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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춘규 논설위원 도쿄 리포트] 너도나도 사재기… 자제하던 그들의 눈빛이 변했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 일본이 추락이냐, 반전이냐 하는 기로에 서 있음을 이곳 도쿄에 와서 지켜보고 있다. 3·11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는 열도에 궤멸적인 타격을 가했다. 대지진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능이 잇달아 누출, 수도 도쿄까지 위협하며 마스크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방사능 공포까지 덮쳐 왔다. 억제된 불안과 공포의 눈빛들을 보게 된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 등은 대지진·방사능 유출을 2차대전 이후 가장 큰 국난이라고 탄식하고 있지만 대재앙을 헤쳐 나갈 지도력을 의심받고 있다. 거대 지진에 방사능 유출 공포까지 겹치자 정치권 전체가 통제력을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아사히·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 언론들은 탄식한다. 문제는 일본이 변혁을 이뤄내지 못하면 추락할 수 있는 전환점에 서 있다는 데 있다. 1868년 메이지유신을 단행한 일본은 근대화를 추진, 늦었지만 당당하게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메이지유신 주역들은 한반도 등 식민지를 개척했고, 태평양전쟁을 도발해 결국 패전국이 된다. 그러나 일본 사회 주류는 변하지 않았다. 승전국 미국이 공산권 견제 전략에 따라 이들에게 의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1960년대 경제 부흥을 이끌었고, 1980년대에는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의 경제를 일궈 냈지만 흥청망청은 오래가지 못했다. 풍선이 터지는 것처럼 1990년 이후 일본 경제의 거품은 꺼졌다. 잃어버린 10년의 시작이다.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등 자민당 총재들이 단명 총리로 마감했다. 마침내 2009년 9월에는 54년 만에 자민당 정권이 무너지고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민주당이 집권했다. 하지만 하토야마도 11개월로 단명하고, 뒤이은 간 정권도 취임 9개월인데 지지율 10%대에서 헤매고 있다. 이 상황에서 재앙이 몰아치며 정치권이 허둥대자 일본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믿음을 접었다. 대참사에 갈팡질팡하자 일본인들은 ‘우리’보다 ‘나’를 찾기 시작했음을 실감한다. 나부터 살기 위해 컵라면, 생수, 응급약품을 사들이며 상품이 순식간에 동나고 있다. 일본 역사에서 일찍이 보지 못했던 기이한 현상이다. 도쿄 도심 여기저기 편의점 생필품 진열대는 놀랍게 텅 비어 있어 을씨년스럽다.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은근하고 조심스럽던 사재기를 눈치 볼 것 없이 하고 있다. 매점매석도 성행한다. 불신받는 정부가 자제를 부탁해도 안 통한다. 내재된 야만성이 분출하는 기세다. 도쿄 주변과 도호쿠 지방에서 쉴 틈 없이 이어지는 강력한 여진은 공포심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일본이 다시 혼란에 빠져 새로운 주도 세력을 만들어 낼지, 아니면 지진과 방사능 공포를 잘 수습해 점진적인 개혁을 이뤄 낼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일 관계도 변곡점을 맞고 있음을 확인한다. 따라서 단순하게 현재 진행 중인 지진·방사능 유출 사태만을 보면 안 된다. 일본 정치권, 사회 전체의 거대한 소용돌이를 주시해야 한다. 도쿄에서 지인들을 만나며, 출퇴근길 시민들의 표정에서, 언론을 통해 변화의 에너지가 임계점임을 감지한다. 수년 전과는 완연하게 달라진 일본, 일본 사람이 왠지 낯설다. 전환시대 일본이 140년 만에 격동에 휩싸이면 한·일 관계도 영향받는다. 대재앙 이후 일본의 변화를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지켜봐야 한다. 일본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응하는 외교 전략을 기대한다. 수면 위보다 물밑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본의 근본적인, 거대한 변화의 에너지를 추적하자. taein@seoul.co.kr
  • 4호기 핵분열 가능성… 중성자선 검출 불안 증폭

    4호기 핵분열 가능성… 중성자선 검출 불안 증폭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근의 방사능 수치가 급증해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방사능 유출 공포가 가중되고 있다. 16일 원자력발전소 21㎞ 지점의 옥내 대피구역인 나미에 지역에서는 방사능이 평소의 6600배가 검출되는가 하면 사고 원자로의 핵분열 가능성도 점쳐지는 등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이날 핵분열이 일어날 때 방출되는 ‘중성자선’이 후쿠시마 1원전 정문 부근에서 14일에 이어 15일에도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후쿠시마 시내 수돗물에서도 16일 ‘방사성물질’인 세슘이 검출돼 긴장이 더 높아지고 있다. 통상 수돗물에서는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되지 않는다. 전날 두 차례에 걸쳐 폭발 및 화재가 발생했던 후쿠시마 제1원전의 4호기에서는 이날 오전 5시 45분쯤 또 화재가 발생했다. 4호기는 지난 11일 강진 당시 정기점검 중이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전날에 이어 이틀째 폭발과 화재가 이어진 데다 건물 외벽에 8m짜리 구멍까지 뚫린 상태여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정문 부근의 방사선량이 오전 10시쯤 급격히 상승해 작업원들이 일시 철수했다.”며 “3호기의 격납용기 일부에서 수증기가 방출돼 연기가 났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미 사고가 났던 1호기와 2호기 핵 연료봉의 상당 부분이 파손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5호기와 6호기도 온도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격납용기 하단부가 손상된 2호기의 핵연료 중 30%가, 지난 12일 처음으로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제1원전 1호기의 연료봉 중 70% 정도가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핵연료가 장시간 냉각수 밖으로 노출됐기 때문으로, 연료를 감싼 금속에 작은 구멍과 균열이 생기면서 내부로부터 강한 방사능을 품은 물질이 누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지 말라.”며 시민들의 동요를 자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광역단체별로 방사능 수치를 공개해 불필요한 불안감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 정부가 원자력발전소의 노심 용해로 치명적인 방사능 유출을 막을 통제력을 갖고 있는지조차 의심받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여기에다 일본 최고봉인 후지산의 분화(대폭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15일 밤 시즈오카현 동부에서 진도 6의 강진이 일어난 뒤 “후지산 화산활동의 활발화를 염려하는 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피해 지역의 비참한 상황을 보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무사함이 확인되기를 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771명, 행방불명자가 8181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너무 담담한 日언론 vs 자극적인 한국 언론

    일본에서 대지진 취재를 하다 보니 안부를 묻는 지인들의 전화와 문자가 쇄도했다. 처음에는 “고생이 많다.”는 응원이 대부분이었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이 유출됐는데 왜 거기에 있느냐. 어서 돌아와라.”며 귀국을 종용하는 내용들로 바뀌었다. 걱정이 앞서겠지만 한국에서 접하는 소식과 일본에서 기자가 접하는 소식이 상당한 온도차가 있는 것 같았다. ●양국 소식 상당한 온도차 지진 발생 이후 국내 언론이 전하는 소식들을 보면 금방이라도 일본이 가라앉거나 전역이 방사능에 오염돼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난리다. ‘방사능 후유증 50년 갈 수도’, ‘체르노빌 악몽 재현되나’ 등 자극적인 제목이 1면부터 장식하고 있다. 틀린 내용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추측, 가능성을 다룬 보도다. 현장으로 특파된 기자들도 주로 피해지역의 참상과 안타까운 사연을 취재하는 데 집중했다. 방송은 통곡, 궤멸, 아비규환, 아수라장, 유령도시, 암흑천지 같은 말들로 넘쳐났다. 이와 비교해 일본 현지 언론은 상당히 침착하다. 모든 채널이 24시간 재해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매우 위험, 위급하다.”는 보도는 없다.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면서 눈물샘을 자극하는 내용은 보지 못했다. 대신 수도, 전기, 가스, 교통, 병원 정보와 대피에 필요한 정보는 한 시간에도 몇 차례씩 반복 보도했다. 앵커와 기자들은 사망·실종 상황을 전하면서도 여느 때처럼 목소리가 차분했다. 물론 일본에서도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아사히 신문은 16일 ‘(정부)위기관리 뒷짐’(3면)이라는 제목으로 지진피해 직후 간 나오토 총리와 행정당국, 도쿄전력의 움직임을 추적한 기사를 실었다. 일간 겐다이는 정부 대책만 믿고 기다린 후쿠시마현 주민들이 휘발유를 얻지 못해 대피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난대응 체계 점검 계기로” 일본 언론이 자극적이기보다는 냉정함을 중시하는 이유는 선정적인 보도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추측 보도는 독자에게 불필요한 자극과 불안감을 준다. 일본 국민 사이에서 사재기나 유언비어가 횡행하지 않는 것도 이런 방어선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자도 15일 오전 ‘지금 원전 제2기 원자로가 노출돼 큰 위기. 빨리 서쪽으로 도쿄로 대피하세요.’라는 문자를 받고 한때 충격에 휩싸였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고서도 마음을 추스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NHK 자문역을 맡았던 이연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이번 지진 재해의 경우 한국이 직접적인 재해지역은 아니지만 중요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고 이후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이번 기회에 재난 대응 체계에 대한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국내 진출 일본IT 기업 부품 조달 비상

    국내 진출 일본IT 기업 부품 조달 비상

    이번 ‘3·11 대지진’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의 외벽 붕괴로 일본 전역이 ‘방사능 공포’에 휩싸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엑소더스’(집단 탈출)가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 내 유통망도 붕괴되면서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 역시 제품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 등 도쿄지사 직원 철수 검토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삼성은 지난 11일 규모 9.0의 강진이 엄습한 일본 미야기 현 센다이의 사무소 직원들에 대해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외벽이 잇따라 폭발하면서 방사능 누출 위험이 도쿄 지역까지 확산될 경우 도쿄 본사 및 오사카 지사 직원들의 철수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NHN재팬도 한국 직원 100여명에 대해 본인이 원할 경우 한국에 돌아갈 수 있도록 했으며, 엔씨재팬도 현지 직원들에게 방사능 피폭이 현실화되면 휴가를 내고 귀국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도쿄에 지사를 둔 현대상선과 현대차 상용법인, 한진해운 등도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철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 일본 탈출 지속 이 밖에도 도쿄에 아시아 지역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서울이나 홍콩 등으로 임시 철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외 기업들의 일본 탈출 행렬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에 진출한 일본 정보기술(IT) 업체들 또한 당분간 PC, 프린터, 디지털카메라 등의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에 진출해 있는 소니와 올림푸스, 후지쓰 등의 생산공장이 이번 지진으로 크게 피해를 본 후쿠시마 현, 이와테 현, 이바라키 현 등에 몰려 있다. 현재 각 업체는 현지 피해 상황을 조사한 뒤 공장 가동을 재개하고 있지만, 일부 제품들에 대한 핵심 부품 조달 및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라쿠텐, 아마존, 야후 등 일본 내 유명 온라인 판매업체들은 도호쿠 지역 배송과 수하물 접수를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 대부분이 현지화에 성공해 일본 지진에 큰 영향은 받지 않고 있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일본 내 유통망에 문제가 생겨 제품 조달에 다소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반도 방사능 노출” 루머 집중조사 착수

    금융당국은 국내에 방사능 루머를 퍼뜨려 주가를 폭락시킨 뒤 차익을 챙긴 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집중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16일 경찰청, 한국거래소와 연계해 전날 국내 증시를 뒤흔든 방사능 상륙 루머의 실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방사능 관련 업체의 주식을 보유했거나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이 나는 풋옵션 상품을 매수한 투기 세력들이 의도적으로 소문을 퍼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상 매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해보라고 거래소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에도 루머 유포자의 인적사항 등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국내 방사능 수치 매일 2회 공개

    일본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 국내 방사능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국민들의 불안을 없애주기 위해 앞으로 매일 두번씩 국내 방사능 수치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16일 청와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일본 원전 폭발 대책 안전점검 회의에서는 전국 70개소에서 운영 중인 국가환경방사선 자동감시망 관측결과를 앞으로 매일 2회씩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회의에서는 감시망 관측 결과 일본의 사고 원전과 가장 가까운 우리 동쪽지역의 방사능 수치도 평시와 같은 수준이며, 한반도 전체가 매우 안전하다고 보고됐다. 또 국내 원전이 설계될 때부터 안전을 중심에 두고 설계됐으며, 일본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안전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편 대통령 전용기 회항과 관련, 청와대 경호처는 지난 15일 대한항공 지창훈 사장과 공군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청와대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전용기 제작사인 보잉사에 사고원인과 관련한 정밀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발표한다고 했지만, 조사의뢰의 실질 주체는 사고 당사자인 대한항공이라 조사결과가 쉽게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임무 실패땐 수백만명 위험”… 70人, 원전과 최후의 사투

    칠흑 같은 어둠, 그들의 시선은 한줄기 손전등 빛을 따라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등에 진 산소탱크만큼이나 초침은 무겁게 그들을 짓누른다. 파손된 원자로에서 새어 나온 수소가스의 간헐적인 폭발음은 단 1초의 주저나 방심도 허용치 않는다. 방독마스크와 특수제작한 전신 작업복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하지만 진눈깨비처럼 흩날리는 방사성물질을 차단하기에는 이조차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16일 ‘방사능 쓰나미’의 진원지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건물 내부에서는 70명의 원전 직원들이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 나갔다. 동료 직원 730여명은 안전을 위해 전날 이미 현장을 떠났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성물질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최후의 70명은 모두 자원한 직원들이다. 이들은 1분에 수백~수천ℓ의 바닷물을 펌프로 끌어들여 1~3호기 원자로를 식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면적인 노심(心) 용해를 막기 위해서다. 작업 과정은 극도의 위험과 변수 투성이다. 원격제어 장치가 파괴돼 이들은 원자로의 뚜껑을 직접 손으로 열어야 한다. 또 급수 과정에서 내부 압력이 상승한 원자로가 붕괴될 수 있어 뚜껑을 열고 가스를 내보내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그렇다고 가스를 무작정 방출할 수만도 없다. 임무 실패는 곧 대재앙으로 직결된다. 수천t의 방사성물질이 후쿠시마 상공을 뒤덮고 일본 전역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적어도 일본인 수백만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일본 열도의 운명이 이번 사투의 승패에 달린 셈이다. 그렇다고 일본인 특유의 근성이나 불퇴전의 각오만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원자로 주변에서는 일반인이 연간 노출되는 한계 피폭량의 400배에 이르는 시간당 400m㏜(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이 관측되고 있다. 15분 이상 작업하면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때문에 70명의 직원들은 조를 나누어 수분 단위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피폭량이 위험 수치에 도달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16일 오후에는 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전원 철수하기도 했다. 이들의 작업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1986년 체르노빌 사고를 떠올리면 알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당시 사고 수습을 위해 투입된 자원자 가운데 28명은 방사능에 노출돼 3개월 만에 숨졌고, 적어도 19명이 방사능에 의한 피부 손상과 이에 따른 감염으로 사망했다. 백혈병과 혈액암에 시달린 사람도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체르노빌 당시 자원자들이 사전에 위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았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25년이 지나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무엇이 이들 자원자 70명의 발길을 붙들었을까. 외신들은 어릴 때부터 공동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강조해 온 일본의 교육에 주목하고 있다. 70명의 자원자 중에는 정년을 6개월 앞둔 협력업체 직원도 포함돼 있다고 일본 현지 언론은 전했다. 40년 동안 원전 업무에 종사한 50대 후반의 이 남성은 “지금의 대응에 원전의 미래가 달려 있다. 사명감을 갖고 간다.”며 15일 오전 집을 나섰다. 아내와 딸은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면 후회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그를 배웅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아빠 곧 따라 갈거야… 먼저 한국 가 있어”

    15일 오후 2시 센다이 한국 총영사관 앞 버스에서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먼저 떠나는 가족들과 이들을 떠나보내는 아빠들이 안타까워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차편이 한정돼 센다이에 남아야 하는 가장들은 버스를 타고 떠나는 가족들을 배웅하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와 초등학교 6학년·4학년 아들 딸을 한국으로 먼저 보낸 김인권(45)씨는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드는 가족들을 향해 “아빠도 곧 뒤따라 갈 테니 한국에 먼저 들어가 있으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김씨가 언제 한국으로 들어가 가족을 만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차편이 부족해 영·유아와 보호자, 노약자부터 공항으로 이송하고 있어 김씨의 차례가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가족들이 먼저 안전한 한국으로 간다면 불안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진정될 것 같다.”면서 “나도 하루빨리 교통편을 마련해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30년 경력의 뱃사람 현대철(57) 선장은 16명의 필리핀인 선원들을 데리고 15일 자정 도쿄로 떠났다. 닷새 전 쓰나미의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필리핀 선원들을 모두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다. 현 선장이 탄 글로비스 머큐리호는 지난 11일 센다이항에 정박해 있다가 변을 당했다. 한순간에 밀려오는 쓰나미 물결에 6000t급 배도 종이배처럼 무력하게 육지로 떠밀려 올라갔다. 현 선장은 “이런 끔찍한 일을 함께 당했는데 다른 국적이라도 선원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면서 “다행히 우리는 회사에서 제공해준 차편을 이용해 안전하게 도쿄로 돌아가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도 하루빨리 상처를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센다이를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시 돌아온 사람도 있다. 황기욱(40) 도호쿠대학 약학과 교수는 제자들을 위해 위험천만한 이곳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14일 오전 11시 원전 3호기가 또다시 폭발한 후쿠시마 지역을 뚫고 학교가 있는 센다이까지 장장 48시간 동안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지진 발생 당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한 까닭에 화를 면할 수 있었던 황 교수는 그곳에서 외신으로 접한 일본 소식에 깜짝 놀랐다. 황 교수는 다음날로 짐을 싸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공항, 후쿠시마 공항을 거쳐 다시 택시를 타고 센다이까지 꼬박 이틀이 걸렸다. 지인들은 ‘위험천만한 곳을 뭐하러 일부러 찾아가느냐.’면서 황 교수를 말렸다. 모두가 여진과 방사능을 피해 멀리 달아나려고 하는 판에 그는 남들이 모두 ‘사지’라고 부르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황 교수는 “부모님과 떨어져 유학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내가 부모와 마찬가지인데 위험한 곳에 학생들만 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센다이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사설] 日 대재앙 짜임새 있는 총력지원에 나서자

    일본 열도가 대지진 여파로 인한 원전 폭발로 또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12, 14일 후쿠시마 제1원전 1, 3호기에 이어 어제는 2·4호기가 잇따라 폭발해, ‘체르노빌 참사’ 같은 방사능 누출 가능성마저 우려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미 후쿠시마 원전에서 20㎞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피난 명령을 내렸다. 지금까지 대지진과 해일로 인한 사망자는 공식적으로는 수천명이지만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 수만명이어서 10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민은 일본의 고통과 슬픔을 같이해야 한다. 현재 선진국인 일본을 도울 수 있는 정부의 가용 예산은 4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한다. 정부는 다른 예산을 전용해서라도 총력 지원에 나서야 한다. 복구단 파견과 구호물품 지원 등에 필요한 예산은 50만~60만 달러로 예상된다고 한다. 우리 국적의 교민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조치다. 구조 및 지원 활동과 관련한 교섭창구는 외교통상부가, 각 부처의 지원 업무는 국무총리실이 조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원 활동이 중구난방이 되면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당연한 조치다. 민간 차원의 지원은 대한적십자사가 중심이 돼 맡기로 했다. 민간의 활동 중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5달러, 10달러 짜리 기부 쿠폰을 사고파는 방식이 특히 눈에 띈다. 국내에서는 싸이월드에서 소셜게임을 이용한 기부를 시작했다. 배용준 등 한류스타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종교 및 시민단체 등도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그룹은 성금 1억엔과 인명구조단·의료봉사단을 파견하기로 했다.일본은 우리의 수출 3위국, 수입 2위국이다. 일본 경제가 어려워지면 우리도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 이유에서뿐이 아니라, 지구촌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제 인류는 이웃이요 가족이라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 민족적 편견은 버리고 인류 가족의 구성원으로 기꺼이 일본을 위로하고 복구하는 데 범국민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재앙이 오히려 한·일관계를 새로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지원은 절박한 상황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과 절차로 짜임새 있게 이뤄져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요란함이 아니라 내실이 중요하다.
  • 방사능 확산에 열도 ‘발칵’… 외국인들 ‘재팬 엑소더스’

    방사능 확산에 열도 ‘발칵’… 외국인들 ‘재팬 엑소더스’

    15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2호기와 4호기에서도 폭발이 보고되면서 일본 전역은 패닉에 빠졌다. 이미 폭발한 1, 3호기 정상화를 위해 남아 있던 직원들도 철수했으며 후쿠시마는 물론 도쿄에서도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 목격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후쿠시마 대부분의 도시는 인적이 끊긴 지 오래다. 정부가 원전 반경 20~30㎞에 거주 중인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라고 주문했지만 집에 있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반경 20㎞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앞서 내려진 긴급 대피령에 따라 대피소로 몸을 피한 상태다. 대피소라고 해도 어차피 인근 도시 학교나 체육관에 마련된 곳이라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대피 센터에 방사성물질에 노출될 경우 피해를 줄여주는 요오드제 23만병을 배포했다고 밝힌 데서 알 수 있듯이 후쿠시마현은 숨 쉬는 것 자체가 공포가 돼 버렸다. 사태 악화를 우려했던 이들은 일찌감치 공항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곳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비행편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지만 표는 고사하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곳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도심보다는 공항이 ‘후쿠시마 탈출구’에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각국 취재진도 방사성물질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센다이에 머물고 있던 영국 스카이뉴스 취재팀은 트위터를 통해 “예방 차원에서 이곳을 떠나고 있다.”면서 “호주 기자들도 같이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여진이 있긴 하지만 그동안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인식됐던 도쿄도 발칵 뒤집혔다. 프랑스 대사관이 자국민들에게 이날 오전 10시쯤 10시간 내에 미량의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바람이 도쿄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사재기에 나서는 등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곳에서도 후쿠시마 지역과 마찬가지로 마스크 착용자가 급증했다. 외국인들은 귀국행을 재촉했다. 여행객들은 일정을 단축했고 도쿄 주재원들도 서둘러 도쿄를 떠날 채비를 했다. 유럽연합(EU) 대표부에서 근무하는 스테판 허버는 “직원의 3분의1가량이 이미 떠났다.”고 말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도쿄 지사에 근무하는 한 남성은 “이미 아내와 아이들 4명을 영국으로 보냈다.”면서 “나도 곧 갈 것이다. 질서가 남아 있을 때 떠나야지 모두 공포에 질렸을 때는 늦다.”고 걱정했다. 일부 국가들의 경우 대사관 차원에서 대피를 권고하는 수준이지만 중국은 아예 자국민 소개 준비에 착수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일본 동북부에 대지진이 발생한 뒤 자국민을 국가 차원에서 대피시키려는 계획을 세운 나라는 중국이 처음이다. snow0@seoul.co.kr
  • “지진 피해보다 방사능 누출 공포가 더 불안했다”

    “지진 피해보다 방사능 누출 공포가 더 불안했다”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 일본 센다이지역을 빠져나온 교민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해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5일 교민, 유학생 등 200여명은 대한항공 KE764편을 타고 일본 니가타를 출발해 오전 11시 55분 인천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한시라도 빨리 일본을 빠져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힌 센다이 지역 교민들은 이날 새벽 2시에 버스로 4시간을 달려 일본 서북부 항구도시인 니가타에 도착, 비행기에 올랐다. 일본 지진 이후 교민들이 단체로 귀국한 것은 처음이다. 두꺼운 외투에 간단한 가방 한두개만을 손에 든 교민들은 피곤한 얼굴로 취재진에 현지상황을 알렸다. 센다이에서 9시간 만에 인천공항에 도착한 손인자(43·여)씨는 “지진이 발생한 후 전기·수도·가스 등 모든 것의 공급이 중단됐다가 14일부터 전기가 일부 공급되기 시작했다.”면서 “생활이 불편한 것보다 방사능 누출 등 추가적인 사고 위험이 높다는 소문이 나돌아 더 불안했다. 한국에 도착하니 이제 안심이 된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손씨는 한국에 거처가 없어 일단 자신이 소속해 있는 수원의 교회를 임시 숙소로 삼을 계획이다. 부모를 따라 10년 전 일본으로 건너간 안진실(17)양은 “학교가 무기한 방학에 들어갔다.”면서 “선생님이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학교에 오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지진 여파로 원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사능 유출에 대한 걱정이 일본인은 물론 교민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었다. 일본에서 유학 중인 김병철(24)씨는 “도쿄 도심에 있어서 지진 피해는 적었다. 도시도 평화로운 상태였다. 하지만 원전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학생들이 방사능 노출을 걱정하는 말들을 많이 했다.”면서 “일본 방송에서는 안전하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그걸 믿는 유학생은 거의 없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교민들은 현지의 식량과 식수 부족도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에 남편을 남겨두고 귀국한 김옥기(41)씨는 “남편과 통화를 했는데 오늘부터 식사배급을 두 끼로 줄이고 물도 1컵씩만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면서 “교민들에게 물과 식량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울먹였다. 평소 알고 지내는 아저씨를 따라 일본을 벗어난 이지원(14)군은 “대피소에 1000여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식사로 제공되는 것이 식빵 한 조각과 1ℓ짜리 물 3통밖에 없었다.”면서 “그나마 물은 14일부터 1통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항공사들과 협의를 거쳐 이날부터 니가타 정기편을 중대형 항공기로 바꿨다. 일본 영사관은 아이와 여성을 우선적으로 센다이 지역에서 니가타로 이동시켜 한국으로 수송하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패닉’日증시 10% 폭락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패닉’日증시 10% 폭락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

    일본 증시가 대폭락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따른 ‘핵재앙 공포’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도 요동쳤다. 15일 도쿄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015.34 포인트(10.55%) 폭락한 8605.15로 마감했다. 역대 세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1000포인트 이상 빠진 것도 미국의 ‘리먼 사태’가 위세를 떨쳤던 2008년 10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한때 1400포인트까지 떨어졌지만 장 막판 추락세가 다소 완화됐다. 전체 종목을 대상으로 한 토픽스(T0PIX)지수도 전날보다 77.19포인트(9.11%) 밀린 769.77을 기록했다. 이날 도쿄 증시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능이 대량 누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줄줄이 급락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41.37포인트(1.41%) 하락한 2896.25를 기록했으며, 타이완 가권지수도 285.24포인트(3.35%) 급락한 8234.78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896.28포인트(3.84%) 내린 2만 2449.60을 찍었다. 호주 종합주가지수인 올오디너리스도 100.2포인트(2.1%) 급락한 4609.9로 마감해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았다. 코스피지수도 장중 한때 103포인트가 하락할 정도로 방사능 공포에 짓눌렸다. 전날 자동차와 화학, 전자, 정유 등을 중심으로 반사 이득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하루 만에 반전됐다. 일본의 ‘원전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국내 금융·외환시장뿐만 아니라 실물시장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세계경제의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 측은 “원전의 방사능 누출이 심화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크게 증대될 것”이라면서 “안전자산의 선호도 증가와 함께 일본과 밀접한 교역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유인 감소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량 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물 경제에서는 부품공급 차질과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도 상당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지진 수혜주’로 떠올랐던 삼성전자가 핵심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이날 급락한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본 도쿄가 방사능 피해에 직접 노출된다면 사실상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면서 “시장이 사느냐 혹은 죽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상기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팀장도 “일본의 원전 사태가 시시각각 바뀌고, 악재가 쏟아지면서 시장 예측이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4호기 건물벽 8m구멍 2개… ‘사용후 핵연료봉’ 방사능 누출

    4호기 건물벽 8m구멍 2개… ‘사용후 핵연료봉’ 방사능 누출

    지난 11일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흘 동안 폭발사고가 4차례나 일어났다. 특히 15일 2호기 폭발은 격납용기 손상을 동반해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역시 이날 폭발한 4호기는 지진 발생 직후 가동을 중단하고 보수 중에 사고가 일어난 데다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진 100개 안팎의 폐연료봉에서의 방사능 누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원자로 격납용기의 압력억제실(스프레션 풀) 설비 부근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은 이날 오전 6시 10분쯤이다.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폭발사고 소식을 발표하면서 격납용기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격납용기는 원전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새 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지난 12일과 14일 1호기와 3호기 폭발 때보다 피해가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다. 2호기 문제는 냉각장치 고장에서 시작됐다. 2호기는 대지진이 있었던 11일 자동 정지했으며, 14일에는 냉각기능 이상으로 원자로에 냉각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수위가 급격히 낮아졌고, 결국 연료봉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6시 20분 바닷물을 주입하기 시작했지만 펌프가 고장나면서 6시 30분부터 2시간 20분 동안 연료봉이 공기 중에 완전 노출됐다. 다시 바닷물을 주입해 오후 9시 30분쯤 연료봉 절반 정도가 가라앉았지만 이번에는 밸브가 고장나 바닷물이 제대로 주입되지 않았다. 이는 오후 11시 비상사태 선언으로 이어졌다. 2호기 폭발 4분 뒤인 오전 6시 14분에는 4호기에서 폭발음이 들렸다. 조사 결과 원자로가 들어 있는 건물 외벽 두 곳이 떨어져 나가면서 직경 8m 정도의 구멍 두개가 생겼다. 오전 9시 38분쯤에는 수소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미군이 긴급 투입돼 화재를 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4호기 원자로 자체는 11일 지진이 발생했을 때 운전이 정지됐으나 내부에 보관된 사용 후 핵연료가 열을 갖고 있어 수소가 발생하면서 1호기와 3호기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수소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호기 수조에 있던 물은 핵연료의 열로 증발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지만 보안원은 현재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되지 않았으며, 향후 물을 주입하는 방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일본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사용 후 핵연료봉을 담고 있는 수조에 불이 붙어 방사능이 직접 대기로 방출됐다.”면서 “이번 화재는 수소 폭발로 인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4호기의 폐연료봉들을 담고 있던 수조가 말라 연료봉들이 과열돼 불이 났을 가능성을 우려했는데, 이 경우 방사성물질이 연기와 함께 멀리 확산될 수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방심 말고 한국형 원전 안전기준 더 높여야

    정부가 국내 원전 21곳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조사 결과는 일본처럼 대지진 참사를 전제로 한 게 아니라 평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전대미문의 자연재해가 들이닥칠 경우에도 과연 안전할 것인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지금 전세계가 목도하고 있는 대로 일본만 해도 최악의 대지진으로 원전의 안전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형 원전은 끄떡없다고 장담할 게 아니라 당장 안전 기준을 더 높여 예측 불허의 자연재해에 대비해야 한다.일본에서는 원전의 잇따른 폭발과 핵 연료봉 노출, 격납용기 손상 등으로 방사능 유출 위기가 고조되는 데도 우리나라에선 원전 낙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형 원전이 안전 효율성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하고, 정부는 국내 원전이 안전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는다. 민동석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일본의 방사능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지나친 낙관론 역시 과도한 비관론만큼 위험한 발상이다. 원전 주변에는 3m 높이의 방파제가 구축됐지만 이는 일본 서해안에서 리히터규모 7.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저에 지어 기네스북에 오른 일본의 방파제도 이번 쓰나미를 견뎌내지 못한 교훈을 되새겨 8.0 ~9.0 이상의 지진에도 버틸 수 있도록 안전도를 높여야 한다. 폭발한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능이 어느 정도로 확산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남풍이 불어도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재고돼야 한다. 국내 원전에서 냉각제 유출과 화재 등 사고가 적지 않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야당 일각에서는 원전 재검토론까지 제기하지만 국민의 안전이나 국가 안위에 직결되는 사안을 정치 쟁점화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야당은 북한이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핵 보유국을 재차 주장하며 핵을 협상 무기화하려는 속셈을 읽어야 한다. 한국형 원전 수출 시대를 열었고, 국내에서 원전 21기를 가동 중인 상황에서 이를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형 원전의 안전신화를 이어가려면 자세를 다시 가다듬어야 한다.
  • ‘日 방사능 공포’에 1900선 한때 붕괴

    ‘日 방사능 공포’에 1900선 한때 붕괴

    15일 국내 금융시장은 ‘방사능 공포’가 엄습하면서 악몽 같은 하루를 겪었다. 일본 대지진 여파에도 전날 침착한 모습을 유지했던 금융시장은 이날 일본 후쿠시마 원전 2, 4호기가 잇따라 폭발했다는 소식에 이성을 잃었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1900선 아래로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까지 뛰어올랐다. 정부의 직·간접 개입으로 주가와 환율은 장 막판 겨우 진정세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47.31포인트(4.41%) 내린 1923.92로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30일 1904.63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장중 한때 90포인트가량 떨어진 1882.09를 찍으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도 단숨에 무너졌다. 장중 변동폭은 103포인트였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 30일의 102포인트 이후 2년 4개월여 만에 최대 폭이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국내도 방사능 노출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외국인은 233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고 개인은 2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3412억원을 사들였다. 장 후반 들어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으로 추정되는 연기금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그나마 낙폭이 줄었다. 코스닥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480선으로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는 13.54포인트(2.69%) 내린 489.4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28일 487.74 이후 반년 만의 최저치다. 환율도 주가와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0원 오른 1134.80원에 마감했다. 지난 10일 이후 4일째 상승세다. 환율이 1130원대에 오른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20여일 만이다. 환율은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자 계단식 상승세를 보이면서 한때 1138원 선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서면서 장 막판 내림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채권 가격은 코스피가 폭락하자 반사이익을 누리며 7일째 강세를 보였다. 국고채 3·5년물은 전날보다 0.07% 포인트씩 하락해 3.57%와 3.89%로 장을 마쳤다. 장기물인 10년물과 20년물도 각각 0.08% 포인트와 0.07% 포인트 내려 4.27%와 4.41%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동요가 커서 향후 금융시장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1900선은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수준으로 금융위기나 경기 침체 상황에서나 나올 법한 수치”라면서 “심리적 과민반응 상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원전 연쇄폭발… 도쿄 ‘방사능 쓰나미’ 비상

    원전 연쇄폭발… 도쿄 ‘방사능 쓰나미’ 비상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와 4호기에서 15일 잇따라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후쿠시마현과 이바라키현, 도쿄도 등 수도권을 비롯한 일본 동부와 중부 지역에 방사능 오염 비상이 걸렸다. 일본 정부는 즉각 후쿠시마 발전소 주변 30㎞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하는 등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전에 나섰으나 방사능이 북풍을 타고 남하하기 시작해 도쿄 등 수도권마저 직접적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12일과 14일 1호기와 3호기가 폭발한 데 이어 5, 6호기에서도 이상 현상이 감지되고 있어 자칫 최악의 방사능 재앙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일본 열도에 급속히 번지고 있다. 원전 2호기 폭발 사고는 오전 6시 15분 원자로 격납용기의 압력억제실(스프레션 풀) 설비가 부분 손상되면서 일어났다. 문제가 발생한 격납용기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났을 때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설비다. NHK 방송은 “설비에서 일부 손상이 발견됐다는 것은 방사성물질 봉쇄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가동 중단 상태였던 4호기에서의 폭발은 내부에 보관돼 있던 사용 후 핵연료봉의 열로 인해 내부공기 온도가 상승하면서 1·3호기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수소폭발이 발생하면서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건물 폭발 당시 냉각수 유출로 인해 사용 후 핵연료봉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방사능 물질이 건물 외벽에 뚫린 구멍 2개를 통해 다량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폐연료봉이 노출되면 반경 800㎞ 내의 생명체가 심각한 피해를 입을 만큼 위험하다. 이날 사고로 원전 주변에는 시간당 8217μ㏜(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이에 도쿄전력 측은 주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도쿄전력은 “9시 38분쯤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가 있는 건물 4층의 북서부 부근에서 화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간 나오토 총리는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방사성물질 누출 가능성이 높다.”면서 “원전 반경 30㎞ 내 주민들은 실내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또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5호기와 6호기에 대해 “냉각 기능을 위한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온도가 점차 상승하고 있으므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면밀히 관찰 중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잇따른 원전 사고로 도쿄도와 후쿠시마, 지바, 가나가와, 사이타마 등 1도 4현에서 중국 핵실험 이후 가장 높은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도치기현에서는 평소의 100배 정도인 매 시간 5μ㏜가 관측됐고, 가나가와현에서는 평소의 10배 가까운 수치가 검출됐다. 도쿄도 내에서도 대기 중에서 요오드와 세슘 등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 도쿄 인근 사이타마의 방사선 수치도 정상의 40배에 달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한반도 연중 편서풍… 방사성물질 넘어올 가능성 희박”

    “한반도 연중 편서풍… 방사성물질 넘어올 가능성 희박”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4호기가 잇따라 폭발하면서 이때 발생한 방사성물질이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온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기상 전문가들은 그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기상청은 인터넷에 퍼지고 있는 방사성물질 ‘한반도 이동설’에 대해 ‘유언비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회철 통보관은 “동풍이 불더라도 한반도에서 1000㎞나 떨어져 있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물질이 대기를 통해 넘어올 수는 없다.”면서 “봄철 지표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방사성물질이 상승기류를 타고 4~5㎞ 정도는 올라가더라도 그 위치에서는 일년 내내 초속 25m 이상의 강한 편서풍이 불고 있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반도가 속한 위도 30~65도대에서는 편서풍이 불기 때문에 동풍이 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상 5㎞ 미만에서 부는 바람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김 통보관은 “설사 지상에서 남동풍이 분다 하더라도 일본의 지형이 중간에 산으로 가로막혀 있기 때문에 방사성물질이 한국까지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물론 여름철에 크고 강한 태풍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올라올 경우 상층부의 공기가 섞여 일본에서 한국 쪽으로 바람이 불 수 있지만 7월이면 대기 중 방사성물질이 이미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일본 원자로에서 유출된 방사성물질이 한국에 상륙한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반복적으로 퍼트린 최초 유포자를 붙잡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피폭량에 따른 인체 영향] 1Sv 쬐면 구토… 7Sv 피폭땐 사망

    15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정문 앞의 방사선량이 시간당 8217μSv(마이크로시버트)나 검출됐다. 이는 연간 허용 한도의 8배에 이르는 양이다. 이를 두고 일본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면 방사선에 노출됐을 경우 노출량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다를까. 우리나라 원자력법 시행령상 ‘방사선량 한도’ 기준에 따르면 일반인이 자연상태에서 1년 동안 쪼이는 정상 방사선량 상한선은 1mSv다. 의료계에서는 인체 건강에 실제로 유해한 수준의 피폭량을 1Sv(100만μSv)로 보고 있다. 보통 사람이 1Sv의 방사선을 쪼이면 구토 및 설사 증세가 나타난다. 7Sv 정도의 피폭량이면 며칠 내에 사망할 수 있다. 보통 일반인이 병원에서 X레이 촬영을 할 때 쪼이는 방사선량은 0.03∼0.05mSv 정도다.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측은 “방사선 피폭에 따른 증상은 개인별로 차이가 크다.”면서 “민감한 사람은 더 적은 양이라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사능은 주로 혈액세포·백혈구·골수세포·소장·피부 등 증식을 빨리 하는 세포나 장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피폭이 되더라도 방사성물질 제거제를 투여하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세슘 등을 방치할 경우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10∼20년 정도 쌓이면 세포에 유전자 변형을 일으켜 암이나 기형아 출산·유전병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라늄 원료가 핵분열을 할 때 발생하는 세슘은 많은 양이 인체에 유입될 경우 불임증·전신마비 현상을 일으키고, 골수암·폐암·갑상선암·유방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할로겐족에 속하는 요오드도 몸에 과잉 축적될 경우 갑상선암과 후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이날 한국원자력의학원 내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를 방문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선 유출에 따른 국내 영향이 아직은 없지만,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방사능 비상진료시스템 준비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용어클릭] 1mSv(밀리시버트)=1000μSv(마이크로시버트)=1000000nSv(나노시버트)
  • 대지진도 한·일학생 10년 우정 못갈랐다

    대지진도 한·일학생 10년 우정 못갈랐다

    15일 오후 3시쯤 울산 남구 무거동 우신고등학교 청아관(체육관) 앞에 일본 고교생 수학여행단을 태운 전세버스들이 도착했다.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 폭파 등으로 아수라장이 된 고향 집을 잠시 떠나 울산에 온 일본인 학생들을 울산 학생들이 반갑게 맞았다. 일본 이바라키 현 조소학원의 교사와 학생 151명이 10년째 자매결연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울산 우신고를 방문한 것이다. 이바라키 현은 지진(진도 6.2)과 쓰나미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데다 인접한 후쿠시마 현의 원자로 폭발로 이날 아침까지 시내에서 측정된 방사능 오염도가 100배에 달한 해안 지방이다. 일본인 교사와 학생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못한 이유다. 한·일 고교생 200여명은 청아관에 임시로 마련된 곳에서 일본인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했다. 하라다 도시카즈(原田 敏和·65) 교장은 “지난 11일 처음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집무실의 선반과 책장이 넘어지고 물건이 나뒹굴었다.”면서 “수업 중이던 학생들을 급히 운동장 가운데로 대피시킨 뒤 3시간가량을 서로 껴안은 채 공포가 어서 사라지기를 빌었다.”고 전했다. 그는 “운동장에서 추위에 떨다가 인근의 대피소로 이동해 또 12시간가량을 보냈다.”면서 “오늘 아침 울산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이바라키 현에서는 20여명이 숨지고 전기와 수도, 가스 등의 공급이 모두 중단된 상태였다.”고 했다. 하라다 교장은 “유례없는 대지진 등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모두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면서 “수학여행을 앞두고 대지진이 발생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학생들에게는 평생 한번뿐인 고교 수학여행이라서 일정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이어 일본인 학생들은 행사장에 들어서며 한국 학생들의 따스한 눈빛을 마주하자 비로소 천진난만하게 미소를 보였다. 우신고 학생들도 입가에 웃음을 보이며 서툰 영어로 말을 걸고 손을 붙잡았다. 마치다 다이치(町田 大地·17)군은 “집안일이 걱정돼 공항 출발 전에 집에 전화를 걸었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힘들게 온 만큼 한국의 문화를 확실히 배우고, 한국 친구들과 깊은 우정을 쌓겠다.”고 말했다. 김종수 우신고 교장은 “일본 국민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면서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기 바란다.”면서 “우리 학교 차원에서도 도울 일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조소학원 고교생 145명과 교사 6명은 미리 준비해 둔 댄스공연을 선보인 뒤 한국 학생, 교사들과 축구 시합을 했다. 우신고 학생들은 판소리와 해금 연주, 생활체조 시범 등의 장기로 화답했다. 개인 소개와 ‘프리토킹’ 시간도 가졌다. 수학여행단은 저녁 때쯤 경북 경주시로 떠났다. 16일에는 수학여행단 후발 조인 293명이, 17일에는 143명이 도착한다. 1주일 일정으로 경주의 신라문화 탐방과 부산 관광 등을 마친 뒤 이바라키 현 고향 집으로 돌아간다. 우신고와 조소학원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대회 때부터 상호 교류 행사를 갖고 있다. 오는 7월에는 우신고 학생들이 일본을 방문한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피난처 있던 오빠 바지서 방사능 도쿄사람들 위해 우리가 왜 고통”

    “방사선은 눈에 안 보이니까 스트레스가 정말 엄청납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반경 20~30㎞ 내에 정부가 설정한 옥내 대피지역. 아직 대피지시는 내려지지 않았지만 스스로 피난하는 사람들이 잇달아 거리는 한산해졌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불안에 떨며 “한 시간이라도 빨리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듯이 말했다. “원래 열대여섯 채의 가옥이 있던 주택가인데 세 채밖에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북쪽으로 약 20㎞ 떨어진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에서 노인보호서비스를 운영하는 한 주민(63·여)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십여명의 노인들을 가정에 데려다 준 후에 피난을 했지만 남아 있는 이용자들이 걱정돼 다시 돌아왔다. 14일에는 노인 두 명의 집을 방문했지만 15일에는 옥내대피지시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피난처에 있던 오빠는 바지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다. 전기와 수도는 사용할 수 있지만 휴대전화는 전자메일밖에 이용할 수 없다. 구조의 손길은 아직 없다. “원자력 발전은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재해 후) 주변 사람들은 ‘왜 도쿄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이걸 받아들였지’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원자력 발전소 서쪽에서 약 30㎞ 떨어진 곳에 있는 후쿠시마현 다무라시의 한 여관에는 원자력 발전소의 근처에서 피난 온 주민 4명이 숙박하고 있다. 여주인(57)은 석유를 사기 위해 근처 주유소에 갔지만 피난민들의 차량들이 길게 늘어 서 있어 그냥 돌아왔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약 37㎞ 떨어진 대피구역 밖에 있는 다무라시 후네히키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한 주민(46)은 “재해 피해자를 위해 가게를 열고는 있지만, 정부나 도쿄전력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도 좋을지 모르겠다.”며 “다음날 가게를 열 수는 있을지, 대피하는 편이 나을지 잘 모르겠다.”며 불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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