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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간 못 돌아갈수도” 간 총리, 후쿠시마 주민에 사죄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현의 일부 지역은 원전사고로 퍼진 방사능 오염 물질을 제거해도 사람이 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뒤 사죄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간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 27일 오후 사토 유헤이 후쿠시마현 지사 등과 만난 뒤 나온 것이다. 호소노 고시 원전 사고 담당상은 연간 방사선 피폭 선량이 200밀리시버트(m㏜)로 추정되는 지역은 방사능 물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20년 이상 주민들이 돌아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간 총리는 “방사능 물질을 제거해도 방사선량이 높아서 주민이 장기간에 걸쳐 주거하거나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지역이 돼 버릴 개연성도 부정할 수 없다.”면서 “후쿠시마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일본 정부가 연간 피폭 선량이 150m㏜인 지역은 20년, 100m㏜인 지역은 10년 정도 거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는 만큼 앞으로 방사성물질을 제거해 이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간 총리는 또 사토 지사에게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쓰레기나 건물 더미 등을 저장할 중간 저장시설을 후쿠시마현에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사토 지사는 “갑작스러운 얘기여서 매우 당황스럽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4월 13일 간 총리는 마쓰모토 겐이치 당시 내각관방 참여(특보)를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의 피난구역과 관련해 “향후 10년이나 20년 사람이 살 수 없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자 “내가 한 말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바 있다. 한편, 도쿄전력은 내년 초 전기 요금을 10% 이상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원폭 피해 67년째… ‘代를 이은 피울음’ 끝나지 않았다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원폭 피해 67년째… ‘代를 이은 피울음’ 끝나지 않았다

    여느 농민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경남 합천군 초계면의 강상기(45)·상원(40)씨 형제. 정신지체 2급인 형제는 자신들의 생년월일도, 부모의 제사 기일도 알지 못한다. 4년 전 세상을 뜬 어머니 윤말순씨는 돈벌이가 된다는 소문에 히로시마로 건너가 일하던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에 피폭돼 크게 다쳤다. 당시 징용으로 끌려 갔거나 먹고 살기 위해 건너갔던 한국인 7만여명이 피폭됐고 그 중 4만여명이 숨졌다. 그런데 한국인 피폭자의 60%가 이곳 합천 출신으로 추정된다. 광복된 뒤 합천으로 돌아온 피폭 1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 이제 2000명 남짓 남았다지만 2세들은 역사의 형벌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27일 오전 7시와 오후 7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 취재진이 지난 21일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합천을 찾아 그 피울음을 담았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자 형제만 남았다. 이웃의 허드렛일을 돕지만 셈을 할 줄 몰라 제 품삯을 챙기지도 못한다. 전날도 일했다고 해서 얼마 받았느냐고 묻자 “만원 하고 오백원”이라고 답한다. ‘오백원’이 뭔가 이상하다 싶어 물었더니 “할매 그려진 거?”라고 되묻는다. 취재진을 안내한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등이 그제야 “아! 형은 일 잘하니 5만원, 동생은 일 못하니 만원 받았다는 얘기구나.”라고 정리한다. 형제 모두 정신지체 2급이라 정상적인 대화가 힘들다. 형 상기씨는 그나마 어느 정도 되는데 동생 상원씨는 그저 빙긋이 웃기만 한다. 취재진과 일행이 들고간 빵과 음료수가 담긴 봉지만 쳐다보고 있었다. 여느 농촌에 견줘 손색없는 경관을 갖춘 합천, 국도에서 빠져나와 읍내로 들어서니 ‘대장경 천년’ 을 자축하는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내걸렸다. 그러나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은 비극의 역사를 떠안은 이들의 신음 소리를 품고 있었다. ●피폭 2세,일반인보다 질병 유병률 훨씬 높아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피폭 2세의 질병 유병률은 일반인에 견줘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빈혈이 88배, 심근경색·협심증이 81배, 우울증 발병률이 65배나 높았다. 여성은 심근경색·협심증이 89배, 우울증이 71배, 유방 양성종양이 64배나 높게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방사능 피폭과 2세 질환의 상관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1995년 일본 정부의 견해를 그대로 좇아 지원에 뒷짐을 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건강진단 비용을 2년에 한 번씩 두 차례 지급하고는 없어진 것이 고작이다. 형제의 집에서 20분 떨어진 거리의 문택주(60)·종주(58) 형제 역시 선친이 물려준 후유증에 신음하기는 마찬가지. 부친 문홍수씨는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귀국했다가 환갑이 되던 해에 암으로 세상을 떴다. 형 택주씨는 스무살 무렵부터 시력이 약화되기 시작해 전혀 앞을 볼 수가 없고 귀조차 들리지 않는데 이제 당뇨까지 얻어 밤마다 고통 속에 지새운다고 했다. 동생 종주씨마저 시력이 나빠지고 있다. 관절염으로 다리가 퉁퉁 부어 지팡이를 짚어야 겨우 걷는 노모 박달순(85)씨는 이날 교회에 다녀오던 길에 한 순간도 택주씨 손을 놓지 못했다. ●방사능 피폭과 2세 질환 연관성 입증 안돼 얼굴에 검버섯 투성이인 박 할머니는 “딴 거는 걱정 안 돼. 이거 놔두고 어찌 가노. 같이 죽으면 좋을 텐데. 같이 가면 좋을 텐데, 그게 되나.”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다운증후군 환자인 정영현·허진영(44)씨 부부는 15년 전 결혼했지만 남편 정씨에게 언제 결혼했느냐고 묻자 엉뚱한 대답이 돌아온다. “1년.” 기자가 나이나 건강과 관련된 질문들을 던지자 계속 답이 엇갈린다. 정씨의 아버지와 허씨의 어머니 모두 피폭자. 허씨는 한 차례 유산하고 난 뒤 영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취재진과 마주한 내내 아내를 향해 연신 애정공세를 퍼붓던 정씨는 정신분열증세까지 있어 밤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정씨의 어머니 안해숙(65)씨는 “아이가 얼마나 답답했는지 밤에 자면서 제 살을 마구 뜯어요.”라고 말하며 혀를 찼다. ●원폭 2세 환우 전국 1만여명 추정 2005년에 환우회가 출범하면서 지금까지 가입한 2세는 1000명 남짓. 하지만 1만명으로 추정되는 이들 2세 환우의 대다수는 피폭 2세란 사실을 밝히길 꺼리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으니 차라리 이웃의 불편한 시선이라도 피하겠다는 요량이다. 2세를 넘어 3세까지 병마가 찾아든 예도 심심찮게 있다. 2세인 한 회장은 대퇴부 무혈성 괴사증으로 인공관절 수술 등 여러 차례 수술대에 올랐고 큰오빠는 뇌출혈로 숨졌으며 작은 오빠 역시 협심증과 심근경색 수술을 받았으며 자매들도 피부병과 관절 통증으로 고생한다고 했다. 맏아들(28)도 선천성 뇌성마비로 종일 누워 지낸다고 했다. 2005년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특별법안을 발의했지만 17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18대 국회 들어 조진래 한나라당 의원이 다시 특별법안을 냈지만 여태껏 논의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읍내에 환우들의 쉼터인 ‘합천 평화의 집’을 열었다. 치료·요양시설을 마련할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땅 한 평 사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그나마 희소식은 건강이 상대적으로 나은 2세들이 위중한 2세들을 돌봐 병원도 다니고 집안 일도 돕는 시스템이 다음 달 중 도입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한국과 일본 정부가 가해 책임을 둘러싸고 논쟁만 벌일 것이 아니라 우선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놓고 나서 옳고 그름을 따져야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합천을 떠나 고속도로를 몇시간 달렸지만 그곳에서 머물렀던 시간이 던진 막막함으로부터 벗어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합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후원 계좌:국민은행 804201-01-184087 진경숙(한국원폭2세환우회)
  • [CEO 칼럼] 석유 종말 시대를 대비하자/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CEO 칼럼] 석유 종말 시대를 대비하자/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인류가 과연 석유 없이 살 수 있을까? 중동, 아프리카 등의 산유국에 진출해 수많은 해외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석유 고갈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더구나 풍부한 원유 자원을 바탕으로 막대한 재정을 운용하는 이 나라들에서 돈을 벌어 한국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자부하고 있는 터라 석유 없는 세상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수석기자 크리스토퍼 스타이너가 쓴 ‘석유 종말 시계’라는 책은 석유 생산이 급속히 줄어드는 가까운 미래의 암울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이미 우리 세대는 세계의 석유 생산량이 최고치에 달했다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피크 오일(Peak Oil)의 경계에 와 있다고 지적한다. 또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경제국의 산업화 가속과 급속한 소득증대에 따른 개인 승용차의 급증으로 석유 소비량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스타이너는 곧 석유 생산량의 급감과 자원 고갈에 따른 필연적인 유가 급등과 원유 고갈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모든 산업 생산품의 95%가 직·간접적으로 석유를 활용하고 있고, 심지어 농기계 등과 같이 먹거리를 생산하는 수단에서도 석유가 활용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가까운 미래에 갑자기 찾아올 석유 종말의 시대를 앞두고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인류의 경험과 지식의 종합예술이라고 하는 건설산업에서도 최근 새로운 에너지 개발과 활용, 에너지 절감기술에 대한 상용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시공한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인 시화 조력발전소가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세계에서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심한 우리나라 서해안의 자연조건, 달이 선사하는 축복이라는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조력발전은 석유 종말의 시대를 대비하는 훌륭한 신재생 청정에너지원으로 손색이 없다. 또 아파트 단지 내에서 태양열과 지열을 이용해 자체 사용하는 에너지를 생산하고, 에너지의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여 외부전력의 공급이 필요 없는 ‘제로 에너지(Zero-Energy) 아파트’ 기술의 개발도 한창이다.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정부도 2020년까지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그린홈 200만호’ 건설을 위해 각종 지원과 연구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일본대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고로 원전에 대한 인식이 다소 민감해져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또한 석유를 대신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풍력이나 태양열 발전이 청정에너지라고 하지만 아직 원자력에 비해 경제성과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유연탄과 석유 등을 이용한 화력발전이 전체 전기생산량의 50%가 넘는다. 때문에 경제성이 뛰어나고 화석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 발전은 우리 현실에 가장 적합한 전기발전 방식의 하나일 것이다. 새로운 청정 에너지원이 등장하기까지의 원자력을 대체 에너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철저한 안전시공과 운영이라는 대전제가 붙어야 한다는 것은 물론이다. 해양 석유시추기술의 지속적인 발전과 자원재활용 기술의 발전, 대체에너지 개발속도 등을 고려하면 아직 석유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많이 남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언젠가는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모두 에너지가 필요 없는 원시의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는 한, 현재 시점에서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친환경 신에너지 기술 개발에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미래 에너지 기술의 선점이야말로 석유종말 시대를 살아갈 다음 세대의 풍요를 약속할 선물이기 때문이다. 친환경 신에너지 기술 개발에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미래 에너지 기술의 선점이야말로 석유종말 시대를 살아갈 다음 세대의 풍요를 약속할 선물이기 때문이다.
  • 中, 보하이만 선박운항금지… 핵잠 방사능 누출說 등 난무

    中, 보하이만 선박운항금지… 핵잠 방사능 누출說 등 난무

    중국 당국이 4일 보하이(渤海)만 해역 내 9곳의 특정지역에 대해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 동안 선박운항 금지령을 내렸던 것으로 밝혀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랴오닝성 해사국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된 운항금지 해역은 북위 38~40도, 동경 119~121도 해역 9곳이다. 랴오닝성 해사국은 “군사임무 수행을 위해 선박운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위·경도상 확인된 운항금지 해역은 보하이만 중간수역과 보하이해협에 걸쳐 있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으로 시험운행을 앞두고 있는 바랴그함이 개조되고 있는 다롄(大連) 앞바다도 포함돼 있다. 다롄에서는 최근 최신형 핵잠수함의 방사능 누출사고설이 퍼지기도 했다. 돌연한 선박운항 금지 해역 설정에 온갖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군사임무 수행이라는 목적을 밝혔다는 점에서 신형 미사일 등의 발사훈련이나 해상 작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중국은 지난 2009년 초에도 랴오닝성 내 기지에서 서해상으로 신형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바 있다. 2005년에는 러시아와 보하이만 내에서 전쟁 상황을 방불케 하는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경우 국제기구에 선박운항 금지 등을 사전 통보해야 하지만 영해라는 점에서 자국 선박에 대해서만 운항을 금지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막바지 개조작업 중인 바랴그함의 시험운항 때문일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지만 바랴그함은 5일까지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바랴그함의 움직임을 매일 체크하고 있지만 정리작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을 뿐 아직 기동할 태세는 갖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소문으로 나돌고 있는 핵잠수함 사고설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보하이만과 보하이해협에 대해 8시간 동안 선박운항 금지령을 내린 뒤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한 핵잠수함을 수리를 위해 북해함대 기지가 있는 산둥성 칭다오(靑島)로 끌고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어 뉴스사이트 보쉰닷컴은 지난달 29일 다롄항에 정박해 있는 중국의 최신형 핵잠수함에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도했으며 이후 중국 인터넷에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네티즌들의 글이 쇄도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 정부의 핵 잠수함 사고설 확인 요청에 대해 “아는 바 없다.”는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기고] 원자력, 이성적인 접근 필요하다/강선구 한국전력기술 원자력본부장

    [기고] 원자력, 이성적인 접근 필요하다/강선구 한국전력기술 원자력본부장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발생한 지 넉달이 지났다. 원자력은 ‘실용적이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이미지에서 무시무시하고 위험한 ‘핵’으로 우리 머릿속에 각인됐다. 화력·태양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비용으로 생활에 꼭 필요한 전기를 공급해 주는 에너지원임에도, 인간 삶을 위협하는 두려운 대상으로 두드러지는 실정이다. ‘괴물 메기’ ‘거대 쥐’ ‘귀 없는 토끼’ 등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끔찍한 별명을 얻으며 막연한 두려움을 부추기고 있다. 또 사고 상황이 사실 그대로 전해지기보다 과장되게 부풀려지면서 공포심이 눈덩이처럼 커진 측면이 많다.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전기를 만들어 내는 원자력 기술자들이 프랑켄슈타인인 양 호도되고 있기까지 하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경제개발의 근간인 에너지문제를 해결하고자 원자력을 도입했고, 30여년 동안 원전기술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세계가 주목하는 원전 건설과 운영기술을 확보했고, 마침내 2009년 말 원전 강국들을 제치고, ‘47조원대 UAE 원전 수주’라는 쾌거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불과 1년여가 지난 요즘, ‘원자력은 무조건 두렵고 피해야 할 것’이라는 감성적 장벽이 두껍게 드리워진 것이다. 그러나 막연한 공포심에만 빠져 있을 순 없다. 원전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무조건적인 배격은 우리에게 아무런 실익도 주지 않는다. 물론 UAE 원전사업 수주라는 성과에 들떠 있던 것에서 깨어나, ‘원전 안전에는 사소한 것조차 결코 간과되어선 안 된다.’라는 명제를 겸허히 되새겨야 할 것이다. 현재 가동되고 있거나 건설 중인 원전의 종합적이고도 치밀한 점검을 통해 안전성을 한층 강화하고, 원전정책의 신뢰성을 높이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널리 퍼져 있는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한다. 국민과의 투명한 대화채널을 통해 이해의 틈새를 좁히는 것 또한 전문가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와 함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왜곡된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 상황을 제대로, 정확히 직시하는 태도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과정과 결과를 냉철하게 분석해 원자력기술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핵융합기술’(ITER) ‘중소형 원전’(SMR, SMART) ‘원자력 원천기술 개발’(Nu-Tech2012) 같은 미래형 기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형병원에선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이 방사능 치료를 통해 생명을 다시 얻고 있다. 암의 진단도 원자력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 이렇듯 원자력은 인간의 불치병을 치료해주고,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의 대안’이 될 가장 유용한 에너지원이다. 예기치 못한 천재지변으로 말미암은 사고 때문에 ‘감성적 트라우마’에 마냥 빠져 있기엔 가야 할 길이 매우 멀다. 프랑스 같은 선진국이 후쿠시마 사태에도 불구, 원전산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천명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무조건적인 반대와 막연한 불신은 우리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 세계가 한목소리로 평가하는 한국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던 ‘값싼 전기의 동력’인 원자력을 이제는 더 차분히 이해하고, 이성적으로 다뤄야 할 때다.
  • 자택 부엌에 ‘원자로’ 만들려 한 스웨덴 남성 체포

    자택 부엌에 ‘원자로’ 만들려 한 스웨덴 남성 체포

    한 스웨덴 남성이 자택 부엌에 자체제작한 원자로를 설치했다가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고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는 스웨덴 안겔홀름에 거주하는 리처드 한들(31)로 알려졌으며, 그는 취미로 이 같은 행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지난 6개월간에 걸쳐 만든 원자로 구축 과정을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소개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어 왔다. 10대 시절부터 핵물리학에 관심이 높았던 그는 이번 원자로 구축에만 950달러(약 100만원)의 비용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원자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들인 각종 원자력 발전 관련 물질들을 인터넷상에 공개해 왔다. 실제로 그는 지난 1일 블로그에 “(원자로 구축) 계획은 취소됐다. 방사능 안전당국이 집안 곳곳을 수색했으며 내가 사들인 방사능 관련기기 모두를 수거해 갔다.”면서 “내가 법을 어겼는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1일 현지매체 헬싱보리 다그블라드가 용의자와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그는 이 매체를 통해 “원자로는 성공적으로 설치 했지만, 전기를 생산하지는 못했다.”고 전하며 잠시동안 체포당했음을 나타냈다. 사진=해당 블로그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2억명 ‘웨이보 혁명’ 中대륙을 개조한다

    2억명 ‘웨이보 혁명’ 中대륙을 개조한다

    중국에 ‘웨이보(微博) 혁명’이 몰아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가입자가 폭증하면서 웨이보 자체가 거대한 유기체로 변해 사회를 움직이는 주체로 등장했다. 관영 매체들은 공직자들을 상대로 ‘웨이보 시대’의 도래를 전하면서 ‘웨이보 화법’을 배우라고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6311만명에 불과했던 웨이보 가입자는 6월 말 현재 1억 9477만명으로 반년 동안 무려 208% 폭증했다. 이런 성장세라면 지금쯤 2억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8월 중국 최대 인터넷포털인 신랑왕(新浪網)이 ‘신랑웨이보’ 시험판을 개설했을 당시 누구도 이런 성장세를 예측하지 못했다. 같은 해 말 웨이보 가입자는 겨우 800만명에 그쳤다. 24시간 뉴스채널 CNN이 1991년 걸프전쟁 생중계로 진가를 인정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웨이보는 고속철도 추돌 참사에서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신랑웨이보에만 2일 현재까지 1031만개의 추돌 사고 관련 단문이 쏟아졌다. 사고 발생 4분 후 열차 승객 위안샤오옌이 올린 ‘참상1보’는 순식간에 전파돼 구조작업을 이끌었다. 열차에 깔린 승객이 사고 발생 14분 후 구조 요청을 한 웨이보 글은 10만명에게 전파됐고, 2시간 후 그는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당국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철도부가 낱낱이 해부됐다. 서둘러 구조 작업 종결을 선언했다가 웨이보에 쏟아지는 의혹들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정부 비판에 소극적이던 정규 매체들도 이번에는 반기를 들었다. 웨이보의 힘이 컸다. 일부 기자는 당국의 지시로 삭제된 기사를 웨이보에 올리는 ‘모반’도 꾀했다. 중국 내에서 웨이보는 정규 언론이 다룰 수 없는 정보의 유통 통로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1일 웨이보에는 신형 핵 잠수함의 방사능 누출 사고 의혹 글이 폭발했다. 당국은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보하이만 해상 유전의 기름 유출 소식을 맨 처음 전했다. 묵묵부답이던 당국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한달 만에 사실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일 “웨이보에는 주석단(지도자들의 자리)이 없고, 개개인이 모두 마이크를 들고 있다.”면서 “공직자들은 평등한 대화, 솔직한 대화라는 웨이보 시대의 어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마음을 나누고 성실하고 솔직하게 만나야만 (웨이보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웨이보 시대를 맞아 고위 공직자들과 정부 기관들이 앞다퉈 웨이보 계정을 개설해 대응하고 있지만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유명 여배우인 야오천(姚晨)의 팔로어는 1000만명에 육박한다. 구글중국법인 사장을 지낸 리카이푸(李開復) 창신공장 회장의 팔로어는 600만명이다. 이들이 올리는 ‘140자’ 단문에 중국이 들썩인다. 하지만 웨이보에서는 당국의 검열이라는 치명적 약점이 존재한다. 최고 지도자 폄훼나 체제 위협 등 당국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글은 철저히 차단된다. 웨이보에서는 지금도 네티즌들과 당국의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서해 中핵잠수함 방사능 누출說

    서해 中핵잠수함 방사능 누출說

    중국 랴오닝성 다롄항에 정박한 중국의 최신 핵잠수함에서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가 났다는 소문이 중국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미국에 서버를 둔 뉴스사이트 보쉰닷컴은 지난달 29일 다롄항에 정박해 있는 중국 해군의 핵잠수함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으며 당시 중국 전자회사 기술자들이 전자 설비를 장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한 군사 전문 사이트도 중국군의 핵잠수함 2척이 함정 실험과 훈련용 기지로 활용되고 있는 다롄의 샤오핑다오 해군기지에 최근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정부와 중국매체들은 핵잠수함 방사능 물질 누출설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다루고 있지 않아 중국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누출설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방사능 공포 이후 불티나게 팔리는 십사일다시마

     일본 원전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들려오는 요오드와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의 검출 소식에 다시마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했던 3, 4월에는 소비자 불안심리가 가중돼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제품생산이 공급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5월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다시마를 ‘5월의 수산물’로 선정하면서 요오드외에도 풍부한 영양소가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건강식품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마는 80가지가 넘는 유기질과 무기질을 지닌 신비한 해초로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이같은 점이 재조명되면서 단순히 천연조미료로 사용되던 것을 넘어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다시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로리가 거의 없고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널리 활용된다. 또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과 알긴산, 라미닌 등이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내리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칼로리가 거의 없어 당뇨에도 좋은 수산물이라고 농림수산식품부는 밝혔다.    출처 : 와이즈푸드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 태풍 앞 日원전 “빗물 유입 막아라” 비상

    태풍 앞 日원전 “빗물 유입 막아라” 비상

    일본 열도가 태풍 ‘망온’(MA-ON)으로 초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지역도 태풍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여 방사성물질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에 날아올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온다. 태풍 망온은 19일 일본 규슈 남부에 상륙하면서 강풍을 동반한 폭우를 쏟아붓고 있다. 고지현 우마지무라에서는 1100㎜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최대 풍속은 초속 40m, 최대 순간 풍속은 55m나 된다. 태풍 망온은 큰 비와 폭풍을 동반한 채 간사이와 간토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서도 강우량이 1000㎜를 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태풍은 20일 시코쿠 지방 남단에 상륙한 뒤 21일 대지진 피해 지역인 동북부를 거쳐 태평양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방사성물질이 바람을 타고 일본 전역과 주변 국가로 확산되는 등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쿄전력은 이날 후쿠시마 원전 3호기의 터빈 건물 지붕에 사고로 뚫린 구멍을 철판으로 막아 빗물의 유입을 방지하는 작업을 벌였다. 대지진 이후 이어진 수소폭발로 생긴 구멍을 통해 빗물이 원전으로 흘러들어가면, 건물내 방사성물질이 섞인 물의 양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1~4호기 원자로 건물과 터빈 건물의 문과 덧문 부근에 모래주머니도 쌓았다. 또 방사능 오염수를 저장 수조에 담는 ‘메가 플로트’ 작업도 일시 중단했다. 높은 파도로 호스가 바다에 휩쓸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원전 건물 지하의 오염수 수위는 지표면까지 상당히 여유가 있는 상태”라면서 “빗물이 유입되더라도 원자로 건물에 오염수가 넘쳐날 위험성은 적다.”고 밝혔다. 태풍 망온은 한국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독일 기상청이 만든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1일 0시쯤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 대부분을 뒤덮을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청은 태풍에 동반된 비 등의 영향으로 방사성물질이 공기 상층까지 확산해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하층 기류 역시 망온의 진로에 따라 일시적으로 동해로 확산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유희동 예보정책과장은 “태풍은 바람이 바깥에서 안으로 감싸는 특징을 갖기 때문에 독일 기상청 모델처럼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로 확산돼 넘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독일 기상청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6차례나 일본 방사성물질이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발표했지만 매번 틀렸다.”고 밝혔다. 그는 동풍으로 인한 방사성물질의 유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본 방사성물질이 태풍 바깥으로 확산된다고 해도 빗물에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김동현기자 jrlee@seoul.co.kr
  • 세균으로 방사능 오염 막는다

    세균으로 방사능 오염 막는다

    물에 녹은 상태의 방사성물질인 우라늄을 특정 세균이 결정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이를 활용할 경우 우라늄으로 인한 토양·수질 오염을 막을 수 있고, 순도가 높은 우라늄 결정을 다시 얻을 수도 있는 기술이어서 주목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허호길 교수 연구팀이 슈와넬라균이 물에 녹은 ‘우라늄 6가 이온’을 자신의 껍질에 결정 형태로 붙여 10억분의1미터인 나노미터(㎚) 수준의 매우 가는 실(나노와이어)을 생성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슈와넬라균은 흙·물 등에 존재하는 일반적인 박테리아로, 주위에 산소가 부족할 경우 우라늄·철 등의 이온을 이용해 전자를 교환하며 호흡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허 교수는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미생물을 통해 방사능 오염을 막거나 친환경 공정을 거쳐 우라늄을 생산 또는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영국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화학 분야 저명 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 6월 1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원전만 없었더라면…/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열린세상] 원전만 없었더라면…/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지난 6월 10일 일본의 소마(相馬)라는 농촌에서 50대 낙농가가 자살했다. 방사능 유출사고를 낸 후쿠시마(福島)제1원자력발전소의 30㎞권역 밖이었다. 농촌 총각은 필리핀 아가씨와 결혼하여 두 자식을 두었다. 대출을 받아 축사도 다시 짓고 젖소 치는 일을 전부로 이제 살아보자고 하는 때였다. 그런 그에게 방사능이란 보이지 않는 비수가 폐부에 꽂혔다. 키우던 젖소의 우유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다. 아내는 아이 둘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외로움과 경제적인 어려움, 심신의 피로는 농부의 기력을 잃게 했으며 죽음으로 몰고 갔다. 그가 할 수 있었던 저항이란 퇴비 곳간의 합판에 쓴 ‘원전만 없었더라면….’이란 절규 섞인 유서가 전부였다. 도쿄(東京)전력이 자살로 밀어버렸고 국가는 그의 자살에 싸늘했다. 3·11 동일본 대재해가 일어나자 AC재팬(구 공공광고기구)은 ‘모두 함께!’,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등의 문구로 TV방송을 도배했다. 그런 문구는 농촌 신랑의 파인 상처를 어루만질 수 없었다. 그의 주검이 원전 폐기 운동의 단초가 되나 싶었는데 사회는 아랑곳없었다. 싸늘한 사회를 덥히기에는 전력기업의 독점과 지역의 이기심이 너무 차가웠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사회 분위기에 젖다 보니 스스로 나서는 움직임은 무뎌졌다. 주체적 개인은 묻혀 버렸고 또 무력해졌다. 농촌 신랑의 절규는 항의데모 하나 유발하지 못한 채 죽은 씨앗으로 묻혀 버렸다. 시민혁명 없이 이뤄온 민주주의의 취약성이 정체를 드러냈다. 일본 관료와 정치가는 이런 개인의 속성을 잘 알고 있었다. 지역을 10개로 분할하고 10개 전력회사가 전력공급을 나눠 갖는 지역독점을 만들었다. 재해지역인 도쿄전력과 도호쿠(東北)전력은 전체 전력판매의 42.1%를 차지하는 공룡이었다. 지역 간 상호 송전도 인정하지 않았고, 원자력발전소 건설 입찰도 공개경쟁이 아닌 일본기업만의 제한입찰로 일관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이나 그 상위관청인 경제산업성은 도쿄전력과 한통속이었다. 도쿄전력이나 그 관련단체는 퇴임관료 낙하산 인사의 착지점이었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감시하라 맡긴 격이었다. 사회적 악영향을 끼치는 기업을 제재하는 국가지도자의 리더십도 발휘되지 못했다. 원전은 재정확보 수단이라는 지역이기심의 산물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을 맞은 일본이었지만 원전이라는 빠르고 강력한 에너지원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원전 건설 자치단체에는 전원입지지역대책교부금, 전원개발촉진세, 핵연료세, 고정자산세 등의 사탕(재정 확보)을 제공했고, 자치단체는 그 사탕을 잘 받아 먹었다. 예컨대 사가현의 겐카이초(玄海町)는 원전 관련 재정수입이 마을 예산(57억엔)의 69.7%에 이를 정도이다. 막대한 원전관련 교부금의 약발이 떨어지면 몇 년 후 2호기 건설, 또 몇 년 후 3호기 건설을 용인하며 증설해 온 것이 일본의 원전이다. 후쿠시마 원전도 그렇게 6호기까지 건설되었다. 이런 경위로 건설한 원전은 전국에 54기에 이르렀고 원자력에너지 의존도도 3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원전사고만 없었더라면’ 일본은 대지진 피해복구나 부흥을 착실히 진행한다고 너나없이 경이로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을 것이다. 3·11 대재해는 동일본 지역 생산시설의 파괴로 공급제약을 가져왔다. 와세다대학의 노구치 유키오 교수는 해결책으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의 상당부분을 간사이(關西)지방으로 이동시키고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서비스업의 상당부분을 간토(關東)지방으로 이동시킬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정해진 생활터전으로부터의 이동을 꺼려하는 일본인의 속성으로 보면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원전사고만 없었더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하였을까? 경제학은 돈으로 나타내지 못하는 심신의 피로나 기력의 쇠진으로 인한 괴로움을 담아내지 못한다. 마음의 불편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 맹점이다. ‘원전사고만 없었더라면’ 버둥대며 살던 착한 농촌 신랑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경제학의 허구를 반성해 본다.
  • “물에 녹은 상태의 방사성 물질 우라늄, 특정 세균이 결정화”

    물에 녹은 상태의 방사성 물질 우라늄을 특정 세균이 결정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이는 우라늄에 따른 토양·수질 오염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순도 높은 우라늄을 다시 얻을 수 있는 기술이어서 주목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허호길 교수 연구팀이 슈와넬라(Shewanella)균이 물에 녹은 ‘우라늄 6가 이온’을 자신의 껍질에 결정 형태로 붙여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매우 가는 실(나노와이어)을 생성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슈와넬라균은 흙·물 등에 존재하는 일반적인 박테리아로, 주위에 산소가 부족한 경우 우라늄·철 등의 이온을 이용해 전자를 교환하며 호흡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산도 등 일정 조건을 맞춰주자 슈와넬라균의 호흡에 이용된 ‘우라늄 6가 이온’이 물에 녹지 않는 ‘우라늄 4가 이온’으로 바뀌어 슈와넬라균 껍질에 남고, 이 ‘우라늄 4가 이온’이 일종의 ‘씨앗’ 역할을 해 ‘우라늄 6가 이온’으로 이뤄진 나노와이어가 만들어졌다. ’우라늄 4가 이온’을 중심으로 나머지 주위의 ‘우라늄 6가 이온’들이 결정 형태로 길게 실 모양으로 달라붙은 것이다.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은 자연 상태에서 쉽게 산소 등과 만나 우라늄 이온으로 바뀌는데, 우라늄 6가 이온의 경우 물에 녹는 수용성인 반면 4가 이온은 물에 녹지 않는다. 우라늄 6가 이온은 ‘안정’ 상태 우라늄의 맨 바깥쪽 궤도 전자 수보다 6개가, 4가 이온은 4개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슈와넬라균을 통해 물에 녹은 우라늄 6가 이온을 물에 녹지 않는 실 모양의 결정 형태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우선 우라늄 6가 이온으로 오염된 흙이나 물에 이 균을 넣고 침전 등의 거쳐 우라늄 6가 이온 결정만 분리하면 방사능 오염을 막을 수 있다. 높은 순도의 우라늄을 다시 얻거나 생산하는 데 같은 원리가 이용될 수도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사설] 日 의원들 울릉도 말고 후쿠시마 가라

    독도와 관련한 일본의 못된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심심하면 표출되는 고질이 또 도진 듯하다. 일본의 제1야당인 자민당의 ‘영토에 관한 특명 위원회’는 소속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추진키로 했다. 신도 요시타카 특명위원회 위원장 대리는 “한국 측이 왜 일본인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을 하는지 직접 확인하겠다.”면서 “다음 달 2일과 3일 다른 의원 3명과 함께 울릉도를 시찰하겠다.”고 밝혔다.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울릉도의 독도박물관을 찾아 한국이 어떻게 독도를 실효지배하고 있는지 알아보려는 의도에서다. 자민당 의원들이 불순한 동기로 울릉도 방문을 공개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자민당이 독도와 관련해 고약한 행동에 나서는 목적은 대한항공이 지난달 16일 인천~독도 구간에 세계 최대 여객기인 에어버스 A380기(機)를 투입해 시범 비행한 것에 대한 시위용이다. 이에 앞서 일본 외무성은 직원들에게 다음 달 18일까지 한달간 공무상 대한항공을 탑승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일본 정부와 정계 모두 한통속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간 나오토 민주당 정부보다 자민당이 독도문제에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내비쳐 왔다. 한국 땅에서 한국 국적기가 무엇을 하든 일본이 시비를 걸거나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일본 의원들은 남의 나라 땅에 욕심을 내며 울릉도에 올 게 아니다. 한가하게 ‘쇼’나 하지 말고 그럴 시간이 있으면 3·11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전사고가 난 후쿠시마로 날아가 아직도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로하는 게 도리다. 일본에는 식료품 방사능 오염 파문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정계는 독도를 국제분쟁지역으로 만들겠다는 망상을 당장 접어야 한다. 정부는 독도에 대한 대응에 적극적이면서도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 미적거려서는 안 된다. 정신 나간 일본 의원들이 울릉도 땅을 밟게 해서는 결코 안 된다.
  • [씨줄날줄] 우기(雨期) 패션/이춘규 논설위원

    폭우의 계절 우기(雨期)다. 우기 패션 기세가 등등하다. 화려한 장화에 레인코트를 입거나 우산을 받쳐든 젊은이들이 우중충한 거리를 한결 밝게 해준다. 아이들의 꿈과 모험을 그린 명작동화 ‘하늘을 나는 장화’ 시절 얘기와는 다르다. 슬픈 영화 ‘셰르부르의 우산’에 나오는 깜찍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비 패션을 뺨치는 아름다운 우기 패션 경쟁이 펼쳐진다. 아이들에 이어 젊은 여성들, 그리고 최근에는 중년 이후 여성들 사이에서도 대인기다. 미국과 일본을 거쳐 수년 전 한국에 상륙한 우기 패션. 그중에서도 형형색색 개성이 넘치는 장화들이 우기 패션을 선도한다. 레인코트와 장화, 겉옷과 장화의 무늬를 일치시킨 패션은 우아함을 더해 준다. 장화의 종류도 진화하고 있다. 비 오는 날은 물론이고 햇빛 나는 날 굽 높은 장화도 자연스럽다. 1만~2만원대에서 20만원대 이상 고급제품까지 다양하다. 비포장도로가 많던 1970년대 전후 농어촌의 생필품, 검정 장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나막신 모양의 크록스샌들도 우기 패션 열기에 일조했다. 소재가 가볍고 앞부분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물이 잘 빠지기 때문에 우기에 편하다. 어린이와 여성은 물론 남성들도 찾는다. 초경량 합성수지로 만들어 신는 사람의 발모양대로 변해 마술 신발이라고도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휴양지에서 신어 ‘촌티 패션’으로 유명해졌다. 북미와 유럽, 일본에서 최고의 유행 상품이 된 뒤 우리나라도 휩쓴다. 올해 우기에는 방사능 패션도 인기. 지난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가 나면서 비가 올 때 방사능비가 우려되자 이를 피하기 위한 패션이란다. 일반 비옷보다 넓고 길며, 장화도 더 길다. 빗방울이 한 방울도 새지 않도록 했다. 빗물을 피하기 위해 망토 모양으로 제작한 것도 나왔다. 소재는 방사성물질을 막아주는 비닐이다. 지나친 법석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패션감각도 살리고 방사능도 막아줘 일석이조다. 통계로도 우기 패션 시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기 패션 용품 열기가 뜨겁다. 혹시 내릴지 모를 방사능비를 우려한 심리와 상승작용했단다. 한 대형마트는 레인코트와 장화가 각각 70%대의 매출 신장을 보였다. 다른 대형마트에서도 최근 한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장화 판매가 100% 이상 늘었다. 재래시장에서는 저가장화가 인기다.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며 장마현상이 약해지고 우기가 나타나자 때맞춰 패션도 진화하고 있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태양에 몸 던져 ‘자살하는 혜성’ 최초 포착

    태양에 몸 던져 ‘자살하는 혜성’ 최초 포착

    태양에 근접이동 하던 혜성이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장렬하게 최후를 맞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과학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태양활동을 관찰해온 미국 항공우주국의 태양관측우주선(SDO)이 지난달 6일 포착한 우주사진에는 혜성이 태양 서쪽 끝에서 순식간에 긴 꼬리를 끌며 빨려 들어가다가 밝은 빛을 내며 폭발하는 장면이 담겼다. 고더드 우주비행센터(GSFC)의 알렉스 영 박사는 “태양의 근접궤도를 이동하던 혜성이 약 15분 만에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열과 방사능으로 완벽하게 증발되면서 우주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며 “이런 영상은 역대 최초”라고 감탄했다. 사실 혜성이 태양의 강한 중력에 이끌려 최후를 맞는 일은 우주에서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일련의 과정이 생생히 영상으로 담긴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스페이스 닷컴은 확인했다. 여러 과학자들은 ‘태양 쓰나미’, ‘어둠의 불꽃놀이’ 등으로 이번 현상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폭발로 태양에는 지구보다 더 큰 규모의 영역에까지 영향이 이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우주의 자살’로 의도치 않은 장관을 연출한 이 혜성은 태양 가까이 접근하는 특징을 가진 크로이츠 혜성군(Comets of Kreutz)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스페이스닷컴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경주 신월성 원전 1호기 건설현장 르포

    경주 신월성 원전 1호기 건설현장 르포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원전에 대한 공포와 방사능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부쩍 커졌다. 그럼에도 원전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원전은 연료 가격이 저렴하고 발전원가에서 차지하는 연료비가 13%(화력은 72%)밖에 되지 않는 뛰어난 경제성을 자랑한다. 오는 12월 본격적인 상업운전(전기를 생산하는 단계)을 앞둔 경북 경주 신월성 원자력 발전소 1호기 공사현장을 둘러봤다. 신월성 원전 공사현장 관계자는 10일 ‘한국형 원전’인 신월성 원전 1호기의 안전성을 몇 차례나 강조했다. 신월성 원전 1·2호기는 거가대교 공사를 통해 인정받은 침매함 공법 등 대우건설의 신기술·신공법이 적용된 대표적 ‘한국형 원전’이다. 공사는 주간사인 대우건설(지분 51%), 삼성물산(35.5%), GS건설(13.5%)이 맡았다. 1호기 공정률은 현재 98%로 핵연료 장전 직전과정에 있다. 2호기의 공정률은 90%다. ●별도 증기발생기 원자로내 설치 신월성 원전은 기본적으로 원자로 바로 아래에서 리히터 규모 6.5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해수면보다 10m 이상 높은 지대에 자리하고 있어 대형 해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별도의 증기발생기가 원자로 내에 설치됐다. 이 증기발생기가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오염된 증기를 한 차례 걸러서 깨끗한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가압경수로형을 채택,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오염된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비등경수로 방식의 후쿠시마 원전과는 차별화된다. 그 때문에 지진과 같은 외부의 충격에 의한 원전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증기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또 사용후 핵연료를 원자로와 같은 건물에 저장해 피해를 키웠던 후쿠시마 원전과는 달리 신월성 원전은 원자로 건물이 아닌 별도의 시설에 사용후 핵연료를 따로 저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우건설은 1호기 내 모든 설비의 시운전을 마치는 대로 12월 177개 핵연료를 원자로에 장전하고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수소 제거 설비 21개로 확충 유홍규 대우건설 현장소장(상무)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162층·828m)에 들어간 콘크리트가 32만㎥ 정도인데 신월성 1·2호기에는 62만 5000㎥의 콘크리트가 투입됐고, 그 안에 철근 4만 6000t이 들어갔다.”면서 “원자로 내부에서 수소 폭발, 외부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아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또 후쿠시마원전 사고 후 안전 설계도 한층 강화됐다. 비상 시 전원 공급을 위해 비상 발전시설은 물론 내부의 배터리, 이동용 차량에 설치된 비상용 디젤발전기 등 3단계 전력 공급 장치를 뒀다. 또 수소 폭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수소 제거 설비를 6개에서 21개로 늘렸다. ●시간당 100만㎾ 전기 생산 유 상무는 “신월성1·2호기는 세계 어느 나라 원전보다 안전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졌다.”면서 “일부에서 제기하는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우리 기술로 깨끗하게 해결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시간당 100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신월성 원전 1호기는 오는 연말에, 2호기는 2013년 1월에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경주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반핵’ 앞장 선 폴링의 주체적 삶 오롯이

    노벨상 수여는 1901년부터 시작됐으니 110년의 역사을 갖고 있다. 누군가는 단 한 번의 영광조차 간절한가 하면 두 번씩 받은 이도 있다. 이제껏 딱 네 명뿐이다. 퀴리 부인으로 잘 알려진 마리 퀴리, 존 바딘, 프레드릭 생어, 그리고 라이너스 폴링이다. 모두 물리학자 또는 화학자로 해당 분야에서 쌓은 각기 다른 업적을 인정받은 결과다. 단 한 명의 예외가 있다. 라이너스 폴링(1901~1994)이다. 그는 20세기 화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저서 중 하나로 꼽히는 ‘화학 결합의 본질, 분자와 결정 구조’로 1954년 노벨화학상을 받았고, 냉전의 복판을 살며 ‘공산주의자’라는 매카시즘적 비난을 무릅쓰고 원폭 반대, 핵실험 반대 운동을 펼친 공로로 196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라이너스 폴링 평전’(테드 고어츨·벤 고어츨 지음, 박경서 옮김, 실천문학 펴냄)은 결코 실험실에만 머물지 않은 화학자이면서 적극적인 사회적 행동을 펼친 폴링의 삶을 꼼꼼하고도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순수과학은 직접 의도하지 않더라도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고 이바지한다. 그러나 치열한 현실과 대면하며 실천적 지성의 형태를 띠기란 쉽지 않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운영한 731부대의 잔혹한 생체실험을 진행한 의학자, 생물학자들이나, 이 연구 결과를 그대로 가져가 생화학무기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 미국의 과학자들에게는 ‘순수한 연구 열정’만이 가득했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노벨, 원자폭탄 제조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아인슈타인 등 역시 과학이 현실 정치와 불화했던 또 다른 대표적 사례다. 폴링의 삶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미국 포틀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2차 세계대전을 끝맺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를 보며 과학자로서의 양심과 사회적 책임을 절실히 느껴 반전 운동을 결심한다. 아인슈타인이 의장으로 있던 핵과학자 비상위원회에 가입해 핵무기 사용을 반대하는 주장을 펼쳤고, 전 세계 과학자 1만 1000명에게 편지를 보내 핵실험 금지 서명을 받아냈으며, 핵실험에 의한 방사능 낙진 위험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 미국 정부로부터 여권 발급이 거부됐고, 공산주의자 색출 명목으로 미 상원에 소환되는 등 혹독한 시련을 겪기도 했다. 미국에서 매카시즘 광풍의 희생양이 됐을 뿐 아니라 소련에서도 비난을 받아야 했다. 소련의 핵실험 또한 거세게 비판한 탓이었다. 냉전의 기운이 걷히고 미·소 핵협정이 이뤄지자 폴링의 반핵운동은 비로소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소련의 최고훈장인 레닌상까지 받게 됐다. 사실 그는 ‘비타민C의 아버지’로 더 유명하다. 그는 ‘비타민C가 암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주장하며 미국 전역에 비타민C 신드롬을 일으켰다. 과학자로서의 삶과 연구 내용을 비로소 대중적이면서도 공공적인 부분에 직접적으로 접목시킨 것이다. 평전은 고어츨 가문에서 3대에 걸쳐 30년 동안 자료를 모으고 취재하며 쓴 ‘폴링 평전의 정본’으로 통한다. 2만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웅진코웨이 정수기 판매 30% 늘어

    본격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구제역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흘러 나와 지하수를 오염시킨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매몰지 주변에 생수 공장이 들어서 있는 경우도 있어 생수조차 마음 놓고 사 먹지 못하는 상황에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불안한 마음에 정수기를 설치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생활환경가전기업 웅진코웨이는 올해 방사능 및 구제역 등으로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올 1~5월 정수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구제역 매몰지를 포함한 지방 도시에서 특히 정수기 수요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웅진코웨이 정수기의 핵심 기술인 역삼투압 방식의 ‘RO(Reverse Osmosis) 멤브레인’ 필터가 실제 마시는 물 속의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이 필터는 머리카락 굵기 100만분의1 수준의 기공으로 이뤄져 있어 중금속, 바이러스, 미생물, 유기물 등을 99.9% 제거할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기고] 정부조직 진단·컨설팅은 ‘경계병 딱따기’/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기고] 정부조직 진단·컨설팅은 ‘경계병 딱따기’/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요오드, 세슘, 스트론튬 등 낯선 원소의 이름이 대중에게 회자되고 있다.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해일과 원전사고는 천재(天災)이지만, 방사능 유출과 확산은 인재(人災)에 가까워 보인다. 9·11테러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정부 운영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듯이 일본 정부도 커다란 변화의 요구에 직면할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재난대응체계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마저도 이러할진대, 증가하는 재난과 위기, 급속도로 변하는 모바일 혁명 등 기술 환경의 변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 재난과 기술변화를 관리하고 대응해야 할 정부 조직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 그래서다. 늑대의 위협을 내다보고, 지금의 울타리는 늑대를 막기에 부적절하니 개·보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누군가가 있어야 하는데, 정부 내에서 이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정부 조직진단·컨설팅이다. 한 부처가 다른 부처를 컨설팅한다는 것이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선진외국의 정부기관에서는 직무분석 등의 컨설팅을 다른 기관을 위하여 수행해 주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정부조직들 중 컨설팅을 받은 기관들은 외부 용역을 한 것보다 훨씬 낫다고 입을 모은다. 그 이유는 컨설팅이 철저히 삼각 협업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즉, 정부 내 조직담당 부처와 컨설팅 대상기관 그리고 외부 전문가 등이 함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이고 수용 가능한 대안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협업 컨설팅 방식을 먼저 활용한 곳은 농촌진흥청을 비롯하여 국립중앙과학관 등 대국민 접점에 있는 기관들이다. 이들 기관은 컨설팅 이후, 성공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청장과 직원들이 함께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고 토론하는 ‘황당무계’라는 소통 프로그램을 도입하였고, 간부식당도 세미나와 토론을 위한 장소로 탈바꿈시켰다. 그 결과, 농산물 산업화 및 식량 전쟁 대비 전략을 고민하고, 민간경제연구소 수준 이상의 보고서도 발간하여 호응을 얻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의 경우, 창의적 과학 체험활동, 찾아가는 과학 전시 등 고객중심의 사업 개발로 관람객이 1년 새 75만명에서 88만명으로 17.3% 증가하였다. 최근에는 기상청에서 지진·해일, 화산 폭발 등 대규모 자연재해 대응 전략 개발을 시작하였고, 여러 부처에서 이미지 개선,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을 의뢰하고 있어 컨설팅의 인기가 상승 중이다. 미국의 사회생물학자인 레베카 코스타는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이 너무 복잡해서 문제 해결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고 진단한다. 벤처 스타일의 도전과 변화만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역설하며, 자신의 책을 다가오는 외부 위협을 알려주는 ‘경계병의 딱따기’ 소리에 비유했다. 자연재난, 경제위기 등 점증하는 위기상황에서 고민하는 여러 나라의 정부를 보며, 우리 정부의 진단·컨설팅도 ‘경계병의 딱따기’ 같은 역할을 잘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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