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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트럼프의 G7 초청…文대통령에 가장 먼저 전화”(종합)

    靑 “트럼프의 G7 초청…文대통령에 가장 먼저 전화”(종합)

    청와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주요 7개국(G7) 확대 정상회의를 위해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 4개국을 특별 초청한 가운데 이중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G7 이외에 4개국 한국과 러시아, 호주, 인도 등 4개국의 참여 확대 의사를 밝힌 뒤 가장 먼저 전화를 건 곳이 문 대통령이었다. 한국의 발표로 G11 또는 G12 확대를 공식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이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를 G11이나 G12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G7 체제는 전 세계적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며 “G7에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미 정상은 4개국 외 브라질을 포함 시키는 G12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상 간의 통화는 약 15분간 이뤄졌다. 청와대 “일회용, 일시적 성격 아니다” 강 대변인은 “추진되는 일정대로 문 대통령의 방미가 성사되면 이는 G7의 옵서버 자격으로 가는 일회용, 일시적 성격이 아니다”며 “G11 또는 G12라는 새로운 국제체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G20에 가입한 것도 외교적 경사라는 평가를 받았듯 G11 또는 G12 멤버가 될 경우 우리나라의 국격 상승과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가 미국의 중국 견제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일각에서는 한·중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한국의 G7 확대 정상회의 참석으로 중국이 반발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 통화 전 트럼프 대통령의 G7 확대 정상회의 초청에 대해 전달받은 뒤 “조금도 회피할 필요가 없다. 환영할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G7에 초대한 것에 대해 “아시아 유일의 G7 정상회의 참가국이라는 일본의 의미가 옅어질 수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산케이 신문도 한 외무성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우선은 한국을 아웃리치(초청국)로 하자는 것 아닌가 한다”고 관측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불법주차 차주에 ‘260만원’ 벌금 폭탄 안긴 中당국

    불법주차 차주에 ‘260만원’ 벌금 폭탄 안긴 中당국

    중국 정부가 불법 무단 주차 차량에 대해 벌금 폭탄을 부과키로 해 논란이다. 중국 광둥성 정부는 최근 선전시 롱화취 공터에 무단 주차돼 있던 차주에 대해 1만 5000위안(약 26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28일 밝혔다. 선전시 정부는 이번 불법 주차 차량 벌금 부과 사례에 대해 ‘선전경제특별구 녹화조례’ 제 416조 5항 규정에 따라 주차 위법 차량에 대해 차량 크기와 비례한 벌금을 지속적으로 부과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순찰 중이던 관할 파출소 직원에 의해 적발된 해당 차량이 차지한 녹지는 가로 3m, 길이 10m로 총 면적 30평방미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파출소는 해당 차주에 대해 1평방미터 당 500위안(약 8만 7천 원) 기준의 벌금을 부과, 총 1만 5000위안 상당의 벌금을 요구한 상태다. 그린벨트 지역에 불법 주차된 차량의 경우, 10분 이상 주차 시간이 지체될 경우 이 같은 벌금 부과 대상이 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실제로 이번에 벌금을 부과 받은 해당 차량의 경우 시정부 소유의 공터에 10분 가량 불법 주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액의 벌금을 부과받은 해당 차주는 불법 주차 논란과 관련해 “1시간 운전 후 약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만 주차한 것인데 벌금 금액이 너무 무겁다”고 불평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전시 관할 파출소 측은 이번 벌금 부과 사례에 대해 “선전시는 중국 전역에서 약 6번째로 문명도시 건설 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곳”이라면서 “간선도로 갓길에서의 불법 주차와 그린벨트 녹지 부지에서의 불법 주차 사례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처벌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차주는 1만 5000위안 상당의 벌금 외에도 그린벨트 지역에서의 불법 주차 행위를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28시간에 달하는 교통안전상식교육을 의무적으로 수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당국의 강경한 방침에 대해 현지 누리꾼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매일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에 발생하는 러시아워 중에 아파트 단지 입구와 회사 주차장 입구를 보란 듯이 막고 있는 불법 주차 차량 탓에 불편을 겪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번 벌금 폭탄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사례가 될 것이다’, ‘베테랑 운전사라면 누구나 녹지 구역에 불법 정차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했을 것이다. 요행을 바라고 불법 주차한 차주에 대해 폭탄 벌금은 당연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여기는 중국] 28년 전 구매한 내 집, 누군가 살고 있다?

    [여기는 중국] 28년 전 구매한 내 집, 누군가 살고 있다?

    중국에서 아파트 한 채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를 두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유력언론 ‘중화망’(中華網)은 17일 광둥성(广东) 선전시(深圳) 소재의 아파트 한 채를 두고 두 명의 주인이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92년 5월 19일 부동산 업체 ‘헝지디찬’(恒基地产)으로부터 아파트 한 채를 매입한 장 모 씨는 무려 28년 만에 해당 주택을 방문했다. 그러나 집 내부에는 장 씨가 모르는 일가족이 거주하고 있었다. 144평방미터 크기의 아파트는 1992년 당시 장 씨가 33만 2000위안(약 원)에 분양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해당 주택의 매매 시가는 최소 680만 위안(약 11억 8천만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도에 따르면 과거 문제의 주택을 구입했던 장 씨 가족은 중국 상하이를 기반으로 다수의 국가에서 무역업을 하며 잦은 이주 생활을 반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주택을 구매한 이후에도 줄곧 빈 집으로 방치했던 것. 하지만 최근 장 씨 일가족은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귀국, 무려 28년 만에 장 씨 소유의 선전 시 소재 주택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초 자신의 주택을 찾은 장 씨와 그의 딸 샤오장 양은 주택 소유자인 장 씨도 모르는 사이에 주택에 입주해 거주하는 일가족을 발견했다. 더 큰 문제는 이 주택을 점유한 일가족들은 스스로를 아파트 소유자라고 주장해 실제 소유권자가 누구인지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더욱이 점유자 일가족 역시 불과 몇 년 전 주택 구입 시 수령한 부동산 소유 증명서를 소지, 자신들이 주택의 진짜 소유자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당시 자신들에게 해당 주택을 판매한 부동산 업자 A씨로부터 적법한 부동산 증서를 확인하고 전달받았다는 등 주택 구입 시 발급됐던 다수의 문서를 물증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들 점유자 일가족들은 앞서 자신들에게 주택을 판매했다는 부동산 업자 A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로 연락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아파트 인근 거주민 B씨는 ‘가짜’ 문서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신을 이번 사건과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웃 주민 B씨는 “점유자 일가족이 해당 아파트에 입주할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굳게 잠긴 자물쇠를 무단으로 부순 뒤 입주했다. 그 후로 줄곧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부동산을 적법하게 구매했다는 증거는 위조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언론에 증언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은 장 씨는 현재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장 씨를 대신해 이번 사건을 현지 언론에 제보한 그의 딸 샤오장 양는 “아버지는 이번 일로 인해서 큰 충격을 받고 병원에 몸 져 누웠다”면서 “현재 원활한 의사소통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은 현지 유력 방송국 ‘선전광뎬’(深圳广电)의 ‘제1현장’(第一现场)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에 공개됐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샤오장 양은 “지난 1992년 부동산 업체 ‘헝지디찬’(恒基地产)로부터 주택을 구입했다. 하지만 그 때의 자료를 증명해 줄 수 있는 해당 업체는 이미 ‘바오안그룹’(宝安集团)로 인수된 상태”라면서 “원활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현재 주택을 점유하고 있는 분들이 협조해준다면 지금까지 주택에 거주했던 비용에 대해서는 일체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만약 부동산에 대해 끈질기게 실제 소유권을 주장할 경우 결국 공안국에 신고 조치할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현 점유자들은 이렇게 될 경우 반드시 과거에 집을 무단으로 점유하면서 발생시킨 월세 등의 비용까지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데스크 시각] ‘한국의 키신저’, 다음을 고민할 때/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국의 키신저’, 다음을 고민할 때/임일영 정치부 차장

    “북핵 위기와 우리의 안보 상황에서 외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안보 개념이 더 확장적이고 종합적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2007년 5월 21일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이 1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전 제네바대사를 임명했을 때 다수가 의아해했다. 외교 현장을 떠난 지 10여년이 지났고, 주미대사나 북한 경험이 없는 ‘통상 전문가’여서다. 박근혜 정부의 김장수·김관진 실장은 군 출신이었기에 특히 보수진영에서 우려를 쏟아냈다. 안보를 국방의 틀로 바라본 과거 정부와 생각이 달랐기에 가능한 선택지였다. 문 대통령은 안보와 외교를 동전의 양면으로 봤다. 당시 외교지형은 박근혜 정부가 엎질러 놓은 난제들로 난맥상이었다. 북핵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안보와 외교·경제가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외교 다변화를 구상했던 문 대통령은 정 실장을 적임자로 판단했고,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2018년 ‘한반도의 봄’의 주연은 남북미 정상이었지만, 정 실장도 정상들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8년 3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난 직후 백악관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알린 것도 그였다. 앞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남북 정상회담에 합의했고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방북·방미 성과를 공유했다. ‘한국의 키신저’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즈음이다. 올 들어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봄, 시즌2’를 위한 발걸음을 떼려 한다. 지난해 2월 하노이에서 김 위원장이 모든 ‘패’를 내놓고도 빈손으로 돌아간 뒤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되살리려면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미가 새로운 변곡점을 찾기 어려운 11월 미국 대선까지 기다리지 않고, 하노이 이후 바뀐 패러다임에 걸맞은 새 접근법을 찾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머지않아 정 실장의 ‘아름다운 퇴장’과 시즌2를 이끌 새 조타수를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도 된다. 후임은 북이 대화 상대로 존중할 존재감을 갖춘 동시에 제재라는 이름으로 남북 협력에 브레이크를 걸어 온 워싱턴 조야(朝野)의 메커니즘과 언어에 밝아야 한다. 대통령의 평화경제 구상을 실천할 과단성은 물론 경직된 관료들을 리드할 그립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상상력이 절실하다. ‘제재 위반 아닐까’란 의문을 품는 순간, 사고는 움츠러든다. “일부 저촉된다 하더라도 예외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사업들도 있기 때문에 함께해 나가자고 제안하는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발언도 같은 맥락일 터. 여권에선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서훈 국정원장이 거론되는 모양새다. 둘 다 2012년 대선부터 문 대통령과 인연이 깊지만, 각각 장점이 분명한 만큼 쓰임새도 달라 보인다. 2012·2017년 문재인 캠프의 외교안보 분야를 자문했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얼개를 만든 문 특보는 평양에서 열린 세 번의 정상회담에 민간인으론 유일하게 동행했다. 미국 조야에 네트워크를 가졌고, 특보를 맡아 거침없는 ‘스피커’ 역할도 했다. 다만 참모가 된다면 절제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노무현 정부부터 남북 접촉에 관여했던 서 원장은 국정원ㆍ통일전선부 간 내밀한 소통을 통해 한반도의 봄 진전에 기여했다. 하지만 ‘게임의 룰’이 바뀐 상황에서 등판한다면 대북 소통과 정보 분석을 뛰어넘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정 실장은 외교관 출신임에도 수석급 이상 중 가장 진보적 대북관을 지녔을 만큼 오픈마인드”라며 “후임은 북이 인정하고,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상상력을 지닌 인물이어야 한다”고 했다. argus@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권력형 성범죄가 반복되는 까닭

    [정승민의 막론하고] 권력형 성범죄가 반복되는 까닭

    근무 시간에 직원을 불러 성추행한 부산시장이 사퇴했다. 공직자가 성직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모범적인 시민은 되리라고 기대하던 사람들에게 물벼락을 안긴 사건이다. 힘과 돈이 있는 곳마다 성(性)스캔들이 끊이지 않지만 유독 정치의 영역이 심하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예전에 ‘성나라당’, ‘성누리당’이라는 신조어가 있었다. 당시 공천 실무를 책임진 사무총장이 기자를 추행하는가 하면,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이 방미 기간에 인턴 직원에게 지저분한 행동을 범하기도 했다. 전직 당대표를 지낸 이들까지 잦은 스캔들에 휘말리다 보니 ‘말팔매’를 맞아도 싸다. 근자에는 ‘더불어미투당’이 유행이다. 대선 후보로 손꼽혔던 도지사가 성폭력 사건으로 징역을 살고 있다. 지방선거 실시 이후 처음 배출한 부산시장은 수사 당국에 불려다닐 처지다. 얼마 전 총선을 앞두고도 ‘미투’ 파문으로 공천 과정에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성추행을 저지른 당사자들의 해명도 정말 꼴불견이다. ‘음식점 주인인 줄 알았다’는 국회의원의 발언은 성과 직업,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골수까지 박혀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강제추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시장의 언급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보다는 사정 당국의 수사를 감안한 고도의 ‘법률적’ 표현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나보다 남, 가족보다 사회를 위한다는 정치인들이 ‘부적절한’ 성충동을 이기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윤리감각은 없고 권력의지만 집요한 성격적 특성이 첫 손가락이다. 어쩌다 비뚤어진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비뚤어진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사고를 쳐도 ‘금배지’를 보전해 주는 검찰과 법원의 관대한 처사도 한몫한다. 평소 공직에 헌신했다며 형을 깎아 주니 망치로 때려도 계속 튀어나오는 두더지처럼 성범죄가 반복된다는 풀이다. 고령화의 관점에서 권력자들의 행태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사회심리학자들은 나이가 들어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자아가 비대해진다고 말한다. 부풀어 오른 에고를 억제하려면 비판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조직의 수장에게는 꾸짖어 줄 윗사람이 없다. 아부와 아첨만 가득하다. 가뜩이나 팽창한 자의식에다 주변에서는 ‘용비어천가’만 불러 대니 지적 판단력과 윤리적 감수성은 쇠퇴일로다. 특히 청년기를 1970~80년대에 보낸 현재의 ‘사회 지도층’은 끊임없이 뻗어 나가는 성장 모델에 길들여져 있다. 신체적 노화에 따른 불안을 공격적인 충동으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 겉보기에는 근엄하고 진지한 지도자들이 실상은 ‘중2병’에 시달리는 것이다. 힘을 과시하고 싶은 유치한 심리가 권력형 성범죄로 되풀이되는 이유다. 일반인도 다르지 않다. 정치철학자 시라이 사토시는 일본 노년 세대를 사례로 고령층의 우익화를 설명한다. 생물학적 기능의 쇠퇴를 의식하는 노인일수록 과격한 언동을 하면서 국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제어되지 않는 내면의 무력감을 ‘소음과 분노’의 형태로 외부에 끊임없이 분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권력과 젊음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사회 변화를 거스르는 ‘역진화’를 낳는다. 멸종할 무렵 공룡의 몸집은 한층 커졌다고 한다. 춥고 건조해지는 기후 변화와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종말을 앞당긴 것이다. 성폭력처벌법이 거의 매년 개정되고 성인지 감수성은 나날이 높아져 가는데 종전의 인식이나 행태만 고수하다가는 언제든지 조기에 축출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노인에서 어르신으로 성숙할 수 있을까. 예전 일본에서는 50세 정도가 되면 하이쿠나 참선, 무도와 같이 한 번도 접하지 못한 기예(技藝)를 익히게 했다고 한다. 새로운 공부가 오만과 과욕의 특효약이라는 이야기다. 단 스승이 있어야 한다. 배우고 익히면서 꾸지람을 받을 때,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에고도 고개를 숙이게 되니까 말이다.
  • [SOS초시생-⑩우정사업본부]우체국 입사 뒤 펀드 업무 자격증 따야···계속 배우는 자세 갖추세요

    [SOS초시생-⑩우정사업본부]우체국 입사 뒤 펀드 업무 자격증 따야···계속 배우는 자세 갖추세요

    우정사업본부 일반행정직류 공무원은 팔방미인이 돼야 한다. 우편, 물류, 금융, 보험 등 업무 분야가 매우 전문적이고 다양해 시험에 합격하고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대신 민간과 공공의 특성이 결합된 업무가 많은 게 매력이다. 시험 과목은 일반행정과 같다. 21일 인사혁신처의 협조로 우정사업본부 충청지방우정청 당진우체국 영업과에서 근무하는 정우철 주무관(행정 7급)과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 김희주 주무관(행정 9급)에게 우정사업본부 공무원들의 업무, 시험 준비 과정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우정사업본부 일반행정직류를 선택한 이유는. 김희주(이하 김) 우정사업본부는 우편, 물류, 금융, 보험 등 다양한 업무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다. 특히 금융 업무는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금융 서비스를 적합하게 제공해 윤택하게 생활하도록 돕고 싶어 우정사업본부를 선택했다. 정우철(이하 정) 우정사업본부는 일반행정과 시험 과목이 같지만 따로 선발한다. 대민 서비스가 많아 국민을 마주 보고 도와주는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고 민간처럼 사업하고 수익을 내면서도 공익을 추구하는, 공공 분야와 민간 분야가 결합한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현재 어떤 업무를 하고 있나. 김 임용된 뒤 줄곧 금융 업무를 맡다가 최근 예산 집행과 결산, 물품 관리 업무 부서로 발령이 났다. 정 당진우체국에서 금융팀장을 하고 있다. 우체국 예금 유지 잔고, 예금 수익성 등 지표를 관리하고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한다. 예금 관련 프로모션이나 고객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합격 전 생각했던 업무와 실제 업무에 어떤 차이가 있나. 김 합격 전에는 우체국에서 금융, 우편 업무만 하는 줄 알았다. 실제로 와서 보니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하더라.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에게 지원금을 전달하고, 행복배달소원우체통이라고 해서 보육원 원생들이 소원을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그 소원을 이뤄 주는 사업도 한다. 복지 사각지대 지원 업무를 돕는 다사랑 지원 사업도 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점이 많아 지역 주민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집배원도 있어 각 가구의 사정을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데 효과적이다. -어떤 사람이 우정사업본부 공무원에 적합할까. 김 대민 업무가 많아 적극적이고 소통 능력이 있는 사람이 적합하다. 정 우체국 업무는 매우 다양하고 변화가 많아 따라가려면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적극적으로 업무를 배우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고객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살펴 개선하는 세심함도 있어야 한다. -시험공부는 어떻게 했나. 특별한 공부법이 있다면. 김 하루에 8시간 공부했고, 시험을 보기 직전 3개월간은 10시간씩 공부했다. 인터넷 강의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인강을 듣고 흘려버리면 내 지식이 되지 않는다. 문제풀이를 통해 제대로 익혔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모르는 개념이 나오면 밑줄을 치고 다시 읽고, 시험 보기 전에는 그동안 밑줄 긋고 요약한 부분을 여러 번 읽어 숙지했다. 정 행정법, 헌법, 한국사를 전략 과목으로 정하고 1년 조금 넘게 공부했다. 이 세 과목만큼은 고득점을 유지하고자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드라마를 정주행하듯 인터넷 강의를 반복해 보면서 복습했다. 강의 내용이 머릿속에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떠오르게끔 공부했다. 무작정 외운 게 아니라 시각화한 것이다. ‘당시 강사가 이렇게 말했지, 이 강의를 들을 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라는 식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장면을 떠올렸다. -일하는 데 특별히 도움이 되는 자격증이 있을까. 김 우정사업본부에 들어오면 우정 2급 등 자체 인증 자격증이 있다. 펀드투자권유자문인력 자격증도 딴다. 펀드 판매 업무를 하려면 우정사업본부에 들어와 이 자격증을 따야 한다. 정 우정사업본부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곳이다. 금융을 포함해 여러 업무를 제대로 하려면 자격을 갖춰야 한다. 합격 전보다는 되레 합격 후에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 -시험 준비를 할 때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김 모든 과목이 암기 과목이다 보니 공부하기가 지루했다. 모의고사를 볼 수 없어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합격선에 가까워졌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답답하고 초조했다. 정 시험 스트레스가 심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쉬어야 하는데 공부만 하다 보니 한쪽 귀가 일시적으로 안 들릴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다. 그래서 한동안 공부를 하지 못한 적이 있다. 시험이 중요하더라도 건강을 잃으면 안 된다.-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나. 김 지치지 않으려고 일주일에 하루는 마음 놓고 쉬었다. 그러고 나서 다시 공부했다. 그렇게 하니 슬럼프가 오지 않았다. 정 몸이 안 좋아지고 나서는 충분히 쉬면서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도 챙겨 봤다. -면접은 어떻게 준비했나. 실제 면접에서는 어떤 질문이 나왔나. 김 면접 스터디 모임을 꾸려 준비했다. 우정사업본부 인터넷 사이트를 참고해 현재 하는 사업, 사회공헌활동, 청렴·공익성 등 공무원의 8대 덕목에 대한 개념과 이에 관한 내 생각, 경험 등을 정리했다. 고충 민원이 발생했을 때나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했을 때의 대처 방법도 정리했다. 실제 면접은 자기기술서 작성, 5분 발표, 인성 면접 순으로 치러졌다. 지원 동기, 우체국을 방문했던 경험과 느낀 점, 우정사업본부의 장점과 필요한 점, 우정사업본부의 이슈, 20년 뒤 우정사업본부에서 일하는 자신의 모습, 민원인이 항의했을 때 대처 방법 등의 질의가 나왔다. 자기기술서에는 조직 갈등이 있을 때 주도적으로 해결한 경험, 지역별로 우편 요금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정 안 좋은 습관을 교정하는 용도로 면접 스터디를 활용했다. 7~8명이 모여 상황형 답안지를 작성하고, 서로 단점을 지적했다. 7급 면접시험 집단 토의 주제는 카지노 추가 설립에 대한 찬반 토론이었다. 이 밖에 우체국의 현재 방향에 대한 생각, 우정사업본부가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것에 대한 장단점, 다른 배송업체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공익성·수익성 중에 어떤 것을 추구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시험이 미뤄지면서 많은 공시생이 힘들어한다. 조언을 해 준다면. 김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지쳐 있다. 조금만 힘을 내면 역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정 모든 시험 일정이 미뤄진 터라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때일수록 자신을 잃으면 안 된다. 자칫 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 두세 번 더 볼 시간을 벌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공부해야 한다. -바라는 공무원상과 포부는. 김 책임감 있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내가 하는 일에 긍지를 갖고 사명감으로 일하고 싶다. 정 현재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안정성만 보거나 급여에 목매는 공무원이 아니라 공직가치의 소중함을 늘 앞에 두는 좋은 공무원, 흔들리지 않는 우직한 공무원이 되고 싶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주한美대사관 오늘부터 비자 발급 중단

    주한美대사관 오늘부터 비자 발급 중단

    美 이민법원 추가 폐쇄… 대면심사 취소주한 미국대사관이 19일부터 정규 비자 발급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따라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최대 90일간 관광·상용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장기체류, 관광·상용 외 방문을 준비하거나 2011년 3월 이후 북한을 방문해 VWP에서 제외된 국민은 기존에 발급된 비자가 없을 경우 당분간 방미길이 막히게 됐다. 미 대사관은 18일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세계적 난관에 대응하고자 미 국무부의 여행경보 기준 제2, 3, 4단계 경보가 발령된 국가에서 정규 비자 업무를 중단해 19일부터 이민·비이민 비자 발급을 위한 정규 인터뷰 일정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50개 주 전체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미 법무부도 이날부터 전국 이민법원 10곳을 추가 폐쇄하고, 비자와 영주권 신청자들을 상대로 한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의 대면 심사도 최소한 내달 1일까지 취소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긴급 출장, 인도주의적 목적, 의료적 필요 등 긴급한 사유가 있는 우리 국민은 비자 인터뷰 긴급 예약을 통한 비자 발급이 가능하며 외교, 공무 목적의 비자 발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19일부로 기존 여행경보가 발령돼 있지 않은 전 국가·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1단계 ‘여행유의’를 발령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코로나에 예외 없다… 권력 심장부 ‘빨간불’

    코로나에 예외 없다… 권력 심장부 ‘빨간불’

    트럼프 파티 참석자 6명 코로나 확진 참석했던 브라질 대통령 내외 ‘음성’ 이란 의원 10% 감염되자 체제 ‘흔들’ 스페인·캐나다 총리 부인 양성 판정지구촌에 대유행 중인 코로나19가 각국 권력 핵심부에 접근하고 있다. 외부인과의 만남이 잦은 각국 지도자들의 코로나19 노출 위험이 커졌고, 실제로 이들의 부인이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 중이다. 정상들 가운데 코로나19 양성 판정은 없지만, 지도자의 건강이 국가 기밀인 특성상 각국 권부의 발표에도 신뢰성엔 의문이 제기된다. 확진환자와 접촉했음에도 검사를 미뤄 비판과 우려를 자아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수행원들을 포함해 6명이 무더기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려가 커졌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검사를 받지 않고 버티자 뉴욕타임스(NYT)는 “통제받지 않는 대통령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가 코로나바이러스 배양 접시”라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도 코로나19 확진환자와 면담한 이후 증세는 없지만 자가격리 중이다. 이방카는 지난 6일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피터 더턴 호주 내무장관을 백악관에서 만났는데 더턴 장관은 지난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미 수행원 감염에 놀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귀국 직후인 지난 12일 부인 미셸리와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1차 검사에서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한 차례 더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중국 이외의 최대 발원지인 이란에선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과 장차관, 혁명수호위원회 위원들, 의회 의원 10% 이상이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체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검사를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스페인과 캐나다 총리 부인은 양성 반응을 보였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부인 마리아 베고나 고메스 페르난데스는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아 총리 부부도 방침을 준수해 관저에서 격리 중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부인 소피 그레고어도 지난 12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트뤼도 총리는 자신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면서도 예방적 차원에서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국민에게 모범을 보인다며 자가격리에 들어간 국가 정상도 있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관저를 방문한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확진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9일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에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필리핀에서도 대통령궁을 일시 폐쇄하고 소독 작업을 벌이는 등 비상이 걸렸었다. 재무부 장관 등 일부 각료가 확진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발병 지역을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격리된 국가 정상도 있다. 할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중국을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만나고 돌아온 직후 격리에 들어갔다가 최근 업무에 복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가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한 프랑크 리스터 문화부 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확진환자와 접촉한 수석비서관인 파트리크 스트르조다가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우려가 커졌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만난 브라질 대통령 동행한 의원도 감염…확진자 3명째

    트럼프 만난 브라질 대통령 동행한 의원도 감염…확진자 3명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방미에 동행한 브라질 상원의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앞서 음성 판정을 받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검사 결과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기 때문에 브라질 정부 내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중도우파 사회민주당(PSD)의 네우시뉴 트라지 상원의원이 전날 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트라지 의원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면서 “가족과 함께 집에서 보건 전문의가 지시하는 모든 지시를 따를 것이며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라지 의원은 대통령실 소속 커뮤니케이션국의 파비우 바인가르텐 국장이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곧바로 검사를 받았다. 트라지 의원은 귀국 후 상·하원 의장 등 다른 의원들을 만나고 보건·경제 관련 위원회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 바인가르텐 국장과 트라지 의원에 이어 네스토르 포르스테르 미국 주재 브라질 대리대사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일정을 함께한 인사 가운데 지금까지 3명이 확진자로 밝혀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외에 부인 미셸리 보우소나루 여사, 셋째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 각료, 기업인 등 미국 방문 일행 전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라지 의원의 확진 판정으로 검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2일 이뤄진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의 권고에 따라 한 차례 더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감염 우려는 브라질 정부에 그치지 않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등 브라질 방미 수행단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도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주 말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이 때문에 전날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검사를 받을 것”이라면서 “검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조만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만데타 장관은 2차 검사가 1주일 정도 지나 이뤄질 예정이며, 그 전에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서 발열 등의 증상이 보이면 즉시 의료실로 옮겨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확진자와 식사하고 사진찍은 트럼프…코로나 검사 거부

    확진자와 식사하고 사진찍은 트럼프…코로나 검사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브라질 관리와 식사를 함께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걱정하지 않는다”며 검사 받기를 거부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를 만나기 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렇게 말하겠다. 나는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브라질 대통령실 소속 커뮤니케이션국의 파비우 바인가르텐 국장은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바인가르텐 국장은 지난 7~10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수행했으며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열린 두 정상의 만찬 자리에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바로 옆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바이러스 검사를 받은 뒤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13일 나올 예정이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확진 판정을 받은 브라질 관리와 아무런 상호작용을 하지 않았다. 현재로선 검사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3세라 미 보건당국이 각별한 주의를 요청하는 코로나19 위험군에 속하지만 검사를 받을 이유를 못찾겠다며 증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함께 브라질 대표단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한미 국방장관 회담 오는 24일 개최…사드·방위비 등 현안 논의할 듯

    한미 국방장관 회담 오는 24일 개최…사드·방위비 등 현안 논의할 듯

    미국이 경북 성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를 이동배치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 오는 24일(현지시간) 개최된다. 국방부는 18일 “정경두 장관은 오는 24일 워싱턴 DC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한다”며 “양국 국방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한미 국방장관 회담은 지난해 11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후 3개월 만이다. 양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현재 한미 간 얽혀 있는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성주 사드 발사대를 이동배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고, 또 관련 예산안에 성주 기지 공사비용을 한국이 분담할 수 있다고 적시하는 등 한국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드에 대해 언급이 될 수도 있다”면서 “다만 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것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현재 미측으로부터 사드 발사대 이동배치에 대한 계획은 듣지 못했으며, 공사비 또한 소파(주한미군지위협정)의 틀 내에서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다음달 초 예정된 전반기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군 당국은 다음달 초부터 중순까지 연합 지휘소연습(CPX)를 계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태껏 국방장관 회담에서 연합훈련의 유예 내지 중단 발표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발표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 방침은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것”이라며 “회담에서 어떤 내용이 오갈지 예상해 언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퍼 장관은 정 장관에게 한국의 방위비 인상폭을 늘려야 한다고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1월 6차 방위비 협상이 종료된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공동으로 “한국은 동맹이지 부양대상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월스트리트 저널에 게재했다. 양 장관은 오는 24일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정 장관의 이번 방미는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비롯해 장진호 전투, 인천상륙작전 등 6·25 전쟁에서 전공을 세웠던 미 해병1사단을 방문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 참전용사들에 대한 헌신과 희생에 대한 사의를 표하기 위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영미 이상기류 흐르나…“존슨 내달 방미계획 취소”

    영미 이상기류 흐르나…“존슨 내달 방미계획 취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다음 달로 계획했던 미국 방문 일정을 또다시 연기하면서 두 우방국 사이의 이상 기류가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국은 5세대 통신기업 화웨이 배제 여부, 이란과의 핵협상, 미국의 강압적인 통상정책을 두고 이견을 노출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올 초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가 취소한 존슨 총리가 또다시 방미 계획을 연기했다고 영국 더 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존슨 총리의 방미는 6월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 관계자는 존슨 총리가 해외 순방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국내 정치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더선은 존슨 총리의 결정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과 독자적인 무역협정 체결을 기대하는 미국과의 관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렉시트 단행 이후 영국과 자유롭게 새로운 대규모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반기며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전 협상 타결을 희망한다고 더선은 설명했다. 존슨 총리의 거듭된 방미 취소는 영국이 최근 여러 현안을 두고 미국과 불협화음을 내는 가운데 불거져 주목된다. 영국 정부는 미국의 반대에도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사업에 중국 화웨이의 장비를 일부 도입하기로 결정해 미국의 중국 배제 시도를 좌절시켰으며, 구글 등 미국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디지털세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영국은 관세를 앞세운 미국의 호전적인 통상정책, 이란과의 거래를 좌우하는 이란핵합의를 둘러싸고도 갈등을 빚어왔다. 영국에서 역주행 교통사고를 낸 뒤 면책특권을 내세워 귀국한 미국 외교관 부인을 인도해달라는 영국 정부의 요청을 미국 정부가 거절하면서 양국의 긴장이 높아진 적도 있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미군 합동군사훈련 종료 두테르테의 ‘진짜’ 속내

    미군 합동군사훈련 종료 두테르테의 ‘진짜’ 속내

    “두테르테, ‘친중 정책’ 방해물 제거하는 것”“델라 로사 필리핀 상원의원에 대한 미국의 비자 거부를 들먹이는 것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반미’ 핑계일 뿐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의 근거인 방문군협정(VFA) 종료 통보에 관련해 마닐라에 있는 데라살레 대학의 레나토 데 카스트로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12일 NPR과의 인터뷰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에서 미국을 몰아내는 것은 중국을 향한 정책 선회의 방해물을 없애는 것이라고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취임 이래 친중국 정책을 강화해 왔다고 CNN이 이날 전했다. 2018년 4월 베이징 방문에 앞서 그는 “중국이 필요하다. 현재 시점에서 누구보다도 중국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VFA 종료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과는 거리를 두고, 중국을 환영하는 정책이자 중국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 편에 서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분석했다.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FONOP)’를 벌이는 미군의 행보에 차질이 빚어질지 관심이 간다. 두테르테, 트럼프 방미 초청도 거부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강경한 입장 표시로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국-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특별 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초청을 거절했다. 앞서 필리핀은 11일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양국간 합동군사훈련의 근거인 VFA 종료를 통보하면서 다른 나라와도 유사한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대통령 대변인 살바도르 파넬로는 이날 “‘우리는 우리의 국방력을 강화하고,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말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에게 우호적이고 양국 간에 상호 이득이 있으면 다른 나라와의 유사한 협정 체결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VFA가 파기되면 미국이 필리핀과 1951년 맺은 상호방위조약과 2014년 체결한 방위협력확대협정(EDCA)도 위험해진다.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미국에 가장 오래된 동맹이다. 1999년 맺은 VFA에 따라 필리핀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받는 미군들은 비자 규제를 면제받고 있다. 필리핀의 이같은 결정은 전 경찰청장인 델라 로사 상원의원에 대해 미국이 지난달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한데 따른 대응조치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을 일선에서 수행한 그는 수천명을 재판없이 살해한 것으로 국제 인권 감시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인권 감시단체는 이런 피살자가 1만 2000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미국 “양국 중대 영향… 주의 깊게 고려”VFA 종료에 대해 마닐라 주재 미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미국과 필리핀 동맹에 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조치”라며 “우리의 공통 이익을 어떻게 진전시킬지에 주의 깊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필리핀에 군사 원조로 5억 5000만 달러를 제공했고, 필리핀군과 함께 ‘발리카탄’으로 알려진 연례 훈련과 같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해왔다. 발리카탄에는 중국의 군사적 접근 가능성에 대항으로서 일본과 호주도 참가하기도 한다. 필리핀이 미국에 VFA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협정에 따라 180일간은 효력을 유지한다. 그동안 양국이 물밑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도 높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中 폭격기·전투기 동원 이틀 연속 ‘대만 위협비행’

    대만 공군, F16 전투기 발진해 대응 라이칭더 부총통의 방미 경고 해석 폭격기와 전투기를 포함한 중국 인민해방군(PLA) 공군 군용기들이 이틀 연속 대만 해협을 건너 비행 훈련을 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러닝메이트인 라이칭더 부총통(한국의 국무총리 격) 당선자가 미국을 방문한 데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공군은 전날 H6K 전략폭격기와 젠11 전투기, KJ500 조기경보기 등이 대만 해협을 지나 서태평양 지역을 왕복하는 장거리 비행 훈련을 했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대만 공군은 이들 군용기가 대만 쪽으로 다가오자 즉각 F16 전투기를 발진해 대응 비행에 나섰다. PLA 군용기들은 장거리 비행 훈련을 마친 뒤 중국 본토로 돌아갔다. 중국 공군은 지난 9일에도 대만 인근 바다를 관통해 서태평양 지역을 오가는 비행 훈련을 진행했다. 중국이 대만의 반발에도 연속으로 두 차례나 대만 주변 바다를 관통하는 훈련을 한 것은 차이 총통의 재선 성공 등으로 중국과 대만 간 관계가 최악인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일각에서는 이번 훈련이 지난 1월 총통선거에서 부총통에 당선된 라이 당선자의 미국 방문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최근 라이 당선자는 8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들과 미 의회 상원의원들을 만났다. 전날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마샤오광 대변인은 대만 정부에 대해 “독립을 획책하고자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시도하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한미 워킹그룹, 北 개별관광·제재 문제 조율한다

    한미 워킹그룹, 北 개별관광·제재 문제 조율한다

    DMZ 평화지대화 설명… 경색 물꼬 모색 최종건·김현종 잇단 방미… 돌파구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연초부터 북한 개별관광과 접경지역 협력 등 남북 협력 드라이브를 걸어 온 가운데 비핵화와 남북 관계, 대북 제재 사안을 조율하는 한미 워킹그룹 회의가 10일 서울에서 열린다. 외교부 관계자는 9일 “대북특별부대표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가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10일 국장급 협의를 갖고 남북 협력 사업의 제반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방한한 웡 부대표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예방하고 청와대, 통일부 당국자와 회동한 뒤 오는 12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외교부는 구체적 회의 일정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북한이 한미 워킹그룹을 ‘외세 의존’이라고 비난해 온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시작된 한미 워킹그룹은 한반도 문제의 선순환을 통한 북미 관계 진전이라는 취지와 달리 미국의 대북 제재 논리가 일방적으로 반영되며 외려 남북 관계를 경색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정부는 북한 개별관광과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등에 대해 설명하고 대북 제재 위반 문제 등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해 당장 진전은 어렵지만 경색 국면 해소의 물꼬를 트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 관련 공동방역 구상도 논의될 수 있다.앞서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의 비공개 방미에 이어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까지 남북 협력에 대한 논의가 미국과 다양한 경로로 이뤄지면서 돌파구가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미 상원에서 기각된 지난 5일 미국 워싱턴을 찾은 김 차장은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고 8일 귀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평창평화포럼 축사에서 “비무장지대와 접경지역에서, 남북한은 물론 대륙과 해양을 이을 철도와 도로의 연결에서, 북한이 집중하고 있는 관광 분야에서 남북 관계의 공간 확대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최종건 극비 방미… 美와 북미협상 조기 재개 의견 교환

    최종건 극비 방미… 美와 북미협상 조기 재개 의견 교환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이 최근 미국을 극비 방문해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과 남북 협력 사업 등을 논의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최 비서관은 지난 주말 미국을 방문,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교착된 북미 협상을 조기에 재개하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비서관은 북미 협상을 추동하는 방안으로 북한 개별관광 등 남북 협력 사업을 미국 측에 설명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사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관계 교착을 타개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하에서도 추진할 수 있는 개별관광 등 협력 사업을 제안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측이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해 한미 공조와 대북 제재 유지를 강조함에 따라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북한 측에 사업을 제안하기 앞서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 낼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을 방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남북 관계 개선에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한미가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최 비서관의 이번 극비 방미도 이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의 협의 후속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미는 남북 협력 사업을 논의하기 위한 워킹그룹 회의 일정을 조율 중이며, 이르면 다음주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가 서울을 방문해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최종건 극비 방미…美와 북미협상 조기 재개 의견 교환

    최종건 극비 방미…美와 북미협상 조기 재개 의견 교환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이 최근 미국을 극비 방문해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과 남북 협력 사업 등을 논의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최 비서관은 지난 주말 미국을 방문,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교착된 북미 협상을 조기에 재개하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비서관은 북미 협상을 추동하는 방안으로 북한 개별관광 등 남북 협력 사업을 미국 측에 설명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사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관계 교착을 타개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하에서도 추진할 수 있는 개별관광 등 협력 사업을 제안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측이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해 한미 공조와 대북 제재 유지를 강조함에 따라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북한 측에 사업을 제안하기 앞서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 낼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을 방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남북 관계 개선에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한미가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최 비서관의 이번 극비 방미도 이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의 협의 후속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교 소식통은 “최 비서관의 방미 기간에 한국 측이 남북 협력 사업을 언급은 했으나 미국 측과 구체적인 논의를 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남북 협력 사업을 논의하기 위한 워킹그룹 회의 일정을 조율 중이며, 이르면 다음주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가 서울을 방문해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유재석 넘은 유산슬·라섹, 방송가 메인 된 ‘부캐릭터’

    유재석 넘은 유산슬·라섹, 방송가 메인 된 ‘부캐릭터’

    타 방송사 출연 등 색다른 모습 선보여 ‘카피추’ 추대엽, 유튜브·공중파 섭렵 ‘노래 비틀기’ 데뷔 20년 만에 전성기 게임 등 캐릭터 놀이 익숙한 90년대생 방송사·플랫폼 넘나드는 ‘부캐’에 환호‘욕심 없는 남자’ 카피추(추대엽), ‘라면 끓이는 섹시한 남자’ 라섹(유재석). ‘남극에서 온 연습생’ 펭수. 방송계가 세계관과 캐릭터에 빠졌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태어난 캐릭터들이 예능 대세가 된 것은 물론 몇몇 아이돌 가수가 시작했던 세계관 구축도 여러 그룹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종의 가상현실을 구축하고 캐릭터 놀이를 하는 방식의 문화 콘텐츠가 주류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유튜브 채널 ‘창조의 밤 표절 제로’를 시작으로 TV 방송까지 진출한 카피추는 ‘50년 동안 산에서 음악만 하다 내려온 자연인’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하다. 속세와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하지만 통기타를 잡고 부르는 노래는 어디선가 들어 본 노래들뿐이다. 누구나 아는 멜로디를 아닌 척 비틀어 부르는 모습이 웃음 포인트다. 카피추의 확실한 캐릭터에 힘입어 코미디언 추대엽은 2002년 데뷔 후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천재 드러머 ‘유플래쉬’와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한 유재석은 세 번째 ‘부캐릭터’ 라섹을 안착시켰다. 이번에는 인생 라면을 끓여 주는 라면집 사장님이다. 손님으로 온 후배 코미디언들이 본래의 위계 관계를 깨고 거침없이 라면을 주문하는 모습이 그려진 지난 1일 방송은 최고 시청률 10%를 넘었다. ‘놀면 뭐하니’는 유산슬이 신인 수준의 출연료 30만원을 받는 등 부캐릭터의 세계관을 흔들지 않으면서도 ‘본캐’와 ‘부캐’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는 모습을 교차시키며 색다른 재미를 준다. 다음 방송분에서는 라면 요리사로 EBS ‘최고의 요리비결’에 출연하고 펭수와도 만난다. 또 한 번 방송사의 벽을 허무는 셈이다. 아이돌 그룹들 역시 세계관을 적극 차용한다. 앨범마다 세계관과 연결고리를 만드는 방탄소년단이 대표적이다. 2015년 발매한 ‘화양연화’부터 2018년 ‘러브 유어셀프 결-앤서’ 앨범은 “7명의 소년이 각자 트라우마를 갖고 있고, 타임리프 능력을 가진 진이 6명의 친구를 구해 행복한 결말을 만들려 한다”는 내용을 큰 축으로 한다. 오는 21일 발매 예정인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도 지난해 4월 나온 ‘페르소나’의 연작으로, 자아 찾기라는 주제의식을 중심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외계에서 온 초능력자’ 엑소부터 걸그룹 이달의 소녀, 1월 첫 정규 앨범을 낸 SF9까지 세계관은 아이돌 그룹 활동의 필수 요소가 됐다. 대부분은 세계관 자체가 추상적이고 모호하거나 아직 정립되지 않았지만, 팬들의 호기심을 높이고 그룹 멤버들의 성장 서사를 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SF9 측은 “추후 활동에서도 세계가 ‘아홉’을 주기로 새로워진다는 이야기를 이어 갈 예정”이라며 “팀 컬러를 확립하고 기존 팬들의 결집력을 높이면서 대중의 궁금증과 기대감을 자극하는 데 세계관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의 등장과 연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영상과 게임을 소비하고 그 속 캐릭터 놀이를 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세계관이란 자연이나 인간세계를 이루는 통일적인 견해를 일컫는 철학 용어이지만 게임 속 시간, 공간, 사상적 배경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부캐릭터, 본캐릭터라는 용어도 여러 캐릭터를 활용하는 게임에서 익숙하다. 방미영 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스토리를 가진 캐릭터는 비주얼 콘텐츠 속에서 인지력이 크고, 가상현실을 확장하는 데도 강점이 있다”며 “이것이 팬덤으로 이어지면 2, 3차 콘텐츠 시장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시장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은 실제로 세계관과 캐릭터를 중심으로 게임, 책, 웹툰 등 부가적인 콘텐츠 사업을 확장했고, 캐릭터를 중심에 둔 펭수, 유산슬도 방송사와 플랫폼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유튜브 등 1인 미디어들은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고 방송을 통해 그 성장과 완성을 보여 주는 것이 특징”이라며 “카피추, 펭수 등이 이런 1인 미디어 속 캐릭터로 세계관을 갖춰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日언론 “美, 한국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반대”… 靑 “사실무근”

    日언론 “美, 한국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반대”… 靑 “사실무근”

    이달 초 한국 정부의 금강산 관광 등 남북협력사업 추진 구상을 미국 측이 반대했다는 일본 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반박하고 나섰다. 27일 요미우리신문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북한 철도 및 도로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미국은 대승적인 견지에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유엔 (대북) 제재를 무시하고 남북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정 실장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면담 때도 같은 내용을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반응이 없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이에 미국의 반대로 한국 정부가 중국 등 제3국 여행사를 통해 북한 비자를 받는 경우 북한 방문을 인정하는 ‘개별 관광’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 실장에게 물었더니 ‘사실무근이다.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답변했고, 단호하게, 뉘앙스 자체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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