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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일본 대지진 2년] 15만명 아직도 피난생활…방사능 공포 속 재건 몸부림

    [동일본 대지진 2년] 15만명 아직도 피난생활…방사능 공포 속 재건 몸부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오는 11일로 만 2년이 되지만 후쿠시마는 아직도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의 아픔으로 얼룩져 있다. 후쿠시마현을 비롯해 미야기현·이와테현 피해 지역의 이재민들은 지금도 가설주택에서 생활하는 등 고달픈 피난 생활에 지쳐 가고 있다. 대지진과 원전 사고의 아픔은 현재진행형이다. 후쿠시마현 주민 가운데 아직까지 피난 생활을 하는 이는 15만명을 넘는다. 특히 어린아이를 둔 젊은 부부들은 끊임없이 후쿠시마현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후쿠시마현은 이 같은 추세로 유출이 계속되면 2011년 10월 198만 9000명이던 주민이 2040년에는 122만 5000명으로 최대 38%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북쪽으로 25㎞ 정도 떨어진 미나미소마시는 원전 사고 2주년을 10여일 앞둔 지난 2일 그나마 활기를 띠고 있었다. 원전 방향을 막아선 높은 산 덕분에 피폭 방사선량이 서울 평균치의 3배 수준인 시간당 0.32마이크로시버트(μ㏜)로 다른 지역보다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오염 제거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도 시내 곳곳을 누비며 방사능의 상흔을 지워 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난해 봄 이후 이 지역 초등학생 약 220명, 중학생 약 70명이 복귀했다. 조금만 바람이 심하게 불면 마스크부터 찾아 쓰는 불안한 생활이지만 서서히 원전 사고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고 있는 듯했다. 원전 남서쪽 지역인 가와우치무라는 피난 지시를 받은 원전 주변 12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먼저 귀향을 선언한 마을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덕에 공장을 유치했고, 근로자들을 위해 마을 역사상 처음으로 아파트도 지었다. 하지만 엔도 유코 촌장을 따라서 복귀한 주민은 3000명 중 400명뿐이다. 특히 젊은 세대가 귀환을 꺼려 복귀한 주민의 80%는 50세 이상의 장·노년층이다. 원전에서 60여㎞ 떨어진 후쿠시마시와 고리야마시 등 대도시 역시 겉으로는 대지진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하다. 재건과 이재민을 위한 의료 구호 활동도 한창이다. 고리야마시에서 8대째 쌀 농사를 이어 가고 있는 후지카 히로시(32)는 후쿠시마산 농림수산물에 대한 방사성물질 검사 결과를 매일 웹사이트인 ‘후쿠시마 신발매’에 올리고 있다. 그는 “후쿠시마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방사능 수치를 측정해 농산물 출하를 조절하고 있다”며 “원전 근처 이외의 후쿠시마산 농작물은 믿고 먹을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그는 또 “원전 사고가 일어난 것에 대해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다”며 “하지만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후쿠시마의 농업을 다시 일으키는 데 평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고리야마시에서 45㎞쯤 북쪽에 위치한 현청 소재지 후쿠시마시. 후쿠시마현을 대표하는 곳인 만큼 원전 사고 이후 이재민들을 위한 각종 구호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적십자병원도 이재민들을 돕는 주요 거점 가운데 한 곳이다. 적십자사를 통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일본에 전달된 재해구원금은 지난 1월 31일 현재 597억엔(약 6669억원)에 이른다. 이 기금 대부분은 가설주택에서 생활하는 이재민들의 건강 관리와 방사능 내부 피폭을 측정하는 ‘홀 보디 카운터’를 도입하는 등의 여러 사업에 사용된다. 후쿠시마시내 방사능 피폭 검사 대상자 29만 2240명의 11.6%인 3만 3897명에 대한 검사를 지난해 11월까지 마친 상태다. 이들 중 6635명을 정밀 측정한 결과 건강이 의심되는 200~300밀리베크렐(m㏃) 이상은 45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에서 피폭 검사를 받고 나오던 한 고교생(15)은 “방사능에 피폭된 산모로부터 백형별 아이가 태어난다는 괴담이 있어 걱정된다”며 “원전 사고 당시 도망치고 싶었지만 경제적으로 부모님에게 부담을 드리는 게 싫어 후쿠시마를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 살다가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로 다시 돌아온 젊은이들도 있다. 후쿠시마현 출신의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설립된 ‘피치 하트’를 이끌고 있는 가마타 지에미(27)가 대표적이다. 방사능 공포로 위축된 젊은 여성들이 요가, 필라테스, 재봉, 요리 등을 함께 배우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 출신인 가마타는 “대지진 직후 고향과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직장을 그만두고 도쿄에서 후쿠시마로 돌아왔다”며 “앞으로 이곳에서 결혼해 아이를 키울 생각이고, 냉혹한 현실에 맞서 다른 용기 있는 여성들과 서로 의지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후쿠시마·고리야마·미나미소마(후쿠시마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동일본 대지진 2년] 방사능 누출 지속…고인 오염수 깊이 4.9m

    [동일본 대지진 2년] 방사능 누출 지속…고인 오염수 깊이 4.9m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만 2년을 맞았다. 그러나 원전 건물 안의 높은 방사능 수치로 인부들이 접근하지 못해 원자로 폐쇄 작업은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011년 12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총리는 “(사고 원전의) 원자로가 섭씨 100도 미만의 냉온정지 상태에 도달해 사고가 수습됐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도저히 수습됐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아직 멀었다”는 아베 총리의 말처럼 지금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방사성물질이 스멀스멀 새어 나오고 있다. 대량으로 유출되는 상태는 아니지만 사고 직후 무너져 내린 건물 더미에 묻어 있는 방사성물질이 끊임없이 대기 중에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2050년까지 후쿠시마 제1원전을 폐쇄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4호기 폐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원자로 내 연료봉이 녹아내린 1∼3호기다. 2호기의 경우 원자로 내 격납용기의 방사선량이 최대 시간당 7만 2900밀리시버트(m㏜) 측정됐다. 사람이 접근해 측정할 수 있는 곳 중에는 시간당 최대 920m㏜의 방사선량이 측정된 곳도 있다. 국가가 정한 원전 작업원들의 피폭 한도는 1년간 50m㏜, 5년간 100m㏜다. 시간당 920m㏜인 곳에서는 작업원들이 절대 일할 수 없다. 이처럼 작업원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로봇을 안에 들여보내거나 무인 크레인으로 지붕에 흩어진 건물 더미를 제거하고 있다. 1∼3호기 연료봉 제거 작업은 2022년쯤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피폭 한도가 넘어 더 이상 원자로 폐쇄 작업에 투입되지 못하는 작업원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숙련된 작업원들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폐로 작업은 더 늦춰질 수밖에 없다. 오염수도 계속 불어나고 있다. 1∼3호기의 연료봉을 식히려고 부은 물과 지하수가 섞여서 줄줄 새고 있다. 2011년 7월 1만여t이던 오염수는 원자로 내뿐만 아니라 건물 외부에 저장한 양이 지난 2월 23만 5000여t으로 늘어났다. 하루에 수백t씩 증가하고 있다. 1~4호기 지하에도 7만 5600t 정도의 고인 물이 있다. 지하 바닥에 고여 있는 오염수의 깊이는 4.9m나 된다. 도쿄전력은 2015년까지 부지 남쪽에 70만t 분량의 물탱크를 더 설치하는 한편 지하수가 원자로에 흘러들지 않게 우물을 팔 예정이다. 오염수에서 방사성물질을 대부분 제거하는 새 장치 ‘알프스’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알프스는 방사성 삼중수소는 제거하지 못하는 만큼 정화한 물을 바다에 흘려보내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쿠시마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경주 방폐장 지하수 침투 확인 않겠다”

    내년 6월 완공되는 경북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의 지하수 유출입 여부를 정부가 점검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3일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경주환경운동연합 등에 보낸 답변서에 “(방폐장) 폐쇄 후 별도의 지하수 침투 여부는 확인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스웨덴이나 핀란드 방폐장도 동일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단 측은 또 “운영 완료 후 밀봉하면 (동굴 내부에) 지하수가 채워지는 등의 보수적인 가정에 따라 안전성 평가를 한 결과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익중 경주환경운동연합 연구위원장은 “지하수 유입은 방사성물질 유출로 직결되는데 공단은 물이 들어가는 것을 감시하지 않는다”며 “사후 관리를 하지 않아 방사성물질이 모두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단 측은 “방폐장 폐쇄 후 제도적 관리 기간인 100년 동안 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한 사일로 주변에 지하수 감시공 11개를 설치해 방사선이 밖으로 나가는지 감시한다”며 “지하수 침투를 감시하려면 사일로 내부에 계측기 등의 설비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는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경북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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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산업단지공단 ◇임원△부이사장(산업입지경쟁력 연구소장 겸임) 권택상<본부장>△기획관리 박남일△경쟁력서비스 진기우△입지서비스 남재희◇본부장△서울지역 최종태△충청권 편규현△대경권 박찬득△강원권 심명주◇실장△행정지원 윤철△재무 박동철△조사연구 임종인△감사 이화종△비서홍보 이행만 ■한국식품연구원 △선임본부장 하재호△대사기능연구본부장 하태열△대사영양연구단장 김혜영△식품분석센터장 황진봉△총무재무실장 문진성△시설자재실장 박성채△역량개발팀장 임종윤 ■서울대 △수의과대학장 류판동△수의과대학부학장 윤정희△음악대학장 김영률△자유전공학부장 한경구△기록관장 유홍림 ■가천대 △행정부총장 이상우△보건과학대학장 안성민△대외협력처장(교학협력처장 겸임) 최미리△가천융합기술원 부원장 박방주△국제교류실장 홍준희◇메디컬캠퍼스△학생복지부처장 최원호△교무부처장(평생교육원장 겸임) 이길남△총무부처장 김덕겸 ■건양대 △국제협력부총장 신숙원△행정부총장 정영길△대외협력부총장 이동진△정보통신원장 김두연△평생교육대학부원장 김용덕 ■부산대 △교육부총장(대학원장 겸임) 안홍배△대외협력부총장 전호환△교무처장 정영숙△학생처장 배만호△기획처장 최재원△R&D미래전략본부장 김형국△미래인재개발원장 김기홍△교양교육원장 정인모△대학생활원장 류호경△학무부처장 김회용△대학원 부원장 윤석찬△의학전문대학원장 이원석△생활환경대학장 이정란△예술대학장 정귀인△부산대 언론사주간 전광호 ■연세대 ◇신촌·국제캠퍼스△천문대장 김용철△창업지원단장 손홍규<센터소장>△체육지원 김윤명△상담 방연상△리더십 정승화<원장>△대학출판문화 문일△상남경영 손성규△동서문제연구 이연호◇원주캠퍼스△원주박물관장 오영교△중등교육연수원장 문명상<센터장>△연세스포츠 이의린△아시아러닝 김창수◇원주의료원 <실장>△기획조정 황금△대외협력 민성호 ■숭실대 ◇대학원장△곽신환△중소기업 김영수△교육 이경화△기독교학 박정신△경영 이태식◇대학장△법과 최정식△경영 유한주◇관·원·단장△한국기독교박물관 권영국△생활체육지도자연수원 심성섭△숭실120주년기념사업회사업단 장창훈◇사이버교육사업단△단장 정무성△부단장 김종훈◇센터장△봉사 겸 장애학생지원 허준수△음악교육 조춘구 ■덕성여대 △부총장 최기헌◇처장△기획 송혁준△교무 문애리△학생 강준상△입학홍보 주은선△대외협력 허인섭△사무 최용덕◇대학원장△신승원△특수 신은수◇대학장△인문과학 이상경△사회과학 신화용△자연과학 정하숙△정보미디어 이주영△약학 조애리△예술 김명옥◇원·단장△종합인력개발원 김종길△평생교육원 김경남△언어교육원 전진재△산학협력단 민대기 ■경기대 △부총장 김연권△대학원장 윤세의◇대학장△인문 유말희△법과(사회과학·국제대학장 겸임) 이영근△경상 오원선△관광 이주형△자연과학 조현우△공과 주현종△체육 강혜련△예술 박영진◇처장△기획 박재환△교무(본부대학장 겸임) 이광호△연구(산학협력단장 겸임) 김상범△학생지원 한범수△입학 김현수△대외협력 최성호△재무 이윤규△교학 이헌대△총무 정대섭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장 박영서△중환자실장 임채만◇소장△방사선수술센터 안승도△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 홍준표◇과장△호흡기내과 심태선△심장내과 최기준△내분비내과 김원배△소아청소년과 고태성△비뇨기과 주명수△병리과 조경자△의공학과 주세경 ■한양대의료원 ◇원장△한양대병원 권성준△한양대구리병원 김경헌△한양대국제병원 고용◇부원장△한양대병원 김혁△한양대구리병원 김재민◇실장△한양대병원 기획관리실장 윤호주△한양대의료원 대외협력실장 전재범
  • 이번엔 월성 4호기서 ‘방사능 냉각수’ 누출

    계획예방정비 중인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4호기의 냉각수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전의 냉각수는 핵연료의 온도를 낮춰 주는 물로, 방사능에 오염된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에 누출됐을 때 자칫 심각한 방사능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24일 낮 12시 45분쯤 월성 4호기에서 정비 작업 중 냉각수 143㎏이 원자로를 벗어나 건물 내부로 누출됐다고 밝혔다. 원전 측은 25일 낮 12시쯤 누출된 냉각수 전량을 회수했으며 냉각수 누출에도 불구하고 외부 환경에 방사능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계획예방정비 작업 도중 증기발생기 내부에 일부 잔여 압력이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채 작업자가 출입구를 개방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냉각수 누출 당시 원자로 건물 안에서 작업하고 있던 직원 11명은 즉시 건물 외부로 대피해 방사능에 따른 인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관계자는 “작업 참여자에 대한 방사선 노출 상태를 확인한 결과 최대 노출선량은 0.34m㏜(밀리시버트)로, 종사자 제한 노출선량인 20m㏜의 1.7%이고 일반인 제한선량(1m㏜)에도 미달하는 경미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허술한 원전 관리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아찔한 원전 사고를 이틀이 지난 시점에 발표하는 등 사고를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발전소 운전원이 차단기를 잘못 조작해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서 월성 1호기의 발전이 정지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한수원과 월성원전 측은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석 달 만에 다시 발생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면역력

    [Weekly Health Issue] 면역력

    많은 사람들이 건강의 기준을 면역력이라고 알지만 “면역력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말문이 막히고 만다. 딱히 손에 잡히는 게 없는 탓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건강이 바로 면역력의 다른 이름임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면역력이나 면역체계를 뛰어넘어서는 결코 건강을 말할 수 없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체내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질병과의 싸움과 그 싸움에서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실체가 바로 면역체계이기 때문이다. 의료인들이 “실체만 바로 알아도 이미 절반은 건강해진 것”이라는 면역체계에 대해 서울대병원 내과 안규리 교수로부터 듣는다. ① 면역체계란 무엇인가. 인체가 세균 등 외부 물질을 탐지해 제거함으로써 질병을 막고, 몸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면역이라고 하는데, 의학적으로는 인체가 병원체와 암세포 등을 찾아내 죽임으로써 질병으로부터 생명체를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② 인간의 면역체계는 어떻게 이뤄졌고, 어떻게 작동하는가. 인간의 면역체계는 타고나는 선천면역계와 후천적으로 얻어지는 획득면역계로 이뤄진다. 박테리아 같은 단세포 생물도 선천적인 면역력을 갖고 있는데, 이런 면역체계는 고등생물일수록 더욱 정교하다. 특히 인간의 면역체계는 특정 병원체를 효과적으로 인식하도록 적응한 결과, 획득면역이나 적응면역을 통해 면역기억이 가능하도록 조직돼 있다. 따라서 한번 경험한 병원체에 대해서는 처음보다 빠르고, 강하게 대응하게 된다. ③ 이런 면역체계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가. 선천면역은 병원체에 비특이적으로 반응하며, 기억작용은 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감염을 1차적으로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항원의 침입을 차단하는 피부나 내장의 상피조직, 호흡기관의 점액, 눈물이나 침 속의 효소, 위산, 혈액에 존재하는 보체 등이 여기에 해당되며, 식균작용을 하는 대식세포와 다형핵백혈구, NK세포 등도 대표적인 선천면역세포다. 획득면역은 항체를 생산하는 체액성 면역과 림프구가 병원체를 공격하는 세포성면역으로 구분한다. 획득면역에서는 1차 면역반응 후 항원에 반응한 림프구의 일부가 기억세포로 분화해 있다가 같은 항원이 다시 침입하면 1차 반응때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방어에 나선다. 생체면역 감시체계는 이같은 선천면역과 획득면역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진다. ④ 면역체계에서 중요한 림프구와 면역세포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위험한 병원체를 발견하면 즉시 공격에 나서는 대식세포는 병원체 뿐 아니라 종양괴사인자를 분비해 암세포를 파괴하며, 림프구에 항원을 전달하기도 한다. 자연살해 면역세포인 NK세포는 정상세포와 이상세포를 구분해 이상세포의 자살을 유도하거나 암세포를 파괴한다. 획득면역 반응에 관계하는 T세포와 B세포는 세포성 면역반응을 담당하며, 항체 반응을 유발하는 일을 맡는다. 일단 항원을 인식하면 B세포는 항체를 생산해 이를 무력화시키고, T세포는 사이토카인을 생산해 다른 T세포가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지휘한다. 이 때 세포독성 T세포가 나서 NK세포처럼 세포독성입자를 분비해 감염된 세포를 죽인다. 이 과정에서 활성화된 B세포와 T세포는 자신과 만난 항원의 정보를 기억하는데, 이 때문에 한번 걸린 병에는 면역력이 생기게 된다. ⑤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무슨 뜻이며, 어떻게 가능한가. 면역반응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 병원체에 의한 감염이나 암세포의 생성을 방어하는 과정이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나 신종플루가 면역에 대한 관심을 키웠지만 아직도 알레르기와 류머티즘 등 많은 면역질환이 난치성으로 남아 있다. 또 면역력이 약하면 암 발병이 늘어난다는 것도 확인된 사실이다. 이렇듯 수많은 질병이 면역체계와 관련돼 면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면역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그러나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에이즈 등 특정 병에 걸렸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영양 결핍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면역력이 유의하게 떨어지는 상황은 흔치 않다. 따라서 면역력을 키운다며 특수한 치료를 받거나 약제를 복용하라고 권장하지는 않는다. ⑥ 그렇다면 면역력과 질병은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 암은 정상 세포가 비정상적인 암세포로 변성돼 생긴다. 이런 암세포도 우리 몸에서 생긴 세포지만, 정상세포와는 다르기 때문에 면역계는 이를 침입자로 간주, NK세포 등 면역세포를 동원해 죽임으로써 암의 발생을 억제한다. 그러나 면역기능이 약하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해 암 발생이 늘어나게 된다. 이와 달리 루푸스나 류머티즘 등 자가면역질환, 천식·비염·아토피 같은 알레르기질환에서 보듯 면역체계가 비정상적으로 반응해 발생하는 질환도 있다. ⑦ 그런 면역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 면역력의 약화가 주요 발병원인이 될 수 있는 암이나 감염질환은 당연히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흡연과 과음을 피해야 한다. 흡연은 발암원이기도 하지만 몸에 스트레스를 가해 면역체계 작동을 방해하며, 습관적인 과음은 림프구 수를 줄이거나 감염의 회복을 늦추고 경과도 나쁘게 한다. 면역력을 유지·강화하는 또 다른 방법은 건강한 생활습관, 특히 수면 패턴이 중요하다. 깊은 잠을 잘 때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면역력 강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조절도 필요하다. 스트레스는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질환뿐 아니라 감염·암·자가면역 질환 등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또 일광욕 등을 통해 면역력 증가에 관여하는 비타민D가 부족하지 않아야 하며, 스트레칭과 운동을 일상화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은 면역계를 자극하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며, 운동은 면역세포와 림프액의 흐름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백혈구의 숫자를 늘려 면역력을 강화한다. ⑧ 면역력이 너무 약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을 텐데….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는 상황으로는 과음·흡연·스트레스·수면부족·활동부족·운동부족 등을 들 수 있다. 또 장기이식이나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면역억제제 복용, 화학·방사선요법으로 암을 치료 중이거나 스테로이드제를 장기간 사용해도 치료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진료와 감시가 필요하다. 면역력 감퇴에 따른 합병증은 예방이 중요하며, 일단 합병증이 발생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이나 감염 등 2차 합병증을 막고 면역력을 정상화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정확하고 빠른 관상동맥 CT 조영제 부작용 있을 땐 금물

    정확하고 빠른 관상동맥 CT 조영제 부작용 있을 땐 금물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되어 가고 있지만 고령자들이 모두 건강한 노후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건강상의 문제가 크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찾아내는 게 중요하지만 정작 건강검진을 받을 때면 무엇을 중점적으로 살필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 때문에 자신의 나이·생활습관·가족력 등을 무시한 채 비싼 검사만 선호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과연 건강검진에서는 무엇을 먼저 고려해야 할까. 뇌질환 MRI·MRA 성격 달라 성인들이 기본적으로 받는 기초검사 및 혈액검사 외에 경동맥초음파나 뇌MRI·뇌MRA 같은 정밀검사는 해마다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뇌혈관질환 가족력이나 병력을 가졌거나 두통·오심(매슥거림)·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관련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경동맥초음파검사는 뇌로 가는 혈액의 80%가 통과하는 경동맥의 내·중막 두께와 혈액의 흐름 등을 진단한다. 경동맥에 이상이 있으면 뇌·심장·신장 등 중심혈관에도 동맥경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뇌MRI와 뇌MRA는 같은 장비를 사용하지만 전혀 다른 정보를 얻는 검사다. MRI는 주로 종양이나 뇌경색 등 뇌 실질에 대한 정보가, MRA는 뇌의 혈관만 촬영해 혈관 기형이나 막힌 부분 등 혈관 관련 정보가 필요할 때 사용한다. 따라서 두 검사를 동시에 실시하거나 목적에 따라 한 가지만 선택해 검사할 수도 있다. 심장질환, 추가 검사는 신중히 일반적으로 기초검사·혈액검사·심전도는 기본검사에 포함되지만 이 검사만으로는 동맥경화 정도나 향후 발생 가능한 협심증·심근경색증 등의 질환까지 파악하기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비만·흡연자나 고혈압 등 위험인자를 가졌다면 추가로 심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관상동맥CT는 정확하고 빠른 진단법으로,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진단에 주로 활용된다. 하지만 가려움·호흡곤란·혈압저하 등 조영제 부작용이 있는 사람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협심증·심근경색 등이 우려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먼저 심장CT로 석회화 정도를 측정한 뒤 추가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소화기질환, 종양소견 땐 복부CT 일반적으로 간·신장·담낭·비장·췌장 등 상복부 장기를 진단할 때는 조영제 부작용이나 방사선 걱정이 없는 복부초음파검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장에 가스가 차있거나 주요 장기에 종양 소견이 있을 때라면 상세한 감별을 위한 복부CT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대장내시경은 대장암과 대장용종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검사로, 보통은 5년마다 받을 것을 권하지만 용종이나 궤양성대장염 등 검진상 특이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면밀한 관찰을 위해 검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대장내시경검사를 하지 않는 해에는 대변에 혈액에 섞여 있는지를 분석하는 대변잠혈검사를 하면 된다. 호흡기질환, 분비물도 중요 자료 흉부 X레이는 매년 시행하는 것이 좋다. 폐암 등이 우려되는 흡연자라면 X레이로 놓치기 쉬운 미세한 종양까지 찾아낼 수 있는 폐CT검사가 필요하다. 방사선 노출이 우려된다면 기존 CT의 방사선 피폭량을 50% 이상 줄인 저선량 폐CT검사를 이용하면 된다. 또 기도나 폐 등 호흡기 분비물인 가래는 해당 기관의 건강상태를 살피는 중요한 자료이므로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女질환, 치밀 유방은 X레이 한계 세계 여성암 사망률 2위인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경부(입구)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지만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따라서 여성은 청소년기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물론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병변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자궁경부암 검사는 자궁경부세포진검사와 인유두종 바이러스검사가 있다. 최근에는 세포진검사의 정확성을 보완하기 위해 인유두종바이러스검사를 병행하는 추세다. 유방암의 1차 진단은 X레이를 이용하는데 미세석회화 병변과 유방종괴 등 유방암 유무를 확인하는 데 적합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은 치밀 유방조직이 많아 X레이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울 때가 많아 초음파검사로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추세다. 종합건강검진 전문 의료기관인 우리원 심규혁 진료과장은 “각 신체부위별 검진항목이 다르기 때문에 매년 동일한 검진프로그램을 반복하는 것보다 개인별 위험요인 및 나이에 따른 맞춤형 검진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면서 “아울러 1회성 검진에 그칠 게 아니라 검진 후 수검자에게 적절한 사후관리를 제공하는 검진기관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北 핵실험 방사능 오염 가능성 희박”

    “北 핵실험 방사능 오염 가능성 희박”

    지난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낙진 및 방사능 오염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당장 국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직접적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13일 북한 핵실험에 따른 방사성 물질의 낙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KINS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이 약 1㎞ 깊이 지하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이 지상으로 방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핵실험 여부 파악을 위한 방사능 핵종(核種) 탐지 자체가 굉장히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지하수의 오염 가능성에 대해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핵실험장(함북 길주) 주변 지하수는 방사능에 오염되겠지만, 우리나라와 워낙 거리가 먼 데다 지하수계가 남쪽으로 연결돼 있지도 않아 오염된 지하수가 국내에 흘러들어올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수가 동해로 흘러들어 가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희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환경단체들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 대기권의 방사능 오염 우려가 있다”면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주핵안전연대 집행위원장인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지하 핵실험일지라도 방사능 오염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강물 유입을 통한 수질오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미나 단국대 의대 교수는 “토양 오염이 불가피한 만큼 북한산 농수산물이 방사능 위험을 피해가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미역 1835t과 참깨 445t 등 총 3930t의 북한산 농림수산물이 반입됐다. 환경단체들은 극미량의 방사능도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엔 방사능영향과학위원회(UNSCEAR)가 펴낸 보고서는 100밀리시버트 이하의 저선량 방사선도 DNA 손상, 방관자 효과(직접 방사선을 쬐지 않은 세포도 비슷한 영향을 받는 것) , 백혈병·림프종 발병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편서풍이 불고 있어 동해나 일본이 일부 영향받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실험장이 위치한 산악 지대가 무너진다거나 큰 비가 오면 지금은 땅굴 안에 차단된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과 인접한 러시아 연해주의 기상청은 이날 북한 핵실험에 따른 극동지역 방사능 오염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보리스 쿠바이 청장은 “전문가들이 구름 이동 경로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북한 핵실험장 주변의 구름이 연해주까지 날아오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6일까지는 북한과 접경한 연해주 남부 지역에선 서풍이 불어 구름이 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17일쯤 남풍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때는 이미 방사능 물질 오염과 같은 위험한 상황은 지나간 때”라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네이처에 논문 낸 고려대 세종캠퍼스 주성중 박사… 그 대학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네이처에 논문 낸 고려대 세종캠퍼스 주성중 박사… 그 대학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지방대에서 무슨 연구를 하냐고요? 뭘 모르시는 말씀. 서울대나 KAIST(한국과학기술원) 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최고의 연구를 할 수 있어요. 지방대는 단순한 장소일 뿐 어떤 장애도 되지 않습니다. 과학자는 논문으로 말한다는 절대 명제에 비춰 보면 이곳보다 좋은 곳도 찾기 힘듭니다.” 주성중(35) 박사는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마이너’ 대학 출신이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가 그의 고향이고, 세종캠퍼스 스핀소자 연구실이 현재 직장이다. 하지만 주 박사는 지난달 31일 세계 최고의 과학저널 ‘네이처’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했다. 네이처 논문 게재는 단순히 주 박사의 이력서에 한 줄이 보태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네이처가 어떤 곳인가. ‘사이언스’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연구성과들이 엄선되는 곳. ‘교수 채용 보증수표’로 불리는 곳. 그래서 과학자라면 누구나 평생 한번 이름이 오르기를 소망하는 곳이 아니던가. 한국 대학 중 상당수가 네이처에 논문을 올리는 소속 연구자에게 1억~3억원의 포상금을 내걸고 있다. 성과주의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네이처가 연구자 개인은 물론 학교의 명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주 박사의 논문은 기존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다기능 스핀 논리소자’의 개발 원리와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기존 반도체에 비해 저전력·초고속·고성능 정보처리가 가능하고 상온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것이 핵심이다. 이 논문은 네이처 1월 31일 자 온라인에 게재됐고, 오는 7일 ‘주목할 만한 논문’ 코너에 실려 책으로 나온다. 차세대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한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최첨단 기술의 경연장이다. 남다른 아이디어 구현과 기술 개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개 지방대 박사에 불과한 주 박사의 논문에 물리학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초고가 장비와 최고 연구진들의 성과로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들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주 박사의 네이처 논문 게재는 1980년 학교가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과연 그는 학교와 연구실에서 어떤 유전자를 얻은 것일까. 주 박사는 그 답을 지도교수인 이긍원(51) 교수와 연구실 환경에서 찾는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A&M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1994년 세종캠퍼스(당시 서창캠퍼스)에 부임했다. 초창기 상황은 막막하기만 했다. 우수한 학생은 둘째 치고 물리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장비조차 없었다. 이 교수는 “이 시기에 일본 연구진은 당시 30억원 수준인 장비를 연구실마다 하나씩 갖추고 있었지만 한국의 지방대에서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었다”면서 “결국 연구비를 모아 고물상을 전전하며 학생들과 함께 진공장비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2000년. 사실상 7년을 연구 환경을 마련하는 데 흘려보낸 것이다. 무엇보다 같이 의논할 동료가 없다는 것이 이 교수의 고민이었다. 그는 “규모가 작은 지방대이다 보니 연구에 대해 의견을 나눌 같은 전공의 교수가 없었다”면서 “젊은 연구진의 앞길을 열어주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대가에 대한 갈망이 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저 그런 학생을 받아 기계적으로 졸업시키는 교수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대 패배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동료 교수들과 뜻을 모았다. 우선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 내의 다양한 전공으로 구성된 연구진과 연구 시설물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클린룸’을 만들고, 기초부터 응용까지 연구를 일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공정라인을 구성했다. 자신의 연구비로 구매한 ‘내 장비’에 익숙한 교수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교수들이 함께 움직이니, 학교도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공동연구는 학생들의 지도에도 적용됐다. 대학원생은 서로 다른 학문적 배경을 쌓을 수 있도록 전공이 다른 교수들이 함께 지도했다. 주 박사 역시 자성전문가인 이 교수와 반도체 전문가인 같은 과 홍진기(46) 교수의 지도를 받으면서 두 분야를 함께 살펴보는 능력을 쌓았다. 홍 교수는 이번 네이처 논문의 교신저자이기도 하다. 학교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한계는 학교 밖에서 길을 찾았다. 신지 유아사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 박사, 요시시게 스즈키 일본 오사카대 교수, 자가디시 무데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행크 스왁특 네덜란드 에인트호번대 교수 등은 정기적으로 스핀소자 연구실을 찾아 연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국내에서도 기초과학지원연구원, 표준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소와 대학 교수들이 학기마다 연구실에서 세미나를 연다.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학기마다 8차례씩 열리는 최고기술책임자(CTO) 강좌다. 석박사 통합 4년차인 김동석(26)씨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연구소장, SK하이닉스 마케팅 상무 등 기술과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전문가들이 연구실에서 회사의 연구개발 방향과 산업의 흐름을 말하는 것을 듣다 보면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는 물론, 연구실에 대한 자부심이 쌓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도 협력에서 이뤄진다. 이 교수는 “더 우수한 연구진과 머리를 맞대면, 훨씬 나은 결과물이 나온다”면서 “시설과 교수의 수가 열악한 환경에서는 대형 연구집단을 구성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핀소자 연구실은 신경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정명화 서강대 교수, 박재훈 포스텍 교수 등 국내 최고 연구진과의 협업을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피지컬 리뷰 레터,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 등 세계적 물리학 저널에 30편이 넘는 논문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 교수와 주 박사는 지방대의 활로로 ‘매개체 역할’을 들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대학의 가치는 취업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서류 전형으로 사람의 대부분을 판단하기 때문에 지방대 출신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크지 않다. 결국 기업이 원하는 최적화된 인재를 만들어 내는 것만이 지방대가 살 길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반도체 물리학의 경우 기초과학과 공학의 구분이 뚜렷하기 때문에, 그 중간을 연결해줄 인력이 오히려 부족하다는 사실에 착안했다”면서 “대학시절에는 기초를 갈고 닦은 후 대학원에서는 반도체 공정까지 가르쳐 대기업들이 탐내는 인재로 키워내려 했다”고 말했다. 이런 교육 덕분에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 졸업생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과 졸업생인 김기현 박사가 고려대 안암캠퍼스의 방사선과 교수로 역수출되기도 했다. 자연과학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실업난 역시 이 학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해 기준 취업률은 77.7%. 물리학과 중 전국 2위에 해당한다. 이 교수는 “기초과학을 연구하고 학생들에게 미래의 직업을 구해주는 것은 지방대 입장에서는 쉽지 않지만 꼭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혼자 할 수 없는 것은 함께하고 더 많은 파트너를 찾는다면 지방대라고 해서 반드시 2~3류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등하교나 출퇴근에 소모되는 시간을 공부와 연구에 쓸 수 있는 장점은 외국의 명문대가 왜 모두 시골에 있는지가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세종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농촌 중장년 61% 요통으로 고생

    농촌에 거주하며 농사일을 하는 사람 10명 중 6명 이상이 요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사일의 특성 때문에 안정된 자세를 취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림대성심병원 류머티즘내과 김현아 교수팀은 아주대 임상역학연구소와 함께 농촌에 사는 중장년 남성 1861명 등 4181명(평균연령 56.6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요통 유병률이 61.3%나 됐다고 최근 밝혔다. 요통은 척추·추간판(디스크)·관절·인대·신경·혈관 등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상호 조정이 어려워서 발생하는 허리 부위의 통증을 말한다. 조사 결과, 요통 유병률은 여성(67.3%)이 남성(53.8%)보다 높았으며, 남녀 모두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심한 요통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욱 심했다. 질환별로는 비만, 골다공증이 요통과 밀접한 상관성을 보였다. 그러나 방사선 촬영에서 디스크(추간판 협착) 소견이 있는 경우는 요통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으로 단정짓기 어려웠다. 자세도 요통과 관련이 있었다. 조사 결과, 일상적으로 쪼그려 앉거나 등받이 없이 바닥에 오랫동안 앉아있는 자세가 요통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온돌문화에서 비롯된 우리의 좌식문화가 요통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 척추질환 분야의 권위지인 ‘척추(SPINE)’ 최근호에 실렸다. 김현아 교수는 “등받이 없이 방바닥에 앉으면 의자에 앉거나 서 있을 때보다 척추에 미치는 하중이 클 뿐 아니라 허리가 일(一)자로 펴지는 과정에서 압력이 증가해 요통을 유발하게 된다.”면서 “따라서 앉을 때는 바닥보다 소파 등 등받이 의자를 이용하며, 바닥에 앉을 때는 벽에 쿠션을 대고 등을 기대며, 다리는 편하게 펴고 앉는 게 허리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한국인 선호 옆얼굴 연령대 따라 차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얼굴 옆모습이 연령층에 따라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가톨릭대 서울성모치과병원 교정과 국윤아·박나선 교수팀이 미국 애리조나대학 치과교정과 박재현 교수와 함께 국내 성인 2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얻은 결과이다. 연구팀은 남녀 35명씩을 조사대상자로 선정해 20~30대, 40~50대, 55세 이상으로 나눈 뒤 선호하는 옆얼굴형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젊은 층은 입술 옆모습이 턱과 직선을 이루는 ‘일자형’을 선호한데 비해 중·노년층은 입술이 들어가고 턱이 상대적으로 앞으로 나온 옆모습을 좋아했다. 연구팀은 다시 20대 성인 20명의 옆얼굴 방사선 사진을 촬영한 뒤 한국인의 심미적 기준치에 가까운 옆모습 실루엣을 남녀별로 13세트씩 제작해 선호도를 평가했다. 이 평가에서도 젊은 층은 입술이 턱과 직선을 이루는 실루엣을 선호했으며, 중·노년층은 입술이 들어가고 상대적으로 턱이 앞으로 나온 옆얼굴을 골랐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구강악안면외과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국윤아 교수는 “이 연구에서 선호하는 옆얼굴형이 연령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환자가 원하는 얼굴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연령을 고려한 평가가 필요하며, 교정 목적의 양악수술을 할 때 이런 점을 고려해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단돈 500원에 뇌 건강해지는 과학적 비법 공개

    500~1000원이면 살 수 있는 껌 하나로 신체 반응속도를 높이는 등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국립방사선과학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Radiological Sciences)와 영국 카디프대학교 연구팀이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껍을 씹는 동안과 씹지 않는 동안의 뇌의 활동을 스캐너를 이용해 촬영했다. 또 눈앞에 보이는 신호에 반응하는 속도 및 혈류의 이동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씹는 행위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반응속도가 1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움직임과 반응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이 가장 활발하게 자극됐으며, 혈류의 흐름 역시 향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처럼 껌 등을 씹는 행위로 인해 뇌로 보내지는 혈액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원활해지면서 특정 부위에 자극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껌 한 조각을 20분 가량 씹을 경우 심장박동수가 빨라졌다. 더 많은 산소와 영양소가 뇌로 전달돼 뇌가 활성화 되는 것이다. 또 씹는 행위 자체가 기억과 민첩성을 관장하는 뇌를 자극하는 인슐린 생산을 촉진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면서 “여러 이론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껌을 씹는 간단한 행위로 뇌의 8개 부위가 자극을 받으며 활발해 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디프대학교의 앤디 스미스 박사 역시 “껌을 씹으면 반응시간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경기 도중 껌을 씹는 운동선수들이 있는데, 이는 사실상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전문지인 ‘두뇌와 인지’(Brain and Cognition)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계 최초 ‘달에 짓는 4인용 집’ 어떤 모습?

    유럽우주기구(European Space Agency 이하 ESA)가 달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집’을 짓겠다고 밝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1일자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달에 지어질 4인용 집은 사람이 아닌 로봇이 파견돼 건설을 책임질 예정이다. 이 로봇은 프로그램 된 3D 설계도에 따라 건물을 지으며, 운석과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 극한의 기온 변화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거주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 등도 함께 설치한다. 건축에 쓰일 흙 등의 자재 90% 이상을 달에서 직접 조달하며, 다만 무게가 나가는 자재 및 일부 건축 부품들은 지구에서 우주선을 이용해 이송할 예정이다. ESA는 달에 지을 집을 만들 전문 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40년 안에 달로 이사를 가는 인류가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맡은 사비에 데 케스텔리어 박사는 “우리는 현재 연구실에 극한의 환경을 만든 뒤 실험을 하고 있다. 달에 최초로 세워질 인류의 집은 속이 파인 반구(半球)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가 아닌 우주로 이사를 떠나는 인류의 탄생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프로젝트의 정확한 시작 시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암치료의 막다른 길 언제쯤 벗어날까요

    “암 때문에 죽거나, 암 치료 때문에 죽거나.” 이렇게 말하면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돌이켜보면 눈부시게 발전했다는 현대의학도 암에 대해서는 여전히 속수무책입니다. ‘암이 왜 생길까’ 하는 근본적인 문제도 풀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폐암을 볼까요. 흔히 폐암 하면 흡연을 말합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지 않은 폐암 환자도 많습니다. 일부에서는 가족력을 말하기도 하지만 아무렇게나 뒤섞인 혈통에서 암의 원인을 찾겠다는 발상은 막연하다 못해 무책임한 논의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흡연을 권하는 건 아닙니다. 암과의 상관성까지 모두 부인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인과성을 인정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폐암을 다 설명하지 못합니다. 다른 암도 크게 다르지 않아 아직도 의학자들은 발생에서 사망에 이르는 모든 암의 모식도를 절반도 그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작은 가능성이라도 배제하는 게 현명하다고 믿을 뿐이지요.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아직도 암 치료는 수십년 전과 마찬가지로 도려내거나(수술), 태우거나(방사선 치료), 살(殺)세포제를 주입하는 것(항암치료) 외에 다른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장 고전적이고도 가장 현대적인 치료법이 가진 공통점은 ‘없애야 할’ 암세포와 ‘없애지 말아야 할’ 정상 세포를 깡그리 죽여버린다는 점입니다. 암을 이기는 가장 효율적인 무기는 인체의 면역력입니다. 그런데 건강한 세포까지 죽임으로써 암과의 싸움에 나서야 할 면역체계가 붕괴돼 마침내 죽지 않을 방도가 없게 되는 것이지요. 현대의학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온 많은 난제들을 해결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암에 관한 한 아직도 이 해묵은 아이러니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암=죽음’이라는 단선적인 인식이 보편화돼 전 생애를 통해 ‘암에 걸리던가’ 아니면 ‘재미없이 살던가’ 둘 중 한 가지 삶의 경로를 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현대인의 삶이 암 때문에 죽거나 암 치료 때문에 죽어야 하는 막다른 길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요. jeshim@seoul.co.kr
  • “지역현안 새정부 국정과제로”… 지자체들 인수위 줄대기 ‘치열’

    “지역현안 새정부 국정과제로”… 지자체들 인수위 줄대기 ‘치열’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공식적인 활동에 돌입하자 자치단체들이 지역 현안사업을 새정부 국정과제에 반영하기 위해 ‘인수위 줄대기’에 나서고 있다. 8일 전북도 등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당선인의 지역 공약사업과 현안 사업들이 새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수위원들과 ‘인맥 네트워킹’에 고심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26명의 인수위원과 새누리당에서 파견된 28명의 전문위원 가운데 지역과 연고가 있는 인물들에게 지역 현안사업 추진 당위성을 설명하고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광주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복심인 이정현 인수위 비서실 정무팀장, 경제 1분과 위원인 박흥석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등 지역 출신 인수위원을 통해 지역 현안 챙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 당선인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로 인해 예상되는 예산상의 불이익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 정책 결정에 지역 국책사업 공약을 반영하기 위해 ‘대선공약 국책화 추진단’을 구성해 활동에 들어갔다. 추진단은 이주석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직원 27명으로 꾸려졌다. 도가 이처럼 대선공약 국책화 추진단을 꾸려 활동에 나선 것은 2월 중순까지 가동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주요 국책사업 우선 순위를 사실상 결정하기 때문이다. 부산시도 고위간부와 정무특보 등이 공·사적인 인맥 등을 동원해 인수위에 해수부 부산유치, 동남권 신공항 추진, 방사선의과학 단지 조성, 사상 스마트밸리 단지 조성 등 9개 공약 사항이 채택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펴고 있다. 부산시는 김종해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국회의원, 시 간부, 부산발전연구원 등 28명을 6개 반으로 하는 ‘새정부 출범 국정과제 추진단’을 꾸려 가동 중이다. 전북도는 애초 100여건에 이르던 인수위 건의대상 사업을 10여건으로 줄이고 사업별로 필요성과 당위성 설명 자료를 만들기 위해 밤샘 작업을 하고 있다. 경남도는 홍준표 지사가 중앙 정부 및 정치권과 인맥이 두껍기 때문에 직·간접적인 선을 통해 인수위 측과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지구로 못돌아오는 ‘화성 기지’ 건설 우주인 모집

    지구로 못돌아오는 ‘화성 기지’ 건설 우주인 모집

    네덜란드의 한 비영리 단체가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할 우주인을 모집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벤처 사업가 바스 란스도르프와 과학자들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마스 원’(Mars One)은 지난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화성을 개척할 우주인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게재했다. 모집 요강을 보면 18세 이상의 성인 남녀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학력 등 구체적인 자격 조건은 없다. ‘마스 원’이 가장 중요하게 지원자를 평가하는 기준은 바로 ‘심성’으로 목적 의식과, 신뢰, 호기심, 창의성이 풍부해야 한다. 특히 우주인 선발과정은 TV 리얼리티쇼를 통해 방송돼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게된다. ‘마스 원’ 측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 프로그램을 통해 총 24명의 우주인을 선발할 예정이며 이들은 8년 동안 우주 여행과 관련된 각종 훈련을 받게 된다. ’마스 원’은 “선발된 우주인들은 8년 동안 건설, 전기, 장비 수리, 의료 등 화성 기지 건설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받고 2022년 9월 부터 2년 간격으로 화성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6년에 먼저 기지 건설에 필요한 장비들을 실은 우주선을 화성으로 떠나 보낼 예정”이라며 “2023년 부터 본격적으로 화성 기지 건설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모집 공고를 통해 공식화되자 이에대한 윤리적 논란도 일고 있다. 화성으로 떠나는 우주인들이 다시는 지구로 돌아올 수 없는 ‘편도 티켓’만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장시간의 우주여행으로 건강상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 과학원 생의학문제연구소(IBMP)는 장기간의 화성여행이 수면장애와 우울증을 유발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나사의 우주 방사선 연구소(Space Radiation Laboratory)도 오랜 기간의 우주여행이 사람에게 알츠하이머를 유발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블록버스터 SF영화 속엔 ‘과학적 오류’ 가 있다

    블록버스터 SF영화 속엔 ‘과학적 오류’ 가 있다

    공상과학(SF) 영화가 판타지와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뭘까. 아마도 ‘현실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SF 영화 속 장면들은 허황돼 보여도 언젠가 과학기술이 그렇게 이뤄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우주나 깊은 바다, 지구 속 같은 SF의 주 무대와 로봇이나 안드로이드 같은 주인공들은 실제 과학의 주요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반면 ‘반지의 제왕’을 보면서 엘프족이나 난쟁이족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면 이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해님 달님의 동아줄이나 담배 피우는 호랑이를 찾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럴듯해 보인다고 해서 SF 영화가 모두 과학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과학 전문 파퓰러사이언스는 최신호에서 전 세계 극장가를 달군 블록버스터 SF 영화 속에서 과학 교과서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 오류들을 찾아내 소개했다. 외계 행성에서 온 ‘신’(토르)까지 등장한 ‘어벤져스’에서 허구인 것은 캐릭터 설정뿐만이 아니다. 영화 속의 거대한 항공모함이 공중에 뜬 상태로 있기 위해서는 1.21GW(기가와트) 수준의 전력이 필요한데 이는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데 필요한 전력의 두배가 넘는다. 또 커다란 덩치를 미동 없이 띄우기 위해서는 4개의 모터가 각각 미식축구장 다섯 개 크기는 돼야 하고 음속의 두배에 이르는 공기를 내뱉어야 한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아래)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은 배트맨의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주인공 브루스 웨인이 초능력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은 것 같다. 허리가 부러지고 머리가 깨진 웨인은 불과 몇 달 만에 멀쩡한 몸으로 다시 일어선다. 정말 중요한 오류는 불과 90초 만에 배트맨이 ‘핵 융합 폭탄’을 도시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한 부분이다. 배트모빌이 순식간에 날아 10㎞ 가까이 벗어났다고 해도 고담시는 여전히 쓰나미와 방사선의 직접적인 영향권이다. 어쩌면 베트맨 시리즈의 다음 편에는 죽음의 도시가 된 고담시를 재건하는 웨인이 등장할 수도 있다. 개봉할 때마다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는 거미 인간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위)은 우주 만물에 예외없이 적용되는 ‘질량 보존의 법칙’을 철저히 무시했다. 빌딩 꼭대기에서 뛰어내려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거미줄 한 가닥에 몸을 매달고 날아다니는 피터 파커는 아무리 과학이 발전한다 해도 만들어낼 수 없다. 또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방정식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사람을 순식간에 거대한 도마뱀으로 만들어 버린다. 도마뱀의 속이 비었거나 다른 공간에서 도마뱀을 가져온다는 설정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모두 컴퓨터 그래픽으로나 가능한 얘기다. 지난해 ‘토탈리콜’ 리메이크작의 흥행 참패는 1990년 전작 출시 시점보다 22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말이 안 되는 설정을 반복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중력 엘리베이터’는 지구를 관통하는 데 불과 17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뜨거운 용광로인 지구 속에서 견딜 수 있는 물질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실마리조차 없다. 게다가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감안하면 타고 있는 사람이 받는 압력은 10G(중력가속도) 이상이다.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의 압력은 4G 정도다. 10G면 지구 반대편에는 이미 죽은 사람이 도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식물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 규제와 관리·감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의결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전원위원회(전원위)가 사실상 ‘식물 위원회’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명한 원전 감시를 위해 민간 위원들을 대거 위촉했지만 원자력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원안위 실무진이 짜놓은 구도대로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위원들의 회의 참석도 저조해 정족수만 채워 열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7일 오후 원자력안전위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간담회를 연다. 전원위는 강창순 안전위원장과 윤철호 원안위 부위원장 등 내부 두 사람과 곽재원 과학기술 대기자, 김성수 인제대 정외과 교수, 윤용석 광장 대표 변호사, 권동일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윤명오 시립대 건축학부 교수, 한화진 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원장, 최은경 울산대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등 민간위원 7명으로 구성돼 있다. 간담회는 지난해 12월 31일 11차 전원위에서 일부 민간 위원들이 회의 운영 방식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당초 예정됐던 새해 점심 자리 대신 마련됐다. 11차 전원위는 원전 부품 품질검증서 위조 사건에 대한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심의, 의결하고 위조 부품 공급으로 가동이 중지됐던 영광 5, 6호기 재가동을 승인하기 위해 열렸다. 하지만 원안위 측의 영광 5, 6호기 재가동에 대한 보고에 대해 일부 위원이 ▲조사가 진행 중인데 최종 의결은 적합하지 않다 ▲보고서가 완료되지 않은 영광 6호기 승인은 미뤄야 한다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격론이 벌어졌다. 한 위원은 “두 시간여가량 공회전을 계속했고, 원안위 측이 모든 것을 정해 놓고 의결만 시킨다는 인상도 받았다”면서 “한 위원은 사퇴 얘기를 꺼낼 정도로 격앙됐다”고 전했다. 다른 위원은 “‘전력 대란 와중에 빨리 의결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는 분위기를 느꼈다”면서 “간담회에서 뭐라고 해명할지 두고 보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전원위는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영광 6호기는 보고서 채택 뒤 가동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원안위 관계자는 “중요한 안건에 대해서는 사전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하지만 이해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고, 결국 원안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위원들의 오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전원위 구성 당시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위원 9인 중 실제 원전 전문가는 강 위원장과 윤 부위원장 둘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18대 국회에서 임명했다. 원자력에 대한 이해도가 일반인 수준에 불과한 민간 위원들이 의결권을 행사하다 보니 절차상의 문제 정도를 제기하는 수준일 뿐 거수기 역할밖에는 할 수 없는 구조다. 민간 위원들의 책임감도 논란거리다. 지금까지 11차례의 전원위 중 9명이 모두 참석한 것은 1차 회의뿐이고, 대부분 5~7명이 참석하는 데 그쳤다. 10회 전원위의 경우에는 아예 서면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원자력계 전문가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처럼 각계 출신의 상임위원을 두고, 전문가의 시각에서 판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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