여개국 15명의 원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같이 주장했다. 원자력기구(NEA)의 한스 리오테 원전수거물 관리국장은 “수년에 걸친 원전시설의 운영경험을 통해 중·저준위 수거물은 현재와 같은 저장관리에서 문제가 없음이 입증됐다.”고 말했다.일본 핵연료사의 유타카 진 박사는 “아오모리현에 대한 방사선 분석을 수시로 하지만 소아암 등 주민의 피폭 증세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영국 세르코보험의 데이비드 레버 이사는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다양하게 검증한 뒤 주민들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3일 서울에 이어 이틀째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는 전북 부안군과 위도면 주민 50여명이 참석,외국인 전문가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대한포럼] ‘위도’에 답해야 할 것들

    ‘위도’ 문제가 꼬일 대로 꼬여 버렸다.지난 7월14일 부안 군수가 산업자원부에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은 17년을 끌어온 국가적 난제 해결에 커다란 기대를 갖게 했다.그러나 김 군수가 받았다는 ‘주민동의’가 기껏 위도 주민 90%의 찬성이었을 뿐 7만명의 군민 의사를 대의하는 군 의회의 동의 부결을 무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위도 주민들의 동의도 ‘현금보상’이란 유혹의 결과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기대는 곧 불안감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위도를 처분장 최종후보지로 확정한 지 2개월,그동안 사태는 어떻게 되었는가.부안 군민들은 생업을 잊은 채 연일 시위에 나서 구속자 12명을 포함해 사법처리된 사람만 180명에 이르고 있다.군민 대책위가 밝히고 있듯,이장 68%가 사퇴하고 군 공무원직장협의회가 일체의 홍보활동을 거부하는 등 유치반대에는 민·관 구분이 없어 보인다.무엇보다 문제는 지난 8월25일 학생·학부모들이 등교거부를 선포한 지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중3 및 고3을 제외한 초·중·고교생들의 출석률이 29%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다.대책위는 어른들이 학생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난하기에 앞서 왜 등교거부가 이같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는 상황이다.대통령의 군수 격려 전화,시위의 강력 진압 지시,‘대화가 안 될 경우 정부 방침 강행’ 언급 등으로 사태에 너무 깊이 개입해 버린 데다,위도 처분장이 안 될 경우 향후 어떤 국책 사업도 뜻대로 펼치기 어려울 것이란 위기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팽팽한 대립 속에 해결책은 무엇인가.그것은 인내심을 동반한 대화와 설득이지만 지금까지의 상황 전개를 보면 기대하기 어렵게 돼 있다.필수 요건인 상호 신뢰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주민측은 정부가 대화를 제의하는 한편에서도 주민 회유와 밀어붙이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한다.한쪽에서는 환경운동단체 등의 선전으로 주민들 사이에 핵 위험성으로 인한 기형아 출산 공포감이 퍼져가고 있다고 비판하고,또 다른 쪽에서는 낙후 지역에서지원금이나 더 받아내자는 의도라고 주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려서야 더 이상 대화가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이다.이런 가운데 부안은 어느새 반핵운동의 요람이 되어 버렸고 이제 처분장문제는 종합처리시설의 필요성 여부와 원자력 위주의 에너지정책 전반에 대한 의문 제기로까지 확대됐다. 정부는 이미 부지 확정이 된 만큼 주민들도 시간이 지나면 흥분을 가라앉히고 대화에 나서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도 갖고 있는 모양이다.그러나 이런기대를 갖기에는 정부의 대응은 너무 어설펐고 주민들의 마음은 너무 돌아서 버렸다.정부는 이제 위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문제에 답해야 한다. 첫째,안면도 사태 이래로 원자력위원회 등 정부가 천명한 투명성의 원칙,주민참여의 원칙은 유효한가.위도의 경우 이 원칙에 부합하는가.둘째,방사성폐기물 종합처리시설은 과연 시급한가.2008년까지 포화된다는 것은 사실인가.중저준위 폐기물과 고준위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를 위도에 함께 관리하는 것이 경제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바람직한가.셋째,원자력발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구조는 불가피한 것인가.대안에너지는 과연 현실성이 없나. 원자력 문제는 장기간이 소요되더라도 주민과 정부가 합심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사안이다.정부는 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위도는 시작부터 이제 겨우 두 달이다.이런 질문에 명쾌히 답할 수 없을 때 그것은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옳다. 신 연 숙 논설위원 y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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